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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정세력, 개헌 안되는 줄 알면서도 정국 몰아가”

    “특정세력, 개헌 안되는 줄 알면서도 정국 몰아가”

    “연출은 아무리 잘해도 부자연스러워요.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합시다.” 28일 오후 2시45분,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인터뷰에 앞서 연출 사진을 제안했다. 국회의 민주당 대표실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두 사진 사이에 손 대표가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손 대표는 손사래를 치며 회의용 책상에 앉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손 대표가 앉은 자리도 김·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한꺼번에 카메라에 담기 좋은 위치였다. 손 대표는 인터뷰에서 10·27 재·보선과 개헌, 정치권 사정 움직임 등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이 1시간 10분 동안 진행했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 ●재·보선 평가 →정치부 기자들이나 교수, 최고경영자들이 뽑은 차기 대통령 1위로 여러 번 선정된 적이 있지만, 대중적인 지지도는 정치 엘리트들의 지지만 못한 것 같다. -가까이 아는 사람들은 능력이나 배경, 입장, 자세를 보고 나를 평가하지만, 일반 대중은 그럴 기회가 드물다. 외향적 이미지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그럼 대중과의 소통을 늘리면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보나. -대중과의 접촉도 중요하지만 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 당의 신뢰를 높이는 게 우선이다. →10·27 재·보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서 패했는데. -글자 그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이 무섭다. 광주 시민들이 민주당에 다시 채찍을 들었다.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표로 나를 뽑은 것과 같은 변화 요구이다. 으레 민주당을 찍어 줄 것이라는 안이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자세로는 민주당이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엄격한 교훈을 얻었다. →비록 손 대표가 공천은 안 했지만, 선거는 손 대표 지휘로 치렀다. 선거 패배에 책임감을 느끼나. -공천을 누가 했건 책임은 현 지도부가 져야 한다. 광주에서 ‘지금 우리가 어려우니 도와 달라.’는 게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큰 가르침을 준 것이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호남에 과도하게 의지해 온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뜻인가. -호남에 기대고 안 기대고의 문제가 아니다. 호남의 애정과 신망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그 애정은 민주당의 필수적인 조건이다. 다만 호남이라고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안이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결국 전국적인 지지를 확장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수 있나. -다른 거 없다. 진정성을 갖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걸 하나하나 챙겨 아픔 덜어주고 어려움을 도와주고, 그런 모습이 쌓일 때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실천 능력을 보여 줄 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대선 구도 →박근혜 전 대표가 호남 지역에서도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대선에서도 그 정도 득표를 할까. -지금 그걸 논할 때는 아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당이나 지역을 떠나 상당한 맹목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 현상을 좀 생각해 봐야 한다. →손 대표는 영남·호남·충청도 출신이 아니다. 이들 지역 외에서도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나. -지역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본다. 영·호남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갖췄느냐가 중요하고, 당의 선택이 중요하다. 당의 선택과 후보가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문제인데, 그런 게 시대정신이다. 지역보다는 시대정신이다. 역대 대통령도 시대정신에 의해 뽑혔다. →한나라당이 이른바 부자감세 철회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가. -한나라당이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박수치고 찬성할 일이다. 우리가 계속 부자감세를 철회하라고 하지 않았나. 그렇게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면 된다. 우리의 목표가 집권이지만, 최종목표는 국민이 잘사는 것이다. 국민이 잘사는 문제를 놓고 겨뤄서 한나라당이 이기면 우리가 깨끗하게 승복하면 된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설령 부자감세를 철폐한다고 해서 반서민적인 철학이 바뀌겠나. 두고 보자. ●사정 정국 →검찰이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을 압수수색했다. 어떻게 보나. -진정으로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뤄지는 수사라면 환영할 일이다. 무늬만 하고 말 거면 이 정권 사정이 뭔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천신일 회장의 비리가 나와도 개인적인 것이고, 현 정권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는데. -그렇게 얘기하겠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들을 적극 보호할 것인가, 일단 법 집행을 지켜볼 것인가. -법 앞에는 누구나 평등하다. 그래서 정권과 권력에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라고 하는 것이다. 비리는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공정하게 집행될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 여태껏 편파적으로 법의 잣대가 적용돼 왔기 때문이다. 법의 집행이 공정하면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공정하게 집행될 것이라고 누구도 기대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법이 부당하게 운영되면 분명하게 맞서 싸울 것이다. 사정이란 이름 아래 전 정권에 대한 보복이나 야당 탄압이 이뤄지면 국민들이 먼저 알 것이다. 국민들과 함께 불의에 맞서 싸우겠다. →국민과 함께 싸운다면 장외로 나간다는 뜻인가. -장외라는 말 하지 말라. →손 대표 주변은 정치자금 문제에서 깨끗하다고 봐도 되나. -깨끗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고, 다짐한다. ●개헌 논란 →손 대표 취임 직후 이재오 특임장관이 예방했는데 그때 개헌 얘기는 안 했나. -나에게는 ‘개’자도 꺼내지 않았다. 떳떳하지 않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는 개헌과 관련해 많은 얘기를 한다고 하는데, 왜 내 앞에선 말 한마디 안 꺼내나.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개헌 논의 자체가 불순하고, 온당치 않기 때문이다. 이건 세상이 다 안다. 개헌해서 서민생활이 나아지나 물가가 안정되나. 세상이 아는 얘기를 놓고 언론은 제대로 말도 못한다. 정권 내 특정 세력이 권력을 연장하려는 것 아닌가. →특정 세력은 누구를 말하나. -다 아는 거 아니냐. 이제 좀 성숙하고 솔직하게 말하자.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에서 개헌과 관련된 통일된 안을 가져 오면 얘기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그건 (그냥) 하는 얘기다. 지금 개헌 논의가 일어나면 모든 정책논의가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민생, 대북 문제 다 덮자는 얘기인가.정권말기가 됐으니, 어떻게든 권력을 연장하자는 의도가 아닌가. 하다가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정국을 그렇게 끌고 나가려고 한다. 지금의 헌법만 잘 지켜도 권력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그럼 당내 개헌 논의를 중단시킬 의사는 없나. -우리는 민주정당이니까 강제로 논의를 억누를 수는 없다. 이 정도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최근 관훈토론에서 다음 정권 출범 초에는 개헌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만일 집권을 하면 개헌 절차를 밟은 것인가. -그렇다. 시간은 충분하다. 그러나 현 정권은 사실상 1년밖에 안 남았다. 1년 뒤면 개헌 논의를 할 여유가 없다. ●FTA ·4대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당의 통일된 입장은 뭔가. -재협상 문제를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게 지금 상황이다. 미국은 강력하게 쇠고기와 자동차 부문에서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분명한 건 기존합의에서 우리가 더 불리한 쪽으로 간다는 것이다. 우리당 내의 재협상 주장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자는 게 아니라,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같은 독소조항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현 정부가 미국에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면 우리도 단순하게 판단할 텐데, 정부의 태도가 모호하다. 우리는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 정부의 재협상 태도를 보고 결정할 것이다. 독소조항 제거가 목적인 재협상 요구가 제기된 만큼 공청회, 특위를 통해 논의한 뒤 결정하겠다. →4대강 사업 문제는 충남·경남도와 공동 대응하고 있나. -당의 입장은 분명하다. 운하사업으로의 전환 반대, 대규모 보와 준설 반대다. 제발 더 이상 공사를 진전시키지 말고 검증특위를 만들어서 검증해 보자. 4대강 때문에 수 많은 복지, 교육, 지방사업도 못 하고 있다. →손 대표는 경부고속도로, 청계천 사업에 찬성했나. -경부고속도로는 1960년대 사업이다. 왜 50년 전 얘기를 하나. 그때는 반대했는데 지금 찬성했다고 하는 논리가 웃기는 것이다. 야당은 여당의 선거공약에 반대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와 청계천을 누가 그렇게 심하게 반대했나. 내가 반대했나. 억지 논리다. 어떻게 청계천과 4대강이 같은가. →4대강 공사가 끝난 뒤 여론이 좋아지면 민주당도 좋다고 인정하지 않겠나. -당장 좋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100년 이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나. ‘다 파헤쳤으니 어쩔건데’ 하는 게 나쁜 거다. ●통일·외교 →이명박 정부는 한·미 관계가 역대 정부 최고라고 자평한다. -뭐가 최고인가. 정권과 정권과의 관계가 좋다는 것인지, 장기적인 국가 이익에서 최고인지 봐야 한다. 물론 한·미동맹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대한민국이 성장할 때는 이미 지났다. 다변적 관계, 동북아의 새 질서, G2라는 새 경제 질서 속에 살고 있다. 대미일변도의 외교가 최고의 국익인가는 생각해 봐야 한다. 대미관계가 좋아야 하지만 다른 우방국과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충돌할 때 우리는 어느 쪽에 가까이 가야 하나. -냉전시대라면 둘 중 하나를 택해야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해관계가 전부 다 걸려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외 경제 의존도가 미국이 70~80% 정도였지만 지금은 미국보다 중국, EU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북한이 권력 승계 과정에 있다. 통일방안을 가지고 통일에 대비하는 게 가능할까. 아니면 전혀 예상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까. -3대 세습은 정상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상대를 안 할 것이냐. 이건 현실의 문제다. 상대가 있는데도 상대를 안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 개념으로 규정하는 게 맞다고 보나. -어떤 게 현명할까. 국방은 우리나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게 최종 목적이다. 지금은 6·25 상황도, 1970년대 상황도 아니다. 과연 전쟁으로 승패를 판가름할 것인가. 가치의 문제다. 정부에 물어봐야 한다. ●당내 구도 →민주당 당원들이 손 대표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는데, 대선 국면에선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전략적 선택이란 게 그때그때 이용한다는 차원이 아니다. 당원들은 수권정당을 만드는 데 손학규가 적당하다고 본 것이다.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다. -내가 당권에 목표를 두고 있다면 기반을 강화하겠지만, 목표는 정권교체다. 어떻게 처신하는지 지켜보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롤 모델이라고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섭섭하지 않겠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김 전 대통령을 다 존경한다. →한나라당이 공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도 개혁안이 나오나. -바람직한 모습이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보고 자극 받았을 것이다. 서로 긴장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변하면 우리도 긴장해야 한다. 그게 선의의 정치다. →경기지사 시절 대표적 업적은 뭔가. -많다. 흔히 외자유치, LG필립스 유치 얘기를 많이 한다. 나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지사직을 수행했다.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 데 경기도가 앞장섰다.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데도 앞장섰다. ●정치인 손학규 →손 대표의 이념은 뭔가. -굳이 얘기하면 중도진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념으로 묶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누가 보더라도 진보적인데, 그는 중도개혁을 말했다. 국민은 이념의 노예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병역을 마쳤다. 최근의 잇따른 병역기피 논란에 어떤 생각을 하나. -군대가 좋아서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35개월 육군 사병 생활을 하면서 특별 휴가도 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복무했다. 내가 민심현장을 자주 찾는데, 그 바탕이 사병 생활에서 나왔다. 군에서 손학규 DNA가 만들어진 것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는데, 두 전직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나. -재평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도전과 모험에 대해 상대적으로 두려움이 없다. 고초를 겪고 무모한 도전을 하면서 싸우고 투쟁하면서 인생관을 단련해 왔다. 중요한 건 운동권 출신이라는 사실보다 그 정신을 제대로 지키느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종교 문제가 불거진다. 손 대표도 기독교 신자인데 종교와 정치 문제를 어떻게 보나. -종교는 두 개의 가치가 있다. 믿음과 관용이다. 이창구·구혜영·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예산안·민생법안은 여야 빅딜 대상 아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4대4 빅딜’을 제의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서글픈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예산안과 민생법안까지 정쟁의 볼모로 삼는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자조감마저 든다. 한나라당의 제의가 여야 사정을 감안한 정치력의 소산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착시에 불과하다. 나라 살림과 민생법안을 흥정거리로 삼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런 사안들은 여야가 주고 받는 물건이 아니라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엄중한 책무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을 서로 양보하며 타협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는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경계를 가려야 한다. 한나라당이 바라는 개헌특위 구성은 민주당의 4대강 등 4개특위 구성 요구와 타협 대상이 될 수 있다. 다음달 G20 회의를 앞두고 집회 및 시위법 개정안을 처리하자는 한나라당의 두번째 요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내년 예산안을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고 2개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법안을 분리 처리하자는 건 협상거리가 아니다. 이런 정책적 혹은 민생 사안들은 정치적 혹은 정략적 사안과 구분돼야 한다. 한나라당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다. 오죽하면 집권 여당이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정치적 흥정거리로 삼는 지경까지 왔을까. 민주당은 4대강사업 저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예산안 처리도 앞날이 어둡다. 한나라당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민주당에 책임을 씌울 합의문구라도 만들자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국회는 지난해까지 예산안 처리 시한을 7년 연속으로 넘기는 위법을 자초했다. 올해 또 다시 이런 사태를 재연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SSM 법안 처리 지연으로 매년 자영업자 80만명이 폐업사태를 맞고 있다. 여야가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처리하지 못 하면 비난 여론을 감당키 어렵다는 점을 망각해선 안 된다. 여야가 원치 않는 사안들을 빅딜로 풀려면 억지 춘향식에 그치기 십상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산안을 회기 내 처리하겠다는 선언은 민주당의 몫이 돼야 한다. 한나라당은 4대강특위로 화답하면 정기국회는 더 수월해진다. SSM 법안 등 민생법안은 여야 간에 최대 공약수가 필요하다. 개헌은 국민 공감대를 얻는 과정부터 밟는 게 더 효율적이다.
  • [국감 하이라이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김문수 대선공약인가”

