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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리콴유의 충고/이목희 논설위원

    1990년대 중반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방문, 리콴유 전 총리를 만나는 현장을 취재했다. 리콴유의 형형한 눈빛과 자신감, 국제정세를 꿰뚫는 언급들. 플라톤이 이상론으로 펼쳤던 ‘철인 통치자’가 바로 눈앞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후 몇번 더 싱가포르를 갔다. 안정적 일자리, 영구임대주택 대량보급, 부정부패가 없는 정부에 우대받는 기업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점을 버무려놓은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싱가포르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정치·언론 자유의 통제, 오락문화의 규제가 건조한 삶을 만들고 있었다.“숨통을 터주지 않으면 강력한 체제저항이 나타날 수 있겠다.”는 걱정을 한때 해봤다. 그러나 리콴유의 통찰력은 그런 우려를 날려버렸다. 정권에 염증을 내는 분위기가 나타나자 총리직을 던지고 선임장관-고문장관으로 조금씩 물러앉았다. 아들 리셴룽도 정치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뒤 총리직에 오르도록 했다. 최근에는 토플리스 쇼 ‘크레이지 호스’ 공연장을 허가하는 등 유흥 분야를 풀고 있다.“자유는 질서속에만 있다.”고 강조한 리콴유. 사실상 독재자였지만 뛰어난 자질과 청렴성은 모두에게 인정받는다. 무엇보다 국민 불만이 폭발하지 않도록 미리 대처하는 현실주의자였기에 그는 성공했다. 서울을 찾은 리콴유가 한국사회를 향해 일갈했다.“노조원과 전경이 격렬히 대치하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데 사용하면 한국은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몽둥이를 드는 제스처까지 쓴, 실감나는 충고였다.“시간만 주어지면 중국이 모든 것을 따라하게 되므로 한국은 중국이 흉내낼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팽창하는 중국·인도 사이에서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미래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이 노사갈등을 접고 비슷한 노선을 따르라는 제안은 설득력이 있었다. 싱가포르는 인구 400만명의 도시국가다. 리콴유가 한국 지도자라면 그의 뜻대로 국민을 이끌 수 있을까. 인구가 10배 이상이며 남북이 갈라진 나라. 민주주의 욕구가 크고, 그리 순종적이지 않으며, 자기 주장이 강한 국민성. 싱가포르보다 몇배는 힘들 거라고 본다. 리콴유를 넘어서는 뛰어난 지도자가 그리운 이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美 - 멕시코 국경 긴장 고조

    미국의 ‘국경 봉쇄’가 성공할까.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6000명의 주 방위군 투입 등 ‘국경 통제 강화책’을 둘러싼 논란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멕시코 정부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주 방위군 투입을 강력 경고하고 나선 데 이어 멕시코군의 국경선 투입 방안까지 제기되면서 자칫 불법 이민자를 둘러싼 두 나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날 라디오 회견에서 “인권 침해가 목격되는 상황에서 주 방위군이 이민자를 억압하는 일에 직접 참여할 경우 즉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멕시코 국가이민청(INM)은 이민자를 보호하기 위해 멕시코군을 국경 지역으로 투입하는 건의안을 검토하고 있다.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미국은 불법이민자를 찾기 위해 무인정찰기와 적외선 동작센서 등 첨단 군사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부터 한대에 1400만달러(약 140억원)인 ‘프레데터 B’라는 무인 정찰기를 도입, 불법이민자에 대한 첩보 활동을 시작했다. 국경 통제의 역사는 불과 2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976년 이전까지 미국은 국경 통제를 하지 않았으며 당시 멕시코인들은 취업을 위해 자유롭게 국경선을 넘었다고 ‘장벽의 역사’를 전했다. 미국의 본격적인 국경 통제는 1980년대 후반에야 시작됐다. 이 신문은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경수비대의 규모는 부시 집권기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두 행정부의 목표 자체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의 숫자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시 정부는 무조건 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국경 통제 정책은 수치만 놓고 보면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1986년 이민법 이후 20년 동안 국경 강화를 위한 예산을 500% 이상 늘렸지만 같은 기간 불법이민자는 400만명에서 1200만명으로 더욱 크게 늘었다고 꼬집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잠재 빈곤층’ 미국인이 는다

    ‘잠재 빈곤층’ 미국인이 는다

    스티븐 애벗(58)은 지난 2001년 사업에 실패하기 전까지 연수입 4만달러(약 4000만원)의 어엿한 중산층이었다. 하지만 항공부품 가격이 폭락하면서 영업점 문을 닫은 그는 5년째 실직수당에 의존하다 최근 이마저 끊겨 부엌 딸린 모텔에서 쫓겨났다. 이제 자동차를 개조한 집이 전부다. 부인 로리(51)는 “그동안 당뇨병을 앓아 치아가 하나도 없다.”면서 “웃을 수 없어 점원으로 일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애벗 부부는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푸드뱅크’에서 먹을거리와 휴지 등 일용품을 얻고 있다. ●집값과 의료비 상승이 주원인 이처럼 미국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이른바 ‘잠재 빈곤층(near poor)’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택 가격과 의료 비용은 급증하는 반면 최저임금 및 각종 복지혜택은 줄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빈곤선’ 아래 빈곤층은 3700만명. 빈곤선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연수입 1만 9157달러(약 1900만원)를 뜻한다. 그런데 빈곤선은 넘지만 빈곤선의 2배인 3만 8314달러(약 3800만원) 아래에 있는 잠재 빈곤층은 5400만명으로 빈곤층보다 훨씬 더 많다. 까딱하면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는 위치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의 마크 랭크 사회학 교수는 “미국 저소득층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 내몰려 있다.”면서 “적어도 1년 넘게 빈곤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70대 이상 제외)이 1990년대 들어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1980년대에는 40대 미국인 가운데 최소 1년 이상 빈곤선 이하의 소비를 한 사람이 13%였다면 1990년대에는 36%로 증가했다. ●모텔방 전전하며 자선기관에 손길 프린스턴대학의 캐서린 뉴먼 교수도 “우리가 이 그룹의 사람들을 추적하지 않지만 이들은 매우 취약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가계 빚에 쪼들려 불안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선 지난해 22만명이 400여개 지역 자선기관을 통해 식료품 등을 받아갔다. 히스패닉계 이민자도 있지만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애벗 부부처럼 관광모텔을 전전하며 몇 달 또는 몇 년씩 집 없는 삶을 이어간다. 아파트 임대료가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는 침실 한 개짜리 아파트를 빌리는 데 한 달에 900달러(약 90만원)나 줘야 한다. 잠재 빈곤층에 속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의료보험이 없고 어떤 이는 실업보험조차 가입해 있지 않다. 그나마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 ‘메디케이드’가 있지만 수혜자는 대부분 어린이들이어서 어른들은 의료혜택을 받는 게 쉽지 않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강릉에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세계적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 등이 참여,1조원가량을 투자하는 세계 수준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가 강원도 강릉시 심곡·금진일대에 조성된다. 강원도는 2일 강원도청에서 강릉 기업도시 대표 주간사를 맡은 세계무역센터협회(WTCA) 산하 WTC 에너지그룹을 비롯한 15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강릉 관광레저형기업도시’ 조성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컨소시엄에는 금융파트너로 모건스탠리, 교보증권, 농협중앙회가 참여하며, 운영업무지원에는 소넨블릭 골드만, 골프장개발에는 에머슨퍼시픽그룹, 온천개발에는 제이엔디 스파, 시공은 롯데건설과 구산건설이 각각 맡게 된다. 샹그릴라와 인터콘티넨탈 호텔도 유치된다. 강릉 관광레저형기업도시는 옥계면 심곡·금진지구일대 260만평에 조성된다. 외국인 투자 2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9584억원을 투입해 강릉을 동북아 최고수준의 해양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개발하는 국제 수준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강릉 기업도시는 해안단구의 자연환경과 청정한 동해바다를 활용한 골프코스와 빌라, 비치, 마리나 등의 해양 스포츠, 산악레저, 초특급 호텔과 대중호텔, 콘도, 워터프런트 등의 레저기능을 갖추게 된다. 이 기업도시에는 또 학교, 공공기관 등이 들어서게 되며 인구 2만여명을 수용하는 자족적 해양관광형 중심도시로 개발될 전망이다. 특히 심곡·금진지구에서 개발된 온천수가 셀륨 등 20여종류의 필수 미네랄을 풍부하개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온천수를 이용한 수(水)치료센터 등도 특화 상품으로 개발된다. 기업도시가 조성되면 연간 400만명의 관광객 유치와 1조 9127억원의 생산유발효과,2만 1000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이 기대된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기업도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지역발전을 5년 이상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연결도로의 신설이나 확·포장, 상하수도 시설, 터 매입 등 행정적인 분야에서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 지역에 자립형 사립고와 특목고, 외국인학교 설립과 의료기관, 외국인 전용 카지노장 등의 설치 운영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강은미 강원도 국제협력실장은 “앞으로 참여회사들로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2008년에 1단계 사업을 착공토록 하겠다.”며 “컨소시엄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관심을 갖고 있는 건실한 기업의 추가 영입에도 힘써 강릉을 세계수준의 레저형 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녹색공간] 워드와 한국인의 종족성/박은경 환경과문화 연구소장

