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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 5만명 육박 ‘살찌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살찌모)’

    회원 5만명 육박 ‘살찌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살찌모)’

    “도와주세요.도대체 그동안 제가 엄청나게 먹어치운 것들은 다 어디로 간 겁니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남들은 물만 먹어도 찐다는데….”(글쓴이 dd) 고3 수험생인 D군은 수학능력시험 날짜가 코 앞에 닥쳤지만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키 176㎝에 몸무게 54㎏인 D군은 그렇잖아도 말라서 콤플렉스가 많은데,요즘은 공부하느라 더 말라가는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살찌고 싶은 생각에 공부는 아예 뒷전이다. D군은 밤 10시가 되면 편의점에서 컵라면 1개,삶은 달갈 1개,삼각김밥 1개,음료수 1캔을 먹는 것이 기본이다.‘필’받으면 닭꼬치구이도 추가다.하지만 이렇게 두 달 동안을 먹어도 D군은 단 1㎏도 늘지 않았다. 결국 D군은 인터넷 다음 카페 ‘살찌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살찌모)’게시판에 도와달라는 하소연을 올렸다.(cafe.daum.net//salzzi) ●187㎝ 훤칠한 키에 체중은 고작 60㎏ “뚱뚱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긴 하지만 너무 말라서 고민하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그들이 느끼는 비애도 심각하고요.저 역시 그랬습니다.” ‘살찌모’창립자이자 대표 운영자인 남호택(31·회사원)씨는 4년전 카페를 만들 당시 키 187㎝,몸무게 60㎏,허리둘레 27인치에 불과한 홀쭉한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난 2000년 7월 만들어진 이 카페의 회원수는 현재 4만 5000여명.매일 카페에 들러 ‘증량(增量)일기’를 작성하는 회원만도 수백명에 이른다. “남녀불문하고 마른 사람들한테 여름은 최악의 계절입니다.‘젓가락’ 같은 다리 때문에 반바지 대신 긴바지만 입게 되고,얇아진 옷 때문에 드러나는 ‘멸치 몸매’를 감수해야 하거든요.” 필명이 ‘인생은 액션’인 카페의 또 다른 운영자는 “올 여름을 거치면서 카페의 여성회원이 35%나 될 정도로 증가했다.”면서 “최근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웰빙’바람을 탄 ‘몸짱’ 열풍이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성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4만여명 회원 살찌기 노하우 총결집 살찌고 싶은 사람들은 이곳을 방문해 자신의 현재 신장과 체중,그리고 체질·성격·식습관 등 증량에 관계된 모든 것을 공개하고 운영자나 ‘고참 회원’들에게 자문을 받는다.이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스스로 ‘살찌기 작전’을 세워 꾸준히 실행하면 70∼80%는 성공하는 셈이다. 그러나 몸과 관계된 일인 만큼 개인마다 차이가 존재하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따라서 ‘살찌기 실행 과정’을 낱낱이 기록하는 ‘증량일기’를 작성하면,수만명의 회원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고급정보’를 제공해 주고 개선점도 지적해 준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이 카페에서 증량에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연일 줄을 잇는다. “저 역시 성공한 사례입니다.이 카페를 운영하면서 회원들끼리 주고 받은 정보를 토대로 운동과 음식을 조절한 결과 80㎏까지 증량했어요.187㎝에 80㎏이면 보기 좋은 몸매 아닌가요.(웃음)” 남씨는 ‘살찌모’카페에는 운동·음식·체질·성격 등과 체중에 관한 과학적인 자료는 물론,증량에 성공한 사람들의 소중한 노하우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자랑한다. 그는 “초기에는 헬스클럽 강사 등으로 구성된 몇몇 운영자들만 상담자들에게 답변해 주는 선에서 그쳤지만 지금은 수만명의 회원들이 서로서로 도와주고 있어서 따로 운영자가 할 일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복한 고민 아닙니다.” ‘살찌모’회원들은 ‘행복한 고민일 뿐이다.’‘복 받은 체질이다.’등 ‘마른 것이 뚱뚱한 것보다 낫다.’는 말을 듣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카페 운영자 중 한 사람인 고경민씨는 “마른 사람의 고민도 살찐 사람의 그것과 같다.”고 항변한다. “165㎝의 키에 100㎏나가는 사람이 맞는 옷이 없어 고민하는 것을 185㎝에 60㎏인 사람도 똑같이 고민합니다.” 고씨는 카페 회원수가 급속하게 늘다보니 마르지 않은 사람인데도 탤런트같은 ‘멋진 몸’을 만들려고 가입하는 사람도 있다고 털어놨다.하지만 아직도 회원 대부분은 젓가락같은 자기 몸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대표 운영자 남씨는 마지막으로 뻔하지만 나름의 살찌는 비결을 귀띔했다.“고민하지 마세요.말랐다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순간부터 절대 살찔 수 없습니다.성격을 먼저 고쳐야 됩니다.그 다음에 운동과 영양이죠.”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살찌기 Q & A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찌나. -찐다.일단 담배를 끊으면 2.5kg까지 늘어난다.그것이 바로 자신의 본래 체중이다.담배를 피우면 신체내 세포는 담배의 독성을 분해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게 되는데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성장기 때 웨이트 훈련은 성장을 멈추게 하나. -틀린 말이지만 100% 틀린 것은 아니다.적당한 자극과 훈련은 뼈와 근육에 도움을 주지만 과도한 훈련은 성장에 해가 될 수도 있다.18세 이후에 본격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체질상 살이 안찌는 경우도 있나. -아니다.분명 체중을 늘릴 수 있다.5∼6개월 정도 전문 강사의 지도아래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행하면 근육이 붙고 살이 찐다. ‘살찌모’카페의 ‘공략집’에 있는 자료들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5개월 만에 10kg을 찌울 수도 있다. 살찌기 위해 먹는 ‘스포츠 보충제’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약으로 오인하는데 약은 아니다.우리가 식품에서 섭취할수 있는 양분(탄수화물·단백질·비타민·섬유질 등)들을 분말이나 정제해서 마치 갓난아이들의 분유와 같이 우유나 두유를 타서 먹는 것이다.하지만 보충제에 대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기본적인 식사량을 유지하면서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이나 저녁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나. -살찌기 힘들다.아침을 거르면 점심때까지 거의 17시간을 식사를 못하게 되는 것이다.수면도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하는데 17시간이나 식사를 못하니 살이 안찔 수밖에 없다. 자기 전에 라면 먹으면 살찌나. -반쪽자리 지식이다.취침 전 라면을 먹으면 마른 사람은 더 살이 빠지고 살찐 사람은 더 살이 찌게 된다.보통 마른 사람들은 소화 흡수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이들이 잠들기 전에 라면을 먹게되면 소화되지 않고 위장 안에 머물며 밤새 위를 붓게 만들어 위장병을 초래하게 된다.하지만 평소 소화 흡수력이 좋은 비만인들은 라면 먹고 잤다 하면 얼른 소화되어 밤새 운동없이 몸에 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에 쉽게 몸이 불게 된다. 도움말 ‘살찌모’대표 운영자 남호택
  • [삶과 경영이야기] (27)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

