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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무성 “대응 책임 물을 것”… 문재인 “국민 고통 엎친데 덮쳐”

    김무성 “대응 책임 물을 것”… 문재인 “국민 고통 엎친데 덮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4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관련, “적기에 빨리 진압될 수 있었는데도 이렇게 빨리 병을 키워서 문제를 만든 데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지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 9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신종 전염병을 확정하고 난 뒤에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게 증명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메르스가 진압되고 난 뒤에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다 물어야 한다”면서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책임지울 일은 책임을 지우고, 보강할 일은 보강해서 국가 전체적인 방역 체계를 새롭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부실 대응 논란을 자초한 보건당국과 메르스 확산의 중심 병원인 삼성서울병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인책론 대상으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언급되는 데 대해서는 “그것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가뭄으로 인해 극심한 피해가 우려되는 강원 평창군 일대를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4·29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잠정 중단했던 민생현장 방문을 재개해 대안정당으로의 변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평창 원예농협에서 농가들의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배추밭 물대주기 작업 등에 직접 참여했다. 문 대표는 “메르스 때문에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가뭄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면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만 맡겨두고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또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홍수와 가뭄 피해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4대강에 많은 돈을 퍼부은 것은 아주 방향이 잘못됐다”면서 “가뭄이 계속되는데 근원적인 해결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창작의 싹도 싹둑 잘릴라…전규환 감독 ‘성난 화가’로 본 제한상영가 등급 영화의 수난

    창작의 싹도 싹둑 잘릴라…전규환 감독 ‘성난 화가’로 본 제한상영가 등급 영화의 수난

    영화감독이라면 자신이 만든 작품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그에 앞서 기존에 만들어진 여타 작품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예술가로서 더욱 간절한 꿈일 것이다. 문제는 두 가지 소망이 양립하기 어려운 경우가 왕왕 빚어진다는 점이다. 전규환 감독의 신작 ‘성난 화가’(18일 개봉)는 죄와 벌의 주체와 대상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꾀한다. 화가(유준상)와 드라이버(문종원)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마약 거래, 인신매매 등을 저지르는 세상의 범죄자들을 응징하고, 그들의 장기를 꺼내 새로운 생명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 두 사람이 죄를 대하는 방식, 삶을 풀어 가는 방식은 다르다. 화가는 몸에 ‘무릇 율법 없이 범죄한 자는 또한 율법 없이 망하고 무릇 율법이 있고 범죄한 자는 율법으로 말미암아 심판을 받으리라’(롬 2장 12절)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문신으로 새기고 산다. 그리고 ‘신의 사도’를 자임하며 죄를 벌하는 권한을 스스로 갖는다. 드라이버는 화가의 뜻을 존중하고 따르지만 등판에 해골이 된 예수를 그려 넣고서 죽임과 섹스의 쾌락 자체를 즐긴다. 에스토니아 합작 영화다. 철학적 물음과 함께 세피아톤의 음울하면서도 풍성한 색채의 화면, 기존의 관행을 거부한 채 온기를 빼고 서늘하게 만든 스타일리시한 액션, 그리고 솔풍의 팝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등 정치한 미장센을 앞세워 새로운 영화 문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문제는 드라이버가 에스토니아 출신 이주노동자 애인과 보여주는 파격적인 정사 장면이다.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는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성난 화가’는 이후 영등위가 문제 삼았던 장면을 잘라 내는 대신 화면을 흐릿하게 만드는 것으로 다시 심의를 받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전 감독은 그동안 그라나다국제영화제 대상, 브줄국제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댈러스영화제 대상 등 13차례에 걸쳐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금껏 전 감독이 연출한 작품 중 ‘바라나시’ ‘불륜의 시대’ ‘무게’ 등이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것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다. 이제 여기에 ‘제한상영가 등급 최다 판정 감독’이라는 경력까지 보태지게 됐다. 2010년 이후 한 차례라도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영화는 모두 17편이다. 이 중에는 IPTV를 노리고 선정성을 강조해 제작한 영화들도 있지만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 등은 물론 작가주의 영화관을 고집하며 해외에서 더욱 호평받고 있는 이상우 감독의 ‘지옥화’ ‘아버지는 개다’ 등도 포함돼 있다. 전용 상영관을 따로 갖고 있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는다는 것은 상영 불가로 대중과 소통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함을 뜻한다. 감독으로서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눈물을 머금고 타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 감독은 “어떤 장면, 어떤 영화를 찍건 똑같은 문법을 반복하고 똑같은 내용을 찍는다면 감독으로서 의미가 없다”면서 “섹스 장면 역시 기존의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파격적이면서도 미학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영등위의 일방적인 등급 판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17편 가운데 마지막까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으로 낮추지 않고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남은 영화는 ‘미조’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 ‘자가당착:시대정신과 현실참여’ 등 단 3편이다. 이 중 ‘자가당착’은 포돌이 마네킹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용산 참사, 4대강 사업, 촛불 집회 등을 정치적으로 풍자한 독립영화다. 영등위는 ‘박근혜 대통령 마네킹에서 피가 솟는 장면’ 등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하게 훼손하고 국민의 정서를 손상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지만 1심부터 대법원에서까지 등급 결정이 부당하다며 등급 결정 취소 판결을 받았다. 안치완 영등위 홍보부장은 “2008년 7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의 불명확한 기준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았지만 이듬해 선정성, 폭력성 등의 규정을 구체화한 내용으로 영화 및 비디오물진흥법을 개정해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野 “상위법 위반 시행령 14개 우선 고칠 것”

    野 “상위법 위반 시행령 14개 우선 고칠 것”