    지난 2월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 소속의 하인스 워드가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당시 한국 언론에서는 한국계선수가 서양인들의 우람한 풋볼선수들 사이에서 건재한 모습에 열광했고, 그가 얻게 된 돈방석에 대리만족이라도 하듯이 즐거워했다. 지난 4월3일 영웅이 된 하인스 워드가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김영희씨와 한국에 왔다. 워드가 극적인 터치다운으로 스틸러스를 승리로 이끌었던 것처럼 고향땅에 터치다운함으로써 파란만장한 김영희씨의 삶을 인간승리의 순간으로 승화시켰다. 워드는 자신에게 한국 피가 흐르는 것을 원망한 적이 있다며 이제는 그 사실이 송구스럽다고 토로했는데, 그의 솔직한 고백의 저편에는 이 땅에 사는 우리들 자신들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인은 단일민족임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고 자라고 살아가고 있다. 피부·머리·눈동자 색이 같은 종류의 사람들만이 한국인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허구적 ‘종족성’을 가지고 살아왔다. 한국인이 떠나보낸 이들은 하인스 워드만은 아니다. 실은 우리들과 피부·머리·눈동자 색깔이 같은 화교들에게도 다른 ‘종족’이라는 굴레를 씌워 1960년 이후 그들의 생계수단이었던 중국 식당조차 하기 어렵게 해 4대째 살아온 그들을 한국 땅에서 떠나보냈다.1882년 임오군란 이후 한국 땅에 들어오기 시작하여서 1940년대에는 10만명에 이르렀던 화교들은 1970년대부터 한국을 떠나서 2000년 즈음에는 1만 5000여명으로 축소되었다. 100여년간 유일한 다른 종족집단이 화교들이었지만 한국이 지난 40년간 겪은 현대화와 산업화는 이제 다양한 외국인들을 한국사회에 유입시키고 있다. 젊은 여성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농촌에 이제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한국인의 부엌을 차지해가고 있고, 단일민족을 그렇게 외치던 한국 땅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을 혼혈로 바꾸고 있다. 동남아 신부를 찾아준다는 거리의 홍보물에 놀랐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농촌 결혼의 두 쌍 중 한 쌍이 외국인과의 결혼이고 100쌍 중 11쌍이 외국인과의 혼인이라는 보도는 이제 한민족이 단일 혈통이라는 주장을 실효가 없게 만들었다. 2004년 말 약 42만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 살고 있어 인구의 1%를 차지하고 있다. 또 임금노동자 1450만명 중 3%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21세기 한국인들의 혈통은 실로 다종족적인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이제 한국 땅에는 수많은 하인스 워드를 출산하고 있다. 김영희씨는 20여년 전에 아들을 안고 미국 땅으로 건너갔지만, 이제 태어나는 한국 땅의 혼혈아들은 아마도 이 땅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성장하여 미래 한국의 동력이 되게 하려면 우리 모두 ‘한국인’이라는 종족성을 재인식시키는 공공 인식을 증진해야 한다. 종족성은 원래 생물학적이고 원초적인 문화를 강조하는 근원주의적인 면과 사회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상황주의적인 면이 있다.1980년대 미국사회과학 분야에서 크게 부각된 종족성에 대한 논쟁에서 사회정치적인 상황에 따라서 종족성이 변한다는 상황주의적 이론이 더욱 현실성이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였다. 한국사회도 후기산업화로 들어가면서 한국인들의 노동에 대한 의식과 현실이 급변하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열리고, 농촌의 신랑들이 동남아 신부를 맞게 되는 세상이 된 현실을 한국인들은 주지해야 한다. 달라진 사회, 경제적 현실에 적응하려면 이제 우리와 다르게 생기고 한국말이 어눌한 혼혈아들을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의식을 우리 마음에 심어야만 출산율이 1.16으로 세계 최저여서 남한의 인구가 1400만명에 그친다는 2100년에도 우리 손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하인스 워드는 한국인들에게 종족성을 가르친 훌륭한 사회선생이었다. 박은경 환경과문화 연구소장
  • 비씨 교통카드도 중단

    비씨카드가 27일 후불교통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이로써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수협은행 등 3곳에서만 후불교통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며, 나머지 모든 카드사와 은행에서는 후불교통카드를 발급받지 못한다. 비씨카드의 후불교통카드 이용 회원수는 286만명으로, 지난 22일 발급을 중단한 국민은행(400만명)에 이어 두번째로 이용자가 많아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후불교통카드 사업자인 한국스마트카드(KSCC)와 삼성, 신한카드의 협상은 거의 타결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카드사의 협상이 타결되면 다른 카드사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비씨, 국민,LG, 현대 등 대형 카드사들은 재계약이 오는 6월에 끝나는 데도 미리 카드 발급을 중단해 협상 ‘압박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동북아 허브’ 인천공항 5돌

