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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력보다 직무 적합성… 1988~2000년생 인재는 국정원 지원하세요”

    “학력보다 직무 적합성… 1988~2000년생 인재는 국정원 지원하세요”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원(NIS)이 다음달 12일까지 올해 채용연계형 인턴 선발 원서를 접수한다. 1988~2000년 태어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국정원의 인턴 선발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인턴제를 시행한 결과 기대 이상의 역량을 가진 이들이 현장에 배치돼 업무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게 국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체적으로 인턴 기간 12주(올해는 10주) 동안 지켜보며 업무 역량과 잠재력은 물론 인성, 자질까지 검증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올해는 선발 분야를 확대하는 등 지난해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선발은 ▲해외정보(5개) ▲북한정보(7개) ▲수사·대테러·방첩(5개) ▲과학기술(9개) ▲어학(12개) 등 38개 분야에서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32개 분야에서 사람을 뽑았다. 지원자를 배려해 인턴 기간도 기존 12주에서 10주로 축소했다.국정원 관계자는 “지난해 6월 10일 인턴을 시작해 12주간 진행했는데 끝나는 날과 대학교 개강 날짜가 좀 겹치더라. 지원자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턴 선발은 정기공채와 전형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정기공채에서 진행하는 논술·NIAT(국가정보적격성검사)와 같은 필기전형, 체력검정은 인턴 선발 시 실시하지 않는다. 서류전형과 면접평가만 거쳐 선발된다. 학력, 학점 등의 조건보다는 세부 직무 분야에 부합하는 인재인지가 당락의 포인트라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다만 선발 인원과 경쟁률은 알 수 없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몇 명을 뽑는지 알아야 경쟁률을 파악해 합격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지만 국정원은 채용 예정 인원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는 국정원 조직 규모 자체가 국가 기밀이어서 그렇다. 모든 수험생이 가장 궁금해하는 정보지만 국정원은 여태껏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채용 공고문을 봐도 두 선발 방식의 차이점은 뚜렷하다. 지원자격 항목에 ‘(각 분야) 교육 이수자 또는 이에 준하는 지식 보유자’, ‘관련 분야 공모전 입상 또는 동아리 등 활동 경험자 우대’, ‘관련 유튜브·블로그 운영, 동아리 활동 등 포괄적인 배경지식 보유자 우대’ 등으로 기술돼 있다. 정기공채 채용 때는 볼 수 없었던 문구들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채용연계형 인턴 선발은) 시험에 능한 사람이나 경력직을 뽑는 전형이 아니다. 해당 분야의 정규 고등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여러 방식으로 그에 준하는 지식을 보유하고 입증할 수만 있다면 교육 여부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선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발전 잠재력을 갖추고 다양한 경험을 쌓은 참신한 인재 선발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올해 인턴 지원자는 오는 6월 29일 첫 근무를 시작한다. 인턴 과정 중 근무시간은 1일 8시간, 주 5일이며 급여는 월 180만원 수준이다. 4대 보험이 적용되며 초과근무수당은 별도로 지급된다. 국정원은 인턴 기간이 끝나면 수료자를 대상으로 종합심사를 한 후 최종합격자를 7급 특정직으로 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인턴들은 대부분 임용됐다고 한다. 인턴을 경험한 A씨는 “외부 사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는 실무를 다뤄 볼 기회도 없이 사무보조만 하다 끝나곤 했다. 국정원에서는 최대한 많은 실무 참여 기회를 줘 놀랐다”고 말했다. 채용 방식의 변화는 국정원의 개혁과 맞물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후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끊임없는 개혁을 강조하는 중이다. 서훈 국정원장 역시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90년대생이 온다’ 등 세대 이슈를 둘러싼 사회현상을 언급하며 국정원의 혁신과 변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고도의 수집·분석 기술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정보기관에서 ‘사람’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솔직하고 재미를 지향한다는 ‘90년대생’ 인재들을 맞이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해외 국가정보기관들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탄 상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대학 졸업 예정자는 물론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분석·공작·과학기술 등 전 분야에서 매년 수백명 규모로 인턴을 선발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프랑스·캐나다·호주 등의 정보기관도 직무별로 다양한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채용연계형 인턴에 합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국정원 인사 담당자 B씨는 “(실제 경험한 바로) 일부 지원자는 훌륭한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대필이나 첨삭을 거쳐 판에 박힌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있고 면접에서도 너무 정형화된 답변을 한다”면서 “잘 생각해 보면 장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다. 자신감을 갖고 있는 그대로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인을 과소평가하고 위축되기보다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장점 중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강조하라는 조언이다. 인턴에 합격하더라도 국정원에서 일했던 경험을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간 알려진 사실이다. 일반 기업에 제출하는 자기소개서 역시 마찬가지다. 국정원에서 활동증명서를 발급해 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정원 관계자는 “정보기관 경력을 기재하기 위해서는 보안 문제 등 선결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며 “인턴 경력 기재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인턴 선발 인원들에게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애초 순회 채용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관련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서 원장 취임 이후 국정원은 2018년부터 10여년간 중단됐던 대학 채용설명회를 재개하기도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광명시, 246억원 투입해 초미세먼지농도 줄인다

    광명시, 246억원 투입해 초미세먼지농도 줄인다

    경기 광명시는 2022년까지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2019년 25.8㎍/㎥에서 18㎍/㎥로 3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올해 ‘광명시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17일 광명시에 따르면 환경관리과를 중심으로 13개 관련부서로 미세먼지 저감대책 추진본부를 구성하고 6개 분야 33개 사업을 마련해 지난해보다 81억 원 늘어난 총24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광명시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은 정확한 미세먼지 진단과 알림, 도로 위 미세먼지 집중관리, 사업장과 공사장 미세먼지 저감, 생활·주거 속 미세먼지 저감, 취약계층 건강보호, 인근 도시와의 환경협력 강화 등 총 6개 분야다. 주로 ▲대기오염측정소 측정장비 교체 및 미세먼지 신호등 설치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등 저공해화 사업 및 친환경 자동차 보급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관리 ▲미세먼지 배출 사업장 및 공사장 관리 ▲신재생에너지 지원사업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문화 체육활동을 위한 학교시설 개선 사업 등 33개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올해 마련한 종합대책에는 지난해 6월 열린 ‘미세먼지 줄이기 토론회’에서 시민이 제안한 미세먼지 신호등 설치, 친환경 전기버스 보급, 도시형 텃밭 조성, 원예 힐링교실 운영, 역세권 내 수목식재 등이 신규 및 확대사업으로 반영되어 더 의미가 크다.●도로 이동오염원 차단… 사업장·공사장 관리 감독 강화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광명시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 중 자동차 배출가스와 건설장비 등으로 대기오염·건설공사와 도로재비산먼지로 인한 비산먼지가 전체 원인의 8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광명시는 도로 이동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고 노후 경유차에 대한 대책을 강화한다. 친환경 자동차 구매 시 최대 3250만원까지 지원하고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와 저감장치 부착 시에도 보조금을 지원한다. 또 영세한 대기배출 소규모 사업장 4개소를 대상으로 오래된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 교체 비용 등을 지원한다. 시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5월까지 건설현장과 도장시설 등 미세먼지 배출업소 57곳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미세먼지 민간 전문인력 2명을 채용해 방진막과 살수시설 설치·운영여부, 비산먼지 억제시설 설치·운영 여부,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 준수 여부, 방지시설 운영 여부 등을 확인한다. 점검 결과 고의적이거나 중대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규모 점포와 인터넷 게임시설, 노인요양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123곳의 환기설비 적정 운영 여부와 실내공기질 유지기준 준수여부 등을 점검한다.●시민들에게 정확한 대기정보 신속 전달 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령 시 시민들에게 정확한 대기오염도 수치를 신속하게 전하고자 대기오염 측정소 철산동·소하동 2개소와 대기오염 전광판 4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버스정류장의 버스정보시스템 305개소와 연계해 실시간으로 대기오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는 오는 6월까지 노후화된 소하동 대기오염 측정소 장비를 교체하고 시민들에게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광명시는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대기오염도 수치를 안내하고자 2019년 미세먼지 신호등을 5개 설치한데 이어 올해도 광명동굴과 도덕산 등산로 입구·목감천에 3개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미세먼지 취약계층 지원 강화… 공기청정기·마스크 지원 광명시는 미세먼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경로당 등 사회복지시설 124개소와 지역아동센터 30개소, 어린이집 274개소에 공기청정기 1626대를 지원하고 저소득층 1만 1000명에게 마스크 56만장을 보급할 예정이다. 또 법적 규모 미만 시설 중 건강취약계층이 사용하는 보육시설, 노인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 등 160곳을 대상으로 실내 공기질을 무료 측정하고 측정결과에 대한 만족도 조사와 실내 공기질 관리방안 등에 대해 맞춤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는 학생들이 미세먼지 걱정 없이 체육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학교 체육관 건립을 순차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광명동초, 광성초, 철산초, 소하초, 서면초 5개교에 지원에 이어 올해는 가림초, 광문초, 하안초, 경기항공고 등 4개교에 다목적체육관 증축을 지원하며, 초등학교 4학년 교과과정에 공기정화식물을 이용한 토피어리 만들기 수업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안양천?목감천 둔치에 초화원을 조성하여 하천 경관을 개선하고 하천과 4대산을 연결하는 동서 산책길 조성, 개발제한구역 내 무단경작지 복원, 도시내 훼손된 녹지공간 미세먼지 저감 수목 식재 등 녹색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역세권 내 수목식재 사업은 시민의견을 적극 반영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5만 2500주 수목을 심을 예정이다. 박승원 시장은 “올해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에 시민 의견 5건을 반영했다. 지역실정을 제일 잘 아는 시민들과 함께 우리 광명시에 맞는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미세먼지 줄이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실천이 중요한 만큼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관심을 갖고 함께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명시는 정부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에 발맞춰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12월부터 3월까지 평상시보다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와 산하 공공기관의 관용 승용차와 직원 자가용 차량 총 1047대를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자동차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과 미세먼지 중점관리도로 지정 및 집중 청소, 불법 소각행위 단속 등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한국 피겨 희망’ 차준환·유영 11년 만에 메달 딸까

