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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형칼럼] ‘六春期’를 위하여

    [이경형칼럼] ‘六春期’를 위하여

    장면 #2 어느 명퇴 가정 마누라: 무슨 남자가 직장 딱 떨어지고는 그리 갈 데가 없어요?누가 ‘방콕’족 아니랄까봐…. 아유 숨통 막혀! 남편: 집 말고 내가 갈 데가 어디 있어. 청첩장, 부고장 아니면 오라는 데가 어데 있노? 장면 #9 인생 학교 교장: 다 같이 저를 따라 인생 수칙을 복창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나, 우리는 앞으로 별거 아닌 것 가지고 다투거나 성질 내지 않는다.… …. 항상 기쁘게 생각하고 먼저 베풀고 남은 인생을 감사하며 살아갑시다.……. 올해 나이 60이 된 P고교출신들이 졸업 40주년기념행사의 하나로 오는 22일 무주 리조트에서 공연할 연극 ‘육춘기(六春期)’의 장면들이다. 내레이터 역인 필자를 포함한 동기생들과 그 부인이 배우가 되는 것은 물론 대본도 동기가 쓰고, 연출도 동기가 맡았다. “60대도 사춘기처럼 꿈을 갖고 적극적으로 살자.”는 뜻의 육춘기에 걸맞게 모든 여흥 프로그램을 동기생들이 직접 꾸미기로 한 것이다. 연극단 외에 합창단(부인들), 그룹밴드 사이클즈, 남성 3중창 그룹도 등장한다. 연극 공연을 두고 주변에서는 “미친 짓들 그만 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지난 7월부터 주말마다 3시간씩 연습을 해왔다. 처음엔 대사 외우기도 힘들었지만 어느 새 서울 코엑스 광장에서 공개 연습을 할 만큼 담력도 키우고 액션에도 신바람이 붙고 있다. 1막9장으로 된 이 연극은 인생버스터미널, 명퇴가정, 학창시절 시극 재연, 수업시간, 초상집, 결혼식장, 인생학교 등으로 이어지는데, 출연자도 40여명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는 백수가 절반이 넘지만, 사장·대학교수·기업체 간부 등 현역도 상당수이고, 암 투병 끝에 건강을 회복한 친구도 있다. 지금 60살을 전후한 세대들은 유년을 전쟁과 굶주림에서 보내고, 태평양 건너온 구호 물자로 보릿고개를 넘고 넘어, 청·장년기에는 수출과 건설의 주역으로 고생을 했지만, 정작 그 과실은 따먹지 못하고 IMF를 맞아 직장에서 무더기로 명퇴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한국사회는 이미 지난 2000년에 고령화사회(총 인구중 65세 이상이 7∼14%미만)로 진입했고,2018년에는 고령사회(〃 14∼20%미만),2026년에는 초고령사회(〃 20%이상)가 된다. 지난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저출산과 노령화로 기초지자체 7곳중 1곳은 초고령사회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젊은이들 10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면 되지만,2030년에는 3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추계된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1960년에는 52.4세였으나,80년에는 65.8세로,2000년엔 75.8세로 늘어났고,2020년에는 80.8세로 예상된다. 그래서 이제는 ‘경제수명 2050’시대가 되었다고 한다.20살에서 50살까지만 일한다가 아니라,20대부터 50년 동안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흔히 노년기라고 하면 역할 상실, 소외, 질병, 빈곤의 고통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가오는 ‘인생 80의 장수 사회’는 노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병들고 가난하고 일 없는 비생산적인 인구로 치부될 수는 없다. ‘육춘기’대사에도 나오듯이 60대를 청춘같이 살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그렇게 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자신도 불행해지고, 사회도 불행해진다. 이제는 장년 세대도 사회와 경제에 생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60대이후 시대’를 스스로 열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한솔 “2010년 매출 8조달성”

    한솔 “2010년 매출 8조달성”

    국내 대표적인 제지기업인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이 오는 10월1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공격 경영에 나선다. 조 회장은 이날 신사업 강화를 통해 2010년까지 매출 8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룹 중장기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 1조,CFROI(현금흐름수익률) 10% 이상’을 달성해 세계 최고의 가치창출기업을 실현하겠다.”며 “이를 위해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소재 및 솔루션 사업으로 재편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추가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차입이 아닌 전액 이익잉여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며 “그룹 외형을 키우면서도 내실을 함께 다지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한솔의 2010년 경영목표는 글로벌 경쟁체제 하에서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을 의미한다.”며 “이 목표는 현재 세계적인 일류 기업들만이 실현하고 있는 경영실적으로 기존의 관행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달성하기 매우 어려운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회장이 이처럼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이유로 “임직원들의 혁신적인 정신자세를 촉구하는 한편 제2의 창업을 통해 더 큰 도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문민·국민·참여정부 ‘정책브레인’ 토론회

    지금 한국사회의 문제를 꼽으라면 ‘양극화’가 1순위다. 양극화는 사회불안의 원인이자 성장동력을 갉아먹을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런데 한국의 양극화에는 아이러니가 있다. 바로 논리적으로 억압적 군부독재보다 민(民)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되는 민간정부에서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박세일·최장집·이정우 3인이 만난다.29일 서울 올림피아호텔에서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민주화, 세계화 시대의 양극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다. ●3人 3色 이들 3인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핵심 브레인이자 학문적으로도 ‘일가’를 이룬 이론가다. 그러나 강조점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들의 논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먼저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시장을 옹호하는 미국식 자유주의 주류 경제학에 가깝다.YS정부에서 정책기획수석·사회복지수석 등을 역임하면서 세계화에 개입했고 지금의 노동·교육·사법개혁 등의 단초를 마련했다. 노무현 정부의 개혁은 구호에 그칠 뿐, 내용은 신자유주의라는 비판을 떠올려보면 된다. 이에 반해 최장집 고려대 교수와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시장의 우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최 교수는 대표적인 시카고학파 정치학자로 국가의 전면적인 개입을 적극 옹호한다.DJ정부 초기 ‘민주적 코포라티즘(조합주의)’ 개념으로 ‘민주적 시장경제’와 ‘노사정위원회’의 근거를 제공했다. 이 교수는 정당한 노동 없이 불로소득을 얻는 행위(지대추구행위·rent-seeking)를 정부가 없애야 한다는 데 강조점을 둔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최 교수와 이 교수 간에도 차이는 있다. 최 교수는 ‘노무현 정부가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반면, 이 교수는 부족하더라도 주요 정책들이 하나둘씩 마련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토론회에 앞서 배포된 자료에서 이들의 개성은 도드라졌다. ●박세일 “교육·복지·노동 연계 필요” 박 교수는 시장주의자답게 양극화의 원인에서 세계화는 제외한다. 이는 자유무역에 대한 믿음과 연결되어 있다.“이론적으로 볼 때 자유무역 그 자체는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경향이 더 크다.”고 말한다. 해결책도 시장주의적이다. 교육·복지·노동이 연계된 사회안전망의 중요성을 언급하지만 방점은 ▲높은 성장률 ▲개방경제 ▲세계최고의 대학·연구소에다 찍는다. 한마디로 경쟁체제의 도입이라는 신자유주의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관건은 국가의 대응이라 한다. 박 교수가 여기서 비관적으로 변한다.“새로운 비전과 발상을 가지고 동시에 효과적인 정책추진력을 가진 새 역사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최장집 “노조는 더 강화돼야 한다” 민주적 코포라티즘은 노사정이 세금·임금·고용 등에 대해 정치적 대타결을 통해 사회적 협약을 체결한다는 의미다. 이는 참가자들의 힘이 균등할 때 성립한다. 힘이 비슷해야 타협할 공간이 생기고 이 공간에서 정치력은 작동한다. 그래서 최 교수는 ‘귀족노조’라는 말에 강하게 반발한다. 대기업 노조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자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약자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래서 노조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북돋워줘야 한다는 것. 최 교수는 되묻는다.“노조 없이 누가 노동자·노동운동을 대표하고, 대표 없이 사회협약, 또는 산업 내, 부문간 코포라티즘적 협약이 가능한가?” ●이정우 “성장과 분배는 동행해야 한다” 이 교수는 ‘성장과 분배의 동행’이라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자세히 설명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에 대한 토로도 일부 옅보인다.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소득 재분배 정책을 언급하면서 “2005년 2월 보건사회연구원 설문조사를 보면 복지증가와 추가적 세부담에 대한 동의는 18.9%에 그치고 있다. 미국의 59.9%, 영국의 72.6%, 스웨덴의 44%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고 밝힌 것이 한 단면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최 교수의 민주적 코포라티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1920∼30년대 일부 유럽에서 이미 성공했는데 한국의 노사관계나 대화의 문화가 80년전 유럽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지나친 자기비하가 아닐까.”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일본 전통축제 서울 온다

    한·일 양국의 민속 예술이 한자리에 모여 흥겨운 축제 한마당을 펼친다. ‘한일우정의 해 2005’ 일본측 실행위원회가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한·일 축제 한마당’이 24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의 각지방을 대표하는 민속 예능 단체들이 대거 참여해 일본의 전통 축제를 소개한다. 한국의 대표적 예술 단체도 출연,‘체험’이라는 주제 아래 한·일 양국의 민속예술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박나림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아오모리의 대표적인 연등축제 ‘네부타(ねぶた)’, 돗토리현의 ‘고진 가구라(荒神神)’, 아키타현의 ‘간토마쓰리(竿燈祭り)’,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의 ‘헤이케오도리(平家踊り)’ 등이 소개된다.특히 네부타에는 250명의 일본인과 250명의 한국인이 한 팀을 이뤄 참가한다. 폭 11m에 높이가 5m나 되는 대형 연등 네부타는 대학로 옆 서울대 사범대학 부설 초·중학교 교정에서 6일간에 걸쳐 사전 제작됐다. 한·일 축제 한마당 행사 관련 정보는 ‘한·일우정의 해 2005’ 공식 사이트(www.jkcf.or.jp/friendship2005)와 한국측 대학생실행위원회의 사이트(www.yafestival.com)를 통해 얻을 수 있다.(02)765-3011.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21) 전문가 좌담

