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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유인우주시대] 톈궁1호는…

    톈궁1호는 중국 4대 명저 가운데 하나인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천상의 궁궐(톈궁)에 올라가 소란을 피운 고사에서 이름을 따왔다. 모든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이름을 통해 우주정거장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본격적인 우주정거장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규모가 작고, 수명도 짧아 중국 내에서는 ‘간이 우주실험실’로 불린다. 본격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준비하기 위한 도킹 등의 실험에 쓰이기 때문이다. 전장 9m, 최대 지름 3.35m인 톈궁1호는 크게 실험실과 동력실로 나누어져 있다. 실험실 뒤쪽에 접속장치가 있어 선저우8호 등과의 도킹에 사용된다. 동력실에는 엔진과 전원장치가 설치돼 있고, 우주에 올라가는 순간 동력실 양쪽의 태양광 집전판 날개가 펴져 전력공급과 궤도비행 제어 역할을 맡는다. 톈궁1호에는 일단 2개의 임무가 맡겨져 있다. 가장 큰 임무는 도킹 실험이다. 중국은 2013년까지 선저우8~10호 우주선과 톈궁1호의 잇단 실험을 통해 도킹 기술을 성숙시킬 계획이다. ‘목표 비행체’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유인우주공정의 장젠치(張建啓) 대변인은 “2년 동안 3번의 도킹실험이 끝나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무는 우주인들의 단기 체류 실험이다. 2013년, 선저우10호를 통해 도킹한 우주인이 톈궁1호에 옮겨 타 최대 10일간 머물며 각종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중국은 톈궁1호의 성공을 지켜본 뒤 톈궁2호, 톈궁3호를 잇따라 올려보낼 계획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내년 SOC예산 22조6000억 배정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올해(24조 4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22조 6000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4대강 사업이 끝나 전체 SOC 투자 규모는 줄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SOC 투자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2년 예산안 경제활력 제고와 미래 대비 투자’ 안건을 논의했다고 기획재정부가 전했다. 김동연 재정부 예산실장은 “내년 예산은 일자리 확충에 최대 역점을 두면서 경제활력 제고와 맞춤형 복지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정부는 4대강 사업과 여수 엑스포를 제외한 SOC 투자를 올해 21조원에서 내년 22조 2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4대강 사업이 올해 3조 800억원에서 내년 3205억원, 엑스포 지원이 4105억원에 944억원으로 총 3조 756억원이 줄어들었지만 다른 분야의 투자 확대로 SOC 투자 규모는 1조 8000억원 줄어드는 것에 그쳤다. 주요 사업을 보면 고속철도 호남선과 고속도로 등 국가 기간 교통망 투자가 2조 7417억원으로 올해보다 33.9%(6940억원) 늘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지원하는 공항·수도권 연계망에는 올해보다 16.8%(818억원) 늘어난 5686억원을 배정했다. 김동연 실장은 “도로 사업은 신규 사업을 넣지 않고 기존 사업 조기 완성 등 시급하고 우선 순위가 높은 분야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비싼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800대 수준의 공공부문 보급을 내년 2500대로 3배 늘리기로 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교체 지원도 올해보다 55.2%(158억원) 많은 444억원을 지원한다. 내년부터 감축 의무화가 부과되는 온실가스·에너지목표 관리제의 원활한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농협법 개정에 따라 경제사업 활성화와 신용·경제분리를 위한 농협 구조개편에는 4조원의 자본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재정에서 3조원, 정책금융공사의 현물출자로 1조원을 지원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中금융4인방 글로벌금융 50인에

    中금융4인방 글로벌금융 50인에

    세계 1위인 3조 달러(약 3300조원)가 넘는 외환 보유고 가운데 1조 1735억 달러를 미국 국채로 갖고 있는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은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 중국이 미 국채를 대거 내다 팔면 세계 금융 시스템의 대혼란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가 중국의 금융정책과 운용 향방을 주목하는 이유다. 미국 경제 전문 블룸버그통신이 그 현실을 인정했다. 블룸버그 자매지인 금융 전문 블룸버그마켓이 최근 호에서 처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금융 50인’을 선정하면서 중국인 4명을 포함시켰다. 왕치산(王岐山·63) 부총리, 저우샤오촨(周小川·63) 인민은행장, 장젠칭(姜建淸·58) 공상은행장, 러우지웨이(樓繼偉·61) 중국투자그룹 회장이 그들이다. 왕 부총리와 저우 행장은 정책 입안가 분야에서, 장 행장은 은행가 항목에서, 러우 회장은 투자가 자격으로 뽑혔다. 다른 2개 항목인 기업혁신가와 학자 부문에선 영향력 있는 중국인이 나오지 못했다. 이들 4명은 모두 공산당 간부들이다. 원자바오 총리 밑에서 경제와 금융을 책임지고 있는 왕 부총리에 대해 블룸버그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미·중 간의 위안화 절상 및 무역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차이나플레이션’(중국발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의 근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지난 7월 올 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저우 행장이 뽑힌 이유다. 저우 행장은 “인플레이션 억제가 중국 화폐정책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라는 자신감까지 내보였다. 중국의 4대 국영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인 중국공상은행은 시가 총액, 이윤, 수신고에서 세계 최대 상업은행이다. 최근에는 골드만삭스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과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장 행장은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러우 회장은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 국부 투자 자금을 주무르는 막강한 위치에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미국과 유럽의 채무 위기 속에서 ‘차이나머니’의 향배는 글로벌 경제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외에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금융 50인’에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정책 입안가 분야), 조지 소로스(투자가 분야)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스티브 잡스 애플 전 회장, 인도 타타그룹 라탄 타타 회장(기업 혁신가 분야),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학자 분야) 등이 뽑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풀타임 뛴 지성 ‘태클맨’이라 불러다오

    영국 지역언론과 일부 한국 언론들이 15일 벌어진 2011~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1차전 벤피카(포르투갈)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30)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공격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이유다. 슈팅을 한 번밖에 못했으니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 분석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이 좋은 경기를 했다. 박지성과 마이클 캐릭은 풀타임을 뛰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대런 플레처도 좋은 내용을 보였다.”고 밝혔다. 입에 발린 말이 아니다. 퍼거슨 감독은 냉정하다. 경기 중 특정 선수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바로 교체한다. 그런데 박지성은 풀타임을 뛰었다. 박지성이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요구사항을 경기 내내 잘 수행했다는 뜻이다. 그러면 퍼거슨 감독의 요구사항은 뭘까. 공격이 아니라 수비다. 포르투갈 원정에 나선 퍼거슨 감독의 목표를 간단히 요약하면 ‘지지 않는다.’였다. 천하의 맨유라도 안방의 벤피카는 무서운 팀이다. FC바르셀로나도 한국에서 K리그 수원에 진 적이 있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선발로 내보냈고, 박지성은 기대했던 대로 수비를 잘했다. 박지성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격전개를 방해했고, 명품 태클쇼를 펼쳤다. 맨유의 태클 성공 13개 가운데 5개를 박지성이 차지했고, 두 차례의 가로채기로 역습의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다만 맨유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슈팅에 소극적이었다. 점유율은 6대4 정도로 우위를 보였지만 슈팅수에서는 4대13으로 열세를 보였다. 박지성도 후반 36분 필 존스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슛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됐고, 공식 기록에는 남지 않았다. 맨유는 전반 24분 오스카 카르도소에게 선제골을 내줘 끌려갔지만 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라이언 긱스가 동점골을 터뜨려 1-1로 비겼다. 박주호(24)가 뛰고 있는 같은 조의 바젤(스위스)은 오텔룰 갈라치(루마니아)를 2-1로 꺾고 조 선두로 나섰다. 박주호는 전·후반 90분을 뛰었고, 같은 팀 소속인 북한의 박광룡도 후반 45분 교체 출전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사상 첫 남북한 선수 동시 출전이다. 한편 세뇰 귀네슈 전 FC서울 감독이 지휘하는 트라브존스포르(터키)는 이탈리아 강호인 인테르밀란과의 B조 1차전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박세리 “외로웠다” 울컥

    박세리 “외로웠다” 울컥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박세리(34)가 후원 조인식에서 눈물을 보였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든든한 후원을 받으면서 그동안 투어 생활로 쌓였던 외로움이 복받쳐 올랐다. 박세리는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KDB산은금융그룹과의 후원 조인식에서 “항상 외로웠는데 지금 이 순간 외로움을 털어내는 느낌이다. 든든하기도 하고….”라며 목이 메는지 잠시 고개를 돌렸다. 3년간 후원 계약을 맺는 자리에서 울컥한 이유를 묻자 박세리는 “그동안 많은 후원 계약을 맺었지만 이번에는 조건을 떠나 저를 대한민국의 딸로서 우리나라가 든든하게 후원해준다는 느낌이 든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박세리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우선이지만 개인 욕심보다는 후배들을 위해 더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고 싶다. 선배로서 후배들이 불편 없이 운동할 수 있도록 바른길로 가는 선배가 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목표로 그는 “남은 게 있다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다.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와 똑같은 마음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둘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오픈,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세리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만 아직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LPGA 투어에서 한국(계) 선수 통산 99승 중 4분의1 이상인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100승에 대한 한국(계) 선수들의 부담이 크다.”면서 “100승은 또 다른 시작인데 그 시작을 제가 한 번 끊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세리와 함께 KDB산은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게 된 청각 장애 테니스 선수인 이덕희(13·제천동중1)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덕희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곧바로 성인 무대에 뛰어들 계획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 ‘열린 소통’으로 公衆을 홀려라”

