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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오바마의 정책 홍보/최광숙 논설위원

    2001년 8월 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텍사스주 크로퍼드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다. 이 연설은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이미 개발된 줄기세포주 연구에 대해서는 연방 정부의 자금을 지원하되 새로운 배아를 파괴하는 행위와 관련된 연구에는 정부 예산이 지원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질병 극복을 위한 의학 발전과 생명윤리 문제 사이에서 첨예한 논란을 빚고 있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그는 고심 끝에 과학과 윤리가 공존하도록 정부 정책의 가닥을 잡았던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황금시간대에 TV를 통해 미 전역에 방송되는 대국민 연설을 하는 경우는 대체로 국가가 위기에 처해 최고사령관 자격으로 연설할 때다. 하지만 그는 국가 전체에 중요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줄기세포 정책에 관해 이례적으로 대국민 연설을 한 것이다. 부시는 자서전 ‘결정의 순간들’에서 “국민들이 민감한 이슈에 대해 자신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부시에게 대국민 연설을 하도록 조언한 이는 부시의 홍보담당자로 백악관 수석 보좌관이던 캐런 휴스였다. 정책 홍보란 정부의 주요 정책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설득하는 것을 말한다. 정책 수행 과정에서 여론의 추이도 봐야 하고 반대하는 집단들의 이해관계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어떤 정책을 추진해 집행할 때는 긍정과 부정이란 양면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이해당사자들 간의 갈등 조정도 선행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책 추진에는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다. 그런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 홍보가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논란이 됐던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나 4대강 개발 사업 모두 정책의 본질에 대한 논란을 제쳐 두고라도 정책 홍보 면에서도 낙제점으로 평가된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연말정산 세금 파동도 마찬가지다.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정책이라도 솔직하게 정부의 결정을 밝히고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것이 정책 홍보의 첫걸음이다. 하지만 역대 우리 대통령들을 보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역풍이 불거나 국민 여론이 나빠지면 ‘남 탓’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자신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청와대나 정부의 홍보 라인에서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다는 인식이 강한 듯하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료보험 정책 홍보를 위해 혀를 내밀고 얼굴을 찡그리는 등 권위를 벗어던진 홍보영상물을 제작해 화제가 됐다. 나아가 그제 부인 미셸과 함께 아동비만 퇴치 운동, 즉 ‘레츠 무브’를 알리기 위해 만담 연기에도 도전했다고 한다. 국민 건강과 아이들의 건강 정책 홍보를 위해 자신이 망가지는 것도 개의치 않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대통령의 모습이 신선하다. 우리는 언제쯤 그런 대통령을 볼 수 있을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손성진 칼럼] 진실·역사·자서전

    [손성진 칼럼] 진실·역사·자서전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은 참 절묘하다. 개그 코너의 간판이기도 했던 이 말은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가 쓴 같은 이름의 책 제목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서 유래했다. 부끄러운 진실을 들춰내는 데 심기가 편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일본이라는 국가조차도 뚜렷한 증거가 있는 위안부의 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 부끄러운 진실은 불편한 존재가 맞긴 맞는 모양이다. 진실 공방은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선 피의자와 판·검사 사이에 술래잡기 놀이처럼 벌어진다. 범죄의 진실이 밝혀지면 불편한 정도가 아닌 피의자는 우김, 발뺌, 묵비권으로 대항한다. 숨은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려는 ‘술래’ 판·검사의 공격은 더 날카로워진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게 돼 있다. 과거에 뇌물을 받은 한 정치인이 “내가 뇌물을 받았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큰소리쳤다가 결국 명백한 증거로 덜미를 잡힌 모습을 본 적이 있다(물론 소는 웃지 않았다). ‘진실’ 이야기를 끄집어낸 이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위증 때문이다. 자서전과 마찬가지로 회고록은 진실이 생명이다. 자서전은 있었던 일을 그대로 쓰는 것이고 회고록은 감회와 주장을 담는다는 점에서 다르다고도 하지만 진실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솔직해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이 남긴 두 권의 자서전이 감명을 주는 이유는 솔직한 고백 때문이다. 러셀은 “거짓과 더불어 제정신으로 사느니 진실과 더불어 미치는 쪽을 택하고 싶다”고 했다. 러셀의 자서전에는 사춘기 때 성(性)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하녀를 요샛말로 하면 성추행했다는 고백이 들어 있을 정도다. 문제투성이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에 대한 해명으로 일관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작다. 예를 들어 “4대강 사업은 토목공사를 일으켜 단시간에 경제를 일으켜 보려 한 목적이었지만 환경 문제 등에서 결과적으로 볼 때 나의 불찰이었다”라든가 “자원외교는 너무 과하게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 나도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속았다”라고 솔직히 고백했다면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밝히지 않은 진실은 더 있으리라 본다. 어떤 진실에 이 전 대통령은 불편을 느꼈을까. 정치에 발을 들인 지 올해 만 20년이 되는 이 총리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여느 정치인처럼 충분히 ‘정치인스러웠다’. 하지만 종전에 그가 정치인 경력만큼 진실을 좇는 경찰이었다는 점에 실망은 커진다. 그도 피의자 앞에서 진실을 털어놓으라고 다그친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같은 죄를 지었더라도 자백하고 뉘우치는 사람에게 관대하다. 반면에 진실을 부인하고 변명하는 자에겐 죗값 이상으로 가혹한 벌을 내리려 한다. 이 총리는 비록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거짓말 총리’라는 딱지를 떼기 어려워졌다. 진실은 역사가의 손을 빌려 세상 밖으로 나오곤 한다. 역사가를 세월을 캐는 판·검사라고 할까.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진실을 밝혀내는 일로 보았다. 언젠가 밝혀질 진실, 역사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왕 스스로 악정(惡政)을 경계하게 된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人君所畏者, 史而已)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말한 사람은 조선의 연산군이다. 정사는 내팽개치고 밤낮 주색(酒色)에 빠져 살았던 폭군도 후대의 평가를 겁냈다. 거의 모든 것이 공개되는 오늘날에는 당대에도 진실을 감추기는 어렵다. 사관(史官)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이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 순간에도 어떤 진실이 은폐되고 있을지 알 길은 없다. 아집으로 점철된 밀실 정치, 전시 행정의 폐해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진실해야 하고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 결국에는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3년째 임기를 시작했다. 전임자가 준 교훈은 잘 포장된 치적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이다. 또 마음처럼 말처럼 진정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임을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 그랬을 때 설혹 잘못된 정치를 한두 가지 했더라도 거리낌 없이 회고록에 쓸 수 있을 것이다. 수석논설위원
  • 내년까지 4대강 전 구간 생태공간 재조사

