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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자호란 다시 읽기] (27) 이괄의 난이 일어나다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27) 이괄의 난이 일어나다Ⅰ

    반정 직후 인조정권이 명에 대해 충성을 다짐했던 것과 맞물려 후금에 대한 적개심도 높아져 갔다. 인조와 신료들은 후금과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을 가상하고 작전과 승패 향방을 자주 논의하곤 했다. 하지만 후금과의 군사적 대결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여의치 않았다. 우선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급했던 것은 정권 교체 이후 극히 불안해진 민심을 수습하는 문제였다. ●불안한 민심 예나 지금이나 정권이 바뀌면 여러 가지 후유증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더욱이 반정처럼 정상적인 정권교체가 아니라 무력을 동원한 쿠데타일 경우, 그 후유증은 결코 만만할 수 없었다. 인조정권은 대북파(大北派)를 비롯한 북인들에 대해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했다. 반정군은 창덕궁으로 진입했던 직후부터 ‘살생부’에 올라 있던 인물들을 줄줄이 처형했다. 입궐하라는 명패(命牌)를 받고 가장 먼저 달려 왔던 병조참판 박정길(朴鼎吉)이 최초로 참수되었다. 이윽고 광해군 정권의 핵심이었던 이이첨과 정인홍을 비롯한 32명의 관인들이 복주(伏誅)되었다. 죽음을 겨우 면한 인사들도 대부분 멀리 유배되거나 조정으로부터 쫓겨났다. 복주된 자들의 ‘적산(賊産)’은 몰수되었다. 북인들은 이제 정치적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북인 정권’이 몰락하면서 도성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죽음을 당하거나 관직을 잃은 자들뿐 아니라 하루아침에 실직하게 된 모리배들도 적지 않았다. 자연히 불평과 원망이 높아갔다. 살벌하고 뒤숭숭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날뛰는 자들이 출현했다. 무뢰배들 가운데 ‘인조 호위’를 핑계로 몰려 다니면서 재물 약탈에 재미를 붙이는 자들이 횡행했다. 유생들 가운데는 반정공신들의 종사관(從事官)이란 직함을 갖고 설치는 자들이 있었다. 바뀐 현실 속에서 상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반정공신들은 민심 수습을 꾀하는 한편 인조에 대한 호위를 강화했다. 특히 이귀의 노심초사가 컸다. 그는 무엇보다 ‘반혁명(反革命)’이 일어나지나 않을까 우려했다. 그는 종실(宗室)들의 동향을 주시했다. 인조에게 흥안군(興安君)을 잘 감시하라고 강조하고, 능원군(綾原君)의 동향도 심상치 않다고 보고했다. 흥안군은 인조의 숙부이고, 능원군은 동생이었다.1623년 7월29일, 우려했던 ‘반혁명’의 움직임이 현실로 나타났다. 전 현령 유응형(柳應泂)이 역모가 일어났다고 고변(告變)했다. 관련자의 진술 가운데 ‘지금 반정한 사람들은 천명(天命)이 돌아간 사람을 왕으로 세워야 했다. 그런데 금상(今上)이 스스로 왕이 된 것은 옳지 않으며, 조정의 사대부들이 하는 행위도 지난날과 다름이 없다. 우리들이 다시 거사하려 하는데, 성공하지 못해도 사육신(死六臣)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란 내용이 나왔다. 인조가 왕위에 오른 것을 비판하고 그것을 되돌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8월25일에도,10월1일에도 고변이 터졌다.10월1일의 공초에서는 ‘지금 하는 짓은 광해군 때보다 더 심하고, 인사가 불공평하고 부역이 무거워 원망이 자자하다.’라는 진술이 나왔다. ●‘정권 안보’를 위한 노심초사 불과 석 달 사이에 세 번이나 고변이 발생하자 인조와 반정공신들은 경악했다.‘정권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쿠데타로 집권한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또 다른 쿠데타가 일어나는 것이다. 인조와 반정공신들은 기찰(譏察)을 강화했다. 기찰이란 ‘반혁명 세력’을 색출하려는 목적으로 감시와 사찰을 벌이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사람들은 ‘사찰 리스트’에 올랐다. 광해군때 벼슬에 있었다가 쫓겨난 인물들이 일차적인 대상이었다. 반정에 동조했던 남인(南人)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찰의 방식이 문제였다. 반정공신들은, 의심되는 인물에게 자기 휘하나 심복을 접근시켰다. 심복들은 ‘사찰 대상자’에게 반정 이후의 변화된 상황에 대해 불평을 늘어 놓거나 스스로 ‘역모를 꾀하고 있다.’고 먼저 고백한다.‘미끼’를 던지는 것이다. 대상자가 동조하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그를 잡아다가 족치는 방식이었다. 한마디로 공작정치의 냄새가 짙었다. 기찰이 남긴 후유증은 컸다. 불신 풍조가 심해졌다. 병력을 거느리고 있는 무장들은 ‘감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몸을 사렸다. 훈련을 목적으로 병력을 이동시키려 해도 반정공신들이 보낸 밀정들의 감시를 의식해야만 했다. 자연히 군사 훈련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반정공신들은 휘하에 사병(私兵)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들은 반정이 성공한 뒤에도 사병을 해산시키지 않았다. 민심이 불안하기 때문에 인조에 대한 호위(護衛)를 강화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런데 사병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군관(軍官)들의 폐해가 만만치 않았다. 그들은 사실상 반정공신들의 개인적인 집사(執事)나 마찬가지였다. 호위를 명분으로, 반정공신들의 위세를 빌려 백성들에 대한 침학을 자행하기도 했다. 그런 그들에게 지급하는 급료는 국고에서 충당되고 있었다. 남인들은, 횡행하는 기찰과 군관들의 폐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당장 기찰을 중지하고, 군관들을 해산시키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반정공신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반발하는 신료들에게 ‘반혁명 분자’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어렵게 잡은 정권이 또 다른 쿠데타에 의해 붕괴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괄이란 인물 잘 알려진 것처럼 인조정권은 1624년 이괄의 반란 때문에 전복될 뻔했다. 겨우 진압되긴 했지만 이괄의 반란군은 서울을 점령했고, 인조는 공주(公州)까지 쫓겨가는 수모를 겪었다. 반정에 참가하여 광해군 정권을 뒤엎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던 ‘공신’ 이괄이 ‘반란군의 수괴(首魁)’로 변신하게 되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반정을 성공시키던 당일뿐 아니라 성공했던 직후, 이괄은 인조에게 가장 믿음직한 무장이었다. 이괄 또한 인조에게 후금군을 방어하는 대책을 아뢰고,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정권 보위에 나섰다. 인조는 이괄을 서북 변방으로 보내 후금 방어를 맡기려 했다. 그러자 이귀가 반대했다. 그는 ‘이괄을 서울에 남겨 의지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괄에게 호위를 맡기자는 것이었다. 이괄은 1623년 5월, 좌포도대장(左捕盜大將)에 임명되었다. 포도대장 이괄은 5월27일, 군관들을 이끌고 전 부사(府使) 박진장(朴晋章)의 집에 난입했다. 박진장을 ‘반혁명 분자’로 의심하여 기찰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괄의 군관들은 박진장을 끌고 나오면서 그의 노모까지 구타하는가 하면 집을 부수고 재물을 탈취했다. 적어도 1623년 5월까지 이괄은 인조 정권을 지키기 위한 선봉대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변방의 정세가 수상해지자 인조는 8월16일, 이괄을 부원수(副元帥)로 임명하여 서변(西邊)으로 내려가게 했다. 인조가 송별을 위해 그를 접견했을 때, 이괄의 태도는 태연한 것처럼 보였다. 그는 인조에게 ‘신의 재주가 없는 것을 아시면서 변방의 중임을 맡기시니 은혜를 갚으려고 할 따름’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적이 쳐들어 올 경우 목숨을 바쳐 싸우겠다.”고 다짐까지 했다. 그의 휘하에는 1만 5000의 병력이 주어졌다. 녹훈(錄勳)이 문제였다. 이괄이 임지로 떠난 지 세 달 여가 지난 윤 10월18일, 인조는 김류와 이귀를 불러 반정공신들에 대한 논공행상을 논의했다. 정사공신(靖社功臣) 53명을 선정했다. 1등 공신이 10명,2등이 15명,3등이 28명이었다. 김류와 이귀 등은 1등공신이 되고, 이괄은 2등공신 가운데 첫머리에 놓여졌다. 임지에서 소식을 접한 이괄은 불만스러웠다. 더욱이 서울에서는 ‘이괄의 아들이 반란을 꾀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자신을 옹호했던 이귀가 ‘이괄을 속히 잡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는 소식도 날아들었다. 이윽고 1624년 1월17일, 이괄은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들이닥친 금부도사 일행을 살해하고 병력을 일으켰다. 인조정권이 그토록 무서워했던 ‘또 다른 쿠데타’가 일어났던 것이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한국소개 中 대표 포털에 ‘야동’ ‘역사왜곡’

