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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블로그] “임기 8년을 8년처럼”… 농협회장의 말 실수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대문 농협중앙회 대강당입니다. 이날은 23대(민선 5대) 농협중앙회장인 김병원 회장의 취임식이 있었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조합원과 각계 인사 등 1000여명이 참석해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조금은 긴장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취임사를 읽어 내려가는 김 회장. 모두 숨죽이며 귀를 기울였습니다. ‘변해야 산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하는 김 회장의 취임 일성(一聲)은 자못 비장하기까지 했죠. 그런 팽팽한 긴장감을 깬 것은 김 회장의 말실수였습니다. 그는 “임기 8년을 8년처럼 일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일순간 참석자들이 크게 웅성거렸죠. 김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 4년입니다. 최원병 전 회장 시절 농협법이 개정되며 회장 임기가 연임제에서 단임제로 바뀌었죠. 김 회장은 ‘임기 4년을 8년처럼 일하겠다’는 문구를 잘못 읽은 것입니다. 농협 측은 취임식 직후 “김 회장이 많이 긴장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날 김 회장의 취임식에는 전임 회장들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민선 회장 중에선 한호선(1대), 원철희(2대), 최원병(4대) 전 회장이 참석했죠. 정대근(3대) 전 회장은 옥고를 치르느라 모습을 비출 수 없었습니다. 공교롭게 농협은 1988년 민선으로 전환된 이후 역대 4명의 회장 중 3명이 구속될 만큼 바람 잘 날이 없었죠. 최 전 회장만 유일하게 임기 8년(1차례 연임)을 꽉 채웠습니다. 그는 평소 “전임 회장들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김 회장은 민선 28년 만에 첫 호남 출신 회장입니다. 대구와 경남지역 입김이 강했던 농협에선 ‘파격’인 셈이죠. 보수적인 농협에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합니다.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하고 있는 거죠. 그런 김 회장에게 4년 임기는 짧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4년을 8년과 같은 속도로 개혁과 변화를 가져다 달라”는 것이 농협 직원들의 바람입니다. 4년 뒤 농협이 8년의 속도만큼 성장해 있을지 아니면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득표율 97.7% 24년째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74)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집권 5기를 맞이했다. 카자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잠정 개표결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97.7%의 지지를 받았다고 27일 발표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지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안정된 삶을 위한 국민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경제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고도성장을 견인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장기집권에 따른 탄압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는 1991년 12월 1일 초대 카자흐 대통령에 선출되고서 1999년 1월 신헌법에 따라 대선을 치러 7년 임기의 대통령에 재선됐다. 2005년과 2011년 대선에서도 90%가 넘는 압도적 득표로 재선됐다. 대권에 다섯 번째 도전한 나자르바예프는 2007년 의회가 헌법을 개정하며 그에 한해서만 연임제한을 철폐해 사실상 종신 대통령이 가능하다. 이번 대선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소련 독립국가연합(CIS) 등에서 파견된 감시단 1000명이 투·개표 과정을 지켜봤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지금&여기] 재선 동기로 본 통일 대박/안석 정치부 기자

    [지금&여기] 재선 동기로 본 통일 대박/안석 정치부 기자

    “4년 연임제 대통령이라면 가능했을까.” 올 초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을 들었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이다. 연임제라면, 다시 말해 재선 지향적 동기가 있는 대통령이라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2년차에 통일이 국정의 화두가 되도록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임기가 5년인 경우와 ‘4년 더하기 4년’, 즉 8년을 일할 수 있는 경우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4년 연임제에서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첫째도, 둘째도 경제일 가능성이 크다. 다른 일을 아무리 잘해도 경제 성적이 탐탁지 않으면 국민들은 전망적이기보다 회고적이기 쉽고, 재선 가능성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와 진보 간 입장이 뚜렷해 절반의 지지만 얻을 수 있고,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남북 관계는 전면에 내세워도 그다지 얻을 게 크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만약 4년 연임제였다면 박 대통령은 올해 초 통일 대박이 아닌 ‘경제 대박’을 외치며 2016년을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임제 대통령은 재선이란 압박에서 자유롭다. 대신 임기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해,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행동한다. 역대 대통령에게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아이템은 정치·사회 개혁이나 남북 관계였다. 박 대통령은 그 가운데 ‘통일 대박’을 들고나왔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노력 의무’를 다하기 위해 통일 대박을 외쳤는데, 이게 단지 재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싱겁게 말하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변에 물어보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극복한 대통령으로 기억하는가,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한 대통령으로 기억하는가. 박근혜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0.01%라도 올린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국민이 대통령의 이름을 기억해 주리라 장담하긴 어렵다. 결국 우리 대통령은 거시 담론이나 그와 관련된 대형 이벤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통일대박론은 통일이 우리의 소원이자 사명이기 때문이 아니라 5년 단임제 대통령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나온 얘기일지도 모른다. 재선 지향 의지만으로 상·하원들의 행태를 완벽하게 설명한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메이휴처럼 ‘재선 동기’만으로 우리 대통령의 행태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임기 5년에 ‘갇힌’ 대통령의 행동 패턴을 이제는 한꺼풀 벗겨 생각해 볼 때도 되지 않았을까. ccto@seoul.co.kr
  • 쿠데타로 정권장악… 카다피 이어 두번째 장기집권

    알리 압둘라 살레(69) 예멘 대통령은 42년간 집권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 원수에 이어 현직으로는 세계 두 번째로 장기 집권했다. 1942년 수도 사나 인근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교육도 다 받지 못하고 군에 입대했다. 1978년 쿠데타로 북예멘 정권을 장악한 그는 1990년 5월 북예멘이 남예멘을 흡수 통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예멘의 첫 국가수반 자리에 올랐다. 이후 남예멘의 분리독립 운동으로 1994년 내전이 발발했으나 살레는 2개월에 걸친 내전에서 완승을 거두고 위기를 수습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게 된다. 1999년 야권이 빠진 첫 직선제 대선에서 96%의 지지로 당선된 데 이어 2006년 대선에서도 7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다시 꿰찼다. 2001년 9·11 테러 후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지지한 살레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자국 내 알카에다 소탕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알카에다는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본부를 예멘에 두고 더욱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살레 대통령은 지난 1월 대통령 연임제를 폐지하고 종신 집권을 꾀하다 ‘피플파워’에 무릎을 꿇게 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원포인트 개헌’ 또 수면위로