    [국감 하이라이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김문수 대선공약인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은 대선 공약인가, 도지사 공약인가.” 13일 국토해양위의 경기도 국감에서는 한나라당 내 차기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문수(얼굴) 경기지사의 공약이자 도의 역점사업인 GTX 건설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GTX는 고양 킨텍스~화성 동탄신도시, 의정부~군포 금정, 청량리~인천 송도 등 총 연장 174㎞의 3개 노선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경기도가 지난해 4월 국토부에 건의했다. ●野 “재정부담 문제… 제2의 4대강” 포문은 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열었다. 백 의원은 “GTX는 기존 철도 및 계획 중인 노선과의 중복, 건설 및 운영 과정 등에서의 재정 부담, 서울시 장래 지하개발계획과의 상충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결국 김 지사가 대권을 염두에 두고 대형공약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할 뿐 기본적인 것조차 챙기지 않고 있다.”며 “총체적인 준비 부족으로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최철국 의원은 “GTX 사업이 확정도 안 됐는데 홍보예산으로 10억 2000만원을 쓴 것은 누가 봐도 선거용으로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며 “안전기준 강화에 따른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고 수도권 중심의 불공정 정책으로 지방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金지사 “대선 출마 생각없다” 김 지사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GTX 사업은 도지사 공약이고 이를 대권과 연결시켜 무조건 반대를 위해 발목을 잡으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선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그런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은 “GTX는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되는 만큼 국가가 시행해 경기도의 재정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수도권 주민의 형평성과 철도네트워크 간 시너지효과를 위해 3개 노선이 동시 추진돼야 한다.”고 김 지사를 두둔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제주, 2014년 영유아 무상보육

    민선 5기 제주도정이 2014년까지 영유아 무상 보육을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제주도와 ‘우근민도정 공약실천위원회’(위원장 이문교 제주관광대 교수)는 우 도정의 10대 전략 50개 과제 200개 세부 공약에 9조 5552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공약 사업 실천 계획을 11일 확정 발표했다. 도는 해외 수출 1조원 시대 개막과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유치를 경제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삼아 향토자원 5대 성장 산업과 첨단 기술 4대 신성장 제조업을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 사회적 기업 육성, 청년 희망 프로젝트,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하고 ‘출산율 2.0플랜’ 실현을 위해 2014년 영유아 무상 보육을 전면 실시하는 한편 친환경 무상 급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기된 제도상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를 도입하기로 했다. 공약실천위는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으로 ▲사회적 기업 100개 설립, 일자리 1000개 창출 ▲가공용 감귤 수매가 차액 지원 ▲0~5세 영유아 무상 보육 2014년 전면 실시 ▲친환경 무상 급식 단계적 확대 ▲제주의료원, 옛 제주대병원으로 이전 등의 공약은 2년 후 목표를 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트램 도입, 김만덕기념관 건립, 한라산 산악박물관 건립, 장애인 전용 체육관 건립, 제주시 충혼묘지의 국립묘지 승격·확장 등은 지방 재정이 취약하기 때문에 국비를 확보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민선5기 출범 100일] 서울·경기, 의회와 갈등… 사업수정 등 난제 수두룩