    내년까지 4대강 전 구간 생태공간 재조사

    환경부가 4대강 사업으로 심화된 녹조발생을 줄이기 위해 ‘댐·보·저수지 최적 운영기준’을 마련키로 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올해 37억원, 내년 160억원 등을 투입기로 했다.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에서 제시한 수(水) 환경분야 12개 개선과제에 대한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해 3월부터 착수한다. 우선 반복, 심화되는 녹조 예방을 위해 관련 부처 공동으로 댐과 보·저수지의 최적연계 운영방안을 제시키로 했다. 수위 조절만으로는 녹조 완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하천유지 유량을 증가시키고 동시에 보 관리수위를 조절하는 방안과 기준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3월부터 낙동강 상류지역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4대강 전 구간의 생태공간에 대한 생태성 조사와 재평가를 실시한다. 4대강 주변에는 생태공원 357곳과 생태하천 321곳, 생태습지 147곳 등 825개 생태공간이 조성돼 있다. 조사위는 생태공원이 획일적으로 조성된 결과 수변부 직선화나 하중도(하천 내 퇴적지형) 및 모래톱 상실로 서식처 다양성이 훼손됐고 하천 환경에 부적합한 수종이 다수 식재됐다고 지적했다. 조사는 국립생태원이 담당하며 2016년 말까지 보전·이용·복원 지구 재조정을 거쳐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하천수위 상승으로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4대강 주변 지하수 관측망을 추가 확충하고, 낙동강 상류와 영산강 등 인 농도가 높아진 수역에 대해서는 저감 방안 등을 마련키로 했다. 후속조치와 병행해 녹조발생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지류 수질관리도 강화한다. 오염이 심한 지류의 수질 개선을 위해 인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할당해 책임관리하는 ‘지류총량제’를 낙동강수계에서 시범 실시한다. 합천창녕보 등 3개 보 유역에서는 지류에 대한 정밀진단이 실시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대통령의 시간’ 비용으로 나무라다

