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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연구윤리와 과학기술/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열린세상] 연구윤리와 과학기술/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연구는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선배 과학자들이 일군 연구 성과를 신뢰하고 후학들이 그 성과 위에 새로운 성과를 쌓아 나가는 것이 과학기술의 기본적 속성이기 때문에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그러므로 과학기술에서 연구윤리는 가장 중요한 기초 인프라다. 과학자들은 항상 정직하고 윤리적일 수 있을까. 그들도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서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싶고, 세계적인 특허를 취득해 부와 명예를 누리며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고 싶다. 과학기술자이기 이전에 그들도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에 일상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지난 15년간 우리나라 연구개발 환경은 크게 변화됐다. 국가 전체 연구개발 예산 규모를 보면 1990년 3조 3000억원에서 2016년 69조 4000억원으로 무려 21배 늘어났다. 연구원 수도 1991년 7만 3000명에서 36만 1000명으로 4.9배 늘었다. 성과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SCI 논문은 1989년 1232편에서 2016년 5만 9768편으로 49배 늘어나 세계 12위를 차지했으며, 국내 특허 출원 수도 1991년 2만 8135건에서 2016년 20만 8830건으로 7.4배 증가한 세계 4위 규모로 성장했다. 이렇게 연구개발 예산 규모가 커지자 연구개발 사업 참여자 수도 많아지고 성과도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연구비 수주와 우수 논문 발표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했고, 연구 성과를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현상은 결국 연구윤리 문제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행태도 치밀해지고 있다. 2005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황우석 당시 서울대 교수의 논문이 발표된 지 1년 만에 조작된 것으로 판명이 났다. 이 일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이 일었던 것을 아직도 많은 국민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여파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생명윤리 규제 국가가 됐고,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경쟁국의 질주를 지켜보는 신세가 됐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2014년 3월 일본에서도 있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이던 오보카타 하루코는 외부의 자극만으로 체세포를 초기화해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세포를 만드는 방법을 네이처지에 게재 했으나, 허위로 판명돼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유명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와셋(WASET), 오믹스(OMICS) 등과 같은 부실 학술단체의 학술대회와 학술지에 참가하고 논문을 발표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그 외에도 대학 연구실의 학생 인건비 부당 지급, 교수 논문에 자녀 공저자 등록, 연구 참여 학생 등에 대한 갑질 사례도 연이어 보도됐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연구 성과 배분에 대한 갈등도 불거져 연구자의 특허 소유권과 대가 관련 분쟁으로 소송과 수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윤리 위배 사례들이 언론에 연속 보도되면서 과학기술계가 스스로 자괴감에도 빠져 있다. 일부에서는 엄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모든 과학기술자들을 비양심적인 집단으로 매도하고 과도한 규제로 옭아매는 것은 선의의 연구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한국과학기술의 성장을 멈추게 만드는 일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우리의 미래를 열어 나갈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라는 사실이다. 2015년 감사원이 5만 4432개의 연구 과제를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0.4%가 부정 사례로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99.6%의 과학기술자들은 연구윤리를 잘 준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여러 기관과 함께 연구윤리 재정립을 위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두 차례의 대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미래 가치를 담은 새로운 연구윤리강령을 제정하기 위해서도 뜻을 모으는 중이다. 과학기술계가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자율적으로 건전한 연구윤리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지난 15년의 성장과 혁신을 뛰어넘어 더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라 믿는다.
  • [메디컬 인사이드] 숟가락 섞기 NO 술잔 돌리기 NO 자기 전 우유 NO ‘胃하여’

    [메디컬 인사이드] 숟가락 섞기 NO 술잔 돌리기 NO 자기 전 우유 NO ‘胃하여’

    특이하게 환자가 계속 줄고 있는 병이 있습니다. 바로 ‘위궤양’입니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위궤양 환자 수는 2010년 137만 3888명에서 지난해 94만 4352명으로 7년 만에 31.3%(42만 9536명)나 줄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환자 수가 100만명 아래로 내려가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병을 정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유가 뭘까요.●일주일 술 15잔 이상, 헬리코박터균 7배↑ 위궤양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입니다. 1983년 호주의 로빈 워런과 배리 마셜이 이 균을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위궤양 원인은 ‘위산’으로 잘못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조차 강산성인 위에는 세균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헬리코박터균 발견으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상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위산이 없으면 궤양도 없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었지만 위생 개념이 바뀌면서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감염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큰 냄비에 찌개를 끓인 뒤 둘러앉아 먹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지만, 헬리코박터균 감염 주범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덜어먹기’가 일상화됐습니다. 마찬가지로 ‘술잔 돌리기’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올해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사람의 헬리코박터균 감염 위험은 비음주자의 4.4배였습니다. 일주일에 15잔(여성 8잔) 이상 마시면 감염 위험이 6.8배로 높아졌습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술잔 돌리기를 하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실수록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서구권에는 찌개를 한 냄비로 먹거나 술잔을 돌리는 문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서구권의 인구 대비 헬리코박터 연간 감염률은 0.09~0.34%에 그치는 반면 우리나라는 2.13~2.79%로 훨씬 높습니다. 염증약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도 위궤양 위험을 높입니다. 그래서 관절염약을 먹는 노인 중에 위궤양 환자가 많습니다. 의료진의 노력으로 최근에는 과복용 사례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교수는 “먹는 소염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다음 적절한 용량으로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증상 많아… 중·노년층 위내시경은 필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의해야 할 사항은 많습니다. 보통 위궤양이 생기면 출혈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무증상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40세 이상 중·노년층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 교수는 “위궤양은 속쓰림, 더부룩함과 같은 경미한 증상부터 심한 복통, 발열, 출혈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의심 증상으로 자가진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반드시 내시경으로 위 내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궤양은 빨리 병원을 찾으면 어렵지 않게 완치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기간을 포함해 8주 동안 항궤양 제제를 투여해 치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에 통증이 있으면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술과 커피, 고춧가루는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건조식품, 튀김, 딱딱한 음식도 좋지 않습니다. 우유가 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잠자리 전 먹는 우유나 간식은 해롭습니다. 이 교수는 “우유는 위산 분비를 늘리기 때문에 하루 1컵 정도를 여러 번 나눠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나친 운동은 스트레스… 위산 분비 증가 적당한 운동은 위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김효종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걷기, 뛰기, 수영, 사이클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위의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위산 분비를 줄여 궤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약간 숨찰 정도로 빠르게 걷고 하루에 2㎞씩 1주일에 10~20㎞를 걸으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해롭습니다. 김 교수는 “중장거리 육상 선수들은 위궤양, 위염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한다”며 “지나친 운동은 스트레스로 작용해 위산 분비를 늘리고 위 내 음식물 정체, 내장동맥 혈류 감소를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위궤양 환자 첫 90만 시대…정복 가능할까