    [민선5기 출범 100일] 서울·경기, 의회와 갈등… 사업수정 등 난제 수두룩

    8일로 민선5기 단체장 취임 100일이 된다. 단체장들은 ‘지방권력 교체’라는 큰 변화 속에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뛰고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다.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기업유치 및 일자리 창출에도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민선4기 중반의 확대재정 운용과 최근의 경기불황으로 가용재원이 넉넉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100일간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짚어 본다. “서울·경기는 흐림, 다른 시·도는 곳에 따라 흐림” 민선 5기 출범 이후 전국 광역자치단체들의 지난 100일은 이같이 요약할 수 있다. 주요 현안사업을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으나 난제도 적지 않다. 단체장은 바뀌지 않았으나 의회 구성이 여소야대가 된 서울과 경기도는 의회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과제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서울광장 조례’를 놓고 법정에서 다툼을 벌여야 하는 형국까지 치닫는 등 악화일로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각종 대규모 사업도 시의회의 반대로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도의 민선5기 첫 조직개편안에 대해 “도 교육국 명칭을 변경하라.”며 심의를 보류했고, 도의 역점사업인 4대강 사업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특위를 구성, 도를 압박하고 있다. 무상급식 문제도 집행부로서는 ‘뜨거운 감자’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김문수 지사가 반대해 온 각급 학교 무상급식을 도비로 초·중·고교 전체 학생으로 확대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도는 “내년도 도청의 가용재원이 8000억원가량이어서 무상급식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도 최근 시의회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친환경 무상급식을 도입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 갈등이 다시 확산될 조짐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의회와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고선 단체장 공약사업을 비롯한 역점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고 판단, 대화와 설득을 통해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국책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와의 협조 관계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을 얼마나 유도하느냐가 풀어야 할 과제다. 2004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국비 지원액이 연평균 877억원에 불과한 데다 지원 비율도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정부가 말로는 경제자유구역이 국가적 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실제 지원은 크게 미흡하다.”면서 “지자체에서 이뤄지는 국책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과 지원 한계가 명확히 정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은 ‘세종시 성공 건설’이란 큰 숙제를 안고 있다. 논란을 빚고 있는 ‘세종시 설치법’의 이번 정기국회 통과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 대전시는 조속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등 해결해야 할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여전히 안고 있다. 충북도의 최대과제는 경제자유 구역 신규 지정이다. 첨단복합단지와 맞물려 오송에 추진 중인 오송 메디컬 그린시티의 성공적 건설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유치가 유리한 경제자유구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서다. 전북에서는 2005년 선정된 무주기업도시가 무산된 것과 LH공사 전북혁신도시 이전 문제에 대해 경남과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을 해결해야 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동남권 신공항과 남강댐 물 공급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하는 경남·북 등과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해군기지 이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국종합·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자치단체 재정, 지원과 제재 분리해야

    [정세욱 풀뿌리 정치] 자치단체 재정, 지원과 제재 분리해야

    국민의 일상생활에 관한 공공서비스 제공은 중앙정부가 아니고 주민 가까이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시·군·구는 현지에서 주민의견을 수렴하여 주민편익, 삶의 질 향상, 복지 등 업무를 그 지역특성에 맞게 결정·집행한다. 지방자치를 실시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에는 응분의 권한과 재원이 주어져야 한다. 선진국들은 막대한 권한을 지방정부에 부여하고 있다. 외교·국방 등 전국적 통일을 요하는 것 외의 모든 권한을 지방정부에 주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앙정부에 권한이 집중되어 있고 자치단체의 권한은 미약하다. 국가와 자치단체 간의 세원배분 비율도 대체로 30대70 내지 50대50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80대20이다. 중앙정부가 재정을 움켜쥐고 있어 지방재정이 열악함에도 지난 몇 년 동안 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자치단체에 예산을 조기 집행하도록 유도했다. 자치단체는 세입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차입금으로 지출했고 이로 인해 재정은 더욱 악화됐다. 더구나 4대강 살리기 등에 대한 투자가 늘고, 민선 5기 단체장의 새로운 공약사업 추진으로 재정수요가 증대될 전망이어서 지방재정의 부실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더하여 정부는 최근 자치단체에 대한 재정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국고보조사업에서 지방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매년 높여가고 있어 내년 자치단체들의 재정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방자치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244개 자치단체를 일제 점검하여 자치단체별로 재정건전화 노력 여부와 그 정도에 따라 지방교부세 산정에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줄 계획이다. 지방세 징수율, 체납액 축소 등 세입을 늘리고 인건비 절감, 업무추진비 절감, 행사·축제예산의 효율적 운영 등 세출을 줄인 자치단체에는 등급에 따라 보통교부세를 최대 120%까지 증액해주고, 그 반대인 자치단체에는 그 등급만큼 이를 삭감할 방침이다. 재정위기 자치단체로 지정되면 공무원의 시간외근무비·업무추진비 등 수당을 삭감하고 지방의회 의원 의정활동수행비 등 의회 관련 예산도 줄이며, 자체사업의 중단 및 퇴출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지방재정이 불건전한 자치단체에 권고할 재정건전화 계획은 사실상 강제력을 띠게 된다. 올해 자치단체가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일반재원은 2조 4000억원 감소했는데, 지방재정 규모 중 비중이 큰 보통교부세(17.3%)마저 개편되면 보통교부세 의존도가 높은 자치단체일수록 재정압박이 가중될 것이다. 국고보조사업에서 지방비 비율이 매년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국고보조사업 중 지방비 비율은 2005년 32.3%, 2006년 28.7%, 2007년 31.6%, 2008년 35%, 2009년 36.5%, 2010년 37.5%로 200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추세를 보였다. 국고보조사업비는 연평균 23.3% 증가한데 비해 지방비 부담은 31.5%씩 증가한 셈이다. 적정면적기준을 초과해 호화청사를 건설하는 등 재정을 낭비한 자치단체에 줄 지방교부세를 삭감하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자치단체가 세수확보 및 세출의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지방교부세에 의존하려는 행태를 보인 자치단체에도 재정상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자치단체의 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행안부가 추진하는 지방재정건전화는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재원이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이를 더 줄인다면 자치단체 재정이 더욱 열악해져 본연의 대민(對民)서비스와 꼭 필요한 사업투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정부가 자치단체에 예산의 조기집행을 독려하면서 자치단체 재원보전 대책을 외면한 것도 잘못이다. 자치단체에 대한 재정지원은 늘려나가면서, 방만한 재정운영을 한 자치단체에 대하여 별도로 재정상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 재정을 낭비하는 일부 자치단체를 제재한다며 모든 자치단체에 대한 돈줄 죄기를 하여 쥐잡기 위해 독을 깨트리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① 미래를 만드는 도시계획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① 미래를 만드는 도시계획