    [일본을 다시본다] (21) 전문가 좌담

    |특별취재팀|서울신문은 ‘한·일수교 40주년 특별기획-일본을 다시 본다’ 시리즈를 종합 정리하고 일본의 현주소와 미래를 전문가 시각에서 재조명하기 위해 김도형 계명대 일본학과 교수 및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과의 좌담을 마련했다. 한종태 서울신문 국제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두 일본 전문가는 일본의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에 대해 긍정평가를 자제하거나 평가 자체를 유보하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일본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과 우경화 추세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이 기회에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관계개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사회자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1990년대 경기침체 시기를 현 시점에서 평가한다면. ●진창수 센터장(이하 진) 잃어버린 10년은 새로운 기술 개발의 실패, 금융위기, 제도적 피로 등 3가지 원인으로 초래됐다. 이런 결점을 완전히 극복했는지 여부가 포인트다. 우선 금융개혁부문은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본다. 부실채권을 해소하는 등 안정화 추세로 가고 있다. 기술 부문에서는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강하지만 차세대 정보통신(IT) 기술은 발전이 느리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리드하는 부문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 제도적 피로의 경우 고용 바꾸기 노력이 진행과정에 있다고 본다. 대체로 최근 일본경제가 안정적인 상황에 들어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런 안정적인 추세가 개혁의 결실이라기보다는 중국 특수로 인한 수출 증가와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는 데 따른 결과인 측면도 있다. 결국 잃어버린 10년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잃어버린 10년을 준비기간으로 봐야 하는지 침체기간으로 봐야 하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개혁이 한창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김도형 교수(이하 김) 80년대 일본의 제조업은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시기였지만 91년 이후부터는 지가·주가하락으로 인해 자산가치가 하락했다. 무려 2∼3년 동안의 자산 손실이 110조엔에 이를 정도로 엄청났다. 이 후유증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가는 다소 회복됐지만 91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은 15년째 장기불황이라고 할 수 있다. 잃어버린 15년을 야기한 원인은 첫째도 둘째도 ‘정책’의 실패다. 정부는 금리를 올려야 할 때 올리지 못하고 내려야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재정도 그런 셈이다. 정부는 90년 이후 경기부양에 치중하느라 구조개혁을 미뤘다. 매년 연속해서 경기부양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론 재정적자를 유발하게 됐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이 국민들의 세금 확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을 반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이든 재정이든 정부의 정책 수단이 굉장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빠졌다. 또 96년부터는 세계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중국의 성장 등으로 비정상적인 물가하락 추세까지 겹쳤다.2차대전 이후 5년 연속 물가가 하락한 자본주의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다. 디플레이션의 와중에 재정적자와 부실채권 문제가 상승작용을 하면서 일본은 헤어나기 힘든 장기불황으로 빠지고 만 것이다. 결국 정책운용의 실패가 이런 결과를 빚었다.80년대 후반부터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면서 민간이 활력을 잃게 됐다. 돈이 자꾸 정부로 흘러들어감에 따라 공공부문 비대화와 내수 위축을 초래했다. 반면 수출 의존도가 커지면서 해외 요인이 국내 경기를 좌우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사회자 일본이 제조업 분야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보는가. ●진 기존의 제조업과 IT를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일본의 고민이다. 예컨대 소니의 경우 TV 같은 품목이 80년대까지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냈다면 지금은 노트북이나 애니메이션 게임기 등이 주요 부가가치 품목으로 바뀌고 있다. 기존 제조업이 IT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고용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일본이 고용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개혁의 방향은 정해져 있지만, 내부의 문제가 너무 많다. 총론은 찬성하면서도 자기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각론에서는 반대하는 게 문제다. ●김 일본은 제조 기술력의 ‘보고’다. 그런데 경제운용이 잘못되면서 기술이 지체됐다. 제조업 설비투자의 연령이 10.5년이라면 미국은 9.5년이다. 일본은 특히 IT와 생명공학(BT) 쪽이 취약하다. 반면 나노기술(NT)과 환경기술(ET)은 미국보다 강하다. 일본은 IT,BT,NT,ET를 잘 융합해 활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와 함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경쟁력 시스템을 개조할 필요가 있다. -사회자 화제를 정치 얘기로 돌려 보겠다. 일본 정치권에서도 세대교체 열망이 만만찮은 것 같다. ●김 지금 세대교체가 전면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 있다. 자민당의 경우 고이즈미가 등장하면서 파벌의 추천을 통한 공천 시스템이 붕괴됐는데, 이게 큰 의미가 있다. 전전(戰前) 세대의 정치가들이 전면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금은 전후세대가 내각과 당의 주요 자리를 맡고 있다. 민주당은 더욱 젊은 정치가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있다.9·11 총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세대교체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우리한테 반드시 좋은 징조로 볼 수만은 없다. 국제주의적 정치가가 늘어나는 형태로 진행되면 좋은 거지만, 일본의 젊은 정치인들은 여전히 국내 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힘의 논리에 치중하는 아베 신조 같은 인물이 총리가 된다면 오히려 우리와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있다. ●진 세대교체엔 양면성이 있다. 개혁과 시장의 논리를 중요시하는 형태로 가면서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좋은 모습으로 일본이 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한·일관계에 있어 현실주의적인 외교정책이 실시되면서 우리 입장에서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 ●김 2세 국회의원들의 국제감각이 부족한 것을 보면, 그들의 아버지 세대를 연상케 한다. ●진 고이즈미를 비롯한 2세들은 정치적인 훈련은 아주 잘 돼 있다. 국민이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반면 동북아 관계 등 세계질서에 대한 비전은 거의 문외한이다. -사회자 일본이 자꾸만 힘의 외교를 바탕으로 우경화로 치닫는 것 같아 걱정된다. ●진 일본의 군사대국화. 보통국가화는 첫째, 잃어버린 10년과 연관돼 있다. 경제가 내려가면서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논하는 국민이 많아졌다. 찬란했던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열망이 커진 것이다. 옛날에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했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반반으로 변했다. 경제에서의 패배감을 회복하려는 자존심이 우익의 논리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의 세대교체도 요인이다. 전전 세대는 한·일관계를 특수관계로 인정했지만 전후 세대는 보통관계로 보면서 현실적인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9·11테러 이후 대테러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의 역할을 키우려는 미국의 의도도 일본 우경화에 한몫하고 있다. -사회자 독도,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왜곡 등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없나. ●진 과거사 문제는 정치적 쟁점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독도 문제 쟁점화가 일본한테도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일본의 제1 표적은 북방도서 반환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도 독도 문제를 지나치게 쟁점화할 필요는 없다. 야스쿠니참배 문제는 제3의 추도시설 건립으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는 공동연구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사회자 그렇다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한 과제는. ●진 우리 국민은 일본을 다원주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봤으면 한다. 일본을 공포와 배신의 대상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협력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그 속에서 친구를 만들기 위해 압력을 가하는 인식이 정착돼야 한다. 이와 함께 한·일간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틀에서 꾸준히 접근해 가야 하는 것이지, 급격하게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경우 항상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또 양국 관계에서 좀 떨어져서 글로벌한 차원에서 한·일관계를 봤으면 한다. 일본 제국주의도 보편적 시각에서 틀리지만 일정부분 일본의 안보부문 확대도 인정해 줘야 한다. ●김 우리는 일본을 특수하고 이질적인 국가로 간주해서 부정적인 부분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본은 첨단기술을 보유한 경제대국이자 고급시장이다. 일본의 제조기술력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부분이다. 이제는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 그 기초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에 대한 협상이 빨리 재개돼야 한다. 일본의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 문제는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carlos@seoul.co.kr ●진창수 세종硏 일본연구센터장 ▲1961년생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도쿄대 정치학 박사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객원 연구원 및 교토대 법학부 객원교수 역임 ▲현재 세종연구소 국제정치경제연구실장 및 일본연구센터장 ▲저서 ‘일본형 금융시스템의 위기(한울아카데미 2004년) 등 ●김도형 계명대 일본학과 교수 ▲1944년생 ▲일본 히토츠바시 대학 및 대학원 졸업. 동 대학원 경제학박사 ▲산업연구원 일본연구센터 소장, 히토츠바시대 객원교수 역임 ▲현재 계명대 국제학대학 일본학과 교수. 한국무역협회 객원연구원 ▲저서 ‘일본의 구조개혁과 글로벌 경쟁력(계명대 출판부 2005년)’ 등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 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 황장석(정치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협 찬 POSCO
  • 자치인력개발원 40년 발자취로 본 ‘공무원 교육’