    ‘대통령의 시간’ 비용으로 나무라다

    MB의 비용/유종일·고기영·김용진 등 지음/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 엮음/알마/364쪽/1만 6000원 이 책에 따르면 대통령의 시간은 ‘탕진과 실정’으로 정리된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 비리를 폭로하려는 캠프 직원을 돈으로 매수해 해외로 출국시켰다. BBK 등 숱한 차명재산 의혹에 휩싸여 왔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내곡동 사저 사건으로 특검을 받기도 했다. 그가 치적으로 삼는 자원외교, 4대강 사업, 부자 감세, 그리고 부인의 한식 세계화 사업까지 이명박 정부가 허공에 뿌린 돈은 무려 189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MB의 비용’은 유종일 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 이사장을 비롯해 기업 실무 현장 출신의 학자, 조세재정 전문가, 토목공학과 교수 등 각계 전문가 16명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분석해 묶어낸 글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감추거나 외면하고 있는 국고 탕진 사례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국회에서 6일 시작한 자원외교 관련 국정조사의 예고편이자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고기영 한신대 교수는 해외 자원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이명박 정부의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이 부실 기업을 비싸게 사들이는 등으로 인해 남긴 부채가 약 4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손실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의 회수(총회수율 114%)가 예상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심각한 부작용을 바로잡기 위해 투입돼야 할 비용이 8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다. 또한 법인세 인하 등에 따른 세수 감소분도 만만치 않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세법 개정으로 총 63조원의 세수가 감소했으며 그중 31조원이 고소득층 및 대기업의 수혜 몫이다. 부인 김윤옥씨의 한식세계화 사업도 국고를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4년 동안 93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627억원을 집행해 300억원 이상이 불용처리됐다. 그 와중에 결식 아동 방학 급식 지원금 285억원, 서울시 독거노인 도시락 추가 비용 2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이 밖에 이 전 대통령과 롯데의 유착 관계, 5·24조치로 상징되는 남북 관계 경색, 언론 장악 등의 실정 내용도 빠짐없이 담았다. 책을 읽다 보면 괜스레 얼굴이 붉어지고 심박수가 뛰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은 말미에 이렇게 적는다. ‘기억투쟁은 청산투쟁이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심판과 청산이 되지 않으니 적폐가 쌓여가는 것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합리적 진보주의자’로 불리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합리적 진보주의자’로 불리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현장을 외면하지 않는 대주교’ ‘합리적 진보주의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68) 대주교에게는 자주 이런 수식어가 붙는다. 천주교 안팎에서 거부감 없이 소통 가능한 사제로 꼽힌다는 열린 성직자. 세월호 참사 이후 줄곧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았고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도 대주교 중 유일하게 그 리본을 달았던 한국 천주교계의 큰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주교회의 의장 선출 직후부터 ‘시대의 아픔과 함께하는 교회’를 입에 담고 사는 김 대주교. 서울 광진구 중곡동 주교회의 의장 집무실에서 만난 대주교는 “종교는 울타리 안의 공동체를 벗어나 세상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빛과 소금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의장 취임부터 ‘시대의 아픔과 함께하는 교회’를 강조하고 있다. 시대의 아픔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함의를 갖는가. -시대의 아픔이란 근래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매 시대의 아픔이 있다. 지난해 눈 뜨고 빤히 보면서 단 한 생명도 구하지 못한 세월호 참사는 그 아픔의 작은 예일 뿐이다. 어떤 말로도 변명할 여지가 없는 무기력의 노출이란 점에서 아픔을 통감한다. →의장 취임 이후 사건 사고가 많다. 지금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나. -세월호 참사에선 무엇보다 미래의 꿈이자 희망인 학생들의 희생이 컸다. 쌍용차를 비롯해 해고 노동자들의 생존권 박탈과 그들이 느끼는 생명의 위협도 참담하다. 남북한 경색 국면의 지속은 여전히 민족적인 아픔이다. 소외계층을 향한 있는 자들의 나눔이 너무 인색하다. 특히 결혼이주여성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 노동자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한 배려라기보다 국가, 민족에 상관없는 천부적인 생존권 보장 차원이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은 한국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교황 방한 이후 우리 주교들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의 실천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해 온 것으로 안다. -잘 알려졌듯이 주교들이 먼저 사마리아통장을 개설했다. 어려운 사람과 함께하자는 차원에서 작은 정성을 모은 첫 번째 집단적 실천이 아닐까 한다. 현재 매월 송금하는 분도 있고 분기별로 송금하는 이들도 있다. 작은 일이지만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다른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조만간 사회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교회의 산하 단체에서 그에 관한 사목 방안을 고심하고 있고 교구별로도 실천 사안을 마련 중이다. →올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50주년을 맞는 해다. 한국 교회가 어떤 점을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보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최대 화두는 교회의 현대사회 적응이다. 우선 내적인 차원에서 성직자와 교회 구조의 쇄신이 중요하다. 외적으로는 시대의 아픔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한다. 교회 건물에 갇힌 ‘우리끼리’가 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가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시대의 문제를 복음의 정신으로 보고 교회가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자는 것이다. →교회의 사회 참여를 놓고 시선이 엇갈린다. 정의구현사제단의 언행 논란이 단적인 예다. 보수·진보의 갈등이 심한데 종교까지 쪼개지는 양상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보나. -한 조직의 구성원이 가는 길은 다양하다. 어떤 분은 직설적이고 어떤 분은 상당히 정제된 표현을 쓰지만 근본적으로 의도하는 바는 비슷하다고 본다. 교회 내 보수·진보 편 가르기는 세간에서 보는 기준일 뿐이다. 사제는 모두 교회를 사랑한다. 교회 내에서는 복음의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이 항상 으뜸 기준이고 그 기준에 따라 사회·정치 문제를 식별하는 것이다. 보수에도 진리와 정의가 있고 진보에도 진리와 정의가 있는 법 아닌가. →지난해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비판했다. ‘상상치 못한 결정에 당혹스럽다’는 언급이 주목받았다. 지금도 여전히 같은 생각인가.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다’라는 의식이 팽배해 대화나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 당시 특정 정당을 옹호하거나 그쪽 편에 서서 한 말이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한 정당이 해산되는 건 보통 일이 아니라고 했다. 정치 발전과 국가의 위신을 생각해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 것이다. →올해는 분단 70년이 되는 해다. 남북 관계가 여전히 경색돼 있는 상황인데.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 단지 정책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이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 통일부가 그런 의지에서 구성됐다면 그 뜻을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금년엔 꼭 가시적인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2011년 방북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자존심보다 민족이 더 앞서는 것이니 서로 품어 안고 나가자’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몫은 통일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의지에 선의의 협력을 하는 것이다. 물론 정치적인 계산 없는 민족 동질성 회복의 차원이다. →올해 방북을 소망한다고 밝혔는데 계획은 잡혔나. -구체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우선 광주대교구가 있는 전라도가 북한 농어촌을 도울 수 있을지 교구 차원에서 탐색하고 있다. 가능하면 정부나 행정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조만간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낼 계획이다. 천주교 민화위(민족화해위원회) 차원에서도 방북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의도인지 정확히 가늠하기 힘들지만 통일은 국가와 민족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희망의 출구라고 본다. 경제, 사상, 이념 갈등이나 동북아 지정학적 측면 모두에서 문제를 해소하는 길임에 틀림없다. 경제적 차원이라도 잘된다면 북한 주민들 삶의 질이 올라가고 통일이 되더라도 충격이 덜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종교 갈등이 늘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데. -아직 그럴 정도의 징후는 없다고 본다. 50여개 종교, 600여 종파가 잘 지내고 있는 편이다. 일부 배타적인 근본주의를 제외하곤 문제가 없다. 다른 종교의 교리를 다 수용하거나 인정할 순 없어도 존중은 해야 한다. →최근 이슬람국가(IS)의 연이은 테러와 인질 살해를 보고 느낀 점이 많을 텐데. -제 신앙을 제대로 통찰한다면 그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코란에서 그렇게 가르치지는 않을 것이다. 편향된 해석이 큰 문제다. 제 교파의 교리를 더 공부, 연구하고 타 종교를 비난, 폄훼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의 종교들이 큰 마찰 없이 지내는 건 국민들의 종교적 심성이 좋기 때문이다. 지금 IS 사태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잠잠해질 것이다. 배타적 근본주의도 톨레랑스 차원에서 바라보고 동행토록 배려한다면 말이다. →일본의 우경화가 심상치 않다. 과거사 반성은 차치하고 거꾸로 우경 군국주의로 치닫는데 어찌 봐야 하나. 특히 천주교 차원에서 할 일이 있다면. -양국 교회가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을 매년 하고 있다. 양국의 교회와 성직자들이 사회 관심사를 복음의 빛으로 식별하자는 공동의 노력이 아닐까 한다. 지난해 일본 주교들이 한국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가 위로한 건 큰 결실이라고 본다. 극단적 우경화는 동북아 평화 노력을 깨고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한다. 군국주의를 부활해 패권을 잡겠다면 시대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얼마 전 단행한 새 추기경 임명에 한국이 빠졌다. 대주교도 물망에 올랐는데 섭섭하지 않았나. 한국 천주교 교세 증가는 세계가 주목할 만큼 이례적인데. -우리 교회 교세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섭섭해할 이유가 없다. 한국 천주교는 보편적 종교로서의 역할을 차분히 잘하고 있다. 그러면 되지 않는가. →왜 사제가 됐는가. 혹시 사제가 된 걸 후회한 적은 없었나. -모태 신앙이다. 어릴 때부터 신앙적 분위기에서 컸다. 큰누님도 수녀다. 사제의 상이 좋았던 것 같다. 후회는 없었지만 결혼해서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다. 신학교 학생 시절 어려웠을 때 유혹처럼 다가왔었다.(웃음) →이 시대의 사제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기능인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존재 자체로 빛과 소금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능수능란한 행정 관리의 측면이 아니라 하느님과 신자 사이의 진정한 중재다. →많은 국민이 어렵게 살고 있다. 덕담 한마디 부탁한다. -양은 순하고 평화로움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특출한 사람 혼자만 나가지 않고 뒤처진 사람과 어깨동무해 같이 걸어간다면 국민들이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김희중 대주교는 누구 불교 등 타 종교와 활발한 교류… 열린 성향에 강단 있는 성직자 1947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광주 살레시오고교와 대건신학대를 졸업했다. 1975년 대건신학대를 졸업하면서 사제 서품(세례명 히지노)을 받아 이때부터 줄곧 광주대교구에 소속돼 왔다. 광주대교구 명상의 집 지도신부, 광주가톨릭대 교수(사무처장), 광주대교구 금호동 본당 주임신부, 총대리 등을 지냈다. 1976년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로 유학해 박사학위(교회사)를 받아 1983년부터 광주가톨릭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2003년 주교품을 받았고 2010년부터 광주대교구장직을 승계해 맡아 왔다. 지난해 추계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강우일 의장(제주교구장)의 뒤를 이어 임기 3년의 주교회의 의장에 선출했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 성직주교위원회 위원,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특히 2004년부터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개신교, 불교 등 타 종교와 활발히 교류하며 전국적인 활동을 해 왔으며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2006년부터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고 교황청의 그리스도일치촉진평의회 위원, 종교간대화평의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합리적이고 열린 성향의 사제로 사회적 논란에 분명한 목소리를 내 온 강단 있는 성직자로 종교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4대강 사업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등 비교적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국내 16개 천주교 교구 협의체로서 한국 천주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대내적으로는 주교회의총회, 상임위원회, 주교위원회, 전국위원회 등의 기구를 통해 한국 교회의 전국 단위 사업을 추진하며 교구 간 협력을 도모한다. 전국의 성당에서 통용되는 성경, 기도서, 성가집과 각종 예식서, ‘복음의 기쁨’을 비롯한 교황 문헌을 공식 번역해 펴내는 일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 천주교회를 대표해 교황청 및 외국 교회와 연락하는 업무를 한다. 회원은 추기경 1명, 대주교 2명, 주교 21명, 대수도원장 1명 등 모두 25명이다. 은퇴한 주교인 준회원 12명은 사안에 따라 총회에 참석한다.
  • [불붙은 증세논쟁] 증세 국면 밀린 새정치연 ‘법인세+α’ 있나

