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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리티시오픈 “미셸 위 오라”

    ‘천재 소녀골퍼’ 미셸 위(16)는 여자선수 최초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 입성할 수 있을까. 영국왕립골프협회(R&A) 피터 도슨 사무총장은 27일 “남성에게만 출전 자격을 부여하도록 한 브리티시오픈 규정을 내년부터 철폐해 여성 선수에게도 출전을 허용한다.”면서 “미셸 위에 대해서는 출전 자격만 따낸다면 올해부터 당장 출전을 허용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올 브리티시오픈은 오는 7월15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인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개막될 예정, 만일 미셸 위가 출전권을 따게 된다면 골프사에 남을 사건이다. 브리티시오픈과 함께 4대 메이저대회로 칭해지는 마스터스와 US오픈,PGA챔피언십은 애초부터 여성 선수 출전 제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 미셸 위가 올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하려면 오는 7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클래식에서 우승해야 한다. 예선 출전은 ‘남자에 한한다.’는 브리티시오픈 현행 규정에 따라 자격이 없지만 대회 직전에 열리는 존디어클래식 우승자에게는 출전 자격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 그동안 “여자 대회보다는 남자 대회에 출전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나의 최종 목표는 마스터스 출전”이라고 밝혀온 미셸 위로서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긴 셈. 하지만 남자 선수라도 세계랭킹 50위권 이내에 들어야 하는 등 출전 조건이 까다로운 이들 메이저대회에 미셸 위가 출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낮은소리] 해법 못찾는 ‘울산 건설플랜트’ 파업

    [낮은소리] 해법 못찾는 ‘울산 건설플랜트’ 파업

    “처우를 개선해달라.”“고용관계가 분명치 않은데 노사교섭이 말이 되나.”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조(위원장 박해욱)와 전문건설업체가 지난달 18일부터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18일부터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으나 사용자에 해당하는 전문건설업체는 이에 응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은 표면적으로 ‘근로조건 개선’ ‘고용관계 미흡’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수면 아래서는 ‘노동공급권 독점’과 ‘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중평이다. 노사 사각지대에 놓여 표류하고 있는 울산건설플랜트 파업사태의 배경과 전말을 짚어본다. ●건설플랜트 노조란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석유화학 회사들은 해마다 정기적으로, 또는 필요할 때 전문건설업체에 맡겨 공장 신·증설이나 보수 공사를 한다. 공사를 맡은 전문건설업체는 배관·용접·기계 등 필요한 분야에 그때그때 일용직 근로자를 고용해 작업을 한다. 공사가 끝나면 해당 업체와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도 끝난다. 건설플랜트 노동자란 전문건설업체에 고용돼 이같은 일을 하는 일용직 근로자를 말한다. 이들은 지난해 1월6일 300여명이 주축이 돼 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조를 설립했다. 노조는 조합원이 수시로 가입·탈퇴해 일정치 않지만 현재 800명쯤 된다고 밝혔다. 이들 중 700여명이 울산시청과 석유화학공단 등 도심을 돌며 연일 집회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조합원 작업을 방해하거나 시청광장을 점거하는 등의 불법행위로 노조원들이 구속되는 등 사법처리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노동사무소는 현재 울산지역 건설플랜트 비정규 노동자는 1만 2000여명, 건설플랜트 전문업체는 1000여곳쯤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간대우 해달라 건설플랜트 노조는 근무경력 20년이 넘은 숙련공 조합원이 하루 9시간 일하고 그 대가로 평균 11만원의 일당을 받는다고 한다. 한 달 일하는 날이 평균 20일을 넘지 않아 연봉 2000만원이 되지 않는데다 여기에는 퇴직금·연월차 수당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사회보험·안전화·작업복·점심비 등도 대부분 개인이 부담하는 등 비인간적인 근로조건과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전문건설업체측에 ▲근로조건 개선 ▲산업안전 보장 ▲근로기준법 준수 등을 요구하는 단체교섭을 14차례 요청했으나 한번도 응하지 않아 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노조는 특히 플랜트건설공사에 일반화돼 있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열악하게 만드는 핵심원인인 만큼 원청업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파업 합법인가 불법인가 노조는 지난 3월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때 투표 자격이 있는 조합원 수는 817명이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752명이 투표를 해 재적조합원 87%인 711명이 파업에 찬성,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쟁의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노동부는 쟁의행위 가결 절차는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합법·불법이 섞인 파업으로 보고 있다. 노조가 지난 3월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던 58개 업체 가운데 16개 업체만 정상적인 조정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42개 업체 소속 조합원 파업은 불법에 해당된다는 해석이다. ●고용관계도 논란 노동 전문가들은 건설플랜트 노조 파업사태는 노사 당사자가 명확하지 않아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노동법에 따르면 노사간 근로관계가 있어야 교섭의무가 있으나 건설플랜트 조합원들은 일용직 노동자들이어서 고용관계가 일정하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건설업체측은 ‘노조원이 우리회사와 고용관계에 있는 근로자임이 확인되면 교섭을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울산노동사무소는 노조와 전문건설업체측으로부터 조합원 및 고용 중인 근로자 명단을 받아 대조한 결과 10여명의 조합원이 7개 업체와 고용관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교섭을 하라고 지도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고용관계에 있는 조합원이 더 많다고 주장한 반면, 해당 업체측은 노동사무소의 고용관계 판단 기준을 수긍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사무소는 노사가 교섭자리에 앉는다 하더라도 교섭 도중 고용관계가 끝나면 사용자측에서 교섭의무가 없어졌다고 교섭을 중단할 경우 손 쓸 방책이 없다는 것이다. 공인노무사 이모씨는 “현재 노동법상에는 건설플랜트 노사 분쟁을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공급권 장악 사용자측은 단체교섭을 체결해야 하는 노사관계가 형성되면 궁극적으로 노조가 건설플랜트 노동자 공급권을 갖게 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것으로 우려한다. 노조가 노동자 공급을 동의하지 않으면 업체가 일용직 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용자측에서 교섭을 회피하기 위해 지어낸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울산은 건설플랜트 노동시장 규모가 워낙 커 노동공급권을 독점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럴 의도도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대로 대우해 달라는 게 요구의 전부라고 강조한다. 노동 전문가들은 노조가 노동공급권을 가질 의도가 없다고 말하지만 힘이 세지면 결국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외국인에 파업도시 이미지 우려 국내 최대 단위노조로 민주노총을 주도하는 현대자동차노조가 다음달부터 회사측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건설플랜트노조 파업사태가 현대차 노사 임·단협과 맞물리면 지역 경제가 불안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특히 울산에선 오는 5월27일∼6월24일 중요한 국제 행사인 IWC(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가 열린다. 세계 60여개국에서 대표단 등 800여명이 울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건설플랜트노조 파업이 IWC 행사 때까지 이어지면 외국인들이 울산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서 건설플랜트노조는 울산시에 중재에 나설 것을 재촉하고 있으나 시는 개입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IWC 국제행사도 중요하지만 행사는 한번으로 끝나는 반면 건설플랜트 노사문제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질 경우 지역경제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2002년 ‘여수플랜트’ 어떻게 타결됐나 봄철이면 건설현장이 시끄럽다. 지역별로 꾸려진 일용직 건설노조와 사측이 단체협약(2년마다)과 임금협약(해마다)을 하느라 활시위처럼 팽팽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기 때문. 전국 건설플랜트노조는 40여개다. 전남 여수석유화학국가산단이 주 일터인 ‘여수 건설플랜트노조(위원장 김재영)’는 지난 98년 출범해 2002년에야 단체협약에 들어갔다. 그러나 산단 전문건설업체 80여개로 이뤄진 사측이 ‘고용관계 불확정’을 이유로 노조를 협상 당사자로 인정치 않았다. 노조원 1만 2000여명이 55일 동안 파업에 들어가면서 산단 입주업체와 시민들이 홍역을 치렀다. 화학공정 특성상 여름이면 공장마다 가동을 멈추고 설비 점검과 확장에 나서던 일이 중단된 것. 당연히 지역경제가 휘청거렸다. 비난여론이 비등하자 여수시장과 여수경찰서장 등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파업 중에라도 협상은 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시장과 서장이 사측 대표들을 협상장으로 밀어넣었다. 결국 100여차례 교섭 끝에 타협안이 매듭지어졌다.2004년도 단체협약은 순탄하게 마무리됐다. 요즘 이 건설노조와 여수산단 내 대표업체인 GS칼텍스가 노조 간부들의 작업장 출입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노조 김대훈(41) 조직국장은 “조합원 2명이 GS칼텍스 정문 앞에서 이 회사 경비들로부터 폭행당했다.”며 지난 18일 여수경찰서에 관련자를 고발했다. 이에 GS칼텍스측은 “건설 노조원들이 탄 차량이 먼저 경비원들을 넘어뜨렸다.”며 관련자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여수산단에서 용접·배관 노조원을 채용해 쓰는 C사 김모(43) 차장은 “조합원들이 때론 명분없는 집회로 시간을 끌면서 사실상 일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불평했다. 