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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우기 싫은 무사가 싸워야 하는 것처럼 우리 삶도 그 간극을 어떻게 좁혀나갈지…”

    “싸우기 싫은 무사가 싸워야 하는 것처럼 우리 삶도 그 간극을 어떻게 좁혀나갈지…”

    무사(武士)다. 손에 칼을 쥐었다. 복수를 숙명처럼 여기고, 목소리를 낮게 깐 채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 해야 마땅한 처지다. 그런데 이 무사, 싸우는 게 싫다. 용맹함으로 이름 떨치던 아버지 ‘찬솔아비’는 살아있을 때 싸우라고 강요했고, 아비가 죽자 어머니 ‘아란부인’은 복수를 간청한다. 그를 만나는 무사마다 칼을 뽑아들고, 마을처녀 ‘초희’는 지상의 왕 ‘검은등’에게서 자신을 해방시켜달라고 요구한다. “내가 아닌 다른 것 때문에 변하고 싶지 않다”는 ‘갈매’에게 무사의 길은 운명이면서 짐이자 압박이다. 국립극단의 올해 첫 창작극 ‘칼집 속에 아버지’는 칼싸움하는 무사가 되고 싶지 않은 갈매의 여정을 따라가며 사회적 억압과 극복을 이야기한다. 갈매만 맘고생이 심한 줄 알았더니, 배우의 몸고생도 만만치 않다.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판에서 만난 김영민(42)은 손가락마다 상처투성이다. “연습할 때는 몰랐는데 끝나고 보면 까져 있다. 어제는 어디에 부딪혔는지 가슴 쪽에 통증이 있다”면서 배시시 웃었다. 찬솔아비(김정호)와는 몸싸움을 하면서 바닥을 구르기 일쑤다. 흑룡강(윤상화), 백호(박완규)와 칼싸움을 하면서는 머리 위로, 발 아래로, 배를 향해 날아드는 칼을 날렵하게 막고 피한다. 배우들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져 관객들은 굉장히 흥미진진하겠지만, 배우는 한 장면이 끝날 때마다 지쳐 쓰러질 지경이다. ‘햄릿’, ‘에쿠우스’, ‘에이미’, ‘M버터플라이’…. 다양한 작품을 한 김영민은 별별 경험을 다했지만, 이렇게 과격한 칼싸움·몸싸움은 처음이다. ‘연극계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어울리는 잘생긴 얼굴로 그는 “이젠 40대라 몸 쓰는 게 힘들다”는 농을 던지면서도 꽤 즐겁다고 했다. “고연옥 작가가 쓴 극본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강량원 연출과는 처음 만난 건데, 작업 과정이 좀 달랐죠. 보통은 연습 전에 대본 리딩을 어느 정도 하는데 강 연출은 바로 연습에 들어가더라고요. 배우들과 연습을 하면서 인물과 상황을 함께 만들어가고, 느끼면서 체득하는 식이죠.” 싸우기 싫은 무사가 싸워야 하는 운명에 놓인, 갈매의 딜레마는 김영민에게도 고민을 던졌다. “저 역시 부딪히거나 싸우길 원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를 하게 되면 뒤돌아서 무척 후회하죠. 갈매처럼 당혹한 상황에 맞닥뜨린 것은 아니지만, 원래 우리가 사는 세상도 싸우고 투쟁하고, 때론 피비린내날 정도로 잔인하잖아요.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싸워야 하나, 등져야 하나. 계속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그는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간극, 그 틈을 어떻게 좁혀갈 것인가가 갈매의 숙제이자 내가 풀어야할 숙제”라고 했다. 복수는 고통의 연속이다. 그래서 어쩌면 극이 하염없이 무거워지고, 갈매의 처지가 너무 처절하게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꽤 코믹한 설정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동작만큼 날쌔게 입을 나불대는 흑룡강과 제 입을 슉슉 소리를 내며 칼싸움을 하는 엉뚱한 백호는 진지한데 웃긴다. “배가 불렀다”고 꾸짖는 찬솔아비에게 “먹고는 살겠죠”라고 받아치거나, 연인에게 안긴 듯한 자세로 “날 좀 죽여주시오”라고 어울리지 않는 말을 내뱉는 갈매가 또 그렇다. 꽤 진중한 역할을 많이 했던 그에게서 엿보이는 장난기 어린 표정 변화가 색다른 느낌이다. 그는 “재미있고 쉽게 풀어내면서 관객에게 충분히 즐기고 판단할 여지를 준다는 게 공연의 장점”이라고 꼽았다. 판단의 시작점은 ‘칼’이다. 칼이란 무엇인가. 싸움이나 투쟁 그 자체가 될 수도 있고, 세상과 맞설 수 있는 무기라는 상징일 수도 있다. “나 이제야 돌아왔어요”라는 갈매의 마지막 대사 역시 판단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수도 있겠다. 아버지에게 하는 말인지, 갈매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 이제 무사로서 살겠다는 것인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인지. “공연이 끝나면 많은 관객은 이렇게 느낄지도 모르겠어요. 무사의 시대는 끝난 것이 아니라고.”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는 26일부터 5월 12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 오른다. 26·27일 공연은 프리뷰. 글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실패한 기업인들이 찾는다는 그 섬… 4주간 무슨 일이

