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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 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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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명 “체감경기 작년과 비슷” 13명 “부동산값 하락”

    38명 “체감경기 작년과 비슷” 13명 “부동산값 하락”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분야는 실물경제다. 경제성장률, 금리 등 숫자로 대변되는 경기지표보다는 ‘경기가 살아날까’에 더 관심이 많다. 기업 투자, 부동산 시장, 체감 경기 등 새해 실물경제 전망에 대해 전문가 대부분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업 투자와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보다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표와 실물경제 간 괴리로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친 만큼 새해에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100명 중 44명이 ‘부동산 경기가 약간 상승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전세가격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사이트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9.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반작용으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재철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가격이 높은 데다 금리가 낮아 주택을 구매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경기 진작을 위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중소형 주택 시장이 과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41명에 달했다. 부동산 소유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생산 가능 인구가 줄고 가처분소득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을 반드시 구매하기보다는 빌려 쓰는 사람들이 늘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13명이었다. 취득세 감면 혜택에도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는 등 정부의 정책은 단기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취득세 영구 감면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호재인 데다, 공유형 모기지론은 수혜 대상이 너무 적다”며 “부동산 대책이 시장 친화적인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 투자 활성화 대책을 올해부터 분기마다 내놓기로 했다. 중소기업·신성장산업·지역 투자·외국인 투자 등 4대 분야 투자 촉진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보단 국제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 투자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48명이 기업 투자가 약간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은 27명, 약간 힘들 것이라는 의견은 16명이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설비 투자가 감소한 것에 대한 기저 효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나 유로존 등 세계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투자의 양극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2014년 국내 기업의 설비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2.7%와 7.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기업 수익성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뉘어 양극화되고 있다”면서 “대기업은 자금에 여유가 있어 투자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로 기업 심리가 위축돼 있는 데다 노사분규, 높은 임금 등의 이유로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지표와 달리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38명이 ‘올해 체감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약간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33명, 약간 힘들다는 의견은 2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은 회복하겠지만 체감 경기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그러나 3% 후반대 성장을 기록하더라도 과거 경제성장률 4~5%에 비해 적은 수치인 만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미국, 유로존 등 선진국의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표상 회복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 경기 악화 원인으로는 가계부채, 수출 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 등이 꼽혔다. 한 전문가는 “거시지표가 다소 나아진다 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질 자산이 줄어들고 가계부채가 늘어나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 (가나다순)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구형택 한국타이어 전략기획팀 상무 ●권영준 팬택 재경팀장 상무보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김근수 여신협회장 ●김노창 전주대 경영학부 교수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김복태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지원담당 상무이사 ●김상범 SK C&C기획본부장 ●김상우 르노삼성자동차 영업총괄 이사 ●김성수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 이사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성현 LG유플러스 금융담당 상무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 전략실장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전략기획실 상무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철 현대건설 부사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 연구위원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태훈 한진해운 경영기획팀장 ●김호균 금호 기획재무담당 ●김홍일 현대산업개발 상무 ●김희수 KT 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 ●남창경 한화생명 투자전략팀 상무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류경수 GS샵 CFO 상무 ●류제영 현대해상 기획실장 ●문장섭 삼성화재 재무기획팀 상무 ●박민희 현대백화점 재무담당 상무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부회장 ●박인섭 교보생명 노블리에 지원팀장 ●박홍재 현대자동차 부사장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자산분석부 전략팀장 ●송영권 LG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그룹장 ●신권식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상무 ●신동휘 CJ대한통운 전략지원실장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 ●안현식 NHN 엔터테인먼트 재무기획실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학회장 ●오진석 GS리테일 경영지원부문장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유용준 남양유업 재경본부장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 소장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윤용로 외환은행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 [2014 경제정책 방향] 공공기관 부채감축 중간평가 경제민주화법 하위 법령 정비 캐나다·베트남 등과 FTA 타결

    정부는 내년을 공공기관 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더욱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국정 과제로 설정했던 경제민주화,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방안도 차질 없이 마련하기로 했다. 493조 4000억원에 달하는 공공기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부채 상위 12개 기관과 20개의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 기관을 중심으로 부채 감축 및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을 1월 말까지 제출하도록 하고, 내년 9월까지 중간평가를 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도 현행 220%에서 2017년까지 200%로 낮추기로 했다. 해외자원 개발, 정보화, 중소기업, 고용복지 등 4대 공공 분야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기관 통폐합 등 기능 조정도 추진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하도급 불공정특약 금지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하위 법령을 정비한다.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일정 요건 이상의 회사에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를 의무화하는 지주회사 규제 개편을 추진하는 등 경제민주화 정책을 계속 추진한다. 창조경제를 실천할 구체적인 프로젝트도 발굴한다. 창업, 연구개발(R&D), 중소·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구현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인 ‘오프라인 창조경제타운’도 전국 곳곳에 조성한다.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대처하고 수출과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 뉴질랜드, 베트남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빠른 시일 내에 타결하고 한·중, 한·중·일 FTA 협상도 계속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내 4대 은행 ‘司正정국’에 복잡한 속사정