    ‘원포인트 개헌’ 또 수면위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참여정부 시절 정부가 마련했던 헌법개정시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정부는 ‘원포인트 개헌’을 통한 대통령의 임기 단축과 연임 허용 등을 시안에 담았다. 현재 여야·계파·의원별로 개헌 여부뿐 아니라 개헌의 구체적 내용에 있어서도 분권형 대통령제, 대통령 임기 4년 중임제, 의원내각제 등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뚜렷한 권력구조 개편안을 제시한 당시의 시안은 앞으로의 논의에서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개정추진지원단이 지난 2007년 3월 내놓은 개헌시안의 핵심은 대통령 임기 4년 연임제다. 헌법 7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5년 단임제를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하되,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에 한해 1차 중임할 수 있다.’고 바꿨다. 이는 안정된 국정운영 기반 마련을 위해 4년 연임제를 택하기는 하지만, 현 대통령이 다음 선거에서 다시 선출되는 경우 말고는 더 이상의 중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규정한 것이다. 또 개헌이 될 경우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똑같이 4년이 되는 점을 감안, 두 선출직의 주기를 최대한 근접하게 일치시키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그 동안 대선을 12월에 실시해 정기국회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점도 감안됐다. 첫번째 안은 2012년 2월에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으로 잦은 선거에 따른 폐해 등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단, 국회의원(2월28일)이 대통령(3월31일)보다 1개월 정도 임기를 먼저 시작하게 했다. 새 국회가 먼저 원을 구성해 국무총리, 국무위원의 인사청문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두번째로는 2012년 1월에 대선을 치른 뒤 한달 뒤인 2월에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나왔다. 이 경우에도 임기는 국회의원이 한달 먼저 시작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2007년 당시 차기 대선과 총선을 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현정부에서 개헌이 이뤄진다면 적용 시기는 각기 다시 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김수용

    [만나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김수용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술의 총본산인 대한민국예술원 김수용(80)회장을 15일 서울 서초구 반포로 예술원 회장실에서 만났다. 예술원은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초경찰서 사이 양지바른 동산에 대한민국학술원과 함께 자리잡고 있었다. 1954년 개원한 예술원의 회원은 문학, 미술, 음악, 연극·영화·무용 등 4개 분과에서 활동 중인 83명의 기라성같은 예술계의 큰 어른들이다. 김 회장이 내민 명함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영화감독 김수용’이라고 적혀 있다. 2007년 영화감독 출신으론 첫 회장으로 선임된 김 회장의 영화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명함에서 오롯이 묻어났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이스트우드 노익장 부러워… 저도 자신있는데” →감독 데뷔하신 지 올해로 51년째를 맞습니다. 10년 전 109번째 작품 ‘침향’을 연출한 이후 예술원 활동에만 치중하고 계시는데요, 110번째 메가폰을 잡을 계획은 없으신지요. -미국의 배우출신 영화감독 크린트 이스트우드가 ‘체인질링’이라는 신작을 내놓았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우리는 동갑내기입니다. 할리우드의 제작환경과 그 분의 노익장이 부럽더군요. 나도 이렇게 뒷방에 물러나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구상을 끝낸 작품이 있습니다. 각본은 90% 이상 완성상태입니다. 투자가만 있으면 찍어서 상도 휩쓸고,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자신이 있는데…. →어떤 작품이며, 누가 출연하는지 공개할 수 있으신가요. -친구처럼 지내는 신영균·최은희씨와 저 이렇게 셋이서 영화 한편 찍자고 의기투합했어요. 두 사람 다 젊고 예쁠 때 영화밖에 없으니 지금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것이었죠. 80대 노인 두 사람을 한 작품에 공동 출연시킬 경우 흥행에 지장을 주니까 두 개의 작품에 각각 출연시키려고 합니다. 최은희는 ‘무지개는 언제 뜨나요’(윤흥길 원작)에서 아들을 유혹하는 비운의 여관 조바로, 신영균은 ‘만월’(고은 원작)에서 꽃뱀 딸에게 당하는 밀도살꾼으로요. 두 배우의 상대 남녀는 공개 선발할 생각입니다. 촬영장소도 정해졌어요. 그런데 흥행이 될까요?… ●“영상물등급위원장 시절 모든 가위 내다버렸죠” →두 원로의 컴백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큽니다. 김 감독께서는 탐미적 사실주의의 문예영화와 실험적 성향의 모더니즘영화, 흥행영화, 시대상황을 풍자한 저항영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를 남기셨는데, 대표작을 자천하신다면. -‘갯마을’(65년·오영수 동명소설 원작)과 ‘안개’(67년·김승옥의 무진기행 원작) 두 편을 꼽고 싶습니다. 문예영화를 50편가량 찍었는데 소설가협회에서 가장 문학적인 영화감독으로 뽑혀 상을 받은 적도 있어요. →걸레스님 중광을 다룬 영화 ‘허튼소리’에 대한 당시 공연물윤리위원회의 지나친 검열에 항의해 1986년 은퇴를 선언하신 뒤, 1998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앉으셨는데, 위원장으로 6년 동안 일하면서 어떻게 심의하셨나요. -등급위에 있던 모든 가위를 내다버렸습니다. 대신 12, 15, 18세(지금은 19세) 3등급제를 실시했습니다. ‘거짓말’(1999년·장선우 감독)과 ‘죽어도 좋아’(2002년·박진표 감독) 등 몇 작품 때문에 좀 시끄러웠지만 일단 등급판정을 보류시켜 시간을 끄는 방법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혔죠. 절대 자르지는 않았어요. →예술원 안팎에서 대한민국예술원상의 회원 독식비판과 회원 외부추천 강화, 방송 등 대중예술분야의 별도 분과설치요구 등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예술원위상 재정립과 예술원의 변화를 위한 구상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예술원이 올해로 개원 55주년을 맞습니다. ‘위대한 국가의 초석은 위대한 예술의 창조에 있다.’는 창립선언문에 나와 있는 설립취지를 지키면서 활동영역을 넓혀나갈 생각입니다. 대한민국예술원상의 경우 지난해부터 회원은 수상할 수 없도록 고쳤습니다. →예술원법상 회원의 임기는 4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종신제가 대부분인데 굳이 4년 연임제를 도입한 이유는 뭡니까.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도 회원 83명 중 이해구(101·국악), 김성태(100·작곡), 이원경(93·연극)선생 등 3분이 종신회원입니다. 회원 평균 연령은 79세입니다. 부분 종신제죠. 지난 55년 동안 80년대에 회원 1명이 사회적 물의를 빚어 연임에 실패한 사례가 유일합니다. 제 임기 중에 종신제를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임기 내 회원종신제·예총회관으로 이전 추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인 예술원만의 독립청사가 없어 교육과학기술부 소속 학술원에 더부살이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창피하지만 사실입니다. 우리 회원 일동은 대학로에 있는 예총이 목동 예술인회관으로 이전하면 예총회관으로 옮겨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고 있고,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의 소망이 새해에 꼭 이뤄졌으면 합니다. →건강비결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집안의 가훈이 ‘건강을 잃으면 세계를 잃는다’입니다. 중구 장충동 주택에 50년째 사는데 일주일에 4회는 남산걷기를 합니다. 하루 1만보는 기본이지요. 학창시절 이래 40년째 일기쓰기도 계속하고 있어요. ●걸어온 길 ▲1929년 경기도 안성 출생 ▲1947년 안성공립농업학교 수료 ▲1950년 서울사범 본과 졸업, 6·25전쟁 참전 ▲1954년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육군대위) ▲1958년 영화감독 데뷔(공처가) ▲1978~1995년 중앙대, 단국대, 동국대, 경희대, 서울예대 강사 ▲1983년 마닐라 및 하와이영화제 한국대표 ▲1984~1985년 몬트리올영화제 및 도쿄국제영화제 심사위원 ▲1985년 청주대 예술대학 부교수 ▲1989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선임 ▲1994~1998년 청주대 교수 ▲1999~2005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2005~2007 대한민국예술원 연극·영화·무용분과 회장 ▲2007~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주요 작품 ▲굴비(1963년)▲혈맥(65년)▲저하늘에도 슬픔이(65년)▲갯마을(65년)▲유정(66년)▲산불(67년)▲안개(67년)▲사격장의아이들(67년)▲만선(67년)▲봄봄(69년)▲춘향(70년)▲토지(74년)▲극락조(75년)▲화려한 외출(77년)▲웃음소리(77년)▲망명의 늪(78년)▲사랑의 조건(79년)▲만추(81년)▲허튼소리(86년)▲사랑의 묵시록(95년)▲침향(98년) 등 총 109편 연출 ■ ‘감독’ 김수용은 베레모에 선글라스를 낀 노(老)감독을 만나러 대한민국예술원에 갔다. 그런데 기자를 맞이한 그는 의외로 말끔히 빗어넘긴 맨머리에 세련된 정장 차림이었다. 엷은 색안경과 의전용인 듯한 무색안경을 두고 계속 만지작거렸다. “회장님에겐 색안경이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라는 말 한마디에 “그렇죠.”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색안경을 착용했다.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베레모와 선글라스다. 