    바이두(百度)나 소후닷컴(www.sohu.com) 등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들이 한국에 대해 설명한 정보가 사실을 왜곡하거나 비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6일 백과사전에서 한국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고대 한국은 백제와 신라, 가야 등 3개국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삼국시대에서 고구려를 제외한 것으로 고구려사를 한국의 역사와는 무관한 중국사의 일부로 보고 있는 중국 역사관을 반영하며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두는 또 조선왕조를 ‘이씨조선’으로 표현해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의 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우리 역사를 비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연도도 1919년이 아닌 1912년으로 잘못 기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자연지리를 설명하면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시하는 등 온통 오류 투성이였다. 이밖에 바이두는 한국의 정치를 소개하는 항목에서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중임이 가능하다’고 기재하고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의 이름도 전혀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토종 포털사이트인 소후닷컴은 한국을 소개하는 페이지에 대해 지난 2003년 이후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있으며 일부 해커들은 아예 음란동영상을 링크시켜 놓았다. 누리꾼들은 “바이두 사이트는 하루 방문 인원이 1억명을 넘는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국가홍보를 하지는 못할 망정 오류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사이트가 음란동영상 사이트와 연계돼 있다는 것은 도저히 좌시할 수 없다”면서 “홍보도 중요하지만 왜곡 시정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靑 “개헌발의 조건부 유보”] 대선주자 반응 “잘한일”… 각론엔 입장차

    한나라당·열린우리당·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중심당·통합신당모임의 원내대표들이 11일 개헌문제를 18대 국회 초반에 처리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개헌 유보 합의와 관련,“각 당이 합의해서 개헌 발의 유보를 요청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대변인인 한선교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6당 원내대표의 합의는 지극히 당연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지금은 개헌논의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며, 각 당의 후보들이 정해지면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고 차기정부에서 이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도 “6당 원내대표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개헌안을 철회하고 국정에 전념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전 의장은 그러나 “개헌은 당연히 추진되어야 하지만 대통령 스스로 동력을 잃어버렸다.”며 “야당 대권주자들이 약속하면 개헌안을 유보할 수 있다는 발언과 한·미FTA를 빌미로 개헌을 재차 연기한 행위는 명분도 동력도 잃어버린 무책임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각 정당은 18대 국회 초에 개헌을 처리하겠다고 한 만큼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개헌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면서 “차기정부를 책임질 각 주자들은 임기 1년내에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4년 중임제의 도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헌법의 틀을 세울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각 정당 원내대표가 개헌에 대한 진전된 합의를 이루어낸 것을 평가한다.”면서도 “이번 합의가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각 당이 당론화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책임있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정운찬 ‘개헌반대’로 靑과 또 차별화

    ‘정운찬, 충청+호남에 승부수?’ 범여권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5일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중임제’ 개헌을 간접 비판했다. 전날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광주를 극찬한 것과 대조된다. 호남권에는 구애를, 노 대통령과는 차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전남대 경영전문대 특강에서 개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개헌 목적이 4년(하고 또),4년 해야 중·장기적 플랜을 할 수 있다고 하면 그에 대한 대답은 ‘5년간 열심히 잘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더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한 대통령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정 전 총장은 3불 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 금지), 한·미 FTA에 이어 개헌에 있어서까지 노 대통령과 선을 그은 셈이다. 반면 그는 광주에서 가진 두차례 특강에서 ‘햇볕정책’ 계승을 주장했다. 또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 나라 민주화는 성취될 수 있었다.”며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앞서 공주, 대전 등 충청지역을 방문해서는 “충청인이 나라의 중심”,“지역을 위해 공헌하고 싶다.”는 등 충청 민심에 호소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현장 행정] 정혜숙 주부의 주차단속 자원봉사 첫째날

