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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로회의 “與 4대입법은 위험”

    강영훈 전 국무총리 등 사회 원로 50명의 모임인 ‘국가원로회의’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을 일방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주장은 매우 위험하다.”며 여권의 4대 입법안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원로회의는 이날 ‘국가 안전 발전을 위한 대통령·국회의장·정당 대표에 보내는 국가 원로들의 권고문’을 통해 “북한 노동당 규약에는 한반도 전체를 사회주의 적화통일의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국민 기본권을 무시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하는 ‘과거사 청산’은 전문 역사학자에게 맡겨 응징과 고발 없는 화해·화합을 이끌어야 한다.”며 여권의 과거사 정리 방식에 반대 뜻을 명확히 했다. 원로회의는 또 “정부가 또 자유언론과 사학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국제 시류에 맞지 않는다.”며 여권이 주장하는 언론관계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꼬집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충청도민의 선거권표를 의식한 정략성이 포함돼 있었으니 이를 전면 백지화하고, 통일에 대비해 국토 균형발전의 차원에서 중앙에 있지 않아도 불편없는 공공기관은 전국 시·도에 이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조언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7급시험 여성합격자 사상 최다

    8일 발표된 올해 국가직 7급 공채시험 합격자 발표는 각종 부문별로 역대기록을 갈아치웠다. 여성 합격자가 전체의 27%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합격자들의 가산점 보유비율 역시 93.3%로 역대 가장 높았다. 중앙인사위는 이날 “42회 7급 공채시험 결과 당초 선발예정인원보다 9명 많은 477명이 최종합격했다.”면서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시험에는 총 6만 3896명이 지원해 경쟁률에서도 134대 1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인사위에 따르면 여성합격자는 전체 합격자 477명 중 129명(27.0%)으로 지난해 22.1%보다 4.9%포인트 증가했다. 시험에 응시한 남성지원자는 2만 257명으로, 그 중 348명이 최종 합격해 1.7%의 합격률을 보였다. 여성의 경우 1만 2237명이 응시, 최종 129명이 합격해 1.05%의 합격률을 나타냈다. 이번 시험결과는 7급시험에서 가산점은 필수라는 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합격자 477명 가운데 가산점을 받지 않은 합격자는 단 32명에 불과했다.42명이 취업보호가산점(유공자가산점)을 받았고,282명이 자격증 가산점을 받았다. 또 121명은 취업보호와 자격증 가산점을 모두 받아 최고 18점의 가점을 받았다. 또 양성평등채용목표제에 따라 여성 9명이 추가로 합격했다. 세무직 4명, 행정직(선관위) 3명, 건축직 1명, 행정직(장애) 1명 등이다. 합격자 명단은 사이버국가고시센터(gosi.cs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IMF 그후 7년] “출자총액제한 폐지돼야” 65%

    [IMF 그후 7년] “출자총액제한 폐지돼야” 65%

    서울신문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신청 7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오락가락 손발이 안 맞는 정책당국이나 불안한 노사관계에 대한 전문가들의 걱정이 그대로 나타났다. 투자를 꺼리는 이유로 대기업은 정책 불확실성과 미래 성장사업 발굴 실패가, 중소기업은 내수침체와 투자재원 부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이른바 ‘한국형 뉴딜정책’에 연기금을 동원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의 54.4%는 반대했다. 또 연기금 동원에 찬성한 응답자(45.6%) 중에서도 60%(전체의 28.1%)는 ‘투자의 전문성 확보’ ‘정부개입 방지대책 마련’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부의 핵심 재벌정책인 출자총액제한에는 52.6%가 ‘조건 없는 폐지’를,12.3%는 주주여신 규제와 투자업종 제한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폐지’를 주장해 전체의 3분의2인 64.9%가 폐지쪽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재벌계열 금융회사의 의결권 제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 우세했다.48.1%는 현행대로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고,5.6%는 폐지시한 제시 등 ‘조건부 제한 유지’를 주장했다.‘폐지’는 33.3%,‘조건부 폐지’는 13.0%였다. SK㈜와 영국 소버린자산운용간 분쟁으로 대표되는 국내기업에 대한 해외자본의 경영권 공격과 관련해서는 경영권 방어장치의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8.6%로 압도적이었다.21.4%는 ‘시장의 자유 존중’ ‘국제적 추세’ ‘기업 투명성이 확립되면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필요없다고 답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쌀 관세화 유예를 위한 중국·미국·태국 등 9개국과의 협상과 관련해서는 현재 정부 방침인 ‘관세화 유예 연장’보다는 ‘관세화 전환’(완전 시장개방)이 낫다는 의견이 전체의 74.1%를 차지했다. 철저한 농가대책 등을 조건으로 내건 경우까지 포함하면 79.6%가 관세화 전환에 찬성했다. 또 5명 중 3명꼴(60%)로 정책금리(목표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고,27.3%는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했다.7.3%는 오히려 인상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응답했다.IMF 체제에 들어갔던 97년 말의 위기수준을 ‘5’라고 가정했을 때 현재의 위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물은 데 대해 가장 많은 32.8%가 ‘3’이라고 답했고 ‘4’가 29.3%로 뒤를 이었다.IMF 때와 같거나 그보다 심하다는 ‘5’ 이상의 답변도 4분의1이 넘는 25.9%에 달했다. 위기 수준의 전체 평균치는 ‘4.03’으로 계산됐다. 대기업이 투자를 기피하는 이유(2개 복수응답)로 가장 많은 56.9%가 ‘정책의 불확실성’을 들었다.‘미래사업 발굴 실패’가 48.3%로 두번째였고 대외경제환경 악화(32.8%), 노사관계 불안(20.7%)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은 내수침체(77.6%)가 투자기피 이유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투자재원 부족(48.3%), 대외경제환경 악화(20.7%), 정책의 불확실성·미래사업 발굴 실패(각 13.8%) 순이었다. 경제회생을 위해 시급한 해결과제(3개 복수응답)로도 정책 불확실성(72.4%)이 가장 많이 꼽혔다.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약화된 내수기반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67.2%로 두번째로 많았고 노사관계 불안(32.8%), 정쟁 등 정치적 불안(27.6%), 기업설비투자 부진(25.9%)이 뒤를 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공공, 노동, 기업, 금융 등 4대 부문별 개혁에 대해서는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공공과 노동 부문은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고, 기업과 금융 부문은 비교적 후하게 평가됐다. 특히 노동부문 개혁에 대해서는 ‘아주 잘못됐다.’와 ‘다소 잘못됐다.’가 각각 25.9%와 44.8%로 10명 중 7명이 제대로 안 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잘됐다.’는 응답은 단 한 건도 없어 노사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그대로 반영됐다. 공공부문도 사정이 비슷해 62.1%가 잘못됐다고 답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열린세상] 부러운 사진, 답답한 사진/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지난달 20일자 국내 신문에는 부러운 사진이 하나 실렸었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 내외들인 부시 대통령과 로라, 클린턴과 힐러리, 부시와 바버라, 카터와 로잘린이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열린 클린턴도서관의 개관식에 참여한 모습이었다. 당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민주당, 다른 두 사람은 공화당이다. 아버지 부시는 카터에게, 클린턴은 아버지 부시에게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를 안겨주었다. 또한 얼마전 클린턴은 민주당 후보 케리를 위한 시카고 선거유세에서 부시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카터도 부시가 자의로 이라크 전쟁을 선택했다고 심하게 비난했었다. 우리식 정치행태에서는 상종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대조적으로 우리 정치를 전하는 사진은 답답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일어서 있고 한나라당 의석은 퇴장으로 텅 빈 모습이었다. 공정거래법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의 처리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국무총리의 발언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철수로 공전하던 국회가 겨우 원상회복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사진보다 더 다른 것은 정치에서 주고받는 말의 내용과 품격이다. 국정의 상대방에 대해 ‘차떼기당’ ‘열우당’이라고 하고,‘극우 전체주의 세력’ ‘수구꼴통’ ‘좌익 반미 친북 정권’으로 매도한다. 그뿐인가. 대통령, 정당지도자, 총리를 욕설로 비하한다. 상대방 존재에 대한 원천무효의 똬리 속에 우리 사회 공동체의 꿈을 위한 말과 논쟁은 실종된 채 후안무치한 저주의 막말이 설치고 있다. 이에 비해 위싱턴포스트의 지난달 19일자 클린턴도서관 개소식에 대한 기사는 그야말로 천양지차이다. 정치가 제대로 된 말을 만날 때의 아름다운 감동을 보여준다. “클린턴 도서관 개소식, 국가의 단결은 빗속에서도 반짝인다.”는 제목부터 다르다. 전현직 대통령들은 소신과 정당의 입장은 지키면서도 공존의 철학과 유머를 담은 말의 향연을 쏟아냈다. 클린턴은 미국의 역사에서 보수주의자는 계승해야 할 중요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경계를 지켜왔으며 진보주의자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의 문제들을 찾아내 개혁해 왔다고 연설했다. 보수주의자들이 재정 억제와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해온 점은 옳으며, 진보주의자들이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처해 온 점은 옳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 두 사람 모두 인격이 훌륭하고 조국을 사랑하는 인물이라면서 그들은 단지 세상을 다르게 볼 뿐이라고 했다. 목표는 같되 방법이 다름을 상호인정하면서 보수와 진보가 각각의 강점을 통하여 국가의 번영에 기여하는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의미있는 모임이 있었다. 여야의 끝없는 막말 정쟁을 우려하는 사회 인사들이 국회의원들을 초청하여 시국간담회를 개최하였다. 몇가지 간곡한 주문 중에는 여당은 개혁의 명분과 수를 앞세워 4대입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지 말고 옳은 것은 수용해 합의를 도출해 달라는 것과 감정을 폭발하지 말고 토론을 하라는 것이다.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언어적 폭력이나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 언어적 공격은 쟁점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과 설득이 아니라 상대방의 자아와 정체성을 공격하고 훼손하는 행위이다. 상대방을 모욕하고 적대감을 표출함으로써 관계를 단절시키거나 해체한다. 이제부터라도 여야는 언어적 공격을 자제하고 논쟁과 토론의 대화를 해야 한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공격과는 다르게 논쟁과 토론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주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여 학습효과를 높이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여 이기적인 사고를 줄이고 성숙된 이성을 이끌어낸다. 무엇보다도 논쟁을 통한 토론에서 얻는 합의는 국민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짜증스러운 사진과 막말 정치를 보며 다수결이라는 수적 우위보다 합리적인 말과 토론이 지니는 설득의 우위가 민주주의의 요체임을 상기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與 당권경쟁 벌써 불붙나