    ‘한국 피겨 희망’ 차준환·유영 11년 만에 메달 딸까

    차준환(고려대 입학 예정), 유영(과천중) 등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들이 안방에서 11년 만의 4대륙선수권 메달을 노크한다. 6~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는 유럽 선수들만 출전하는 유럽선수권에 대항해 1999년 창설됐다. 이후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선수들이 치열한 점프 경쟁을 펼치는 메이저급 대회로 거듭났다. 올해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데,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2009년 김연아(은퇴)가 여자 싱글에서 딴 금메달이 유일한 입상 기록이다. ‘김연아 키즈’가 11년 만에 메달에 도전하는 셈이다. 메달 가능성은 남자 싱글의 차준환이 가장 높다. 지난해 두 차례 출전한 그랑프리대회에서 주무기인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실패해 파이널에 나가지 못했지만 지난달 국내종합선수권에서 기어코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차준환은 “이번 목표는 깨끗하게 연기를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계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하뉴 유즈루(일본)를 비롯해 진보양(중국), 키건 메싱(캐나다) 등이 경쟁자다. 하뉴는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322.59점의 개인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우승했지만 아직 4대륙 정상에 서 본 적이 없어 대회 출전 동기까지 명확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하뉴를 보기 위한 일본 팬들의 티켓 선점으로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고 귀띔했다. 여자싱글에선 유영을 비롯해 임은수(신현고), 김예림(수리고)이 메달에 도전한다. 아시아 최고의 여자싱글로 평가받는 일본의 기히라 리카가 최대 경쟁자다. 개인 최고점이 233.12점으로 유영보다 15점 이상 높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고택·세계유산축전·테마길… 문화유산도 한류 콘텐츠로 육성”

    “고택·세계유산축전·테마길… 문화유산도 한류 콘텐츠로 육성”

    “문화유산이 관광산업에 기여하고, 지역균형발전에 활력소로 작용하면서 문화재청에 대한 시대적 요구도 점점 많아지는 현실을 실감합니다. 올해 예산이 대폭 증가한 이유도 그런 인식 변화를 반영했다고 봅니다. 늘어난 예산만큼 문화재 보존과 활용 정책을 잘 추진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습니다.”평소에도 활기 넘치는 정재숙(59) 문화재청장의 목소리에 어느 때보다 힘이 실렸다. 최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정 청장은 문화재청 예산이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상황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지난해 개청 20주년으로 성년이 된 데 이어 물적 자원까지 두둑이 챙겼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는 “예산이 많다고 일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문화재 관련 예산이 적어서 한계가 많았다”며 “기대에 부응하도록 확실한 변화를 보여 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문화재청 예산이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조 911억원이다. 당초 정부안보다도 275억원이 늘었다. “주 5일 근무제 정착과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 도래 등으로 문화와 관광산업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그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해 재정 당국과 국회 관계자들도 충분히 공감한 결과라고 본다. 예산 증액에 따라 종전 지정문화재 중심의 보호 체계를 비지정문화재까지 넓히고, 문화재 보존과 방재에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유형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했던 무형문화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시민의 문화유산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 ●지난해 궁능유적 1338만명 관람… 활용이 중요 -문화재는 보존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제는 유독 활용을 강조하는 듯한데. “문화재 정책 기조가 보존관리 중심에서 활용으로 넘어온 시기가 10년쯤 됐다. 과거의 궁능은 음침했다. 전각 문 하나 여는 데도 예민했다. 활용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다. 그런데 경복궁 야간 개장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이에 힘입어 다양한 문화재 활용 행사가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궁능은 아무리 보존을 잘하더라도 사람의 온기가 들어가야 생명력을 얻는다. 문화재 보존이 시민들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활용은 문화재 보존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궁능유적본부가 출범한 뒤 4대궁, 종묘, 조선왕릉의 관람객이 전년 대비 17.8% 늘어 1338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람객도 21% 늘었다. 올해는 문화재 야행, 생생문화재 등 기존 사업 외에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세계유산축전 등 다채로운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역점 사업인 ‘2020 문화유산 캠페인’을 위해 7가지 문화유산 테마길도 개발했다. 우리 문화유산을 케이팝, K뷰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류문화 콘텐츠로 육성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마다 문화재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경쟁이 붙었다고 한다. 문화재청장을 만나서 얘기 나누고 싶다는 지역민들도 많다. 예전과 달라진 풍경이다. 문화유산은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여 줄 뿐 아니라 관광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역 인구 감소와 산업단지 이동 등으로 지역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그 간극을 문화유산이 메꿔 주고 있다. 문화의 속성상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지금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사적·민속문화재 방재 확대… CCTV·드론 도입 -문화재 활용이 활발할수록 보존관리와 방재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텐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책 기조는 언제나 변함이 없다. 문화재 재난안전 관련 예산이 전년 대비 27% 증액된 만큼 국보, 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원이 적었던 사적, 국가민속문화재 등의 방재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힘쓸 계획이다.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폐쇄회로(CC)TV 설치, 드론을 접목한 감시 장비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돌봄대상 문화재를 8000개로 확대해 전문인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295억원 규모의 가야역사문화센터 건립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가야사 복원 사업이 빠르게 진척되면서 속도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가야사는 우리 고대문화의 한 축이었음에도 그간 신라·백제 문화권에 비해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정부가 가야사 복원을 국정과제로 삼은 것은 영호남 지역 균형발전과 소홀했던 고대문화를 평등하게 연구한다는 의미가 있다. 가야역사문화센터는 흩어져 있던 가야문화권 관련 자료와 성과를 통합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곳이다. 일부에서 예산이 너무 빠르게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결과 정비가 시급한 곳이나 장기적으로 문화재 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토지매입 등에 예산이 적정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가야사 재조명 과정 등에서 고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학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서 신중히 추진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 추진을 재차 강조했다. 지금 남북관계로 볼 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청장 취임(2018년 9월) 때 ‘남북교류의 선봉장’이 되겠다는 얘기를 했었다. 취임 한 달 만에 ‘10·4 선언’ 기념 행사차 평양에 다녀오고,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 사업을 진행하는 등 분위기가 고무적이었다. 북미관계가 어긋나면서 모든 교류 사업이 멈춰 매우 아쉽다. 하지만 남북이 씨름을 세계유산에 공동 등재한 경험에 비춰 정치 상황과 별개로 급격히 진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DMZ 세계유산 남북공동 등재 구상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점도 큰 힘이다. 언제든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해 나갈 것이다. 올해 말까지 세계유산 등재 전 단계인 잠정목록 등재를 목표로 삼고, DMZ 자연유산 실태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7월 중국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국제학술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정책은. “우리 삶의 공간은 다양한 흔적이 겹겹이 쌓여 이뤄진 역사적 장소다. 근대시기의 공간과 유산도 마찬가지다. 근대문화유산법을 제정해 등록문화재의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을 통해 도시재생과 관광자원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문화재 애정 남달라… “정책 점검·실행해 행복” 언론인 출신 첫 문화재청장이 된 지 어느덧 1년 5개월. 발로 뛰는 기자의 오랜 습성 탓에 책상 앞에 앉아 있기보다 나라 안팎을 종횡무진하며 현장을 누비느라 시간이 언제 흘렀는지 모를 정도였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어딘가로 움직이고 있어 별명이 한동안 ‘이동 중’이었는데 지금은 ‘대기 중’으로 바뀌었단다. “불러만 주면 어디든 갈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과 DMZ 세계유산 등재 추진 등 남북교류사업에 대해서도 ‘중단’ 대신 ‘대기 중’이라고 표현했다. 정 청장은 30년 기자 시절 대부분을 문화 분야, 그중에서도 문화재에 남다른 애정과 식견을 갖고 매진했다. “인생 말년에 돌발 상황”이라고 표현할 만큼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변신이었지만 그는 “기자로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봤던 문화재 정책을 내부에 들어와서 보다 넓은 시각으로 점검하고, 현장에서 실행하는 일을 경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큰 복으로 여긴다”며 웃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정재숙 청장은 ▲1961년 서울 출생 ▲고려대 교육학과, 성신여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수료 ▲1988년 서울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1995년 한겨레신문 문화부 기자 ▲2002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2008년 중앙일보 문화데스크·논설위원 ▲2013년 국립현대무용단 이사 ▲2014년 문화재청 궁능활용심의위원
  • 광주시, AI 중심도시 선언