    국내 4대 은행 ‘司正정국’에 복잡한 속사정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이 모두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는 초유의 ‘사정(司正)’ 정국 속에 개별 은행들이 각기 처한 복잡한 내부 상황들이 금융권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정한 문제에 대해 실시되는 특별검사 외에 하나은행은 회사 경영 전체를 대상으로 한 종합검사도 받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내년 초 종합검사가 유력하다. 금감원은 현안마다 특별검사로 풀기보다는 선제적인 종합검사를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밀 검진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보증부대출 가산금리 부과,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사건 등 3건에 대해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부실, 베이징 법인장 조기 교체 파문 등 다른 의혹과는 별개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7일 행장의 사과로까지 이어진 최근 사태가 1위 은행(자산 기준)의 위상에 먹칠을 할까 우려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한다. 최고가 낙찰 원칙이 있다 하더라도 신뢰도에 흠집이 난 KB금융에 금융당국이 우투증권을 넘기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도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김장나눔 행사에서 “이번 사태가 우투증권 인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 건으로 특별검사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은 당국의 압박 자체는 다른 은행에 비해 약한 편이지만 한동우 현 회장의 연임 도전이라는 이슈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신한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오는 26일 나올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항소심 공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전 사장의 횡령 부분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신한금융에 파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 전 사장쪽 사람들이 은행이나 계열사에 상당수 있는 만큼 신 전 사장의 입김에 일본 주주나 직원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고민거리는 2007년 파이시티 신탁 불완전 판매에 대한 금감원의 특별검사 결과다. 당시의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게 되면 현 경영진으로도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 성공을 위해 자산 클린화 등 내부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재직 시절 문제 등으로 종합검사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 2주년을 앞두고 외환은행 노조와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인데 연말 같지 않다. 올해 경영 실적을 정리하고 내년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검사 대상이 아닌 분야도 잘못 눈에 들면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두려워해 조용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낙하산 인사·파벌싸움·주인의식 부재 ‘12년 곪은 상처’ 터졌다

    낙하산 인사·파벌싸움·주인의식 부재 ‘12년 곪은 상처’ 터졌다

    KB국민은행은 자산 286조원에 2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은행이다. 하지만 요즘 만신창이가 됐다. 그동안 쌓여 온 비리와 부실, 불통과 비효율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과거 하늘을 찔렀던 직원들의 자부심도 땅에 떨어졌다. 2001년 11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통합 국민은행이 출범한 지 만 12년. 오랜 낙하산 인사와 내부 파벌싸움, 주인의식 부재 등이 키운 국민은행의 위기는 다른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당시 강정원 행장과 황영기 회장의 불협화음, 뒤이은 불명예 퇴진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4대 천왕’으로 꼽힌 어윤대 전 회장 등도 낙하산 논란을 불렀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반복된 낙하산 인사가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당선자는 최근 사태에 대해 “금융지주 출범 후 KB금융과 은행이 낙하산의 놀이터가 됐고 관치가 득세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낙하산 인사들은 국민은행 특유의 기업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단기 성과주의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속된 낙하산 인사는 조직 내부 통제력의 약화로 이어졌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낙하산 인사로 인해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의 기강이 해이해지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비리와 부실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결국 오랫동안 쌓여 온 관치금융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대등 합병 이후 쌓여 온 파벌 다툼과 그로 인한 주인의식이 없는 조직문화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금융계 인사는 “아직까지도 국민은행에서는 ‘국민 출신’끼리, ‘주택 출신’끼리만 통한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KB는 CEO가 바뀌면 직원의 80%가 자리를 이동한다고 할 정도로 조직 운용의 장기적 비전이 없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충실하기보다는 사내 정치에 급급하게 되고 한탕주의 풍조가 발생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민영화돼 공공기관 특유의 방만한 문화가 다른 은행들보다 강하다”고 지적했다. 주인 의식 부재는 이번 사태를 겪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주인의식이 없어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27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금융사고는 몇몇 개인의 잘못이 아닌 은행장인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직원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조직을 대표한다는 주인으로서 자부심이 없어서인지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보고서도 정확도가 떨어지고 면피성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신한이나 하나은행같이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점을 현 사태의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올 7월 임 회장과 이 행장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논란이 일자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한이나 하나처럼 조직이 안정되고 강력한 내부 1인자가 있는 곳이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계 인사는 “신한이나 하나는 늦게 시작한 만큼 특유의 파이팅 기질이 있지만, 국민은행은 오랫동안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신뢰 및 임직원 윤리 회복을 위한 실천 결의’ 행사를 가졌다. 이 행장은 “이번 사태는 관련자 몇 명의 처벌과 대국민 사과 등으로 적당히 얼버무릴 사안이 결코 아니다”면서 “은행장을 포함한 모든 경영진과 2만2000명 직원 모두가 책임을 느끼고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국민은행 내부 고위 관계자조차 “이번 사태는 10년 이상 누적된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라면서 “어지간한 자정 결의와 경영 쇄신 노력으로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사태 해결 노력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 윤석헌 교수는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있어야 내부 구성원들이나 외부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감사 부서는 부실 사태나 위법 적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장이 직접 책임지는 준법감시부에서 비리문제를 책임지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데스크 시각] “너나 잘하세요”/김태균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너나 잘하세요”/김태균 경제부장

