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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한국판 뉴딜정책’ 편다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한국판 ‘뉴딜정책’은 정보기반 사업과 공공시설 확충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12월께 종합발표된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판 뉴딜정책이 소문만 무성하다는 지적과 관련,“12월 발표할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에 담아 내놓겠지만 그 전에라도 (프로젝트별로)산발적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뉴딜이라고 부를 만큼 거창하지는 않다.”고 말해 시장의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했다. 이 부총리는 “현재 경기순환기적 저점과 구조적 전환과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데이터베이스 업그레이드 작업과 각종 건설공사 등의 사업을 전 부처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 종합처방을 만들고 있다.”면서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노인정, 관공서, 학교 교사,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투자하는 내용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를 만들기보다 내년 예산안에 반영시킨 정보화사업 등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시장의 실망감이 나오고 있다. 이 부총리는 또 “기업도시가 땅투기 수단이 되는 것은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기업이 땅을 잔뜩 확보해 놓았다가 ‘기업도시 재료’로 땅값만 부풀린 뒤 이런저런 핑계로 중도포기, 땅을 팔고 나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구체적인 강제수단이 없어 효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부총리는 또 “최근 중소기업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만기도래 규모를 둘러싸고 우려감이 커지고 있으나 금융시장의 파국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면서 “(은행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2단계 방카슈랑스도 예정대로 내년 4월 시행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아울러 2010년까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최고치)은 5%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고유가에 발목잡힌 세계경제 내년 성장률 0.5%P↓

    고유가로 세계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국제통화기금(IMF)은 2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국제유가의 ‘가연성’을 시장에서의 심각한 위험으로 지적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30일 고유가 때문에 세계 경제가 당장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진 않지만 적어도 아시아 경제는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와 석유 수출국인 나이지리아 내전의 일시적 중단으로 2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 인도분은 2주만에 하락세로 반전,배럴당 49.51달러로 마감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5% 성장,지난 30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면서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고유가가 물가와 임금에 미치는 ‘2차적 충격’에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고 주문했다.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당초 4.4%에서 4.3%로 낮췄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아시아 국가들은 자체 공급이 부족해 고유가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고 AWSJ은 전했다.타이완·말레이시아 등이 보조금을 지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고유가가 지속되면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배럴당 20∼30달러의 시대는 가고 40∼50달러의 고유가 시대가 도래했다고 지적했다.맥심그룹의 배리 리톨츠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문조사에서 내년 1분기 유가를 배럴당 57달러로 전망했다. 미국에서도 고용사정이 악화돼 ‘일시적 경기침체(soft patch)’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이코노클래스트의 마이크 코스그로브는 “고유가로 비용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늦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의 고유가가 1970년대보다는 충격이 덜하지만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이에 따른 시장의 불안정성을 심각한 위험으로 간주했다.지난 4월 이후 국제유가는 30% 가까이 올랐고,이로 인해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광고·방송 불공정 하청도 처벌

    앞으로 광고나 영화·방송프로그램 제작,건물관리,화물운송 등 서비스업에서도 대형 사업자가 하청업체와 거래할 때 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부당하게 깎는 등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면 하도급법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조·수리·건설위탁 분야로 제한돼 있는 하도급법 적용 대상에 용역(서비스)위탁 분야를 포함시키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을 마련,21일 입법예고했다. 서비스위탁 업종에는 광고업이나 전문디자인업,방송프로그램 제작업,영화제작업,전시·행사대행업,건물유지·관리업,화물운송업이 포함된다. 공정위는 하도급거래 때 원사업자가 협찬금 등 경제적 이익을 부당하게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반영했다.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원수급자가 수의계약 때 공사비를 밑도는 금액을,경쟁입찰 때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낮은 금액을 하도급대금으로 결정하는 것도 금지토록 했다.이와 함께 납품시점에 비해 하도급대금 지급시점의 물가 등이 낮아진 것을 이유로 대금을 깎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밖에 공정위는 원사업자가 건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청업체도 계약이행보증을 거절할 수 있도록 했다.공정위는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 4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처벌 수위는 위반 정도에 따라 시정명령 및 과징금(하도급대금의 2배 이내),검찰고발 등이다. 서비스위탁 분야가 추가되면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사업자수는 총 사업자의 16.5%인 51만 7000개(2002년 기준)에서 74.3%인 232만 9000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은행서비스 물가 ‘고공행진’

    은행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의 생산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외국환취급 수수료와 송금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를 계속 인상함에 따라 지난달 은행서비스 물가지수는 135.1(2000년=100)로 전월 대비 4.5% 올랐으며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6.6% 상승했다.은행서비스 물가지수 135.1은 2000년에 비해 서비스 물가가 35.1%나 급등했음을 뜻한다.은행서비스 물가지수는 특히 올들어 지난 3월 126.6에서 ▲4월 127.4 ▲5월 127.5 ▲6월 128.1 ▲7월 129.3 ▲8월 135.1 등으로 5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특히 8월 한달간 은행서비스 물가가 급격히 오른 것은 외국환취급수수료가 13.6% 인상된 것과 원화 수입수수료가 3.8% 오른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1995년 생산자물가지수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여타 서비스 물가는 등락을 보였으나 은행서비스 물가는 매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특히 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창구와 인터넷뱅킹,자동화기기(CD/ATM) 등의 수수료를 단계적으로 올려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은행의 서비스 물가는 앞으로도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이승일의 PSAT특강] 개별지수의 기여도 산출방법

    [이승일의 PSAT특강] 개별지수의 기여도 산출방법

    개별지수가 전체지수에 끼치는 영향을 기여도라 한다.보통 개별지수상승분을 기준시 실적으로 나누는데 간단하게 구성비와 증가율로 해결한다.구성비 대신 가중치가 주어져 있을 경우 ‘가중치×개별물가상승률’로 계산한다. ●문제 소비자물가지수는 전국의 소비자세대가 구입하는 각종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조사하고 이 결과를 분석하는 것에 의해 물가 변동을 시간 흐름에 따라 파악하려는 것이다.표는 이 소비자물가지수의 동향에 관한 것이다.①∼⑤ 중 이 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만을 들고 있는 것은 어느 것인가?(단,표 중 (A),(B)는 기준시(97년) 각 항목 물가의 연간평균 100을 기준으로 했다.(E)는 기준시에 있어 각 항목의 중점을 나타내는 것에 의해 가계의 소비구조를 나타낸 것이고 2000년에 대해서도 적용한다.) ① (C)는 2000년 3월 지수에 대한 같은 해 4월 지수의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② (D)는 2000년 3월부터 4월에 걸친 총합지수의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인가,그 정도(기여도)를 나타낸 것이다. ③ ‘가구·가사용품’의 지수는 2000년 3월,4월 모두 95.8이지만 ‘총합’이 102.4부터 102.6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므로 실제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④ 2000년 3월의 ‘피복 및 신발’비의 구체적인 소비 지출액을 알 수 있으면 2000년 4월의 ‘교육’비의 소비지출액도 산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⑤ 기준시와 2000년 3월의 지수를 비교할 경우 총합지수의 상승에 가장 기여한 것은 ‘보건의료비’다 (1) ①②③ (2) ①②④ (3) ①③⑤ (4) ②④⑤ (5) ③④⑤ ●풀이 및 정답 (C)는 (A)에 대한 (B)의 상승률이어서 ①은 맞다.(C)의 상승률을 중시하기 때문에 총합지수에 대한 기여를 나타내고 있어 ②역시 맞다.(A),(B)는 97년 물가를 기준으로 했지만 2000년 3,4월의 지수 상승으로 실질가격은 하락했다.지문에서 말하는 가격은 명목가격을 뜻한다.따라서 ③은 잘못됐다.2000년 3,4월 항목은 97년 기준의 지수이고 한 항목의 지출액을 알면 다른 항목 지출액도 산출할 수 있어 ④은 맞다.⑤은 잘못됐다.지수의 상승이 큰 것은 ‘보건의료’이지만 기여도에서는 중요도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참고로 기여도를 계산해보면 보건의료는 13.1×329=4309.9이고 식료는 3.0×2850=8550이다.따라서 정답은 (2)이다. ●문제(외시1차 기출문제) 소비자물가지수는 도시가계의 총 소비지출에 대한 각 소비품목의 지출 비율을 반영한 가중치를 고려하여 기준연도 대비 물가수준을 계산한 지수이다.다음 에 대한 의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르면? ㄱ.기준연도에 비해 2003년 8월 현재 물가가 가장 적게 오른 부문은 공업제품이다. ㄴ.기준연도에 비해 2003년 8월 현재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부문은 개인서비스이다. ㄷ.상품의 물가가 6% 오르고 서비스의 물가가 8% 올랐을 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7%보다 높다. ㄹ.2003년 7월과 비교하여 한달 후 물가가 떨어진 부문은 공공서비스뿐이다. (1) ㄱ,ㄴ (2) ㄱ,ㄷ (3) ㄷ,ㄹ (4) ㄱ,ㄷ,ㄹ (5) ㄴ,ㄷ,ㄹ ●풀이 및 정답 공업제품의 물가지수는 106.3으로 다른 부문보다 낮은 값이어서 ㄱ은 맞다.117.6의 물가 지수를 나타내고 있는 농축수산물이 가장 많이 올랐으므로 ㄴ은 옳지 않다.ㄷ의 경우 상품과 서비스의 가중치가 각각 450.3과 549.7이기 때문에 서비스 상승률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즉 6%,8%의 단순 평균인 7% 이상 오른다는 의미다.기여도(가중치×개별물가상승률)로 계산하면 7.1%가 나온다.2003년 8월의 전월대비 상승률이 음수인 것은 공공서비스이므로 맞다.따라서 정답은 (4)이다.
  • 치솟는 물가… 허리 휘는 서민들

