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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촌변전소 증설 주민반대로 지연

    한국전력공사의 경기 안양시 평촌변전소 증설 계획이 주민들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다. 내년까지 시설을 늘리지 못하면 전력공급 차질은 물론 변압기 과부하로 대규모 정전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21일 한전 수원전력관리처 등에 따르면 안양권 지역의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평촌변전소 옆에 비슷한 규모로 증설을 추진 중이나 전자파와 소음 발생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촌변전소는 현재 변압기 4대를 풀가동해 하루 216㎿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전력량은 이미 한계 용량(162㎿)을 20∼30% 초과한 것으로, 변압기가 고장나거나 과부하가 걸릴 경우 대규모 정전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변압기 가운데 1대는 고장에 대비, 예비로 남겨두어야 하는데도 여유분이 없어 풀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내년에는 안양지역 전력 사용량이 235㎿까지 늘어나 과부하가 예상되는 만큼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한전측은 이에따라 기존 변전소 옆에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변전소를 신축, 변압기 4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지난해 말부터 추진하고 있으나 변전소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변전소를 증설할 경우 유해 전자파와 소음 발생 등으로 인한 아파트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고 주장하면서 변전소 증축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평촌변전소 주변에는 고층 아파트 24개 동이 자리잡고 있고 반경 500m 안에 5개 초ㆍ중ㆍ고교가 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모든 설비가 건물 내부에 설치되고 송·배전 선로도 땅 속에 매설되기 때문에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과 같은 전자파와 소음 발생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민들이 변전소를 평촌신도시 외곽에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사비가 10배 이상 드는 데다 공사 시간도 2년 정도 걸려 제때 전력공급이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4·9 총선] 소득세율 인하·대운하 탄력받을 듯

    18대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을 넘김에 따라 ‘MB노믹스’가 날개를 달았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내수가 위축됐다고 지적하고 5월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민생개혁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 새정부의 경제살리기 정책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총선을 의식해 뒷전에 밀어뒀던 대운하 건설이나 골프장 세금감면 등도 이 여세로 수면위로 본격 부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9일 “새정부의 경제철학을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굳이 경기부양이라기보다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덜어주는 규제완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재정법이 엄격해 정부 지출을 앞당겨 쓰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예비비 지출이나 추경예산 등이 필요한지 여부도 검토할 수 있지 않으냐.”고 여운을 남겼다. 다른 관계자는 ‘4·9 총선’의 결과가 4월 임시국회에서부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17대 국회가 5월 말에 끝나지만 낙선한 통합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 등원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회에 계류중인 한·미 FTA 비준안과 4대 사회보험을 통합·징수하는 ‘사회보험료의 부과징수 등에 관한 법률’ 등의 처리가 한층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나라당이 앞서 발표한 소득세율의 구간별 1%포인트 인하에 정부는 당정 협의 과정에서 논의되면 적극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내수진작 대책을 지시할 때에 염두에 뒀을 것”이라면서 “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폐지와 토지 종합부동산세 감면 방침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5월 임시국회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또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최저세율 인하(10%→8%)와 R&D투자 세액공제 등을 골자로 한 조특법 개정안도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시급한 과제이다. 다만 금산분리 및 기업집단 지정제도 완화와 관련된 법안들은 논란이 예상돼 당초 일정대로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대운하 건설 계획도 공론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점화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의 대운하 특위를 이달중 설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야당의 반대가 높지만 여당의 승리로 가속도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공론화 작업을 거치겠지만 새정부는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운하 건설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은 이미 가시권에 들었다. 재정부는 철도공사 등 공기업 88개를 민영화 우선대상에 선정했다. 한 관계자는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면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하려는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 청사를 행정복합도시로 이전하는 문제도 재검토될 전망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中언론 “달라이라마, 망언 퍼붓느라 바쁘다”

    中언론 “달라이라마, 망언 퍼붓느라 바쁘다”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각지에서 반중(反中)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한 언론이 ‘달라이라마의 5대 망언’이라는 기사를 게재해 논란이 되고있다. 중국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인터넷판은 지난 7일 “14대 달라이라마는 요즘 각종 행사에서 망언을 내뱉느라 매우 바쁘다.”고 비꼬았다. 다음은 런민르바오가 주장하는 달라이라마의 5대 망언. 1. “나는 절대 티베트를 분리 독립하려 한적 없다. 이것은 (중략)계략일 뿐” 런민르바오는 달라이라마가 지난 해 4월 8일 인도의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티베트는 엄연한 독립국가”라고 발언한 점을 예시하며 “달라이라마 집단이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움직임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의 정책은 티베트 내부 사정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며 일관성 없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2. “티베트인들은 더 이상 그들의 영토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소수민족이 됐다. 게다가 (중략) 현재는 대민족(한족)에 의해 소리소문 없이 동화되고 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런민르바오는 1959년 이후 티베트인들은 신체의 자유와 정치적 권리를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1959년 이후 중앙인민정부는 민주개혁을 통해 티베트의 극단적인 부패와 봉건제도를 뿌리 뽑고 개인 재산 사유권과 양도, 매매, 노동에 대한 자유를 부여했다고 주장하며 “한족에 의해 티베트의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3. “라싸를 중심으로 하는 티베트의 많은 곳에서 민중들의 자발적 평화 시위가 시작됐다.” 최근 달라이라마가 호소문을 통해 “3월 10일을 기점으로 장기적으로 누적된 분노와 불만이 티베트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런민르바오는 “다량의 무기와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에 대해 ‘평화 시위’라고 하는 것은 그동안의 ‘비폭력’주장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4. “나는 처음부터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지지해왔다. 현재까지도 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신문은 달라이라마가 지난 해 유럽과 미국에서 가진 강연회를 통해 여러 차례 “2008년은 매우 중요한 해이다. 아마도 올림픽은 티베트 인들에게 최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점을 예시했다. 이어 베이징 올림픽과 티베트 문제를 끊임없이 연관 시키며 베이징올림픽 지지자들에게 ‘티베트의 요구’에 대해 선전해 줄 것을 부탁해왔다고 주장했다. 5. “수 백 명의 중국 군인들이 라마승(티베트 승려)들의 옷을 입고 마치 승려인 것처럼 위장했다.” 지난 달 3월 29일 새벽 달라이라마는 “우리는 수 백 명의 사병들이 라마승으로 위장한 군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중국이 사병을 라마승으로 위장시켜 티베트를 혼란에 빠뜨린 것처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련 사진을 살펴본 네티즌들이 달라이라마가 제시한 사진이 현재가 아닌 2005년 사진이며 사진 속 계절과 군인들의 복장이 다르다며 의심한 점을 증거로 삼았다. 사진=런민르바오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0·4경협’ 잠정 중단

    지난해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10·4 남북정상선언의 주요 경제협력사업 추진이 당분간 중단되거나 유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일부는 26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가진 새 정부 첫 업무보고에서 10·4남북정상선언에 담긴 주요 합의사항에 대한 추진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0·4선언의 핵심 경협사업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와 해주특구조성, 남북공동어로수역 설정, 한강하구 공동이용, 안변 조선협력단지 조성, 철도·도로 개보수 등이다. 특히 경의선 철도 긴급보수 문제가 결부된 8월 베이징 올림픽 남북공동응원단 파견 문제는 정부의 조속한 입정정리가 필요한 데도 별다른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해 합의된 10·4 선언과 총리회담 합의사항은 앞으로 유관기관과 합의해서 검토할 것”이라며 합의 사항들이 완전 백지화된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수정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수정이 있을 것”이라고 답변, 합의사항 백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간 합의사항들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섬에 따라 북한의 거센 반발과 함께 남북관계의 경색이 우려된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머리말에서 “앞으로 국민의 뜻에 반하는 남북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일부도 (지금까지의)협상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남북간 기본 정신은 1991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로, 그 정신이 지켜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나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을 벗어나 상호호혜주의 차원의 대북정책을 펴나가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갈 곳 없고, 먹을 것 없는 탈북자 문제는 인도적 입장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우리의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북한도 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실용과 생산성 ▲철저한 원칙(비핵화, 남북대화)·유연한 접근 ▲국민 합의 ▲국제협력과 남북협력의 조화를 통일정책의 4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강재섭 “대운하 안할수도… 총선공약 제외”