    금융감독원이 연말 금융계에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주력은행들에 대해 일제히 특별검사에 들어갔다. 우리은행 검사는 얼마 전에 끝냈고 현재 국민, 하나, 신한 등 3개 은행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계는 당혹스러워하는 가운데 ‘사정(司正)의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지 지켜보고 있다. 세간의 시선이 특히 집중되는 곳은 국민은행이다.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등에서 줄줄이 문제점이 드러났다. 일본 도쿄지점은 수년 동안 1700억원 규모의 부정대출을 해주고 최소 20억원의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이 2대 주주로 있는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은 분식회계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중국 베이징법인도 법인장 교체 등과 관련해 특별점검이 예정돼 있다. 하나은행도 4100여점의 보유 미술품에 대한 투자가 적정했는지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미술품이 통상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금융회사들은 대놓고 반발하지는 못하면서도 금감원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올여름 최고경영진이 바뀐 KB금융 측은 ‘전임 경영진 시절의 문제’라고 거리를 두면서도 현 경영진과의 연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하나금융은 미술품을 모두 합해 봐야 장부가 149억원어치로 1점당 360만원 정도인데 그걸로 무슨 비자금을 조성하겠느냐고 항변한다. 금감원은 문제가 더 악화하기 전에 빨리 털어내려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국민은행 도쿄지점이나 BCC의 경우 현지에서 먼저 문제가 돼 조사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굳이 금감원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문제가 있는 부분을 도려내고 긁어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4대 천왕’이라는 말이 통용됐을 만큼 강력한 금융수장들이 지배했던 지난 정권의 일들은 반드시 한번쯤 되돌아보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가 있으면 단죄도 해야 한다. 하지만 금감원의 행보를 순수한 의도로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항간에는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한 감독 실패, 대응 실패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회사를 활용한다’는 설이 돌고 있다. 금감원이 이전과 달리 조사 중인 내용을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언론 플레이’를 통해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딴 곳으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금감원은 지나친 억측이라며 펄쩍 뛴다. 백번 양보해 금감원의 순수한 의도를 100% 인정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금감원이 금융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에 합당한 자질과 자격을 갖췄는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금융기관의 잘못은 들춰내면서 동양 사태를 막지 못한 금감원 내부 조직과 인사에 대해서는 잘잘못을 가리고 문책을 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동양사태의 재발을 막는다며 금융기관에 ‘일벌백계’의 엄포를 놓으면서 감독당국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들어보지 못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너나 잘하세요.” windsea@seoul.co.kr
  • 금융CEO 순익 줄어도 ‘돈잔치’… 前 메리츠금융 회장 136억 챙겨

    금융CEO 순익 줄어도 ‘돈잔치’… 前 메리츠금융 회장 136억 챙겨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회사 순이익이 줄어도 10억원이 훌쩍 넘는 성과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판단, 시정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사, 은행, 보험, 금융투자사 등 65개 금융사의 성과보수 체계를 점검한 결과 지난해 금융업종별 CEO의 평균 연봉은 금융지주사 15억원, 은행 10억원, 금융투자사 11억원, 보험사 10억원이었다고 13일 밝혔다. 연봉이 10억원을 넘는 고액 연봉 금융사만 따로 추리면 금융지주사 21억원, 보험사 20억원, 은행 18억원, 금융투자사 16억원이다. 이는 일반 금융사 직원 연봉의 20~26배에 달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지주사뿐만 아니라 증권사와 보험사 등 자회사로부터 89억원의 보수를 받고 47억원의 배당금도 받았다. 총 136억원이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김종열 전 하나금융 사장은 지난해 퇴직할 때 각각 35억원과 20억원을 특별퇴직금으로 받았다. 박종원 코리안리 부회장은 올해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173억원을 특별퇴직금으로 받았다.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은 통상(재직기간) 1년당 1개월치(월급)’로 정해졌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박 부회장은 또 지난해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27억원 전액을 고정급으로 받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현대증권 사내이사로 영업 실적과 관계없이 17억원 전액을 고정급으로 받았다. 이처럼 금융사 CEO들이 고액 연봉을 받는 것은 이들의 연봉이 주먹구구식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2010년 금융회사 임원의 보상 내역 공개를 강화하도록 금융업권별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마련했지만 강제성이 없다. 금융사 경영진의 연봉(성과보수)은 정기적으로 정액 지급되는 ‘고정급’과 1년간의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으로 구성된다.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고정급과 성과급 비율이 4대6으로 성과급 비중이 높지만 금융투자사와 보험사는 6대4로 고정급 비중이 더 높다. 성과급이 연봉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를 책정할 때 ‘편법’이 자주 쓰인다. 총자산순이익률(ROA) 등 숫자가 분명한 계량지표는 성과 목표를 전년도 실적보다 낮게 설정하고, 주관적 평가가 가능한 비계량지표는 거의 만점을 부여하는 등 관대하게 평가하는 방식이다. 결국 실제 실적과 맞지 않는 과도한 성과급이 종종 지급된다. 연봉을 정하는 보상위원회의 독립성도 미흡하다. CEO가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고 보상위원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CEO 평가 등급을 상향 조정해 성과급을 올려 주는 경우도 있었다. 박세춘 금감원 은행·중소서민검사 담당 부원장보는 “성과보수 체계는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권역별로 태스크포스(TF)나 모임을 통해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개선 방안을 자율적으로 논의하고 합리적으로 고쳐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내년부터 각 금융사가 성과보수 체계를 개선했는지 종합검사 등을 통해 실태를 점검하고 금융위와 함께 모범규준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숫자로 본 영남대

