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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 관리 현주소] (상) 카르텔 덫에 걸린 문화재 수리

    [문화재 관리 현주소] (상) 카르텔 덫에 걸린 문화재 수리

    지난해 5월 문화재청이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해 대대적인 숭례문 복구 준공식을 열었다. 옥색 저고리 차림의 박 대통령은 “감격의 순간을 국민과 함께 맞게 돼 기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불과 5개월이 흐른 지난해 10월 숭례문의 ‘옷’이나 다름없는 단청이 떨어져 나갔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이어 기와, 누각 기둥 등 곳곳이 앓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국민 여론은 활활 타올랐다. ‘원전 비리’에 빗댄 박 대통령의 일성과 함께 감사원과 경찰의 내사가 이어졌다. 지난 달 26일 발표된 경찰의 종합 수사 결과는 우리의 문화재 관리, 운영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단면이었다. 사회적 명망이 높았던 도편수 신응수(71) 대목장은 숭례문 복원 공사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청으로부터 공급받은 금강송과 국민 기증목 상당수를 빼돌린 혐의가 드러났다. 또 신 대목장을 비롯해 다수 문화재 시공업체들이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을 대여받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고 대형 시공업체 대표가 수리 과정에서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문화재청 직원 등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혐의는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업계 일각에선 문화재 수리·보수업계의 고질적 병폐 가운데 일부가 공개됐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면허 대여’나 ‘떡값’은 업계에선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며 수리업계 전반의 입찰 담합, 보조 사업 과정에서 국가예산이 전용되는 행태 등 훨씬 더 심각한 비리가 여전히 덮여 있다는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문화재 수리·보수업계에선 ‘입찰 담합’이나 ‘자본적 보조 사업’ 과정의 예산 전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업체들은 오히려 “8000만~1억원의 소규모 공사를 주로 수주하는 대다수 수리·보수업체들은 겨우 입에 풀칠만 하는 형편”이라며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불만을 토로한다. ‘자본적 보조 사업’이란 사찰, 고택 등의 문화재 보유자가 주변 공사를 위해 20%의 예산을 갖추고 정부 보조를 신청하면 80%의 예산을 지원받는 방식의 사업을 뜻한다. 문화재청과 시·도 지자체가 발주하는 관련 공사 대다수가 조달청의 전자입찰을 통해 이뤄지는 마당에 어떻게 담합이 가능하냐는 항변도 만만찮다. 현재 조달청의 공개입찰은 업체의 시공 경험, 재무 상태(각각 10~15점), 공사 가격(70~80점) 등의 배점에 따라 이뤄진다. 배점이 큰 가격을 정하는 데는 난수표까지 동원된다. 하지만 앞선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보고서에서 드러났듯이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는 건설업계의 수법은 문화재 수리·보수업계라고 예외일 수 없다는 게 업계 일부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업체들의 ‘입찰 담합’과 ‘자본적 보조 사업’ 수주야말로 완전한 사각지대”라고 꼬집는다. ‘입찰 담합’은 수리·보수업체가 다수의 자회사를 들러리로 내세워 특정 공사의 공개 입찰에 나서거나 입찰 전 지역·업체별로 미리 잠정적으로 공사를 배분한 뒤 입찰에 나서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때 자회사는 부인, 자녀 명의로 된 별도의 회사이거나 아예 표면적으로 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비공개 회사인 경우가 많다. A업체가 B지역의 C문화재 수리·보수 공사에 참여할 경우 공개된 자회사와 비공개 관계사 등 5~10곳을 한꺼번에 동원해 인위적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아울러 주로 지역에 기반을 둔 문화재 수리·보수업체들은 기술자, 기능인들의 촘촘한 인맥으로 엮이곤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쪽 업계만큼 ‘카르텔’이 두껍게 형성된 곳은 드물다”고 귀띔한다. 카르텔을 섣불리 깼다가는 지역 업계에서 입지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나무 바꿔치기’ 혐의로 물의를 빚은 신응수 대목장도 자신이 운영하는 강원 강릉시 W목재 옆에 아들이 운영하는 S목재 회사를 따로 두고 있다. W목재는 숭례문 복원 공사에 사용된 목재를 전부 공급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던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W목재와 S목재는 문화재 보수입찰(목재 분야)에서 자주 경합했던 곳들”이라며 “사무실을 함께 쓰고 창고만 따로 운영해 사실상 신 대목장이 운영하는 한 업체가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해 국비가 투입된 전국의 문화재 보수정비사업은 총 1081건에 2338억원(2월 기준)에 이른다. 이 중 국비 3억원 이상을 들인 사업은 175건, 1651억원 규모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국비가 투입되지 않은 (중소규모) 사찰, 고택의 수리·보수까지 합하면 연간 문화재 수리·보수 시장의 규모는 5000억원까지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문화재 수리는 3곳의 대형 업체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광화문 복원 사업의 시공 업체로 대표이사가 이번 경찰 조사에서 특경법(횡령), 뇌물공여, 문화재 수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J사와 지역 시·군 구획정리 사업에서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진 숭례문 시공 업체 M사, 역시 오랜 기간 문화재 보수 사업을 해 온 W사 등이다. 이 가운데 경찰에 입건된 J사의 K(76) 대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1980년대 이전까지 지역 공연 사업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진 K 대표는 이후 낙안읍성 민속마을 등 전남 지역 문화재 건축 사업을 통해 자리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에서 직접 먹고 자며 회사를 키울 만큼 열성을 보였고 오랜 세월 문화재 수리업계에 몸담으며 자연스럽게 문화재청 공무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는 이번 경찰 조사에서 법인자금 횡령, 뇌물공여, 수리기술자 자격증 대여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자본적 보조 사업’도 업계에서는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된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서류상으로만 20%의 자본을 갖춘 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실제로 사업을 진행하는 관행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들이 공공연히 떠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수리·보수업체 상무나 이사가 브로커로 참여해 실질적인 사업을 주도하고 문화재 보유자에게는 리베이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결국 실제 사업예산은 정부 보조금 80%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리베이트 등으로 10~15%가 지출돼 부실 공사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삼환기업 비자금 의혹 ‘63빌딩 리모델링’ 수사

    삼환기업 비자금 의혹 ‘63빌딩 리모델링’ 수사

    검찰이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빌딩(63빌딩) 리모델링 과정에서 한화그룹과 삼환기업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2010년 8월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한화그룹은 4년여 만에 또다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지난 5일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아 관련 기록을 검토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기록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삼환기업은 2005년 63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한화그룹 측에 수십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1061억원대 규모의 공사를 진행했던 한화그룹은 공개입찰을 거쳐 삼환기업에 공사를 맡겼으며 삼환기업은 하청 업체에 공사비를 부풀려 지급한 뒤 실제 공사비를 뺀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건설 공사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비자금 조성에 사용한 관행적인 수법이다. 검찰은 경찰 수사 기록에 대한 검토가 끝나는 대로 비자금 조성 경위 및 돈이 전달된 경로, 한화그룹과 삼환기업 간 거래 경위, 구체적인 비자금 조성 액수 및 사용처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이에 한화그룹 관계자는 “삼환기업이 공사를 수주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라면서 “경찰 조사 단계에서도 한화그룹 임원은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시중에 나돌던 말이지만 경찰 조사에서도 우리가 연루됐다는 통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출마선언 김황식, 화법 확 달라졌다

