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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發 악재에 글로벌 시장 출렁… 드라기, 구원투수 될까

    이탈리아發 악재에 글로벌 시장 출렁… 드라기, 구원투수 될까

    코스닥 연중 최저치 경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시 한 번 ‘슈퍼 마리오’ 역할을 할까.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부결과 마테오 렌치 총리의 사임으로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드라기 총재가 오는 8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드라기 총재는 종종 과감한 경기부양 정책과 발언을 쏟아내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드라기 총재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는 먼저 내년 3월 종료되는 양적완화(QE) 연장이 꼽힌다. ECB는 지난해 3월부터 매달 600억 유로(약 74조원), 올해 4월부터는 800억 유로(약 99조원)씩 국채와 회사채를 매입하며 시장에 돈을 풀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ECB가 내년부터 테이퍼링(점진적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유럽의회에 출석해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기 위해선 양적완화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는 이탈리아 국민투표 직후, 오는 15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에 열린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중요하다”며 “ECB가 양적완화를 6개월 정도 연장하고 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드라기 총재가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일시적으로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600억 유로(약 446조원)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 은행들이 엎친 데 덮친 정치적 혼란으로 줄도산할 경우 금융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투자심리 악화로 전날보다 7.25포인트(0.37%) 내린 1963.3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11.61포인트(1.98%) 떨어진 575.12에 마감해 지난 2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해 1월 14일(574.17) 이후 2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일본 닛케이225도 0.82% 하락한 1만 8274.99에 문을 닫았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DJ DOC ‘수취인분명’(미스박) 촛불집회 참여 무산…‘여성혐오’ 논란 때문

