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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인권 조사대상 제외”

    국가인권위원회는 11일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침해 행위는 인권위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국군포로·납북피해자·이산가족·새터민 등의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이므로 이들의 개별적인 인권 사항은 다루기로 했다. 인권위는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 인권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인권위 발표에 대해 진보·보수 단체들 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북한 인권의 범주에 북한내 인권이 포함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해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침해 행위는 인권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헌법상 북한 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가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되어 있지만, 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 등록된 주권 국가인 데다 6·15남북공동선언 등에서도 북한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직접적인 조사구제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북한 인권의 범주를 ▲북한지역내 북한 주민의 인권 ▲재외탈북자·새터민 등 북한 이탈 주민의 인권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등의 인권으로 보고 한국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할 의무와 근거를 갖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인권위의 역할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조 및 제30조의 해석상 ‘대한민국 정부가 실효적 관할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행위는 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제한했다. 인권위는 또 정부에 대해 북한인권 개선 활동은 ▲인권의 보편성을 존중하고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인권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정부와 시민사회의 활동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4대 접근 원칙을 제시했다. 아울러 정책방향으로 ▲인도적 지원사업은 정치적 사안과 분리 ▲국제사회와 연대·협력관계 구축 ▲탈북자 인권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조건 없이 협의 ▲객관적이고 철저한 정보수집을 제시했다. 최영애 인권위 북한인권특별위원장은 “호주 등 북한과 우호적인 국가의 국가인권기구와 연계해 북한인권 개선사업에 나서는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 전문 시민단체인 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정치적 논란 일변도였던 북한 인권 논의의 방향을 적절히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북한에 인권 문제가 있다면 국제기구 등 다른 방식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옳다.”고 동의했다. 반면 보수 시민단체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주의연대 최홍재 조직위원장은 “여지 없는 인권위의 사망 선고라고 생각한다. 북한 인권은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과도 직결된다.”고 비난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HAPPY KOREA] 충남 3곳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충남 3곳 주민활동 탐방

    올바른 리더가 조직의 성공을 일궈내는 데 얼마나 중요한 지는 설명이 필요없다. 최고경영인(CEO)의 자질에 따라 기업의 흥망이 좌우되기도 한다. 마을이나 지역의 발전도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마을을 구성하는 주민 개개인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개인의 발전을 지역의 발전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는 한 사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 ‘의좋은 마을’ 이복현씨 예로부터 시골에서 양조장이나 정미소, 제재소를 갖고 있으면 ‘3대 부자’로 통했다. 그 자제들은 아쉬울 것도, 남부러울 것도 없어 보였다. 충남 예산군 대흥면 동서·상중리 ‘의좋은 마을’ 이복현(53)씨도 인근 광시중학교의 어엿한 교감 선생님이지만, 동네에서는 양조장집 둘째 아들로 더 잘 불린다. 이씨는 ‘있는 집안’의 거드름 피우는 아들이 아니라,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으로 인정받고 있다. ●‘양조장집 둘째아들’ 별명은 ‘회장님’ 추수가 끝난 가을 밤, 형제가 서로의 빠듯한 살림을 걱정해 볏단을 몰래 가져다주는 중간에 만나 얼싸안고 울었다는 일화는 1956∼2000년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며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부터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민담으로 여겨졌던 이 이야기가 고려 말 실화라는 사실은 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대흥현 보존회’ 주도로 고증을 거쳐 밝혀졌다. 이씨는 보존회 회장이다. 그는 “형님이 일 때문에 타지로 이사해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면서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마을에 보존돼 있던 비석에서 관련 내용을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가 마을의 역사 복원에 관심을 갖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대흥현은 대흥면의 조선시대 명칭이다.1914년 대흥군이 예산군에 편입되기 이전까지 군소재지로 번성했던 곳이다. 때문에 면 단위 지역으로는 드물게 초·중·고교가 지금도 위치해 있다. 하지만 1964년 마을 앞에 예당저수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예당저수지는 330만평으로 전국 최대 규모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는 그 만큼의 농지가 물에 잠겨 생계 수단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씨는 “저수지가 들어선 이후 마을 규모가 10분의 1정도로 줄어들 만큼 상전벽해를 실감한 곳”이라면서 “생산기반이 사라진 상황에서 마을을 되살릴 길은 풍부한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 보존회는 매년 11월 ‘의좋은 형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마을 인근에서 청동기시대 유물유적지를 발굴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특히 이곳에서 발견된 나팔형 동기는 국내에서 유일한 것이다. 이씨는 현재 대흥동헌과 대흥향교 등을 복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선 초기에 창건된 대흥동헌은 2002년 지방문화재로 등록됐다. 마을 뒷산에 위치한 백제 부흥운동의 근거지였던 임존성 복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노력을 인정해 주셨는지, 지금은 주민 모두가 보존회 회원으로 가입한 상황”이라면서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웃음지었다. 이어 “하나 뿐인 아들이 ‘고향 지킴이’가 되겠다고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예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문산·동곡마을’ 주형로씨 요즘같은 세상에 자식에게 대를 이어 농사를 지으라고 권하는 부모가 있다면 지청구를 듣기 십상이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문산·동곡마을 주형로(48)씨는 예외다. 아들 이름을 농민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바람인 ‘하늬’로 할 만큼 농촌 사랑이 자식 사랑 못지 않다. 주씨는 “농촌이 발전하려면 지도자 양성이 중요하다. 대를 이어 꿈을 일궈나가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촉망받던 배구선수에서 싹수있는 농사꾼으로 주씨는 풀무농고(현 풀무학교) 재학 당시인 1977년 문당리에 친환경 농법을 도입했다.1993년에는 국내 최초로 오리농법을 시도했다. 지금은 문당리 일대 250만평의 농지에서 친환경 농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다. 일반쌀 80㎏ 한가마당 16만원 정도지만, 이곳 쌀은 26만원선에 거래가 이뤄진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도 연간 2만명이 넘는다. 그럼에도 주씨는 모든 공을 스승인 홍순명 전 풀무농고 교장에게 넘긴다. 주씨는 “중학교 때까지 배구선수로 활약했지만, 성장이 멈춰 운동을 지속할 수 없어 풀무농고에 진학했다.”면서 “6개국어가 가능했던 홍 전 교장 선생님이 농사와 관련된 각종 외국서적을 끊임없이 번역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겸손해했다. 특히 주씨는 2000년에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녹색연합의 도움을 받아 ‘21세기 문당리 발전 100년 계획’을 세웠다. 문당리는 지금도 모든 일을 계획서대로 진행하고 있다. 계획 수립과 함께 주민들이 참여하는 협업공동체운동을 시작했다.‘홍성 환경농업마을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정미소·황토방·농촌생활유물관 등을 공동 운영해 이윤을 골고루 나눠주는 것은 물론, 지역교육사업과 친환경농업 보급 등 비영리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마을 공동기금만 15억원에 이른다. 주씨는 “우리나라의 경우 마을 단위 발전계획이 전무하다시피하고, 공동체운동이 성공한 사례도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농촌도 잘 살 수 있다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농활 나온 여대생, 문당리 총각에 빠지다 최근 10년간 문당리를 떠난 사람은 한명도 없다. 오히려 같은 기간 10여가구가 이주해 왔다. 농촌 총각들의 결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곳 총각들은 농활 나온 여대생들과 결혼한 커플만 지금까지 10여쌍에 이른다. 주씨는 현재 노령층과 젊은층이 공존할 수 있는 농촌형 주거공간인 ‘희망나눔동산’을 조성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친환경농업과 자연순환을 통해 자립하는 농촌 마을을 만드는 게 꿈”이라면서 “꿈을 이루려면 지도자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지금은 3대가 살고 있지만, 대학생 아들이 돌아오면 4대가 함께 살 것”이라며 웃었다. 글 사진 홍성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풀꽃이랑마을’ 외지출신 주민 3총사 ‘굴러온 돌이 박힌 돌보다 나을 수 있다.’ 마을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토박이만이 마을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뜨내기로 간주되는 이주민들이 변화를 몰고 오는 신선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 고성리 풀꽃이랑마을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풀꽃이랑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촌마을로, 주민이래봐야 70가구 150명이 고작이다.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정안 밤’의 산지이지만, 주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밤 이외에 소득기반도 신통한 게 없다. 국유림과 고성저수지 등에 대한 환경훼손 문제가 우선적으로 고려됐기 때문이다. 마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주민이 하나둘씩 늘어난 90년대 말부터다. 인천에서 교직생활을 하던 서명석(65)씨는 1999년 퇴직 후 이곳으로 내려왔다. 경기도 일산에서 외국계 기업에 다니던 최인규(63)씨와 화가인 임성복(64)씨 등도 2000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서씨는 “지리적으로 외부와 단절된 동네라, 모든 게 악조건으로 간주됐다.”면서 “하지만 자연환경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는 장점을 살려보고자 힘을 모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선 마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라 지난 9월 마을 명칭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고, 팜스테이와 산촌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지금은 주민 모두가 팜스테이 운영회원으로 가입할 만큼 원주민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최씨는 “시골에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변화를 몰고 올 지도자가 없다는 의미”라면서 “악조건, 호조건을 논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폭력 가능성 있다고 집회금지하면 안돼”