한국 영화감독의 고전적 이미지를 만든 주인공이다. 그의 첫 저서 ‘예술가의 삶’(1993년·혜화당)을 보면 화려한 은막의 스타들이 총출연하는 흑백사진 118장이 실려 있다. 한번 따져봤다. 그가 베레모를 쓰기 시작한 1962년 이후 사진은 거의 빠짐없이 베레모와 선글라스 둘 중 하나는 착용하고 있었다. 한밤중이거나 시상식이거나 하는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예술은 멀고 흥행은 가깝잖아요.” ‘한국영화의 선구자이자 산 증인’인 김 감독을 만나면 들을 수 있는 ‘18번 대사’이다. 성적을 떠난 야구·축구감독이 무의미하듯 영화감독과 흥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실과 바늘이다. 여배우 트로이카의 선두주자 남정임을 발굴한 ‘유정’(1966년·이광수 원작)은 서울 국도극장에 걸린 지 50일만에 33만명이 운집했다. 당시 서울인구가 300만명 시절이니 ‘전회 매진사례’가 내걸린 초유의 대박이었다. ‘저하늘에도 슬픔이’의 29만명 기록을 1년만에 깨버린 것이다.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이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친구역 엑스트라로 출연한 인연으로 감독의 길에 들어선 것은 보너스다. 성공신화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공륜의 검열에 항의해 은퇴한 뒤 복귀해서 만든 ‘사랑의 묵시록’(1995년)은 일본자본의 영화라는 이유로 극장을 잡지 못했고, 109번째 연출작 ‘침향’(1998년)의 실패로 사재를 털어야 했다. 1960∼70년대를 겪은 세대라면 알게 모르게 그가 만든 영화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 이유는 109편의 영화 목록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평단의 평가는 어땠을까. 70년대 이후 작품에 대해 하길종 감독은 ‘어설픈 실험’이라고 비난했고, 동료 김기영 감독은 “갯마을 같은 서정적인 드라마를 계속했더라면…”이라는 우정어린 충고를 남겼다. 그와 동시대에 활약한 감독들을 비교한 어느 평론가의 글도 흥미롭다. “신상옥 감독은 전설로 남았고,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 김기영 감독은 기인의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유현목 감독은 드문 예술적 지성의 소유자로, 이만희 감독은 재능을 술로 탕진하면서도 천재성을 지켰다. 하지만 김수용 감독에게는 변변한 수식이 없다. 다만 그는 기복 없는 샐러리맨처럼 고른 호흡으로 영화를 찍었다. 그것이 김수용식 전설이다.”라고. 김수용 감독의 전설은 끝나지 않았다.
  • [개헌 다시 보자] 현 5년 단임제 책임정치 한계… 국론통합 막아

    [개헌 다시 보자] 현 5년 단임제 책임정치 한계… 국론통합 막아

    현행 헌법은 1987년 국민적 항쟁을 계기로 만들어진 성과물이다.권력의 장기집권과 독재를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대통령 권한의 축소,국회 권한 강화도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87년 헌법’은 정치적 민주화에 대한 요구를 담고 있는 반면 국민의 기본권 강화와 민주주의 진전에 따른 내용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에 직면해 있다.최근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는 까닭이기도 하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논의로 한정할 경우 대표 쟁점은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그 중 책임정치가 불가능하다는 공감대는 폭넓게 형성된 편이다.이번 서울신문의 국회의원 설문조사에서는 4년 중임제를 지지하는 의견이 68.2%를 차지했다.박찬욱 서울대 교수는 최근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창립토론회에서 “5년 단임제는 정치적 안정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전제한 뒤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운영으로 국민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대통령과 거리를 두게 된다.”고 우려했다.이는 잦은 선거 탓이기도 하다.정치적 대결이 심화되고 과도한 국론 분열의 요소가 상존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누적돼 왔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5년 단임제에 대해 “권력의 독재와 장기집권 문제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며 역사적 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의 효율성과 연속성이 약화됐고 그러다 보니 국민의 의사를 수용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잦은 정권교체로 인해 대통령 스스로 무책임해지고 임기말 레임덕 문제가 고질병처럼 반복된다는 것이다.실제 단임 대통령은 임기를 넘는 장기적 국가 청사진을 추진할 기회나 동력을 갖기 어렵다.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안한 원 포인트 개헌(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 일치·4년 연임제로 변경)도 이 같은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다.이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우려와 맥이 닿아 있다.조홍식 숭실대 교수는 “여소야대 상황을 깨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는 합당이나 의원 빼내기 같은 비정상적인 수단을 사용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하고,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1987년 3당 합당과 1990년대 ‘철새 의원’들의 당적 이동이 대표적이다. 여소야대는 여대야소 상황에 비해 대통령과 국회의 갈등이 높아져 안정적인 국정이 어렵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지난 2004년 탄핵 정국이나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김종필 총리인준을 둘러싼 대통령과 국회간의 갈등이 이 같은 문제점을 드러냈다.현행 헌법은 권력분립을 지향하고 있지만 의회와 행정부의 분점 기능이 뚜렷하지 않다.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 조항과 행정부의 법률안 제출권,행정부에 귀속된 예산편성권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사법부의 역할이 비대해져 정치가 사회 갈등을 정치로 풀지 않고 여차하면 사법부로 달려가는 ‘정치의 사법화’,사법이 정치권력화되는 ‘사법의 정치화’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임명된 권력인 대법원장에게 주요 권력기관을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다.”면서 “이는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의원 선거 시기 맞춰야 하나/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의원 선거 시기 맞춰야 하나/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

    필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99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제도적인 장치와 자유의 수준 등이 각기 어떠한 특징을 보이고 서로 어떠한 연관성을 갖는지 체계적으로 살펴본 적이 있다. 이들 국가 가운데 대통령의 임기, 재임 여부, 국회의원 임기, 단원제 여부,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조합, 선거 주기, 민주주의 수준 등 사이에서 다양한 특징 및 패턴을 찾아본 것이다. 그 결과 우선 99개 국가들의 대통령임기 평균은 5.12년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임기가 4년인 나라는 21개국(21.2%),5년은 57개국(57.6%),6년은 9개국(9.1%),7년은 12개국(12.1%)으로 집계된다. 단임제 대통령제는 11개 국가에 그쳐 연임제(63개)나 중임제(25개)보다 훨씬 더 적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임기는 단임제가 가장 짧고 연임제에서 중임제로 옮겨 갈수록 길어진다. 그러나 대통령을 선출하는 국가들은 국회의원의 임기가 대통령의 임기에 비하여 평균적으로 약 1년 정도가 짧다. 이처럼 비동시 선거를 실시하는 국가는 60개(60.6%)이고 동시선거 국가가 35개(35.4%)이다. 그리고 동시선거와 중간선거를 병행하는 미국식 혼합형 선거주기를 채택한 나라는 4개(4.0%)인데 중간선거 국가가 도미니카 공화국 하나뿐이다. 99개 대통령 선출 국가들 가운데 대통령의 임기는 4~7년이고 국회의원의 임기는 2~6년 사이에 분포한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채택한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조합은 5-5년(34개),5-4년(21개),4-4년(18개)으로 나타난다. 매우 당연하게도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같으면 대통령의 임기가 짧고, 다르면 대통령의 임기가 국회의원의 임기보다 길다. 그리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다를수록 국회의원의 임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같을 때는 국회의원의 임기가 상대적으로 긴 경향이 있다. 그 가운데 대통령 임기나 국회의원 임기가 각각 길거나 또는 동시에 가장 긴 7-5년 조합은 민주주의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제도로 확인된다. 중임제도 마찬가지로 단임제나 연임제에 비하여 비민주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보면 한국의 5-4년 비동시 대통령제는 사실상 그리 드물지 않은 제도이다. 한국과 같은 5-4년 비동시 대통령제는 전세계 99개 대통령 선출 국가들 가운데 19개국(19.2%)이나 존재한다. 총 21개의 5-4년 대통령제 나라 가운데 루마니아와 아이티에서는 최근 선거를 동시에 치렀다. 