    광주시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시는 29일 오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의향 광주를 넘어 AI 광주시대로!’,목표로는 ‘AI 중심도시 광주’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사람 중심,공유와 개방,광주형 AI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3대 가치로 제시했다. 광주시는 AI 클러스터 조성(5개),광주형 AI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6개),AI 인재 양성 사다리 구축(5개),시민참여형 AI 도시 만들기(4개) 등 4대 전략과 20대 중점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AI집적단지는 앞으로 5년간 4000여억원을 들여 첨단 3지구 4만6200㎡에 조성한다. 시는 스타트업 육성·지원,기업 유치,창업지원 펀드 조성,데이터 생산·가공·활용 융합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생태계를 조성한다. AI 대학원(광주 과학기술원) 개원,AI 사관학교 설립 운영,융합대학 과정 신설 등을 통해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인재 양성 사다리를 구축하고 평생 시민교육을 추진한다. 시민 참여형 과제는 데이터 기증 운동,AI 기술을 활용한 생활 문제 해결,클러스터 포럼 등이 포함됐다. 광주시는 10년간 20대 중점 과제를 추진해 세계적 수준의 AI 인프라를 조성하고 1000개 업체 창업,7000명 일자리 창출,융복합 AI 인재 5150명을 양성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집적단지 구축을 주도할 인공지능 산업 융합 사업단도 이날 출범했다. 단장에는 임차식 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부이사장이 임명돼 2년간 집적단지 조성 사업을 총괄하고 인프라 구축,창업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사업단은 다음달 중 인력 채용과 함께 세부 사업 실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한국전력공사,한전KDN,전력거래소,LG전자,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SKT,KT,LG유플러스,한국정보화진흥원,한국인터넷진흥원,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 등과 데이터 공유 협약도 체결했다. 이날 선포식에 참석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와 광주시는 서로 지혜를 모으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인공지능 1등 국가,대한민국 실현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개헌 저지’ 꺼낸 한국당… ‘황교안 빅텐트’는 삐걱

    ‘개헌 저지’ 꺼낸 한국당… ‘황교안 빅텐트’는 삐걱

    현역 여론조사 외부기관에 의뢰 방침 黃 “공관위, 공정하게 심사 진행할 것” 김문수 “좌클릭 반대, 신당 창당한다”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7일 ‘청와대 낙하산 부대’ 등의 국회 진입을 저지해 ‘사회주의식 개헌’을 막겠다는 총선 공천 최우선 목표를 내놨다. 공천 단계에서부터 정권과 대립각을 세워 지지층을 결집한다는 전략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 출신을 ‘낙하산 부대’, 86세대를 ‘586 얼치기 운동권’이라 칭하며 “이들이 21대 국회에서 틀림없이 사회주의식 헌법 개정을 할 것”이라며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101석)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관위가 적절한 인물을 엄중히 선발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 출신이나 86세대 인물을 공천하는 곳에 ‘맞춤형 자객’을 보내겠다는 뜻이다. 공관위는 이날 현역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를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여의도연구원에서만 하면 반발이 있지 않겠나. 누가 봐도 공정하게 할 것”이라며 복수 외부 기관 등에 의뢰 방침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해 총선기획단이 마련한 입시·채용·병역·국적 4대 비리 연루자 원천 배제 기준에 대해선 “더 엄격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해체를 요구한 김세연 의원의 합류, 이석연(전 법제처장) 부위원장의 “황교안 대표는 손을 떼라” 발언 등으로 공관위에 대한 일부 지지층의 불만이 감지되자 이를 진화하는 발언도 내놨다. 김 위원장은 “황 대표와 공관위는 업무적으로 명확히 분리돼 있지만 ‘원팀’으로 함께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도 촉구하며 지지층을 달랬다. 황 대표도 페이스북에 “공관위원들의 의견이 다 같을 수 없고, 독점할 수도 없는 구조이기에 토론하면서 공정한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한편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한국당의 보수통합 논의 및 공관위원 선임에 불만을 표하며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와 함께 신당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황 대표의 ‘빅텐트’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유승민당’과 통합하려고 한국당을 해체하고 태극기를 버리고 좌 클릭 신당을 창당하는 데 반대한다”고 썼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정책의 보수였는데”…한국당 ‘발목잡기식 공약’ 내부서도 한숨

    “정책의 보수였는데”…한국당 ‘발목잡기식 공약’ 내부서도 한숨

    “정책의 보수였는데 어쩌다 우리가 발목잡기 정당으로 전락한건지...”(자유한국당 관계자) 4·15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정치적 비전을 담은 공약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내부에서 조차 새로운 아젠다(Agenda)는 제시하지 못한 채 정부·여당 정책에 반대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은 24일 현재까지 ‘희망경제 공약’, ‘주택 공약’, ‘교육 공약’, ‘소상공인 공약’, ‘반려동물 공약’ 등을 발표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제들이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당은 가장 중요한 ‘1호 공약’으로 희망경제 공약을 내놨지만 국민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메시지 없이 재정건전성 강화, 탈원전 폐기, 노동시장 개혁 등을 나열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1호 공약이면 뭔가 상징성 있는 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어야 하는데 탈원전, 노동시장 개혁 등은 우리 당이 예전부터 주장해왔던 것들이라 신선함이나 감동이 없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정당들의 1호 공약과 비교해보면 한국당 공약에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는 더 명확해진다. 더불어민주당은 1호 공약으로 ‘전국 무료 와이파이 시대’를 내걸었다. 실효성 등을 놓고는 평가가 갈릴 수 있지만 스마트폰이 전국민 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가계통신비 경감에 직결되는 무료 와이파이 공약은 국민 눈길을 끌었다.정의당은 청년층을 타깃으로 청년기초자산제를 앞세웠다. 국가가 만 20세 청년 전원에게 3000만원씩 ‘출발 자산’을 지급한다는 게 골자인데 정의당은 이를 ‘좋은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은 토·일요일과 겹치는 모든 공휴일에 대체공휴일을 적용하자는 공약을 1호로 내걸었다. 전진당 공약대로라면 올해 대체공휴일은 기존 10일에서 15일로, 내년에는 9일에서 15일로 증가한다.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문화를 중요시 하는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전진당의 공약이 큰 화제가 됐다. 한국당은 이후에도 주택, 교육 관련 공약을 내놨지만 세부 내용은 주택담보대출 기준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고가주택 기준 조정, 3기 신도시 건설 정책 전면 재검토,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정책 원상회복, 반려동물 진료비 세제혜택 등 현 정부가 실행·추진 중인 정책에 반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한국당 영남지역 의원은 “반대를 위한 반대 혹은 핵심 없이 이런 저런 정책을 나열하는 듯한 공약 발표는 의미가 없다”며 “원래 정책은 보수 정당이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최근에는 우리가 가졌던 장점 마저도 진보 진영에 빼앗긴 모습”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진품약속’(진심을 품은 약속)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전 생애에 걸친 맞춤형 복지를 공약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2008년 총선 때는 ‘12대 비전·44대 목표·250개 과제’를 선제적으로 발표해 정책적 이슈를 선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벌떼처럼 날아다니는 ‘군집드론’…미사일 만큼의 위력