    출마선언 김황식, 화법 확 달라졌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달라졌다. 총리 시절엔 딱딱하고 판에 박힌 ‘공무원스러운’ 화법을 주로 썼다면, 지난 14일 귀국 이후에는 연일 기성 대중정치인 뺨칠 만한 비유법을 현란하게 구사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16일 새누리당 당사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제가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처럼 보일지 몰라도 제 마음속은 마그마가 끓고 있는 눈 덮인 휴화산과 같다. 뜨거운 열정이 있다”고 ‘화끈한’ 비유법을 사용했다. 그는 또 “저를 가까이서 경험한 분들은 매우 역동성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는 말로 자신의 정적(靜的)인 이미지를 털어내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출마 선언 직후 경쟁자 중 한 명인 이혜훈 최고위원의 캠프를 찾아 “이 최고위원이 정치 선배이시고, 제가 초년생이니까 잘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15일 공천 신청을 하는 자리에서는 “이제 저는 신입생”이라면서 “여권이 서울시장을 탈환하는 데 하나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앞서 지난 14일 귀국 일성으로 “지지율을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다. 출마는 늦었지만 역전 굿바이 히트(안타)를 치겠다”고 말한 것도 정치권에서 화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의 최장수 총리인 김 전 총리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야당 비판과 관련,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경제 활성화에 토대가 되는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귀에 쏙쏙 들어올 만한 쉽고 시각적인 어휘를 구사하는 것을 보면 김 전 총리를 밀고 있는 ‘선거 전문가’들이 조직적으로 코치하고 있는 인상도 짙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예상보다 강하게 치고 나오면서 정몽준 의원과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의 ‘굿바이 히트’ 발언에 대해 15일 “야구로 치면 5대 몇쯤으로 앞서 가는 쪽이 대개 이긴다”고 반격했다. 정 의원은 또 “(김 전 총리가) 연세가 있는데 너무 무리하지 마셨으면 한다”고 은근히 김 전 총리의 연로함을 부각시켰다. 이에 김 전 총리는 “제가 알기로 3살 차이인데, 서독을 부흥시킨 아데나워 전 총리가 총리 될 때 나이가 74세”라고 되받아쳤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수계·댐별 유량·수위 등 1분간격 분석 ‘홍수 파수꾼’

    수계·댐별 유량·수위 등 1분간격 분석 ‘홍수 파수꾼’

    홍수 때 댐 수문을 여닫는 의사 결정은 국토교통부 홍수통제소가 지휘한다. 홍수통제소의 의사결정은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의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를 둔다. 물관리센터는 국내외 기상전문기관으로부터 각종 예보 기초자료를 실시간으로 받고 자체 장비를 동원해 댐유역 국지 기상을 분석, 강우를 예측한다. 물관리센터가 홍수 예방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육상에서는 수계별, 댐별 홍수 정보를 수집하고 댐 상·하류 수위를 예측한 뒤 댐 방류 시기와 양을 정한다. 이를 홍수통제소에 보내면 수문을 열게 되는 것이다. 모든 자료는 1분 간격으로 생산된다. 주요 하천에 설치된 유량 측정기를 통해 수위 변화가 자동으로 센터에 들어온다. 자료는 무궁화위성 5호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수신 처리된다. 2006년 7월 한강수계 다목적댐(소양강·충주·횡성댐) 유역의 평균 강수량은 898.8㎜로 예년(322.3㎜)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났다.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강수량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강 유역의 대규모 홍수 피해가 눈에 닥쳤다. 일단 상류 충주다목적댐에서 물을 가뒀지만 계속 내린 비로 더 이상 저장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됐다. 충주댐(저수용량 27억 5000만㎥)은 계획홍수위(145m)를 불과 0.1m 남겨 두고 있었다. 더 이상 방류를 늦추면 댐 안전에도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다다랐다. 그러나 하류지역은 침수 피해가 늘어난다며 더 버틸 것을 요구했다. 이때 물관리센터의 진가가 발휘됐다. 상류지역 침수를 막고 하류지역 범람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정확한 충주댐 방류 시기와 방류량을 결정했다. 충주댐으로 유입된 28억㎥의 물 가운데 13억㎥를 흘려보내고, 15억㎥를 가둠에 따라 댐을 안전하게 지키고, 하류 지역 홍수위도 3.05m 낮출 수 있었다. 충주댐 하류 하천변 378㏊의 침수를 막아 2조 1000억원의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7월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렸는데 댐 홍수 조절과 4대강사업을 통한 하천준설 효과로 한강 여주 지점의 수위를 5.8m 낮춰 7000억원의 재산피해를 막았다. 정확한 홍수 조절이 가능했던 것은 자체 개발한 ‘K-water홍수분석모형’덕분이었다. 댐 방류에 따른 하류 하천 수위와 홍수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자동 분석하는 첨단기계다. 물관리센터에는 강우예측, 수문자료 관리·재해경보, 홍수분석, 용수공급, 발전통합운영 등 5개 분야 전문 요원 50여명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물관리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것도 바로 K-water 물관리시스템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원수에서 수도꼭지까지 차세대 지능형 관리로 수돗물 불신 없앤다”

    “원수에서 수도꼭지까지 차세대 지능형 관리로 수돗물 불신 없앤다”

    최근 10년 동안 집중호우로 수도권이 물에 잠길 뻔한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뛰어난 물관리 노하우로 넘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다목적댐 덕분으로 홍수 위기를 극복하고 심각한 물 부족현상을 체감하지 못하고 지낸다. K-water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물관리 전문기관이다. 재해예방과 수질관리·분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지난 정부 시절, 국책사업 가운데 하나인 4대강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 본의 아니게 손가락질을 받았고, 그때마다 속앓이를 해야 했다. 홍수 예방 효과 등 긍정적인 면은 가려지고 녹조 발생, 수위 변화 등 부정적인 면만 비쳐지면서 정치적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물관리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물관리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사회적 이슈가 된 녹조 발생도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최계운 사장으로부터 수자원공사의 미래 물 관리시스템 혁신방안을 들어봤다. →사회적 이슈부터 보자. 요즘 들어 기온이 오르고 있다. 녹조가 걱정된다. -물관리 책임기관으로서 녹조 책임을 회피하거나 침소봉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사장이 전면에 나서서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해결할 것이다. 지난해 홍역을 치러봤다. 그래서 올해는 미리 대처한다. 이미 연중 녹조 관리계획을 세웠다. 다음 달부터 4대강 상류를 시작으로 녹조 조사를 실시한다.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정확한 주장으로 혼란을 키우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녹조의 원인을 먼저 밝혀야 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가. -4대강에 발생되는 녹조 원인을 단적으로 이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선 인(P)이 강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점오염원(큰 공장 등 감시와 관리가 이뤄지는 오염)은 대부분 차단된다. 문제는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비점오염원이다. 중소 공장이나 가축 분뇨 등의 유입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결국 녹조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녹조 발생에 즉각 대처하고 효율적인 방제 시스템도 갖췄다.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물관리 전문기관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지만 한편에선 비난도 받고 있다. -그동안 분야별 관리는 잘했고 내놓을 만한 성과도 많다. 하지만 물 분자가 모여 물줄기를 이루듯 전체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취수원부터 가정 수도꼭지까지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했어야 했다. 과학적인 관리가 부족했다는 얘기다. 문제점을 찾아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수돗물 공급 전체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 →‘스마트 워터그리드’(Smart Water Grid)를 무척 강조한다. 스마트 전도사라던데. -스마트 워터그리드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원수에서 수도꼭지까지’ 물 공급 전 과정에서 수량과 수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그 결과를 국민이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지능형 물관리 시스템이다. 수돗물의 생산 모든 과정을 공개해 국민들의 불신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물관리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나. -그렇다. 기존의 물관리 패러다임으로는 인체에 건강한 물 공급, 통합 물관리 실현, 스마트 워터그리드, 녹조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존 사고의 틀을 깨고, 법과 제도의 한계를 넘어서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에서 한 단계 뛰어넘어 ‘인체에 건강한 물’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뒀다. 향후 물관리는 몸에 이로운 미네랄 등을 잘 보존할 수 있는 처리 공정으로 개선한다는 것이다. →태국 물관리 사업 수주는 물거품이 되는 것인가. 해외사업 진출 교두보가 끊기는 것은 아닌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변함없고 현재 태국의 정치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계약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모든 사업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태국 정부와 협의도 계속되고 있고, 수자원공사도 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 4월 총선 이후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면 최종계약에 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 사업에 이어 파키스탄, 필리핀 등에서도 많은 사업 참여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 태국처럼 정부가 자본을 투자하는 사업이 아니고, 세계은행 등의 자금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이라서 사업 리스크도 적다. →댐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많았다. 시민단체에서 일한 경험도 있는데. -댐 건설 자체를 악(惡)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 개발시대에 주민의견이나 환경파괴를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 사업을 벌이면서 부작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다목적댐의 고마움을 간과하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더욱 문제다. 세계은행이 우리나라를 단시간에 물 관리사업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하는 데는 다목적 댐을 비롯한 물공급 시스템과 물관리 전문기관의 설립·운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환경론자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조직했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작 이런 방향으로 각계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 갈등을 줄이면 그만큼 사회적 비용도 줄어든다. 수자원공사가 추진하는 사업은 특히 환경문제로 갈등을 빚어 왔는데 사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협조를 받으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경인아라뱃길이 애물단지로 변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당장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업 초기 운하를 통한 화물 운송량을 부풀린 측면도 없지 않다고 본다. 경인아라뱃길은 단순 물동량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주변은 상습 홍수 피해지역이었다. 홍수 예방 효과는 검증됐다. 지역 주민들도 적극 환영한다.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인항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및 연안운송 보조금 등의 제도 마련과 항로 개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강과 서해를 연결해 관광레저 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다. →물 이용을 둘러싼 분쟁도 야기되고 있다. -지역 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국가차원에서 확보된 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통합수자원관리(IWRM)에 따라 지역 간 재배분을 위한 수리권 조정, 법제도 개선과 지역 간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거버넌스를 구축할 것이다. 기관 간 수자원 정보 공유와 물 부족을 겪고 있는 도서지역의 대체수자원도 개발해 물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 →공기업 경영혁신이 화두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는 14조원이다. 4대강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어디까지나 우리가 갚아야 할 부채다.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해 간부들부터 나섰다. 지난해 임금 인상분을 이미 반납했다. 올해도 임금 인상을 자제했다. 사업 구조조정, 자산 매각, 원가절감, 매출확대 등으로 부채를 줄일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불합리한 관행도 하나둘씩 철폐하고 있다. →물값 인상을 놓고 말들이 많다. -민감한 부분인데,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물값을 올리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진심을 알아줬으면 한다. 4대강사업 빚을 갚기 위한 꼼수는 더더욱 아니다. 현재 수돗물을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다. 낡은 수도관을 교체하고 수돗물 공급지역을 늘리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광역상수도요금은 t당 500원이다. 시중 생수 한 병도 500원이다. 생수가 수돗물보다 1000배 비싸다. 물값을 인상해도 가구당 부담은 1000~2000원이다. chani@seoul.co.kr 최계운 사장은 ▲1954년생 경기 화성 ▲인하대 토목공학과, 서울대 수리학, 콜로라도주립대 수리학 박사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인천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 한국수자원학회 부회장, 국토부 스마트워터그리드연구단장, 인천대 도시과학대학장
  • 도시외곽 개발 지원 14개 투자선도지구 지정