    지난 40년 동안 공무원 교육의 궤적은 어떠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나름대로 시대상황에 충실했던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개원 40돌을 맞은 자치인력개발원의 발자취를 살펴 보면 더욱 명료해진다. 지난 1965년 문을 연 뒤 공무원교육의 산실 역할을 해 온 자치인력개발원(옛 지방행정연수원). 초창기(1977년까지) 교육은 안보와 새마을 교육에 초점이 맞춰졌다.5·16과 1·21 간첩침투 등 국내외로 위기가 고조됐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던 시대적 상황을 대변했다.1978∼1990년까지는 10·26과 5공화국 출범,86아시안게임,88올림픽 등 정치적 격변기와 국제적 행사가 많은 시기였다. 교육은 경제, 외국어교육, 국제행사 준비 등에 집중됐다. 또 1991∼1998년 사이엔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고 국제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교육의 핵심은 지방자치와 국제화로 옮겨졌다.1999년 국제금융위기(IMF) 이후에는 IMF극복과 월드컵 준비 등에 모아졌다. 참여정부 들어서는 정부혁신이 교육내용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자치인력개발원은 1일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수원 소재 개발원에서 개원 4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20) 특별취재팀 방담

    [일본을 다시본다] (20) 특별취재팀 방담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기획한 ‘일본을 다시 본다.’ 시리즈의 마감을 앞두고 도쿄를 비롯, 교토와 나고야, 오사카 등 일본 현지 곳곳을 누볐던 특별취재팀이 지면에 미처 담지 못했던 얘기들을 방담을 통해 정리했다. ●도쿄의 부동산 열풍 -일본 최대의 번화가 긴자(銀座) 거리를 가보니 엷은 회색 포장으로 바꾸었더군요. 도쿄역 앞을 비롯한 도심의 재개발도 한창이었습니다. 도쿄만을 놓고 본다면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 그 때문에 부동산 열풍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도쿄와 도쿄 인근 부동산 값이 너무 치솟아 ‘억션’이라는 말이 유행한다더군요.‘맨션(일본의 저층 고급 아파트)’이 웬만해서는 모두 몇억엔을 호가한다고 해서 일본사람들은 맨션 대신 ‘억션’이라고 부른답니다. 하지만 도쿄 인근을 제외한 그 밖의 지방은 부동산 경기가 죽어 있어 양극화 경향이 심각하다더군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았지만 일본에서 가장 활기 있는 곳은 역시 나고야인 것 같았습니다. 오사카 만국박람회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유치한 아이치 만국박람회 덕분이지요. 나고야역에서도 심심찮게 외국인을 볼 수 있었고, 나고야 번화가 어느 상점에나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들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나고야역 근처 한 전자제품매장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자 점원이 급히 인터넷 번역사이트에서 일본어를 영어로 번역, 프린터로 인쇄해 주더군요. 단순 친절을 넘어 외국인을 고려한 철저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취재하면서 일본 사회 전체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여러차례 실감했습니다. 과거에는 일본의 정치인이나 회사, 단체 등에 인터뷰나 면담신청을 하면 통상 1∼2개월 가량 걸렸는데 이번에는 전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단체들도 홍보 필요성이 있는 곳은 하루 만에 일정이 잡히곤 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본 대학의 한 한국인 교수는 “치밀한 일본인들이 속도감까지 갖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이나 사회가 스피드마저 갖추게 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속도가 빨라져도 그 무서운 준비력은 여전했습니다. 취재원들 모두 뒷받침할 통계나 증빙자료가 없으면 아예 말도 꺼내지 않더군요. -일본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먼저 헤어질 시간을 미리 고지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일단 인터뷰를 하다가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 일어나야겠다.”고 할 텐데, 일본은 미리 양해를 구해놓는 차이가 있더군요. 최대한 신중하고 정확하게 말하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가급적 단정적이고 명확한 대답을 요구하는 기자의 욕심을 좀처럼 충족시켜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물어봐도 저렇게 물어봐도 신중함의 경계선은 무너지지 않았으니까요. ●감시의 나라, 일본 -일본은 ‘감시의 나라’라는 말도 실감했습니다.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를 취재한 뒤 도쿄전력을 찾아갔는데, 노사관계와 관련해 다소 민감한 질문을 던졌더니 “렌고에서 이미 취재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더군요.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감시하는 체제가 강력히 구축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쿄전력에서 회사측과 노조측 관계자를 교대로 만났는데, 먼저 취재에 응한 회사 관계자가 나중에 면담한 노조 관계자에게 저와 나눈 대화, 질문 내용 등을 알려주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일본은 지금 패전 60주년이자 러·일전쟁 100주년, 자민당 결성 및 ‘55년 체제’ 5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가득 찬 상황입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을 바꾸겠다는 상징으로 의회까지 해산하며 우정개혁을 밀어붙이는 최대 강수를 두고 있습니다. 일본에선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을 미국식 경제주의와 일본식 경제주의간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식인층과 기득권층은 주로 미국식 경제주의를 도입해야 일본이 살아날수 있다는 논리를 폈고, 렌고 등 노동계와 일부 학계에서는 강한 거부감을 보였거든요. 이들은 고이즈미의 개혁을 ‘약육강식’의 논리로 단정하고, 강행할 경우 결국 피해는 약자에게만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그 때문에 현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는 말까지 스스럼없이 하더군요. ●지도층 “패러다임 바꾸자” -제가 만난 일본인들은 한결같이 “지금의 일본은 안된다.”고 말했는데, 일본인 특유의 엄살을 감안해도 시대의 변환기에서 적어도 리더그룹들은 일본을 형성해온 ‘패러다임을 바꾸고 변화를 늦춰서는 안될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다른 나라를 더 의식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기자들로부터 ‘취재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본우정공사를 취재한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도쿄신문 기자가 우정공사 취재 배경 등에 대해 알고 싶다며 인터뷰 요청을 해와 당황했었습니다. 이런 얘기를 현지에 있는 지인들에게 했더니 “일본은 그동안 주변 국가들에 관심이 없었지만, 최근 개혁의 파고속에 주변국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하더군요. -기업의 육아지원책에 대해 취재하기 위해 NEC를 찾았을 때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간단히 NEC의 출산 및 육아지원제도를 소개하고선 오히려 저에게 한국은 어떤지 묻더군요. 출산휴가는 며칠이나 되고 그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어떤지 꼬치꼬치 묻는 통에 좀 당황했습니다. 양육지원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한단계 앞서 있다고 하자 얼굴에 안도감과 자부심이 비치더군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일본의 수준을 가늠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21세기 초 동북아 정세에 관해 들은 재밌는 얘기였습니다. 지난 3월 말 외무성 북한반장직을 박차고 퇴직한 서른 다섯살의 어느 지식인은 동북아의 위기상황에 대해 “북핵문제는 표면으로 드러난 문제일 뿐 사실 속을 들여다 보면 결국 동북아의 부(富)를 둘러싸고 중국, 한국, 미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군대를 보내는 전쟁이 아닌 ‘세련된 제국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일본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새삼 실감한 한류 열풍 -현지 취재에 나서기 전 가장 궁금한 것들 중 하나가 한류 열풍이었는데요,‘도쿄의 코리아타운’이라 불리는 신오크보에는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더군요.2001년 한국어학원을 개원한 한국인 원장을 만나봤는데, 그때 2곳에 불과하던 학원이 이듬해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조금씩 늘어나더니 한류열풍을 타고 지금은 20여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만난 한 여성은 팬레터를 쓰고 한국관광을 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는데,MP3 플레이어에 들어 있는 300곡이 모두 한국 노래일 정도로 열성적이었지요. 이 여성은 한국어를 배운 덕에 최근 한국계 기업에 취직까지 했다며 ‘일석이조’ 효과를 얻었다고 기뻐했습니다.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이 1년 안에 사그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현지에 가보니, 그렇진 않았습니다.TV를 보니 배우 장동건이 한국 소주를 선전하는 광고가 나오더군요. 또 아이들 사이에서는 한류 스타의 이름을 끊이지 않고 말하는 일종의 말잇기 놀이가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여성은 영문 명함을 건넸더니 제게 명함에 한국어로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군요.‘뵨사마(탤런트 이병헌)’가 너무 멋져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한국사람이 직접 쓴 한국어 글씨를 기념으로 갖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여성은 한국에서 욘사마(배용준)와 뵨사마 중에 누가 더 인기 있는지, 이들 말고 또 ‘뜨는’ 연예인이 누구인지 물었습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일본 -이번 취재는 우리가 너무 일본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욘사마 신드롬’,‘독도문제’,‘교과서문제’ 등은 일본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일본 국내의 정치적 갈등에 우리가 끼어들어 곤욕을 치르거나, 일부는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대응해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일본인은 겉(형식)과 속(내면)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그 본질을 다각도로 파악해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말하기 쑥스럽지만, 일본은 형식적이면서 실용적인 이중성을 갖고 있다.”는 한 일본인 교수의 고백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에선 지하철이나 전철의 출입구쪽에 주저앉아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10대들이 갈수록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답니다. 전혀 주변 사람을 신경쓰지 않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쳐다보지도 않는 어른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일본인 특유의 고집이 대단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기자가 물어보지 않은 내용인데도, 자기가 할 말은 꼭 하려들어 당혹스러울 정도였습니다.NEC의 아라이 도시노리 홍보부장은 일본 제조업의 부활을 묻는 첫 질문에 “대답에 앞서 우선 우리 회사 소개부터 하겠다.”면서 캐털로그를 펼쳐놓고 한바탕 ‘강의’를 했습니다. ●5층 빌딩 짓는데 4년 -‘일본의 경주’로 알려진 문화유적의 도시 교토에서는 일본 문화재정책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교토대에 입학, 현재 석사 과정에 있는 유학생에게서 들은 얘기입니다. 교토대는 그 학생이 신입생으로 입학한 5년 전 총장실 신축 공사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공사가 한창이던 어느날 현장에서 유물이 발견되면서 무려 2년여 동안 공사가 중단됐고 유물 발굴이 다 끝난 뒤에야 건축 공사를 재개했다고 합니다.1학년 때 시작한 공사가 4학년 때 끝났으니 5층건물 하나 짓는데 4년이 걸린 셈입니다. wisepen@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 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 황장석(정치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지금 부산에선] “애증의 韓日관계 문화교류로 풀어야”