하지만 5-4년 조합을 도입한 국가들 가운데 한국이 단임제를 채택한 유일한 국가이다.19개의 5-4년 비동시 대통령제 국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독립기관인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가 매기는 ‘민주주의 점수’ 가운데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루마니아와 아이티를 합해도 그 패턴에서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5-4년 조합을 선택한 국가들의 면면을 하나씩 살펴보면 사뭇 다른 사실을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5-4년 조합을 선택한 국가들 가운데 과반수인 12개국은 구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그루지야,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아르메니아,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폴란드)이다. 그 밖의 6개국은 아프리카(기니비사우, 마다가스카르, 베냉, 상 투메 프린시페, 앙골라, 차드)에 위치한다. 나머지 중 아이티는 여전히 남미의 불안정한 정치의 대명사이고 그나마 포르투갈이 유일한 유럽 사례이다. 사실상 한국의 민주주의보다 오래되거나 더 좋은 사례는 찾기 어려운 셈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이 채택한 5-4년 조합의 비동시선거에 대한 심각한 평가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
  • [열린세상] 제18대 국회를 위하여/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제18대 국회를 위하여/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겁니다.”. 국회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고위 인사와 야당의 지도부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필자에게 답했다. 필자가 꼭 한 달 전 이 지면을 통해 제18대 국회에서 개헌을 성사시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2012년 12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대통령의 임기가 2012년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선거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면 개헌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제18대 국회의원의 임기를 약 8개월 정도 늘려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르는 대안을 제시했다.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부담스러워 한다.2008년 국회의 현실이다. 사실 그럴 만도 하다. 최근 의정활동을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분석에 따르면 제17대 국회가 제16대보다 일을 덜해 오히려 퇴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17대 국회에서는 한 의원이 연간 약 4억 9000만원 가량을 썼는데 실제로 일한 것은 연평균 140여일에 그쳤다. 그러나 제16대 국회에서 한 의원이 연간 약 3억 7000만원 정도를 썼는데 제17대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일했던 것이다. 국회의원선거가 끝난 뒤 약 세 달 동안 개원조차 못했던 제18대 국회는 어지간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제17대 국회보다 더 퇴보했다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제18대 국회에서 동시선거에 의한 4년 연임제 정·부통령제로 개헌할 것을 간절하게 바라는 입장에서 제18대 국회의 성공은 더욱 절실하다. 제18대 국회는 무엇보다 생산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의원들이 제대로 된 법안을 많이 발의하고 제대로 심의·가결해야 할 것이다. 제17대에는 의원발의 건수가 역사상 최대(6387건)였지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된 것이 2944건에 이르고 가결된 것은 1350건에 불과했다. 제16대 국회에서는 의원당 발의법안이 6.4건이고 제17대에는 21.4건으로 증가했지만 제17대의 가결비율이 21.1%로 제16대(27.0%)에 비해 비생산적이었다. 제18대 국회 4개월 동안 이미 600건이 훨씬 넘는 의원발의법안이 제출되었는데 국민에게는 이러한 단순 건수의 증가보다는 입법의 질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더 이상 골프접대, 술 향응 및 각종 추문이 없기를 기대한다. 우리 국회는 500여개의 국가기관을 불과 20일 동안 국정감사하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된 감사를 기대하기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깝다. 제17대 국회는 국정감사 기간동안 피감기간당 불과 3시간 정도를 할애했다. 주마간산일 뿐이다. 게다가 경제도 최악인데 피감기관과 엮여 의원들이 스캔들까지 일으켰다간 민심을 자극하기 십상이다. 제18대 국회는 또한 헌법을 스스로 존중하기 바란다. 헌법 제54조 제2항은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전까지 이(예산안)를 의결하여야 한다.”고 했는데 국회에서는 이것이 권고적 의무일 뿐이라고 해석하고 지키지 않았다.1987년 이래 12월2일까지 예산안이 의결된 적은 두어 번에 그치고 다음해 1월1일 새벽에나 간신히 통과된 적도 있을 정도이다. 예산안 수정비율도 매년 평균 1%남짓이다. 올해는 최악의 경기에 예산안을 제대로 손질해야 한다. 이렇게 국회의 본업인 법과 예산안을 잘 심의하고 국정감사도 성공하려면 여야 사이에 합의와 상생의 정신이 발휘되어야 한다. 행여 서로 다투는 통에 정국이 마비되면 그 손해나 부담은 국민에게도 가겠지만 제18대 국회의 몫이 더 클 것이다. 이번에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추경안을 밀어붙여도 국회의장이 절차와 과정을 제대로 갖추고 여야의 합의를 이끌어냈듯이 국회의 위신을 스스로 높여나가는 문화를 계속해서 창출해야 한다. 지난달 국회의원 임기를 늘리자는 글이 나간 뒤 필자의 자동응답기에 “절대 찬성”이라는 아리따운 독자의 음성이 있었다는 것을 국회에 전한다. 제18대 국회여, 한 번 잘 해보시라.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열린세상] 국회의원의 임기를 늘려주자/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회의원의 임기를 늘려주자/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벌써 무슨 뚱딴지 소리냐는 소리가 들린다. 국회를 개원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원구성으로 시간을 허비한 제18대 국회의 임기를 늘려 주자니! 그러나 필자에게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주지하듯이 2012년은 20년 만에 한번씩 돌아오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해이다. 개헌하기에 절호의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개헌하기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현실성 있고 합의 가능성이 높은 방안을 제안하는 것일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벌써부터 개헌논의를 틀어 막아버렸다. 개헌논의가 시작되면 자신이 뒤로 밀려나고 행여 2012년 12월까지인 자신의 임기가 줄어들까봐 제18대 국회의 역사적 과제인 개헌논의의 ‘ㄱ’자도 꺼내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이 대통령으로 하여금 맘 놓고 제 임기동안 일할 수 있게 해주자. 솔직히 말해 임기를 줄이자면 대통령 할아버지건 국회의원 할아버지건 누가 개헌에 임하겠는가. 그리고 임기단축은 헌법에도 거스르는 행위다. 그 대신 국회의원의 임기를 2012년 5월에서 12월까지 연장시켜 주자. 몇 년이나 미뤄온 개헌작업을 슬기롭게 마치고 한국정치의 미래를 설계하는 노고에 대한 보상으로 제18대 국회의원에게 임기를 더 늘려 주자. 헌법에서는 국회의원의 4년 임기를 보장하기 때문에 임기를 단축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4년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특별법으로 가능하다. 이러한 방안에 국민적으로 합의해 주고 어떻게 하나 지켜 보자. 이 길이 모두에게 윈윈이다. 대통령은 제 임기가 보장되어 말 못할 속병을 없애고, 국회의원은 임기가 늘어서 행복하며 국민은 개헌이 되어서 즐거운 것이다. 물론 개헌의 방향은 8·15를 전후하여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확인되었듯이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4년 정부통령 연임제이다. 따라서 2012년 12월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4년 주기의 대통령 연임제의 기점이다. 이러한 선거주기가 정착되면 지방선거가 자연히 중간선거로 자리 잡는다. 지방선거는 2010년 5월로 예정되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의 정 중간쯤에서 엇갈려 간다. 이러한 방안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선거주기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현실성있고 합의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임기를 줄이거나 선거일을 고칠 것이 많을수록 개헌이 어려운 것이다 기왕에 정치제도를 손볼 때 공직선거법까지 고쳐 국회의원선거 운동기간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공식선거운동이 2주 남짓이기 때문에 각 당이 후보를 선출하고 공약을 만들어 유권자에게 선전하는 기간이 너무 짧다. 