    [삶과 경영이야기] (27)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

    국내 최고의 컴퓨터 보안솔루션 전문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43) 사장.의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벤처기업을 차린 뒤 10년이 지난 지금,그를 빼고는 한국의 벤처·정보기술(IT)업계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거물’이 됐다.회사 직원이 3명에서 300명으로 늘어나고,보안업계 최초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안 사장이 이룬 눈부신 성공 스토리는 정도(正道)경영을 통해 100년 이상 존속할 수 있는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그의 굳건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의대생,바이러스와 만나다 -1988년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 때 컴퓨터 바이러스를 처음 접했다.기계와 컴퓨터를 좋아했고,컴퓨터는 대학원 전공에 도움이 돼 취미 이상으로 가까이했다.청계천 세운상가의 컴퓨터 상점에서 관련 소식지를 받아보고 있었는데,우연히 외국잡지를 번역한 글에 컴퓨터 바이러스가 소개됐다.컴퓨터 바이러스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 내용이었다.재미있겠다 싶어 갖고 있던 디스켓들을 뒤져봤다. 당시 파키스탄인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 전세계로 퍼진 바이러스가 ‘브레인 바이러스’인데,놀랍게도 내 디스켓 2장도 감염돼 있었다.충격이 컸고 화도 났다.의대 내에서는 ‘컴도사’로 통했던 나도 모르게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날밤을 새우면서 바이러스를 뜯어보니 보통 복사프로그램과 원리가 같아 분석이 쉬웠다. -어느날 과(科) 후배가 찾아와 “컴퓨터 바이러스가 심각해 디스켓이 많이 망가지는데 치료방법이 없다.”며 걱정했다.며칠 전 일이 생각나 후배에게 바이러스 작동원리가 간단해 치료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후배는 치료전용 프로그램을 만들면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며 프로그램 개발을 권했다.작심하고 치료프로그램을 만들어 ‘백신’이라고 이름 붙였다.이것이 안철수연구소의 바이러스 백신 ‘V3’의 시초다.백신을 만들고 나니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 문제였다.당시 모뎀이나 메일이 보급되지 않아 컴퓨터 잡지사인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이 일을 대신했다.잡지사에 백신 프로그램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컴퓨터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은 잡지사를 통해 나에게 알려줬다.본격적인 바이러스 치료는 이렇게 시작됐다.학창시절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환원할 기회를 찾고 있었던 나로서는 의료봉사를 할 때처럼 백신 프로그램 개발은 더없는 뿌듯함을 안겨줬다. ●의대교수 접고 회사 차려 -94년이 되면서 진짜 고민에 빠졌다.7년간 두 가지 일을 했는데 더 이상 지속하기는 역부족이었다.바이러스가 매년 2배씩 늘어나 76종이나 돼 밤잠을 미루고 3시간씩 일해도 부족했다.군의관을 마치고 학교(단국대 교수)로 복귀하면 본격 연구활동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치료는 더 이상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민을 거듭했다.결국 선택 기준은 ‘과거를 잊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했다.20대에 박사·교수가 된 것은 그동안 열심히 해서였지만 앞으로의 일은 아니었다.어떤 선택을 하면 앞으로 더 재미있고 보람되고 내 자신도 발전하고,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까를 생각했다.의대에는 나 말고도 훌륭한 사람들이 많지만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는 나 혼자뿐이었다.의대 교수직을 버리고 중소기업 사장의 길로 들어선 이유였다. -사업 초기에는 비영리적인 공익법인 형태를 추진했다.그동안 만든 바이러스 샘플과 백신 프로그램 등 모든 노하우를 기부하는 조건으로 정부기관을 비롯,대기업 등 이곳저곳에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돈을 벌기는커녕 까먹을 우려가 더 크고,의사 출신인 나를 성공할 수 있는 사업가로 믿지 않으려는 눈치였다.막막하던 차에 ‘한글과 컴퓨터’로부터 주식회사 형태로 만들자는 제안이 왔다.한컴이 마케팅·판매를 맡고 내가 운영·기술개발을 맡는 조건이었다.주식회사라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백신 개발의 맥을 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고민 끝에 제의를 수락했다.그렇게 탄생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95년 3월 서울 서초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3명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위기가 오히려 전화위복돼 -회사가 한컴에 속했던 95∼97년 2년간 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기술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았다.미국에서 e메일로 업무를 처리하며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다행히 매출이 늘었다.그러나 경영학을 배우면서 내가 얼마나 경영에 소질이 없는지 뼈저리게 느꼈다.그래서 무조건 보수적으로 경영했다.차입을 안 하고 돈이 부족하면 스스로 월급을 받지 않고 매출이 조금이라도 생겨야 직원을 뽑았다. 97년 초 뜻하지 않은 위기이자 기회가 찾아왔다.대주주인 한컴이 경영난으로 지분을 매각하면서 ‘홀로서기’를 하게 된 것.마케팅·영업부문을 가져와 완전한 회사로 출발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외환위기가 닥쳤다.하지만 긴축경영을 한 탓에 외환위기의 타격을 크게 받지 않았다.전화위복이 된 것이다.때마침 외환위기의 여파로 대기업 등에서 인력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좋은 인재들’도 많이 뽑았다.임대료도 떨어져 고정비용이 줄어들었고,경쟁관계였던 외국 보안업체 한국지사들은 철수하기에 바빴다.외환위기 때 오히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경쟁력을 확보하는 시간을 벌었다. -그 와중에 미국의 한 보안업체가 1000만달러를 제시하며 회사를 사겠다고 했다.그러나 팔지 않고 버텼다.자신감이 있어서가 아니었다.고생하며 일궈온 토종 보안회사를 외국에 넘기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벤처거품 때도 원칙 최우선 -99년 4월 ‘CIH바이러스’가 퍼져 컴퓨터 30만대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그 일로 컴퓨터 백신의 중요성이 커져 보안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기업·관공서 등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하면서 그해 보안업계 최초로 매출 100억원 돌파를 달성했다.98년 내부를 정비하고 인재를 뽑고 연구개발에 주력했던 것이 빛을 본 것이다.그해 하반기부터 코스닥시장에서 IT기업들이 상한가를 치면서 ‘벤처거품’이 시작됐다.그러나 당시 투자(펀드 모집)도 전혀 받지 않았고 기업공개도 하지 않았다.내가 보유한 주식을 주당 100만원에 넘기라는 제의도 받았지만 거절했다.회사를 차린 지 10년이 지났지만 한 주도 팔지 않았다.대주주가 아니라 월급쟁이 사장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산을 증식하지 않았다.99년 결산을 해보니 순익을 70억원이나 냈다.벤처기업 중 순익이 나는 회사가 없어 그때 상장했으면 수천억원을 펀딩(투자)받았을 것이다.당장은 좋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익이 없다고 생각했다.100년을 놓고 보면 돈이 있다고 성공하고 없다고 망하는 것은 아니다.기업의 성공은 펀딩이 아니라 영업이익이 좌우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99년 말 한 인터뷰에서 “벤처기업 95%가 망해 코스닥이 무너지고 벤처기업가 중 금융사범이 생기고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결과적으로 맞췄지만 씁쓸했다.당시 벤처기업은 성공의 보증수표라는 잘못된 생각이 팽배했다.그래서 투자위험이 높을수록 조심해서 투자해야 벤처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벤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조언한 것인데 오히려 욕만 먹고 ‘배신자’라는 오해까지 받았다.그해 말에는 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는 ‘Y2K’사태도 있었다.2000년 1월1일 Y2K대란이 터진다며 다른 보안업체들이 신문광고까지 냈지만 확인결과 바이러스 감염이 안돼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가만히 있으면 우리도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옳지 않다고 생각해 ‘Y2K바이러스 피해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그러나 언론에서 다룬 곳은 거의 없었다.‘한 사람의 힘으로 막기 힘들구나.’하고 생각하니 좌절감이 컸다.2000년 1월1일 결국 우리가 옳다는 것이 밝혀졌다. ●세계 톱10 기업에 도전 -2000년에 접어드니 매출·이익도 늘어나고 벤처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등 대외환경도 좋았다.이럴 때일수록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현실에 안주해 기존 제품의 수명이 끝나면 회사 수명도 끝난다는 위기감이 생겼다.회사의 ‘4대 변화’로 내건 것이 종합보안회사,글로벌기업,큰 조직,등록기업으로의 변신이다.특히 작은 기업에서 큰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전 직원이 공통된 가치관을 갖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100년 뒤 사람들이 바뀌어도 영속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주변 사람들이 가끔 억울하지 않으냐고 묻는다.88년부터 연구를 시작했으니 세계 1∼3위 업체보다 먼저 진출한 것인데 기업규모 등에서 차이가 나니 억울할 수도 있다.그러나 7년간 공익적으로 운영해 기업화가 늦은 것이니 후회는 없다.지금부터 따라잡으면 된다.2010년까지 세계 10위 안에 드는 보안전문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지난해 보안시장은 선진국의 경우 20∼30%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는 제자리걸음이다.보안에 투자하지 않으니 사고가 많이 나고 해커들이 늘어난다.그렇지만 이런 현실이 외환위기 때처럼 기회가 될 수 있다.제대로 정비하고 노력하면 벌어진 차이는 얼마든지 좁힐 수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안철수 사장은 20대에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을 마치고 단국대 의예과 학과장까지 지낸 그가 인간의 몸이 아닌 컴퓨터에 청진기를 대고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그러나 기자가 안 사장을 5년간 수차례 만나면서 느낀 점은,개인의 이익 추구보다 사회 공헌에 뜻을 둔 사람도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대학시절 매주 무의촌 등에서 무료진료를 했던 안 사장이 백신을 만들었을 때도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기쁨을 느꼈다는 대목에서 그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책벌레’인 그가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지 15년째.다음달이면 9번째 책이 나온다.3년 전 펴내 베스트셀러가 된 ‘CEO 안철수,영혼이 있는 승부’는 대학교재로도 쓰인다.안 사장이 어려울 때마다 물질적·정신적으로 든든한 후원자였던 의사인 아내가 뒤늦게 미국 로스쿨에서 공부 중이라 ‘기러기 남편’으로 지내고 있다.
  • [Seoulites]이웃서 받은 사랑 ‘러브하우스’로 보답