    [지금 부산에선] “애증의 韓日관계 문화교류로 풀어야”

    “조선통신사 문화교류 행사는 비정치적인 행사로 역사적인 사실 규명이며 전통문화의 부활입니다.”. 조선통신사 문화사업추진위원회 강남주(65·전 부경대총장) 집행위원장은 “조선통신사문화 행사는 우리가 꼭 살려야 할 뜻깊은 문화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역사는 대부분 새롭게 시작되기도 하지만 반복되기도 한다.”고 말한 그는 “아직도 한·일 두 나라는 애증이 교차되는 관계를 되풀이하고 있는 만큼 옛날 조선통신사가 그랬던 것처럼 문화 교류로 21세기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올해는 한·일 국교 회복 40주년이자 광복 6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올해 열리는 행사는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인 처들의 모임인 부용회 회원들과 함께하는 ‘가는 뱃길 오는 뱃길 행사’는 용서와 화해의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조선통신사 문화행사는 부산시 바다축제에서 행렬재현만 했었다. 강 위원장 등의 노력으로 지난 2002년 조선통신사 문화사업추진위원회가 설립되면서 2003년부터 한·일 두 나라에서 구색을 갖춘 축제 형태로 발전했다. 조선시대 일본에 유학을 전해준 유학자 강향 선생의 16대손인 강 위원장은 한·일문화교류사업 등을 통해 한·일 양국민간의 상호이해 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로 지난 10일 제6회 일·한 문화교류 기금상을 수상했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지금 부산에선] 韓流 원조 ‘조선통신사’ 200년만의 행차

    [지금 부산에선] 韓流 원조 ‘조선통신사’ 200년만의 행차

    17∼18세기 200여년간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 첨병역할을 한 조선통신사가 광복 60주년을 맞아 화려하게 부활한다. 특히 광복 60주년을 맞는 올해는 일제가 패망하면서 일본에 강제로 끌려갔던 한국인 남편을 따라 관부연락선을 타고 한국으로 온 일본인 처들의 모임인 부용회 회원들이 행사에 동참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통신사 학회의 출범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에게 ‘조선통신사’는 생소한 단어로 느껴졌다. 조선통신사에 대해 연구를 해오던 학자와 대학교수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단지 조선시대 일본에 문물을 전파했다는 단편적인 내용만 알고 있었을 뿐 정확히 조선통신사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 등 학계 및 관계 전문가 19명이 지난 2002년 3월 조선통신사 행렬재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는 이후 매년 일본과 국내 도시들을 순방하며 17세기 조선통신사 활동과 한국 전통공연 등을 소개해 왔다. 이후 행렬재현위원회는 조선통신사문화사업추진위원회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지난 3월 문화관광부로부터 법인 설립허가를 받았다. 올해는 문화부와 부산시로부터 각각 5억원씩 1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행사 규모가 확대되고, 재현행렬 행사를 갖고 학술행사도 개최한다. 특히 지난달에는 조선통신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조선통신사학회가 창립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 학회는 그동안 사단법인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통신사의 복원작업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류의 폭을 넓히는 활동을 하게 된다. 강 위원장은 “최근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로 한·일 관계가 소원해지기는 했지만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우호관계를 회복하고 양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학회는 의견을 같이하는 지식인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행사 올해는 한·일국교 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지난 5월부터 오는 10월까지 부산 , 의성, 밀양, 서울과 일본의 쓰시마(對馬島), 시모노세키(下關) 등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라는 문화기행 행사는 지난 4일부터 국내와 일본 현지 등에서 8일까지 개최됐다.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조선시대 200여년간 한·일 문화 교류의 첨병 역할을 했던 당시 조선통신사의 주요 행렬을 예술기행단이 답사하게 된다. 예술기행단은 조선통신사학회 소속 학자와 시인, 수필가, 극작가, 사진작가, 미술가, 국악인 등 예술가와 대학생, 일본의 언론인 및 미술가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국내와 일본 등지의 조선통신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적지를 탐방해 사진촬영, 문예작품 창작, 현장 학술토론 등을 벌이게 되며 기행을 마친 뒤 기행문과 그림, 사진 등을 모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특히 오는 19∼22일에 열리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가는 뱃길’ 행사와 9월8∼11일에 열리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오는 뱃길’ 행사인 ‘교류의 뱃길 100년’ 이벤트는 행사의 백미로 꼽힌다. 이 행사는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의 뱃길이 열린 100주년을 짚어보는 이벤트로 가는 뱃길에는 일본인 부인들인 부용회 소속 할머니들이 동행한다. 오는 뱃길에는 시모노세키 민단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20∼21일 양일간 시모노세키 일원에서 열리는 ‘바칸마쓰리’ 행사에는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과 조선통신사 복식 패션쇼 등이 열린다. 이에 앞서 8∼9일에는 일본 쓰시마에서 행렬을 재현하는 ‘아리랑마쓰리’와 한·일 공연단의 예술공연이 이어져 현지인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에는 1711년 조선통신사 정사였던 조태억의 9대 후손 조동호씨가 정사를 맡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조선통신사학회는 오는 9월6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마련, 조선통신사 연구자인 일본 교토예술단기대학 나카오 히로시 명예교수 등 국내외 학자들을 초청해 강연과 통신사와 문학, 회화, 음악 등에 대해 폭넓은 내용을 살펴볼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4) 이주노동자도 다같은 노동자(독일)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4) 이주노동자도 다같은 노동자(독일)