    [주말 인사이드] 실패한 기업인들이 찾는다는 그 섬… 4주간 무슨 일이

    해마다 100만여명이 창업을 하지만 80여만명이 폐업을 한다. 금융위원회와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창업 기업의 생존율은 3년 후 55%, 5년 후 39%, 10년 후 24%에 불과하다. 창업자 10명 중 5명이 3년 내 문을 닫는 셈이다. 창업 기업의 폐업 횟수는 1.3회, 재창업 횟수는 0.8회로 폐업 후 50%는 재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쓰러지면 재기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실패한 기업인은 죄인이 아니지만 일순간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의 재기를 ‘힐링’으로 접근한 색다른 시도가 남해의 외딴섬,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죽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조차 없이 벼랑 끝에 몰린 19명이 지난 2월 24일 무거운 마음으로 섬을 찾았다. 4주간의 시간,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지난달 21일 통영에서 배를 타고 1시간 만에 도착한 죽도는 인적이 드문 조용한 섬이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 폐교를 리모델링한 죽도연수원에서는 ‘실패 중소기업인 힐링캠프’가 진행되고 있었다. 2011년 11월 첫 캠프를 연 뒤 5회째다. 캠프는 3월과 6월, 11월 등 매년 3차례 진행된다. 연수원으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가파른 오르막길에 세워진 표지판이 눈에 띈다. “묵은 마음 비워서 맑고 둥근 마음만 가득 채워 가는 곳…허밀청원.” 섬에 내리기 전까지 ‘외인구단’이나 ‘실미도’를 연상했기에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글귀다. 가쁜 숨을 돌리려 들어간 연수원 식당에서 형광색 점퍼를 입은 이들이 반갑게 인사한다. 캠프 참가자들이다. 퇴소를 앞두고 그동안 생활했던 텐트와 침낭 등을 정리해 햇볕에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표정이 밝은 그들의 모습에서는 얼마 전까지 ‘인생 실패자’로 자책하며 방황했다는 사실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상하(43) 원장은 “이곳에서 ‘재기’는 재창업이 아니라 잃었던 용기를 되찾고 깨진 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라며 “실패한 사람에게는 실패 마인드가 숨어 있는데 치유 없이 정상적인 패자 부활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4주간 무료로 진행되는 힐링캠프는 방목 형태로 진행된다. 주입식 강의나 창업 스킬 등 성공 기법을 전수하는 과정은 없다. 100명이 넘는 재능 기부자 중 컨설턴트는 배제하고 종교인과 심리치료사 등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철저하게 ‘의도된 불편함’을 극복하며 스스로 마음을 관리하는 시간의 반복이다. 사업 실패로 같은 아픔을 경험했던 설립자와 한 원장의 신념, 그리고 재기 과정에서 간절히 필요했던 것을 녹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캠프는 술과 담배, 휴대전화, 지갑을 수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4주간을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취지다. 오전 5시 50분 기상과 함께 편치 않은 산길을 헤치고 명상 바위에 오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취침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식사는 하루 2끼만 제공하고 입소 다음 날부터 퇴소 전날까지 26일간 텐트에서 야영한다. 초기 2주간은 강의장을 제외하고는 대화도 차단된다. 캠프에서는 자급자족을 하기에 농촌 활동도 필수 일과다. 한 원장은 “실패한 기업인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환경을 탓하고 남을 원망한다”면서 “신세 한탄이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강당에는 “나는 지금 여기에 왜 와 있는가”, “고난과 좌절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나는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자기 암시 글들이 곳곳에 걸려 있다. 캠프 참가자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처음에는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고 쉽게 말문도 열지 않는다. 실패의 기간이 길수록 이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얼굴은 죽을상이고 의욕은 찾아볼 수 없다. 참가자들은 구구절절한 사연을 토로하지만 캠프에서는 철저히 무시한다. “나는 잘했는데…”라고 할 때마다 “너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했는가”라는 질문이 되돌아간다. 휴먼 영화를 시청하고 100배 절을 올리고 사이코드라마에 직접 출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마음의 변화를 겪는다. 야영은 캠프의 ‘백미’다. 산속에 설치된 텐트 간 거리는 30m가 넘는다. 아무런 간섭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회한, 후회의 뜨거운 눈물을 수없이 흘린다고 한다. 18년간 전자계통사업을 하다 2008년 폐업한 김경곤(59)씨는 “여기 온다고 뭐가 해결될까 하는 고민과 창업자금을 받는 데 유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했다”면서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를 털어내면서 몸과 마음이 맑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식품제조유통업을 했던 정영준(51)씨는 위기 탈출을 위해 입소했다. 정씨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 왔지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매우 유용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실패한 기업인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김경곤씨는 “아침이 밝아 오는 것이 싫었고 내 이름이 적힌 우편물을 받는 게 두려웠다”면서 “특히 나 때문에 가족까지 피해를 당하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당시 자살하는 사람에게 공감이 갔다”면서 “남을 원망하는 마음만 들고, 내가 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면서 술로 시간을 허비했다”고 회고했다. 사업이 망한 이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작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신용을 회복해야 하는데 상당수는 빚의 늪에서 헤어날 방법을 찾지 못한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후반 남성은 “신용 회복을 하더라도 카드 발급이나 대출이 안 되는 등 재기를 위해 기댈 언덕이 없다”면서 “사업이 잘되면 금융권이 제일 먼저 고개를 숙이며 찾아오지만 반대 상황에서 가장 먼저 발목을 잡는 것도 금융권”이라고 성토했다. 캠프를 거쳐 간 68명 중 50%가 재창업(12명)을 하거나 취업에 성공했다. 5년간의 아픔을 딛고 대구에서 재기한 향천의 김영만(47) 대표. 그는 2차례 누룽지 제조 업체를 운영하다 무일푼으로 쫓겨났다. 2008년 이후 신용불량자로 4년간 ‘바닥 인생’을 경험했다. 지난해 3월 2회 캠프에 참가한 후 중소기업청의 재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재기했다. 김 대표는 “항상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고 스스로에게 경종을 울린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4주간의 일정을 마친 5회 캠프 참가자들이 1명의 낙오자도 없이 섬을 나섰다. 그토록 힘겨워했던 현실 속으로 다시 들어선 것이다. 오늘의 실패를 자산이자 축복으로 되돌리는 항해가 시작됐다. 글 사진 죽도(통영)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서울연극제, 공식참가 작품 등 44편…사회 조명한 연극 많아

