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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민 깊어가는 ‘정치인 정세균’

    고민 깊어가는 ‘정치인 정세균’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고민이 깊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연말 ‘예산전쟁’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사실관계를 떠나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 역시 신경 쓰이는 일이다. 무엇보다 검찰이 한 전 총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당시 산업부장관을 맡았던 정 대표를 언급한 것은 ‘정치인 정세균’으로서는 부담스럽다. 정 대표는 23일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정 대표는 오후 노영민 대변인을 통해 “당시 총리공관 오찬에서 문제가 될 발언이 없었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면서 “산자부 장관으로서 석탄공사 사장을 복수 추천하는 직무 범위를 벗어나, 부적절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권의 정치공작이며, 공작정권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정 대표가 우려하는 것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식의 여론이다. 깨끗한 이미지를 자신의 정치적 상징으로 삼아 왔기 때문에 조그만 흠집도 상대적으로 크게 보일 수 있다. 정 대표에게는 내년 지방선거가 정치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정 대표는 당내 비주류나 무소속 정동영 의원과의 신경전 속에서도 올해 두 차례의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당내 입지를 어느 정도 구축한 상태다. 정 의원의 복당 요구에도, ‘아직 때가 아니다.’며 버틸 수 있는 이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어 제1야당 대표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정치적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리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정 대표가 추진하는 야권 대연합 시나리오와도 맞물려 있다. 이런 와중에 검찰 쪽에서 이름이 흘러나오는 것은 정 대표에게 분명 정치적으로 악재일 수밖에 없다. 다만 향후 한 전 총리의 재판 과정에서 정 대표의 결백이 밝혀진다면, 정반대로 그의 현 정권 심판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정 대표가 안팎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이시종 예결위 야당간사 괴로운 까닭은

    “칼 자루가 썩고 있어요.”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시종 의원의 체념이다. 국정 책임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야당은 여당에 비해 휘두를 권력이 별로 없다. 하지만 예결위 야당 간사직만큼은 여당 의원도 부러워하는 노른자위다. 예산안의 증액과 감액을 최종 결정하는 계수조정소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데다, 증액에 초점을 맞추는 여당 계수소위 위원들과는 달리 감액의 ‘칼’을 휘두르는 위치여서 정부로부터 집중적인 로비를 받는다. 자신의 지역구는 물론 동료 의원들의 지역구 사업까지 챙겨줄 수도 있다.그러나 이 의원은 요즘 이런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예산 전쟁 때문이다. 특권은커녕 예결위 회의장 점거 농성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처지다. 23일에도 한나라당 소속 심재철 예결위원장으로부터 “간사가 이렇게 회의를 방해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는 핀잔을 들었다.이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온건파다. “이 의원이 위원장석을 점거하는 풍경이 어색하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온다. 더욱이 지역구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애초 현 정권이 대운하를 추진할 때 최대 수혜지로 주목받은 곳이 충주였다. 충주를 둘러싼 소백산맥을 뚫어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게 대운하의 핵심이었다. 대운하는 없었던 일이 됐지만 충주 주민들은 4대강이 대운하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한다. 이 의원 쪽 관계자는 “4대강의 허구성을 열심히 알리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왜 이 의원이 앞장서서 4대강을 막느냐.’는 물음을 계속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충북지사 출마를 고민하는 이 의원에게 예결위 간사 보직은 꿀은 없고 벌만 잉잉거리는 빈 꿀통이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여야회담 ‘예산접점’ 난항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꽉 막힌 예산정국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계연도 종료일(31일)이 다가오면서 한나라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포기하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민주 “水公 800억 전액 삭감” 여야 협상대표인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예산위원장인 박병석 의원은 2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4대강 예산 절충을 시도했다. 박 의원은 “대운하 전초 사업으로 의심받고 있는 수중 보(洑)의 숫자를 줄이고, 높이도 낮춰야 하며, 준설량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면서 “이런 원칙에 따라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근거가 되는 이자 보전 비용 800억원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정책위의장은 “보의 숫자, 높이와 준설량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김 정책위의장이 “수공 이자 보전비 및 국토해양부 예산 등 4대강 예산의 규모를 전반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으나, 박 의원은 “예산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보와 준설이 문제”라고 맞섰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협상과는 별개로 예산안 단독 처리를 준비하고 있다. 전날 삭감안에 대해 독자적인 심의를 마친 데 이어 이날 오후부터는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증액 요구안을 검토했다. 한나라당 소속 심재철 예결위원장은 “연내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본회의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29일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겠다.”면서 “이제 계수조정소위 구성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 올라온 정부안에 한나라당 단독 심의 내용을 추가해 수정안을 마련, 29일 예결위 의결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도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야가 따로 심의한 예산안이 합쳐지면 시간을 이틀 정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소위의 정상 운영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면서 “1993년처럼 계수조정소위 없이 바로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 내부서 타협 주문 높아져 하지만 협상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야 모두 “협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데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협상론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의화 최고위원은 “원내대표는 야당의 명분과 위신을 세워주는 선에서, 또한 4대강 사업의 근간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타협의 정치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남경필 의원도 “야당 내에서도 합리적 목소리가 존재하는 만큼 이들을 끌어내 파국으로 끝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4대강 사업 가운데 대운하로 오해받을 수 있는 사업은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여야 중진의원들의 중재안과 관련,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 안을 토대로 진지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국토해양부의 3조 5000억원에 대해선 협상이 가능하다.”면서 “여야 중진들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갈길 먼 예산부수법안… 해 넘기나