    벌떼처럼 날아다니는 ‘군집드론’…미사일 만큼의 위력

    영화 ‘스파이더 맨: 파 프롬 홈’에서 등장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드론이다. 악당 미스테리오는 대규모 드론을 이용해 스파이더맨과 혈투를 벌이고, 다양한 가상 현실을 만들어 혼란에 빠뜨린다. 일사분란하게 대열을 이뤄 싸우는 수십 대의 드론은 스파이더맨을 곤경에 처하게 할 만큼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무기를 개발중에 있다. 육군이 제시한 ‘5대 게임체인저’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건 ‘드론봇’ 체계다. 특히 드론이 벌떼처럼 모여 이동하는 ‘군집 드론’은 게임체인저라는 용어 그대로 미래 전장 판도를 바꿀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지난 21일 육·해·공군 본부가 모인 충남 계룡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관으로 ‘2020년 국방부 업무보고’가 진행됐다. 이날 업무보고의 하이라이트는 육군의 군집 드론 비행 시연이었다. 군집 드론 비행에서는 2개 편대로 나뉜 드론이 상호 통신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며 목표물을 추적 비행했다. 군집 드론의 감시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군집 드론은 소형 드론이 새까만 새떼처럼 집단을 이뤄 비행하는 형태다. 드론이 군집을 형성해 서로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행하면서 작전을 수행한다. 적으면 수십 대, 많으면 1000대 이상의 드론이 군집을 형성한다. 자폭 기능을 가진 드론이 군집을 형성하면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8대의 군집 드론으로 이지스함을 대상으로 공격을 시험한 결과 이 중 4대가 자폭에 성공했다고 한다. 폭발물이 탑재된 드론은 같이 모이면 파괴력이 배 이상이 된다. 적군이 아무리 뛰어난 방어체계를 가지고 있어도 물량으로 승부를 겨루는 드론떼를 막기란 어려운 일이다. 미사일만큼의 효과를 가지고 있어도 비용이 더 저렴하고 조종사가 다치는 일도 없어 효율적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과 제한된 시야 등의 환경을 가진 도심에서도 군집 드론은 적군을 탐지하는 데 효율적이다. 또 수십 대의 드론이 특정 지역으로 동시에 날아가는 군집비행은 그물망에 의한 포획 기술을 무력화한다. 위력적인 첨단 전력으로 꼽히는 만큼 군집 드론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추세다. 현재 군용 드론개발에 가장 앞선 미국이나 후속주자인 중국 등 강대국들은 군집 드론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미 2016년 캘리포니아 차이나 레이크 상공에서 F/A18 ‘수퍼 호넷’ 3대로부터 103대의 드론을 방출해 목표물을 공격하는 군집 드론 비행 시험을 진행했다. 한국 육군도 군집 드론 개발에 한창이다. 육군은 민간 기업으로부터 ‘군집드론 비행 핵심기술’ 이전을 완료하고 전장 가시화 기술을 구상하고 있다. 전장 가시화란 디지털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전장의 실상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아직까지는 전력화로 이뤄지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집을 형성한 드론이 하나만 이탈해도 나머지 드론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고도의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 현재는 개념발전 단계에 그치고 있지만 육군은 군집드론 기술을 여러 차례 시험하면서 운용 능력을 보여줬다. 다만 전장의 복잡하고 다난한 상황을 모두 가정해야 하는 만큼 세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적게 팔고도 더 많이 벌었다… 현대차 ‘매출 첫 100조 클럽’

    적게 팔고도 더 많이 벌었다… 현대차 ‘매출 첫 100조 클럽’

    영업이익도 52% 증가… 8년 만에 반등 팰리세이드 등 SUV·그랜저 신차 호조 판매 대수 3.6% 줄었지만 수익성 개선 기아차도 영업익 2조 97억… 73% 급증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도 8년 만에 반등했다. 기아자동차는 영업이익에서 7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랜저, 쏘나타, K5 등 신형 세단의 판매 호조와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등 고가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비중이 늘어난 것이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실적설명회를 열고 2019년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 6847억원으로 전년보다 52.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5%로 1% 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은 9.3% 늘어난 105조 790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조 2648억원으로 98.5% 늘었다. 자동차 판매대수는 442만 5528대로 2018년보다 3.6% 감소했다. 국내에선 74만 1842대로 2.9% 늘었고 해외에선 368만 3686대로 4.8%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에 세타2 엔진 관련 품질 비용으로 6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는데도 판매 개선과 인센티브 축소 등 근본적 체질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여건 등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내수 73만 2000대, 해외 384만 4000대 등 457만 6000대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3.4%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 측은 “제네시스 GV80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과 아반떼, 투싼 완전변경 모델 출시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실적도 큰 폭으로 향상됐다. 영업이익은 2조 97억원으로 전년보다 73.6%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4% 포인트 오른 3.5%로 집계됐다. 매출은 58조 1460억원으로 7.3% 늘었다. 다만 판매대수는 277만 2076대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국내에선 2.2% 감소한 52만 205대, 해외에선 1.3% 감소한 225만 1871대를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텔루라이드가 경쟁이 치열한 미국 SUV 시장에서 5만 8604대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이 기아차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3.4% 증가한 286만 7000대로 잡았다. 지난해 말에 출시한 신형 K5와 올해 출시하는 완전변경 쏘렌토와 카니발이 올해 주력 모델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청렴도시 용산’ 달성… 4대 전략 추진

    서울 용산구가 ‘2020년 청렴도 향상 종합계획’을 22일 발표했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구는 ‘구민이 감동하는 청렴도시 용산’을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을 달성할 수 있도록 4대 전략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 반부패 인프라 구축, 취약 분야 특별관리, 청렴 시책 사업 추진이다. 구는 다음달엔 신규 임용 직원 공직윤리교육, 3월엔 청렴 콘서트, 4월엔 새내기 청렴워크숍, 8~9월엔 전 직원 반부패 교육, 11~12월엔 제10회 청백 공무원 선발 등의 행사를 통해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에 집중한다.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직장 내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관련 교육을 올해 안으로 2회 실시하고 감사담당관에 갑질 피해 신고 센터도 설치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카이스트 포함 4대 과기원 공동이사 운영한다...통합이사회 출범, 과기원 통합 발판

    카이스트 포함 4대 과기원 공동이사 운영한다...통합이사회 출범, 과기원 통합 발판

    국내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카이스트,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가 지난해 공동사무국을 설치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공동이사를 운영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제4회 미래인재특별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미래인재특위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과학기술 인재 정책 분야 범부처 종합조정기구로 위원장은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맡고 있다. 미래인재특위는 우선 ‘과학기술 혁신방안’을 검토했는데 여기에는 4대 과학기술원들이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거버넌스, 교육및연구, 국제화, 시스템 측면의 혁신과제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 공동이사제 운영이다. 현재는 4개 과기원들이 개별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3~4명의 전문가를 공동이사로 선임해 과기원들의 회계, 규정, 평가분석 등 공통 분야를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공동이사제의 운영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UC계열)처럼 통합이사회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궁극적으로는 4대 과기원의 통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렇지만 개별 과기원 구성원들 뿐만 아니라 과기부에서도 “과기원 통합까지는 갈 길이 멀어 몇 년 내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5월 발족시킨 4대 과기원 공동사무국에 대해서도 내외부적으로 ‘정확한 역할을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통합이사회로 가는 길도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재 각 과기원에서 연구부정행위를 줄이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외부위원 비중을 높여 연구윤리 검증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또 미래인재특위는 ‘4차 산업혁명 대응 인재성장 지원계획 실적 및 계획’에 대한 검토 결과, 지난해 정부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미래형 자동차, 스마트공장 등 핵심분야에서 1만 7848명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넘어 2만 1407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2만 1469명의 4차 산업 관련분야 인재 양성을 통해 2022년까지 9만명 이상의 인재양성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인공지능 대학원을 3개 추가해 총 8곳을 운영하는 한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첫 교육프로그램인 ‘42 SEOUL’ 본과정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한편 미래인재특위에서는 ‘여성 과기인 채용 및 승진목표제 추진실적과 활용 실태조사’ 결과도 검토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여성과기인 신규채용 비율은 전체의 31.1%, 승진비율은 17.4%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여 목표치인 채용 30%, 승진 15%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민주당, 와이파이 이어 ‘벤처 강국’ 공약…“유니콘 기업 30개 육성”

    민주당, 와이파이 이어 ‘벤처 강국’ 공약…“유니콘 기업 30개 육성”