    [메디컬 인사이드] 위궤양 환자 첫 90만 시대…정복 가능할까

    위생 개념 바뀌며 헬리코박터균 감소작년 환자수 31% 줄어들며 94만명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과복용 위험우유는 하루 한 컵 여러번 나눠 마셔야 특이하게 환자가 계속 줄고 있는 병이 있습니다. 바로 ‘위궤양’입니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위궤양 환자 수는 2010년 137만 3888명에서 지난해 94만 4352명으로 7년 만에 31.3%(42만 9536명)나 줄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환자 수가 100만명 아래로 내려가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병을 정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일주일 술 15잔 이상, 헬리코박터균 7배↑ 위궤양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입니다. 1983년 호주의 로빈 워런과 배리 마셜이 이 균을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위궤양 원인은 ‘위산’으로 잘못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조차 강산성인 위에는 세균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헬리코박터균 발견으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상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위산이 없으면 궤양도 없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었지만 위생 개념이 바뀌면서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감염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큰 냄비에 찌개를 끓인 뒤 둘러앉아 먹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지만, 헬리코박터균 감염 주범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덜어먹기’가 일상화됐습니다. 마찬가지로 ‘술잔 돌리기’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올해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사람의 헬리코박터균 감염 위험은 비음주자의 4.4배였습니다. 일주일에 15잔(여성 8잔) 이상 마시면 감염 위험이 6.8배로 높아졌습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술잔 돌리기를 하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실수록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서구권에는 찌개를 한 냄비로 먹거나 술잔을 돌리는 문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서구권의 인구 대비 헬리코박터 연간 감염률은 0.09~0.34%에 그치는 반면 우리나라는 2.13~2.79%로 훨씬 높습니다. 염증약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도 위궤양 위험을 높입니다. 그래서 관절염약을 먹는 노인 중에 위궤양 환자가 많습니다. 의료진의 노력으로 최근에는 과복용 사례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교수는 “먹는 소염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다음 적절한 용량으로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무증상 많아… 중·노년층 위내시경은 필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의해야 할 사항은 많습니다. 보통 위궤양이 생기면 출혈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무증상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40세 이상 중·노년층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 교수는 “위궤양은 속쓰림, 더부룩함과 같은 경미한 증상부터 심한 복통, 발열, 출혈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의심 증상으로 자가진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반드시 내시경으로 위 내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궤양은 빨리 병원을 찾으면 어렵지 않게 완치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기간을 포함해 8주 동안 항궤양 제제를 투여해 치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에 통증이 있으면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술과 커피, 고춧가루는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건조식품, 튀김, 딱딱한 음식도 좋지 않습니다. 우유가 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잠자리 전 먹는 우유나 간식은 해롭습니다. 이 교수는 “우유는 위산 분비를 늘리기 때문에 하루 1컵 정도를 여러 번 나눠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지나친 운동은 스트레스… 위산 분비 증가 적당한 운동은 위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김효종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걷기, 뛰기, 수영, 사이클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위의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위산 분비를 줄여 궤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약간 숨찰 정도로 빠르게 걷고 하루에 2㎞씩 1주일에 10~20㎞를 걸으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해롭습니다. 김 교수는 “중장거리 육상 선수들은 위궤양, 위염 증상을 더 많이 경험한다”며 “지나친 운동은 스트레스로 작용해 위산 분비를 늘리고 위 내 음식물 정체, 내장동맥 혈류 감소를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형태, 대체 어떻게 알아냈을까? - 400년의 기록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형태, 대체 어떻게 알아냈을까? - 400년의 기록