    도시외곽 개발 지원 14개 투자선도지구 지정

    정부가 12일 국토 균형 발전과 지방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의 용도제한 규제를 완화하고 전국 곳곳에 새로운 산업단지를 만들어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는 등 민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도 여전히 지역 발전 등 국책 사업을 공공기관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지역 개발 사업의 핵심 부분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담당해 정부 예산 대신 공공기관의 재원이 대거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13조 9000억원 이상의 투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거지역으로 한정됐던 그린벨트 해제 지역의 용도제한 규제를 풀어 전국 17개 해제 지역에 상가, 공장 등을 건설해 8조 5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실시하는 산업단지 조성과 도시 개발 사업은 LH, 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의 주도로 진행된다. 공공기관에서 기반시설을 다 닦아 놓은 다음에 민간 기업에 산업단지 용지 등을 분양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인천, 대구, 광주에 우선 지정되는 도시첨단산업단지도 LH에서 먼저 개발한 뒤 기업에 분양하는 방식이다. 전국에 총 14개를 신규 조성하기로 한 투자선도지구도 마찬가지다. 지역 생활권을 중심으로 물류·유통단지, 관광단지, 관광휴양시설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지만 도시공사 등의 공공기관 재원이 대부분이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재원이 아니고 LH 등 공공기관에서 사업을 맡아서 한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수자원공사 등에 떠넘긴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것이 6·4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대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기업 돈으로 땅을 사서 개발해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는 정책은 전형적인 정치 비즈니스”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개성공단 등에 투자하는 게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실제 민간 투자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형권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은 “14조원의 투자 효과에는 공공기관 외에 일부 민간 자본도 포함돼 있다”면서 “산업단지를 조성한 이후 민간 기업을 유치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대책에 더해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기존에 추진하던 지역 거점 개발 사업도 보다 활성화하기로 했다. 혁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2016년까지 총 151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주택, 학교, 기반시설 조성에 2020년까지 총 37조원을 투입한다. 지역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기관에서 이전 지역 인재를 우선적으로 뽑는 채용할당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2단계 준공이 완료된 세종시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청사 이전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는 기업을 유치하고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벤처기업 등을 유치하기 위해 세종시의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을 추진하고 세종시에 들어올 대학, 종합병원, 연구기관 등에는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를 신규로 지원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감사원 조직 전면 쇄신한다

    감사원 조직 전면 쇄신한다

    감사원이 고위직 교체를 포함해 조직 내부에 대한 쇄신 작업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단독 면담하고, 공공기관 감사에 대한 진행 사항과 향후 계획 등을 보고한 뒤 박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원 내부의 변화와 쇄신을 주문받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3일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 감사 등으로 실추된 대내외적인 신뢰 회복과 공직 분위기 일신을 위해 조직의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고, 황 감사원장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감사원장은 대통령 보고를 마친 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따로 만나 감사원 업무 전반과 내부 쇄신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비서실장은 공직 인사를 총괄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안 처리를 강조하며 큰 틀을 건드리지 않고 빈자리를 메워 나가는 식’의 충원 인사에 치중하던 감사원의 고위직 인사 처리에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감사위원과 사무총장을 포함한 고위직의 교체설도 흘러나온다. 또 감사원에 대한 쇄신 주문은 그동안 공직사회의 조직 안정을 우선해 왔던 청와대 입장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이는 다른 정부 부처들에도 1급 등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물러나도 안행부를 포함한 장차관들을 전면적으로 바꾸기보다 내부의 최소 범위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도록 하고, 다만 그동안 인적 쇄신이 미뤄지던 주요 부처 1급직에 대한 개편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의 1급직 10명 중 5명을 전격 교체함으로써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바 있다. 결국 감사원에서 전면적 인사가 단행되면 안행부 등에서 연쇄 반응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조직 안정과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서라도 각 부처에서 필요한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방침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여백의 美, 공백의 禍/최여경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여백의 美, 공백의 禍/최여경 문화부 차장

