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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들 “자치권 훼손 공감법 저지”

    감사원이 최근 입법예고한 ‘공공감사법률안(이하 공감법)’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공감법이 지방자치권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수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수정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4대 지방협의체가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하는 등 집단 반발에 나설 태세다. 감사원은 지난 5월 지자체 감사기구의 조직과 예산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감사책임자를 개방직위로 지정하는 내용의 ‘공감법’을 입법예고했다. 감사의 독립성과 책임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자체 감사활동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기초단체장 협의체인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29일 대전에서 공동회장단회의를 열어 공감법 저지 방침을 천명했다. 협의회는 공감법이 자체 감사를 개선한다는 입법 취지와 달리 감사 전반에 대한 감사원의 권한 강화로 지자체장의 인사권과 자율 행정권 등 지방자치의 고유권한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법안이 전면 수정되지 않으면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 등 4대 지방협의체가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협의회 관계자는 “재정 조기집행 등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직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통상 규정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일부 발생할 수는 있다.”면서 “그렇다고 감사원의 지나친 관여는 지방행정 수행을 크게 위축시키고 공직사회에 복지부동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자체 감사는 정부합동감사, 부처 수시감사, 시·도의회감사 등 연간 130여차례에 이른다. 지자체가 자치권 훼손을 우려하는 공감법의 주요 내용은 ▲지자체의 모든 감사책임자를 개방형 직위로 임명 ▲감사원에서 감사책임자 교체 가능 ▲감사담당자로 감사원 소속 공무원 파견 가능 ▲감사원의 대행·위탁감사 가능 ▲자체감사기구가 감사원에 감사결과 직접 보고 등이다. 정부 부처에서도 공감법에 따른 감사원 조직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감사원 정원은 본부만 1045명이다. 한 사회부처 관계자는 “본부 정원만 1000명이 넘는 감사원의 지자체 직원 파견 등은 과도한 행정 간섭과 ‘밥그릇 챙기기’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등 집행부처에서는 지방재정 조기집행 등 지방행정정책이 발목이 잡힐까 우려하는 눈치다. 이와 관련, 성용락 감사원 사무총장은 “공감법을 통해 감사원 권한이 강화되는 것도 없고 자치단체 자율권이 침해받는 것도 없다.”면서 “자율감사시스템 구축을 통해 자체감사기구와 감사원이 역할을 분담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국진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하반기 경제운용] 술·담배 등 증세 검토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은 시중은행의 외환유동성 회수 등 점진적 출구계획에 시동을 거는 한편 기업·일자리 분야를 중심으로 재정 확장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정부는 외환위기로 시중은행에 공급한 외화유동성을 8월 말까지 회수하고 은행 스스로 해외차입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부분적으로 세 부담을 늘리는 정책도 검토된다. 이 경우 시중에 있는 유동성을 일부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과세와 감면 제도 정비를 통해 증세가 필요한 부분은 증세하겠다.”며 “외부 불경제 항목에 대한 증세도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불경제 품목은 가격이 올라도 소비가 크게 줄지 않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제품들로 담배나 술, 유류 등을 의미한다. 반면 윤 장관은 기업에 대해서는 감세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는 “기업의 법인세율을 경쟁국과 비교해 높게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감세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투자 의욕을 고취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기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된다. 기업의 설비자금을 공공부문이 함께 부담해 투자 위험을 줄여주는 ‘공동 투자방식’이 도입된다. 또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부품·소재 분야 등 15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펀드가 조성되고 오는 8월에는 선발된 중소기업을 수출 1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중소기업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신성장동력 펀드도 6월 5600억원이 결성된 데 이어 오는 9월 2차로 2500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일자리 정책 분야는 2조 9000억원의 노동부 추경 예산을 집행한다. 아울러 희망근로 등 한시적 일자리 정책 각각에 대해 보완·개편 방안을 검토한다. 이는 정부의 기존방침인 ‘한시적 일자리 정책 집행 후 폐지안’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고용지표가 나아지지 않으면 추가 재정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적극적 의도로 풀이된다.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오는 10월 착공할 예정으로 22조원의 자금이 5년간 투입된다. 정부는 확장기조를 견지하는 대신 유동성 증가로 인한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제한하고 강남 3구에만 적용되고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비투기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물가관리는 농축산물의 수급을 조정해 급등락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이외 공공요금 원가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판매가격 정보 공개시스템에 석유제품 외 가공식품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정부는 석유공사가 1000억원, 광물공사가 100억원을 투자하는 자원광물펀드를 오는 10월 조성해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자금이 부족해 구입하지 못하는 해외 광구들을 구입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285개 공공기관장 ‘4대강 특강’

    정부가 285개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한자리에 모아 4대 강 살리기 사업 특별교육을 실시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사업과 관련이 없는 기관장들까지 전원 참석을 의무화해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공기업들은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공공기관의 재정 분담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3일 오후 3시 경기 과천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본부 대강당에서 285개 공공기관 기관장을 참석시킨 가운데 ‘4대 강 살리기 사업 공공부문 기관장 특별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은 국토해양부 장관의 기조연설, 4대 강 살리기 홍보 동영상 시청, 사업설명, 질의·답변 등으로 이뤄진다. 공문은 지난 주 재정부 명의로 전체 공공기관 297곳 중 통·폐합 예정인 12곳을 제외한 모든 기관에 보내졌다. 공문은 ‘불참자와 참석자 명단을 총리실에 통보한다.’고 명시, 사실상 모든 기관장의 참석을 의무화했다. A공공기관 관계자는 “건설·토목 등 사회기반시설에 관련된 기관만 부르면 될 것을 왜 모든 공공 부문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공공기관 관계자는 “아마 4대 강 사업에 대한 공공기관들의 재정 분담을 요구하려는 것 같은데, 우리들이라고 무슨 여력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23일 공공기관장 특별교육은 20, 21일에 있을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 고위공무원 특별교육에 이어서 하는 것으로, 재정이나 투자와 같은 얘기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면서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공공기관장이 있어서는 안 되겠기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문을 보낸 주체인 재정부 관계자는 “국토부의 요청에 따라 공공기관을 관할하는 부처로서 공문 발송만 해 준 것”이라며 이번 행사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토부 측은 “재정부의 초빙으로 우리 장관과 4대 강 살리기 본부장이 강사로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재정부 행사”라고 전혀 다른 입장을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생각나눔 NEWS] 군단위 기술직공무원 ‘4급의 恨’

    [생각나눔 NEWS] 군단위 기술직공무원 ‘4급의 恨’