    [이제는 공공외교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 ‘열린 소통’으로 公衆을 홀려라”

    2007년 11월 26일 당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 연설에서 국방 분야가 아니라 국무부의 예산증액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군사적 성공은 승리의 충분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알카에다가 온라인에서 자신들의 메시지를 미국보다 더 잘 전달한다는 것은 당혹스런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 원인으로 “근시안적 조치” 때문에 소프트파워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게이츠 장관이 지적한 것처럼 국제 시민사회의 ‘이해와 공감’을 얻으려는 국가 활동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방적 선전인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쌍방향 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공공외교는 특히 강대국에 둘러싸여 틈새외교가 절실한 한국에게 절실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 좌담을 통해 공공외교의 중요성과 바람직한 방향을 짚어봤다. 김동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지난달 16일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진행된 좌담에는 신낙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 김상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태환 한국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사업부장이 참석했다.   김동률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2007년 캔사스 주립대에서 연설하면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군사적 성공은 승리의 충분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에서 보듯 세계는 ‘스마트파워’에 주목하고 있다. 상대국 시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것을 추구하는 공공외교는 그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공공외교에 대한 토론이 활발해지고 있다. 먼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공공외교를 얘기해야 하는지 토론해보자.   김성해 한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거론하고 싶다.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단행한 정치·경제적 개방 조치로 한국은 국제금융자본과 국제여론에 아무런 보호막 없이 노출됐다. 한국 혼자 잘해서는 한국의 국익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 월가의 동향과 미국 신용평가회사의 평가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이 출렁이는게 단적인 예다. 두번째로, 국가이익 자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냉전시대만 해도 튼튼한 안보 우방만 확보하면 됐지만 지금은 국제관계가 대단히 복합적이다. 세번째로,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아랍 민주화에서 보듯 국제사회에서도 개별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연결망(네트워크)을 만들며 영향력을 키우는 공중(公衆)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변화 때문에 한국이 공공외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신낙균 세계가 좁아지고 있다. 이름도 잘 모르는 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외교 환경도 바뀌고 있다. 버락 오마바 미국 행정부가 스마트파워를 천명하고 중국이 공자학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 모두 군사력 뿐 아니라 연성권력(소프트파워)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공공외교를 토론하는 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외환위기 직후 문화관광부 장관을 할 당시 프랑스 문화평론가 기 소르망과 얘길 나눈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이 그동안 가격경쟁은 했지만 문화를 중시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문화다’란 말을 하는데 굉장히 공감을 했다. 한류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있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공공외교에 나서야 한다. 이명박 정부도 그걸 인식해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성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개인적으론 공공외교보다 문화외교란 말을 즐겨 쓰곤 하는데, 현재 정부에서는 용어 정리조차 못하고 있다. 김상배 왜 지금 공공외교가 필요한가. 세상이 지금 그렇게 변하고 있다. 나는 국제정치학을 전공하는데 학문은 세상 변화를 반영한다. 1970년대 국제정치학은 전쟁과 평화의 문제였다. 외환위기 이후엔 경제문제가 국제정치학의 중심이 됐다. 1990년대 후반에 외국으로 유학간 국제정치학도 가운데 3분의 2가 국제금융을 전공했다. 21세기 되서는 전반적으로 소프트파워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소프트파워는 미국이 세계를 운영하는 관심을 반영한 개념이다. 그럴듯하면서도 별 것 없어 보이기도 하고 심오해 보이기도 한다. 굉장히 매력있는 개념이다. 미국은 9·11 이후 ‘반테러’를 명분으로 전쟁을 수행하면서 힘으로 다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통해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게 국제정치에서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런 연속선에서, 한국이 네트워크나 정보혁명 시각에서 국제정치를 바라봐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학과 특성상 외무고시에 합격하는 학생이 많다. 예전엔 단연코 북미국이 인기 최고였다. 지금은 1지망으로 문화외교 공공외교 국제개발협력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전엔 한직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통적인 부국강병, 즉 ‘하드파워’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세계에선 10위권일지 몰라도 직접 영향을 주고 받는 동북아시아에선 북한을 예외로 치면 꼴찌를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소프트파워를 기준으로 한 국제정치 무대에선 막연하게라도 희망이 보인다. 최근 한류 확산이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런 것들이 한국에서 공공외교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밑바탕이 되지 않나 싶다. 김태환 본격적으로 공공외교란 개념이 등장한 건 20세기 후반이지만 21세기 들어 공공외교 패러다임이 발전하고 있다. 이를 신(新)공공외교로 부른다. 9·11사태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을 통해 초강대국인 미국조차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 ‘하드파워’ 말고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거기서 공공외교의 필요성이 나온다. 비약적인 기술발전을 통해 소통의 양상이 달라졌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제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일방적인 홍보나 캠페인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결국 열린 소통이 필요하고, 그것이 바로 ‘새로운 공공외교’를 요구한다고 본다.   ●21세기 공공외교 어떻게 할 것인가   김동률 참가자 모두 공공외교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공공외교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김태환 전통적 외교와 20세기 공공외교, 21세기 신공공외교 세 차원을 봐야 한다. 전통외교는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한다. 20세기 공공외교는 정부가 주체, 객체는 상대국 시민이다. 신공공외교는 여기에 더해 대칭적이고 개방적인 소통방식을 강조한다. 자연자원이나 영토, 인적자원 등을 원자재로 보고 원자재를 가공한 결과물을 소프트파워라고 생각해보자. 가령 한국과 중국은 원자재만 놓고 보면 상대가 안되지만 원자재를 가공해서 외국 대중에게 내놓는 상품은 충분히 해볼만하다. 그것이 공공외교를 전개하는 핵심이라고 본다. 김성해 공공외교에서 ‘공공’(公共)의 맞은 편에는 국가 혹은 사적 영역이 있다. 공공이란 말 자체는 민주주의를 책임지는 구성원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공중(公衆)을 대상으로 하고 그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하는 모든 것을 공공외교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전략커뮤니케이션, 오픈(open)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용어도 가능하지만 굳이 외교란 용어를 쓰는 건 여전히 국가와 국가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개입해야 할 영역,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공적인 목적으로, 장기적 국가이익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틈새가 있다. 김상배 공공외교는 ‘Public Diplomacy’를 번역한 용어이지만 한 글자 한 글자가 의미심장하다. 첫 글자 공(公)은 공공성을 표현한 것이다. 공공외교를 시장에게 맡겨놓으면 사익추구밖에 안된다. 거기서 중심을 잡아주는 건 공공성이다. 공공성은 또한 공개성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전통적으로 외교는 베일에 가린 비밀 영역이었다. 외교를 비밀 공간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 꺼내놓고 공개적으로 한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 두번째 ‘함께 공’(共)은 외교부 뿐 아니라 다양한 민간 영역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 공공외교라는 점을 함축한다. 공공외교에서 외교부가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현재 외교부는 정무외교와 통상외교가 양대 축이다. 문화외교국에선 공공외교도 한 축이 돼야 한다고 하는데 공공외교가 정무·통상과 어깨를 겨누겠다고 하면 계속 뒤쳐질 수밖에 없다. 공공외교는 외교의 새로운 모습을 가리키는 전체 상이다. 최근 반년 가량 외무부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공공외교를 전체적인 외교의 바탕에 깔고 그 위에서 정무와 통상 혹은 좁은 의미의 문화외교가 필요하다. 그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야 공공외교가 꽃 필 수 있다. 신낙균 공공외교는 정부 대 정부에서 정부와 민간 모두 주체가 될 수 있고 대상도 일반국민으로 확대할 수 있다. 그래서 외교부에서 문화외교를 정무·통상과 함께 3대 축이라고 말한다.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해외 문화행사 하는 게 전부다. 그 점을 문제제기하니까 국제교류재단에 공공외교포럼을 만들더라. 하지만 포럼 자체는 아무런 집행력이 없다. 이 문제는 아무래도 국가 차원에서 논의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국 공공외교 무엇이 문제인가   김상배 문제점과 방법론이 연결돼 있다. 먼저, 공공외교한다고 할때 예쁜 척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브랜드도 그렇고 본바탕은 신경 안쓰고 화장 잘하는 법만 얘기한다.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건 보이지 않는 영역인 문화를 자꾸 보이는 잣대로 재단하려 한다. 연기나 노래에 등수를 매기려 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소프트파워 지수까지 나왔다. 공공외교는 그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세번째로, 단일한 주체나 조직이 아니더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공공외교를 전체적으로 조율하기 위한 틀이 필요하다. 김성해 국제사회에서 한 국가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고, 국제사회의 이해를 얻고 호감을 얻을 수 있을까. 그건 사회생활과 비슷하다고 본다. 최소한 욕먹지 않고 살아야 한다. 자기가 힘들 때 도와줄 친구가 있어야 한다. 단기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하고 단기적 목표만 생각하면 장기적으론 신뢰를 잃는다. 공공외교도 마찬가지다. 존중받고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한국 정부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매력과 국익 등을 실천하기 위한 전략을 택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입장과 고민에 대해 공감하고, 국제여론에서 한국이 수세에 몰렸을 때 한국을 대변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공공외교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아쉬운 게 많다. 단적으로 한민족의 우수성을 많이 얘기하는데 그게 국제사회에 대한 몰이해와 주변 민족에 대한 멸시로 나타난다. 최근 일본 등에서 나타나는 역풍은 필연적으로 예견돼 있었다. 국가브랜드를 강조하는 접근법도 국제사회 성숙한 동반자로서 존중받고 같이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주려고 노력하는게 아니라 우리 장점만 강조하고, 더 많은 물건을 팔 궁리만 하니까 수입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장사치라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김태환 한때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표어가 있었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보편적인 가치, 한국을 넘어서는 가치 안에 한국적인 걸 숨기듯이 담아서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너무 한국적인 걸 내세우는 건 편협한 민족주의로 비칠 수 있다. 신낙균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용광로에 집어넣는 방식으로만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강조하는 것 보다는 개체가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모자이크 식으로 가야 좋지 않을까 싶다.   ●해외사례 뿐 아니라 우리 모델을 찾자   김동률 공공외교 발전을 위해서 본받을 만한, 혹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해외사례는 어떤 게 있나. 김태환 특정 국가 사례를 본받고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사례를 분류해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기준을 추출해야 한다. 먼저 비교우위와 경쟁우위 가운데 무엇에 입각한 공공외교를 할 것인가. 그건 답이 명확하다. 천연자원을 비롯한 각종 자원이 많은 미국이나 중국의 공공외교는 우리가 따라야 할 경로가 아니다. 그 다음으로 중앙집권적인 방식과 분산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김상배 우리에게는 벤치마킹 컴플렉스가 있다. 정부용역 보고서에서도 항상 해외사례와 시사점이 나온다. 김대중 정부 당시 수백만 달러를 들여 엘빈 토플러에게 연구용역을 준 적이 있는데 정작 토플러는 결론에서 ‘한국은 이제 배울 모델이 없다. 스스로 만들어라’라고 했다. 우리는 여러 나라 여러 경우를 조합하는 걸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남의 답안지를 베끼지 말고 우리 답안을 스스로 만들자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신낙균 여러 해외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는 건 가치가 있다고 본다. 가령 중국은 공자학원에 예산을 엄청나게 쓰고 있는데 공자의 가치와 현대 중국의 가치에서 부조화가 발생한다. 또 너무 정부 주도로 공공외교가 이뤄지는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김성해 우리가 배울 모델, 혹은 100% 베낄 모델이 없다는 건 동의한다. 다른 한 편으로 보면 우리는 거대한 청사진 속에서 전략을 구사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그걸 잘 하는 사례는 최대한 발굴해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공공외교 전략을 위한 실천전략   김동률 왜 공공외교를 해야 하고 걸림돌이 무엇인지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공공외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김상배 공공외교 전략을 짤 때 집중과 분산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IT 강국 코리아’라고들 했는데 어느 순간 그 말이 쏙 들어갔다. 정보통신부라는 컨트롤타워 혹은 코디네이션타워가 없어진 게 원인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많다. 그렇다고 다시 예전처럼 정통부라는 집중 시스템으로 돌아갈 것인가. 그건 물론 아니다. 여기서 집중과 분산의 조율이 필요하다. 공공외교는 단순히 특정 분야에 한정된 좁은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을 네트워크하는게 아닌가 싶다. 신낙균 공공외교 추진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공외교 수행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중이다. 지금은 외교부·문화부·지자체가 각자 따로 하니까 부처간 갈등만 생기고 효율성은 떨어진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공공외교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고 체계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주변 4대 강국만 집중하다 놓치는 게 너무 많다. 거기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김태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 공공외교를 협력해서 추진할 수 있는 시민단체가 얼마나 되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게 정부 현실이다. 외교부 문화외교국에 등록된 민간외교단체가 500여개인데 문화부와 자치단체에 등록된 곳까지 합하면 수천 곳은 될텐데 백서조차 없다. 현재 국제교류재단이 정부와 함께 공공외교와 관련있는 단체를 연결하는 웹커뮤니티를 10월에 개통하려 준비중이다. 영역별·쟁점별로 데이터베이스도 축적하고 서로 정보교류만 해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김성해 미디어를 활용한 공공외교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뉴미디어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뉴미디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공공외교를 위해서는 좀 더 질서정연하게 조직화될 필요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국가차원에서 지원하는 24시간 영어채널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다매체 시대에 역행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많은 정보에도 불구하고 원자료는 전통 미디어에서 나온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언론이 위기라는 한국조차도 많은 정보의 출처는 여전히 전통적 매체다. 국제사회에 한국의 의견을 정확하고 품격있게 전달할 수 있는 가칭 ‘코리아24’같은 수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행 아리랑국제방송과 KBS월드를 창조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신낙균 외교관 충원제도가 외무고시에서 외교 아카데미로 바뀌게 된다. 공공외교에 대한 커리큘럼을 꼭 넣으라고 요구했다. 공공외교 발전을 위해서는 외교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는 외교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김동률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공공외교를 좌지우지하는 건 반대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가 지나친 조급증과 강박감에서 벗어나라는 고언을 해주고 싶다.   정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8) 고개 드는 부처 재개편론