    강재섭 “대운하 안할수도… 총선공약 제외”

    한나라당 강재섭(얼굴) 대표는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을 했다고 무조건 100%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다.”며 한반도 대운하를 총선 공약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대운하만 보고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한 것도 아니고, 찍은 분 중에는 대운하를 찬성한 분도 있고 안 하는 분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토목공사식으로 날을 정해 놓고 그 날은 무조건 삽질한다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면서 “국민 여러분들이 걱정하는데 제대로 검토해 보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국민 중 상당수가 신중하게 하라는 여론이 있다면국가 100년 대계에 도움이 될지 원점에서 다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또 “4대 악법이라고 불렀던 사학법은 전면 개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부동산 관련법도 후반기에 필요하다면 여러가지 고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택관련 종부세나 양도세 등 세제를 완화하려고 검토하고 있고, 서민을 위한 주택구입자금 지원이나 주택대출 이자부담 완화 등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시간강사들의 ‘감춰진 죽음’

    시간강사들의 ‘감춰진 죽음’

    국내 대학의 부당한 대우에 좌절해 미국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여성 강사 한경선(44)씨 이외에도 같은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간강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학들이 쉬쉬하기 때문에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씨의 사망 보도(서울신문 3월7일자 10면)가 나가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빈소가 차려지는 등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한달 12시간 수업에 고작 37만원” 7일 한국비정규교수노조에 따르면 2003년부터 서울대에서는 3명의 시간강사가 숨졌다. 하지만 세상에 알려진 것은 한 명의 죽음뿐이다. 김동애 교수노조 교원법적지원쟁취 특위위원장은 “2006년 독문과 강사가 자살했고, 지난달에는 불문과 강사가 학내 화장실에서 자살했지만 대학 측은 쉬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과 내에서 얘기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로 합의했다. 숨진 강사의 부모들도 원했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경우 전임교원은 1751명, 계약직 강사는 1330명에 이른다. 동료강사들도 계약해지의 공포 때문에 입을 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씨가 근무했던 충북 충주의 K대학 관계자는 한씨의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라고 단정했다. 그는 “가족들도 심장마비라고 말했다.”면서 “지난달 작성한 사표가 연구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가 미국 경찰과 한인회, 유족 등을 취재한 결과 자살이 거의 확실했다. 시간강사들은 “도대체 몇명이나 더 죽어야 교원으로 인정해 주겠냐.”고 울부짖었다. ●강사 교원 인정법안 이번 회기 지나면 자동폐기 비정규교수노조는 국회 앞에서 138일째 ‘교원지위 회복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이 각각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자동폐기될 판이다.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각 대학에서 시간강사의 수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30∼50%에 이르지만 이들의 인건비는 교직원 전체 인건비의 3∼10%에 불과했다. 서울 S대에 근무하는 강사 심모씨는 “한 달에 12시간 수업하고 37만원을 받는다.4대보험은 당연히 꿈도 못 꾼다.”면서 “조교에게 전화오면 그 학기에 수업이 있고, 안 오면 없는 것이어서 학기 초가 무섭다.”고 말했다. 서울 W대의 강사 황모씨도 “외국박사와 한국박사 구분 없이 연봉은 1500만원 선이다.”면서 “강사를 오래 하면 경력을 인정받는 게 아니라 능력이 없다고 치부돼 교수임용에 불리하다.”고 전했다. ●15일 미국 현지에서 추모제 한편 비정규교수노조는 이날 국회 앞과 각 대학에 빈소를 차렸다. 미국 텍사스 현지 교민들은 오는 15일 추모제를 치르기로 했다. 한씨가 유서에서 부당하게 강사 계약을 해지당했다고 언급한 동료 임모(44)씨는 당시의 힘든 상황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본지에 보내왔다. 임씨의 편지에는 한씨와 함께했던 힘들었던 1년간의 기록이 적혀 있다. 임씨에 따르면 K대에 2006년 생긴 강의전담교수는 말 그대로 수업만 하는 강사다. 학교 측에서는 연구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강사의 입장에서는 연구할 시간을 허락받지 못하는 셈이다. 임씨는 “한씨와 내가 교수 2명으로부터 모독을 당했지만 재계약권한을 가진 교수라서 항의조차 못했다.”고 전했다. 이경주 서재희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닻올린 李정부] (4) 교육과 복지 정책