    총선 2호 공약…‘벤처 4대 강국 실현’ 목표‘K-유니콘 프로젝트’·벤처투자 연 5조 달성코스닥·코넥스 소득공제 장기투자펀드 신설“새로운 것 부족” 지적에 “종합 패키지 공약”더불어민주당이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30개 육성하고 벤처투자액 연간 5조원을 달성하는 등 ‘벤처 4대 강국 실현’ 방안을 내놨다. ‘전국 무료 와이파이’에 이은 4·15 총선 2호 공약이다. 민주당은 20일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주재한 가운데 총선공약 발표식을 갖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오늘 공약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벤처업계 도약에 날개를 달고, 혁신 성장의 엔진이 되겠다는 약속”이라면서 “1998년 IMF 위기, 2003년 노무현 정부 초기에 혁신성장을 견인한 힘이 자본시장의 모험력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늘은 제2의 벤처 붐이 시작되는 날”이라면서 “이인영의 또 다른 이름이 ‘벤처 정치인’이 되도록 벤처 육성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다.민주당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유니콘 기업이 현재 11개로 미국(210개), 중국(102개), 영국(22개), 인도(18개), 독일(12개)에 이어 6위다. 민주당은 우선 유니콘 기업을 2022년까지 30개로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K-유니콘 프로젝트’ 가동을 제시했다. 우량 벤처기업을 연간 200개씩 선발해 집중 육성하는 ‘벤처강국 패스트트랙’을 마련하고, 스케일업(규모 확대) 펀드 4년간 12조원 조성 및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제도’ 확대를 통해 적자 상태이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중소벤처기업 중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유망기업을 선정해 컨설팅, 장비구입·이용, 연구개발(R&D)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또 민주당은 자본시장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에 매년 1조원 이상 예산을 투입해 민간부문 포함 연간 벤처투자액 5조원을 달성하고, 3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혁신펀드’ 조성을 통해 전체 중소기업이 크라우딩 펀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민주당은 벤처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강화책으로는 코스닥·코넥스 전용 소득공제 장기투자펀드 신설, 2022년까지 스톡옵션 비과세 한도를 1억원으로 단계적 확대, 엔젤투자자 벤처투자액 소득공제와 양도소득세 비과세 일몰 기한을 2023년까지 3년 연장 등을 제시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발표식 후 공약에 새로운 내용이 부족하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제2벤처붐 조성을 역점 추진해왔다.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을 위한 종합적 패키지 방안을 공약으로 던진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에도 총선 1호 공약으로 2022년까지 버스·터미널 등 교통시설과 학교·박물관·전통시장 등 전국에 와이파이 5만 3000여개를 구축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문소영 칼럼] 격세지감

    [문소영 칼럼] 격세지감

    “와! 진짜 통과된단 말이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장면을 TV 생중계로 보면서 남다른 감정이 일었다. 아마도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을 때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좌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감정은 자연발생적이라기보다는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무기력한 입법 실패에 기인한 것이기도 했다. 당시 국회출입 기자로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4대 개혁입법이 때로는 여당 내부의 갈등으로, 때로는 야당의 전략에 판판이 깨지는 것을 100일 가까이 매일 밤 지켜보며 얻은 트라우마 같은 게 존재하고 있던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 당시 4대 권력기관 개혁을 선언했었다. 국가정보원과 검찰, 국세청, 감사원이 그 대상으로 정치적 중립화가 목표였다. 다들 아다시피 실패했는데, 실패의 배경에 무전략의 여당이 있었다. 당시 천정배 열린우리당 초대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4대 개혁입법을 선언했는데, 그 1호가 악법 중의 악법인 국가보안법 폐지였다. 그러나 국보법 폐지냐 개정이냐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 격렬하게 갈등하다가 지리멸렬하게 없던 일로 처리되는 것을 지켜보았으니, 그 무능과 무기력에 대해 진저리가 났던 것이다. 결국 2004년에 4대 권력기관 개혁도, 4대 개혁입법도 흐지부지됐다. 천 원내대표가 개혁법안 처리의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진다면서 사퇴하는 바람에, 새해부터 여당 원내대표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대통령이 당총재로 군림하며 여당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정당 민주화 시대가 됐다며 환호했건만, 정당 민주화는 유례없던 과도기를 겪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개혁이 화두였지만, 집권 첫해부터 추진하던 개헌은 국회에서 열어 보지도 않고 폐기됐다. 혁신경제는 규제개혁에 진전이 없었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제정 또는 개정되지 않고 있던 탓이었다. 개혁이 제도화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심각했다. 집권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로서는 제도화된 개혁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시급했다. 그 역할은 여당의 몫이었다. ‘전대협 1기 의장’이란 꼬리표를 달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5월 등장했을 때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무능한 386세대가 권력을 다 쥐고 내려놓지 않는다는 비판이 비등하던 중이었고, 이 원내대표는 그 세대의 맏형 격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선 직후 이 대표는 스스로 “부드럽고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을 정도로 강골의 이미지가 강했다. 카운터파트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의 협상에도 불안불안해하는 동료 의원들이 없지 않았다. 어쩌다 나 원내대표와의 토론이라도 TV에서 진행되면 현 정부 지지자들은 ‘고구마 100개 먹은 답답한 기분’이라고 하기도 했다. ‘고구마 100개’의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여소야대 국면에서 ‘4+1 협의체’를 유지하며 지난해 12월 30일에 공수처법을, 지난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까지 국회에서 통과시켜 ‘검찰개혁 입법’을 완료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 1호이자,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애태우던 숙원을 해결한 것이다. 그 덕분에 평가가 확 달라졌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거나 “친문이냐 비문이냐보다 능력이 중요하다”, “덜 알려졌다고 무능한 의원은 아니다”, “한때 의심한 거 미안하다” 등등의 평가들도 쏟아진다. 개혁입법뿐 아니라 민생경제와 관련 있는 ‘유치원3법’과 ‘데이터3법’도 입법에 성공했으니 완승이다. 그러나 이 완승이 진짜 완승이 되려면,이 원내대표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한 추가적인 입법과 후속 조치에 힘을 더 쏟아야 한다. 검찰개혁 입법을 우선 통과시키고 개정하자는 의도였다면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책임지고 추가 입법을 하길 바란다. 경찰개혁법안이 이번에 함께 처리되지 않아 ‘검찰 공화국’에서 ‘경찰 공화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국민이 호랑이를 피했는데, 늑대를 만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검사는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 등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권력의 확대와 집권 연장을 위해 경찰을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진정성을 가지고 잠재워야 한다. symun@seoul.co.kr
  • 한국 수소차 세계 점유 60% 1위… 충전소·주민 반발 ‘넘어야 할 산’

    한국 수소차 세계 점유 60% 1위… 충전소·주민 반발 ‘넘어야 할 산’

    현대차 작년 1~10월 글로벌 판매 3666대 日 도요타 2174대·혼다 286대 추월 1위에 국내 수소차 작년 5097대… 1년 새 5.6배↑ 수소전지 발전 408㎿… 세계 발전량 40% 수소충전소 34곳… 日 112곳의 30% 수준 ‘수소발전소’ 건설 주민 반대는 해결 과제“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지난해 1월 17일 문재인 대통령) 오는 17일이면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은 지 1년이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소차를 판 국가로 발돋움했고, 국내 수소차 보급도 6배 가까이 늘렸다. 하지만 핵심 인프라인 수소충전소는 경쟁국에 비해 여전히 미흡하다. 수소발전소 건설도 안전사고 가능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수소차 글로벌 판매량은 현대차가 3666대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일본 도요타(2174대)와 혼다(286대)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수소차 수출(누적)은 지난해 말 기준 1724대로 전년(936대)에 비해 2배 가까이 확대됐다. 현대차는 또 스위스와는 10t급 수소트럭 1600여대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공급한다. 국내에 보급된 수소차는 2018년 말 908대에서 지난해 말 5097대로 1년 새 5.6배 증가했다. 지난해 9월부턴 서울에서 수소택시 10대가 시범적으로 운행되고 있는데, 2만 2000여명이 이용했다. 택시 1대당 평균 3만㎞를 달렸다. 수소버스도 13대가 운영 중이고, 경찰버스는 낡은 것부터 차례로 수소버스로 교체 중이다. 수소연료전지 발전량은 지난해 말 기준 408㎿로 미국(382㎿), 일본(245㎿) 등을 제치고 세계 발전량의 40%를 점유했다. 하지만 수소차 운행에 필수적인 수소충전소는 아직 경쟁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0곳을 새로 확충해 34곳으로 늘렸지만 일본(112곳), 독일(81곳), 미국(70곳) 등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수소경제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놓고 지역주민과 마찰을 빚는 것이다. 강원 강릉·횡성, 경남 함안·양산·고성, 경북 상주·경주 등 곳곳에서 수소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해 5월 강릉과학산업단지 수소탱크 폭발 사고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불안과 불신이 크게 확산됐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강릉 사고에 대해 정부는 ‘이례적인 사건일 뿐 초고강도 소재로 만든 수소탱크는 안전하다’며 국민을 무지하다고 몰아붙인다”면서 “수소연료전지와 수소탱크를 연결하는 파이프는 취약한 게 사실인데 이에 대해선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생산시스템을 제조하는 경기 용인의 ㈜지필로스를 방문했다. 제주에너지공사와 중부발전, 현대차,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등 4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도 미활용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 타당성 검토를 추진하기로 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나라 ‘곳간’ 비상… 작년 1~11월 관리재정수지 45조 적자