    [테마로 본 공직사회] (18) 고개 드는 부처 재개편론

    현 정부 들어 통폐합된 부처와 산하기관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기구 개편을 해왔다. 하지만 통폐합으로 문패를 바꿔 달아 오히려 불편하고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속한 정책결정과 원활한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통폐합과 함께 이름을 바꿨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MB) 정부 출범과 함께 통폐합되거나 분산 재배치된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재개편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겉으로는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고 있지만 ‘박힌 돌’과 ‘굴러온 돌’로 나뉘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공직사회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4일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업계 등에 따르면 재개편 요구가 일고 있는 곳은 국토해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5~6곳에 이른다. 이미 통합이 이뤄진 정부 산하기관에서도 승진이나 급여 문제, 노동조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라진 부처 직원들 “아 옛날이여!” 정부 조직의 개편 요구는 MB 정부 초기 통합 또는 분산 배치로 역할이 줄어든 과거 부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처가 사라진 뒤 관련 분야 예산이 줄고, 정책 순위에서도 밀린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국토해양부의 경우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수자원과 주택·교통분야 우선으로 예산이 편성되고 해양 분야는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상 추락에 따라 무엇보다 정보통신 업계의 불만이 크다. 업계는 방송통신위가 종편사업 선정에 매달리다 세계적인 정보통신 흐름마저 놓쳤다고 비난한다.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걸맞은 부처를 만든다는 당초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뤘지만, 기술력에서는 시대 변화를 뒤쫓는 것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 예로 스마트폰 열풍을 꼽는다. 스마트폰의 성패는 하드웨어(지식경제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인데 이 분야를 맡은 방통위는 방송통신 쪽에만 매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도 세계의 발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이미지도 쇠퇴했다는 평가다. 동영상 콘텐츠가 스마트 모바일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에 반론은 없다. 다만 동영상 콘텐츠를 실어나를 수 있는 통신망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할지 연구개발(R&D)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와 방통위는 전체 그림을 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이런 이유로 정보통신부 기능을 재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노무현 정권 때는 가장 잘나가던 부처가 정보통신부였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초기 ‘세계 정보통신기술은 독자적인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이 융합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를 내세워 정보통신부를 해체한 뒤 4개 부처에 분산 배치했다.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지식경제부, 콘텐츠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 정부의 정보통신기술 담당은 행정안전부가 맡도록 했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신설해 통신망 정책을 맡겼다. ●과학기술부 분산… 과학정책 뒷걸음 2008년 2월 과학기술부를 흡수해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가 복잡한 교육 현안에 발목이 잡혀 기초과학 분야 등의 정책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 많다. 당초 교육과 과학기술을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명분은 허울뿐 오히려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책이 후퇴했다는 평가다. 전문 기술인력들도 국가과학기술위나 원자력위원회 등 독립기관 출범으로 또 한번 자리를 옮겼다. 과학자들은 “합병 초기에는 과학을 배려하겠다는 소리라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잊혀져 가고 있다.”면서 “말로는 과학입국, 기초과학 육성 등을 외치고 있지만 애초부터 ‘잘못된 동거’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과거 과학기술부의 기술고시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초라해져 가는 자신들의 위치에 불만을 토로한다. 과거에는 기술고시 출신들이 우대받고 실·국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폐합 이후 이와 같은 ‘배려’가 줄어들고, 행정직들의 들러리로 전락해 버렸다고 푸념한다. 사회부처 기술고시 출신 한 국장은 “가장 미래 지향적이어야 할 과학기술 분야를 가장 보수적인 교육행정에 붙인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며 “과학 선진국들과 경쟁력을 갖추려면 독자적인 부처로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부 해체 후 끊임없이 푸대접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급기야 올해 3월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출범시켰다. 그렇지만 과학기술 단체들은 “국과위로는 국가 과학기술 전반을 관장하는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하루빨리 과학기술부를 부활·독립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심성 논리 접근땐 부작용” 이 밖에 공무원 조직인 금융위원회와 민간 특수법인인 금융감독원으로 분리된 금융감독기관 통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독권이 분산된 데 따른 비효율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감원 개혁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단일 기구로 통합하는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 사무총장은 “부처나 기관 통합에서 조직이나 기구 등의 물리적 결합은 쉽지만, 고유 문화적인 측면인 화학적 결합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부처 통폐합의 부작용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선심성 정치 논리 차원의 접근은 정권 말기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금융계 두 수장 특별한 기념일