    “군청의 기술직 공무원들도 서기관(4급)이라는 꿈의 날개를 달고 싶어요.” 군 단위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기술직 공무원들이 서기관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현장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시설, 농업, 보건, 환경, 해양, 수산 등 15개 기술 직렬 공무원들은 규정상 서기관 승진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대한 규정(대통령령 제20900호)’에 따르면 군 단위 지자체는 서기관이 가는 국(局)을 둘 수 없다. 규정상 군의 서기관 자리는 부군수, 기획감사실장, 주민생활지원과장 등 3개로 국한돼 있다. 이 가운데 부군수는 사실상 도지사가 임명하고 나머지 두 자리는 지방행정, 지방교육행정, 지방사회복지, 지방사서 등 4개 직렬 공무원들만 갈 수 있다. 기술직이 서기관에 오를 길이 막혀 있는 셈이다. 전국 86개 군 가운데 광역시에 속한 군으로 인구 15만명 이상(실·국 3개 이내 설치 허용)인 대구 달성군과 울산 울주군 등 2개 군을 뺀 나머지 84개 군이 이에 해당된다. 결국 군 단위 기술직 공무원은 능력에 상관없이 퇴직 때까지 아예 서기관 승진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사기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들은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인 경제 및 4대강 살리기, 예산 조기 집행 등으로 근무 여건이 더 악화돼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들은 이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경북도 시장·군수협의회(회장 박영언 군위군수)는 22일 성주 가야산관광호텔에서 열린 민선 4기 제12차 정기회의에서 행안부에 이 규정의 개선을 건의하는 안건을 채택했다. 이른 시일 내에 관련 규정이 개정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이삼걸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이날 행안부에서 열린 전국 시·도 부시장·부지사회의에서 군 단위 지자체 행정기구 등에 관한 규정의 일부 개정 요구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군과 이들 지자체의 기술직 공무원들은 행안부에 관련 규정을 바꿔 기술 직렬 공무원에게도 지방기술서기관 승진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고 현행 4급 정원 내에서 지방서기관 및 지방기술서기관을 임명할 수 있는 부서 범위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이기도 한 박영언 군수는 “행안부의 현행 지자체 행정기구 등에 관한 규정은 관선시대 행정직 우월주의에서 비롯된 폐습이자 기술직 공무원들에 대한 족쇄”라며 “마땅히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잡종의 거룩한 시대 도래/최창일 현대시인협회 이사·시인

    [열린세상] 잡종의 거룩한 시대 도래/최창일 현대시인협회 이사·시인

    2002년 월드컵 축구에서 한국 사람들이 응원 구호로 외친 ‘대~한민국’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야구대표팀이 아깝게 우승을 놓치고 준우승한 세계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한민국의 응원 구호를 베네수엘라가 모방하여 응원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대한민국의 응원구호는 세계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 그 구호를 누가 만들었으며, 음절로 따지면 어느 장르에 속하느냐고 묻는다면 좀 엉뚱할까. 당시 월드컵 전야제가 열리던 시청 앞 광장으로 가보자. 김덕수의 사물 놀이패가 등장하고 불꽃놀이와 함께 사물놀이패의 무대는 치솟는 형태를 취하여 구경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서 김덕수 사물놀이자의 의도인지 흥이 나서인지는 모르나 김덕수는 ‘대한~민국~’을 외치며 사물놀이에 빠져든다. 그 유명한 응원구호는 이렇게 탄생되었다고 임진택 판소리꾼은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구호는 판소리의 8음절로 표현된 판소리 가락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과 일부 세계인은 자신도 모르고 한국의 판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모양으로 사람들은 어느 나라의 음악인지 따지지 않고 새로운 리듬에 맞추어 흥을 돋우고 있는 것이다. 김동규 성악가는 순수음악을 공부한 사람이다. 그가 대중음악을 들고 나왔다. 그가 나훈아의 트로트를 가곡풍으로 불렀을 때 듣는 사람은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미식축구로 우리에게 강렬한 조국애를 심어준 하인즈 워드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다. 미식축구를 좋아하는 미국인에게 한국과 미국인의 혼혈인의 강인함을 자연스럽게 심어주었다. 국내에서는 혼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긍정으로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 21세기의 특징 중에 하나가 퓨전시대의 도래다. 2009년은 또 다른 잡종의 거룩한 시대를 만나는 계기를 볼 수 있다.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비 백인이 미합중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것은 세계적으로 놀라운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순히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 분류되지만, 그는 잡종적 인종이다. 오바마는 아프리카 출신 흑인아버지와 미국인 백인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 출신 양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인간 오바마는 어떤 의미에서 미국(유럽)인의 백인, 아프리카의 흑인, 아시아의 황인종이 결합된 민족적으로 잡종의 절정이다. 문자 그대로 ‘전 지구인’ 또는 명실공히 ‘세계인’일지도 모른다. 이종교배(잡종)의 거룩한 시대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 현상은 세계 경제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엄청난 사유의 대 전환으로 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푸른 잔디밭에 어느 날 나타난 골프계의 예수라고까지 불린 타이거 우즈는 스스로 자랑스러운 ‘잡종’이라는 말을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수치스럽게 여겼던 ‘잡종’이 21세기에는 자연스럽게 나아가 자랑스러운 입장으로 변화되는 잡종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문학에 있어서도 일어나고 있다. 순수문학 형식인 시, 소설에 다른 예술 매체가 과감하게 침입하여 이종 교배를 시도하고 있다. 소설에 저널리즘적인 르포르타주의의 기법이 가미되기도 한다. 순수 소설의 전통 리얼리즘적 재현양식에 공상과학 소설(SF), 추리소설, 공포괴기소설, 고딕소설의 기법에 나오는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기법이 등장하기도 한다. 시화전의 경우 시와 그림·서예가 만나서 잡종의 문학을 오래 전 친숙해져 왔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는 잡종과 순수의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최선이 되어 버렸다. 문학에 있어서 순수만의 의미 부여와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순수한 것도 아름답지만 잡종적인 것도 아름답다는 데에 대중이 동조하고 있다. 중앙 집중도 구심적인 힘이 있지만 퍼뜨리는 이산(離散)은 더 큰 원심적인 힘이다. 최창일 현대시인협회 이사·시인
  • 김무성 “할 말이 없다”

    김무성 “할 말이 없다”