    새정치민주연합은 1일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수정 권한을 부여한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상위법 위반 시행령·시행규칙’ 사례 14건을 공개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자 “야당의 눈에 거슬리는 시행령을 고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야 합의로 통과된 개정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이 이날 공개한 상위법 위반 시행령·시행규칙 사례에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외에 ▲누리과정 교부금 지원법 ▲국립대학 회계 재정 운영법 ▲자유무역협정(FTA) 농어업인 지원법 ▲학교 옆 관광호텔 설립 관련법 ▲의료기관 부대사업 관련법 ▲5·18 희생자 보상법 ▲전교조 노조인정 관련 노동조합법 ▲연장근로·임금피크제 관련 근로기준법 ▲4대강 사업 관련 국가재정법 ▲카지노 심사제 관련 경제자유구역법 등이다. 11건이 상위법을 위반했다는 시행령·시행규칙이고, 다른 3건은 시행령을 잘못 적용했거나 지침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는 사례 등이다. 야당은 이들 14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개정 작업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세월호법 시행령은 ‘아비 없는 시행령’ 같다”면서 “6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토대로 세월호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언급,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개정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나아가 국회 상임위별로 상위법을 위반한 ‘시행령 하극상’ 실태를 추가로 확인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18대 국회에서 국회 법제실이 정부의 행정입법 2572건을 분석·검토한 결과 141건의 행정입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의 강제성 여부와 관련, 새정치연합은 행정부가 국회의 수정 요구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표는 “당시 여야가 합의한 입법 취지는 강제력을 부여한다는 데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공기업 개혁 말로만 떠든건가

    국내 30대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이 현 정부 들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전인 2012년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개혁은 박근혜 정부가 표방한 4대 개혁 중의 하나다. 박 대통령은 수시로 “공공부문이 선도적 개혁을 통해 다른 부문의 개혁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공기업 개혁은 공염불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 기업 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스코어가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간 국내 30대 공기업의 재무건전성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194.3%로 2012년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지난해 30대 그룹의 부채비율 80%와 비교하면 공기업 부채비율은 2.4배 높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공기업은 한국철도공사로 411%에 이른다. 총자산에서 차입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 의존도도 지난해 말 45.5%를 기록해 2년 새 1.3% 포인트나 상승했다. 이 같은 통계는 재무면에서 이렇다 할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거꾸로 빚이 늘어났다는 것이니 도대체 개혁은 시늉만 한 것이냐고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공기관장들에게 부채비율을 감축하고 방만 경영을 개혁하라고 다그친 결과가 이것인가. 특히 정부는 지난해 316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전년도보다 5000억원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30대 공기업은 오히려 경영상태가 악화한 것을 보면 힘없는 공기업 몇 군데만 손보고 마치 개혁이 큰 성과를 얻은 것처럼 과장 홍보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개혁의 성과라는 것이 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느라 공기업의 부채가 늘었다 쳐도 왜 이 정부 들어서도 부채 규모가 줄어들고 있지 않은지 의아할 따름이다. 내년 총선과 후년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강도 높은 개혁을 할 수 있는 시기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 방안을 내놓았는데 자잘한 기관 통폐합과 구조조정으로는 한계가 있다. 덩치 큰 30대 공기업을 타깃으로 한 개혁의 고삐를 죄지 않는다면 공공부문 개혁은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 [박문각 남부 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10)한국사

    [박문각 남부 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10)한국사

    서울신문은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하는 7·9급 국가직 및 지방직 공무원시험에 대비해 국어·영어·한국사 등 시험 필수과목과 행정학·행정법 등 선택과목에 대한 실전강좌를 마련했다. 공무원시험 전문학원인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매주 과목별 주요 문제와 해설을 싣는다. 한국사 과목은 전체 20문제 가운데 전근대사 12~14문제, 근현대사 6~8문제 정도의 비중으로 출제되지만, 최근에는 근현대사 비중이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시대적 흐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기초로 기출 문제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고려 사회의 모습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천민 출신인 이의민이 무신 정권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②외거 노비가 재산을 늘려, 그 처지가 양인과 유사해질 수 있었다. ③지방 향리의 자제가 과거(科擧)를 통해 귀족의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다. ④향·부곡·소의 백성도 일반 군현민과 동일한 수준의 조세·공납·역을 부담하였다. (해설)①이의민은 경주 천민 출신. ②외거 노비는 주인과 따로 살 수 있으며 재산을 소유할 수 있어 실제 양인과 차이가 없는 삶을 살았다. ③고려의 향리는 과거를 통해 중앙관리가 될 수 있었다. ④고려시대 향, 부곡(농업), 소(수공업) 거주민은 신분상 양인이다. 그러나 조세, 공납, 역의 의무가 일반 군현민들에 비해 훨씬 컸다. 거주이전의 자유도 없었다. 원칙상 과거응시, 국학입학, 관리임용, 승려출가는 불가능하다. 향·부곡·소의 실제 행정은 향리가 맡았다. (정답)④ (문제)다음은 동학농민운동과 관련한 연표이다. (가)~(라) 시기에 있었던 사실로 옳은 것은? 동학창시-(가)-삼례집회-(나)-고부관아 습격-(다)-전주성 점령-(라)-우금치 전투 ①(가)-황토현 전투 ②(나)-청일 전쟁의 발발 ③(다)-남·북접군의 논산 집결 ④(라)-일본군의 경복궁 점령 (해설)특정사건의 시간순서 흐름을 묻는 유형으로 동학농민운동은 시간순서를 묻는 문제에서 가장 빈번히 나오는 문제다. 동학 창시 이후 전봉준 체포까지 주요 사건을 흐름 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동학 창시 1860년-삼례집회(교조신원운동) 1892년 11월-보은집회 1893년 3월-고부관아습격 1894년 1월-무장봉기 1894년 3월-고부 백산에서 4대강령 발표 1894년 3월 26일-황토현 전투 1894년 4월 7일-장성 황룡촌 전투 1894년 4월 23일-전주성 점령 1894년 4월 27일-전주 화약 체결 1894년 5월-조선정부 주도로 교정청 설치 1894년 6월 11일-일본군의 경복궁 점령 1894년 6월 21일-청일전쟁 발발 1894년 6월 23일-1차 갑오개혁 1894년 6월 25일-남·북접군대의 논산 집결 1894년 11월-공주 우금치 전투 대패 1894년 11월-전봉준 순창에서 체포·압송 1894년 12월 (정답)④ (문제)다음 건의를 받아들인 왕이 실시한 정책으로 옳은 것은? 임금이 백성을 다스릴 때 집집마다 가서 날마다 그들을 살펴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수령을 나누어 파견하여, (현지에) 가서 백성의 이해(利害)를 살피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태조께서도 통일한 뒤에 외관(外官)을 두고자 하셨으나, 대개 (건국) 초창기였기 때문에 일이 번잡하여 미처 그럴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제 제가 살펴보건대, 지방 토호들이 늘 공무를 빙자하여 백성들을 침해하며 포악하게 굴어, 백성들이 명령을 견뎌내지 못합니다. 외관을 두시기 바랍니다. ①서경 천도를 추진하였다. ②5도 양계의 지방 제도를 확립하였다. ③지방 교육을 위해 경학박사를 파견하였다. ④유교 이념과는 별도로 연등회, 팔관회 행사를 장려하였다. (해설)사료제시형 문제로서 사료를 통해 특정시기를 파악한 후, 그 시기의 사실을 묻는 대표적인 유형으로 고려 태조, 광종, 성종이나 조선 태종, 세종, 성종, 영조, 정조에 대해 물을 때 이런 유형으로 출제가 많이 된다. 보기의 자료는 고려 성종 때 최승로의 시무 28조다. ①인종 때 묘청 등 서경파는 서경 천도 추진, 인종은 서경 천도에 호의적이었다. ②현종 때 5도 양계, 경기를 중심으로 지방제도 확립(1018년) ③성종 때 향교 최초 설치, 경학박사·의학박사 파견(987년) ④최승로는 연등회, 팔관회 폐지를 주장했고, 성종은 이를 수용했다. (정답)③
  • [씨줄날줄] 국정홍보/문소영 논설위원