    금융계 두 수장 특별한 기념일

    순수 민간은행으로 출발해 국내 4대 은행 반열에 오른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사령탑들이 하루 차이로 특별한 기념일을 맞이해 화제다. 29년 전 신한은행에 합류한 한동우(63) 회장은 1일 신한금융 출범 10주년 기념식을 주재했고, 김승유(68) 하나금융 회장은 하루 전(8월 31일)에 금융계 입문 40돌을 맞는 뜻 깊은 날이었다. 금융계에서 최고의 베테랑으로 꼽히지만 두 회장은 노장이라는 칭호를 거부했다. 오히려 ‘사회공헌’과 ‘글로벌화’를 새로운 화두로 제시했다. 하나금융 임직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월례 조찬행사인 드림소사이어티 강연장에서 김 회장에게 ‘깜짝 선물’로 40주년 기념패를 전달했다. 김 회장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고맙다. 앞으로도 후진 양성에 힘쓰겠다.”고 간단한 답사를 했다. 1971년 하나금융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김 회장은 충청·보람·서울은행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하나금융을 일궈냈다. 그룹 성장과 함께 자사주 16만 4500주(58억 3975만원어치)를 보유하게 된 김 회장은 금융권 인사 중 1위의 주식부자가 됐다. 최근에는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게 김 회장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이외에도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을 맡아 서민금융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데, 외환은행 인수 논란으로 인해 공개 행보를 자제할 때에도 미소금융 관련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했다. 2009년 신한생명 부회장을 지낸 뒤 그룹을 떠났다 올해 초 복귀한 한 회장도 김 회장과 같은 맥락의 목표를 제시했다. 40년 전인 1971년 한국신탁은행의 말단 행원으로 금융계에 첫발을 디딘 그는 신한은행의 거의 모든 요직을 거친, 명실상부한 신한은행의 산증인이다. 기념식에서 한 회장은 “앞으로 사람을 중심으로 한 따뜻한 금융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며 경영철학을 강조한 뒤 “수익을 최대한 많이 낸 다음 사회공헌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고객과 사회를 이롭게 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익숙한 국내 시장과 안정적인 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글로벌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3) 환경부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3) 환경부

    환경부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역할이 많이 축소됐다.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굵직한 국책사업을 놓고 부실 환경평가 논란 등의 악재에 시달렸다. 과학기술부 해체로 기상청이 환경부로 이관됐지만, 각종 규제 업무는 모두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됐다. 현 정부 들어 중점 추진 정책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녹색성장 견인 ▲수질개선 대책 마련 ▲환경보건법 시행 등이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녹색성장 추진 주무부처로서 ‘사람·환경·시장의 조화’라는 3대 과제에 초점을 맞춰 정책의 밑그림을 그려 왔다.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가스를 줄이기 위한 국가 온실가스 저감 목표 설정, 국민들의 녹색생활 실천방안 등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 오랜 논란 끝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20년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한다는 구체적 실행계획도 확정했다.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녹색제품 구입 등 국민들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탄소 포인트제와 포인트 축적을 통합할 수 있는 ‘그린카드’도 본격 출시했다. 내년까지 탄소포인트 참여를 400만 가구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경차(130g/㎞)보다 적은 저탄소카(100g/㎞ 이하)에 세제 특례 등의 혜택도 주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20년 배출전망치(BAU)와 비교해 산업부문 18.2%, 전환(발전) 26.7%, 수송 34.3%, 건물 26.9%, 농림어업 5.2% 등 부문별로 확정됐다. 2010년 4월 녹색성장기본법 시행에 따라 1년여 만에 부문별·업종별·연도별 감축 목표를 도출해 냈다. 471개 관리대상 업체에도 감축 목표가 할당돼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2015년부터 시행된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현 정부 들어 개발 우선정책에 밀려 환경부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정책국장은 “기후변화 대책이 나열식으로 많고 홍보가 안 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가 온실가스 저감 목표 설정도 산업체의 입김에 밀려 겨우 체면을 세울 수 있는 기초를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환경부는 4대강을 비롯, 먹는 물 원수에 대한 수질개선을 위한 정책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보 유역에 대해 수질오염 예보제를 도입키로 했다. 아울러 지방상수도 확대 보급과 오염이 심한 지류와 지천을 생태하천으로 만드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눈에 띄는 환경부 정책은 ‘환경보건법’ 시행을 꼽을 수 있다. 2009년 환경보건법이 제정돼 불모지나 다름없던 환경성질환 예방·구제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석면 노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민과 근로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석면피해구제법’도 올해 초부터 시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을 위해 환경보건법을 제정, 시행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석면피해 이외에 다양한 환경성 질환을 규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환경부 녹색성장 정책 평가해 보니…

    환경부 녹색성장 정책 평가해 보니…

    정부가 녹색성장 정책을 발표한 지 3주년이 됐다. 이에 맞춰 환경부는 11일 지난 3년 동안 추진된 녹색성장 정책 중 환경분야 성공 정책에 대한 홍보자료를 배포했다. 무엇보다 녹색성장에 대한 조직과 제도적 토대가 구축되고 구체화된 정책들이 국민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들은 나열한 가짓수만 많을 뿐 눈에 띄는 성과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내년까지 종량제 정착시킬 것” 환경부는 매년 증가하던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2009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2001년 하루 1만 1237t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는 매년 3% 증가해 2008년에는 하루 1만 5142t으로 늘었다. 하지만 녹색성장 정책이 추진된 2009년에는 1만 4118t, 2010년에는 1만 3516t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도입, 학교·음식점 등 발생원별 맞춤형 대책 추진, 음식문화 개선·실천 운동의 성과라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내년까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정착시켜 발생량을 20% 이상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기와 수도, 가스절약 등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가정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 포인트’ 제도가 도입돼 200만 가구(7월말 기준)가 참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추용 음식물류자원화협회 회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나 사료로 만드는 시설을 권장해 놓고, 이제는 발생량을 줄이거나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을 지원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존 사업자들이 시설에 투자한 비용이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2020년 배출 전망치 대비 온실가스 30% 감축’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를 설립했고, 대형 배출원에 대해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 제도를 도입했다.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기준, 그린빌딩 인증·보급제도도 온실가스 저감정책 수단으로 도입됐다. 폐자원 에너지화도 상용화돼 곧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해 원유 58만 5873배럴(523억원) 상당의 바이오가스를 생산, 자동차 연료와 지역난방 에너지원으로 활용한 실적을 근거로 제시했다. ●“나열식 정책 무슨 의미있나” 그러나 환경·시민단체는 너무 작은 것에 만족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은 “4대강 사업이나 국립공원 케이블카 추가 설치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녹색성장 운운하며 백화점 상품 진열식 정책을 나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도 “폐자원을 활용하는 환경부의 정책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산재해 있다.”면서 “슬로건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비정규직/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비정규직/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익명의 프랑스 저자들로 구성된 ‘보이지 않는 위원회’가 기술한 ‘반란의 조짐’은 “원활한 기계 작동을 위해 꼭 필요한 자리를 제외한 여백에 이제는 정원 외가 되어 버린 대다수 노동자가 확산 일로에 있다.”며 비정규직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비정규직은 그때그때 임무에 맞춰 능력을 팔아치울 뿐 자신만의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사람, 항상 대기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일인 존재다. 이 같은 절망에서 반란의 음모는 시작된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비정규직 문제가 정국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2017년까지 비정규직 규모를 전체 임금근로자의 30%로 낮추고 정규직의 절반 수준인 비정규직 임금을 80%까지 높이는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았다. 한나라당도 이달 중 비정규직의 남용 방지 및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 금지,4대보험 가입 확대 지원 등을 담은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비정규직 고용 안정’과 ‘고용 유연성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이 도입된 이후 추이를 보면 정책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것 같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2007년 577만 3000명에서 2008년 563만 8000명, 2009년 537만 3000명으로 줄었다가 2010년 549만 8000명, 올해에는 577만 1000명으로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노동계는 건설일용직 등을 포함하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절반이 넘는 859만명이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정규직의 평균임금을 100으로 볼 때 2007년 64.2%에서 올해에는 57.3%로 떨어졌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도 국민연금 40%, 건강보험 45%, 고용보험 44%로 비정규직보호법 이전의 34.5~37.7%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을 위한 사회정책보고서’에서 성장과 분배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OEC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비정규직 비율을 꼽았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2012년 한국 대선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차기 대선주자들은 경제·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비정규직 해법은 결코 쉽지 않다.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300인 이하의 중소·영세사업장 소속이다. 비정규직의 임금 차별을 시정하려 해도 이들이 속한 사업장은 지불 능력이 없다. 무상복지 논쟁처럼 ‘구호 따로, 현실 따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비정규직 문제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달리 접근해야 한다. 우선 지불능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사내 하도급 근로자를 양산하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 대기업들은 인건비를 줄이는 방편으로 정규직 근로자들을 공정별로 쪼개어 사내 하청이라는 형태로 이동시키면서 고용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들은 통계상으로는 정규직이지만 사실은 비정규직이다. 원사업주와의 계약 여부에 따라 고용 여부가 좌우된다. 조선과 자동차업계는 이미 사내 하도급 비율이 100%에 달하고, 철강과 기계금속 분야도 90%대에 육박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300인 이상 799개 사업장의 사내 하도급 근로자는 32만 6000명에 이른다. 정부는 최근 사내 하도급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 유지 노력을 촉구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법적인 강제력이 있는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중소·영세사업장의 비정규직은 차별 시정에 앞서 사회안전망 가입비율부터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근로기준법에 신설하거나 비정규직의 사용 사유를 보다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증발할 수 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갈망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세를 얻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가진 자들이 반란의 조짐에 답할 차례다. 그것은 희망이다. djwootk@seoul.co.kr
  • [중부 또 폭우] 홍수쓰레기에 댐·하천 몸살… 올해 처리비 250억 이를 듯