    서민들의 체감물가지수(생활물가지수)가 3년여만에 6%대로 치솟고,기업들의 체감지표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하반기 이후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은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8월 수출증가율마저 30%대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우려했던 경기하강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이래서 나온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8월보다 4.8% 상승했다.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7월 4.4%에 이어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다.2001년 7·8월(4.7%)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8월중 물가상승은 장마와 폭염으로 채소류 등 농축산물의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고유가로 공업제품의 가격 인상과 시내버스 요금 등 공공요금의 인상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올 들어 8월까지 평균 물가상승률은 3.6%로 아직 정부가 전망한 ‘3% 중반’의 범위에는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국제 유가의 움직임과 이달중 예상되는 태풍,추석명절 등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하면 하반기 물가관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식료품비(9.5%) 등 생활품목의 물가지수는 지난달보다 1.5%,지난해 8월보다는 6.7%나 상승,서민들이 느끼는 물가 압박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63개 기업을 대상으로 8월중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도 7월보다 2포인트 오른 72로 나타났다.제조업 BSI는 지난 4월 87을 정점으로 5월 80,6월 78,7월 70 등으로 3개월째 하락하다 8월 들어 약간 올랐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 내수회복 언제 될까 “6월을 고비로 힘겹게 살아나고 있다.”(재정경제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민간경제연구소) 경제회복의 관건이 민간소비 회복이라는데 민(民)·관(官)은 이견이 없다.그러나 회복시기를 둘러싸고는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정부는 지난 6월 도·소매 판매액이 지난해 6월에 비해 1.6% 증가한 것을 두고 “드디어 힘겨운 반등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쳤다.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비교대상인 지난해 6월 성적표(-0.2%)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시큰둥해했다. 6월 지표에 대한 해석 차이는 소비회복 시기에 대한 시각차로 이어진다.정부는 6월을 고비로 미약하게나마 감지된 소비 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에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 0.1%였으나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정부가 이렇듯 희망섞인 관측을 내보이는 또하나의 근거는 소비침체의 무거운 족쇄였던 신용불량자의 감소세다.급증하던 신용불량자는 400만명 문턱에서 지난달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소비 하락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로 전망해 내년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최근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같이 올 수 없는 병이 한꺼번에 도진 합병증이다.그런 만큼 경제정책 입안자들이나 경제학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난치병’이기도 하다.과연 우리 경제는 이 난치병에 걸렸을까.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언론의 호들갑을 탓한다. 한국은행 임원을 지낸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올해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결코 나쁜 성적(경기침체)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설사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간주하려면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돼야 한다는 것. 과거 두차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면 이같은 지적에 좀 더 설득력이 실린다.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와 함께 찾아왔다.1·2차 오일쇼크때,우리나라 성장률은 반토막 또는 마이너스로 추락했고,물가상승률은 30%대에 육박했다. 당시는 고도 성장기-고금리 시대였던 만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뭇 낫다.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대 중반으로 지난해 성장률(3.1%)을 웃돈다.소비자물가도 올들어 7월까지 3.5% 올랐다.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였다.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7∼8월 연속 4%를 넘을 것이 확실시돼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수확기가 시작되는 9∼10월부터 물가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지금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결코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변수는 국제유가다.지금과 같은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물가도 동반 고공행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출전선 이상없나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2002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 속에 수출 혼자서 우리경제를 이끌어 온 터라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수출 성장세의 약화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올들어 우리나라의 하루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 9억 4000만달러를 정점으로 5월 9억 3000만달러,6월 8억 7000만달러로 줄곧 하락해 왔다.7월에는 주5일근무제의 시행으로 계산법이 바뀌면서 8억 9000만달러로 다소 올랐으나 종전기준을 적용하면 8억 6000만달러로 떨어진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수출기업의 전망이 내수기업보다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그동안 수출을 이끌어왔던 반도체,자동차,휴대폰 등 5대 수출품목(전체수출의 47% 차지)이 내년에는 공급과잉 또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의 지난 6월 재고량은 9248억원어치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많다.유가폭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월 210억달러 이상의 수출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우리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수출경제의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정부의 환율안정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업 투자 왜 안하나 자금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기업 설비투자가 2년 가까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설비투자 부진은 지금 당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치명적인 ‘경제질환’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2002년 4·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올들어서도 1분기 -3.8%,2분기 2.6% 등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율(국내총생산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8.9%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기업들의 시설자금 대출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지난달 회사채 발행은 2조 5641억원에 그쳐 전월의 6조 5021억원보다 60.6%나 줄어들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노사관계 불안,지정학적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탓이다.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시설투자에 쓰지 않고 내부유보나 주식배당,자사주 매입 등에만 쏟아붓고 있다.주력 수출업종들이 국내투자를 촉진하는 업종이 아니란 것도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휴대폰 등 IT(정보기술)업종은 생산설비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자본재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개혁’과 ‘성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부정책에도 불만을 쏟아낸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부정책 어디로 가나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지도(확장),그렇다고 위축시키지도(긴축)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중립’이다.돈(재정)을 더 풀지는 않되,더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해 앞당겨 푸는 쪽을 선택했다.정부가 이같은 선택을 한 데는 금리·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금리를 올리자니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고,내수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부동산 투기가 불안하다.환율도 마찬가지다.끌어올리면 내수가,가만 놔두면 수출이 타격을 입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이같은 옹색한 처지와,이에 토대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일단 동조한다.과거와 달리 거시정책 수단을 쓸 여지가 별로 없어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같이 한숨짓기도 한다.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와 야당은 ‘미세 처방’에서 정부와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바로 감세(減稅)정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법인세와 개인의 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줘 투자 및 소비할 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에 적극 동조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도 “감세정책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정부는 감세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 및 규제 완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한다.재정경제부측은 “감세보다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부양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경제학 원론에도 나와 있다.”며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는 만큼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어 투자회복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측은 “경제학 원론의 주장은 효율성 있는 정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기업과 개인으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超고유가 시대] 45弗 지속땐 ‘성장률 2%대’

    [超고유가 시대] 45弗 지속땐 ‘성장률 2%대’

    이라크 정정불안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급등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우리 경제 회복에 적잖은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소비자물가 상승이 내수부진의 골을 깊게 하고,기업부문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내수·투자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럴 경우 올 목표치인 5%대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하지만 과거 1·2차 때와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3일 유종별 현물거래 가격은 지난해 평균 가격과 비교해 두바이유(37.51달러) 10.72달러,브렌트유(40.38달러) 11.68달러,서부텍사스중질유(44.11달러) 13.00달러 등으로 올랐다.1년 사이에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점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한국은행은 국제 유가(브랜트유 기준)가 배럴당 5달러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0.50%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가계의 소비가 더욱 위축되고,기업의 설비투자가 둔화되면서 국민총생산(GDP)은 0.3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한은은 기준 유가의 35달러 유지를 전제로 올 경제성장률을 5.0%로 예측했으나 이를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삼성경제연구소도 유가가 배럴당 2달러 올랐을 때 경제성장률은 0.28%포인트 떨어지고,무역 흑자는 13억 3000만달러 감소한다고 전망했다.평균유가 35달러의 상황에선 고용과 실질임금이 각각 3.06%와 2.14% 준다. 따라서 유가가 10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최근의 사태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성장률은 2%대로 뚝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내년에 국제유가가 안정을 되찾아도 고용과 소득이 크게 준 상태여서 쉽사리 경기가 회복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유가 폭등은 중동사태뿐만 아니라 중국,미국 등의 에너지 과수요도 원인인 만큼 석유대체 공급원을 확보하지 못한 우리로서는 유가 상승의 부담과 함께 석유공급 중단의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에너지비상대책을 가격과 수급의 대책으로 나눠 재편성했다.특징은 시장에서 에너지 절약 등을 통해 부담을 최대한 흡수하면서 장기적으로 대체에너지와 해외자원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다.유류할당 등과 같은 수급대책은 아직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원자재 대란 주의보] (상) 실태 및 원인