    갈길 먼 예산부수법안… 해 넘기나

    국회가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예산부수법안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 예산부수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해도 이 법안들과 관련된 사업에 배정된 예산을 쓸 수 없다. 22일 한나라당이 상임위별로 예산부수법안을 24일까지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소속 의원들을 독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이 큰 법안이 많아 예산부수법안을 연내에 합의 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취업 후 학자금상환특별법과 한국장학재단설립 등에 관한 법률이 대표적이다. 둘 다 소관 상임위인 교육과학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관련 정부 예산 4285억 6800만원을 집행할 수 없다. 민주당 소속인 이종걸 교과위원장은 “재학 중 등록금 부담을 눈덩이처럼 늘려 ‘빚쟁이 대학졸업생’을 양산하고 ‘빚더미 국가재정’을 만들 것”이라며 법안 상정을 막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150만명의 학자금 대출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교육과학부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위의 예산부수법안 5건 가운데 2건은 소위에 계류돼 있고, 취업 후 학자금상환특별법을 비롯해 3건은 상정되지도 않았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4대강과 관련된 환경영향평가법이 진통을 겪고 있다. 사전 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를 통합해 환경평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다. 관련 예산은 18억 1800만원이다. 민주당은 이 법을 4대강 사업과 연계시키고 있다. 환노위의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4대강 사업의 준설토 적치장 건립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수월하게 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법안 상정에 반대하고 있다. 진폐근로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진폐의 예방과 진폐 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도 여야 간 보상 수위를 놓고 이견이 있어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편성한 관련 예산은 648억원이다. 여야가 해법을 찾아가는 예산부수법안도 많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난 7월 처리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긴 상태다. 당초 올해 1월 실행할 목표였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처리 지연으로 하루에 12억원씩 추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여야가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도 이날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합의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내년부터 8800만원 초과 과표구간의 소득세율을 현행 35%에서 33%로 인하하려던 계획을 2년간 유예시킨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에 세입 5000억원이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들이라도 법사위 관문을 넘어야 하는 만큼 합의 처리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상임위 통과가 능사는 아니다.”면서 “민주당 소속인 법사위원장이 법안을 잡고 있으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한나라·민주 “예산안 연내처리 노력”

    여야가 새해 예산안을 놓고 벼랑 끝 대치를 하면서도 협상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22일 김형오 국회의장이 중재한 회동에서 예산안이 연내 처리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4대강 사업 예산안의 핵심 쟁점에 대해 양당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 민주당 박병석 당 예결위원장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구성해 23일부터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날 본회의 일정 합의에 이어 타협의 출구를 계속 열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여야 모두 이날 회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특히 수자원공사 사업 관련 이자 800억원을 보전하는 문제를 놓고는 서로 양보할 뜻을 보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국회 심의 대상인 800억원이 삭감되면 수공은 채권을 발행하지 못해 3조 2000억원에 이르는 수공 몫의 4대강 사업이 좌초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수공 공사가 대부분 보(湺)와 준설 등 대운하 전초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800억원 가운데 한 푼도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다만 민주당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에 걸려 있는 4대강 예산은 절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단독처리를 강행할 수 있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혔다.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청와대와 당에서 외면받은 정몽준 대표는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원내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다수결의 원리를 거부하면서 야당이 합의해줘야 하나라도 처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대단한 오만이며 독선”이라면서 “민주당이 가장 반(反)민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심재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연말 마지막에 예산안을 독자 처리하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겨냥, 지지층 결집을 위해 짓밟히는 모습을 연출하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면서 “‘사뿐히’가 아니라 ‘꽉꽉’ 즈려밟고 가라는 것 같은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영수회담의 가능성을 접고 여당을 계속 압박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과 정권이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제 이들을 심판할 국민의 뜻을 받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토해양위 소속 조정식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흙탕물이 발견된 남한강 여주 강천보와 낙동강 합천보 공사현장에서 겨울철 부유물질 평균농도가 평소보다 최대 20배 이상 증가했다.”며 4대강 공사 중지와 환경영평가 기준 강화를 주장했다. 이창구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손놓은 국회… 예비후보들 속탄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의원 인천4선거구인 부평구에서 출마하기를 바라는 A씨는 요즘 한숨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20년 남짓 몸담은 교육계의 발전을 위해 교육의원으로 일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선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근거 법률에 얽힌 시비가 많지만, 누구 하나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다. 알음알음으로 알게 된 정치권 인사에게 선거 전망을 물어보기도 했지만, “국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돌아왔다. 교육의원 선거의 근거 법률인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정부 발의 2건, 의원 발의 14건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예산 등 굵직한 쟁점에 파묻혀 이렇다할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른 40여개의 법안과 함께 70분 남짓 대체토론이 진행된 뒤 법안심사소위로 넘겨진 게 전부다.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지도 의문이다. 정부 개정안을 포함해 심사할 법안이 16개나 되고 선거구 획정 위헌 논란, 선거비용 문제, 순번 추첨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교과위는 오는 29~31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지만, 시간이 촉박해 ‘졸속 심사’를 피할 수 없는 처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바른교육권 실천행동, 아름다운 학교 운동본부, 전국 학교운영위원 총연합회 등 시민단체와 교육연구소 15곳의 연합체인 ‘교육자치법 개정 공동연합’은 지난 15일 국회에 입법청원을 냈다. 이들은 “교육의원 선거구의 인구편차 논란과 정당공천 배제로 인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소선거구제 방식이 아닌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면서 “예비 후보자 등록이 선거 3개월 전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2월 초까지는 법을 개정해야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뉴스&분석]꽉 막힌 예산정국 숨통 트이나