비례대표 후보들마저 불과 2주 정도를 남겨 놓고 확정됨으로써 졸속적인 선거를 법으로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치러진 제18대 국회에서는 벌써 각종 선거법위반으로 많은 국회의원 당선자가 사법처리되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로부터 수개 월 전부터 국회의원 후보를 상향식으로 선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허용하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각 당은 당헌과 당규를 손질하여 시·도당 단위에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벌일 때 국회의원 후보경선을 함께 실시하도록 바꾸어야 한다. 이에 따라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동시화시키면서 대통령 후보 선출과정과 국회의원 후보 선출과정도 하나로 묶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명실상부한 상향식 공천제도는 대통령선거는 물론 국회의원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도 높이고 후보의 대표성과 정통성도 향상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자질, 공약, 업적 등을 밑에서부터 검증한 뒤 선출한다. 그리고 시·도당 단위에서 유권자가 비례대표 후보자를 명부에서 고르게 한다면 금권선거도 없앨 수 있다. 이번에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의 제도를 크게 개선시켜 보자.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열린세상] 촛불 속의 재산권 보호/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촛불 속의 재산권 보호/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 소 문제로 발단이 된 촛불시위는 정권퇴진과 같은 정치활동으로 변질되고 있다. 불안한 우리 경제는 앞으로 커다란 홍역을 치를 것 같은 조짐이다.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국민들의 삶이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촛불로 미화된 정치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마치 촛불을 앞세워 현 정권을 퇴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행동하는 듯하다. 경찰의 공권력에 대해 시위대들은 과잉진압이라 비난한다. 이 나라에 민주주의 원칙이 실종된 느낌이다. 한 사회의 집단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민주주의는 완전한 제도는 아니다. 그러나 만인을 대상으로 투쟁하는 사회에서 벗어나 사회가 발전하는 데 민주주의만큼 검증된 제도는 없다. 민주주의는 절차의 정당성과 함께, 결과에 대한 승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다수결 원칙에 의해 5년 동안 권력행사를 하도록, 국민들로부터 선택되었다. 현 정부가 집권초기부터 보여준 헛발질을 보면 울화가 치밀어, 다수결 원칙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임기 5년이 너무 길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도의 미비점은 집단의사결정을 하는 민주주의 틀속에서 논의되고 개선되어야 한다.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배분하기 위한 내각제 제도나 민의에 귀 기울이게 하는 유인책을 주기 위한 4년 대통령 연임제 등이 그것이다. 다수결 원칙에 의해 선택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0%까지 하락함으로써, 이 정부의 권력이 과연 국민들로부터 나왔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관들에서 조사하는 지지율은 민주주의적 의사결정과는 무관한 것이다. 조사시점의 정치·경제환경, 조사내용, 조사기관 등에 따라 춤추는 것이 지지율이며, 정치적 의도에 따라 지지율은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다. 문제는 지지율이 100%라고 해서 대통령이 연임할 수 없듯이,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정권퇴진을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무한경쟁하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혁명이나 민중봉기로 정권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아무리 불합리한 제도라고 해도, 그 제도는 준수되어야 그 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 인기없는 대통령이지만, 헌법으로 보장된 임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촛불이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것과 같다.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제도가 불완전할 때, 언제든지 국민들이 원하면 바꿀 수 있는 데 있으나, 정당한 집단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불완전한 제도라도 지켜야 한다. 정치활동으로 변질된 촛불시위는 행동하는 소수가 중심이 되고 있다. 다수 국민들은 경제문제로 불안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소수의 활동은 국민감성과 먼 듯하다. 민주주의는 소수라고 해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할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소수의 의견표출 행위가 아무리 그들에게 절실하다고 해도, 타인의 경제행위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순간, 그들로 인해 사회발전이 퇴보하게 된다. 정부역할은 다양하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재산권 보호 없이는 절대 그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국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화려한 경제살리기 정책을 내세워도 모두 거짓말이다. 선진국가이면서 국민들의 재산권 보호를 엄격하게 집행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촛불시위로 인해 경찰의 폴리스 라인이 무력화되고, 시위대가 경찰을 두들겨 패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제대로 된 국가치고 경찰이 폭력 시위대를 두들겨 패는 일은 있어도, 시위대가 경찰을 패는 나라는 없다. 정부역할은 국민들의 재산권 보호에서 출발한다.‘747’이나, 개혁보다 기본적 기능만이라도 제대로 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교수
  • MB ‘개헌’ 제안 검토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권에서 개헌 논의가 꿈틀대고 있다. 강재섭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가 개헌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달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개헌 논의를 제의하는 방안이 청와대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이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개헌 논의를 여야에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 기간(27∼30일)에 가부가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18대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는 사실 새삼스런 움직임은 아니다. 이미 17대 국회에서 여야간에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진 사안이다. 지난해 1월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기했을 때에도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대선 전 개헌논의 불가’와 함께 18대 국회에서의 개헌을 주장했다. 18대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이뤄진다면 그동안 몇 차례 정치권에서 논의됐던 권력구조 개편뿐 아니라 기본권에서부터 영토와 평화통일 관련 조항 등 전면적이고 포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 TV합동토론회에서 “21세기 시대정신에 맞도록 여성, 기본권, 환경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의 개헌 제의가 정국 반전을 위한 정략으로 비쳐질 가능성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개원국회 연설에 담을 내용들을 점검했으나 개헌 문제는 검토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선 개원국회 연설에 담기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개헌 제의가 불필요한 논란을 낳으면서 정부의 경제살리기 행보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은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통합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개헌 논의는 정치권 갈등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가능한 얘기”라면서 “청와대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경호 나길회기자 jade@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을 서두르자/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개헌을 서두르자/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2007년 대통령선거와 2008년 국회의원선거를 연거푸 끝내고 난 뒤 아쉬움이 너무 크다.2007년 12월 대선에서 지지율로 보았을 때 압도적으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이 반년이 다 되도록 정치다운 정치, 정책다운 정책, 어떤 거 하나 속 시원하게 못 펼치고 있다. 지난 반년 동안, 대통령직 인수위가 계속해서 헛발질을 해댔고, 국무위원 임명과 청와대 비서진을 고르는 과정에서 ‘강부자’니 ‘고소영’이니 하는 비난을 받으면서 위신이 깎이고 체면을 다 잃어 버렸다. 