그는 사측에서 여수가 아닌 다른 곳에서 기능공을 데려다 쓸 수는 있으나 노조의 반발이 우려된다고 했다. 지난 2002년 전남 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조직된 ‘전남동부·경남서부 지역건설노조(조합원 5500여명)’는 올 단체협약을 두고 3차교섭까지 마쳤다. 이 노조는 작업 환경이 엇비슷한 포항지역 건설노조가 먼저 출범해 덕을 봤다. 때문에 2003년 단체협약도 파업 없이 끝났다. 하지만 이 노조는 지난해 임금 인상안 등을 놓고 42일간 파업하는 과정에서 발주처로 진입하려다 공권력과 충돌, 위원장 등 간부들이 구속됐다. 윤갑인재(43) 위원장은 “올해는 단체협약 55개 항 중 주 5일제 쟁취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제 일용직 건설노조가 힘을 발휘하면서 노동자들이 ‘법 대로’ 대우를 받고 있다. 조합비는 월 보수의 1%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하루 8시간 노동에 토요일도 오전만 일한다. 오후에 일하면 일당의 150%가 나온다.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도 쉬지만 일당 전액이 유급처리된다. 휴일에 일하면 주·월차가 적용돼 일당의 250%를 받는다.3대 명절(신정, 설, 추석)도 유급이다. 또 퇴직금·연월차 수당·4대보험 등도 혜택이 따른다. 여수·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⑤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 탐방] ⑤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위치한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 연구실. 업체 직원과 인근에 있는 공대 교수들이 6개월 동안의 연구 끝에 초현대식 휴대전화 모니터를 개발했다. 곧바로 단지내에 있는 디지털TV 제조업체의 생산라인을 활용,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생산라인 변경에 따른 금융지원은 단지내 입주한 은행이 맡았다. 수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소개받은 미국 휴대전화 업체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산단공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장기적인 플랜이다. 김칠두 산단공 이사장은 24일 “과거의 산업단지는 제조업체들의 단순한 집합체에 불과했다.”면서 “앞으로는 산업단지내 입주업체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종전의 생산기능에 연구개발과 인적교류, 주거, 물류, 복지시설 등을 집합한 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과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내부 결재단계를 대폭 줄여 화제가 되고 있다. -종전 과장, 팀장, 처장, 본부장, 부이사장·이사장으로 이어지던 결재단계를 팀장에서 부이사장·이사장으로 줄였다.5단계의 의사결정 단계를 2단계로 줄인 것이다. 권한도 대폭 이양했다. 전체 업무의 70%는 팀장이 전결로 처리한다.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자율경쟁체제를 만들었다. 사업이 정례화되면 예산집행도 팀장에게 맡길 생각이다. 조직체계도 바꿨다. 본사 조직은 슬림화시켜 ‘클러스터 추진본부’ 체제로 개편하고,5개 지역본부는 현장 중심의 ‘클러스터추진단’ 체제로 재구축했다. 본사 인력을 대거 지방으로 전진 배치한 것이 골자다. 직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불안해하는 반응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직이 유연해지는 것 같다. 결재단계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대(大)팀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대팀제로 인해 지역본부가 활성화되면서 조직에 활력이 생겼다. 전에는 능력있는 직원을 발탁하고 싶어도, 최소 승진기한이 있어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10년 정도 근무한 3급 직원에게 작은 팀을 맡길 수 있게 됐다. 전체 팀장 가운데 3급 팀장이 9명이다. 그중 여성 팀장도 2명이나 있다. 조직이 유연해지고 탄력이 붙었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성과관리는 어떻게 하나. -전 임직원의 성과관리를 위하여 업적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도별 사업목표에 대한 부서 및 개인별 평가지표를 명확히 설정·평가해 그 결과를 보상체제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개인별 업적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업적평가결과를 보수뿐만 아니라 승진 등 인사고과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또 기관장 경영계약, 임원 성과계약 제도를 도입하여 이사장은 물론 임원들의 책임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칭찬카드’가 있다고 들었다. 어떤 것인가. -조직의 힘은 단순한 구성원의 합(合)이 아닌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같은 식구, 동료라는 인식을 공유하려면 자기 잘한 것만 따지면 안 된다. 조직이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은 직원 1명을 적어낼 수 있는 칭찬카드를 전직원에게 줬다. 제일 많은 이름이 나온 직원에게 상을 주는 것이다. 일종의 이달의 인기사원 같은 개념이다. 기(氣)를 살리는 직장문화를 중요시하는데, 기를 살리는 직장은 어떤 직장인가. -직원의 기를 살리는 것은 신바람나는 직장을 의미한다. 그래야 우수한 인재가 모이게 된다. 거대한(Big) 기업보다는 좋은(Good) 기업을 추구하는 것이다. 칭찬카드도 같은 맥락이다. 직무공모제를 통해 희망 부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차원에서다. 직원간 친목과 조직활력을 높이기 위해 축구, 등산, 마라톤, 테니스 등 동호인 모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조직내 상하·수평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격주 토요일을 ‘토마토데이’로 지정, 재미있게 토론하고 강의도 듣고 있다. 산단공의 이름도 바꾼다고 들었다. -올해 산단공이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주관 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제2의 창단을 한다는 각오로 회사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름은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 주도하는 산단공의 변화 이미지를 담기에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산업단지진흥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른 시일내 관련 법률 개정을 거쳐 변경하겠다.“혁신클러스터 선도기관으로서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각오 아래 그동안의 권위적 이미지를 벗어나 고객 지향의 수준 높은 조직이 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산업단지’란 명칭은 그대로 두어 기존의 정체성을 유지하여 혼선이 없도록 하였다. 또 클러스터의 의미가 국민들로서는 생소한 외래어임을 감안,‘진흥원’이란 용어를 쓰게 됐다. 클러스터 사업을 설명해달라. -제조업 위주로 개발되었던 산업단지에 연구개발과 주거, 물류, 복지시설 등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체와 다양한 관련기관들이 상호학습, 인적교류 등 네트워킹을 통한 자생적인 혁신능력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혁신역량이 우수한 7개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 육성 시범단지로 지정했고,4대 주요사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연구개발 기능과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미니 클러스터란 클러스터가 생산기능에 연구개발, 기업지원기능이 결합된 개념이라면 미니클러스터는 세부업종이나 기술별로 조직된 소규모 협의체를 말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7개의 시범 미니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계·메카트로닉스 중심의 클러스터로 지정된 창원산업단지는 공작기계·금형·운송장비 등의 미니클러스터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전자 클러스터인 구미산업단지는 디스플레이·홈네트워크 등 10개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울산산업단지는 엔진모듈 등 4개, 반월·시화산업단지는 기계부품·자동차부품 등 7개, 광주첨단단지는 발광다이오드(LED)·광통신 부품 등 6개, 군산산업단지는 자동차부품 등 4개 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의 업종과 환경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미니클러스터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조성돼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산단공은 업종별 전문가와 대학교수, 연구원, 지원기관 전문가 등을 망라하는 전문가풀을 만들었다. 언제라도 입주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단공 관계자는 “클러스터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기술별 미니클러스터가 우선 자리를 잡아야 한다.”면서 “향후 계획대로 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될 경우 2013년쯤이면 국내 산업단지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산업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김칠두 이사장은 김칠두씨가 지난해 10월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김 이사장이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고, 참여정부가 이를 중점 국정과제로 삼은 것이다. 산단공이 클러스터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으니 그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평이다. 지난해 그가 신임 산단공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을 때 노조가 적극 반겼던 것도 전문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클러스터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는 그를 사무실에서는 보기 힘들다.30개에 달하는 관할 산업단지와 기업인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것이 주요 일과다.2만여 산업단지 입주기업체를 대변하는 최고경영자(CEO)를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 지난 1973년 공직에 입문한 김 이사장은 30여년 동안 줄곧 산업자원부에서만 행정경험을 쌓았다. 산자부 선배로 4년 전부터 같은 자리를 지켜온 노정규 부이사장과 찰떡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부산(55) ▲동래고·연세대 행정학 ▲행시14회 ▲산자부 생활산업국장·무역투자실장 ▲산업자원부 차관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한국 테니스 기대주’ 김천 성의중 김청의