    ‘도시’의 시대다. 인류 문명의 발달사는 곧 도시 진화의 역사다. 오늘날 지구 인류의 절반이 도시에 산다. 우리나라만 해도 10명 중 8명이 도시에 살고 있다. 지난 9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발표한 아시아 인구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도시화 비율은 81.5%로, 48개 아시아·태평양 국가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사회학자들은 2030년이 되면 도시인이 5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2가 도시에 살게 되는 것이다.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도시에 사는 사람의 비중은 전 인류의 10%에 불과했다. 200년 남짓한 사이에 인류의 고향이 대자연에서 도시로 옮겨진 셈이다. 도시의 발전이 곧 인류의 발전인 지금 도시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할 것인가. 서울신문은 12회에 걸쳐 특별기획 ‘뉴시티노믹스의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연재한다. ‘시티노믹스’는 도시(city)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인류 발전의 토대가 되는 도시의 경쟁력을 확충할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는 도시경제학을 말한다. 특별기획을 통해 도시계획, 재개발, 문화, 기업 등 분야별로 특화된 유럽의 도시들을 해부하고, 서울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들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모색하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더 멀리, 더 깊게 봐야 합니다. 우리의 도시가 좀 더 살기 좋고, 좀 더 흥미진진하며, 좀 더 지속될 수 있고, 좀 더 인간적이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2040년의 파리. 그것이 여기에 10개의 세계 최고의 건축집단이 모인 이유입니다.” 지난해 4월3일. 파리 트로카데로에 있는 샤이오궁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이 울려퍼졌다. 사르코지의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던 파리 대개혁 프로젝트 ‘르 그랑파리’의 구체적인 비전이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사르코지는 이 자리에서 “미래를 위해 더 이상 파리는 지금의 모습으로 남아선 안 된다.”며 파리 대개혁을 선언했다. 세계에서 가장 잘 계획된 도시이자 세계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파리를 바꾸겠다는 사르코지의 도전은 무모해 보였다.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에어컨 실외기 설치조차 금지될 정도로 개발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파리에서 대규모 도시계획은 나폴레옹 3세의 제2 제정기 때인 1800년대 중반 G E 오스만의 대개조운동이 마지막이었다. 그랑파리 프로젝트를 위해 사르코지는 스스로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전 세계 최고의 건축가 집단 10개 팀을 초청했다. 크리스티앙 드 포잠바크, 장 누벨, 이브 리옹, 롤랑 카스트로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가와 도시계획가는 물론이고 네덜란드의 MVRDV 등 그야말로 드림팀이 총망라됐다. 이들에게는 1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파리도시계획연구소(IAU)의 이코노미스트 오드리 슈라드는 “경제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등 여러 학문의 집단을 모아 사전조사를 진행하고 건축물이 아닌 파리라는 도시의 근본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것이 주어진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교통시스템, 주거환경, 신도시 개발, 상하수도 문제 등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분석 대상에 올랐다. 10개 팀의 의견은 대부분 일치했다. 선을 그어놓고 더 이상 팽창하지 못한 파리는 이미 포화상태였고, 겉으로 보여지는 아름다움과는 달리 모든 면에서 제대로 된 도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곪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10개 팀이 내놓은 해법은 천차만별이었다. 포잠바크는 단절된 신도시를 연결하기 위한 고가도로와 고속전철 도입을 제안했고, 안톤 그럼바흐는 “파리가 바다와 연결돼야 한다.”면서 4대강 프로젝트와 비슷한 물길 건설을 주장했다. 장 누벨은 파리 시내의 모든 건물을 한 개 층 이상 높이는 것이 주거난과 인구밀집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내놓았고, 카스트로는 파리 시내 전역과 빌딩들을 녹색으로 물들였다. 프랑스 정부는 그랑파리를 전담하는 부처를 만들고, 10개 팀에서 공통점을 찾아 실제로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진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포잠바크를 디렉터로 한 AIGP를 구성해 그랑파리 프로젝트 참여 10개 집단이 매월 1~2회 정부와 함께 주제별로 구체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안이 발표된 뒤 1년이 지난 지금 최소 6개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파리 내외곽에서 진행되고 있다. 슈라드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단순히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도시계획이 아니라 계획과 합의도출, 시행에 이르기까지 사회 공동의 합의를 만들어 정권 교체나 패러다임 변화에도 탄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파리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구의회 의장을 만나다] 서대문구 황춘하 의장

    [구의회 의장을 만나다] 서대문구 황춘하 의장

    “진심이 통하는 의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황춘하(45)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장은 16일 젊은 구의회의장으로 중책을 맡은 것에 대해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가식 없이 펼친다면 통하지 않겠느냐며 소신을 밝혔다. 4선 의원과 격돌해 수장직에 오른 그는 공약한 사항만큼은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이뤄내는 성격 탓에 ‘황소’라는 애칭을 얻었다. 초선(4대 의회)시절 그는 내부순환로 교통정체 문제해결을 위해 6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대 램프설치를 관철시켜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또 홍은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이동목욕 봉사를 하면서 홀몸 어르신들의 청결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저소득층을 위한 이동빨래방도 제안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의장이 된 지금도 그는 복지사업에 관심이 많다. 현재 그는 차상위계층을 포함해 7000여가구에 달하는 기초생활수급가구의 자녀 911명을 위해 방과후 교실을 구상하고 있다. 연세대, 이화여대, 명지대 등 인근지역 대학생들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집행부와 협의해 대학생 봉사자들에게는 장학금 지급을 제안할 계획이다. 특히 황 의장은 각 동을 찾아가 직접 민원을 듣는, 찾아가는 의회상(像)도 보일 것을 약속했다.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뀌었어요. 의회가 을이 되고 주민이 갑이 되어야 하는데 공무원이나 의원도 이 사실을 망각하는 듯해요. 그래서 주민과의 간담회를 활성화시킬 생각입니다.” 그는 최근 홍제 전철역 내 불광역 방향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노약자들이 고생한다는 얘기를 듣고 시의회 교통위원장과 담판을 짓고 올해 안에 엘리베이터 설치 약속을 받아냈다. 구보건소 분소 설치에도 소매를 걷붙였다. 다른 자치구에 비해 보건소 시설이 열악해 노인들이 이동·검진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 그는 홍은 1, 2동 통합으로 여유가 생긴 동주민센터(홍은1동)에 보건소 분소가 둥지를 틀도록 한몫했다. 최근 문석진 구청장이 ‘1% 주민참여 예산제’를 도입한 것에 대해 주민 의견을 반영하고 정보를 공개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금까지 의회나 집행부가 생색내기용 예산편성에 지출을 많이 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17일까지 지난해 집행예산을 면밀히 검토해 내년 예산을 짜는 데 잣대로 삼을 계획이다. 그는 “성년의 나이를 먹은 기초의회가 더욱 튼튼히 뿌리내리고 존중받는 의회가 되기 위해 황소 같은 뚝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서대문구 의회는 서대문구의회는 이달 초 재적의원 15명 가운데 황춘하(재선·민주당) 의원이 1표차로 이문복(4선·한나라당) 의원을 제치고 의장에 당선됐다. 이후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불참, 민주당 의원 8명만으로 부의장 선거투표를 실시해 변녹진(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변 부의장은 “불안한 모습에서 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료 의원들과 화합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지역일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의회운영위원회는 류상호(민주당) 위원장을 필두로 윤유현(부위원장), 김호진, 백인기(이상 민주당), 김영원, 홍길식(3선), 이기돈(한나라당) 의원으로 구성됐다. 행정복지위원회는 서정순(민주당) 위원장, 김재관(부위원장), 홍길식(이상 한나라당), 변녹진, 정안순(이상 민주당), 김영원, 윤유현 의원으로 짰다. 재정건설위원회는 오성자(한나라당) 의원이 위원장에 선출됐으며 김호진(부위원장), 류상호, 이문복(한나라당), 백인기, 이기돈, 김다순(한나라당) 의원이 뛰고 있다.
  • “8·29대책 거래활성화에 방점 부동산 ‘붐업’ 목적 아니다”