    [원자재 대란 주의보] (상) 실태 및 원인

    국제 원자재 가격이 다시 심상찮다.지난 4월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 발언’ 이후 약세로 돌아섰던 원자재 가격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국제 유가는 러시아 유코스사의 석유생산 불투명과 이라크 사태,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등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구리·납·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도 연중 최고치로 치닫고 있다.특히 지난 3월 ‘원자재 대란’에 대한 위기감을 확산시킨 고철 가격도 지난달 이후 다시 뛰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은 기업들의 생산비 증가와 물가상승,소비감소,투자부진 등으로 이어져 국내 경기 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전망이다.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뉴욕상품시장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9월물 선물유가는 전날보다 1.05달러 오른 배럴당 43.8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뉴욕상품시장 21년 역사상 최고치다.중동산 두바이유도 배럴당 35.97달러에 거래돼 0.32달러 올랐다.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의 국제가도 1983년 뉴욕선물거래소 개장 이후 사상 첫 4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지난달 29일 일본도착도가격(MOPJ)은 t당 395.25달러였다.에틸렌·프로필렌·벤젠 등도 지난달 29일 t당 각각 1050달러,880달러,1090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넘어섰다. 비철금속 국제가격도 상승세가 가파르다.구리는 지난 6월 월평균 t당 2686달러에서 지난달 말 2700달러를 넘어섰으며,니켈은 지난 5월(월평균 t당 1만 1118달러)을 저점으로 지난달 29일에는 1만 4350달러를 기록해 연중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철근 원료인 고철 가격도 반등했다.지난 2월 t당 평균 330달러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말 28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수급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미국·일본의 경기 회복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원자재 불랙홀’인 중국도 재고 감소로 수요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또 달러 약세의 지속으로 국제펀드의 자금들이 원자재시장으로 회귀하는 것도 원자재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여기에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다른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동반상승’ 효과를 낳고 있다.이같은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원자재 대란’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경기 회복과 달리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한국 경제가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충격을 감내하기가 쉽지 않아 국내 경기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8)임자 타리도·재원도의 민어 복달임

    내일이 중복.‘복날 이름값 한다.’더니 엄청나게 덥다.더러는 개고기를 두고 논쟁도 없지 않으나 복날답게 곳곳의 개장국집은 문전성시다.그래도 ‘복날치레’는 빠뜨릴 수 없어 개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삼계탕집으로 몰려가는데,정작 민어를 먹겠다는 사람은 씻고 찾아봐도 없다.소문난 개장국집,삼계탕집을 꿰는 사람들이 복날 복달임의 민어풍속은 알지 못하니,이 무슨 망각병인가. 복달임 풍습을 살피자니 서글프고 허전하다.육고기 논쟁이 무성한 지금,선조들이 바닷고기로 즐겼던 복날의 내력이 고스란히 빠진 것 같아서다.복날 바다생선으로는 역시 민어가 으뜸이다.듬직한 민어는 스케일도 예사 고기와 달라 흡사 참치 한 마리에서 수백 개의 통조림이 나오는 격이다. 왜정 때까지만 해도 서울의 대갓집이나 부유한 사람들은 복날이면 민어와 여기에 필요한 이런저런 재료를 준비해 숲 그늘 냇가로 나갔다.그곳에서 큼직한 민어를 회뜨고,매운탕을 끓이는 모습은 요새 개 한 마리를 여러 명이 추렴해 해치우는 모습에 비견된다.살은 물론이고 내장까지 깔끔하게 손봐 끓여냈다. ●길이 1m·무게 20㎏ 대형 물고기 세종실록지리지(1432)나 여지도서(1771)에 골고루 민어가 등장하는 품세로 미뤄 민어 복달임이 서해안 전체에 고루 분포했던 듯싶다.반면에 동해나 경상도쪽 남해안에서는 민어가 잡히지 않아 이런 기록을 찾기 어렵다.민어는 민어(民魚) 뿐 아니라 민어(魚),면어( 魚),표어(魚)라고도 했다. 빛깔이 등쪽은 회청색,배쪽은 연한 흰빛으로 몸길이가 1m를 넘고 무게도 20㎏에 달하니 바닷고기 치고는 귀골이요,크기도 가히 팔척장신이라고 할 만하다.그러니 ‘민어 한 마리로 수십 명이 요족하게 복달임을 했다.’는 말이 과히 허언은 아닌 셈이다. 민어는 속살이 백색으로,살집이 탄력있어 횟감으로도 그만이다.고급 횟집에서 큼직하게 썰어주는 민어회(사실은 수입 민어겠지만),그 입안 가득 씹히는 맛과 육질은 다른 횟감과 비교하기 어렵다.그만큼 두드러진 격조를 갖춘 덕에 젯상이나 혼례상에도 빠짐없이 오른다.비늘이 두껍고 커서 의례상 차림에 맞춤인 까닭이다.또 말린 민어포는 굴비 못지않게 한국인이 좋아하는 건어물로,백중절 우란분(盂蘭盆)에 조기와 더불어 활용했다.물량이 많지 않아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다.내로라는 장안 건어물가게의 명색을 가꾸는 커다란 민어포를 상상해 보라. 민어찜의 담백한 풍미 또한 뛰어나 이런저런 찜과는 결코 한 줄에 세울 수 없다.서울에서는 예부터 민어찜을 도미찜보다 한 수 위로 쳤다.민어 살의 기름은 그 양이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아 참조기의 그것과 함께 고급으로 쳤다.게다가 민어 머리의 붉은 껍질과 살이 또한 일미라,어두봉미(魚頭鳳尾)의 전통 식도락 기준에도 딱 들어맞는다. ●‘날껍질에 밥 싸먹는다’ 식담도 국을 끓여도 좋고 구워먹어도 좋다.붉은 껍질은 말려서 튀기거나 날로 밥을 싸먹기도 해 ‘날 껍질에 밥 싸먹는다.’는 식담(食談)까지 생겼다.이같이 민어는 머리부터 꽁지까지 버릴 것이 없다.