    [스포츠 라운지] ‘한국 테니스 기대주’ 김천 성의중 김청의

    ‘20살엔 윔블던 제패, 그 5년 뒤엔 그랜드슬래머.’ 꽤 널찍한 그의 방 양쪽 벽은 빼곡히 책들로 채워져 있다.15살 까까머리 중학생의 방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만큼 잘 정돈된 책장. 그러나 교과서와 참고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한 것은 앤디 로딕,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등 내로라 하는 테니스 스타들의 이름이 적힌 두터운 파일과 비디오 테이프들. 한 쪽엔 테가 깎이고 그립이 닳을 대로 닳은 서른 개 남짓한 라켓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책상 위에 써붙인 굵은 글씨가 시선을 끈다.‘2015년엔 그랜드슬래머’. ●작년 최연소 시니어대회 포인트 따내 올 초 중학교 졸업반이 된 김청의(15·김천 성의중). 국내 테니스계에는 입소문으로 이름 석자가 제법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에겐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국내는 물론 세계 테니스계로부터 주목을 받은 ‘물건’이다. 8월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새틀라이트대회.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주관하는 하위급대회지만 엄연한 시니어대회다. 예선 와일드카드를 받은 14살의 김청의는 본선까지 오른 뒤 ‘어른‘들을 상대로 내리 3연승, 국내 최연소 나이로 시니어대회 포인트를 따냈다. 세계를 통틀어 1800여명 남짓한 같은 90년생 선수들 중에서도 유일했다. 김청의는 걸음마를 배울 무렵 ‘태극부채’를 갖고 놀았다.‘테니스마니아’였던 아버지 김진국(50)씨가 무거운 테니스라켓 대신 손에 쥐어준 것. 아빠의 스윙을 흉내내며 팔을 흔들어대던 한살배기는 라켓 하나로 세계를 제패할 ‘될성 부른 떡잎’으로 무럭무럭 커갔다.2살에 스쿼시라켓을,5살에 제대로 된 테니스라켓을 잡은 김청의는 초등학교 들어 ‘신동’으로 통했다. 또래 상대는 이미 없어 고학년 형들을 찾아다니기 일쑤였다. 처음 나선 국제대회는 2001년 오렌지볼 12세부.11살의 김청의는 첫 세계무대에서 현재 주니어 세계1위 도널드 영(미국)을 준결승에서 꺾은 뒤 우승컵까지 안았고, 이듬해에는 256명이 출전한 14세부에서 5위를 차지해 나이보다 두 세발 앞서는 기량을 뽐냈다. 중학생이 되자 몸 만큼이나 힘도 불었다. 웬만한 고교선수를 능가한 그는 시니어 출전 제한 나이인 14세가 될 무렵 시속 180㎞에 달하는 강서비스를 구사하며 같은해 최연소 시니어대회 포인트 획득을 예고했다. ●중1때 시속 180㎞ 강서비스 구사 그의 대회 출전 스케줄은 프로선수 못지않게 빡빡하다. 지난해 퓨처스급 9경기에 출전했고, 올해에도 이미 7개 시니어대회를 소화해 냈다. 내년쯤 예정하고 있는 메이저대회 출전을 빼곤 일단 주니어시절은 건너뛸 작정이다. 그의 유일한 ’사부’는 걸음마 시절 부채를 손에 쥐어준 아버지다. 김씨는 첫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테니스 선수로 키우기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집 마당에 테니스장을 만들기 위해 15t 트럭 3대 분량의 자갈을 직접 등짐으로 나르기도 했다. ●행시출신 아버지 아들 뒷바라지 위해 공무원생활 접어 행정고시 출신으로 체신공무원 고위직까지 지낸 김씨는 대구와 진해, 안동 등 보직을 옮기면서도 아들에 대한 뒷바라지는 늦추지 않았다. 김청의가 시니어대회 제한 연령을 넘긴 지난해 그는 22년간 몸담았던 경북체신청 서기관 자리를 미련없이 뒤로 하고 아들과 함께 본격적인 대회 투어에 나섰다. 코트 관중석에서 그는 ‘한국판 유리 샤라포바’로 통한다. 완벽하리만치 탄탄한 경기 이론으로 무장한 그의 판정 항의에 웬만한 심판은 두 손을 들 정도. 그는 “아들과 함께 세운 목표인 10년뒤 4대메이저대회 석권은 먼 얘기 같지만 청의의 나이 불과 25세 때”라면서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60년대 두 차례나 그랜드슬램을 일궈낸 호주의 영웅 로드 레이버로 꼭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가 윔블던에서 우승한 뒤 관중석으로 달려가 아버지 유리와 포옹하던 그 모습. 한국의 ‘테니스부자’가 메이저코트에서 그대로 재연할 수 있을지 테니스팬들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 김청의는 ●1990년 3월 대구 출생 ●김천 모암초등학교-안동 서부초등학교 -김천 성의중학교(현재 3학년) ●179㎝ 65㎏ ●오른손포핸드 양손백핸드 ●5세때 테니스 입문 ●주요 성적 -전한국주니어선수권 12세부 8강 교보생명컵 준우승 초등연맹회장컵 우승 (이상 2000년 ) -전한국주니어선수권 12세부 우승 오렌지볼 12세부 우승 (이상 2001년) -오렌지볼 14세부 5위(2002년)-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 4· 5급대회 16강(2003년) -스페인퓨처스 예선 3회전 파키스탄새틀라이트 본선 4강 (이상 2004년) -멕시코퓨처스 예선 결승(2005년) 글 사진 김천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위안화 절상 언제?” 각국 촉각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환율개혁이 예고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14일 발언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안정적 환율시스템 운영’이란 모범답변만 되풀이해 왔던 관례에 비춰 보다 구체적인 시기와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JP 모건 체이스의 외환 담당 부사장인 이치로 이케다는 “원 총리 발언은 중국이 언제든지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핫머니 세력에 대한 경고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범위나 시기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늦으면 2007년초까지 절상 시기가 엇갈린다. 파이낸셜타임스은 원 총리의 발언은 ‘외부의 정치적 압력 때문에 서둘러 위안화를 평가절상하지 않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속내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김범수 우리은행 베이징지점장은 “평가절상을 노리고 중국에 쏟아져 들어오는 ‘핫머니’ 세력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투기 수요의 기대감을 원천봉쇄시키는 한편 핫머니의 부당이익이 절대로 없다는 우회적 표현이라는 것이다. 핫머니의 중국내 유입은 지난해 절정을 이뤄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현재 6099억 3200만달러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 중이다.2003년 4032억 5100만달러보다 무려 2066억달러가 늘었다. ●위안화 평가절상 후폭풍 고심 중국당국의 고민은 위안화 평가절상 이후의 ‘후폭풍’이다. 위안화 가치를 20%가량 상향 조정하면 중앙은행의 부채는 자산보다 1000억달러 많아진다. 국내총생산(GDP)의 7%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수출 경쟁력 약화와 실업률 증가 등 경제·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상 시기를 가급적 늦추기를 원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1달러=8.27위안’에 고정된 현재의 고정환율제를 중국경제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으로 바꾸는 연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꺼번에 15∼20%까지 절상한 뒤 환율 변동폭을 최소화시키는 방안부터 상승폭을 5%씩 소폭 조정하면서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금융인프라 구축에 심혈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현재로선 ‘복수통화 바스켓제도’로의 전환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제도는 달러화 외에 유로화와 엔화 등을 가중치로 연동, 달러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절상의 압력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중국의 금융개혁도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시 제시한 ‘2006년 금융시장 개방’ 스케줄에 따른 것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인민은행장은 “중국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탄력적인 금융시스템을 목표로 탄탄한 기초여건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환율시스템 완전화·합리화’를 목표로 4대 국유상업은행의 건전화와 금융법 완비, 주주제 개혁 등이 주요 골자다. oilman@seoul.co.kr
  • [사설] 투명사회협약 실천 주시한다

    정부와 정치권, 재계, 시민단체 등 4대 부문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어제 투명사회협약이 체결됐다. 과거 대형 비리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정치권이나 재계가 자정선언을 한 적은 있지만 대부분 여론무마용 전시 행사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민단체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기대를 갖게 한다. 협약 내용면에서도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제한 및 영리목적 겸직 금지, 직무관련 주식 백지신탁제 도입, 부정한 수익 몰수 및 부패공직자 양형기준 강화 등 부패척결을 담보할 수 있는 사안들을 망라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협약이 반드시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약속한 만큼 법 제·개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믿지만 시민단체들은 협약을 근거로 끊임없이 채근해야 한다. 특히 협약체결에 빠진 교육·노동·종교·언론·법조계의 동참도 이끌어내야 한다. 전국민적인 협약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만 10년째 40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부패지수에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 투명성이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를 유인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부수 효과가 뒤따른다. 우리는 협약 체결을 계기로 공직부패수사 전담기구 설치는 물론, 공직자 재산등록제도도 부패 요인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체제로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공직을 이용한 축재의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연고나 뇌물을 이용해 내 주머니부터 챙기자는 그릇된 관행도 불식돼야 한다. 제도 개선이나 감시 못지않게 전 국민의 동참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 경제는 지금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목표점인 ‘선진한국’에 도달하려면 부패고리부터 척결해야 한다.
  • [우리구 올해는] 양대웅 구로구청장

    [우리구 올해는] 양대웅 구로구청장

    “구민들에게 구로의 자존심을 지켜준 게 가장 뿌듯합니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철저한 실용주의자다.2002년 민선 3기로 구청장에 선출된 이후 현장 행정을 실천하고 있다. 양 구청장은 이를 통해 ‘공해’ 구로를 ‘디지털’ 구로로 변모시켰다. 올해도 4대 권역별 균형개발 사업 등을 통해 구로를 서남권의 중심지로 만드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발로 뛰는 구정 실천 양 구청장의 구정 철학은 현재 상황에 맞춰 확실한 비전을 제시한 뒤,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비전과 목표 없이는 능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구청장실 대신 구로구의 골목을 찾아다니며 구정을 펼쳤다. 구민들은 그에게 ‘발로 뛰는 구청장’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까지 붙여줬다. “구청 직원들에게 책상이 아닌 현장 행정을, 기성복 행정이 아닌 맞춤복 행정을 펼치라고 주문합니다. 행정은 정치나 학문이 아닙니다. 민생의 밑바닥에서 함께 숨쉬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동체 정신에 의해 구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양 구청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미래경영 대상 등 20여개의 각종 상을 수상했다. 공해의 온상으로 꼽히던 구로 공단이 공해가 없는 최첨단 디지털 단지로 업그레이드된 것도 현장 행정의 수확이다. ●도로환경 개선에 370억 투자 양 구청장에게 올해는 구로가 서울 서남권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원년이다.▲오류·천왕·온수동 신도시 개발 ▲구로·신도림 신시가지 조성 ▲영등포 교정시설 이전 및 개봉 생활중심권 개발 ▲디지털산업단지 배후도시 육성 등을 골자로 하는 4대 권역별 균형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생활 환경도 대폭 개선된다.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구로 3동과 개봉본동에 재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남부순환도로와 신도림 십자로 등의 도로환경 개선에 370억여원을 집중 투자, 교통 환경도 향상된다. 자연환경 개선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안양천 수질을 3급수까지 끌어올리고, 천변에는 종합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개웅산과 궁동저수지, 신구로 유수지 주변에는 생태 공원을 조성한다. 가장 뒤처졌던 문화 지수도 오는 3월 구로문화예술회관의 착공을 계기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구청장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현장에서 수습하는 등 개발 위주의 후유증을 몸소 겪은 만큼, 구로에서 경제와 환경이 함께 어우러진 진정한 ‘발전’을 이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우리구 올해는] 추재엽 양천구청장