    “8·29대책 거래활성화에 방점 부동산 ‘붐업’ 목적 아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8·8개각’ 때 유임이 결정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최장수 장관이 됐다. 2008년 2월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국무위원 가운데 현직에 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그는 최장수 장관으로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열심히 일했고 재밌게 일했다. 내 시계로는 1년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년반이나 지났다.”면서 여유 있는 웃음을 보였다. 그는 이 대통령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장관’에 딱 맞는 인물이다. 정부의 핵심사업인 4대강 살리기와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이) 우리 분야에 해박하고 경험이 많으며 이해가 빨라서 좋은 면도 있고, 어려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박건승 산업부장과 1시간30여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당위성을 한참 동안 설명했다. 어떤 질문에도 머뭇거림이 없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책상을 탁탁 치면서 강한 어조로 설명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아직도 반대론자의 의견이 강경하다. 보 건설과 준설 문제가 끝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데. -현재 강에는 1만 6700여개의 보가 있다. 여기에 보 16개 놓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다. 사진으로는 보가 굉장히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 2~4m 높이보다 조금 높은 정도다. 배를 띄우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에서만 해방되면 보는 문제 될 게 없다. 준설 문제도 간단하다. 둑을 보강하고 강바닥을 준설해 홍수대비 능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둑은 97%까지 정비했다. →반대 측과 공론의 장을 마련해 타협할 수는 없나. -안타깝게도 관점의 차이가 워낙 크다. 토론도 무수히 제안했지만 요즘엔 오히려 반대 측에서 피한다. 반대 측은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지만 정부는 다음 정권을 신경 쓰지 않는다. 민주당은 반대하는데 전남도지사 등 현장에서는 찬성한다. 이 문제가 왜 논란거리가 되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내년 6월이면 실질적인 보와 준설 작업은 끝난다.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100% 찬성은 아니지만 (야당의) 묵인 아래 이뤄졌다. 타협이나 원점에서 검토는 의미가 없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일부 광역자치단체장과는 어떻게 풀어 나갈 생각인가.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일시에 후퇴하기 어려워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이 사업이 엉터리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사업은 지자체가 왈가왈부할 사업이 아니라 국책사업이라는 것이다. →‘8·29 부동산 대책’을 오랜 고민 끝에 내놓았다. 발표한 지 열흘이 넘었는데 시장에서는 아직 반응이 없는 것 같다. -세금 문제 등 종합적 대책이기 때문에 반응이 즉각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대책은 거래 위축에 따른 국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을 일시에 활성화하자는 게 아니다. →8·29 대책의 시한이 3월 말인데 그 이후에 나오는 대책은 무엇인가. -9월과 내년 2월 이사철은 돼 봐야 시장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동안 찔끔찔끔 대책을 내놓다 보니 시장이 다음을 기대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할 게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대책을 다 내놓았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매입 때 5년간 양도세 감면은 중장기적으로 검토될 수 있나. -수도권 미분양은 시장 상황에 따라 해소될 수 있는 물량이다. 수도권에도 혜택을 주면 지방 미분양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지방 미분양은 정책적으로 정상적인 수준(통상 7만 가구)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부동산 시장은 분위기를 많이 탄다. 분위기를 띄운다는 측면에서 추가 대책을 검토할 수 없나. -이제 부동산 시장을 다룰 때 ‘붐업’(일시에 띄우기)이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 아직은 집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집값이 너무 높고 더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시장 기능에 맡기면 바닥이라는 판단이 설 때 오를 것이다. 수도권은 그동안 많이 올랐고 그게 조정되는 과정이다. 집값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냉탕·온탕 정책’을 쓰면 안 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하루 100억원의 이자를 내야 할 만큼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LH의 부채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자구노력, 사업구조조정, 임대주택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임대주택건 등 공익사업으로 인한 손실분은 정부가 응분의 보상을 해줘야 한다. 부처간 컨센서스가 필요하다. →LH 본사 이전지 결정 문제는. -직권조정까지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전주와 진주 두 지자체 간에 합의가 되길 바라면서 접근을 유도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 지역균형발전위와 상의해 직권조정을 포함해 올해 안에 결론을 내겠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자금조달 문제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생각은 없나. -용산 문제는 민간 컨소시엄 간에 원만하게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삼성물산 말고도 사업을 희망하는 업체가 있어서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용적률을 800%로 끌어올리는 ‘역세권개발촉진법’을 용산 개발사업에 소급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실무 차원에서 검토한 결과 현 단계에서 이 법으로는 이 사업을 도와주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보금자리주택은 공급 시기와 물량이 줄어든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보금자리는 사전예약 때문에 조기공급 효과가 있다. 이것이 민간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사전예약 비율을 50%로 낮춘 것뿐이다. 2012년까지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서울광장] 4대강 남은 문제 정치로 풀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4대강 남은 문제 정치로 풀어라/최광숙 논설위원

    휘청거리던 4대강 사업이 최근 야당과 충남·북지사 등의 ‘조건부 찬성’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4대강 핵심인 ‘보 건설과 준설공사’에는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조건부 찬성이든 반대든 4대강에 대한 이들의 견해에는 정치적 색채가 짙게 깔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말 4대강 사업과 관련,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고 정책적인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대통령의 말처럼 정책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4대강은 여전히 여야 정쟁의 핵심 논제다. 무조건 반대하던 야당이 한 발 물러섰다고 해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씨를 안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바라보는 국민들과의 현격한 시각 차이부터 좁혀야 한다. 한 30대 주부는 “행정문제인데 잘 안 풀려 정치문제가 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한 전직 장관은 “이 대통령은 대선에서 4대강 사업을 내세워 표를 모았고, 당선 후 그 공약을 추진하는 것은 정치행위”라고 말했다.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 이렇다. 같은 사안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문제 해결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정부의 정치력’이다. 만약 이 대통령이 정치적 이슈임을 알면서 정책으로 다루려 한다면 그것은 사안의 단순화로, 정치적 논쟁을 피하기 위한 의도일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솔직해야 한다. 그래야 답을 찾기 쉽다. 이 대통령의 관점에서 보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추진한 의료보험 개혁은 정책 사안이다. 국민건강을 위한 복지 문제가 정책이 아니라면 무엇이 정책인가? 그러나 미국에서 의료보험 개혁이 100여년간 좌초됐던 것은 보수와 진보, 계층·세대별, 인종 문제 등이 난마처럼 얽힌 고도의 정치 문제였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처음부터 솔직하게 의료보험 개혁 문제를 ‘정치 방정식’으로 풀고자 했다. 그의 접근 방식은 옳았다. 보험사 등 이익단체와 반대파 공화당 의원 등을 만나 설득하는, 전방위 정치 활동 덕분에 관련 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떤가? 정부 측 인사들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에도 반대가 있었다며 4대강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일축한다. 수십년을 뛰어넘어 이들 두 사업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최고 통치자가 일방통행식 정책 결정을 하면 그뿐이었다. 지금처럼 북한의 천안함 폭침도 믿지 못해 유엔에 서한을 보내는 강력한 시민단체도, 이익단체도, 4대강을 쟁점으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강력한 야당도 없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수준이 그때와 사뭇 달라졌다. 수평적 정권교체를 두 번이나 이뤄낸, 정치 경험이 풍부한 국민들이다. 정보나 여론 유통도 어느 시대보다 빠르고, 여야가 싸우는 내막을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고 있다. 외국의 정책들이 어떤 ‘정치적 과정’을 거쳐 추진되는지도 훤히 알고 있다. 이런 국민들을 상대로 일사불란한 정책추진을 꿈꾸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이 시대 정부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갈등 해결 능력이다. 4대강을 계기로 이 대통령은 ‘정부의 정치력’을 높여야 한다. 대통령이 비생산·비효율적인 ‘여의도 정치’를 싫어한다고 정치를 외면하면 안 된다. 정직한 자세로 국민을 설득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내는 ‘진정한 정치’를 하면 된다. 올바르게 정부 정책을 수립해 결실을 맺도록 물과 거름을 주며 토양을 만드는 것이 정치다. 정책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정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와 정책은 둘이 아니다.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정부의 정치력’을 키워야 정책 추진력을 갖춘 효율적인 정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다. ‘정부의 정치력’을 도외시한다면 그 정부는 내편만을 끌어안고 가는 ‘반쪽 정부’밖에 될 수 없다. 4대강 사업을 성공하려면 대통령이 먼저 가슴과 귀를 활짝 열고 반대편 진영의 사람들을 만나라. bori@seoul.co.kr
  • [4대강 새 국면] 낙동강특위 발족 김두관 출구전략?

    [4대강 새 국면] 낙동강특위 발족 김두관 출구전략?

    4대강 사업을 전면에서 반대했던 김두관 경남지사가 나홀로 고민하는 모습이다. 김 지사와 뜻을 같이했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가 비록 ‘조건부’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데다 민주당까지 한 발 빼는 쪽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든든했던 원군이 빠져 외길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역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할 경남도내 기초자치단체장 13명도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찬성하며 김 지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기초자치단체장들은 “독단적으로 도민의 뜻을 왜곡하지 말고 시·군과 순수한 도민의 뜻을 수렴해 대외적인 의사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지사로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김 지사는 4대강 사업 반대를 선거 공약으로 들고 나오면서 무조건 반대하는 것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보 건설과 준설은 환경파괴사업이라며 강력히 반대했지만 일부 사업은 필요성이 있어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부가 사업을 재검토해 조정하면 다른 사업은 추진해도 좋다는 것이다. 사실상 조건부 찬성인 셈이다. 김 지사는 반대하는 사업이 조정되기 전에는 찬성하는 사업이라도 계속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지만 마치 사업을 전면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도 정부가 명분을 만들어주면 4대강 사업에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도정에 전념해야 할 도지사로서 언제까지 국책사업을 놓고 반대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도민들로부터 “도지사가 낙동강 사업에만 매달린다.”는 비난이 부담스러워서다. 그는 직원 조회에서 “낙동강 사업은 많은 일 가운데 하나인데 지사가 중앙과 다른 입장을 내고 뉴스를 타니까 4대강 사업만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5일 강병기 정무부지사를 위원장으로 출범한 경남도의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도 김 지사의 출구전략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특위 출범식에서 “특위 활동에서 나온 대안을 바탕으로 경남도의 입장을 정리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되는 수해와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도민들을 위해 일반적인 치수사업과 수질개선 사업은 최대한 추진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4대강 사업의 일부 내용에는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정부 측에 빨리 명분을 달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오후 임경국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이 김 지사를 전격 방문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사실도 예사롭지 않다. 김 지사는 임 청장에게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감정 섞인 ‘공문 주고받기’가 아니라 대화로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메시지로 보인다. 김 지사의 뜻에 따라 낙동강 사업 피해 조사 용역 추경 예산이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의 동의 아래 통과된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일련의 상황을 김 지사의 4대강 사업 반대 출구전략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4대강 찬성’ 배경 들어보니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4대강 찬성’ 배경 들어보니