    ‘동북아 허브’ 인천공항 5돌

    오는 30일 본격 운영에 들어가는 자유무역지역이 인천국제공항 제2도약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유무역지역은 공항물류단지와 화물청사지역 등을 합쳐 총 63만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72%에 해당한다. 이곳에서는 관세, 주세, 교통세 등이 면제되거나 환급되고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적용된다. 입주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에는 업종·투자규모에 따라 국세 및 지방세, 토지사용료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물류허브로 가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는 2003년부터 1579억원이 투입됐다. 화물청사 동쪽에 건설된 공항물류단지는 1단계(2003∼2006년)로 30만평이 조성됐고 곧 2단계 공사가 시작된다. 단지 내 물류·생산시설지구 14만 1540평 중 6만 5505평에 65개 업체가 투자를 결정했다. 입주율 47%에 유치금액이 1089억원에 이른다.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외국 공항이 운영 후 10여년이 지나서야 입주율이 50%대를 넘어서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현재 굴지의 물류회사인 독일 쉥커, 일본 KWE, 삼성전자 로지텍, 범한종합물류 등 국내외 12개사가 입주해 있다. 448억원이 투입된 화물청사지역은 대한항공 120만t, 아시아나항공 111만t, 외항사 52만t 등 모두 283만t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공사측은 “자유무역지역 운영 개시로 100만t의 항공화물이 추가로 발생해 1조 7412억원의 매출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국내 총 수출입액 4784억달러의 31%를 담당, 국내 최대 무역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인천국제공항 5년의 성장·과제 인천국제공항이 오는 29일로 개항 만 다섯돌을 맞는다. 하늘길의 관문으로서 우리나라 공항서비스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국제 허브(hub)공항으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포국제공항 때인 2000년 1790만명에 불과했던 국제여객 수는 지난해 2600만명을 넘어섰다. 취항 항공사도 35개에서 60개로 두 배 가량으로 늘었다. 국제선 기준으로 화물운송은 세계 3위, 여객운송은 세계 10위 규모다. 공항 개항 이후 9·11테러, 이라크 전쟁,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고유가 등 악재가 이어졌지만 그 속에서도 탄탄한 성장을 이뤄냈다. 인천공항은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열린 제2회 공항서비스·품질서비스 국제회의에서 대상인 ‘최우수 공항상’을 받았다. 이 밖에 ‘아시아 최고 공항상’‘최고 대형 공항상’‘가장 발전하는 공항상’ 등 주요상 4개를 휩쓸었다. 싱가포르 창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중국 푸둥, 일본 나고야 등 경쟁 공항을 모두 따돌린 것이다. 인천공항이 문을 열기 직전인 2000년 김포공항은 이 평가에서 54위로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인천공항 개항 때 세계적인 투자은행 CSFB는 “인천공항은 2008년이 돼서야 당기순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며 향후 장기적인 재정 압박이 예상된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 예상은 빗나갔다. 개항 4년 만에 1000억원대의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실현했고 2004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탄탄한 재정기반을 다지고 있다. 현재의 인천공항은 전체 그림의 3분의1도 되지 않는다. 인천공항은 2020년까지 연간 여객 1억명, 화물 700만t을 소화하는 매머드 공항으로 변신한다는 목표다. 그에 앞서 현재 2단계 사업이 진행중이다.2002년 11월 시작돼 2008년 마무리된다.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운항횟수는 41만회, 여객은 4400만명, 화물 운송량은 450만t으로 증가한다. 여객운송은 지금보다 46.7%, 화물운송은 66.7%가 늘게 된다. 모두 4조 7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2단계 사업의 공정 진척도는 현재 35.6%다. 4000m 길이의 활주로도 1개가 더 생겨 지금의 2개에서 3개로 늘어난다.5만평 규모의 여객탑승동과 35만평의 여객계류장 등 각종 부대시설도 추가로 완성된다. 새 여객탑승동은 항공기 32대(현 여객터미널은 44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여객터미널과 새로 생기는 탑승동 사이에는 무인자동열차(IAT)가 운행하게 된다. 30일부터 운영하는 자유무역지역에 대한 기대도 크다. 화물터미널 인근 공항물류단지에 60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자유무역지역에는 현재 국내외 12개 물류업체가 입주한 상태다. 외국사로는 유명 물류회사인 쉥커코리아(독일)와 KWE코리아 등이 입주했다. 인천공항이 진정한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이 되려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인천공항을 허브라고 내세우기에는 환승률(승객)·환적률(화물) 등 주요지표가 초라하다. 환승률과 환적률은 최종 목적지가 한국이 아닌 해외 여객과 화물을 공항 자체 경쟁력만으로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근거다. 홍콩공항과 나리타공항의 환승률은 각각 32.4%,21.5%인 반면 인천공항은 12% 수준이다. 비교적 강세를 보이는 환적률 역시 몇년째 45% 언저리를 맴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인천공항의 취약한 접근성을 지적한다. 유일한 접근수단이 영종고속도로인데 경쟁상대인 푸둥공항의 경우 공항 한 가운데를 고속도로가 지나가는데다 시속 300㎞를 자랑하는 자기부상열차를 타면 도심에서 10분 만에 공항에 도착한다. 나리타공항도 지하철만으로 공항까지 갈 수 있다. 금융비용 부담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1690억원을 썼다. 개항 초기 건설자금의 60%를 금융차입으로 조달한 탓이다.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이자로 내고도 400억원이 모자랐다. 이런 구조는 공항건설을 위한 국고지원이 절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1단계 건설사업비 5조 6000억원 중 60%인 3조 3000억원 가량이 금융 차입으로 조달된 데 이어 2단계 건설사업에서도 추가로 2조 8000억원의 부채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창이공항은 국고지원 비율이 100%며 홍콩 첵랍콕 공항은 77%, 푸둥공항도 67%다. 동북아 최고를 지향하는 인천공항의 국고지원은 최저 수준인 셈이다. 환승객 유치에 나설 주변 공항은 물론 푸둥, 첵랍콕, 창이, 나고야 등 허브를 지향하는 다른 공항과의 경쟁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한·중·일 3국간 허브공항 경쟁은 앞으로 5년 안에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이재희 사장은 “현재의 부족함을 채워 주는 종합적인 개발계획이 이어질 때 초일류 공항이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공짜폰’ 기대는 금물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이 얼어 붙었다. 보조금 지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21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6층.230여곳의 휴대전화 도·소매상이 모인 전국 최대의 휴대전화 전쟁터다.평소 같으면 휴대전화 구입 고객들로 붐비던 이 곳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박종천(39) LG텔레콤 테크노마트 지점장은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너무 크다.”며 “전 주에 비해 판매 실적이 3분의1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가격에 민감하고 정보가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다.”면서 “가격만 묻고 돌아가는 등 대기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보조금이 지급되는 27일부터는 휴대전화를 바꾸려는 고객들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고객들의 기대만큼 싼 값으로 휴대전화를 구입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약관신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보조금이 법으로 금지되던 종전의 ‘공짜폰’을 염두에 두면 오산이라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보조금이 약관에 반영된다는 것은 모든 이용자가 동등한 자격으로 보조금을 지급받게 된다는 의미”라며 “지급 규모는 소비자들의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상황에서 예상되는 보조금의 지급 규모는 10만원 정도. 기업의 재무상황이 고려된 금액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지급 규모는 공짜폰을 생각하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하지만 이통사 쪽에서는 보조금 지급대상이 전체 이통 가입자의 63%인 24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라고 주장한다. 보조금이 10만원만 되더라도 2조 4000억원가량의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대가 컸던 고객들은 그만큼 실망도 클 것으로 보인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사설] 정진석 새 추기경에 거는 기대

    정진석 대주교가 새로 추기경으로 서임된 일은 나라의 경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새 추기경 명단을 발표할 때 현장에서는 삼소회 소속의 비구니, 원불교 여성교무 들이 환호했다. 교황청 공식발표 직후에는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이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새 추기경 탄생이 한국 가톨릭만의 영광이 아니라 종교를 초월해 국민 일반의 기쁨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우리는 정진석 추기경의 탄생에서 여러 의미를 읽는다. 먼저 신도 400만명이 넘는 한국 가톨릭교회가 위상에 걸맞게 복수 추기경을 모시게 된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정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으로 있으면서 추기경 서임을 받은 사실도 눈여겨본다. 서울대교구장이 추기경으로 나아가는 관행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우리사회가 또 한분의 진정한 원로를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절 한국 가톨릭교회는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최선두에서 싸워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교파·계층 등 일체의 구분을 뛰어넘어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몫을 다했다. 그러하기에 ‘추기경’이라는 존재는 우리사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연로한 김 추기경이 활동을 줄여 국민의 안타까움을 사는 지금 정 추기경의 등장은 그래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 추기경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사목의 지표로 삼아왔다. 아울러 가정과 생명의 가치를 강조해왔다. 양극화와 가정붕괴가 초미의 현안인 이 시대에 정 추기경이 다시금 우리사회의 앞길을 환히 비춰주리라 믿는다.
  • 이라크전 배경 ‘오버’ 13일부터

    프리미엄 영화채널 캐치온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제작된 전쟁 드라마 ‘오버 데어’(OVER THERE)를 13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오전 10시(캐치온 플러스 매주 월·화 오후 10시5분)에 방송한다.지난해 7월 미국 폭스TV 계열 케이블에서 첫 방송할 당시 40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시청, 역대 케이블 시리즈 첫회 시청률 톱 10에 올랐다.성(性)과 인종이 섞여 있는 미 이라크 파병 분대원들이 겪는 생생한 하루를 한 에피소드에 담았다.
  • ‘홀리데이’ 홍보 백기사 등장