    여당이 ‘증세’ 화두를 먼저 꺼내지 못할 것이라고, ‘증세 논의’를 선점했다고 자부하던 새정치민주연합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선제적으로 비판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에서 자칫 2012년 무상복지 기조를 새누리당에 선점당했던 신세가 증세 국면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4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 나선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증세와 관련해 세 가지를 언급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기업 위주의 법인세 감면을 정비하고,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4자방(4대강·자원개발·방위사업)과 같은 불필요한 국책사업을 정리하고, 담뱃세 인상과 같은 편법이 아닌 형평성을 살리는 조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새정치연합이 최우선적 증세 과제로 꼽는 ‘법인세 정상화’를 빼면, 증세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셈이다. 다만 부분적으로 복지 부담과 증세 폭을 동시에 줄이는 이른바 ‘중부담·중복지’ 논의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복지 축소를 논의할 만큼 과잉복지 상태가 아니다”라는 반론이, 증세 논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방법론적 원칙이 서 있는 정도다. 새정치연합 정책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이전 상태로 법인세 최고세유을 정상화시켰을 때 연중 추가 확보되는 세수는 4조 5000억~5조원”이라면서 “일단 불공평한 조세 정책을 개선해 신뢰를 얻은 뒤 정치권이 본격적인 증세 논의를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법인세 정상화를 해도 수십조원에 이르는 ‘무상복지 재정’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법인세도 못 건드린 채 증세 주장을 펴기엔 반발 여론이 부담스럽단 설명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북한, MB 회고록 고강도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고강도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북한이 MB 회고록 논평을 발표하고 고강도 비난을 쏟아부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회고록의 핵심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뭇매맞은 정치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쓴다는 것도 가관이지만 자기 치적을 광고하려고 염치없이 놀다가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더욱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은 논평이나 논설 같은 비판 형식 대신 상대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인데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은 빼놓는 등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비아냥에 초첨을 맞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사’에 대해 향후 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문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남한내 비판 여론을 거론하며 “가뜩이나 미움받는 처지에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괜히 ‘회고록’이요 뭐요 하다가 도리어 화만 입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또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으로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이는 “책이 ‘4대강 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의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한 거짓말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평은 ‘정치 무능아’, ‘추물’, ‘역도’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 ‘죄행록’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재임 시절 남북간 이뤄진 물밑 접촉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해 북한의 반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MB 회고록에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비난