    나라 ‘곳간’ 비상… 작년 1~11월 관리재정수지 45조 적자

    재정수지 적자는 2011년 이후 최대 규모 국가채무 50조 늘어 사상 첫 700조 돌파지난해 ‘정부 가계부’가 4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경기 악화로 세수가 줄었는데,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친 탓이다. 나랏빚은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8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총수입은 435조 4000억원, 총지출은 443조 3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조 9000억원 적자를 냈다. 아직 12월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통합재정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해 통합재정수지 목표를 1조원 흑자로 잡았으나 달성이 힘들다. 통합재정수지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17조 6000억원)과 2015년(2000억원)에 각각 적자를 낸 적이 있다. 2016~18년은 3년 연속 흑자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도 지난해 1~11월 45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월간 통계가 공표된 2011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세금이 기대만큼 걷히지 않았다.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은 276조 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 3000억원 줄었다. 정부가 걷어야 할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은 세수의 비율인 세수진도율도 1년 전보다 1.5% 포인트 하락한 93.8%를 기록했다. 특히 법인세가 70조 5000억원 걷히는 데 그쳐 진도율이 88.9%에 머물렀다. 부가가치세도 전년 대비 1조 1000억원 줄어든 68조 3000억원에 그쳤다. 국가(중앙정부) 채무는 지난해 11월 기준 704조 5000억원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2018년 말(651조 8000억원)과 비교해 11개월 만에 50조원 이상 증가했다. 국채 발행을 늘려 씀씀이가 커진 재정 지출을 메운 탓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2월에는 종합부동산세가 걷히는 등 세수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국가채무 규모도 12월에 국고채 상환이 있어 다시 700조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미래·책임·참여’ 3대 교육정책… 자랄수록 꿈 커지는 부산 만든다

    ‘미래·책임·참여’ 3대 교육정책… 자랄수록 꿈 커지는 부산 만든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키우고, 자신의 꿈을 찾고 가꿔 나가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쌓아온 부산교육의 여러 성과를 기반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교육하기 좋은 부산’을 만드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새해 포부를 밝혔다. 김 교육감은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 성적을 거뒀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주최한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도 10년 이래 ‘최고’ 점수를 받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낸 뜻깊은 한 해였다”며 지난해를 되돌아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새해 역점사업은.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융합교육, 학생성장 중심의 수업·평가혁신, 행복을 더하는 문화예술교육, 삶을 디자인하는 진로진학교육을 교육청 4대 역점과제로 선정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융합교육을 위해 인공지능(AI)교육, 소프트웨어교육, 메이커교육 등 미래 첨단기술에 기반을 둔 창의융합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무선망 구축, 창의융합형 과학실, 무한상상실 등 미래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AI 활용 교수·학습자료집을 보급할 계획이다. 학생이 수업의 주인공이 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학생성장 중심의 수업·평가혁신으로 아이들의 역량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문 연 수업평가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수업과 평가를 위한 상시 지원체제를 마련하고 체험과 탐구 중심의 학생참여 수업,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독서교육, 학교 간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과 대학 연계 공동 교육과정 운영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힘쓰겠다.” -부산교육 3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는데. “3대 정책 방향은 창의성과 감성을 키우는 미래교육,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책임교육, 소통과 협력의 참여교육 등이다. 아이들이 급변하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역량과 따뜻한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미래교육을 추진한다. 올해에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구축한 수업·평가지원센터 중심으로 교원의 수업전문성을 강화하고 창의·통합적 사고력이 중요한 미래사회를 대비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한다. 특히 비판적 사고력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신문 읽는 고등학생 프로젝트’, ‘민주시민 양성 프로젝트’ 등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을 더욱 활성화하겠다. 아울러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에서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체제를 마련,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책임교육’을 추진하겠다. 다문화학생이 공교육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실시간 학부모 상담도 지원한다. 소통과 공감의 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소통과 협력의 참여교육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수업 혁신이 눈길을 끈다. “우선 학생들에게 AI를 활용해 지능정보화 시대에 맞는 창의융합형 인재육성을 꾀하고 있다. AI 연구, 선도학교, 선도지원단을 운영하고 AI 학습환경 기반 조성에 필요한 스마트도구 등을 지원, 선도교사 30명과 초·중·고 학생 3000명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확보해 학습관리, 온라인 과제 활동, 평가, 학생 개인 또는 팀 프로젝트 활동 등을 돕도록 할 방침이다. 미래교육 선도 교사연구회 10개 팀을 구성해 교실수업 개선을 추진한다. 12개교(초 6, 중 6)에 미래형 학습공간 조성과 교실수업을 지원하는 첨단미래교실 구축 사업도 시행된다.” -무상급식, 교복지원, 수학여행비 지원을 확대한다는데. “학부모의 경제 부담을 덜고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을 만들고자 교육복지를 확대하고 있다. 무상급식은 2014년 3월 공립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7년 3월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고교는 지난해 1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해 2021년 전 학년으로 늘릴 방침이다. 현재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여행비 지원을 중학교 2학년까지로 늘리고 지원액도 32만 4000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려 학부모의 경제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부산수학문화관 건립은 차질 없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세계는 수학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수학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자 2018년부터 부산수학문화관 설립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4월 교육부 중앙투자 심사를 통과했다. 현재 수학 전공 교원과 교수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콘텐츠 협의를 하고 있다. 건축 설계 등이 완료되면 오는 6월 착공해 2022년 3월 개관할 예정이다. 수학놀이와 역사 지혜, 교과체험, 진로탐색 영역 등으로 구성해 학생과 교사, 시민 등이 수학을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문화 복합공간으로 조성된다.” -부산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이 매년 줄어든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7년 46.1%, 2018년 33.2%, 지난해 28.6%로 매년 감소해 걱정이다. 현장실습 중 안전사고 발생과 근로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의 현장실습 정책 변화, 조선·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부·울·경 클러스터의 경기악화 등이 원인이다. 학교 전담노무사 배치, 노동인권 및 산업안전 보건교육 강화,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운영, 중소기업 맞춤형 인력양성 등 산업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전문 기술인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 시교육청 취업지원센터를 부산시청 1층으로 옮겨 부산시 일자리정보망과 연동해 운영하는 등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앞으로도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발굴 추진할 방침이다.”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계획은. “공립유치원을 신·증설해 공립취원율을 2018년 15.8%에서 지난해 17.8%로 높였다. 유아 공교육 강화를 위해 공립유치원 취원율 40%를 목표로 올해도 꾸준히 신·증설하겠다. 원아 200명 이상인 유치원 및 희망 유치원 등 45개 원이 에듀파인 회계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 모든 사립유치원이 가입할 예정이다.”-일반고 교육역량에 힘쓰는데. “고교 교육과정 운영 다양화와 학생 참여중심 수업 및 평가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일반고 교육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부산형 고교학점제 도입 기반 조성과 연계해 교과특성화 학교(교과중점학교) 운영 확대 등 교육과정 운영을 다양화하겠다. 이를 위해 정규 교육과정 확대학급 수업을 위한 추가 강사 매칭 지원과 공동 교육과정 운영 시스템 개발 등 교원의 업무 경감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교육부의 정시확대 방안에 대한 생각은. “대입 공정성의 문제는 ‘정시 확대’ 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축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력 격차와 학력 불평등 등과 관련된 사회 문제라 생각된다.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는 특정지역 학생, 특목고 졸업생 등 고액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정시만 확대하면 사교육 의존도가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다. 학종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 대입제도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한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동서 지역 간 교육격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격차는 다양한 요인으로 말미암은 교육현상이지만, 사회·경제 요인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올해 배움과 돌봄의 공공성 강화, 미래 핵심 역량 강화, 교육공동체 활성화 등 3대 전략, 25개 세부과제를 추진하면서 361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부산다행복학교 및 다행복교육지구를 확대하고, 서부산권에 글로벌외국어교육센터와 제2놀이마루를 구축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새보수당 “보수 재건하는 젊은 정당”…‘유능한 정치’ 천명