    영남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영남대의 활동상을 숫자로 살펴보았다. ▲세계 40위: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인 ‘QS’가 실시한 2012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영남대는 수학 분야에서 세계 4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국 1위:교육부 주최 ‘2012 전국공학교육페스티벌’에서 전국 79개 공과대학 및 공학교육혁신센터 중 1위를 차지했다. ▲전국 2위:2014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경쟁률이 9.59대1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전국 3위:4대 금융지주회사 계열사 44개의 고위임원 배출에서 서울대, 고려대에 이어 전국 3위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1위 -CEO스코어가 지난 7월 24일 발표한 매출규모 500대 기업 CEO 배출 순위에서 비수도권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전국 대학 중에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한국외대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코스닥협회가 지난 6월 12일 발간한 ‘2013 코스닥상장법인 경영인명록’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 CEO가 비수도권 대학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대학 중에는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고려대, 성균관대에 이어 6위에 올랐다. -법학전문대학원 1기 졸업생 취업률이 90.9%에 이르러 비수도권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지난 9월 30일 발표했다. 전국 대학 중에는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연세대, 이화여대, 고려대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대한변리사회에 따르면 지식재산 문화 부문 경쟁력이 비수도권 대학 중 1위였다. 전국 대학 중에는 8위에 올랐다. ▲국비 및 외부자금 2514억원 유치: 2009년 2월부터 2013년 4월까지 3년여 동안 ACE사업, LINC사업, WCU사업, HRD사업, 광역경제권선도 산업인재 육성사업 등을 유치했다. 이들 사업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모두 2514억원에 이른다. 이 밖에 영남대는 새로운 가치 창조, 미래인재 양성, 대학민국 10대 명문사학이라는 3대 목표와 5대 전략, 10대 정책을 정해 놓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경제 블로그] 3분기 실적 개선에도 웃지 못하는 은행

    [경제 블로그] 3분기 실적 개선에도 웃지 못하는 은행

    상반기에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던 금융지주의 실적이 3분기 들어 줄줄이 반등했습니다. 증권가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KB, 신한, 우리, 하나 등 대형 시중은행을 거느린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1조 6500억원으로 2분기보다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언뜻 금융지주사들이 박수 치고 좋아할 일인데 실제 분위기는 약간 다른 모양입니다.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2조 696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조 3810억원)보다 50%가 줄었습니다. 저금리 여파로 그룹의 주력인 은행들의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에서 오는 이익)과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탓이 크지만 무엇보다 2분기에 STX 등 대기업의 부실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2분기에 STX팬오션 한 곳의 워크아웃 신청만으로도 은행이 안게 된 부담은 산업은행 2450억원, 우리은행 866억원, 농협 760억원, 하나은행 746억원에 달했습니다. 은행권에서 1분기에 쌍용건설 워크아웃으로 쌓은 충당금만도 약 3000억원 됩니다. 금융지주들이 3분기 실적 개선 앞에서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손충당금 적립이 줄어든 게 실적 호전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가장 최근에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의 경우 은행 수익의 핵심인 순이자마진은 2.15%로 오히려 2분기보다 0.12% 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예대마진도 0.1% 포인트 떨어진 1.85%에 그쳤습니다. 이자수익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은행권의 실적은 4분기에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무리 투자은행 업무를 확대하니, 수수료 수입을 늘리니 해도 은행의 기본은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을 잘 굴려 그 이자로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그래야 은행도 잘되고 개인과 기업의 경제도 살아날 것입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증시 전망대] 가파른 상승 은행주 믿고 투자해도 될까

    [증시 전망대] 가파른 상승 은행주 믿고 투자해도 될까

    은행주가 최근 두 달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경기 회복에 따라 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하지만 앞으로도 은행주가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25일 코스피 은행지수는 231.79로 2개월 전인 8월 23일의 208.45에 비해 1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이 주력인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업체별로 16~20% 상승했다. 신한금융지주는 17.94%, KB금융지주는 20.34%, 우리금융지주는 17.51%, 하나금융지주는 16.45% 올랐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이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KB금융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4629억원으로 전분기(1653억원)보다 180.0% 증가했다. 지난 18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한 하나금융도 순이익이 377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2.9% 높았다. 40일간 순매수로 국내 주식 상승세를 주도했던 외국인도 은행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2개 종목이 포함됐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상승세가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현재까지 너무 많이 올라서 앞으로 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우리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에 앞으로 6개월간 약간 오를 수 있지만 지난 두 달간 올랐던 것처럼 팍팍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도 “최근 은행주 주가 상승은 수급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 “오히려 은행의 장기적인 체력이 약화되고 있어 3분기 실적발표 전후 고점매도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41거래일 만에 순매수 행진이 멈춘 25일 4대 금융지주의 지수는 업체별로 전날보다 0.32~2.08%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0포인트(0.60%) 내린 2034.39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추가 상승을 내다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은행주는 아직 저평가돼 있으며 내년의 성장세나 실적이 올해보다 좋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가가 충분히 내리고 나면 다시 올라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욱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은행들의 만족스러운 3분기 실적이 은행들의 높은 주가 상승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할 것”이라면서“은행 업종의 강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은행권 실적 반 토막 면할 듯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상반기에 기록했던 은행권이 하반기 선전으로 그나마 ‘반 토막’ 수준은 면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을 자회사로 둔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 합계는 대략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조 7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22% 줄어든 것이다. 4대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은 2010년 5조 7000억원에서 2011년 9조 4000억원으로 급증했으나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조 7000억원으로 2분기(1조 2000억원)보다 41.7%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 순이익이 3775억원으로 2분기보다 1457억원(62.9%) 늘었다. 오는 29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 관계자도 “시장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기준 5273억원 순이익)가 비교적 객관적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금융과 산은금융도 하반기에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연간 순이익 목표(1조 2000억원) 달성은 어렵겠지만 2분기 400억원 적자에서 3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산은금융도 3분기에 누적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1년 동안 11명 징계… 금융기관 수장 잔혹사