    [닻올린 李정부] (4) 교육과 복지 정책

    ■ 교육 정책 교육개혁은 경제살리기와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교육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정책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두 달간 쏟아낸 교육정책만 봐도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 교육당국의 변화뿐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현장에서도 대변혁이 일어날 것 같다. 교육개혁의 화두는 자율과 경쟁이다. 이 대통령의 기본 철학은 획일적 관치교육, 폐쇄적 입시교육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입시 정책을 비롯, 일선 교육현장의 손발을 묶었던 여러 규제를 풀고 자율화를 추진하면서 시장논리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참여정부의 획일적인 평준화 정책도 문제가 있었지만, 수월성(엘리트) 교육만 강조하는 교육개혁은 사교육비 부담을 키우고 공교육 붕괴라는 부작용을 낳을 게 뻔하다는 우려다. 현 정부의 교육 방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과도한 시장주의적 교육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교육은 청계천 복원처럼 단시일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교육개혁 양대 축은 대학입시 자율화와 영어 공교육 강화다. ●대학입시, 대학의 손에 대학입시 정책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태껏 교육부가 쥐고 있는 대학입시 정책이 오는 2012년 이후 완전자율화되면서 대학의 손으로 넘어간다. 올해 고3학생이 치를 입시부터는 대학들이 교육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내신(학교생활기록부)과 수능 반영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설립하는 기능도 올 상반기 중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 넘어간다. 이 때문에 대학입시를 총괄했던 교육부의 핵심부서인 대학지원국은 완전히 쪼개지면서 통합된 과기부 쪽의 1개실의 일부로 흡수됐다. 참여정부가 2008학년도 수능에서 처음 적용했던 수능등급제(9등급)도 당장 올해 고3이 시험을 치르는 2009학년도 입시부터 백분위점수와 함께 병기돼 1년만에 폐지되는 수순을 밟는다. 이로써 참여정부가 집착해온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도 기여입학제를 빼고는 사실상 백지화된다.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내신·수능 반영비율 대학별 자율화→수능과목 4∼5개로 축소→대입 완전 자율화) 외에도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고등학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자율형 사립고 100개, 마이스터고 50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설립)’도 추진된다. ●고등학교 나오면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대입 자율화 못지않게 변화가 일어날 분야는 영어 공교육 강화다. 학교(공교육)에서 영어 교육를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적어도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오는 2013년까지 영어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전용교사 2만 3000명이 새로 선발돼 교육현장에 투입된다.2010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시간이 현행 주당 1∼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된다.2012년엔 고교의 모든 회화 중심 수업도 영어로 진행된다. 이같은 공교육 강화 프로그램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5년간 4조원. 관심을 가장 많이 끌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논란도 많았고 반대여론도 거셌던 정책이기도 하다. ‘기러기 아빠’를 없애겠다는 취지지만, 영어 공교육 강화방침이 시행되면 영어 사교육비는 더 늘어나고, 조기유학을 부채질하면서 학부모들의 등골만 더 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많다.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미국에서 오렌지라고 말했더니 못 알아듣더라. 아륀지라고 해야 한다.”는 취지의 ‘아륀지(오렌지) 해프닝’까지 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설익은 정책이 잇따라 흘러나온 데다 영어 공용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속도조절이 제기됐고, 앞으로도 이런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로스쿨 등 ‘뜨거운 감자’ 산적 참여정부에서 넘어온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도 새 정부가 직면한 뜨거운 감자다. 예비인가를 받은 대학도, 탈락한 대학도 모두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새 정부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양쪽을 모두 달래려면 현재 2000명인 정원을 조기에 늘려야 할 판이다. 하지만 법조계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오는 9월 본인가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쿨 정원을 배정하며 참여정부에서 강조했던 ‘지역균형발전의 원칙’이 새 정부에서 깨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공대는 본고사를 부활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엘리트주의자’로 알려진 김도연 교육과학부 장관이 교육개혁을 이끌어나갈지도 관심거리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과 대학학장 때 생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교수 출신의 역대 장관들도 교육부를 맡고서는 입장을 바꾼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핵심브레인인 이주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김도연 장관과 팀 워크를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복지 정책 “능동적이고 예방적 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달 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복지 청사진은 ‘능동적 복지’이다. 지난달 초 발표한 인수위의 5대 국정지표의 한 축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앞선 정부의 복지정책을 시혜적·사후적이라 평가하면서 수요자 눈높이에 맞춘 자립형 복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기간 꾸준히 자립형 복지의 핵심으로 ‘일자리’를 꼽았고,‘실용’과 ‘시장’이란 가치를 복지분야에도 예외없이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편적 복지 ▲생애주기 복지 등 화려한 수식어구가 따라붙었다. 이른바 ‘MB노믹스 복지’인 셈이다. 이 가운데 생애주기 복지는 출산, 자녀교육, 청년, 중년, 노후생활 등 생애 단계별로 적절한 맞춤형 혜택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유아기 보육과 성장기 교육을 책임지고 청소년기에는 일자리를 늘려준 뒤 노년기 때는 연금개선을 통해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이다. ●모호한 MB식 복지개념 그러나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은 철학이 아닌 수사(修辭)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보편적 복지와 능동적 복지는 상반된 개념인데도 둘을 한꺼번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사회기초소득 보장과 공교육 강화 등을, 능동적 복지는 대상별 능력 개발과 특성화 교육 등을 강조한다. MB식 복지는 시장경쟁을 통해 ‘파이’를 먼저 키운 뒤 ‘분배’를 하는 전형적 선순환 구조로, 성장과 분배를 아우른 참여정부처럼 두 개념을 함께 쓰기에는 부적합하다.‘낙오자 없는 세상’이란 대통령 취임사도 이런 의미에서 경쟁·효율성을 강조한 신자유주의적 복지 논리와 어긋난다. 현도사회복지대 이태수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능동적 복지’는 정체불명의 모호한 개념”이라며 “유추하자면 경제부문의 능동성을 보장하는 선에서 복지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소극적 복지를 뜻하는데, 국정과제에서 선보인 4대 전략 중 ‘평생복지기반 마련’이나 ‘예방·맞춤·통합형 복지’ 등의 용어는 매우 적극적인 복지 또는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용어”라고 꼬집었다. 서울대 김상균 교수(사회복지학)는 “맞춤형 복지나 일하는 복지는 정부 복지예산의 확대를 수반하는데, 효율성과 시장주의는 예산 확대와는 반대의 개념”이라며 “상충되는 부분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문학적 예산 어떻게 새 정부의 복지정책은 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민간위탁이 복지예산의 수요를 줄인다는 뜻인데, 전문가들은 “국가복지가 취약한 한국에선 왜곡과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태수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예산이 30%를 넘는 선진국에서 신자유주의식 복지를 일부 차용한 것을 우리도 그대로 따르려 한다.”면서 “떠받쳐줄 인프라가 없는 우리나라는 멕시코처럼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복지지출은 1995년 GDP대비 15%에서 2001년 23%로 증가된 뒤 지난해 8%선까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51.2%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새 정부는 복지예산도 다른 예산처럼 10%씩 일괄 삭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는 이밖에 기초노령연금을 단계적으로 올려주고 기존 국민연금과 특수직 연금 제도를 수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전검사·불임치료·분만비용·예방접종 등 출산부터 취학까지 국가에서 지원하는 계획을 내놓았다.2012년에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의 보육시설 이용금액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공약대로라면 오히려 이전 참여정부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해진다. 연간 최소 10조원은 추가로 더 필요할 전망이다. 새 정부는 정부기능 축소와 효율화 등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면 된다는 입장이다.‘세금감면’과 ‘복지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에선 최근 성명서를 발표해 능동적 복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배분의 개념이 필수적인 복지에서마저 시장과 효율을 강조하는 정책기조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의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공 받는 새정부 4대보험통합 길 트나

    공 받는 새정부 4대보험통합 길 트나

    “질 높은 행정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창출해 안정적인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최근 출범한 정부법무공단 서상홍(59·사법시험17회) 초대 이사장은 24일 ‘국가 로펌’으로 불리는 공단의 목표를 “공익과 수익을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말로 압축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의 징수업무 통합이 사실상 새 정부 몫으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국세청 산하 ‘사회보험료징수공단’ 출범이 불투명해지면서 향후 재논의가 어떻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각 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4대보험 통합징수 관련 법안을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지 않기로 잠정 합의했다. 환노위는 통합안 마련을 위한 ‘고용보험 및 산재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에 관한 법률 폐지법안’의 논의를 유보했고, 복지위 역시 “새 정부에서 명확히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한나라당측 입장을 전달받은 뒤 통합법안을 안건에서 배제시켰다. 정부는 여전히 법제사법위원회 단독 통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상임위에서 통합징수를 위해 기존 보험료 징수 관련 법안을 정리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참여정부와 4대 사회보험 노조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징수공단 출범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대해 김진수 연세대 교수는 “애초 정부가 추진했던 징수통합의 방향성이 틀린 건 아니다.”면서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하는데 기존 공단에 사무소를 더하는 격이어서 오히려 비효율성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4대보험의 징수 통합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같은 지역에 저마다 사무소를 두고, 보험료 징수에도 각기 다른 기준에 따라 별도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비정규직과 영세자영업자는 각 공단의 영역에서도 벗어나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내몰렸다. 이에 2006년 국세청 산하 징수공단을 마련하는 통합징수안이 마련됐지만 이해당사자들의 공방이 격화됐다.3개 공단노조로 구성된 ‘4대 사회보험 적용징수통합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가 들어섰고, 한나라당도 정부안에 회의적이었다. 논란의 쟁점은 징수공단 설립이 가져올 비용절감 효과. 정부안은 기존 공단의 징수관련 인력 1만여명의 절반인 5000여명만 징수공단으로 차출하고, 나머지는 노인장기요양보험(2600명), 재활서비스(700명), 노령연금지급(1500명) 등 신규사업에 배치하면 28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세청은 조직 키우기에, 공단은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한다.”면서 양측을 모두 비판하고 있다. 경실련 김태현 사회정책국장은 “기본목표는 가져가면서도 방법론에선 재논의가 필요하다. 양측이 극단의 입장만을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현재 차기 정부에서 논의될 가장 유력한 대안은 새로운 징수공단을 설립하지 않고, 건강보험공단에 징수업무를 위탁토록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지난해 말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여당측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박 의원이 정무수석으로 청와대에 들어가는 만큼 유력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이 법안은 새로운 징수조직의 신설 없이 기존조직의 창구를 단일화함으로써 보험가입자의 편의성을 증진하고, 보험료 징수비용의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수혜자인 건보공단 노조도 회의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애초 징수공단을 반대한 것은 효율성 강화라는 이유로 사회보장을 축소시킬 우려 때문”이라며 “건보공단으로 통합시키면 국민연금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총선 직후 새 정부가 효율성 강화를 다시 들고 나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똑같은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상도기자 sdoh@ 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탈당·총선 불출마 선언한 단병호 민노당 의원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탈당·총선 불출마 선언한 단병호 민노당 의원

