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년의 클럽하우스] 흔들리는 골프 발전
골프대회의 취소와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아쉬운 일이다. 올해 초 골프협회가 내놓은 장밋빛 약속에 들떴던 마음을 쉬 추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속출하고 있다.
그 시작은 참으로 창대했다. 남녀 프로협회는 지난 2년 동안 경제계 유력 인사를 회장으로 추대, 유능한 인사들이 임원으로 합류했고 국제교류전의 추진, 남녀 각각 20개 대회 개최 등 골프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 벌써 여자대회는 3개가 취소됐고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대회도 없지 않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개최를 2주 앞둔 대회가 하반기로 연기되는 등 개최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대회도 있다. 이는 하반기 골프대회 개최 일정 자체가 흔들리는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현실적 이유는 분명하다. 코스 사용료의 부담 증가와 대회 개최 코스 선정의 어려움, 방송위원회의 평일 방송 연장 규제, 시청률 경쟁 심화로 인한 중계 축소 등도 작용했다. 또 많은 선수들의 해외 진출로 인한 스타 부재도 원인이다.
지난 4월을 전후해 평일 비회원 그린피가 20만원에 육박하면서 코스 사용료가 하루 기준 4000만원선에서 5000만원선으로 늘어나 대회 주최측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4라운드 남자대회는 코스 사용료만 2억 안팎이 되는 셈이다. 서울 근교의 골프장은 회원들의 반발이 만만찮아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지경이다.
방송의 변화는 치명적이다.90년대 초 개국한 SBS는 그동안 국내 여자프로골프대회의 방송을 도맡아 왔다.
그 결과 대회가 양적, 질적으로 발전했고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도움을 주었고, 선수들이 해외로 대거 진출하는 데 많이 기여했다. 올해 코리안투어를 출범시킨 SBS는 여자대회 위주의 방송에서 탈피, 남자대회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이 결과 대회 주최사들의 관심 역시 남자쪽으로 이동시켰다.
또 지난 2월 중순에는 방송위원회에서 평일 방송 연장을 연 6회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 방송 기회는 더욱 줄어들었다. 넘어진데 덮친 격으로 광고를 염두에 둔 시청률 위주의 편성은 방송 기회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갤러리와 TV의 시선을 고정하는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스타 선수들의 부재 상황도 심각하다.
이러한 가운데 10년 가까이 대회를 개최해오다 2년 전부터 열리지 않던 신한동해오픈이 올해 부활한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매주 골프대회가 이어지는 5월, 출전 선수들은 모두 한국 골프 중흥을 책임지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