    11년 동안 11명 징계… 금융기관 수장 잔혹사

    이명박 정부의 ‘4대 금융천왕’중 한 사람인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이 내부 정보 유출 관련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또 다른 ‘금융 천왕’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지원 의혹으로 징계가 검토되고 있다. 당사자의 잘못도 있지만 정권이 바뀌자 전 정권의 금융권 인사가 징계를 받는 형국이다. 어 전 회장은 당초 문책경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의적 경고에 그쳤다. 징계 수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치열한 로비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서울신문이 11일 2003년부터 11년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중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은 사람을 조사한 결과 모두 11명으로 나타났다. 중징계가 6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 징계가 몰리고 있다. ‘금융사 CEO의 독단적 경영의 말로’라는 주장과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때문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4년 전인 2009년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박해춘·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징계를 받았다. 황 전 회장은 우리금융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투자한 파생상품에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힌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제재 과정의 법률적 문제가 인정돼 올해 초 취소 판결이 확정됐다. 박 전 행장과 이 전 행장도 같은 파생상품 투자 손실 관련이었다. 이어 2010년 강정원 전 KB금융 회장과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중징계를 받았다. 강 전 회장은 국민은행이 2008년 유동성 등 각종 문제점을 무시하고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9392억원에 사들여 4000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킨 책임으로 문책경고가 부과됐다. 문책경고나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으면 동종의 다른 금융기관에 3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라 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40억원을 건네면서 드러난 차명계좌 때문에 실명제 위반 혐의를 받아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2003~2005년에는 위성복·최동수 전 조흥은행장과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문책경고를 받았다. 정권의 입김과는 무관한 징계였다. 조흥은행은 2002년 ㈜쌍용의 부산 지점 수출입 관련 서류 위·변조에 연루돼 673억원이 물렸다. 우리·뉴욕·제일·대구·국민·기업은행 등도 연루됐지만 조흥은행의 사고액이 가장 많아 위 전 행장이 징계를 받았다. 2005년에는 250억원대 양도성예금증서(CD) 위조발행 사고로 최 전 행장이 징계를 받았다. 금융사 CEO들에 대한 징계가 끊이지 않는 까닭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의 독단적 경영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영 행위에 대해서는 강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국내 금융사 회장의 권한이 과도하게 센 데다 준법감시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전 정권의 낙하산 회장을 일부러 끌어내리기 위한 당국의 꼬투리잡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중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다”면서 “물론 CEO의 잘못도 있겠지만 당국의 금융사 길들이기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이순우 회장은 누구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이순우 회장은 누구

    이순우(63)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36년의 은행원 생활을 거쳐 우리금융 역사상 처음으로 행원에서 행장을 거쳐 회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현재 민영화를 위해 나아가는 우리금융그룹이라는 커다란 배의 키를 쥐고 있다. 이 회장은 1977년 상업은행 을지로지점에서 말단 행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인사부장, 기업금융단장, 경영지원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8년부터 수석부행장을 맡았으며 2011년 3월 은행장이 됐다. 올 6월 우리금융 회장직에 도전해 제4대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이 회장은 누구보다도 친화력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항상 웃는 얼굴로 90도로 인사한다. 부하 직원 모친상까지 챙길 정도로 사람 관리를 잘해 직원들의 신망도 두텁다. 행장 시절에도 노조와 대화가 통하는 거의 유일한 행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노조 반발이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굽히는 모습 한편으로 냉철하게 일 처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을 할 때는 하나하나 허투루 보는 것이 없을 정도라 임원회의 때 부행장들이 잠시도 긴장을 풀지 못할 정도다. 2002년 처음으로 임원직인 기업금융단장을 맡아 주채권은행 담당자로서 정부와 LG그룹, 다른 채권 은행들을 아우르며 LG카드 구조조정을 강단 있게 처리해 정상화를 이뤄 내기도 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12월 30일까지다. 지주 회장의 임기가 원래 3년이지만 스스로 절반인 18개월로 단축시켰다. 내년 말까지 반드시 우리금융 민영화를 끝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7월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임직원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3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소속 장급 직원들에게 직접 구두를 신겨 줬다. “오늘부터 저도 여러분들과 똑같은 구두를 신겠습니다. 성공적인 민영화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끝까지 함께 뜁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우리금융그룹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의 당면 목표는 무엇보다도 민영화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지난 7월 15일 경남·광주은행 매각 공고를 시작으로 지난달 16일에는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등의 매각 공고가 났다. 내년 1월에는 그룹 내에서 가장 덩치가 큰 우리은행의 매각이 시작된다. 이와 관련해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7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그룹 임직원 2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013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성공적인 민영화 달성의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우리 스스로 실력과 경쟁력만 있으면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고 성공적인 민영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회장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밝힌 3대 핵심 전략은 ‘조직혁신’, ‘경영 효율화’, ‘민영화 달성’이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많은 14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은행과 최대 인기 매물로 꼽히는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시장지배력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는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총자산 429조 3000억원 가운데 62%를 우리은행(266조 1000억원)이 차지하고 있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조직혁신’을 첫 번째 경영전략으로 설정한 이유다. 두 번째 전략인 ‘경영 효율화’는 우리금융 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우리자산운용과 우리아비바생명의 펀드 및 방카슈랑스 판매를 활성화하고 펀드 판매를 증대하기 위해 우리자산운용이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해외 네트워크를 튼튼하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우리금융은 올 6월 말 현재 17개국에 75개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사우다라은행 지분 33%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에 사우다라은행과 인수합병(M&A)이 문제 없이 진행되면 올 연말에는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188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된다. 다만 민영화 때문에 더 이상 해외 금융사 인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세 번째 경영전략인 ‘민영화 달성’을 위해서는 전 계열사가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지난 6월 취임사에서 “국민에게 진 빚을 갚고 경영의 자율성을 되찾는 길임이 틀림없지만 그 과정에서 자칫 그룹의 가치가 훼손되는 험난한 여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물건이 예쁘고 좋으면 사려는 사람도 많고 제대로 된 사람이 달려들 듯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전 계열사가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그룹 전체의 기업 가치도 올리고 투자 가치도 높은 매력적인 금융 그룹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함께하는 우리, 행복한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매년 4월에 실시하는 ‘우리금융그룹 사회봉사의 날’이다. 올 4월에는 서울 관악구 보라매동에 있는 동명노인복지센터를 찾아 리모델링을 위한 후원금 5000만원을 전달하고 급식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또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통해 전국 농어촌·도서벽지 다문화가정 자녀 364명에게 약 2억 3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 임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후원금으로 기부해 저소득가정 아동 43명을 후원하는 희망드림기금 사업도 하고 있다. 2007년 출범한 우리은행 자원봉사단은 전국 30개 영업본부 단위 통합관리를 통해 소외계층을 위한 지역사회 밀착형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하나금융지주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하나금융지주