    與 당권경쟁 벌써 불붙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국민연금의 ‘한국형 뉴딜’ 투자에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열린우리당에서는 계파에 따라 입장 차이를 보였다. 국민정치연구회는 “주무 장관으로서 충분히 문제 제기”라는 입장을 밝혔고, 바른정치모임은 “공식입장 외에 할 말이 없다.”고 입단속을 했다. 의정연구센터쪽은 “국민연금 수익률 1%가 오르면 고갈 속도를 5년 정도 연장할 수 있다.”며 분개했다. 결국 당내 계파들은 김 장관의 발언을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파악하고 내년 3월 전당대회를 5개월이나 앞두고 당권 경쟁이 조기에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장관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기 당무복귀설’이 급속히 당내에 확산된 또 하나의 배경이다. 이런 조기 과열 분위기는 당 안팎에서 감지된다. ●당의장, 누가 나오나 22일까지 당의장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김혁규 의원과 김두관 전 장관이지만, 자천타천으로 출마 예상되는 인물들은 10명 안팎에 이른다.‘친노’ 계열로 분류되는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 한명숙 상임위원과 함께 재야개혁세력에서는 임채정 통일외교통상위원장과 장영달 의원, 개혁당에서는 유시민·김원웅 의원이,‘당권파’에서는 신기남 전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이미경 문화관광위원장 등 물망에 오르내린다. 재야개혁 세력들은 “더이상 당이 방치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어서, 당 의장이 계파 안배적인 관리형으로 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들은 4선의 임채정 의원을 선호하지만, 정작 본인은 국회의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당권파는 신 전 의장의 출마에 부담을 느끼며, 관리형으로 김혁규 의원을 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시민 의원을 정점으로 한 개혁당 세력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문희상 의원은 모든 계파가 선호하는 카드지만,‘수평적 당청’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흠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의원들 지난 10월부터 지역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혁규 상임위원은 22일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경제인의 기(氣)를 죽이는 입법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고려해봐야 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김 위원은 이시종·심재덕 의원 등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의원 20여명과 자주 회동하는 등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정적 개혁을 지향하는 당내 세력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권파’인 정동영 장관은 24일 서울 여의도 음식점에서 광주 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갖는 등 분주하다. 지난주에도 신기남 전 의장이 광주 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져,‘천신정’으로 불리는 당권파가 호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신 전 의장은 당권에 직접 뛰어들 것으로 판단돼, 당권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근태 장관의 경우 측근은 “장관 취임 이후 국민정치연구회 소속 몇몇 의원들과 개별적인 만남을 할 뿐 ‘조직적 만남’을 갖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서는 “김 장관이 최근 직접 나서서 의원 60여명을 조직했다.”는 ‘미확인 소문’이 유포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최근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한층 높이 잡고, 내년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고 한다. 차기 대선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20%의 높은 지지도가 나오자 ‘4대 입법’의 국회 통과를 성공시킨 뒤 당의장 선거에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서울 사립초등학교 집중탐구

    서울 사립초등학교 집중탐구

    서울의 40개 사립초등학교가 12월1일(수)∼10일(금)까지 열흘 동안 일제히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생은 공개추첨으로 선발하며 추첨일은 12월13일(월)이다. 복수지원은 할 수 없다. 사립초등학교는 한달에 3만원 안팎의 급식비만 내면되는 공립초와 달리 한달 등록금이 20만∼50만원까지 들어 경제적 부담이 크다. 그러나 학교를 선택할 수 있고 별도의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고 학교 안에서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할 수 있어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교마다 추구하는 교육 목표가 다르고 시설과 운영에서도 차이가 많은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해야 한다. 사립학교 9곳의 특징을 소개한다. ●한양대 부설 한양초등학교(kid.hanyang.ac.kr) 한양은 영어과목의 철저한 수준별 수업을 실시, 전교생 영어학력 수준이 서울시 초등학교 중 최고임을 자부한다. 한반 정원은 34명이지만 영어 시간엔 실력에 따라 3팀으로 나누어 11명이 한반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영어전문 교사 10명은 한국과 영어권 국가의 문화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재미교포 2세와 미국에서 중·고교를 마친 한인들로 구성됐다. 해마다 6월과 12월 영어시험 전문기관에 의뢰한 ‘한양 어린이 영어 특별 토익’을 실시해 점수에 따라 반을 편성한다. 온라인 영어교육 역시 활성화 돼 학생들이 집에서 공부하는 내용도 교사와 학부모가 늘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들은 일주일에 3∼4차례 온라인 과제를 내주고 학생들은 집에서 말하기(Speaking), 읽기(Reading)등 숙제한 내용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둔다.6학년을 마칠 때 쯤에는 중학교 3학년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지난해 경쟁률 2.4대1. 분기당 수업료 84만원. ●동산초등학교(seoul-dongsan.es.kr) 주택과 빌딩 가득한 도심에 자리잡은 동산초등학교 안에 들어서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마치 금호산길 언덕에 아담한 어린이 동산을 얹어놓은 듯하다. 동산초는 ‘촌지없는 학교’,‘수학·영어 특성화 학교’,‘전교생이 생일 축하받는 학교’로 유명하다. 동산의 모든 교직원은 기부금과 촌지, 학부모들의 식사대접 등을 받지 않는다는 철칙을 8년째 지키고 있다. 교직원 중 재단 이사장의 친인척이 전혀 없는 것도 여느 사립학교와 다른 특징이다. 동산은 학년별로 10명씩 수학·영어 영재반을 운영한다. 수학 영재반은 난이도를 높인 문제와 응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푼다. 영어 영재반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영어 토론을 진행한다. 또 전교생의 영어 실력증진을 위해 동산 토익 경시대회도 1년에 4차례 실시하며 3학년부터는 이 성적을 바탕으로 수준별 영어수업을 한다. 동광은 전교생이 생일을 축하받는 학교로도 알려져 있다. 이하민 교장은 생일을 맞은 학생들에게 우편으로 생일카드를 보내주고 교장실로 불러 직접 파티를 열어준다. 지난해 경쟁률 2.4대1. 분기당 수업료 77만 4000원. ●중앙대 사범대학 부속 초등학교(www.caude.es.kr) 지력과 체력을 두루 갖춘 성실한 사람으로 키우는 게 이 학교의 목표다. 중앙은 1964년 개교 이래 40여년간 전형적인 한국식 교육틀을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는 명문이다. 전교생은 등교와 동시에 운동장을 2∼3바퀴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모든 학생에겐 줄넘기 실력에 따른 급수가 있어 점심시간을 활용해 줄넘기를 하도록 유도한다. 전교생의 학력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중앙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각 과목 단원별 학습지를 매주 4∼5차례 배부하며 매일 아침 담임교사는 학습지를 채점하고 개별지도를 실시한다. 매월 국·영·수를 중심으로 단원별 학력 평가도 치러 학생의 학력을 꾸준히 관리해준다. 전교생에게 형제·자매를 만들어주는 ‘우애활동’도 중앙만의 특징.1∼6학년 한명씩 6명이 한팀을 이뤄 형제·자매를 맺어 화단의 꽃을 가꾸도록 한다. 외딸·외아들이 대부분인 요즘, 의남매·형제를 맺는 ‘우애활동’은 학생·학부모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경쟁률 3.6대1. 분기당 수업료 58만원. ●은석초등학교(www.eunseok.seoul.kr) 학교법인 동국학원이 운영하는 불교학교로 철저한 전과목 성적 관리와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특징이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1년에 4차례 과목별 학력 평가를 실시,T점수와 표준편차를 제공한다.T점수는 과목당 전체 학생 평균을 50점으로 환산하고 표준편차를 10인 체제로 전환한 점수로 과목별 난이도에 따라 학업 성취도를 평가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정규수업시간에 중국어도 가르치고 있다.3학년은 주당 1시간,4∼6학년은 주당 2시간 중국어를 배운다. 영어교육에도 변화를 시도해 내년부터는 원어민 강사가 수학도 영어로 가르칠 예정이다.4∼6학년들에게는 외국문화 체험 기회도 주어진다. 뉴질랜드·일본·중국 등 은석과 자매결연을 맺은 초등학교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서로의 전통놀이를 함께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방학 때마다 실시한다. 지난해 경쟁률 1.1대1. 분기당 수업료 79만 8000원.●영훈초등학교(www.younghoon.es.kr) 초등학교 6년 동안 영어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마스터하는 것이 목표라면 영훈을 고려해보자.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영어권 국가의 교육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는 것이 영훈의 강점이다.1965년 설립된 영훈은 1986년 우리나라 처음으로 열린교육을 실시했으며 96년부터는 수업의 50%를 영어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수학·과학·사회 과목은 영국·미국·뉴질랜드·캐나다·호주 출신 원어민 강사 30명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교재의 50%는 영훈이 엄선한 외국교재를 사용한다. 한 학급 학생 수는 36명이지만 모든 수업은 18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80분 수업으로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가 한국인 교사(25명)보다 많은 유일한 학교이기도 하다. 원어민 강사는 본국에서 인정한 초등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모든 수업교재와 준비물도 학교에서 지원한다. 지난해 경쟁률 3.0대1. 분기당 수업료 148만원.●동광초등학교(www.dongke.es.kr) 남부지역의 유일한 사립초등학교다. 영등포, 관악, 구로, 금천에 살고 있는 학부모 중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먼 통학거리가 걱정된다면 동광을 고려해보자. 한반 정원은 32명이지만 영어·수학 수업은 학생수를 16명으로 제한해 개별 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독서지도를 통한 인성·지성 교육을 병행하는 것도 동광의 특징이다. 교사 19명이 모두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에서 실시하는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이수했으며, 독서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학부모가 독서수업에 명예교사로 참여한다. 학생 6∼7명을 한팀으로 구성해 한달에 1∼2차례 독서수업을 진행한다.6학년 학생들에게는 3박4일간 일본 체험학습 기회도 있어 일찌감치 해외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타악기 오케스트라 ‘두드림(Two-Dream)’또한 동광의 자랑거리. 실로폰, 드럼, 징 등 10여가지 타악기를 연주하는 ‘두드림’은 지역사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유명하다. 지난해 경쟁률 1.5대1. 분기당 수업료 69만 6000원. ●서울여대 부설 화랑초등학교(www.hwarang-s.es.kr) 나무와 풀을 사랑하는 심성고운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화랑을 추천한다. 불암산 자락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학교 화랑은 5000여평 녹지 속에 조성된 ‘바람직한 도심 학교 모델’의 전형을 보여준다. 수십년생 소나무 숲 속에 둥지를 튼 까치와 나무 사이를 오가는 다람쥐를 교실 안에서 볼 수 있다. 교실 바닥난방이 잘 돼 있어 학생들이 집에서 지내듯 양말발로 생활한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여름·겨울 방학이면 화랑과 자매결연을 맺은 뉴질랜드 스탠모어 베이 스쿨(Stanmore Bay School) 원어민 강사들을 초청해 영어캠프도 개최한다. 어려서부터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도 화랑의 강점이다. 일반 학교의 전교어린이회의를 ‘화랑 어린이나라 회의’라고 부르고 3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입법·행정·사법부를 꾸려 각 학급의 3부 요원들이 한달에 한 차례 모여 화랑 어린이 나라의 생활 규칙을 만들고 실천하며 평가한다. 지난해 경쟁률 4.3대1. 분기당 수업료 70만 7400원.●명지초등학교(www.myongji.net) 기독교 정신으로 1967년 개교한 명지는 꾸준하고도 차분하게 내실있는 교육을 실시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학교 건물은 전형적인 학교 양식을 탈피, 외형과 내적 구조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집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교내 대회와 시험에서 학생간 순위를 매기거나 학교장 명의로 상장을 수여하지 않는 것도 명지만의 특징이다. 수업과 특별활동 등에서 성적이 뒤떨어지는 학생은 실력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모두를 아끼고 칭찬해야 한다는 것이 명지의 교육철학이기 때문이다.4학년을 대상으로 8년째 실시하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라는 부자(父子)·부녀(父女) 캠프는 명지 최고의 자랑거리다. 학교 안에서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평소에 몰랐던 아버지의 정을 느끼고 가족간의 깊은 사랑을 확인한다. 때문에 캠프에 맞춰 해외출장에서 귀국하는 학부모가 있을 정도로 인기있다. 지난해 경쟁률 3.0대1. 분기당 수업료 94만 2000원.●리라초등학교(www.lila.es.kr) 남산에 오르는 중턱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밝고 명랑하고 활기찬 학교의 대명사다. 교복, 비옷, 스쿨버스 등 재학생의 모든 소지품에 명도가 가장 높은 노란색을 사용해온 리라는 65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발생률 0%를 기록하고 있다. 재학생들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뽀뽀인사’도 한다. 이 학교 어린이들은 매일 아침 등굣길에 엄마·아빠와 뽀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또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면 허리를 구부려 인사하지 않고 오른손을 흔들며 쾌활하게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도 리라의 전통. 모든 수업과 특기 적성교육은 재능있는 일부 학생이 아닌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모든 재학생은 인라인 스케이트, 스키, 빙상, 수영, 태권도, 플루트 등을 배운다. 학교 옥상에 있는 100평 규모의 야외 도서관도 리라의 자랑거리다. 리라는 학생들이 책을 읽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줘 스스로 다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있다. 지난해 경쟁률 1.1대1. 분기당 수업료 97만 5000원.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수도권in] 애매한 조례 모두 손본다