    ‘좌장’은 입을 다물었다. 여권 주류 쪽이 차기 원내대표로 친박 진영의 좌장 김무성 의원을 추대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정작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명확한 반대 의사로 사실상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4선의 김 의원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이날 “할 말이 없다. 박 전 대표의 진의를 들어봐야 한다.”고만 했다. 방미(訪美) 중인 박 전 대표에게서 연락은 없었다고 했다. 김 의원이 스스로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한다고 밝힌 적은 없다.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당 화합과 쇄신을 위해 여권 핵심에서 ‘김무성 카드’를 먼저 꺼냈다. ‘정치인 김무성’이 아니라 ‘친박 김무성’이 친이·친박 화합 차원에서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처음부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계파 차원의 문제였다. 김 의원 개인이 선택할 사안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런 점에서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의 반대를 무릅쓰고 원내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은 낮다. 친박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다. 한 의원은 “원내대표 자리 하나 주고 ‘친이가 줄 것은 다줬다.’는 식으로 우리에게 책임만 떠넘길 수도 있다.”며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김 의원 개인적으로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원내대표에 두 차례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는 2006년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개정 등 ‘4대 악법’ 저지 투쟁을 위해 ‘강한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에 밀려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재오 전 의원에게 석패했고, 이 전 의원의 사퇴로 같은 해 다시 치른 경선에서는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패한 적이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美정부, 크라이슬러 파산보호안 반대 은행 위협”

    미국 자동차업계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차르’가 크라이슬러 파산보호안에 반대한 투자은행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자동차 차르’ 스티븐 래트너 재무부 자동차 태스크포스 특별보좌관이 크라이슬러 파산보호안에 반대한 투자은행을 위협했다고 A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펌 ‘화이트 앤드 케이스’의 파산전문 변호사 토머스 로리아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래트너 보좌관이 크라이슬러 채권단 중 하나인 투자은행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의 관계자에게 파산보호안에 반대한다면 난처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리아 변호사는 “래트너 보좌관은 은행이 계속해서 반대한다면 백악관 기자단을 동원해 은행의 평판을 떨어뜨리겠다고 위협했다.”고 덧붙였다.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가 백악관으로부터 직접적으로 협박받았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백악관은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러한 주장은 전부 거짓”이라며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 관계자도 “이번 결정은 투자 리스크와 보상에 대한 평가에 근거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는 채권단과 미 정부 간 채무조정 협상이 결렬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주요 채권단인 씨티그룹과 골드먼삭스 등 4대 은행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인터넷 무분별 명예훼손 경종

    대법원이 비방성 댓글을 방치한 데 대해 포털사이트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인터넷상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명예훼손 행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대법원은 동시에 표현의 자유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해 ‘타인의 권리와 이익이 침해될 것을 예상할 수 있는 경우’로 포털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범위를 제한했지만, 포털업계 쪽은 여전히 그 기준이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김모씨가 4대 포털사이트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쪽 손을 들어주면서 포털들이 ▲김씨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의 존재와 이로 인한 부작용을 예견할 수 있었던 점 ▲금칙어 설정 등을 통해 기술적으로 불법적인 게시물들을 관리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인 김씨에게 직접적인 요구를 받지 않았어도 포털이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에도 유사한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게 주의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동시에 포털이 손해배상 등을 우려해 지나친 간섭을 하면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면서 그 범위를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로 타인의 법익 침해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경우’로 제한했다. 그러나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 코리아 등 포털 3사는 대법원의 판결을 인정하면서도 “대법원에 상고한 이유는 온라인에서의 기사와 게시물의 관리에 대한 포털의 책임과 기준을 명확히 하고자 했기 때문인데 여전히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지혜 깁효섭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여야 슈퍼추경 합의도출 서둘러라

    ‘슈퍼추경’ 편성을 둘러싼 여야의 힘 겨루기가 본격화됐다. 정치권은 어제부터 상임위별 심의에 들어가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추경 규모와 내용 등에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타개하려면 정부가 제출한 28조 9000억원 규모의 추경이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13조 8000억원 규모의 독자적인 추경안을 제출한 민주당은 정부안을 ‘빚더미 추경’ 으로 규정하고 적자국채 발행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여당과 민주당의 추경안이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세수결손 보전분 11조 2000억원을 제하면 차이는 4조원에 불과하다. 정부·여당은 임시 일자리 창출을 통한 저소득층의 생계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양질의 일자리 확보에 예산을 집중 배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구호’를 뺀다면 모두 지원대상이 저소득층이다. 따라서 머리를 맞댄다면 얼마든지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4대강 살리기 및 하천정비에 추가로 배정한 7595억원은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반발을 감안하면 여권의 양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 정치권 역시 대규모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성장률 추락에 따른 일자리 증발을 막으려면 정부가 적극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추경 심의는 적정성과 효율성, 시급성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정부가 1조 9950억원을 투입해 6개월간 40만가구에 월 83만원을 지원하겠다는 ‘희망근로’의 경우 벌써 지원기준을 변경하는 등 적잖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국회 심의는 바로 이런 부분에 맞춰져야 한다. 경제살리기 추경 심의가 정국 주도권 다툼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
  • 기약없는 새만금 내부개발

    새만금 방수제 건설 필요성과 개발 방식에 대한 논란이 거듭돼 내부 개발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9일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에 따르면 총사업비 3조 3000억원이 투입되는 새만금 방수제 125㎞ 건설사업이 지난달 하순 입찰공고가 나가며 추진될 계획이었다. 농어촌공사는 올해 1차로 15개 구간 97㎞를 건설하고 나머지 6개 구간은 다음에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방수제는 새만금 방조제 건설로 생성된 내부 담수호와 토지를 구분하는 둑으로 지난해 말 농림수산식품부가 확정한 사업이다. 그러나 최근 방수제 건설을 둘러싸고 국토해양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전문가들의 견해가 달라 아직도 공사 추진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총리실 새만금기획단은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학계와 부처별 의견을 수렴했으나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달 중에 새만금 기획단 토지분과위원회와 환경분과위원회 등을 열어 내부 개발 방향을 계속 논의할 방침이다. 농어촌공사도 정부 방침이 확정되지 않아 방수제 건설 사업 입찰공고를 무기한 유보했다. 이에 따라 전북도민들의 숙원인 새만금 내부 개발사업이 상당기간 지연될 상황을 맞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방수제를 건설해야 내부 토지가 드러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방수제가 새만금 내부 기간 도로망 역할을 하고 홍수를 방지해 매립 토사도 적게 든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일부 부처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방수제를 건설하지 말고 토지 수요에 따라 육지쪽부터 점차 매립해 나가자는 의견이다. 일괄적으로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사업비 부담을 줄이고 순차적으로 개발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수제를 건설하지 않을 경우 새만금 내부개발의 가장 큰 과제인 매립 토사가 많이 필요하고 홍수 피해가 우려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북도의 입장이다. 특히 내부 개발사업이 언제 완공될지 모를 정도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새만금 방수제 공사가 발주될 경우 전북도내 건설경기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던 도내 건설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협회 전북도회는 타 시·도는 4대강 개발사업으로 지역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전북은 새만금 사업마저 늦어질 경우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U턴 기업 잡기… 손뻗는 지자체