    뿌리가 튼튼하지 못해서일까. 진보진영이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심상정·노회찬 의원이 다음달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한다고 공식 밝혔다. 이에 앞서 단병호 의원도 탈당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진보진영끼리 분당과 분열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분화와 재편의 시기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사실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동당의 위기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17대 대선 때였다. 어찌보면 70만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노당 권영길 후보가 얻은 득표(3%)를 보고 노동자 계급이 분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곧바로 나왔다. 또 노동자들을 한 민노당의 틀로 정착시키는데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지난 2월3일 당대회 직후 스스로 내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결국 탈당-분당-창당 등의 내분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단병호(59) 의원의 거취가 주목된다. 민주노총의 역사나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대부격이나 다름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민노당은 탈당하지만 정치활동은 계속하겠다.”면서 “이제 평범한 노동자로 돌아가 현장에서 많은 노동자들과 만나 그들이 진정 원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알다시피 그는 4년6개월 동안 민주노총 위원장을 맡았을 때에도 수많은 거리집회에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진보정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17대 국회에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진출한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다. 탈당을 선언하고 고향인 포항에 머무르는 단 의원을 만났다. 여전히 점퍼차림이었다. ▶민노당을 탈당한 진짜 이유가 뭔가요? -기자회견 때도 밝혔지만 당이 만들어진 지 7년 됐습니다.17대 총선에는 국회의원 10명이 당선되는 등 민노당은 급성장을 했습니다. 진성당원만 10만명에 이르지요. 그러나 토대가 튼튼하게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당의 화려한 성장은 작은 충격에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사상누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민노당의 토대를 굳건하게 다져야 할 때에 2008년 제1야당,2012년 집권이라는 신기루를 쫓아다니며 허송세월을 했습니다. 지금의 체제로는 위기의 본질을 통찰하지도 못하고, 따라서 현재로서는 극복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변화를 만들어낼 계기가 필요하고, 또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는 진정한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노당의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실패가 그 첫번째입니다. 민노당 당원의 40%가 노동자들이고 그 대다수가 민주노총 조합원입니다. 그러나 민노당내에 민주노총 조합원은 있지만 민주노총 내에 민노당 당원은 없었습니다. 당의 강령과 기본정책, 그리고 당면한 정치방침을 가지고 노동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정치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당원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 대중은 각종 행사와 선거때, 그리고 재정을 조달하는데 필요한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결국 지역주민인 이들의 중심기반화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지역주민으로서의 민노당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지요. 노동자 당원을 당의 중심에 세우기 위한 재조직화의 노력도 게을리했습니다. 특히 언제부터인가 운동의 건강한 풍토가 사라지고 보수정치판의 잘못된 풍토가 당을 지배하는 형국이 돼버렸습니다. 공은 가까이하려 하면서도 책임은 멀리하려고 합니다. 진보정당에서 가장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풍토들이 똬리를 틀고 굳어진 것이지요. 비대위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단한차례도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민노당을 떠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종북논쟁’ 등 이념적 갈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노선이나 이념은 당의 본질적 어려움은 아닙니다. 민노당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진보에서 출발했습니다. 때문에 진보정당에서 사상과 이념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념이나 논리를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올바르게 정리돼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종북’ 등 특정 사상을 배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이념갈등의 문제로 비추어졌는데 언론에서 민노당의 실질적 본질은 간과한 채 이념문제를 크게 부각시켰어요. ▶총선출마 포기를 재고할 수는 없는지요. -사실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포항에서 출마하려고 작년부터 지역주민들과도 많이 만났습니다. 하지만 민노당을 탈당하는 마당에 무소속이나 다른 당에서 출마한다는 것은 주민들에게 우습게 보여집니다. 도의도 아니고요.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민노당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고, 또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드는데 진지한 고민을 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앞으로 정치활동은 어떻게 하실 계획인지요. -전국의 현장에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폭넓게 만나 진지하게 토론하고, 같이 고민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진보정당의 원칙과 방향을 확실하게 수립할 생각입니다. 정치세력화를 위한 실질적 활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심상정·노회찬 의원이 다음달 진보신당을 창당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합류할 생각은 없는지요? -두 분과 같이 만나 얘기해본 적은 없습니다. 다들 고민을 많이 해온만큼 고민이 동일하다면 같이 만들어나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신당은 총선용입니다. 과정을 지켜보면서 총선이 끝나고 나서 진정한 진보정당을 위해 논의할 수도 있지요. 저는 노동자가 정치세력화가 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흔들림이 없습니다. ▶신당과 민노당이 합쳐질 가능성은 있나요? 또 이번 총선에서 진보정당에 대한 전망을 하신다면? -지금의 여러 상황으로 봐서는 상당기간 합쳐지긴 어렵다고 봅니다. 총선전망은 어려운 질문이긴 합니다만 2004년 총선때는 13.1%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 하는게 중요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 지지율을 넘어서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민주노총 지도위원까지 사퇴를 하셨는데.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입니다.4년 넘게 위원장을 했던 사람으로 남다른 애정도 있고 조직적 책무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처가 깊을 때 도려내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방치하면 회생불능의 상태에 빠져듭니다. 노동조합의 기본적 역할 수행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지만 당 발전에 민주노총이 어떻게 기여했는가, 이유가 어쨌든 일정한 한계는 없었는가의 부분을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노동부문 할당제, 배타적 지지 등 모든 것이 제가 위원장으로 있을 때 결정됐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았습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질적 발전을 저해한 셈이지요. 빨리 고치고 극복해야 합니다.(현 지도부와)서로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민노총 지도위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지요. ▶새정부가 들어서게 됩니다. 앞으로 노동운동의 방향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명박(MB) 정부가 들어서면 노동정책에 현격한 변화가 예측됩니다.MB가 친기업정책을 펼치게 되면 자연히 반노동적 정책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이럴 때 나타나는 노동운동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급속하게 정부나 기업에 유착되면서 편하게 취하고 편입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이고, 두번째는 이렇게 수용할 수 없으면 저항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등으로 벌써부터 편입돼가는 모습이고 민주노총은 아직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긴장상태라고나 할까요. 아마도 MB가 강하게 나가면서 민주노총은 쉽게 끌려가지 않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노·정갈등이 깊어지고 적대적 관계가 심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시위현장에서 맞는 경찰관이 없어야 한다고 MB가 말하고 있습니다. -폭력문제는 일방이 아닌 쌍방의 문제입니다. 시위집회는 국민의 권리이고, 이를 최대한 보장해줘야 합니다. 자율적인 집회를 지나치게 간섭하다보면 감정적 충돌이 생겨날 수도 있겠지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회변화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1987년부터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축을 보면 민주화 등 어느정도의 균형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신자유주의 정책이 본격화되는 MB 정부에선 균형이 깨질 것이 우려됩니다. 교육제도가 전면적으로 후퇴할 것이고 남북관계도 경직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운하건설은 경제효과도 없을 것이고 환경파괴만 몰고올 것입니다. 친기업 개발로 가면 환경훼손은 뻔하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점퍼’는 언제 벗을 생각이냐고 묻자 “솔직히 편해서 입는다. 또 점퍼 3개를 갈아입으면 1년이 지나간다. 옷값도 별로 안들고…”라고 하면서 웃었다. 슬하에 사법연수원에서 2년차 연수 중인 딸과 현재 공군복무 중인 아들이 있다. 김문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단병호는 ▲1949년 경북 포항 출생 ▲67년 동지상고 중퇴 ▲87년 동아건설 창동공장 노조 초대위원장 ▲89년 서울지하철 파업 관련 구속 ▲90∼94년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1∼4대 위원장 ▲90년 전노협 활동 관련 2차구속 ▲93년 전국노동조합 대표회의 공동대표 ▲95년 현총련 파업 관련 3차구속 ▲96년 민주금속연맹 위원장 ▲98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력투쟁 관련 4차구속 ▲99∼2002년 제3,4대 민주노총 위원장 ▲01년 노동운동 관련 5차구속 ▲04년 민주노총 지도위원 ▲현 제17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 김연아 갈라쇼도 못나간다