    “폭력 가능성 있다고 집회금지하면 안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며 제4대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에 오른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취임 40여일째를 맞았다. 반FTA 시위를 사전금지한 경찰청에 철회 권고를 하는 등 인권관련 뉴스의 중심에 선 안 위원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입장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유엔의 권고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다시 현안으로 부각됐는데요. -‘양심적 병역거부’를 잘못 받아들이면 ‘군대 가면 비양심적이란 말이냐.’고 하지만 신념에 의해 집총하거나 전쟁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엔에서 국제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국제인권법을 권고했고, 국제적 기준을 국내법과 맞추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 이 문제를 안보와 연관시키는데 본질은 국가 안보나 양심·비양심과도 관계가 없습니다. 타이완도 대륙과 경직된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복무제를 오래전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처럼 경직된 법을 가진 나라는 없습니다. ▶경찰청이 ‘반FTA 시위 금지 통보를 철회하라.’는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수용이 안돼도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집회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기까지는 많은 시대, 많은 나라에서 경험이 있었습니다. 폭력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권고에서 ‘평화적으로 집회 하라.’고 진정인에 주문해 폭력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권고가 양쪽에서 거절당했지만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출판물에 대해 책자가 나오기도 전에 미리 위험하다고 예단해 출판을 금지하는 것이 말이 안되 듯, 폭력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집회를 금지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 지방에서는 일부 과격한 시위가 있었지만 서울에서는 상당히 평화적이었고 그런 추세로 볼 때 사전 금지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북한 인권문제가 민감한데, 어떻게 정리되어 갑니까. -민감할 게 뭐 있나요. 인권이란 측면에서 얘기를 하면 해석하는 쪽에서 자꾸 편을 갈라 정치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발표는 국민과 국회에 대한 약속이었고, 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형태와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해 위원들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위원회가 고민한 흔적이 담기겠지만 모든 국민이 원하는 내용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에 대해 인권위가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없고, 인권 측면에서 생각할 뿐입니다. 내용상 (진보와 보수)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크리스마스 이전에 발표하나요. -그럴 생각입니다. ▶론스타 수사와 관련한 영장 기각을 어떻게 보십니까. -원래 구속은 예외적으로 하는 게 원칙이지만, 검찰이 불구속 상태에서 효과적인 수사가 어렵고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구속수사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론적으로는 법원의 말이 맞지만, 원론적인 말을 지킬 만큼 국민의 신뢰를 얻었느냐는 의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법원과 검찰을 동등한 지위에서 보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이는 두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행과 사회의 전체 인식과 연관이 됩니다. ▶사법부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수용하십니까. -사법의 영역은 되도록이면 독자적으로 하도록 두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위원회가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확실하게 옳고 그름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 졌을 때 가능합니다. 호주제 폐지 등 정책문제에서는 관여할 수 있지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때 위원회가 관여하는 것이 옳지 않습니다. ▶사회단체와 협력은 원활한가요. -‘긴장적 협력관계’를 지향합니다. 특정 이슈에 대해 전문 단체에 의견을 듣고 협조도 하겠습니다. 이는 유엔의 기본 입장으로 정부와 시민사회가 같이 가야 합니다. 국가 기관은 경직되어 있는 반면 시민사회는 살아 있는 이슈를 제기할 수 있어 협력관계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역점을 두고 싶은 분야는. -병역문제, 사형제 폐지문제, 국가보안법 문제 등이 남아 있습니다만 집회 등 자유권은 지난 몇 십년간 많이 발전했습니다. 반면 경제력 및 배분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권리는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을 했기 때문에 복잡하게 얽혀 있지요. 경제성장 만큼 사회적 권리는 감당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와 현 정부가 사회 평등에 많이 신경썼지만 사회적 권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인권위가 개선할 점이 있다면. -인권위 구성원들이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인권위에 경제인이 와서 강연하는 예가 없어서 추진해 보려 합니다. 기업에 뭔가 권고를 하려면 알아야 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를 균형있게 보자는 것입니다. 대기업 총수를 모셔서 강연을 들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담 오승호 사회부장 정리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한국교회도 사회구원에 더 힘 쏟아야”

    “대형교회에서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담임목사를 선출한 첫 사례인 만큼 한국교회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성령운동을 통해 한국교회의 발전에 앞장선 순복음교회의 정체성을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지난달 12일 임시 당회에서 2009년 1월부터 조용기(70) 목사의 뒤를 이을 여의도순복음교회 차기 담임목사에 선출돼, 지난 1일 담임 서리로 임명된 이영훈(52) LA나성순복음교회 목사.8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개화기 한국교회가 했던 것처럼 이제 한국의 교회들도 개인의 구원보다는 사회의 구원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의 교회가 물량주의와 성장 일변도로 치우쳤다는 비난에 대해선 “교회의 급성장 흐름은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있었다.”면서 “그러나 개신교 신자의 감소는 교회가 제 역할을 못한 탓인 만큼 교회들이 자기 성찰과 영적 갱신운동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善)을 이룬다’(로마서 8장 28절)는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는 이 목사는 “기독교의 다양한 교파는 지역과 문화 차이 때문에 생겨났다.”면서 “단일언어를 쓰는 단일민족인 한국은 교회연합과 일치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가진 나라로 교회일치를 통해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조부부터 4대를 잇는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난 이 목사는 1964년 주일학교를 다닐 때 조용기 목사를 처음 만나 순복음교회와 인연을 맺어 결국 ‘세계 최대의 단일교회’라는 순복음교회의 담임 목사에 앉게 됐다. 국제신학연구원장으로 일하던 1993년 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를 겨냥한 이른바 ‘사이비 논쟁’의 한복판에서 순복음교회의 객관적인 입장을 세상에 밝혀 조 목사의 큰 신임을 얻었다. 순복음교회, 특히 조용기 목사의 가장 큰 업적을 성령운동과 세계선교운동, 그리고 구역조직이라고 자신있게 든 이 목사는 “2년간의 수습기간이 남아 있는 지금의 입장은 조용기 목사의 심부름꾼이라는 것”이라고 겸손해하면서 “그러나 성령운동의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순복음교회의 활동과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데스크시각] 개혁의 함정/박정현 기획탐사부장

    정권이 바뀌면 으레 개혁을 외치곤 한다. 집권을 준비하면서 국가와 사회를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을 테니, 개혁을 실천하는 일은 당연할 게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끝없는 사정(司正)’을 내걸면서 공무원사회와 군을 개혁했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외환위기라는 특수상황에서 구조조정이라는 개혁드라이브를 걸었다. 내친 김에 규제를 혁파하면서 기득세력이 움켜쥐고 있던 진입장벽을 부쉈다. 노무현 정부가 몰아붙인 대선자금 수사는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한 몫을 했고,17대 총선은 어느 때보다 깨끗하게 치러졌다고 평가받는다. 참여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개혁의 폭을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진상규명법, 사립학교법, 언론개혁법이라는 4대 개혁입법으로 확대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이뤄진 개혁은 별로 없다.4대 개혁과제 가운데 과거사진상규명법만 국회를 통과해 과거사의 진상이 일부 규명되고 있을 뿐이고, 나머지 3개 법안의 국회 통과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그래서 소리만 요란하고 실속 없는 ‘깡통 개혁’이란 비아냥도 나온다.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로스쿨법안(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장될지 모른다. 로스쿨법안은 본격적인 논의조차 안 되고 있는 터에 사법제도개혁위원회는 20여일 뒤면 해산한다. 사법개혁을 추진할 행정부의 주체가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로스쿨은 법학 전공자가 법관이 되는 폐쇄성에서 벗어나 특화된 전문 법조인을 키운다는 취지에서 10여년 전부터 논의돼온 제도다. 국제화시대에 대비하려면 한시가 급한 제도다. 이런 로스쿨법안 처리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2000여억원을 투자하고 370여명의 교수를 충원한 40여개 대학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대학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그렇다치더라도 로스쿨 도입에 대비해 준비해온 학생들의 혼란은 누가 해결하나.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이 어쩌다 이렇게 줄줄이 좌초될까. 모든 정부가 개혁에 대해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이 정부나 정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마음먹은 대로 개혁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밀어붙이곤 한다. 사법개혁도 마찬가지다. 따져보면 개혁은 정부가 하는 게 아니다. 국회가 하는 거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개혁 방안을 내놔도 국회가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개혁의 주체는 국회인 것이다. 국회를 장악한 정부·여당이라면 힘의 정치로 개혁입법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날치기 처리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시대의 흐름과는 맞지 않다.1996년 말에 신한국당이 노동법 개정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가 전국이 들끓자 백지화했던 것처럼 후유증과 사회적 혼란은 너무나 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로스쿨법안이 처리되지 않은 책임을 한나라당으로 돌리면서 비난한다. 로스쿨법안을 다루는 교육위에는 여당 9명, 한나라당 7명, 비교섭단체 2명 등으로 여야간에 팽팽하게 구성돼 있다. 현재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율사 출신은 한나라당 31명, 열린우리당 16명, 기타 3명으로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분포로 보면 율사 출신이 많은 한나라당이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열린우리당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여당이 야당을 설득하는 ‘협상의 기술’을 발휘한 흔적도 찾기 어렵다. 여당의 의석이 과반수를 넘지 않는다면 정치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개혁의 취지를 협상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개혁에 동참하려면 하라는 식의 독선에 가까웠다. 누구의 책임이 더 크든 개혁법안 때문에 민생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면 개혁의 의미는 그만큼 퇴색한 것이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 [108년만의 항만노무 개혁] 부산 항만인력 상시공급체제 전환 안팎