    영화 ‘홀리데이’를 선보였지만,CGV와 롯데시네마간의 알력으로 마음 고생을 했던 영화사 현진씨네마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홀리데이 홍보는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나섰기 때문이다.주인공은 병원컨설팅업을 하는 최종호씨. 최씨는 지난 1,3일자에 이어 10일자 스포츠신문에 홀리데이 전면광고를 내는가 하면 트럭을 이용한 홍보 마케팅과 관람객에게 립글로스를 나눠주는 이벤트 등도 계획하고 있다.모두 수천만원의 비용이 드는 작업이다.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좋은 영화가 사장돼서는 안 된다.”는 소신 때문.최씨는 “불미스러운 일로 감옥에 간 적이 있는데,영화 홀리데이의 ‘무전유죄,유전무죄’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경험들이 있었다.”면서 “사실 조폭 코미디물을 주로 만들었던 현진씨네마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홀리데이’ 같은 영화까지 배급사들간 다툼에 희생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나섰을 뿐”이라고 말했다.포털사이트 다음에는 ‘홀리데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홀사모)’도 생겼다.최씨의 희망은 홀리데이에 400만명의 관객이 드는 것.지금 130만명 정도니 힘을 부쩍 내야 한다. 최씨는 그러나 자신의 신변이 구체적으로 노출되는 것만은 꺼렸다.그는 “의료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괜히 얼굴 팔릴 짓을 했다는 식으로 비춰지는 것은 싫다.”며 사진촬영 등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현진씨네마 관계자는 “초기 230여개 상영관이 지금은 90여개로 줄었지만 최씨 같은 분들이 도와줘서 힘이 난다.”고 기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영화 ‘손님은 왕이시다’서 첫 주연맡은 성지루

    영화 ‘손님은 왕이시다’서 첫 주연맡은 성지루

    #제목? ‘손님은 왕이다’ #주연? 첫 주연 맡은 성지루 #역할? 순박한 이발사 안창진. 이 정도만 나열하면 어째 뻔하다 싶다. 성지루와 영화를 조합하면 대개 코미디, 조폭, 촌놈 같은 단어가 떠올라서다. 그런데 실제 영화는 이런 예상을 뒤엎는다. 개성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기가 눈을 즐겁게 한다.‘성지루가 드디어 주연했네.’로 끝날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다. 성지루도 코믹배우의 이미지가 부담이었던 모양이다.20여년 넘게 연극무대에서 연기 내공을 쌓아온 배우에게 ‘조폭’‘코미디’라는 단어는 누구보다 답답했을 듯하다. 또박또박 힘주어 강조한다.“이건 정말, 드라마거든요.”‘정말’과 ‘드라마’ 사이에 놓인 쉼표가 제법 긴 호흡이다. 그래서인지 성지루는 이번 영화에 애착이 많다.“사실 이 영화는 10대 소녀들이 ‘오빠, 나 이 영화 볼래.’할 만한 영화는 아니죠. 저 개인적으로는 ‘아∼ 저런 가능성이 있는 배우구나.’라는 평가를 받는 게 바람입니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이제 조폭이나 촌놈 역할은 그만 들어왔으면 싶다는 기대까지 슬쩍 내비친다. 그러니 공 들이지 않은 장면이 없다. 모든 장면마다 왜 그 행동과 말이 필요한지 고심한 흔적이 묻어난다. 예를 들자면 안창진이 이발소에서 협박자 김양길(명계남)에게 뺨을 맞는 장면. 그냥 때리지 말고 수십대를 때리되 속도와 강도를 점차 높이자고, 그래서 제대로 맞겠다고 먼저 나섰다. 그것도 안창진의 얼굴만 찍는 원신 원테이크로.“연극에서도요, 처음에 한두 대 맞으면 막 웃어요. 어눌한 사람이 맞으면 재밌거든요. 그런데 이게 열대 스무대가 넘어가면 공포가 돼요. 객석이 조용해지죠. 그러면서 그 인물이 관객들 눈앞으로 화∼악 당겨지거든요.”‘협박자에게 굴복하는 소심한 이발사’는 이 단 한 장면으로 완성된다. 여기에다 영화 ‘초록물고기’의 ‘셰퍼드론’을 살짝 비튼 김양길의 대사도 맛깔난다. 원조교제하려고 여관을 찾았을 때도 그렇다. 안창진이 부스럭대며 ‘∼했삼’ ‘∼하셈’ 같은 인터넷 언어가 담긴 종이를 꺼내들어 말투를 흉내낸다. 그런데 정작 대사의 내용은 ‘부모님은 니가 이러는 거 아느냐.’는 식의,‘진상’스러운 것들이다. 이것도 그의 아이디어. 원조교제를 ‘즐기는’ 안창진이 아니라 아내 전연옥(성현아)에게 눌려 지내는 안창진이 하나의 탈출구로서의 원조교제를 택했고, 그래서 어린 소녀에게도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섰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여러 모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지만 고민도 있다. 아무래도 주연에게는 흥행의 책임도 따르는 법.“영화는 시간 순으로 편집됐는데, 원래 시나리오는 시간 순을 꼬아 놔서 정말 기묘한 긴장의 연속이었거든요. 그래서 딱 마음에 들었는데 대중적일까 하는 고민은 있었죠. 그래서 그땐 100만 관객 예상했어요. 그런데 실제 촬영하면서 200만, 만들어진 거보니까 300만명은 가능하겠던데요. 입소문 나면 400만명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청약제도 확 바뀐다](상)문제점·파장 진단