    [중부 또 폭우] 홍수쓰레기에 댐·하천 몸살… 올해 처리비 250억 이를 듯

    중부권에 쏟아진 국지성 호우가 국토에 아픈 생채기와 악취 나는 쓰레기 더미를 남겼다. 서울을 포함한 피해지역에서는 파이고 무너진 도심 도로와 산중의 골을 메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이보다 하천과 연근해, 댐 등에 어지럽게 널린 부유물들을 치우려면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가 한강 하류와 인천·강화 앞바다의 장마후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연간 66억원)을 놓고 신경전<서울신문 7월 22일 자 15면>을 벌이는 사이에 이번 사흘간의 물폭탄 세례가 설상가상으로 수백억원대의 처리 비용을 추가로 떠안기고 말았다. 31일 한강과 임진강 물이 동시에 서해로 흘러드는 강화도 앞바다. 폭우로 꺾인 나뭇가지부터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생활용품 등 온갖 잡동사니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기름띠 속에서 시커먼 폐기물이 바다를 가득 메운 ‘해전의 현장’을 방불케 한다. 갯벌 여기저기에는 누런 포대가 쌓여 있다. 인근에 사는 강화 어민 박모(45)씨는 “쓰레기는 어족자원을 고갈시킬 뿐 아니라 바다 경관을 망쳐 횟집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올해는 그 두세 배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바닷물이 서해로 흘러드는 길목에 차단막을 치고 기중기를 동원해 쓰레기를 퍼올리고 있다. 여기서 걸러지지 않은 쓰레기는 해양정화선이 바다 위를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수거해야 한다. 하루 80여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쓰레기양이 워낙 많다 보니 역부족이다. 폭우가 몰아친 사흘 동안에 총 250t이 넘는 쓰레기를 건져 올렸지만 미처 수거하지 못해 바다로 흘러드는 것이 더 많다. 이것들이 덕적도, 여월도 등 먼바다로 떠내려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먼바다 쓰레기는 조업 중인 어민들이 포대당 3000원씩 받고 수거하고 있지만 그 양은 빙산의 일각이다. 같은 시각 서울 도림천. 관악구 서울대 입구부터 물길이 시작돼 동작구와 구로구, 영등포구를 끼고 흘러 안양천과 합류하는 곳이다. 물이 빠진 하천변의 자전거길과 산책길, 체육시설 등에는 비닐과 옷가지, 나뭇가지 등이 흉물스럽게 널려 있었다. 환경부는 올해 댐과 하천·하구 쓰레기 정화사업으로 250여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하천·하구 쓰레기 수거·처리로 220억원(국고 76억원, 지방비 144억원), 댐 부유물 수거 30억원(K-water) 등이다.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홍수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5대강(한강·금강·영산강·섬진강·낙동강) 권역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2009년 5월 처리비용 분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천·하구의 쓰레기를 수거, 운반·처리하는 비용의 40~70%(광역시 40%, 시·군 70%)를 국고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또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다목점댐 등의 부유물을 제거·처리하는 비용을 독자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라 보에 담수 후 부유 쓰레기로 인한 수질오염 예방 차원에서 지자체와 처리비용 분담 협약이 체결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의 부유 쓰레기 수거비용으로 연간 1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하면 내년엔 쓰레기 수거 지원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환경부는 내년에 하천 쓰레기가 5만t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국고와 지방비를 합쳐 236억원(표 참조·댐 수거 비용 제외)을 책정해 놓았다. K-water 관계자는 29개 댐에 유입된 쓰레기가 매년 6만 4000㎥(약 2만 5000t) 발생했고, 이를 수거·처리하는 데만 연간 30억원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 6월 태풍 메아리에 이어 7월 집중 호우로 예년보다 많은 8만㎥의 부유물이 떠내려와 처리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마가 끝나고 소양강과 대청댐을 제외한 모든 댐의 부유물 제거를 마쳤지만, 폭우로 재작업을 벌여야 한다며 한숨지었다. 댐 부유 쓰레기는 하천 상류와 농경지, 산림 등에서 생활쓰레기와 통나무, 나뭇가지 등이 빗물에 휩쓸려 댐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수거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댐 부유물은 초목류가 70~9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생활쓰레기이다. 초목류의 경우 강풍과 집중 호우 때에 상류 하천변 갈대나 부러진 나뭇가지, 유역에 방치된 간벌목, 공사장 폐기물 등이 그대로 유입된다. 생활쓰레기는 불법 투기된 가전제품이나 비닐, 스티로폼 등과 심지어 쓰다 만 농약병까지 흘러들어 온다. 이처럼 흘러든 부유물은 심각한 수질오염을 유발한다. K-water는 부유물을 비가 그친 뒤 2주일 안에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올해는 장마가 길었던 데다 집중폭우로 수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상·김학준기자 jsr@seoul.co.kr
  • “보금자리는 내 신념… 10년간 150만가구 공급 불변”

    “보금자리는 내 신념… 10년간 150만가구 공급 불변”