    [Seoulites]이웃서 받은 사랑 ‘러브하우스’로 보답

    “화재로 사라진 제 집을 이웃의 손길로 다시 세울 수 있었습니다.이제 제가 받은 도움을 그들에게 되돌릴 차례죠.”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저소득층 주민들의 노후 주택을 무료로 수리해 주는 은평구의 ‘맥가이버’ 정순영(54)씨.지난 2001년부터 그가 손 댄 ‘러브 하우스’만 해도 자그마치 80채를 넘는다.은평구청의 노면청소차 운전기사인 그는 주말이면 ‘사랑의 집’ 수리공으로 변신한다.4년전 자신의 집이 불탔을 때 그를 도와준 이웃에게 보답한다는 의미에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고쳐주고 있다. “이웃의 정신적,물질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모든 것을 잃은 제가 쉽게 일어나지 못했을 겁니다.전부터 여유가 생기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는데,화재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셈이죠.” 화재의 충격파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군복무를 마친 아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집수리에 나섰다.처음에는 무모하다며 아내마저 말렸지만 후원자가 하나 둘씩 늘면서 지금은 30여명이나 이 일에 동참하고 있다.지난 5월에는 은평구청의 지원으로 ‘은평 집수리 봉사단’이 정식으로 출범했다. “20년 가까이 부업으로 철물점을 운영해서 보일러와 배선 등 집수리에는 일가견이 있었습니다.하지만 힘이 들어 중도에 포기하려고 여러 번 고민했습니다.그 때마다 주위에서 도와줘서 이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정씨는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주말을 꼬박 집수리에 매달린다.본업인 청소차량 운전도 새벽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한가한 편은 아니다.더군다나 좀 더 제대로 집수리를 하기 위해 야간 기능대학에서 전기기능사 과정까지 다니고 있다. “한 채를 수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30만∼40만원입니다.재활용품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외부 발주 비용의 20%선에서 일을 마칠 수 있죠.하지만 밥값이나 기본적인 재료비는 어쩔 수가 없어요.” 지난 7월초에 마친 폭우로 지붕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한 독거노인 가옥의 경우에는 재료비만 800만원이 들었다.이 가운데 절반은 구청에서 지원했지만 후원회에서 도와준 50만∼60만원을 빼면 나머지는 정씨의 몫으로 돌아온다.그러나 정씨는 후원자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짐을 자신이 떠 안은 것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재정문제보다는 사람관리가 더 어렵습니다.자발적으로 5∼7명 정도가 매주 참여하는데 개인 사정에 따라 인원이 들쭉날쭉하죠.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이 때문에 일의 진척도가 달라지니까요.” 가장 큰 지원군은 초창기부터 고락을 함께한 아들 기채(29)씨.호텔에서 근무하는 기채씨는 비번인 날에는 공구와 자재를 챙겨주는 등 군말 없이 아버지를 돕고 있다.하지만 정작 정씨는 젊은세대가 해야 할 봉사를 나이든 세대가 하고 있다며 오히려 훈계까지 덧붙인다. “예산이 허락하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집을 한 채씩 지어 드리고 싶어요.지금은 어렵겠지만 이 일은 일단 시작했으니까 굶어 죽지 않는 한 계속 할 거예요.”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에듀 in] 실업계고 동아리들