    DJ DOC ‘수취인분명’(미스박) 촛불집회 참여 무산…‘여성혐오’ 논란 때문

    그룹 DJ DOC의 시국가요가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여 촛불집회 무대 출연이 취소됐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은 SNS를 통해 “예정된 DJ DOC 공연이 취소됐다”고 25일 밤 11시쯤 공지했다. 출연 무산은 DJ DOC가 무료가 배포한 시국가요 ‘수취인분명’(미스박)의 노랫말에 여성 혐오적인 요소가 다분하다는 일부 여성 관련 단체들의 항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DJ DOC 측 관계자는 “집회 주최 측으로부터 출연 불가를 전달받았다”며 “주최 측에 여성 혐오 가사라는 일부 단체의 항의가 잇달았다는데 이 곳은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 농단’을 한 인물들에 일침을 가하는 ‘디스’ 곡이다. 여성 혐오라는 지적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잘 가요 미스(테이크) 박 쎄뇨리땅’ 가사에서 ‘미스 박’에는 ‘미스테이크(mistake) 박’이란 뜻이 담겨 있고, ‘쎄뇨리땅’은 스페인어(세뇨리타)로 ‘아가씨’라는 뜻이 아니라 새누리당을 꼬집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관계자는 “의미 있고 평화로운 집회인 만큼 누를 끼칠까봐 불참 요구를 받아들였다”면서 “무대에 서지 않더라도 촛불집회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하든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DJ DOC의 ‘수취인분명’(미스박)의 가사 (1절)박 U 노답, no doubt, 나이값쪼또 못하는 어버이연합아들뻘 우리들이 볼땐 꼴값처럼 보인답니다 노답아 좀 꺼줘~ 촟불은 안꺼져이제 좀 쉬어 집에 돌아가셔서 지금 이대로 가신다면진상 아닌 고상한 탕 문고리 삼인방국민에겐 사과없이 박그네만챙겨 양심팔아 돈을 땡겨자기들 밥그릇만 존나챙겨 얼음공주 또는 수첩공주(공)공범이자 (주)주범모두(너)몸통인데 가지보고 나무라해우린 뿌리줄기가지합쳐 나무라해!! (Hook)역대급 삥땅, 멘붕 쎄뇨리땅^^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빽차 뽑았다 널 데리러가 빵빵다왔어요 잘들어가요 깜빵이 잔당 몽땅 쓸어담아 깜빵잘가요 miss(take) 박 쎄뇨리땅~^^ (2절)난 좌우상관 없지 사실 난 오른손잡이하지만 니넨 날 또 빨갱이라 부르겠지내가 양아치 빨갱이라면 당신은 거짓말쟁이순시리의 꼭두각시 닭대가리 한국가의 원수에서 국민들의 원수우리의 소원은 통일? 틀렸어 번짓수남북통일 대박? 좌우통일 먼저해봐 아! 혼자선 못하지!! 허락받아야지전화해봐~ 대포폰으로 confirm고집불통에 꼴통 대통령단절된 소통 다른이의 고통 눈물 연기는 보통 (흉내)아무리 물어봐도 답변이 없네쥐 나간 자리에 닭변만 있네우주의 기운에 나라가 기우네저기 자기 자식을 잃은 엄마가 우네 (Hook) (3절)우리가 궁금한건 산더미 만큼많고 많지만 정말 궁금한건당신의 7시간 2014년 4월 16일 진공상태처럼 떠버린 당신의 알리바이와 상대도대체 뭘 했길래 대답을 못해국민앞에 사죄해도 모자를 판에간신배 새끼들과 또 판을 짜네무덤을 파네 결국 또 한배를 탔네우리배 삿대질은 4공 딸의 손에위험한 물가에 월급봉투를 내놓네 배후 세력에 의해 연기하는 배우그녀는 무식혜 그리고 위험혜 매우한국가의 원수 이제 국민들의 원수말바꾸기 선수 생긴건 꼭 일수이런 세상을 바꿔 생각만으론 못바꿔일단 다음 선거날에 알람을 맞춰 (Hook)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자연 속에 ‘심플’하게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자연 속에 ‘심플’하게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자그마한 화면 속에 아름다운 색채와 아기자기한 이미지들이 어우러진 장욱진(1917~1990)의 작품을 보고 가장 먼저 떠 오르는 단어는 단순함이다. 산, 집, 아이, 호랑이, 산, 까치, 나무 등 평면적이고 단순한 도상들은 어린 아이의 그림처럼 순수해서 들여다 보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그저 맹숭맹숭하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인생을 달관한 선승의 그림처럼 작은 화면 속에는 깊은 내면의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드넓은 이상의 세계가 공존해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계명산 자락에 자리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http://changucchin.yangju.go.kr/)은 박수근,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양주시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이 손을 잡고 설립한 미술관이다. 서울시내 중심에서 북쪽으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미술관은 온전히 자연 속에 자리잡고 있어 찾아가는 것 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매표소 건물을 나오면 야외 조각공원을 지나고 구름다리를 건너야 미술관이다. 미술관 개관(2014년 4월) 당시에는 개천 건너편 미술관 오른쪽이 주 출입구였는데 지난 해부터 조각공원이 통합운영되면서 조각공원의 매표소를 이용하고 있다. 봄 여름에 나무가 우거졌을 때엔 잘 보이지 않을 테지만 나뭇잎이 다 지고 난 늦가을인지라 언덕 위의 흰색 건물이 파란 하늘 아래서 비현실적으로 도드라져 보인다. 외관은 현대와 전통이 적당히 버무려진 모습으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고 심플하다. 알싸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미술관으로 들어서니 벽면에 커다란 장욱진의 흑백사진이 반겨준다. 평생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원없이 그림만 그리더니 죽어서도 이렇게 훌륭한 자연 속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단 미술관을 가졌으니 참 복이 많은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917년 충남 연기군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장욱진은 시·서·화에 안목을 지닌 부친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그림을 가까이 했다. 가족과 함께 상경한 뒤 공부보다 그림에 열중했던 그는 1926년의 보통학교 3학년 시절에 전일본소학생미전에 까치그림을 출품해 1등상을 받았다. 이 때 상품으로 유화물감을 받아 유화를 처음 시작했다.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지금의 경복 중·고교)에선 미술반 활동을 하며 동경미술학교 출신 미술교사인 사토 구니오의 수업을 통해 입체파와 피카소의 미술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일본인 역사교사에게 대들었다가 3학년에 중퇴한 그는 수덕사에서 3년간 수양의 시간을 보내고 양정고등보통학교에 편입학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가족은 미술을 본업으로 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지만 제 2회 전국학생미전에서 특선을 하면서 집안의 반대도 수그러들었다.이듬해인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제국미술학교(지금의 무사시노 미술대학) 서양화과에서 공부했다.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한 후 얼마 안되어 해방을 맞은 그는 1945년 가을 국립박물관 진열과에 취직했다가 1947년 사직하고 김환기, 백영수, 유영국, 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를 결성해 미술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의 나이 34세에 6·25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은 그의 작품에 이상세계에 대한 염원을 촉발시킨 계기가 된다. 전쟁과 함께 닥쳐온 불안과 공포, 육체적 고달픔 속에서의 그는 오히려 자신의 꿈꾸는 삶을 그렸다. 유학시절을 포함한 그의 초기 그림 색상, 형태 면에서 토속적인 특성이 강했지만 1·4후퇴 때 고향인 충남 연기에서 작업하는 동안 색감이 선명해지고 형태가 더욱 간결하게 정돈된다. 이 시기의 대표작이 누런 황금들판 사이를 연미복 차림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담을 ‘자화상’이다.  전쟁이 끝난 후 1954년 장욱진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취임하지만 재직 6년만에 교수직을 사임하고 1963년 덕소에 화실을 마련하고 장장 12년동안 혼자 자취생활을 하며 중년의 시대를 보냈다. 자연 속에서 밤 산책과 새벽의 신선미를 즐기며 고요와 고독 속에서 그는 그림과 씨름하다 건강을 해쳐 사경을 넘나들기도 했다. 덕소시절의 마지막 3년간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한결 절제된 작품을 많이 그렸다. 1975년 봄 그는 덕소생활을 청산하고 서울 명륜동으로 작업실을 옮겨 79년까지 머물렀다. 명륜동 시절 그의 작품에는 시골남자와 여자, 가족, 정자와 원두막, 산과 동산 등이 화면에 등장하고 색채는 동양화의 담채풍으로 묽어지고 단순해진다. 그는 서울의 번잡함을 벗어나 수안보로 다시 작업실을 옮겼다가 1986년 봄부터 마지막 5년을 경기도 용인군 구성면 마북리의 고택에서 보냈다. 자연과 더불어 창작에만 몰두하는 심플한 삶을 원했던 장욱진은 따뜻하고 정감어린 작품들을 남기고 1990년 12월 27일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80년대와 90년에 유난히 많은 작품을 제작했다. 특히 용인에서 지낸 마지막 5년간은 평생에 걸쳐 그린 720점의 작품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20여점을 그렸다. 마지막까지 얼마나 철저하게 화가로서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장욱진은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천생의 화가임을 글과 말을 통해 자주 고백하곤 했다. “나의 지나간 40년은 오직 그림과 술 밖에 모르고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림은 내가 살아가는 의미요, 술은 그 휴식이었던 것이다.” “산다는 것은 소모하는 것, 나는 내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을 죽는 날까지 그림을 위해 다 써버려야겠다. 남는 시간은 술로 휴식하면서. 내가 오로지 확실하게 알고 믿는 것은 이것 뿐이다.”(샘터 1974년 9월호)  장욱진의 작품들은 대부분 작다. 그가 끝까지 30호미만의 그림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욱진 자신은 ‘세대’ 1974년 6월호에 이렇게 쓰고 있다. “회화에 있어서의 회화성은 30호 이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그러냐하면 규모가 커지면 그림이 싱거워지고 화면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한면을 지배하지 못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어려운 일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는 작은 화면에 세상에서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들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해 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욱진의 작품처럼 작고 심플하지만 깊이가 있다. 장욱진의 그림 ‘호작도’와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최-페레이라 건축에서 설계한 건물은 중정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다. 대지면적 6204㎡에 연면적 1852㎡에 이르는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각층에 위치한 두개의 전시실 외에 영상실, 강의실, 아카이브 라운지를 갖추고 있다. 매끈한 흰색 외관부터 내부의 마무리까지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디테일이 조화롭게 설계돼 있는 건물은 미술관이 개관한 2014년에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고 한국건축가협회 올해의 베스트7, 영국 BBC의 2014년 8대 신설 미술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외양은 단순한데 호랑이를 평면으로 그린 듯한 구조인지라 내부 공간은 단조롭지 않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공간이 이어져 나타나는 1층 전시실을 지나 가파른 각도로 꺾어진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영상실이 있다. 그 입구에 커다란 벽화가 그려져 있다. 소 돼지 개 닭 등 동물을 그린 ‘동물가족’이란 제목의 벽화는 덕소화실에 그려졌던 것을 그대로 옮겨와 미술관에 영구기증한 작품이다. 장욱진은 덕소시설 우시장 구경가기를 즐겼는데 소 그림에는 실물 쇠 코뚜레와 워낭을 걸어놓아 웃음을 자아낸다.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층계참의 벽면에는 덕소 작업실의 부엌 벽에 그려져 있던 ‘식탁’이 설치돼 있다.  미술관은 벽화, 유화, 판화, 먹그림 등 장욱진의 다양한 작품 23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2014년 봄 개관 이후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국내외 근·현대 미술에 대한 다양한 주제기획 전시를 열었다. 지난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행복’이라는 주제로 장욱진과 민화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변종필 관장은 “개관이후 지금까지 장욱진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시를 다양하게 진행해 왔다”면서 “2017년 장욱진 탄생 100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장욱진의 삶과 예술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상설관을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의 유일한 공공미술관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2년 6개월밖에 안된 신생 미술관이지만 탄탄한 기획전시 외에도 시민들을 위한 교육, 공공프로젝트, 미술창작스튜디오(777레지던스), 전국 대학생 대상 드로잉 공모전 등의 운영을 통해 지역 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공소장에서 드러난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혐의