민어 알젓에 저냐,구이,맑은장국과 회는 물론 포와 찌개,국,조림,아가미젓 등등 민어가 연출하는 식탁에서의 변신은 가짓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민어의 품격을 현장에서 제대로 보자면 역시나 전남 임자도에 딸린 태이도(일명 타리도)와 재원도로 내려갈 일이다.삼복 더위가 기승인 지금이 민어잡이의 절정기다.과거에는 민어의 주산지가 전남 고흥과 완도,무안,신안,영광,전북의 고군산열도,죽도,경기도의 연평열도,평안도의 신미도,대화도,압록강구 등지였으나 지금은 기록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허균은 도문대작(屠門大爵·1827)에서,민어와 조기,반디,낙지,준치 등 서해에서 나는 고기를 ‘천한 어류’로 분류했다.그의 ‘천하다’는 촌평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아마도 그만큼 ‘흔했다.’는 말이고,‘널리 퍼진 물고기’란 뜻이지,결코 ‘품격이 낮다.’는 의미는 아니리라.민어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흔한 물고기였으나 남획으로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민어복달임’ 운운하면 조금은 ‘호사스러운’ 말치레일 수도 있다.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게 결코 근거없는 호사만도 아니다.개 반 마리 값이면 요새도 민어복달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문제는 먼 남도로 길을 잡아야 해 발품이 든다는 것 뿐. ●오늘날엔 무안 해제반도가 유일한 집산지 전남 무안의 해제반도,그 잘룩한 개미허리를 벗어나면 이내 장암포구에 닿는다.그곳에서 철부선에 차를 실으면 곧장 임자도에 닿고 그곳에서 한참을 달리면 하우리포구가 나온다.하우리는 오늘날 유일하게 민어가 집산되는 곳.일제시대에 이곳은 민어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소문난’ 유명세를 치렀다.일본의 나이든 노인들은 지금도 ‘전라도는 몰라도 타리도는 안다.’고 할 정도다. 하우리에서 조금 북쪽에 위치한 타리섬이 바로 민어잡이의 본산이다.섬타리(대태이도)는 타리섬의 큰 섬이며,뭍타리섬(육타리도,육태이도)은 섬타리 동쪽에 있다.섬타리에는 사람이 살고 있으나 육타리도는 무인도다. 오늘날의 타리도는 아무도 찾지 않는 무인절경(無人絶景)이다.모래밭이 드넓고,섬과 바닷물이 조화를 이뤄 많은 이들이 찾을 법도 한데,일제시대 파시 이후로 ‘막 내린 곳’이 되고 말았다.백사장을 거닐면서 그 옛날 한창 주가를 드높였던 민어파시를 떠올렸다.어디선가 술집 작부들의 젓가락 장단에 실린 신명과 애절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곳에는 여름철이면 알을 낳으려는 민어떼가 몰려들었다.민어떼가 몰려들면 민어 우는 소리로 온 바다가 시끌벅적했다.어부들도 민어를 따라서 전국 곳곳에서 몰려왔으니,민어와 사람이 이곳에서 들끓어 흥청거리는 민어파시가 형성되었던 것이다.파시란 직역하면 ‘바다의 시장’이니,조용하던 해변이 잠시나마 여름 한철 시장판으로 바뀌는 것이다.옛말에 ‘위도에서 벌어서 타리에 와서 탈탈 털어버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집이 번창하고 흥청거렸다.파시가 번성하던 시절에는 목포-타리도-낙월도-영광을 잇는 여객선과 화물선의 항로가 개설되기도 했다. ●음력 4월부터 7월까지 이어졌던 민어파시 파시는 보통 음력 4월에 시작해 7월말까지 이어졌다.모래 언덕에는 판잣집이나 가건물이 줄지어 들어서고,색주가가 형성되었다.민어 따라 돈이 몰리고,돈냄새를 맡은 여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한창 성할 때는 400여 호의 가겟집 중 7할이 논다니 기생집이었다.이곳에는 한국 기생은 물론 일본 기생까지 있었는데,재밌는 것은 이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장사에 나섰다는 점이다. 파시는 타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하우리 바로 건너편 재원도도 파시로 흥청거렸다.교통이 불편해 하루에 2번 배편으로 길이 열릴 뿐이지만 돈있는 곳에 파시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일.재원도 포구에서 예미고개를 넘어가면 예미백사장이 나온다.천연의 사구에 아무도 없는 쓸쓸한 해변.고개를 넘는 숲이 너무 깊어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며 달려든다는 그런 오지다.세상에 그런 곳이 있을까 싶은 험한 길을 헤쳐 겨우겨우 달려가니 반갑게 예미가 길손을 맞는다. 인간의 발자취가 끊긴 이 아름다운 해변도 파시로 흥청거렸다.경기도 고양에서 이곳으로 귀양와 입도주(入島主)가 된 진유걸(陳有傑)의 9세손인 진재언(59·전 어촌계장)의 증언에 따르면,어렸을 때만 해도 제철이 되면 민어 우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예쁜 양산을 받쳐 든 아가씨들도 꽃잎처럼 나풀거리며 예미고개를 넘어 재원포구로 몰려왔다. 말하자면,임자도를 중심으로 이에 딸린 타리섬 일대와 건너편 재원도 일대가 모두 민어 밭이었고,민어파시가 형성되었던 유서깊은 해양문화사의 거점이었던 것. ●부레풀까지 요긴하게 사용… 버릴 데 없는 고기 일제시대에 전라도 민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었고,경기도 민어는 서울 일원에서 소비되었다.타리 민어는 품질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방망이로 민어포를 두들기면 곧잘 바스러지는 다른 포와 달리 이곳 포는 육질이 솜처럼 부풀어올라 최고의 술안주로 대접받았다.무더운 복중에 시원한 맥주 한 컵,그리고 쪽쪽 찢어낸 민어포를 고추장에 찍어 곁들이는 맛이란! 이곳 파시는 한국전쟁 이후 명맥만 유지하다가 1960년대 초반부터는 민어 대신 부세나 병어잡이로 대신하고 있다.그래도 60∼70년대까지는 재원 파시가 열려 끝물의 노랫자락이 포구를 물안개처럼 떠돌았으나 지금은 아름다운 해변만 남아 노랫가락을 타고 흥청이던 그 옛날 파시의 추억을 전할 뿐이다. 천만다행으로 민어잡이가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었다.지금도 이 무렵이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지만 몇 안되는 민어떼가 이곳으로 길을 잡아 민어파시의 유서깊은 역사를 증명해 주고 있다.벗들과 어울려 민어 한 마리를 장만해 우리의 복달임을 즐겨볼 일이다.그리고,아귀처럼 먹는 일에만 골몰하지 말고 주변도 돌아볼 한 번 일이다. 지금은 박물관에나 놓인 값비싼 고가구가 모두 민어의 부레풀로 만든 것들이다.어느덧 화학접착제에 밀려나고 말았지만 ‘이풀 저풀 다 둘러도 민애풀이 따로 없네.’란 노랫가사를 음미하며,천년을 간다는 민어풀의 생명력을 고마워 할 일이다.그래서 부레조차 버리지 않을 정도로 알뜰하게 추려 먹고,우려 먹었던 민어복달임을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곁눈질이라도 해볼 일이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8)임자 타리도·재원도의 민어 복달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8)임자 타리도·재원도의 민어 복달임