    [청약제도 확 바뀐다](상)문제점·파장 진단

    청약통장제도에 대한 대수술이 시작됐다. 지난 1978년 ‘입주자 저축제도’로 출발해 28년 동안 서민들이 내집마련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줬던 청약통장제도가 근본부터 바뀌는 것이다. 저소득 무주택자들은 내집마련이 한결 쉬워졌지만,1주택 소유자들은 공공택지에서 지어지는 중소형 아파트는 원천적으로 분양받을 수 없게 됐다. 청약제도가 어떻게 바뀌고, 어떤 파장을 미치는지 시리즈로 짚어본다. ■ ‘1주택’ 200만명 반발 거셀듯 정부가 7일 마련한 청약제도 개편안은 청약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민간택지에서 민간업체가 분양하는 주택을 제외하고 정부가 주도하는 주택공급은 무주택자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청약통장 1순위라도 1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공공택지내 아파트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청약제도를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다. ●중소형기준 25.7평 이하 될듯 현재 청약통장에 가입한 720만명 가운데 1순위자는 4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1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입자들은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비록 1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보다 나은 위치의 아파트 또는 보다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청약통장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들 1주택자들은 이르면 2008년부터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중소형 아파트는 원천적으로 분양받을 수 없게 됐다. 중소형 아파트의 기준에 대해서는 주택산업연구원의 연구결과 등을 종합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종전의 중소형 규모인 25.7평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전국에 공급된 25.7평 이하의 주택물량은 15만 6400여가구에 달한다. 이 중 공공택지 물량을 25%라고 감안해도 3만 9100여가구에 대해서는 1주택자들의 청약이 사실상 차단되는 것이다. ●1주택자 유예기간내 소화해야 현재 1순위자 중 1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200만명과 앞으로 1순위자가 되는 1주택 소유자들은 청약제도가 본격 시행되기 전에 청약통장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무주택자 우선배정에 이어 가점제까지 본격 도입되면 당첨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점제는 무주택기간, 가구주 연령, 가구 구성원 수 등 항목을 정해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를 합산한 종합 점수로 당첨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1주택 소유자들이 유예기간내에 청약통장을 한꺼번에 쓰게 되면 당첨확률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즉 유예기간내에 청약통장을 쓰더라도 1주택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당첨확률이 떨어지고, 제도 시행 이후에 청약통장을 쓰면 가점제 등에 밀려 역시 당첨확률이 적어지는 것이다. 개정안이 1주택 소유자들에게 특히 불리하도록 돼 있지만 위헌 소지 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무주택자들에게 중소형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정책적 판단이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1주택자들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승 우려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힘들어지면 아파트 수요는 자연스럽게 민간택지 아파트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게 되면 민간택지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올라가게 되고, 분양가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수년전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분양하기만 하면 대박을 터뜨렸던 것처럼 청약제도가 바뀌게 되면 민간택지 아파트는 한동안 대박신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주택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예상된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무주택자가 많은 강북이나 수도권 외곽지역 등지에서는 기존 주택을 사는 대신 원하는 지역의 청약이 시작될 때까지 주택구입을 미뤄 매매값은 점점 떨어지는 반면 전세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중소형 청약예·부금 가입자들의 해약이나 큰 평수 전환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무주택자만 가입할 수 있는 청약저축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중소형 청약예·부금 통장 가입자를 배려하는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전문가·시민 반응 부동산 전문가와 시민들은 달라지는 청약제도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서는 청약 자격을 더욱 세분화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0년째 청약부금통장을 갖고 청약에 도전해 서른 여섯번 떨어졌다는 회사원 강모(39)씨는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당첨되는 것을 볼 때마다 억울함을 느꼈다.”면서 “이번 나온 가산점제가 빨리 적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 강북구에 18평짜리 주공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는 김성아(32·서울 송파 잠실동)씨는 강남 지역 중형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수년째 돈을 모으고 있는데 가산점제가 도입되면 당첨 기회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청약통장은 가입자가 워낙 많고 경쟁률이 높지만 1주택자와 무주택자에 대한 최소한의 구분도 없었던 만큼 이번 계기에 대상을 세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형 주택을 가진 1주택자들이 중형 주택으로 갈아탈 기회를 빼앗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신한은행 부동산팀 고준석 팀장은 “1주택자들이 중형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이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별도의 풀을 구성하도록 가산점제가 무주택자들과 소형 1주택자들로 이원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 한 임원은 “지금도 잘못지으면 줄줄이 미분양 사태가 나는데 중·대형 평형에 대해서까지 유주택자들을 배척시킨다면 앞으로 사업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면서 “중·대형 평형에 대해서는 유주택자들의 분양 기회를 줄이는 일이 없도록 종전의 방식을 조금 개선하는 수준에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공택지내 중소형 물량을 모두 무주택자에게 분양하는 것과 관련, 국민은행 주택청약 담당 관계자는 “기존에도 공공택지내 공공분양은 전량 무주택자에게 주었고, 민간분양의 75%도 무주택자에게 주었다.”면서 “1주택자들이 분양받을 수 있었던 나머지 25%의 민간분양 물량을 무주택자들에게 주는 것인 만큼 대세에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어떻게 바뀌나 ‘청약제도 대수술’로 700만 청약 통장 가입자들의 내집 장만 계획도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공공·임대분양을 청약하려면 청약저축이 필요하고, 민영주택을 분양받으려면 예·부금에 가입해야 한다. ●가점제 무주택자 우선 순위 당첨은 동일 순위내에서 무작위 추첨을 통해 결정되는 로또식이다.2주택 소유자는 1순위에서 배제되지만 1주택자나 무주택자에 대한 구분은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무주택기간, 가구주 연령, 가구 구성원 수 등 항목을 정해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를 합산한 종합 점수로 당첨자를 결정한다. 가구주의 나이와 가족수가 많고 무주택 기간이 긴 청약자의 당첨 기회가 높다. 나이가 어리고 핵가족인 청년층 당첨 가능성은 낮아진다. 가점제 방식은 오는 2007년 이후 시행될 전망이다. ●공공택지 25.7평 이하 모두 무주택에게 배정 기존에는 공공택지내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중 25.7평 이하 민영주택 및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민간이 건설하는 민영 분양주택 중 75%만 무주택자에게 배정했다. 나머지 25%는 1가구를 가진 사람들도 함께 경쟁해 당첨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제 이 25%마저 모두 무주택자에게 돌아간다. 시행 시기는 2008년 이후다. 단 중소형 주택의 기준은 지금의 전용면적 25.7평 이하로 할지는 향후 주택산업연구원 용역 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여론 수렴을 거쳐 정한다. 민간분양 아파트의 무주택자 공급분은 18평 이하로 한정될 가능성도 있다. 무주택자의 기준도 바뀐다. 소형 다세대주택 보유자 등 초소형 주택소유자들은 지금도 유주택자로 분류되고 있어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 청약제도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순위를 주는 쪽에 무게를 두어 개편되는 만큼 정부는 초소형주택 소유자를 무주택자로 간주하고 초소형 주택의 기준을 추후 정비하기로 했다. ●3자녀 이상 특별분양 대상에 포함 저출산 문제 해소 지원 차원에서 자녀를 셋 이상 둔 가구도 국가유공자,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등과 같은 특별분양 대상으로 간주한다. 공공택지내 공공·민영 분양주택의 10% 범위내에서 추첨을 통해 우선 공급받을 권리를 갖는 것이다.6월전에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마무리하고 이를 시행할 방침인데 우선 공공택지내 분양주택을 대상으로 하고 추후 민영주택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8월 분양될 판교 25.7평 이하 중소형 주택(1774가구)에도 적용된다. 판교의 경우 철거주택 소유자, 국가유공자 등의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보여 특별분양대상 177가구 중 20∼40가구 정도만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지금 안면도에선] 주말마다 손님 북적…사계절 ‘황금 관광지’로