    ‘예매 파동, 이번엔 취소 소동.’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 출전 무산으로 ‘금값’이던 대회 입장권이 2주 남짓 만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더욱이 10일 김연아가 갈라쇼에도 출전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ISU가 내림에 따라 예매 취소 사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0일 “ISU로부터 김연아가 대회 갈라쇼에 출전할 수 없다는 정식 통보를 받았다.”면서 “김연아는 모든 대회 일정을 접고 세계선수권대회(3월17∼23일 스웨덴 예테보리)에 대비해 치료에만 전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ISU는 앞서 “갈라쇼는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선수만 나서는 자리이기 때문에 출전하지 않는 김연아는 규정상 갈라쇼에도 나설 수 없다.”고 통보했다. 김연아는 지난달 3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 도중 골반에 심한 통증을 느낀 뒤 고관절 부상을 진단받고 6일 대회 불참을 결정했다. 국내 피겨팬들의 성원을 감안해 마지막날 갈라쇼에 나설 것임을 밝혔지만 캐나다 현지에서 김연아를 만난 ISU 의료고문의 충고에 따라 결국 이마저 포기한 것. 이에 따라 예매 첫날인 지난달 23일 불과 1시간 만에 매진됐던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입장권은 10일 오후 7시 현재 각각 486석과 232석이 반환됐다. 다만 일찌감치 예매가 끝난 17일 갈라쇼 입장권은 10석 안팎에서 반환과 재예매가 거듭돼 입상이 확실한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이상 일본) 등 세계 스타급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新 인디아 리포트] (8) 인도 대표 아이콘들

    [新 인디아 리포트] (8) 인도 대표 아이콘들

    |뭄바이·아그라(인도) 최종찬특파원| 인도가 관광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4대 문명 발상지의 하나로 볼거리가 많은 인도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dible India)’를 만드는 대표 아이콘들을 돌아봤다. ●타지마할 뉴델리에서 엉덩이에 불이 날 정도로 덜커덩거리는 버스를 타고 4시간을 가면 아그라 남쪽에서 만난다.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이슬람 건축물이다. 무굴 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5대 황제 샤자한이 14번째 아이를 낳다 죽은 왕비 뭄타즈 마할을 기리기 위해 세운 무덤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며 샤자한도 나중에 이곳에 묻혔다. 샤자한은 왕비에 어울리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무덤을 지었다. 돈을 쏟아붓다 보니 나라 살림이 거덜나는 줄도 몰랐다. 루비 등 보석과 최고급 대리석을 사들였고 지구촌 유명 조각가들을 초빙했다. 인부도 2만여명을 동원했다.1655년 타지마할이 완공된 후 샤자한은 타지마할과 닮은꼴 건물을 지을 수 없게 장인들의 손목을 잘랐다고 한다. 비극적인 역사가 숨어 있는 이곳에는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로 매일 넘친다. 인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거의 다 만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500루피(약 1만 2000원)를 내고 관광지 가운데 가장 철저한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무장한 보안군들이 관리하는 타지마할의 모습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햇살의 각도에 따라 밝고 어두우며 꿈꾸는 듯한 모습으로 변한다. 샤자한 부부의 가묘가 있는 중앙사원은 내부 촬영과 날카로운 물건의 반입이 금지된다. 내부를 장식하는 보석을 파가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사원 옆에 4개의 기둥은 붕괴될 경우 사원 쪽으로 쓰러지지 않게 바깥쪽으로 기울게 설계되었다. 인도 유적지 가운데 명성과 가장 걸맞은 건축물이다. 사랑 때문에 국가를 말아먹은 샤자한의 그릇된 용기가 부럽기도 했다. ●아그라성 샤자한의 애틋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타지마할에서 버스로 10분을 타고 가면 만난다. 높이 20m, 둘레 2.5㎞에 이르는 성벽과 성문이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이 성은 샤자한 황제가 궁전으로 만들었다.200루피를 내면 바깥 모습과는 한 차원 다른 성 안을 구경할 수 있다. 성벽 중요 지점에는 둥근 성루를 만들어 놓았고, 궁전 벽면엔 흰 대리암 상감을 입혔다. 중앙에는 안뜰을 마련했고 남북의 홀은 기둥들보 구조로 돼 있다. 돌로 만든 차양을 받치는 까치발에는 조각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한마디로 정교하고 아름답고 세련된 모습이다. 유일하게 대리석으로 만든 포로의 탑에는 서러운 역사가 갇혀 있다. 셋째아들 아우랑제브에게 왕권을 빼앗기고 유폐된 샤자한이 인생의 마지막 8년을 보낸 곳이다. 야무르 강 건너편에 있는 타지마할을 쳐다보며 죽은 왕비를 그리워하다 파란만장한 생애의 날개를 접은 곳이다. 성루에 서면 강 너머로 타지마할이 보인다. 하지만 극심한 공해 때문에 한낮에도 희뿌옇게 보일 뿐이다. 강은 더럽고 수량도 적어 개울처럼 보였다. 아그라성에서 역사 가이드를 52년째 해온 B N 아가브왈(70)은 “성 안에는 궁녀들의 예배당과 황제의 개인 예배실, 시장, 주택지구가 있었다.”며 무굴 제국이 번성했던 시절 성 안의 규모에 대해 설명했다. 오늘밤 세상이 모두 잠들면 샤자한의 영혼이 포로의 탑에서 나와 생전에 그렇게 그리워했던 왕비와 380년만에 극적인 재회를 하길 빌었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영국왕 조지 5세의 인도 방문을 기념하는 건축물로 1924년 완성됐다. 과거엔 인도의 관문의 역할을 하다 지금은 엘리폰타섬까지만 운항하는 배의 선착장으로 사용된다. 뭄바이의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유명관광지이지만 잡상인이 들끓고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이 없을 정도로 관리가 소홀했다. 무장군인이 지키는 뉴델리의 ‘게이트 오브 인디아(전쟁터에서 숨진 10만명의 군인 이름이 새겨져 있음)’에 비하면 이곳은 거의 방치된 셈이다. 파헤쳐진 구멍이 있어 사진 찍다가 다칠 우려도 있다. 가까이에 있는 럭셔리한 타지마할 호텔과 함께 앵글에 담으면 추억의 급수가 높아질 것 같다. ●엘리폰타섬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에서 통통배(왕복요금 120루피)를 타고 1시간을 가면 작은 섬이 인사한다. 선착장에 내려서 꼬마기차의 인도를 받고 120개 계단을 다 올라가면 섬의 대표 관광지인 힌두신전이 나온다. 입장료가 200루피인 이 신전은 큰 바위산을 깎아 만든 것으로 5∼8세기에 걸쳐 조성된 석굴사원이다. 창조의 신 ‘브라흐마’, 수호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 등 인도 대표 신들을 조각해 놓았다. 이곳도 관리가 부실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조각도 있다. 현지 가이드인 아비나슈(19)는 “하루 방문객이 400∼500명 정도”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관광객 레닉(35)은 “인도인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돈만 노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유적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망가져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siinjc@seoul.co.kr ■인도인과 결혼한 교포 박정희씨 |델리(인도) 최종찬특파원| “조상이 유적을 많이 물려줘 관광지가 많습니다. 달라이라마의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산맥지대에 있는 다람살라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뭉게구름, 잉크빛 하늘, 돌산과 설산의 조화, 한마디로 천국입니다.” 일본 유학 도중 만난 인도 청년과 결혼해 시부모를 모시고 21년째 인도에서 살면서 패키지투어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여행 코디네이터 박정희(45)씨는 인도사람이 다 됐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는. -시골여성들은 남자를 받들며 살아가지만 도시여성들은 그렇지 않다. 정부나 방송국, 은행 등의 고위직에 많이 진출해 있다. 델리 주 총리, 펩시콜라 본사 CEO, 인도 바이오 테크 CEO도 여성이다. 결혼하면 시부모를 모시기 때문에 한국처럼 고부갈등이 있다. 연속극에서도 이 주제를 많이 다루며 기혼 여성이 2명 이상 모이면 시어머니 얘기가 화제가 된다. ▶인도에서 세 가지 조심할 사항은. -하나는 길조심, 영연방국가로 차량이 우측통행을 하니 조심해야 한다. 둘째 물조심. 수돗물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 생수를 돈 주고 사먹어야 배탈을 방지할 수 있다. 셋째는 돈조심. 찢어진 돈을 받으면 다시 쓸 수 없으니 번호가 찢어져 있거나 중간이 뜯겨져 나간 것은 받지 말아야 한다. ▶인도 생활 21년을 결산하면. -처음엔 음식 적응이 가장 힘들었다. 인도어를 읽고 쓰지 못해 불편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인도사람들은 양면성이 있다. 순박하고 애정이 많은 반면에 이기적이고 자존심이 강하다. ▶한국 관광객에게 아쉬운 점은. -인도에서 한국식에 맞추려고 하는 것이 문제다. 로마에 오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을 열고 인도사람들을 대했으면 좋겠다. ▶사용 가능한 언어는 몇 개나 되나. -한국어, 일본어, 영어는 읽고 쓸 수 있다. 힌디어, 구자라티어, 마라티어는 쓰고 읽을 수는 없어도 말할 수는 있다. 집에선 구자라티어로 얘기한다. 편지 쓸 때는 남편에게는 일본어로, 아들에게는 영어로 쓴다. 외출하면 영어, 힌디어, 구자라티어, 마라티어를 만나는 사람에 맞춰 쓴다. ▶인도에도 사교육 열풍이 부는지. -부모가 아이를 가지면 그때부터 아이를 사립 영어학교에 입학시키려고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한다. 입학을 예약하기 위해 브로커에 돈을 주기도 한다. 유명 사립영어학교 입학은 하늘의 별따기다. 고액과외도 있고 족집게 선생님도 있다. siinjc@seoul.co.kr
  • 朴 “李당선인·강대표 믿고 수용”