    한국 국정홍보의 역사는 기만과 술수의 ‘흑역사’에 가깝다. 독재 정권의 선전 도구로 활용된 탓이다. 독재국가나 전제국가가 아닌 민주공화국에서 갈등과 분열은 당연하다. 갈등을 조정하기 못해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정책을 밀어붙이면 그 정책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특히 단임제 대통령제에서는 낙동강 오리알처럼 되기 십상이다. 노무현 정부가 고가 아파트에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했지만 여야 정권교체가 되고 나서 백지화됐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정권을 계승한 박근혜 정부의 부담이다. ‘공보’는 1945년 광복 후 미 군정에서 시작된 이래 주로 정권 유지의 도구로 이용됐다. 이승만 정부는 정적 제거와 독재에 대한 저항을 무마하고자, 박정희 정부는 5·16 쿠데타의 당위성을 주지시키고 반대세력을 제압하는 데 활용했다. 특히 ‘삼권분립이 와해’된 유신체제에 돌입한 1972년부터 박정희 정부의 장기 집권을 정당화했다. 정권을 비판한 기자들을 해직시킨 1974년 ‘동아일보의 백지광고 사태’가 대표적이다. 전두환 정부도 국정홍보라는 명분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왜곡 선전을 일삼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에 의한 폭동’으로 매도해 지금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시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은 사건·사고의 보도 여부를 ‘가·불가·절대불가’로 구분한 뒤 보도방향·논조·형식까지 구체화했는데, 이는 계엄령 아래서의 언론 사전 검열의 연장이었다. 1986년 월간 ‘말’이 폭로한 ‘보도지침 사건’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비서실의 정무수석이 개입했다. 노태우 정부 말인 1990년 문화부와 공보처가 분리됐다. 공보처는 신문·방송 등 언론 통제를 담당했다. 김대중 정부는 1998년 악명 높은 공보처를 폐지했다가 1999년 국정홍보처로 부활했다. 노무현 정부는 국정홍보처를 계승했는데, 각 부처 기자실 폐쇄와 브리핑룸 신설 등으로 기자들과 크게 갈등했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 프렌들리’를 내세워 이 부처를 해체해 문화체육관광부로 흡수했다. 이명박 정부 내내 국정홍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지만, 부처를 신설하지는 않았다. 박근혜 정부 중반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 직제를 신설한 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를 그 자리에 임명했다.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의 목적은 ‘국민 소통 강화’라고 했다. 그러나 이 차관보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나라를 마비시키고 있다”거나, “반미 반체제 좌파 인사들이 파리 떼처럼 달라붙어 반정부 투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좌파 시민단체는 악마의 집단 같다”고도 했고, ‘땅콩회항’을 두고 “조현아는 한국의 ‘앙투아네트’가 됐다”고도 했다. 국정홍보를 담당하는 자리에는 통상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발탁해 왔으니 어찌 보면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면 “대국민 소통 강화”라는 명분은 떼어내야 하지 않겠나.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오늘의 눈] ‘담합 면죄부’ 준 국민은 없다/김경두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담합 면죄부’ 준 국민은 없다/김경두 경제부 기자