    [108년만의 항만노무 개혁] 부산 항만인력 상시공급체제 전환 안팎

    노조가 독점 공급하던 부두의 노무인력 공급권한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항만의 인력공급 체제 개편은 1898년 성진부두에서 항운노조가 결성된 지 108년 만의 일이다. 부산항운노조는 최근 상시 고용체제(상용화) 도입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 결과 80%에 육박하는 찬성표를 얻었다. 따라서 내년부터 부산 부두의 노무인력공급은 하역회사 별로 상시고용체제에 의해 진행된다. 이 결과는 현재 상용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인천항과 평택항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상용화의 필요성 전국 항만엔 2만 2000여명의 근로자가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하역업체 소속으로 장비 운전이나 현장 관리를 하고 나머지 절반은 항운노조 소속으로 단순 노무 작업을 한다. 그동안 신 항만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 항만의 단순 노무 근로자의 인력공급은 항운노조의 독점 공급에 의해 이뤄졌다. 하역업체는 건마다 수시로 항운노조에 인력을 요청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항운노조는 이런 인력 공급에 있어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108년 동안 이어 왔다. 이런 체제는 항만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현재 항만은 기계화되는 추세이고 컨테이너는 규격화 됐다. 또 선박 귀항은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과거처럼 항만 운영이 들쭉날쭉하게 이뤄지는 환경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해양수산부 전재우 항만운영과장은 “항운노조는 항만이 새 장비를 도입할 때마다 손실 보장을 요구, 항만의 현대화와 기계화는 늦어졌고 이런 문제점은 항만의 외국자본 유치에도 걸림돌이 됐다.”고 밝혔다. ●노조에 대한 보상은? 전반적인 개편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제정된 ‘항만인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을 통해 이뤄진다. 주요 내용은 노·사·정 협의로 상용화를 한다는 것을 전제로 100% 고용보장과 정년 보장, 현재 임금 보장, 조기 퇴직시 생계 지원금 지급, 퇴직금 충당 관리 위원회에 대한 정부의 무이자 대출 지원 등이다. 상용화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해양부는 퇴직금 충당 융자금과 생계안정지원금 등을 위한 예산 412억원을 마련했다. 퇴직금 충당금은 항운노조 조합원이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이다. 업체 소속이 아닌 항운노조 소속이면 법률상 사용자가 없다. 따라서 퇴직금을 받을 곳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금 충당 관리 위원회가 생겼다. 하역 요금의 11.3%가 위원회에 충당된다. 나중에 퇴직할 때 충당된 돈을 받게 돼 있다. 하지만 상용화가 이뤄지면 퇴직금을 받을 인력이 순식간에 늘어나 퇴직금 충당 관리 위원회에 자금이 부족하고 이 점이 상용화 추진의 주요 걸림돌이었다. 이 문제는 정부의 무이자 대출을 통해 풀렸다. 또 생계지원금 지급은 국고 지원으로 이뤄진다. 항운노조원은 일용직 근로자에서 항만물류기업의 정규 직원이 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 법령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게 차이점이다. 즉 고용보험 등 4대 보험과 유급 휴가 혜택이 이뤄진다. ●외국의 상용화 사례는 정부는 이처럼 재정지원을 통해서라도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외국에서 상용화를 한 사례를 보면 정부가 항만 개혁을 위해 필요한 재원의 50%이상을 부담한 경우가 많다. 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주도해 특별법을 제정해 상용화를 추진했다. 이처럼 정부가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은 인력과 물류비 절감 등 경제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프랑스, 호주는 각각 1989년,1992년,1996년에 항만 노무관련 개혁을 통해 상용화가 실시되기 시작했다. 아시아에선 대만이 1997년 항만 민영화 정책을 추진해 항만노조의 노무 공급 독점권을 전격 폐지했다. 상용화를 실시한 뒤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에선 각각 52%,50%,33%씩 인력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항만시설 확충과 장비 현대화로 선박의 항만 체류 시간도 크게 줄었다. ●부산항 상용화의 효과 상용화가 정착되면 현재 항만 하역에 투입되는 인력의 30∼40%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부산항과 인천항의 경우 30% 인력이 감소하면 연간 약 351억원의 물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선박의 항만 내 체류시간이 크게 줄어 항만 이용자의 비용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인천항과 부산항에서 500억원 상당의 비용이 절약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처럼 선박의 항내 체류시간이 약 14%준다고 가정하면 부산항과 인천항에서 연간 약 271억원의 비용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항만물류기업은 인력관리 등 부두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돼 물류비가 줄고 장비 현대화를 통해 항만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국가 전체적으론 우리 항만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향상돼 외국 선사의 신규 유치는 물론 다국적 물류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부산항의 상용화는 현재 상용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인천항과 평택항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 항만운영과 우수한 사무관은 “협상에서 고용 보장과 퇴직금 지급 등 쟁점의 협의에 부산항의 상용화 협상안이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우리나라의 최대 항만에서 개혁이 이뤄진 선례는 인천항과 평택항의 상용화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항운노조 노무독점권의 역사 항운노조의 지금과 같은 독점적인 노무인력공급권은 1876년 부산항이 개항하면서 등장한 ‘도반장’제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도반장은 부두 하역작업을 지휘하는 작업반장에 해당하는 직책. 화물이 부두에 도착하면 화주는 도반장에게 하역작업을 의뢰, 도반장은 필요한 인력을 모아 하역작업을 지휘했다. 임금까지도 도반장이 일괄적으로 받아 나눠주는 형태였다. 이 같은 도반장 제도의 틀이 100여년 동안 이어져오면서 도반장이 항만노무인력을 독점 공급했다. 1980년 계엄상태에서 노동청 노동조합 정화지침에 따라 부두노조와 운수노조가 항운노조로 통합되면서 독점적 노무인력공급권은 더 강화됐다. 도반장은 연락원(현재 반장)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부두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관리하고 작업을 지휘하는 막강한 권한은 여전했다. 이 때문에 부두에서 일을 하려면 노조원이 돼야 하고 노조원이 되기 위해서는 금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채용비리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지난해 부산항운노조채용비리에 대한 검찰수사로 노조간부가 구속되는 등 채용비리 소문은 일부 사실로 드러나 비난이 거세지자 부산항운노조측은 노무공급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항만노무공급체계 개편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 관계자는 “하역작업이 많지 않고 불규칙했던 과거에는 도반장 형태가 맞는 측면도 있었고 외국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오랫동안 유지돼 왔다.”면서 “그러나 항만시설이 현대화되고 선박운항이 정기화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이번에 상용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HAPPY KOREA] 대구·경북 마을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대구·경북 마을 주민활동 탐방