    [우리구 올해는] 추재엽 양천구청장

    “돈 몇푼 더 버는 것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양천구는 강남구가 부럽지 않다. 강남권 못지않은 아파트 가격에 서울 최고 수준의 교육과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살기 좋은 구’로 손꼽힐 정도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이 구정 철학을 ‘쾌적한 환경’이라고 밝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서울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는 복안에서다. ●서울 최고의 주거환경 조성 추 구청장은 구정의 최우선 순위를 주민들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데 두고 있다. 또 소외된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것이다. 구 재정 확충을 위한 특화사업보다 문화예술 시설을 늘리고 교육환경 개선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추 구청장은 2002년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양천의 주거 환경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진력했다. “양천구는 기본적으로 주거중심지역입니다. 시에서 보조금을 받는 구의 입장에서 상업 시설을 늘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추 구청장이 지금까지 추진한 것은 양천의 전체적인 리모델링과 인프라 확충사업이다. 그 중심은 ‘디스(THIS) 4대 운동’. 디스는 감사함(Thanks)과 건강함(Health), 편리함(Internet), 즐거움(Smile)을 뜻하는 용어다. 지난해 7월부터 양천에 도덕성과 인간성을 불어넣는 구민 운동으로 전개한 것도 디스 4대운동의 일환이다. 그 중심은 자원봉사자 확충.5000여명에서 2만여명으로 확대했다.50만 양천 전 구민 자원봉사자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천구민종합휴양시설과 서울청소년의 숲, 해누리 체육공원 건립 등 올해 예정된 사업을 통해 양천의 삶의 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경로당결연사업, 노인복지카드제 운영, 먼저 인사하기, 건강다지기 운동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분야까지 신경을 썼다. ●양천의 동서격차 해소 양천의 가장 큰 현안은 동서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추 구청장은 목동 등 중산층 지역과 신월·신정동 등 저소득층 지역 사이의 경제적 차이를 해소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신월·신정지역 뉴타운 사업.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복지시설과 도서관, 각종 학교를 건립하는 등 주민편의시설도 대폭 확대된다. 친환경 산업마을인 해누리 영상타운도 마련된다. 이밖에 신정7동 등 6개 지역의 지역개발사업, 신정3동 공동주택건설사업, 신월4동 디지털도서관 건립 등도 시작된다. 올해가 양천의 균형발전을 위한 원년이 되는 셈이다. 추 구청장은 “지난해 수상한 상만 37개에 이르는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남은 임기까지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한국 남자테니스 ‘차세대 에이스’ 김선용

    [스포츠 라운지] 한국 남자테니스 ‘차세대 에이스’ 김선용

    지난 1월 말 아시아 테니스계는 ‘샛별’의 등장으로 술렁거렸다. 한국 남자테니스의 ‘차세대 에이스’ 김선용(18·양명고 2년)이 올시즌 테니스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주니어부에서 복식 우승, 단식 준우승을 차지한 것. 김선용의 메이저대회 주니어 타이틀은 아시아 테니스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비록 대회 2관왕은 아쉽게 놓쳤지만 세계 4대 메이저대회를 통틀어 아시아권 남자선수가 복식에서 우승한 것은 물론, 단식 결승에 오른 것도 그가 처음이다. 대회 주니어 타이틀은 2000년 앤디 로딕(미국)과 그랜트 도일(1992년) 벤 엘우드(94년·이상 호주)를 제외하면 그동안 유럽 선수들이 독차지해온 터였다. 정상에는 한발 모자랐지만 김선용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테니스 스타’로 우뚝 선 셈이다. ●열망-페더러의 포핸드와 사핀의 백핸드 김선용은 아홉살 되던 해 테니스장을 운영하던 아버지 김한중(48)씨에 의해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았다. 이듬해 종별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테니스의 ‘맛’을 비로소 알게 된 그는 5학년 때 나선 종별대회 결승에서 상대 선수의 끈질긴 수비에 우승을 빼앗기자 갖고 있던 공 4개를 담벼락에 후려쳐 ‘지고는 못 사는’ 성깔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선용의 우상은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 1위·스위스)와 마라트 사핀(4위·러시아). 웬만큼 포핸드 스트로크에 자신이 있는 김선용이지만 “스윙과 스피드에서 페더러의 포핸드와 사핀의 백핸드를 절반만 따라갈 수 있다면 그 때가 시니어 정상에 서는 날”이라고 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주니어 졸업반-세 마리 토끼잡이 김선용은 내년부터 시니어무대에 뛰어든다. 이에 앞서 주니어 마지막 해인 올해는 주니어 랭킹 1위 복귀, 메이저 단식 한 차례 이상 우승, 그리고 시니어 랭킹 400위 진입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벅찬 한 해이기도 하다. 김선용은 올 초 상위 랭커들이 대거 시니어무대로 옮겨가면서 주니어랭킹 1위에 올라섰지만 호주오픈 결승 패배로 2위로 다시 내려앉았다. 그의 목표인 ‘시니어 톱10’을 일구기 위해선 톱랭킹으로 주니어를 마감,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코앞에서 놓쳐버린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 경력도 시니어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한 필수조건. 본격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는 시니어대회의 랭킹 역시 400위 안에는 들어야 투어대회는 물론, 메이저대회 예선 자격도 얻을 수 있다. 설 연휴를 채 즐기지도 못하고 두 차례의 퓨처스대회(시니어) 출전을 위해 10일 뉴질랜드로 출국한 김선용은 “다음번에는 반드시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컵을 안고 비행기에 오르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기고] 프랑스식 국방개혁 연구해야/최명상 전 공군대학 총장·소르본대 정치학박사

    노무현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시, 마리(Alliot Marie) 국방장관으로부터 군 개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프랑스식 국방개혁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국방개혁을 지시한 것은 지난 1996년 2월이다. 주요 내용은 97년부터 2015년까지 (1)육군을 27만명에서 17만명으로,97개사단 129연대를 85개 연대로,927대의 탱크를 420대로,340대의 헬기를 180대로 줄이고,(2)해군은 7만명에서 5만 6000명으로,101척의 군함을 81척으로,6대의 핵잠수함과 7대의 재래식 잠수함을 6대의 핵잠수함으로 운영하고,33척의 해상초계기를 22대로 줄이며 (3)공군은 9만 4000명에서 7만명으로,405대의 전투기를 300대로 줄이는 대신, 공중급유기를 11대에서 16대로 늘리고,101대의 헬기를 84대로 감축하는 것 등이다. 프랑스 국방개혁의 특징은 국민합의에 의해 병력 규모에서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래 계속돼 오던 징병제를 없애고,50여만명의 군병력을 35만명으로 직업군인화하며, 신속전개병력을 1만명에서 5만∼6만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병력의 3분의1과 국방 예산의 5분의1을 줄이면서 기동성있는 강군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드골주의자들의 오랜 목표인 무기체계에서 완전한 자주국방정책을 포기하고 프랑스 산업에서 미흡한 위성정보,C4I장비, 전략공수 분야는 유보시켰다. 정책 변화에 따른 방위산업 구조조정도 불가피했다. 이러한 결단은 좌·우파 간의 혼란을 부를 수도 있었으나 국민 70%의 찬성으로 가능했다. 프랑스 국방개혁은 유럽연합군 및 NATO군과의 조화도 고려하며 진행되고 있다. 걸프전과 코소보전 참전시 얻은 교훈을 지침으로 비효율적이던 장거리수송, 적방공망제압, 공중급유, 야간폭격능력을 강화시키고 신속장거리 전개군을 증강하고 있다.‘9·11테러사태’ 이후 아프카니스탄 전과 이라크 전을 관찰하면서 정밀공격능력과 대 테러전을 보강함으로써 21세기형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핵무기 운용에서도 알비옹 플라토(Albion Plateau)에 있는 18기의 지대지 전략핵미사일을 폐기하고 전략핵폭격기와 핵잠수함의 2개운영체제로 정책을 바꾸었으며 단거리 하데스 미사일 운영도 폐기시켰다. 또한 대 테러전에는 미국이 핵심역할을 하며,‘미국이 유럽 안보에 필요한 나라’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프랑스의 국방개혁은 국제안보환경과 국제정치질서의 변화에 따라 방위목적과 능력에 맞추어 전면적으로 재편해가고 있다.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세계냉전이 종식되면서 프랑스와 NATO에는 더 이상 적이나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럽연합이 탄생되면서 프랑스와 독일간 국경 위협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국방개혁의 제1단계로 ‘군사계획법 1997∼2002’를 만들어 징병제를 폐기했고 현역과 예비역을 재조직했다. 예비군도 작전예비병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작전예비군과 시민예비군의 형태로 바꿨다. 징병제를 지원제로 전환함에 따라 병력은 1996년 57만 3000명에서 2002년 44만명으로 감축되었지만 직업군인의 비율이 60%에서 92%로 증가되었다. 현재 프랑스는 ‘군사계획법 2003∼2008’에 의거 제2단계 개혁이 진행 중에 있다. 프랑스식 국방개혁을 우리 군 개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적과 정면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처럼 징병제를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기술집약적인 군 구조,3군의 균형발전 등은 좋은 연구 모델이 될 것이다. 프랑스와는 다른 적의 위협, 안보환경, 우리군의 취약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전략전술 수립과 군사력을 건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 핵, 주한미군 재배치, 한·미동맹관계, 국민적 공감대와 국방비 등을 고려하여 조화를 이루는 협력적 자주국방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와 통일, 한민족의 번영을 뒷받침하는 강한 군대를 만드는 국방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명상 전 공군대학 총장·소르본대 정치학박사
  • 달라진 시내버스 서비스