    북한, MB 회고록에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비난

    ‘북한 MB 회고록’ 북한 MB 회고록 논평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회고록의 핵심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뭇매맞은 정치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쓴다는 것도 가관이지만 자기 치적을 광고하려고 염치없이 놀다가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더욱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은 논평이나 논설 같은 비판 형식 대신 상대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인데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은 빼놓는 등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비아냥에 초첨을 맞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사’에 대해 향후 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문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남한내 비판 여론을 거론하며 “가뜩이나 미움받는 처지에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괜히 ‘회고록’이요 뭐요 하다가 도리어 화만 입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또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으로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이는 “책이 ‘4대강 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의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한 거짓말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평은 ‘정치 무능아’, ‘추물’, ‘역도’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 ‘죄행록’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친박 서청원·이정현 회의 보이콧 ‘시위’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 등장을 계기로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주류 핵심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일 유 원내대표 당선 이후 처음 열린 당 공식 행사다. 대신 이날 회의에는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과 김태호 최고위원, 이군현 사무총장,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 김영우 대변인, 이재오·이병석·정병국·심재철·정미경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출신들이 자리를 채웠다. 친이 핵심이었던 이재오 의원이 “앞으로 중진회의에서 내가 할 말은 별로 없을 듯하다. 참석을 안 해도 될 듯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당내 분위기 반전과 맥이 닿아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에 친이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재선인 조해진 의원을 내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정무비서관을 지낸 조 의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4대강과 회고록 출간 등 주요 현안마다 이 전 대통령 입장을 대변해 왔다. 계파 반목의 기저에는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문제와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 꽉 막힌 당·청 관계 등에 대한 변화와 쇄신 압박을 잇따라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친박 중진은 “원내대표가 대통령 위에 있나”라고,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여당이 정부 정책을 쥐고 흔들려 하는 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면서 당 지도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다만 당장 계파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양측 모두 ‘각자도생’의 길을 걷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서·이 최고위원이 ‘공개 반박’ 대신 ‘회의 보이콧’을 선택한 이유다. 친박 주류의 경우 당의 정책적 뒷받침 부족, 비박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각각 깔려 있다. 양측의 ‘확전 자제’ 입장에도 불구하고 긴장 관계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북한, MB 회고록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북한 MB 회고록 논평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회고록의 핵심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뭇매맞은 정치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쓴다는 것도 가관이지만 자기 치적을 광고하려고 염치없이 놀다가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더욱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은 논평이나 논설 같은 비판 형식 대신 상대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인데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은 빼놓는 등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비아냥에 초첨을 맞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사’에 대해 향후 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문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남한내 비판 여론을 거론하며 “가뜩이나 미움받는 처지에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괜히 ‘회고록’이요 뭐요 하다가 도리어 화만 입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또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으로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이는 “책이 ‘4대강 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의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한 거짓말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평은 ‘정치 무능아’, ‘추물’, ‘역도’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 ‘죄행록’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재임 시절 남북간 이뤄진 물밑 접촉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해 북한의 반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리 본 MB회고록] “감사원측 ‘대운하 위장설’ 주장 납득 못 해” 불쾌감

    4대강 사업과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전의 정부에서도 추진했던 사업이었다며 사업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특히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야당이나 시민·환경단체의 주장과 거리가 멀어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은 운하건설이 역대 정부에서도 추진했던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고 박정희 대통령도 재임 중 인천~서울~영월을 잇는 내륙주운건설을 검토했으며, 미국 국무부와 공동으로 한강 운하를 연구하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했으나 갑작스런 서거로 사업이 중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24조~87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하천정비사업 계획을 세 차례나 발표했으나 다른 사안들에 밀려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이 추진한 한반도대운하 사업은 장기적으로 북한까지 수로를 연결하자는 계획이었으며, 5년 단임 대통령이 완성할 수 없어 통일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고 술회했다. 또 국민이 원하지는 않는 사업을 굳이 밀어붙일 생각이 없어 한반도대운하건설 계획을 접고 남한 지역의 하천정비사업으로 변경해 추진했는데도 정치 논리에 휘둘려 한반도대운하사업으로 포장,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감사원의 ‘대운하 위장설’에는 납득할 수 없고, 비전문가들이 단기간에 판단해 결론을 내릴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감사원이 2013년 ‘4대강 사업은 대운하로 추진됐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데 이어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당시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MB회고록 파장] 자원외교 국조 반발 ‘조기 출간’… 남북 비화 朴정부에 부담

    [MB회고록 파장] 자원외교 국조 반발 ‘조기 출간’… 남북 비화 朴정부에 부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2년 만에 회고록을 출간하며 정치의 중심에 섰다. 역대 정부 해외 자원개발 국정조사와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발(發) 각종 현안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저서를 통해 직접 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는 점이 논란의 초점이다.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그 정치적 파문의 강도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인사들은 29일 이 전 대통령이 ‘왜 하필 지금’ 회고록을 출간했는지에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정치적 목적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특히 ‘현재진행형’인 해외 자원개발 국정조사에 대해 변론을 하는 것이 이번 회고록의 ‘화룡점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해외 자원개발 총괄 지휘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맡았고, 10년에서 30년이 지나야 그 성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퇴임한 지 2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노무현 정부보다 더 잘했다”로 요약된다. 이 전 대통령은 책임을 회피함과 동시에 국회에서 진행 중인 국정조사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 대목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재판대에 선 이 전 대통령이 최후의 변론을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야당도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책임 회피용이라며 날을 세웠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자원외교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해 ‘물타기’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회고록의 내용이 반성보다 자화자찬에 치중됐다”는 지적도 야당에서 쏟아졌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에서 전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 추진 뒷얘기를 공개한 것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상회담 조건으로 쌀 40만t, 옥수수 10만t, 비료 30만t, 북측 은행 설립 자금 100억 달러 등을 제공하라고 돼 있었다”는 대목이 문제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의 언급이 “박근혜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때도 뒷거래를 해야 한다”는 훈수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여권 관계자는 “현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재 뿌리기”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의 ‘폭로’로 이제 박근혜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국민들은 ‘뒷거래’를 통해 성사시켰다는 의혹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남북 정상회담에 실패한 이 전 대통령이 현 정부에 대한 강한 질투심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곁들여졌다. 이 밖에 민감한 한·중·일 외교에 대한 여과 없는 기술이 향후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추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고록 출간 시기를 놓고서는 친박(친박근혜)계와 옛 친이(친이명박)계 간 입장이 갈렸다. 친박계는 “퇴임 2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너무 이르다”고 했지만 친이계는 “역사 기록은 의무”라며 반겼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기초단체장 임명·기초의회 폐지…논란 부르는 ‘풀뿌리 역행’