    숲속에선 숲의 형태를 알 수 없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의 형태가 나선팔을 가진 원반 꼴임을 잘 알고 있다. 최근에 중앙에 막대 구조가 있는 것까지 밝혀져 우리은하는 분류상 막대나선은하에 속한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은하의 형태와 크기를 알게 되기까지에는 수많은 천문학자들의 400년에 걸친 노고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숲속에서 그 숲의 전체 형태를 잘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은하 내부에 살면서 그 은하의 모양을 알아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인류 중 그 누구도 우리은하 바깥으로 나간 이는 아직 없다. 우리은하의 단면적인 모습을 알려면 은하수를 보면 된다. 밤하늘에 동서로 길게 누워 가는 이 빛의 강, 은하수를 일컬어 서양에서 밀키웨이(milky way)라 하는 것은 헤라 여신의 젖이 뿜어져나와 만들어졌다고 하는 그리스 신화에 기원한다. 이처럼 일찍부터 인류와 친숙한 은하수지만, 이 은하수의 정체를 알아낸 것은 놀랍게도 400년 밖에 안된다. 은하로의 먼 여정을 향해 첫 주자로 나선 사람은 17세기 이탈리아 물리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였다. 1610년 갈릴레오는 자신이 직접 만든 망원경을 은하수에 들이대어 관측한 결과, 흐릿하게 성운처럼 보이는 은하수가 실제로는 개개의 별들로 분해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리하여 갈릴레오는 은하수가 무수한 별들의 집적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하고 그것을 인류에 보고하는 영예를 얻었다. ​ ‘은하수’를 밝혀낸 철학자 그 다음 은하수에 관해 놀라운 추론을 한 사람이 1세기 후에 나타났다. 그런데 그는 놀랍게도 과학자가 아닌 철학자인 임마누엘 칸트였다. 1755년에 발표된 칸트의 박사학위 논문은 철학이 아니라 천문학 이론으로, 그 제목부터가 ‘일반 자연사와 천체 이론’이었다. 하긴 그 시대는 철학과 천문학 사이에 명확한 선이 없던 때이기는 했지만 칸트의 논문은 명확히 천문학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것도 우리 태양계의 생성에 관한 학설로, 흔히 성운설‘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현대 천문학 교과서에도 ‘칸트의 성운설’(Kant’s Nebula Hypothesis)로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태양계 성운설을 제창한 칸트는 태양계가 만들어진 것과 같은 원리로 우리은하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즉 회전하는 거대한 성운이 수축하면서 원반 모양이 되고 원반에서 별이 탄생했으며, 은하수는 원반 위에 있는 관측자가 본 우리은하의 옆모습이라는 정확한 설명을 내놓았다. “지구가 은하 원반 면에 딱 붙어 있어 지구에서 은하수를 보는 시선방향이 우리은하를 횡단하게 된다. 따라서 지구에서 볼 때 중심부와 먼 가장자리 별들이 겹쳐져 보이므로 그처럼 밝은 띠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원반이 얇으므로 아래 위쪽은 당연히 성기게 보인다.” ​200년도 더 전에 나온 철학자 칸트의 이 같은 은하수 설명은 참으로 놀라운 예지와 직관의 산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접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기도 한 칸트는 당대 최고의 우주론자로서, 우리 은하 바깥에도 우리 은하처럼 수많은 별로 이뤄진 독립된 은하들이 섬처럼 흩어져 있으며 우리 은하는 이처럼 수많은 은하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섬우주론을 주장했다. 허셜이 시도한 ‘하늘의 구축’ 칸트 다음으로 은하수 여정에 오른 사람은 칸트와 동시대인으로 천왕성 발견자인 윌리엄 허셜이었다. 은하수의 실제 모습과 태양이 은하수 내에 어디쯤 위치하는지 알아내려는 시도는 이 허셜에 의해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1784년, 그는 전인미답의 영역, 은하계 구조 연구에 착수했다. 이전의 어떤 천문학자도 시도해보지 않은 주제였다. 허셜은 이 계획을 ‘하늘의 구축’이라 이름했다. 그는 하늘을 여러 영역으로 나누고 각 영역에 있는 별의 수를 헤아려 우리은하의 별 분포를 조사했다. 통계적으로 밝은 별은 가까운 별, 어두운 별은 먼 별임을 전제하고, 3400개의 성단들에 있는 별들의 수를 센 결과, 별의 분포는 타원체를 이루며 은하수에 있는 별들이 모두 3억 개라는 수치가 나왔다. 허셜은 별들이 은하수에 가까울수록 많이 밀집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태양계는 은하계의 일부분으로, 태양은 은하의 중심부분에 위치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은하계는 수레바퀴 모양의 별의 집단을 옆에서 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수레바퀴의 긴 지름이 짧은 지름의 4배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은하수의 정체와 구조가 밝혀진 셈이다. 그에 의하면, 우리가 사는 은하계는 우주 안에서 별들이 모여 있는 유일한 집단이 아니며, 거대한 체계를 이루는 집단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허셜은 나아가 우주의 규모를 언급했다. 당시 가장 가까운 별들 간의 거리도 제대로 모를 시기에 그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대상들의 거리를 200만 광년으로 잡았다. 물론 오늘날 보면 턱없이 작게 잡은 것이지만, 당시로서는 현기증 날 만큼 어마어마한 거리였다. 사람들은 우주의 광막한 크기에 입을 딱 벌렸다. 요컨대, 허셜은 역사상 최초로 인류 앞에 광대한 우주의 규모를 펼쳐보여 주었던 것이다. 1920년에는 네덜란드의 야코뷔스 캅테인이 허셜의 방법에 따라 더 정교하게 별들의 분포를 관찰한 후, 1922년에 출간된 그의 필생 사업인 <항성계의 배열과 운동이론에 관한 최초의 시도>에서 우리은하를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별의 밀도가 감소하는 렌즈 모양의 섬우주로 묘사했다. 캅테인의 섬우주 모형에서 우리은하의 크기는 약 4만 광년, 두께가 6500광년이며, 태양의 위치는 우리은하 중심에서 2000광년 떨어진 지점이었다. 태양계의 위치는 여전히 크게 벗어난 것이지만, 우리은하의 실제 규모에 상당히 근접하는 값을 내놓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이것이 내 우주를 파괴한 편지다’ 이 허셜-캅테인 모형의 반대편에는 미국의 할로 섀플리의 우리은하 모형이 있는데, 섀플리는 1919년 늙은 별들의 집단인 구상성단들을 관측한 끝에, 그것들이 거의 구형으로 분포하며 지름이 30만 광년이고, 그 중심으로부터 태양은 약 4만5000광년 떨어져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구상성단들의 분포 중심이 우리은하의 중심이라고 보았다. 섀플리의 우리은하 모형은 허셜-캅테인 모형과는 달리 태양이 우리은하의 중심에 있지 않은 셈이다. 이는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에 못지않은 우주관의 변혁을 가져왔다. 그러나 섀플리는 ‘안드로메다 성운’을 포함한 모든 천체가 우리 은하 안에 있으며 우리 은하 자체가 우주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이러한 섀플리의 주장은 얼마 후 에드윈 허블이라는 신참 천문학자에 의해 무참히 퇴출되었다. 1924년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변광성을 관측해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아냄으로써 그것이 우리은하 밖의 외부 은하임을 밝혔다. 허블이 섀플리에게 자신이 발견한 결과를 편지로 알리자, 섀플리는 “이것이 내 우주를 파괴한 편지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은하의 구조에 대해서는 섬우주론에서 채택한 허셜-캅테인 모형이 틀리고, 태양이 은하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섀플리 모형이 더 타당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전파로 은하중심을 헤집다 1940년대 들어 전파천문학이 발전함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전파의 각 파장대의 특성을 이용한 관측으로 우리은하에 네 개의 주요 나선팔이 있으며, 이들이 어떤 분포를 하고 있는지를 알아냈다. 그 결과, 우리은하는 전형적인 나선은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우리은하에 막대가 있을 거라는 주장은 1990년대에 들어와서야 일부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그러나 확실한 관측에 바탕을 둔 주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천문학계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막대구조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은하의 중심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난제가 가로놓여 있었다. 은하 중심이 눈부시게 밝을 뿐만 아니라, 은하 원반의 성간 먼지나 가스, 별 등이 우리의 시선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산란이 적은 적외선 망원경이 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2005년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마침내 은하 중심을 육박했다. 이 스피츠의 관측에 의해 우리은하 중심부에 2만7000광년 길이의 막대구조가 들어앉아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그리고 우리은하의 팔도 막대구조 끝에서 뻗어나온 2개의 나선팔과, 여기서 가지치기한 2개의 작은 나선팔이 더 있는 전형적인 막대나선은하 형태임이 밝혀졌다. 이로써 우리은하 형태를 결정짓는 화룡점정이 이루어졌고, 덕분에 2005년 이후 우리은하의 형태는 막대나선은하로 확고히 자리매김되었다. 우리은하의 ‘맨얼굴’ 우리은하를 옆에서 보면 프라이팬 위에 놓인 계란 프라이와 흡사한 꼴이다. 가운데 노른자 부분을 팽대부라 한다. 거기에 늙고 오래 된 별들이 공 모양으로 밀집한 중심핵(Bulge)이 있고, 그 주위를 젊고 푸른 별, 가스, 먼지 등으로 이루어진 나선팔이 원반 형태로 회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외곽에는 주로 가스, 먼지, 구상성단 등의 별과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헤일로(Halo)가 지름 40만 광년의 타원형 모양으로 은하 주위를 감싸고 있다. 천구상에서 은하면은 북쪽으로 카시오페이아자리까지, 남쪽으로 남십자자리까지에 이른다. 은하수가 천구를 거의 똑같이 나누고 있다는 사실은 곧 태양계가 은하면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은하수는 중심부가 있는 궁수자리 방향이 가장 밝게 보인다. 이 중심부에 태양질량의 약 400만 배인 지름 24km짜리 크기의 블랙홀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뿐더러, 이 블랙홀 근처에 작은 블랙홀이 하나 더 있어 쌍성처럼 서로 공전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이것은 바로 과거에 우리은하가 다른 작은 은하를 잡아먹었다는 증거다. 우리은하가 약 10억 년 전 젊은 다른 은하와 충돌, 합병하여 현재의 크기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은하의 지름은 10만 광년, 가장자리는 5000광년, 중심 부분은 2만 광년이다. 은하가 이처럼 납작한 이유는 은하 자체의 회전운동 때문이다. 이 안에 약 4000억 개의 별들이 중력의 힘으로 묶여 있다. 태양 역시 그 4000억 개 별 중의 하나일 따름이다. 태양은 우리은하의 중심으로부터 2만8000광년 거리에 있으며, 나선팔 중의 하나인 오리온 팔의 안쪽 가장자리에 있다. 우리 태양계는 물론, 우리은하 전체가 중심핵을 둘러싸고 회전하고 있다. 태양이 은하중심을 도는 속도는 초속 220km나 되지만, 그래도 한 바퀴 도는 데 2억5000만 년이나 걸린다. 태양이 태어난 지 대략 50억 년이 됐으니까, 지금까지 미리내 은하를 20바퀴쯤 돈 셈이다. 앞으로 그만큼 더 돌면 태양도 종말을 맞을 것이다. 물론 인류는 훨씬 이전에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도시어부’ 이경규가 먹은 전주비빔빵, 어르신 일자리 만드는 ‘착한 빵’

    ‘도시어부’ 이경규가 먹은 전주비빔빵, 어르신 일자리 만드는 ‘착한 빵’

    채널A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에 ‘착한 빵’으로 알려진 전주비빔빵이 등장해 화제다. 지난 4일 방송된 ‘도시어부’에서는 군산 야미도항으로 떠난 이경규와 이덕화가 낚시 도중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전주비빔빵을 나눠 먹었다. 이경규는 “전주에 할머님들이 모여서 만든 빵”이라며 “빵의 수익금은 소외된 이웃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 쓰인다”고 전주비빔빵을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 나온 전주비빔빵은 ‘할머니들이 만드는, 많이 팔려도 돈 안 되는 빵’으로 유명하다. 우리 밀과 우리 식재료를 사용하고 어르신들이 소를 듬뿍 넣어 만든다. 또 수익금을 고스란히 노인 일자리 창출에 쓰고 있다. 전주비빔빵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천년누리전주제과에는 현재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36명이 일하고 있다. 전주비빔빵은 지난해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 ‘할머니들을 돕는 착한 빵’으로 소개되며 4배 이상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사회적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천년누리전주제과는 전주시청점과 전주한옥마을점, 익산점 세 곳에 매장을 열고 전주비빔빵을 판매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NASA 태양 탐사선 파커, 첫 ‘금성 플라이바이’ 성공