    달라진 시내버스 서비스

    #1. 도봉산∼석수역 구간을 오가는 150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버스 운전기사 이성기(47)씨. 운전석 옆에는 어깨에 견장이 달린 회색 제복이 걸려 있다. 작업복을 입고 운전하면 회사로부터 감점경고를 받게 된다. 육중한 굴절버스를 모는 모습이 ‘비행기의 파일럿’을 연상케 한다. #2. 401번(퇴계원∼석계역) 버스에는 ‘불친절한 시내버스 요금 환불해드려요.’라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승객이 회사에 항의전화할 정도라면 대단히 화난 것”이라며 “환불 접수를 한 사례는 거의 없지만, 서비스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불친절함의 대명사였던 버스, 버스기사들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되면서 안정적인 소득원이 보장되자 서비스와 승객안전에 더 신경쓰는 분위기다. 버스 회사들도 운전기사를 지원하는 이력서들이 넘쳐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항공기승무원급 친절교육 실시 굴절·저상버스 24대를 비롯, 모두 231대의 버스를 운영하는 서울교통네트웍 소속 기사 600여명은 매일 30명씩 나눠서 ‘대(對)고객 서비스 교육’을 하루종일 받고 있다. 강사는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출신의 김영희씨 등 서비스 전문가 3명. 교육은 지난 24일부터 3월9일까지 실시되며, 이 회사는 올해 교육 예산으로 1억여원을 잡아놨다. 운전기사들은 강의실에 들어올 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게임 등을 통해 인사를 습관화한다. 또 사전에 운전 기사들의 태도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바탕으로 ‘즐거운 주말입니다.’,‘좋은 아침입니다.’‘오래 기다리셨습니다.’‘조심하세요, 코너돕니다.’ 등의 인사말을 매뉴얼로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 버스기사 10년째라는 문희철(50)씨는 “교육 자체가 흥미롭고 손님들에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회사 안재천 총무팀장은 “모든 것을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친절 마인드를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불친절 기사’는 옛말 버스회사들이 친절에 때아닌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과 동시에 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되면서부터다. 버스 준공영제는 서울시가 노선조정, 운행속도·시간 등 버스 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을 책임지고 버스 운행만 민간업체에 맡기는 것. 서울시가 재정지원을 통해 버스 회사에 연 7.2%(고정비 기준)의 ‘적정이윤’을 보장해주기로 함에 따라 수익성이 높은 노선·시간대에만 버스가 운행되던 부작용이 사라졌다. 김경호 서울시 교통개선총괄반장은 “버스 회사들이 만성적인 적자에서 탈출하고 운전기사도 회사 수익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손님을 태울 필요가 없어졌다.”며 “여유가 생기는 만큼 서비스 개선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버스회사=안정된 직장으로 정착 특이한 점은 버스 준공영제 실시 후 버스기사가 되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 서울시의 재정지원에 따라 평균 2600만원 선이던 버스기사의 연봉이 3100만원 선(한달 26일 근무)으로 높아지고, 하루 근무시간도 9∼16시간에서 9시간으로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버스 창문에 붙여져 있던 ‘버스운전기사 구함’이라는 안내문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원교통 김재섭 총무부장은 “쉽게 들어왔다가 쉽게 나가는 기사들로 인해 그동안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대기인원만 150여명에 이른다.”면서 “기사들이 정년(57세)을 넘기지 않는 한 퇴직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빈자리가 쉽게 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버스 회사들도 당분간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버스 체계개편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되면서 버스 운행속도가 최고 2배까지 높아지는 등 운행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저상버스·굴절버스 등 최신형 버스가 도입되는 것도 운전기사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미스터 스마일’ 기사 이강천씨 “쫓기듯 운전하지 않으니 미소가 절로 나오죠.” 도봉산에서 온수동까지 160번 버스를 모는 버스기사 이강천(54)씨의 별명은 ‘미스터 스마일’이다. 손님이 탈 때마다 일일이 인사를 건네고, 노약자가 버스에 타면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하는 게 몸에 뱄다.20년 동안 버스 운전을 해왔지만, 요즘처럼 마음이 편한 때가 없었다. “지난해 7월 교통체계를 개편하기 전에는 민간기업이 버스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한정된 시간에 수익을 많이 내려고 빡빡하게 운행할 수밖에 없었죠. 대부분의 기사들은 승객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는커녕 사고나 안 내면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 당시에는 회사가 정한 배차간격에 맞추려면 하루에 ‘5탕(5회 운행)’을 뛰면서 12시간 일할 때도 허다했다. 주말이면 ‘땜빵기사’노릇을 하느라 휴일을 반납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뒤로는 ‘오전조’에서 하루 8∼9시간 운행하면서 ‘2탕’만 운행하면 된다. 물론 토요일은 쉰다. “주말에 규칙적으로 쉬니까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죠. 또 반나절만 일하니까 회사 근처에 있는 도봉산에 올라가는 일도 많아졌어요. 무엇보다 좋은 점은 고객에게 인사를 건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안전운행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버스개편 이후 월평균 사고건수는 668건에서 512건으로 23.3% 감소했다. 교통체계 개편 이전에는 운전 기사가 차고지에 들어오자마자 다시 일해야 했지만, 휴식시간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무리한 운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만족할 때까지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일할 겁니다. 다만 밤 10시를 넘어서면 버스전용차로에 택시, 승용차, 오토바이들이 뛰어드는 때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고쳐졌으면 좋겠어요.”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미셸 위,조급증 버려야

    ‘미셸 열풍’이 올해도 거세게 불고 있다.1월 중순 남자대회인 소니오픈에 초청된 미셸 위는 ‘컷 통과는 물론 20위권 이내 진입이 목표’라는 당찬 포부를 밝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강풍으로 인한 샷 난조로 꿈은 물거품됐지만 갤러리 운집과 TV 시청률 증가는 주최측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미셸 위의 엄청난 인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대 메이저 대회 출전을 기정사실로 만들었다. 아버지마저 올해 임기가 마무리되는 LPGA 커미셔너의 후임자로 언급될 정도다. 하지만 15살의 어린 소녀가 아마추어대회가 아닌 오픈대회, 그것도 남자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느냐에 대해 되새겨 봐야 할 때다. 뉴욕타임스나 AP 등의 유력 언론은 미셸 위의 잦은 프로대회 출전에 우려를 나타냈고, 타이거 우즈와 낸시 로페즈 등 유명 선수 역시 아마추어대회에 출전해 착실하게 승수를 쌓는 것이 좋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귀담아 들을 내용이다. 세계 최고 기량을 가진 남자 프로들과 경쟁해 20위권 이내에 진입하리라고 확신한 사람이 있었을까. 물론 300야드를 넘나드는 엄청난 장타력, 지난해 68타의 좋은 기록 등 가능성은 있었지만 미셸 위는 한창 자랄 나이다. 주위에서 용기를 북돋워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나이에 맞게 키워야 한다. 큰 그릇은 서두른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선수를 굳이 대회 주최측의 구미에 맞는 ‘흥행카드’로 전락시킬 필요는 없다. 제 나이에 맞는 무대에서 기본기를 다지며 경쟁하는 법을 배우고 승수를 쌓아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 오픈대회에 출전하는 것 역시 주최측 초청이라는 쉬운 길이 아니라 예선전에 출전하여 자신의 실력으로 당당히 자격을 얻어 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미셸 위는 오는 2월말에 열리는 LPGA 투어 개막전과 3월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퀄리파잉스쿨을 통하지 않고 프로가 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일까. 우선 주위 사람들이 욕심을 버려야 한다. 벽돌을 하나 하나 쌓아 집을 짓듯 대기만성의 여유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미셸 위가 커갈 날이 너무 많지 않은가. 골프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기업들 다시 뛴다

    기업들 다시 뛴다

    기업들이 다시 뛰고 있다. 국내 600대 기업은 올해 총 6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요 그룹들도 특허경영(삼성)·행복경영(현대차)·29경영(SK) 등 저마다 새 기치 아래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우울한 전망 속에서도 기업들이 신발끈을 다시 매고 있는 것이다. ●4대그룹 비중 40%넘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5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투자규모가 총 67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지난해(57조 2000억원)보다 17.2% 늘어난 수준이다. 조사대상 기업의 65%가 올해 투자계획을 지난해보다 늘린 반면 투자 규모를 줄인 기업은 30.1%에 그쳤다. 그러나 삼성·LG·현대차·SK 등 4대그룹 비중이 총 투자규모의 40%를 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투자를 늘려잡은 이유로는 기존시설 노후화에 따른 대체 수요 발생(27.0%), 신제품 및 기술개발을 위한 노력 강화(26.8%) 등이 가장 많았다. 또 기업들은 투자계획의 49.2%에 해당하는 33조원을 상반기에, 나머지 34조원은 하반기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정치·사회 불안으로 하반기 투자가 집중됐던 지난해보다 고른 분포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이날 ‘2005년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 등 부품을 제외한 휴대전화, 가전, 디지털미디어 분야에서 국내 매출 10조원을 올릴 작정이다.9조원대로 떨어진 내수 매출을 다시 두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분야별 매출 비중은 가전 35%, 컴퓨터 등 정보기기 30%, 휴대전화 35%이다. ●행복경영·29경영·특허경영… 현대차그룹은 ‘행복 경영’ 실천에 한창이다.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에서 “고객을 위한 혁신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자.”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르면 다음달 초에 ‘혼다식 평생관리서비스’를 선보인다. 신차 구입에서부터 폐차때까지 고객 차량을 평생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일본 혼다차가 유명하다. 3월에 도입하는 ‘스마트 카드’(보험료·기름값·정비요금 등의 결제가 모두 가능한 카드)나 시범운영을 검토 중인 ‘공휴일 전시장 개방’도 행복경영의 일환이다. 경기 분당·일산 등 주거밀집형 지역부터 공휴일에 현대·기아차 대리점의 문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꼭 차를 사지 않더라도 ‘차구경 가족 나들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SK는 그룹의 오랜 전통인 ‘29경영’을 다잡고 있다.‘29경영’이란 한 단계 높은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목표 달성을 무난하게 끌어내는 전략이다. 예컨대 회의 시간의 당초 목표가 30분이라면 29분으로 설정해 30분을 초과할 만약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실제 그룹 회의실에는 이른바 ‘2949시계’가 있다. 회의가 시작된 지 29분이나 49분이 지나면 알람이 울리면서 회의 종료시간이 임박했음을 알려준다.SK㈜가 울산공장의 왕복 2차선 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30㎞에서 29㎞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미래에 먹고 살 길은 오직 기술개발뿐”이라며 ‘특허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내후년까지 특허 출원 세계 톱3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얼마전 신년 경영진 회의에서 “앞으로도 계속 안정적 실적을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미래를 위해 뭔가를 찾는 게 중요한데 이는 결국 기술 중심으로 귀결되며 특허가 그 핵심”이라고 주문했다. 안미현 김경두기자 hyun@seoul.co.kr
  • [임영숙 칼럼] 이젠 사람입국이다