    [에듀 in] 실업계고 동아리들

    “실업계 고교의 조용한 반란.이것이 진짜 공부다.”‘실업계고교의 특목고’로 불리는 수도전기공고와 서울공고,덕수정보산업고는 학교 수업과 진로 교육을 연계시킨 동아리와 스터디 그룹을 운영해 학생들의 취업과 진학 지도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있다.오로지 대학 입시에만 매달리는 인문계고교의 수업 방식과 달리 학생들이 창의력과 사고력을 스스로 키울 수 있는 학업 분위기를 조성해 해마다 인문계고교 못지 않은 대학 진학률을 기록하고 있다.수도전기공고 발명동아리,서울공고 건축과 스터디모임,덕수정보산업고 동아리 소프트웨어연구반·웹마스터반의 운영방식,수업내용 등을 소개한다. ■ 수도공고 발명동아리 ‘나우터스’ “나는야,한국의 발명왕 ‘에디슨’” 강남구 개포2동 수도공업고 발명동아리 나우터스(NAUTES)는 해마다 전국 규모 발명대회에서 주요 상을 휩쓰는 이 학교의 주력 동아리다.1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김근성(52)교사가 83년 당시 오일쇼크를 계기로 ‘태양열 개발반’을 만든 것이 꾸준히 성장,99년에는 동아리 방도 갖추고 명실상부한 발명 동아리로 거듭났다. 한국의 발명왕을 꿈꾸는 동아리 회원 30여명은 수업이 끝나면 매일 동아리 방에 모여 각자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발명 동아리 운영 형태는 대학원 수업 방식과 비슷하다. 전국 규모 발명대회를 목표로 4∼5명이 발명안을 만들고 계획을 세워 팀원이 함께 토론하고 실습하면서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김 교사는 주어진 시간동안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학생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호기심과 팀워크,창의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다. 그 덕분에 이 동아리 회원들은 전국 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전국 학생 창의력 올림피아드 등 굵직한 주요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다. 해마다 본상 이상의 수상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는 회원 3명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유럽·일본 연수 기회를 얻었다.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돋보기를 장착한 지구본,자석을 이용한 간편한 칩수거기,컴퓨터의 복잡한 전선을 간편하게 정리해주는 선정리 멀티탭 등, 올해 주요대회에서 수상한 작품들은 당장 상품화될 수 있는 것들이다. 발명 동아리 회원들은 이런 수상경력을 바탕으로 90% 이상이 수시모집에 응시해 서울·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한다. 올 졸업생 10명도 연세대,인하대,건국대,세종대 등에 진학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이 스스로 공부하고 배우는 과정”이라면서 “인문계에 진학해 영어,수학만 공부했다면 대학진학은 물론 어려웠을 것이고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계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서울공고 건축과 스터디모임 ‘진정한 자율학습이란 바로 이런 것’ 서울공업고 건축과에는 특별한 모임이 6년째 내려오고 있다.학생들끼리 모여 스스로 공부하는 스터디(study) 모임이다. 학생들을 반강제적으로 붙잡아 놓고 대학입시만을 위해 공부시키는 인문계고의 자율학습과는 차원이 다르다.모든 것은 학생들 중심으로 이뤄진다.교재도 과목도 학생들이 정한다.가르쳐주는 사람도 없다.친구와 선·후배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모르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한다. 현재 운영 중인 모임은 모두 3개다.건축제도반은 기능경기대회를 목표로 준비하는 모임이다.건축캐드반과 실내디자인반은 각 관련 분야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전공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모임이다.학생들은 매일 방과 후부터 저녁까지 남아서 공부한다.밤 10시 넘어서까지 컴퓨터와 씨름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스터디 모임에 주말은 없다.더 배우고 싶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교에 나온다. 현재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33명.진로를 대학 진학으로 결정하지 않은 학생 대부분은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규 수업시간에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친구나 선·후배에게 편하게 물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업에 도움이 되는 어려운 과목까지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졸업한 선배들이 학교를 찾아 공부는 물론 진로상담에서 사회생활 경험까지 들려주는 것은 가장 큰 매력이다.건축제도반 김대열(19)군은 “졸업한 선배들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후배들을 소개해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끼리 공부하지만 효과는 엄청나다.학교 수업시간에 다 배우기 어려운 과목들도 이 모임에서는 쉽게 배운다.독학이지만 선·후배,친구간 일대 일 학습이 이뤄지기 때문이다.자발적으로 하기 때문에 진도도 빠르다.건축캐드반 김효진(19)군은 “학원에서 캐드를 배울 경우 기초만 배우는데 3개월에 몇 백만원씩 들어야 하지만 모임에 오면 기초를 떼는 데 일주일이면 충분하다.”고 자랑했다.그는 “학교 수업에서는 3년 동안 서너 가지의 프로그램만 배우지만 스터디 모임에서는 수업 외에 서너 가지 프로그램을 더 배울 수 있다.”면서 “프로그램을 10여가지 이상 다룰 수 있는 회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안재완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를 찾아서 하다 보니 효과도 높고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스터디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토목과와 전자기계과 학생들도 올해부터 모임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덕수정산고 ‘TRTS’·‘Infinity’ ‘고교 IT동아리의 지존을 꿈꾼다.’ 성동구 행당동 덕수정보산업고의 소프트웨어연구반 ‘T.R.T.S(The Research Team of Software)’와 웹마스터반 ‘Infinity(인피니티)’는 이 학교가 자랑하는 최고의 동아리들이다. 결성된 지 23년이나 된 소프트웨어연구반에서는 C/C++,비주얼베이직 프로그램 언어 등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을 공부한다.소프트웨어 연구반 20여명은 매일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3∼4시부터 밤 10∼11시까지 덕수관 2층 동아리방에 모여 스스로 공부한다.이선규(43)교사가 특별활동시간에 프로그래밍에 대한 교육을 하지만 주로 3학년 선배가 1·2학년 후배와 1대 2로 짝을 지어 자발적으로 공부한다.프로그래밍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과 선·후배간의 돈독한 정이 소프트웨어연구반을 움직이는 원동력인 셈이다. 동아리 학생들의 수상경력도 다양하다.전국 단위로 열리는 상업계정보능력경진대회,한국정보올림피아드(KOI),전국 시·도,대학에서 주최하는 각종 경진대회 등에서 보통 4∼5명 금상과 은상을 수상한다.해마다 이 동아리 출신 3∼4명은 이런 수상경력을 바탕으로 서울·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 전산,정보통신 관련학과에 진학하고 있다.IT업체 취업률은 100%다. 웹마스터반 ‘Infinity’의 운영방식과 진학률,취업률도 소프트웨어연구반과 비슷하다.웹마스터반은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학생들에게 IT 분야의 실질적인 교육을 실시한다는 목표로 2001년 만들어졌다.홈페이지 디자인부터 서버구축,웹운영 등 인터넷상 홈페이지 운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배운다. 유장경(38) 담당교사는 웹마스터반 16명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생들은 소그룹을 짜 스스로 공부한다.주로 졸업생과 3학년 학생들이 1·2학년을 가르친다.이들은 방과 후 밤 10시까지 동아리 방에 남아 관련서적을 보며 홈페이지를 만들어 보고 서로 모니터해준다.덕수정보산업고의 홈페이지도 이들이 관리하고 있다. 3년이라는 짧은 동아리 역사치곤 전국대회 수상경력도 화려하다.서울시 상업계고교 정보능력 경진대회 홈페이지부문,상업계 디자인 및 컴퓨터 경진대회,전국 청소년 웹 콘테스트 경진대회,대학 주최 각종 경진대회에서 해마다 5∼6명이 금상과 은상,동상을 받는다.동아리반원의 30∼40% 가량은 해마다 4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올해 졸업생 중에는 대졸자 초봉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웹마스터 매니저로 취업이 되고 동시에 서울소재 4년제 대학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서울공고 김민용교사 인터뷰 “중학교 내신성적이 뒤쳐진다면 실업계가 취업에 훨씬 유리합니다.” 서울공고 김민용(45) 교사는 “학생들이 요즘 대학입시에만 매달리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고 했다.학부모나 학생 모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에 실패하는 것을 매년 지켜보면서도 진로에 대한 뚜렷한 목표도 없이 무조건 인문계 고교만 고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이젠 어떤 진로 결정이 더 유리한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중학교 내신성적이 50%를 벗어나면 4년제 대학 진학이 어렵습니다.하지만 고집스럽게 인문계고에 진학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그는 “학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이해하지만 학부모들이 현실을 정확히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그렇다고 무조건 실업계고로 오라는 것은 아니었다.실업계고 출신자에게도 대학에서 특별전형의 문이 열려 있는 만큼 고교에서 전공을 경험해본 뒤 대학 진학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그는 “실업계고의 경우 전공에 대해 미리 배울 수 있는데다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할 수 있어 목표도 뚜렷해지고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실업계고에 대한 비뚤어진 사회적 인식이었다.“아직도 실업계라고 하면 ‘공부 못하고 깡패들이나 다니는 학교’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탁월한 능력을 갖춘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매도되는 것을 보면 빈곤감까지 느낍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우리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대학 졸업자들만 뽑던 기업에 당당하게 취업,대졸자와 같은 연봉을 받게 된 제자가 찾아오기도 했다.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뛰어난 실기능력을 인정받아 1학년 때부터 조교 역할을 한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일본 문부성 장학금을 받고 일본 유학을 떠난 제자의 소식은 그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그는 “실업계고의 훌륭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면서 “이제는 멀리 보고 자녀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컬러링으로 고백하세요