    공소장에서 드러난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혐의

    박근혜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이 됐다. 박 대통령은 20일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 등 핵심 피의자 3명을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이 이들과 상당부분 공모관계에 있다고 밝히면서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심문조서를 작성해야 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검찰은 40여쪽에 달하는 공소장에서 최씨,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 피고인 3명에 이어 박 대통령의 지위, 역할 등을 설명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이라고 한 뒤 “2013년 2월 25일부터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국가원수 및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민경제의 성장과 안정을 위해 도시, 주택, 군사시설, 도로, 항만 기타 사회 간접시설 등 대형건설 사업 및 국토개발에 관한 정책, 기업의 설립, 산업구조조정, 기업집중 규제, 대외무역 등 기업활동에 관한 정책, 부동산 투기억제, 물가 및 임금 조정, 고용 및 사회복지, 소비자 보호 등 국민 생활에 관한 정책, 통화, 금융, 조세에 관한 정책 등 각종 재정, 경제 정책의 수립 및 시행을 최종 결정함과 아울러 이와 관련해 소관 행정 각부의 장들에게 위임된 사업자 선정, 신규 사업의 인허가, 금융지원, 세무조사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각종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체들의 활동에 있어 직무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설명은 한 문장이나 최고 통치권자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의 역할이 광범위한데다 이번 사건에 관련된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등의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음을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공소장에 담은 박 대통령의 혐의는 다음과 같다. -박 대통령, 2015년 7월 안종범에게 ‘전경련 산하 기업들에게 갹출해 300억원 규모의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 설립하라고 지시. -박 대통령, 최순실에게 ’전경련 산하 기업들로부터 갹출해 문화재단 만드려고 하는데 재단의 운영 살펴봐달라고 요청. -박 대통령, 2015년 10월 안종범에게 ‘10월 하순 예정된 리커창 총리 방한 때 양국 문화재단 간 MOU 체결해야 하니 재단설립 서두르라고 지시. -박 대통령, 2015년 10월 안종범에게 ’재단 명칭은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 있다는 뜻 가진 미르라고 하라. 이사장과 이사진은 이렇게 하고, 사무실은 강남 부근으로 알아보라‘고 지시. -박 대통령, 2015년 12월 안종범에게 ’K스포츠재단 임원진은 이렇게 정하고, 사무실은 강남 부근으로 알아보라‘고 지시. 재단의 정관과 조직도 전달. -최순실, 2014년 10월 딸 정유라의 초교 학부형이 운영하는 케이디코퍼레이션으로부터 대기업 납품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받고, 정호성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 -박 대통령, 2014년 11월 안종범에게 ’케이디코퍼레이션은 훌륭한 회사인데 외국 기업으로부터 부당 대우받고 있으니 현대차에서 기술 채택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 서울 종로에서 대통령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과 독대하고 ’현대차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 활용이 가능하다면 채택해 주었으면 한다‘고 언급. 이후 2015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0억원 상당의 제품 납품. -이를 대가로 최순실은 케이디코퍼레이션 대표로부터 샤넬백과 현금 등 5162만원 상당 받고, 2016년 5월 대통령 프랑스 순방 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수 있도록 도와줘. -박 대통령, 2016년 2월 안종범에게 최순실이 만든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의 회사 소개 자료 등을 건네고 위 자료를 현대차에 전달하라고 지시. 대통령은 그 즈음 이뤄진 현대차그룹 등 회장 단독면담이 마무리될 무렵 안종범에게 ’플레이그라운드는 아주 유능한 회사로 미르 일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기업 총수들에게 협조를 요청하였으니 잘 살펴보라‘고 지시. 그 결과 플레이그라운드는 2016년 4월부터 5월까지 현대차로부터 70억원 상당의 광고 5건 수주, 9억 1807만원 상당 수익 얻도록 해. -박 대통령, 2016년 3월 안종범에게 ’롯데 신동빈과 단독 면담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 이어 직후 이뤄진 독대 직후 안종범에게 롯데그룹이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7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지시 상황 챙기라고 지시. 결국 롯데는 75억원 부담. -박 대통령, 2016년 2월 포스코 그룹 회장 독대 때 ’포스코에서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해 주면 좋겠다. 더블루케이가 거기서 자문 해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요청. -박 대통령, 2015년 1월 안종범에게 ’이모라는 홍보전문가가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KT 회장에게 연락하라‘고 지시. 대통령은 또 2016년 2월 안종범에게 ’플레이그라운드가 KT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 -박 대통령, 안종범에게 ’GKL에서 장애인 스포츠단을 설립하는 데 컨설팅할 기업으로 더블루케이를 소개시켜줘라‘고 지시. 이같은 공소장 내용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에게 검찰은 직권남용과 강요 또는 강요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 수사팀을 지휘했던 노승권 1차장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비공개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공모여부 및 수사방향에 대해 “공모관계가 인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지절차를 거쳐서 피의자로 공식 입건했다. 앞으로는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사실관계 중심으로 공소장을 작성했고 거기에 기재된 게 100%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99%는 저희가 입증가능한 것만 적시했다.”고 박 대통령 수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년 성장률 2.8%로…세번째 낮춘 경제전망

    내년 성장률 2.8%로…세번째 낮춘 경제전망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0.1% 포인트 또 낮췄다. 올 들어 세 번째 하향 수정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7%를 그대로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파업과 갤럭시노트7 단종 등 올해 하방(하락) 리스크에 대해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4개월째 연 1.25%로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이렇게 수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는 내년 성장률을 3.2%로 전망했지만 지난 4월엔 3.0%, 7월 2.9%, 10월 2.8%로 계속 내려가고 있다. 9개월 만에 0.4% 포인트를 낮췄다. 그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민간은 2%대 초중반을 제시해 이보다 더 낮다. 정부만 내년에 3%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러 상·하방 요인을 균형 있게 고려했기 때문에 내년 2.8%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7%를 유지한 것에 대해서도 “여러 지표를 볼 때 3분기의 경기 회복세는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다만 “갤럭시노트7 단종이 수출과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단종을 결정한 지 이제 이틀이 지난 상황에서 영향을 파악하려면 시간을 갖고 봐야 한다”면서 “단종 결정이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우리 경제가 내수를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과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부채는 정부의 억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6조원 이상 증가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1%에서 1.0%로 0.1% 포인트 낮췄다. 내년 물가는 기존 1.9%를 유지했다. 올해 물가 전망치를 하향 수정한 데에는 전기요금의 한시적 인하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물가목표(2%)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소비자물가 상승률 5개월 만에 1%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5개월 만에 1%대로