    NASA 태양 탐사선 파커, 첫 ‘금성 플라이바이’ 성공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이하 PSP)가 첫번째 금성 플라이바이(fly-by·행성에 근접비행하며 중력을 얻는 것) 수행하는 기록을 남겼다. PSP는 지난 3일(현지시간) 계획대로 금성에 2400㎞까지 접근비행하여 중력도움을 얻었다고 미션 관계자가 밝혔다. 이로써 탐사선은 오는 31일부터 11월 11일까지 태양과 첫 만남을 갖기 위한 장도에 올랐다. 이 12일 동안 PSP는 태양의 구조와 조성 그리고 태양활동에 관해 풍부한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지난 8월 12일에 발사된 PSP는 앞으로 7년 동안 모두 24차례 태양 근접비행을 수행할 예정이며, 태양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그 동안 6차례 금성 플라이바이를 거칠 계획으로 있다. 2025년에 잡혀 있는 마지막 태양 접근비행에서는 탐사선이 태양 표면으로부터 610만㎞ 거리까지 하강할 계획이다. 이는 태양 지름 140만㎞의 약 4배 남짓한 거리이다. 지금까지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기록은 1976년 미국과 독일이 합작한 헬리오스 2 미션으로 4300만㎞였다. 이번 태양 탐사선 미션이 완료되면 여기서 수집된 풍부한 자료는 태양 활동과 우주 날씨에 대한 과학자들의 이해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NASA 관계자는 밝혔다. PSP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미션은 태양의 2대 비밀, 곧 태양 대기인 코로나가 태양 표면 온도보다 수백 배 더 높은 이유, 그리고 태양풍을 구성하는 하전입자가 어떻게 그처럼 빠른 가속을 얻게되는가 하는 미스터리를 풀 실마리를 얻는 것이다. 이 태양폭풍이 강할 경우 지구 행성의 광대한 지역에 정전사태를 가져와 엄청난 재산상의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P2P 금융 대출 4조 ‘훌쩍’… 규제는 사각지대

    P2P(개인 대 개인) 금융시장이 4조원을 넘어서면서 투자자 피해도 급증하고 있지만 규제의 사각지대인 탓에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P2P 금융 누적 대출액은 지난 8월 기준 4조 769억원이다. 지난해 8월 1조 6743억원에서 1년 동안 무려 2.4배 급증했다. P2P 업체 수도 같은 기간 171곳에서 207곳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는 정부 공식 통계가 아니다. P2P 금융 전문연구소인 크라우드연구소 등의 집계 자료를 인용한 수치다. 금감원은 “P2P 업체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 권한이 없어 집계 자료를 인용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P2P 업체를 직접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인 연계대부업체를 금융 당국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어서다. P2P 업체들의 부실과 사기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피해자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금감원에 접수된 P2P 관련 민원은 지난해 62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179건으로 급증했다. 업계 3위 루프펀딩은 차주와 손을 잡고 투자금 80억여원을 다른 곳에 사용한 혐의로 대표가 구속됐다. 1300억원을 대출한 아나리츠는 138개 대출 상품 중 128개 상품이 이른바 ‘돌려막기’를 위한 가짜 상품으로 드러났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日 보유세는 ‘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 5억짜리 집에 850만원 稅부과

    日 보유세는 ‘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 5억짜리 집에 850만원 稅부과

    단일세율…韓종부세처럼 누진과세 없어 임대소득 마련 투자 많아 시장도 안정적 세수도 연도별 차이 적어 국민들 무관심일본의 부동산 보유세는 ‘고정자산세’로 불린다. 세율이 1.4%다. 여기에 ‘도시계획세’라는 최고세율 0.3%인 목적세가 붙는다. 총 1.7%로 우리나라 재산세 최고세율(0.4%)의 4배지만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2.0%)보다는 낮다. 또 한국은 누진세율이지만 일본은 단일세율 과세다. 과세표준 5000만엔짜리 집을 기준으로 단순계산(경감요인 등 제외)하면 고정자산세 70만엔(5000만엔×1.4%), 도시계획세 15만엔(5000만엔×0.3%) 등 85만엔의 세금이 나온다. 원화로 환산해 보면 대략 5억원짜리 집에 연간 850만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셈이다. 주택, 토지 등에 대한 보유세는 한국의 재산세처럼 지방세다. 일본의 지방세 체계는 1950년대부터 거의 지금의 형태로 굳어졌는데, 광역단체(도·도·부·현)의 세금과 기초단체(시·구·정·촌)의 세금으로 나뉜다. ‘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의 보유세 2종 세트는 기초단체에 내는 세금이다. 다만 수도권 핵심부인 도쿄 23개 구는 광역 도쿄도청에서 징세를 담당한다. 고정자산세는 한국의 보유세보다 과세 대상이 훨씬 포괄적이어서 ‘종합자산과세’ 성격이 강하다. 매년 1월 1일 현재 토지, 주택 등 소유자에게 통상 3년마다 이뤄지는 재산가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고지서가 발송된다. 2월, 4월, 7월, 12월 등 4회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다. 도시계획세는 도시계획 사업 등에 들어가는 재원 마련 목적의 세금으로 고정자산세 과세 대상과 같다. 일본 보유세의 주된 특징은 세율을 포함해 제도 자체가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운용돼 왔다는 점이다. 전체 세수도 연도별로 차이가 크지 않다. 과세와 납세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도가 크게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의 종부세처럼 일정 금액을 넘는 재산에 부과하는 누진과세는 없다. 과거 거품경제기와 같은 부동산 투기는 찾아보기 어렵고, 임대소득을 얻기 위한 투자가 대부분이어서 시장 불안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유가 크다. ‘내집 마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한국과 크게 다르다. 도쿄 신주쿠에서 빅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노진수 대표는 “일본에서는 부동산 보유세가 일상 대화의 화젯거리가 되지 못한다”면서 “국민들의 납세 의식이 높고 부동산 투기와 거리가 먼 시장 상황과 수십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과세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서울 급등·지방 급락… 집값 양극화 심화

    제조업 침체 울산·경남 등은 곤두박질 준공 후 미분양도 1만 5000가구 넘어 서울과 지방의 집값 움직임이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가격은 1.25% 상승했다.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누계 기준으로는 5.42% 올랐다. 서울 집값 월간 상승폭은 2008년 6월(1.74%) 이후 10여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 집값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 전국 평균 집값 상승률과 비교하면 서울 집값 상승률은 전국 집값 상승률(0.31%)의 4배가 넘는다. 누계 기준으로는 전국 평균(0.29%)보다 7배 뛰었다. 이번 통계는 종합부동산세·주택대출 강화 등이 포함된 ‘9·13 대책’과 3기 신도시 개발계획이 담긴 ‘9·21 대책’ 발표 이후의 시장 변화는 반영되지 않았다. 서울 집값 상승에는 강남북이 따로 없었다. 지하철 개통 등의 호재로 강동구가 2.18% 상승해 초강세를 나타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서초(1.90%)·강남구(1.80%)와 여의도 통합 개발 기대를 안은 영등포구(1.66%), 송파구(1.55%) 등에서 폭등했다. 강북에서는 성동구(1.43%)와 노원구(1.35%), 도봉구(1.20%), 용산구(1.15%) 등에서 1% 이상 올랐다. 서울 집값 상승은 투자 수요 증가와 매물 부족이 이끌었다. 신규 주택 공급의 한계와 개발 호재도 상승을 부채질했다. 반면 지방 집값은 곤두박질쳤다.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울산 집값은 지난달 0.59% 떨어져 연간 누계 하락률이 4.52%로 집계됐다. 경남 집값도 지난달 0.51% 하락했고 누계 기준으로는 3.65%나 빠졌다. 충북 집값도 올 들어 1.73% 떨어졌고 충남 집값 역시 1.43% 하락했다. 지방에서는 악성 미분양 아파트 물량도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1만 5000가구를 넘어섰다. 2015년 1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충남(3065가구), 경남(2561가구), 경북(1957가구), 경기(1917가구), 충북(1223가구) 등에 몰려 있다. 기초지방자치단체별로 보면 1위 경남 거제시(1312가구), 3위 전북 군산시(549가구), 5위 전남 영암군(517가구) 등 상위 5곳 가운데 3곳이 조선산업이 무너진 지역이다. 그러나 서울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0채에 불과하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올해 2월 이후 연속 증가했고, 미분양 물량의 85%가 지방에 몰려 있다. 한편 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 2975만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8억원대에 진입했다. 지난 1월 7억원을 넘어선 지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1억원이 오른 것이다.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도 하며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특히 강남 11개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이 지난달 10억 5296만원을 기록하며 역대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전월(9억 8844만원)에 비해 6.53% 상승했다. 강북 14개구 중위가격은 평균 5억 6767만원으로 강남 11개구의 절반 수준이지만 전월(5억 3376만원) 대비 상승폭은 6.33%로 강남 11개구 못지않았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공공의사 의료취약지서 10년 의무 근무한다