    진보성향 단체장들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지사가 4대강 사업을 큰 틀에서 찬성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4대강 사업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터라 이 사업에 반대하는 진보성향 단체와 환경단체들이 이 지사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찬반논란이 뜨거운 4대강 사업에 대해 이 지사가 찬성한 배경은 무얼까. 이 지사는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4대강 사업을 무조건 찬성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하를 만들기위해 대규모 보를 만들거나 준설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아직도 반대한다.”면서 “충북은 홍수나 가뭄을 예방하기 위한 치수사업이 대부분이라 주민들을 위해 충북에서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은 다른 지역과 달리 크게 반대할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어 “다만 미호천 작천보 설치와 5곳의 농촌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어 국토해양부에도 지난 3일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선거 전과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후보 시절에도 똑같은 입장이었고, 민주당도 4대강 사업을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을 전면 반대하는 다른 지역 단체장들의 행보에 대해선 “내가 국회의원이라면 다른 지역 문제도 거론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충북지사 신분이라 충북지역 얘기만 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충북도는 4대강 사업을 재검토하기 위해 환경단체와 학계, 공무원들로 구성된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도는 검증위에서 나온 결론을 바탕으로 입장을 정리해 정부에 곧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내 뜻과 일치하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검증위에 참여하고 있는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4대강 사업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충북도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씨줄날줄] 세종벨트/노주석 논설위원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는 템스강 북쪽, 레스터 스퀘어와 코벤트 가든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100여개의 공연장과 30여개의 뮤지컬극장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다. 런던 구시가지를 기준으로 서쪽 끝에 위치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영국은 영화, 음악, 미술, 건축, 뮤지컬 등 문화 관련 창작산업으로 먹고산다. 창작산업의 규모는 2005년 기준으로 연간 785억파운드에 이르며 국내총생산의 8% 이상을 차지한다. 고용인구의 7%인 195만명이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웨스트엔드는 캐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등 세계 4대 뮤지컬의 발상지이다. 뮤지컬시장 규모만 연 4조원에 이른다. 2007년 1360만장의 티켓을 팔았다. 매년 20억파운드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런던을 방문하는 관광객 중 42%가 뮤지컬을 보려고 웨스트엔드를 찾는다는 통계도 있다.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웨스트엔드와 함께 세계 뮤지컬시장의 양대 산맥이다. 웨스트엔드가 음악을 중시하고 사변적인 주제를 다룬다면, 브로드웨이는 감각적이고 화려하다. 브로드웨이는 브로드웨이, 오프 브로드웨이,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등 3개 지역을 총칭한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브로드웨이는 맨해튼 타임스퀘어를 중심으로 좌석 수 500석 이상의 대형 극장 40여개가 몰려 있는 시어터 디스트릭트를 지칭한다.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2007~2008년 시즌 동안 1227만명이 관람, 93억 7000만달러어치의 입장 수입을 거뒀다. 서울시가 광화문 일대를 한국의 브로드웨이, 한국의 웨스트엔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광화문 주변의 역사문화시설과 문화예술공연장을 한데 묶어 서울의 대표 관광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름하여 ‘세종벨트’다. 벨트 안에는 광화문광장을 중심축으로 5개의 공연장, 6개의 박물관, 5개의 미술관, 5개의 고궁 등 30여개의 문화·예술시설이 포함된다. 이를 50여가지의 공간별, 시간별, 테마별 패키지상품으로 만들어 팔겠다는 구상이다. 통합 티케팅&인포센터가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 들어선다. 서울관광의 시작 페이지가 생긴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선거과정에서 관광객 1200만명 유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돌아갔다며 상대 후보들에게 심하게 추궁당했다. 성과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모쪼록 세종벨트가 공약실천의 성공적 시발점이자 종착역이 되길 기대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지방자치 기획 돋보여… 연중 시리즈로”

    “지방자치 기획 돋보여… 연중 시리즈로”

    서울신문은 28일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제38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고 지방자치뉴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와 개선점을 논의했다. ‘지방행정과 자치’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는 김형준(명지대 교수) 위원장과 이문형(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청수(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수석전문위원)·한경호(소방방재청 기획조정관)·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이영신(이화여대 학생) 위원이 참석했다. 서울신문사에서는 이동화 사장, 박재범 주필, 이목희 편집국장, 류찬희 사회2부장, 박상렬 편집1부 차장 등도 함께했다. ●“좀더 심층적으로 파고들었으면…” 한경호 위원은 “민선 5기 출범과 함께 6회에 걸친 특집 기획 시리즈가 돋보였다.”며 “일회성으로 끝내지 말고 연중 기획 시리즈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단체장 심층 인터뷰도 시·도교육감 등으로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수열 위원은 “지방자치와 지방행정에 대해 다른 신문보다 서울신문이 정보의 양도 많고, 사실 전달에 충실하지만 좀더 심층적으로 파고들어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지방재정 위기문제를 다룬 기사에서도 행정안전부의 입장을 따라가는 거 아니냐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의 문제를 지적할 때 ‘서울신문 보도 그후’를 통해 사후 처리가 어떻게 됐는지를 확인해 주는 기사도 다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청수 위원은 “서울시의회의 경우 교육위원장 선출 문제를 두고 파행을 겪고 있다.”며 “일반 시의원에게 교육위원장 자리를 맡기려고 하는 것에 교육의원들이 반발하기 때문인데, 이런 부분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문형 위원은 “서울신문이 지방자치와 행정 부문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으니,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를 평가해 보는 것을 제안한다.”며 “도시경쟁력 지수라든지, 재정건전지수 등 몇 개 지수를 가지고 연말에 관련 단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를 평가해 보고 성공사례를 다른 자치단체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건의했다. 이영신 위원은 “‘새 꿈, 새 구정’ 기획기사로 신임 구청장의 핵심 사업 및 공약을 짚어준 기사가 돋보였고, 주민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관악구의 12가지 테마 봉사를 다룬 기사는 다른 신문들이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인데 잘 짚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그러나 “경북 4대강 홍보관이 최초 개관했다는 기사에는 예산 낭비의 요소가 없는지 고발성 기사로 갔으면 하는 생각이다.”며 “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취재원을 다양하게 취재했으면 좋은 기사가 나왔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섹션별 특징이 명확하지 않아” 김형준 위원장은 “자치종합과 서울메트로, 서울in, 서울포커스 등 다른 신문보다 행정·자치에 많은 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섹션별로 메인 주제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또 “독자들이 행정과 지방자치에 대해 어떤 기사를 요구하는지 파악해 보고, 패널단을 구성해 보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동화 사장은 “국회에서 논의되는 지방행정 관련 문제를 소홀히 해왔는데, 그 문제를 선별해 다뤘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마무리했다. 이 사장은 이어 “지방자치와 행정을 중요 방향으로 세웠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분야 심층보도를 강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강원도 고교평준화 방침에 반대”