    “국민들이 공직자의 비리에 대해 더이상 눈감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25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박건승 서울신문 산업부장(부국장급)과 가진 대담에서 공무원들의 비위 행위가 적발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권 장관은 지난 6월 1일 취임하자마자 공교롭게도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차관 시절 직원들에게 낮술 금지령을 내릴 만큼 윤리강령을 유난히 강조했던 그였다. 그는 직면한 부처 내 윤리 문제에 대해 아예 수술칼을 대기로 했다. 대담 박건승 산업부장 권 장관은 “제주 연찬회 사건 이후 전 직원이 어느 때보다 마음가짐을 다잡으려 노력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조직문화를 완전히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의지는 곧바로 현장에 투영됐다. 지금도 감찰팀을 중심으로 15명가량의 직원이 연중무휴 암행 감사를 벌이고 있다. 권 장관은 사실 주택 전문가다. 현 정부에서 ‘보금자리주택’을 입안한 뒤 줄곧 깊숙이 관여해 왔다. 대학에서 토목학을 전공한 그는 면장인 아버지의 권유로 공직에 발을 들여놨다. 평택의 한 세무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토부 장관까지 오른 비결은 누구보다 강한 신념 때문이다. 보금자리주택도 권 장관에겐 일종의 신념인 셈이다. 그는 “올해 잠시 보금자리 공급 목표를 21만 가구로 높게 잡았다가 15만 가구로 6만 가구를 다시 낮췄을 뿐”이라며 “연간 15만 가구씩 10년간 150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목표 치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사이에 중소형 공공 분양주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보금자리와 비슷한 유형의 공급 형태는 다음 정권에서도 유지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면장 아버지 권유로 공직에 →지방 부동산 시장은 실제 살아났나. -건설 경기는 주택이 중요하다. 지방 주택 경기는 2005년부터 조금씩 살아났다. 공급 부족이 해소되는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살아나고 있다. 수도권의 건축허가 물량도 지난해보다 (올해) 조금 나아졌다. 수도권이 36%, 전체 50%가량 늘었다. (시장이 되살아난다는) 사인이 조금 있다. 전·월세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선 공급이 안정돼야 한다. 정부가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중·저소득층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다가구·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의 규제를 많이 완화하고 있다. →주택 경기는 어떻게 보나. -과거처럼 급등해 아우성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택이 상당히 보급돼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우리도) 일본처럼 갈 것이라고 하는데 조금 생각이 다르다. 우리는 인구가 2018년 안팎까지 늘고, 가구 수도 2030년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주택 경기는 가구와 소득이 영향을 주는데 소득은 앞으로 증가하지 않겠나. 가구수도 (당분간) 그럴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주택 소비 수준인 1인당 주거면적은 아직 일본의 75%에 불과하다. 유럽보다도 적고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일본에선 1년에 분당신도시만 한 규모의 폐가가 발생하는데. -도쿄와 파리는 인구 1000명당 500가구가 넘는다. 서울은 아직 350가구 수준이다. 아직 인구 감소 측면에서 우리가 일본을 따라간다는 것은 과장된 우려다. 2018년부터 인구가 줄어든다는 예상 시점도 이미 2020년까지 연장됐다고 한다. ●“집값 급등 아우성치는 일 없을 것”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어떻게 전망하나.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국회 계류 중인 법률이 통과돼야 한다. 다음 달에도 야당을 설득할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는 이미 기획재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는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주택이 부족할 때나 의미 있는 것이다. 공공 공급에 한계가 있으니 돈 있는 다주택자들을 끌어들여 임대소득자로 만들자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지 않으면. -실제 아파트 공사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행정적으로는 비용이 발생했으나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은 것들이다. 예컨대 기부 형식으로 도로를 냈으나 인정을 안 해 준다. 현재 구청별로 분양가 상한 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협조를 구해 이 같은 경우 비용 산정을 해 주도록 하면 분양가 상한제에 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양도세 중과는 집값 폭등때 필요” →최저가 낙찰제는. -앞으로 재정부와 협의하려 한다. 최저가 낙찰제가 세계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다. 우리나라 지방재정법에도 ‘최고가치’라는 개념이 이미 도입돼 있고 이런 추세로 가고 있다. 재정부도 국회의 권고에 따라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손 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임시 물막이인 가물막이가 무너진 것을 놓고 공사 중 물난리가 났다고 하는데, 이는 언제라도 쓸려 내려가도록 설계된 것이다. 전체 수천㎞의 공사 구간 중 거론됐던 곳은 불과 몇 백m에 불과하다. →예측대로 된 건가. -그렇다. 지난달까지 준설과 보 공사를 거의 마무리했다면 홍수 소통 단면이 훨씬 커져 대응 능력도 늘었을 것이다. 지류 피해도 훨씬 줄어들게 된다. 공사하는 부분에서 (약간의) 피해는 있을 수 있다. 하천부지도 마찬가지다. (예측대로) 대응이 잘 안 된 곳은 1~2개 정도다. →정부의 지류·지천살리기(포스트 4대강)는 천문학적 비용이 지적받으면서 보류됐는데. -과거에도 지류는 연간 1조원 내외를 투자했고, 국토부는 지금도 4대강 사업과 별개로 매년 이같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본부는 어떻게 되나. 별도의 유지·관리 조직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보다) 하천·수자원 쪽은 기존 조직을 보완해 역할을 분담시킬 것이다. 기술적 전문성이 필요한 보의 가동은 상류 댐과 연관시켜 수자원공사에 맡기고, 준설·제방 등 홍수통제는 우리가 직접 맡는다. 수질은 환경부가 맡고, 하천 주변과 운동시설, 산책로 관리 등은 지방자치단체에 일임할 것이다. 정리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권도엽 장관은 ▲1953년 8월 20일 경북 의성 출생 ▲행정고시 21회 ▲건설교통부 총무과장, 도시건축심의관, 주택국장, 국토정책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차관보 ▲한국도로공사 사장 ▲국토해양부 제1차관 ▲김앤장 고문
  • 국민 한명 한명이 외교관으로… 컨트롤 타워 필요하다

    국민 한명 한명이 외교관으로… 컨트롤 타워 필요하다

    21세기 한국 국가전략으로서 ‘공공외교’가 주목받고 있다. 공공외교는 외국 ‘정부’가 아닌 ‘국민’과 직접 소통해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로 그 때문에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대 강국에 둘러싸여 군사력 경쟁의 한계가 분명한 한국의 생존전략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국내외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한국이 21세기 국가전략으로서 공공외교를 적극 고려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4대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부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에 즈음해 초당파 원로그룹이 ‘스마트파워’를 주창하고 세부 전략의 하나로 공공외교를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공공외교 논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외교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고,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전략도 부재한 실정이다. 공공외교의 핵심 정부부처라 할 수 있는 외교통상부는 문화외교국을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공외교국으로 확대개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외교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당장 문화외교라는 용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업무가 중복될 소지가 있다.”면서 “북미국 등 지역·국가 중심 조직인 외교부 안에서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공외교는 무형적 가치 추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국제정치뿐 아니라 문화와 제도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정권에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과 교수는 “공공외교를 위한 예산이 절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각 부처와 기관에 분산돼 있는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급증 전략부재는 단기적 실적에 집착하는 조급증을 부른다. 최근 정부가 K팝 등 ‘한류’ 확산에 막대한 지원을 쏟아붓는 것이 단적인 예다. 지금도 ‘다이내믹 코리아’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아 국제사회에 한국을 상징적으로 알릴 수 있는 슬로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출발, 2001년 12월 확정돼 참여정부까지 광범위하게 쓰였던 ‘다이내믹 코리아’는 한국의 역동적 발전상을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다이내믹 코리아’는 자취를 감춰 버렸다. 회사 이름이나 로고조차도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것이 홍보의 기본인데, 이 원칙이 이전 정부 흔적 지우기에 휩쓸려 버렸다. 국가대표 슬로건조차 몇 년 쓰다 바꾸면 된다는 안일함과 조급함이 깔려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생기고 나서 자문위원으로 가보니 참여정부에서 활동했던 민간 전문가는 나밖에 없었다.”며 정부가 이전 정부의 노력을 모조리 무시해 버리는 것이 조급증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그는 “공공외교는 5년짜리가 아니라 최소 수십 년짜리가 돼야 하는데 정부는 거목은 심지 않고 작은 나무만 여러 개 심는다.”고 꼬집는다. 김태환 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사업부장은 “‘지도 그리기’ 작업이 당면 과제”라고 강조한다. 그는 “결국 비전과 목표, 추진전략과 행동계획을 하나의 그림처럼 연결시켜야 한다.”면서 “그건 상당한 조사연구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난방 현재 한국에서 공공외교 관련 기관은 외교부 문화외교국,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교류재단,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문화홍보원, 국가브랜드위원회 등으로 분산돼 있다. 국제문화교류나 재외동포 관련 업무 등은 서너 개씩 업무가 중복된다. 공공외교라는 국가전략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조정기구가 없다 보니 ‘중구난방’이 한국 공공외교의 특징이 돼 버렸다. 국정홍보 업무를 하다 은퇴한 전직 공무원의 증언은 ‘큰 그림’ 없는 공공외교가 가져오는 난맥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공공외교 관련 예산 자체가 모자란다. 다른 예산 항목에서 전용하거나 온갖 편법을 쓰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일을 열심히 할수록 감사에서 더 많은 지적을 받는 구조다. 시킨 일만 하면 그런 고생을 할 필요도 없겠지만 소신을 갖고 노력하는 공무원들은 예산 따는 것도 고생이고 집행하는 것도 고생이요, 지적 받는 것도 고생이다. 공공외교가 발전하려면 정책결정과 행정집행 전반에 걸쳐 교통정리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제적 이익 집착 한국 공공외교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현실적인 덫은 지나친 경제적 접근이다. 지나치게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는 현재의 접근법은 장기적인 공공외교 정책 수립을 막고 단기적인 실적 내기에 급급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시류에 영합하는 조급증과 중구난방을 낳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밝힌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우리 경제력의 30%에 그치고 있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기업 브랜드가 상승하면 이익이 확대된다는 인식 틀을 국가 차원의 소프트파워에 그대로 단순히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공공외교에 주도적인 구실을 해야 할 외교부와 문화부조차 2009년도 업무계획을 경제 살리기 외교 강화와 국가브랜드 확립으로 각각 설정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브랜드를 높여 수출 늘리고 국민소득 높이자는 발상은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출범 직후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내놓은 우선추진 10대 과제 중 첫번째는 “한국과 함께하는 경제발전”이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 “애초 목적 자체가 단기적 경제 이익에 있다는 점은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태생적 한계”라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세종시 어떻게 돼가나] 공정률 58% 총리실 내년 말 이전… 9부2처 2㎞ 연결 ‘착착’

    [세종시 어떻게 돼가나] 공정률 58% 총리실 내년 말 이전… 9부2처 2㎞ 연결 ‘착착’