    제34회 서울연극제가 오는 15일부터 5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예술공간 서울,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펼쳐진다. 이번 연극제는 공식참가작, ‘미래야 솟아라’ 부문 참가작, 기획초청작 등 44편을 준비했다. 공식참가작에는 사회문제를 들여다볼 만한 작품이 즐비하다. 극단 연우무대의 ‘일곱집매’(24~28일)는 경기 평택 미군부대 근처에 살던 ‘양공주’를 다룬다. 과거 ‘양공주’로 손가락질받던 여성들의 삶이 과연 자신이 선택한 것인지 사회의 요구였는지를 묻는 한편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동남아에서 한국에 온 여성에게서 기지촌 문제가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임을 이야기한다. 극단 창의 ‘인간대포쇼’(25일~5월 5일)와 서울연극앙상블·극단 인어의 ‘불멸의 여자’(17~21일)는 약자에게 더욱 강하게 가해지는 폭력을 그렸다. 극단 지구의 ‘일지춘심을 두견이 알랴’(19~26일), 극단 유목민의 ‘끝나지 않은 연극’(5월 2~5일)은 각각 과거의 정치와 꿈을 통해 현실 정치를 돌아보게 한다. 아울러 로봇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조명한 극단 거미의 ‘알유알’(18~21일), 치유를 이야기하는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트라우마 수리공’(5월 9~12일), 자신을 부유하다고 착각하며 사는 사람들을 그린 극단 대학로극장의 ‘평상’(24~28일)이 무대에 오른다. 예술공간 서울에서 열리는 ‘미래야 솟아라’는 젊은 연극인들의 창작 역량을 엿보는 무대다. 극단 후암의 ‘미디어 콤플렉스’(20~21일)와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락앤롤 맥베스’(5월 4~5일)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서로 다른 형식으로 재조명했다. 극단 원형무대의 ‘삿포르에서의 윈드서핑’(23~25일), 정의로운천하극단 걸판의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지켜줄 거야 친구야’(27~28일), 아날로그 앤 디지털 씨어터의 ‘미래도둑’(30일~5월 2일), 극단 가변의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5월 7~9일), 극단 다의 ‘어른의 시간’(5월 11~12일) 등은 인간 내면과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지난해 ‘미래야 솟아라’ 부문 작품상 수상작인 ‘살아남은 자들’(극단 창세),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작인 ‘선녀씨 이야기’(극단 예도), 차세대 연출가 초청작인 ‘소외’(무브먼트 당당)도 공연한다. 40대 중견 배우 100명이 자신이 연기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고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배우 100인의 독백’(5월 1~5일)과 바자회, 다문화 축제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02)765-7500.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경영진 연봉 공개 명암/임태순 논설위원

    전문경영인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디지털화, 업무효율화 등으로 모든 자원이 한곳에 집중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능력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기 때문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장하준 교수는 “요즘 미국 CEO들의 보수는 1960년 대에 비해 10배 정도 올랐다”고 말한다. 그는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1960년대 CEO와 근로자 간 급여차는 30~40대1이었으나 전문경영인들의 경영능력이 강조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격차가 벌어지면서 1990년대 100대1, 2000년대에는 300~400대1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경영진들이 더 많이 가져가야 하지만 과연 요즘 기업의 성과가 1960년대에 비해 10배 정도 더 좋은가 반문하면서 높은 보수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나라도 미국, 독일, 일본처럼 CEO들의 급여가 공개될 날이 머지않았다. 연봉 5억원 이상의 등기임원·감사 연봉을 공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엊그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법안 찬성 측은 경영진 연봉 공개는 기업 경영에 대한 주주의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연봉 공개는 임직원 간 위화감이 커지고 노사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재벌 총수들의 연봉이 공개돼 총수 때리기로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게 더 큰 이유일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 재벌가 2세들이 발빠르게 이사회 참석을 포기하면서 등기이사에서 빠진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확산될 것이다. 대신 오너들은 이사회에서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봉 공개는 기업의 우려대로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고액 연봉자는 사회단체 등의 기부 요청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위스에서 기업 경영진의 보수를 주주가 결정하도록 하는 주민 발의안이 68%의 높은 지지를 받아 통과된 데서 보듯 투명경영과 상생의 정신은 시대적 추세다. 장 교수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더 알려준다. CEO의 연봉이 10배 오르는 동안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973년 18.90달러에서 2006년 21.34달러로 33년 사이에 13% 인상되는 데 그쳤다고 말한다. 인력 감축, 생산성 향상 등 경영합리화의 열매가 합리적으로 배분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경영자들의 진취적인 개혁성이 홀대 받아서도 안 되겠지만 과실이 한쪽으로 쏠려 사회안정이 저해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길섶에서] 도다리쑥국/정기홍 논설위원

    어릴 적 봄날, 밭두렁에 돋아난 쑥을 캔 뒤 한 바구니에 담는 재미가 참 좋았다. 가족이 함께한 나름의 ‘놀이’였던 셈이다. 쑥을 바구니에 담아 와 마당에 말렸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봄볕을 잘 받은 쑥잎은 나중에 쑥떡으로 빚어져 간식으로 나왔다. 더러 멸치와 된장을 넣은 쑥국도 밥상에 올랐지만, 그 쓴맛에 나의 숟가락은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30~40대 때는 잦은 음주로 간이 나빠져 말린 인진쑥을 사서 끓인 뒤 마신 적도 있다. 쑥잎을 찧어 만든 솜 모양의 뜸쑥도 요즘 널리 애용되는 침구술의 하나이다. 쑥은 이처럼 식용과 약용으로 생활에 유익하게 쓰인다. ‘삼년 묵은 쑥은 칠년 된 지병을 고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최근 점심 때 먹은 ‘도다리쑥국’의 쑥향이 일품이었다. 도다리와 쑥을 넣고 끓인 국으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경남 통영의 봄철 음식이란다. 육지의 햇쑥과 바다 도다리의 절묘한 만남, 이만한 ‘산해(山海) 진미’가 또 있을까 싶다. 누구나 어렵게 살던 때, 제철 식재료를 ‘버무린’ 지혜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40대 가장도 동반 자살