    기초단체장 임명·기초의회 폐지…논란 부르는 ‘풀뿌리 역행’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지발위)가 28일 설명회에서 내놓은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에는 현재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이 적지 않다.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중앙의 권한과 사무를 지방에 대폭 이양하는 등 지방자치단체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을 비롯해 주민직접참여제도 강화 등 풀뿌리 자치를 강화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하지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특별·광역시 기초의회 폐지, 교육감 선출 방식 개선 등은 격렬한 반발과 논란이 예상된다. 지발위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연 설명회는 지난해 12월 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을 토대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취지였다. 지발위는 부처별 실천계획을 토대로 다음달까지 시행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발위는 이날 설명회에서 중앙 권한·사무를 지방에 이양하기 위한 지방일괄이양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방세 비율을 확대하고 지방세 비과세감면율을 국세 수준으로 축소하는 등 지방재정을 확충하겠다고도 했다.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고 교육감 선출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초지자체에 자치경찰제도를 도입하고 특별시와 광역시 기초의회를 폐지하며 광역시는 시장이 기초단체장을 임명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지발위 계획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에서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다. 가령 자치경찰제를 기초지자체에 도입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광역지자체도 아니고 시·군 단위까지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는 게 적절한 것이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지방의회 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의회 의장에게 의회 소속 전 직원 인사권을 부여한다는 것도 가뜩이나 업무에 비해 지나치게 비대한 사무처 현실과 상충된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핵심이 빠져 있고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내용도 적지 않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설명회장에서 만난 한 학자는 교육감 선출 방식 개선안에 대해 “지난 선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이 대거 당선됐어도 이럴까”라며 종합계획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한 지자체 공무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발위가 정말로 지자체 어려움의 본질을 이해하고 만든 계획인지 의문”이라며 “실현 가능성은 물론 실행 의지도 안 보인다”고 혹평했다. 그는 “정부에선 지자체를 예산 낭비의 온상인 양 호도하지만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아니냐”면서 “낭비 사업으로 거론되는 것도 모두 정부가 투융자심사를 거쳐 예산 지원을 했던 것들인데 그때는 왜 아무 말 없었느냐”고 꼬집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MB 회고록 “자원외교 필요”

    MB 회고록 “자원외교 필요” “기억이 용탈(溶脫)돼 희미해지기 전에 대통령과 참모들이 생각하고 일한 기록을 가급적 생생하게 남기고 싶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첫 회고록 출간을 알리며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다음달 2일 정식 출간되는 회고록의 제목은 ‘대통령의 시간’으로, 이 전 대통령의 재임 5년간 국정 경험이 담겼다. 2013년 2월 24일 청와대를 떠난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5월 서울 강남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 회고록 집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과 대통령실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주요 인사들과 매주 ‘회고록 회의’를 하고 두 차례 워크숍을 열어 ‘집단 기억’을 되살려 냈다. 총 800쪽에 12개 장으로 구성된 책이 완성되기까지는 1년 10개월이 걸렸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는 최대한 배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도 결국 정치적 공방과 맥이 닿아 있어 논란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 해외 자원 개발,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 논란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통화에서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는 한 챕터를 할애했지만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해서는 한 페이지 안팎으로 짧게 담겼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여름 출간하려 했지만 완성도를 높이려다 보니 6개월이 지연된 것”이라면서 “변명하고 해명하기 위해 책을 쓴 게 아니며 이번에는 최대한 정치적 문제를 언급하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수석은 “2~3년 뒤쯤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책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책에서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우려도 있지만 수해 예방 등 그 효과를 이미 보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해서는 “우리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자원외교에 힘쓸 수밖에 없다”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 등으로 결국 무산된 ‘세종시 수정안’의 추진 과정 뒷얘기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의 견해도 담겼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건강한 물 공급 사업 ‘지방 맞춤형’으로 확대할 것”

    “건강한 물 공급 사업 ‘지방 맞춤형’으로 확대할 것”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장이 미래 물관리 선도기업과 국민 물복지 실현을 부르짖고 나섰다. 최 사장은 20일 “전체 유역의 수자원 통합관리는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 물복지 실현에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한 뒤 “지난해 시작한 건강한 물 공급 후속사업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물 통합관리의 첫 단추로 수계별로 지역(유역) 특성을 반영한 통합 물 관리 전담조직을 만들고 영산강·섬진강 유역 시범사업으로 보성강댐을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또 상반기 중 경기 과천, 광명 등 16개 신규 지방자치단체와 홍수재해 통합관리사업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 파주시에서 시작한 건강한 물 공급 사업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반응이 좋아 본사에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지방상수도 맞춤형 사업모델을 세워 사업을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K-water는 이 사업을 부산에코델타시티·세종시로 넓히고 시화수변도시 개발사업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수변도시개발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1분기 중에 시화나래 국제테마파크 사업자 선정을 구체화하고 부산에코델타시티는 보상을 실시하는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그는 “아라뱃길을 수도권 최고의 문화관광레저의 명소로 육성해 또 다른 자랑거리로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조사평가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이행할 것”이라며 “현장조사, 이해관계자들과 정기적 대화 채널을 만들고 공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국민신뢰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물복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에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광역상수도 직접 공급 및 소규모 수도시설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상수도 보급률이 가장 저조한 충남 천안·당진·홍성 등 3개 시·군을 대상으로는 광역·지방 간 협업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소규모 수도시설 대상 정보통신 기반 통합관리 시범사업도 펼치기로 했다. 낡고 오래된 수자원 시설의 보수·보강을 통한 물 관련 재난을 막고 중단 없는 수돗물 공급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정부, 4대강 사업 어민 피해 첫 보상