    “최저입찰제가 하도 말썽이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무작위 입찰서류 3개를 뽑아 입찰가 평균을 내고 가장 근접한 업체를 낙찰하는 방식으로 입찰제도를 바꾸었습니다. 담합이 불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상상을 초월한 방법으로 짬짜미를 해 내더군요.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업체끼리 사전에 짜고 3개 업체의 입찰서류만 각각 냉동실에 보관한 뒤 입찰 당일 가져옵니다. 그럼 누가 뽑기에 참여하든 차가워진 입찰서류만 뽑으면 되니 낙찰가를 사전에 알 수가 있었던 거죠.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가 아니었으면 지금도 파악하지 못했을 겁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전해준 건설업계의 담합 과정은 좀 충격적이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건설업계의 용의주도함에 혀가 찼고 공정위가 적발한 담합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요즘 자고 나면 터지는 것이 건설업계의 담합이다. 시공능력평가 100위에 드는 대형 건설사 가운데 38개사가 국책공사 담합으로 제재를 받았다. 제재가 예고된 업체들도 수두룩하다. 2012년 ‘4대강 사업’ 이후 부과된 과징금이 연내에 2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한민국의 모든 건설업체가 짬짜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담합은 자유 시장경제를 좀먹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좁게는 경쟁기업과 관련 산업이, 넓게는 국민과 국가가 피해자가 된다. 특히 국책공사의 담합은 일종의 ‘세금 도둑’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으니 대통령의 말대로 적폐 척결의 1호 대상이다. 그럼에도 건설업계는 과징금도 내고 공공공사의 입찰 제한까지 두는 것은 이중 제재라고 항변한다. 국책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제2의 중동붐’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선처를 요청하고 있다. 단체로 짬짜미를 하다 보니 마치 ‘우리 없이 어떻게 공사할래’라고 협박하는 듯한 태도다. 한술 더 떠 대규모 국책공사를 한꺼번에 발주한 정부도 문제가 있다는 식이다. 사실 이들만 뭐라고 할 게 아니다. 국책사업과 건설업계 발전에 지장이 온다는 논리를 제공한 것은 ‘경제 검찰’의 수장인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이었다. 물밑에서는 정부의 선처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는 모럴 해저드만 부추기는 꼴이다. 건설업계의 ‘담합 고질병’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법의 엄정함이 지켜지지 않았던 탓이 크다. 불공정 행위를 일삼는 기업들이 있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이를 방치하다 보니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지경까지 왔다. 생뚱맞게 공직후보자의 청문회가 오버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총리와 장관 후보자가 위장 전입만으로 연이어 낙마하던 때가 엊그제였다. 그때는 전전긍긍이었다. 요즘엔 공직 후보자들이 ‘자녀 교육’이라는 변명과 함께 자연스럽게 고백한다. 낙마 사유가 안 되니 일종의 통과의례로 여긴다. 건설업계의 담합 분위기도 ‘경제 활성화’라는 이유로 이렇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국민은 누구에게도 ‘담합 면죄부’를 준 적이 없다. golders@seoul.co.kr
  • 어린이집 CCTV 의무화법 통과, 지난 국회서 부결된 이유는?

    어린이집 CCTV 의무화법 통과, 지난 국회서 부결된 이유는?

    어린이집 CCTV 의무화법 통과, 지난번 부결된 이유 뭔가 봤더니… 어린이집 CCTV 의무화 오는 9월 중순부터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해 실내에 폐쇄회로(CC)TV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국회는 30일 본회의에서 어린이집 CCTV 의무화를 규정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재석 190명 가운데 찬성 184명, 기권 6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지난 1월 발생한 인천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의 여파 속에 여야 합의로 국회에 제출됐으나 2월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반대표를 던진 일부 야당 의원들은 “CCTV 설치가 아동학대를 해결하는 본질이 아니다”라면서 법안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바 있다. 개정안은 또 CCTV 대신 네트워크 카메라(넷캠)도 설치할 수 있도록 했으며, 녹화된 동영상은 60일 이상 저장하도록 했다. CCTV를 설치하면 비용은 정부에서 지원한다. 다만 실시간 확인이 가능한 네트워크 카메라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밖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20년간 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을 할 수 없게 했다. 개정안은 공포 4개월 뒤부터 시행되므로 법제처와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고려하면 늦어도 9월 중순부터는 시행에 들어간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오는 12월부터 인터넷 신문에 음란·선정성이 있거나 폭력성이 강한 광고·기사 등을 실을 수 없게 하는 신문진흥법 개정안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인터넷 언론사로 하여금 ‘청소년 보호 책임자’ 1명을 의무적으로 지정하도록 했으며, 이들 법규를 위반한 인터넷 언론사에는 최대 1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을 통해 주로 연결되는 인터넷 언론사 기사 지면에는 각종 선정적인 기사, 사진, 만화, 음란물에 가까운 속옷·발기부전치료제·성기 확대 광고 등이 무차별적으로 실려 아동·청소년이 이 같은 유해 콘텐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회는 또 지진 참사로 막대한 재산 손실과 인명 피해를 본 네팔의 복구 지원을 촉구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결의안과 복구 지원을 위해 의원 세비의 3%를 갹출하는 내용의 ‘의연금 갹출안’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국회 사무처는 이날 여야 의원들이 갹출한 세비와 사무처 직원들의 모금액을 합쳐 모두 1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 네팔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밖에 국회는 한국도로공사 친목 단체인 ‘도성회’의 휴게소 이권 개입 문제와 4대강 준설토 유실 문제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요청했다. 또 이날 마감인 국민안전혁신특위와 군 인권개선·병영문화혁신특위의 활동 기간을 석 달 연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대강 녹조 막는다” 18개 지류 중점 관리

    4대 강의 ‘녹조 배양소’ 역할을 하는 지류·지천에 대한 수질 관리가 강화된다. 환경부는 통상 6월부터 발생하는 녹조에 대비해 주요 하천의 18개 지류에 대한 수질 관리를 강화한다고 29일 밝혔다. 중점 관리되는 곳은 오염도가 높고 녹조가 상대적으로 일찍 발생하는 지류로 한강 2곳, 낙동강 10곳, 금강 2곳, 영산강 4곳이다. 중점관리 지류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조류 발생에 조기 대응하고,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조류를 사전제거하는 등 녹조현상이 본류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추진된다. 우선 녹조발생을 제때 감지할 수 있도록 주 1회 이상 지류의 수질을 점검하고 항공감시를 실시한다. 지류와 본류 유입부의 물 흐름이 정체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농업용 저수지의 방류량을 늘리는 등 지류하천의 유량확보 대책을 관계부처와 협의, 강구할 계획이다. 지류 상류에 위치한 하폐수처리장 또는 수처리시설의 처리효율을 높이고 가축분뇨가 많은 지류 주변의 오염배출사업장에 대해서는 가축분뇨 제거 및 적정처리를 유도키로 했다. 고농도로 농축된 지류의 녹조는 현장 제거작업이나 차단막 설치 등을 통해 본류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한편 환경부는 녹조가 상대적으로 일찍 발생하고 피해가 심한 낙동강 수계를 대상으로 오염물질을 정해 집중 관리하는 지류총량제를 8월부터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모든 의혹 빨리 정리돼 국민 평안하면 좋겠다”