    [뉴스&분석]꽉 막힌 예산정국 숨통 트이나

    새해 예산안을 놓고 충돌하고 있는 여야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본회의를 열기로 21일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전년도 예산에 준해 기본적인 예산만 집행하는 준(準)예산 편성 사태는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예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는 여전해 결국 한나라당이 자체 수정안을 이 기간에 단독으로 강행 처리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 한나라당 김정훈·민주당 우윤근 원내 수석부대표는 오전 회동을 갖고 연말 사흘간 본회의를 열어 계류중인 법안과 안건 등을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가 본회의 일정에 합의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연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 한 것으로, 그만큼 준예산 사태에 대한 부담감을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예결위원들도 계수조정소위 구성과 관계없이 상임위에서 넘어온 예산안을 자체 검토하고 있다. 만일 준예산 체제가 현실화된다면 정부는 공무원 급여 지급, 국방비 지출,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등 기본적인 활동만 할 수 있고, 신규 사업이나 기금 운용은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본회의 일정만 합의됐을 뿐 4대강 예산을 놓고 벌이는 파행의 본질은 바뀌지 않아 예산안 타협 처리는 현재로선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단독 강행처리로 가닥을 잡고 있다. 자체 수정안을 만들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에서 밀어 붙이거나, 여의치 않으면 김형오 국회의장을 압박해 예결위 의결 과정을 생략하고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방안을 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정례기관장 회의에서 “(최근) 직권상정을 않겠다고 한 것은 국회에서 협의해 해결하라는 것이지 대화를 원천 차단하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예산안은 반드시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신성범 원내대변인은 “야당이 예산안 및 부수법안 처리에 참여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파행이 지속되면 국회의장 직권상정 및 여당 강행처리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수조정소위는 아무리 효율적으로 하더라도 최소한 열흘이 필요하다. 오늘이 계수조정소위 구성의 사실상 마지막 날에 가깝다.”고 했다. 민주당도 타협보다는 ‘끝장 투쟁’ 쪽으로 가고 있다. 계수조정소위나 예결위에서 구걸하듯이 4대강 예산 1000억~2000억원을 깎는 것보다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를 끝까지 막다가 어쩔 수 없이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게 선명성 강화와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3대 원칙을 정부와 여당이 수용해야 29일부터 31일 사이에 예산안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심야 의원총회를 열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예산안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대운하 사업인 4대강 예산은 협상을 통한 삭감의 대상이 아닌 반대의 대상이며,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있기 전에는 계수조정소위에 참여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창구 유지혜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예산대치 이번주 타협·파국 기로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이번 주 타협과 파국의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회계연도 종료(31일)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가 4대강 사업 예산을 놓고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여야대표 회담’도 의제에 대한 이견으로 불발될 위기에 놓였다. 한나라당은 20일 이번주 초까지 민주당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자체적으로 예산 수정안을 마련해 직권상정과 강행 처리 수순에 들어가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여야대표 회담’을 거듭 촉구하며 나흘째 예결위 회의장 점거 농성을 이어 갔다. 이에 따라 막판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8일 이후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예산안 처리를 시도하며 여야가 물리적 충돌을 빚거나 여야 대치 속에 예산안 연내 처리에 실패해 사상 초유로 준예산을 편성하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한 관계자는 “끝내 협상이 안 되면 28∼29일 예결위, 30∼31일 본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수정안을 강행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청 수뇌부는 이날 저녁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동, 예산안 처리 문제 등을 논의했다. 예산안이 합의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되 야당이 반대할 경우에는 한나라당 단독으로라도 연내에 처리, 준예산이 편성되지 않도록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동에는 한나라당 정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정운찬 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박형준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돌아왔으니 국회 정상화를 위해 조건 없이 만나 국정 현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정 대표는 “대화는 민주당이 점거를 풀고, (4대강 예산을 무조건 깎겠다는) 전제조건을 철회해야 용이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도 “협의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해 사실상 수용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에서 “당리당략을 떠나 (4대강 예산을) 중재 조정할 용의가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단초를 제공한 국토해양위에서의 일방 처리를 사과하고, 민주당은 점거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규 유지혜 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旁岐曲逕(방기곡경)

    2009년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방기곡경’(旁岐曲逕·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길이 아닌 샛길과 굽은 길)이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일간지 칼럼니스트, 주요 학회장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216명 가운데 43%가 ‘방기곡경’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추진, 미디어법 처리 등 굵직한 정책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타협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방기곡경은 조선 중기의 율곡 이이가 왕도정치의 이상을 다룬 저서 동호문답(東湖問答)에서 “제왕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도학을 싫어하거나, 직언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구태를 묵수하며 망령되게 시도해 복을 구하려 한다면 소인배들이 그 틈을 타 갖가지 방기곡경의 행태를 자행한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권익위 이동신문고 밀착취재] “일로 보여드려야지…” 본능적 충성심