게다가 청와대에서 첫 밤을 보낸 다음부터는 새 정부가 총선에 골몰했다. 이게 다 바로 비동시선거 때문이다. 작년 초 동시선거와 대통령연임제를 채택할 개헌의 기회를 날려 버린 게 너무 아깝다. 만약 그때 아무리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일지라도 그 개헌안을 마지 못한 척 받아들였더라면 이번에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3분의 2선의 국회의석을 장악하는 쾌거를 이뤘을 게다. 그렇다면 지금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내걸었던 공약들을 하나씩 힘차게 실행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리고 향후 남은 임기동안 이 대통령은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치이지 않고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헌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제 이 대통령은 비동시선거와 단임제 대통령제로 인해 가장 골머리를 썩일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동안 두 번의 총선과 한 번의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미 첫 국회의원선거로 인해 임기 초 금쪽 같은 6개월을 훌쩍 까먹었고 차기 당권과 대권 쟁탈의 서막이 올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한·미 FTA 비준, 한반도 대운하, 공무원 감축 및 연금법 개혁, 공적보험 개혁, 각종 규제법 개혁 등 험난한 길을 헤쳐 가다 보면 곧 2010년 지방선거에 대비해야 한다.2012년 4월 총선 이미 이 대통령의 선거가 아니라 차기 대선 주자의 선거판이 될 것이다. 머지않아 이 대통령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해를 맞이하기 전에 일찌감치 개헌을 준비해야 한다.AI 확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파동으로 개헌문제는 안중에도 없고 벌써부터 20%대 지지율로 힘이 빠졌지만 임기 중반부터는 더욱 힘을 잃고 임기 말에는 진정성에 의심을 사기 때문에 초기부터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향후 20년 동안 한국정치는 다시 비효율성과 불안정성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최근 제18대 국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개헌이라고 지적한 홍준표 의원의 감각은 남다르다 하겠다.2012년에 국회의원 임기를 6개월 연장시켜 대통령 임기와 4년씩 같이 선거를 치르게 만들자.2010년부터 지방선거는 자연히 4년마다 중간선거가 된다.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한국정치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동시선거를 치르면서 대통령 후보선출과정과 국회의원 후보선출과정도 하나로 묶을 필요가 있다. 공직선거법을 바꿔서 현재 10여일밖에 안 돼서 턱없이 부족하고 너무나 형식적인 국회의원 공식선거운동기간을 현실화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정당도 당헌·당규를 고쳐 시·도당 단위에서 대통령 후보경선을 하는 동시에 국회의원 후보경선도 실시하면 올해 공천심사위원회가 범했던 문제점들을 없앨 수 있다. 이렇게 명실상부한 상향식 공천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도 끌어들일 수 있고, 후보의 대표성과 경선의 공정성도 높일 수 있다. 유권자와 당원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자질, 공약, 업적 등을 천천히 밑에서부터 검증할 수 있다. 그리고 비례대표 후보자도 명부를 미리 제출해서 시·도당 단위에서 뽑아 나가면 올해 같이 국회를 열기도 전에 구속되는 비례대표가 없어질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노무현정권 5년 명암] 참여정부 공과

    [노무현정권 5년 명암] 참여정부 공과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 최근 발간한 학술계간지 ‘황해문화’ 봄호에는 노무현 정부 5년간에 대한 신랄한 평가가 실렸다. 통치 문화의 부재와 정당 정치의 파괴, 여론 무시, 노 대통령의 솔직함을 넘어선 천박한 언행 등 부정적인 단어들로 지난 5년을 재단했다. 역대 정권 중 가장 진보 정권으로 평가받는 참여정부가 진보 학자들에게마저 혹평을 받는 쓸쓸함을 뒤로 하고 25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정치개혁, 통일정책 성과…절반의 성공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출범은 뜨거웠다. 서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노무현 정부는 이런 희망을 품고 새로운 정치개혁을 잇따라 시도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을 탈당해 ‘100년 정당’을 표방한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당정(黨政) 분리도 시도했다. 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이르러서도 ‘열린우리당-한나라당 대(大)연정’과 ‘4년 연임제 개헌’ 제안 등 줄기차게 정치실험을 지속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열린우리당은 해체됐고, 통합민주당이 부활했다. 지역주의 정치구도도 오히려 더욱 공고해졌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의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단절하고 ‘깨끗한 정치문화’를 선도했다는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권력분산과 지방분권정책, 탈(脫)권위주의 등도 성과로 꼽힌다. 정경 유착 해소, 검찰 등 권력기관 자율화 등 적잖은 일도 해냈다. 지난해 10월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도 최대 업적 중 하나다.2차 정상회담으로 긴장완화와 남북교역 확대를 일궈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을 때도 보수진영조차 찬사를 보냈을 정도로 대표적인 ‘치적’으로 거론된다. 참여정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제정, 과거사위원회 발족 등 종합적으로 과거사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 체계와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침체한 서민경제… 참여정부에 등 돌려 참여정부는 5년간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제는 실패했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증시는 한때 지수 2000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 5년 동안 코스피지수가 무려 175% 상승하는 폭발 장이 이어졌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9% 등 5년 동안 평균 4%대에 그쳤다.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투자부진 등 환경적 요인도 있었지만, 기업의 기를 살려 투자를 유도하지 못하고 섣부른 분배정책을 견지한 것이 성장 부진의 요인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내집 마련이 아쉬운 서민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청년실업, 비정규직 급증… 사교육비도 증가 참여정부는 2004년부터 5년에 걸쳐 매년 약 40만개씩 200만개 수준의 일자리 창출 종합계획을 수립했지만 130만 2000개 정도의 일자리 창출에 그쳤다. 청년실업을 해소하지 못해 비정규직이 급증,‘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가 양산될 정도였다. 교육분야에서도 평준화를 일관되게 추진했지만 오히려 사교육비가 증가해 서민들이 참여정부에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노무현 정부가 임기 말에 추진한 언론선진화 방안은 대다수 언론의 반발을 일으키며 비생산적인 갈등만 유발했다. 결국 ‘기자실 대못질’을 주도한 국정홍보처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폐지되는 수모를 겪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노무현 정부는 정책적 일관성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의 협조와 동의를 이끌어 내는 데도 실패함으로써 표류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푸틴·차베스 집권연장 성공할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집권 연장 야심이 2일(현지시간)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다. 푸틴은 임기 4년의 국가두마(하원)를 뽑는 총선을 통해, 차베스는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를 내건 개헌안 국민투표를 통해서다.사실상 두 지도자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나 다름없는데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두 사람 모두 승산이 높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푸틴과 차베스가 반정부 시위를 무력 진압하고, 미디어를 통제하는 등 민주주의를 퇴보시켰다며 강력히 비난해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총선 승리로 권력연장 기틀 다지는 푸틴 야권 인사 대거 연행, 서방국가 개입 음모론 제기, 관권 선거 의혹 등 반민주적 선거 행태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지지율은 60%를 훌쩍 넘겼다.AP통신은 30일 11개 정당이 참여한 이번 총선에서 통합러시아당이 전체 의석(450석)의 80% 이상을 휩쓸 것으로 내다봤다. 통합러시아당 비례대표 1번인 푸틴은 총선에서의 압승을 발판으로 권력연장을 노리고 있다. 하원의원이 되면 겸직을 금지한 현행 헌법 규정에 따라 대통령직을 사임한 뒤 내년 3월 대선에 재출마하는 편법을 쓰거나 대선을 포기하고 차기 정부의 ‘실세 총리’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복안이다. 