    저금리·저성장 시대다. 해외에서 불어닥치는 외풍에 국내 금융시장은 시도 때도 없이 가을낙엽처럼 흔들린다.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각종 금융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금융권은 비상이다. 실제로 수익률은 반 토막 나기 시작했고 미래를 이끌어 갈 성장 동력 없이는 살아남기가 어려워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럴 때일수록 ‘남들보다 똑똑하게, 남들보다 멀리’ 가고자 한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스마트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집중한다는 게 핵심 전략이다.하나금융은 올해 중국-홍콩-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2015년엔 4대 권역(중화, 동남아, 미주, 유럽)에서 총 자산의 10%, 순이익의 15%를 달성해 글로벌 금융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8월 현재 총 24개국에 124개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은 중국 기업을 상대로 영업하는 지역(로컬)은행이 되는 게 목표다. 중국 내 영업점은 8월 말 현재 27개로 중국하나은행은 한국계 기업과 현지 기업을, 중국외환은행은 한국 기업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분 출자한 길림은행 역시 중국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하나은행과 연계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부유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파생금융상품, 카드상품들도 개발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선 37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론 로컬은행이 되는 게 목표다. 미주 진출 확대도 활발하다. 하나은행 뉴욕지점과 외환은행의 파이낸스 회사 등을 통해 미국 내 기업금융과 송금 서비스 영업을 하고 있다. 2012년 인수 계약을 체결한 BNB은행은 지난달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까지 받아 놓았다. 미국과 캐나다를 아우르는 북미 지역 영업확대의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신규 진출도 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2년 11월 미얀마 양곤 사무소를 개설했다. 한국 기업 내 미얀마 근로자를 대상으로 소액 대출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현지법인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 영업, 수출입 및 송금 업무와 독립국가연합(CIS) 진출에 발판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미 진출한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 대해서도 거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스마트폰 금융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과 금융산업의 융합을 위해 신사업을 검토하고 추진하는 부서를 5년째 운영 중이다.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단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스마트폰 금융서비스인 ‘하나 N 뱅크’다. 하나은행은 이 상품을 2009년 12월에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후 스마트폰 금융 서비스의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용 ‘하나N 월릿(Wallet)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송금과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선불 충전식 전자지갑이다. 하나은행 계좌가 있으면 손쉽게 충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인 간 송금, 물품 결제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외환은행도 ‘외환스마트환율’ 앱을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42개국의 실시간 환율 정보는 물론 과거 1년간 환율 추이, 환전 계산기, 환율우대 쿠폰, 환율 맞춤 알림 기능 등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SK카드도 ‘겟모어(Get More)’ 앱을 통해 스마트 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이 앱은 카드 이용 내역을 무료로 실시간 알려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결제 패턴을 분석, 고객에게 맞춤형 경품 이벤트를 제공한다. 하나금융은 소비자 보호 강화와 사회공헌 활성화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주의 경영 구호인 ‘건강과 행복’의 실행력을 높이고 사회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4월 ‘행복나눔위원회’를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사업분야 별로 ▲서민금융추진단 ▲중소기업·청년창업지원추진단 ▲소비자보호추진단 ▲사회공헌추진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금융산업-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은행장에 자율적 권한 배려 ‘부드러운 리더십’

    [금융산업-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은행장에 자율적 권한 배려 ‘부드러운 리더십’