    공공의사 의료취약지서 10년 의무 근무한다

    ‘치료 가능한 사망률’ 격차 최대 3.6배 공공인력 육성·응급환자 이송 체계 개선 4년제 의전원 세워 의사 배출 앞당겨 의무근무 어길땐 지원금 환수·면허 취소1일 정부가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어촌 간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한 취지다. 필수의료 책임병원 지정과 공공의사 육성, 응급환자 이송 체계 개선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나라는 단기간 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이 시행돼 전반적인 의료 접근성이 향상됐지만, 수익성이 낮은 필수 의료서비스가 지역별로 공급되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았더라면 죽음을 피할 수 있었던 사람의 비율인 ‘치료 가능한 사망률’의 시·군·구별 격차가 최대 3.6배로 벌어졌다. 비수도권이자 농어촌 지역인 경북 영양군의 ‘치료 가능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07.8명(2015년 기준)이었지만 ‘부자 동네’인 서울 강남구는 29.6명에 그쳤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경남이 45.3명으로 서울(28.3명)의 1.6배에 달했다. 어린이나 산모, 장애인 진료 등 수익성이 낮은 분야의 지역 격차도 크게 나타났다. 산모가 분만의료기관에 도달하는 시간은 전남이 42.4분으로 서울(3.1분)의 13배나 됐다. ‘모성사망비’(출생 10만명당 임신·출산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만명당 8.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7명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신생아 사망률도 인구 1000명당 대구가 4.4명으로 서울(1.1명)의 4배나 됐다. 정부는 2025년까지 치료 가능한 사망률 격차를 1.31배에서 1.15배로, 모성사망비는 8.4명에서 6.7명으로, 신생아 사망률은 절반으로 각각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공의료에 대한 공적투자를 확대하고 4년제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한다. 의대 졸업생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6년제 의과대학 대신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설립하는 건 공공인력 배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차원이다. 대학원 정원은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그대로 활용한다. 선발 인원은 시·도별 일정 비율로 배분해 시·도지사에게 추천권을 부여하며 해당 시·도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지역 거주 경험이 충분한 학생들로 선발한다. 졸업생은 학비와 기숙사비를 전액 지원받는 대신 의사 면허 취득 후 도서 지역이나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의 지방의료원에서 일정 기간 근무해야 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서 의무 근무 기간이 10년으로 제시됐다. 여기엔 군 복무 기간과 전문의 수련기간이 제외된다. 의무 근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환수하고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한편 10년 내 재발급도 금지한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기존의 국립의과대학과 공공의료기관 시스템을 활용해 인력을 양성하고 의료 취약지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지금의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국민의 세금으로 새로 의대를 설립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건강하게 오래 사는 분당구민

    고령화속도 OECD 35개국 중 1위 2050년 80세이상 초고령 4배 급증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군·구별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생존하는 ‘건강수명’은 경기 성남 분당구가 가장 높고 경남 하동군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의 ‘KOSTAT 통계플러스’ 가을호에 실린 ‘고령자의 활동 제약과 건강수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 비중은 2015년 2.6%에서 2050년 14.0%로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게 OECD의 전망이다. 이러한 고령화 속도는 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것이다. OECD 회원국 평균 80세 이상 인구는 2015년 4.4%에서 2050년에는 10% 이상으로 예상됐다. 광역자치단체별 기대수명은 서울 83.8세, 제주 83.1세, 경기 83.0세 순으로 높았다. 건강수명은 서울 69.7세, 대전 68.1세, 경기 67.9세 등의 순이었다. 시·군·구별 건강수명은 분당구 74.8세, 서울 서초구 74.3세, 경기 용인 수지구 73.2세, 서울 강남구 73.0세, 용산구 72.7세 등으로 높았다. 반면 하동군 61.1세, 전북 고창군 61.2세, 경남 남해군 61.3세, 전남 신안군 61.4세, 강원 태백시 61.7세 등의 순으로 건강수명이 가장 낮았다. 또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20% 표본조사를 활용해 65세 이상 고령자를 살펴본 결과 여성이면서 교육 수준과 자가 비중이 낮을수록 활동 제약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저자인 박시내 사무관은 “돌봄이 필요하지만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계층이 집중된 지역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아이코스 가격 인상 탓?…박영선 “액상 전자담배 수입 작년보다 5배 급증”

    아이코스 가격 인상 탓?…박영선 “액상 전자담배 수입 작년보다 5배 급증”

    올해 액상 전자담배 수입이 지난해보다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이 오르자 액상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자담배 수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액상 전자담배 수입은 590t으로 수입액은 1540억원에 달했다. 지난 한 해 140t, 273억 대비 수입량은 4배, 수입액은 5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올해 들어 급증한 액상 전자담배 수입량은 궐련형 전자담배 수입량을 제외한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인상에 따른 수요가 반영됐다는 게 박 의원실 측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담뱃세 중 개별소비세가 인상하면서 담뱃값이 인상됐다. 그러나 정부가 매월 발표하고 있는 담배 동향 통계에는 액상 전자담배의 판매량 등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금연정책에 액상 전자담배 판매량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정부는 일반 담배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담뱃값 인상 효과를 홍보할 게 아니다”라며 “매년 급증하고 있는 액상 전자담배 판매량 등 새로운 형태의 흡연에 대한 통계를 반영한 금연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인사이드] “내 돈으로 치료” 화상통계로 본 소방관 자화상