    내일이 중복.‘복날 이름값 한다.’더니 엄청나게 덥다.더러는 개고기를 두고 논쟁도 없지 않으나 복날답게 곳곳의 개장국집은 문전성시다.그래도 ‘복날치레’는 빠뜨릴 수 없어 개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삼계탕집으로 몰려가는데,정작 민어를 먹겠다는 사람은 씻고 찾아봐도 없다.소문난 개장국집,삼계탕집을 꿰는 사람들이 복날 복달임의 민어풍속은 알지 못하니,이 무슨 망각병인가. 복달임 풍습을 살피자니 서글프고 허전하다.육고기 논쟁이 무성한 지금,선조들이 바닷고기로 즐겼던 복날의 내력이 고스란히 빠진 것 같아서다.복날 바다생선으로는 역시 민어가 으뜸이다.듬직한 민어는 스케일도 예사 고기와 달라 흡사 참치 한 마리에서 수백 개의 통조림이 나오는 격이다. 왜정 때까지만 해도 서울의 대갓집이나 부유한 사람들은 복날이면 민어와 여기에 필요한 이런저런 재료를 준비해 숲 그늘 냇가로 나갔다.그곳에서 큼직한 민어를 회뜨고,매운탕을 끓이는 모습은 요새 개 한 마리를 여러 명이 추렴해 해치우는 모습에 비견된다.살은 물론이고 내장까지 깔끔하게 손봐 끓여냈다. ●길이 1m·무게 20㎏ 대형 물고기 세종실록지리지(1432)나 여지도서(1771)에 골고루 민어가 등장하는 품세로 미뤄 민어 복달임이 서해안 전체에 고루 분포했던 듯싶다.반면에 동해나 경상도쪽 남해안에서는 민어가 잡히지 않아 이런 기록을 찾기 어렵다.민어는 민어(民魚) 뿐 아니라 민어(魚),면어( 魚),표어(魚)라고도 했다. 빛깔이 등쪽은 회청색,배쪽은 연한 흰빛으로 몸길이가 1m를 넘고 무게도 20㎏에 달하니 바닷고기 치고는 귀골이요,크기도 가히 팔척장신이라고 할 만하다.그러니 ‘민어 한 마리로 수십 명이 요족하게 복달임을 했다.’는 말이 과히 허언은 아닌 셈이다. 민어는 속살이 백색으로,살집이 탄력있어 횟감으로도 그만이다.고급 횟집에서 큼직하게 썰어주는 민어회(사실은 수입 민어겠지만),그 입안 가득 씹히는 맛과 육질은 다른 횟감과 비교하기 어렵다.그만큼 두드러진 격조를 갖춘 덕에 젯상이나 혼례상에도 빠짐없이 오른다.비늘이 두껍고 커서 의례상 차림에 맞춤인 까닭이다.또 말린 민어포는 굴비 못지않게 한국인이 좋아하는 건어물로,백중절 우란분(盂蘭盆)에 조기와 더불어 활용했다.물량이 많지 않아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다.내로라는 장안 건어물가게의 명색을 가꾸는 커다란 민어포를 상상해 보라. 민어찜의 담백한 풍미 또한 뛰어나 이런저런 찜과는 결코 한 줄에 세울 수 없다.서울에서는 예부터 민어찜을 도미찜보다 한 수 위로 쳤다.민어 살의 기름은 그 양이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아 참조기의 그것과 함께 고급으로 쳤다.게다가 민어 머리의 붉은 껍질과 살이 또한 일미라,어두봉미(魚頭鳳尾)의 전통 식도락 기준에도 딱 들어맞는다. ●‘날껍질에 밥 싸먹는다’ 식담도 국을 끓여도 좋고 구워먹어도 좋다.붉은 껍질은 말려서 튀기거나 날로 밥을 싸먹기도 해 ‘날 껍질에 밥 싸먹는다.’는 식담(食談)까지 생겼다.이같이 민어는 머리부터 꽁지까지 버릴 것이 없다.민어 알젓에 저냐,구이,맑은장국과 회는 물론 포와 찌개,국,조림,아가미젓 등등 민어가 연출하는 식탁에서의 변신은 가짓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민어의 품격을 현장에서 제대로 보자면 역시나 전남 임자도에 딸린 태이도(일명 타리도)와 재원도로 내려갈 일이다.삼복 더위가 기승인 지금이 민어잡이의 절정기다.과거에는 민어의 주산지가 전남 고흥과 완도,무안,신안,영광,전북의 고군산열도,죽도,경기도의 연평열도,평안도의 신미도,대화도,압록강구 등지였으나 지금은 기록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허균은 도문대작(屠門大爵·1827)에서,민어와 조기,반디,낙지,준치 등 서해에서 나는 고기를 ‘천한 어류’로 분류했다.그의 ‘천하다’는 촌평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아마도 그만큼 ‘흔했다.’는 말이고,‘널리 퍼진 물고기’란 뜻이지,결코 ‘품격이 낮다.’는 의미는 아니리라.민어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흔한 물고기였으나 남획으로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민어복달임’ 운운하면 조금은 ‘호사스러운’ 말치레일 수도 있다.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게 결코 근거없는 호사만도 아니다.개 반 마리 값이면 요새도 민어복달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문제는 먼 남도로 길을 잡아야 해 발품이 든다는 것 뿐. ●오늘날엔 무안 해제반도가 유일한 집산지 전남 무안의 해제반도,그 잘룩한 개미허리를 벗어나면 이내 장암포구에 닿는다.그곳에서 철부선에 차를 실으면 곧장 임자도에 닿고 그곳에서 한참을 달리면 하우리포구가 나온다.하우리는 오늘날 유일하게 민어가 집산되는 곳.일제시대에 이곳은 민어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소문난’ 유명세를 치렀다.일본의 나이든 노인들은 지금도 ‘전라도는 몰라도 타리도는 안다.’고 할 정도다. 하우리에서 조금 북쪽에 위치한 타리섬이 바로 민어잡이의 본산이다.섬타리(대태이도)는 타리섬의 큰 섬이며,뭍타리섬(육타리도,육태이도)은 섬타리 동쪽에 있다.섬타리에는 사람이 살고 있으나 육타리도는 무인도다. 오늘날의 타리도는 아무도 찾지 않는 무인절경(無人絶景)이다.모래밭이 드넓고,섬과 바닷물이 조화를 이뤄 많은 이들이 찾을 법도 한데,일제시대 파시 이후로 ‘막 내린 곳’이 되고 말았다.백사장을 거닐면서 그 옛날 한창 주가를 드높였던 민어파시를 떠올렸다.어디선가 술집 작부들의 젓가락 장단에 실린 신명과 애절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곳에는 여름철이면 알을 낳으려는 민어떼가 몰려들었다.민어떼가 몰려들면 민어 우는 소리로 온 바다가 시끌벅적했다.어부들도 민어를 따라서 전국 곳곳에서 몰려왔으니,민어와 사람이 이곳에서 들끓어 흥청거리는 민어파시가 형성되었던 것이다.파시란 직역하면 ‘바다의 시장’이니,조용하던 해변이 잠시나마 여름 한철 시장판으로 바뀌는 것이다.옛말에 ‘위도에서 벌어서 타리에 와서 탈탈 털어버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집이 번창하고 흥청거렸다.파시가 번성하던 시절에는 목포-타리도-낙월도-영광을 잇는 여객선과 화물선의 항로가 개설되기도 했다. ●음력 4월부터 7월까지 이어졌던 민어파시 파시는 보통 음력 4월에 시작해 7월말까지 이어졌다.모래 언덕에는 판잣집이나 가건물이 줄지어 들어서고,색주가가 형성되었다.민어 따라 돈이 몰리고,돈냄새를 맡은 여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한창 성할 때는 400여 호의 가겟집 중 7할이 논다니 기생집이었다.이곳에는 한국 기생은 물론 일본 기생까지 있었는데,재밌는 것은 이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장사에 나섰다는 점이다. 파시는 타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하우리 바로 건너편 재원도도 파시로 흥청거렸다.교통이 불편해 하루에 2번 배편으로 길이 열릴 뿐이지만 돈있는 곳에 파시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일.재원도 포구에서 예미고개를 넘어가면 예미백사장이 나온다.천연의 사구에 아무도 없는 쓸쓸한 해변.고개를 넘는 숲이 너무 깊어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며 달려든다는 그런 오지다.세상에 그런 곳이 있을까 싶은 험한 길을 헤쳐 겨우겨우 달려가니 반갑게 예미가 길손을 맞는다. 인간의 발자취가 끊긴 이 아름다운 해변도 파시로 흥청거렸다.경기도 고양에서 이곳으로 귀양와 입도주(入島主)가 된 진유걸(陳有傑)의 9세손인 진재언(59·전 어촌계장)의 증언에 따르면,어렸을 때만 해도 제철이 되면 민어 우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예쁜 양산을 받쳐 든 아가씨들도 꽃잎처럼 나풀거리며 예미고개를 넘어 재원포구로 몰려왔다. 말하자면,임자도를 중심으로 이에 딸린 타리섬 일대와 건너편 재원도 일대가 모두 민어 밭이었고,민어파시가 형성되었던 유서깊은 해양문화사의 거점이었던 것. ●부레풀까지 요긴하게 사용… 버릴 데 없는 고기 일제시대에 전라도 민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었고,경기도 민어는 서울 일원에서 소비되었다.타리 민어는 품질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방망이로 민어포를 두들기면 곧잘 바스러지는 다른 포와 달리 이곳 포는 육질이 솜처럼 부풀어올라 최고의 술안주로 대접받았다.무더운 복중에 시원한 맥주 한 컵,그리고 쪽쪽 찢어낸 민어포를 고추장에 찍어 곁들이는 맛이란! 이곳 파시는 한국전쟁 이후 명맥만 유지하다가 1960년대 초반부터는 민어 대신 부세나 병어잡이로 대신하고 있다.그래도 60∼70년대까지는 재원 파시가 열려 끝물의 노랫자락이 포구를 물안개처럼 떠돌았으나 지금은 아름다운 해변만 남아 노랫가락을 타고 흥청이던 그 옛날 파시의 추억을 전할 뿐이다. 천만다행으로 민어잡이가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었다.지금도 이 무렵이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지만 몇 안되는 민어떼가 이곳으로 길을 잡아 민어파시의 유서깊은 역사를 증명해 주고 있다.벗들과 어울려 민어 한 마리를 장만해 우리의 복달임을 즐겨볼 일이다.그리고,아귀처럼 먹는 일에만 골몰하지 말고 주변도 돌아볼 한 번 일이다. 지금은 박물관에나 놓인 값비싼 고가구가 모두 민어의 부레풀로 만든 것들이다.어느덧 화학접착제에 밀려나고 말았지만 ‘이풀 저풀 다 둘러도 민애풀이 따로 없네.’란 노랫가사를 음미하며,천년을 간다는 민어풀의 생명력을 고마워 할 일이다.그래서 부레조차 버리지 않을 정도로 알뜰하게 추려 먹고,우려 먹었던 민어복달임을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곁눈질이라도 해볼 일이다.
  • [차이나 리포트 2004] (1) 차이나 쇼크는 없다