    이번 이동 신문고 기간 중 이재오 위원장이 딱 한 번 민원인의 말을 가로막은 적이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됐을 때였다. 한창 주장을 펴던 한 민원인이 “이것은 대통령 국정과제인데도…”라는 말을 꺼내자 묵묵히 듣고 있던 이 위원장은 즉각 “그런 얘기는 하지 마시고. 대통령은 아무래도 내가 더 잘 알지.”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의 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은 거의 본능적인 것 같았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요인을 묻자, 이 위원장은 기다렸다는 듯 기자에게 조목조목 답했다. “외국과 두루 사이가 좋고,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고, 친(親)서민 행보를 하고, 세종시와 4대강 문제에서 소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을 자주 만나느냐는 물음에는 “이젠 장관이 됐으니 일로써 보여드려야지.”라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국토부예산은 양보못해” “대운하의혹 3조 삭감”

    “국토부예산은 양보못해” “대운하의혹 3조 삭감”

    ■ 4대강예산 쟁점 뭔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전체 예산은 291조원이다. 이중 6조 7000억원(국토해양부+수자원공사 소관)이 4대강 사업 예산이다. 한나라당은 “2.3% 때문에 전체 예산이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며 강행 처리를 준비하고, 민주당은 “대운하로 연결될 게 뻔한 4대강 예산은 허용할 수 없다.”며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다. 여야가 표면적으로 충돌하는 지점은 계수조정소위 구성이다. 한나라당은 항목별 금액을 결정하는 소위를 먼저 구성한 뒤 여기서 불요불급한 4대강 예산을 깎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내 처리를 위해선 소위 과정을 생략하고,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단독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반면 민주당은 4대강 예산 삭감 규모를 미리 확정하지 않고 소위에 참가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조장하는 꼴이라며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수자원공사에 지원할 이자비용 800억원도 액수는 적지만 폭발력이 강하다. 정부는 수공에 채권 발행 등을 통해 3조 2000억원을 마련, 보(洑)와 준설 공사를 벌이라고 지시했다. 3조 2000억원은 국회 의결이 필요 없지만, 채권 발행에서 발생하는 이자 800억원은 정부 예산이기 때문에 의결이 필요하다. 한나라당은 800억원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줘야 수공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800억원을 깎아야만 수공의 불법적인 4대강 사업을 봉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여야 대치의 핵심은 삭감 규모다. 한나라당은 국토부가 집행할 4대강 사업 3조 5000억원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운하 전용 의혹이 큰 하도준설 예산, 생태하천 조성비, 제방보강 등에서 2조 5000억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농림수산식품부의 4대강 주변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과 환경부의 수질개선 사업에서도 각각 2000억원과 3000억원은 깎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책진단] 공기업개혁 2단계 체질개선 돌입… 노사 선진화가 핵심