    [수도권in] 애매한 조례 모두 손본다

    서울 중구의회(의장 김동학)가 자치법규인 조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일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제정된 이후 상위법이 바뀌었거나, 시간이 많이 흘러 시대에 뒤떨어지고 주민 실생활과 어긋나게 된 조항을 고쳐 행정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의회는 10월2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한달간 주민 등으로부터 정비해야 할 조례에 대한 의견을 수렴,26건을 접수했다. 앞서 의회는 임시회를 열어 조례정비특별위원회 구성을 위한 위원장, 간사, 위원 선출 및 활동계획서 채택 등 안건을 가결했다. 위원장에 행정복지·투명성·도시계획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조영훈(신당6동) 의원, 간사엔 공직자로 행정경험을 갖춘 유현차랑(장충동) 의원이 뽑혔다. 지난달 20일엔 정식으로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추천된 정비대상 조례에 대해서는 앞으로 관계 전문가와 행정담당 실무진, 관내 직능단체, 주민 등 다양한 부문의 목소리를 들어 다듬을 계획이다. ●전문가·실무진·주민 목소리 반영 정비요청을 받은 것들 가운데에는 ‘공중위생 영업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징수조례’에서 공중위생업의 정의를 규정한 제2조가 있다. 현재 규정에는 ‘공중위생법 제2조에서 규정하는 위생접객업ㆍ위생관련영업 및 위생용품제조업을 말한다.’고 돼 있다. 얼른 잘못이 눈에 띄지 않지만 그냥 제2조가 아니라 제1장 총칙의 2조라는 점을 밝혀 명확하게 하자는 것이다. 구의회 스스로 뼈를 깎는 작업도 들어 있다. 다름 아니라 ‘중구의정회 설치 및 육성지원 조례’에 대한 정비안을 내놓았다는 점이다.2001년 3월 공포한 이 조례에는 현재 전·현직 의원으로 이뤄진 사단법인 중구의정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 및 구의회 의정 발전과 구민의 공공복리 증진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번 특별위원회 발족을 계기로 의정회의 변화를 꾀하는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우선 제3조 ‘사업비 보조금의 교부’ 규정을 일부 폐지하거나 뜯어고치기기로 하고 정비대상 목록에 올려놓았다. 현재 제3조 5항은 ‘중구청장은 의정회가 추진하는 사업과 의정회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를 보조할 수 있다.’고 못박고 있다. 이 밖에도 정비대상 조례의 목록에는 지역정보화 촉진, 재해대책본부의 구성 및 운영, 건강생활 실천협의회 설치 등 주민 실생활이나 행정조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입법자문위원·특별위원별로 할당한 조례에 대한 정비안 수렴을 거쳐 내년 1월20일까지 소관부서 및 관련 단체 의견청취, 정비안에 대한 입법자문위원들의 자문 등 절차를 밟는다. 그해 2월20일 안으로 집행부 국별 정비 대상인 조례를 확정한 뒤 6월쯤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되면 1차 작업은 매듭지어져 곧장 시행에 들어간다. ●4대 임기 끝날 때까지 정비활동 계속 조영훈 특별위원장은 “의정회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집행부 지원에도 명분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조례를 개정하겠다.”면서 “(각종 사업에 쓸 돈을) 주는 입장에서나 받는 쪽이나 모두 꺼림칙한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정회의 사업 대상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전·현직 의원들의 모임으로 된 규정도 바꿔 전직들의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단체로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현행처럼 전·현직으로 할 경우 민원이 쏟아져 불필요하게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동학 의장은 “120여 종류나 되는 조례들 가운데 법률자문을 거쳐 폐지, 또는 개정해 현실적으로 통폐합하고 법체계를 뚜렷하게 해 생산적인 의회로 거듭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4대 임기가 끝나는 2006년 7월까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우리당 “4대법안 이번주 상임위 상정”

    우리당 “4대법안 이번주 상임위 상정”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법안’에 대해 정기국회, 늦어도 연내처리를 목표로 이번 주부터 해당 상임위에서 법안심사를 진행하겠다고 21일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야 합의없는 상임위 상정을 결사 반대한다는 방침이어서 ‘4대 법안’처리를 두고 남은 정기국회 내내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남은 회기동안 예산안과 민생경제 관련 법안만 처리한다는 원칙을 표방해 열린우리당이 ‘4대 법안’과 관련, 상임위에서 강행처리를 시도할 경우, 충돌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4대 법안을 지난달 20일 제출해 상임위 회부 경과기간을 충족시킨 만큼 위원장을 한나라당이 맡고 있는 법사위와 교육위에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해서라도 강행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안 열린우리당이 제출한 국가보안법 폐지안은 이미 법사위에 회부돼 있으나, 법안소위를 열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폐지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은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한나라당이 법안소위를 거부한다면 의사일정변경 동의안을 내는 특단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폐지가 전제되지 않으면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당론 확정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전략이다.25일 국보법개정특위를 열어 그동안 제기된 당내 다양한 입장을 놓고 조목별로 논의하는 작업도 갖는다. ●언론관계법 여야가 문화관광위에서 법안 병합심리 시기를 다르게 잡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언론발전특별위 간사는 “23∼24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단독으로 심의하다가, 한나라당 법안이 상임위에 올라오면 병합심리하면 된다.”면서 “다음달 9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지난 17일 정책의총에서 확정한 개정안을 놓고 국회법제실에서 초안 작업을 하고 있는데 상임위에 제출되는 대로 공청회 등을 거쳐 여론을 수렴한 뒤 문광위 법안 소위에서 두 당의 안을 놓고 병합심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사기본법 열린우리당은 행자위에, 한나라당은 교육위에 따로 법안을 제출해 소관 상임위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느라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원혜영 간사는 “25∼26일 행자위 법안 소위를 열어 심사해 다음달 2일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국회 차원의 ‘과거사 특위’를 구성해 논의하거나 한 상임위로 통합한 뒤 병합 심의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관련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립학교개정법 법안심사소위를 구성하지 못해 상임위 상정이 지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법안은 상임위 회부가 돼 있지만, 한나라당은 이번 주말 법안을 제출한다.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교육위 위원장이 한나라당인데 법안심사소위도 한나라당에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혀 소위원장 자리를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반면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남은 이견을 조율한 뒤 주말께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라면서 “소위 구성이 난항이어서 병합 심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수 문소영기자 vielee@seoul.co.kr
  • [부시2기 韓·美관계] 자주국방계획 내용·문제점