    [차이나 리포트 2004] (1) 차이나 쇼크는 없다

    |베이징·상하이 염주영특파원|중국정부가 긴축정책으로 선회하면서 한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경제가 긴축으로 불황에 빠지면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다 수출 길마저 막히지 않을까 하는 불안심리가 팽배하다.과연 그럴까.취재팀은 먼저 중국의 밑바닥 경제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베이징의 실리콘 밸리로 일컬어지는 중관촌.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일대의 전자상가는 발 들여 놓기가 힘들 만큼 초만원이다.진열대에는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전화,노트북 컴퓨터와 LCD,MP3 등 첨단 제품들이 즐비하다. 서울 용산의 전자상가나 도쿄 아키하바라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손님들로 바글대는 모습만 다를 뿐이다. 2년전 진열대의 맨 앞자리를 차지했던 한국산 제품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에 중국산 제품들이 당당히 올라와 있다.한참을 기웃거린 끝에 겨우 찾아낸 것이 삼성 애니콜 정도다. 중국기업들의 빠른 기술진보가 피부에 와 닿았다. 베이징의 왕푸징가.도로 폭이 서울 명동의 3배 정도 되는 보행자 전용도로에는 평일 낮인데도 쇼핑객들로 넘쳐난다.길 양편으로 늘어선 백화점과 상가들도 들고 나는 손님들로 붐비기는 마찬가지. 그 중 한 곳을 들어가 보았다.건물 장식은 그다지 화려해 보이지 않았지만 진열된 제품들의 값은 장난이 아니다. 남성·여성의류 매장의 마네킹들 거의가 한벌에 100만원이 넘는 고급 수입의류를 걸치고 있다.‘만원짜리 넥타이도 많겠지.중국이니까.’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었다. 베이징 중산층의 소비 수준은 서울 강남을 능가하지 않을까 여겨졌다.출퇴근 시간대에 2환도로(톈안먼 광장을 중심축으로 한 4개의 순환도로 가운데 두번째 도로)에서 교통체증을 경험하고 나서 이런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중국은 지금 졸업 시즌이다.상하이 지역의 올해 대학 졸업자 평균 취업률은 이미 70%를 넘었다. 상하이 명문 푸단대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는 손 케지 교수(푸단대 역사학과)는 “푸단대의 경우 기업 선호도가 높아 유학과 대학원 진학자를 제외하고 전공에 관계 없이 취업률 10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 학생들은 10여곳의 기업들 가운데 한 곳을 골라 가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한다.대졸자 취업난이 극심한 한국과는 사정이 정 반대다. 대졸자 초임은 국내기업이 30만∼45만원 선이며,외국기업이나 합작기업의 경우 120만원까지 받는다. 손 교수는 “집값이 급등한 것만 제외하면 젊은 층들은 경제적으로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어디에도 긴축의 어두운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긴축 속의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취재팀은 중국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 보기 위해 한국의 재정경제부에 해당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방문했다. ●젊은층 경제적으로 어려움 못느껴 왕 유에핑(王岳平) 산업발전연구소 주임은 ‘온건한 긴축’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긴축은 필요합니다.그러나 과거 계획경제 시절의 강제적인 방법이나 정책수단을 동원하지는 않을 겁니다.” 급격한 긴축은 피할 것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리 진펑 부처장은 “지금의 상황이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상적인 경기변동의 과정이며,오는 2006∼2008년 사이에 수급 불균형 현상이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심각하게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중국은 현재 부동산·자동차·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지방정부들간의 경쟁으로 심각한 과잉·중복 투자를 빚고 있다.전력난을 해소하고 원자재값을 안정시키려면 지방정부에 대한 투자조정이 필요한데 지방정부들이 말을 듣지 않아 골치를 앓고 있다. 왕 주임은 “그럼에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강제 조정 등의 조치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그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설득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과학원 지속가능발전연구중심의 판지아화 부주임은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꺼냈다. 판 부주임은 “중국은 1980년 개혁개방 이후 20년간 연평균 9.5%의 속도로 성장했다.오는 2020년까지는 연평균 7.2%의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말했다. 물과 에너지,환경 등 세가지를 제약 요인으로 꼽으면서 “중국에서는 7%를 높은 성장률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요컨대 중국정부가 긴축을 말할 때 그것은 최소한 7%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중국 지도부가 그 밑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을 방관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상하이 푸둥신구의 야경은 휘황찬란하다.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중국인들은 양쯔강 하구에다 ‘동방의 맨해튼’을 건설하고 있다. ●상하이 30층이상 빌딩 4000여개 상하이 시에는 현재 30층 이상 고층 빌딩이 4000여개에 이른다.중국정부는 이같은 과열을 차단하기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단했다.그러나 여전히 하루 1.5개 꼴로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있다.백화점이나 상가,대형 할인매장 등도 베이징보다 더욱 붐비는 모습이다. 중국정부는 연일 긴축정책을 강화해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에서 긴축의 영향을 느낄 만한 구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5월 원자바오 총리의 금리인상 시사 발언 이후에도 중국경제는 여전히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반면에 한국에서는 한때 주가가 폭락하고 금리와 환율이 요동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이종일 코트라 베이징지사장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말했다.“중국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온 과민반응입니다.한국언론들의 보도를 보고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긴축을 해도 중국경제가 급격히 후퇴해 불황으로 빠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yeomjs@seoul.co.kr ■ 긴축정책후의 중국경제 |베이징·상하이 염주영특파원| 중국은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에 비유할 수 있다.짧은 시간내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이점이 있는 반면,자칫하면 엔진 과열로 대형참사를 부를 수 있다.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중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그런 대형참사를 예방하려면 성능 좋은 브레이크가 있어야 한다.다행히도 중국은 잘 듣는 브레이크를 갖고 있다. 중국은 지난 1·4분기에 성장률이 10.2%까지 치솟아 오르면서 여기저기서 엔진 과열 현상이 나타났다.이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등 과열 부문의 대출을 제한하는 등 긴축정책의 강도를 한 단계 높였다. 이후 과열이 급속도로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6월 16일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긴축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긴축정책으로 경제적 불안요소가 많이 해소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 예로 지난 1∼2월에 53% 증가율을 보였던 고정자산투자가 5월 누계기준으로 34.8%로 줄어들었고,5월중 원부자재 가격 증가율도 14.3%에 그쳐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다.그중 철강 가격은 5월중 전월대비 7.6% 하락했다.4월까지 적자를 나타냈던 무역수지도 5월에는 흑자로 다시 전환되었다.그런 가운데도 1∼5월의 공업생산증가율은 18.1%를 나타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0%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지나치게 높은 성장률이어서 과열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경제가 고도성장 과정에서 안고 있는 문제는 세가지.첫째는 금융팽창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을 해소하는 것이고,둘째는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며,셋째는 환경오염 문제이다.이 가운데 이번 긴축정책으로 인플레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가급적이면 금리인상 없이 과열 경기를 진정시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이번 결과는 중국지도부의 그같은 기대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고 있다. 그러나 두 번째와 세 번째 과제는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제약하는 장기적인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사막화가 베이징 근방까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공업화가 진행된 연해 지역의 물과 대기오염은 심각한 상황이다.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을 일으키는 주범인 지방정부간 중복 과잉투자의 조정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yeomjs@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긴축정책후의 중국경제

    |베이징·상하이 염주영특파원| 중국은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에 비유할 수 있다.짧은 시간내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이점이 있는 반면,자칫하면 엔진 과열로 대형참사를 부를 수 있다.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중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그런 대형참사를 예방하려면 성능 좋은 브레이크가 있어야 한다.다행히도 중국은 잘 듣는 브레이크를 갖고 있다. 중국은 지난 1·4분기에 성장률이 10.2%까지 치솟아 오르면서 여기저기서 엔진 과열 현상이 나타났다.이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등 과열 부문의 대출을 제한하는 등 긴축정책의 강도를 한 단계 높였다. 이후 과열이 급속도로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6월 16일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긴축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긴축정책으로 경제적 불안요소가 많이 해소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 예로 지난 1∼2월에 53% 증가율을 보였던 고정자산투자가 5월 누계기준으로 34.8%로 줄어들었고,5월중 원부자재 가격 증가율도 14.3%에 그쳐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다.그중 철강 가격은 5월중 전월대비 7.6% 하락했다.4월까지 적자를 나타냈던 무역수지도 5월에는 흑자로 다시 전환되었다.그런 가운데도 1∼5월의 공업생산증가율은 18.1%를 나타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0%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지나치게 높은 성장률이어서 과열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경제가 고도성장 과정에서 안고 있는 문제는 세가지.첫째는 금융팽창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을 해소하는 것이고,둘째는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며,셋째는 환경오염 문제이다.이 가운데 이번 긴축정책으로 인플레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가급적이면 금리인상 없이 과열 경기를 진정시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이번 결과는 중국지도부의 그같은 기대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고 있다. 그러나 두 번째와 세 번째 과제는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제약하는 장기적인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사막화가 베이징 근방까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공업화가 진행된 연해 지역의 물과 대기오염은 심각한 상황이다.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을 일으키는 주범인 지방정부간 중복 과잉투자의 조정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yeomjs@seoul.co.kr˝
  • 국제유가 2개월만에 최저

    국제 유가가 28일 미군 주도의 연합군이 예정보다 이틀 앞서 이라크 주권을 이양한 영향으로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31달러(3.5%) 떨어진 36.24달러로 마감됐다.이는 배럴당 35.73달러로 마감된 지난 4월21일이후 최저치다.이 가격은 또 지난 6월1일의 기록적인 마감가격인 배럴당 42.33달러에 비하면 14%나 떨어진 것이다. 영국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X)에서도 8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 선물가격이 배럴당 1.27달러(3.6%) 떨어져 33.70달러로 마감했다. 석유시장 분석가들은 이라크 주권이양으로 저항세력들이 이라크에서 송유관이나 석유터미널 파괴 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유가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하지만 이라크 조기 주권이양이 국제 유가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李부총리 “이통요금 하반기 인하”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5일 “이동통신요금을 하반기에 인하하고,7월 인상 예정이던 도시가스 도매요금도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또 내년 경제성장률이 5%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는 얼마전의 ‘6% 달성 가능’ 발언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대통령의 ‘6%대 지속성장론’과도 거리가 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이동통신요금 인하를 특별요청했다.”면서 “정통부가 (당초 반대입장을 바꿔 긍정적으로)검토중인 만큼 하반기중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인하폭은 5∼10%선으로 관측된다.이 부총리는 “원자재값 및 국제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소비자물가가 7∼8월에 4%를 넘고 연간으로는 3.4∼3.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급적 3.5%를 넘기지 않도록 물가비중(23.7%)이 큰 통신요금을 내리고 담뱃값 인상시기도 연말께로 늦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부총리는 “한국은행이 최근 올해성장률 추계를 해본 결과 지난 4월 전망치(5.4%)와 별 차이가 없었다.”면서 “해외 투자은행들도 대체로 5.3∼5.4%로 보고 있다.”고 전해 올해 성장률 전망이나 거시정책 기조를 수정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이어 “내년에는 건설수요의 감소가 예상되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나아져 5%대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그러나 6%를 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하반기 성장률 4%대 그칠듯”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내수회복 지연과 수출증가세 둔화 여파로 올 상반기보다 낮은 4%대 후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수출 급등세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5.0%)보다 높은 5.4%에 이르겠지만 하반기에는 4%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연간 성장률은 당초 추정치와 같은 5.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대비 하반기 수출증가율은 중국의 긴축정책,원화가치 상승으로 3·4분기 25.7%,4·4분기 13.8% 등으로 30%대를 유지한 상반기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입증가율 격차가 축소되면서 하반기 71억달러에 그쳐 상반기(약 118억)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연간 흑자규모는 외환위기 직후인 98∼99년을 제외하고 사상 최고 수준인 18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수의 주요 항목인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건설투자 등의 연간 증가율은 지난 4월 예상했던 전망치(2.2%,5.0%,1.5%)보다 훨씬 낮은 0.6%,2.2%,0.1%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하반기 소비자물가는 상반기와 비슷한 3.5% 수준이며,환율은 상반기 평균 1160원대에서 하반기에는 평균 1130원대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황금빛 명품 경주 ‘교동법주’