    [지금 안면도에선] 주말마다 손님 북적…사계절 ‘황금 관광지’로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이른바 ‘서해안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충남 서해안 일대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해양관광산업이 활짝 꽃을 피우고 각종 산업단지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 연간 500만명이 찾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가 자리잡고 있다. ●“가까워졌어요” 지난달 27일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설연휴 전날이어선지 백사장에 나온 관광객은 1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쳤지만 젊은이들은 맨발로 모래사장과 거칠게 밀려드는 파도를 오가며 겨울바다를 만끽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여대생 박성은(23·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매번 동해안만 가다가 지난 여름에 처음 왔었는데 하도 좋아 친구들을 데리고 왔다.”며 “서울에서 3시간 반쯤 걸려 동해안과 비슷하지만 왠지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하와 조개 등 먹을거리도 동해안보다 싸고 다양한데다 펜션 등이 최신식이라 앞으로 자주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면도 오션캐슬 관계자는 “겨울철이지만 주말에는 1000명 가까이 백사장에 나와 겨울바다를 즐기고 있고, 우리 콘도 객실도 꽉꽉 차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전했다. 안면도 관광객은 지난 1999년 165만 3000명에서 지난해 467만 5000명으로 3배나 급증했다.2000년 195만 5000명으로 200만명도 채 되지 않던 관광객이 이듬해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346만 1300명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안면도 국제꽃박람회’가 열린 2002년부터 400만명시대를 연 뒤 줄곧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경기도 안양에서 1박2일 일정으로 놀러왔다는 윤주원(27·회사원)씨는 “주변에서 하도 얘기를 많이 하기에 처음으로 놀러왔다.”면서 “동해안과 달리 아기자기한 면이 있어 색다르다.”고 만족해했다. ●펜션 우후죽순… 외지인 건축 많아 안면도 방포해수욕장변에서 30여년간 횟집을 운영중인 나창화(50)씨는 “1990년대에는 피서철에만 손님이 조금 있었는데 요즘에는 계절이 따로 없다.”면서 “주말에는 여름처럼 손님이 들끓어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귀띔했다. 2000년말 140개밖에 없던 음식점이 지금은 230개로 늘어났다. 오션캐슬 옆에 있는 꽃지수산 주인 장덕모(48)씨는 “교통이 좋아지면서 당일치기 손님이 많은데다 여름에는 주변에 잡상인까지 들끓어 장사가 잘되는 것만도 아니다.”고 불평했다. 펜션 등 민박은 1999년 150개였으나 지금은 500개를 훌쩍 넘어섰다. 태안군이 지난해 5월 조사한 바로는 군내 902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17개가 안면도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100개 정도가 더 늘어난 것이다. 안면도 고남면사무소 직원은 “2000년 전까지만 해도 고남에는 주로 주민들이 낚시꾼을 위해 자기집을 민박으로 내놓았으나 최근에는 외지인이 곳곳에 땅을 사 펜션을 마구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신 시설을 갖춘 펜션이 늘다 보니 옛 민박집은 영업에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꽃지해수욕장변에서 민박집을 하는 김용현(59)씨는 “여름에는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지만 펜션이 워낙 많아져 겨울에는 손님들이 새로 지은 곳만 찾다 보니 우리집처럼 가정집을 민박으로 내놓거나 오래된 펜션은 평일에 방들이 많이 빈다.”고 말했다. ●방폐장 후보가 금싸라기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공보영(50)씨는 “꽃박람회가 끝난 뒤 논이 평당 최하 5만원에 팔리는 등 땅값이 3∼4배가 올랐다.”면서 “바다가 보이는 곳이 더 비싸고, 특히 관광객이 많은 꽃지해수욕장 주변은 많게는 200만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부동산값이 폭등하자 안면도는 지난해 7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안면도는 1990년대 초반 방사성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정해졌다가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해 무산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후 땅값이 7∼8배로 크게 오르자 ‘그러길 잘했다.’고 좋아하고 있다. 안면읍 창기리 주민 김명실(53)씨는 “펜션을 지은 사람의 80%가 외지인이고 부동산이 묶여 처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만도 있지만 땅값이 크게 올라 기분은 좋다.”며 “국제관광지 조성사업 등 각종 대형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땅값이 앞으로 더욱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면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해안은 이제 ‘서울 이웃’ 충남 서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크게 느는 것에서 서해안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서울 등 수도권 시민들에게 이 지역은 ‘가까운 바닷가’가 됐다. 1999년만 해도 이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당진, 서산, 태안, 홍성, 보령, 서천 등 충남 서해안 6개 시군을 찾은 관광객은 2921만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1년말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된 이듬해 이 지역을 찾은 관광객은 3831만여명으로 31%나 크게 늘어났다. 이후 해마다 급증해 지난해는 5629만여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전에는 대천해수욕장 등 일부 관광지만 유명했으나 최근에는 안면도는 물론 ‘해뜨고 해지는 마을’ 당진군 왜목마을과 서천군 마량리 등 해안 곳곳이 유명 관광지로 부상했다. 또한 당진의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면 영등포까지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서울로 올라가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는 주민이 생겨나고 있다. 지역경제의 원동력인 산업단지와 기업의 입주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1999년 이들 6개 시군의 공단은 28개에서 지난해 33곳으로, 입주업체는 225개에서 407개로 급증했다. 요즘도 당진군 아산국가산업단지내 부곡공단에는 기업이 계속 입주하고 있어 지역경제가 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 골프장도 속속 들어설 채비다. 아직까지 서해안 일대에는 한곳이 없지만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업자들이 앞다퉈 건설하겠다고 아우성이다. 현재 태안 안흥항에 ‘태안비치CC’와 서산 대산읍에 ‘퍼스트밸리CC’가 건설되고 있다. 모두 18홀짜리다. 건설을 준비중인 곳은 모두 6곳. 태안군에만 원북면 ‘웨스트비치CC(24홀)’, 근흥면 ‘T·A·B·D(9홀)’, 안면도 국제관광지(27홀), 안면도 야쿠르트 목장(27홀)이 있다. 당진군 송산면 ‘송암골프장(18홀)과 서산시 부석면 ‘서산웰빙레저특구(회원 18홀·일반 36홀)’도 조만간 건설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보령시와 서천군 등 서해안의 다른 자치단체도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 민자유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안면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어떻게 바뀌나 자연미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안면도는 국제관광지 조성사업을 통해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충남도가 10여년간 끌어온 이 사업은 안면도가 최근 인기 관광지로 급부상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2개의 기업으로부터 투자제안서를 받은 충남도는 현재 이들 업체를 상대로 투자적격 여부를 심사중이다. 도는 투자업체가 선정되면 협의를 통해 수정할 예정이나 현재의 기본계획은 4개 지구로 나눠 개발한다는 것. 4개 지구는 ▲시월드파크 ▲선셋빌리지 ▲워터콤플렉스 ▲오션사이드CC이다. 이곳에는 콘도와 호텔, 식물원, 워터풀, 아쿠아리움 등이 들어서고 27홀짜리 골프장과 연습장이 만들어진다. 당초 이 사업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2011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완공시기는 이르면 올해말 선정될 예정인 투자업체에서 재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 등으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착공이 오랫동안 미뤄져왔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지난 96년 재미교포를 통해 외자를 유치하려다 실패했고,2002년에는 국제무기거래상으로 유명한 카쇼기의 자본을 끌어오려다가 무산됐었다. 이 과정에서 당초 계획에 있던 마리나리조트와 유람선 운영 등 돈이 많이 들어가는 휴양관광시설은 제외됐다. 안면도는 보령 대천항과 연결되는 연륙교 건설이 추진돼 교통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이 연륙교는 올해말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안면도 영목항에서 보령시 신흑동 대천항까지 이어지는 이 연륙교는 길이가 14㎞로 중간에 원산도를 거친다. 대전국토관리청은 왕복 2차선의 연륙교를 2016년까지 5000억원의 국비를 들여 완공할 계획이다. 영목항∼원산도 2.75㎞는 아치형, 원산도∼대천항 6.12㎞는 사장교 형태다. 나머지 5.13㎞는 원산도 통과구간이다. 이 연륙교가 완공되면 대천항에서 서산AB지구 등을 거쳐 영목항까지 자동차로 1시간30분 걸리는 거리가 10분 안팎으로 줄어들게 된다. 교통량은 하루 2만 1000대로 예상된다. 안면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클릭이슈] 청약통장 가산점제 논란

    [클릭이슈] 청약통장 가산점제 논란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기회 확대가 우선인가,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의 권리가 우선인가. 정부·여당이 현행 아파트 청약제도를 ‘추첨제’에서 ‘가점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청약시장이 또 한번 출렁이고 있다. 청약제도 개편 내용은 720만명에 이르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정부·여당도 확실한 방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저소득 무주택자에게 내집마련의 꿈을 우선 실현시켜주겠다.”는 정부·여당과 “정부정책만 성실히 믿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반발이 첨예하게 부딪혀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 주목된다. 정부·여당의 청약통장 가점제란 같은 순위라 하더라도 ▲가구주 연령 ▲부양가족수 ▲가구소득 ▲무주택기간 ▲청약가입기간 등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여당의 검토안에는 공공택지나 민간택지에 지어지는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도 전량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현재는 공급물량의 75%만 무주택자에게 공급하고 나머지는 1순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정부·여당 “무주택자·저소득자 우선해야” 정부·여당측은 청약제도 변경에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검토안이 설사 확정되더라도 단계적으로 시행하거나 일정한 준비기간을 두는 방식으로 가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저소득 무주택자들에게 중소형 주택을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원칙만큼은 반드시 고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민간택지든 공영택지든 25.7평 이하의 주택에 대해서는 전량 무주택자를 우선한다는 내용이 검토안에 포함돼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다만 중대형 아파트는 가점제로 보완하는 형식이다.1주택 소지자까지 1순위를 주면서 채권을 많이 사는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되, 가점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방향에는 현행 청약제도가 너무 과열돼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다음달 말 시작되는 판교 신도시 청약 때 서울지역 1순위자의 경우 경쟁률이 2000대1을 넘을 정도로 과열됐다는 것이다. 무주택 실소유자에게 주택을 원활히 공급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유망지역의 청약은 ‘로또’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청약시장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는 점도 제도를 개편할 필요성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우리가 ‘봉’이냐” 청약통장 가점제 도입의 반발은 1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1순위자들이다. 현재 720만명에 달하는 청약통장 가입자 중 1순위자는 400만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인 200만명이 1주택 소유자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이 제도가 시행되면 200만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김혜현 부장은 “정부·여당 검토안의 기본 취지는 충분히 이해된다.”면서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제도가 바뀌면 누가 정부 정책을 신뢰하겠냐.”고 꼬집었다. 서울지역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 박모(45)씨는 “서울 외곽에 22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지만 자식들이 크면서 더 큰 평수로 이사를 가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청약예금이 그 꿈을 실현시켜줄 것으로 예상했는데 수포로 돌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1순위 가입자는 “15평 연립주택에 살고 있는데 처음부터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했으면 청약통장에 가입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10년이 넘게 청약을 해왔지만 번번이 떨어졌는데 이제와서 이같은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됐다.”고 혀를 찼다. 자영업자 김모(45)씨는 “정부는 지난 1999년 5월 민영 아파트에 한해 1가구 2주택자에 대해서도 1순위 청약자격을 주었다가 2002년 5월 다시 자격을 빼앗은 적이 있다.”면서 “매번 이런 식으로 청약 1순위 자격을 바꾸는 통에 기존 제도를 믿고 준비하는 사람들만 ‘봉’이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예기간을 두고 가점제를 시행하더라도 그 유예기간에는 1주택 소유자들이 청약통장을 대거 쓸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투기열풍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충식 주현진기자 chungsik@seoul.co.kr
  • 국민연금 지급액 첫 3조 돌파