    [정책진단] 공기업개혁 2단계 체질개선 돌입… 노사 선진화가 핵심

    신이 내린 직장, 부실·방만 경영…. 공공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에 낙인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역대 정권들은 집권 초 개혁의 칼날을 들이댔다. 처음에 반짝했을 뿐, 지리멸렬했다. 개혁에 대한 확고한 철학 없이 성과에 급급했던 탓에 체질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도 공기업 민영화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출범 초부터 ‘한국전력 민영화 괴담’이 떠돌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지난해 5월 이후 촛불 정국에서 의료, 전기, 가스, 수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민영화’는 ‘선진화’란 모호한 용어로 바뀌었다. 2008년 8월 1차 선진화 안을 발표하면서 “전기, 가스, 수도, 의료보험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공표했다. 이후에도 알짜배기 공기업을 매각해 손쉽게 세수 부족을 메우려 한다는 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1~6차에 걸쳐 민영화와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한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을 내놓고, 밀어붙였다. 정부가 민영화 대상으로 꼽은 38개 기관 중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애초부터 민영화가 예정된 민간기업 14곳이 포함되는 등 목표와 성과가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제 금융위기 등 돌발변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돋보이는 성과도 냈다. 총정원 17만 5000여명 가운데 2만 2000여명(12.7%)을 줄였다. 올해까지 민영화를 목표로 했던 9개 기관 중 2곳은 매각했고, 1곳은 상장했다. 나머지 6곳도 진행 중이다. 통합대상 36개 기관 중 30곳은 작업을 완료했다. 금융 공기업의 임금은 삭감됐다. “하드웨어 개혁은 일단락됐다. 이젠 체질개선으로 넘어가는 국면”이란 게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혁 2단계의 첫단추는 공공기관 경영자율권 시범 확대다. 개혁의 효과가 결실을 보려면 기관장에게 자율권을 주되 성과와 연계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다. 재정부는 21일까지 ‘경영자율권 확대 공공기관’을 공모하고 있다. 기관장 평가에서 상위 10%에 포함된 기관, 민간과 경쟁하거나 민영화가 예정된 기관 중 5곳 정도를 뽑아 인력과 조직, 예산 자율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호응은 미지수다. 시범기관으로 뽑혀도 자율권의 범위가 제한적이다. 성과가 임기와 연계되는 만큼 기관장 스스로 무덤을 판 격이 될 수도 있다. 재정부 관계자도 “얼마나 호응이 있을지는 모른다.”면서 “공모에 응하는 기관이 한 자리 숫자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내심 정부가 체질개선의 핵심 과제로 꼽는 것은 공공기관 노사관계 선진화다. 정부는 새해부터 공공기관장 평가 때 노사관계 배점을 15%에서 20%로 늘렸다. 경영자율권 시범기관 선정 때도 단협 내용 등을 분석해 노사관계 안정도를 평가할 계획이다. 철도 노조 파업때 초강경 대응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강호인 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공공기관 개혁은 하루아침에 끝날 성격이 아니다.”라면서 “당장 평가하기보다는 현 정부 내내, 다음 정부에서도 지속성을 가지고 추진한 뒤에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노사의 담합 구조를 깨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개발시대에 생긴 공기업들은 녹색성장 등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근본적인 성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체질개선도 중요하지만 갈수록 나빠지는 재무구조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9월 ‘공기업 재무현황 평가(2004~08)’ 보고서에서 “공기업의 수익성은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 “비용의 효율성이 이뤄질 수 있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예산정책처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24개 공기업을 분석한 결과 2008년 총자산은 309조 5045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116조 5689억원(60.4%)이 늘었다. 하지만 부채도 176조 8260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88조 3880억원(99.9%)이 불어났다. 2004년 84.6%이던 부채비율은 2008년 133.3%에 달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공기업 부채의 지급 불이행 상황에 대한 우발채무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부의 2008회계연도 결산서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2007년 169조 6000억원에서 2008년 213조원으로 18.9%나 늘었다. 4대강살리기와 세종시, 보금자리 주택 등 대형 국책사업의 부담이 공기업에 지워지는 만큼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나상윤 사회공공연구소 기획실장은 “공기업의 재무구조가 나빠진 것은 정부가 국책사업의 부담을 떠넘겼거나 공공성을 위해 요금을 통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 부채에 대해 사업의 불요불급성 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4대강 사업 등으로 부채를 지는 부분은 공기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용어클릭 ●공기업·준정부기관 공공기관은 자체수입비율이 50% 이상이면 공기업, 50% 미만이면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된다. 공기업 중 자체 수입비율이 85% 이상이며 자산 2조원을 넘으면 시장형 공기업, 50~85%인 경우는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분류한다. 준정부기관도 기금관리형과 위탁집행형으로 분류된다.
  • [뉴스&분석] ‘세종시 수정’ 강공모드 U턴?

    [뉴스&분석] ‘세종시 수정’ 강공모드 U턴?

    정부의 세종시 원안 수정 전략에 또다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당초의 강경한 수정 입장이 충청권과 야당,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완강한 반대에 부닥치면서 ‘수정을 최대한 추진하되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출구전략’으로 약해졌다가, 지난 주말을 기해 ‘반드시 수정’ 쪽으로 입장이 다시 단단해지는 형국이다. 강(强)→온(穩)→강(强)의 흐름이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19일 충북 청주를 방문, “행정부처를 나눠 놓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행정부처가 세종시에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앞서 그는 지난 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정부부처가) 다 갈 수도 있고, 하나도 안 갈 수도 있다.”고 말해 출구전략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정 총리는 “차라리 수도를 다 옮기면 옮겼지 행정부의 일부를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가장 좋은 것은 현재대로 있는 것이고 수도 이전은 그 다음”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세종시에 오려는 대기업 한 곳과 중견기업이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김해수 청와대 정무1비서관도 대전에서 “이명박 정부는 임기 중 세종시에 정부부처를 절대 이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말해 행정부처 이전 백지화를 기정사실화했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도 같은 날 “정부부처 이전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에 자신감을 얻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18일 서울신문 기자에게 “세종시와 4대강 문제에서 소신을 지킨 것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른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에서는 충북과 충남의 여론이 다르고, 충남 중에서도 연기군과 다른 지역의 여론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계란세례와 같은 극렬한 반대는 주로 자유선진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들에 국한돼 있는 정황도 여론 설득에 낙관을 불어넣는 요인이다. 정 총리는 “전국적으로 세종시 수정에 찬성하는 분들은 9월 초 제가 처음 얘기를 꺼냈을 때 60% 정도였는데, 이후 (수정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말씀을 하셔서 40%대로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다시 57%까지 올랐다.”면서 “아직 충청 주민은 원안을 주장하는 분들이 많지만 제가 마음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부가 내년 1월10일쯤 획기적인 수정안을 내놓은 뒤 충청권의 민심이 변하면 정치권에 포진한 수정안 반대파의 목소리가 명분을 잃을 것이란 기대도 감지된다. 권 실장은 수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될지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국회 통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강주리기자 carlos@seoul.co.kr
  • 중립과 정파 사이… 野소속 상임위원장의 고민