    컬러링으로 고백하세요

    올가을 신세대들의 사랑고백법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컬러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곡들을 보면,사랑표현법의 재미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불과 얼마전만해도 사랑을 표현하는 곡들은 대부분 사랑하는 사람에게 직접적이고도 적극적으로 고백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그러나 2004년 가을,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들을 살펴보면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조금은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The Nuts의 ‘사랑의 바보’,지성의 ‘고백’,매직OST(SG워너비)의 ‘The Story’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곡들은 대개 독백 형식이나 제3자에게 털어놓는 형식을 빌려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사랑하는 감정을 차마 전달하지 못하고,오히려 상대방이 알게 될까 조심하는,그래서 더욱 애절하고 눈물겨운 그런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올 가을,짝사랑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컬러링으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보는건 어떨까. The Nuts의 ‘사랑의 바보’를 컬러링으로 다운받으려면 휴대전화로 ‘##90’과 코드번호 5자리 ‘00149’와 통화버튼을 누르면 된다
  • 행자부 ‘러플린 딜레마’

    “법에 예외를 둘 수도 없고,그렇다고 국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고….” 행정자치부가 요즘 고민에 빠졌다.2년 계약에 4년 연장 조건으로 지난 7월 부임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로버트 러플린(54) 총장 때문이다.교육공무원으로서 총장·부총장 등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및 공개 대상자이고 ‘KAIST 총장’ 러플린도 당연히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문제는 러플린 총장이 여느 총장과 다르다는 점이다. 알려진 대로 그는 MIT를 졸업한 뒤 리버모어연구소-스탠퍼드대학을 거쳐 지난 1998년 노벨상까지 받았던 거물급 양자물리학자다.기초과학연구의 열악함과 이공계 기피 등으로 고민하고 있던 우리 과학계가 특별히 초빙한 인물이다.이렇다 보니 기껏 모셔와놓고 국내법을 들이대며 ‘재산을 공개하라.’고 무턱대고 요구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 더욱이 러플린 총장의 가족과 재산은 미국에 있다.영구적으로 한국에 사는 것도 아닌데 미국에 있는 가족의 재산까지 등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설사 러플린 총장이 직계존비속 재산을 모두 등록·공개하겠다고 해도 가족과 재산에 대한 개념과 문화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실무작업에 들어가면 만만찮은 장애물이다.동시에 그런 절차까지 모두 러플린 총장이 받아들이더라도 검증할 방법이 없다.공직자윤리법은 재산등록 뒤 1개월 실사기간을 거쳐 공개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직자윤리법에는 예외조항이 없다.애초 외국인 발탁과 같은 사태를 상정해보지 않은 채 만든 법이기 때문이다.다행히 러플린 총장은 일단 해외체류 등의 사유를 내세워 재산등록시한을 연장해둔 상태다.또 국내법을 준수하겠다는 뜻까지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총장 본인의 한국 내 재산’에 대해서만 등록·공개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다.행자부 관계자는 “국익을 위해 기껏 모셔온 분인데 오히려 국익을 해치는 결론을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세없어 수목원 애태우는 희귀 토종동물들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산림동물원 내 2세를 갖지 못한 백두산 호랑이와 토종 늑대 부부,노총각 백두산 반달가슴곰 등 동물 3인방 때문에 고민이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국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으로부터 선물받은 백두산 호랑이 한쌍.백두산 호랑이는 야생동물보호기금으로 당시 10만달러(1억원)라는 거액의 몸값을 주고 데려왔지만 암컷이 수컷과 관계를 거부,10년이 지나도록 2세를 갖지 못하고 있다. 수목원측은 이들이 2세를 갖도록 고단백질 먹이와 함께 비아그라를 투여했고 다른 호랑이의 교미장면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는 등 연간 4000만원의 비용을 들여가며 최고의 대접을 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5월 중국 둥베이후린위안(東北虎林園) 소속 전문가 방한 당시 2세를 기대할 수 없다는 보고를 접한 수목원측은 중국 정부측에 애프터서비스(?) 차원으로 추가 기증을 요구할 계획이다. 반면 백두산 반달가슴곰은 아내가 없어 2세를 갖지 못하는 처지이다. 1997년 한·중임업기술협력사업 일환으로 동갑내기 암컷(당시 2살)과 함께 한국에 온 수컷 백두산 반달가슴곰은 다음해 11월 암컷이 심장판막병으로 돌연사하자 6년 동안 짝을 찾지 못해 노총각 생활을 하고 있다. 수목원측이 3년여 전부터 전국을 돌며 찾아낸 암컷 3마리에 대해 최근 토종 여부를 가리는 유전자 감식에 나섰지만 토종 유전자와 차이가 있어 당분간 노총각 신세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더욱이 우리 나이로 36살에 해당하는 백두산 반달가슴곰은 산림동물원 개방과 함께 히말라야 반달가슴곰 암컷 3마리가 옆 우리로 이사오자 관람객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이밖에 지난 1월 28일 서울대공원에서 국립수목원으로 이송 도중 수컷이 우리를 뚫고 탈출했다 붙잡혔던 토종 늑대부부도 올해에는 2세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번식기인 1∼3월을 탈출과 포획 등의 소동으로 수컷이 스트레스를 받아 암컷과 격리돼 합방시기를 놓쳤고 스트레스가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산림동물원을 찾은 관람객에게 새끼와 함께 생활하는 3인방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며 “관람객들이 백두산 호랑이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워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포천 연합
  • 지갑 안열고 못배길 마케팅 전략