    농촌 대부분이 인구 및 소득 감소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이같은 구조적 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체험마을, 테마마을 등 관광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돈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하지만 대구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에서 돈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전통이다. 전통을 바로세워야 마을이 바로설 수 있다는 것이다. 옻골마을을 들여다봤다. 1 대구 옻골마을 경주최씨 종가 ●가진 것만큼 지킬 것 많은 옻골마을 동대구 도심을 빠져나와 승용차로 10여분을 달리면 아기자기한 과수원길과 마주한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 사이를 지나 졸졸 흐르는 개울과 만나는 순간, 팔공산 자락에 감춰졌던 옻골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골이라고 하기엔 도시와 너무 가깝고, 도시라고 하기엔 너무 고즈넉한 곳이다. 옻골마을은 1616년 대암(臺巖) 최동집 선생이 마을터를 잡은 이후 400년 가까이 경주 최씨 후손들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집성촌이다. 지금은 20여가구 70여명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마을 제일 안쪽에 자리잡은 종가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자, 대구시 민속자료 제1호다.14대 종손 최진돈(59)씨와 고3짜리 아들 등 가족 4명이 살고 있다. 종가를 비롯한 20여채의 고가는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이음새의 빈틈조차 자연스러운 마루, 구불구불한 모양이 더 정감있는 기둥, 기둥 아래 높이가 서로 다른 주춧돌 등 어느 것 하나 인공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마을을 휘감고 도는 2∼3㎞의 돌담길은 지난 6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고시했다.350년 이상 마을을 지켜온 높이 10∼20m의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수십그루는 보호수로 지정됐다. 문화재로 등록·지정된 소장품도 667점에 이른다. 이쯤되면 민속마을이나 문화마을로 꾸며 보겠다고 나설 법한데 주민들은 손사래부터 친다. 마을을 상품화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최완식(68)씨는 “꾸민 것은 이미 문화가 아니지. 우리 마을은 화장한 아름다움보다 수수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 어울려. 우리 마을 같은 곳이 전국에 한 곳이라도 있어야 전통이 보존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웃음지었다. ●후손들이 마을에서 출퇴근하는 게 꿈 옻골마을은 인위적으로 꾸민 민속마을도, 갖가지 체험프로그램이 풍부한 체험마을도 아니다. 그 흔한 구멍가게 하나 없을 정도로 불편한 점 투성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통과 가치를 보존하겠다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 매달 빠짐없이 열리는 마을회의이자 종중회의도 어떻게 해야 마을을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외지로 떠난 아이들이 돌아올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데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주민들은 지금은 사라져버린 초가와 서원을 복원하는데 온통 마음이 쏠려 있다. 과수원을 포함한 종중 소유의 마을 주변 땅을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준다면 무상으로 내놓겠다고도 서슴없이 말한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만 연간 2만∼3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일부러 마을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도 변함이 없다. 그만큼 행정기관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눈치다. 최진돈씨는 “보존·관리에 필요한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마을이 많이 훼손된 상황”이라면서 “마을이 되살아나면 대구 도심까지도 20∼30분밖에 걸리지 않는데, 우리 아이들도 이곳에서 출퇴근할 수 있지 않겠나. 바라는 것은 그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 군위 한밤마을 출신 명사 귀향 대구 계명대 홍대일(60) 화학과 교수는 수업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향인 경북 군위군 부계면 한밤마을을 찾는다. 홍 교수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고향을 떠났지만, 갈수록 황폐화되는 고향을 보고 있노라면 명절에만 찾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면서 “고향을 되살리는 게 마을을 지키고 계신 어르신들의 몫만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홍 교수는 마을 출신 교수와 기업인 등 10여명과 뜻을 모아 ‘고향 발전을 위한 향우회’도 결성했다. 분기에 적어도 한번은 모임을 갖고 마을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향우회에는 동국대 경영학과 홍경흠 명예교수, 계명대 철학과 홍원식 교수, 계명대 컴퓨터공학과 홍동권 교수, 영남대 한문학과 홍우흠 교수, 홍기흠 전 대구은행장 등도 참여하고 있다. 한밤마을이 부림 홍씨 집성촌인 터라,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한 집안 사람들이다. 홍진규(47)씨는 아예 20년의 타향살이를 접고 10년전 귀향했다. 바이오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진규씨는 현재 ‘살기 좋은 한밤마을 만들기 추진위원회’ 살림까지 맡고 있다. 진규씨는 “마을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역시민·사회단체 활동이 전무해 체계적인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손을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6개 자연부락을 합친 한밤마을은 540가구 1200명이 거주할 만큼 제법 규모가 크다. 하지만 한때 아이들로 북적이던 대율초등학교는 올해 입학생이 1명에 불과할 정도로 활기를 잃었다. 사과 재배 등을 통해 군위군 내에서 소득이 상위권에 속하지만, 생활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넋두리도 곁들인다. 홍연소(63) 추진위원장은 “고등학교가 없어 자식들을 일찍 유학시켜야 하기 때문에 도시보다 오히려 교육비 부담이 크다.”면서 “대부분 넉넉한 살림도 아니어서 빚만 늘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마을 출신 인사들과 주민들은 종합발전계획을 세우는데 여념이 없다. 제2석굴암(삼존석굴)과 돌담 등 마을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복원하고, 팔공산 동산계곡과 사과밭 등 자연자원의 이점을 살리겠다는 포부다. 군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3 구미 양포동 공단배후 고민 지방도시 대부분이 인구 감소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경북 구미시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체 인구는 39만명으로, 최근 10년간 10만명 가량이 늘었다. 내년에는 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공단의 힘’이다.753만평에 이르는 구미1∼3공단에는 모두 165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입주업체의 86%는 액정디스플레이(LCD) 등을 생산하는 전자 관련기업이다. 지난 한 해 수출액만 305억달러다. 구미시는 이것도 모자라 64만평 규모의 구미4공단을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터닦이 등 기반공사가 한창인 4공단 배후지역인 양포동 일대에는 공단 근로자를 위한 아파트와 주택 등 모두 2만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미니 신도시’나 다름없다. ‘만드느냐, 만들어지느냐.’의 갈림길에 선 양포동 주민들의 고민은 일자리가 아닌 다른 데 있다. 시민들의 평균 연령이 31세에 불과하고 전체 인구의 69%가 30대 이하다. 하지만 이들 ‘젊은 세대’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과 고민은 아직 부족하다. 예컨대 남편을 출근시킨 아내들 상당수는 마땅한 소일거리를 찾지 못해 월평균 100만원도 받지 못하는 가내수공업공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이들, 나아가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기반시설도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박광석 양포동 청년회장은 “새 집을 짓는다는 것 자체에 만족할 게 아니라, 기존 마을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면서 “구획을 나누는 것은 공단이나 농지를 조성할 때 필요한 것이며, 마을은 전체를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공간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란 주부도 “국가나 지역 발전은 기업 못지않게 기업과 더불어 생활을 영위하는 주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구미에는 외국인 근로자도 많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벽을 허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구미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세기 전 갱신·화해·일치운동 오늘날 부활 시키자”

    “한세기 전 갱신·화해·일치운동 오늘날 부활 시키자”