    독일은 이주노동자의 선진국으로 꼽힌다. 노동시장의 문을 조금씩 열어, 지금은 자국민과 같은 수준의 대우와 적극적인 사회통합 정책을 통해 그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새 이민법을 낳기까지 외국에서 노동인력을 대량으로 받아들인 1970년대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이다. 지금은 이주노동자들이 참정권을 갖고 국회 진출도 모색할 정도로 그들의 인권은 앞서 가고 있다. |베를린·본 구혜영특파원| 독일 연방고용사무소가 조사한 지난해 9월30일 현재 전체 취업인구는 2690여만명이다. 이 가운데 이주노동자는 8%에 이르는 180여만명을 차지한다. 이 정도면 단순한 독일 산업현장의 모자라는 곳을 메우는 ‘노동인력’이 아니라 독일 곳곳에 스며든 ‘사회구성원’이라고 해도 족하다. ●‘다름이 아름다운’ 차별 없는 사회 독일 노동청 직업알선중앙본부의 사라 프리쉬(25·여)는 “한때 이주노동자 취업인구가 10%를 넘긴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취업인구가 줄어들긴 했어도 내·외국인 차별로 (이들의 비율이) 준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자리가 줄어들자 이주노동자를 자국민에 앞서 해고했다기보다, 이주노동자 숫자의 감소 등으로 비율이 낮아졌을 뿐이라는 뜻이다. 독일은 1960∼70년대 초반까지 상당수의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였다. 독일 경제노동부 외국인노동자 고용과의 총책임자인 루트빈 마찬트(56) 참사관은 “당시 송출국과 협력을 맺으면서 이주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 값싼 임금의 이주노동자를 골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자국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잠식하지 않게 하는 장치였다. 30년 전부터 자동차 회사 ‘오펠’에 근무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이주노동자 구이로 카수(55·뤼셀하임 거주)는 “독일은 노동·체류허가를 받으면 내국인과 동등한 노동권을 가진다. 독일이 필요한 외국인력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라는 이유로 저임금 분야에 종사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스스로 노력하면 능력에 따라 임금을 받고 사회보장 혜택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본에 있는 연방고용사무소 직원인 우도 마리네트(46)는 “사회복지사가 고용돼 직업재활교육을 시행하고 실업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실업수당을 지급하면서 직업상담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자본주의 발달과정을 거친 독일의 입장에서는 ‘생산성’을 중시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를 들여오는 과정에서부터 저임금 노동인구를 받아들이며 체불임금과 노동력 착취로 비난받고 있는 한국과는 너무도 다른 현실이었다. ●함께 나눈 경험을 중시하는 ‘통합’정책 독일도 한때는 이주노동자를 배격하는 정책을 취하기도 했다. 독일 튀빙겐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승협(성공회대 연구교수) 박사는 “독일은 2차대전 이후 전후복구를 위해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일 때 ‘노동력’만 받아들였지 ‘인력’으로서의 고민은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손님 노동자’라는 말이 이를 방증한다.1969년 독일에 건너온 터키 출신의 이주노동자 이브라힘 에센(61·프랑크푸르트 거주)은 “1974년 외국인력 도입 중단을 선언한 이후 이주민 귀환을 장려하는 등 독일정부가 나서 내국인과 이주노동자의 융화를 차단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귀환하면 1년치 월급인 2만 4000마르크를 퇴직기금에서 지급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지난달 9일은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의 보금자리인 ‘터키 민중의 집’ 40주년 건립 기념일이었다. 독일에 거주하는 외국인 736만여명 가운데 터키인은 전체 15%에 이르는 200여만명으로 가장 많다. 이곳에서 태어난 2,3세대들에게 터키 민속춤과 전통악기 연주법, 독일어도 가르치며 스스로 소외되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민중의 집’ 회원인 뮤닥 알박(38)은 “한달 집세 3600유로(한화 440만원) 가운데 1600유로를 프랑크푸르트 시당국에서 지급하고 사회사업가들을 배치해 컴퓨터와 독일어 강습 등을 지원할 뿐 아니라 탁아소를 지어 직원들도 보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 사회의 대표적인 이주민 융화를 위해 노력한 계층은 이주노동자는 물론 노조운동가, 학생계층이었다. 베를린에서 만난 독일노총연맹 빌리하예크(56) 사회교육위원은 “독일 사회에 1970년대부터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옹호를 위한 투쟁이 본격화됐다.”면서 “우리도 독일사회의 한 부분이라는 자의식이 강해지면서 이들의 통합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주노동자 인권확보’라는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정치의 장으로 등장하는 결실을 보게 됐다. 독일 철강산별노조 대표로 오는 9월 총선에 출마하는 터키 출신의 하칸 도가나이(43)는 “이데올로기나 정책보다는 함께 사는 연습이 통합을 이끄는 힘”이라면서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독일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자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국적을 취득하면 참정권을 주고 10명의 직원을 채용하면 고용주로 인정하는 나라. 국가가 나서서 이주노동자들에게 독일 언어·문화를 가르치고 전문인력에게 문호를 연 나라. 노동력을 파는 ‘노동자’가 아닌 어깨를 맞댄 ‘이웃’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독일 이주노동자의 현주소였다. koohy@seoul.co.kr ■ “시민 34%가 외국인… 사회 세력화 지원” |프랑크푸르트 구혜영특파원| 프랑크푸르트 시청 산하의 ‘다문화사회 연구소’는 독일 내 이주민들을 자국민으로 통합하기 위해 지원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유명하다. 1989년 문을 연 이 연구소에는 19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인종으로 다양한 업종에 종사한 경험을 갖고 있다. 팀 자체가 프랑크푸르트 사회의 축소판인 셈이다. 지난 2001년부터 총책임을 맡고 있는 프라우 나겔(58·여) 소장은 “개소할 때 캐나다식 모델을 참고했다. 연간 10만여명의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캐나다의 사회융합정책을 연구하면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크푸르트시민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약 27%. 이중국적 소유자 1만 4000여명(약 7%)까지 합하면 외국인은 약 34%에 이른다. 나겔 소장은 “이 정도면 독일 자국민들은 이미 다수파의 모습을 잃어간다고 할 수 있다.”며 다민족사회를 피부로 느끼고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소에서는 이웃과의 갈등과 체류조건·직업문제, 거주와 노동·문화적 갈등 해소 등 외국인들의 생활정책 전반을 다루고 있다. 한해 예산은 약 300만유로(37억 6000만원). 전액 시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2세들의 교육권과 근로 동등권 문제가 특히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2세 교육권 문제에 대해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독일의 교육과정과 언어학습, 실태 등 정보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2세 문제의 경우 ‘근로의 동등권’과도 연결된다. 주정부 차원에서 적극 받아들인 이주노동자는 주로 비전문직, 비정규 노동계층이다. 이 때문에 청소년 시절부터 직업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요식업계와 단순노동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연구소의 판단이다. 연구소의 최종 목표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는 것이다. 독일사회와 융화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않는다. 나겔 소장은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며 살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주며 점점 이 사회에 가시화된 세력으로 등장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koohy@seoul.co.kr ■ [기고] 외국인 불법체류 10만 개선책 적극 모색할 때 지구상에는 자신이 태어난 땅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일하며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약 5000만∼60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한국에는 35만 5000여명이 살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제조업과 건설업, 광업에서 일손이 크게 모자라 눈감아주며 시작된 외국인 취업은 1991년에 이르러 산업연수생제도 도입으로 귀결되면서 많은 문제를 재생산했다. ‘노동자이면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산업연수생제도를 수정해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지 1년. 불법체류 10만명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속 강화와 자진 귀국 시 범칙금 면제 및 재입국 유예기간을 단축해주는 ‘채찍과 당근’ 정책은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 한국은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가, 아니면 우호적인가. 어쩔 수 없어 외국 인력을 받아들였지만 얼마간 일하다 돌아가 주기를 바라는 나라, 값이 싼 노동력을 선택해 3D직종의 인력난을 해결했지만 시민으로서의 권리 부여에 인색한 나라,‘때리지 마세요, 월급주세요.’라는 말을 필수적으로 익혀야 살아갈 수 있는 나라, 외국 인력의 사회통합에 국가 대신 종교·시민단체가 나서서 지원하는 나라. 이 정도면 한국은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나라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구는 다인종·다문화 공동체로 재편되고 있고, 고용허가제와 국제결혼, 고령화, 저출산 등 달라지는 사회는 단일민족의 순기능만을 웅변하기 어려울 만큼 다른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상품과 자본만이 아니라 사람도 함께 각국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는 장기체류 외국인노동자를 한국사회에 어떻게 편입시킬 것인가를 심각하게 논의할 때가 된 건 아닌가. 이미 한국의 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연습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정강자 인권위 상임위원
  • [종전 60년·수교 40년 韓·日관계] 노대통령 對日정책 “잘한다”16% “못한다”31%

    [종전 60년·수교 40년 韓·日관계] 노대통령 對日정책 “잘한다”16% “못한다”31%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한·일문제 해결 방식을 못마땅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이 한·일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문이 창간 101주년과 광복 60주년 및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들은 일본에 대해 강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정부의 한·일관계 해결방식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2·23일 실시됐으며,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의 한·일문제 해결방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31.1%로 ‘잘하고 있다.´(16.2%)보다 2배가량 많았다.47.2%는 ‘보통이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KSDC는 “노 대통령과 일본 고이즈미 정부간의 신뢰가 무너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초 과거사보다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한·일관계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측이 독도·역사교과서·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민감한 문제에 오히려 더욱 보수적 입장을 보임으로써 노 대통령의 한·일문제 해결방식에 국민들이 회의적 반응을 보이게 됐다는 해석이다. 한·일관계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응답이 46.5%로 긍정적 답변(16.8%)보다 3배가량 많았다. 반미감정이 강한 20·30대에서 부정적 평가가 많았으며,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부정적 경향이 강했다. 또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국민감정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종군위안부들에게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한다는 데 87.6%가 동의했고, 일본이 한국 식민통치에 충분히 사죄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89.7%를 차지했다. 같은 맥락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과제로 56.1%가 과거사 문제를 꼽았다. 그 결과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제국주의 등 부정적인 것이 42.3%인 반면 강대국 등 긍정적인 것은 19.8%에 불과했다. 일본의 재무장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42.7%로 찬성(23.4%)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응답자의 68.5%는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답해 일본에 대해 실리적·포용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과학기술(19%)과 함께 시민의식(15.9%), 근면·성실성(16.4%)을 일본의 장점으로 인정했다. 연령별로는 일제시대를 겪은 70대 이상 고령층은 일본의 재무장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20·30대가 과거사 문제를 중시하는 반면 40·50대는 보다 현실적인 경향을 나타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한·일 공동 국민여론조사 원본 자료 보기
  • 덥다면 속초 ‘음악의 바다’로

    덥다면 속초 ‘음악의 바다’로

    올 여름 피서의 화두는 ‘자연과 음악’으로 정해도 좋을 듯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 잔치가 강원도 속초·설악 일원에서 8일 동안 펼쳐진다. MBC는 속초시와 함께 1일부터 8일까지 ‘2005 대한민국 음악축제’를 개최한다. 첫 회였던 지난해에는 약 50만명의 관객이 음악에 흠뻑 빠져들었다. 한국 록의 대부 격인 신중현이 1999년 세종문화회관 공연 후 6년 만에 무대에 서게 된다. 첫 날, 신세대 록밴드 버즈의 서포트를 앞세워 ‘영원’이라는 주제의 콘서트를 여는 것. 또 이틀 뒤에는 후배들이 그에게 바치는 헌정 공연 ‘전설’이 열린다. 이 공연에는 한영애 인순이 김종서 김건모 윤도현밴드 김조한 빅마마 등 국내 톱가수들이 대거 참여, 신중현의 명곡을 함께 호흡한다. 마지막 순서는 신중현이 직접 부르는 ‘아름다운 강산’. 그의 큰아들이자 그룹 ‘시나위’의 리더인 기타리스트 신대철 등 아들 3형제가 참여하는 10인조 밴드가 세션을 맡았다. 데뷔 40주년 기념음반도 준비하고 있는 신중현은 “후배들의 헌정 공연은 뮤지션으로서 최대 영광”이라면서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지는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이제야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성시경·장윤정 등과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르는 ‘공감Ⅱ’, 안숙선 명창ㆍ테너 임웅균ㆍ가수 인순이가 어우러지는 ‘빅스타 3色 콘서트-만남’,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동해 판타지’, 크라잉 넛 등이 함께 하는 남진의 데뷔 40주년 기념공연 ‘2005 님과 함께!’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윤도현밴드와 영국 록그룹 스테랑코의 합동 공연 ‘우정’ 등 1200여명이 참여하는,15개 공연이 하루 2∼3개 공연장에서 쏟아진다. 김영희 MBC 예능국장은 “음악운동이자 문화운동이 될 수 있도록 이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mfestival.imbc.com/2005/)를 참고할 것. 선착순 무료 입장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韓66·日28% “친근감 못느껴”