    [인사이드] “내 돈으로 치료” 화상통계로 본 소방관 자화상

    손 부위 화상 51.6% 가장 많아방열기능 높인 보호장갑 개발 필요공상처리·특수 방화복 보급 확대해야 소방관은 화염과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에 종종 예상치 못한 위험 상황에 처합니다. 머리 위 천장이 갑자기 무너지거나 안전하다고 여긴 방 뒤쪽에서 화염이 분출하는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위험에 직면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소방관들의 아픈 현실은 늘 뉴스의 끄트머리에 조그맣게 소개될 뿐 실상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서울신문은 29일 대한화상학회지에 실린 ‘소방관 화상 상해 실태 보고서’를 통해 그들의 숨겨진 아픔을 전달하려 합니다. 정부는 늘 대폭적인 예산지원을 약속해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염원대로 소방청은 지난해 7월 42년 만에 외청으로 독립했습니다. 이 보고서를 통해 조금이나마 소방관들의 헌신이 더 많이 알려지고 정부지원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과 한강성심병원 연구팀은 지난해 대한화상학회지에 ‘소방관의 신체부위별 화상 발생 빈도와 방화복 종류에 따른 입원율 조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연구팀은 화상을 경험한 소방관 3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어느 부위에 화상을 많이 입는지, 흉터나 장애를 입는지, 치료비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2011년부터 새로 도입한 특수 방화복의 효과는 어떤지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화재 진압하려 손 내밀다 2도 이상 화상 화상 경험자의 나이는 평균 44.2세, 화재 현장 출동 횟수는 평균 1737.5회, 근무기간은 평균 10.8년인 베테랑들이었습니다. 16명은 무려 10회 이상의 화상 경험이 있었고 2회 이상 화상피해를 입은 소방관이 132명이었습니다. 부상 부위는 의외로 ‘손’이 많았습니다. 화상 부위(복수응답)는 손 166명(51.6%), 안면 79명(24.5%), 목 55명(17.1%), 손목 49명(15.2%) 등의 순이었습니다. 물집이 생길 정도의 2도 이상 화상을 입었다고 응답한 부위도 손 122명(37.9%), 안면 48명(14.9%), 손목 35명(10.9%), 목 31명(9.6%) 순으로 조사됐습니다.연구팀은 “전방에서 손을 이용해 화재 진압을 하는 업무적 특성 상 손이 타 신체 부위에 비해 복사열에 더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호장갑을 착용해도 손가락은 손등 등 다른 부위에 비해 방열재가 적게 들어갑니다. 이 부위가 화염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에 화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활동성이 높으면서도 손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장갑 개발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조언했습니다. 화상을 입었을 당시 ‘방화복’을 착용한 소방관은 218명(67.7%), ‘방수복’ 착용 소방관은 84명(26.1%), 미착용 소방관은 20명(6.2%)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보급된 ‘특수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은 20명(6.2%)에 그쳤습니다. 기존 방화복 착용자가 81명(25.2%)으로 훨씬 더 많았습니다. 나머지는 어떤 장비를 착용했는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수 방화복은 ‘폴리벤즈이미다졸계’ 섬유와 ‘파라아라미드계’ 섬유 혼방으로 기존 방화복에 비해 열방호 성능값이 3배 가량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중에서 기존 방화복을 사용했을 때는 24.7%가 입원했고, 특수 방화복을 사용했을 때는 5.0%만 입원해 기존 방화복의 입원율이 5배 높았습니다. 연구팀은 “기존 방화복을 특수 방화복으로 대체해 특수 방화복의 보급률을 높이면 소방관 화상환자의 발생 빈도와 중증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보호장갑 미착용 75명(23.3%), 소방헬멧 미착용 18명(5.6%), 호흡기 보호구 미착용 72명(22.4%), 소방부츠 미착용은 30명(9.3%) 등으로 소방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화상을 입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장비를 착용했을 때의 불편함뿐만 아니라 급박한 출동 등 열악한 근무환경이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극한 고온 직접 노출되면 18초 뒤 방열 소실“ 화상을 입었을 때 건물 내 화재 평균 진압시간은 2시간 30분이었습니다. 산불 등 건물 외 화재는 진압하는데 무려 평균 5시간 48분이 걸렸습니다. 이 정도면 무거운 장비를 갖추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견디기 쉽지 않은 시간입니다. 또 아무리 성능이 좋은 방화복을 입었다고 해도 온몸이 화염에 휩싸이면 위험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강남성심병원 연구팀이 서울대 의류학과,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화상학회에 제출한 다른 보고서를 보면 돌발 화염과 같은 극한 열원에 직접 노출되면 신형 방화복도 불과 18초만에 상체 등 일부 부위에서 방열기능이 소실돼 내부 온도가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소방관들의 노고가 짐작되는 대목입니다.보도사진으로 흐르는 물에 얼굴을 씻는 소방관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 행동이 단순히 더워서 열을 식히기 위해서만은 아닌 것으로 나왔습니다. 화상 처치 방법으로 소방관 215명(66.8%)이 ‘흐르는 물에 씻기’를 선택했고 ‘연고 도포’는 36명(11.2%), ‘얼음에 식히기’는 16명(5.0%)이었습니다. ‘그대로 뒀다’는 응답자도 36명(11.2%)이나 됐습니다. 80명(24.8%)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4배에 가까운 234명(72.7%)은 ‘집에서 관리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병원 진료 80명 중 32명 ”개인비용 처리“ 문제는 의료비 부담 주체입니다. 병원 진료를 받은 소방관 80명 가운데 32명은 놀랍게도 ‘의료비를 개인비용으로 처리했다’고 답했습니다. 42명만 ‘공상 비용처리를 했다’고 했습니다. 화상 피해를 입은 전체 소방관에 대비해보면 불과 13.0%만 공상처리를 한 것입니다. 2015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소방관 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공상처리 비율이 17.0%에 그친 바 있습니다. 의료비가 소액이라도 공무로 입은 부상인 이상 개인처리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연구팀은 “소방관들의 낮은 공상처리 비율은 복잡한 행정 절차와 공상처리 기준 부재가 원인으로 생각된다”며 “행정절차의 간소화와 공상처리 기준마련 등의 제도적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대목은 정부가 반드시 점검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안타깝게도 화상 이후 39명은 “흉터가 남았다”고 답했고 6명은 장해 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화상 경험 당시 ‘근무지에 화상 상황을 알리는 보고 체계가 있었다’고 응답한 소방관은 59명(18.3%), ‘없었다’는 42명(13.0%), ‘모르겠다’는 211명(65.5%)이었습니다. 현 근무지는 ‘화상 관련 보고 체계가 있다’는 응답이 87명(27.0%), ‘없다’ 27명(8.4%), ‘모르겠다’ 197명(61.2%)이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강남은 ‘시네마 천국’

    강남은 ‘시네마 천국’

    농구장 4배 크기 외벽 ‘야외 스크린’ 라라랜드 등 영화 상영… 불꽃쇼는 덤농구장 4배 크기의 국내 최대 스크린을 이용한 ‘야외시네마’가 열린다. 28일 서울 강남구 대표 축제인 ‘2018 강남페스티벌’ 개막을 맞아서다. 야외시네마는 SM타운 외벽 야외미디어를 활용, 28~30일 3일간 코엑스 케이팝광장에서 진행된다. 스크린은 가로 81m, 세로 20m로 농구장 4배 크기이며, 세계 최대 아이맥스(IMAX) 스크린인 용산 CGV의 1.6배에 달한다. 구 관계자는 27일 “SM타운 외벽 야외미디어 외에도 3개의 소형 미디어에서도 동시에 영화가 상영돼 어느 곳에서든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첫날인 28일 오후 8시 30분엔 아카데미 6개 부문을 휩쓴 영화 ‘라라랜드’가 관람객을 찾아간다. 이어 29일과 30일 오후 8시엔 각각 ‘너의 이름은’과 ‘비긴어게인’이 상영된다. 행사장엔 인조잔디가 설치되고, 관람객을 위해 에어베드, 돗자리도 비치된다.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영화 상영에 앞서 오후 3~7시 매시 정각에 30분간 5개 팀의 버스킹 공연이 진행된다. 28일 케이팝광장에선 야외시네마에 앞서 ‘물과 빛 그리고 바람’이라는 주제로 강남페스티벌 개막제가 열리고, 오후 8시 20분부터 코엑스를 비롯한 3곳에서 개막 축하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강남역 11·12번 출구 사이에 위치한 강남스퀘어에선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야시장도 열린다. 6대의 푸드트럭과 상인 4개 팀이 참여한다. ‘2018 강남페스티벌’은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오늘, 강남을 즐기다’는 슬로건 아래 43개 프로그램이 강남 전역에서 열린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강남이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극장이 되는, 완전히 달라진 강남페스티벌이 찾아간다”며 “‘집 앞에서 즐기는 축제’라는 콘셉트 아래 과거와 달리 획기적으로 다양화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페스티벌을 세계적인 관광브랜드로 만들어 연 1000만 관광객이 강남을 찾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분 좋은 변화, 품격 있는 강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7) 백화점 넘어 패션·가구·식품에도 ‘명품’으로 승부하는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7) 백화점 넘어 패션·가구·식품에도 ‘명품’으로 승부하는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계열사 지원회사에서 재계 21위로 발돋움정지선 회장, 경영참여 이후 15년새 매출 2.8배 늘어나동생 정교선 부회장과 ‘형제 경영’으로 순환출자구조 해소    현대백화점의 전신인 금강개발산업주식회사는 1971년 설립돼 당시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건설이 진출하는 국내외 현장에 식품과 의복 등 잡화류를 공급하는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등 6개의 금강슈퍼마켓을 운영할 뿐이었다. 현대건설의 하청업체에 불과했던 금강개발산업주식회사가 성장의 물꼬를 트게 된 계기는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을 지으면서부터다. 현대백화점 하면 ‘명품 백화점’이라는 공식을 만든 이가 정몽근(76)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9남매(8남 1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났다. 고 정몽필 인천제철(현 현대제철)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현대가에서 세 번째로 큰 형님이다. 2001년 정주영 선대회장이 작고하면서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백화점그룹을 승계했다.  정지선(46) 회장은 지난 2003년 당시 31세의 나이에 그룹 총괄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가 2008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의 나이 36세에 범(汎)현대가는 물론, 재계에선 3세 중 가장 먼저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 등 6년 간의 내실을 다진 후 2009년부터 본격적인 점포 확장을 이어갔다. 2009년 현대백화점 신촌유플렉스를, 2010년 8월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개점했다. 이어 2011년 대구점, 2012년 충청점의 문을 열었다. 2015년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판교점을 연이어 오픈했고, 2016년에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을 차례로 개장했다. 작년에는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열었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서울 강남 코엑스의 핵심 유통시설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시내면세점을 열어 면세점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의 뼈대인 백화점사업과 관련된 영역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2001년 홈쇼핑 시장에 이어 2002년 지역케이블 방송사업(HCN)에 진출했다. 2009년 종합식품 전문기업인 현대그린푸드를 출범시켰다. 2012년 이후 의류·패션기업인 한섬과 가구회사 리바트(2013년), 산업기계·특장차 전문기업 에버다임(2015년), 패션기업 SK네트웍스 패션부문(현 현대G&F·한섬글로벌)을 잇따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2015년에는 렌탈사업에도 진출하며 유통뿐 아니라 생활 전 영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 결과 정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던 지난 2003년 5조 60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액은 2017년 15조 9000억원으로 2.8배 성장했고, 경상이익은 2003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84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2003년 150%에서 2017년 36%로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7년 기준 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 가운데, 재계 21위를 기록했다. 정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선순환적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데도 애쓰고 있다. 2014년 유통업계에선 처음으로 오후 6시에 자동으로 컴퓨터 전원이 꺼지는 PC오프제를 도입한 것을 비롯해 △2시간 단위로 연차를 사용하는 ‘2시간 휴가제(반반차 휴가)’ △출산휴가 신청과 동시에 최대 2년간 자동으로 휴직할 수 있는 ‘자동 육아 휴직제’ △임신부 직원에게 임신 전 기간 2시간 단축근무를 적용하는 ‘예비맘 프로그램’ △남직원 1년 육아휴직 시 3개월간 통상임금 100% 보전 등을 도입했다.  정지선 회장은 경복고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스페셜스튜던트 과정을 수료했다. 정 회장은 고교 동창의 소개로 황서림(46)씨를 만나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황씨는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로 서울예고를 졸업해 서울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뉴욕근대미술관 뉴미디어 부서에서 부지배인으로 활동했다.  정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44)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형과 마찬가지로 경복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에서 무역학과를 전공했다. 정 부회장은 2004년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2녀 가운데 장녀인 허승원(43)씨와 결혼했다. 허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 치과대에 재학했다. 둘 사이에는 3남이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장을 시작으로 그룹 경영의 중심이 되는 기획조정본부 이사, 상무, 전무를 거쳐 2009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3년에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형인 정지선 회장을 보좌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범현대가에서 가장 먼저 이뤄졌다. 정 명예회장은 2006년 정 회장 형제에게 현대백화점 등 계열사 지분을 증여하며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현재 정 명예회장은 현대백화점 2.6%, 현대그린푸드 2.0%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17.1%, 현대그린푸드 12.7%를 가지고 있고,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23.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4월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하며,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에 앞장서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DGIST 태양광을 이용한 수소 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