    석유류 값 7.0%↓… 하락폭 축소 폭염에 배추와 무 등 채소값이 2배 이상 폭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올 들어 2월(1.3%) 이후 가장 높다. 정부는 김장철에 대비해 채소값 안정에 힘쓰고 유가 상승 흐름을 관찰하면서 체감물가 관리에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2%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0%대를 벗어난 건 지난 4월(1.0%) 이후 5개월 만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0.2%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0.77% 포인트 끌어올렸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198.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시금치(107.5%)와 무(106.5%) 등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체감 지표인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도 채소값의 영향을 받아 동반 상승했다. 지난 8월 -0.6% 기록했던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0.6% 증가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지수는 2.8%에서 20.5%로 수직 상승했다. 저유가 여파와 전기요금 한시 인하로 전기·수도·가스요금은 1년 전보다 13.9% 하락했다. 지역난방비가 22.4% 하락했고 도시가스와 전기료는 각각 19.1%, 12.9%씩 내렸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7.0% 떨어졌지만 하락폭은 점차 축소되는 모양새다. 내구재 가격은 지난해 자동차와 가전제품 구매 때 개별소비세를 30% 깎아 준 기저 효과로 인해 1.6% 올랐다. 정부는 10월 이후 가을 재배 채소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1~12월 김장철에 대비해 정부 비축 물량을 풀고, 농협 할인 판매를 실시해 채소류 수급 안정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소비자물가 상승률 5개월 만에 1%대 회복

    소비자물가 상승률 5개월 만에 1%대 회복

    석유류 값 7.0%↓… 하락폭 축소 폭염에 배추와 무 등 채소값이 2배 이상 폭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올 들어 2월(1.3%) 이후 가장 높다. 정부는 김장철에 대비해 채소값 안정에 힘쓰고 유가 상승 흐름을 관찰하면서 체감물가 관리에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2%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0%대를 벗어난 건 지난 4월(1.0%) 이후 5개월 만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0.2%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0.77% 포인트 끌어올렸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198.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시금치(107.5%)와 무(106.5%) 등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체감 지표인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도 채소값의 영향을 받아 동반 상승했다. 지난 8월 -0.6% 기록했던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0.6% 증가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지수는 2.8%에서 20.5%로 수직 상승했다. 저유가 여파와 전기요금 한시 인하로 전기·수도·가스요금은 1년 전보다 13.9% 하락했다. 지역난방비가 22.4% 하락했고 도시가스와 전기료는 각각 19.1%, 12.9%씩 내렸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7.0% 떨어졌지만 하락폭은 점차 축소되는 모양새다. 내구재 가격은 지난해 자동차와 가전제품 구매 때 개별소비세를 30% 깎아 준 기저 효과로 인해 1.6% 올랐다. 정부는 10월 이후 가을 재배 채소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1~12월 김장철에 대비해 정부 비축 물량을 풀고, 농협 할인 판매를 실시해 채소류 수급 안정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0년 국채 0%대 유지… 구로다 총재의 승부수

    일본은행이 장기 금리(10년채 국채금리)를 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을 새 목표를 삼고, 국채 매입의 유연성을 높이는 등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일본은행은 21일 열린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이 같은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수정했다. 일본은행은 단기 금리는 현재 운용 중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지속하고, 장기 금리는 0% 정도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월부터 민간은행이 일본은행에 예치하는 자금 일부에 연 0.1%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확대를 포함한 추가 금융 완화는 보류했다. 필요할 경우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 놓았다. 자금공급량 확대를 중심으로 했던 금융정책의 축을 장·단기 금리의 운용으로 전환하는 등 물가상승, 경기활성화를 겨냥한 장기전에 들어간 셈이다. 일본은행은 전년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안정적으로 넘을 때까지 금융완화를 지속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2%를 목표치로 제시했었다. 장기간에 걸쳐서 완화책을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다. 해마다 국채를 매입할 때 본원통화가 약 80조엔(약 877조원)가량 늘어나도록 한다는 현재 속도도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 완화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7~12년 정도였던 국채의 평균 잔존 기간을 폐지해 국채 매입을 유연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이 정책 틀을 수정한 것은 국채 매입 한계를 참작해 금융완화를 장기간 지속하기 위해서다.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으로 금리 전반이 낮아지면서 금융기관의 반발과 연금 운용의 지장을 고려해 장기 금리가 마이너스로 가는 것을 피하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금융 완화 정책과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총괄적 검증’을 한 결과, 마이너스 금리가 국채 매입과 병행하면 장기 금리를 억제하고,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는 데 유효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은행은 물가 목표 2%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로 2014년 4월의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소비 저조와 원유 가격 하락 등을 거론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안정적으로 넘기기 위해 앞으로도 금융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면서 “양, 질, 금리에서 추가 완화 여지가 있다”고 시장을 다독거렸다. 그는 “장·단기 금리 통제를 새로운 정책의 중심에 두기로 했다”고 말해 자금공급량을 중심으로 하던 금융정책의 축을 장·단기 금리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한 정책 기조를 확실히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중남미 좌파 정권의 성쇠/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남미 좌파 정권의 성쇠/서동철 논설위원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는 중남미에서 가장 성공적인 교육 운동으로 꼽힌다. 오르간 연주자이기도 했던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1975년 주창한 음악 교육 운동이다.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각종 악기를 가르쳐 베네수엘라를 일약 클래식 음악 신흥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베네수엘라 어린이는 2~3세부터 누클레오라는 지역 엘시스테마센터에서 음악 교육을 받는다. 일주일에 6일, 하루 3~4시간 원하는 악기 연주를 배우니 음악 영재 교육이 따로 없다. 현악기든, 관악기든, 건반악기든 자유롭게 직접 고를 수 있다. 혜택을 받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한 해 50만명을 넘는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에 오른 구스타보 두다멜 같은 천재 음악가가 나오지 않았다면 오히려 비정상이다. ‘엘시스테마’의 본격적인 성공은 우고 차베스의 집권과 관련이 있다. 차베스는 좌파 정당 연합인 애국전선 후보로 1998년 대통령에 오르자 이 교육 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세계 1위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다. 유가가 천장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올랐으니 친(親)서민 정책도 가능했다. ‘페트로 달러’의 힘이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경제는 추락했다. 세계 최악의 물가상승률로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생계형 범죄와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2014년 4월 배럴당 106달러이던 유가가 2016년 1월 30달러 선으로 수직 낙하했기 때문이다. 차베스의 뒤를 이은 좌파 마두로 대통령은 과반수 야당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엘시스테마’도 ‘실정(失政)을 호도하는 정치쇼’라는 비판이 불거진다. 2000년대 중남미는 좌파의 시대였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볼리비아, 파라과이, 에콰도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에 잇따라 중도·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콜롬비아와 파라과이가 예외였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변화가 시작되어 과테말라,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의 좌파 정권이 선거에서 졌다. 여기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됐다는 어제 소식은 좌파 몰락의 분위기를 가속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중남미 좌파 정권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소외계층 위주의 복지 정책을 편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산유국이고, 꼭 석유가 아니더라도 자원 부국이다. 고유가와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에 따른 호황이 지나가고 수요 감소에 따라 원자재 값이 크게 하락하자 위기를 맞은 것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유가 하락에 결정타를 날렸다.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를 메우고자 국책은행 자금을 끌어 썼다는 호세프의 탄핵 이유도 정치적 성격이 짙어 보인다. 어떤 이념을 가진 정권의 흥망성쇠이건 국제 정치·경제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0.4%…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6개월 만에 최저