    [현장 행정] 정혜숙 주부의 주차단속 자원봉사 첫째날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주차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울 양천구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주차단속 현장에 주민을 직접 투입시킨 것이다. 상습정체의 주원인인 불법주차의 현실을 주민 스스로 보고 느낀 후 함께 풀어보자는 취지다. 양천구는 이날부터 지역 주민 자원봉사요원 40명을 선정해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이 발생하는 지점에 대한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대부분 주부 자원봉사자들이다. 근무시간은 하루 2시간 정도. 참가자에게는 식비와 교통비(1만원)가 지급된다. 물론 전문 주차단속요원과 함께 한다. 주민 주차단속 첫날인 13일 주차단속원과 함께 나선 정혜숙(43)주부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욕설과 실랑이의 연속 “XX들. 아침부터 구청이 장사 방해하는 거야 뭐야. 너무 뜯어먹는 거 아냐.” 오전 10시15분 신정2동 한 편도 1차선도로 앞. 단속이 시작되자마자 가게 주인이 삿대질과 욕설을 하며 항의한다. 최근 손님들이 주차단속에 연이어 걸렸고 이런 탓에 통 손님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초장부터 주부 정씨가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항의하는 주인 바로 옆에는 아이러니하게 견인지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차 한대만 서 있어도 인근이 꽉 막혀 주차금지 구역으로 지장된 곳이지만 가게주인은 의기양양하다. 그 사이 단속차량을 보고 황급히 뛰어나오는 사람들로 도로가 분주하다. 다들 자신의 차가 불법주차 중임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세상사가 다 그렇겠지만 순간에 희비가 엇갈린다. 스티커를 발부하고 사진 체증을 하는 동안 밖으로 나온 운전자에게는 구두경고에 그쳤지만 그 순간을 놓친 운전자는 단속이 이뤄졌다. 이어 스티커가 발부된 쏘나타 차량의 주인이 나타나 정씨에게 항의를 했다. 주차한 지 5분이 안됐는데 단속을 했으니 무효라는 주장이다. 분위기가 험악해질 쯤 14년째 주차단속원 일을 해온 베테랑 직원 김선숙(40)씨가 나섰다.“5분 동안은 괜찮다는 건 잘못된 상식입니다. 운전자가 없으면 주차로 여겨져 바로 단속대상인데 보통 잘 모르시죠. 단 차안에 다른 사람이 앉아있으면 정차로 간주해 5분의 여유를 줍니다.”. 그제야 남자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단속보다는 주민계도가 주 목적 자기 차에 붙여진 단속스티커를 보고 기분 좋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욕설은 기본, 여성 주차단속원의 멱살을 잡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남자 공익요원을 한명씩 주차단속조에 배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엔 차를 길가에 대놓고 노점상을 하는 속칭 ‘이동식 노점’이 문제다. 노점들이 선호하는 곳은 이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 주변이나 시장 등 번화가. 당연히 교통체증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택배차량들도 문제다. 초를 다투는 직업이 다보니 도로건 인도건 불법 주정차하는 일이 많다. 점심시간 무렵, 택배차량이 단속됐다. “택배 사정 아시잖아요. 스티커 한 장이 하루 일당이에요. 제발 봐주세요.”. 기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사정했다. 인간적으로 고민스러워지는 대목이지만 스티커는 발부됐다. 한 주차단속원은 “사정은 알지만 그렇다고 단속에 예외를 두면 그 지역은 엉망이 된다.10년 넘게 단속을 해도 참 쉽지 않는 노릇”이라고 오히려 하소연했다. 이렇게 양천구에서 하루 평균 420대의 차량이 주·정차 위반으로 단속된다. 계도되는 차량도 수 천대. 그야말로 전쟁이다. ●나 자신부터 불법주·정차 안할래요 이날 주차단속을 마친 정씨는 “단속 당하는 입장에 있다가 단속하는 입장으로 바뀌니 이렇게 불법 주·정차가 많은지 몰랐다.”면서 “내 가족부터 불법주차를 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승일 구청장 권한대행이 팔을 걷고 나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담장 허물기와 공용 주차장 개방 등은 주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 대행은 “주민들의 참가를 결정한 것은 단속을 강화보다는 주차위반의 심각성을 주민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구민들 사이에서 불법주차를 안하는 분위기를 조성된다면 단순히 단속을 강화하는 것보다 몇 배나 효과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개헌 시안 발표] 10개월 단명 대통령 나올 수도

    [정부 개헌 시안 발표] 10개월 단명 대통령 나올 수도

    정부의 헌법개정추진지원단은 8일 공개한 헌법개정 시안에서 대통령 임기 1회 연임 등 5개 항목을 단일안으로 제시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문제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3가지 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화두를 던지는 데 그쳤다. 특히 단일안 중 대통령 궐위 조항을 논의한 과정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나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새 대통령을 뽑을 것이냐, 대행체제로 갈 것이냐를 놓고는 단순히 ‘1년 기준’으로만 나눠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정부는 15일 학계,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해 각계의 여론을 수렴한 후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임기 4년,1회 연임 가능 시안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현행 5년에서 4년으로 줄이되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단 연이어 다음 선거에서 다시 선출되는 경우에 한정된다. 연임에 실패했다가 다음 선거에 또 출마하는 경우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개헌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임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헌법 128조 2항에 따라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연장을 위한 헌법 개정을 발의한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시행 시기는 개정 헌법이 공포된 날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규정했다. ●궐위시 후임자 잔여 임기 채우도록 대통령 궐위시 후임자는 국회의원과의 임기 일치를 위해 잔여 임기만 채우도록 했다.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았을 경우에는 직접 선거로 새 대통령을 뽑되 1년 미만일 경우는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한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궐위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뽑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과 후보 등록, 선거운동 기간 등을 감안하면 10개월짜리 단명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1년도 안 되는 단명 대통령을 뽑기 위해 국민적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지, 이 경우 대통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보궐선거를 치르는 잔여 임기 기준을 2년으로 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1972년 개정된 헌법에 명시된 1년 기준을 준용했다. 국회에서 간선으로 선출할 경우에는 국회 원구성에 따라 정권 교체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배제했다. ●누가 얼마나 손해를 볼 것인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일치와 선거 시기 문제는 개헌 논의의 또 다른 ‘뜨거운 감자’다. 차기 대통령은 2008년 2월25일부터, 차기 국회의원은 2008년 5월30일 임기가 개시되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이 임기를 연장하거나 국회의원이 임기를 단축해야 한다. 정부는 임기 개시일을 가급적 비슷하게 하되 새 국회가 원구성을 먼저 해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인사청문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국회의원 임기가 대통령보다 1개월 정도 앞서도록 했다. 정부의 1안과 2안은 차기 대통령 임기를 1개월 연장, 국회의원의 임기를 3개월 단축하는 안이다.1안은 선거를 동시에 치르되 임기 시작일을 달리하도록 했고,2안은 임기 시작일에 따라 선거일에도 1개월 시차를 뒀다는 점이 차이다. 이 경우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총선은 예정대로 실시한다. 1안은 특정 정당이 권력을 독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2안은 특정 정당의 권력독점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 선거로 국력 낭비를 막겠다는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 3안은 헌법 개정의 취지를 2008년부터 반영해 2008년 2월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이다. 다만 현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 국회의원의 3개월 임기 단축을 감수해야 한다. 2012년부터는 1안과 동일하게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에 1개월 시차를 두게 된다.3안의 경우 국회의 반발이나 대선 시기 조정에 따른 정치 일정 변경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수다. 임창용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범여권 ‘밀어붙이자’ ‘그러다 독박’ 엉거주춤 8일 개헌 시안 발표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탈당파 등 범여권에서는 긍정론과 회의론의 양기류가 감지됐다. 다르게 표현하면,‘일단 밀어붙여 보자.’는 쪽과 ‘적극 나섰다가 독박을 쓸까 걱정된다.’는 듯 엉거주춤한 쪽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은 “개헌안이 발의되면 국회에서 적극적인 협의와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처리할 수 있도록 당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병호 의장 비서실장은 “당의 주류는 개헌안에 찬성이고 추진하자는 의견이 많은데 시기에 대해 반대 여론이 있기 때문에 당으로서도 여러가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각 정파가 차기 정부에서 개헌 추진을 합의할 경우 개헌안 발의를 차기로 넘길 용의가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 최재성 대변인은 “각 정파가 어느 정도 합의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수용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나라 빅3 “공약할 수도” “민생 전념을” 한나라당과 대선 주자들은 8일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시안과 관련, 청와대의 개헌안 발의 계획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강재섭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에 관한 주장을 다른 당과 대통령 후보에게까지 강요하는데 이는 독선이고 자가당착”이라고 비난했다. 당내 대선주자 ‘빅3’도 현 정권 임기내 개헌추진과 임기단축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선거과정에서 각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 정부에서 추진하면 된다.”며 “정식 후보가 되면 당과 협의, 제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충남 공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선을 앞두고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이지, 나도 그간 소신으로 (개헌을) 말해 왔다.”면서 “만약 내가 그런 입장이 된다면 절차를 밟아 국민투표를 거쳐 진행할 수 있다.”며 개헌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대통령은 개헌 논의를 중지하고 민생을 하나라도 더 챙기는 데 전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이수원 공보실장이 전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국정수행 원만해질 것” “권력견제 구멍” 정부의 4년 연임 개헌안 시안에 대해 헌법학자와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사안별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고려대 법대 박경신 교수는 “정책 구상을 장기적 비전을 갖고 추진하려면 대통령이 더 긴 복무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와 같은 언론 통제나 부정선거 가능성이 확실히 줄어든 만큼 이제 선거를 통해 민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한명옥 변호사도 “책임정책을 하기 위해 연임제에 찬성한다.”면서 “행정부 수반과 의회 다수당이 일치되면 국정 수행이 원만해질 것”이라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것에도 찬성 의견을 보였다. 연세대 법학과 이종수 교수는 단임제가 갖고 있는 헌법적·정치적 문제점 때문에 연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맞추는 방안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교수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함께 할 경우 집권당에 대한 임기 중 통제 방법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헌법학에는 대통령 임기 5년, 국회의원 4년, 헌법재판소장 6년 등 각각의 임기가 달라야 한다는 임기 차등제라는 것이 있다.”면서 “이는 각기 서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 권력의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각 임기는 차등적으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법대 장영수 교수도 연임제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다만 “연임을 하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강화돼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면서 “중간평가를 위해 대선과 총선에 2년 차이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과함께하는 변호사들’의 이석연 변호사는 “국회를 통과하기 어렵고 여론도 개헌에 반대하는 쪽이 많아 개헌은 헌법이 정한 대의민주주의에 맞지 않다.”면서 반대 의견을 보였다. 하창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개헌 논의를 차기 정부에서 해야 한다.”면서 현 정부의 개헌 논의에 반대 의견을 보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정부 ‘4년 연임 개헌’ 시안 발표