    정부, 4대강 사업 어민 피해 첫 보상

    정부가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유역의 어업 생산량이 많이 줄었다는 어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처음으로 피해보상에 들어간다. 19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부산을 비롯한 경남과 경북 등 낙동강 일대 어민들에게 어업피해보상금을 20일부터 지급한다. 보상은 낙동강 내수면 어업허가 555건과 해수면 어업허가 1424건 등 총 1975건에 보상금액은 77억원 규모이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한 해 동안 경남 창원 합천보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에 이르는 구간의 어업 환경 변화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실제로 어획량이 줄어든 것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연구용역 결과 2010년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하루 어획량이 3분의1로 감소했으며 주낙과 통발 등 어구를 이용한 어획량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어획량 감소는 4대강 사업으로 하천 속 수생식물이 사라지면서 물고기의 서식 환경에 변화를 일으킨 것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규모 토목공사로 인한 퇴적물이 쌓여 유속이 느려지면서 잉어와 붕어의 어획량이 줄어들고 낙동강 하구 김 생산량도 많이 감소했다. 2012년 부산과 경남 등 낙동강 일대 어민들이 국토부를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했으나 국토부가 거절하자 어민들은 국가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의 정밀조사 권고에 따라 국토부가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보상이 이뤄지게 됐다. 신용필 부산 진목어촌계장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생태복원기간 어업피해보상금으로 70억~80억원이 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상금액이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 가구당 보상금액은 200만원 수준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다음주까지 피해 어민에 대한 보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금강과 한강, 영산강 지역 어민에 대한 보상 여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감사원 “4대강 사업, 수자원공사 우려에도 강행”

    정부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을 공기업 자체 사업으로 떠넘겨 공기업의 경영 악화와 졸속 시행을 불렀다는 감사원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감사연구원의 ‘공기업 주요 정책사업 추진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던 4대강 사업은 2009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수익사업으로 결정되고 이후 3일 만에 수공 이사회에서 자체 사업으로 추진이 의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보고서는 “공기업 사업으로서 근거가 모호하고 국가 재정지원 조건이 불명확하게 설계된 상태로 수공의 7조 8000억원이 투자됐다”면서 “정부는 금융비용 보전 차원에서 1조 3000억원만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사업 추진의 법적 근거와 관련해 “수공은 4대강 사업이 치수사업이고 별도 수입이 없기 때문에 수공 자체 사업으로는 추진이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히고 이사회 의결 과정에 대해선 “변경된 사업에 대한 충분한 숙려기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사업성·경제성·재원 구조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공의 투자 원금에 대한 회수 대책은 아직도 수립되지 않았다”면서 “투자 회수가 늦어질수록 금융비용 보전액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공기업 자체 추진의 근거가 모호한 사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사업으로 추진하거나 총사업비 관리제도를 개선해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독자와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독자와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2014년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라고 말한다.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잇따른 사건 사고와 국민의 절망, 정치불신 그리고 이념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사회통합과는 거리가 먼 한 해였다. 계층간·세대간 갈등과 격차도 커졌다. 그래서 2014년의 사자성어는 ‘지록지마’(指鹿之馬)였다. 우격다짐으로 거짓을 진실이라 말하는 한 해였다. 2015년의 바람은 ‘정본청원’(正本淸源)이다.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갑오실패를 을미적거리면, 병신년이 온다’는 말도 나온다. 희망만으로는 부족해 을미개혁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다양한 여론조사와 인터뷰를 실었다. 경제전망에 대한 전문가 100인 설문 결과(1월 5일자), 2015년은 개인소득 3만 달러 시대라는 기대와 달리 복지 증세가 필요하고(42%), 일자리 창출(60%)과 가계부채 해결(50%)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와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적했듯 관경유착의 고리를 먼저 끊어야 한다(1월 2일자). 고용 없는 내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 세종청사 비정규직부터 해고하는 정부가 노동시장 안정화를 이끌 수 있겠는가 되새겨 봐야 한다. 정부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취업규칙 지침을 제시했다. 그러나 고용 없는 취업 지침은 무의미하다. 또한 갑오년에 해결하지 못한 4대강 부실 공사와 해외자원개발 비리 등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 같다. 사회 원로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1월 5일자),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3년차가 의미 있으려면 ‘을미적’거리지 않고 인적 쇄신과 소통 강화가 있어야 한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라도 화합형 인사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뜻깊은 연재다. 영문도 모르는 채 침몰하는 세월호를 지켜봐야 했던 김영오씨의 바람처럼 그가 왜 딸아이를 잃어야 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세월호 인양과 사건의 진실 규명은 우리 사회가 병신년을 어떻게 맞이할지를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1월 2일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50일 동안 2명의 해고 노동자가 고공 농성을 했던 씨앤앰 사태의 경우 세밑 노사 양측이 간접 고용과 해고사태 해결에 극적으로 합의했다(1월 6일자). 그러나 아직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굴뚝에서는 2명의 해고 노동자가 25일째 고공 농성 중이다. 김정욱씨의 바람은 “해고된 동료들과 다시 차를 만들며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다(1월 5일자). 일하고 싶은 자들이 일하지 못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그 병든 사회를 더 병들게 하는 것이 부패한 관료와 정치인들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언론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의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진 사회에서 제4부로 불리는 언론마저 제 기능을 못 한다면 우리 사회는 치유할 동력을 모두 잃게 된다. 그래서 “성숙한 언론을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할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나라를 바꾸려면 언론부터 바꿔야 한다.”(1월 3일자 진경호 칼럼) 그러한 의미에서 1월 6일부터 시작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는 사뭇 기대된다. 기자들이 직접 삶의 현장을 체험하는 두 달간의 오디세이가 끝난 이후에는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졌으면 좋겠다. 나아가 서울신문의 을미년은 독자와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의 차르… 금융위기 때 환율 관리 못해”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의 차르… 금융위기 때 환율 관리 못해”