    0.4%…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6개월 만에 최저

    저유가와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조치 등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폭염 탓에 배추, 시금치 등 채소 가격이 껑충 뛰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4% 올랐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지난해 4월(0.4%)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통계청은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8%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률을 0.37% 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이례적인 찜통더위에 정부가 7~9월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내리면서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 가격이 12.6% 떨어졌다. 그 덕에 물가 상승률은 0.57% 내려갔다. 신선채소 가격은 폭염 때문에 큰 폭으로 올랐다. 배추(58.0%)와 풋고추(30.9%), 시금치(30.7%)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생선과 조개류 등 수산물 가격 지수도 1년 전보다 7.9% 올랐다.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빼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0.8% 수준”이라면서 “저유가 효과가 점차 축소되면서 물가 하방(하락)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현장 블로그] 무늬만 가격 차등 영화표 팝콘·탄산음료는 폭리…공정위 ‘철퇴’는 어디로

    요즘 영화 한 편 보는 데 얼마가 들까요. 부부가 중학생 자녀와 함께 주말 오후에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았습니다. 손에 팝콘과 콜라를 들고 영화관에 들어갑니다. 여기까지 적어도 3만 9500원이 들어갔습니다. 주말 성인 요금은 1인당 1만 1000원, 청소년 9000원에, 팝콘과 콜라 세트는 8500원이고요. 팝콘이 큰 사이즈라면 1500원이 추가됐으니 4만 1000원이군요. 한때 더운 여름에 비교적 저렴하고 시원하게 여가를 즐기려고 가는 곳이 극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표 값이 무섭게 올랐습니다. ●관객 몰릴 때 가장 비싸 사실상 인상 지난 3월 CGV를 시작으로 4월 롯데시네마, 7월 메가박스가 연쇄적으로 가격차등제를 도입했습니다. 이전 이른 아침(조조)과 일반으로 나눠 다른 요금을 받던 것을 주말과 평일, 시간대별로 세분화한 겁니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듯하지만 꼼꼼히 따져 보면 ‘사실상 인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CGV만 볼까요. 기본 좌석인 스탠더드존이 1만원, 프라임존이 1만 1000원, 이코노미존이 9000원입니다. 전체 좌석 가운데 38.6%가 프라임존입니다. 스탠더드존은 이보다 1.6% 포인트 많고, 이코노미존과 장애인석은 각각 17.2%, 4% 정도입니다. 볼 만한 좌석은 거의 프라임존인 거죠. 롯데시네마는 금~일요일 오후 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메가박스는 같은 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만 1000원을 내야 합니다. 결국 직장인이나 가족 모두가 영화를 볼 시간에는 최고가를 적용했습니다. 그래서 ‘인상’인 겁니다. 2016년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대비 0.9%인데 이들 극장은 1만원에서 1만 1000원으로 단숨에 10%를 올린 셈입니다. 게다가 팝콘과 탄산음료를 함께 파는 ‘콤보’ 상품은 세 극장에서 똑같이 8500원에 팝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콤보 상품의 원가가 1813원이니 4.7배를 붙였군요. ●‘콤보’ 상품은 원가의 5배 육박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CGV신촌아트레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영화 티켓과 팝콘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이들 세 극장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했습니다. 이미 참여연대 등은 2015년 2월 영화관 매장 내 폭리 행위, 무단 광고 상영, 주말 영화포인트 사용 불가 등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난 1월 광고 상영에 대한 무혐의 처리를 내렸을 뿐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나머지 3개 사건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1년 4개월째 눈치만 보고 있다고 합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브렉시트 우려 완화…소비자 심리지수 7개월 만에 최고치

    브렉시트 우려 완화…소비자 심리지수 7개월 만에 최고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에 따른 불안감이 진정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과 전망, 생활 형편 전망 등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6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7월 소비자 심리지수(CCSI)는 101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오르며 지난 4월(101)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달 CCSI는 같은 수치였던 지난 4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12월(102)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CCSI는 올해 2월 98에서 지난 3월 100, 지난 4월 101로 두 달 연속 올랐다가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5월에 99로 떨어졌고, 지난달에도 지난 5월과 같은 수준을 맴돌았다. CCSI가 기준선(2003∼2015년 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20일 전국 도시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해 2070가구가 응답했다(응답률 94.1%). 부문별로 보면 가계의 ‘현재생활형편CSI’는 9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6개월 뒤의 생활형편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CSI’는 98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올랐다. 특히 ‘가계수입전망CSI’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오른 100을 기록,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회복했다. ‘소비지출전망CSI’도 지난 4월과 같은 106으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올랐다. 가계의 경기 인식도 개선됐다.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대비 3포인트 오른 71, ‘향후경기전망CSI’는 전월대비 2포인트 상승한 80을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 ‘현재가계저축CSI’와 ‘가계저축전망CSI’ 등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물가수준전망CSI’는 134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4%로 전월과 같았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2.4%로 석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주요 품목은 공공요금(55.6%), 집세(44.7%), 공업제품(35.4%) 순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지 효과!…생일 사진 속 티셔츠, 1시간 만에 완판

    조지 효과!…생일 사진 속 티셔츠, 1시간 만에 완판

    “역시 조지 효과!”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영국의 조지왕자가 또 한번 ‘완판 신화’를 기록했다. 영국 현지시간으로 22일,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왕세손비는 조지왕자가 3번째 생일에 노포크주 핸드링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조지왕자는 맨발에 그네에 올라가 있거나 반려견에게 아이스크림을 주는 등 천진난만한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중 영국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역시나’ 조지왕자의 의상이다. 그네를 타고 있는 조지왕자는 하늘색 줄무늬 티셔츠에 남색 반바지를 입고 있는데, 특히 평범해 보이는 이 티셔츠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해당 티셔츠는 현지 S브랜드의 것으로, 가격은 9파운드, 한화로 약 1만 3500원 정도에 ‘불과’(?)하다. 비록 할인된 가격이긴 하지만 현지 물가를 반영했을 때 매우 저렴한 편에 속한다. 조지왕자가 이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이 공개된 직후, 해당 티셔츠는 1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조지효과’가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조지왕자의 ‘조지효과’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지왕자가 돌 무렵 걸음마 연습을 하는 모습의 사진이 공개됐을 때 입었던 핑크색 어깨끈 반바지 역시 공개된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완판됐다. 같은 해인 2014년 4월 조지 왕자와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조지 왕자가 일명 ‘기저귀 외교’에서 선보인 어깨끈 바지는 무려 8주 정도를 기다려야 살 수 있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해당 브랜드 측은 연일 “땡스, 조지”를 외쳤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졌을 정도. 이러한 배경에는 ‘소박한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있다. 미들턴 왕세손비는 공식석상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옷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지 왕자의 옷 역시 지나치게 고가이거나 명품 브랜드가 아닌 것으로 선택해 대중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완판 신화’의 또 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전통음악연주가 김덕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전통음악연주가 김덕수