    국회 상임위원장은 고독하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이나 예산안을 맨 먼저 ‘집도’하는 위치여서 절대 중립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소속 정당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힘들다. 소수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다면 고민은 두 배가 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상임위를 이끌고 있는 이낙연(왼쪽) 농림수산식품위원장과 추미애(오른쪽) 환경노동위원장이 요즘 그런 처지다. 18일 만난 이 위원장은 “외롭고, 괴롭다.”고 했고, 추 위원장은 “진심을 진심으로 듣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위원장이 요즘 여당에 칭찬을 받는 반면, 추 위원장은 야당과 노동단체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이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조정론자이고, 추 위원장은 원칙을 강조하는 소신파다. 조정과 소신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소관 4대강 예산 4066억원에 대해 여야 합의를 이끌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합의의 핵심은 700억원을 떼어 4대강 이외의 사업에 쓰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합의 처리의 정수를 보여줬다.”면서 “내년 전체 예산안도 농식품위 합의를 참고하면 못할 게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면서 “예결특위에서 반드시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농림부 장관을 따로 여러 차례 만나 설득했고, 여야 의원들에게도 최우수 상임위의 면모를 보여주자고 애원해, 미흡하지만 조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이 이끄는 환노위는 법안 처리가 미흡해 ‘불량 상임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환노위에도 4대강 관련 예산 3000억원이 숨어 있고, 뜨거운 쟁점인 복수노조 허용,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노동 관계법 개정 문제가 있어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한나라당은 “위원장의 독선 때문에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해야 할 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고 압박한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사용자 단체나 노동자 단체를 계속 만났고, 지난 17일 정부, 여야, 경영계, 노동계가 모두 참여하는 다자협의체 구성을 이끌어 냈다. 추 위원장은 “노동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 성격상 의회 합의보다 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면서 “다른 이상을 지닌 세력의 요구를 법이라는 현실에 접목하려면 늦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시간은 내 편” 與·野셈법 누가 맞을까

    “시간은 내 편” 與·野셈법 누가 맞을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18일에도 이어졌다.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31일이 다가오면서 사상 초유로,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예산을 집행하는 준(準)예산 편성 사태가 생기거나, 한나라당이 단독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가 ‘예산전쟁’을 통해 지지층을 결속시키려는 계산을 하고 있어 해법 찾기가 더 어렵다. 한나라당의 소위 구성 강행을 막기 위해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한 민주당은 5개조로 나뉘어 이틀째 철야 농성했다.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오전 한때 회의장에 들어가 회의를 열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한나라당 안상수·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오후 회담을 가졌으나, 90분 만에 협상은 결렬됐다. 다만 안 원내대표가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을 위해 집행할 예산 6조 7000억원 가운데, 집행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민주당이 구분해 제시해 달라.”고 제안했고, 이 원내대표는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여지는 남겼다.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입장이 약간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다.”면서도 “정부 자료로는 어떤 것이 대운하 의심 사업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여야대표 회담’을 통해 4대강 예산 삭감에 대한 여당의 대안이 나올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소위 구성 무산에 대비해 독자적으로 새해 예산안 수정동의안을 작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치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누가 끝까지 버티느냐의 ‘시간 싸움’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갈수록 4대강보다 준예산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여론이 민주당에서 등을 돌릴 것이라고 본다. 여론전에서 이기면 단독처리의 명분이 생긴다. 실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원내대표실에서 상임위에서 걸러진 예산안을 검토했다. 소위가 구성되지 않은 때는 제도가 생긴 1964년 이후 1993년뿐이다. 가장 늦게 구성된 해는 2003년으로, 12월19일에 가동됐다. 민주당도 ‘시간은 우리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판단한다. 영수회담은 시간을 벌 수 있는 호재다. 정세균 대표는 “준예산은 나쁜 것이지만, 그 나쁜 준예산까지 생각할 정도로 4대강 사업은 더 나쁘다.”고 말했다. 해를 넘겨 준예산을 쓰는 게 4대강 예산의 원안 통과보다 낫다는 것으로, 시간에 밀려 섣불리 합의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한편 민주당은 4대강 사업에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발표한 마스터플랜상 예산은 22조 2000억원이지만 공공기관에 부담을 전가한 비용까지 찾아낸 결과 이보다 13조 6000억원 많은 35조 8000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향후 설계변경과 준설토 오염정화 비용 등을 고려하면 40조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 유지혜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野 지금 초유의 준예산 거론할 땐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준예산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준예산은 나쁜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나쁜 준예산까지 생각할 정도로 4대강 사업이 더 나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4대강 사업을 막지 못하면 ‘그 나쁜 준예산’까지 감수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야당의 반대 이유를 십분 고려하더라도 이런 순위를 매긴 인식에 깊은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준예산은 국가의 한해 예산이 법정기간 내에 성립하지 못하면 1년 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적인 예산이다. 국가 사정이 1년 전과 똑같다면 별다른 문제 없이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 불어닥친 경제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해의 경제상황이 올해와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재정확대 정책을 펴면서 경제 회복에 국력을 쏟아부은 올해와 달리 새해에는 출구전략을 가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준예산은 헌정 사상 단 한 차례도 편성된 적이 없다. 여야가 해마다 예산안을 놓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준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지금까지 온 것은 그만큼 준예산의 폐해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 한해가 이제 겨우 열사흘 남았다. 밤을 새워도 모자랄 판이다. 연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되고 준예산 편성이 현실로 닥쳐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번 국회는 불명예스러운 최악의 기록들을 양산하고 있다. ‘초유의 준예산 편성’이란 부끄러운 기록을 하나 더 보탤 심산인가.
  • [서울광장] 갈등 DNA/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갈등 DNA/진경호 논설위원