    [부시2기 韓·美관계] 자주국방계획 내용·문제점

    국방부가 18일 내놓은 ‘협력적 자주국방 추진계획’의 핵심은 오는 2008년까지 전력 투자비로 35조 8000억원을 투입, 전쟁 억제 능력을 조기에 확충해 한반도 방위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2008년은 참여정부 임기가 끝나고(2월), 주한미군 재배치 및 감축이 완료되는(12월) 시점이다. 그러나 현재의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자주국방 드라이브가 목표기간에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있다. ●무인정찰기·장거리 어뢰 개발 추진 우선 독자적 감시·정찰 능력 확보를 위한 전력 투자 사업이 중점 추진된다. 우리 군의 ‘눈’과 ‘귀’에 해당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도입사업이 대표적이다. 약 2조원을 들여 2011년까지 4대를 일선에 배치할 계획이다.‘공중지휘사령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AWACS는 공중에서 반경 350∼400㎞내 수백개의 목표물을 탐지하고 지상 레이더가 잡을 수 없는 저공 침투 항공기와 미사일을 원거리에서 포착할 수 있다. 또 대공·대잠·대함·대지 통합전투가 가능해 해상 180㎞ 안에 있는 모든 목표물을 포착·공격할 수 있는 이지스급 한국형 구축함(KDX-Ⅲ·7000t급)도 연차적으로 전력화된다. 우선 2008년에 1번함이,2010년과 2012년에 2번함과 3번함이 각각 전력화된다.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비한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는 물론 전투 및 지휘체계까지 겸비한 차기 보병 전투장갑차 도입사업, 중고도 무인정찰기 연구개발사업, 장거리 대잠 어뢰개발사업 등도 추진될 예정이다. 국방부 방효복(육군 소장) 정책기획관은 “오는 2008년쯤이면 한국군은 한반도 방위를 한국 주도로 이끌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 독자적 전쟁수행 조직으로 확대 합동참모본부가 만일의 전쟁 발생시 전쟁 수행 체계의 중심에 서도록 합참의 위상과 역할이 커진다. 국방부의 군사정책 기능과 본부 일부 기능도 흡수된다. 현재 4처 4실 67과인 합참의 직제를 6처 4실 61과로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워 놓은 상태다.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의 권한도 강화된다. 부하 직원에 대한 진급이나 보직에 대해서도 별다른 권한이 없는 합참의장에게 인사 참여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관련 법령이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한·미 연합사 안의 한국군 조직을 보강하고, 국방부 본부의 경우 필수 직위만 현역이 근무토록 하는 ‘국방 문민화’도 적극 추진된다. ●육·해·공군 균형발전안 없어 의구심 군 구조 개편과 관련해 중요한 전제인 비대한 군 조직의 감량화에 대한 방향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비대한 육군 조직의 슬림화를 위한 육·해·공 3군 균형 발전을 위한 대안도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합참의 기능을 보강한다는 이유로 현재 중장이 보임되고 있는 합참 차장 직위를 4성 장군으로 상향조정하려는 계획을 내놓아 군 당국이 자주국방 계획을 빌미로 조직만 늘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이같은 자주국방 계획의 온전한 추진을 위해서는 국방예산을 매년 평균 11%가량 늘려야 하는데, 우리 경제 여건상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 당국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필요한 국방비 99조원 가운데 약 36%인 35조 8000억원을 전력투자비로 쓴다는 방침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연예인 꿈꾸는 中청소년들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연예인 꿈꾸는 中청소년들

    중국에서 ‘연예인’은 개혁·개방 이후에 태어난 청소년들에게는 우상이나 다름없다. 어디를 가나 자신을 숭배하는 팬들이 따라다니고 부와 명예까지 움켜쥘 수 있는 중국판 ‘신데렐라’로 변신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신분상승을 꿈꾸는 중국의 ‘샤오제(小姐)’들은 최고의 직업으로 연예인을 선망하고 부모들도 자식들의 등을 떠밀며 배우의 길을 권할 정도로 열풍에 휩싸여 있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매년 입시철이면 중국 연예인의 산실인 베이징 영화학원(電影學院)이나 중앙 희극학원(劇學院) 부근에는 배우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과 부모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교통이 마비될 지경이다. 중국의 세계적인 스타인 궁리(鞏), 장쯔이(章子怡), 중국의 신예 스타인 판빙빙(范) 등을 배출한 중앙희극학원의 경우 연기(표현)학과는 최고 1만대1의 살인적인 경쟁률을 자랑한다. 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 삼수는 기본이고 7∼8년씩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중앙희극학원 연기학과 리차오(李超·2학년)는 “20대 후반은 물론 30대 신입생도 더이상 친구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안 된다.”며 “면접에서 떨어진 한 친구는 교수의 집앞에서 밤새 무릎을 꿇고 입학을 통사정할 정도로 열성파들도 많다.”고 귀띔한다. ●신데렐라를 꿈꾸는 중국의 청소년들 3년간 베이징 영화학원 입학에 실패한 장자이(張嘉怡·21)는 아직도 영화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예인은 일생의 목표”라며 “지금도 가끔씩 TV 드라마의 엑스트라로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예술학교 모집 학생 수가 6번째로 높았다. 수년 전만 해도 중앙희극학원이나 중앙미술학원 등 전문학교가 중국 전역에 29개에 불과했다.2000년대 들어 베이징대학교와 칭화(淸華)대학교 등 종합대학들도 예술 관련학과를 경쟁적으로 신설, 지금은 100여개 대학교로 확대됐다. 하지만 예술학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베이징은 물론 상하이(上海)나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는 ‘영화 표현학교’나 ‘예술표현 교육반’ 등의 이름으로 사설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도 최근의 풍속도이다. 전국적인 통계는 없으나 저장(浙江)성에만 500여개의 민간 예술학원이 성업중이라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어떻게 해서든 자녀들을 연예인으로 만들려는 부모들과 도시로 흘러들어온 농촌출신 청소년들, 실업에 직면한 대졸자들이 연기학원의 주요 고객들이다. ●연예계 스타의 천문학적인 수입 이러한 열풍은 연예인들의 화려한 생활과 일부 스타들의 천문학적인 수입 때문이다. 중국에서 대졸자들의 첫 월급은 대략 3000위안(45만원) 안팎으로 3만∼4만위안(600만원)의 연봉이다. 홍콩의 언론들은 중국의 최고 스타인 궁리와 장쯔이의 연간 수입을 대략 1억위안(15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대졸 초임과 무려 2500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러한 대스타가 아니더라도 중국에서 영화배우로 이름을 얻으면 적어도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살아 간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연예인 지망생들을 상대로 하는 사기사건이 신문 지상에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최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는 ‘베이징 영화사 선양사무실’이란 유령회사를 차리고 영화배우로 취직시켜준다는 명목으로 1인당 1600위안(24만원)을 챙긴 사건이 일어났다. 현지 언론들은 “수백명의 피해자들 대부분이 10대 청소년들과 대졸 실업자들”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TV의 오락 프로그램에서 ‘싱탄(星探·스타찾기)’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양산되고 있다. 관영 CCTV는 ‘멍샹중궈(夢想中國)’란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평민우상’을 선발했다.37개조 41명의 가수 지망생들이 5일간 연속적으로 노래 경연을 갖고 시청자들의 전화 투표로 우승자를 가리는 콘텐츠로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스폰서 회사인 환추창(環球唱片)은 1등으로 뽑힌 16세 ‘왕스스(王思思)’에게 100만위안(1억 5000만원)을 투자, 스타로 만들겠다고 발표해 중국 청소년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외에 ‘2004 스타학원(名星學院)’,‘최고 여성가수(超級女聲)’,‘스타 시합(明星雷台賽)’,‘빛나는 스타(明星燦)’ 등 ‘스타 제조’ 프로그램들도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주로 14∼18세의 중·고등학생들이 경쟁적으로 대회에 참여하고 있고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등 지방에서 부모 몰래 학교 시험을 포기하고 달려온 사례도 적지 않다.“국가가 운영하는 TV가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가치관을 심고 있다.”는 비판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청두(成都), 광저우 등 4대 도시 학생소비 지출 조사에서 ‘주이싱(追星·스타 쫓아다니기), 분야 지출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연예인은 선망의 대상이다. ●성공은 사막에서 바늘찾기 정규 예술대학에 입학해도 성공하는 경우는 ‘사막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된다. 최근 독립 프로덕션을 차린 영화감독 왕솨이(王帥·37)는 “영화 관련 학과를 졸업해도 실제로 성공하는 경우는 1%도 안 된다.”며 “대부분 삼류배우로 활동하거나 극소수지만 고급 유흥가 등 옆길로 빠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밝혔다. 중국 5세대 감독의 대표격인 장이머우(張藝謀)나 첸카이거(陳凱歌) 등이 국제적 명성을 얻으면서 야심찬 젊은이들이 영화감독의 길을 모색하는 것도 새로운 풍속도이다. 중국전매학원(中國傳媒學院) 감독학과(導演專業) 황자오성(黃兆升·2학년)은 “50명 한 반에서 영화감독이 되는 경우는 1∼2명에 불과하고 광고계에서 CF 감독이 되거나 영화관련 교사로 직업을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oilman@seoul.co.kr
  • “美, 98년 본토서 핵탄두 투하훈련”