    17일 오전 11시쯤 충남 연기군 세종시 건설현장. 지난해 6월 원안으로 확정된 지 1년을 넘으면서 도시 모습이 조금씩 갖춰지고 있었다. 정부부처가 입주하는 중앙행정타운에 들어서자 거대한 6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총리실이다. 외벽은 아직 콘크리트 상태다. 건물 밖에는 주변 기반을 닦느라 덤프트럭이 흙을 끊임없이 실어날랐다. 내부 공사도 한창이다. 총리실은 내년 말에 이곳으로 이전한다. 김종진(47) 계룡건설 현장소장은 “총리실의 공정률은 58%”라면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밤 9~10시까지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 옆에도 건물이 지어지고 있었다. 기획재정부다. 총리실과 같은 시기에 이전할 예정이다. ●4~6층 규모… 옥상엔 화단 조성 대형 타워크레인이 철골을 올린다. 철골이 빼곡히 솟아 있다. 공사 차량과 인부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행정도시건설청 관계자는 “9부 2처가 입주하는 정부 청사를 전부 이어 붙이는 데 길이가 2㎞에 달한다.”면서 “이런 건물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자랑했다. 정부 청사는 부처에 따라 4~6층 규모로 옥상 높낮이가 다르고, 옥상에는 화단이 꾸며져 시민에게 개방한다. 이 때문에 기밀을 요하는 소방방재청과 국세청은 독립 건물로 지어진다. 세종시에는 내년부터 2014년까지 9부 2처 2청 공무원 1만여명이 내려온다. 정부 청사 앞에 일산호수공원보다 큰 61만㎡의 중앙호수가 만들어진다. 이 관계자는 “청사 건립계획 때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 등 풍수학자들이 ‘금강이 북동에서 남서로 흘러 청사와 대각선이 되면 살(煞)이 낀다’고 해 강과 평행하게 건물 방향을 약간 틀었다.”고 귀띔했다. 올해 말 입주하는 세종시 첫마을 1단계는 완공을 앞두고 있다. 2단계 아파트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 1,2단계 모두 성황리에 분양이 끝났다. 분양권 프리미엄이 벌써 5000만~7000만원 붙었다고 전해진다. 첫마을 앞에 금강을 건너는 금강1·2교는 교각이 거의 이어져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그 사이에 건설된 금남보는 준공식만 남겨놓고 있다. 나중에 금강2교 위로 간선급행버스(BRT)가 지나간다. 첫마을은 모두 7000가구이다. 초등학교 2개, 중·고교 각각 1개씩 들어선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입주가 결정됐고, 고려대는 협의 중이다. 민간아파트도 9월 극동건설, 10월 포스코건설 등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다. 계약해지를 했던 7개 건설업체 가운데 3개 업체는 돌아올 예정이어서 세종시 부동산 붐과 청약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매물 ‘쏙’… 거래 한산 부동산은 주변 지역도 강세다. 세종시와 인접한 연기군 금남면 용포리 대평공인중개사 대표 임선묵(54)씨는 “원안 확정 후 3.3㎡(평)당 30만원짜리가 50만원으로, 100만원짜리는 120여만원으로 오르는 등 20% 이상 올랐다. 딱지(원주민 이주권)는 2000만~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면서 “이 마을 아파트도 8000만~9000만원 하던 76㎡(23평)형이 1억원을 넘었고, 조치원읍 아파트도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가 세종시 인접지역으로 확정되면서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한 달에 100명 훨씬 넘게 오는데 매물이 없어 거래는 뜸하다.”고 덧붙엿다. 세종시 건설이 착착 진행될수록 고향을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걱정이 늘어간다. 당초 예정지 3800가구 1만여명 중 1200가구 2500여명은 아직도 고향에 남아 있다. 연기군 남면 양화리 1구 마을회관에서 만난 류해재(88) 할머니는 “160가구 중 절반도 안 남았다. 이웃이 떠나 쓸쓸하고 인심도 각박해졌다.”면서 “고향 떠나면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주민이 줄어들면서 집들이 흉가처럼 변하고 있었다. 연기군 동면 합강리 4대강 사업장에서 공공근로사업으로 화단에서 잡초를 뽑던 최종수(79) 할머니는 “이왕에 시작한 일(세종시 건설)이니 잘 돼야쥬. 근데 나는 어디로 가나, 이곳에 옴팡집이라도 짓고 살아야 할지, 고향 떠나면 거지나 되는 건 아닌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연기 잔여지역과 균형발전 과제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이 목표인 세종시를 관할하는 시는 내년 7월 1일 출범한다. 초대 시장과 교육감은 내년 4월 총선 때 뽑는다. 둘 다 임기는 지방선거가 있는 2014년 6월 30일까지 2년간이다. 전 지역이 세종시로 편입된 연기군이 폐지되면서 군 의원은 선거 없이 시의원이 된다. 군 공무원도 시 공무원으로 바뀐다. 시·군·구는 없고 도시지역은 동, 농촌지역은 읍·면을 둔다. 시청과 시교육청은 중앙행정타운에서 1㎞ 넘게 떨어진 금강 남쪽 도시행정지역에 한창 건립 중이다. 충남 공무원은 세종시 전입에 필사적이다. 충남도청, 도교육청, 충남경찰청이 내년 말부터 내포신도시(홍성·예산)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세종시 공무원이 되면 오지를 전전하지 않고, 질 높은 자녀교육과 문화·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 거주지인 대전과 가깝기도 하다. 최민호 행정도시건설청장은 “내가 세종시에서 살다 죽고 싶을 정도로 전원도시처럼 사람 사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면서 “세종시가 충청의 문화와 행정까지 글로벌하게 바꾸겠지만 당초 연기군 잔여지역과의 불균형 발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글 사진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차세대 성장동력 선점하라” 글로벌기업 쉴틈없는 도전

    “차세대 성장동력 선점하라” 글로벌기업 쉴틈없는 도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미래를 향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의 급부상과 노키아, 도요타의 몰락을 지켜본 우리 기업들은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인 기업 운영으로는 생존이 불투명하다는 걸 깨닫고 발 빠르게 미래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2020년까지 친환경 및 건강증진 사업 등에 23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미래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10년 뒤를 책임질 먹거리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미래전략실을 신설하는 등 ‘삼성=미래’라는 등식도 만들어 가고 있다. 태양전지는 2020년 누적투자 6조원, 매출 10조원, 고용 1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용 전지는 2020년 누적투자 5조 4000억원, 매출 10조 2000억원, 고용 7600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제약은 몇 년 안에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를 중심으로 삼성의료원 등과 협력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10년 만에 글로벌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 도약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최초로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며 품질경쟁력을 극대화해 자동차 업계 ‘세계 톱3’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과거 ‘싸구려’ 이미지로 조롱받던 현대기아차는 이제 세계에서 없어서 못 파는 브랜드가 됐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미국에서 5만 9214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1% 증가했고, 기아차는 4만 8212대로 53.4% 수직 상승했다. 중형차 시장에서 쏘나타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를 꺾었고,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준중형급에서 도요타 코롤라와 혼다 시빅을 각각 제치며 파란을 일으켰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도요타마저 제치고 글로벌 3위 진입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SK그룹의 미래 전략은 바로 ‘녹색기술’이다. 그룹 체질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국적인 녹색기술 생산거점을 갖추게 됐다. SK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친환경반도체 등을 통한 녹색 정보기술(IT)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SK가 지난해 친환경 녹색경영으로만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녹색기술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SK는 올해에도 차세대에너지 투자 등에 1조 5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이러한 SK의 녹색기술 선점 노력은 최태원 회장의 의지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자원경영을 통한 글로벌 사업에 나서고 있고, 국내에서는 녹색기술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LG그룹은 연구·개발(R&D)에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인 4조 7000억원을 투자하고 5000명의 대졸 인력을 채용하면서 R&D 인력이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선 것도 이런 LG의 의지를 반영한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 신임 임원·전무 만찬, LG화학?LG전자?LG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 임원세미나 등 6번의 공식 석상마다 빼놓지 않고 R&D를 언급했다. 길게는 20여년간 장기적인 R&D 투자를 통해 첨단 원천기술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과 LG전자가 개발한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적용한 단말 모뎀칩,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LG생명과학의 바이오 의약품 서방형 기술 등이 미래 성장동력의 대표 사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현대자동차그룹