    U턴 기업 잡기… 손뻗는 지자체

    ‘U턴기업을 잡아라.’ 원화가치 하락과 개도국의 임금 상승으로 인해 국내로 귀환하려는 기업들이 늘면서 자치단체들 간에 ‘U턴기업’ 유치전이 불을 뿜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1100여곳을 조사한 결과 27%가 중국사업 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U턴 현상이 나타났던 일본에서는 해외공장 설립이 4년만에 3분의1로 줄고 국내 신규 공장 설립은 2배 이상 늘었다. 지자체들은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중국 등 현지 실태조사에 나서는 한편 부지 제공과 보조금 지원 등 U턴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다. 대구시는 중국에 파견된 투자유치자문관을 통해 국내 귀환 가능성이 있는 연고기업을 파악하고 있다. U턴기업에는 이전 비용을 보조하고 고용보조금과 교육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등록세와 취득세를 전액 면제하고 법인세도 5년간 받지 않기로 했다. 또 조성 중인 성서5차산업단지와 대구테크노폴리스에 U턴기업을 우선 입주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종천 대구시투자유치단장은 “국내 귀환 기업에 대해서는 수도권 기업이 이전할 때 주는 인센티브 등 다양한 재정·행정적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진출 국내기업 27% “돌아오겠다” 경기도는 지난 1월 중국에서 U턴 가능성이 있는 지역 연고 기업 21곳의 실태를 파악했다. 이 중 5개 기업이 한국으로 들어올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조만간 해외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내 복귀의사를 폭넓게 조사한 뒤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내에 도와 유관기관 관계자들로 대책반을 구성, 지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KORTA 해외무역관, 재외 공관들과도 귀환기업 현황파악과 지원책 마련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귀환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업체와 형평이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공장부지를 알선하고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충북도는 중국으로 진출한 국내 기업 중 충북 4대 전략산업과 부합하는 기업 1000곳을 압축, 정우택 지사의 서한문을 보내는 등 구애공세에 나서고 있다. 도는 서한문을 통해 충북으로 이전할 경우 부지 알선 등 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 등과 협의해 다양한 유치전략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충남도기업유치단은 이달 말 중국 상하이를 방문, 80여개 귀환 예상 연고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는다. 교통·물류여건 등 입지 환경이 다른 지자체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충북도지사 1000곳에 서한문 보내기도 강원도는 해외에서 돌아오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강원 세일즈 투자 설명회’를 펼친다. 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주한 외교사절,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 400여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갖는다. 설명회에서는 투자유치를 위해 강원도 내 18개 시·군의 홍보 전시관과 투자상담실이 운영되며, 20여개 업체와 협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오춘석 강원도 투자유치사업본부장은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연내 개통되면 수도권과 차량 이동시간이 30~40분대로 단축돼 기업환경이 크게 좋아진다.”며 “해외 진출 기업이나 국내 기업들의 강원도 이전이 많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과 경남도, 울산시 등은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U턴기업을 유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전국종합·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4월 국회 추경 반드시 처리해야

    4월 임시국회가 어제 개회됐다. 임시국회는 추경안과 함께 금산분리 완화, 반값 아파트법 등 처리해야 할 경제개혁 법안을 쌓아 두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경제난에 고통 받는 국민들은 추경안 등이 하루빨리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을 테지만 국회 안팎의 상황은 순탄한 법안 처리에 우려를 갖게 한다. 우선 추경 규모를 놓고 여야의 시각이 확연히 다르다. 정부의 29조 9000억원 추경안에 민주당은 4대강 정비사업 등을 대폭 삭감하자는 입장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3월 경상수지가 5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약간 희망을 보이고 있지만 문제는 내수라면서 추경안 처리 의지를 보였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경제·서민 위기 극복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도움이 안 된다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추경을 서민 대책과 일자리 창출 등에 한정해야 하고, 4대강 정비사업 등 불필요한 것은 대폭 줄이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경안을 둘러싼 여야 협상은 난항을 빚을 것 같다.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국회 운영에 차질을 줄 가능성도 걱정스럽다. 민주당은 공안정국 조성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한나라당은 방패특검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정조사를 요구한다는 방침이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돈 받은 여야 정치인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우리는 본다. 추경안과 경제개혁 법안은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홍준표·원혜영 원내대표의 임기 중 마지막 임시국회다. 두 사람은 원내대표 1년의 성적은 추경안 처리 여부에 달려 있다는 각오로 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임시국회를 방패국회로 삼아서 정쟁을 벌이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여야는 혐의가 드러난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체포동의안을 처리해서라도 제대로 일하는 국회로 만들기 바란다.
  • [지방시대] 남강댐 물 갈등 해결, 중앙정부의 몫이다/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시대] 남강댐 물 갈등 해결, 중앙정부의 몫이다/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 15년 전쯤 대구지역의 위천공단 조성문제로 첨예한 분쟁이 계속됐던 적이 있었다. 위천공단 조성 반대론자들은 “위천공단 문제는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기승을 부리게 된 지역주의와 정치적 기득권층인 대구·경북의 지역패권 고리에 중앙정부의 물 정책 부재가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위천공단 조성 지지자들은 “대구·경북지역 공장의 70%가 공단 밖에 위치해 공해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집단화시켜 일괄 처리하는 것이 부산·경남지역에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위천공단 조성과 관련한 대응들을 살펴볼 때 특이한 것은 국가와 기업의 입장과 환경운동 및 시민운동 단체의 주장에는 전혀 차이가 없고, 오로지 지역간 입장만 달랐다는 점이다. 부산·경남지역 대부분의 단체는 위천공단 조성을 반대했다. 반면에 대구·경북지역의 환경운동단체 등은 위천공단 조성에 대한 대구시 입장을 적극 찬성했다. 환경운동으로 대표되는 신사회 운동의 핵심은 연대운동이다. 환경문제는 지역과 국경을 넘어 보존돼야 할 연대운동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위천공단 조성 논란 당시 각 지역의 환경운동은 지역을 넘는 연대운동이 아니라 각 지역의 입장만 주장하는 현실이 특이했다. #2. 최근 남강댐물의 부산지역 공급과 관련된 분쟁이 한창 뜨겁다. 정부가 최근 진주 남강댐의 운영수위를 높여 용수를 부산시에까지 공급하겠다는 남강댐 광역상수도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자 경남지역 주민이 크게 반발했다. 반대 이유는 댐 운영수위가 상승되면 댐 하류지역인 사천만과 남강 본류로의 방류량이 늘어 진주·사천지역의 홍수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남강댐의 저수율이 낮은데도 부산시로 물을 공급하면 남강댐 물을 이용하는 서부 경남권에 앞으로 물부족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첨예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산·경남지역에는 최근 신항 명칭 및 신항 컨테이너 선석과 노무인력 공급 등을 둘러싸고 갈등도 있었다. 이번에 물싸움까지 불거져 자칫하면 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다양한 정치적 대화들이 시도되었으나 해법은커녕 반발만 더 거세지는 형국이다. #3.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예기치 못하는 부작용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여러 지자체가 경쟁이라도 하듯이 화려한 건물짓기에 혈안이 되거나 지자체와 정치권이 공모,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크게 떨어지는 대형 사업을 유치해 천문학적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도 많이 목격했다. 또 위천공단조성 문제나 이번 ‘물’ 분쟁사례에서 보듯이, 지방자치제가 지역간의 분쟁이나 고질적 지역주의를 해결하는 데 무기력한 현상은 안타깝다. 중앙정부는 이러한 지역간 갈등 문제에서는 언제나 한 발 빼면서 먼저 상호 타협안을 가져오라는 식이다. 이번의 남강댐물 분쟁도 사실은 중앙정부가 대안 없이 정책안을 발표함으로써 갈등을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 경남·부산지역의 물 문제가 지역의 문제에 불과한가. 중앙정부가 국민 생존권 인프라 구축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이는 기본 의무의 유기다. 낙동강 수질 개선을 포함한 4대강 정비 프로젝트의 실행과 상수도 광역화사업 등은 보다 구조적인 해법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정책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지역의 갈등은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제기한 신자본으로서의 사회적 신뢰의 심각한 훼손이다. 중앙정부가 이러한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고 지역균형발전, 나아가 국가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조선말 황실문화 한눈에… ‘운현궁’ 展 서울역사박물관서