    |도쿄 연합|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핵무기 사용을 전제로 미 본토와 한반도 양쪽에서 모의 탄두투하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남침시 조기대응 차원에서 서울 북쪽 20㎞ 지점에 핵무기 30기를 투하하는 구체적인 전략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의 반핵단체와 민간 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 등이 정보자유법에 따라 입수한 미 국방부 및 중앙정보국(CIA)의 기밀해제된 비밀문서를 교도통신이 인용,7일 보도한 특집기사에서 드러났다. ●모의 탄두투하훈련 ‘우수’ 평가 반핵·환경보호단체인 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의 한스 크리스텐센이 입수한 1998년 12월9일자 ‘제 4전투항공단사(史)’에 따르면 항공단은 98년 1월부터 6월까지 F15E 전투폭격기 24대를 노스캐롤라이나 세이모어존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시켜 남쪽으로 900㎞ 떨어진 플로리다 공군사격장에 모형 탄두를 투하했다. ‘우수’평가를 받은 이 훈련은 미 태평양군사령부가 2년마다 짜는 대북 군사작전 계획 ‘5027’의 일환으로 북한의 화학무기 대응훈련이 포함했다. 미 본토에서 북한을 핵무기로 직접 공격하는 ‘장거리 투하임무’도 가정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공중급유기(KC135)까지 참가했다.1991년 10월22일자 ‘제8전술전투항공단사’에 따르면 군산 공군기지에서도 핵무기 훈련이 실시됐다. 당시 기지에는 B61 핵탄두 탑재기와 F16 전폭기 48대가 배치됐고 미 공군조종사는 핵무기 수송, 핵 공격, 대지(對地)공격 등 3개 분야에서 핵공격 훈련을 실시했다. ●한반도 전술핵무기 배치 시사 노틸러스연구소가 지난 4월 입수한 국방부의 ‘북한군 취약성’이라는 보고서에는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15㎞나 그 이전에 이르면 미군이 적어도 전술 핵무기 30개를 공중에서 투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보고서는 1978년 3월 국방부 핵계획·정책본부와 미 육군 예하 정보분석그룹(IAG)이 ‘과학응용’이라는 민간연구소에 의뢰해 작성된 것으로 ▲핵 공격시 피해 ▲전투에 미치는 영향 ▲사용될 전술 핵무기 종류 등을 총 91쪽에 걸쳐 정리했다. 1991년 당시 부시 대통령이 해외 전술 핵무기의 전면 철수를 선언했으나 최근까지 보고서가 기밀로 유지된 점으로 미뤄 그동안 한반도에서 전술 핵무기가 실전배치됐음을 시사한다고 이 연구소는 분석했다. ●북한,1982년 핵개발 착수 미국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기 3년전인 1982년 영변 핵 연구센터에서 새로운 실험로 건설에 착수한 사실을 탐지했다.86년 9월 작성된 미 CIA 비밀문서에는 북한이 원재료를 입수, 장치설계만 하면 수개월내에 핵폭파 장치를 조립할 수 있고 미그 23전투기를 ‘조금만’ 개조해도 한국 북부를 핵무기의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전했다.
  • 28명으로 닻 올린 與 ‘안개모’ 파괴력 촉각

    28명으로 닻 올린 與 ‘안개모’ 파괴력 촉각

    열린우리당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이 1일 공식 출범했다. 당내에서 부정적 우려와 긍정적 기대가 교차하고 있지만 열린우리당 내부 판도는 물론 여야 정치권의 향후 구도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중도보수 성향을 지향하는 ‘안개모’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발족식을 갖고 유재건 준비위원장을 대표로, 안영근·조배숙 의원을 간사로, 박상돈·신학용·심재덕·정의용·조성태 의원을 운영위원으로 각각 뽑았다. 당초 50여명의 의원들이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28명의 서명을 받았고, 이중 15명만이 발족식에 얼굴을 드러내 아직도 몇몇 의원이 지도부 등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잠재력은 인정되지만, 구체적인 파괴력은 여전히 의문부호일 수 있다. 특히 여야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유 대표는 “오늘 참석 의원 숫자가 적은 것은 일정 전달의 착오 때문”이라면서 ‘참여 의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를 잠재우려 했다. 그는 “숫자는 적지만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우리당의 불안정성을 불식시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국정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서는 지도부의 공식 입장과는 부문별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까닭에 ‘안개모’에 대해 개혁파를 중심으로 한 여당 내부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에서 정치적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 중에서도 국가보안법이 대표적이다.‘국보법 폐지 후 형법 보완’을 당론으로 정했음에도 ‘안개모’는 지금도 공공연히 사견을 전제,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안영근 의원은 “우리들의 입장은 여전히 대체입법”이라면서 “일단 당론을 따르겠지만 야당과의 협상에서 빼고 넣고 하다 보면 아직 여지는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4대 개혁입법에 대해서도)완급 조절이 필요하며 연내에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4대 개혁입법의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는 당 지도부와 다른 입장을 견지했다. 유 대표는 10·30 지방 재·보선 결과에 대해 “우리가 패했다. 철원에서도 겨우 됐다. 앞으로 여론에 더욱 귀기울이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당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사실은 자명하다.”고도 말했다. 유 대표는 또 “향후 세를 더 확산할 것”이라고 말해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정치세력화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는 “서명하지는 않았지만 참여하려는 의원은 60명에 이른다.”면서 “앞으로 정치적으로 발전하면 전당대회에 나갈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안개모’에 대한 당내의 부정적 기류가 부담스러운 것만은 사실이다. 안 의원은 “일부에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며 당내 갈등설을 부각시키는데 우리당에는 절도 없고, 중도 없다.”며 “당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뜻”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與 ‘전열 재정비’…‘4대입법 처리’ 당력 집중

    여권이 이른바 ‘4대 개혁 법안’을 연말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목표를 되새기며 다시 전열 정비에 나섰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른 여파로 4대 개혁 입법마저 좌절되면, 정국 주도권을 야당에 완전히 빼앗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열 정비의 신호탄은 역시 노무현 대통령이 쏘아올렸다. 노 대통령은 지난 26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대해 “국회의 헌법상 권능이 손상됐다.”고 비판함으로써, 열린우리당에 ‘후퇴 불가’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개혁 입법 관철’을 강조함으로써, 노 대통령과 대오를 맞췄다. 당 지도부는 내부적으로 4대 법안 처리에 당력을 집중키로 하고,28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 질문을 주축으로 포문을 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4대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한나라당과의 첨예한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여론 선점을 위해 해당 상임위별로 수시로 기자회견을 갖는 등 홍보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여권 수뇌부가 지난 23일 총리공관에서 비공식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는 등 4대 법안 처리와 관련, 당·정·청간 접촉도 더욱 긴밀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5일 자신의 지지세력인 열린우리당 재야출신 의원들과 회동,4대 법안 처리에 주도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27일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수뇌부의 입장은 ‘4대 법안은 원안대로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국회 권능 손상’ 발언은 헌재와 한나라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선이 외부로 향함에 따라, 당 내부의 균열은 자동적으로 봉합되는 양상이다.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지도부를 향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던 중도보수파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또다시 자세 낮추기에 들어갔다. 단적인 예로, 다음주 출범 예정이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의 공식 발족이 무기 연기됐다. 간사인 안영근 의원은 “지금은 지도부를 도와야 할 때다. 어려울 때 돕는 게 정치인으로서의 도리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문산 ‘캠프 스탠턴’ 폐쇄

    6·25전쟁 중 창설된 주한미군 2사단 예하 캠프 스탠턴이 52년 만에 폐쇄된다고 미국 성조지가 25일 보도했다. 경기도 문산 인근에 있는 캠프 스탠턴은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다음 달 폐쇄되고 병력 160여명과 카이오와 정찰헬기 16대를 비롯한 장비들이 미국 본토로 재배치된다. 캠프 스탠턴의 애덤 키원 대위는 “제7기갑연대 4대대 소속의 카이오와 헬기는 본국 철수를 위해 다음 달 오산 공군기지로 옮겨 갈 때 마지막 비행을 한다.”고 말했다. 카이오와 헬기는 전자센서와 비디오카메라 등을 이용, 전장에서 다수의 목표물을 동시에 신속히 포착할 수 있는 데다 기동성이 우수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정책국감 의욕만 앞섰다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2일을 끝으로 3주간의 일정을 사실상 모두 마감했다. 이번 국감의 성적은 ‘기대 이하’라는 게 국회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역대 최다인 초선 의원들이 엄청난 의욕으로 임했지만 정쟁과 경험 부족에 피감기관의 자료 제출 거부 등 무성의가 겹쳐 이렇다 할 ‘월척’을 낚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피감기관 관계자들로부터 “이런 수준의 국감이라면 10번이라도 받겠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심지어는 여당 보좌관들조차 “행정부의 정책적 실책을 완벽하게 꼬집어 낸 것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재선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국방부 국감에서 ‘16일 만에 서울 함락’ 시나리오를 폭로한 정도가 눈에 띄지만, 이것마저 국가기밀 누설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파행의 선봉장 노릇을 하고 말았다. 이후 국감은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면서 정책국감의 취지는 퇴색하고 말았다. 이후 종반에는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입법안을 발표하면서 더욱 국감의 김을 뺐다. 여기에 21일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종반 국감은 거의 실종되고 말았다. 초선 의원들이 기대를 저버리고 파행에 앞장서는 구태를 답습해 실망을 주기도 했다. 행정자치위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속기록을 삭제하라.”고 고함치는가 하면, 답변 시간도 주지 않고 피감기관을 몰아세우는 데만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교육위, 통일외교통상위 등의 국감장에서도 여야 초선 의원들이 선배 의원들의 정쟁 기도를 저지하기는커녕 동조하거나 파행의 주역으로 활동해 실망을 안겨줬다. 특히 국방위의 국방조달본부에 대한 국감은 무려 12시간이나 파행되는 구태의 극치를 보여 줬는데, 이때 초선 의원들은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자기 편 피감기관을 감싸는 구태는 이번 국감에서도 여지없이 되풀이돼 국감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행정부처에 대한 국감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본연의 임무를 잊고 야당 의원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만 몰두했고, 한나라당이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국감에서는 반대로 야당 의원들이 피감기관의 ‘방어막’을 자임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책자 형태의 정책자료집을 내고, 국감장에서 직접 실험을 선보이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 태도와 관련,‘정책 국감’의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도 있다. 이종수 문소영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與 “대체입법도 협상 가능”