    진보 성향의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의 ‘교육 실험’중 하나인 고교 평준화시행이 초기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강릉고를 비롯해 소위 강원지역 명문 고교인 춘천고·춘천여고·원주고·원주여고·강릉여고 등 6개 고등학교 동창회는 28일 도교육청을 방문, 민병희 교육감에게 고교평준화 반대 의사를 담은 건의서를 전달하는 등 고교 평준화 반대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각 학교별로 총동창회이사회 등을 개최하고 의견을 모아 비평준화 고수 입장을 확인하고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고교평준화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춘천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현재 고등학교 간 환경 및 교원의 질 등의 편차가 큰 가운데 평준화를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강릉·원주 등 같은 입장을 갖고 있는 다른 지역 고교와 연대해 평준화를 적극 저지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고교평준화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게 될 고교평준화추진단 구성을 끝내고 2012학년도부터 춘천·원주·강릉지역의 고교평준화 시행을 위해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까지 현지조사와 면담, 여론조사, 공청회를 마친 후 강원교육발전기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늦어도 오는 11월까지 고교평준화 실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민병희 교육감의 4대 공약 중 핵심인 고교평준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고교평준화추진단을 구성,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등은 모두 외부기관에 의뢰하는 등 최대한 공정하게 업무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4대강·성희롱 보도에 필요한 비판/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4대강·성희롱 보도에 필요한 비판/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서울신문이 창간 106주년을 맞았다. 민족지였던 대한매일신보와 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문이라는 양 극단이 녹아든 1세기이니 면면히 이어진 정신이 없다 해도 최고(最古)라는 자긍심까지 인정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서울신문이 지난 7월20일의 창간기념 사설에서 ‘작은 차이’를 버리고 ‘큰 같음’을 추구하는 공론의 장이 되기를 독자 앞에서 다짐했다. 이러한 다짐이 의례적이지 않게 들림은 아마도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워 남의 것을 듣지조차 않는 최근의 여러 신문의 행태 때문일 것이다. 그런 서울신문이 7월19일과 20일,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업적 또는 실책이 될 수 있는 4대강 기사를 특집으로 실었다. ‘솔루션’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양쪽의 극단적 주장은 배제시켜 지금까지 갈등의 주범이었던 4대강 문제에 대해 나름의 공공선을 추구해 보고자 했다. 공약이었던 대운하가 국민의 집중적 비판을 받자 이의 대체물로 나온 4대강 사업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사업에 반대해 왔던 야당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지방의 광역단체가 직접 이해관계자인 이 사업을 놓고 자칫 중앙과 지방 사이에 불협화음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생긴 것이다. 각기 다른 당 소속이 단체장이 된 경남과 경북은 같은 강에서도 의견을 모으기 어렵게 되었다. 서울신문은 ‘수계별로 시급성을 검토해 완급조절을 해야 한다’(7월20일 자 사설)는 결론을 냈다. 개별 강의 특성에 맞춰 어떤 것은 좀더 빨리, 다른 것은 이보다 늦게, 먼저 한 것의 효과를 보아가며 추진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다소 쉬운 것 같은 이 결론이 오랫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이 문제에 적절한 해결책인지는 미지수다. 특히 서울신문은 이 사업이 ‘이미 상당히 진척된 상태’라 ‘타당성 논란을 되풀이할 계제도 아니다’는 전제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 원천적으로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외면 받을 수도 있다. 강의 정비가 4대 강 중에서 가장 시급하다는 영산강에서도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보(洑)는 현실적 차선책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결론이 서울신문 역시 아는 바대로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해당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이러한 주장을 한 바 있고, 다른 언론 또한 이를 외면만은 하지 않았다. 물론 달라진 지금의 계제에서는 같은 주장이라도 새로운 의의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의의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주장을 계속 무시해 온 당국의 속전속결 태세, 밀어붙이기 능사를 적절하게 비판했어야 했다. 영산강의 부각, 김두관 지사 인터뷰 등에서 다소 비판적인 ‘행간’이 읽히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 수준에 그치기에 이 사업은 너무 많이 논의되었다. 모든 의견이 나름의 대접을 받아야 하는 공론장이지만, 그 미덕은 서로 간의 편견 없는 활발한 비판과 토론이므로 필요한 비판까지 생략해서는 안 된다. 지난주 세간의 화제는 뭐니뭐니 해도 강용석 의원의 성 희롱 발언이었다. 국회의원, 그것도 법조인 출신이라는 공인의 낮은 성의식과 권력 남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 사건은 여러 면에서 많은 유산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당사자가 여파를 두려워한 소속 정당의 조치에 의해 제명되었고, 지금의 분위기로 보아 그 정도에 머물 것 같지도 않다. 사회적 효과는 긍정적일 것이다. 이제 그 누구라도 약간의 권력을 내세워 약자인 상대방의 인권을 침해하는 몰지각한 행위는 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이런 기사를 쓰고 싶어 하지만, 기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아마도 평소에 이루어 놓은 어떤 성가가 더 많은 확률로 보답할 텐데, 이는 소속 언론뿐만 아니라 기자 개인도 만든다. 이런 노력을 바로 지금 하고 있는지, 서울신문을 포함해 모든 기자들이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 [7·28 민심 르포] ⑤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7·28 민심 르포] ⑤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7·28 보궐선거를 치르는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유권자들 사이에선 요즘 부쩍 ‘호구조사’(?)가 유행이다. 동네 사람 두세 명만 모이면 ‘○○○ 후보가 학교 후배야.’, ‘○○○ 후보의 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이셨어.’ 등 후보들과의 인연 맞춰 보기에 여념이 없다. 밑바닥에는 고향 사람을 당선시키겠다는 ‘소(小)지역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605㎢)보다 7배나 넓은 선거구(4155㎢)에서 단 1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치열함이 표심(票心)의 선택기준마저 좁혀 놓았다. 한나라당 한기호, 민주당 정만호 후보의 2강(强) 구도 틀에서 민주노동당 박승흡 후보, 무소속 정태수·구인호 후보의 추격전이 펼쳐지는 혼전 판세는 ‘고향 표’ 끌어모으기가 최대 관건이다. 22일 선거운동이 중반을 넘기면서 소지역주의 양상은 더 두드러졌다. 4개군 가운데 유일하게 후보를 못낸 화천군 아리에서 만난 개인택시기사 이모(52)씨는 “한나라당 한기호 후보와 무소속 정태수·구인호 후보의 고향인 철원 사람들이 고민 좀 되겠더라.”면서 “양구와 인제는 각각 그 지역 출신 정만호 후보, 박승흡 후보로 표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를 3명이나 배출해낸 철원 갈마읍 버스터미널 한쪽. 손님을 기다리는 5~6명의 개인택시 기사들도 선거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한 기사는 “고교 동기동창인 정태수 후보를 찍을 것”이라면서 “당적을 가져 봤자 맨날 싸움박질에만 골몰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사는 “어릴 적 구인호 후보 옆집에 살았다.”면서 “원래 한나라당이던 구 후보가 한 후보에게 공천을 뺏겼으니 꽤 억울할 것”이라며 동정론을 폈다. 동송읍에 사는 박모(43)씨도 “이곳은 접경지역이다 보니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완화하는게 가장 큰 민원인데 군단장 출신인 한 후보가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양구읍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덕수(50)씨는 “청와대 비서관도 지낼 만큼 똑똑하고 젊은 민주당 정만호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의 고교 선배라고 밝혔다. 옆에서 듣던 그의 동갑내기 친구도 “화천과 양구를 연결하는 배후령 터널이 원래 작년에 개통됐어야 하는데 4대강 사업에 예산이 몰리면서 내년 개통도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정치인들이 20년 동안 배후령 터널을 공약으로 써먹었는데도 해결 못하니 이번엔 양구 출신 국회의원으로 뚫어봐야겠다.”고 거들었다. 민노당 박승흡 후보는 고향 인제에서 세를 모아가고 있다. 이곳 택시기사인 이대영(51)씨는 “이곳은 원래 한나라당세가 셌지만 요즘에는 인제 출신인 박 후보 지지세가 강해졌다.”면서 “박 후보 부친이 학교 교장 출신이어서 꽤 신망도 높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선거구들처럼 연령대별 지지성향 편중세도 나타났다. 인제에 사는 김모(29)씨는 “한나라당의 독주 견제를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천의 한 카센터에서 일하는 고성영(30)씨는 “기존 정당들보다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인제에 사는 박순호(62·여)씨는 “민노당 박 후보가 원통 사람이라 뽑아야 되는데 당이 ‘노동당’이어서 내키지 않는다.”면서 “한나라당이 싸움질만 안 했으면 딱 좋은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철원·화천·양구·인제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7·28 민심 르포] ③ 천안을