    대전에서 사업을 하다 수억원의 빚을 져 생활고를 겪던 40대 부부와 딸 등 일가족 3명이 동반 자살했다. 8일 오전 10시 20분쯤 대전 서구 월평동 주택가 도로에 주차된 마티즈 승용차 운전석에서 김모(42·자영업)씨가 비스듬히 누워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차량 조수석 바닥에 타다 남은 번개탄과 화덕이 놓여 있었다. 김씨는 승용차 안에 “빚을 져 생활고가 심하다. 괴롭다. (가족에게) 잘해줘야 하는데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집에 가면 처와 딸이 숨져 있을 것”이라는 유서를 남겼다. 유서를 본 경찰은 인근 서구 만년동 김씨의 아파트 방안에 부인(42)과 외동딸(14·중 2)이 숨져 있는 것을 추가로 발견했다. 승용차 안에 있던 김씨의 유서에는 “3일 전 부인, 딸과 함께 집에서 수면제를 먹고 동반 자살을 시도했는데 나만 살아남았다”면서 “따라 죽으려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는데 잘 안 됐다”는 내용이 더 적혀 있었다. 안방에 수면제 병이 놓여 있었고, 집안에는 문틈이 테이프로 밀봉된 채 가스배관이 잘려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김씨가 부인, 딸과 함께 자살을 하려다 실패한 뒤 도시가스 흡입 등 갖가지 방법으로 다시 자살을 시도하다 뜻대로 되지 않자 가족이 숨진 3일 후인 지난 7일 승용차에 번개탄을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40대男, ‘서진환 사건’ 발생 인근 지역 대낮에 주부 성폭행

    서울 광진경찰서는 대낮에 주택에 침입해 주부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김모(42)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시쯤 서울 광진구의 한 주택에 창문을 통해 침입, 30대 주부를 흉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는 등 지난해 12월 말과 올 3월 중순 등 두 차례에 걸쳐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장소는 지난해 서진환(42·1심 무기징역)이 전자발찌를 찬 채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곳과 가까운 곳이었다. 경찰이 수거한 범인의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 3년 전부터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수감자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한동안 수사에 혼선을 겪던 경찰은 수감자와 DNA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 김씨의 범행이라는 것을 확인, 지난달 27일 경북 포항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69세 인도 갑부 “자식없는 40세 이하 신붓감 찾아요”

    69세 인도 갑부 “자식없는 40세 이하 신붓감 찾아요”

    호화로운 대저택과 개인 비행기, 수십대의 최고급 승용차를 소유한 인도 출신 갑부가 신붓감 구하기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갑부의 나이는 69세로 40세 이하의 자식없는 여성을 찾고 있다. 최근 인도 뭄바이에서 발간되는 한 신문에 이색적인 전면광고가 실렸다. 광고를 낸 사람은 1967년 고향을 떠나 미국에서 여행사업으로 큰 돈을 번 딘샤 비마다랄(69). 천만장자로 알려진 그는 3년 전 교통사고로 부인을 잃은 후 실의에 빠져있다 노년을 위해 새 반려자를 찾아 나섰다. 그가 내건 신붓감 조건은 다소 까다롭다. 먼저 나이는 40세 이하로 고등 교육을 마친 영어에 능숙한 여성이어야 한다. 또한 이혼 여부는 중요하지 않으나 자식은 없어야 하며 채식주의자는 안된다. 비마다랄은 “원하는 신붓감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내 마음과 육체는 40대” 라면서 “지금도 모험과 활발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긴다.”고 밝혔다. 이 광고가 신문에 게재된 후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비마다랄에게 시집가기 위해 줄을 섰다. 비마다랄은 “20명의 후보들을 ‘면접’ 봤는데 이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었다.” 면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아름다운 외모였지만 글래머한 스타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외모는 중요하게 보지 않지만 마른 스타일을 선호한다.” 면서 “재혼하고 싶은 신붓감이 있을 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40대男, 초등생 두 친딸에게 한 패륜 행위는

    40대男, 초등생 두 친딸에게 한 패륜 행위는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는 3일 친딸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모(44)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조씨에게 정보공개 5년,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6년을 명령했다. 조씨는 지난해 3∼8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의 몸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의 범행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둘째 딸이 학교의 미술심리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재판부는 “어린 나이의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행위 때문에 극도의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죄질이 매우 불량할 뿐 아니라 인륜의 근본에 반하는 범죄로 사회적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너무나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집 안 한가득 봄을 디자인해 보세요