    동양화에는 ‘여백(餘白)의 미’라는 게 있다. 먹과 색으로는 압축과 절제의 묘를 표현하고, 채우지 않고 남겨둔 공간에는 상대의 생각을 담도록 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채워져 있는 자리, 그것이 여백이다. 인간관계에서도, 일상에서도, 집을 꾸밀 때에도 여백의 미는 중요하다. 생각하게 하고 숨통을 틔운다. 하지만 여백의 미가 예외가 돼야 할 부분이 있다. 필요해 만들어 놓은 자리에 그럴 만한 사람을 앉히는 인사(人事)다. 인사의 빈자리는 여백이 아니라 채우려고 했으나 채우지 못한 ‘공백’(空白)이다. 빈자리로 남아 있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 자리는 없어져야 마땅한 것이고, 수장(首長) 자리가 그렇다면 조직의 존폐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인사 공백이 참 많다. 기자 역시 출입처에서 인사 공백을 연이어 겪었다. 지난해 감사원을 출입하자마자 ‘4대강 감사 결과’ 논란에 휩싸인 감사원장이 돌연 사표를 냈다. 지난해 8월 23일의 일이다. 현 황찬현 감사원장이 취임한 것이 12월 2일이었으니, 100일 이상 감사원장 자리가 공백이었다. 한 해를 결산하고 다음 해 감사 방향과 계획을 세울 시기였고, 감사위원회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버티는 상황이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도 감사원장 지명까지는 두 달이 걸렸고, 자리를 채우는 데 한 달 이상 썼다. 황 감사원장이 내정되면서 당시 그가 몸담았던 서울중앙지법원장직은 또 공백이 됐다. 올해 들어 공연을 맡으면서 다시 기관장 공백에 맞닥뜨렸다. 국립극단 예술감독 자리다. 지난달 3일 김윤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새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것은 공석이 된 지 87일 만이었다. 다음 해 공연 계획을 확정할 기간을 수장 공백으로 보내면서 국립극단은 상반기 일정밖에 짜지 못했다. 연극평론가인 김 교수의 됨됨이를 따지면 아주 쌩뚱맞은 인사는 아니다. 2008년부터 국제연극평론가협회장을 맡아 왔다. 평론은 날카롭고, 연극계에서 호불호가 없는 ‘무난한 인물’이다. 임명된 지 열흘 만에 국립극단의 운영 방향을 잡고 짜임새 있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기획력과 추진력도 보였다. 하지만 연극계는 여전히 시끄럽다. 내정 직후 한국연극협회, 서울연극협회, 한국연극배우협회 등이 공동 성명서와 결의문을 연달아 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재고를 촉구하면서 만약 대응이 부적절하면 행동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정부가 부르짖은 ‘문화융성’이 ‘문화농성’으로 바뀔 판이다. 소통 부재, 공백 남발에서 문제의 핵심을 찾을 수 있다. 김 교수가 국립극단으로 오면서 전직인 국립예술자료원장 자리는 또 공백이 됐다. 김 교수의 한예종 정년이 내년 초인 것을 감안해 올해 비상근으로 근무하도록 했다. 국립극단이 한국 연극계에서 갖는 상징성을 떠올리면, 또 손진책 전 예술감독이 자신의 극단을 완전히 내려놓고 전임한 것을 놓고 보면 비상근 예술감독은 확실히 정상적이진 않다. 한 연극계 인사는 “김 감독에 대한 문제 제기에 앞서 연극계와 소통하지 않는 정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인사는 “정부가 연극계와 대화를 나누고 예술감독 임명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면 수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요지부동이다. 이유 있는 여백이 아니라, 의미 없는 공백과 허술한 채움으로 논란을 부추긴다는 것, 모르는 걸까, 모른 척하는 걸까. cyk@seoul.co.kr
  • “물관리 정책 소통 강화”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기존 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수공은 28일 경기도 과천 수도권지역본부에서 물관리 정책 운영 전반과 갈등관리, 상생협력 등을 자문할 ‘K-water 상생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촉식을 가졌다. 위원회는 12명의 외부 전문가와 3명의 수자원공사 직원으로 구성됐다. 특히 외부 전문가 중에 환경·소통·갈등 관리 전문가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박창근(시민환경연구소장) 관동대 교수, 허재영(대전환경운동연합 대표) 대전대 교수, 이정수 녹색미래 사무총장,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이 그들이다. 서로 다른 입장의 기관과 사람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물관리 정책을 중립적으로 운영, 사회 갈등의 원활한 해결과 국민통합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갈등 유발자로만 여겨 온 시민환경단체에 대한 인식을 ‘국민을 대표하는 파트너의 일원’으로 바꿔 원활한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기대된다. 최계운 사장은 “4대강 사업 등 국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도출 지연 등으로 많은 갈등 비용을 부담했다”며 “상생협력위원회가 갈등을 막고 원만하게 해결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범죄로 돈 못 번다는 인식 뿌리내려야”

    “범죄로 돈 못 번다는 인식 뿌리내려야”