    韓66·日28% “친근감 못느껴”

    한국 국민의 3분의2 가량은 일본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 반면 일본 국민은 절반 이상이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사에 대한 일본인의 반성은 한국인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또 한국인들은 동아시아의 안전을 가장 위협하는 국가로 미국을 꼽은 반면, 일본인들은 북한이라고 응답해 뚜렷한 인식차를 보여줬다. 서울신문이 창간 101주년과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자매지인 도쿄신문(東京新聞)과 함께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일본 모시모시 핫라인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상대국에 대한 친근감과 과거사 문제, 한류 붐의 지속 여부,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의 협력관계 등에서 한·일 양국은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양국 관계의 변화에 대한 평가와 전망, 독도 문제 등에 대한 생각은 비슷했다. 공동 여론조사는 지난 22·23일 한·일 양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상대국에 대한 친근감을 묻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22%),‘그다지 느끼지 않는다.’(44.1%) 등 66.1%가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 긍정적 의견은 27.9%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인들은 ‘많이 느낀다.’(19.3%),‘조금 느낀다.’(37.3%) 등 긍정적 응답이 56.6%로 부정적 응답(28%)보다 훨씬 많았다.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의 84.3%가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 일본측에 대해 여전한 불신을 보여줬다. 반면 일본인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3.4%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최근 양국관계가 나빠진 이유에 대해 양국 모두 독도문제(한국 70.7%, 일본 63.6%)를 주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양국관계 발전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좋아졌다.’(한국 44.1%, 일본 51.2%)는 응답이 ‘나빠졌다.’(한국 15.7%, 일본 20.6%)를 압도했다. 이어 동아시아 안전보장에 위협이 된다고 느끼는 국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미국(24.2%), 중국(21.7%), 일본(20.6%) 순으로 대답했다. 북한은 17.1%였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북한(37.7%), 중국(37.2%)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한국은 1.3%에 불과했다.‘한류 붐’에 대해서는 한국인들의 66.4%가 ‘오래 또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반면 일본인들은 49.8%가 ‘곧 식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서는 나이·직업 등 사회적 환경에 따른 인식차이도 눈에 띈다. 상대국에 대한 친근감과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한국인의 경우 연령별로는 일제시대를 경험한 70대 이상이 가장 부정적이었으며, 현실적 인식이 강한 40대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한·일 공동 국민여론조사 원본 자료 보기
  • [종전60년 수교40년 韓日여론조사] 韓 44%·日 52% “양국관계 더 좋아질것”

    [종전60년 수교40년 韓日여론조사] 韓 44%·日 52% “양국관계 더 좋아질것”

    한·일 국교정상화는 올해로 40주년이 된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지만 한·일관계는 정치·경제의 영역을 넘어 사회·문화적 영역으로까지 확대 발전돼 가고 있다.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 도쿄신문은 공동으로 한·일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한·일관계 현주소를 점검해보고 향후 발전가능성에 대해 탐색하고자 했다. ■ 양국관계 평가·전망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최근 반일의식이 고조되고 있지만 한·일관계 자체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종전 60년, 한·일 국교정상화 40년 동안 한·일관계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44.1%로 ‘나빠졌다.’ 15.7%보다 3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변함 없다.’는 다소 냉소적인 응답도 37.0%로 나타났다. 한·일관계가 좋아진 이유(복수응답 허용)로는 ‘월드컵 축구 공동 개최’를 꼽은 응답자가 34.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경제 교류’ 33.8%,‘한류붐’ 26.5%,‘자매도시 교류를 비롯한 민간 교류’ 18.8% 순이었다. 관계가 나빠진 이유로는 ‘독도 영유권 문제’가 70.7%로 압도적 다수가 지적했다. 우리 국민 세 명 중 두 명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가장 못마땅해한다는 뜻이다.‘과거의 역사’ 35.7%,‘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26.1%,‘문화 관습의 차이’ 13.4% 등도 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열거됐다. 특히 일본에 친근감을 느끼면서도 관계는 악화되었다고 보는 국민들의 72.2%가 독도 문제를 그 이유로 지적했다. 또 일본이 한국을 위해 필요하지만 관계는 악화됐다고 보는 국민들도 77.0%가 독도 문제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한국 국민들에게 독도는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 민족의 자존심과 정체성에 직결되는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사안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인 84.3%가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반성하고 있다.’는 비율은 12.4%에 그쳤다. 일제 식민지를 몸소 경험했던 70대 이상(69.0%)에서보다 20대(84.8%)와 30대(86.6%)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한국 국민들의 다수는 양국 관계의 전망에 대해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44.1%가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고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4.1%에 불과했다. 다만 ‘변화 없을 것’이란 비율이 36.5%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그럼 일본 국민들은 어떨까. 한·일관계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51.2%로 우리 국민보다 후한 점수를 주었다.‘변함 없다.’거나 ‘나빠졌다.’는 각각 24.6%,20.6%였다. 좋아진 이유로는 ‘한류 붐’이 56.6%로 가장 많았고 ‘월드컵 공동 개최’ 49.2%,‘경제 교류’ 46.1%,‘민간 교류’ 39.6% 등 순으로 경제 교류나 월드컵보다 한류 붐을 먼저 꼽는 약간의 인식차를 보였다. 한류 붐이 몇몇 대중 스타의 반짝 인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 자체를 변화시켜 양국 국민들의 우호 관계를 증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빠진 이유는 한·일 간 서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독도 문제’가 63.6%로 역시 높았고 ‘과거사’ 55.3%,‘신사 참배’ 51.5%,‘문화 관습의 차이’ 33.0% 등이었다. 일본 국민 역시 향후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과반수인 52.3%가 답했다.‘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4.1%,‘변화 없을 것’ 29.9%였다. 이같은 징후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한 일본 국민이 53.9%로 나타난 데서도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특히 20대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비율이 60.3%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점은 앞으로 한·일관계 미래를 밝게 점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 대목이다. 그러나 여전히 43.4%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해 한·일 간 장벽을 느낄 수 있다. 총리의 신사 참배를 한국과 중국이 문제 삼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양국민 감정’ 총평 한국인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감정적으로는 일본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지만 현실적으로는 일본을 필요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감정과 현실인식 사이에 부조화현상이 발견된다. 반면 대다수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비교적 친근감을 가지고 있고 현실적으로도 한국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감정과 인지가 비교적 일관성있게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40년간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두 나라 국민 모두 좋아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으며 향후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향후 한·일관계가 더욱 확대재생산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일본의 역사 반성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고, 일본인들은 고이즈미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양 국민 모두 상대방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상당수 한국인들이 일본을 동아시아 안정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대다수 한국인들은 일본이 종군위안부 문제 등을 포함한 과거 식민통치에 대한 사죄를 아직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일본의 재무장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국인 대다수는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독도, 종군위안부, 역사교과서’ 등의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일본측의 진지한 과거사문제 해결 없이는 한·일관계는 피상적일 수밖에 없음을 강력히 드러낸다. 그러나 대다수 한국인들은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는 일본에 대해 한국인들은 불쾌감을 가지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그들과 교류하고 배워나가야 한다는 실용적 태도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결과가 한·일관계 개선과 발전에 도움을 주리라 기대한다. 양 국민이 서로 감정과 인식의 차이에 주목하면서 현안들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풀어나간다면 한·일관계는 상생의 틀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남영 KSDC소장 nlee@ksdc.re.kr ■ 동아시아 최대 안보위협국은 한국인들은 미국이, 일본인들은 북한과 중국이 동아시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젊은 세대의 반미감정이 강했으며, 일본에선 젊은 세대의 반북(反北)감정이 거셌다. 한국인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4.2%가 미국이 동아시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대답했다. 중국과 일본·북한을 지목한 응답자는 각각 21.7%와 20.6%,17.1%였다.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일수록 미국을 위협 국가로 인식하고 있었다.20대와 30대의 각각 34.4%와 29.1%가 미국을 지목했다. 반면 40대와 50대,60대에선 미국을 꼽은 비율이 21.5%,19.1%,7.8%에 그쳤다. 40대는 최대 위협 국가로 중국을,50대는 중국과 일본을 지목했다.60대에선 북한이 24.5%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포인트 차이로 뒤를 이었다. 예상과 달리 70대 이상에선 미국이 21.1%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6.9%로 그 다음이었다. 이는 2차대전을 체험한 이들 세대의 경우 전쟁을 주도한 미국과 일본에 대한 경각심과 공포심이 무의식 속에 내재하기 때문인 것으로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측은 분석했다. 일본인 여론조사에서는 북한과 중국이 각각 37.7%와 37.2%로 나와 월등하게 높았다. 미국은 10.8%에 그쳤다.20대에서 40대까지 젊은 세대들은 북한을 지목한 비율이 높았고 50대 이상은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꼽았다.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릴수록 북한을 위협 국가로 지목했으며 부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중국을 꼽았다.‘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느낀다.’고 밝힌 응답자 556명 중 가장 많은 43.5%가 북한을 지목한 반면,‘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280명의 46.4%가 중국을 첫번째로 꼽았다.‘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에서도 ‘관계가 좋아졌다.’고 평가한 경우 북한을,‘나빠졌다.’고 대답한 경우 중국을 지목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일 공동 국민여론조사 원본 자료 보기
  • [‘한·일 우정의 해’ 기리는 공연 2題] 연극 ‘강 건너 저편에’

    [‘한·일 우정의 해’ 기리는 공연 2題] 연극 ‘강 건너 저편에’