    지난 15일 서울 사직동 언덕배기의 호젓한 곳에 자리한 광화문아트홀. 김덕수(64)는 그날 저녁 여의도에서 있을 공연을 앞두고 제자들 지도에 한창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무대에서 객석 쪽으로 사뿐사뿐 걸어나오며 건네는 그의 인사가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그가 소리에도 능하다는 사실이 비로소 생각났다. 그는 요즘 조급증이 든다고 했다. “어느덧 내년이면 교수 정년입니다. 우리 제자들을 위해 제가 뭔가를 좀더 남겨야 할텐데….” -“왜 아이를 광대로 키우려고 하세요. 그냥 보통 아이들처럼 살아가도록 해주자고요.” 1957년 가을 추석날 밤, 어머니와 아버지는 잠들어 있는 내 옆에서 대판 싸움을 벌이셨다.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남사당 예인이셨던 아버지는 자식들 중 한 명에게 ‘가업’을 물려주려 하셨고, 그 대상을 당신과 가장 닮아 있던 나로 점찍으셨다. 그 계획을 두고 아버지 편을 드는 사람은 집안에 아무도 없었지만, 그 고집을 꺾을 수 있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었다. -추석 다음날 아침, 나는 아버지 손을 잡고 대전의 집을 나서 조치원 난장으로 향했다. 남사당 공연에서 고깔 쓰고 무동 타며 꼭대기에서 재주 부리는 꼬마인 ‘새미’가 나의 첫 역할이었다. 전날 딱 2시간 연습한 게 전부였다. 다섯 살 아들이 당신 곁을 떠나 광대의 길로 떠나는 것을 어머니는 차마 바라보지 못하시다 대문을 막 나서는 순간 달려와 목도리를 정성껏 둘러주셨다. 어른이 될 때까지 모든 기억을 가져갈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지만 집을 떠나는, 좀더 정확히는 엄마를 떠나는 데 대한 두려움과 더 큰 세상 속으로 나아간다는 설렘 같은 것이 교차하며 마음이 요동쳤던 것만큼은 또렷이 머리에 남아 있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아홉 남매 중 여섯 번째이자 아들로는 둘째로 태어난 나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끼와 신명을 형제들 중에 가장 뚜렷하게 물려받았다. 어머니께서 과일 등을 파는 잡화상을 하셨는데 네 살 때부터 “사과가 싸요, 싸”하는 식으로 춤을 추며 큰소리로 호객을 해서 동네에서 일찌감치 유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동료 남사당 어른들이 “덕수를 제대로 한번 키워보자”고 말들을 많이 하셨는데, 내가 1957년 추석 직후 갑자기 조치원 난장에서 데뷔하게 된 것도 명절을 쇠러 집에 오셨던 아저씨들이 아버지 옆에서 부채질을 한 결과였다. -남사당의 일과는 고됐다. 아침에 해 뜰 때 의상을 입으면 한밤중이 돼야 일이 파했다. 하지만 나는 힘든 줄을 몰랐다. 하루 종일 장구와 상모 같은 것들을 갖고 놀았는데 그저 좋을 뿐이었다. 누구에게 레슨을 받은 것도 아니고 보고 듣고 만진 것들이 모두 내 머릿속에서 융합돼 몸으로 말로 발현이 됐다. 얼마 후 나는 가(歌),무(舞),악(樂),극(劇)에다 ‘살판’이나 ‘땅재주’로 불린 곡예까지 통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남사당은 어떠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왕성하고 자유분방하게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고 서민과 함께 그들 속에서 애환을 달래주고 시대의식을 갖고 살아간 전문 예인 집단이다. 최고의 예인이 모여 있기 때문에 레퍼토리가 화려하고 다양했다. -어려서 내가 유명해진 직접적 계기는 일곱 살 때인 1959년 9월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면서부터였다. 당시에는 전국 팔도 대표들이 면 단위부터 예선을 거쳐 군 대표, 도 대표가 돼서 실력을 겨뤘는데 해마다 출전을 했다. 보통은 대전이 속한 충남 대표로 출전했지만, 경기 대표로 나간 적도 있었다. 그때는 도민증이란 게 있어서 그걸로 어느 도 출신인지를 확인했는데 어느 해 우승에 목이 마른 경기도 수뇌부에서 “충남의 김덕수에게 경기도민증을 줘서 우리 팀에 합류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들의 삼고초려에 못 이겨 그해 경기 대표 완장을 찼다. 물론 두둑이 용돈을 벌었다. -“나도 다른 애들처럼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 갖고 평범하게 학교 다닐 거예요.” 1965년 친구들이 다들 중학교에 들어갈 때 나는 재수를 시작했다. 지역 명문인 대전중학교에 꼭 가고 싶었다. 초등학교는 6년 동안 전체 출석 일수가 300일도 안될 정도로 다니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이젠 그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아버지는 초등학생 아들이 학교 교육을 너무 못 받는 게 걱정스러워 국어책이나 산수책을 들고 나를 틈틈이 지도했지만, 그걸로 대전중 입시를 통과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엄마의 도시락’은 내 팔자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집에서 중학교 시험 준비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그해 4월 말 어느 날 저녁 아버지가 나를 부르셨다. “서울 남산에 있는 국악예술학교(현재 국립전통예술중고)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너 입학하면 정말 잘 키워주시겠단다.” -국악예술학교 입학과 동시에 재일교포 위문과 같은 해외 공연이 시작됐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국내를 유랑했지만, 중학교 때부터는 외국을 돌았다. 학교 소속으로도 나갔고 한국민속가무악예술단이나 리틀엔젤스 소속으로도 나갔다. 그중에서도 리틀엔젤스는 지도자 겸 단원으로 들어갔다. 나이가 많았지만, 무대에서는 어린이처럼 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에는 그 또래가 만져보기 어려울 만큼 큰 액수를 월급으로 받았다. 리틀엔젤스의 경우 월 300달러를 줬다. 1960년대 중반 가치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간장 한 통이 30원이던 때였다. -해외 공연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 시절 한국은 다른 나라에서 보기엔 ‘전쟁의 나라’, ‘고아의 나라’였다. 공연장이라고 해서 그런 정서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어린 나이에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 즈음해 국립민속예술단이 결성된 후부터는 해외 공연이 더욱 늘었다. 국제 박람회나 해외 한국상품 전시회 등을 위해 일본이나 미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까지 각지를 누볐다. -“공연무대를 어떻게 만들어주면 좋겠니?” 당대의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이셨다. 1970년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서 한국관의 설계를 맡은 선생님에게 나는 “실내이긴 하지만 마당 분위기로 만들어주시면 더욱 신명 나게 놀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고, 그때부터 선생님과의 깊은 인연이 시작됐다. 나중에 내가 ‘사물놀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첫선을 보인 곳도 선생님이 만드신 소극장 ‘공간사랑’이었다. 1983년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재단의 ‘아시아소사이어티’ 공연에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과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천경자 선생님이 1968년 카페 떼아뜨르를 열었을 때 개관 공연을 했던 것도 나였다. 그렇게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을 만나고 교류할 계기들을 가진 것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자산이었다. 그런 속에서 광대로서의 기질이 더욱 깊어지기도 했다. -“우리 학교의 이름으로 전통예술 공연을 해주십시오. 4년 전액 장학금을 드리겠습니다. 