    임영록 KB금융회장은 1977년 공직에 입문한 이후 정부와 민간에서 줄곧 금융만을 전담했다. 외환위기를 전후한 1997~98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은행제도 과장으로 금융회사 구조조정을 일선에서 주도했다. 현재의 금융지주회사법 초안도 그의 손을 거쳤다. 2005년 재경부 국장의 꽃이라 불리는 금융정책국장을 맡았고 2007년 재경부 2차관으로 퇴임할 때까지 30년간 관료생활을 했다. 퇴직후 금융연구원에서 금융산업을 연구했고 2010년부터는 KB금융지주 사장으로 일했다. 국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내부 승진한 케이스다. 2011년 KB금융지주 사장 시절 모두가 어렵다는 자사주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자사주를 5만 2000원에 매각해 회사에 수천억원의 이익을 가져다줬다. 지난해 ING생명 인수 협상 과정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가계부채 문제,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등 보험산업의 경쟁력 약화 요인을 제기하며 인수 방침을 철회하도록 유도, KB금융의 자기자본 건전성을 지켰다. 임 회장이 KB금융지주 회장이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난 6월 KB금융 회장에 내정되자 국민은행 노조가 ‘소통 부재’ 등을 시비하며 출근을 막았다. 임 회장은 농성 중인 노조 지도부를 직접 찾아가 먼저 손을 내밀면서 “인사는 내부 출신을 중용하되 문제를 해결하고 채널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위주로 뽑을 것” 이라면서 노조에 믿음을 줬고 농성 사태를 해결했다. 10일 만이다. 과거 황영기 회장 때는 45일, 어윤대 회장 때는 30일이 걸렸다. 7월 공식취임 이후에는 어 전 회장 시절 만든 여의도 국민은행의 회장실로 단 한 번도 출근하지 않았다. 은행 업무는 행장에게 맡겨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런 ‘부드러운 리더십’은 재경부 시절에도 돋보였다. 2005년 재경부 ‘가장 닮고 싶은 상사’ 에 꼽히기도 했다. 임회장의 생활신조는 ‘수처작주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이다. 어디에 있든 주인이 되면 그곳이 바로 참된 곳이라는 의미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은행들 “수익성 악화” 울면서 정규직 평균연봉 1억 넘었다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규직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원은 26일 국내 11개 은행의 정규직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200만원으로 2010년(8300만원)보다 1900만원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연평균 11.5%씩 증가한 수치다. 비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2010년 7100만원에서 지난해 8400만원으로 연평균 9%씩 늘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같은 기간 고용노동부가 파악한 연간 협약임금인상률이 5%인 것에 비해 2~4배 급여를 올린 것”이라면서 “급여 인상을 뒷받침할 합리적 근거가 없어 급여 체계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정규직 1인당 급여 인상률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57.4%(3600만원)로 가장 높다. 이어 씨티은행(36.0%), 경남은행(28.5%), 우리은행(24.7%), 대구은행(20.9%), 외환은행(18.7%), 부산은행(13.3%), 광주은행(8.1%), 기업은행(6.6%), 산업은행(4.8%) 순이었다. 국내 은행의 지난 2분기 당기 순익은 1조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 1000억원)보다 1조원(48.0%) 줄었다. 반면 올 상반기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임원 평균 연봉은 7945만원으로 전년 동기(7685만원)보다 260만원(3.3%)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및 은행권 임원진들의 연봉 성과 체계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정규직 직원의 연봉 체계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없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금융지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언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금융지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언

    2001년 4월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지주가 탄생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신한금융지주,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2008년 8월 KB금융지주, 2012년 3월 NH농협금융지주가 차례로 출범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금융 업종을 아우르는 선진국형 시스템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지 올해로 13년이 됐다. 이에 더해 IBK기업은행도 국책은행의 한계에서 벗어나 개인 금융을 확대하는 등 외형과 내실 강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산업은 거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저성장,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은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저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남보다 한발 앞서 치고 나가야 하는 생존 차원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5대 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과 성공 가능성을 10회에 걸쳐 짚어 본다. 올 상반기 국내 금융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1조 5000억원대였던 순이익이 우리금융 4443억원, 하나금융 5589억원, KB금융 5781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가장 나았던 신한금융은 1조 363억원으로 유일하게 ‘1조 클럽’을 유지했다. 농협금융도 1분기 순이익이 1549억원에 그쳤다. 단일 은행인 기업은행이 4680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한 편이다. 4대 금융지주로 꼽히는 우리·하나·KB·신한의 상반기 순익 합계는 2조 515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49.9%)이 줄었다. 저금리 여파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과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를테면 지난 2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 평균은 1.88%로, 2009년 2분기(1.72%)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STX, 쌍용건설 등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부실 대출로 막대한 충당금을 쌓은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금융회사들은 하반기에는 사정이 더 나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해운·건설 업종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해소될 별다른 전기도 없어 보인다. 또한 미국의 시중자금 회수 등 경기부양책 축소 움직임과 이에 따라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취약성도 금융업계의 수익성을 더욱 옥죄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렇듯 열악해진 대내외 경영환경은 금융회사들에 새로운 창조와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과 금융업계의 프레임과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던 1990년대 말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대전환점이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업계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우선 은행 중심의 이자 수익에 편중돼 있는 현 구도를 깨뜨려야 한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는 수익의 태반이 은행에서 나와 ‘은행지주’로 불릴 정도다. 지주 내 은행의 비중이 하나금융 90.7%를 비롯해 KB금융 90.4%, 우리금융 88.0%, 신한금융 78.3%, 농협금융 77.3% 수준에 이른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내 은행의 수익이 이자에 치중돼 있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 2분기 금융지주사들의 영업이익 중 순이자 수익 비중은 KB금융 90.7%를 비롯해 우리금융 82.1%, 신한금융 80.0%, 농협금융 77.0%, 하나금융 76.4% 등이었다. 지주 계열사 가운데 유독 은행에, 은행 수익 분야 가운데 유독 이자에 편중된 현실의 상당 부분은 높은 국내 영업 집중도에서 비롯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의 지점, 출장소 등 점포는 총 363개에 이른다. 은행이 146개, 카드·캐피털업체 등 여신전문업체 21개, 보험사 81개, 증권사 89개, 자산운용사가 26개 등이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확대됐는데도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 쏠렸고, 특히 증권사 편중이 심하다”면서 “외형 확대뿐 아니라 장기적인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올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이 지난해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1조 1808억원으로 전체 총수익의 1.61%에 불과했다. ‘금융의 꽃’으로 통하는 투자은행(IB) 분야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시작했다가 제대로 성장하기도 전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만나 꽃을 피우지 못했다.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등 분야에서 외국계 IB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IB담당 부장은 “JP모건, UBS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외국계 IB들이 모두 서울에 들어와 있다 보니 국제적인 신인도가 낮은 국내 금융기관까지 일감이 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우진 실장은 “국내 은행계 IB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뛰어들었다가 손실을 많이 봤다”면서 “IB 전문가를 육성하는 등 산업 기반을 조성한 뒤 조그마한 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은행의 수익이 이자와 수수료에만 치중돼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은행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래 성장 먹거리를 찾아야 제대로 된 금융지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은 “지주 체제의 출범 취지가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내자는 건데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국내 금융은 기본적으로 은행 중심의 간접금융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면서 “증권, IB, 보험 등 다양한 업종으로 다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창조경제, 지식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낙하산 인사 등으로 대표되는 관치금융으로는 더 이상 금융산업을 성장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사들도 위기를 인식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공통 목표다.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하반기에는 수익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취임하면서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민영화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6월 취임하면서 ▲조직 혁신 ▲경영 효율화 ▲민영화 달성 등 3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수익성 악화를 극복할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비금융 부문의 시너지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해외 진출도 계속 확대한다. 농협금융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는 만큼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익을 극대화하고 생산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적재산권(IP)펀드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기업비용 과다하면 경제민주화 속도 조절”