    황금빛 명품 경주 ‘교동법주’

    소주가 안동소주라면 법주는 단연 경주 교동법주다. 수랏간 참봉 출신 최씨 집안에서 350년간 비법이 전수돼 온다는 교동법주. 경주 남산에서 내려다 보면 가장 아름다운 동네가 교동마을이다.민속자료 제27호로 지정된 목조 기와건물인 ‘최씨 고택’과 나란히 ‘무형문화재 86-다호 교동법주 양조장’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22살때 최씨 집안으로 시집 온 후 65년간 법주를 빚고 있다는 배영신(88)할머니.“누군교.내사 마 이제 정신이 오락가락해서…,자슥하고 이야기 하소.”배할머니는 잠시 툇마루에 나왔다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우린 이젠 마 기자들은 상대 안합니더.” 이 무슨 날벼락인가. 배 할머니의 자제인 최경(60)씨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동안 기자들이 뭔가 잘못을 해도 단단히 한 모양이다. “어르신 그 이유나 한번 들어봅시다.” 사연인즉 이랬다.교동법주의 역사는 조선조 숙종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수라상과 궁중의 음식을 관장하던 사옹원의 참봉을 지낸 최국선 선생이 낙향해 궁중에서 마시는 곡주의 제조방법을 집안에 대대로 전승시켜 오늘까지 이어온다. 문제는 기능보유자 배 할머니는 최씨 집안의 종부가 아니고 작은집 며느리인데 기자들이 자꾸 종부라고 쓴단다.큰집에 종부가 어엿이 따로 있는데 큰집 보기가 너무 민망하고 죄송스럽다는 하소연이다. 또 최씨 집안에서 교동법주의 주조법을 출가하는 딸들에게는 아예 가르치지 않고 철저히 맏며느리에게만 전수시켰다고 알려진 것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실인즉 교동법주는 큰집의 종손들이 한동안 명맥을 이어오다 사업 등으로 교동마을을 떠나면서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던 작은 집에서 맥을 잇고 있다.작은집 며느리가 종부라니.큰집에서 보면 괘씸하게 여길 만한 일이다.더구나 뼈대 있는 가문에서야. 교동법주는 이땅의 법주 가운데 최고 대접을 받는다.혀끝에 착착 감기는 달큰하면서도 부드러운 술맛.노르스름하면서도 투명한 빛깔,과음해도 취하는 줄 모르고 마시고 난 뒤에도 뒤탈이 없는 술.지난 1986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후 교동법주는 1992년 상품화되면서 일반 애주가들에게도 선보였다.최씨 집 대문밖으로 나온 교동법주는 경주에 가서 이 맛을 보지 못했다면 경주에 ‘헛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애주가들의 혀끝을 감동시켰다. 처녀때 잠시 교편을 잡다 최씨 집안으로 시집온 배할머니는 시집오자마자 여인네들이 법주 담그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혔고 평생 좋은 술 빚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술 익는 소리와 냄새만 맡아도 술이 어떤지 금방 알아챈다는 배 할머니는 정작 술을 마실 줄은 모른단다.술맛을 모르면서 최고의 술을 빚는다니 가히 장인이라는 소리가 아깝지 않다. 교동법주는 순수한 찹쌀과 통밀로 만든 누룩,샘물로 빚는다. 대부분의 술은 밀기울만 가지고 누룩을 만들지만 밀 전체와 쌀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더구나 술맛을 좌우하는 물은 최씨고택 안마당에 있는 200년이 넘은 우물 물을 고집한다.우물가에 서 있는 100년이 넘는 구기자 나무 뿌리가 샘에 닿아 물맛이 좋다는 것. 또 기온이 17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술이 쉽게 쉬어버려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술을 빚는다.더위가 찾아온 요즈음은 술을 빚지 않고 미리 빚은 술을 냉장보관해 판매만 한다.주도(酒度)는 보통 16∼19도 사이인데 17도 정도가 가장 좋은 술맛을 낸다. 대리점이 없는데다 인터넷이나 우편으로도 구입할 수 없고 오직 교동마을 최씨 고택 양조장에 가야만 살 수 있다.생산량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최고의 술이라는 명품의 자부심이리라. 문전박대를 간신히 면하자 아내와 식품학을 전공한 자식과 함께 어머니로부터 주조법을 전수중인 최씨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가만히 꺼냈다. 젊어서 축구에 미쳐 당대에 그라운드를 휩쓸던 이회택,김재한과 공을 찼단다.술과 축구.음주축구라곤 듣도 보도 못했는데 술과 축구는 아무리 고민해 봐도 서로 궁합을 맞추기가 어렵다.아마도 이런 뜻일까.젊어서 축구에 미친 것처럼 어머니를 이어 앞으로 최고의 술을 빚는데 미쳐버리겠다는 각오가 아닐는지. 대∼한민국.교∼동법주.위스키가 점령한 이땅에 고집스럽게 토속주를 빚고 있는 전국의 장인들에게 박수를 마구 쳐주고 싶었다.짜·자·자·작·작. 경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곁들여 드세요 좋은 술에는 그에 맞는 맛깔스러운 안주가 있어야 제격인 법이다. 교동마을을 세거지로 하는 경주 최씨 일족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김치인 ‘사연지’는 교동법주와 궁합이 잘맞는다. ‘싸서 넣은 김치’라는 뜻의 사연지는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큰새우 속살 등을 때깔 좋은 실고추에 버무린 갖은 양념 속을 배춧잎으로 얌전히 싸 넣은 것으로 톡 쏘는 맛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북어포를 아주 잘게 찢어 양념한 북어보푸림과 콩·밀을 띄운 메주를 갈아서 박,가지,무청,다시마,부추,닭고기,쇠고기 등을 넣고 만든 집장도 배 할머니의 솜씨가 느껴지는 안주거리다.
  • 황금빛 명품 경주 ‘교동법주’