    집 안 한가득 봄을 디자인해 보세요

    아직은 쌀쌀하다지만 그래도 한번씩 화창한 날들이 이제는 봄임을 알려주고 있다. 봄을 맞아 집안 분위기를 한번 확 바꾸고 싶다면 오는 15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갤러리에서 열리는 ‘디자인 유어 하우스-101가지 아이템으로 당신의 집을 디자인하라’ 전시를 한번 둘러볼 만하다. 전시장은 현대 디자인의 명인들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1950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은 모던 디자인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굿 디자인’전을 열었는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계기로 찰스 임스, 알렉산더 지라드, 브루노 무나리, 베르너 판톤 등 유명 디자이너들의 이름이 대중에게도 깊이 각인됐다. 롯데갤러리 측은 “반세기가 지난 2009년에도 ‘굿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전시가 다시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릴 정도로 디자인이 좋으면서 실용적인 제품에 대한 관심이 지금까지도 식지 않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모던 디자인들을 다시 한곳에 모아 선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모두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각각 60대 노부부의 거실, 40대 부부와 초등학생 자녀의 식탁, 40대 미혼 남자의 서재, 30대 미혼 여자의 독립적 공간, 3세 여자아이의 놀이방 등으로 구분한 뒤 거기에 맞춘 실내 디자인 작품 101가지를 배치해 뒀다. 가령 40대 부부와 초등학생 자녀의 식탁은 우리가 강당이나 회의실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의자인 아르네 야콥센의 개미의자, 자연을 아주 단순한 이미지로 표현해 내는 아이노 마이야 멧솔라의 패브릭, 베르네 판톤의 조명 등으로 꾸며 놓는 식이다. 흔히 봐 왔지만 그게 디자인 작품이었는지 몰랐던 것은 물론 쓰임새와 모양새를 아주 절묘하게 겹쳐 둔 작품들이 눈에 띈다. (02)726-4429.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길섶에서] 중년 과로/정기홍 논설위원

    며칠 전, 살갑게 지내는 40대 후반의 공직자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근에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던 터라 온종일 충격으로 다가왔다. “뇌출혈이라면 필시 말이 어눌해지고, 심하면 팔과 다리 등 신체 장애가 온다던데….” 불길한 생각에 그의 동료에게 전화를 넣었더니 “사고 이틀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천운(天運)이었다. 뇌출혈은 대응이 늦으면 치명적이라는데, 사고 20여분 만에 병원으로 옮겼다니 다행히 대처가 무척 빨랐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평소 새벽 6시에 나와 오후 7시 30분까지 강행군을 한다. 월요일이면 새벽 4시 30분에 출근한다고 했다. 중년의 과로는 졸지에 건강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 그에게도 며칠 전 과로에 따른 이상 징후가 있었다고 했다. 몸 관리는 평소에 해야겠지만, 사고 때 우왕좌왕하지 않아야 한다. 그의 직장이 안전행정부이니 장관께 ‘직원 안전’도 한번 챙기시라고 권해야 할 듯하다. 전화 속 그의 목소리가 아주 힘있게 들려 안도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공연리뷰] 연극 ‘러브… ’ 로맨틱 코미디에 담은 세대 갈등

    [공연리뷰] 연극 ‘러브… ’ 로맨틱 코미디에 담은 세대 갈등

    사랑이라는 말이 세 번이나 들어가 있다. 포스터도 달콤한 분홍빛이고, 두 주인공이 활짝 웃고 있으니 로맨틱 코미디 향기가 물씬 풍긴다. 그런데 대사에 귀를 기울이면 가슴 뜨끔하고 때론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회적 담론이 담겨 있다. “우리 젊은 세대가 중심”이고 자신을 “조국의 미래”로 알았던 젊은이들이 이제는 은퇴세대가 됐다. “돌아보니 40년 간 중노동했”고 “뼈 빠지게 일했다.” 그런 노년을 바라보는 자식세대는 불만이 가득하다. “엄마가 하라는 대로 했어. …나는 진짜 그렇게 사는 게 옳다고 믿었어. 엄마가 그러라 그랬으니까.” 똑똑한 아빠 엄마에게 장래를 내맡기고 부모가 일러준 대로만 착실히 살아왔는데, 어느덧 주변을 돌아보니 아무것도 없다. 집도, 차도, 가정도, 내 힘으로 얻기 어렵게 만든 건 부모 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엄마 아빠는 싸구려 비행기, 비싼 차 타고 다니면서, 그게 환경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절대 생각 안 하는 사람들이야. 노조 깨부수고, 부자 감세 시행한 마거릿 대처를 찍은 세대야. …이번에는 토니 블레어 찍었지? 또 보수당이야, 또.” 딸이 아빠·엄마를 향해 불만을 분출시키며 내뱉는 대사, 영국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나라 이야기라고 해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하다. 젊은 세대가 보기에 부모 세대는 대학 졸업자도 별로 없었고, 취직도 쉬웠고, 조금만 노력하면 뭐든 이룰 수 있던 시절에 승승장구했다. 부모 세대 당사자들은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 길을 만들고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자부한다. 오히려 그 바탕 위에서 자식들은 편안하게 공부하고 일하는데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다고 탄식한다. 서울 중구 명동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러브, 러브, 러브’(마이크 바틀릿 작, 이상우 연출)는 세대에 따른 사고의 변화, 시각차와 갈등의 배경을 명쾌하게 그려냈다. 비틀스가 ‘올 유 니드 이즈 러브’를 부르던 1967년. 케네스(이선균)는 형 헨리(김훈만)의 집에 얹혀살지만 “국가가 내게 투자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넘친다. 산드라(전혜진)는 자유를 갈망하는 피끓는 청춘이다. 19살 동갑인 데다 옥스퍼드대 학생인 케네스와 산드라는 비틀스와 크림의 음악을 좋아하고 대마초를 피우면서 변화하는 세상을 외쳐댄다. 여러 방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더니, 덜컥 결혼했다. 1990년. 비틀스에 광분하던 케네스는 아들 제이미(노기용)가 듣는 모던록그룹 블러의 ‘송2’에 기겁하는 중년이 됐다. 부부는 중산층 동네에 살며 딸 로지(노수산나)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경제적 여유를 누린다. 열정은 없고 구속이 지겨운 부부는 쉽게 이혼했다. 21년 뒤, 은퇴한 63살 케네스는 프랑스식 창문이 있는 넓은 집에서 제이미와 함께 지낸다. 연금, 임대수입을 합쳐 수입은 6만 파운드(약 1억원)에, 취미로 골프를 즐긴다. 세련된 노년이 된 산드라와 친구처럼 연락하며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들에게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 됐다. 그런데 젊은 세대는 영 불편하다. 대학을 나와 일하다 보니 37살이 됐는데, 가진 거라곤 대출금 1만 파운드(1700만원)가 전부인 로지가 그렇다. 이 지경이 되도록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부모 세대는 “성공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사다리를 부숴버”린 이기적인 사람들일 뿐이다. 케네스와 산드라도 할 말은 있다. “최소한 부모한테 빌붙지는 않았”고, “없는 사다리를 만들어서 올라갔”다. 부모와 자식의 처지는 모두 이해의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의 소통과 이해는 접점을 찾지 못한다. 작품에서도 부모 세대가 이기적인지 자식 세대가 나약한지, 누가 옳고 그른지 결론내지 않는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코믹한 대사와 상황을 양념 삼아 작품을 즐긴 관객들이, 공연장을 나서면서 세대의 간극을 이해하고 답을 찾으려고 시도할 때 작품이 품은 의미와 메시지가 완성될 듯하다. 1막과 2막, 3막을 거치면서 케네스와 산드라의 생활환경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준 무대가 돋보였다. 배우 전혜진의 연기가 유난히 빛을 발한다. 전혜진은 10대와 40대, 60대를 연기하면서 각각 발랄하고, 세련되고, 우아한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활력을 넣었다. 실제로 부부 사이인 이선균과 전혜진의 자연스러움과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된 연기도 볼만하다. 오는 21일까지. 2만~5만원. 1644-2003.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통합 경기도축구연합회 ‘내분’