    “모든 의혹 빨리 정리돼 국민 평안하면 좋겠다”

    자원외교 및 해외개발사업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1박 2일 일정으로 20일 대구를 방문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류우익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측근들과 함께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를 찾았다. 4대강 16개 보 중 최대 규모인 강정고령보는 최대 길이(953.5m)와 최대 저수량(1억 800만t)을 자랑한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부터 쏟아진 비로 기상 여건이 나빠진 탓에 강정고령보 위를 직접 지나는 대신 인근에 위치한 보 홍보관 디아크에서 보 일대를 돌아봤다. 이곳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지역을 방문한 게 아니다”라며 “빨리 모든 것이 정리가 돼 나라가 안정되고 국민들이 평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주 대구·경북에서 열린 세계물포럼 행사와는 무관하게 대구를 방문했다. 몇 달 전에 초청이 와서 온 것이며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번 방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최근 복구된 화원유원지 사문진 나루터를 방문한 뒤 만찬 장소인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로 이동했다. 만찬에는 대구경북광역단체장, 경제인, 교육계 인사 등이 함께했다. 참석한 지역 인사는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신일희 계명대 총장,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이인중·김동구 전 대구상의 회장, 박인규 대구은행장 등 10여명이다. 이 전 대통령은 만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늘 요동쳤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전직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전직 대통령의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1일 대구에서 참석하기로 했던 골프는 개인 약속으로 인해 불참하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파문] “靑·李총리 공모 vs 근거없는 낭설”… 성완종 표적수사 진실공방

    [성완종 리스트 파문] “靑·李총리 공모 vs 근거없는 낭설”… 성완종 표적수사 진실공방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생전 마지막 인터뷰를 통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사실상 ‘표적수사’로 규정했다. 성 전 회장은 “청와대와 이완구가 짝짜꿍해서 하는 것 아니냐”며 그 배경으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친분을 꼽았다. 반면 검찰과 이완구 총리 등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에 대해 그동안 이뤄진 검찰 수사를 되짚어 봤다. 이 총리는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구체적인 척결 대상으로는 방위사업비리, 자원개발 비리, 대기업 경영비리를 꼽았다. 이미 정치권에서 이명박(MB) 정부의 4대강 사업·자원개발·방위사업비리(사자방)에 대한 국정조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표라 박근혜 정부가 전 정권과 거리두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담화문을 발표하는 이 총리 뒤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경찰청을 외청으로 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배석해 검·경을 총동원한 강도 높은 사정을 예고했다. 사정의 신호탄은 담화 이튿날 검찰이 포스코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쏴 올렸다. 친MB 기업으로 꼽힌 포스코 그룹을 향한 수사로 풀이됐다. 이 총리가 예고했던 자원개발 비리 수사 1호는 경남기업이었다. 검찰은 같은 달 18일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했다. 재정 상태가 부실한 경남기업이 MB 정권에서 자원개발사업에 지원하는 성공불융자금을 타 가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고, 이 중 거액을 빼돌린 정황이 있다는 게 수사 착수 배경이었다. 검찰은 경남기업 관계자, 성 전 회장 부인 소환 등에 이어 지난 3일 성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6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에는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검찰 수사는 성 전 회장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하면서 암초에 부딪혔다. 지난 9일 법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앞둔 성 전 회장은 전날 ‘표적·별건 수사’임을 눈물로 호소한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 자택에서 유서만 남긴 채 잠적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서울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구속 압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정리되는 듯했으나 다음날 오전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돈을 줬다”는 내용의 성 전 회장 폭로 내용이 보도되면서 검찰은 물론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자원개발 비리가 성 전 회장 경영비리에서 초대형 정치권 로비 수사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성 전 회장은 마지막 언론 인터뷰에서 이 총리가 청와대와 공모해 자신을 자원개발 비리 수사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가 충청포럼을 매개로 반 사무총장과 친분이 두터운 자신을 시기해 견제하기 위해 ‘친MB맨·부패 기업인’ 굴레를 씌웠다는 것이다. 또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검찰이 거래(딜)를 요구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표적·별건수사’ 주장을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경남기업 수사를 지휘해 온 최윤수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성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자원개발 비리는 국회와 언론 등에서 잇따라 문제점과 의혹이 제기된 데다 감사원·시민단체 등에서 고발 및 수사 의뢰가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다”며 “딜(거래) 의혹도 성 전 회장 소환조사 때 변호인 세 명이 전 과정에 동석한 만큼 사실관계가 쉽게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④ 물관리 기술 진화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최] ④ 물관리 기술 진화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극한 가뭄과 홍수가 보편화됐고,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여러 나라들이 효율적인 물관리 방안을 찾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전통적인 투자만으로는 급변하는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물관리로 자연재해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다. 세계 물포럼을 통해 물관리의 모든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 수자원 이용을 극대화하는 우리의 스마트 물관리 기술 진화가 세계 물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수·가뭄과 같은 재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겪는 문제다. 이를 막기 위한 물관리 투자는 흔히 댐을 만들거나 하천 바닥을 파내고 제방을 쌓아 올리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생각하기 쉽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기준, 최근 10년간 자연재해 피해액은 8조 3000억원, 이 중 태풍·호우 피해액이 6조 5000억원으로 전체의 78%나 된다. 여기에 하천준설이나 제방을 다시 쌓는 등 자연재해 복구비로 무려 15조 1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투자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물관리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홍수와 같은 재해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신속하게 전파해 피해를 줄이는 비구조적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물을 가두는 그릇을 키우는 동시에 과학적 물관리 시스템도 한발 앞서 구축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우선 한국수자원공사(K-water)를 중심으로 전국의 댐과 보를 운영하면서 48년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활용, 강우예측·홍수분석·수문자료 수집 등 정보통신 기반의 과학적 재난관리 시스템을 개발, 2010년부터 활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알제리, 루마니아 등이 도입을 추진할 정도로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스마트 물관리는 지능형 센서가 부착된 다양한 장비를 활용, 물의 흐름과 현황을 파악하고 양방향 통신장비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로봇과 인공위성 등 첨단 계측장비가 동원된다. 전국 2000여곳 관측소에 계측장비를 설치, 실시간 정보를 수집한다. 강우 레이더나 인공위성을 활용하면 공간적인 제한을 받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의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할 수 있다. 2일 충남 금산 서대산 정상(해발 904m)에 세운 강우레이더 관측소는 24시간 금강유역 집중호우와 돌발 강우를 관측할 수 있다. 반경 100㎞ 이내의 태풍, 기상 변동 등을 실시간 관측하는 최첨단 장비로 기상레이더보다 강우 관측 성능이 뛰어나다. 3시간 이후에 내릴 비의 양과 강으로 유입될 물의 양을 정확하게 예측, 집중호우 정보를 국민에게 빠르게 전달하고 호우 피해를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이 같은 대형 강우레이더를 임진강(인천 강화)·비슬산(경북 청도)·소백산(충북 단양)·모후산(전남 화순) 관측소에서 운용되고 있다. 가리산(강원 홍천)·예봉산(경기 남양주) 관측소는 건설 중이다. 소형 레이더 5기도 내년까지 설치된다. 수집된 정보가 강우예측·실시간 수문정보·홍수분석·발전통합운영·수처리 시설·상수도관 진단 운영관리 시스템 등으로 연결된다. 지능형 물관리를 위한 과학적 분석 자료가 나오면 운영자는 이를 바탕으로 전국 58개의 댐과 보를 통합, 관리한다. 강우예측 분석에는 슈퍼컴퓨터가 동원된다. 주요 하천 주변의 기상정보를 5일 단위로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다. 홍수분석 시스템은 댐과 보의 수문 방류량 및 방류 시기를 정확하게 결정해 준다. 지난해의 경우 예년 대비 82%의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용수의 112%를 공급하고, 홍수 시 4대강 수계의 침수피해 면적을 거의 제로(0)로 할 수 있었던 것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덕분에 가능했다. 스마트 물관리 기술은 자연재해 예방뿐만 아니라 수돗물 공급 과정에도 도입됐다. ‘건강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 수돗물 품질 관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했기에 가능했다. 미네랄이 균형 있게 포함된 인체에 건강한 물을 생산하는 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접목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기 파주시는 K-water가 추진한 ‘스마트 워터 시티’ 시범 도시다. 수돗물 생산의 모든 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수도꼭지 수질정보를 제공해 언제 어디서나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이곳에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따라 붙었다. 우선 취수장의 수량, 수질을 자동 측정하고 모니터링해 미네랄이 균형 있게 포함된 수돗물을 만든다. 수질을 자동으로 측정, 고도정수처리를 거치고 소독부산물질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 맛과 냄새를 없앤 수돗물을 생산한다. 공급과정, 수질관리도 자동화됐다. 정확한 수질, 수량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사람 대신 수질관리 시스템이 대신한다. 적정한 염소 농도를 유지하고 잔류 염소를 균등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수돗물이 한곳에 오래 머무르면 맛이 변하고 염소 농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실시간 계측장비를 이용, 과다체류 구간을 해소하고 수질측정 정보를 전송하는 업무를 정보통신기술이 해준다. 상수도 공급의 모든 과정을 첨단 기술이 해준다고 보면 된다. 가정에 공급되기 전 수도꼭지 수질정보까지 소비자에게 알려줘 신뢰성을 높이고 음용률을 끌어올린다. 수질 정보를 전광판으로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의 물관리가 취수원에서 소비자에게 물이 잘 흐르도록 만드는 것이었다면 스마트 물관리는 과학적으로 판단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물관리 시스템인 것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하천 수위 조절 ‘가동보’ 검증… 수주 악용 부실특허 퇴출 추진