    정부 ‘4년 연임 개헌’ 시안 발표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고,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에 한해 1차 중임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개헌안 시안이 8일 공개됐다. 정부 헌법개정추진지원단(단장 임상규 국정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과 대통령·국회의원의 임기 주기를 일치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시안을 발표했다. 지난 1월9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시안에는 대통령 궐위 때 후임자 임기는 전임 대통령의 잔여 임기로 하며, 남은 임기가 1년 이상이면 국민 직선으로 후임자를 뽑고,1년 미만이면 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토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등에 의해 자격을 상실함에 따라 실시된 선거에서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는 전임 대통령의 임기 만료일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기 위한 선거 시기 및 방식과 관련해선 광범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아 3가지 대안을 제시했다.▲2012년 2월에 대선·총선을 동시 실시 ▲같은 해 1·2월에 분리 실시 ▲2008년 대선·총선 동시 선거 등의 방안이다. 헌법 추진단 관계자는 “1안은 동시선거 실시로 잦은 선거로 인한 폐해를 줄일 수 있고,2안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인사청문을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3안에 대해서는 개헌 효과를 최대한 빨리 가시화할 수 있으나 현 국회의원 임기를 3개월 단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시안에는 또 대통령 궐위 확인 절차와 주체에 대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정부가 제출한 궐위 확인서를 헌법 해석에 있어 최종적 권한을 가진 헌법재판소가 확인한 때”로 헌법에 명문화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밖에 공포일로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못박고,‘현직 대통령의 임기는 2008년 2월24일로 만료된다.’는 점을 부칙에 명시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헌법개정 시민의 손으로”

    “헌법개정 시민의 손으로”

    민주화 투쟁의 산물로 태어난 1987년 헌법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사회에서 제기됐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대통령 4년중임제를 골자로 한 ‘원 포인트 개헌’에는 철저히 반대한다. 대신 지구화, 정보화, 생태화 등 21세기 과제를 반영하는 새로운 헌법 담론을 모색해 ‘개정’이 아닌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경제·사회·여성·환경학자와 사회운동가 등이 참여해 벌인 2년여간의 논의를 정리한 ‘헌법 다시보기’(창비 펴냄)에는 이같은 주장과 시민사회가 구상하는 새로운 헌법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시민사회 철저히 배제된 헌법 지난 1월9일 노 대통령이 제안한 ‘원 포인트 개헌’은 야권은 물론 시민사회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87년 당시의 헌법 개정과 마찬가지로 시민사회가 철저히 배제된 채 오로지 권력 문제만을 논의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는 “87년 헌법개정 과정에서 민주화투쟁을 이끈 시민사회는 철저히 배제되고, 권위주의 구체제의 정당들만이 주체가 됐다.”면서 “이런 태생적 한계로 87년 헌법은 이후 전개되는 폭발적인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동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도 “아쉽게도 우리 헌법은 시대정신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정권교체에 따라 개정되는 굴곡의 역사를 겪어 왔다.”면서 “예전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헌법개정 논의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구도에 집중됨으로써 사회변화를 근본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헌법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변화하는 시대상 반영 필수 한상희 건국대 법대교수는 신자유주의 경제논리가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헌법의 역할에 주목, 무한경쟁에 내몰린 개인에게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을 되돌려주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헌법에서 규정한 절대적 재산권 보장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정희진 이화여대 여성학과 강사는 소수자 차별이 없는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헌법의 주체가 되는 ‘국가’는 남성·비장애인·이성애자의 국가에 불과하다.”면서 “동성애자를 배척하고, 여성과 군면제자를 2등국민으로 깎아내리는 등의 모든 차별적인 조항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평화적 생존권(이경주 인하대 법대교수 등) ▲문화적 자율성(김수갑 충북대 법대교수) ▲생명권·정보권(정태호 경희대 법대교수) ▲시민의회제도(김상준 경희대 NGO대학원교수, 오현철 한양대 연구교수) 등의 도입과 보완도 제시됐다. 이 가운데 ‘평화적 생존권’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수준을 넘어 전쟁을 하지 않도록 국가권력을 견제할 권리를 뜻하며, 시민의회제도는 시민사회가 공공의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논의에 참여한 학자들은 “현행 헌법이 ‘우리 국민, 우리 영토’ 등으로 너무 경직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연성형 시민국가로 전환하기 위한 헌법개혁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3단계 헌법개혁 학자들은 ‘공급자 중심의 헌법개정 논의’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헌법개혁 논의’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민사회, 정당, 국회의 ‘3중 헌법제정 과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사회화-정치화-헌법화’라는 3단계 절차를 제시했다. 우선 민주헌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 연대기구에서의 의제설정(사회화)을 거친 다음 국회에 시민대표로 구성된 민주헌법연구회를 설치, 정치권으로 논의를 넓혀(정치화), 여기서 만들어진 단일헌법안을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국민들에게 검증받아야(헌법화) 한다는 것이다. 헌법개정에 대한 시민사회의 참여와 관심이 저조한 가운데 이들이 제시하는 논리가 어떤 작용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서울광장] 탈당 편지는 국민에게 써야 한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탈당 편지는 국민에게 써야 한다/진경호 논설위원