    “기업비용 과다하면 경제민주화 속도 조절”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 민주화 관련 정책의 강도나 시기를 신축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노 위원장은 24일 오후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경제민주화 추진 과정에서 기업들에 발생할 비용이 과다하다면 강도나 시기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아직 통과되지 않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시급성 및 파급 효과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집단소송제 도입은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도입 범위 및 부작용 방지장치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제민주화가 기업의 투자를 옥죌 만큼 직접적인 비용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불공정 거래를 방치할 경우 추후에 부담해야 할 사회 전체적인 기회비용이 훨씬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공정 거래 행태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불경기 때 오히려 집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에 대해서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과 국내 소비·투자 등의 부진 등 여파로 안팎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 정책 방향으로 손에 잡히는 경제민주화 구현, 경제민주화 잔여 입법과제 추진, 혁신경쟁 활성화, 담합 감시 및 소비자 권익보호 강화 등 4대 과제를 꼽았다. 노 위원장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의 경우 정상적 기업활동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예외를 허용하겠다”면서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강화와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 의무화는 제도도입 효과, 부작용 방지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어윤대 징계수위 새달 확정

    어윤대 징계수위 새달 확정

    어윤대(왼쪽)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징계 수위와 김승유(오른쪽)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 여부가 다음 달 확정된다.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징계 대상으로 거론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1일 “다음 달 하순쯤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어 전 회장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할 것”이라면서 “경징계가 될지, 중징계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떤 형태로든 징계는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어 전 회장은 측근인 박동창 전 부사장이 일부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저지하려고 왜곡된 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데 따른 관리감독 책임으로 징계 대상에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문책경고 상당 또는 주의적 경고 상당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퇴직자 신분으로 징계를 받을 경우 ‘상당’이란 표현이 붙는다. 문책경고 상당을 받으면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어 전 회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 KB금융은 1대(황영기), 2대(강정원)에 이어 3대까지 역대 모든 회장이 징계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어 전 회장은 11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금감원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제재 문제도 이르면 다음 달 제재심의위에 상정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은 2011년 퇴출을 앞둔 미래저축은행에 하나캐피탈이 유상증자로 지원하도록 김종준(현 하나은행장) 당시 사장에게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초빙교수 자격으로 중국 지린성에 강의를 하러 출국했다. 강 전 회장 역시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최근 산업은행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앞서 감사원이 강 전 회장이 주도한 다이렉트 상품의 ‘고금리 역마진’을 지적한 만큼 금감원 검사에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 전 회장, 김 전 회장, 강 전 회장은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깊은 친분 때문에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다. 다른 한 명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감원 검사에서 뚜렷한 혐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감사원 검사에서는 ‘정실 인사’와 ‘성과급 잔치’가 지적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대통령 공약 이행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법안 추진 측면에서 봤을 때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공약의 이행률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복지·교육 분야 공약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상당수가 국회에서 입법 처리를 마쳤다. 대표적으로 대기업의 내부 부당거래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일감몰아주기 규제법)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FIU법)이 6월 국회를 통과했다. 공정거래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의 환경 개선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프랜차이즈법),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9%에서 4%로 축소하며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일자리 창출 관련 공약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과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등의 처리로 상당수 이행됐다. 박 대통령 대선 공약의 핵심 화두였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법안인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벌법(ICT법)도 처리됐다. 정년 60세 연장법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일찌감치 통과됐다. 반면 국회가 경제민주화와 일자리에 몰두한 나머지 복지·교육 분야 공약은 뒷전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만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 안정을 위한 기초노령연금을 현행 9만 4600원 수준에서 2배(20만원 수준)로 늘리겠다는 공약은 예산 문제로 답보 상태에 있다. 지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수정 논란이 빚어진 공약이다. 암·뇌혈관·심장·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공약도 역시 예산 문제로 원안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공약 후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공약은 상반기 국회에서 전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국방부는 이를 ‘장기과제’로 분류해 놓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공약 파기”라며 강하게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반값등록금 공약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국가장학금을 늘려 반값등록금 정책을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 현실화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이번 6월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위에 회부됐으나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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