    朴 “李당선인·강대표 믿고 수용”

    난항을 거듭하던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이 우여곡절 끝에 24일 박근혜 전 대표의 양보로 막판 합의를 이뤘다. 한나라당은 이날 총선기획단 5차 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어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을 위원장으로 한 공심위원 11명을 최종 확정했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강재섭 대표의 ‘공정 공천’ 약속을 믿고 이방호 사무총장이 제시한 인선안을 원안대로 수용했다. 박 전 대표는 “어제 이명박 당선인이 공정한 공천이 돼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고, 강재섭 대표도 분명한 기준을 갖고 사심 없이 공정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박 전 대표측의 이정현 대변인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오늘 오전 강 대표와의 통화에서 책임지고 엄정하고 공정하게 공천을 하겠다고 한 점을 믿고 원안을 수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양보 의사를 밝혔다. 전날 박 전 대표는 친박의원 1명을 포함시킬 것을 주문했으나 입장을 바꿔 “약속과 신뢰가 중요하지 자리 하나 더 얻는 것으로 비춰지면 국민들이 짜증내지 않겠느냐.”고 양보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분당설까지 빚은 공천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공천심사 기준과 시기,‘물갈이’ 대상과 폭을 놓고 본격적인 논의 과정에서 또다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중립성향의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 외에 당내외 인사는 각각 5명이다. 당내 인사 중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이 유일한 친박 성향이다. 친박 진영은 막판까지 임해규 의원을 빼고 친박 의원 1명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이 총장이 버티자 결국 물러섰다. 외부 인사로 17대 총선 공심위원을 지낸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는 친이 성향으로 분류되며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숫자상으론 친이-친박-중립 비율이 4대 2대 5다. 그러나 외부인사 중에도 안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는 이 당선인쪽이라는 게 친박측 주장이다. 이런 셈법으론 ‘친이 대 친박 대 중립’ 비율은 ‘8대 2대 1’에 달한다.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뇌관은 여전히 숨어 있는 셈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김연아 보자” 티켓전쟁

    ‘나흘간 84만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피겨팬들의 원성을 샀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입장권이 이번에는 ‘예매 전쟁’이라는 또 다른 ‘파동’에 휘말리고 있다. ‘동갑내기 라이벌’ 김연아(군포 수리고)와 아사다 마오(일본·이상 18)의 국내 첫 대결이라는 화제를 불러모으며 새달 13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실내빙상장에서 개막하는 이 대회 입장권 가격은 당초 최저 3만원에서 최고 10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김연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팬들의 원성이 들불처럼 번지자 주최측은 예매 시작일인 23일 “가격을 1만원에서 최고 4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고가 원성’으로 한때 대한빙상경기연맹 인터넷 홈페이지를 들끓게 했던 팬들의 관심은 이번엔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입장권 판매 대행을 맡고 있는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홈페이지를 마비시켰다. 수천명이 입장권을 미리 사기 위해 동시에 접속하면서 사이트가 열리지 않은 것.3시간 만에 겨우 뚫린 해당 홈페이지에 나타난 예매율은 남자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18.8%였지만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벌어지는 7회차 경기는 80%에 육박했다. 최종일 갈라쇼의 경우는 77.3%로 대부분 김연아의 경기에 예매가 집중됐다. 그나마 오후 3시를 넘어서자 김연아가 관련된 경기는 모두 매진됐다. 자칫하면 ‘암표 전쟁’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 대회장 관중석은 고작 2600여석. 이 가운데 ISU(600석)와 대한빙상경기연맹, 고양시, 기자석(44석) 등에 1000여장이 미리 할당돼 실제 하루에 입장할 수 있는 관중수는 겨우 1400여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연맹 측은 “이번 예매는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1인당 예매할 수 있는 티켓 매수가 제한돼 있지 않다.”고 밝힌 터라 대회장 안팎은 마지막날까지 암표가 나도는 극심한 ‘티켓 전쟁’에 휘말릴 전망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4대그룹 은행인수 불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해도 삼성,SK,LG, 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에는 은행 인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승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15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규제의 완화와 관련,“4대 그룹은 절대 은행을 인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은 이날 인수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기금뿐 아니라 중소기업 컨소시엄도 사후 감시를 철저히 받는다면 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산분리 규제 방향과 관련해 “사전적 규제 대신 사후적 감시를 철저히 하는 원칙에 입각해 추진될 것”이라면서 “은행을 인수하는 대주주에 대해 은행에 준하는 수준으로 회계감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수위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금융업계는 경제력 집중 현상 방지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이 은행마저 소유할 경우 자본의 집중화로 독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4대 그룹을 빼면 막대한 자금이 드는 은행 인수에 나설 수 있는 기업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인수위 방침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국가기간방송법’은 새 방송체제 밑그림?

    ‘국가기간방송에관한법률안’이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전개될 대대적인 방송체제 개편 방향을 예측해볼 수 있는 유력한 근거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국가기간방송에관한법률안은 2004년 11월말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됐다.한나라당의 방송 분야 당론이라 할 수 있는 법안은 당시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계류 중이다. 법안엔 MBC 민영화,KBS 정연주 사장의 거취 등 현 방송계 초미의 관심사를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처리해 나갈지 가늠해볼 수 있는 밑그림을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KBS의 재원구조와 사장 선임 방식이 대폭 손질된다.KBS를 정부가 자본금 3000억원 전액을 출자하는 법인으로 만들고, 수신료 대비 광고수입 비율이 4대6인 현행 재원구조를 최소 8대2의 비율로 재조정한다. 수신료 대폭인상을 전제로 하는 이 안은 KBS 수신료 인상에 적극 반대해온 한나라당의 기존 입장과 어떻게 조율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KBS 최고 의사결정기관도 이사회가 아닌 경영위원회를 구성해 대체한다. 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각 1인을 포함해 9인으로 구성하되, 위원은 국회의장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토록 했다.경영위원회는 사장과 부사장 및 감사 임명 권한을 갖는다. 법안은 정연주 사장의 진퇴와도 직결된다.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인 정병국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정 사장도 당연히 교체된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내년 11월까지 보장된 정 사장의 임기는 중요치 않다는 입장이다. 법안을 통해 MBC 민영화 추진 방안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민영화 방안 자체가 법안에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한나라당은 MBC가 공영방송으로 남으려면 KBS와 같은 재원·운영구조를 따르라고 요구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상업방송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내용의 국가기간방송법을 올 2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중이다. 그러나 언론단체들이 방송 공공성 악화를 우려하며 한나라당 방침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추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언론노조와 PD연합회 등 현업단체들은 조만간 ‘MBC 민영화 저지 특별대책위원회’(가칭) 등을 만들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피겨스케이팅 나흘간 관람료 80만원