    극작부터 연출, 배우, 스태프까지 한·일 양국 예술가들이 공동참여한 연극 ‘강 건너 저편에’가 새달 1∼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예술의전당과 도쿄 신국립극장이 공동기획한 ‘강 건너 저편에’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 기념으로 양국에서 초연돼 호평받았던 작품. 그해 한국연극평론가로부터 ‘올해의 연극베스트3’로 뽑혔고, 이듬해 일본에선 아사히신문연극 대상을 받았다. 올해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일본 6개 도시에서 순회공연한 데 이어 한국 관객과 재회의 자리를 마련했다. 연극은 어느 따뜻한 봄날, 서울 한강 둔치에 소풍나온 한국인과 일본인이 털어놓는 사연과 에피소드로 채워진다. 한국어학당 강사인 문호는 소설가를 꿈꾸는 독신남이고, 그의 동생 재호는 캐나다 이민을 계획중 이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고민하고 있다. 문호의 수업을 듣는 일본인 학생들은 남편 따라 온 주부, 재일교포 수영선수, 세계여행중인 프리랜서 등으로 직업과 연령대가 다양하다. 극은 이들의 입을 빌려 한국의 가족과 이민문제, 일본의 평생직장 붕괴와 프리다족(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일본의 젊은이들) 등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펼쳐놓는다. 극작가 김명화가 집필하고, 연출가 이병훈과 히라타 오리자가 공동연출한 이 작품은 지극히 평범한 소재와 일상적인 대화로 한·일 현대사회의 단면을 잔잔하게 그려내는 사실주의 연극의 전형을 보여준다.‘서울 시민’‘도쿄 노트’ 등으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낯익은 히라타 오리자는 “두 나라간의 미래에 거는 희망과 잊혀지는 과거 모두를 무대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출연진도 쟁쟁하다. 한국에선 국립극단 원로배우인 백성희를 비롯해 이남희 서현철 정재은 등이 출연한다. 일본에선 스타 배우 미타 가즈요와 사토 치카오 등이 합류한다. 대사는 한국어와 일본어로 동시 진행된다.1만 5000∼3만원.(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일관계 ‘溫故知新’

    조선시대 한·일문화교류의 첨병 역할을 한 조선통신사의 활동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조선통신사학회가 공식 출범한다. 조선통신사학회 창립준비위(위원장 강대민 경성대 교수)는 국내외 학자 100여명과 일본총영사, 부산시 관계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17일 부산시청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이 학회는 최근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로 한·일 관계가 소원해지기는 했지만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우호관계를 회복하고 양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는 지식인들로 구성됐다. 이 학회는 그동안 사단법인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통신사의 복원작업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류의 폭을 넓히는 활동을 하게 된다. 창립총회에 이어 열리는 학술심포지엄에서는 미국 일리노이대 로널드 토비 교수와 이원순 전 국사편찬위원장의 주제발표 및 토론회가 있을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오페라 선율로의 ‘초대’

    오페라 선율로의 ‘초대’