    지난해 10월 통합된 경기도축구연합회가 내분에 휩싸였다. 29일 경기지역 축구동호인들에 따르면 경기북부축구연합회, 경기남부축구연합회로 나뉘어 있던 경기지역 31개 시·군 단위 축구연합회는 지난해 10월 말 경기도축구연합회로 통합됐다. 그러나 경기북부지역 10개, 경기남부지역 7개 시·군 연합회장들은 지난 1월 말 ‘비상공동대책위원회’을 구성하고 뒤늦게 통합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경기북부와 남부는 공간적으로 너무 멀어 통합 운영할 경우 경제적 또는 시간적으로 많은 불편이 예상되는데도 간담회·공청회 등 여론수렴 절차 없이 남측 시·군 연합회가 독단적으로 통합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통합 당시 경기북부축구연합회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지난 2월 취임한 회장단을 인정할 수 없고, 통합이 백지화될 때까지 모든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물론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군 축구연합회는 여성부·30대·40대·50대·60대·70대 동호인 단체들로 구성됐으며 이러한 지역 내 31개 시·군 단위 연합회가 경기북부, 경기남부연합회로 분리 운영돼 오다 지난해 행정 편의를 명목으로 통합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커버스토리-빅데이터 시대] 소비자 취향까지 파악 마케팅 활용… 위치 정보 등 소유권 논란

    [커버스토리-빅데이터 시대] 소비자 취향까지 파악 마케팅 활용… 위치 정보 등 소유권 논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연구·자문회사인 가트너는 빅데이터(Big Data)를 ‘21세기의 원유’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활용 방법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는 의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데이터의 전수 분석이 이뤄지면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의 행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케팅 업계가 빅데이터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빅데이터가 가진 근원적 위험과 부작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정우수 정보통신산업진흥회 동향분석 팀장은 “현재 빅데이터의 활용과 진흥에 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편”이라고 털어놨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사생활 침해다. 개인 정보가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면서 개인 정보의 불법 유출과 거래가 지금도 판치는 상황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개인정보가 더욱 구체화되면 이를 노리는 이들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정영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다양한 매체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각지도 않았던 사생활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카드사용기록, 블로그의 글, 인터넷 이용기록 등을 통해 한 사람의 동선을 복원하고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빅데이터의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벌써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 타깃의 경우 고객의 소비 습관과 상품구매 양식의 변화를 분석해 한 여고생의 임신 사실을 예측하고 임부용 물품 할인쿠폰을 보내기도 했다. 그 여고생의 부모조차 몰랐던 임신 사실을 기업이 알고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다. 우리도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상업적 이용이 검토되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업체 관계자는 “인터넷 부동산 서비스를 통해 전셋집을 알아보는 사람에게 전세자금 대출이나 중개사무소를 추천하는 등 개인이 인터넷에서 하는 활동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손상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기업들은 좀 더 구체적인 소비자의 정보를 알기 위해 여러 가지 정보를 조합해 개별 소비자를 파악(프로파일링)하려고 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심각한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이런 문제에 대한 개념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이나 통신사 정보를 활용한 기록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변 지역의 교통정보를 얻기 위해 A씨가 자신의 위치정보를 통신사나 포털업체에 제공했을 때, 그 위치 정보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문제다. 시민들은 단순히 주변의 교통상황을 알기 위해 ‘YES’를 눌렀을 뿐인데 기업들은 이를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미 사용자의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라고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이터 생성의 주체인 개인과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이나 기관 사이에 소유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디지털 기록의 소유권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문제는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에서 더욱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강모(34)씨는 “교육이나 의료 등 복지를 위해 국민의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기업에서 이를 이용해 상품소개 전단을 보내거나 내 블로그에 글을 남기면 짜증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연금, 주택, 의료 등 국가기관이 복지부문에서 개별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들이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도 문제다. 현재 수억명의 네티즌들이 올린 동영상과 사진,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글들이 모두 빅데이터의 활용 대상이 되고 있다. 김종원 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교수는 “기업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정보를 모아 서울 광화문의 40대 대기업 부장들이 다니는 맛집을 소개한다면 이는 저작권 위반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삼성, 환경안전 전문인력 키운다