    “헉!피겨스케이팅 4일 관람료가 80만원이나 된다고?” 새달 11일 고양시 어울림누리빙상장에서 개막하는 4대륙피겨스케이팅대회 입장권 가격에 팬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4대륙대회는 유럽을 제외한 정상의 피겨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식 국제대회.‘여제’ 김연아(17·군포 수리고)의 출전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이상 일본)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전한다. 더욱이 세계선수권을 한 달 남겨둔 전초전 성격까지 띤 터라 국내팬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기대는 곧 분노로 바뀌었다. 입장권 가격은 좌석 위치에 따라 3만∼10만원. 한 인터넷 피겨동아리의 회원 A씨는 “2년전 강릉대회 당시엔 무료였던 데다 학생 동원까지 했었다.”면서 “김연아 덕분에 국내 피겨의 위상이 좀 높아졌다고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바가지를 씌우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미국대회 최고 가격은 40달러(약 3만 7500원). 올해 유럽선수권 최상위 특별석은 50유로(약 7만원) 정도다. 팬들이 더 분개하는 건 교묘한 ‘끼워팔기’다. 공식 중계권자인 SBS와 대회 마케팅사는 마지막날 갈라쇼를 포함, 나흘간의 10개 이벤트마다 따로 가격을 책정했다. 팬들은 “좋아하는 1종목 경기를 보기 위해 나머지 하루치 종목의 표까지 사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면서 “가격표대로라면 전체 입장권 8개를 모두 특석으로 구할 경우 8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대회를 개최하는 대한빙상연맹측은 4일 진상을 확인하려는 문화관광부의 전화를 받고서야 SBS와 대행사에 부랴부랴 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전날 ‘친절하게’ 가격을 안내했던 판매대행사도 “아직 정확한 티켓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꼬리를 내렸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대입 자율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4일 “대학 입시 자율화의 길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 대학 총장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자율화에 따른 책임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의 질 향상”이라면서 “2008년을 한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교육부가 30년간 대입을 주관했지만 사실 제대로 된 것이 없다.”면서 “30년 전에 대입에서 손을 놓고 대학 자율에 맡겼다면 몇 년간 혼란스러웠을지 모르지만 지금쯤 매우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고 입시 제도도 정착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 정책은 평준화를 전적으로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상당부분 평준화에 두지만, 다양성과 수월성도 함께 검토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앞으로 대학에 들어갈 학생을 안심시키고, 부모에게도 이제 사교육비가 좀 적게 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하고 “대학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대학, 학부모, 학생 모든 것을 감안해서 좋은 의견을 인수위에 제안하면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교협 정기 총회에서 제14대 대교협 회장으로 선출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과 기업, 정부 등 산·관·학이 함께 하는 경쟁력강화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둔다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새 대통령이 직접 챙겨줄 것을 건의했다. 김재천 이경주기자 patrick@seoul.co.kr
  • 2008 패션 키워드 노랑을 주목하라

    2008 패션 키워드 노랑을 주목하라

    파리, 뉴욕, 런던, 밀라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도시의 숨어 있는 패션 명소 가운데 한국인이 다녀가지 않은 곳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세계 유행 따라잡기는 대단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열광적인 분위기를 받쳐줄 만한 좋은 정보는 항상 부족하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올 봄 유행을 전망하는 기사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엇비슷한 유행 전망류의 기사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번역 문장들 때문일 터. 그 유명한 세계 4대 컬렉션 근처에는 가보지도 않고 오로지 스타일닷컴(www.style.com)이나 뉴욕 타임스의 실시간 온라인 기사들을 들여다 보며 유행을 점치고자 노력한다. 그 기사들을 직역해 발 빠르게 내 놓는 보도자료를 보면 참 복잡한 심경이 든다. 예를 들어 ‘선명한 컬러 팔레트와 소프트한 실루엣으로 내추럴한 무드를 가미’,‘핸드 페인팅과 아플리케 등의 정교한 수작업으로 표현된 모티브를 페미닌한 미니 드레스와 팬츠 수트’,‘엘리건트한 롱 드레스 등에 전개하여 내추럴한 여성미를 어필’ 등등. 구슬 꿰듯 영어 단어를 엮어 만든 이런 식의 문장으로 사람들은 어떤 스타일을 상상하게 될까. 패션을 좋아하는 학생이나 업계 사람이라면 패션 전문 케이블채널이나 주요 컬렉션을 한눈에 훑어 볼 수 있는 전문 서적을 읽는 편이 오히려 낫다. 그리고 좀더 부지런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척하는 소비자라면 동대문, 남대문,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등에 나가볼 것을 권한다. 즐비한 패션 상가를 한번 둘러보기만 하는 것으로도 올 봄 유행할 소재와 색상, 스타일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올해는 무슨 유행을 만들까.’하고 고민하는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살펴보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4∼5개월 동안 집중된 그들의 영감과 노력의 결과물이기에 충분히 눈여겨 볼 만하다. 대신 다가올 계절에 팔 만한 ‘스타일’을 건지려는 장사꾼의 시선보다는 나의 체형과 분위기에 맞을 만한 ‘독특함’을 건지려는 멋쟁이의 시선으로 보았으면 한다. ■눈에 띄는 빈티지 컬러와 노랑색 흔히 빨강, 노랑, 파랑을 두고 원색이라 부른다. 옷 입기에 원색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을 ‘진짜 멋쟁이’라 부를 만하다. 올 봄에는 스타일에 생동감을 부여할 만한 원색의 옷과 가방, 구두가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촌스럽다고 기피했던 ‘빈티지 컬러’들이다. 흔히 ‘빈티지 컬러’는 오래 사용해 더럽혀지고, 바래지고, 낡아져 색이 변한 상태를 말하는데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이 빈티지 컬러를 잘 사용해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루이뷔통의 예술 감독인 마크 제이콥스는 언제나 빈티지 의상과 미술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도 그는 컬렉션을 준비하기 전에 워너 브러더스 등 영화사에서 소유하고 있는 오래된 의상들과 재래 시장에서 찾아낸 다양한 제품들을 샘플로 활용한다고 한다. 뉴욕의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과 파리의 루이뷔통 컬렉션에서 볼 수 있었던 노랑색은 기존에 자주 사용되지 않았으나 다양한 빈티지 컬러에 잘 어울릴 만한 컬러로 강력 추천한다. ■여자를 설레게 만드는 하늘하늘한 소재 하나만 꼭 집어 유행 소재라고 명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을 고르라면 단연 ‘시폰’(얇게 짜 가볍고 섬세한 견직물)이다. 얇게 비치는 가벼운 직물로 주로 드레스, 모자, 전등갓, 커튼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시폰으로 디자이너들은 공통된 ‘복고 스타일’을 만들었다. 동대문 부자재 상가에 끝도 없이 쌓여 있는 다양한 색깔의 시폰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소재의 인기를 점칠 수 있다.‘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가죽(일명 페이크 퍼)’과 함께 시폰은 올 봄 유행을 선도하는 소재다. 시폰은 무엇보다 쉽게, 다양한 실루엣을 만들 수 있고 여러 번 겹쳐 독특한 느낌을 줄 수 있으며 액세서리에 사용할 경우 고전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요즘 구매 대행 사이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런던의 탑숍(Topshop)이나 어번아웃피터스(Urbanoutfitters) 등에서는 시폰 베일이 달린 머리 장식을 유행 제품으로 꼽는다. ■촌스러운 꽃무늬의 다양한 스타일 원래 꽃무늬를 좋아하나 주변의 반대에 부딪쳐 입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소원을 풀 수 있겠다.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발렌시아가, 겐조, 드리스 반 노튼, 스텔라 매카트니, 폴 앤 조 등 감각적인 브랜드들이 앞다퉈 다양한 꽃무늬를 사용했기 때문. 앞서 말한 빈티지 원색과 어울려 여성적인 매력을 극대화하는 꽃무늬 옷을 잘 소화하기 위해선 다음 사항에 유념하자. 눈에 띄는 원색과 꽃무늬를 적절히 섞어 입는 센스, 화려한 패턴 때문에 두드러질 수 있는 체형의 결점을 효과적으로 감춰주는 시폰 소재를 선택하는 센스, 촌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도록 지나치게 크거나 강렬한 꽃무늬는 피해주는 센스 등이다. ■빈티지 의상을 탐색하라빈티지 의상과 관련, 디자이너들은 1970년대 스타일에 탐닉했다. 매끈한 스타일 차림으로 눈에 띄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아버지나 엄마, 누나, 언니의 옷으로 섞어 입는 모험을 즐긴다. 색상이나 소재, 유행하는 스타일에 대한 감각은 이렇게 여러 번의 시도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장사꾼의 입장에서 보면 유행이라는 것이 일정하게 반복되는 흐름이자 규칙으로 보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문득 ‘새롭고 아름답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최은선 스타일 칼럼니스트 aleph@nate.com ■ 도움말 및 사진제공:헤럴드 동아TV 컬렉션 북
  • [2012 여수세계박람회-여수가 뛴다] “環남해안권 도약의 계기 만들겠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여수가 뛴다] “環남해안권 도약의 계기 만들겠다”