    與 “대체입법도 협상 가능”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과 관련,“(당론 결정과정에서 검토됐던) 대체입법안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될 때는 의원총회나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당론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의 발언은 국보법을 폐지하고 형법상 내란죄 관련조항을 보완키로 한 당론을 변경, 국보법을 대체할 별도 법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그러나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 수석부대표의 발언 직후 별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여러가지를 가정해 많은 말들을 하는데 우리 당론은 명확히 형법 보완론”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엇갈린 발언은 지난 17일 채택한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형법보완 당론이 국보법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는 한나라당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협상카드’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 수석부대표는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대체입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야당과 끈질기게 협상을 진행해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면서 “지금 대체입법을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20일 국보법 폐지에 따른 형법 개정안과 사립학교법 개정안, 언론관계법 제·개정안, 과거사 진상규명법(진실규명과 화해 기본법) 제정안 등 4대 입법안을 20일 국회에 제출, 한나라당 등 야당과 본격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들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확고한 목표 아래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국사인 만큼 법안을 단독처리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들 4대 입법안을 ‘국론분열법’으로 규정하고 국보법 폐지 절대반대 방침을 세우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서 향후 법안 심의과정에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 당 안팎의 법률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 다음달 5일까지 각 법안의 대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다음달 3일까지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당의 대안을 마련한 뒤 5일까지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후 국회에 대안을 제출, 소관 상임위별로 여당안과 병합심리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국감을 반대하기 위해 4대 법안을 내놓은 것이야말로 개혁을 참칭한 것”이라며 “시대에 꼭 필요한 개혁은 민생을 살리고 안보를 지키고 국민을 통합하는 것인데,4대 법안은 경제와 안보를 허물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태희 대변인도 “국보법 폐지는 국가안보 무장해제법이며, 언론관련법 역시 반민주 언론통제법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당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악법폭탄’을 던져 국정감사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비난했다. 진경호 박지연기자 jade@seoul.co.kr
  • [에듀 in]명문 실업계 부상 ‘신진과기고’

    [에듀 in]명문 실업계 부상 ‘신진과기고’

    ‘Face toward the world’ 서울 은평구 응암동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이사장 김용식)에 들어서자 ‘눈을 크게 뜨고 세계를 직시하라.’라는 영문이 첫 눈에 들어온다.1970년 신진자동차공업주식회사가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신진공업고는 올해 신진과기고로 교명을 바꾸고 실업계 고교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자동차과·컴퓨터응용기계과·건설정보과·전자기계과·인터넷과 등 5개 학과에서 세계인과 경쟁할 기술자 양성을 목표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신진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22일 푸른 잔디구장이 시원하게 보이는 신진과기고 운동장에서 미래의 공학도를 꿈꾸는 건설정보과 이여주(17·2학년)양이 측량수업에 나섰다.이양은 15분 안에 학교 곳곳에 세워둔 말뚝 13개의 높이를 측정하는 과제를 가뿐히 마무리한다.이양은 “전공 공부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실습 중심의 수업이 유익한 것 같다.”며 활짝 웃는다. 인터넷반 정만기(18·3학년)군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마야’로 비행기를 만들어본다.비행기의 모형을 열심히 다듬어 보지만 마음에 드는 모형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다.정군은 “취업을 하든 진학을 하든 전공을 살려 영화 또는 영상물 제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하대 생명과학공학부 수시 1학기에 합격한 기계과 김지만(18·3학년)군은 요즘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대학에 진학해 전공을 깊이 있게 공부한 뒤에는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CEO가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이다. 자동차과 한용운(16·1학년)군은 “고교 진학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신진을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무엇보다 외국인 선생님과 함께 매일 영어를 공부하면서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고교 입학 후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자 양성 교육의 메카’ 신진과기고가 올해부터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기술자 양성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변화를 꿈꾸고 있다.실업계고 진학 기피 현상에도 불구하고 신진과기고는 매해 신입생 원서 접수 하루 만에 모집 정원을 채울 정도로 실업계 고교의 명문임을 자부해왔다. 신진과기고가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신진인 양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영어교육과 IT(정보통신)분야의 특성화다.890여명의 신진 재학생들은 날마다 영어회화 수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3년 전부터 미국·캐나다·영국의 원어민 교사 3명을 채용해 살아있는 영어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매일 아침 원어민 교사들은 1∼3학년 3개 반의 교실 수업을 진행한다.이 중 한반의 수업을 학교 TV로 생중계해 전교생이 함께 영어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지난해부터는 학교 내 모든 장소의 명칭도 영어로 바꾸었다.매점은 Student cafeteria,체력단련실은 Health training room, 도서관은 Library, 펌프·드럼 등 전자오락기를 설치한 놀이공간은 Techno activities room으로 명명해 학생들이 영어를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과 황정현(16·1학년)군은 “처음 외국인을 봤을 때는 말 한마디 건네기가 무서웠는데 지금은 영어를 잘 못해도 친근하게 먼저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IT분야의 특성화를 지향하는 신진은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인터넷과 한반을 개설해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운영체제 등을 실습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또 동아리 인터넷 방송반을 운영해 학교내 인터넷과 학생들이 수업의 연장선에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이들은 학교 행사를 직접 촬영하고 컴퓨터로 편집까지 소화해내며 이 콘텐츠를 학교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공개한다. 신진이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이 신진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중학교 내신 성적 65∼80%대의 학생들이 신진과기고에 입학하고 있다.이들의 다수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찌감치 취업의 길을 택했거나 열등생 또는 문제아로 취급받았던 경험이 있다.정광삼 교장은 이들에게 해마다 5월 스승의 날에 전교생 은사 찾아뵙기 행사를 실시해 그 소감을 적어내도록 한다.정 교장은 “학생들이 공부도 못했고 말썽만 부렸던 자신을 과연 선생님이 기억해줄까라는 걱정으로 은사를 찾아가지만 의젓하게 자란 모습에 기뻐하는 선생님을 보고는 자신감을 얻고 돌아온다.”고 말했다. 신진에서 다부지게 3년을 보낸 학생들의 진로도 역시 밝다.취업율은 해마다 100%를 기록한다.자동차과를 졸업하면 2급 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해 졸업과 동시에 카센터를 차릴 수 있다.BMW,벤츠,폴크스바겐 등 외국계 기업에 높은 연봉을 받고 취업이 되기도 한다.컴퓨터응용기계과 졸업생은 중공업,제철,자동차,항공 등 기계관련 업체에 주로 취업하며 건설정보과와 전자기계과 학생들은 건설관련 기술직,주택공사 등에 일자리를 얻는다.인터넷과의 경우는 웹 디자인,소프트웨어 산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진학률도 상당하다.8월 24일 현재수시 1학기 합격자만 17명이다.4년제·2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2004년 2월 졸업생의 49%가 대학에 갔다.이 중 12명은 한양대,중앙대,숙명여대,인하대 등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정광삼 교장은 “중학교 시절에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고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은 당연하지만 성적이 하위권에 있던 학생들이 신진학교에서 공부하고 이 사회 곳곳에서 자리잡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면서 “실업계고의 특성화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신진’ 통해본 현대사 2題 ‘신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동차’와 ‘탁구’다. 신진과기고는 신진자동차주식회사가 자동차 기술 인력을 키워내기 위해 1970년에 세운 학교다.현 GM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신진자동차는 65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완성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새나라자동차는 62년 연간 6000대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지닌 부평 공장을 만들어 근대적 자동차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일본 닛산 자동차의 61년식 블루버드 부품을 조립해 출시한 ‘새나라’자동차는 그때까지 인기를 독차지 했던 우리나라 ‘시발’자동차의 몰락을 가져왔다. 당시 서울시내 택시 2700여대 중 1050대가 새나라 택시였을 정도로 새나라자동차가 국내 자동차공업 발전에 끼친 영향은 컸다.그러나 63년 민주공화당 ‘4대 의혹사건’에 휘말리면서 회사 사정이 악화,결국 신진자동차에 인수됐다. 신진은 탁구와도 인연이 깊다.신진학원 이사장이었던 신진자동차 김창원 사장이 69∼74년 5년간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았었기 때문이다. 71년 건립된 건평 504평 규모의 현대적 시설을 갖춘 신진학원 체육관은 당시 탁구 국가대표팀의 연습장소로 사용됐다.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우리나라 구기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한 대표팀도 신진 체육관에서 연습했다.당시 신진공고 탁구부 10여명은 이에리사 선수를 비롯한 여자 대표선수들의 연습 파트너라는 중책을 맡아 맹훈련을 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신진’ 출신 사람들 신진에서 고교 3년을 보낸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34년 동안 신진이 배출한 졸업생은 2만1000여명으로 이들은 사회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학권(45·도봉구)의원은 신진 6회 졸업생이다.그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선정한 2003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최우수의원,시민일보가 제정한 시민의정대상을 수상하는 등 시민 단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75년 기계과에 입학했다.당시 신진자동차,한국중공업 등 20여 기업체에서 졸업생을 모셔간다는 명성을 듣고 신진을 택했다. 기술교육의 최고를 자랑하는 신진학원에서 그는 자부심을 갖고 학교 생활을 했으며 졸업 후에는 국민대 기계설비학과에 입학했다.대학을 마친 뒤 개인 사업을 하다가 2002년 6월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현재는 서울의 교통·환경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와 함께 30년을 살아온 김병규(49) 쌍용자동차 정비 담당 이사도 신진 졸업생이다.어려서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71년 자동차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GM코리아에 입사했다.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자동차 설계 기술이 없던 시절에 김 이사가 담당했던 업무는 외국 자동차 도면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었다. 그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욕심에 79년에는 홍익대 기계과에 진학했다.86년에는 쌍용자동차 정비 교육 담당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신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탁구.2004년 아테네 장애인 올릭픽 탁구 감독을 맡았던 이일규(48)교사도 이 학교 졸업생이다.이 교사는 현재 모교 체육 교사로 재직 중이며 12년째 장애인 올림픽 탁구 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72년 탁구 특기자로 운수관리과에 입학했다.이 교사는 73년 사라예보에서 우리나라 구기사상 첫 세계 제패를 이룬 이에리사 선수와 함께 신진학교 체육관에서 연습 파트너로 뛰기도 했다.75년 명지대 체육교육과에 진학,81년에는 모교 체육교사로 돌아왔다. 이번 장애인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단이 딴 총 11개 금메달 중 탁구에서만 금메달 5개를 거둬들이는 성과를 올렸다.88년 서울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탁구 대표팀 현정화 코치의 남편 김석만씨도 이 학교 출신.이일규 교사의 제자이기도 한 김석만씨는 현 코치의 연습 파트너로 함께 운동하다 현 코치와 정이 들어 후에 결혼하게 됐다.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완 선수도 이 학교 출신이다. 신진의 첫 여성 졸업생 이경희(20)씨는 현재 숙명여대 정보과학부 1학년이다.신진에서 여학생을 처음 선발한 2001년 인터넷과에 입학했다. 3년 동안 컴퓨터 기본 운영체제와 플래시,포토숍,자바 등 기초적인 컴퓨터 응용 프로그램을 익히면서 진학반에서 영어·수학 공부를 함께 했다.재학시절 줄곧 전교 1∼2등을 다투었고 2004년 숙대 실업계 특별전형에 응시,당당히 합격했다.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해외에 취업하는 것이 이씨의 희망이다. 이외에도 조병덕 ㈜현대 모비스 이사(73년 졸업),김동진 ㈜한진건설 상무이사(74년 졸업),윤영순 청도한의원장(74년 졸업),홍백파 한국계량계측협회 이사장(75년 졸업),전절환 서울정보기능대 교수(80년 졸업) 등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11조원 들인 4대강 지천 절반 여전히 ‘악취’