    이은정(36·회사원)씨는 포드에서 나온 은색 ‘몬데오’(2000㏄)를 몰고 다닌다. 규모가 크지 않은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이씨는 3160만원짜리 차를 현금 일시납으로 할부이자만큼 할인받아 2500만원선에 구입했다.이씨는 “디자인이 별로 튀지 않고 세련됐다.”면서 “웬만한 국산차와 가격도 비슷해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이처럼 최근 외제차를 타는 계층은 부유층에 한정되지 않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확대되는 추세다.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외제차를 선호하는 풍조에 우려를 표시한다. 박영범 한성대 교수는 “최근 드라마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호화사치 풍조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면서 “능력이 안되는 사람들이 외제차 등 명품 사기에 나서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건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산차·수입차 경계 허무는 전략 과거에는 수입차 하면 고가의 최고급차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국내 자동차에 비해 가격대가 크게 높지 않은 차량이 많이 나오고 있다.그러다 보니 ‘보통’ 사람들도 조금 무리하면 외제차를 굴릴 수 있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외제차 매장의 지점장인 A씨는 “금액이나 성능면에서 이제 외제차냐 국산차냐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면서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사라지면서 국산차와 외제차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여전히 상류층은 외제차업체들의 중요한 고객이다.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수입,지난 6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6억∼7억원대의 ‘마흐바흐’도 누가 사갈까 싶지만 지난 3개월 동안 13대나 팔려나갔다.이같은 선전 덕분에 국내 시장 점유율도 2000년 0.4%에서 2004년 상반기에 2.0%로 5배로 상승했다. ●공세적인 마케팅 전략 BMW의 경우 매장에서 차를 둘러보다 마음에 들면 바로 ‘고민할 틈’을 주지 않는 판촉전략을 쓴다.고객이 선택한 차를 바로 타고 갈 수 있도록 ‘즉석 출고’를 해주기 때문이다.물류 센터를 확보해 고객들이 몇달씩,며칠씩 기다리는 시간을 없앴는데,이 전략은 적중했다.수입차들은 AS에서도 국내 자동차 업체와 차이가 난다.돈을 들인 만큼 거기에 상응하는 ‘대접’을 하기 때문에 고객들로 하여금 ‘남과 다르다.’는 ‘우월감’을 느끼게 해준다.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장기할부와 등록세 대납 등 파격적인 판촉 행사도 ‘지갑 열기’를 위해 동원된 전략이다.수입차 업계는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에도 꾸준히 동참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위원은 “향후 한·일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무관세 지대가 되면 외제차의 국내 시장 비중은 8∼1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랜스 암스트롱의 자전거 인생/김정남 성균관대 경영학 교수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렸을 때처럼 아테네올림픽의 열기속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과 대리만족을 경험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영광과 감동은 자신의 생활과 거리가 있음을 느끼게 되며 오늘날과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희망과 좌절만이 교차하게 된다. 랜스 암스트롱도 그러한 생을 살아오다가 어느날 암 3기라는 충격적인 의사의 통고를 받았다.그에게 암선고는 특별하게 인생을 마무리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일깨워 주었다.“남은 인생을 어떻게 최상으로,그리고 완전하게 형성할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장거리 자전거경기에서 우승함으로써 자신의 만족스러운 인생을 느껴보려 하였다. ‘프랑스 일주 도로사이클대회(Tour de France)’는 자전거경기 중 세계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자전거 동호인들의 만남의 장이다.매년 7월에 열리는 이 경기는 23일 동안 알프스를 포함하여 프랑스의 주요 도시와 전통적인 마을을 순회하면서 장장 3652.5㎞를 달리는 속도와 시간의 경기이다. 구간별 승리자는 다음 구간에서 ‘노란 셔츠’를 착용하게 하며 최종 승자는 합산된 총 시간으로써 결정되고 파리의 개선문으로 입성하게 된다. 1999년 경기에서 암스트롱이 우승하였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랐을 뿐만 아니라 그 스스로도 많은 사람들의 지원과 열광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으며 새로운 삶에 대한 자신감도 얻게 되었다.당시 로빈 윌리엄스가 자가용비행기를 제공하였는가 하면,케빈 코스트너가 산타바바라의 저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였다.엘튼 존은 슈퍼볼파티에 그를 특별히 초대하였다.당시에 주지사로 재직하고 있던 조지 W 부시도 그를 공관으로 초대하면서 6000명의 노란 셔츠를 입은 자전거 탑승자들과 함께 시가행진을 같이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암스트롱에게 또다른 희망의 세계에 대한 집념을 굳히게 만들었다.그는 의사로부터 앞으로 10년밖에 못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농담 마시고 30년 후에 만납시다.”라고 답변하면서 우승 대가로 얻은 재산으로 설립한 암재단을 소개하는 한편 새로운 승리에 대한 준비에 착수하였다. 2000년 경기에서 두번째로 우승하였을 때에는 참기 어려운 시련을 겪기도 하였다.많은 건장한 참가자들은 암 환자인 그가 한번도 아니고,그것도 연속적으로 우승한 것에 대하여 잘 납득하려 하지 않았다.눈에 보이지 않고 입증되지도 않은 부정적인 입소문의 결과 그는 수많은 약물검사를 거쳐야만 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다시 우승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한 일념으로 노력한 끝에 2004년도 경기에서 6번째의 연속적인 우승을 이루었다.과거의 기록으로는 에디 메르크스의 5번 우승이 최고의 기록이었다.아테네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막을 내린 금년도 경기에서 작년에 준우승을 하였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얀 울리히는 우승을 전제로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4위에 그치면서 우승자인 암스트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나의 컨디션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최상이었고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나의 팀과 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바쳐 최선을 다 하였으나 암스트롱은 나보다 더 빨랐으며 그는 진정한 승리자다.” 암스트롱은 내년도 7번째의 승리를 벌써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믿기 어려운 일을 이루어내는 인물들을 연구하여 보면 구조적으로나 과정적으로 몇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구조적으로는 스스로에 관하여 남다른 깊은 생각과 고민을 한 경험이 있었으며 그 결과 스스로 좋아하고 잘하며 하고 싶은 것에 몰두한다는 특성이 있고,과정적으로는 스스로의 꿈을 갖고 이를 확인하고 믿으며 시간과 관계없이 하는 일에 최선의 열정을 다한다는 것이다.좋아하는 일에 몰두함으로써 만족을 추구한다는 것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불만요인이 사라지게 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정남 성균관대 경영학 교수
  • [논술 비타민] 그래도 인간인데?