    [임영숙 칼럼] 이젠 사람입국이다

    묵은 해를 보내며 새해를 생각한다. 흔히 2004년을 갈등이 넘친 사회로 정리한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행정수도 이전, 국보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 등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에게는 그런 정치적 싸움보다는 내수경기 침체와 고용시장 왜곡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에 짓눌렸던 한해가 아니었나 싶다. 내년에도 그 불안이 쉽게 해소되진 않을 것 같다. 새해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2005년에는 일자리 창출이 국정 최고 어젠다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 5%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고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상반기에만 100조원의 예산을 조기집행하기로 하는 등 새해 경제운용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산업화시대의 낡은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 한 어떤 방안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계획대로 4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해도 그것이 저임금 비정규직처럼 단순히 밥만 해결해 주는 것일 뿐 자기 성취와 꿈과 희망을 안겨주지 못한다면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한 우리 사회의 안정성은 회복되기 어렵다. 올해 우리 수출산업은 30%이상 성장하며 수출 2500억달러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경제·사회적 양극화 속에서 한국경제는 위기로 진단되고 있다. 수출입국을 내세우고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이 시작된 지난 1962년 우리 국민소득은 78달러였다. 그리고 산업화와 수출입국 33년만인 1995년 국민소득은 1만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우리 경제는 계속 비틀거리고 있다. 수출입국을 떠받쳐준 저임금 노동집약, 물량 위주 산업화의 패러다임이 중국 경제의 급부상으로 한계상황에 부딪쳤다. 대통령 자문 사람입국신경쟁력특별위원회 문국현 위원장은 엊그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뉴패러다임포럼 주최 토론회에서 향후 10년 이내 600만개 일자리 창출방안을 발표했다. 초과근로 해소를 통한 일자리 창출로 건강한 근로자 150만명, 평생학습 시스템 구축을 통한 평생학습조의 지식근로자 100만명, 지식시장의 효율화로 지식산업을 육성해 전문서비스직 200만명, 사회적 서비스 시장 육성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100만명, 여가 문화서비스 혁신을 통한 문화산업 육성으로 여가·문화전문가 50만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과로해소를 위한 일자리 나누기는 물론 고용구조 변화를 감안, 선진외국과 한국의 고용비중을 비교해 예측하는 등 나름의 과학적 근거를 지닌 그의 셈법으로는 1000만명에 가까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향후 10년 이내에 600만∼1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만 가능하다. 과로해소를 통한 안전혁신으로 건강사회를, 직장내 학습조 확보를 통한 평생학습으로 지식사회를, 새로운 여가 문화 서비스를 창출하는 서비스 혁신으로 문화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일자리를 만들고 신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즉 사람이 국정운영의 중심가치가 되는 사람입국이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1인당 국민소득 2만∼3만달러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같은 총체적 혁신, 패러다임의 전환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수출입국으로 우리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사람입국으로 우리 사회가 지식경제를 감당할 학습사회, 더불어 사는 사람중심의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참여정부의 지난 2년이 부패청산, 시스템 혁신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노동구조 혁신과 사회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래서 2005년이 우리 국민의 저력을 이끌어 낸 희망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사람입국이다. 주필 ysi@seoul.co.kr
  • 4대그룹 내년 순익 확대 힘들다

    삼성그룹이 28일 내년도 경영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요 그룹의 올해 결산과 내년 살림살이가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대부분 그룹이 올해 경영계획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IT경기 하락에 고유가, 약달러 등 ‘3재’가 고루 겹친 내년은 고전이 예상된다. 매출 성장은 가능하지만 올해보다 나은 수익을 자신한 그룹은 없었다. 삼성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4% 증가한 120조원, 세전이익을 37% 늘어난 14조 1000억원으로 잡았지만 하반기 원화절상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무엇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매출이 당초 계획 46조 3400억원보다 10조원 이상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3·4분기까지 지난해 전체 매출액 43조 6000억원을 초과한 43조 7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12조원 이상 추정), 삼성SDI(1조원 추정) 등 전자 계열사의 선전으로 계획을 약간 상회했지만 원달러 환산 때문에 매출만큼은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너무 좋아 내년에 올해만큼의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룹 전체 매출을 올해보다 높게 잡을 계획”이라면서 “다만 이익은 환율 때문에 목표치를 제시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LG그룹도 LG전자,LG필립스LCD 등 전자계열사가 분발해 준 덕분에 매출 목표 95조원을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까지 22조 7896억원의 매출을 달성, 올해 25조원가량의 매출이 예상되는 LG전자는 연초 계획 21조 6000억원을 훨씬 초과했다. LG전선 그룹 분리와 LG카드 사태 여파로 금융사업을 포기하기로 한 LG는 올해 경영계획을 1월이 다 지난 25일에야 발표할 만큼 고심을 거듭했었다. 올해는 ‘무사히’ 넘어갔지만 GS그룹이 공식 분리되는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은 더욱 팍팍할 수밖에 없다. 내수침체와 하반기 환율 악재에 부딪힌 현대차그룹은 올해 매출목표 69조 7000억원을 간신히 달성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경상이익 목표치 2조 5000억원은 달성이 어렵고 지난해 수준(2조 3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사상 처음 순이익 2조원 돌파를 내부목표로 잡았지만 이 역시 달성이 불투명하다. 때문에 내년 1월3일 발표할 예정인 사업계획 수립에도 애를 먹고 있다. 경영 환경만으로는 ‘하향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외환위기도 아닌데 목표를 낮춰 잡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SK그룹도 올해 SK텔레콤이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였지만 에너지·화학 계열의 분전으로 52조∼53조원의 매출이 예상됨에 따라 올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SK는 당초 지난해보다 6% 증가한 53조원으로 잡았다가 SK네트웍스의 사업구조조정 등을 감안,50조원으로 수정했다. 안미현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동대문구 용두동

    [우리동네 이야기] 동대문구 용두동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은 요즘 모처럼의 개발 기회를 맞아 용틀임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이 서울에서 장래가 밝다는 점은 용두동(龍頭洞)이란 동명에 잘 나타난다. 바로 ‘좌청룡 우백호’라는 풍수지리설과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 태조산(太祖山)인 백두대간은 중조산(中祖山)인 강원도 철령, 근조산(近祖山)인 서울 북한산으로 이어져 내려와 왼쪽으로 ‘청룡의 줄기’라고 불리는 정릉천이 자리한 곳이 용두동이다. 반면 서울의 오른쪽 백호(白虎)는 백두대간∼북악산에서 자하문을 지나 인왕산으로 이어진다. 마침 이 동네를 감싼 주변 야산의 모습이 용머리처럼 생겨서 이름이 붙었다. 용두동은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인 1894년 갑오개혁 때 한성부 인창방(仁昌坊) 소속으로 탄생했다. 그 때는 동이 아니라 리(里)였다. 이 동네는 조선시대 이후 강원도 사람들이 아침 일찍 동대문이 열리자마자 서울로 들어가기 위해 묵어가던 길목이어서 그런지 주막이나 객주집으로 생활하는 주민이 많았다. 홍릉천, 성북천, 정릉천 등에서 흘러내린 물이 너무도 맑아 물맛이 뛰어나기로 이름이 높았다.1958년까지만 해도 ‘꿀맛처럼 달아서 도성 안으로 들어가는 길손들은 너나없이 떠 마셨으며,4대문 안에 용두 물장수도 있었다.’는 기록이 보일 정도로 유명한 용두동 찬우물터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강동구 상일동에서 출발해 폭 50m, 길이가 무려 14.5㎞에 이르는 천호대로 끝자락인 하정로를 기준으로 동대문구청사 쪽은 1동, 건너편은 2동이다. 하정로에는 지하철 2호선 동대문구청역 공사가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창이다. 구청 맞은편 1만 6400여㎡(4970평)에는 2006년 하반기까지 녹지는 물론 연못과 분수광장 등 편의시설을 갖춘 근린공원이 들어설 계획이다. 지하에는 최첨단 무공해 폐기물종합처리장도 설치돼 완공 뒤 환경·재활용 부문에서도 서울시내 선두적인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청계천 일대에 몰려 있던 수족관 업자들이 1980년대 초부터 옮겨와 형성된 ‘어항 거리’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현재 40개 가까운 업소에서 관상어 220여종을 포함, 관련 용품들을 도·소매로 팔고 있다. 옛 전통을 살려, 살고 싶은 특화지역으로 우뚝 설 꿈에 부풀어 있다. 오랜 역사의 그늘에 가려 제자리걸음을 걸어왔지만 한약전시관 등 한약을 테마로 한 고층건물 신축과 동부청과시장 등 재래시장과 주택단지 재개발, 간선도로 확장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균형개발촉진지구 지정과 맞물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광장]갈등만 키운 ‘2004 정치’/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갈등만 키운 ‘2004 정치’/김경홍 논설위원