    ‘직무에 부지런히 힘써 공적이 뚜렷한 공무원’에게 수여되는 정부 근정훈장. 올해는 3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검찰 수사관으로 활동한 송태원(56) 대검찰청 서기관이 오는 27일 ‘국민권익의 날’을 맞아 반부패 공적으로 녹조근정훈장을 받게 됐다. 녹조근정훈장은 4급 이하 공직자가 재임 기간에 받는 상 중 훈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서기관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 같이 노력한 일들인데 동료들 대신에 상을 받는 것 같아 민망하다”며 “공직 생활 중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고 동고동락한 검찰 가족들 덕분”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1982년 7월 국가직 9급 검찰 수사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현재 대검 반부패부에서 회계분석 및 계좌추적 요원을 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원자력발전 비리,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수사, 4대강 입찰 담합 등 굵직한 사건에 전문 수사관들을 파견, 비리 실태를 파헤치고 관련자들을 사법 처리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송 서기관은 “검찰에선 ‘범죄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을 뿌리내리기 위해 범죄수익의 철저한 환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검은돈은 대부분 차명으로 숨겨져 있어 많은 노력과 시간, 끈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두환 일가의 미납 추징금 환수 역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자금 추적이 관건이었는데 몇 차례나 시도하다가 중단을 반복했다”면서 “이례적으로 계좌추적이 아니라 오래전 확보된 채권을 바탕으로 자금을 추적하면서 압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의 사건들 중에는 “고생했던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다”며 부산지검 특수부 재직 시절을 떠올렸다. 송 서기관은 1996년 부산시 공무원들이 부산 해운대구 택지개발사업 및 광안대교 건설과 관련해 시공업체들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적발, 사법 처리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피의자들이 서울로 도주했는데 휴대전화 추적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서울시내 호텔을 이 잡듯이 하나씩 뒤지고 다녀 검거했다”며 “여러 날 집을 떠나 있으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건 처리 후 지방자치단체마다 자정 결의를 하는 등 공직사회 분위기가 달라져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주인 의식과 적극적 자세를 강조했다. 송 서기관은 “형사사법과 회계분석, 자금추적에 대한 전문 지식을 항상 공부하고 스스로를 연마해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수사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제 역할은 후배 수사관들이 각종 부패 범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올해 초 신년구상에서 우리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대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구조 개혁을 강화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통상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금 도약이냐 정체냐를 결정지을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세계 10위권으로 이끌었던 기존의 추격형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고, 비정상적인 관행들이 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불균형 등 해결해야 될 구조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고, 인구고령화가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2017년부터는 생산가능 인구도 감소하게 됩니다. 이것은 소리없이 다가오는 무서운 재앙입니다. 그 전에 우리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비정상적인 관행들을 고치면서 장기간 이어져온 저성장의 굴레를 끊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관행과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 이런 많은 문제들에 대해 눈을 감고, 본질적인 해결을 피해왔는데 그래선 우리의 병이 깊어질 뿐이고, 점점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시작을 해야 합니다. 경제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해서 이런 고질적인 관행과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국민이 행복해지고, 희망의 새 시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저는 IMF사태 때 대한민국이 뿌리채 흔들리고,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서 우리 경제를 튼튼한 반석위에 올리고,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것이 저의 사명이자 정치 신념입니다. 이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2017년에 3%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 올리고,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 4만불 시대로 가는 초석을 다져 놓겠습니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 등 3대 핵심전략을 제가 임기 내내 직접 챙기면서 강력하게 추진해서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꺼져가는 성장엔진을 다시 한 번 힘차게 점화해서 모든 국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기초가 튼튼한 경제’는 비정상적인 제도와 관행들을 바로잡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공공부문 개혁’,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사회안전망 확충’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핵심과제입니다. 우선, 공공부문부터 개혁하겠습니다. 그동안 공공부문은 비정상적인 관행과 낮은 생산성이 오랫동안 고착화되었습니다. 이 오랜 관행과 비리가 국가경제와 국민경제 발전에 더 이상 발목을 잡아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철저한 쇄신과 강도 높은 개혁과 체질 변화를 해나갈 것입니다. 상당수 기관들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부채가 많은 상위 12개 공기업의 복지비가 최근 5년간 3천억원을 넘었습니다.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처럼, 정부 재정 부담을 공기업에 떠넘겨 부실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비정상적인 관행의 핵심은 방만경영과 높은 부채비율, 그리고 각종 비리입니다. 방만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경영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입니다. 사업조정, 자산매각과 함께 공사채 발행총량 관리제를 도입하고, 정부정책사업과 공공기관 자체사업을 분리해서 관리하는 구분회계제도를 확대적용해서, 2017년까지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200%로 대폭 낮추겠습니다. 원전비리와 같은 공공기관의 구조적 부패와 불공정행위도 근본적인 고리를 끊어야 할 것입니다. 뇌물수수 등의 입찰비리를 한번이라도 저지른 기관은 입찰업무를 2년간 조달청에 강제로 위탁하게 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퇴직 임직원이 임원으로 취직한 업체와는 2년간 수의계약을 금지시킬 것입니다. 또 공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적발된 공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겠습니다. 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방만경영을 바로잡는 것 못지않게 공공기관의 생산성을 높여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조직 안팎으로 경쟁원리를 과감하게 도입할 것입니다. 철도처럼 공공성은 있으나 경쟁이 필요한 분야는 기업분할, 자회사 신설 등을 통해 공공기관간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임대주택 등 민간참여가 가능한 공공서비스 분야는 적극적으로 민간에게 개방하겠습니다. 유사.중복사업 통폐합을 통해 정부재정사업을 향후 3년간 600개 이상 감축하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3개 공적 연금에 대해서는 내년에 재정 재계산을 실시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도 개정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한 두 번째 과제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공정하지 못하고 경제적 강자가 약자의 경제적 과실을 독차지한다면 시장에서 누가 열심히 일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겠습니까.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용주와 근로자, 생산자와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 간에 서로 원칙을 지키고 땀 흘린 만큼 공정하게 보답받는 사회가 될 때 모두가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고 그러한 최선의 결집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 향상과 통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경제구조를 왜곡시키고 민간의 창의적 혁신을 제약하는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과 칸막이식 규제와 높은 진입장벽을 방패로 현실에 안주하는 행태, 그리고 노동시장의 낡은 제도와 관행을 바로 잡을 것입니다. 지난해에 하도급업자와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역대 어느 때보다 많이 입법화되어 공정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확실히 정착시켜 현장에서 변화가 체감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앞으로 관련기업, 민원인들과 합동으로 TF를 구성하여 새로운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6개월마다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신고포상금제도를 하도급 등 불공정거래 전반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가 권리금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습니다. 권리금 보장보험을 도입하고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하여 임차인이 억울하게 삶의 기반을 잃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사관계 생산성부터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립적 노사관계를 대화와 타협의 관계로 바꾸어야 합니다. 임금과 생산성간 연계를 강화하여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불합리한 임금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 해고요건을 강화하여 고용보호 격차를 줄여 나갈 것입니다.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노사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장 현안들은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권리보호도 대폭 강화하도록 할 것입니다.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ICT 발전 속도에 부합하는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금융소비자 보호기능을 전담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도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세 번째 과제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어려움을 겪게 되는 분들과 용기있게 도전했지만 실패를 경험한 분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합니다. 저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여러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춧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사회보험 사각지대와 획일적인 기초생활 보장 등 미흡한 사회안전망은 불안과 저항의 원인이 되어 경제혁신의 동력을 약화시켰습니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비정상적 상황부터 시급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특수형태 업무종사자는 물론 자영업자와 예술가와 일용근로자까지 고용보험 가입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실업급여 체계도 일을 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개편해나가겠습니다. 소득이 적어도 일하는 만큼 재산을 늘려갈 수 있도록 본인저축액만큼 국가도 저축해주는 희망키움통장 대상을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하고, 근로장려금(EITC) 지원액도 높여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혁신의 두 번째 전략은 역동적인 혁신경제로의 전환입니다. 우리는 7년째 1인당 국민소득 2만불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기존 성장방식이 한계에 부딪힌 것입니다. 우리가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것을 창조경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한 사람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수십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입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다른 소질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국민 개개인에 잠재된 상상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창조경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고 경제도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창조경제를 통해 신기술, 신산업, 신시장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개척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존 주력산업도 창조경제로 거듭날 때 경쟁력이 배가될 것입니다. 저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적인 IT기업 CEO들과 만났었는데, 그 분들 모두가 우리의 창조경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창조경제타운과 내년까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설치될 오프라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이 되고 지역사회 발전과 인재양성의 요람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쉽고 빠르게 창업으로 이어지고 창업이 대박으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서 세계적인 신화를 써 내려 가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연결시키고 지역 주도의 창조경제 구현에 핵심 역할을 하도록 정부와 민간,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량을 총결집할 것입니다. 벤처·창업기업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커갈 수 있도록 창업, 성장, 회수 그리고 재도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지원은 강화하고 규제는 혁파해 나갈 것입니다. 기술은행을 설립하여 대기업 등이 보유한 非활용 기술을 창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도 폐지할 것입니다. 청년창업과 엔젤투자펀드를 7600억원까지 추가 확충하고, 글로벌 벤처투자회사와 공동으로 국내창업기업에 투자하는 2천억원 규모의 한국형 요즈마 펀드도 조성할 것입니다. 이를 포함하여 창업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겠습니다. 창조경제의 비타민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기술과 ICT, 문화컨텐츠 등은 우리가 강점을 지닌 분야입니다. 이를 제조업 등 타 산업과 잘 접목한다면 제조업의 혁신은 물론 사물인터넷(IoE),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새로운 융합산업이 창출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를 향후 3년간 120개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이루기 위해서 ‘창조경제’와 함께 ‘미래대비 투자’와 ‘해외진출 촉진’도 핵심과제로 추진해 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혁신을 위해, 선도적인 미래대비 투자가 필요합니다. 창조경제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2017년까지 R&D투자를 GDP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세계 최상위 1% 과학자 300명을 유치하고 해외 우수 신진연구자의 국내성장을 지원하는 ‘Korea Research Fellowship’ 제도를 신설하여 대학의 연구역량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지적재산권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술이전소득에 조세를 감면하는 제도도 확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100배 빠른 기가인터넷, 5세대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투자가 제 때 이루어지도록 해서 인터넷 기반 융합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기후.환경.에너지 등 범세계적인 문제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청정화력과 친환경자동차, 탄소 포집.저장(CCS) 등에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여 민간의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소각장, 매립지 등 기피시설을 ‘親환경 에너지 타운’으로 조성하는 시범사업도 금년부터 시작해서 점차 확대시켜 나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해외로 진출하여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전체 중소, 중견기업 가운데 2.7%만이 수출을 하고 있고, 이 기업들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수중심의 중소기업들을 수출 역군으로 육성한다면 우리 수출의 무한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EU 등과 체결한 9건의 FTA를 발효 중이고, 2건의 FTA도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한중 FTA는 물론 영연방 3국과 인도네시아.베트남 등과의 FTA도 조기에 마무리해서 2017년까지 우리 FTA 시장규모를 전 세계 GDP 대비 70% 이상으로 확대되도록 하겠습니다. 매년 7~8%씩 늘고 있는 해외 건설.플랜트 시장 진출 확대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100억불 규모의 외화 지원제도를 도입하고, 2017년까지 수출금융기관의 자본금과 출연금 2조 3천억원을 확충해서, 수출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 등 원조자금과 연계한 지원체제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많은 한류콘텐츠가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우리 콘텐츠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콘텐츠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수출금융과 현지 마케팅 지원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경제혁신을 위한 세 번째 전략은 “내수와 수출의 균형성장” 입니다. 우리 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내수와 수출,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등 모든 부문이 균형있게 성장해서 그 결실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합니다. 균형경제는 ‘내수기반 확대’와 ‘투자여건 확충’ ‘청년·여성 고용률 제고’의 3대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해 갈 것입니다. 내수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소비를 짓누르고 있는 가계부채와 전세값 상승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우선 가계부채부터 확실하게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선진국처럼 고정금리, 장기, 원리금 분할 상환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전환해가고, 이를 위해 세제혜택과 장기주택자금 공급을 확대하겠습니다. 저소득층의 채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 상품의 지원한도를 확대하고 지원요건도 완화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가계부채 비율을 지금보다 5%p 낮춰서 처음으로 가계부채의 실질적 축소를 이뤄내겠습니다. 가계부채 증가와 소비 위축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전세값 상승도 잡아내겠습니다. 주택매매 활성화를 위해 민간택지에 건설하는 민영주택에 대한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민영주택 청약가점제와 청약자격 요건 등 청약제도를 개선해서 신규주택 수요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것입니다. 주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여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공유형 모기지 등 주택구입자금 지원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공공임대 리츠 등 민간 자본 참여를 통해 공공임대 공급주체를 다양화하고, 쾌적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임대소득 과세방식을 합리화해서 장기 민간 임대공급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월세가 확대되는 상황에 맞춰 주택임대시장의 패러다임도 바꿔 나갈 것입니다.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를 대폭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지원대상도 중산층까지로 확대하여 월세 부담을 대폭 낮추도록 할 것입니다. 내수활성화를 통해 균형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투자여건을 확충해야 합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규제개혁 뿐입니다.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를 반드시 혁파하겠습니다. 한 건 한 건씩 하는 규제 개선을 넘어 앞으로는 규제의 시스템 자체를 개혁해 나갈 것입니다.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 만큼의 기존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토록 하는 규제총량제를 도입하여 규제가 늘어날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고 남아 있는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시킬 것입니다. 네거티브로의 전환마저 어려운 규제가 있다면, 존속기한이 끝나는 즉시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는 자동효력상실제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지난 1월에 구축한 ‘규제정보 포털 사이트’를 통해 모든 규제의 상세한 현황과 정부의 규제개선 노력의 결과들을 한 곳에 모아 공개해서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규제개혁의 과정 하나하나를 제가 규제장관회의를 통해 직접 챙겨 나갈 것입니다.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이루어진 재정과 R&D, 금융지원을 서비스산업에도 제조업 수준으로 적극 확대해서 서비스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이면서 투자수요가 많은 보건.의료, 교육, 금융, 관광, 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업은 민관합동 T/F를 통해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인허가부터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는 전 과정에 걸쳐 불편이 없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병원 규제를 합리화하고,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 제공과 함께, 원격의료도 활성화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지역투자를 살리기 위해 투자의 걸림돌을 과감히 제거하겠습니다. 우선 농지&산지 등에 대한 입지규제는 물론, 건설.유통.관광 등 지역 밀착형 산업에 대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입니다. 첨단.특화산업단지 조성과 노후산단 리모델링을 본격화하고, 지역에 대한 재정.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소재 기업들에 대한 인력과 연구 개발 등의 인센티브도 확대해 갈 것입니다.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중앙정부의 포괄보조사업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핵심과제는 일자리 창출입니다. 특히,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취약한 청년과 여성의 고용률을 확실히 끌어 올려야 합니다. 먼저 청년의 취업 단계별 애로요인을 해소하여 청년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벌보다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우선 금년말까지 800여개 모든 직무에 대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일부 기관에서 시행 중인 직무능력평가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취업할 수 있고, 취업 후에도 원하는 대학에 가서 공부할 수 있다면 청년실업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일과 학습 병행제도 참여기업과 학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서 선취업 후진학을 정착시키겠습니다. 선취업한 학생이 향후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전문대학 중 일부는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대학진학에서의 재직자 전형, 계약학과 등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산업계 수요에 맞게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의 직업교육과정에 참여한 기업에 대해 세제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산업단지별로 기업과 학교간 대화체계를 구축하여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늘려갈 것입니다. 아울러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를 완화하기 위하여 청년층이 선호하는 서비스분야 일자리 확대와 함께 산업단지를 청년 친화적 근무환경으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고졸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과거 재형저축과 유사한 청년희망키움통장을 도입하여 중소기업 근무 유인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여성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경력단절 문제만 해결되어도, 우리 경제는 10%의 여성 인적자원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우수한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생애주기별로 약한 고리를 해소하여, 여성 일자리를 150만개 만들겠습니다. 내년부터 시간제 보육반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근로유형에 맞는 맞춤형 보육.돌봄 지원체계를 정립하고, 비정규직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육아휴직이 보다 용이하도록 고용보험 지원을 늘리겠습니다.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대체인력 뱅크를 확충하고, 활용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여성에 적합한 일자리 확산을 위해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가 급선무입니다. 육아.임신.간병 등으로 근로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전일제 근로자의 시간선택제 전환청구권을 부여하고 추후 전일제로의 복귀를 보장하겠습니다. 시간선택제로 채용된 근로자도 원하면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일제 근로자 신규 채용시 우선 고용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내년이면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이 됩니다. 너무 오랜 시간 우리는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 왔습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서 보셨듯이 분단의 비극이 사랑하는 가족과의 천륜을 끊고, 만난 후에 또 다시 헤어져야 하는 뼈저린 아픔과 고통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도 오래전부터 하나씩 준비해 나가서 성공적인 통일시대를 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반드시 한반도의 통일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나가고자 합니다. 이곳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고 남북간의 대화와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입니다. 외교·안보, 경제·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등 각계 각층이 참여할수 있도록 하여 국민적 통일 논의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남북간, 세대간의 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의 대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대도약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청년들은 교육.의료.금융.관광.컨텐츠 등 선호하는 서비스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며,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에서 벗어나서 선취업 후진학과 일.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는 등 취업여건이 크게 나아질 것입니다. 여성들은 경력단절 걱정 없이 일할 수 있게 되고, 맞춤형 보육 확충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각 가정들도 그동안 어깨를 무겁게 해온 가계부채.주거비 부담이 덜어지게 될 것입니다. 벤처기업과 창업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사업화하여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며, 중소기업은 공정거래 환경 속에서 성장의 사다리를 타고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희생과 헌신으로 이 나라를 반석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국민들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 경제 혁신에 함께 나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3개년 계획을 아무리 촘촘히 준비했다 하더라도 정부 노력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적극적 지지와 동참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서로 조금씩 어려움을 나누고 작은 이득을 조금씩 내려놓고 공생과 상생의 길을 걸어가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노동시장의 과제들은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생하는 합의를 이뤄야만 가능합니다. 기업들도 정부의 규제개혁 보폭에 호응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려 주시기 바랍니다. 국회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관련 법안이 적기에 통과되도록 간곡히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정부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여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 나가겠습니다. 3개년 동안 연차적으로 계획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서 모든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 속에서 차질없이 해 나가겠습니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지금 세대와 후손들에게도 떳떳하고 자랑스런 나라. 경제적으로 윤택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시고, 함께 나서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공기관 노조 개혁 방해 반드시 책임 묻겠다”