    조선말 황실문화 한눈에… ‘운현궁’ 展 서울역사박물관서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은 운현궁에 머물며 소용돌이치는 조선 말기의 한복판을 지냈다. 고종 역시 1863년 12살의 나이로 임금의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운현궁에서 함께 살았다. 그렇게 격동의 시기, 조선 마지막 황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던 운현궁은 일제강점기에 다른 황실 재산과 함께 국유화됐다. 1948년 흥선대원군의 4대 후손 이청(73)씨에게 반환됐다가 1993년 서울시가 매입했다. 운현궁 측은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흥선대원군 초상(보물 1499-1호) 등 유물 6664건 6700여점을 1993년부터 2007년까지 9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기증했다. 이는 여지껏 서울역사박물관의 최대, 최고 수준 소장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4일부터 조선 후기 왕실문화의 정수와 서양 문물의 유입과정을 보여 주는 ‘운현궁을 거닐다’ 특별전을 시작한다. 이번 전시에는 6700여건의 기증 유물 중 150여건을 엄선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서울대학교 박물관 등에 소장된 유물 등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운현궁의 역사와 생활상, 그리고 예술인으로서의 흥선대원군의 면모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다. 5월31일까지 열린다. 특별전은 흥선대원군, 흥선대원군의 아들과 손자 등 운현궁에서 황친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숨겨진 얘기, 그리고 운현궁 자체의 역사, 흥선대원군 등을 통해 보여지는 운현궁의 예술세계 등이 공개된다. 또한 현대 운현궁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는 사진과 영상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대표 전시유물로는 흥선대원군 초상과 흥선대원군의 묵란도 병풍, 화접도, 운현궁에서 사용했던 화로와 황이, 흥선대원군장(章) 등의 인장류, 회중시계 등 흥원(興園·흥선대원군 무덤)출토 유물 등이다. 전시기간 중 서울역사박물관이나 운현궁 중 한 곳의 입장권을 갖고 있는 시민은 다른 한 곳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일자리 추경’ 진통 본격화

    오는 4월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똑같은 목표로 여야가 내놓은 추경안이 규모와 방법론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 창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민주당은 국민 부담 최소화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민주 “국민 부담 최소화 해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13조 8000억원 규모의 일자리·서민 추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밝힌 27조∼29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본예산 통과 당시 한나라당은 국채 발행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선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일자리 예산 4조 3000억원 편성안에 반대했다.”면서 “엉터리 예산 편성으로 사상 최악의 조기 추경을 해야 하는 마당에 한 마디 반성이나 사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재정적자 규모를 최소한으로 한다는 원칙에 입각해 추경안을 편성했다.”면서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6%포인트 하향조정함에 따라 발생하는 10조원 안팎의 세수 결손은, 인건비·운영비 등 지출예산 삭감, 4대강 정비사업과 ‘형님예산’ 등 과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절감, 고소득층의 소득세 및 대기업의 법인세 감세 연기 등을 통해 보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추경을 ‘일자리 추경’으로 정의한 만큼 재정 투입으로 직접적인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네경기 진작,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 미래성장동력 투자 등 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새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 “4대강 예산 반드시 관철” 특히 4대강 사업 예산을 놓고는 여야가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민주당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은 “한나라당은 SOC와 4대강 살리기 등 불필요한 예산까지 추경에 포함시켰다.”면서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방 인력에 일감과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4대강 사업 예산 등은 지방 경기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법 고용안정이 우선이다

    정부가 오늘 기간제 및 파근 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 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대해 2년간 4대 사회보험료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특별법도 제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결과, 정규직 전환 효과보다 고용불안 확산이라는 부작용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법 개정 이유다. 전례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직면해 정규직 일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해고의 규제를 받지 않는 비정규직은 우선 감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노동계는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은 법 제정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재계 역시 오는 7월부터 비정규직을 자연스럽게 감원할 수 있는데 고용기간이 늘어나면 4년간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며 볼멘소리다. 하지만 고용통계에서 드러나듯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7월이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노동계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한국판 위기극복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자리 나누기의 혜택을 받으려면 비록 질 낮은 비정규직일지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우리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하루속히 고용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4월 임시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정치권과 노동계는 비정규직의 처지와 경제 실정을 감안해 고용안정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하기 바란다.
  • 추경 동상이몽