    4대강 사업과 국가·지방하천정비사업으로 수요가 많아진, 하천 수위를 조절해 주는 ‘가동보’의 특허 출원이 급증하는 가운데 특허청이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사업 수주를 위한 ‘짜깁기, 부실 특허’를 심사 단계에서 걸러 내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전문가 검증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31일 특허청에 따르면 가동보 기술 관련 특허는 2008년까지 연간 31건에 불과했으나 4대강 사업이 진행된 2013년 이후 94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특허가 급증한 것은 국가·지방하천정비사업에서 가동보가 주요 사업에 포함되면서 특허권이 있으면 우수조달제품 선정 및 수의계약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업량이 감소했는데도 업체 수는 계속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정 시기에 출원이 급증하면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실한 기술이 양산될 수 있지만 그동안 심사에서는 기존 기술을 다수 인용(적용)하더라도 거절이 어려웠다. 이런 점을 이용해 변리사가 만들어 주는 짜깁기 특허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가 거절되면 불복해 심판을 제기하면서 행정력 낭비도 심각했다. 특허청은 수주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실특허 출원이 건설시장의 건전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판단, 고품질 심사로 부실특허를 퇴출하고 강한 권리의 특허가 유통·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관계 부처와 협력해 변리사 등 특허 전문가가 납품되는 기술(제품)과 특허의 동일성 여부 및 특허의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檢 고발요청권 첫 발동] 檢, 포스코 4대의혹 ‘정조준’

    [檢 고발요청권 첫 발동] 檢, 포스코 4대의혹 ‘정조준’