    11조원을 넘게 들인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전국 4대강 물관리 종합대책’에 따른 수질 개선이 당초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강의 왕숙천과 탄천 상류 등 일부 수역은 오히려 수질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8일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6년부터 2005년까지 11조 11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하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확충,수질 개선을 위한 ‘4대강 물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4대강의 수역 194곳 중 지난해 말까지 49%인 95곳만 목표 수질을 달성했다. 더욱이 ‘한강 팔당호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을 97년 1.5㎎/ℓ에서 2005년 1.0㎎/ℓ까지 낮추며 1급수로 만들겠다.’는 물관리종합대책을 추진해 온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중간평가를 실시한 결과,지난해 말 현재 1.3㎎/ℓ에 불과한 데 이어 2005년에도 1.15㎎/ℓ에 그쳐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2005년 이후에도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호는 당초 목표인 1급수로 개선되지 못하고 2급수에 머무르게 된 셈이다. 또 한강의 왕숙천(구리∼남양주)과 탄천 상류,하류,중랑천 하류,안성천,만경강 익산천 등은 아예 등급외 판정을 받아 수질 오염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강 왕숙천과 탄천 상류의 경우 수질개선 종합 대책을 실시한 이후 오히려 수질이 더 나빠졌다. 한강 탄천 상류는 1등급 수질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 2002년 BOD 23.2㎎/ℓ이었던 것이 2003년에는 25.3㎎/ℓ로 더 악화됐다.왕숙천 역시 19.2㎎/ℓ에서 24.2㎎/ℓ로 수질 악화가 심각했고,만경강 익산천도 1등급을 목표로 했지만 등급외 판정을 받아 수질개선 대책의 허점을 드러냈다. 이밖에 한강의 굴포천과 금강의 감천 하류,어량천,그리고 영산강의 광주천 하류 등은 4등급 수질 판정을 받았으며,한강의 안양천·신천·곡릉천 등은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등급외 수질은 BOD 11㎎/ℓ이상인 경우이며 1등급은 1.0㎎/ℓ 이하로 간단한 정수처리를 통해 식수 사용이 가능하며 2등급은 3.0㎎/ℓ 이하로 수영이 가능하다.4∼5등급은 정수처리 뒤 농·공업 용수로 쓰일 수 있다. 장 의원은 “환경부가 종합적인 물관리대책을 추진해 왔지만 실효성이 부족했었다.”면서 “수질 오염을 낮출 환경기초시설의 확충과 4대강 특별대책의 세부적 기준을 마련하는 등 더욱 내실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7대국회 첫 국감 D-3] 각당 국감전략

    국회 국정감사는 각 정당과 소속의원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무대다.‘스타의원’이 탄생하기도 하고,정국 주도권의 주인이 뒤바뀌기도 한다.4일 시작될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맞아 여야는 저마다 ‘정책국감’,‘민생국감’을 외치며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각 당의 국정감사 전략을 점검한다. ●열린우리당 ‘국정감사는 야당의 무대’라는 정치권의 금언처럼,정부를 뒷받침해야 하는 집권여당으로서는 국정감사에서의 자리매김이 그만큼 여의치 않다.정부의 실정(失政)을 파헤치면서도 야당의 ‘정치적 공세’는 효과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공수(攻守)를 동시에 수행하는 1인2역을 맡아야 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국감의 목표를 ‘안정’과 ‘개혁’에 맞추고 있다.‘안정’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우선 경제와 민생을 앞장서 챙김으로써 집권당으로서의 안정감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또 하나는 야당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봉쇄,정국 대치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다.천정배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와 민생안정 문제에 대해 따질 것은 따지고,정책 대안도 제시할 것”이라며 “야당의 부당한 공격을 적극 차단,정책국감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나아가 이번 국감을 11월 각종 개혁법안 처리를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다.과거사 정리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당위성을 국감에서 적극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전병헌 원내부대표는 “법사위에서는 국보법이 인권침해와 정권안보에 악용돼 온 사례를,행자위에서는 과거사 왜곡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실증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최근 당 정책위원회가 마련한 ▲자유민주체제 훼손 ▲민생경제 파탄 ▲사회안전망 붕괴 ▲수도이전 졸속 추진 등 4대 현안을 중심으로 국정감사 전략을 짜고 있다.한나라당은 정책위 산하 6개 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 4대 집중분야의 세부전략을 마련하고 있다.특히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쟁점사항이 국회 상임위 전 분야에 분산돼 있는 만큼 상임위 간사를 통해 종합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이한구 정책위의장은 30일 “수도이전 문제점에 대한 세부 리스트를 뽑아놓은 만큼 각 상임위별로 문제제기를 해나갈 것”이라며 “국보법의 경우 전·현직법무장관의 관련 발언이 현 정권과 배치됐던 점 등을 들어 추궁하고,과거사의 경우는 인권침해 및 독립성·중립성 저해 우려에 초점을 맞춰 따지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현 경제파탄과 국가 혼란의 중심에 노무현 대통령이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 진상규명 등 ‘개혁 드라이브’의 허구와 정략성을 추궁한다는 방침이다.경제문제에 있어서는 가계부채 증가와 신용불량자 급증,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문제,실업 및 비정규직 대책 등 민생문제와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재정파탄,무분별한 국책사업 추진 등을 지적할 계획이다. ●민주노동당·민주당 민주노동당은 국정감사의 의의를 입법·예산심사·행정부 견제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의 수렴과 적극적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두고 ‘정책국감·민생국감·참여국감’의 국감방향을 설정했다.정책국감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폭로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임을 보여주고 민생국감을 통해 경제난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을 보듬겠다는 방침이다. 민노당의 국감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참여국감’으로,이를 위해 시민사회단체들과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각 상임위별로 의원과 시민단체간에 정보공유 네트워크도 가동할 방침이다.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의 정책실정을 밝혀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국정감사를 민생과 경제챙기기에 전력을 다하라는 추석민심을 바탕으로 실정을 폭로하기보다는 국민의 정부에서의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집행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진경호 전광삼 김준석기자 jade@seoul.co.kr
  • [삶과 경영이야기] (27)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