    새보수당 “보수 재건하는 젊은 정당”…‘유능한 정치’ 천명

    새로운보수당은 4일 개혁보수 노선을 바탕으로 보수를 재건하고 젊은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공화와 정의 ▲법치와 평등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젊은 정당 등 4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헌법을 지키는 정치, 경제와 안보를 튼튼하게 지키는 유능한 정치를 구현하겠다고 천명했다. 새보수당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강정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새보수당은 정강정책 전문에서 ‘보수’의 의미를 “나라를 지키고, 공동체를 지키고,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낡은 보수의 자멸로 손쉽게 집권한 문재인 정권이 무능과 독선, 부패와 불법으로 대한민국을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위험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성장과 분배의 조화로운 발전을 강조하는 개혁보수의 노선을 계승하겠다”며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와 관행을 혁파하여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데 경제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두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정 노동,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미래와 기회의 교육, 건강과 안전, 깨끗한 환경 등 적극적인 복지 및 사회 정책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도 정강정책에 담았다. 새보수당은 아울러 ‘힘의 우위에 입각한 대화’ 원칙에 따른 세계 최강군 육성, 한미동맹 복원, 한미일 안보공조 등의 외교안보 목표를 제시했다.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젊다는 것은 단순 나이가 아니라, 정책과 가치실현에 젊음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낡은 보수와는 다르게 청년을 포함한 모든 세대를 아우르겠다는 새보수당의 의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새보수당 오신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정당민주주의를 구현하고 회복하기 위해 공동대표단 체제로 당 대표가 독재할 수 없는 당헌당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오 의원에 따르면 공동대표단은 오신환·유의동·정운천·지상욱·하태경 의원 등 5명과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을 비롯한 원외 인사 3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한 달의 임기로 돌아가며 ‘책임대표’를 맡는다. 첫 책임대표는 새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다. 새보수당은 오는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평택항 친환경차 수출선에 오른 문대통령 “여기가 활발해야 수출강국으로 가는길 ”

    평택항 친환경차 수출선에 오른 문대통령 “여기가 활발해야 수출강국으로 가는길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친환경차 수출 현장인 경기 평택항을 방문, 전기·수소차 개발자 및 자동차 선적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수출 강국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처음 수출되는 친환경차 468대를 실은 글로비스 썬라이즈호가 떠나는 경기 평택항을 방문했다. 평택항에 접안된 선박에는 ‘친환경차 선도국가,‘수출강국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문 대통령은 박한우 기아차 대표이사로부터 사업현황 및 시장전망을 들었다. 박 대표는 “아프리카와 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 판매를 늘려 한국 자동차 수출에 기여하겠다”며 “모빌리티 등 미래 신사업을 개척해 중장기적으로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친환경차 수출에서 시작된 상생 도약의 기운이 2020년 새해 우리 경제에 커다란 활력이 될 것”이라며 박 대표 등을 격려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명 경기지사, 정장선 평택시장 등이 이날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처음 수출되는 친환경차 ‘니로’에 ‘수출 1호 친환경차’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깃발을 차량에 꽂아준 다음 박 대표를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며 웃었다. 문 대통령이 성 장관 안내를 받아 “대한민국”을 선창하자 다른 참석자들은 “달리자”라고 외쳤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어 올해 1호 수출차인 니로의 보조석에 탑승해 글로비스 썬라이즈호로 이동했다. 조타실에서 선장으로부터 선적 현황 등을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총 항해 기간,선박 내 편의시설 등을 물으며 선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갑판으로 이동해 현대글로비스 김정훈 대표로부터 세계 해상 운송시장과 관련한 현황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새해에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국이 4대 수출 강국의 목표를 향해 발전하기를 바란다”면서 “현대글로비스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성 장관은 “오늘 새해 자동차 수출 첫날인데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서 잘 풀릴 것 같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수출이 줄어 금년에 제대로 발동을 걸어야 2030년 세계 수출 4대 강국 도약도 실현 가능하다”며 “자동차 산업 전망이 암울했는데 친환경차, 전기차, 수소차 분야에서 회복해 참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활발하게 가동되는 것이 한국 자동차 산업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고 수출 강국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수출현장을 둘러보기에 앞서 문 대통령은 평택항 관제 업무가 이뤄지는 해상교통관제센터를 방문해 근무 현황을 살폈다. 조현배 해양경찰청장으로부터 평택항 안전관리 현황 등을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이후 연안 선박 운항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는데 어느 정도 개선이 됐는가“라고 물어보는 등 해상 안전에 관심을 보였다. 이어 인근 해상에서 순찰 경비 중인 해경 317정의 조찬근 함장과 무선 송수신기로 교신하며 근무자들 노고를 격려했다. 조 함장은 “구명조끼 착용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어민들의 안전 의식이 높아졌다”며 “어민들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함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올해도 해양 안전이 잘 지켜질 것 같다”면서 “해경 모두가 우리나라 해양주권 수호와 해양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안전이 대한민국의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근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레이저로 무인기 격추… SF영화가 아닙니다

    레이저로 무인기 격추… SF영화가 아닙니다

    ‘레이저’는 공상과학(SF) 영화에 수없이 등장한,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무기입니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 항공기를 파괴하는 모습은 환상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실제 레이저는 기상상황과 거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기화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리만족을 위해 선택한 것이 영화였죠.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공중에 있는 항공기나 로켓탄 등을 타격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2일 김종국 한국국방연구원 획득사업분석단 연구단장이 작성한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무장 무인기, 소형 로켓, 포탄 등을 요격하려면 100㎾급 이상의 고출력 레이저가 필요합니다. 또 공격헬기,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려면 출력을 300㎾급으로 높여야 합니다. 레이저를 계측장비 정도로 사용했던 과거에는 이것은 단지 ‘꿈’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2017년 미 육군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성과물을 공개했습니다. 미 육군 우주미사일방어사령부(SMDC)가 개발 중인 ‘이동식 고에너지 전술레이저’(MTHEL)입니다. 기동성이 뛰어난 18t 무게의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보잉사가 무인기 요격용으로 개발한 5㎾ 레이저포를 장착했는데 차체 왼쪽에 특이한 마크가 있었습니다.●레이저로 무인기 64대 격추… 50㎾급 개발 바로 4개의 로터(프로펠러와 회전축)를 갖춘 쿼드콥터 52기, 단발 고정익 무인기 12기를 격추했다는 표시였습니다. 미 육군은 실제 소형 무인기 격추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무인기 취약 부위인 뒤쪽 날개를 불태워 요격하는 방식이었는데 실험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무인기에 화재를 일으켰습니다. 연구팀은 레이저 출력을 10㎾, 18㎾ 등으로 단계적으로 높인 뒤 2021년까지 50㎾급 레이저를 확보한다는 야심 찬 목표도 세웠습니다. 이 정도 출력이라면 적의 ‘대전차 미사일’도 막을 수 있습니다.미 육군과 보잉사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또 다른 무기는 광섬유 레이저를 이용한 ‘트럭 이동형 고에너지 레이저’(HELMTT)입니다. MTHEL보다 앞선 2005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2011년 미 육군에 인도됐다고 합니다. 레이저 냉각탱크, 레이저 발생장치 등 각종 장비를 갖춰야 하다 보니 무게가 50t에 육박해 오시코시사의 ‘8륜 중기동 트럭’을 차체로 삼았습니다. 화기는 10㎾ 출력의 미국 IPG사 레이저를 장착했습니다. 2013년 11월에는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사격장에서 발사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박격포탄 90여발과 여러 대의 무인기를 격추했는데 격추거리는 1.8~2.7㎞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 육군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보잉사는 현재 개발 중인 50㎾급 레이저를 이 시스템에 적용한다는 목표입니다.다른 미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도 레이저 개발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록히드마틴은 10㎾급 ‘아담’, 30㎾급 ‘아테나’에 이어 2017년 3월 60㎾급 광섬유 레이저 개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아테나는 2015년 1.6㎞ 거리에서 자동차 엔진을 파괴하는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2017년에는 무인기 격추에 성공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60㎾급은 에너지 효율을 높여 축전지와 냉각장치를 소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미 해병대도 무인기 격추용으로 30㎾급 차량탑재형 ‘지상기반 대공방어(GBAD)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獨 고정형 레이저, 240㎜ 로켓탄 방어 가능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둔 50㎾급 레이저 무기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헬’입니다. 헬은 ‘고정형’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이미 2013년 소형 무인기 3대를 연달아 격추하는 묘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회사는 현재 240㎜ 로켓탄과 무인기 편대를 제압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군사용 레이저 개발 과정에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소형화’입니다. 미국 등 군사 강국들은 과거 탄도미사일 레이저, 우주배치 레이저 등 규모가 큰 고출력 레이저에 치중했지만 최근에는 무인기, 로켓탄 등 테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좀더 규모가 작은 레이저 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레이저 발진기, 냉각장치, 광전송장치, 망원경 등 부피가 큰 장비가 많아 지속적인 경량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레이저 발진기 효율을 높이는 과제가 핵심입니다. 김 단장은 “레이저 발진기 효율은 전체 전원 출력이 레이저로 전환되는 비율을 의미하는데 현재까지 록히드마틴사 레이저의 43%가 최고 수준”이라며 “최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고효율 희토류 레이저, 알카리 레이저 등 새로운 고효율 레이저가 개발되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고온에서도 동작하는 광학구성품을 개발하면 냉각부담이 줄어들어 냉각장치 소형화가 가능해진다”며 “광전송 및 집적장치, 망원경은 구조를 바꿔 체적을 최대한 분산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최근 레이저 무기 개발을 선언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9월 “올해부터 88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레이저 대공 무기 체계 개발 사업을 완료하고 전력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별도의 탄약 없이 전력만 공급하면 되고 소음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1회 발사 비용이 2000원에 불과한 것이 장점입니다.●요격미사일보다 비용 저렴… 소형화 관건 개발만 완료하면 1발이 수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인 요격미사일보다 비용효율성이 훨씬 높다는 겁니다. 시제품 개발은 방산업체인 한화가 맡기로 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10여년간 연구를 통해 수백m 떨어진 정지 상태의 소형미사일 표면에 구멍을 낼 수 있는 레이저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1㎞ 이상 떨어진 무인기를 떨어뜨리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인데, 기술이 고도화되면 전투기도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한국형 스타워즈 사업’으로 부릅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입니다. 너무 큰 기대는 바로 실망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 가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남중국해는 중국 앞 바다가 아니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남중국해는 중국 앞 바다가 아니다”