    여당이 사라졌다. 아니 소멸했다. 뭉치면 죽기라도 할 듯이 게릴라처럼 흩어졌다. 그제는 수석당원 노무현 대통령이 탈(脫)열린우리당을 선언했다. 당을 지키려 당을 떠난다니,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신파극이 따로 없다. 비극적 희극이다. 사실 정치적, 정서적으로야 여전히 한 몸이니 위장이혼이나 다를 바 없다. 헤어지는 게 아니라 헤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허접스러운 연극도 이렇지는 않다. 객석 반응이 시원찮다고 공연하다 말고 무대를 떠나는 배우는 없다. 너희들끼리라도 잘 하라며 털고 나가는 연출가도 없다. 지난 50여년 미국에서 당적을 바꾼 국회의원은 16∼17명에 불과하다(한국국회론, 김현우). 심지어 1983년 민주당적을 버린 필 그램(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한 뒤 보궐선거로 유권자의 신임을 물어 공화당 의원이 됐다. 지난 218년 43명의 미국 대통령 가운데서도 탄핵을 당한 인물은 있어도 당적을 버리거나 바꾼 인물은 없다. 있다면 쿠데타가 끊이지 않는 베네수엘라에서 80년대 후반 자신이 창당한 기독사회당을 탈당, 국민연합당을 만들어 재집권에 성공한 라파엘 칼데라 대통령(현 차베스 대통령의 전임) 정도다. 네번째 ‘재임 중 탈당 대통령’이 나왔다. 대통령 탈당이 1992년 이후 5년마다 대선과 함께 어김없이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된 것이다. 국회의원의 줄탈당, 집단탈당이야 헤아리기조차 힘들다.16대 국회만 해도 그 4년간 세 번 이상 당적을 바꾼 의원이 50명을 넘는다. 이전 국회에서도 11대 55명,12대 81명,13대 52명,14대 75명,15대 56명이 당적을 바꿨다. 탈당을 밥 먹듯 하는 건 그리 해도 살아남기 때문이다. 아니 살아남고자 탈당하는 것이고, 국민의 정치 무관심과 새것 선호증후군, 이해하기 어려운 관대함이 탈당과 분당, 합당의 옥토(沃土)가 돼 왔다. 지금 여권이 대선을 앞두고 버젓이 화장을 고치고, 신장개업에 나선 것도 이런 한국형 정치토양의 힘을 믿는 까닭이다. 책임은 나누고 기회는 더하는 ‘남는 장사’라는 계산인 것이다. 민심을 잃은 대통령은 재기(再起)에 방해가 되니 그만 나가달라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당에 도움이 안돼 미안하다며 탈당을 선언한 노 대통령의 만찬 표정은 비장하고 침울했다고 한다. 국민은 당장 국정이 걱정이건만 그들은 당과 자신들을 걱정했다. 국민과 국정은 그곳에 없었다. 노 대통령이 탈당과 관련해 당원들에게 편지를 쓴다고 한다. 편지는 국민에게 써야 한다. 당원들과 석별의 정을 나눌 게 아니라 민심을 외면하다 결국 여당 간판을 내리고 책임정치,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데까지 이른 것을 사과해야 한다.4년 중임제 개헌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켜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대통령이 당익(黨益)을 위해 앞장서 책임정치를 훼손하는 이 이율배반을 설명해야 한다. 야당을 원내 1당으로 만들어 국정 표류의 책임을 반분하고, 빈사 지경의 여당은 신당의 옷으로 갈아입혀 새것에 목마른 민심을 파고들고자 하는 선거공학적 발상은 아닌지 고백해야 한다. 패배자까지 껴안음으로써 천년 로마제국의 버팀목이 됐던 ‘클레멘티아’, 그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남은 1년이라도 배우고 흉내내보겠다고 다짐해야 한다.‘배제’와 ‘닫힌 그들’로 4년을 보낸 터라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국민을 위로해야 한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이필상 총장 압도적 신임 받았지만

    이필상 총장 압도적 신임 받았지만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14일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신임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투표율이 극히 저조해 학내 구성원들의 확실한 지지를 입증하지 못해 이 총장의 거취는 총장 임면권의 ‘칼자루’를 쥔 재단 이사회로 넘어갔다. 이 총장 신임투표 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창헌(정보통신대학장) 교수는 투표 대상 전임교원 1219명 중 478명(투표율 39.2%)이 투표에 참여해 88.7%인 424명이 신임에,54명이 불신임에 각각 투표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정경대와 언론학부, 문과대, 이과대 등에서 투표 거부를 하는 등 일부 교수들의 ‘보이콧’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동원 총무처장은 “투표율이 낮은 것은 방학 중인 데다 일부 단과대의 투표 거부 탓”이라면서 “대통령 선거도 투표율 규정은 없다. 투표율이 낮았지만 과반수가 불신임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장의 측근인 경영대 L 교수도 “200여명의 교수들이 외국에 나가 있거나 ‘연구년’ 중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절반 가까운 지지를 얻은 셈”이라면서 “총장께서 15일 향후 4년간 학교를 잘 이끌어 나가겠다는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표 거부 흐름을 이끌었던 박성수 교수의회 부의장 겸 진상조사위원장은 “투표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고 결과에도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의장단 차원에서 추가 대응은 하지 않겠지만 단과대 별로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현승종 이사장은 투표결과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현 이사장은 지난 12일 고려대 법대 교우회 정기총회에서는 “학술적인 문제를 투표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꼭 인기 투표식으로 신임 여부를 물어야 했나.”라면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학내외의 여론을 청취하고 재단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를 종합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강대표, 대통령에 민생회담 제의