    [삶과 경영이야기] (27)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

    국내 최고의 컴퓨터 보안솔루션 전문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43) 사장.의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벤처기업을 차린 뒤 10년이 지난 지금,그를 빼고는 한국의 벤처·정보기술(IT)업계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거물’이 됐다.회사 직원이 3명에서 300명으로 늘어나고,보안업계 최초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안 사장이 이룬 눈부신 성공 스토리는 정도(正道)경영을 통해 100년 이상 존속할 수 있는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그의 굳건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의대생,바이러스와 만나다 -1988년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 때 컴퓨터 바이러스를 처음 접했다.기계와 컴퓨터를 좋아했고,컴퓨터는 대학원 전공에 도움이 돼 취미 이상으로 가까이했다.청계천 세운상가의 컴퓨터 상점에서 관련 소식지를 받아보고 있었는데,우연히 외국잡지를 번역한 글에 컴퓨터 바이러스가 소개됐다.컴퓨터 바이러스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 내용이었다.재미있겠다 싶어 갖고 있던 디스켓들을 뒤져봤다. 당시 파키스탄인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 전세계로 퍼진 바이러스가 ‘브레인 바이러스’인데,놀랍게도 내 디스켓 2장도 감염돼 있었다.충격이 컸고 화도 났다.의대 내에서는 ‘컴도사’로 통했던 나도 모르게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날밤을 새우면서 바이러스를 뜯어보니 보통 복사프로그램과 원리가 같아 분석이 쉬웠다. -어느날 과(科) 후배가 찾아와 “컴퓨터 바이러스가 심각해 디스켓이 많이 망가지는데 치료방법이 없다.”며 걱정했다.며칠 전 일이 생각나 후배에게 바이러스 작동원리가 간단해 치료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후배는 치료전용 프로그램을 만들면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며 프로그램 개발을 권했다.작심하고 치료프로그램을 만들어 ‘백신’이라고 이름 붙였다.이것이 안철수연구소의 바이러스 백신 ‘V3’의 시초다.백신을 만들고 나니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 문제였다.당시 모뎀이나 메일이 보급되지 않아 컴퓨터 잡지사인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이 일을 대신했다.잡지사에 백신 프로그램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컴퓨터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은 잡지사를 통해 나에게 알려줬다.본격적인 바이러스 치료는 이렇게 시작됐다.학창시절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환원할 기회를 찾고 있었던 나로서는 의료봉사를 할 때처럼 백신 프로그램 개발은 더없는 뿌듯함을 안겨줬다. ●의대교수 접고 회사 차려 -94년이 되면서 진짜 고민에 빠졌다.7년간 두 가지 일을 했는데 더 이상 지속하기는 역부족이었다.바이러스가 매년 2배씩 늘어나 76종이나 돼 밤잠을 미루고 3시간씩 일해도 부족했다.군의관을 마치고 학교(단국대 교수)로 복귀하면 본격 연구활동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치료는 더 이상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민을 거듭했다.결국 선택 기준은 ‘과거를 잊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했다.20대에 박사·교수가 된 것은 그동안 열심히 해서였지만 앞으로의 일은 아니었다.어떤 선택을 하면 앞으로 더 재미있고 보람되고 내 자신도 발전하고,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까를 생각했다.의대에는 나 말고도 훌륭한 사람들이 많지만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는 나 혼자뿐이었다.의대 교수직을 버리고 중소기업 사장의 길로 들어선 이유였다. -사업 초기에는 비영리적인 공익법인 형태를 추진했다.그동안 만든 바이러스 샘플과 백신 프로그램 등 모든 노하우를 기부하는 조건으로 정부기관을 비롯,대기업 등 이곳저곳에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돈을 벌기는커녕 까먹을 우려가 더 크고,의사 출신인 나를 성공할 수 있는 사업가로 믿지 않으려는 눈치였다.막막하던 차에 ‘한글과 컴퓨터’로부터 주식회사 형태로 만들자는 제안이 왔다.한컴이 마케팅·판매를 맡고 내가 운영·기술개발을 맡는 조건이었다.주식회사라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백신 개발의 맥을 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고민 끝에 제의를 수락했다.그렇게 탄생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95년 3월 서울 서초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3명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위기가 오히려 전화위복돼 -회사가 한컴에 속했던 95∼97년 2년간 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기술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았다.미국에서 e메일로 업무를 처리하며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다행히 매출이 늘었다.그러나 경영학을 배우면서 내가 얼마나 경영에 소질이 없는지 뼈저리게 느꼈다.그래서 무조건 보수적으로 경영했다.차입을 안 하고 돈이 부족하면 스스로 월급을 받지 않고 매출이 조금이라도 생겨야 직원을 뽑았다. 97년 초 뜻하지 않은 위기이자 기회가 찾아왔다.대주주인 한컴이 경영난으로 지분을 매각하면서 ‘홀로서기’를 하게 된 것.마케팅·영업부문을 가져와 완전한 회사로 출발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외환위기가 닥쳤다.하지만 긴축경영을 한 탓에 외환위기의 타격을 크게 받지 않았다.전화위복이 된 것이다.때마침 외환위기의 여파로 대기업 등에서 인력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좋은 인재들’도 많이 뽑았다.임대료도 떨어져 고정비용이 줄어들었고,경쟁관계였던 외국 보안업체 한국지사들은 철수하기에 바빴다.외환위기 때 오히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경쟁력을 확보하는 시간을 벌었다. -그 와중에 미국의 한 보안업체가 1000만달러를 제시하며 회사를 사겠다고 했다.그러나 팔지 않고 버텼다.자신감이 있어서가 아니었다.고생하며 일궈온 토종 보안회사를 외국에 넘기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벤처거품 때도 원칙 최우선 -99년 4월 ‘CIH바이러스’가 퍼져 컴퓨터 30만대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그 일로 컴퓨터 백신의 중요성이 커져 보안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기업·관공서 등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하면서 그해 보안업계 최초로 매출 100억원 돌파를 달성했다.98년 내부를 정비하고 인재를 뽑고 연구개발에 주력했던 것이 빛을 본 것이다.그해 하반기부터 코스닥시장에서 IT기업들이 상한가를 치면서 ‘벤처거품’이 시작됐다.그러나 당시 투자(펀드 모집)도 전혀 받지 않았고 기업공개도 하지 않았다.내가 보유한 주식을 주당 100만원에 넘기라는 제의도 받았지만 거절했다.회사를 차린 지 10년이 지났지만 한 주도 팔지 않았다.대주주가 아니라 월급쟁이 사장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산을 증식하지 않았다.99년 결산을 해보니 순익을 70억원이나 냈다.벤처기업 중 순익이 나는 회사가 없어 그때 상장했으면 수천억원을 펀딩(투자)받았을 것이다.당장은 좋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익이 없다고 생각했다.100년을 놓고 보면 돈이 있다고 성공하고 없다고 망하는 것은 아니다.기업의 성공은 펀딩이 아니라 영업이익이 좌우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99년 말 한 인터뷰에서 “벤처기업 95%가 망해 코스닥이 무너지고 벤처기업가 중 금융사범이 생기고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결과적으로 맞췄지만 씁쓸했다.당시 벤처기업은 성공의 보증수표라는 잘못된 생각이 팽배했다.그래서 투자위험이 높을수록 조심해서 투자해야 벤처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벤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조언한 것인데 오히려 욕만 먹고 ‘배신자’라는 오해까지 받았다.그해 말에는 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는 ‘Y2K’사태도 있었다.2000년 1월1일 Y2K대란이 터진다며 다른 보안업체들이 신문광고까지 냈지만 확인결과 바이러스 감염이 안돼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가만히 있으면 우리도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옳지 않다고 생각해 ‘Y2K바이러스 피해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그러나 언론에서 다룬 곳은 거의 없었다.‘한 사람의 힘으로 막기 힘들구나.’하고 생각하니 좌절감이 컸다.2000년 1월1일 결국 우리가 옳다는 것이 밝혀졌다. ●세계 톱10 기업에 도전 -2000년에 접어드니 매출·이익도 늘어나고 벤처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등 대외환경도 좋았다.이럴 때일수록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현실에 안주해 기존 제품의 수명이 끝나면 회사 수명도 끝난다는 위기감이 생겼다.회사의 ‘4대 변화’로 내건 것이 종합보안회사,글로벌기업,큰 조직,등록기업으로의 변신이다.특히 작은 기업에서 큰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전 직원이 공통된 가치관을 갖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100년 뒤 사람들이 바뀌어도 영속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주변 사람들이 가끔 억울하지 않으냐고 묻는다.88년부터 연구를 시작했으니 세계 1∼3위 업체보다 먼저 진출한 것인데 기업규모 등에서 차이가 나니 억울할 수도 있다.그러나 7년간 공익적으로 운영해 기업화가 늦은 것이니 후회는 없다.지금부터 따라잡으면 된다.2010년까지 세계 10위 안에 드는 보안전문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지난해 보안시장은 선진국의 경우 20∼30%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는 제자리걸음이다.보안에 투자하지 않으니 사고가 많이 나고 해커들이 늘어난다.그렇지만 이런 현실이 외환위기 때처럼 기회가 될 수 있다.제대로 정비하고 노력하면 벌어진 차이는 얼마든지 좁힐 수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안철수 사장은 20대에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을 마치고 단국대 의예과 학과장까지 지낸 그가 인간의 몸이 아닌 컴퓨터에 청진기를 대고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그러나 기자가 안 사장을 5년간 수차례 만나면서 느낀 점은,개인의 이익 추구보다 사회 공헌에 뜻을 둔 사람도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대학시절 매주 무의촌 등에서 무료진료를 했던 안 사장이 백신을 만들었을 때도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기쁨을 느꼈다는 대목에서 그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책벌레’인 그가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지 15년째.다음달이면 9번째 책이 나온다.3년 전 펴내 베스트셀러가 된 ‘CEO 안철수,영혼이 있는 승부’는 대학교재로도 쓰인다.안 사장이 어려울 때마다 물질적·정신적으로 든든한 후원자였던 의사인 아내가 뒤늦게 미국 로스쿨에서 공부 중이라 ‘기러기 남편’으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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