    “공공기관 노조 개혁 방해 반드시 책임 묻겠다”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10일 공공부문 개혁과 관련, “공공기관 노조가 연대해 정상화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은 심히 우려되고 국민께서도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은 어려움에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공공부문에서 방만 경영을 유지하려고 저항한다면 국민에게 그 실태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공공기관 스스로 변화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어 “그 변화의 길에 저항과 연대, 시위 등으로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공공기관 노사가 만들어 놓은 이면합의를 놔두고서는 진정한 정상화가 불가능한 만큼 이면합의를 통해 과도한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관행을 이번에 철저히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방만 경영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 감독기관 등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과거 무리하게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정책사업과 전시행정을 추진하면서 부채를 떠안게 된 것인데 이런 부분도 우리 정부에서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 공시 내용을 보면 부채 상위 12개 공기업이 최근 5년간 3000억원이 넘는 복지비를 지출했을 뿐 아니라 일부 기관은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는 직원 자녀에게 고액의 학자금을 지급하거나 직원 가족에게까지 100만원 한도에서 치과 치료비를 지원했다”고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실태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이 12개 공기업의 총부채 규모만 해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0조원이 넘고, 295개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또 하루 이자 비용이 200억원이 넘고 이 중 5개 기업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상황이었다”고 질타했다. 박 대통령은 “반드시 공공부문의 개혁을 이룩해서 그동안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것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공공기관 체질개선 ‘박차’ 감독기관·정치권에 ‘경종’

    ‘공공기관 개혁’은 박근혜 대통령 집권 2년차의 화두와도 같다. 지난 1월 6일 첫 기자회견을 경제로 장식한 박 대통령은 그 첫머리를 ‘비정상화의 정상화’로 시작했으며 대표적 대상으로 공공부문을 거론했다. 게다가 “철도 개혁을 시작으로 공공부문의 정상화 개혁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고 적시하고 대대적인 규제개혁을 천명했으며 이튿날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도 재차 강조했을 정도다. 성과를 내다보게 할 조치나 움직임을 이끌어내야 할 박 대통령으로서는 10일 공기업 방만 경영의 실상을 공개함으로써 이 문제에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과 정치권, 감독기관 등에 거듭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이를 공공기관 개혁을 위한 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 산하 38개 공공기관 노조가 ‘공공기관 부채의 근본 원인이 과잉 복지보다는 낙하산 인사와 정책 실패 등에 있다’며 노사 교섭 거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구체적인 대응을 해야 할 시점이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정부가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 원인을 과잉 복지와 방만 경영이라고 주장하지만, 진짜 원인은 정부 재정으로 할 사업을 공공기관에 전가하고 공공요금을 원가 인하로 책정한 정책 실패”라고 반발했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회에서 모두 발언의 상당 부분을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실태에 대해 조목조목 언급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과거 무리하게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정책사업과 전시행정을 추진하면서 부채를 떠안게 된 것도 사실이며 이런 부분도 우리 정부에서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거나 “공공기관 노사 간 자율적 협력에 따라 스스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솔선수범해서 성과를 내는 기관들을 발굴해 잘 알리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 것 등은 개혁의 대상을 세분화해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당정협의를 갖고 노사 간 이면합의를 통해 과도한 복리후생을 누려온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배임죄 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특히 “악성 이면합의를 주도한 경영진과 노조에 대해 전·현직을 가릴 것 없이 배임죄로 고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요구했고,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與, 서울시장 ‘트리플 카드’ 놓고 3각 고민