    검찰이 ‘포스코건설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소환 조사를 병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수사 대상은 포스코건설”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미 포스코그룹의 계열사 관계와 자금 흐름 등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전날부터 포스코건설 전·현직 임직원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동남아사업단장을 지낸 박모 상무 등 2명을 조사한 데 이어 비자금 조성 의혹 시기에 포스코건설 사장을 지낸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한 소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베트남 사업장에 얽힌 의혹으로 시작됐지만 포스코건설의 해외 사업장이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에 퍼져 있어 다른 사업장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검찰의 최대 관심사는 포스코그룹과 이명박(MB) 정부의 유착 여부로 알려졌다. 2009년 포스코그룹 회장 선출을 앞두고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MB맨’인 정준양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을 밀어주기 위해 경쟁자인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사찰한 사실이 앞선 검찰 수사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사장이 그룹 회장에 올랐고 이후 포스코는 MB 정부의 국책 사업인 4대강 사업 등에 적극 참여했다. 검찰은 포스코그룹이 MB 정부 시절 과도하게 계열사를 늘려 부실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07년에는 자회사가 20여개에 불과했으나 2012년에는 70개를 넘어섰다. 포스코가 2010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인수 과정을 둘러싸고 ‘정권 실세 개입 논란’이 일었던 성진지오텍이 대표적인 부실 인수 사례로 꼽힌다. 포스코플랜텍은 2010년 키코(KIKO) 손실로 부도 직전이었던 울산의 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성진지오텍을 16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성진지오텍의 부채 비율은 1613%로 회계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이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포스코는 이런 회사를 평균 주가의 2배를 지불하고 인수한 것이다. 이 배경에는 성진지오텍 대표와 친분이 깊었던 박영준 당시 지식경제부 차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은 의혹이 제기돼 확인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지만 오히려 포스코의 인수·합병 과정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며 “성진지오텍 외에 다른 인수·합병 과정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철강 가공·도매 업체인 포스코P&S도 수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이미 2013년 포스코P&S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뒤 1300억원 규모의 조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포스코P&S는 실제 거래가 없으면서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렇게 빼돌려진 1300억원이 본사로 흘러들어 갔는지, 정·관계 로비에 사용됐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는 석탄 처리 기술 개발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통해 5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일부 계열사들이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결국 MB 정부와 유착해 성장한 포스코그룹이 각 계열사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으로 정·관계 로비를 한 게 아니냐는 게 검찰의 큰 그림이다. 이번 수사가 MB 정부 실세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가 처리했던 서울 파이시티 비리 사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대 복합유통단지 조성 사업에 정부 실세가 개입한 사건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였다. 검찰은 사건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 전 차관을 구속 기소했다. 한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날 “국민과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유감으로 생각하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면서 “조기에 의혹을 해소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떠한 여건에서도 업무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기업윤리를 최우선적으로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박영준 前차관 등 MB정권 실세에 사정 태풍

    당장 이번 주부터 상당기간 국민들의 눈과 귀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의 움직임에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MB) 정부 당시의 대표적인 사업과 친MB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사정 태풍이 몰아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선포한 ‘부정부패와의 전쟁’이 사실상 MB 정부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이미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지난 12일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에서 거론한 ‘적폐’는 방위사업 비리와 해외자원개발 비리였다. MB 정부의 핵심 국정 사업인 ‘사·자·방’(4대강살리기·자원외교·방위사업) 가운데 2개 분야가 곪았다는 의미다. 이 총리는 또 “일부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횡령 등의 비리는 경제 살리기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의 첫 대국민담화 직후부터 검찰 특수부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 반부패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숨 가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담화 이튿날인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로 들이닥쳤다. 압수수색의 명분이 됐던 포스코건설 일부 임원의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이번 수사가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특히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히는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 포스코 그룹이 진행한 계열사 인수·합병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정 전 회장 등 핵심 관련자들은 이미 출국금지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포스코 그룹이 상당수의 국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훨씬 큰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규모 계좌추적팀을 가동해 비자금 조성 과정과 사용처 추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준 지식경제부 전 차관 등 정 전 회장을 밀어준 MB 정부 핵심 실세들 쪽으로 수사의 칼날이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를 주축으로 구성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MB 정부에서 진행됐던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사업과 관련해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등 모두 3명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합수단이 들여다보고 있는 의혹의 대부분은 이 전 대통령 집권 시기와 겹친다. 이 전 대통령과 MB 정부 장·차관 등이 포함된 자원외교 관련 고발 사건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다시 배당돼 본격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 MB 정부 시기 진행된 사업에 대한 수사에 서울중앙지검 특수1~4부 가운데 3곳이 투입된 셈이다. 이른바 ‘포·자·방’(포스코·자원외교·방위사업) 수사의 최종 타깃이 주목되는 이유다. 한편 검찰의 칼끝이 본격적으로 겨눠진 포스코 그룹은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의도 및 수사 방향, 수사 대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성실하게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부패와의 전쟁, 전·현 정권 전쟁으로 번지나

    이완구 국무총리의 부정부패 척결 담화를 놓고 전·현 정부 사이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 총리가 지난 11일 취임 후 첫 담화에서 지목한 해외자원 개발 배임 의혹, 방위사업 비리, 대기업 비자금 조성 등이 대부분 전임 이명박 정부와 연결고리가 있는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과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은 13일 “전임 정부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어 국정 동력을 얻으려는 의도”라며 불쾌감과 의구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앞서 4대강 감사·자원외교 국정조사, 이 전 대통령 회고록 발간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친이·친박(친박근혜)계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친이계 핵심이었던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총리 본인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뜬금없이 나온 담화의 시점이나 의도를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방산비리, 비자금 조성 등은 명분이 있다 쳐도 정책적 측면이 짙고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 자원외교마저 비리 여지가 큰 것처럼 부각시킨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옛 친이계 내부에선 분위기가 매우 격앙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자원외교의 최종 책임자가 누구였나. (현 정부 실세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다”면서 “레임덕이 두려운데 야당의 ‘공안정국’ 반발은 부담이 크니 전임 정부를 향해 사정의 칼날을 겨누는 것 아니겠나”라며 못마땅해했다. 이명박 정부 출신인 전직 장관은 “현 정부가 친정인 전임 정부에 칼을 겨눠 얻을 실익이 아무것도 없는데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담화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자원외교 수사와 관련해 “국회에서 진행하는 것은 국정조사고 정부에서 하는 것은 수사”라면서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의 조사와 수사를 따로 진행할 수 있다”고만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총리가 왜 이 시점에 그런 발표를 했는지 전혀 내막을 모른다”면서 “자원외교는 지금 국조가 한창 진행 중인데 무슨 배경인지 모르겠다”고 곤혹스러워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구·경북 세계 물포럼 D-30] “물산업 영역 확대 기회인데 국내기업 관심 적어 아쉬워”