    초여름 더위를 식히는 오페라 공연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달 들어 루마니아·일본 등 해외 정상급 오페라단의 대규모 공연이 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물론 이에 뒤질세라 국내 오페라단은 소극장과 지방무대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무대로 차별화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 정상급 오페라단인 루마니아 클루즈 나포카 국립오페라단이 14일부터 30일까지 15일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오페라단은 오페라의 고장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축제에 20년동안 참여하고 있다. 공연 이름이 ‘잘츠부르크 오페라 페스티벌’로 된 것도 이 때문. 이번 공연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3대 오페라인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토스카’가 19회에 걸쳐 무대에 오른다. 테너 니카 콘스탄틴과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시모네, 바리톤 플롭 마틴 등의 스타들이 총출동, 최고의 기량을 뽐낼 계획이다. 환상적인 오페라 무대를 꾸미기 위해 합창단·무용단·무대 기술진 등 70여명의 스태프도 함께 내한했다. 한·일수교 40주년 기념으로 일본 간사이 니키카이 오페라단도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를 올렸다. ‘탄호이저’는 바그너를 낭만적인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하게 만든 작품.‘노래의 전당’‘순례자의 합창’‘볼프람의 아리아’등 유명한 아리아와 합창이 울려 퍼질 때 독일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줬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오오가쓰 슈야의 지휘 아래 테너 네기 시개루, 나리타 가쓰미 등 최고의 성악가들이 무대에 섰다. 독일 오페라를 주로 상연하는 이 오페라단은 국립오페라단이 없는 일본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오페라를 주로 무대에 올리는 후지와라 오페라단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해외 오페라단이 크고 화려한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것과 달리 국내 오페라단들은 소극장과 지방으로 관객들을 찾아가는 뜻깊은 오페라 공연을 펼친다. ‘여자의 마음’ 등 유명한 아리아로 유명한 베르디의 ‘리골레토’는 동숭동의 작은 소극장 무대 씨어터 일에서 16일부터 26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소극장 무대인 만큼 오페라 가수들의 표정과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관객들과의 호흡에 주력한다는 것이 오페라 쁘띠측의 설명이다. 이에앞서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10∼11일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비제의 ‘카르멘’으로 지방 관객을 사로 잡았다. 영남지역에서 초연된 이 공연은 애절한 사랑의 아리아가 스펙터클한 무대에 더해져 감동을 줬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도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도쿄 시내 시오도메의 덴쓰빌딩 47층 ‘지팡구’나 시내 한복판 도쿄돔호텔 4층의 ‘유교안’ 등 고급식당은 요즘 예약이 어려워졌다. 골프장의 부킹도 힘들어졌고, 할인요금은 사라졌다. 장기 불황시대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 등은 여전히 어렵다.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와 소비·생산·수출 등도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것이 장기불황의 터널 끝에 서 있는 일본이다. |특별취재팀|최근 1∼2년 사이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고 있다. 도쿄 시내의 시오도메, 롯폰기, 시나가와 등에는 40층 안팎 초고층 빌딩들이 재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으로 속속 들어섰다. 요즘은 도쿄역 부근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 10∼20년 후를 대비한 상징적 모습으로 꼽힌다. 국회 주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정책의 결정판이라는 우정사업 개혁문제로 시끄럽다.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해산까지 시사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내 ‘우정족’ 의원을 중심으로 한 108명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대 운운하며 결사적으로 반대한다.1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자는 주장과 우정민영화 절충론이 9일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집권 5년차로 들어선 ‘고이즈미 개혁’은 곳곳의 철밥통을 깨고 있다. 사법개혁, 도로공사 민영화, 연금개혁, 국립대학 등의 특수행정법인화, 기초자치단체의 대대적 합병 등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공무원들도 실적주의가 도입되고, 국회 직원 수도 대폭 축소된다. 그런 탓에 인사, 돈, 정보의 3대 축으로 이뤄지던 낡아빠진 파벌정치도 크게 약화됐다. 민간부문도 낡은 것을 벗어던지는 변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흥 인터넷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2) 사장 등 30∼40대의 야심찬 기업가들이 인수·합병 등을 앞세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기업·가계 등 전 부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가 넘쳐난다. ●거품과 비효율이 제거된 10년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이즈반도 해안지대에 가면 폐업했거나 휴업 중인 중규모 호텔들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시절 과도한 접대비로 회사나 각종 단체의 연수, 회식 등의 ‘이벤트 손님’이 사라진 것이 이런 현상을 촉발한 것이다. 기업들도 대전환기를 맞았다. 현재 기업들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체력을 강화한 뒤 고용을 다시 늘리는 ‘선순환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와코 주이치 수석연구원은 분석한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도 “지난 10여년간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거품붕괴는 미국의 베트남전 패전과 같은 충격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통신사 특파원 출신의 자유기고가 도쿠모토 에이치로는 “학연이나 지연, 파벌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사라졌다.”며 “능력에 의해 경쟁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특히 IT업체의 창업이 활발해지며 기득권적인 기업구조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의 싹이 보인다 일본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물건을 사고 배달을 요청하면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던 것은 옛말이다. 급행료를 내면 다음날 혹은 당일도 배달된다. 관청이나 기업, 은행 등도 민원을 신청하면 종전엔 1∼2주일가량 기다려야 했으나 지금은 빠르게 해결되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스피드 경영도 요즘 기업들의 화두다.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95년 사장 취임 때 “해외사업을 위해 스피드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진두지휘, 오늘의 초일류 자동차 기업을 일궈냈다. 한 발 앞서 문제점을 개선하고,1초도 아낀 부품조달 등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일본인만에 의한 기업경영도 옛말이 됐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마쓰다 등 5대 자동차 업체 중 닛산 등의 3개사 최고경영자가 한동안 외국인이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소니도 22일 주주총회에서 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를 회장으로 정식 추대한다. 스피드 경영은 일본 최대 IT재벌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온라인 쇼핑몰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등 신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거품붕괴 이후 위기경보 강화돼 요즘 마루젠이나 기노쿠니야 등 대형 서점에 가면 ‘허구의 경기회복’,‘국가재정파탄’,‘희망격차사회’‘이극화 일본’ 등 향후 일본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는 서적들이 넘쳐난다. 거품붕괴 뒤 일본에선 ‘위기에 대한 경보’가 발달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일반적이다. 거품경제 내내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일본의 장밋빛 미래만을 찬양하다가 거품이 붕괴되자 그 반성으로, 사전 경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인 오노 게이코는 “지난해 시중에 경제가 좋다는 책들이 넘쳤는데 실제 GDP는 2분기나 마이너스였다. 반면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책들이 주류다. 그것은 경기가 좋다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후유증, 그늘도 많이 남겼다 5월말 도쿄도 시나가와구의 오이마치역 인근의 라면가게와 술집 밀집 골목은 오후 7시인데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실직이나 비정규직 전환 등의 서민들에게는 장기불황 후유증이 큰 것이다. 장기불황의 그늘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들이 10여년 동안 고용을 기피,“생산직은 물론 사무직, 연구소도 91년 이후 신입사원 선발을 안한 곳이 많아 기술·기능 전수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이상 된 사원이 오차 심부름을 하는 곳이 많다.”라고 환동해권 경제연구소 에리나의 미무라 미쓰히로 연구원은 우려했다. 글로벌화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도요타자동차·소니 등 굴지의 대기업에는 미국·중국 등 다국적 사원이 많다. 대부분 영어로 이뤄지는 회의에서 ‘사원간 의사소통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정사원, 계약사원, 촉탁사원, 파견사원 등 사원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조직 화합이 어려워진 것도 큰 숙제로 부상했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사회적 과제다. taein@seoul.co.kr ■ ”日은 대수술 막 끝낸 환자” 후카가와 도쿄대교수 인터뷰 |특별취재팀|“일본경제는 커다란 수술을 받은 직후의 환자 같은 상황이다. 연간 0∼2%의 성장을 할 수는 있게 됐지만 그나마 이전 같은 고성장은 없을 것이고 미국·중국 등의 외부 충격에 약하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학교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일본 경제의 상태를 이같이 요약했다.10여년의 장기불황 기간 중 중반까지는 재정의 과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으로 우왕좌왕했지만, 이후 실효적인 개혁이 시작되면서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7년 정도는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간과 이후 기업·가계 부문의 의미있는 개혁들도 진행됐고, 제조업이나 은행 등의 부채 처리가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개혁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기간 일본을 부정적으로 짓눌렀던 학벌지배 현상이 약화되는 등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진단했다. 오랫동안 도쿄대 법학부 출신들이 경제부처를 좌지우지했으나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경제분야 인재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부실기업과 구조조정이 늦어진 기업들이 망해도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법 정비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주가가 저평가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쓰러질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주가 저평가론을 부인했다. 나아가 지금까지는 시장을 공업기술이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마케팅이나 소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스피드로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며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성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처럼 일본의 위기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일본은 ‘조용히, 천천히 성장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이다. 그러면서 환경기술에서 프런티어 정신을 발휘할 경우 제1의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진·태풍 등 환경·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발달시킨 환경·기상기술 등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750조엔에 이르는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김상연기자의 “일본은 있었다”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쇼군은 군병의 일을 힘쓰지 아니하여 사람들이 포성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하였습니다.” 지난달 16일 특별취재를 위해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머릿속은 1636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광과 인조(仁祖)의 대화로까지 달려 올라갔다. 일본 근대화의 배아를 잉태했던 그 도쿠가와 막부시대로부터, 근대화를 완성한 120년 전 김옥균(金玉均)의 황망한 도일과 40년 전 김종필(金鍾泌)의 다급한 방일, 그리고 21세기 대명천지에도 현재진행형인 독도, 야스쿠니 등등…. 번잡한 상념이 무색하게 비행기는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나리타공항에 착륙했다. ●개별과 집단 사이… 도쿄시내 남쪽 시나가와역에서 처음 맞닥뜨린 거대한 인파는 이방인을 익사시킬 것만 같다. 바쁜 걸음으로 각자의 방향으로 돌진하는 사람의 물결은 윌리엄텔 서곡 2부의 리듬을 연상시킬 만큼 일관성 있게 빠르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풍경은 돌변한다. 식객의 주류는 혼자서 밥 먹는 사람들. 다른 사람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후다닥 먹고 서둘러 나간다. 전철역 인파를 보고 ‘일본은 있다.’고 하고, 식당안을 보고는 ‘일본은 없다.’고 하는 건가? 식당안의 그저그런 ‘나카무라’들이 고니시 유키나가나 이토 히로부미 같은 ‘촉매’를 만나면 전철역의 위협적인 검은부대로 변신하는 건 아닐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아무리 붐벼도 열차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몸을 밀치며 올라타지 않는 사람들. 도로에선? 횡단보도를 밟고 선 자동차는 없다. 자로 잰 듯 정차해 있다가 일제히 평행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행렬. 각박함이 지배했을 법한 ‘잃어버린 10년’도 일본인의 소프트웨어 진보는 막지 못했다. 계층과 빈부를 막론하고 국민 전체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질서의 소프트웨어는 오랜 시간에 걸친 축적의 발현일 것이다. 그것이 메이지(明治)유신에서 발원한 전체주의적 교육의 소산이든,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두려워하는 일본인 특유의 DNA 때문이든. ●전통과 외래 사이… 서울보다 사람이 많다는 도쿄지만 식당 간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은 전통 일본풍이다. 그러나 시부야 같은 번화가는 ‘자본주의의, 자본주의에 의한, 자본주의를 위한’ 일본의 다른 얼굴이다. 고층빌딩들의 앞면에 매달린 대형 광고전광판에서부터 바닥에 엎드린 소규모 상점들의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볼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소리가 소리를 누르기 위해 더 큰 소리를 동원하는 메커니즘은 초기 자본주의의 원초적 경쟁을 연상시킨다. 전통과 외래가 자본이라는 동질의 목표를 향해 각개약진하는 모습은 불안하면서도 절묘하다. 인상적인 점은 억압보다는 방임으로 균형을 맞춰 가고 있다는 것. 여고생들이 미니스커트에 가까운 교복을 거리낌없이 입고 다니는 광경에서 전통과 외래의 절묘한 ‘팽창 시너지’가 느껴졌다. “그래, 일본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일본은 있었습니다. 언제든 계기가 주어지면 무섭게 뭉칠 수 있는 잠재력이 엿보였습니다. 방비를 게을리 하다간 장래에 큰 화가 다시 닥칠까 심히 염려되옵니다.” carlos@seoul.co.kr ■ 도움 주신 분들 이번 한·일 수교 40주년 특별기획에 도움주신 분들을 2회에 걸쳐 싣습니다(무순입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중의원(부간사장) ▲구사노 다다요시(草野忠義)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 ▲다카하시 요시오(高橋由夫)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부국장 ▲구마가이 겐이치(熊谷謙一)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국제국장 ▲무쿠타 사토시(田哲史)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환경·기술본부장 ▲마스다 기요시(益田淸) 도요타자동차 이사 환경부장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도쿄대학교 대학원 교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자민당 참의원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민주당 중의원(역원실장)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민주당 중의원 ▲기타지마 가즈토시(北嶋一甫) ㈜기타지마 시보리 제작소 사장 ▲오이케 가즈오(尾池和夫) 교토대 총장 ▲사사키 미사오(佐佐木節)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교수 ▲나카무라 가즈야(中村一也) 교토대 총장 비서실장 ▲사고 노리치카(佐合紀親) 오사카대 우주물리학 박사 ▲다카하시 도루(高橋徹)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박사후 과정(오사카대 핵물리학 박사) ▲이시무라 시게이치(石村繁一) 남코(NAMCO) 사장 ▲히라이 아쓰오(平井淳生) 경제산업성 상무정보정책국 정보통신기기과 과장보좌 ▲나카지마 구니오(中島邦雄) 정책대학원대학 교수 ▲오카타 야스오(緖方靖夫)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국장, 참의원 의원 ▲오모카와 마코토(面川誠) 일본공산당기관지 新聞赤旗 외신부 기자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 피스보트 공동대표 ▲다나카 쓰네유키(田中恒行)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노동정책본부 기획조사그룹장 ▲스즈키 아키히코(鈴木明彦)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 ▲이노우에 사토시(井上哲) 인사원 직원복지국제과 주임국제전문관
  • 한·일수교 40주년 특별기획 일본을 다시본다

    서울신문이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새 기획시리즈 ‘일본을 다시 본다.’를 내보냅니다. 특별취재팀의 일본 현지취재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토대로 22회에 걸쳐 연재될 이번 기획물은 10년간의 장기불황속에서도 철저한 구조조정과 공공부문 민영화, 나노테크 등 신산업 창출을 통해 실질경쟁력을 높여가나는 일본의 노력을 집중 조명합니다. 독도,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 등 일본 우경화와 ‘힘의 외교’의 실상을 짚고 21세기 진정한 한·일 협력시대를 열기 위한 조건과 미래지향적 지평도 함께 모색합니다.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일본 간사이 니키카이 오페라단 세종문화회관서 ‘탄호이저’ 공연

    한·일수교 40주년 기념으로 일본 간사이 니키카이 오페라단의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가 11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탄호이저’는 바그너를 낭만적인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하게 만든 작품으로 ‘노래의 전당’ ‘순례자의 합창’ ‘볼프람의 아리아’ 등 유명한 아리아와 합창을 갖고 있다. 일본 오페라를 대표하는 스즈키 게이스케가 연출하고, 독일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오가쓰 슈야가 지휘를 하며 탄호이저에 테너 네기 시게루, 나리타 가쓰미 등 최고의 성악가들이 새로운 형식과 주제의 독일 오페라 진수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오페라를 주로 상연하는 이 오페라단은 국립오페라단이 없는 일본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오페라를 주로 무대에 올리는 후지와라 오페라단과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번 공연에 대한 화답으로 오는 10월 서울시 오페라단이 ‘심청’을 가지고 오사카에서 공연을 한다.(02)399-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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