    추경 동상이몽

    4월 임시국회에서 다루게 될 추가경정예산의 규모와 용처를 놓고 여야가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자리 창출과 내수경기 진작, 구조조정 지원을 3대 추경 원칙으로 내세우며, 30조원을 넘는 ‘슈퍼 추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토목 공사와 관련된 ‘삽질 추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서민 추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슈퍼 추경’이 경기부양 효과를 내기보다 재정 건전성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4월 국회를 20일 남짓 앞두고 추경 문제가 정치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추경과 관련, “20조∼30조원 규모를 넘을 수도 있다.”면서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으로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3대 추경 원칙에 따라 예산 집행 프로그램이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정책위의장은 일자리 창출 예산과 관련, “예산의 평가 관리 지침에 고용 창출 효과를 하나의 항목으로 추가해 예산이 일자리 창출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평가할 수 있도록 감사원에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내수 경기 진작에) 단지 얼마의 예산을 편성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예산 투입 경로를 다양화해 최대한 많은 기업에 효과가 돌아 가도록 하는 ‘일감 나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추경에 과감히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도 했다. 민주당도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난 연말 예산안 날치기 처리와 잘못된 경기 예측을 먼저 사과해야 추경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은 특히 ‘4대강 살리기’와 관련된 ‘토목공사 추경’의 편성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지난해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면서도, 국민에게는 3% 성장할 것이라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연말 예산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주장한 4조 3000억원의 일자리 관련 예산을 한나라당이 거부한 것도 문제삼고 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추경 규모가 11조원이었는데 30조원 가까이 편성하게 되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양의 슈퍼’가 아닌 ‘질의 슈퍼’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목공사 추경’에 대해 그는 “토목 사업 같은 일시적인 추경 편성은 경기 부양에 도움이 안 된다.”며 민주당과 뜻을 같이 했다. 주현진 홍성규기자 jhj@seoul.co.kr
  • [비즈&피플] 김중겸 현대건설 차기 사장

    [비즈&피플] 김중겸 현대건설 차기 사장

    “나는 주택영업본부장이 아닌 현대건설 사장으로 내정됐다. 현대건설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우는 초석을 마련하고 동시에 건설업계를 리드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빠른 시일내에 조직 추스를 듯 차기 현대건설 사장으로 내정된 김중겸(58)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통 큰 경영을 선언했다. 포용력, 조직 대수술, 공격 경영으로 대표되는 김 사장 내정자의 경영 스타일에 현대건설 임직원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돼있다. 김 내정자는 24일 이사회와 다음달 17일 정기주총을 거쳐 사장으로 선임된다. 25일부터는 현대건설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 업무보고를 받는 등 사실상 경영을 시작한다. 김 내정자는 “현대건설의 미래 성장 플랜을 짜고 빠른 시일 안에 조직을 추스리기 위해 취임 전 준비를 완벽하게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과 동시에 공격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런지 관련 임직원들이 좌불안석이다. 현대건설의 향후 경영 스타일과 현대엔지니어링과 관계 정립도 관심사다. 최대 관심사는 인사와 조직개편이다. 조직개편과 함께 대대적인 물갈이설도 나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한 차례 인사태풍은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김 내정자에게 줄을 대기 위한 움직임도 이곳저곳서 감지된다. 인사와 관련, 현대건설 내부가 뒤숭숭한 데에는 몇가지 배경이 있다. 과열됐던 사장 선임과정의 경쟁도 한몫했다. 김 내정자는 정통 현대맨이지만 주택과 건축 전문가다. 그동안 관리직이나 토목, 플랜트 출신이 사장에 올랐던 것과는 다르다. 학교도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나왔다. 현대건설은 CEO에 따라 학맥에 부침이 있었다. 대체로 연세대 출신이 많았다. 현대건설 오너였던 고 정몽헌 현대 회장이 연세대 출신인 것과 무관치 않다. 당시엔 “현대건설이 아니라 ‘연대건설’이다.”는 말도 있었다. 이종수 사장도 연세대 출신이다. 물론 과거 이내흔 사장(성균관대 졸업) 때엔 ‘성대건설’, 이명박 대통령 재임 때엔 ‘고대건설’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향후 인사와 관련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김 내정자는 “지엽적인 것을 떠나 현대건설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선진 경영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를 바라보는 큰 경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은 부정적이다. 평소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던 미국의 벡텔처럼 건설과 엔지니어링이 각자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엔지니어링과 합병은 부정적현대건설은 공격적인 스타일의 회사다. 하지만 2000년 경영위기 이후에는 안정과 공격적인 최고경영자(CEO)가 교대로 선임됐다. 심현영 전 사장은 안정위주 경영자였다. 이어 이지송 전 사장은 공격적인 수주전략으로 요즘의 신장세에 밑거름이 됐다. 이종수 사장은 안정적인 기조 위에 선택과 집중형이다. 반면 김 내정자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경영이 예상된다. 건설업계도 긴장감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정부의 기대가 크다. 김 내정자는 “건설업계가 선도하겠다.”고 말했던 4대강 정비사업에 어떻게 기여할지도 관심사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주택사업도 가라앉을 수 밖에 없다. 유가하락으로 주춤해진 해외건설 수주도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아이디어가 많기로 소문난 김 내정자가 이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수출애로·자금난 해소 행보 기대

    ‘재계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에 조석래 현 회장이 다시 추대돼 다음달부터 2년 임기를 새로 시작한다. ‘조석래호 2기’가 출항했지만 순항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올 한 해 국내외적으로 경제 여건이 너무 나쁘다. 기업들로서는 불황탈출의 묘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기업들은 정부에 더 많은 기업지원 대책을 요구할 게 뻔하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대 그룹 총수 참여 이끌어내야 조 회장은 19일 취임식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위기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했다. “회사가 있어야 일자리가 있다.”고도 했다. 위기 상황인 만큼 노사가 합심해 불황을 타개하자는 뜻이지만 고용사정이 나빠지고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재계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전개되기는 어렵다. 전경련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삼성·LG·현대기아차·SK 등 이른바 4대 그룹 총수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벌써 수년째 전경련 모임에 불참하고 있다. 재계서열 33위 기업(효성)의 총수가 회장을 맡고 있어 목소리에 힘이 덜 실린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맡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故) 정주영 전 회장이 맡았을 때처럼 재계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효성그룹이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라는 점도 ‘양날의 칼’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해온 현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재계의 목소리를 소신있게 반영하고는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운신의 폭도 좁다. 개인 비리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는 있지만 검찰이 효성그룹의 비자금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것도 여전히 부담이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조 회장을 대신할 만한 확실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 사돈 ‘양날의 칼’ 어쨌든 조 회장은 수출이 곤두박질치며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에서 기업의 자금난과 수출애로점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는 등 활발한 행보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가 이런저런 이유로 회장을 고사하는 상황에서 조 회장이 재계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김효섭기자 sskim@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 5] 장진호 “준국유화·NPO 은행 대안으로”