막판 득표율을 올리기 위한 푸틴의 선거공세도 도를 넘어섰다. 공무원과 국영기업 직원, 국립대 교원들이 여당을 찍지 않으면 인사에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30일 보도했다. 푸틴은 전날 국영TV에 출연해 ”이번 총선 결과가 내년 3월 대선을 결정할 것”이라며 여당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야당은 언론 노출 기회가 거의 없어 유권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헌법 개정으로 종신집권 노리는 차베스 베네수엘라의 이번 국민투표는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와 1년 임기 연장, 대통령의 중앙은행 통제권 보유 등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 찬반을 묻는 투표다. 야당과 시민세력은 이 개헌안이 차베스의 영구집권 의도를 담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회가 11월 2일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후 반정부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29일 수도 카라카스에선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채 개헌안 반대 시위를 벌였다. 전날에도 수백명의 대학생들이 거리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다 진압에 나선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현지 언론은 이날 여론조사기관 ‘콘술토레스’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개헌안이 7%포인트가량 차이로 국민투표를 통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다른 여론조사에선 찬반 의견이 45%대 46%로 팽팽히 맞서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친노 단일화 “내가 적임자”

    대통합민주신당의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이해찬·유시민·한명숙 후보가 친노진영 단일화 논의를 재점화한다. 단일화 룰을 확정하기 위한 후보 대리인 회의가 이번주 중에 가동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비경선 결과를 놓고 저마다 “내가 적임자”라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단일화 시기와 기준, 방법 등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더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컷오프(예비경선)에서 우위를 점한 이 후보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컷오프 결과 손학규 후보의 대세론이 소멸됐다.”면서 “친노 후보들이 합치면 손 후보를 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발전시킬 후보라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경쟁모드로 돌아선 유 후보의 득표율에 대해 “그 정도 결과일 거라 예상했다.”며 상대적인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후보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유 후보에 비해 반대세력이 없고, 전국적으로 지지가 고르고 호감도도 1위인 저로 단일화 되는 게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크다고 본다.”고 확신했다. 다음 주에 이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낸 뒤 유 후보와 단일화하는 2단계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 후보는 “현 단계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면서 “본경선 첫 레이스에서 1위를 하면 계속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공약을 내놓는 등 정책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를 내세우는 두 후보의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로 비쳐진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제헌절의 주인공은 도덕적 국민/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열린세상] 제헌절의 주인공은 도덕적 국민/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대한민국을 건국한 제헌헌법이 제정된 지 올해로 59주년이다. 그 세월, 헌법에 담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는 간난을 겪으면서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고 왔다.7월17일 제헌절을 기리는 이유가, 거기에 우리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기리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입법부·행정부 그리고 사법부의 주요한 자리를 차지한 공직자들이 단상을 빛낸다. 하지만 헌법사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국가 기능을 이끌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켜준 이 헌법에 좋은 영향을 미친 이들은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이었다는 점이다. 제헌이후 9차례의 헌법개정사를 보면, 헌법의 가슴과 팔과 다리에 가장 큰 상처를 입힌 사람들이 바로 권력의 자리에 있거나 그 과정에 참여한 일부이었기 때문이다. 건국과 부국(富國)의 공은 인정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직선제 개헌 및 초대 대통령에 한한 3선연임제 개헌이나 박정희 정부의 대통령 3선연임제 개헌이 그 범주에 속한다. 심지어 대통령을 통일주체국민회의 인사들이 뽑은 유신 대통령, 대통령선거인단이 선출토록 한 제5공화국 헌법에 따라 구성된 전두환 정권도 있었다. 그 곡절 끝에,1987년 6월 시민항쟁으로 제정된 현행 헌법에 의하여 국민 직선으로 뽑힌 단임 대통령인 노태우·김영삼·김대중의 정부에 이어 지금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 있다. 이를 보면 우리 헌정사는 헌법을 무시한 권력자들의 공적이 아무리 크더라도 이를 징벌한 도덕적 국민의 역사였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 대통령 4년연임제 개헌 의사를 밝히면서 헌법을 시대정신의 표현이라고까지 말한 노 대통령이 반년도 되지 않아 ‘이놈의 헌법’이라고 한 말은, 그래서 의외였다. 헌법이 곧 시대정신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 헌법이 표출하는 시대정신은, 권력자가 일방적으로 헌법 정신을 재단 또는 훼손하는 일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국민 의지임을 노 대통령은 정녕 몰랐던 것인가. 헌법은 국민 전체가 만들고 형성하는 규범이지 권력자가 재단하고 자르는 옷감이 아니다. 그래서 그 국민을 노동자·농민 등에 한정하고 그들을 민중 내지 프롤레타리아로 부르면서, 그들에게만 주권이 있으며 나머지 국민에게는 주권자가 아닌 현대판 농노 내지 신민으로 남게 하는 인민독재의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한국헌법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 북한의 이른바 사회주의헌법조차도 무시하고 아버지의 피로 권력을 승계 받아 북한 인민들을 아사시킨 김정일 체제를 우리 헌법 제3조는 명확히 부인하는 것이다. 그런 헌법 원칙을 지키면서 북한 인민을 위한 대북정책을 펴는 일이야말로 국민을 위하는 위민(爲民)의 헌법정신이다. 제헌절은 권력자들이 새삼 옷깃을 여미고 가슴에 손을 얹어 이를 살피도록 하여 헌법 제정일이 대한민국을 억만년의 터로 만든 날임을 이해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명박·박근혜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의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당내경선 레이스가 한국 사회를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관련 발언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받고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국가정보원은 대선 주자의 부동산 관련 정보를 불법으로 열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예상되는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점유, 사생활 소문, 정당 바꿔치기 등의 헌법부적합 행태, 김정일의 노골적 헌정 개입이 우려된다. 우리는 5년에 한번 찾아오는 이 대통령선거가 한국사회를 위헌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하면서 헌법을 블랙홀로 몰고 가는 일만은 절대 헌법의 정신으로 막아야 한다. 그래야 오늘의 제헌절 기념식이 그 노래가 말하듯, 헌법이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임을 확인하여 내년 헌법 제정 60주년을 맞이하게 하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 임기말 더 세진 ‘靑 전투력’