    소주가 안동소주라면 법주는 단연 경주 교동법주다. 수랏간 참봉 출신 최씨 집안에서 350년간 비법이 전수돼 온다는 교동법주. 경주 남산에서 내려다 보면 가장 아름다운 동네가 교동마을이다.민속자료 제27호로 지정된 목조 기와건물인 ‘최씨 고택’과 나란히 ‘무형문화재 86-다호 교동법주 양조장’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22살때 최씨 집안으로 시집 온 후 65년간 법주를 빚고 있다는 배영신(88)할머니.“누군교.내사 마 이제 정신이 오락가락해서…,자슥하고 이야기 하소.”배할머니는 잠시 툇마루에 나왔다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우린 이젠 마 기자들은 상대 안합니더.” 이 무슨 날벼락인가. 배 할머니의 자제인 최경(60)씨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동안 기자들이 뭔가 잘못을 해도 단단히 한 모양이다. “어르신 그 이유나 한번 들어봅시다.” 사연인즉 이랬다.교동법주의 역사는 조선조 숙종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수라상과 궁중의 음식을 관장하던 사옹원의 참봉을 지낸 최국선 선생이 낙향해 궁중에서 마시는 곡주의 제조방법을 집안에 대대로 전승시켜 오늘까지 이어온다. 문제는 기능보유자 배 할머니는 최씨 집안의 종부가 아니고 작은집 며느리인데 기자들이 자꾸 종부라고 쓴단다.큰집에 종부가 어엿이 따로 있는데 큰집 보기가 너무 민망하고 죄송스럽다는 하소연이다. 또 최씨 집안에서 교동법주의 주조법을 출가하는 딸들에게는 아예 가르치지 않고 철저히 맏며느리에게만 전수시켰다고 알려진 것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실인즉 교동법주는 큰집의 종손들이 한동안 명맥을 이어오다 사업 등으로 교동마을을 떠나면서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던 작은 집에서 맥을 잇고 있다.작은집 며느리가 종부라니.큰집에서 보면 괘씸하게 여길 만한 일이다.더구나 뼈대 있는 가문에서야. 교동법주는 이땅의 법주 가운데 최고 대접을 받는다.혀끝에 착착 감기는 달큰하면서도 부드러운 술맛.노르스름하면서도 투명한 빛깔,과음해도 취하는 줄 모르고 마시고 난 뒤에도 뒤탈이 없는 술.지난 1986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후 교동법주는 1992년 상품화되면서 일반 애주가들에게도 선보였다.최씨 집 대문밖으로 나온 교동법주는 경주에 가서 이 맛을 보지 못했다면 경주에 ‘헛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애주가들의 혀끝을 감동시켰다. 처녀때 잠시 교편을 잡다 최씨 집안으로 시집온 배할머니는 시집오자마자 여인네들이 법주 담그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혔고 평생 좋은 술 빚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술 익는 소리와 냄새만 맡아도 술이 어떤지 금방 알아챈다는 배 할머니는 정작 술을 마실 줄은 모른단다.술맛을 모르면서 최고의 술을 빚는다니 가히 장인이라는 소리가 아깝지 않다. 교동법주는 순수한 찹쌀과 통밀로 만든 누룩,샘물로 빚는다. 대부분의 술은 밀기울만 가지고 누룩을 만들지만 밀 전체와 쌀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더구나 술맛을 좌우하는 물은 최씨고택 안마당에 있는 200년이 넘은 우물 물을 고집한다.우물가에 서 있는 100년이 넘는 구기자 나무 뿌리가 샘에 닿아 물맛이 좋다는 것. 또 기온이 17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술이 쉽게 쉬어버려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술을 빚는다.더위가 찾아온 요즈음은 술을 빚지 않고 미리 빚은 술을 냉장보관해 판매만 한다.주도(酒度)는 보통 16∼19도 사이인데 17도 정도가 가장 좋은 술맛을 낸다. 대리점이 없는데다 인터넷이나 우편으로도 구입할 수 없고 오직 교동마을 최씨 고택 양조장에 가야만 살 수 있다.생산량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최고의 술이라는 명품의 자부심이리라. 문전박대를 간신히 면하자 아내와 식품학을 전공한 자식과 함께 어머니로부터 주조법을 전수중인 최씨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가만히 꺼냈다. 젊어서 축구에 미쳐 당대에 그라운드를 휩쓸던 이회택,김재한과 공을 찼단다.술과 축구.음주축구라곤 듣도 보도 못했는데 술과 축구는 아무리 고민해 봐도 서로 궁합을 맞추기가 어렵다.아마도 이런 뜻일까.젊어서 축구에 미친 것처럼 어머니를 이어 앞으로 최고의 술을 빚는데 미쳐버리겠다는 각오가 아닐는지. 대∼한민국.교∼동법주.위스키가 점령한 이땅에 고집스럽게 토속주를 빚고 있는 전국의 장인들에게 박수를 마구 쳐주고 싶었다.짜·자·자·작·작. 경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곁들여 드세요 좋은 술에는 그에 맞는 맛깔스러운 안주가 있어야 제격인 법이다. 교동마을을 세거지로 하는 경주 최씨 일족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김치인 ‘사연지’는 교동법주와 궁합이 잘맞는다. ‘싸서 넣은 김치’라는 뜻의 사연지는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큰새우 속살 등을 때깔 좋은 실고추에 버무린 갖은 양념 속을 배춧잎으로 얌전히 싸 넣은 것으로 톡 쏘는 맛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북어포를 아주 잘게 찢어 양념한 북어보푸림과 콩·밀을 띄운 메주를 갈아서 박,가지,무청,다시마,부추,닭고기,쇠고기 등을 넣고 만든 집장도 배 할머니의 솜씨가 느껴지는 안주거리다.˝
  • “금리, 정책수단 안된다”

    금융기관간의 단기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콜금리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미국과 일본에서는 금리인상설이 나도는 것과 대조적이다.고유가와 중국쇼크를 비롯한 물가상승에 대한 인플레 압력과 내수부진 등에 따른 디플레 압력이 상존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5월중 수출입물가’를 보면 5월중 수입원가(원화기준)는 전월 대비 3.6%,전년 동월 대비 14.6% 올랐다.전월 대비는 2002년 3월(4.1%) 이후,전년 동월 대비는 2000년 2월(15.2%) 이후 최고치다. 수출물가도 전월 대비로는 2001년 1월(3.4%) 이후 최고치인 3.1%를 기록했다.전년 동월 대비 역시 8.9%로 1998년 11월(16.4) 이후 가장 높다.국제 원자재값과 고유가 등으로 물가상승이 인플레의 압박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수입물가 가운데는 석유제품이 전년 동월 대비 46.3%로 가장 높았고,천연고무(40.3%),연료광물(35.5%),금속 1차제품(33.5%),광산물(32.5%) 등이 뒤를 이었다. 대외적으로는 물가상승에 따른 인플레 압박이 고조되고 있지만,대내적으로는 내수부진에 따른 디플레 우려에 직면해있다.지난 4월 내구소비재가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하는 등 지난해 2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설비·건설투자가 살아나지 않아 ‘경기침체 속의 물가하락’을 일컫는 디플레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리 조정의 폭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금리를 인상할 경우 투자를 막는 꼴이 되고,금리를 설령 낮춘다고 해도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한은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금리가 정책수단의 기능을 할 수 없다.”며 “재정집행 등의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기로의 한국경제] ② 돈을 돌게 하자

    돈이 안 돈다.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도,주식 등 자본시장에서도 좀체 돈의 흐름이 감지되지 않는다.그렇다고 고질병이던 부동산 투기로 돈이 몰리는 것도 아니다.기업-가계-시장을 관통하는 자금의 수요·공급 고리가 끊어진 탓이다.시중에는 온통 부동(浮動)자금과 부동(不動)자금뿐이라는 말까지 나돈다.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사모펀드 활성화 등도 당장 깨어진 수급기반을 수습하는데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자금중개 기능 극도로 약화” 한국은행 관계자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아 은행예금도 매력이 없고,주식시장은 너무 위험하고,회사채 시장은 신뢰도가 떨어지고,간접투자는 정착이 안돼 있고,부동산시장은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모든 부문에서 안정성이 떨어지다 보니 자금중개의 기반이 극도로 허약해져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에 의존해 겨우 지탱되고 있는 주식시장은 개인들의 이탈에 더해 중국 쇼크,유가 상승 등 국내외 변수가 너무 많아 수시로 요동치고 있다.회사채 시장은 최근 순상환(발행보다 상환이 더 많은 것)에서 순발행 기조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활성화될 기미가 없다. 과도한 빚과 소비냉각으로 가계대출 수요도 좀체 일어나지 않고 있다.기업들도 투자위축 등으로 은행이나 주식·채권시장을 찾지 않는다.지난 4월 국내은행의 기업대출은 2조 5000억원에 그쳤다.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주로 자금을 찾지만 이쪽에는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꺼린다.한은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이 모두 부진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경기가 살아나 자금수요가 많아지는데 공급이 지금처럼 부진하면 자금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나마 활발한 부문은 국채,통안증권 등 이른바 ‘무위험 채권’ 시장뿐이다.최근 지표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는 4.2% 안팎으로 1개월새 0.3%포인트가량 빠졌다.수요가 많아지면서 채권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채권값이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진다.시장 관계자는 “최근 국채 수익률이 내려가는 것은 경기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맡긴 돈 절반이 부동자금 이에따라 시중자금의 안정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언제든지 돈되는 곳으로 옮겨갈 계획인 ‘대기성 자금’만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한은에 따르면 올 1·4분기 금융권의 6개월 미만 단기수신 잔액은 387조 6000억원으로 금융권 총수신의 49.0%에 달했다.1년 전(376조 1000억원)에 비해 금액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총수신 비중은 47.5%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다. 또 지난달 말 현재 8개 시중은행의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15조 4088억원으로 한달 전 14조 7366억원보다 6722억원(4.6%)이 늘었다.반면 안정적으로 묻어두는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193조 1545억원에서 193조 3207억원으로 0.09% 증가하는 데 그쳤다.MMF는 투신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단기수신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인하와 주식·부동산시장의 불안정으로 목돈을 굴리는 고객들이 아무 때나 돈을 찾을 수 있는 MMF 등 단기상품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유동성 증가율 사상 최저수준 돈이 제대로 안 돌면서 돈의 순환을 나타내는 지표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올 1분기 국내 총유동성(M3)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5.1%에 그쳤다.M3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만 해도 12.4%에 달했으나 2분기 9.6%,3분기 8.1%로 떨어지다 4분기에 5.4%로 급락했다.M3는 돈이 얼마나 활발하게 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것을 적정 증가율로 친다.올해 경제성장률은 5%대,물가상승률은 3%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8%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정책당국의 대응여지는 극히 좁은 상황이다.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 연구위원은 “자금이 안 도는 상황만을 고려한다면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방법을 쓰기에는 경기가 너무 안좋다.”면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힘들지만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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