     ●어떤 점에서 지성의 위기인가.  역사의 관성일 수 있겠다고 보고 있다.조선시대에는 명나라와 청나라,일제시대에는 일본,해방 이후는 미국으로 엘리트 재생산의 근거를 두어왔다.자기 눈으로 사태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외부의 권위를 동원할수록 우월한 지위를 얻는다는 역사로부터 배운 것이란 점에서 역사의 관성이다.  국내 학계가 미국 학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고 미국에서 공부하면서도 학위에 필요한 것만 얻지,미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미국에서 공부했으니 미국을 잘 안다고 택없는 소리를 늘어놓는다.  관료로 입신하는 데 미국에서 공부한 학위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미국 입장에선 관료의 입지를 검열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권위를 외부에서 찾는 게 단기간에 더욱 극단적으로 신자유주의를 교조적으로 추구하게 만든 원인이 아닌가.무조건 글로벌 스탠더드에 납작 엎드린다.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은행을 절대 외국인의 손에 넘길 수 없다는 얘기를 한다.우파지만 게임의 룰을 알고,만들어본 경험이 있어 두 팔을 쓴다.강만수 같은 이는 환율주권론을 얘기할 때 1980년대 미국에 가보니까 환율을 조작하더라,충격을 받았다고 하면서 우리도 환율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국과 미국의 경제 규모가 다르고 국제경제적 위치가 다른데 국제적 자본시장이 통합된 과정에 80년대의 일차원적인 사고를 했다는 것이다.중심부 국가들은 3차원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데 우리만 1차원적으로 논다.우석훈 박사가 인문학의 위기,철학의 위기라고 말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국의 지배 엘리트들이 자기 시각이 없다.국제금융기구나 선진국 지배엘리트들이 어떻게 신자유주의란 이데올로기를 만들었는지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다.얼마나 복잡한 정치적 계산과 힘이 얽혀있는지를 꼼꼼히 들여다 보지 않고 교조적으로 따른다.  초국적 신자유주의 세력과 이해관계가 닿는 것도 있다.97년 경제부처 수장들의 자제들이 초국적 금융 관련 컨설팅이나 회계법인 등에 영입된다.고위직 공무원이 GE 에너지부 부사장으로 갔다.추상적 개념 이상을 들여다보지 않으려는 데 우리 지배 엘리트의 문제가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윔블던화를 주장하던데.  윔블던 효과는 1986년 영국의 금융빅뱅 이후 외국계 은행들이 영국 금융시장의 안방을 차지하게 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영국에서 열리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이 코트를 누비고 우승 상금을 싹쓸어가는 현상이 금융시장에서 되풀이된다는 뜻이다.국내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시중 4,5대 은행에서 윔블던화가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은행 뿐아니라 블루칩 기업도 외국계 자본에 잠식당할 위험에 노출돼 있다.글로벌 금융위기에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심하게 노출되게 된 측면과 무관하지 않다.  공공적 관점에서 경제가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에 연동돼 금융이나 기업이 수익성 위주로 운영되면서 대중의 겅제를 향상시키는 것보다 주식시장 참여자나 자산가들을 위한 경제구도로 가져가는 데 초국적 탈국적화가 영항을 미쳤다고 보아야 한다.  외환위기때 정부가 은행에 구제금융을 지원했는데 부채는 국민경제적으로 줄지 않았다.기업 부채는 줄어드는 대신 정부와 가계 부채가 늘었다.이 과정에서 탈국적화된 은행은 이중의 이득을 봤다.  ●반전시킬 방법은 없나.  정부가 은행에 중기 지원을 많이 하라고 압박하지만 소용이 없다.정부 말을 더이상 들을 필요가 없게 됐다.은행은 정부 지원은 받되 더 이상 공적인 역할은 안 하겠다는 것이다.이익은 주주들이 가져가고 손실은 사회화,국민들이 메워주는 기형적 구조다.  과도한 민영화 비중을 낮추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산업은행마저 포스코처럼 됐다면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더 이상 은행 민영화를 막아야 할 뿐아니라 국유화된 은행을 만드는 노력까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사실은 미국도 AIG를 대마불사시키고 있다.미국이나 유럽,일본은 두 가지 카드를 갖고 있는데 위기 시에는 현실주의 정책을,보수적인 정권이 사회주의적 정책을 실행한다.한국은 한 패만 고집한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도 은행 국유화로 자본거래를 통제했다.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는 외환위기때 말레이시아의 은행 국유화를 엄청 때리다가 나중에 당시로선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제대로 하면 인정해주더라는 얘기다.우리는 너무 눈치를 본다.  ●금융위기의 충격이 어느 동아시아 국가보다 폭력적으로 나타나게 된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처리 방법과 분리될 수 없는데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돼 구조개혁이 방향을 잘못 잡았고 그 잘못들이 쌓이고 쌓여 현재 위기가 터져나왔다.97년 위기의 진단이 잘못됐다는 것은 정실자본주의 문제,잘못된 규제,국내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짚었는데 IMF가 주문한 내용에 재벌의 이해관계를 덧붙여 4대부문 구조조정을 실시했는데 이게 규제완화가 됐다.그 중에서도 특히 금융시장 육성 명목으로 주식투자자가 저금을 빼내 유동성이 증가했는데 국내 자본시장을 세계경제와 밀착시켰다.외국자본이 시세차익을 얻어내고 탈출하려는 데 국가가 이들이 팔고 떠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  일개 헤지펀드 투기세력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매도하는 데 자금을 대준 기관투자가의 대표가 국민연금이었다.국민들이 노후 대비로 정부를 믿고 맡겨놓은 돈이 국민경제를 파괴하는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이명박 정부 들어 국민연금의 관리 주체가 펀드매니저 등으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노무현 정부 때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대표가 참여했는데 그마저 없어졌다.  국민연금은 공매도 세력에 돈 빌려주고 수수료 더 받았는지 모르지만 환율급등을 불러왔다.  국민연금이 해외 사모펀드(블랙스톤)와 합작투자해 헐값으로 자산관리공사(켐코)가 했던 역할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다.불량채권을 우량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론스타에게 팔아먹는 데 급급했다.경제가 회복되면서 채권의 가치가 올라 어마어마한 횡재를 챙겨 다시 외환은행에 투자했다.  외환위기 때 가계 불량채권,중기 대출 채권을 다 팔아버리고 론스타는 잘라서 매각하는 방식으로 했다.국민경제적 배려가 전혀 없는 것이 우려스럽다.국민연금을 공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이상할 만큼 논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연금은 조공이라 할만 하다.프랑스 경제학자는 ‘Imperial Tribute’라고 정의했다.주변부 자본주의 국가에서 중심부로 이전되는 잉여차익이나 노동가치를 적나라하게 짚은 것이다.  법무법인 김앤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보다 더 많은 납세 실적을 낼 만큼 돈을 벌고 있다.외국자본이 국내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법적 일을 다 처리하면서 엘리트와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누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다 알려줬다.그 대가로 지금의 부를 축적했다.일제시대 이완용이 뭐가 다른가.