    청와대의 시계는 여전히 2003년 임기 초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연일 왕성한 전투력으로 ‘왜곡’과 ‘오해’를 도마에 올리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직성이 풀리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금이 임기 초가 아닌지 헷갈릴 정도”라고 자평한다. 11일에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과 보수언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론자, 일본의 역사인식을 겨냥했다.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전 의장이 지난 8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화로 원포인트 개헌 주장을 비판했다.”며 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당시 김 의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본인 선거를 치르지 않으니까 민심에서 멀어지고 선거에 무관심해진다. 그래서 4년연임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얘기하자, 노 대통령이 당 의장으로서 대통령을 선거결과와 연관지어 부적절하게 평가한 부분을 비판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천 대변인은 “김 전 의장이 노 대통령의 발언을, 개헌을 비판한 것으로 오해한 것 같다. 의도적 왜곡은 아닐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조정비서관은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보수언론이 참여정부를 매도하기 위해 지난 6일 프랑스 대선결과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김 비서관은 일부 보수언론이 우파인 사르코지가 당선된 대선 결과를 들어 ‘프랑스조차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데, 참여정부는 큰 정부의 미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사례를 거론하며,“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을 모두 ‘빨갱이’로 매도한 것처럼 답답하고 두렵다.”고 밝혔다.‘저성장, 고실업, 고복지’ 체제의 문제점을 가진 프랑스와 복지지출이나 공무원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김 비서관은 “프랑스 사람이 날씨가 더워 옷을 벗는다고, 아직 한기가 가득한 우리 국민에게 반팔을 입으라고 강요해서는 곤란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윤승용 홍보수석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공동체 구축을 위한 제언’이라는 글을 청와대브리핑에 올려 “일본해 표기 주장은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와 침략주의의 유산”이라며 일본 정부가 ‘최소한 동해 병기’라는 한국의 제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역사 교과서 왜곡과 일본군 위안부의 공식적인 책임 부인, 야스쿠니 신사와 독도 문제 등에서 일본 지도자와 보수세력이 보이고 있는 퇴행적 역사인식도 꼬집었다.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장도 청와대브리핑에 글을 게재,“한·미 FTA로 동북아시대 구상이 끝났다는 비판은 기우”라면서 “한·미 FTA 타결 이후 일본과 중국이 한국과 FTA에 더 적극적인 점에서 보듯, 한·미 FTA가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한국이 동북아 질서를 구축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막간다’…盧-GT·DY간 수싸움 점입가경

    ‘노무현과 김근태·정동영의 수싸움이 치열하다.´ 김근태·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8일 정공법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성토했다. 과거 비화까지 공개하며 원색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김 전 의장은 “노무현식 분열정치”,“분파주의의 껍데기”라는 표현을 썼고, 정 전 의장은 “공포정치의 변종”,“노무현의 표류가 좌절의 원인”이라고 했다.‘내길 가기’의 명분쌓기인 셈이다. 노 대통령은 “통합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질서있는’ 통합을 하자는 것”이라며 두 전직 의장을 구석으로 몰았다.‘지역구도 회귀는 틀리다.’라는 것이 소신이지만, 절차적으로 옳으면 민주당이나 국민중심당과 통합하는 것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라고 천호선 대변인은 밝혔다. 노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게 아니라 평소 소신을 다시 한번 부각시켜 두 전직 의장의 “구태정치”를 고사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탈당’이라는 정치행위에 부담을 느끼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잔류’의 명분을 제공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2라운드의 포문은 김 전 의장이 거칠게 열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정책발표회에서 “상대에게 딱지를 붙이고 매도하는 것이야말로 노무현식 분열정치이며 구태정치”라면서 “당적이 없는 대통령은 자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대한민국의 수많은 김과장과 이대리를 열광케 했던 노무현 정치는 빛이 바래고 분파주의, 분열주의의 껍데기만 남았다.”면서 “그럼에도 대통령과 추종자들은 뗏목을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놔두지 않고 뗏목을 메고 산길을 가겠다고 하니 참으로 답답하다.”고 힐난했다. 그는 당의장 시절이던 지난해 여름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했다가 노 대통령에게 ‘모욕’을 당했다며 해묵은 비화까지 꺼내 놓았다. 김 전 의장은 “당시 노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지금 나를 비판한 것이냐.’고 험하게 말한 뒤 똑같은 내용의 개헌을 하겠다고 했으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연정과 분양원가, 대미관계 설정, 국가보안법 개폐, 사학법 등을 통해 원칙과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정 전 의장은 오후 “국민통합을 위한 노력을 구태정치라고 부른다면 이는 독선과 오만에서 기초한 권력을 가진 자가 휘두르는 공포정치의 변종”이라며 “결단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비관과 패배주의는 위험한 진단”이며 “대북송금 특검수용, 대연정 제안 등 노무현의 표류가 열린우리당의 좌절의 원인”이라고도 했다. 청와대는 전날과 달리 ‘긍정문’을 구사했다. 천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소신’은 지역주의 회귀에 반대하고 그 방향으로 가지 않길 바라는 것이지만, 당의 질서있는 결정은 그것이 무엇이든 ‘현실’로 수용하고, 지지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두 전직 의장이 당 지도부의 통합 노력에 힘을 보태지는 못할망정 무원칙하고 무책임하게 당을 해체하려는 행태를 문제삼은 것”이라면서 “청와대브리핑의 대통령 글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 정치권이 이를 간과했다.”고 말했다. 박찬구 구혜영기자 ckpark@seoul.co.kr
  • 노대통령=직설형, 김근태=고백형, 정동형=누설형

    “알려지지 않은 얘기하겠다. 지금까지 한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는데…. 이것이야말로 명분과 가치가 없는 일이라 망설이다 말씀드린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8일 기자간담회 도중 이런 말을 시작으로 노무현 대통령과의 ‘비화’를 폭로했다. 지난해 중반 자신의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 주장에 대해 노 대통령이 전화로 비판해온 얘기다. 김 전 의장의 이런 모습은 2002년 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사건’을 연상시킨다. 당시 경선후보로 나섰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부심하던 김 전 의장은 본격적인 경선 돌입을 앞두고 자신이 권노갑 고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폭로, 파문을 자초한다. 김 전 의장은 양심고백 차원임을 애써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솔직함과 청렴함을 역설적으로 부각시키려 했지만, 정국은 발칵 뒤집혔다. 이런 일련의 사례로, 이제 김 전 의장은 정치적 고비에 처하면 ‘은밀한 부분’까지 폭로를 불사하는 정치인 유형으로 남을 것 같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평소엔 운동권 스타일로 사고하다 결정적인 순간엔 정치적으로 판단하는데, 김 전 의장은 반대로 결정적인 순간에 운동권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반면 정적(政敵)에 맞서는 정동영 전 의장의 스타일은 김 전 의장에 비해 ‘지능적’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노 대통령을 만나 설전을 벌인 사실을 며칠 뒤 일부 언론에 흘리는 방법으로 ‘정치적 목적’을 추구했다. 방송기자 출신인 정 전 의장은 그전에도 언론을 잘 ‘활용’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직후 김원기 의원과 당권 다툼을 벌일 때 정 전 의장은 일부 언론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흘리는 식으로 결국 김 의원을 ‘넉다운’시켰다. 앞서 정 전 의장은 2000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 면전에서 당시 2인자였던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퇴진’을 주장했고, 이것이 나중에 언론에 알려지면서 ‘정치적 체급’을 올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노 대통령과의 담판 사실을 적극 활용하는 것과 흡사한 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정인을 공개석상에서 ‘찍어’ 비판하는 정공법을 구사하는 편이다. 지난해 말 자신이 총리로 기용했던 고건씨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고, 이번에도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직접 겨냥해 공격했다. 세 사람의 스타일 차이가 어떻든, 어제의 동지에 안면몰수하고 등을 돌리는 비정함은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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