    청(淸)나라 북양함대 창립일인 지난달 17일. 중국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산둥(山東)함’이 남부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의 군항에서 취역식을 갖고 인민해방군 해군에 인도됐다. 이날 행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 부대원과 항모 건설 인원 등 5000여명이 항구에 도열한 채 축제의 분위기 속에 열렸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가 힘차게 게양되고 국가인 의용군(義勇軍)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시 주석은 직접 산둥함에 올려 의장대를 사열하고 각종 장비와 함재기 조종사의 상황도 둘러본 뒤 항해 일지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당과 인민을 위해 새로운 공을 세웠다”고 항모부대 장병과 항모 건설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인도식에는 딩쉐샹(丁薛祥) 당중앙판공청 주임, 류허(劉鶴) 부총리,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등이 참석해 행사의 무게감을 더했다. 2012년 취역한 첫 항모 ‘랴오닝(遼寧)함’은 옛소련 미완성 항모 바리야그를 사들여 개조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중국 국내 기술로 완성한 첫 ‘메이드 인 차이나’ 항모가 바로 산둥함이다. 랴오닝함보다 전투능력과 구조, 적재량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지만 연료 탑재가 공간을 많이 차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무기 탑재 공간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래식 디젤엔진으로 가동되는만큼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항모보다 작전 거리도 훨씬 짧을 수밖에 없다. 최대 속도가 31노트로 랴오닝함의 32노트에 비해서도 다소 느린 산둥함은 길이 315m에 만재배수량(배에 물건을 가득 채웠을 때 배 무게 때문에 밀려나는 물의 양)이 7만t급인 구형 중형 항모이다. 중국이 러시아의 수호이(SU)-33을 복제해 개발한 중국산 함재기 젠(殲·J)-15를 36대 실을 수 있다. 젠-15의 수를 줄이고 대잠수함 능력을 갖춘 최신예 Z-18 헬기 등을 적재하면 44대까지 실을 수 있는 까닭에 랴오닝함에 비해 공격력이 앞선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해외판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협객도(俠客島)는 “산둥함이 이끄는 항모 전단은 남중국해에 투입돼 외국 군함과 직접 맞서게 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공중과 해상을 지배하게 도울 것”이라고 야심찬 청사진을 내보였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남아 국가들이 들끓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군사기지 건설하고 항모 배치를 서두르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는 데다 해상 물동량이 연간 5조 달러(약 5775조원)에 이를 정도로 중요한 해상 에너지 수송로인 까닭에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이 자원 영유권과 어업권 등을 놓고 끊임없이 분쟁하는 해역이다. 동남아 국가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시 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가 참가한 가운데 중국 해군이 두 번째 항모이자 첫 독자 기술로 건조한 산둥함을 하이난성 싼야의 해군기지에 인도하는 성대한 행사를 열면서 촉발됐다. 산둥함이 남중국해 앞의 싼야에 배치되면서 앞으로 남중국해와 대만 해역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南沙群島,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永暑礁)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계속 설치함으로써 남중국해를 중국의 군사기지화한다는 주변국의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산둥함이 남중국해에 배치할 것이라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반중(反中) 분위기를 부채질한 것이다.이에 따라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구단선’ 주장에 대해 “남중국해 전체가 중국에 속한다는 중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구단선’(九段線)은 중국이 1940∼1950년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중국은 이를 근거로 남중국해 수역의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사이푸딘 장관은 최근 유엔에 제출한 남중국해 관련 제안서를 옹호하면서 “누군가 우리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주장을 굳건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레이는 남중국해에 접한 자국 해안에서 200해리 수역을 넘는 대륙붕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SC)에 낸 바 있다. 말레이가 이 지역에 존재하는 해저 자원에 대한 권리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 제안서는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라 말레이와 같은 연안 국가들은 대륙붕 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와 200해리를 초과하더라도 지형이나 지질 등이 충족되면 대륙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에 중국은 발끈했다. 중국 정부는 즉각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말레이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침해했다”며 강력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유엔이 말레이의 주장을 검토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베트남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발간한 국방백서를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비판했다. 베트남 국방부는 남중국해의 중국군 동향을 거론하고 “우리는 우리의 독립, 주권, 영토 및 정치 체제를 해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양보할 수 없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법 위반’, ‘일방 행동’, ‘베트남 주권 및 관할권 침해’ 등 사용 가능한 외교적 용어를 활용해 베트남 입장을 분명히 표현했다. 베트남은 지난 7월 이후 연이은 중국 석유탐사선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활동에 강력히 항의하며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도 되받아쳤다. 중국군은 남중국해에서의 ‘돌발적 대치 상황’을 대비한 공세적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해군 항공대는 10종 이상의 적 무선신호를 식별하는 정찰 훈련을 벌였다. 기존 방어 개념에서 예방적 개념으로 전환된 것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친중국정책’을 펴는 필리핀도 해안 경비대를 대폭 강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올해 4000명, 내년에 6000명을 증강하는 등 2025년까지 해안경비대 2만 5000명을 증강해 갈수록 남중국해에서 위협적인 중국 해안경비대와 어선들에 맞선다는 방침이다.동남아 국가들이 남중국해를 싸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오는 2021년 타결 시한이 다가오는 ‘남중국해 행동준칙(COC)’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아세안(ASEAN)은 2002년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한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을 채택하고, 구속력 있는 이행 방안을 담은 행동준칙을 2021년까지 타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南洋)이공대 교수는 “남중국해 주변국들이 최근 목소리를 키우는 것은 2021년 COC 타결을 위한 협상에서 발언권을 키우고,COC 타결 전에 최대한 남중국해 내 지분을 획득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OC는 DOC의 구속력을 보장하기 위해 구체적 이행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미국도 가세해 동남아 국가들을 측면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남중국해 COC 타결을 앞두고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화하며 영유권 분쟁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남중국해 군사시설을 세우고 비행 훈련 등을 하며 이 해역을 실효지배 전략을 펴는 중국에 맞서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이곳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얘기다. 콜린 코 교수는 “미국은 설사 COC가 타결되더라도 ‘항행의 자유’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남중국해 주변국들에 상기시키기 위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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