    갈등 DNA라는 게 있다면, 적어도 우리 한국인들만큼 차고 넘치는 갈등 DNA를 지닌 족속을 찾기 힘들 겁니다. 그렇지 않고는 지금 세밑을 쩍쩍 갈라 놓은 저 대립과 분열, 그리고 그 속에 붉은 용암처럼 웅크린 적의(敵意)를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세종시와 4대강, 이건 갈등의 편린에 불과합니다. 그 밑에, 정권을 주고받으며 권력의 단맛에 눈뜬 좌·우 세력의 헤게모니 싸움이 바위처럼 떡 받치고 있습니다. 정책 갈등의 껍질 안에 이념 대립의 속살이 들어 있고, 또 그 속엔 권력 다툼의 씨앗이 숨겨져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정·관계, 법조계, 학계, 교육계, 언론계가 세포 분열하듯 쪼개졌습니다.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에서는 이미 세계 5대 난장판 의회로 꼽힌 18대 국회의원들의 활극이 어김없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닌 갈등 DNA의 흔적은 교수신문이 2001년부터 꼽아온 사자성어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리무중(五里霧中), 이합집산(離合集散), 우왕좌왕(右往左往), 당동벌이(黨同伐異), 상화하택(上火下澤), 밀운불우(密雲不雨), 자기기인(自欺欺人), 호질기의(護質忌醫). 안갯속에서 갈팡질팡하며 편을 갈라 싸우고는 폭발할 것 같은 분노에 짓눌린 채 남을 속이다 못해 제 자신까지 속이는, 그런 극한의 불신 속에서 끝내 귀마저 닫아버린 8년이었습니다. 올해는 뭘까요. 소통 부재의 꽉 막힌 정국이고 보면 그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을 듯합니다. 무가내하(無可何)나 노발충관(怒髮衝冠), 당랑규선(?螂窺蟬) 정도가 아닐지요. 덩치 큰 네안데르탈인의 등 뒤에다 활을 쏠 줄 알았던, 그래서 그들을 멸종에 이르게 한, 독한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들입니다. 가이아 이론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슨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조차 자기 자신과 종족 번식을 위한 유전적 본능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그의 말이 사실이고, 땅과 대기·생명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본 가이아 이론이 옳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이 땅의 악다구니들도 결국은 좁은 땅덩어리에 사는 한국인들의 생존과 번영, 번식을 위해 갈등을 마다않는 유전자들의 전쟁이라고. 그리고 그 싸움이 치열한 것은 그만큼 유전자들이 강하다는 뜻이며, 따라서 밖에 나가 다른 유전자들과 싸워 이길 확률도 그만큼 높은 것이라고. 갈등은 곧 에너지라고. 허튼소리만은 아닐 듯도 합니다. 숱한 갈등 속에서도 우리는 올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첫 나라가 됐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경제가 성장했습니다. 세계 176개 나라에 나가 열사와 혹한, 차별을 마다않는 680여만명의 그 악착을 보면, 갈등으로 허비되는 사회 비용이 한해 300조원에 이른다는 연구보고서가 그저 답답하지만은 않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을 벌충하려는 우파 정권의 갈증과, 정권을 내주고 두 명의 대통령을 떠나보낸 좌파 진영의 허기가 지금 우리의 힘일지 모릅니다. 어떻게든 상대를 꺾고 살아남겠다는 그들의 유전적 본능이 서로를 강하게 만들고,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고 믿습니다. 아니, 그리 믿고 싶습니다. 그래야 지금 새해 예산안을 초읽기에 몰아넣은 여의도의 드잡이를 참아낼 듯합니다. 한숨과 분노로 새해를 맞을까 두려워 이렇듯 애써 자위합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한국은 과연 경제위기서 탈출했나

    20세기 말 외환위기를 지난 한국은 2007년 다시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리고 2010년을 맞이하는 지금, 한국은 경제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발 금융위기와 두발이발 쇼크 등을 예견했던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의 답은 ‘노(No)’다. 그는 자신의 첫 책 ‘경제학 3.0’(더난 펴냄)에서 우리 사회는 아직도 경제 위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음은 물론이요, 심지어 또 다른 위기의 가능성까지 품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위정자들의 잘못된 정책 운영 때문. 그는 “사람의 가치보다도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된 정치권과 정부 관료는 그 자체가 이미 위기”라고 지적한다.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자원이라고는 사람과 지식·시간이 전부인 한국이지만 정부는 이를 간과하고 ‘엉뚱한 짓’만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소장이 보기에 한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 전국 방방곡곡에는 빈 아파트들이 널려 있는데도 정부와 집권여당은 아파트 가격 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기업 정책도 마찬가지. 식민지 약탈 자본, 군사 독재 시절의 정경관 유착, 관치 금융으로 자란 재벌기업은 미래가 불투명한데도 정부는 대기업의 손을 들어준다. 김 소장은 “뭐가 뭔지도 모르는 이념쟁이들이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고 통렬하게 꼬집는다. 그러면서 그는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20~40대 지식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세력을 형성하고 과감한 위정자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결국 사람이 답인 사회에서 “사람의 가치를 우습게 아는 한 절대로 양극화와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 책을 통해 그는 케인지안(케인즈 학파 경제학자)인 정운찬 국무총리와 이명박 정부의 동거, 대량해고-대량고용을 악순환하는 대기업 고용정책, 경제전문가와 언론, 4대강 사업, 북핵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이슈와 고착화된 구조적 모순을 경제라는 코드 안에서 예리하게 풀어 낸다. 1만 3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與대표 입지 좁아진 정몽준