    [7·28 민심 르포] ③ 천안을

    “사람 마음을 알 수가 없시유. 후보도 보고 당도 봐야지유.” 두루뭉술한 말투 속에 마음을 엿보기란 쉽지 않았다. 7·28 재·보궐 선거를 바라보는 천안을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뜨거운 감자였던 ‘세종시’ 인근에 위치한 천안을은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와 민주당 박완주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충청의 맹주를 자처했던 자유선진당(박중현 후보)이 6·2 지방선거 패배의 설욕에 나선 분위기다. 주목할 건 각 당이 타깃으로 삼는 유권자와 그 유권자의 마음이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타깃 유권자가 다른 당의 공약에 호감을 갖고 있어 당 지지도와 공약이 별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얼마든지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도 세종시 여진 계속중 9개월 동안 들끓었던 세종시 여진은 여전했다. 토박이들이 많이 산다는 서북부 4개면 중 하나인 입장면에 사는 장대훈(62)씨는 19일 “예전엔 한나라당 인기가 좋았는데, 세종시 때문에 표를 많이 깎아먹었다.”고 말했다. 이 4개면은 2008년 총선에서 천안을에 출마했던 한나라당 김 후보가 재벌 회장 이미지를 씻고자 서민 행보를 하는 등 60대 이상 고령층에 인지도를 높여 놓았다고 자부했던 곳이다. 50년을 이곳에서 살았다는 정선내(80·여)씨는 “한나라당을 밀어야 하지 않겠어.”라면서도 “젊은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양명혁(53·여)씨는 “공약이 지켜진 게 뭐가 있느냐.”면서 “세종시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장날이었지만 장터는 한산했다. 유세에 관심을 갖는 이도 별로 없었다. 생선가게 노점상은 팔리지 않는 생선을 노리는 파리떼를 쫓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장에 나온 이모(70·여)씨는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다.”면서 “그래서 민주당을 많이 찍어야 한다는 거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은 크게 먹히지 않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임양순(35)씨는 “4대강이니 심판론이니 특별히 와 닿지 않는다. 교육 문제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유권자, 공약·당 선호도 달라 반전 기대 20~30대에서는 예상대로 민주당 지지자가 많았다. 외지인 비율이 70%에 이르는 쌍용동·성정동 등 중산층이 사는 지역은 젊은 층이 많이 살아 야당 지지자들이 많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박창환(23·회사원)씨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었다가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유층, 고령층 사이에선 기업(빙그레) 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김 후보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았다. 황숙희(43·여) 공인중개사는 “나이 많은 분들은 ‘세종시 수정안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많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천안시 유치에 대해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공약과 당 선호 간에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다. ‘힘이 없다.’며 선진당에 부정적이다가도 “그래도 충청이 만든 당의 정체성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종희(39·여)씨는 “민주당과 선진당을 놓고 고민하지만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지역발전을 위해 괜찮다는 의견들이 많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보다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천안을은 충남에서 투표율이 낮은 지역 중 한 곳이다. 박미희(35·여)씨는 “관심도 없고 뽑을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조모(33·여·회사원)씨는 “기껏 뽑아놨더니 사퇴나 하고….이번에는 투표소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천안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천안함사태 마무리후 6자회담 재개돼야” 54.9%

    “천안함사태 마무리후 6자회담 재개돼야” 54.9%

    6·2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의 정치적 틀거리를 바꾼 ‘사건’이다. 기존에 여권으로 집중돼 있던 지방 정치 권력이 야당에게 분배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 창간 106주년 기념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사회 통합을 향후 국정 운영의 근간으로 삼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청렴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먼저 전문가들은 ‘후반기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사회 통합’(47.5%)을 꼽았다. 대신 ‘경기 회복’은 33.3%로 2위에 머물렀다. 이는 4대강과 세종시 문제 등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극렬한 대립과 갈등에 휩싸인 만큼 양 극단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또한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났다는 점도 경제 이슈가 2순위로 밀려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세 번째로 많이 나온 답변은 ‘남북관계 개선’(13.1%). 최근 천안함 사태에 따라 급속도로 악화된 남북 관계는 ‘코리아 리스크’의 고조 등에 따라 우리에게도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명박 정권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4%로 후순위로 밀렸다. ‘비리 척결’도 2%에 그쳤다. 최근 이명박 정권의 대북·외교 정책의 현안은 천안함 사태와 6자 회담이라는 두 가지 큰 이슈가 맞물려졌다는 점.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태와 상관 없이 조속히 6자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45.1%)는 것보다 ‘북한의 유감 표명 등 천안함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 6자 회담이 재개돼야 한다’(54.9%)는 편에 손을 들었다. 미세하게나마 현 정권의 대북·외교 기조를 지지하는 입장이 더 많았다. 지방 권력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심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5기 민선 지자체장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청렴성’(44.7%)을 꼽았다. 각종 부패·비리와 연루되면서 임기를 마치지 못한 지자체장들이 지금껏 속출했던 만큼 단체장들의 도덕성이 더 향상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어 ‘공약 이행’이 두번째로 많은 25.2%의 선택을 받았다. 지자체장들이 기존에 공약을 공약(空約)으로 치부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자체의 ‘여소야대’ 정국에 대해서는 ‘민주적 자치행정이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응답이 47.6%, ‘종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 13.6%를 기록했다. ‘심한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38.8%에 그쳤다. 지방 권력의 여야 교체를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서는 찬성이 67.6%, 반대가 32.4%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방 행정이 정당 정치에 휘둘릴 수 있는 현 제도가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세종시를 포퓰리즘의 바다에서 건져내야/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세종시를 포퓰리즘의 바다에서 건져내야/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마라도나 감독의 아르헨티나 호가 남아공 월드컵 8강전에서 좌초했다. 독일전에서 완패한 뒤 라커룸에서 흘리는 메시 선수의 통한의 눈물을 보며 뮤지컬 에비타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아르헨티나여! 울지 말아요(Don’t cry for me, Argentina)’란 애절한 노랫말과 함께. 남미 축구의 쌍벽 브라질도 8강전에서 동반 탈락했지만, 양국의 경제는 천양지차다. 좌파였던 룰라 대통령이 우파 정책을 대폭 수용하면서 브라질 경제는 몇 년째 욱일승천의 기세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수십년째 죽을 쑤고 있다. 한때 세계 4대 경제대국의 추락의 배후엔 에비타의 실제 주인공인 에바와 그녀의 남편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인기영합 정책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두 차례 권좌에 올랐던 페론은 북유럽 복지국가 뺨치는 사회보장제를 시행했다. 국민들은 1년 일하면 13개월치 임금을 주는 페론주의에 열광했으나, 그때 주저앉은 아르헨티나 경제는 여태껏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 눈을 안으로 돌려보자. 세종시 수정안이 얼마 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그 역사적 순간 도시계획 분야의 석학 해리 리처드슨 미국 남가주대 교수의 견해가 생각났다. 그는 2003년 10월 신행정수도연구단 주최 세미나에서 “충청권으로의 수도 이전은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 주최 측의 의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서울에서 너무 가까워 인구 분산효과가 없고 교통체증만 유발할 것이란 논거였다. 한때 도시계획학도였던 기자는 당시 그의 말을 반신반의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도 이전 공약으로 “재미를 좀봤다.”고 실토했을 땐 아차 싶었다. 다수 언론이 그의 언급에서 포퓰리즘의 악취를 들춰내기 시작하면서다. 하지만 수도권 과밀해소나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그의 진정성이 아주 없기야 하겠나 싶었다. 대개 사회·경제 정책은 혜택이 기대되는 측은 환호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쪽은 크게 반발하지 않는 속성을 갖는다. 수혜는 직접적이지만, 예산을 마구 쏟아붓더라도 당장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 탓이다. 세종시 문제가 그렇다. 6·2지방선거에서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야권이 대전·충청권을 석권했다. 전국적으론 수정안 지지가 높았지만 표로 결집되진 않았다. 물론 모든 정책은 수혜 예상 집단에도 결과적인 피해를 입힐 때 포퓰리즘으로서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게 된다. 페론주의가 결국 아르헨티나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박탈했듯이 말이다. 세종시 원안 반대론자의 예상대로 자족기능이 없어 밤이면 불이 꺼지는 유령도시가 될 때도 마찬가지일 게다. 세종시의 미래가 그럴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세종시가 자족 기능이 부실하다는 것은 원안 사수파도 인정하는 것 같다. 수정안 부결 이후 ‘원안+α’ 논쟁이 가열되고 있음을 보라. 야권은 원안인 행정복합도시특별법을 고쳐 수정안에 있는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추가하거나 기업·대학 유치를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 여타 지역의 역차별 주장이 불거지게 된다. 이제 서울과 세종시, 두 수도가 현실이 됐다. 문제는 총선·대선 등 선거 때마다 ‘+α 공약’이 봇물처럼 터져나올 게 불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세종시를 포퓰리즘의 바다에서 건져내려면 비효율을 최소화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급선무다. 예컨대 부처 간 화상회의를 활성화해 공무원들이 양쪽을 오가는 낭비를 줄여야 한다. 국회가 열리면 관료들이 죄다 여의도에 진을 치는 행태도 바꿔야 한다. 아르헨티나인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탱고축구의 파산’으로 꽤나 상심했단다. 하지만 포퓰리즘의 덫에 걸려 겪은 기나긴 고통에 비할 텐가. 세종시 수정안 부결이 대권이나 금배지를 노리는 정치권 주자들이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는 신호탄이 된다면 정말 가공할 사태다. 50년간 페론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국가부도 사태까지 맞았던 ‘아르헨티나의 길’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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