    강만수(왼쪽)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행을 ‘외환시장의 절대 군주 차르’라고 비판했다. 평소 ‘한은이 제대로 하는 게 뭐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는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한은이 환율 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성태(오른쪽) 전 한은 총재는 “강 전 장관이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강 전 장관은 5일 출간된 비망록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실록’(삼성경제연구소)에서 “지난 43년의 공직 생활은 비판과 비난의 범벅이었지만 그것이 관료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강 전 장관은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차관이었고 금융위기 때는 기재부 장관이었다. 강 전 장관은 “2008년 당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50원을 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그런데 이성태 당시 한은 총재는 한 포럼에서 적정 환율을 970∼980원이라고 발언해 하루에 원·달러 환율을 20.9원이나 떨어뜨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은이 외환위기를 앞두고서도 원·달러 환율 890원이 마지노선이라고 버텼다”면서 “정상적일 때는 몰라도 위기를 앞두고는 환율을 중앙은행에 위임해서는 안 되고 시장에 맡겨서도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추진한 고환율 정책은 그 과실이 일부 수출 대기업으로만 흘러 들어가 오늘날 우리 경제의 불균형 성장을 더 심화시킨 주범이라는 비판도 여전하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는 “환율에 대한 최종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는 강 전 장관이 왜 남 탓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부가 외환정책을 이끄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당시 강 전 장관은 한은의 동참을 얻어내기 위한 설득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본인 주장만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은 입장에서 환율 관리는 화폐 발행액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근본적인 문제”라며 “강 전 장관은 한은 독립성의 알파이자 오메가를 마음대로 동원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환율 관리를 위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이 부족하다면 국회에 발행 한도 증액을 요청하면 되는데 당시 기재부는 외평채 한도를 다 쓰지도 않은 상태에서 한은이 가진 수단을 손쉽게 이용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기억이 달랐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27일 한은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 폭인 0.75% 포인트 내렸다. 강 전 장관은 “상황이 위중하니 기준금리를 1% 포인트 내렸으면 좋겠다”고 한은 총재에게 요구했다고 공개했다. 반면 이 전 총재는 “대통령이 주말에 긴급히 회의를 소집해 한은에 좀 더 신속하고 과감한 행동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강 전 장관이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 내리라고 언급한 적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부자 감세 비판과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논란이 아직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강 전 장관은 “(내가 밀어붙인) 35조원의 대규모 감세 정책 등 덕분에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의 기초 인프라 건설을 위해 다른 대안이 별로 없었다”면서 “아직은 자전거길 조성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주변에 많은 관광 레저 산업이 들어서면 내수산업 진작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정권 바뀌면 쪼그라드는 ‘정책성 보험’ 어찌할꼬…

    정권 바뀌면 쪼그라드는 ‘정책성 보험’ 어찌할꼬…

    이명박 정부 때 히트한 대표적인 보험상품은 자전거보험이다. 4대강 자전거길 개발 바람에 맞춰 앞다퉈 출시된 자전거보험은 2010년 1만 7693건이나 팔렸다. 하지만 2013년에는 5446건으로 거의 3분의 1토막 났다. 그 사이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아예 2884건으로 급감했다. 이제는 무언의 압력을 넣는 당국도, 정부 코드를 맞추느라 판매에 열성인 보험사도 없다. 이렇듯 정부 시책으로 출시된 정책성 보험 상품들이 ‘죽쑤고’ 있다. 어떤 상품은 수요 예측을 잘못 해, 어떤 상품은 수요가 너무 넘쳐서다. 전자(前者)는 고객이, 후자(後者)는 보험사가 외면한다. 금융 당국도 정권 기류 따라 민간의 팔을 비틀 뿐, 뒷일은 ‘나몰라라’ 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출시된 ‘피싱 및 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은 MG·삼성·현대·더케이 등 4개 손해보험사를 통틀어 1년 내내 12건 판매에 그쳤다. 고객 정보 유출 사고와 보이스피싱 피해 등이 잇따르자 당국이 앞장서 관련 보험 출시를 유도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정부의 4대악 정책과 맞물려 ‘4대악 보험’으로 알려진 현대해상의 ‘행복지킴이 상해보험’도 출시된 지 5개월이 넘도록 단 한 건도 팔리지 않았다. 수요를 헛짚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상품이지만 금융 당국은 “보험사들이 재량껏 할 일”이라며 뒷전이다. 반면, 장애인·고령자 등을 위한 보험은 수요는 있되, 보험사들이 판매를 기피하는 대표적인 정책 상품이다. 삼성·교보·신한·한화 등 4개 생명보험사의 장애인 전용 보장성 보험은 지금까지 9000건 넘게 팔렸다. NH농협생명의 장애인 연금보험도 1000건 넘게 나갔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져야 할 손해율이 만만찮다”면서 “팔릴수록 손해라 보험사들이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공적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거나 충분한 수요 분석 없이 ‘과시성 성과’만을 의식해 상품 개발을 강권한 산물이다. 김재현 상명대 보험학과 교수는 “자전거보험의 경우 일본 등 해외에서는 보편화돼 있고, 국내에서도 잠재성은 있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이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라면서 “장애인이나 고령층 보험은 정부가 공적 보험으로 해결할 문제를 시장에 떠넘긴 사례”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문가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당장의 수익을 내는 데만 급급해 미래 전략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이버 범죄나 정보 유출 등 사회적 비용이 큰 부문은 상품 개발만 강요할 게 아니라 가입도 의무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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