    與대표 입지 좁아진 정몽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예산 대치 정국의 해법으로 내놓은 ‘대통령+여야 대표회담’이 당 안팎에서 연일 난타 당하고 있다. 야당에 예산 심사를 파행시키는 빌미만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집권 여당을 대표하는 정 대표의 입지가 이번 일을 계기로 확연히 좁아드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일부 당 의원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일반론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나, 정치현실이 그렇게 간단한 건 아니다.”면서 “대통령을 언제든 정국의 중심으로 끌어들여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전가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상대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대표의 정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어떤 행보도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간단하지 않은 정치현실’, ‘일반론적인 말’이라는 표현은 당내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정 대표에겐 아픈 대목이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까지 나섰다. 그는 당5역 회의에서 “4대강 사업 예산은 여야 간 절충과 협상으로 국회 스스로 해결할 문제”라면서 “여야가 대통령을 불러들여 협상하는 것은 입법부의 자존심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정치회담은 아직 국회에 넘어오지 않은 세종시 문제와 같은 중대현안에 대해서는 매우 필요하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이날도 ‘선의’를 강조했다. 그는 “대화로 해결하자는 선의로 제안한 건데….”라면서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 잘 해야 되는데 (민주당이) 저렇게 점거하고 그러면 어떡하나.”라고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시론] 의원도 최소한의 직업윤리 지켜야/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의원도 최소한의 직업윤리 지켜야/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직업윤리라도 지켰으면 좋겠다. 의원, 특히 국회의원처럼 근사하고 중요한 직업에 직업윤리가 없을 리 있겠는가. 교수, 법조인, 공무원, 언론인, 기업인, 고용근로자, 가사노동 종사자, 심지어 어린 학생에게도 직업윤리가 있는데 말이다. 의원직이 파트타임 명예직이던 시절에도 직업윤리가 있었는데, 수많은 권한을 누리고 방대한 인력의 지원과 상당한 세비를 받는 상근 전문직이 된 현대에 의원 직업윤리가 없을 수 없다. 직종마다 직업윤리는 다소 다를 것이다. 그래도 공통되는 최소한의 직업윤리가 있다. 바로 직무 전념의 원칙이다. 쉬운 말로 자기 맡은 바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원이라면 입법과 예산안 심사라는 핵심 직무에 전념해야 한다. 그에 연계해서 행정부 감시, 사회이익 대변, 정책담론 형성, 여론 선도 등의 본분에도 충실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꼭 큰 성과를 내란 말이 아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의사과정상 해야 할 직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원 직업윤리의 덕목은 한 둘이 아니다. 개인 잇속을 우선시하지 마라, 의사과정상 투명성을 기해라, 정책현안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여라,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독립성을 지켜라, 의원 간 상호존중과 예의를 보여라, 정책 전문성을 쌓아라, 사회의 다양성을 공정하게 반영해라 등 여럿을 생각할 수 있다. 다 중요한 이 원칙들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는 각자의 관점에 달렸지만, 어떤 경우에도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은 직무 전념의 원칙이다. 이 최소한의 의원 직업윤리가 오늘날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국회가 너무 자주 극단적 대치와 공전에 빠지기 때문이다. 요즘은 세종시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정당대립으로 인해 예산안과 각종 민생법안이 방치되고 있다. 회의를 하면서 의견을 모으지 못하면 차라리 낫다. 아예 회의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 한쪽이 회의를 강행하려 하면 다른 쪽은 보이콧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심지어 교육과학기술위에서는 소수당 위원장에 대항해 여당 의원들이 위원회 집단사퇴를 선언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거대 이슈에 대한 집단주의적 정쟁 때문에 의원들의 직무수행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국회의 생산성 저하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제출된 법안 중 불과 몇 %만 통과된다는 식의 효율성 관점의 비판은 민주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국회에 썩 어울리지 않는다.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 처리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국회예산안심의제도의 근본적 한계와 신중성이라는 가치를 고려할 때 다소 공허하다. 정작 심각한 문제는 많은 성과를 빨리 내지 못한다는 것보다, 열어야 할 회의도 못 열어 의원 간 진정성 있는 대화라는 덕목은커녕 성실한 직무 전념이라는 최소한의 의원 직업윤리마저 기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일반기업에서 노사갈등이 근로자의 집단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근로자 권익이 신장될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그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 이때 일반소비자가 입는 해는 아주 크지 않다. 그러나 국회에서 정쟁이 국회 파행과 현안 방기(放棄)를 초래한다면 단기적으론 일부 의원이 정치적 득을 얻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모든 의원의 직업윤리가 최소한조차 지켜지지 않아 국회에 기대되는 기능이 크게 무너진다. 이래도 국회는 철폐되지 않겠지만 일반유권자가 입는 해는 심각하다. 직무유기로 국민에게 해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 여야가 한 발자국씩 양보하는 직업윤리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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