    “경찰서 열 개를 세우는 것보다 교회 하나를 세우는 것이 사회에 더 유익하다.” 이 땅이 일제치하에 있었던 20세기초 기독교 성장과 사회 변혁을 가져왔던 두 차례의 교회 부흥운동과 관련해 백범 김구 선생이 남긴 말이다. 실제로 1903년의 원산부흥운동에 이어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를 중심으로 불같이 일어난, 이른바 평양대부흥운동은 교회의 물적·영적 성장과 사회변화를 몰고온 ‘한국교회사적 대 사건’으로 기록된다. 그런데 이 부흥운동의 취지와는 달리 대형화 일색의 한국 교회들은 지금 ‘빛과 소금’이라는 종교적 역할에서 한참 비켜나 있다는 지탄을 받는다. 내년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 평양대부흥회의 의미를 성서와 성경신학적 측면에서 되살려 갈라진 교회의 화합과 영적 부흥을 다시 찾자는 움직임이 개신교계에서 일고 있어 주목된다. 진보적 입장의 한국구약학회·한국신약학회와 보수측인 한국복음주의구약학회·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등 4대 성서해석학회가 내년 5월25·26일 사랑의교회에서 갖는 성서학 학술 심포지엄. 이 학회들엔 국내 800여명의 성서 해석 학자들이 거의 다 가입해 있는 만큼 이 심포지엄은 개신교 사상 보수·진보를 망라한 신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첫 성서 해석 모임이 되는 셈이다. 심포지엄의 핵심은 ‘교회와 신학으로부터의 개혁’.‘회개와 갱신:평양대부흥운동의 성경신학적 조명’이란 큰 주제가 보여주듯 철저하게 자기반성을 강조하고 있다. 심포지엄을 주도한 김정우(한국신학정보연구원장) 총신대신학대학원 교수는 “분열된 신학자들과 성서해석은 지난 시절 독재정권 체제와 맞물려 한국 교단 분열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온 측면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심포지엄은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개인적으로는 회개와 갱신, 사회적으로는 화해와 일치, 민족적으로는 통합과 활력을 일구어낸 정신적 대각성이었다는 전제 아래 회개와 갱신, 말씀과 성령, 화해와 일치, 평양대각성운동의 성경해석 등 네 개 분과로 나누어 진행된다. 교권주의, 물량주의, 기복신앙, 목회자 세습 탓에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있는 한국교회는 무엇보다 분열의 상처가 크고 그 저변에 바로 신학자들의 잘못이 있다는 반성을 해야하며 이를 토대로 화해와 소통의 해석학을 세우자는 것이다. 감리교신학대 왕대일(한국구약학회 회장) 교수는 “그동안 신학교는 목회현장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고 교회나 목회자들도 신학자들의 연구성과를 목회와 무관한 것으로 치부한 측면이 많다.”며 “이번 심포지엄은 이러한 신학교와 교회 사이의 단절과 거리감을 극복하려는 구체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 심포지엄 주요 참석자 및 강연 ▲이만열 전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소장(‘평양대부흥운동의 역사적 의미’)▲정규남 광신대총장(‘구약성경의 부흥과 성경신학적 의미’)▲이달 한남대 신약학과 교수(‘신약성경의 부흥과 성경신학적 의미’)▲김정우 교수(‘평양대부흥운동의 성경해석’)▲앤서니 시스턴 영국 노팅엄대 명예교수(‘부흥과 화해’)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의료사고는 환자의 몸과 마음에 이중의 고통을 안긴다. 사람 일이 으레 그렇듯 의사도 실수를 하지만 의사들이 이를 은폐하려 들면 환자들은 극도로 어렵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나날이 늘어만 가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의료사고의 문제점과 법적 쟁점, 대안을 상·하 두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대전에 사는 박모(59)씨는 1997년 2월 턱밑이 부어 올라 한 정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받다 왼쪽 목 정맥이 절단당했다. 그러자 병원측은 느닷없이 말기암이라며 수술을 감행했다. 있지도 않은 암수술을 받은 박씨는 편도선 일부를 잘라내 지금 고무줄로 목을 조이는 느낌을 갖고 산다. 보상을 받기 위해 박씨는 병원을 상대로 9년 동안이나 소송을 벌였다. 그동안 의료소송에 전문성도 없는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준 비용만 1억 500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박씨는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도장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집과 땅 등 부동산도 상당히 갖고 있었지만 다 날리고 지금은 영세민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박씨는 “온갖 브로커들에게 속다 보니 이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의심병만 생겼다.”고 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만난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모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의사의 과실로 난 사고를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가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1·2심 판결에만 평균 3.9년 정도 걸리는 기나긴 소송 과정도 더욱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천모(60)씨는 5년전 고혈당으로 쓰러져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아내(58)의 몸 속에 1m 가량되는, 고무로 된 의료기기가 들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의사가 의료기기를 몸속에 둔 채로 수술 부위를 봉합했기 때문이었다. 소송에 필요한 신체감정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아홉달 동안 법원이 지정해준 대학병원 등에 4번이나 진료기록을 보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두 “희귀한 케이스라 판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결국 감정결과 없이 소송에 나섰다가 병원측의 설득에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소송을 끝내고 말았다. 천씨는 개인택시까지 팔아 병원비를 충당해야 했다. 의료사고 전문 이인재 변호사는 “의사 세계가 워낙 좁기 때문에 서로 피해를 주는 감정을 해주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이 대충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회사원 이모(31)씨는 2001년 10월 출근길에 다른 사람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오른손 검지를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M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3주가 지나자 고름이 흐르고 썩은 냄새까지 나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골수염이라고 했다. 결국 2차례 수술 끝에 손가락 한마디를 잘라냈다. 수술받은 병원에선 “1차 치료에서 원인균을 규명하지 않아 잘못된 항생제를 처방했다.”고 말했다.M병원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스스로 민사소송에 나서 직장일을 소홀히 하다 이씨는 5년 동안 세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감정을 받더라도 절차가 피해자에게 절대 불리하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대부분의 전문 감정을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하고 의협이 대형병원 등을 통해 감정한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2년전 법원에 “의협을 통해야 감정의사가 알려지지 않아 객관적인 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자기들 주도의 감정을 의뢰하도록 요청했다. 정부는 실태 파악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돕거나 객관적인 감정기관을 만드는데는 더 무관심하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의술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라 과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입원환자 100명당 4명 가까이 의료과오 피해를 보고 있다는 통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협조도 없고 정부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임종규 팀장은 “관련 법도 없는 상태에서 실태조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종합병원 한곳에만 연간 환자가 수십만명일 텐데 하나하나 사고인지 아닌지 밝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관련법안 4대쟁점 의료사고 관련법안은 1988년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제정을 촉구했다. 이후 18년이 흘렀지만 각계의 입장 차이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왔다. 현재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2005년 11월 발의한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올 5월 발의한 ‘보건의료분쟁의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에 올라와 있다. #1 과실 입증책임 전환 현재는 환자가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의원안은 의료인이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 주체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피고측(의료인)에게 무과실을 입증토록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민법의 대원칙을 거스르기 어렵고 의료계가 “의료인에게 과다한 부담을 지운다.”며 반대하고 있다. #2 분쟁조정기구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안 의원안은 모든 의료분쟁에 대해 반드시 조정기구를 거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에 한해서만 소송을 걸도록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를, 이 의원안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임의적 전치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도 ‘필요적 전치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정기구 지휘권 문제와 직결되는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각계가 요구하는 배정 인원수에 차이가 있다. #3 무과실 책임 보상 의료인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법안이 보상금 지급한도 금액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예산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데다 시민단체 측에서도 “무과실 판례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 의사의 형사처벌 면책특권 의사가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경미한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는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자는 것. 법무부에서 가장 반대하는 부분이다. 이 의원안은 환자측이 의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면책권을 주는 ‘반의사불벌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의사의 형사처벌은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코 조직검사받다 시력 잃어 안녕하세요, 저는 52세 김정자라고 합니다. 스물아홉살 된 제 아들은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5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코 속 조직검사를 받다 불의의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2001년 9월4일이었습니다. 회사원인 아들이 코가 막히고 눈 아래가 당긴다고 해서 서울 종로구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코 안에 연골육종이라는 혹이 생겼으니 수술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달 25일 검사를 했는데 멀쩡하게 들어갔던 아들이 1시간 뒤 부축을 받고 나오더군요. 의사는 “피가 많이 나서 조직을 못 떼어 냈으니 약 먹고 쉬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0월4일의 두번째 조직검사도 이튿날의 세번째 조직검사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럴수록 상태는 나빠져 갔습니다. 아들이 “눈이 빠질 것 같고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자 의사는 “조직검사에 실패해 수술을 못할 것 같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무책임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급한 마음에 앰뷸런스를 요청했습니다. 대여비를 요구하더군요.5만원을 주고 강동구의 한 병원으로 가서 곧바로 혹 제거 수술을 했지만 아들은 결국 시력을 잃었습니다. 의사는 “무리하게 조직검사를 시도하기보다 수술을 먼저 했더라면 실명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아들은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삽니다. 저의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병원에서 진료기록을 떼어 보니 10월 4,5일 문제가 된 검사를 했다는 기록이 삭제돼 있었습니다. 녹음기를 들고 의사를 찾아가 “조직검사를 했다.”는 말을 녹취했습니다. 하지만 호소할 곳이 없었죠. 변호사 사무실을 10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전문지식을 묻는데 30분 상담에 사무장은 3만원, 변호사는 5만원을 요구하더군요. 이듬해 7월 시작한 민사소송 재판에서 문제의 의사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결국 법원은 두세달 간격으로 조정절차를 서너차례 밟더니 공판 한 번에 “조직검사가 시력손상의 직접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올 2월 고법과 5월 대법원까지 4년 정도 걸렸지만 결과는 변함 없었습니다. 올 8월엔 관할 종로보건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판결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병원 앞에서 두달 동안 현수막을 펼치고 목이 터져라 부당함을 호소했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형사고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를 했고 검찰은 지난 9월 벌금 200만원으로 의사를 기소했습니다. 한 걸음이나마 진전된 것이라며 좋아해야 할까요. 사고 후 5년이 흘렀습니다. 병원비와 변호사비로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의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생활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의사가 사과 한 번만 했더라면 이렇게 힘든 과정은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고를 보내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도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나서는 이유입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서울광장] 책임無 문책無 신뢰無 주택정책/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책임無 문책無 신뢰無 주택정책/육철수 논설위원