    DGIST 에너지공학전공 유종성 교수팀이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산소와 수소로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신개념 촉매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DGIST는 이 광촉매는 기존 광촉매 보다 효율성이 높아져 수소 대량 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27일 밝혔다. 유 교수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 사무엘 마오 교수팀과 함께 마그네슘 하이드리드를 이용해 이산화티타늄으로 된 광촉매 표면에 산소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다시 수소를 채워 넣음으로써 수소 원자가 도핑된 새로운 광촉매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촉매는 수소 생성을 위해 사용하던 기존의 이산화티타늄 광촉매보다도 밴드갭을 줄여 4배 정도 더 높은 활성도를 70일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밴드갭은 물질의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의 허용된 대역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말하는데 밴드 갭의 대소로 그 물질의 전기 전도성 정도가 결정된다. 또 기존의 광촉매와 달리 가시광선에도 감응할 수 있어 수소 생산의 한계점을 극복했다. 이처럼 새로운 광촉매 개발을 통해 수소 생산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모두 혁신적으로 개선함으로써 향후 수소 에너지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종성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광촉매는 기존 수소 생산에 쓰인 광촉매에 비해 그 성능이 수 배 향상된 광촉매로 합성방법 또한 매우 간단해 앞으로 수소 에너지 상용화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촉매의 효율과 경제성을 개선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소 에너지 생산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공촉매 분야 상위 1%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 인바이러멘탈’ 8월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최근 유튜브 인기스타 중에 초등학생 창작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100번까지 어떻게 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상물로 조회수 110만여건을 기록한 12살 어린이도 있죠. 이처럼 창의성을 바탕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로 부모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의 13세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해당 남학생은 지난 2월에 이 여학생을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 대상일뿐입니다. 이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과 성폭행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분노가 강했습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기도 2년 전에는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1살 초등학생 아들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습니다. 2016년 1월 7일 경기도 김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오후 10시 47분쯤 자신의 방에서 아버지 B(55)씨의 배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습니다. 학생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평소 자주 폭행을 했고 사건 당일에도 집에 늦게 귀가한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홧김에 찔렀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 역시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이어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지난 6월 26~27일에는 중·고생 10명이 여고생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노래소리를 크게 한 상태에서 1시간 30분동안 폭행한 뒤, 얼굴을 가리고 관악산으로 데려가 성추행과 폭행을 한 일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청소년 10명 중 9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만 14세 미만인 중학생 1명은 가정법원으로 넘겼습니다. 검찰로 송치된 9명 중 혐의가 무거운 7명은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 사건 피해자 언니는 지난 7월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여고생이 중·고생에게 관악산으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데도 가해자들은 태연하게 SNS를 하고 있다. 한국은 나이가 어릴수록 처벌하기 어렵다”며 소년법 폐지나 개정을 청원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잇단 청소년 강력범죄 발생으로 처벌강화를 외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47번째 답변자로 나서 소년법상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소년범죄 예방가 소년범 교화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소년법 변천 소년법은 1958년 7월 법률 제489호로 제정·공포된 후, 지금까지 여러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최초 제정당시 소년의 기준은 20세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19세 미만을 소년으로 규정(2조)하고 있구요. 범죄소년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15년형까지만 유기징역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4조)은 최초 제정당시에는 12세 이상 14세 미만이었으나 2007년 법 개정으로 현재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바뀌었습니다. 촉법소년은 죄를 지었으나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며 보호처분만 받습니다.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자체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26건의 소년범죄 관련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핵심입니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성인처럼 취급하여 처벌의 상한을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사형 또는 무기형의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15년 유기징역으로 한다는 것을 사형시에는 무기징역으로, 무기형을 내릴 때에는 20년으로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리고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은 소년에 대하여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는 형의 집행 기간도 늘림으로써 가석방을 어렵게 하려는 방안도 제안됐구요.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14세 미만인 나라는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입니다. 13세 미만은 프랑스, 호주나 영국은 10세 미만입니다. 13세와 14세, 어떤 차이 있나?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살 낮추면 13세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올 상반기 청소년범죄 통계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중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13세 범죄만 놓고 보면 14.7% 늘었습니다. 이 통계는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하는 주요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상곤 장관은 “초등학생은 형사 미성년자로 남기고, 중학생부터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범죄 기록이 남거나 교도소에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같은 13세라고 하더라도 학교급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소년에 대한 치료와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의 핵심인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소년보호관찰관이 보호처분 대상자의 재범 위험 수준에 따라 상담과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관리감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지난 8월 기준 소년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은 118명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7.3명의 4배 수준이죠. 정부는 이를 1인당 33명선으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소년원 학생이나 보호관찰 청소년 치료와 교화가일반 학생 지도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당인력 증원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형사처벌 연령 인하가 형사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고 처벌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형사책임주의라는 것은 행위자가 책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촉법소년이 저지른 잘못된 일이 빈번하다고 해서 형사책임 연령을 일률적으로 낮추면 형사법체계의 대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015년 10월 경기도 용인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이 아파트에서 사는 9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조치 대상도 안 돼 정의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청소년 성숙,법은 10여년 전이라면 형사미성년자 연령 인하 문제는 선택의 문제로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청소년은 경제성장과 학교교육 보편화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성숙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청소년 모방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범죄수법은 성인범죄에 못지않게 흉포화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범죄행위에 걸맞는 처벌이 되지않는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은 시대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청소년 범죄행태의 변화와 국민의 법감정을 반영하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해보입니다. 형사처벌 대상 나이를 낮춰 청소년 범죄를 억제하는 한편 보호처분기간 다양화와 보호관찰인력 증원 등 실효성있는 교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같은 입법 및 행정조치와 별도로 사회공동체의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청소년 보호와 교육책임은 가정과 학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의 책무입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승리 부르는 드라이버… ‘캘러웨이’ 여심 잡았다