    지난 1년 정치를 되돌아보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보여진다. 정치인들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기보다는 오히려 지켜보는 시민들이 험난했구나 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북한의 외교를 ‘벼랑끝 전술’이라고 불렀던 적이 있다. 결과가 이로울 수도 나쁠 수도 짐작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버텨보는 것이다. 운에 맡기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그나마 성공한 전술이 되겠지만 운이 나쁘면 함께 망하는 것이다. 2004 한국정치는 ‘벼랑끝 정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배째라 정치’로까지 뒷걸음질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총선도 치렀고, 정치판도 새판으로 갈아봤지만 남은 것은 없다. 이념, 색깔, 빈부, 계층간 이해 등 모든 이슈들을 도마에 올려봤지만 결과물은 없다. 갈등만 증폭시켰다. 생산이 없다면 일년 농사는 망친 것이다. 보스정치가 사라졌고, 돈 먹는 정치가 고개를 숙였다는 사실은 정치발전일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는 결국 생산적인 면에서는 걸음마도 못 뗀 형국이다. 지난 1년의 정치를 돌아보면 엄청난 사건들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파동은 국론을 절반으로 갈라놓았다.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은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미워할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뿐이 아니다. 법치논란이 계속됐고, 과거사니 국가보안법이니 하면서 한순간도 국민들을 편안하게 내버려두지 않은 것이 지난 1년이다. 보수, 진보 세력은 물론 농민과 노동자, 솥단지 상인, 성매매여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세력이 거리로 나선 것은 우리의 삶이 그만큼 피곤했다는 방증이다. 그저께 여야 수뇌부 4인이 연말까지 새해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하고, 이른바 4대입법은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해를 넘길까 두려워 생색을 내는 정치권이나, 이런 합의를 지켜보며 손톱만큼의 기대를 갖는 국민들이 안타깝기는 매 한가지다. 지난 한해가 정치권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갈라선 갈등의 한 해였다면 내년은 갈등을 수습하고 경제적 활력을 회복하는 한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서민들이 아우성치고, 자살자가 줄을 이었다면 어떤 이유를 댄다고 하더라도 좋은 정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새해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60% 이상이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치가 나아질 것이라는 징후도 없다.4대입법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고 있고, 더욱이 여야는 전당대회 등 대권 전초전을 예비하고 있다. 희망보다는 불안한 요소들만 도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정권을 목표도 일관성도 없는 정권이라고 비난한다.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포기한 정권이라는 악평까지 듣고 있다.2년도 못 채운 정권으로서 억울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사회 구성원의 절반 가까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저 넘길 일은 아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이 새해 국정운영 기조를 사회대통합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은 반갑다. 정치의 기본은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데 있다. 갈등을 줄이는 데 있다. 이제 역사니 민족이니 하는 거대담론을 붙잡지 말라. 가장 급한 것부터 해결하라. 이를테면 국가경쟁력 회복과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정치쟁점에 대해서는 쉬운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4대입법 가운데 국보법이 가장 어렵다면 과거사나, 언론개혁법 등을 먼저 하면 될 것이고, 갈등을 줄이려면 차선책을 마련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천지개벽이나 혁명이 아니지 않은가.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정부·지자체 예산집행 연쇄지연 경기부양 ‘병목’

    정부·지자체 예산집행 연쇄지연 경기부양 ‘병목’

    국회 예산안 처리가 올해도 여지없이 파행 속에 묻혔다. 여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법정 통과시한(12월2일)을 이미 보름이나 넘겼다. 해마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고질(痼疾)이지만 특히 올해는 침체된 경기상황과 맞물려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보통때 40대60 정도인 상반기, 하반기 예산집행 비율을 내년에는 55대45 정도로 가져가려 했는데 예산 확정이 늦어져 어려움이 커졌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아동·노인·장애인 등 각종 복지시설의 증·개축(2005회계연도분) 작업에 들어가야 하지만 여태껏 공사비용, 건설업체 선정방식 등 실행계획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새해 예산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예산배정 등과 관련한 지침서도 아직 못 보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기부양을 위해 내년 상반기에 예산을 최대한 많이 집행하는 게 범 정부적인 방침이지만 이대로라면 돈을 쓰고 싶어도 못쓸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재정 조기집행’이라는 정부 거시정책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경기부양 수단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정부소비를 앞당겨 실시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 핵심 경기부양책. 정부는 내년 예산(국회 제출안 기준 일반회계 131조 5000억원)의 55% 이상을 상반기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개인·기업의 소비와 투자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일단 정부가 돈을 실물경제에 최대한 많이 쏟아부어 내수부양의 촉매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국회에서 예산안이 묶이면서 각 부처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노동부의 경우 근로복지공단, 산업안전공단 등을 통해 연말까지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의 세부계획과 예산내역을 확정해야 하지만 예산규모가 정해지지 않아 당장 1월1일부터 집행이 쉽지 않게 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부의 사업은 고용확대 등 경기부양책과 직결돼 있는 데다 취업훈련 등 시간에 구애받는 것들이 많아 예산의 조기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도 지자체와 함께 벌이는 지역진흥사업과 연구·개발(R&D) 사업의 조기집행이 사실상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조달청 관계자도 “정부가 물자구매 등 예산집행을 연초에 집중하라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국회가 지난해 12월30일에야 의결했던 올해 예산의 경우, 곳곳에서 집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산업자원부 ‘이공계 미취업자 현장연수’ 사업의 경우, 예산확정 지연으로 사업공고와 연수기관 선정이 늦어져 3월 말에야 겨우 연수생을 선발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올 1·4분기 현장연수생은 전체 대상 6000명의 1.4%에 불과한 85명에 그쳤다. 과학기술부의 핵심연구개발 사업도 연구과제 공모 및 평가·선정 지연으로 1분기에 단 한건도 사업선정을 하지 못했고,2분기에야 겨우 연간목표 대비 10.3% 집행이 가능했다. 그나마 실제 지원협약 체결과 연구비 지급은 7월 이후에나 이뤄졌다. 농림부의 밭기반 정비 등 6개 사업도 지난해 12월에 끝났어야 할 부처협의가 올 1월 말에야 겨우 마무리되면서 2월에 집행이 시작됐다. 답답하기는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중앙정부 지원금(지방교부세, 정부보조금 등) 규모가 확정돼야 이를 토대로 최종 예산을 짤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자체 예산에서 중앙정부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대와 21%대에 불과한 서울시나 경기도와 달리 재정자립도가 낮은 곳들은 더욱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전국 250개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0∼50% 수준에 불과하다. 전북은 23%, 전남·경북은 35%대로 특히 낮다. 최근 광역지자체들은 지난 9월 정부가 올린 예산안 항목을 기준으로 새해 예산안을 짰다. 지자체 예산안 확정시한이 광역은 12월17일, 기초는 12월22일이어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전북 도의회 의원은 “확정된 예산안이 아니기 때문에 심의를 정밀하게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예산의 추가편성이 불가피해 사업별로 자금이 남거나 모자라는 현상이 생길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중앙정부에서 정확히 얼마를 받게 될지 불명확하니까 나중에 추가경정예산을 전제로 본예산을 편성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연초에는 사업비용을 아끼다가 나중에 추경이 반영되면 연말에 대규모로 돈을 몰아서 쏟아붓다보니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어렵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올해 복지부 소관인 사회복지관 시설 개보수 비용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50억원이 추가돼 지자체들이 추경으로 반영했으나 당초 계획에 없었던 탓에 신속한 집행이 불가능했다. 계명대 윤영진(행정학) 교수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재정의 역할이 특히 강조되는 내년에는 예산의 조기집행이 주요 정책수단이 돼야 하지만 국회에서 제동이 걸려 있다.”면서 “국회가 말로만 민생을 외칠 뿐 정부의 대응력을 제한하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되풀이되는 ‘악습’ 지난 1992년 14대 국회 개원 이후 올해까지 13년간 예산안이 정상적으로 통과된 적은 단 한 번뿐이었다. 법정 예산안 처리시한을 맞춘 적은 그동안 5차례. 그러나 92,97,2002년에는 대통령 선거 때문에 국회 일정이 단축돼서 그런 것이었고,94년에는 파행 끝에 여당단독으로 처리됐다. 제대로 됐던 적은 95년 한 해밖에 없었던 셈이다. 최근 들어 정쟁으로 얼룩진 예산안 표류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2000년,2001년,2003년에는 처리시한을 넘긴 것은 물론이고 정기국회 회기 안에도 끝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한달 가까이 더 끌다가 해가 바뀌기 직전인 12월30일에야 겨우 통과시킴으로써 사상 초유의 준(準)예산(예산이 확정되지 못한 채 회계연도가 바뀔 경우, 정부가 직전 연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적인 예산) 편성사태 직전까지 치달았다.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창수 국장은 “14대 국회 이후 예산안 심의·조정에 걸린 시간은 평균 10여일이었고 94년에는 이틀 만에 모든 게 끝나기도 했다.”면서 “예산안 내용을 꼼꼼하게 파악하다 늦어지는 게 아니라 예산과 전혀 상관없는 소모적인 정쟁을 하다 막판에 부랴부랴 통과시키는 모습에서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 헌법과 예산회계법에 따르면 정부는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10월2일)까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국회는 30일 전(12월2일)까지 이를 의결해야 한다. 지방자치법상 광역단체는 회계연도 개시 15일 전(12월17일), 기초단체는 10일 전(22일)까지 내년 예산안을 확정하게 돼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예산심사 지연 해법은 국회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넘기는 일이 ‘연례 행사’처럼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보다 여야간 정쟁의 볼모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예산 전문가들은 예산 심사의 부실화를 막고 전문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원희(한경대 교수) 경실련 예산감시위원장은 “예산 심사가 경제적 합리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정치적 타협의 도구가 되고 있다.”면서 “특히 의원들이 예결특위와 다른 상임위 활동을 병행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고 지역구 사업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영진 계명대 교수도 “정부가 예산을 편성, 집행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기 위해서는 예결특위의 상임위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 요구기관 및 수혜집단 등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예산 청문회제도를 도입하면 국회의 독단적인 예산 심사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새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할 경우 정부는 전년도 예산에 준해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준예산제를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예산 집행실적이 전무한 신규사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마련한 예산을 의회가 우선 통과시켜 가집행토록 한 뒤 추후 심사를 통해 최종 확정하는 영국의 ‘잠정예산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는 국회의 양대 기능 가운데 한 축인 예산심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 서원석 박사는 “예산 심의를 충실하게 하기 위해 상임위의 예비심사와 예결특위의 종합심사 시기를 법정화하는 통과시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의원들이 이를 따르려는 노력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면서 “제도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의원들 스스로가 법 존중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코리안 3총사’ PGA정복 나선다