    새누리당이 6·4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3장의 ‘빅카드’를 들고 치열한 고민에 빠졌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 가운데 누가 박원순 시장을 꺾을 수 있는 대항마로 제격이냐는 것이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7일 “이기는 선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초점을 ‘본선 경쟁력’에 맞추고 구도를 그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대법관·감사원장·국무총리를 역임하며 세 차례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검증된 인물’이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스타일에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유리한 요소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정 의원에 비해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4대강 사업 비판론’과 정치적 카리스마가 없는 점이 경선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김 전 총리에게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전 국민이 아는 ‘유명인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의원 경험이 없는 박 시장보다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 의원이 ‘부자’라는 이미지가 강한 탓에 선거 프레임이 자칫 ‘부자’ 대 ‘서민’ 구도로 간다면 필패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또 자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문제와 관련해 정 의원은 이날 같은 당 이재오 의원 주최 은평포럼 특강에서 “심사를 받고 이에 따르는 게 좋다고 본다”고 밝혔지만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 최고위원은 과거 친박근혜계 핵심이었다는 점과 정치권 내 드문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면 본선에서 만만찮은 파괴력을 보여 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현직 의원은 아니지만 당 최고위원 서열 2위라는 점과 경제전문가라는 이미지는 무시하지 못할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자대결시 지지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세 명 가운데 가장 뒤처져 있어 경선을 완주하더라도 최종 후보로 낙점될지는 미지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4대강 담합 건설사 前사장들 집유

    ‘4대강 사업’에서 입찰 담합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과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부장 천대엽)는 6일 3조 8000억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사업에서 입찰 담합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서 전 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건설사 협의체 운영위원을 맡아 실질적으로 담합 행위를 주도한 손문영 전 현대건설 전무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함께 기소된 건설사 전·현직 임직원 16명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2년에 집행유예 1∼3년을, 가담 정도가 낮은 3명에게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대강 사업은 정당성에 대한 국민적 논란이 많아 투명성 확보가 특히 중요했는데도 담합 행위를 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2014 공직열전] 국민권익위원회

    [2014 공직열전] 국민권익위원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정부 부처의 ‘포청천’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다.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면서 사회적 약자 구제에 앞장서는 기관이고, 동시에 공직사회의 비정상적 관행을 바로잡는 ‘부패척결자’이다. 2008년 2월 출범 이래 각종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 국민의 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부패방지 업무에 역점을 두고 ▲국가재정 누수의 차단 ▲공공 분야 비리 개선 ▲부패공직자 처벌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권익위는 역사가 깊은 다른 부처들에 비해 ‘연합군’의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조직 통합의 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각기 다른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한 여러 출신의 인사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다른 관료조직과 달리 박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 집단이 많아 반공반민(半公半民)의 시각에서 사회를 통찰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권익위의 수뇌부를 구성하는 고위 간부들의 출신과 이력 역시 다양하다. 사무처장을 겸하고 있는 박재영 부위원장은 ‘자치 행정의 달인’이라 불린다. 대통령실 행정자치 비서관과 전남 행정부지사 등을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의 고충 처리에 앞장서고 있다. 갈등이 있는 현장에는 언제나 직접 달려가 합리적인 조정안을 이끌어낸다. 경기 분당의 자택에서 매일 아침 7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사무실로 출근해 운동을 하는 부지런함을 보인다. 부패방지 업무를 맡고 있는 곽진영 부위원장은 호방한 성격으로 ‘여걸 중의 여걸’로 꼽힌다.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냈고,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는 비대위에서 정치개혁과 공천개혁을 다루는 정치분과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학계와 정치권에 모두 발이 넓다. 권익위에서는 ‘젊은 차관’으로 통하며 여성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행정심판을 담당하고 있는 홍성칠 부위원장은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 판사와 변호사를 거친 정통 법조인이다. 4대강 사업 등 굵직한 법적 분쟁에서 변호인으로 정부 승소를 이끌었다. 논리정연하고 빈틈없는 업무처리 능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달변’인 김상식 기획조정실장은 이론과 실무에 모두 해박한 조직의 핵심 역량이다. 권익위의 전신 격인 부패방지위원회의 초창기 멤버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의 틀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외 협상 및 조정에 탁월하고, 영어에도 능통하다. 권익위가 유엔 ‘공공행정상’을 수상할 당시 기관 대표로 나가 유창한 인터뷰로 눈길을 끌었다. 최학균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최고참 선임 국장으로 대표적인 ‘성실맨’. 직원들로부터 ‘너무 열심이라 부담스럽다’는 평도 듣는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메모를 해놨다가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실천에 옮길 정도다. 대변인 때에는 이른바 ‘팝콘 미팅’을 제안, 직원들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했다. 김의환 고충처리국장은 총이 아닌 ‘대포를 갖고 다니는 사람’으로 통한다. 공정거래위와 청렴위를 거치고 행정심판국장, 부패방지국장 등을 역임, 삼엄한 포청천이다. 박계옥 부패방지국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법안’을 만드는 데 일조한 핵심 인물이다. 공직자들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이 법안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썩 달갑지만은 않은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박 국장은 이 법이 청탁을 단호히 거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작용해 오히려 공직자들을 지켜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신근호 행정심판국장은 전형적인 ‘법제처맨’. 일반 업무에 비해 행정심판 업무는 오히려 직급이 올라갈수록 사무의 양이 많아지지만,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심판국을 이끌고 있다. 행정심판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전문가로 통한다. 조용한 스타일로 학구파다. 온화하면서도 화통한 성격의 이충호 대변인은 9급 공채 출신이다. 말단 공무원부터 실력을 쌓아 온 노력파라 공직사회를 누구보다 잘 안다. 얼마 전 경찰 총경으로 승진한 아내 역시 순경부터 시작해 경찰의 꽃이 됐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2014 공직열전] (48) 공정거래위원회 (하) 조사·실무분야 간부 및 과장급

    [2014 공직열전] (48) 공정거래위원회 (하) 조사·실무분야 간부 및 과장급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제 검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조사·실무 권한 때문이다. ‘법원’ 역할을 하는 위원회가 기업의 제재 등 최종 결정을 내리지만, 현장에서는 조사·실무 분야의 직원들이 ‘저승사자’로 불린다. 이들은 검사의 역할을 하며 조사 결과를 위원회에 올린다. 전사와 같은 강단을 갖춰야 것은 물론이고, 공정거래와 관련된 법들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명철한 판단력과 포용력도 요구된다. 조사·실무 분야를 이끄는 것은 한철수 사무처장이다. 최장기간인 3년간 조사파트를 이끌고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 소비자 정보제공 확대, 불공정행위 근절 등 3대 핵심과제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신영선 경쟁정책국장은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금지 및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금지 등을 입법화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기업, 중소기업, 소비자, 시민단체 등 많은 이해당사자 사이에서 합리적인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성하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지난해 비영리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허용 등 규제 완화와 관련해 큰 기여를 했다. 1999년부터 2년간 주미 대사관의 경제협력관을 역임했다. 초(超)국경 간 카르텔 등 국제적 사안이 늘어나면서 국제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곽세붕 소비자정책국장은 소비자정보를 제공하는 ‘비교공감’을 만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정위법뿐아니라 표시광고법에도 동의의결제를 도입했다. 큰 그림을 잘 보는 것으로 알려진 김재중 시장감시국장은 지난해 경제민주화 핵심 법안인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또 2011~2012년 시장구조개선정책관 시절에는 무분별한 기업결합을 금지시켰다. 신동권 카르텔조사국장은 과묵한 성품으로, 제재를 받은 대기업들의 반대 소송에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모든 것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1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라면담합 사건, 20개 증권사의 담합사건 등을 처리했다. 김석호 기업협력국장은 하도급, 유통, 가맹점 등 지난해 유난히 많았던 국정과제를 무난하게 처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질적인 업무가 모여 있는 국을 맏아서 통솔력을 보여주면서 업무추진력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성구 서울사무소장은 소비자정책 전문가로 아이디어가 많다는 평을 듣는다. 2008년에 청와대 비서관 파견 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을 설립해 초대단장을 맡았다. 2009년 방문판매업 개정안 입안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로 무리하게 해임됐지만, 2012년에 복직했다. 임은규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장은 조용한 성격으로 업무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장점이다. 김재신 경쟁정책과장은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까지 카르텔총괄과장을 맡으면서 4대강 사업 관련 담합조사 및 국민주택채권 담합 조사를 마무리했다. 김성환 시장구조개선과장은 부하직원에 대한 포용력이 좋다는 평이 많다. 2010년에 특수거래과장으로 할부거래법(상조업)을 개정해 상조업체들이 돈을 떼먹는 등의 횡포를 바로잡는 데 기여했다. 최무진 소비자정책과장은 세밀한 업무처리로 ‘미스터 보고서’라고 불린다. 2010년 카르텔조사과장으로 6689억원으로 최대과징금 사건이었던 LPG 가격담합 사건을 처리했다. 노상섭 시장감시총괄과장은 카톡으로 보고를 받을 정도로 부하직원에게 인기가 많다. 조사통인 신영호 카르텔총괄과장은 인천 2호선 도시철도 담합 건을 공정하게 처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저돌적인 업무스타일로 ‘불도저’라고 불리는 정진욱 기업거래정책과장은 경제민주화 제1호 법안인 하도급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데 기여했다. 박재규 서울총괄과장은 조용하고 치밀한 업무스타일이 장점이다. 시장구조개선과장으로 맥주시장 등 20여가지 ‘진입규제 개선작업’을 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기고] 환경영향평가법 개정해야/이규석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