    삼성그룹이 불산 유출 사고를 계기로 환경안전 분야의 전문 인력 확충에 나섰다. 삼성은 27일 위험물질 관리, 공정 및 설비안전관리 등 관련 분야 4년 이상 경력자를 대상으로 첫 공채를 실시해 150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력사원 채용과 별도로 환경안전 분야 전공 신입사원 150명을 뽑는 절차도 진행 중이다. 경력직 채용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16개 계열사가 나서며, 새달 5일까지 지원서를 받은 뒤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뽑는다. 삼성그룹은 “최근 불산 유출 사고를 계기로 환경안전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필요 사항을 점검한 결과 이 분야의 인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올해도 고졸자 70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에는 소프트웨어, 사무직, 생산기술직 등에서 채용했지만 올해에는 연구개발직, 영업직으로까지 직군을 확대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의 15% 수준인 100명은 저소득층, 농어촌 출신 등 소외 계층에서 선발한다. 고졸 공채로 입사한 사원은 주로 개발보조, 영업보조 등의 업무를 하게 되며, 개인 역량에 따라 5∼6년 후에는 대졸 수준인 3급 사원으로 승진하게 된다. 한편 이번 대졸 신입사원 공채의 한 전형으로 새롭게 도입한 ‘통섭형 인재채용’ 과정인 SCSA(Samsung Convergence Software Academy)에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인문계 전공자를 뽑아 6개월의 집중 교육을 통해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양성하는 과정으로, 상반기 삼성전자와 삼성SDS에서 각 50명씩 총 100명을 선발한다. 삼성SDS에만 2000명이 넘게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등을 감안하면 경쟁률이 40대1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그룹 일반 대졸 공채 경쟁률의 경우 통상 10대1 수준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김학의 등 성접대 의혹 10여명 출금 요청

    김학의 등 성접대 의혹 10여명 출금 요청

    건설업자 윤모(52)씨의 사회 유력인사 성 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7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10여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수사 착수 열흘째에 접어들었으나 수사 진척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나온 것으로 향후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일 윤씨와 윤씨 조카, 이들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공급한 인물 등 3명을 출국금지시킨 바 있다. 경찰 수사팀은 이날 밤 이 같은 출금 요청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윤씨가 각종 공사를 따내거나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 여부 ▲윤씨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고 대가를 제공했는지 등 윤씨를 둘러싼 의혹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문제의 동영상이 사실상 증거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사의 난항이 예상된다는 비판에 대해 “언론이 동영상에 매몰돼 다른 수사 부분을 못 보는 거 같은데 동영상이 이번 수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윤씨의 통화내역 조사를 통해 윤씨가 검찰청과 경찰청 명의의 유선전화나 업무용 휴대전화 등 10여개 번호로 수시로 통화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각종 수사나 소송과 관련된 로비 등을 위한 부적절한 통화일 수도 있다고 보고 각 수사기관에 해당 전화번호의 사용자 등 내역을 요청한 상태다. 경찰이 추가 출금 조치를 요청하는 등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 수사는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경찰 내사 단계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동영상 속 인물이 유력 인사가 맞다”고 진술한 40대 여성 A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별장에 갔을 때 (성 접대 등) 파티하거나 그런 모습은 못 봤다”면서 “유력 인사의 이름들도 모른다”며 입장을 바꿨다. 문제의 동영상을 경찰에 건넨 50대 여성사업가 B(52)씨의 진술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B씨는 지난해 11월 윤씨를 성폭행 혐의 등으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윤씨와 B씨를 내연관계로 보고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첫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접수 결과 살펴보니…

    첫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접수 결과 살펴보니…

    올해 처음 시행되는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의 경쟁률이 21.7대1로 나타났다. 4월 27일 치러지는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은 지난 21일 시험 취소 접수까지 마친 결과 45명 선발에 975명이 응시했다. 이는 올해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외무고시(국가직 5급 외교통상직 공무원 공채)의 평균 경쟁률 27.0대1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외무공무원 공채에는 36명 모집에 973명이 지원했다. 외무공무원 공채는 1차 시험인 공직적격성평가(PSAT)가 지난달 2일 시행됐고, 27~30일 서울 남부순환로 국립외교원에서 2차 논문형 필기시험을 치르게 된다. 1차 시험에 357명이 합격해 외무공무원 2차 시험의 경쟁률은 9.9대1이다. 합격자는 6월 11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kr)에서 발표된다.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의 분야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일반외교는 31명 선발에 894명이 지원해 28.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외교는 8명 선발에 58명이 원서를 제출해 7.3대1, 외교전문 분야는 6명 선발에 23명이 신청해 3.8대1을 기록했다. 국립외교원 외교관후보자 시험 신청자의 평균 나이는 26.9살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755명으로 77.5%를 차지했고, 이어 30대 206명(21.1%), 40대 13명(1.3%), 50세 이상 1명(0.1%)이었다. 올해는 국립외교원 시험과 외무공무원 공채시험을 동시에 응시할 수 있는 데다 외교관 후보자 선발 숫자가 공채보다 조금 많은 것이 경쟁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이번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참여했다. 여성이 전체의 65.8%에 이르는 642명이나 시험을 신청해 333명이 시험을 신청한 남성의 2배에 이른다. 여성이 전체 합격자의 70% 이상이 되면 양성평등채용목표제도가 적용될 수 있다. 국립외교원 시험의 여성 비율은 올해 5급 외무공무원 공채의 여성 신청자 비율 59.2%보다 다소 높다. 국립외교원을 통한 외교관 양성이 시작됨에 따라 외무고시는 올해 47기를 끝으로 내년부터 폐지된다.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들은 선발시험에 합격하면 12월부터 1년간 교육을 마친 뒤 정식 외교관으로 임용된다. 외교부는 임용 예정 인원을 40명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된 외무공무원법에 따르면 외교관 후보자 수는 채용할 인원의 150% 안의 범위에서 외교부 장관이 안전행정부 장관과 협의해 정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45명을 뽑으면 기존 5급 외무공무원 공채 선발 인원과 비슷한 35명 정도를 정식 외교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종 임용률은 예상보다 높게 결정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강남부자보다 지방부자 씀씀이가 더 크다