    아래 글을 읽고 오늘날의 관점에서 검군(劍君)의 행동을 평가하라.(모의고사) 검군은 신라 사람으로 대사(大舍)의 관등을 가진 구문(仇文)의 아들인데 사량궁의 사인(舍人)을 하였다. 그런데 진평왕 건복 44년(627) 8월에 서리가 내려서 모든 곡식이 상하였으므로,그 다음해 봄과 여름에 기근이 심하여 백성들은 아들까지 팔아먹는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이럴 때 궁중의 모든 사인들은 함께 모의하여 몰래 창예창 안에 있는 곡식을 도둑질하여 이를 나눠 가졌는데 검군이 홀로 이를 받지 않았다. 사인들은 “모든 사람이 다 받는데 그대만 홀로 받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만약 적어서 그렇다면 더 주겠다.”고 검군에게 말했다.그러나 검군은 웃으며 “나는 근랑(近郞)의 낭도(郎徒)에 이름을 두고 풍월도(風月道)를 닦는 사람이다.진실로 의가 아니면 수천 금의 이익이 있어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그때 대일(大日) 이찬의 아들이 화랑이 되었는데 그의 이름이 근랑이었다. 사인들은 은밀히 모의하기를 “검군을 죽이지 않으면 반드시 이 사실이 누설될 것이다.”하고 드디어는 검군을 불렀다. 검군이 궁에서 나와 근랑의 집에 갔다.검군은 그들이 자기를 죽이려는 것을 알고 근랑에게 작별하며 “오늘 이후에는 서로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근랑이 그 까닭을 물어도 그는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근랑이 재삼 이를 묻자 그는 간략하게 그 이유를 말했다.근랑은 “왜 해당 관에 이 사실을 고하지 않는가.”고 물었다.이에 대해 검군은 “자기가 죽는 것이 두려워 많은 사람들을 죄로 다스리게 한다는 것은 인정상 차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였다.근랑이 “그렇다면 어찌 도망가지 않는가.” 하니,“그 사람들이 마음이 굽고 내 마음이 정직한데 도리어 도망한다는 것은 장부가 할 일이 아닙니다.”하면서 돌아갔다. 검군은 결국 사인들이 부르는 곳으로 갔다.모든 사인들은 술자리를 마련하고 검군에게 사과하는 체하였으나,은밀히 음식에 약을 넣었다.검군은 이러한 것을 알면서도 음식을 먹고 죽었다. 군자(君子)가 말하기를 “검군이 죽지 않을 일에 죽었으니 태산보다 홍모(鴻毛)를 더 중히 여긴 자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三國史記 48권 열전편 ‘검군’조)*홍모(鴻毛):가벼운 털 (주의 사항) ① 검군이 갖고 있는 심리적 갈등(특히 가치관의 갈등) 구조를 본문에 있는 낱말을 인용하여 설명할 것. ② 군자가 검군의 행위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포함할 것. ③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200자 내외로 할 것. 1.사오정 고민하다 “이라크에 한국군을 파병하는 것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해?” 사오정이 저팔계에게 물었다.저팔계는 사오정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란 표정을 짓는다.“뜬금없이 그건 왜 묻냐?” “난 판단이 잘 안 돼.말하는 사람마다 다른 얘기를 해서 도저히 종잡을 수조차 없어서 물어보는 거야.” 저팔계는 사오정을 바라보더니 “사실 어른들 얘기라 나도 잘 모르겠어.파병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은 드는데….잘 모르겠어.” 사오정과 저팔계는 혼란에 빠진 듯 보였다. 삼장 선생이 들어왔다.“너희들 왔구나.자! 그럼 문제를 하나 풀어볼까?” “삼장 선생님! 이라크 파병에 관해서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오정은 삼장 선생에게도 저팔계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했다.“이라크 파병? 아니 갑자기 이라크 파병은 왜?” “혼란스러워서 그래요.어떤 사람은 이라크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또 다른 사람들은 이라크 파병을 해야 한다고 하고….그 이유를 들어보면 양쪽 모두 일리가 있는 것 같고….” “허허! 우리 사오정이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나 보구나.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모두 듣고 있으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는 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겠구나.그 문제에 대한 내 의견은 나중에 말해 주마.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어느 쪽 편을 들게 되면 자칫 편향된 사고에 빠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어떤 말을 하든지에 상관없이 결국 판단은 네 몫이라 할 수 있다.이성적으로 잘 따져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게다.가치관은 그러한 혼란의 과정을 겪으면서 하나하나 정립되어 가는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려무나. 자! 이 문제를 풀면서 가치관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해 보렴.” 사오정과 저팔계는 잠시 생각을 접고 부지런히 답안을 작성했다. 2.논달선생 삼장 해설하다 답안을 읽은 삼장 선생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잘들 썼다.이번 문제는 ‘의’를 위해 목숨을 버린 검군의 행동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라는 문제이다.답안의 방향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한 행동으로 바람직하다’,‘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기는 하였으나 더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와 같은 대비되는 답이 가능하고,양자를 절충하여 제3의 결론을 유도하는 답변도 가능할 것이다.중요한 점은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의 주의사항에 보면 두 가지 내용을 꼭 포함하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하나는 검군이 갖고 있는 심리적 갈등(특히 가치관의 갈등) 구조를 본문에 있는 낱말을 인용하여 설명하라는 것이다.위의 지문을 읽어보면 검군은 ‘의’와 ‘인정’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음을 볼 수 있다.‘의’를 생각한다면 ‘불의’한 사람들을 고발해야 할 것이나 ‘인정’ 상 차마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이러한 심리적 갈등은 결국 검군을 죽음으로 몰아 넣고 있다.또 다른 주의사항은 서술 과정에서 군자가 검군의 행위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포함하라는 것이다.군자는 검군의 죽음을 의미없는 것으로 폄하하고 있다.더 가치있는 일에 목숨을 걸지 않고 사소한 일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었다는 질책이다.또는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함을 책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관점도 가능하다.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한 것이라는 입장도 가능할 것이다.이러한 검군의 행동과 이에 관한 군자의 평가는 결국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이런 관점에서 검군의 행동을 현재 우리 사회의 여러 양상과 연관지어 자신이 평가한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 될 것이다.” 3.삼장 선생 가르쳐주다 “‘가치관’에 관한 말이 나온 김에 좀더 얘기를 하도록 하겠다.사실 대학 논술 고사에서 출제 빈도가 높은 주제 가운데 하나가 가치관의 문제다.제시된 문제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가,그 근거는 무엇인가에 관한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가치관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이러한 문제의 경우 대학은 다원주의 사회라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여 미리 정해 놓은 결과를 학생에게 요구하지는 않는단다.‘어떤 판단 근거를 갖고 판단했는가,그 판단은 타당성 있는가’와 같은 합리적인 논리 전개가 이루어졌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단다.답변의 결론 자체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가치 판단을 해야 할 대상은 매우 다양하단다.‘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설화를 읽고 노인이 가르치고자 하는 삶의 태도에 관하여 논술하라.’는 문제처럼 고전에 관한 해석의 문제를 물을 수 있다.또 ‘인간적’ 요소와 ‘합리적’ 요소 가운데 어느 것을 행동의 중심으로 삼아야 할지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와 그 근거를 묻는 논술시험처럼 현대 사회에 맞는 인간의 특성 문제에 관해서 묻는 형태일 수도 있다. 이런 내용뿐 아니다.원론적인 가치 판단의 문제를 묻는 경우도 상당히 자주 출제되어 왔다.‘절대적 평등과 상대적 평등의 두 관점에서 ‘인간이 평등하다.’는 명제에 대해 적절한 논거를 제시하여 증명하라.’는 문제도 출제된 바 있고,‘아버지와 아이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아름다움의 판단 기준으로 유용성이 정당한가를 묻는 문제,유행을 긍정적으로 볼 것인지,부정적으로 볼 것인지를 묻는 문제,교사가 학생에게 경어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묻는 문제 등 학생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답변이 가능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어 왔다. 가치관의 문제는 결국 옳고 그름이 명확한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다.가치관의 문제는,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틀렸다고 할 수 없는 서로 다른 두 가지 가치가 대립하는 문제 상황에서 어떤 것을 왜 선택하느냐에 대한 자신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논증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이러한 가치관의 충돌로 인하여 많은 사회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속한 사회 변동으로,과거의 지배적인 규범이 무너지고 새로운 규범이 정립되지 못한 규범의 혼란 상태,즉 아노미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아노미 상태가 아니라도 현대 사회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직면해 있다.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회 문제를 극복한다는 것은 ‘가장 최선의 것’을 선택하게 한다.무엇이 옳은가,무엇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끊임없는 가치 판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보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 문제,국가 보안법 폐지 문제,호주제 폐지 문제 등 여러 쟁점들에 관하여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단다.오늘처럼 틈날 때마다 친구들과 그런 문제 하나하나에 대해서 토론식으로 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4.사오정 확신하다 “네! 삼장 선생님! 저 이제 좀 확신이 생겨요.이라크 파병은 바람직하지 않아요.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파병을 한다지만,또한 평화유지 및 도움을 목적으로 파병을 한다고는 하지만,대의명분이 부족한 전쟁에,더군다나 테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 군인들이 피해를 보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어떻게 파병을 할 수가 있어요.의롭지 못한 일에 끼어들어 우리 군인을 희생시킬 수 있는 바보 같은 일이라고 봐요.” 삼장 선생은 놀란 표정으로 사오정을 보더니 껄껄 웃으시며 저팔계에 물었다.“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저도 파병이 그리 탐탁지는 않은데요.그래도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해요.지나치게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다가는 마치 검군이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파병이 아니라 평화 유지와 원조를 목적으로 한 파병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허! 이 녀석들 논술 문제에서 자신들이 한 답변 유형에 따라 다른 생각들을 가지게 되었구나.어쨌거나 가르친 보람이 있다.그래! 그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나가야 한다.그런 과정을 통해서 올바른 가치관 형성이 가능해질 것이다.그러고 보니 오늘은 사오정이 상당히 진지한 걸? 이 분위기를 몰아서 우리 이라크 파병 문제에 관하여 본격적으로 토론이나 해 볼까?” 삼장 선생의 말에 사오정은 화들짝 놀라면서 “아이고! 머리를 쥐어짜면서 논술 답안을 작성했는데,또 토론을 하자고요? 아이고 머리야! 그러게 이라크 파병 하지 말자니까….” 다음 주에는 ‘정보화 사회와 인간’이라는 제목으로 논술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 [삶과 경영이야기] (25) ‘미래형 CEO’ 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