    승리 부르는 드라이버… ‘캘러웨이’ 여심 잡았다

    국내 여자골프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드라이버는 캘러웨이골프의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 통계조사 전문업체 CNPS가 지난 9일까지 치러진 2018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8개 대회의 드라이버 사용률과 우승률을 조사한 결과 캘러웨이골프가 압도적인 1위를 달성했다. 이로써 캘러웨이골프는 투어 ‘넘버원’ 드라이버의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KLPGA 투어 선수들의 캘러웨이골프 드라이버 사용률은 45.16%로, 2위 브랜드(21.87%)와는 2배 이상, 3위 브랜드(11.25%)와는 4배 이상의 큰 격차를 보였다. 드라이버 우승률 또한 44.4%로 1위를 기록했다. 18개 대회 중 8개 대회 우승자들이 캘러웨이 드라이버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올해 출시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로그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로그 드라이버는 지난 제일브레이크 테크놀로지를 탑재한 에픽을 선보여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캘러웨이골프가 2018년을 맞아 야심 차게 내놓은 역작이다. 뉴 제일브레이크 테크놀로지(페이스 뒤편에 크라운과 솔을 연결하는 두 개의 티타늄 바를 배치한 기술)가 제공하는 빠른 볼 스피드와 비거리뿐 아니라 관성모멘트에 특화된 헤드 디자인으로 압도적인 관용성까지 갖췄다. 로그 서브제로(Sub Zero) 드라이버는 혁신적인 제일브레이크 기술에 압도적으로 낮은 스핀과 관성모멘트(MOI)가 극대화된 헤드 디자인이 결합해 투어 레벨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서브 제로 모델 중 크라운에서 카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게 제작됐다. 이로 인해 발생한 여분의 무게를 관성모멘트 증가와 낮은 스핀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했다. 교환 가능한 두 개의 무게추(2g/10g)를 사용해 스핀과 탄도를 조절할 수 있다. 10g의 무게추를 페이스 쪽으로 배치하면 스핀이 낮아지고, 반대쪽으로 배치하면 관성모멘트와 탄도가 높아진다. 로그 스타(Star) 드라이버는 제일브레이크 기술과 X 페이스 VFT 기술이 결합돼 빠른 볼 스피드와 놀랄 만한 비거리를 제공해 주는 모델이다. 2g의 무게추를 이용, 힐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켜 슬라이스를 방지하고 드로 구질을 만들어낸다. 캘러웨이만의 트라이액시얼 카본 소재를 크라운에 최대치까지 적용함으로써 무게를 낮췄으며 이렇게 발생한 여분의 무게를 헤드에 고르게 배치해 관성모멘트와 관용성을 극대화했다. 캘러웨이골프 김흥식 전무는 “골프업계의 치열한 제품 경쟁 속에서 KLPGA 투어 드라이버 사용률과 우승률 1위 달성은 뛰어난 제품력을 바탕으로 높은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면서 “우승자가 사용한 우승 비밀병기이자 투어 NO.1 드라이버인 로그의 뛰어난 성능을 소비자 분들도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02)3218-1900.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평양공동선언] 11월부터 군사분계선 일대 ‘버퍼존’ 설정… 육해공 적대행위 금지

    [평양공동선언] 11월부터 군사분계선 일대 ‘버퍼존’ 설정… 육해공 적대행위 금지

    군사 긴장 완화… 우발적 무력충돌 차단 北 해안포 무력화·GP 11곳씩 시범 철수 JSA 경비인력 비무장화도 복원하기로 DMZ ‘화살머리고지’서 공동 유해 발굴남북은 19일 타결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을 통해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 지상·해상·공중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완충구역’(버퍼존·Buffer Zone)을 설정하기로 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발적인 재래식 군사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갖췄다는 데에 선언의 의미가 상당히 있다”고 밝혔다. 우선 지상은 MDL 기준 총 10㎞ 범위에서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해상에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부터 북측 초도까지 최대 135㎞, 동해 남측 속초부터 북측 통천까지 80㎞ 범위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이 지역의 해안포와 함포는 포구·포신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해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을 차단한다. 군 관계자는 “북측 해안포가 무력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는 서해 해안포는 북측이 우리보다 4배, 함정은 6배 많고 동해 지역은 포병이 10배, 함정은 8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공중에선 MDL을 중심으로 고정익(동부 40㎞·서부 20㎞), 회전익(10㎞), 무인기(동부 15㎞·서부 10㎞), 기구(20㎞)의 비행금지구역을 남북으로 설정해 군용기의 비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화물기를 포함한 민간 여객기에는 적용하지 않고 산불 진화, 조난 구조, 환자 후송 등에는 예외를 두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한·미의 대북감시능력과 항공기 성능의 비대칭성을 고려할 때 군의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은 4~5단계의 공통 작전수행 절차를 적용해 우발적 군사 충돌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특히 남북은 비무장지대(DMZ) 상호 1㎞ 이내에 근접한 감시초소(GP) 각 11개씩을 시범 철수하고 향후 DMZ 내 모든 GP를 철수해 실질적 비무장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인력의 비무장화도 정전협정 취지에 따라 복원하기로 했다.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약 1개월간 비무장화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달 1일부터 20일 동안 지뢰를 제거하고 초소 및 인원·화기 철수, 감시장비 정보 공유, 공동 검증 등의 방식으로 추진된다. 향후 JSA에는 각각 35명 이하의 경비 인력이 권총도 착용하지 않은 비무장 상태로 근무하고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이전처럼 자유 왕래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남북은 DMZ 내 시범적 공동유해발굴을 강원 철원 지역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또 한강 하구를 공동이용수역으로 설정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현장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남북 군사당국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했던 직통전화 설치와 군사공동위원회 구성을 통해 상호 군사적 신뢰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일각에선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인해 군의 대북 정찰능력이 제한된다는 측면에서 안보 우려도 제기된다. 신인균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은 “군용 정찰기가 동부 지역에서 40㎞, 서부 지역에서 20㎞ 비행이 금지되면 군의 정보·정찰 능력이 제한된다”며 “북한의 핵심 지역을 탐지할 수 없게 되는 위험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평양공동취재단·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안전벨트 안 매면 사망률 최대 ‘4배’

    안전벨트 안 매면 사망률 최대 ‘4배’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면 사망률이 3~4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이 15%에도 못 미쳐 장거리 이동이 많은 추석 연휴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23개 응급실이 참여하고 있는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를 바탕으로 2013~2017년 차 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차 사고로 인한 내원 환자 10만 9076명 중 16.2%(1만 7656명)가 입원하고 1%(1111명)는 사망했다. 추석과 설 연휴, 여름 휴가 기간에는 하루 평균 67명이 차 사고로 응급실로 왔다. 평상시 하루 환자 59명보다 많다. 환자의 안전벨트 착용률은 57.5%였고 미착용률은 26.5%였다. 나머지 16%는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안전벨트는 환자의 사망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반도로에서 착용자와 미착용자의 사망률은 각각 0.5%, 1.4%로 3배 차이가 났다. 고속도로에서는 각각 0.7%, 2.9%로 4배 차이였다. 환자 입원율은 안전벨트 착용자 14.5%, 미착용자 17.5%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의료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앞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80.0%로, 대부분의 탑승자가 찰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13.7%로 훨씨 낮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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