학과는 마음대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단국대의 제안을 받아들여 요업과에 71학번으로 입학했다. 전통예술 전공이 당시 단국대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나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도자기였다. 하지만 그건 내 적성이 아니었다. 그러다 2학년이 되자 학교 측과 갈등이 생겼다. “우리가 원할 때 활용하기 위해 장학금을 드리는 건데, 이렇게 학교에 붙어 있지를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장학금 지급을 중단하겠습니다.” 사실 나는 대학 들어가서도 해외 공연을 다니느라 국내에 있는 날이 별로 없었다. 가뜩이나 학교 생활에 심드렁해 있던 터였는데, 학교 측 조치가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대학을 중퇴하고 이듬해 국악인 박귀희 선생님이 한국민속가무예술단 단장직을 나에게 물려주셨다. 우리 예술단 10명이 오대양 육대주를 돌며 무용, 연주, 농악 등 전통공연을 했다.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지에서 2년여에 걸쳐 춘향전, 심청전 등 뮤지컬 공연도 했다. 나는 단장으로서 연출도 함께 맡았다. 우리 고전 스토리를 바탕으로 대본을 만들되 노래와 춤은 일본과 합작으로 구성했다. 우리 쪽에서는 영화배우 최은희씨와 김희갑씨 등이 공연에 참여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전통예술에 위기가 찾아왔다. 서커스 등 다양한 외국문화와 TV 방송 프로그램, 스포츠 등이 확산되면서 과거에 비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어르신 세대들이 갖은 노력을 했지만 대세를 돌이키기는 힘들었다. -이러다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만들어낸 것이 사물놀이였다. 국악예술학교 2년 후배인 김용배(꽹과리)와 최태현(징), 이종대(북)와 뜻을 모았다. 그때까지 꽹과리, 장구, 북, 징의 4가지 필수 전통예술 타악기를 뜻하는 ‘사물악기’나 이를 다루는 사람을 뜻하는 ‘사물잽이’ 같은 말은 있었지만, ‘사물놀이’라는 명칭은 없었다. 우리 넷은 1978년 2월 공간사랑 공연장에서 웃다리 풍물가락으로 첫 연주를 했다. 미친 듯이 신명 나게 소리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의 반응은 반반으로 갈렸다. “놀랍다”라는 찬사와 “이단이다”라는 비난이 함께 쏟아졌다. 어느덧 사물놀이가 탄생한 지 곧 40주년이다. 그동안의 공연 횟수는 국내외 5500회에 이른다. -서양과 동양의 음악적 구조가 다르다. 서양이 직선적이라면 우리는 곡선적이다. 저쪽이 ‘템포’, 즉 리듬의 빠르기의 개념이라면 우리는 굿거리장단과 같은 ‘장단’의 개념이다. 그 속에 북방민족 계열의 신명과 남방민족 계열의 신명이 녹아 있다. 사물놀이는 그래서 다양한 음악과 어우러질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콘체르토(협주)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로 빠르게 뻗어나갈 수 있었다. 서울시향과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오케스트라 콘체르토를 했고 그다음에 피아노, 실내악, 현악4중주, 브라스(금관) 등으로 협주 영역을 넓혔다. 재즈의 전설로 통하는 마일스 데이비스, 오넷 콜먼과도 협연했다. 세계에서 유명하다는 재즈나 로큰롤 축제에도 두루 참가했다. -요즘은 많은 시간을 전공 교재 만들기에 쏟아붓고 있다. 공연은 일회성에 그치지만 교육은 길이 남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것을 정립하는 게 지금의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도 연평균 70회 정도는 공연을 하고 있다. 내년은 나의 남사당패 데뷔 60년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 신설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가장 천시받던 연희를 아름다운 신명으로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연희과를 만들었고, 그 결과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훌륭한 전통예술 인재 양성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데 더없는 보람을 느낀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김덕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악 연주가다. ‘글로벌 광대’라고 불리는 걸 스스로 좋아한다. 다섯 살에 남사당 ‘새미’로 데뷔한 후 남사당패의 일원이 됐다. 일곱 살에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장구를 귀신같이 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통령상을 받았다. 1978년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꽹과리, 징, 장구, 북만으로 구성된 전통 타악기 연주회를 갖고 이를 ‘사물놀이’라고 명명했다. 현재 사물놀이패 한울림의 예술감독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 교수로 있다. ▲1952년 대전 출생 ▲대전 신흥초, 국악예술학교(중·고교), 단국대 요업공학과 중퇴 ▲후쿠오카아시아문화상, 은관문화 훈장 ▲대표곡 ‘어우름’, ‘길’, ‘덩더쿵’ 등 ▲음반 ‘난장-뉴호라이즌’, ‘김덕수 사물놀이 결정판’, ‘풍물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미스터 장고’ 등 ▲저서 ‘사물놀이 교착본 1, 2, 3’, ‘신명으로 세상을 두드리다’ 등
  • “구조조정 영향” 성장률 2.8→2.7%로 내린 한은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7%로 소폭 낮춰 잡았다. 경기 부양 조치의 덕을 다소 보겠지만, 오는 9월 시행되는 ‘김영란법’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파장,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하향 조정의 이유가 됐다. 내년 성장률도 당초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해 지난해(2.6%)를 포함해 3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1.2%로 전망했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1%로 내려 잡았다. 기준금리는 연 1.25%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두 차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리 인하와 재정 보강(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우리 성장률을 0.2% 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이 없었다면 올 성장률은 2.5% 수준에 그칠 것이란 의미다. 하반기에는 민간 소비가 더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김영란법이 정착돼 가는 과정에서 관련 업종의 업황과 민간 소비에 분명히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 증가율이 상반기 2.7%에서 하반기 1.9%로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수는 사실상 ‘정부 재정의 힘’으로 굴러갈 것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1059억 달러에서 올해 950억 달러로 줄고, 내년엔 800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6월 소비자물가가 0.9% 상승에 그친 데는 저유가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총재는 이날 취임 이후 가진 첫 물가안정목표제 설명회에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 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뉴욕증시 상승했지만···美연준 “완만한 경제성장, 물가상승 압력 미미”