    국민연금 지급액 첫 3조 돌파

    국민연금 지급액이 지난 92년 최초 수급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지난해 수급자 175만 7674명에게 지급한 국민연금 급여액이 3조 584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노령연금 2조 5000억원(135만명), 장애연금 2000억원(6만명), 유족연금 5000억원(25만명)과 이민자나 유족이 없는 사망자에게 지급하는 반환일시금 3000억원(10만명) 등이다. 이같은 지급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수급자는 153만명에서 176만명으로 14.7%, 지급액은 2조 9000억원에서 3조 5000억원으로 23.0%가 늘어난 것이다. 공단측은 올해의 경우 수급자가 195만명, 급여 지급액은 4조 2000억원에 이르러 지난해보다 각각 10.8%,19.5%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추세라면 노령연금의 경우 2008년에는 수급자가 200만명(예상 지급액 5조 4000억원)에 이르게 되며, 2015년에는 300만명(11조 9000억원),2020년에는 400만명(19조원)으로 늘어나 연금 수급자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절반을 넘게 된다. 한편 국민연금 징수액은 2004년 17조원,2005년 11월 현재 16조 93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1인당 노령연금 수령액은 최저 15만원에서 최고 87만원 선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수급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걸맞은 수급자 지원체계를 구축해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적극 실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화제 2題] 창원이 수입차 등록 수 전국4위인 이유?

    수입차 시장에서 ‘경남 돌풍’이 심상찮다. 인구 50만명인 경남 창원시의 수입차 등록대수가 400만명인 부산보다 많을 정도다. 지난해 시·군·구별 수입차 등록대수는 서울 강남(5941대), 성남 분당(4395대), 서울 서초(1970대) 순이다.4위는 예상외로 경남 창원시(1825대)였다. 창원시의 수입차 등록대수는 부산(1098대), 인천(727대), 대구(687대) 등 광역시보다 훨씬 많다. 경기도에서 성남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원시(1470대)보다도 많다. 인구 50여만명의 중소도시 창원에 이처럼 수입차 등록이 많은 것은 수입차 수요도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공채매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다수 수입차가 해당되는 2000㏄ 초과 승용차를 구입할 때 매입해야 하는 공채 규모는 서울과 부산 등 광역시는 공급가(공장도가+특소세+교육세)의 20%에 이르지만 경기도 등 광역단체는 12%다. 특히 경상남도는 7%에 불과하다. 경남도 관계자는 “도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역개발공채 발행에 여유가 생긴 2003년부터 공채 매입 의무를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차값이 5000만원이라면 부산에서 등록하면 공채매입비가 1000만원이지만 창원은 350만원이다. 할인율 15%를 적용하면 소비자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부산은 150만원이지만 창원은 52만 5000원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서울광장] ‘태풍’ 어디로 갔는데?/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태풍’ 어디로 갔는데?/진경호 논설위원

    이상했다. 그리고 당혹스러웠다. 영화 ‘태풍’ 말이다. 볼 만하던데 왜 벌써 잦아드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관객 400만명 어름에서 본전도 못 뽑고 간판을 내릴 상황이라니,1000만명 돌파는 물론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의 각종 기록을 꺾겠다던 기세와는 영 딴판이다. 한국영화 사상 최대인 150억원의 제작비와 40억원의 홍보비에 이 시대 최고의 얼짱과 몸짱이 나선 영화 아닌가. 스케일도 웬만한 할리우드 영화를 능가한다. 마케팅도 요란했다. 개봉 6개월 전부터 버스에 광고판이 달렸고,TV광고도 다른 영화의 3배를 넘었다. 홍보성 기사도 넘쳤다. 시사회엔 난다 긴다는 유명배우들은 물론 여야 국회의원들까지 초청됐다. 한국영화사 최대의 이 태풍은 그러나 불과 발생 한 달여 만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어 소멸을 앞두고 있다. 텅 빈 객석이 난감했다. 드문드문 앉은 관객들을 빈자리들이 비웃고 있었다.‘다들 어디 간 거지? 영화가 잘못된 거야, 내가 잘못된 거야?’ 엔딩 크레딧을 보며 잔상을 즐기고 시간·비용의 투자 만족도를 따져야 할 판에 무리에서 떨어져 있다는 원시적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유를 찾아야 했다. 매스컴과 인터넷에선 영화 전문가와 관객들이 나름의 분석들을 쏟아냈다. 스토리 전개가 거칠다, 구성의 짜임새가 떨어진다, 극적 효과가 없다…. 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선 내부적으로 마케팅의 문제점을 꼽기도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대부분 결과론에 가까운 분석이다. 영화만큼이나 패인분석도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태풍을 복기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카메라의 앵글이 잘못 맞춰진 게 아니냐는 점이다. 제작사가 강조하듯 탈북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지만 탈북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분명 탈북자 최명신(장동건 분)이 주인공이고, 그의 얘기를 다뤘으나 관객들은 시종 대한민국 해군 대위 강세종(이정재 분)의 등 뒤에서 그를 바라보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최명신을 이해하고 보듬어야 할 대상으로 삼았을 뿐, 관객 스스로 최명신이 돼 그의 아픔과 원한, 사랑을 체감할 기회를 영화는 주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 전반에 남한 중심의 사고체계를 깔고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반미(反美)정서 등 서로 부딪치는 이념적 기제를 여기저기 어설프게 배치한 점도 영화의 색깔만 혼란스럽게 한다. 한·미연합사의 작전권을 내세우는 미군과 이를 무시하고 남한을 핵물질 낙하로부터 구하기 위해 작전에 뛰어드는 해군장교들,“우리 젊은이는 우리가 챙긴다.”며 별도 구출작전을 지시하는 대통령 등이 그것이다.‘웰컴 투 동막골’이나 ‘JSA’처럼, 남북 체제를 넘어 민족적 동질성을 바라보려는 접근이 태풍에선 나타나질 않았다. 그 옳고 그름을 떠나 다양성을 조화해 내지 못한 것이다. 핵물질 기폭장치를 끝내 누르지 않은 최명신이 죽어가며 남긴 “우리를 기억해 달라.”는 대사는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제작진에겐 안된 말이겠으나 탈북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영화라기보다 탈북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에 기댄 영화라는 느낌이다. 우리 관객이 무섭다. 저예산 조폭코미디에 수백만명이 몰려가 깔깔대고 가벼운 퓨전사극에서 진한 감동을 받으면서도 어설픈 블록버스터에는 아무리 최대, 최고의 수식어가 붙은들 가차없이 등을 돌리는 그들 말이다. 하긴 어디 영화에서만의 일이겠는가. 적어도 남북문제에 있어서 우리 관객, 아니 국민들은 다름을 포용할 줄 알고, 섣부른 색깔론엔 코웃음을 치지 않는가. 태풍 객석을 비운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빨리 쫓아가야 할 모양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신년 인터뷰] 조류인플루엔자 예방 지휘 이종욱 WHO사무총장