    강대표, 대통령에 민생회담 제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6일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대통령과 만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의 ‘민생·경제 단독 회담’을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주요 민생 및 개혁 법안 ▲개헌 문제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역제안했다. 또 “다른 정당과도 순차적으로 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청와대의 역제의에 대해 “강 대표의 제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고 말해 회담 성사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다만 나 대변인은 “개헌 등 정치적·정략적 문제를 제외하고 민생·경제 문제를 포함한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은 한마디로 ‘잃어버린 4년의 세월’이었고 민생은 파탄 직전”이라며 “임기 1년이 채 남지 않은 대통령이 할 일은 정치놀음에서 손을 떼고 민생과 대선의 공정한 관리”라고 요구했다. 노 대통령이 제안한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서는 “개헌문제는 억지와 오기로 통할 일이 아니며 차기 정권에서 국민의 뜻을 모은 뒤 추진해야 한다.”며 “4년 중임제만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남북정상회담 추진 논란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의 문을 아예 닫으라.”고 요구하는 한편 북한의 대선 개입 움직임에 대해서도 “무모한 시도를 포기하라.”고 경고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적 경기변동 경계해야/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금년 경제를 전망하기란 쉽지 않다. 유가나 환율 등 대외적 여건이 불투명한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대통령 선거는 이른바 ‘정치적 경기변동’이라 하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4년 중임 제도의 미국의 경우 대통령선거 2년 전부터 정부는 재집권을 위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당선 후 2년 동안은 경기가 침체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5년 단임제의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먼저 대통령 임기 시작 후 처음 3∼4년간은 경기를 부양시키는 정책을 사용하고, 임기 마지막 해에 경기를 침체시키는 것이다. 이는 재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경기부양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다 보니 경기가 위축되게 된다. 노태우 정부나 김영삼 정부도 임기 전반기에는 경기부양정책을 사용하다가 임기 마지막에는 경상수지 적자와 기업부채가 문제가 되자 기업구조조정을 시도하면서 경기를 위축시킨 경우다. 특히 김영삼 정부에서는 임기 1년을 남겨놓고 강도 높은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다가, 결국 주가가 폭락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외환위기를 당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는 김영삼 정부의 위기를 교훈삼아, 예외적으로 임기 마지막 해에 오히려 경기를 적극적으로 부양시켰다. 건설경기부양과 신용카드 발행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킨 결과 임기 마지막 해에 7%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이다. 또 다른 특성은 그동안 사용된 경기부양 정책의 부작용을 단기간에 해결하기 위해 임기 마지막 해에 강도 높은 정책을 조급하게 실시한다는 점이다. 김영삼 정부에서도 노태우 정부 이래 문제가 되던 기업의 부실경영을 단기간에 해결하고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임기 마지막 해에 기업에 대한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그리고 환율상승 억제를 통해 강력한 기업구조조정을 시도했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건설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고 재건축을 허용해 주었으며 신용카드를 남발하는 과도한 경기부양정책을 사용했다. 이러한 임기 말 과도하고 조급한 정책사용은 결국 김영삼 정부에서는 외환위기를 초래하게 했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카드채 문제를 발생시켰고 그 후 부동산가격 폭등의 원인을 제공했던 것이다. 이러한 5년 단임제 하에서의 경제정책의 특성은 현 참여정부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참여정부 역시 임기 마지막 해인 지금 경기를 침체시키고 있다. 그동안 저금리와 고환율로 경기부양을 시도한 결과 발생한 과잉유동성으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축금융정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2002년부터 5년 동안 오른 부동산 가격을 단기간에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금융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지급준비율을 높였으며 대출한도와 대출자격을 제한하는 등 사용하지 않던 창구지도까지 동원해 과잉유동성을 급격히 회수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과거경험을 돌이켜 보더라도 위험한 정책구상이다. 경기가 심하게 위축되거나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경우 결국 금융위기를 당할 수가 있으며 금리가 높아지면서 환율이 급락할 경우 수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외환위기를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임기 말에는 언제나 불안정한 정치상황 때문에 경제 역시 불안정하다. 따라서 경제에 충격을 주는 정책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과도한 긴축 금융정책 사용을 자제하여 경기와 환율 그리고 부동산가격을 서서히 연착륙시키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경제위기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발생했다는 점을 참여정부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개헌 반대하는 사람들 정치적 부담 생각해야”

    노무현(얼굴)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가진 오찬간담회 문답 요지는 다음과 같다.▶보건복지부의 건강출산 비용지원 대책은 재원마련 방안이 없어 대선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모든 정책이 다 예산 대책을 세워서 발표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정책은 방침을, 큰 방향을 결정하고 그 방향을 정해 놓고 그 다음에 예산을 맞춰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개헌 관련해 탈당 이상의 것은 무엇인가? 과거 정권이나 현 정부 하에서 4년 중임제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례를 밝히면 국민을 설득하는 데 도움되지 않나?-탈당 이상의 것은 강한 표현이다. 그 이상 내놓을 게, 가진 게 없으니까 내놓을 것도 없지만 가진 것만 있다면 그 이상의 것의 대가를 치르고라도 이건 꼭 해야 된다, 이런 취지로 이해해 달라. 개헌이 여소야대라는 정부 권력과 국회 권력이 분열되는 이것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도라는 설명을 구구하게 하지 않았다.(하지만)여소야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도인 건 맞다. 그리고 선거의 횟수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중간 선거로 국정운영이 많이 흔들리고 추진력이 뚝뚝 떨어진다. ▶개헌 발의는 언제, 부결되면 어떻게 하나?-발의 시기는 대개 2월 중순쯤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많이 뒤로 늦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부결하면 이 노력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결하려는 사람들은 그 이후에 정치적 부담을 생각해야 될 것이다. 저는 오래 전부터 2006년말,2007년초라고 했는데, 그때 한 가지를 간과했다. 연말에는 정기국회 때문에 이런 정치적으로 큰 파장이 있는 제안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기국회, 만약 그때 개헌 내놓았으면 국방개혁법을 비롯해서 주요한 개혁 법안들이 다 지금까지 표류할 것이다. 예산도 아마 다 통과 못 받았을 것이다.2005년이 적절한 시기이냐, 그것은 다 판단의 문제인데 국정 현안이 개헌만 하고 앉아 있을 것은 아니다. 2005년도에 개헌 꺼내가지고 안되면 저만 망하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 정치 전체가 대단히 큰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개헌이 정략적이라는 의혹이 있는데?-이번에 임기를 일치시키는 작업을 실패하면 다음에는 다른 의제를 개헌하려 해도 개헌이 성립될 수가 없다. 이번 후보들이 백 번 공약해도 소용없다. 보십시오. 다음 후보들이 공약할 것이다, 개헌하겠다고 해 놓고, 대통령이 됐다, 개헌 논의가 바로 시작될 때는 이때는 원포인트 개헌이 아니고 이것저것 해야 되는데 국정 운영이 되겠느냐?지금 개헌 주제 나와 있는 거 보면 이념적 문제가 끼어들 수밖에 없게 주제가 만들어져 있다. 내각제냐 대통령제냐 가지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싸움을 하게 되어 있고, 그 다음에 자신들의 임기 문제를 가지고 또 이해관계 셈을 해야 되는데, 논의가 되겠느냐? 다 부도내는 거다.▶민주화 세력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데?-87년 이후 20년 (민주)체제의 성적표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그야말로 눈부신 업적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을 경제 성장률 하나만 가지고 비교하는 그런 아주 단편적 사고는 버려야 된다. 지금 뭐 경제 파탄, 민생 파탄 얘기하는데, 경제 잘한다는 후보자들이 과연 몇 % 공약을 내는지를 저도 한번 볼 생각이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노대통령 개헌 기자간담회] 개헌정국 대선주자들 손익계산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드라이브’로 정국이 일시에 개헌정국으로 변했다. 대선 경선 및 정계개편 해법을 놓고 분주하던 여·야 대선주자들의 개헌정국에 대한 시각과 손익계산은 어떨까. ■ 최대수혜자 개헌정국의 최대 수혜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독주하고 있는 이 전 시장에게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국이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전 시장은 11일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듯 일체의 언급을 피했다. 다만 이 전 시장의 측근이 “경제살리기에 온 힘을 쏟아야 할 중대한 시기에 또다시 개헌논의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짤막하게 언급했다. 이 전 시장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이 전 시장이 일방적인 독주를 달려 상대 후보들의 공격과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릴 시점인데 개헌정국이 터져 향후 2개월간은 상대방의 공세를 피해갈 수 있게 됐다.”며 짐짓 여유까지 보였다. ■ 절반의 성공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손익평가는 엇갈린다. 박 전 대표가 개헌을 제의한 노 대통령에 대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해 청와대와 여권에 각을 세움으로써 ‘반노’세력들을 지지층으로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감정대응으로 오히려 손해를 입었다는 시각이 혼재한다. 박 전 대표는 이날도 “정권 말에 개헌을 얘기하는 것은 질책 받아 마땅하다.”며 노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정치컨설팅업체 ‘폴컴’의 윤경주 대표는 “4년 중임제를 지지했던 박 전 대표가 입장이 바뀐 것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없이 감정적으로만 대응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기존의 시각을 확인시켜 줬다.”며 오히려 개헌정국에서 박 전 대표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 최대 피해자 전문가들은 개헌정국에서 최대 피해자로 고건 전 국무총리를 꼽았다. 김윤재 변호사는 “노 대통령의 개헌제안에 대해 야당이 말려들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 주자들의 입지만 약화시켰다.”면서 “특히 통합신당을 통해 주도권을 쥐려는 고 전 총리는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고 전 총리측은 개헌논의의 민감함을 의식해 이날 “개헌은 정치적·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기존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종락 구혜영기자 jrlee@seoul.co.kr
  • [‘4년연임 개헌’ 정국] 與 “개헌·신당 병행 추진”