    뉴욕증시 상승했지만···美연준 “완만한 경제성장, 물가상승 압력 미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 미 경제가 지난달까지 완만한 성장을 이어오면서 물가상승 압력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회복세가 아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경기동향 평가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제 활동이 계속해서 완만하게 확장됐다”며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미미했다”고 밝혔다. 이런 평가는 “경제 활동이 계속 확장됐다”고 기술했던 지난 4월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경기 회복세가 아직은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연준의 주요 물가지표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지난 1월과 2월 1.7%를 기록한 뒤 지난 3월부터는 계속 1.6%에 머물고 있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전체적인 고용은 계속해서 완만하게 증가했고, 거의 증가가 없었던 클리블랜드 연준은행 관할 지역부 “약간의 성장”이 나타난 뉴욕 연준은행 관할 지역에 이르기까지 지역별로 편차가 나타났다. 임금상승 압력 역시 “대부분의 연준은행 관할 지역에서 미미하거나 완만하게” 감지됐다. 그러나 여러 연준은행 관할 지역에서 정보기술과 생명공학기술, 보건서비스 분야 전문인력에 대한 강한 수요가 나타났다고 베이지북은 분석했다. 미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에 대해 연준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지만 약화되는 조짐도 감지됐다”면서도 “앞으로 몇 개월 뒤의 소비지출 활동에 대한 전망은 대부분의 지역에 걸쳐 전반적으로 낙관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은 오는 26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연준 통화정책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기초 자료로 쓰인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 발령···논, 연못 등 물가 피해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 발령···논, 연못 등 물가 피해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내려졌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11일 “채집한 모기를 분석한 결과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500마리 이상이면서 전체의 50% 이상인 곳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질본은 전국에서 모기를 채집해 일본뇌염 매개모기의 밀도가 일정 기준 이상이거나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했을 때, 매개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때 일본뇌염 경보를 전국에 발령한다. 질본은 해마다 처음 일본뇌염 매개모기를 발견하면 주의보를 발령한다. 올해는 4월 초 경남, 제주에서 처음으로 작은빨간집모기를 발견해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이란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렸을 경우 혈액내로 전파되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의해 급성으로 신경계 증상을 유발하는 감염병으로, 뇌염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고 회복되더라도 신경계 합병증 발생 비율이 높은 질병이다. 그러나 모든 작은빨간집모기가 뇌염바이러스를 가진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려도 95%는 아무 증상이 없다. 그러나 극히 드물게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고열, 두통, 복통 및 경련이 일어나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의식 장애가 나타난다. 질본은 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렸을 때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일본뇌염 감염을 예방하려면 모기 활동이 활발한 8~10월 하순까지 가정에서는 방충망을 사용해야 한다. 야간에는 모기가 많은 지역에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바깥에서 활동할 때는 소매가 긴 옷과 긴 바지를 입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본뇌염 매개모기는 주로 논과 연못, 관개수로, 미나리꽝, 빗물 고인 웅덩이 등 비교적 깨끗한 물에서 서식한다. 질본 관계자는 “일본뇌염 예방접종은 매년 여름철에 받아야 하는 계절접종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권장 접종 시기에 맞춰 연중 어느 때나 접종받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월 美 FOMC 회의 ‘비둘기化’···“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6월 美 FOMC 회의 ‘비둘기化’···“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미국의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미국 내 고용 부진 우려가 통화정책에 불확실성을 안기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 및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섣부른 금리 인상을 경계하는 비둘기파(온건파)의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런 내용이 담긴 통화정책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정례회의록을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통화정책의 완화를 추가로 철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는지 판단하기 전에,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에 따른 영향을 판단할 정보와 더불어 고용 시장 여건에 대한 추가 정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편이 신중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지난달 FOMC 정례회의는 14일부터 이틀동안 진행됐고, 회의 시점은 브렉시트 결정이 이뤄진 지난달 23일보다 앞선다. 당시 FOMC 위원들은 브렉시트가 “상당한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실제로 브렉시트 결정 이후 한동안 영국의 FTSE100 주가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 변동을 고려할 때 8%가량 각각 떨어졌고, 브렉시트 이후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최근 약 30년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에는 큰 충격이 생겼다. FOMC 위원들은 또 ‘고용 쇼크’라고까지 불렀던 지난 5월 고용지표에 대해서도 우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고용지표인 ‘월간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은 지난 5월에 3만 8000건에 그쳤다. 이는 발표 당시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예상 최저치에도 못 미치는 값이었다. 하지만 위원들은 앞으로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회의록에는 “몇몇 참가자들이 연방기금 금리의 점진적인 추가 인상이 지연되면서 오버슈팅(경기 과열)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다른 몇몇 참가자들은 물가상승률을 지속적으로 (연준 목표치인) 2%까지 상승시키기 위해 통화정책이 당분간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적혀 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위원들은 엇갈린 의견을 보였으며, 이는 “6월”이라는 시점을 명시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던 지난 4월 회의 때와 비교해 분위기가 소극적으로 바뀐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FOMC의 내부 분위기가 ‘비둘기적’, 즉 섣부른 금리 인상은 경기 부진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 쪽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0.5%로 0.25%포인트 올렸지만, 올해 진행된 네 번의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모두 금리를 동결시켰다. 연준은 오는 26일부터 이틀 동안 7월 FOMC 정례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비자물가 두 달째 0%대… 외식 소주값 12%↑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째 0%대에 머물렀다. 저유가에 더해 배추, 양파 등 신선채소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 1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1월 0.8%에서 2월 1.3%로 올랐다가 3, 4월에 각각 1.0%를 기록했다. 5월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0.8%였다. 한국은행이 목표로 제시한 2.0%에 한 차례도 도달하지 못했다.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 약세로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9.6% 하락했고 농·축·수산물은 0.7% 내렸다. 지난 2~3월 9%대로 치솟았던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7% 하락했다. 봄철 출하 증가로 채소 값이 내려간 것이 원인이다. 반면 서민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품목의 물가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수도요금(전년 동기 대비 18.4%), 전철요금(15.2%), 외식 소주가격(12.0%), 시내버스 요금(9.6%), 전셋값(3.7%)의 상승폭이 컸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소비자 체감 경기상황·전망, 두 달째 악화…4개월래 최저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의 경기상황과 앞으로의 경기 전망이 2개월째 악화돼 넉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적인 소비자심리지수와 생활형편 등도 개선되지 못한 채 전월과 같은 보합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로 집계돼 5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CCSI는 올해 2월 98에서 3월 100, 4월 101로 두 달 연속 올랐다가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5월에 99로 떨어졌고 6월에도 전월과 같은 수준을 맴돌았다. CCSI가 기준선(2003∼2015년 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21일 전국 도시 2천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2천79가구가 응답했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은 두 달째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68로 5월(70)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앞으로 6개월 뒤의 경기 전망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5월 80에서 6월 78로 2포인트 하락했다. 두 지수는 각각 2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5월 98에서 6월 91로 7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면서 앞으로 시중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활형편이나 수입·지출 전망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지난 3월부터 4개월째 91을 유지했고 생활형편전망 지수도 전월과 같은 96이었다. 가계수입전망 지수(98)와 소비지출전망 지수(105)도 각각 5월과 같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가계저축 지수는 5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87이었지만, 가계저축전망 지수는 93으로 5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5월(106)보다 5포인트나 오른 111을 기록해 작년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밖에 현재가계부채와 가계부채전망, 물가수준전망, 임금수준전망 지수는 각각 5월 수치와 변동이 없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로 전월과 같았다.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품목은 공공요금(51.4%), 집세(44.7%), 공업제품(41.4%)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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