노무현 정부때 이런 일이 이뤄진 것을 보면 친일파 청산한다고 해놓고 뒤에선 이런 짓을 하고 있었다.  현재의 잘못은 되풀이되면서 역사는 청산되고 있다고 국민들을 속였다.  ●은행 소유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은.  새로운 국책은행을 만드는 방안과 국민연금을 활용하면서 비영리(NPO)에 기반한 지역밀착형,사회연대형 은행을 사회운동 형태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시중은행들이 공공성과 거리가 멀거나 역행하기 때문에 그 빈자리는 남겨져 있는 것이다.지역은행조차 탈국적화에서 안전하지 않다.은행업에서 공공성 지향을 하도록 촉구하고 압박하는 노력은 필요하다.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지 않느냐.  일방적으로 민영화가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하는 건 일차원적이다.이상이 교수가 말한 토종 의료제도처럼 우수한 제도를 금융에서는 왜 만들지 못하는가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규제와 감독이 아니라 은행 소유와 통제 개혁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결론이었던 것 같다.한데 정권이 바뀌거나 국가발전 모델의 틀 자체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권이 바뀌어도 안바뀔 수 있고,정권 내에서 방향이 바뀌면 틀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국민적 합의를 통해 의제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물론 정치세력의 관성은 지대하지만 정권교체가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실행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인 대안을 진보진영이 보여야 한다.관료들도 납득할 수 있게 보고서를 만들어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대안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고민이 더 치열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제조업과 1차산업을 포괄하는 비금융업의 재편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 일본의 예에서 보듯 제조업의 기반이 건실해야 장기적으로 재생의 여지가 남아있다. 여기에 더해 선진국이 우리와 다른 것은 (정부 지원을 주면서까지) 농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고용흡수의 안전판이 존재하되 보다 다양화되는것도 중요하다.  ●미네르바의 경제전망을 평가한다면.  현 정부의 환율정책 등을 구체적 수치들을 가지고 비판하는 점에서는 경청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하지만 비판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시장원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심이 없어 보인다.현 정권을 심하게 비판하는 것이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차원도 있는 것 같다.큰 그림은 맞는데 세밀한 부분에서 잘못된 부분도 있다.정치적 효과를 얻기 위한 대중적 글쓰기에 성공한 경우다.하지만 기준이 편의적이다.정부의 신자유주의 문제를 비판할 때는 공공성을 비판하고 다른 때는 시장의 원리를 근거로 비판하는 이중잣대가 없지 않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준에서 발빠른 데이터를 제시한 것은 공부 안하는 교수보다 훨씬 나았다고 본다. ●미네르바 박모 씨와 신동아 K가 확연히 갈리는 게 중국 경제의 전망에 대한 전망이었다.중국 경제는 어찌 될 것인지.  중국 경제는 미국의 경제상황과 분리되어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본다.중국의 내수 성장 시도가 이뤄졌지만 차이메리카라 할 정도로 양국 경제는 연동돼 있다.경제적 운명 공동체로 보는 것 같다.1980년대 니치메이라 불릴 정도로 미국과 일본 경제는 한 몸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중국 자체만으로 승승장구하기는 어렵다.단기적으로 낙관하기 어렵다.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 폭이 지난해 엄청 커 충격적이었다.별도로 중국 경제가 잘 나가기는 어렵다.  우리 경제도 수출지향적으로 간다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내수를 진작시켜야 하겠다는 데는 절대적으로 찬성한다.위기에 처한 나라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문제는 내수 진작에 대한 고민이 정부당국에도 있지만 대운하와 도로 건설이라는 견해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안정과 장기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데 비관적이다.  외환위기 10년 동안 내수가 살아나지 않은 것은 양극화에 있다.소득 재분배가 되어야 한다.미국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했지만 증시 부양 등을 통해 자산 증식이 이뤄져 내수가 반짝 살아나고 대출로 내수를 떠받치고 금융기관 외채 발행 등으로 반짝 진작을 시켰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과가 없었다.소득재분배와 사회보장제를 확충하는 한편,교육과 사회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세로 인한 재정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다.정부가 취할 수 있는 것은 민영화나 소유 주식 지분을 매각하는 것인데 레이건 대처처럼 위기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외환위기 이후 1998년 1차 충격요법과 얼마나 다르게 이명박 정부의 2차 충격요법이 나올지에 대해선.  1차 충격요법 당시에는 그래도 미국 경제가 한국의 수출을 흡수할 여지가 있었고, 정규직에서 퇴출된 이들의 퇴직금 등 여유가 좀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하지만 이제 자영업마저 위기에 봉착하면 전망이 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정권을 교체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궤도 수정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다.  정권의 주체를 바꾸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보수와 진보개혁 세력도 비슷한 사고방식을 공유하거나 무지. 단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맹종에서 벗어나야 한다.보수와 진보를 떠나 보다 정치경제의 작동방식에 천착하고 세계의 상황에 대한 ‘현실주의적’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의 보수정권은 중심부 자본주의 국가의 보수와 달리 권위의 근원을 외부에 두는 경향이 강하다. 개혁자유주의 정치세력도 수사와 달리 여기에서 그리 자유롭지 않다고 본다.(끝)  ■ 장진호씨가 걸어온 길  장진호 연구원이 누구인가를 따로 정리하지 않고 오디오 파일을 올려놓습니다.인터뷰 전과 후에 다소 느슨해진 분위기에서 오간 얘기라 장 연구원이 경제사회학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공부하면서 느꼈던 고민,학계의 분위기 등에 대한 소감들이 솔직합니다.글자보다 오히려 더 정감있게 그와 고민을 공감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단 고위 인사의 실명이 나오는 점은 경칭을 붙여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냥 나가는 점 양해 바랍니다.  앞 대목이 조금 잘리면서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으실 것입니다.여러 인사들 이름부터 시작되는데 장 연구원이 번역한 책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구조조정’(신장섭 장하준 공저)을 출판사쪽이 이들 인사에 전달했다는 것을 얘기한 뒤 이어진 얘기란 점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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