    강남부자보다 지방부자 씀씀이가 더 크다

    서울 강남 부자보다 지방 부자가 돈을 더 쓴다. 지난해 금융자산 10억원이 넘는 국내 부자들은 15만 6000명이었다. 전년보다 1만 6000명(11.1%) 늘었다.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을 줄이고 금융 자산을 늘려가는 추세다. 앞으로 부동산은 더 줄이겠단다. 이는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6일 내놓은 ‘한국의 부 보고서’(Korean Wealth Report) 내용이다. 하나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고객 784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곁들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은 한 달에 평균 3911만원을 벌고 831만원을 쓴다. 지방에 사는 부자들의 한 달 씀씀이가 평균 1062만원으로 강남 부자들(1024만원)보다 38만원 많다. 10억원대 자산가인 국내 억만장자는 숫자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총 461조원으로 전체 개인 금융자산의 18%를 차지한다. 자산규모도 2011년보다 39조원 늘었다. 부자들의 보유 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을 제외하고 전체 가계의 증가율 및 일반 가구의 자산증가율을 계속 웃도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들 부자는 어떻게 돈을 모았을까. 부자들의 수입 원천은 예금과 주식, 부동산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 배당금, 임대료 등 재산소득이 38.7%로 가장 많다. 사업소득(28.9%), 근로소득(26.1%) 등이 그 다음이다. 재산소득 비중이 일반 가구보다 상당히 높다. 또 재산소득과 사업소득이 전체 소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한다. 눈에 띄는 점은 부동산 비중이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51%에서 지난해 45%로 줄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부자들 가운데 세 명 중 한 명(30.6%)은 “앞으로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부동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답변은 9.2%에 그쳤다. 부자들의 ‘땅 사랑’이 시들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만일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건물 및 상가’라고 답변한 사람이 50%로 가장 많았다. ‘주택 및 아파트’라는 응답자는 16.8%로 지난해(22.9%)보다 줄었다. 부자들의 금융자산 구성은 예금이 41.7%로 가장 많았고 펀드(24.5%), 보험 및 연금(19.8%), 주식(13.8%) 등의 순서였다. 투자의향이 있는 금융상품은 은행 정기예금(22.3%), 채권형펀드(21.8%) 등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응답이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슈퍼 리치’의 경우 공격적인 성향이 두드러져 차별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100억원 이상의 슈퍼리치 그룹으로 옮겨가면 예금 비중이 30%로 낮아지고 주식과 펀드 비중이 47%로 높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모은 돈은 어디에 쓸까. 가장 많이 지출하는 항목은 연금 및 사회보험(183만원)으로 일반 가구가 식료품 및 음료(35만원)에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과 차이가 났다. 부자들은 노후도 따뜻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40대와 70대 부자들의 씀씀이가 컸다. 부자들의 약 90%가 기부활동을 하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일반 가구보다 많은 점도 부자들의 특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외국진출 U턴기업 전용산단 부족

    외국으로 진출했다가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들의 전용산업단지 조성이 시급하다. 26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턴기업들과 잇따라 투자협약을 맺고 있으나 저렴한 임대료와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전용산단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8월 투자협약을 맺은 유턴기업은 같은 해 10월 20개 업체가 익산시 삼기면 일반산단 17만 8512㎡를 매입해 공장을 건립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들 기업은 오는 5월부터 1030억원을 투자해 패션주얼리 사업을 추진한다. 고용규모는 단순 생산 6346명, 기능직 443명, 전문직 392명 등 모두 7181명에 이른다. 또 2~3단계 유턴기업은 89개사에 이르고 있다. 업종별로는 주얼리기업 76개사, 의류 12개사, 섬유 2개사 등이다. 2016년 이후에는 동반 유턴하는 협력업체 등 300개사에 이른다. 이같이 유턴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들 기업을 위한 전용 공단은 크게 부족하다. 우선 2~3단계 유턴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단 부지는 56만 1984㎡이다. 또 협력업체 등을 모두 유치하기 위해서는 165만 2892㎡의 부지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유턴기업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해 저렴한 임대료, 세제 감면 등 자유무역지역에 준하는 전용산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턴기업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맞춤형 전용공단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인수위 시절 밝힌 140대 국정과제에서 유턴기업 지원의 법적 근거 마련, 유턴 유망업종 전용산단 조성 등 각종 지원을 통해 집단 유턴 기업 유치를 계획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52세… 지갑 닫기 시작

    52세… 지갑 닫기 시작

    가구주 연령이 52세를 넘으면 가계가 소비를 줄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층이 소비를 줄이는 시기는 44.7세로 고소득자보다 8년 이상 먼저 긴축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6일 ‘구조적 소비 제약 요인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가구주가 52.8세가 되면 가계가 긴축에 들어가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가구주가 이 나이가 되면 자녀의 경제적 독립으로 교육비 소비가 줄고, 본인은 은퇴 준비에 들어가기 때문에 가계 씀씀이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소득이 연 평균 5040만원인 상위 30%와 2583만원인 중간층(소득 4~7분위)은 긴축 돌입 시기가 각각 52.8세와 52.2세로 비슷했다. 하지만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 계층은 44.7세로 나타났다. 40대 저소득층 가구주가 돈을 쓸 데가 없어서라기보다 나이가 들수록 돈을 벌기 어려워져 비자발적으로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의 연 소득은 가구주가 30대인 가구에서 93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930만원, 50대 863만원, 60대 이상 699만원 등으로 하락했다. 상위 20%는 가구주 연령에 따른 연 소득이 30대 9032만원, 40대 1억 292만원, 50대 1억 358만원, 60대 이상 1억 359만원으로 점증했다. 중간 소득 가계에서는 40대에 가구주 소득이 가장 많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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