    [대구·경북 세계 물포럼 D-30] “물산업 영역 확대 기회인데 국내기업 관심 적어 아쉬워”

    “세계 물 포럼 행사는 국격(國格)을 한 단계 올리고 국내 물산업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세계 물 포럼 행사를 책임지고 있는 이정무 물 포럼 조직위원장을 만나 물 관련 이슈와 행사 준비 상황을 들어봤다. →행사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나. -준비는 예정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국가 정상급만 10명 정도 참석하는 국제 행사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비즈니스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인데도 관심이 적어 아쉽다. 물산업을 단순히 물장사로 여길 뿐 포괄적인 물산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속상하다. →이번 행사의 중점 논의 내용은 무엇인가. -이번 행사의 메시지는 ‘실행’이다. 물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는 데 주안점을 뒀다. 실행의 도구는 과학기술이다. 우리가 과학기술 과정을 제안했는데, 물 관련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국민들이 물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물은 대체재가 없다. 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인류가 살아갈 수 없다. 물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평화도 위협받는다. 이미 세계 도처에서 물 문제로 인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만일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건 물 문제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물은 21세기 갈등과 분쟁의 씨앗이다. 물 문제를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아직 기후변화가 본격화되지 않았는데도 세계 각국이 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브라질은 가뭄으로 식수가 말라 가고 있다. 중국도 양쯔강이나 황허강 상·하류 지역 간 갈등이 시작됐다. 상하이시는 잠정적으로 사우나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다. 도시화, 산업화에 따른 물 문제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댐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댐 건설에 대한 정책 변화와 함께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환경중시론자들은 무조건 댐 건설을 반대하는데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꼴이다. 작은 댐, 저수지를 개발해 수자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다목적댐 건설은 산림녹화사업과 견줄 만한 대단한 사업이다. 다목적댐이 없었다면 도시 발전, 산업화도 뒤처지고 풍요로운 삶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4대강사업도 부정적인 면만 들춰내지 말고 긍정적인 면도 인정해야 하지 않나.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다. 이 말은 물은 아무리 써도 계속 생산되는 풍요로운 자원이라는 개념을 담고 있다. 또 자원을 개념 없이 낭비한다는 뜻이다. 이는 모두 물을 공짜 자원으로 보는 시각이다. 물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물값이 터무니없이 싼 탓이다. 물이 전기만큼 비싸면 절대로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현직 대학(한라대) 총장으로 포럼을 맡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 않나. -오히려 학교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학교와 포럼 사무실을 오가며 일을 봤는데, 올해 들어서는 아예 포럼에 상근하다시피 한다. 조직위에는 봉급은 물론 차량 지원 등을 반납했다. 국가 행사이고 국가와 정부, 지역에 도움이 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재단과 학교가 위원장 활동을 도와주는 실정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강원경찰 순찰 자전거 고철로 방치 ‘녹슨 행정’

    강원경찰 순찰 자전거 고철로 방치 ‘녹슨 행정’

    지구대와 파출소에 있는 ‘순찰용 자전거’가 인력 부족 등으로 고철로 폐기 처분되거나 창고 속에 방치되고 있다. 9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민 서비스 지원과 도보 순찰을 보완하기 위해 2009년 처음 도입해 지구대와 치안센터, 파출소에 보급해 온 수백대의 순찰용 자전거가 인력 부족과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철로 폐기 처분됐거나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강원지역 순찰용 자전거는 2009년 4월 화천경찰서를 시작으로 원주, 삼척, 영월 등 5개 경찰서에 처음으로 24대가 배치했다. 이후 2010년 대한석유공사로부터 자전거를 기증받아 강원 17개 경찰서에 214대의 순찰용 자전거를 확대 보급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맞춰 전국 경찰서에는 4000여대가 배치됐다. 2012년에는 ‘4대강 유역 자전거 순찰대’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강원지역에선 도입 초기 잠시 이용했을 뿐 자전거가 지구대 창고 등에 애물단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강원도 내 17개 경찰서에 지급된 순찰용 자전거 238대 가운데 44대는 녹이 심하게 슬어 폐기 처분됐고 나머지 190대도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이처럼 강원지역 순찰용 자전거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최근 몇 년 새 명예퇴직 등으로 줄어든 경찰 인력과 넓은 순찰지역을 자전거로 다니며 순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긴 겨울과 눈이 자주 내리는 특수한 지역 실정도 자전거 순찰에 어려움을 주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과 도보 순찰의 단점을 보완해 치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주민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던 순찰용 자전거가 강원지역에서는 예산만 낭비한 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강원도는 산악지역이 많고 마을들이 떨어져 있는 데다 겨울철에는 아예 자전거를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강원경찰청도 사실상 순찰용 자전거의 활용을 포기한 상태다. 강원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 관계자는 “순찰용 자전거 운영은 현재 중단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강원지역에서도 도입 초기에는 자전거 순찰대를 운영했던 만큼 새로운 인력이 증원돼 순찰요원이 늘면 계절을 감안하고 소단위 지역별로 다시 한번 자전거 순찰대를 가동해 볼까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보현산 다목적댐 입찰담합 건설사 대우·SK·현대에 과징금 102억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4대강 사업 중 하나인 경북 영천시 보현산 다목적댐 건설공사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률(추정 공사금액 대비 입찰금액 비율)을 합의한 대우건설, SK건설, 현대건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01억 9400만원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3개사는 투찰률을 95%(1570억원)가 안 되도록 모의한 뒤 실행에 옮겼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3개사의 투찰률은 94.8932%(대우), 94.924%(SK), 94.9592%(현대) 등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기업별 과징금은 대우 34억 2200만원, SK 22억 8100만원, 현대 44억 91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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