    요즘엔 두셋만 모였다 하면 온통 집값 얘기다. 자고 나면 아파트 값이 몇천만원에서 몇억원씩 뛰는 세상이니 화제가 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집값은 너무 올라도 탈인 모양이다. 한 곳에서는 세금 많다고 야단이고, 다른 데서는 적게 올랐다고 불평이다. 오를려면 비슷하게라도 올라 줘야 하는데 그게 인위적으로 불가능하니 저마다 불만이다. 외환위기 8년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는 거주지가 ‘계층’을 가르는 잣대가 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참여정부 들어서 전국의 집값은 64조원이나 올랐으며, 무주택자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고, 수십억원짜리 집 가진 사람은 세금에 눌려 죽겠단다. 웬만한 집을 가진 사람도 기대만큼 안 올라서 입이 튀어 나왔으니 모두가 아우성이다. 불만의 화살은 자연스럽게 정부의 부동산 정책 쪽으로 옮겨간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일곱 차례나 굵직굵직한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은 잠시 쉬었다가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더구나 정책당국자가 시장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을 때마다 집값은 보란 듯이 더 올랐다. 아무리 정책에 빈틈이 있기로서니 정부 입장에서 보면 가슴을 치고 싶도록 답답할 노릇일 것이다. 참여정부는 3년전 수도권 전역에 분양권 전매를 금지시키고, 재건축때 중산층용 중소형 아파트를 60%까지 올려놨다. 투기지역 주택담보비율도 40%로 낮췄다. 지난해엔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와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6억원 이상으로 왕창 늘렸다. 그도 모자라 올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도입했다. 투기·세금·금융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칠 만한 구멍은 대부분 틀어막았다. 물론 공급엔 문제가 있었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한해에 28만가구를 늘릴 계획이었지만 2004∼2005년에 8만가구씩 16만가구가 모자랐다. 올해도 연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예년 수준의 공급미달이 예상된다. 주요 집값 급등지역의 진입규제와 퇴로차단, 공급부족의 부작용을 십분 고려해도 현재의 집값 폭등은 비정상적 현상임에 틀림없다. 정부는 정책에 큰 흠이 없고 실패도 인정하기 싫다는데 뭐가 잘못된 것일까. 나는 집값의 이상 폭등이 정책 외적 요인, 즉 정책당국자들에 대한 신뢰와도 연관이 깊다고 본다. 당국자의 말실수와 시장을 향한 협박성 발언이 시장의 반란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의 경우 지난달 하순 설익은 검단신도시 계획을 불쑥 발설해서 시장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추 장관의 말 한마디에 수도권 집값은 아마 수천억원이 들썩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책임질 사안이 아니다.”며 그냥 넘어갔다. 며칠전 이백만 대통령 홍보수석도 ‘4대 부동산세력’ 운운하며 “지금 집을 사면 낭패”라고 했다가 네티즌의 공분(公憤)을 샀다. 그에 대한 정부의 반응도 “문책할 사안이 아니다.”였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들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도 인책요구가 거세다. 하지만 정부는 늘 그랬듯 들은 척 만 척이다. 정책과 신뢰는 어찌보면 별개일 수 있다.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에 믿음을 주지 못하면 허사다. 그 신뢰는 상당부분 정책당국자들에게 달렸다. 정책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당국자가 깨끗하게 책임지고, 인사권자는 엄정하게 문책하는 분위기가 돼야 정책은 신뢰를 얻는다. 지금처럼 아무도 책임 안 지고, 문책도 없으면 시장의 신뢰가 쌓일 리 만무하다. 인적 매듭을 제때 지어야 내일쯤 나올 주택정책에 그나마 기대를 걸 수 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이백만수석 ‘靑홈피 글’ 해명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12일 청와대 브리핑에 ‘지금 집 사면 낭패’라는 글을 올려 정치권에서 인책론까지 제기되는 것과 관련,“중산층·서민들에게 15일쯤 발표될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보고 집을 사도 늦지 않다는 취지에서 쓴 글”이라고 해명했다. 이 수석은 “지난 9일 경제부총리가 아파트 분양원가를 20∼30% 내린다고 밝혔음에도 불구, 중산층·서민들이 우왕좌왕하다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해 정부 정책의지를 믿어 달라는 차원의 ‘지원 사격’이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지난 10일에 글을 올린 취지와 관련,“정부의 정책이 곧 나오는데도 중산층·서민들이 주말에 주택을 사기 위해 다닐 것을 우려, 한시라도 빨리 부동산 시장에 정부의 입장을 알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유가 있는 투기자 등 시장의 강자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로 정보를 수집, 파악하지만 서민들은 네트워크가 없어 ‘상투’를 잡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수석은 ‘4대 부동산 세력’ 언급에 대해 “오해가 있다.”면서 “지적한 일부 언론은 분명히 제도권 언론이 아닌 부동산만을 다루는 부동산신문, 일부 금융기관은 일반 금융기관이 아닌 전단지 등을 통해 서민들을 꾀는 대부금리”라고 해명했다. 또 ‘부인 명의로 최근까지 서울 강남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공직에 들어오기 전인 2004년 2월 역삼동 아이파크 분양에 당첨돼 지난달 입주했다.”면서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최근 전에 살던 아파트를 처분해 잔금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 수석 인책론에 대해 “내부에서 인책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은은한 비누향 같은 인권위로”

    “저 맷집 좋습니다. 건강한 비판은 충고로 받아들이면서 책임있게 직책을 수행하겠습니다. 어려울 때 일하는 게 더 빛난다고 생각합니다.”●“맷집 좋아… 건강한 비판 환영” 안경환(58) 서울대 법대 교수가 30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국가인권위원회 제4대 위원장에 취임했다. 안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인권위가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하되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에 합당한지 되짚어봐야 한다.”면서 “인권의 기치를 높이 세우되, 국가와 사회의 보편적 관념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연조가 깊은 국가기관들의 경험에 경의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세영의 시 ‘사랑의 묘약’을 인용, 자신의 존재는 점점 작아져 냄새만 남는 비누처럼 겸손한 자세로 봉사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하며 “인권위는 국민의 일상적 체취 속에 은은히 풍기는 비누냄새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권위는 위원장 한 사람이 단독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인권위원들의 의견들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적인 생각을 펼치는 것은 나중의 일”이라며 화합을 강조했다. 북한 인권 관련 입장에 대해서는 “인권위 구성원들과 심도있게 토의해 우선순위를 따져보겠다. 논의 자체를 막을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에 봉사할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면서 “학기 중에 임명을 받았기 때문에 서울대 강의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좀 더 협의를 해봐야 겠다.”고 말했다.●참여연대등 시민단체서도 활동 서울대 법과대학 학장 출신인 안 위원장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한국헌법학회 회장,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 회장 등을 지내면서 가급적 ‘만장일치’를 의사결정의 원칙으로 삼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안 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인권보호 강화 등 당면 현안을 원만히 추진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북핵 한·중 전문가 긴급대담

    북핵 한·중 전문가 긴급대담

    북한의 추가 핵실험 우려속에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실행 등 압박이 강화되면서 강경해진 중국 속내 및 향후 조치 등을 19일 양원창(楊文昌) 중국 인민외교학회 회장과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의 대담을 통해 짚어봤다.‘한·중 지도자포럼’ 참석을 위해 16일 한국에 온 양 회장은 외교부 차관를 거치며 한반도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 김한규 회장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북한 추가 핵실험에 대해 경고하는 등 전례없이 강경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양원창 회장 발등의 불은 북한의 2차 핵 실험과 같은 추가 조치를 막고 핵개발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 김 회장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다. 북한은 원유 수입의 거의 전부를, 식량수입의 20∼30%를 중국에 의존한다. 경제제재로 중국이 대북 유류·식량제공 중단 축소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 회장 거래 형식이지만 원유는 사실상 상당부분 무상 원조다. 북한이 다음 단계로 나간다면 중국은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핵 실험을 여러차례 강행하는 사람들에게 쌀과 원유를 계속 제공할 수 있겠나. 북핵은 어느 한 나라가 단숨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미국, 일본,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 6자회담 재개 노력이 절실하다. 김 회장 국제적 협력이 해결의 관건이란 점에 동의한다. 탕 국무위원의 워싱턴-모스크바-평양 순방외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 북·중 특수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 역할에 기대가 실린다.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 회장 북한은 약속을 어겼고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했다. 중국은 안보리 이사회 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실험에 상응하는 대우를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손실’을 느끼도록 충분한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한다. 현재 지역안전, 환경, 경제 등 핵실험의 부정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평가들을 모아 관련 정책을 조정할 것이다. 김 회장 사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원조를 지원하되, 대신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는 ‘일괄타결안’이 더 무게를 갖게 됐다. 한·중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가 경제개발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믿도록 해야 한다. 양 회장 중국도 이같은 ‘패키지 딜’, 동시 타결안에 반대하지 않는다. 한국은 북한에 남북한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현재는 불안정한 정전체제다. 평화협정은 북한 체제·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동북아 집단안보구상에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 회장 북한 핵은 미국보다 당장 한국, 중국의 안전을 위협한다.2008년 베이징올림픽,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양 회장 북한 핵 위협과 위험성에 대해선 한·중의 인식이 같다. 한반도 비핵화란 원칙도 그렇다. 북한을 제재하되 물리적 충돌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피하자는 생각도 같다.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했고, 미국은 제재 강도를 높여왔다. 북·미의 뿌리깊은 불신 해소에 한·중이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에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해 왔다. 김 회장 원만한 중·미 관계는 북핵 해결에 필수 조건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북핵 해결에서 주변국가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다자적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2002년 10월 ‘제2차 북한 핵 위기’가 발발한 뒤 두 나라는 전에 없는 협력관계를 발휘했다.‘북한 핵이 중·미관계를 나아지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양 회장 중·미는 제일 중요한 경제 동반자가 됐다. 가장 첨예하게 이견을 보였던 ‘타이완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점차 이해하고 ‘타이완 독립세력’을 억제하고 있다. 올 4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호전된 두 나라 관계는 북핵 해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미는 북핵해결 원칙에선 같지만 방법론에서 이견이 있다. 김 회장 북한과 국경을 맞댄 지린성과 헤이룽·랴오닝성 등 ‘동북 3성’, 옛 만주지역 부흥을 경제계획의 핵심과제로 선정, 심혈을 쏟고 있는 중국에 북핵은 안정을 흔드는 심각한 우환이다. 북한 난민이 대량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민감한 모습이다. 양 회장 북핵 문제는 지역안정을 흔들고 이란 핵개발과도 상호 연관성을 갖는 국제적 불안 요소다. 일본 핵무장·군비확장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김 회장 한·중은 북핵 문제에 대해 주변국 가운데 가장 가까운 입장이다. 무역 역조, 동북 공정 등 갈등 요소도 있지만 경제를 축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정리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양원창 中인민외교학회장 ▲베이징 외국어대학 졸업 ▲주 영국, 주 프랑스 대사관 근무 ▲주 싱가포르 대사 ▲주 홍콩 외교 담당관(차관급) ▲외교부 차관 ■ 김한규 21세기한·중교류협회장 ▲미국 캘리포니아대 국제행정학 석사 ▲러시아 국립사회과학원 정치학박사 ▲총무처장관 ▲13·14대 국회의원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 中 제2외교부 ‘인민외교학회’는 중국인민외교학회는 외교부 산하기관으로 민간 외교를 총괄,‘중국의 제2외교부’로 불린다.1949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만들었다. 회장은 장관급으로 차관을 거친 직업 외교관들이 맡는다. 최근엔 세계 각국의 전직 대통령·총리·국회의장 등 영향력있는 정치지도자 및 전직 고위관리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김대중,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퇴임 뒤 외교학회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현재 세계 130여개국과 교류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과는 21세기 한·중교류협회 등과 공식 교류관계를 갖고 해마다 정기세미나 등을 열고 있다.
  • 수라윳 총리는 누구