    [‘4년연임 개헌’ 정국] 與 “개헌·신당 병행 추진”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제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 열린우리당이 지도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자칫 통합신당 논의가 묻힐지 모른다는 당내 여론을 의식해 대통합 추진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김근태 의장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은 문제를 모두 뒤로 미루고 사회적 합의가 끝난 문제만 개헌하자고 하는 (대통령의) 말씀은 설득력이 있다.”면서 “여야가 손잡고 신속하고 조용하게 개헌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개헌 추진은 적극적으로 하되 시급히 평화개혁세력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에 역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면서 “한나라당이 우세한 판세를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개헌마저 거부한다면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태도가 아닐 것”이라고 거들었다. 김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 4년 중임제와 필요하다면 정부통령제 역시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대의원 대회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혜영 사무총장은 “개헌 논의가 우리당의 대통합 추진에 전혀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이번을 놓치면 (다음 정권에서는) 단임제 대통령이 자기 임기를 1년 가까이 줄이는 것을 전제로 해야 (개헌)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당 전국여성위원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대통합을 강조한 뒤 “개헌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나뉠 것”이라면서 “개헌이 범여권을 묶는 것과 직접 관련은 없겠지만 개헌 지지층이 범여권과 겹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범여권 통합의 틀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4년연임 개헌’ 정국] 전권잡은 대통령 ‘정치적 책임’ 회피등 부작용

    [‘4년연임 개헌’ 정국] 전권잡은 대통령 ‘정치적 책임’ 회피등 부작용

    |파리 이종수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연임제’ 헌법 개정을 전격 제안하면서 프랑스의 2000년 개헌이 주목받고 있다. 노 대통령은 개헌 필요성의 이유로 잦은 선거로 인한 정치적 갈등, 과다한 사회적 비용, 대화·타협의 생산적 정치의 어려움 등을 들었다. 이어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는 프랑스의 2000년 개헌을 예로 들었다. ●동거정부 폐해의 산물…대선·총선 동시 실시 2000년 9월 국민투표로 확정한 개헌 골자는 7년의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줄이면서 대통령·하원의원 선거를 거의 같은 시기에 치르는 것이다. 대통령과 총리가 다른 정당에서 나오는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의 출현 가능성을 최대로 낮추기 위한 시도였다. 그만큼 동거정부의 폐해가 심각했다. 물론 중임을 보장한 대통령 임기가 너무 길다는 여론도 반영됐다. 프랑스는 80년대 이후 총선에서 3차례나 여소야대 정국으로 동거정부 체제를 경험했다.1986년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우파연합 당수인 자크 시라크 총리 체제가 처음이었다. 매번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다른 정치적 지향점 때문에 갈등을 빚으며 비효율과 추진력 부족을 보여줬다. ●부작용도 나타나… 개헌 이후 2002년 5월 대선에서 우파의 시라크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또 6월 총선에서는 우파연합이 399석을 차지했고, 시라크 대통령의 정당은 21년만에 단독 정당으로서는 처음 과반을 확보했다. 동거정부의 짐을 덜고 자유롭게 정책을 시행했다. 국민들의 기대도 높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부작용도 많이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권을 거머쥔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 시라크 대통령은 2005년 유럽헌법 비준이 부결됐을 때나 2006년 최초노동계약으로 전국이 떠들썩했을 때 그 책임을 모두 자신이 임명한 총리에게 미뤘다. 이원집정부제라는 제도 탓도 있지만 다수당이 사회당 등 다른 정당이었으면 불가능했을 상황이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에서는 다시 개헌 논의가 불거지고 있다. 사회당이나 공산당은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선·총선 동시 시행의 다른 폐해도 제기한다. 만약 대통령의 정당과 다른 정당이 다수당이 됐을 경우 5년 동안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vielee@seoul.co.kr
  • [4년연임제 개헌 제안 파장] “대선 앞두고 순수성 의심”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대해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시기와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권력구조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헌 논의를 진행 중이던 시민단체들은 대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정파간 이해에 휩쓸려 졸속 추진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연대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임기를 1년 남기고 개헌 논의를 제기한 것은 정치적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면서 “정책 실패를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임제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개헌의 순수성은 사라진 채 정쟁과 사회적 낭비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계했다. 오관영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정보사회로 넘어가면서 나타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환경권 등 기본권을 확장하는 큰 틀에서의 개헌이 아닌 권력구조에만 한정된 ‘원포인트 개헌’을 제시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차기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개헌을 마무리짓는 것이 순리적으로 맞다. 발표 시기를 놓고 ‘대통령의 정치적 꼼수’ 운운하는 정파 역시 정치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운동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구체적인 개헌 논의가 무엇인지 지켜봐야겠다.”면서 공식 입장을 유보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은 “지금 할 얘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개헌의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시기적으로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을 아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론] 개헌은 필요하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시론] 개헌은 필요하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2007년 새해 벽두에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헌법개정 제안은 주목할 만하다고 본다. 현행 헌법의 개정이 한국정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4년 연임제의 대통령은 한 번 당선되면 그만인 5년 단임제 대통령과는 달리 국민과 함께해야만 살아 남는다. 국민이 주인 되고 대통령이 머슴이 되는 대통령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처럼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같은 시기에 뽑아야 정치인이 만들어 내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정치가 자리잡게 된다. 개헌은 해야 하는데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타산만을 고려한 구태의연한 발상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불행은 법을 지켜야 하는 헌법이 유린당한 데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의 정치와 법의 끝없는 방황도 헌법을 노리개쯤으로 취급해온 정치꾼들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헌법사는 ‘정치세력간의 야합에 의한 정치권력의 변천사’였다. 제헌헌법은 제정 당초부터 헌법안을 기초하는 자(내각제 주장)와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자(대통령제 고집) 간의 야합으로 탄생했기에 매우 기형적인 정부 형태를 갖게 됐다. 속은 내각제고 겉은 대통령제였던 제헌헌법의 전통은 우리 헌정사의 위정자들에게 대통령제, 내각제, 유사 이원집정제 등 온갖 통치 메뉴를 제공했다. 제헌헌법 이후 제1·2차 개헌은 이승만 대통령을 위한 대통령직선제와 3선 개헌,5·16쿠데타 이후 제6차 개헌은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 유신쿠데타와 유신체제 개헌, 그리고 5·17신군부 쿠데타와 제8차 개헌은 전형적인 국정유린이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에는 ‘헌법제정 권력’에 의한 헌법제정과 ‘헌법개정 권력’에 의한 헌법개정이 없었다. 현행 헌법인 제6공화국의 제9차 개헌헌법은 1987년 ‘6·10시민항쟁’이라는 저항권 발동과 여야 합의에 의한 헌법개정 논의와 절차로 인해 역대 헌법개정 과정과는 크게 달랐다. 하지만 5년 단임의 대통령제 도입은 당시 1노3김(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사정을 감안한 정치결단의 결과였다. 유신체제와 5공정권의 대통령 독재를 경험한 국민들은 대통령을 직접선거로 뽑을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만족해서 더 이상의 변화와 꿈을 접었다. 현행 헌법은 6·10항쟁 국민투쟁의 산물로서 정치참여 욕구가 헌법개정권력의 동인(動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개헌과정에서 국민과 전문가의 참여는 상당부분 배제됐다. 21세기 정보화사회의 한복판에 있는 우리 사회에 있어서 과거 일당독재와 1인 장기집권을 막아준 현행 헌법은 사명과 생명을 다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에 새 헌법이 필요하다. 그 필요성에 모든 정치인과 정당이 공감하고 있다. 언론들도 오래전부터 5년 단임제의 폐해와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역설해 왔다. 이제 국민이 원하는 헌법을 헌정 60년사에 등장시킬 때가 됐다. 정치인이나 언론에 헌법 발의권자인 대통령과 국민의 대화를 가로막지 말 것을 주문하고 싶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헌법학회에서도 4년 중임제와 함께 국민이 뽑지 않은 국무총리의 대통령대행의 불합리성과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부통령제 도입, 결선투표제 등을 담은 헌법개정안을 제안한 바 있다. 많은 정치인과 언론, 그리고 전문가들의 생각이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노 대통령은 모두가 원하는 개헌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 [4년연임제 개헌 제안 파장] 현행 헌법은 6월 항쟁 결실