    미국프로골프(PGA) ‘코리아 삼총사’ 시대를 기대하라. PGA 투어에는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먼저 깃발을 꽂았고, 올해 ‘슈퍼 루키’ 나상욱(21·엘로드)이 뒤를 이었다. 내년부터는 ‘준비된 강자’ 위창수(32·테일러메이드)가 합류한다. 시즌 개막을 20여 일 앞두고 있는 이들 트리오는 착실한 겨울나기를 통해 ‘삼인삼색’의 꿈을 가꾸고 있다. ●탱크 최경주 “메이저 우승컵 내품에” ‘톱10’ 진입 7회, 상금 랭킹 23위(241만 9261달러). 올해 PGA에서 최경주가 받은 성적표다. 지난해 톱10 6회, 상금 랭킹 30위보다 다소 좋아졌지만 2002년 9월 템파베이클래식 우승 이후 2년 연속 PGA 정규 투어에서 우승컵을 품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하지만 지난 4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출전,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3위에 오르는 수확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달 말 국내 행사를 마치고 미국으로 떠난 최경주는 현재 휴스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조만간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위치한 소그래스 PGA투어 선수 전용 연습장에서 동계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집중적으로 담금질할 부분은 매끄럽지 못한 스윙 교정. 백스윙 톱 자세에서 다시 번쩍 들어올리는 버릇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미스샷으로 연결됐던 것. 또 어프로치샷에서 어드레스를 취하면서 그립한 손목의 위치가 잘못된 점도 발견했다. 아직 정확한 출전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과 소니오픈 등 초반 2개 대회는 건너뛸 생각이다. 이르면 내년 1월22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시즌 세번째 대회 밥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시동을 건다는 복안. 최근 3년동안 상금랭킹에서 20위 전후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제 상금 랭킹 ‘톱10’에 진입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또 자신의 우승트로피 컬렉션 가운데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세워 놓는다는 포부도 품고 있다. ●슈퍼 루키 나상욱 “마스터스 간다” 나상욱은 요즘 로스앤젤레스 집에서 3∼4시간 정도 걸리는 라스베이거스를 오가며 내년 시즌에 대비하고 있다.‘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스승이기도 했던 부치 하먼 코치에게 집중 레슨을 받고 있는 것. 드라이브샷에서부터 퍼트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스윙을 점검하고 있다.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가다듬어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다. 주중 3∼4일은 훈련에 집중하고 주말에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PGA 데뷔 첫 해인 올해는 상금 랭킹 125위까지 주어지는 2005년 풀시드를 확보하기 위해 정규 대회만 32차례 나갔으며,6개 대회에 연속 출전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일단 상금 랭킹 87위(90만1158달러)에 올라 목표를 달성했지만 11번이나 컷오프되는 등 컨디션과 성적이 들쭉날쭉했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때문에 내년에는 3∼4개 대회를 치르고 반드시 휴식을 취하는 등 스케줄 관리에 만전을 기할 생각이다. 또 체력 저하로 고생한 만큼 개인 운동과 영양이 풍부한 음식 섭취를 통해 체력을 보강하는 것도 이번 동계훈련의 주된 과제다. 지난 9월 서던팜 뷰로 클래식에서 불꽃샷을 뿜어냈지만 선두와 2타 차 공동 3위로 마수걸이 우승을 놓친 것이 아쉽다. 내년 1차 목표는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려 놓는 것. 하지만 마스터스(4월) US오픈(6월) 브리티시오픈(7월) PGA챔피언십(8월) 등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밟아보는 게 꿈이다. 하와이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대회 소니오픈부터 뛴다. ●준비된 강자 위창수 “아시아는 좁다” 2전3기 끝에 PGA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을 통과, 한국인 사상 세 번째로 꿈의 무대를 밟게 된 위창수는 최근 아시아 무대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집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데뷔 무대로 점찍은 소니오픈을 위해 진득하게 대비하고 싶지만 이미 약속된 일정이라 취소할 수도 없는 일. 거듭되는 실전을 통해 ‘화려한 신고식’을 준비하는 셈이다. 지난주에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프로골프(APGA) 볼보마스터스에 출전해 공동 25위(2언더파 286타)를 차지했다.‘제주 사나이’ 양용은과 함께 일본프로골프(JGTO) 오키나와 오픈(16일 개막)을 찍은 뒤 미국으로 직행, 본격 담금질에 들어간다. 전미대학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평생 회원권을 갖게 된 집 근처 우드랜치 프라이빗코스가 즐겨 찾는 연습장. 골프에 입문할 당시 인근 아파트에 사는 펄 신 등에게 지도를 받기도 했지만 현재 특별한 코치는 없다. 평균 비거리 280야드에 이르는 정확한 드라이브샷과 무엇보다 정신력이 뛰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 그는 UC버클리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일단 목표는 어렵게 획득한 PGA 풀시드 자격을 유지하는 것. 나아가 최경주와 나상욱이 해내지 못했던 ‘첫 해 첫 승’에도 욕심을 낸다. 한 라운드에 8∼9언더파 정도를 몰아치는 데도 능숙한 터라 자신감도 있다. 게다가 아마추어 시절부터 체험해온 미국 무대이기 때문에 코스 적응에 무리가 없다는 점도 자신감을 갖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야 “더 협상은 없다” 접점없는 마이웨이

    여야 “더 협상은 없다” 접점없는 마이웨이

    “더이상 협상은 없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17대 국회가 침몰하고 있다. 개원과 함께 스스로 내걸었던 ‘상생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다. 국가보안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을 둘러싼 여야간 정쟁은 기싸움 수준을 넘어섰다. 서로에 대한 멸시와 냉소는 물론이고 동료 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내팽개친 채 연일 ‘이전투구식 설전(舌戰)’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고도 여야는 13일 “참을 만큼 참았다.”며 각자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단독으로 연말 ‘반쪽 임시국회’를 강행한 반면 한나라당은 “할테면 해보라.”며 법사위 점거 농성을 계속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와 원내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전체 상임위를 단독 강행키로 하고, 이번 임시국회 회기내 처리를 목표로 정한 61개 민생·개혁 법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가 이날 여당 단독으로 소집됐고, 통일외교통상·문화관광위 등 일부 상임위의 전체회의 또는 법안심사소위가 여당 및 민주노동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또 한나라당이 계속해서 임시국회를 거부할 경우, 새해 예산안도 여당 단독으로 심의해 처리키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한나라당의 국보법 폐지 당론 철회 요구를 일축하고,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계속 시도키로 해 또한번 물리적 충돌을 예고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법사위 점거와 관련,“여당으로서 한나라당의 의사진행 방해에 끌려다니거나 방치할 수 없다.”고 말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중임을 시사했다. 국보법 처리문제와 맞물린 ‘이철우 의원 파문’과 관련해서도 열린우리당은 ‘고문·조작 의혹 국정조사’ 방침을 재확인하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을 과거사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등 칼날을 곧추 세웠다. 한나라당도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국보법 폐지 등 4대 법안에 대한 합의처리 약속을 요구하며 임시국회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국보법 개폐와 관련한 당론을 빠르면 이번 주에 마련해 “당론도 없이 반대만 한다.”는 열린우리당의 공격을 차단키로 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국회 파행의 근본적 이유는 여당이 오로지 보안법 폐지 등 4개 분열법을 밀어붙이는 데 올인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여당은 국회 파행을 자기들이 하고도 엉뚱하게 책임을 야당에 몰고, 일부 언론이 이를 잘못 보도해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임시국회 소집도 단독으로 하고 진행도 단독으로 한다는 것은 수의 힘으로 4대 법안과 예산안 등을 단독으로 강행처리한다는 힘의 정치 선언”이라고 규정하고 “오만한 태도를 벗어나 지금이라도 수에 의한 단독처리 강행 방침을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철우 의원 파문’과 관련해서도 한 핵심 당직자는 “이 의원이 현재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과거 운동권에서 행했던 자신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며 “이 의원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솔직히 고백하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밝혀야 한다.”고 강경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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