    1일 제 24대 총리에 취임한 수라윳 출라논은 육군총사령관과 합참의장을 지낸 퇴역 장성으로 푸미폰 국왕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는 측근이다. 아버지가 공산반군인 집안의 세 자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그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 의해 합참의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때 승려생활도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군 출신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군의 정치개입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군 개혁에 주력해 온 인물이다. 그 계기는 1992년 5월17일에 발발했던 군사 쿠데타로 당시 군은 학생 등 민간인에게 발포해 50명 이상이 숨졌었다. 수라윳은 시사잡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계기로 군은 절대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자서전 ‘험로(The Iron Path), 공산주의자 아들에서 군 총수에 오르기까지’를 통해서도 “나는 ‘피의 5월’을 생각할 때 후회막급이다. 이는 군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다.”고 회고했다. 그는 1998년 육군 총사령관에 임명돼 밀수와 정치개입, 인권유린으로 점철된 군을 숙정하는 책임을 맡았으며, 군에 대한 민간인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군은 헌법과 법질서에 대해 존경할 것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쿠데타에 가담하지 말 것을 역설했던 수라윳은 탁신과 갈등을 겪고 난 뒤 합참의장을 끝으로 지난 2003년 38년간 복무했던 군생활을 청산했다. 그 뒤 3개월간 승려생활을 하다 총리를 역임했던 프렘 틴술라논다 추밀원 원장의 권유로 왕실 자문기관인 추밀원 고문 역을 맡았다. 재혼한 수라윳은 세 자녀를 두고 있다.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경복궁 북문 ‘신무문’ 45년만에 개방

    경복궁 북문 ‘신무문’ 45년만에 개방

    경복궁 4대문 중 유일하게 비공개됐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이 45년만에 개방돼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29일 청와대 본관 정문과 마주하고 있는 경복궁 신무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어린이, 시민, 문화재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무문 개방행사를 갖고 이날 오후부터 이 문을 열었다. 이와 함께 신무문 동남측에 있는 고종의 서재인 집옥재와 협길당, 팔우정도 45년만에 개방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기분이 좋은 게 여러분들과 한 발 더 가까워진 느낌에서다.”라면서 “사람은 소통하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무문 개방으로 경복궁의 남문이나 동문으로 입장해 신무문을 거쳐 청와대 앞길 의장행사를 관람한 뒤 북악산 숙정문까지 오르는 4시간 정도의 원코스 관람이 가능해졌다. 청와대와 가까운 경복궁 북쪽 권역 중 비공개로 남아 있는 건청궁과 태원전도 이르면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신무문은 세종 15년(1433년) 창건된 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고종 2년(1865년) 중건됐다.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군부대가 경복궁에 주둔하면서 폐쇄됐다. 박홍기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R&D투자 등 성장동력 확충에 최우선 순위”

    “R&D투자 등 성장동력 확충에 최우선 순위”

    복지와 국방, 교육예산을 대폭 늘린 238조 5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확정돼 29일 국회에 제출된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을 예산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 장관 집무실에서 만나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모병제 도입 여부 등 청년인력 활용과 교육경쟁력 제고방안,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차단 방안 등 정책 전반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내년도 예산안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재정은 국가운영 전체를 보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 초점을 둘 수는 없습니다. 내년에는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국민의 기본적인 수요 총족, 국가안전 확보 등 세 가지에 중점을 뒀습니다. ▶2007년 예산안에 대해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경기 부양용’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예산·기금을 포함한 총지출이 238조 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4% 늘어난 규모로 짰습니다. 팽창예산이냐 균형예산이냐의 판단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경상성장률보다 높으면 일반적으로 팽창예산이라고 하는데 내년도 경상성장률을 6.7%로 보면, 총지출 증가율은 6.4%이고 일반회계 증가율은 6.1%이므로 중립적입니다. 재정수지 측면에서도 국내총생산(GDP)의 ±1%이면 균형이라고 보는데 통합재정수지는 1.5% 흑자, 관리대상수지도 1.5% 적자여서 균형 범주에 듭니다. 마지막으로 재정충격지수도 중립적입니다. 따라서 선거를 의식한 예산안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습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연구개발(R&D)예산을 대폭 늘렸다고 하나 여전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R&D, 사회간접자본(SOC)을 포함한 공공건설투자, 인적자본 확충을 위한 교육투자 등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내년도 R&D 예산이 10조원 수준인데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닙니다.201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9.1%로 가장 중점을 둬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예산안을 성장이냐 복지냐 식의 관념적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경제분야 예산 증가율이 낮다고 해서 성장을 소홀히 한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습니다. 복지지출에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이 많으며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합니다. ▶내년은 물론 2008년부터 저출산·고령화대책, 사회서비스 공급 대책 등 복지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재원확보 방안이 문제입니다. 시행착오를 방지할 대책은 있습니까. -복지 관련 수요는 2006∼2010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이미 반영해 차질없이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관련 기관간에 협조 체계를 강화하고 사업수행을 위한 법령·지침·기준 등을 철저히 준비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것입니다. 기존 사회서비스는 채용 기준 등을 마련, 시행하고 선진국에서 효과가 검증된 사업부터 시범사업 후 도입할 계획입니다. ▶내년에 국가부채가 300조원을 돌파합니다.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4년간 국가채무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공적자금 상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 투입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앞으로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당초 전망보다 올해와 내년 국가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GDP 대비 비율도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환율·유가 때문에 디플레이터가 낮아져 경상GDP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재정당국으로서 4대 재정개혁 중 가장 중요한 건 국가재정운용계획입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전망한 대로 2008년부터는 국가채무가 줄어들 것으로 확신합니다. ▶예산안 얘기는 이쯤 하고 기획처가 국가 기획기능을 갖고 있는 만큼 주제를 청년인력확충·재정수지 개선 방안 등 사회 현안 쪽으로 돌리겠습니다. 먼저 국가안보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입니다만, 과거 출생아수 100만명 시대에서 지난해 43만여명으로 급감해 병력자원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방부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19세 이상으로 입영연령을 낮추는 문제는 물론 일각에선 모병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병력자원이 부족하고, 청년기에 사회 진출시기가 군복무기간만큼 늦고 단절되며, 군대에 갔다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 경험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등 문제가 많아 신중히 검토할 과제입니다. 단순히 국방 문제만이 아니라 청년인력 활용방안 차원에서 접근해 현재 검토중입니다. 짚어봐야 할 문제가 많아 당장 내년 예산안과 관련이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처럼 군대에 가지 않는 경우 산업체 근무만 할 게 아니라 사회적 봉사 개념이 가미된 복무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인력 활용 문제는 기획처가 중심이 돼 검토합니까. -병역 문제와 관련돼서는 아무래도 국방부가 중심이 돼서 할 수밖에 없고, 기획처도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예산과 상관없이 (모병제를)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됩니까. -내년 예산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국방개혁 자체가 사병을 현재 68만명에서 50만명으로 대폭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검토를) 하게 될 겁니다. ▶모병제는 상당히 관심이 많은데, 그렇다면 내년에는 협의가 되겠네요. -모병제가 내년에 논의될 것이라기보다 병력자원이 급격하게 감소되면 장기복무자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검토할 필요는 있습니다. ▶서비스 수지와 관련, 관광의 경우 제주도가 여러 면에서 비싸다보니 내국인들은 외국으로 나가고 외국인들을 유인할 볼거리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제주도 비행기값을 일부 지원한다든가, 골프비용을 내린다든가 하는 식의 정부대책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기본적으로 제주도는 땅값이 너무 비쌉니다. 비행기값도 문제지만 이보다는 음식값과 숙박비가 너무 비쌉니다. 비행기값은 저가 항공기들의 가세로 경쟁이 붙어 이를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이용자에게 재정보조를 해서 될 문제는 아닙니다. 인건비가 비싼 것도 문제입니다. 새 볼거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과거 단순히 볼거리만 제공했다면 이제는 생각하며 체험하는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광 소프트웨어의 개발에서 문화관광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가 민영의료보험 활성화를 추진했는데. -의료 선진화는 제도적 측면도 있고 산업으로서의 선진화 문제도 있습니다.‘2030비전’에도 들어가 있는데,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입니다. 미래의 고용은 서비스산업에서 창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 산업중에서 교육과 의료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합니다. 당장 교육·의료시장을 완전개방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핵심 과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뜻입니다. 본인이 부담할 능력이 있고,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국내에서 소비가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교육·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획일적인 평등주의가 여러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데 획일성은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예산권을 갖고 있는 기획처에서 교육개혁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은. -앞으로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미래에 먹고사는 것과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라고 주문하는데,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중앙정부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치중하고, 초·중·고등학교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늘리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현재 내국세의 19.4%를 지방교육교부금으로 보내고 있는데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앞으로는 학급당 학생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기보다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방과후 학교를 봐야 합니다. 내년에는 중앙정부에서만 1017억원을 지원하는데 성공 여부는 지역사회와 학교장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기본법’이 시행되면 이같은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 법안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임원 임명의 공정성 논란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임원은 임원추천위를 구성해 적격성을 심사하고, 준정부기관 견제담당임원(비상임이사·감사) 임명시 민간위원이 과반수로 구성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직접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에 ‘정치적 임명 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정치권에서 정부 제출안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제안한다면 논의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수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개념이 모호한데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까.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간 신뢰와 규범, 선진화된 사회시스템 및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 사회적 자본 확충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이지만 우리나라는 취약한 수준입니다. 이해집단간 갈등, 구성원간 불신, 공적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 등은 경제정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의제입니다.‘비전 2030’의 5대 전략에 사회적 자본 확충을 포함, 추진할 계획입니다. 네덜란드, 독일 등 선진국의 사회협약을 벤치마킹해 우리의 실정에 맞는 사회적 자본확충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대담 오승호 경제부장·정리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전남 곡성(54) 출생 ▲광주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행정고시 17회 ▲경제기획원 사회개발계획과장, 인력개발계획과장, 예산관리과장, 농수산예산담당관 ▲재정경제원 생활물가과장 ▲기획예산위원회 재정기획과장, 총무과장 ▲한국개발연구원(KDI) 파견 ▲기획예산처 경제예산심의관, 기금정책국장 ▲열린우리당 수석 전문위원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차관 ▲수원대 무용과 교수인 부인 양정수(53)씨와 1남1녀.
  • [2007대선과 시대정신] 전문가들이 보는 ‘2007 시대정신’