    [기고] 환경영향평가법 개정해야/이규석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

    최근 한반도는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베이징 시민의 수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5년 단축된다는 중국의 연구 보고 결과 발표는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은 한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향후 한·중 간 환경분쟁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간 환경문제는 21세기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에 관한 국제사법재판소 판례를 보면 피해 당사국의 환경 기준에 의거해 판결하고 있어 한국의 환경 기준은 인접국과 환경분쟁의 중요 기준이 된다. 그 예로 우루과이는 2003년 아르헨티나와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우루과이강 연안에 펄프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자국에 대한 피해를 우려한 아르헨티나는 대통령부터 온 국민이 공장건설을 반대하고 급기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다. 하지만 국제사법재판소는 2010년 4월 원고 측인 아르헨티나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패소 이유는 아르헨티나 국내 환경법이 우루과이에 의한 환경 피해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것이었다. 이 판례는 국가 간 환경분쟁에서 피해 당사국의 환경법에 기준해 판결한다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국가 간 환경분쟁은 정부가 나서야 하며 피해 당사국의 환경 피해 및 영향평가의 법적 기준이 중요한 근거가 된다. 그런데 한국은 이명박 정부 때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환경관련 법률을 개정하면서 기업의 산업활동을 규제완화 틀 안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친환경이라는 목표와는 달리 환경훼손 고탄소 회색성장을 유도할 소지가 크고 국제 환경 분쟁 시 불리한 입장에 있어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훼손한 환경관련법 중 대표적인 것이 환경영향평가법이다.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의례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으며 본의 아니게 평가의 기술적·객관적 정확성이 경시될 가능성이 크다. 환경영향평가법의 문제점은 첫째, 핵심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행정부가 언제든 필요에 따라 내용을 바꿀 수 있도록 해 법률로서의 실제적 기능을 못하고 있으며, 둘째 평가 검토를 정부출연기관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으로 지정해 4대강 사업에서 보듯 대형 국책건설사업 평가를 원천적으로 할 수 없다. 셋째,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공무원 위주로 구성돼 개발 및 규제 완화를 지지하는 인물들로 짜일 가능성이 높다. 제도가 이렇게 부실하게 운영되는 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사 제도를 만들어 기술자격증을 남발하려 하고 있다. 관련기관 5급공무원들은 5년, 7급공무원들은 7년 근무하면 4과목 중 2과목을 면제하는 등 환경영향평가사제도를 환경부 및 관련단체의 퇴직자들 연금보조 형태로 운영하려 하고 있다. 시험과목도 환경영향평가의 기술적 전문지식이 아닌 국토계획 환경법 영향평가제도 등이어서 평가 업무의 부실과 함께 기술자격증 남발 소지가 충분하다. 정부는 환경영향평가법을 즉각 개정해 핵심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이관한 현재의 법률에 과거처럼 필요사항을 법조문에 명기하고, 환경영향평가사제도를 당장 폐지하며, 환경정책평가원이 아닌 평가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별도의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 강줄기 길 잃은 날 잊혀진 북방을 부르다

    ‘장엄한 숲에 드니 비로소 숲의 상처가 보인다/가지가 꺾이고 몸통이 휘고 부러지고/끝내는 쓰러진/상처투성이의 북방 침엽수림에서 나를 본다/혹독한 겨울의 잔해를 떠안은 설해목들/숲은 서늘한 사랑으로 모두를 끌어안고 있다’(숲에 드니 숲의 상처가 보인다) “남들보다 먼저 아프고 오래 앓고 마지막까지 질문한다”는 곽효환(47) 시인. 그의 고백대로 새 시집 ‘슬픔의 뼈대’(문학과지성사)에는 그가 사회, 현재와 불화하며 앓은 흔적이 선명하다. ‘인디오 여인’(2006), ‘지도에 없는 집’(2010)에 이어 4년 만에 펴낸 세 번째 시집에서 그는 4대강 사업, 강정마을, 크레인 시위, 희망버스, 사라진 피맛길 등 개발 논리와 자본의 탐욕, 갈등 사회 앞에서 밀려드는 무기력과 목메임, 피로감을 순정하게 다듬은 시어로 토로한다. ‘계절이 세 번 바뀌어도 끝내 허공 속에 머물고 있는/이 세상에 있어도 없는 혹은 없어도 있는 사람/(…중략)/홀로 마주한 밥상의 서걱거리는 밥알들/씹다 만 깍두기처럼 겉도는 말들/떠도는 말들과 부유하는 진실을 삼키는/여름날, 목메는 도심의 저녁 식사’(도심의 저녁 식사) ‘강줄기가 문득 길을 잃은 그날 이후/늪은 오랜 침묵의 깊이를 알고 있었을까/새벽이면 어부가 깊고 아득한 과거를 깨우는/밤이면 한사코 꽃망울을 닫는 가시연꽃을 품은/1억 4천만 년의 미래를’(1억 4천만 년의 미래-우포늪에서) 이렇게 현재의 부조리와 비합리에 아파하는 시인이 거듭 불러내는 것은 ‘북방’이다. “곽효환에게 시의 부름은 북방으로부터 왔다. 그에게 북방은 차단된 삶의 여로이고 단절된 역사의 현장이며 잊혀가는 오래된 정감의 고향이자 채울 수 없는 결핍과 그리움의 진원지”라는 김수이 평론가의 지적처럼, 그는 유전자에 각인된 북방을 펼쳐내는 것으로 포용력을 되찾는다. 엄혹한 땅이 시인에게는 글쓰기의 스승인 백석과 이용악이 존재하는 시의 고향이자,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는 유토피아인 셈이다.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가 낮은 목소리로/섬과 숲과 호수의 정령을 부르는 북방의 밤/장작 더미에 피워 올린 모닥불을 에워싼/나와 나를 닮은 사람들, 푸른 눈망울의 사람들/삼백서른여섯 개의 물줄기를 받아들여/단 하나의 물길로 흘려보내는/이들의 몸에는 하나같이 은빛 물살무늬 피가 흐른다’(바이칼 사람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검찰, 김중겸 前현대건설 사장 등 ‘4대강 입찰담합’ 임원들에 징역 1~2년형 구형

    검찰이 ‘4대강 사업’ 공사에서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과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천대엽)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대형 건설사들이 카르텔을 구성해 경쟁 질서를 해친 중대 사안”이라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담합을 주도한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SK건설 등 6개사 법인에 대해 벌금 7500만원을, 이들 건설사 임원 11명에게는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적극적으로 가담해 담합 구조를 완성시킨 포스코건설·현대산업개발 임원에 대해서는 징역 1년~1년 6개월을, 들러리 입찰에 참여한 삼성중공업·금호산업·쌍용건설 임직원에게는 징역 10개월~1년에 각각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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