    10년 만에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 변신한 현대자동차그룹. 앞으로 10년 뒤 모습이 궁금해진다. 2000년 출범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0년 사이 부품, 철강, 금융, 물류사업의 성장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 거듭났다. 출범 당시 10개 계열사에서 50개 계열사로, 총자산 36조원에 불과했던 그룹 자산은 126조원으로, 9만 8000여명이던 국내외 임직원도 18만 4000여명으로 늘어나는 등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 세계 10위에서 2010년 5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내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년간 현대차그룹이 이렇게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글로벌 경영 ▲연구·개발(R&D) 투자와 품질 개선 ▲사회공헌활동 및 환경친화적 경영에 그룹 계열사 전체가 노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시장에서 창의적 변화와 끊임없는 도전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전략”이라면서 “미래의 승자가 되려고 더욱 노력하고, 앞서서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계속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처음으로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며 그룹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했다.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강판을 현대하이스코가 가공하고 이를 현대기아차에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자동차부품, 운송을 거쳐 완성차와 중고차, 금융까지 다루는 구조로 급성장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품질경영과 수직계열화 덕분으로 세계 톱3 진입을 꿈꾸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10만 7426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0.1%를 차지했다. ‘싸구려’라고 조롱받던 브랜드가 이젠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됐다. 현대차는 5만 9214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1% 증가했고 기아차는 4만 8212대로 53.4% 수직으로 상승했다. 쏘나타가 중형차 시장에서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를, 신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준중형급에서 도요타 코롤라와 혼다 시빅을 각각 제치며 파란을 일으켰다. 중국, 유럽, 남미 등 글로벌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약진은 놀랍다. 이런 기세로 현대기아차는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글로벌 3위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일본 언론까지도 도요타의 생산 및 판매 부진으로 현대기아차의 3위 등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는 633만대. 지난해 판매 증가율 24%를 기록하는 등 10위권 업체 중 최대치를 기록한 무서운 상승세가 ‘미래’의 현대기아차에 주목하게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건설부문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해외건설을 축으로 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세계적인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 육성, 2020년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을 ‘시공 위주의 기업’에서 기획, 엔지니어링, 운영 역량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고부가가치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 탈바꿈 시킬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자동차와 철강, 종합엔지니어링 부문을 그룹의 3대 핵심 성장축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즉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친환경차 개발 ▲밀폐형 원료 처리 시스템 등 친환경화 ▲그린시티, 친환경빌딩, 원전 등으로 대표되는 건설 분야를 확보함으로써 ‘에코 밸류 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KT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KT

    KT는 클라우드 컴퓨팅, 금융 융합 등을 성장 동력으로 통신전문 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컨버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KTF와의 합병 2주년 행사에서 KT는 2015년 매출 40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KT는 매출 성장을 위해 주력 사업을 4대 부문으로 재편하고 있다. 2015년까지 ▲통신 부문 22조원 ▲IT서비스·미디어 분야 매출 6조원 ▲금융·차량·보안 등 컨버전스 서비스 8조원 ▲글로벌 매출 4조원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는 부문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목동·천안·김해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를 주력으로 기업고객과 개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는 클라우드 합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T는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 타이완 등 글로벌 클라우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2015년까지 7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중 30%는 글로벌에서 거둔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ICT 사업은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 등과 ‘동북아시아 스마트벨트’ 구축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3국 간 음성·데이터 로밍 장벽을 제거해 로밍 상품을 강화한다. 콘텐츠 마켓도 연동해 3국의 6억 5000만명에게 국내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기술 수출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무선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슈퍼 아이맥스의 지분 60%를 인수했고, 르완다의 국가 기간망 구축 사업도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비씨카드 인수를 통해 근거리무선통신(NFC)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모바일 오피스 구축도 전략 사업으로 강화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회8급 18~22일 원서접수…지방인재채용목표제 첫 도입

    국회8급 18~22일 원서접수…지방인재채용목표제 첫 도입

    올해 국회 8급 공채시험 원서 접수가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국회채용시스템(http://gosi.assembly.go.kr)에서 진행된다. 올해 최종 선발예정 인원은 13명(일반 12명, 장애 1명)으로 지난해 19명보다 6명 감소했다. 국회 8급은 선발 규모가 일반 행정직 공채보다 턱없이 적지만 국가직 7급 공채 준비생 등 일반 행정직 공시생들의 틈새시장으로 주목받으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왔다. 19명을 선발한 지난해 시험에는 모두 1만 916명이 응시해 57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시험과목은 국어, 영어, 헌법, 행정법, 행정학, 경제학 등 모두 6과목이다. 과목별로 5지 선다형 25문항을 170분 동안 풀어야 한다. 시험은 1, 2교시로 진행된다. 1교시에는 국어·헌법·경제학을, 2교시에는 영어·행정법·행정학 시험이 시행된다. 특히 올해 시험부터는 행정안전부 주관 5급 공채에 적용하는 지방인재채용목표제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필기시험 합격자 가운데 지방 소재 학교 출신자 비율이 합격예정인원의 30%에 미치지 않을 경우, 합격선에서 3점 이내에 드는 차점자 중 고득점자 순으로 채용목표 비율만큼 추가합격시키는 제도다. 단, 추가합격 인원은 10%를 초과할 수 없다. 지방인재의 범위는 최종학력이 서울을 제외한 지역 학교를 졸업(예정)했거나 중퇴한 자, 재학·휴학 중인 자로 제한되며, 2016년 시험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필기시험은 지난해보다 2주가량 늦어진 8월 27일 시행되고, 합격자는 9월 10일 발표될 예정이다. 2차 시험인 면접시험은 9월 28일 시행될 예정이다. 국가직 7급 필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 임모(27)씨는 “국회 8급 필기시험이 국가직 7급 필기시험일로부터 한달여 뒤에 시행되기 때문에 남은 한달간은 국회 8급 공채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지방인재채용목표제 도입에 대한 일부 서울 수험생의 불만도 있지만, 채용 규모가 적기 때문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저축銀 PF사업장 30곳 정상화 추진”

    “저축銀 PF사업장 30곳 정상화 추진”

    장영철(55)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캠코 보유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가운데 30곳에 대해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캠코가 갖고 있는 PF 사업장 327곳 가운데 저축은행중앙회의 추천을 받고 인수 채권 규모(100억원 이상) 및 채권 보유 비율(75% 이상), 인허가 여부 등을 고려해 82개 사업장을 선정했고, 이를 직접 점검한 끝에 추린 결과라는 게 장 사장의 설명이다. 캠코는 회계법인 등 외부 평가기관에 의뢰해 사업성을 정밀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나타나는 사업장부터 대주단과 외부투자자 등을 끌어들여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캠코는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원리금 기준 부실 PF 채권 6조 2000억원(368개 사업장)어치를 매입해 4000억원(41개 사업장)을 정리하고 5조 80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장 사장은 “최근 금융위 결정으로 부실 PF 2조 1000억원어치(116개 사업장)를 추가 매입했다.”면서 “앞으로도 시장 매각 및 사업 재개를 통한 정상화 작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PF 채권을 매입해 일정 기간 보관했다가 돌려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는데. -금융당국의 연착륙 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게 캠코의 소임이다. 처음에 저축은행 PF 부실이 12조원이라고 했는데, 현재까지 캠코가 7조 4000억원어치를 인수해 줬다. 저축은행이 유예기간 동안 충당금을 제대로 쌓아가며 안정화시키는 게 최대 관건이다.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지만 PF가 한꺼번에 터지면 전체 금융시스템을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는데 뇌관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들어서 이전과는 달리 PF 사업장 정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만히 보관하고 있는 것보다 더 침체되기 전에 정상화 방안을 찾아주는 게 저축은행은 물론, 나라 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을 발굴하고 정상화하며 저축은행의 부담을 덜어주겠다. 큰비가 올 때 댐 수문을 한꺼번에 열어 방류하면 홍수가 난다. 캠코는 PF라는 황당한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홍수조절용 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 안정화에는 어떻게 참여하고 있나. -부실채권정리기금의 잉여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신용회복기금을 통해 고금리 대출 이자 부담 경감(바꿔드림론), 분할상환 지원(채무 재조정), 긴급 생활안정자금 소액대출(희망대출), 일자리 알선(행복잡이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캠코에서 보유하고 있는 채무불이행자는 모두 242만명에 달한다. 전체 경제활동인구가 2500만명이라고 하니, 10명 가운데 1명의 채무불이행을 캠코가 관리하는 셈이다. →채무 부담 경감 등으로는 가계부채 해소에 한계가 있는데. -지난해 7월 시작한 행복잡이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650명이 취업했다. 적지만 의미 있는 숫자다. 채무불이행자 신분으로 직장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 상환능력을 키워 자활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관련 펀드도 2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렸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채무불이행자 눈높이에 맞는 소득 창출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 일부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등 직업 기부로 사회 공헌을 하고, 이를 사회적 기업으로 꾸려 지원하는 방식이다.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비아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계부채의 절대적인 수준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이 중요하다. →바꿔드림론 지원금도 5000억원이 넘어서는 등 반응이 좋다는데. -9개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지방 복지행정과 연계한 게 시너지를 일으켰다. 금융행정은 지자체 업무에서 분리되어 있는데 그러다 보니 서민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사회복지사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지원 규모가 지난해보다 123%나 늘어 올해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최근에는 연소득 26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해 76만명이 추가 지원 대상이 됐고, 신청 통로도 전 시중은행 7300개 창구로 늘렸다. →내년이 설립 50주년이다.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부실자산 처리가 주임무였지만 캠코의 기능은 변신로봇 트랜스포머처럼 계속 진화하고 있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운용하며 국가적으로 매우 귀중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현재에는 국유재산을 포함한 국가자산 종합 관리와 저소득·서민층에 대한 지원으로까지 기능이 늘어났다. 앞으로 공사법 개정을 통해 금융·기업·공공·가계 등 4대 경제 부문을 포괄하는 종합자산관리 전문기구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 한국형 투자은행(IB)으로도 볼 수 있는 캠코를 매킨지그룹에 필적할 만한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초석을 깔아놓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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