    [신년 인터뷰] 조류인플루엔자 예방 지휘 이종욱 WHO사무총장

    |제네바 함혜리특파원|조류 인플루엔자(AI)의 전 지구적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도 어느 때보다 커가고 있다. 인류를 공포로 몰아 넣고 있는 AI의 실체와 전염 상황 등을 최근 제네바의 WHO 본부와 이종욱 WHO 사무총장을 방문해 알아보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큰 전쟁을 앞둔 기분이다. 역학적·의학적 정황 등으로 볼 때 AI가 전지구적 전염병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 AI의 진원지인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유럽 등을 다니며 AI의 예방 및 질병 관리체계 구축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국제적인 공조노력을 계속해 AI의 확산을 조기 진압하는 것만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지난해 4개월 가량을 해외출장으로 보냈다. 바이러스의 출현, 새로운 희생자의 발생 등 달갑지 않은 소식들이 잦아지면서 그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전지구적 전염병이 온다는 가정아래,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류독감이 페스트나 스페인 독감처럼 인류의 대재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나. -지난 1997년 홍콩에서 처음 나타났을 때 가금류 140만마리를 도살처분, 조기진압했다. 하지만 현재 조류독감은 전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수백만마리의 조류를 감염시키고 있으며 사람에게서 발생한 사례도 140건이 보고돼 있다. 여러가지 정황은 조류독감이 전 지구적 역병으로 가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어느 단계에 와 있나. -WHO는 AI가 엄청난 희생을 가져오는 대형 인플루엔자로 확산되는 과정을 6단계로 구분, 대응하고 있다. 현재 6단계 중 3단계다. 인체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되고 있지만 전염되는 경우가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다. 전쟁으로 치면 ‘데프콘 3’의 수준이다.AI가 사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전파되는 6단계에 이르면 전쟁이 일어난 것과 마찬가지다. 무수한 희생자와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예상되는 피해는. -아무도 정확하게 답변할 수 없는 문제다. 유엔에서는 AI가 전 지구적으로 퍼질 경우 1억 5000만명의 인명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른 추정치이다.1918년 스페인독감이 발생했을 때 약 5000만명이 사망했고,57년 아시아독감과 68년 홍콩독감은 약 100만∼400만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피해가 어느 정도가 될지는 사람간 전염되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세계인구 중 최소 20∼25%가 걸려, 이 가운데 200만∼7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WHO는 추정하고 있다. 인명피해뿐 아니라 경제적 피해도 심각할 것이다.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나. -스페인 독감은 세계인구가 20억명일 때 발생했고, 당시에는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도 없었다. 지금 세계 인구는 그때보다 3배가 늘었고 교통수단이 발달해 전세계가 1일 생활권이 됐다. 이번에 전 지구적인 전염병으로 발전하게 된다면 피해규모가 예전에 비해 더욱 커질 것은 분명하다. 지리적으로도 빨리 퍼질 것이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초기에 진압해야 한다. 스페인 독감이 발생했을 때만해도 의학이나 과학이 발달하지 않아 역병이 발생한 이후에야 알았다. 현재는 유전공학 등 생명공학의 발달로 발생 과정에서 역학적인 추적이 가능하다. 과정을 추적하는 것은 초기에 원인과 역학적 관계를 알아내고 조기에 진압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국별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유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공조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WHO는 어떤 역할을 하나. -전지구적인 전염병을 방지하려면 개별 국가와 국제적 차원의 대응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WHO는 국가별 감시체계를 가동, 각국에서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해 전략을 짜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인체간 전염되는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조건을 구비하는 것도 중요 임무다. 또 치료제를 확보하고 공유하는 문제, 각국의 인플루엔자 대응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 ▶올해 계획은. -훨씬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1월 중순까지는 긴급대응을 위한 행동계획을 완료할 것이다. 예컨대 AI의 인간전염이 최초로 발생할 경우 치료제를 어떻게 보내고, 팀을 어떻게 구성해 파견할지, 백신개발은 어디에서 할지,AI가 유행할 경우 발생국에서 격리절차와 환자수송은 어떻게 할지, 감염지역의 통행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대응방안들이 될 것이다. ▶가장 우려하는 것은 AI가 사람들 사이에 급속히 전염되는 것이지만 97년 AI최초 발생 이후 아직까지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공포감을 확산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의 예측이 어긋났으면 좋겠다. 불필요한 공포감이 확산되는 것도 경계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온다는 가정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미국이 백신개발을 위해 72억달러를 투자하고, 영국·프랑스 등도 몇십억달러씩 투자하는 것은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설마’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최근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에 내성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사례인가. -타미플루는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마찬가지로 내성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된 상황이었다. 내성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위험이다. 다행히 사례가 극히 예외적으로 나타난 정도이고,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타미플루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 ▶각국이 타미플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AI의 인체전염이 발생할 경우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 피해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 -스위스 로슈사는 AI의 사람간 전염이 확산될 경우 WHO에 조기진화 용으로 30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제공하기로 약정했다. 또 가난한 나라를 위해 200만명분을 무상지원하기로 했다.WHO는 보다 많은 양의 치료제를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현재 생산이 수요를 못따라가는 상황이지만 올해 말까지 3억명분을 확보한다는 것이 목표다. 중국이 로슈사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생산하게 된만큼 목표량 달성은 어렵지 않다. ▶한국은 최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문제로 큰 혼란을 겪었다. 개인적인 의견은. -소식을 접했을 때 믿기 어려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과학계도 큰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서로 정직하게 경쟁하는 연구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lotus@seoul.co.kr
  • [주말화제] 이야기의 힘 ‘왕의 남자’ 한국형 새블록버스터로

    [주말화제] 이야기의 힘 ‘왕의 남자’ 한국형 새블록버스터로

    연산군 시대의 궁중광대 이야기를 그린 ‘왕의 남자’(제작 이글픽쳐스·씨네월드·감독 이준익)가 영화 보길 꺼리는 40∼50대마저 극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TV드라마 수준의 저예산, 영화계에서 약점으로 꼽히는 사극물, 톱스타 부재라는 결정적 장벽을 뚫고 개봉 9일째 200만명 관람의 기록을 세웠다. 새해 벽두를 강타하고 있는 영화 ‘왕의 남자’의 돌풍에는 관람층의 이런 폭넓은 지지가 자리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흥행돌풍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는 첫날에만 전국에서 20만명이 본 뒤, 주식시장과 동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킹콩’‘태풍’‘나니아 연대기’ 같은 흥행이 예견됐던 쟁쟁한 블록버스터(초대작)들을 따돌리고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선전이다. 개봉 전만 해도 이름만으로 관객을 몰아올 주인공이 없고, 순제작비가 44억원에 불과한 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르가 약점들로 지적됐다. 흥행에는 실패할 것이라던 ‘왕의 남자’가 왜 예상을 보기 좋게 깬 것일까. ●뛰어난 연기·화려한 볼거리 한몫 흥행 포인트는 여러가지로 꼽힌다. 작품의 높은 완성도와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등 배우들의 압축미 넘치는 연기가 첫째. 여러 핸디캡을 가볍게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강점으로는 무엇보다 ‘이야기의 힘’을 들 수 있다. 평론가 전찬일씨는 “영화의 규모를 떠나 한국관객들이 작품에서 가장 중시하는 요소가 이야기의 짜임새인데, 무의미하거나 허튼 장면이 없는 촘촘한 화법이 압권”이라면서 “왕권(王權)과 신권(臣權)의 대립을 통해 자연스럽게 계급의식을 건드린 주제접근도 대중에 먹혔다.”고 짚었다. 연극 ‘이(爾)’에 바탕을 둔 한 탄탄한 원작, 적은 제작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빚어낸 화려한 볼거리도 한몫했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한국 최대 블록버스터 ‘태풍’과 비교해도 ‘왕의 남자’의 약진은 놀랍다. ‘태풍’은 23일 만인 지난 5일에야 전국관객 400만명을 넘어섰다. ‘왕의 남자’의 개봉 첫날 스크린 수는 평균치에 못 미치는 전국 225개. 탄력을 받자 7,8일의 예상 스크린 수가 340개로 늘어났고 인터넷 사이트에서의 예매율도 개봉 첫 주말과 비교해 갑절로 껑충 뛰어오르는 등 연일 이색기록을 생산 중이다. 그러나 ‘왕의 남자’의 선전은 단순한 산술적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801만명의 관객을 불렀던 ‘웰컴 투 동막골’에 이어 ‘NKB(새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모델을 제시해 영화인들의 제작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MK픽쳐스 심재명 대표는 “대규모 예산, 스타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고도 영화를 흥행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또 하나의 작품”이라며 “스타파워나 컨셉트에 기대지 않는, 완성도로 승부하는 작품들이 향후 한국영화의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대로라면 ‘왕의 남자’는 10일쯤 3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40∼50대 중장년층이 움직이고 있어 “500만명도 무난히 넘길 듯하다.”는 것이 제작사측의 예상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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