    정치 전문가들은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사회 흐름에 맞춰 ‘다층 복합 구조의 시대정신’이 유권자들의 마음 속에 내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부는 대선 주자들이 민주화나 선진화 등의 ‘거대담론’보다는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미세 담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형준 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는 대선의 시대정신이 단층보다 복합적인 다층 구조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국민통합 ▲경제회생 ▲남북문제 ▲양성평등 등 4대 과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국민 통합은 개별 후보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즉 정계개편을 매개로 영·호남의 통합에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다. 영·호남(지역주의) 통합은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정치실험이라는 점에서 더욱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민주화를 위해 ‘YS(김영삼)-DJ(김대중) 연합’이 필요한 것처럼 ‘고건(호남)-박근혜(영남) 연대’나 ‘손학규-천정배 연합’ 등의 정치적 실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의 정상호 교수는 내년 대선은 사회의 여러 이슈가 복합화, 다층구조로 치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중도층의 유권자들을 흡수하려면 일원적보다는 다원적 캐치프레이즈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 후보들에게 교육 분야에 대해 “좀더 다원적인 입장과 확고한 철학을 토대로 공교육에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대선주자들이 국익과 대중경제 등 거대 담론에만 몰두해 있다.”고 지적한 뒤 중소·자영 상공인들과 서민·중산층의 이익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정치 컨설턴트)도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줬느냐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삶의 질’ 문제가 주요 이슈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92년 미국 대선에서 당시 클린턴 후보가 이 문제를 들고 나와 국민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며 거대 담론 중심의 선거를 경계했다. 반면 김윤재 국제변호사(정치 컨설턴트)는 복지 철학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문제의 경우 미국식과 유럽식의 사회복지 모델 가운데 지향점을 찾아 한국적 현실과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사회 양극화 극복을 위한 방향과도 맥이 닿는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북한문제와 관련,“이분법적인 대북 접근은 이념 대립만 증폭시킬 뿐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우선 순위와 방식을 정해 소모적인 ‘대립구도’를 만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시사평론가인 김종배씨는 우리 사회의 보수화 경향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피로증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경제 문제가 결합돼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민주화 세력의 반발에 따른 보수화 경향은 자연스런 흐름이지만 극우 보수화로 치달을 경우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고·연대 수시 2학기 흥행 희비

    고·연대 수시 2학기 흥행 희비

    연세대와 고려대가 수시 전형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고려대는 2007학년도 수시2학기 일반전형(서울캠퍼스 기준)을 마감한 결과,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연세대는 같은 전형에서 경쟁률이 10대 1도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 대학은 지난해 수시2학기에서도 비슷한 성과를 거뒀다. 당시 고려대는 수시2전형에서 28.8대 1로 ‘고객몰이’에 성공한 반면, 연세대는 7.8대 1에 불과해 ‘흥행실패’나 다름없었다. 이유는 입시전략의 차이 때문이다. 초대박을 터뜨린 고려대는 학생부 비중보다 논술비중이 훨씬 높다. 내신비중이 6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연대와 달리 논술비중을 70%로 함으로써 학교 성적이 다소 좋지 않더라도 논술을 통해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수험생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특히 고려대는 논술시험일을 수능시험일(11월15일)보다 열흘 뒤로 정해 이들이 수능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반면 연세대는 면접·구술고사를 수능시험 전인 10월21일 실시함으로써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응시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밖에 고대의 경우, 자기소개서를 따로 요구하지 않는 등 원서접수를 손쉽게 할 수 있게 한 점도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나머지 대학들도 이번 수시2학기 전형에서 대체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나왔다. 서강대 32대 1, 중앙대 26대 1, 한국외대(서울) 20대 1, 인하대 17대 1, 숙명여대 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대의 전체 경쟁률은 5.23대 1이고, 서울대 균형선발전형의 경우,3.54대 1이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논술강화를 골자로 한 서울대의 2008대입 전형요강이 공교롭게도 수시2학기 모집이 시작된 지난 8일 나오면서 지원열기가 뜨거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작통권 ‘글로벌 호크’ 변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이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 호크’의 한국 판매를 꺼리는 미국의 태도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국방부는 오는 27∼2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 때 ‘글로벌 호크’ 판매를 거듭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UAV 글로벌 호크를 한국이 구매할 수 있도록 이번 SPI회의에서 미국측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PI회의 과정에서 이 무인정찰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미국 국방부가 판매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호크는 첩보위성 수준에 버금가는 전략무기다최첨단 무인 정찰기다. 지상 20㎞ 상공에서 38∼42시간 동안 비행하며 레이더(SAR)와 적외선 탐지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3000㎞, 대당 가격은 4500만달러 선이다.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판매 요청을 하고 있으나 미국측이 첨단 기술 유출을 우려해 거부하고 있다. 미측은 지난해 6월 한·미 안보협력위원회(SCC) 회의를 통해 ‘판매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그러나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에 대비해 구입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국방부 최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8일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게 글로벌 호크 판매를 서면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미측은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2006∼2010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2008년께부터 고고도 UAV 4대를 구매하고 중고도 UAV 4대는 올해부터 국내에서 연구개발에 들어가 2016년께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 재벌 규제 명문화 요구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 첫날인 5일(현지시간) 두나라 협상단은 자동차 원산지 인정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측은 농산물과 의약품·자동차·위생 검역을 4대 쟁점 분야로 꼽고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강하게 몰아붙일 것임을 시사했다.미국은 또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택배·통신·법률시장 등 10여개 분야의 개방에 높은 관심을 보여 국내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은 기업규제를 협정문에 명시할 것을 요구, 기업규제 문제가 공기업이 시장가격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문제와 함께 경쟁분과에서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농산물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의 도입과 쌀개방 제외 등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김종훈 수석대표는 자동차 원산지 인정 방법에 대해 “우리측은 역외 부품 조달 비율을 따져 원산지를 추정하는 공제법을 주장하는 반면 미국측은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따지는 순원가법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대표는 미국의 기업규제 요구에 대해서는 “재벌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구체적인 요구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협상 내용과 결과를 담은 문서는 반드시 한글로도 작성해 공식화해야 한다.”면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6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농산물 분야에 있어 세이프가드 조치는 반드시 도입해야 하며 FTA협상에서 이를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쌀시장 개방과 관련,“미국은 우리나라가 쌀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지 잘 알고 있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쌀 관세 유예를 10년 연장하는 과정에서 미측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 데다 쌀의 특수한 지위 등을 설명한다면 우리 입장을 관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의무소비 물량 등이 정해진 것은 전혀 없다.”면서 “수입 쇠고기를 사 먹을지 여부는 전적으로 소비자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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