    새해 첫날 이른 아침, 돌산 향일암에 일출을 보려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이들 틈에서 오현섭 여수시장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시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으로 2012년 세계박람회를 유치했고 올해는 여수가 국제 해양관광도시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 시장은 세계박람회 기반을 다지기에 앞서 꼭 성사시켜야 할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가 박람회특별법 조기 입법이고, 둘째는 여수로의 접근로 확충, 셋째는 정부의 전폭적 예산지원이다. 다시 말해 박람회 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민·관 등 구심체 완비, 육로·철도·항공·해상 등 교통 접근성 조기 완공과 정부의 배려 등을 뒷받침으로 손꼽았다. ●“국세 일부를 지방 교부금으로 지원해야” 그는 시민들도 국제적 안목과 인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친절·질서·봉사·청결’ 등 4대 시민운동은 모두가 다함께 하는 박람회의 밑천이라고 밝혔다. 세계박람회가 여수만의 행사가 아닌 우리나라, 인류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멋지고 활기에 찬 박람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강조했다. 오 시장은 “경남과 전남 등 남해안권 11개 시·군이 정례협의회를 통해 여수 박람회의 공동발전 기틀을 다졌다. 이제는 서로가 양보의 미덕을 보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자치단체 서로가 과도한 이익을 노리고 경쟁을 벌여서는 안 되고 정부와 광역자치단체, 조직위원회가 조정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남해안 공동발전이라는 대전제 아래, 경남지역 숙박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관광과 문화분야에서 전남도와 경남도, 부산시, 제주도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협조와 이해를 이끌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 하나로 부산에서 진주(사천·남해)∼여수∼홍도를 잇는 크루즈선 운항이나 한려해상국립공원 공동 활용방안 등이 연구 검토되고 있다. 오 시장은 “여수는 수산자원보호구역, 다도해,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묶인 탓에 경치 좋은 곳에 숙박과 관광시설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개발제한 규제법 36개를 1개로 의제 처리해 박람회 특별법에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 여기다 정부가 여수 석유화학국가산단에서 거둬들이는 국세(연간 4조 3000억원)의 10∼20%를 지방교부금으로 박람회 전까지만 지원해줄 것도 당부했다. 이 돈으로 시내 도로를 넓히고 상·하수도와 도심환경을 정비하겠다고 쓰임새를 밝혔다. 현재 지방세(1500억원)로는 벅차다는 입장이다. 그는 “여수는 국가와 지방산단 조성으로 개발의 폐해가 있는 반면 해상국립공원으로 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며 “시민들도 개발과 보존의 양면성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밝힌 바 있는 여수프로젝트와 여수선언를 발판삼아 여수가 세계적인 환경보존과 연구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두 가지 특별사업에 3000억원을 지원한다. 오 시장은 “여수박람회는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란 주제로 해양자원의 보존과 개발에 관한 새로운 대안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이 준 큰 선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 오 시장은 “2011년까지 박람회 전시장과 사회간접자본시설을 마무리지으려면 4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정부의 예산과 인력이 제대로 지원돼야 한다는 점에 힘을 줬다. 여수시는 올해 공직자는 물론 시민교양강좌를 대폭 늘린다. 교육으로 관광지 주변 숙박지와 식당 주인들을 무장시킨다. 환경정비와 친절, 위생, 정직 등을 실천하게 하려는 의도다. 또 국제 관광지다운 인상과 감동을 주자는 의미다. 요즘 여수시청 직원들은 날마다 일 시작 30분 전에 간단한 영어 인사말과 방향 알려주기 등을 익힌다. 자원봉사자,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넓은 마음과 여유, 양보심으로 4대 시민운동을 정착시키면서 여수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다. 설령 박람회가 끝나더라도 관광객들이 여수를 또 찾게 하도록 시민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여수는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너무나 큰 선물을 받았다.”며 “시민들에게 정말로 감사하고 성공적인 박람회가 되도록 성원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李 당선자·재계 첫 회동] 이건희 회장 “비자금의혹 나중에 말할 것”

    ‘재계는 벌써 봄날’ 2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을 찾은 대기업 총수들의 얼굴에 비친 내년 재계 표정이다. 이날 나온 대기업 총수들의 발언을 꼼꼼히 살펴보면 이들 기업의 새해 화두를 엿볼 수 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의 말처럼 “지난 5년간 부족했던 경제계와 정부간 대화”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당분간 ‘인고의 세월’이 계속될 것임을 각오하는 눈치다. 이건희 회장은 ‘김용철(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변호사의 여러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어떤 형태로든 적당한 기회에 직접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삼성 “홍시처럼 인고”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임직원들에게 ‘인내’를 주문했다. 윤 부회장은 이날 종무식에서 “(오랜 기간 나무에 매달려 있는)땡감은 매우 단단하고 떫어 맛이 없지만 세찬 비바람을 견뎌내고 까치와 벌레 등의 공격에서 견디어 남아 비로소 단맛을 내는 달콤한 홍시가 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이처럼 외부의 시련과 급격한 환경 변화 등을 잘 견뎌낸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한 체질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당부를 했다. ●SK·금호아시아나… 공격 경영 SK·금호아시아나·신세계그룹은 내년에도 공격 경영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한 것이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이 각각 관광산업과 유통업 발전방안을 당부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박 회장은 “저가 항공사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고 웃기만 해 여러 해석을 낳았다. 그룹측은 “그동안 안 하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밝혀 굳이 또 부인하지 않은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돈 기업인 대림산업과 한화그룹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여천NCC 분쟁과 관련해 김승연 한화 회장을 고소한)소송건이 진행 중”이라고 말해 아직까지는 화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종전의 격앙된 톤은 한결 누그러졌다. ●새 정부·재계 벌써 ‘허니문’ 통상 정부가 새로 출범하면 두세 달은 밀월관계가 지속된다. 이번에는 결혼식(대통령 취임)도 전에 벌써 ‘허니문’이 시작된 양상이다. 8년만에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나온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간담회에서 “국가경쟁력 강화가 중요하고 기업인이 존경받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내년 경제가 아주 좋을 것”이라고 화답했다.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새 정부와 재계가 성장을 함께 이뤄나가자는 분위기”라며 “현재로서는 손발이 척척 맞는다.”고 전했다. 안미현 김효섭 강주리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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