    [4년연임제 개헌 제안 파장] 현행 헌법은 6월 항쟁 결실

    현행 헌법은 20년 전인 87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6·29선언을 통해 직선제를 수용하기로 약속한 데 따른 산물이다.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6월 항쟁의 결실이었던 셈이다. 전두환 대통령 역시 7월1일 6·29선언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실질적인 개헌 논의는 본격화됐다. 여야는 곧바로 8인 정치회담을 구성,8월31일 개헌에 합의했다.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제3공화국 헌법’을 모델로, 대통령의 권한은 축소하는 반면 의회의 권한은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따라서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을 폐지, 의회 각료 해임건의권을 뒀다. 대통령의 임기는 당초 여당인 민정당이 6년 단임제, 야당은 4년 1차 중임제를 제안했지만 정치적 타협으로 5년 단임제로 합의됐다. 합의된 개정안은 국회 개헌특위에서 채택,87년 9월18일 국회 재적의원 272명 가운데 264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 제출했다. 이어 9월21일 대통령의 공고,10월12일 국회에서 재적의원 272명 중 258명이 출석,254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헌법 개정안에 대해 10월27일 국민투표를 실시,78.2%의 투표율에 93.1%의 찬성으로 개헌안이 확정, 현행 헌법이 됐다.6·29 이후 4개월 남짓 만에 헌법 개정이 완료된 것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4년연임제 개헌 제안 파장] 정국 전환·레임덕 막기 ‘일석이조’

    노무현 대통령이 9일 전격적으로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로 바꿔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자는 제안이다.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론’이다. 헌법 70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는 조항을 고치자는 얘기다. 노 대통령의 특별담화는 철저한 보안 속에 예고없이 이뤄졌다. 정작 노 대통령은 지난해 2월26일 기자들과의 산행 때 “내가 개헌문제를 끄집어내 쟁점화하고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던 터다. 이후 개헌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때문에 ‘주도면밀한 계산’에 따른 작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여당이나 당내 경선경쟁에 여념이 없는 야당 모두 허를 찔린 격이다. 노 대통령은 4년 연임제 개헌의 필요성을 5년 단임제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으로 대신했다. 한마디로 ‘대통령 책임정치의 훼손’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5년 단임제 아래서는 총선, 지자체 선거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국정의 안정성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도 댔다.시기적으로는 헌법상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특별히 줄이지 않고 개헌할 수 있는 20년 만에 한 번밖에 없는 절호의 기회라고 밝혔다. 실제 대선이 오는 12월, 총선은 내년 4월인 만큼 국회의원 임기만 줄이면 큰 어려움이 없다는 논리다. 노 대통령은 “당장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셈할 일이 아니다. 모두에게 이익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말만 놓고 보면 야당도 환영해야 맞다. 그러나 정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당장 한나라당은 “차기 정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정략적 의도가 없다.”는 입장과는 달리 임기말 ‘국정 주도권 장악용’,‘정국 전환용’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국을 개헌 국면으로 끌고 가면서 정계 개편의 흐름을 주도하고 레임덕을 최소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정치컨설팅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노 대통령이 현실정치적 명분을 얻기 위해 개헌이라는 의제를 장악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한 재선의원은 “통합신당 논의의 발목을 잡으면서 여권을 장악하거나 최대한 신당 논의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라면서 “야당 쪽의 후발주자들까지도 노린 양수겸장의 카드”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는 개헌이 이뤄질 경우, 현 대권 구도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총선은 대선구도에 갇힐 게 뻔하다. 그만큼 개헌은 정치공학적으로도 복잡한 ‘셈’이 필요하다. 노 대통령이 정치개혁 분야에 괄목할 만한 ‘족적’을 남기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하지만 개헌까지의 과정은 멀고도 험하다. 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다 하더라도 국회 재적의원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현실에서는 절차상 불가능하다. 노 대통령은 현실 정치 탓에 개헌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딱히 손해볼 것은 없을 듯싶다. 앞으로 적어도 3∼4개월 동안의 뜨거울 개헌 정국, 정치의 중심에 서기 때문이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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