    [삶과 경영이야기] (25) ‘미래형 CEO’ 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

    윤창번(50)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1년전 통신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최고경영자(CEO)다.그가 소리소문 없이 통신시장 바닥에서 영역을 넓히는 사이 업계는 그를 ‘옹골찬 미래 기업가’로 평가하고 있다.그는 국책 통신연구원장에서 통신 대기업 사장으로 변신을 했다.그를 만난 이들은 한국의 ‘앨빈 토플러’(제3의 물결 저자)를 찾았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내로라하는 통신업계 CEO들을 제쳐두고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해박한 통신지식과 정연한 논리,카리스마와 인간미가 녹아 있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 “기업경영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이젠 자신감에 차 있다. ●“잘 노는 수재였다” 윤 사장은 경기중·고와 서울대를 나와 세칭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하지만 그가 전한 학창시절은 ‘사고뭉치’였다.하지만 인생을 삐딱하게 보는 ‘반항아’가 아니라 친구가 좋고 운동이 좋은 자유분방한 ‘문제아’였다. 양친이 모두 대학교수인 학자집안이었지만 중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우면서 주먹질을 해대는 생활이었다.어머니가 “창피하니 집에서만 담배를 피우라.”며 담배 한 보루를 손수 사다가 방에 넣어 주면 재밌게 피워 대던 그런 청년이었다.오죽했으면 경기고 시절 문과도 이과도 아닌 ‘무과(武科)생’이란 별칭을 얻었을까. 작은외삼촌과의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 줬다.그의 작은외삼촌은 정근모(전 과학기술처 장관) 한림원 원장이다.어릴 때 잠깐만 놓아두면 밖에 나다녀 정 원장이 줄로 묶어둘 정도였다고 한다.윤 사장은 이를 어릴 때 자랐던 외가의 영향이라고 했다.혜화초등교 교장이었던 외할아버지에게 드나드는 손님이 많아 이때부터 사람과 부대끼고 정을 붙이는 성격이 생긴 것 같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이런 성격에 지금도 사람 복이 많다고 했다.좌중에서 편안한 분위기로 상대방을 ‘띄워 주는’ 언변은 최고란 찬사를 받는다.그는 한번 만나면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만남이 좋기에 좋은 점만 본다고 했다.‘상대방을 좋게 보지 않으면 그도 나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지 않는다.’는 말을 금언으로 삼고 있다. ●인생수업,외삼촌들에게 배웠다 윤 사장의 인생 진로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사람은 외삼촌 정근모씨였다.정씨는 23살 때 박사 학위를 받아 당시 장안에서 천재로 불렸다.“외삼촌은 고등학생이던 내게 대학은 공대로 가라고 권했습니다.기술을 배우고 대학원은 상대로 가서 경영공부를 하라고 누차 말했습니다.” 하지만 고교 때 너무 논 탓에 윤 사장은 난생 처음 쓴맛을 본다.서울대 시험을 치렀으나 보기좋게 낙방했다.양친이 음대 교수로 있던 한양대 공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지만 포기하고 재수 끝에 서울대 산업공학과로 진로를 택했다. ●유학길은 사고의 전환점 그에게도 긴 방랑길을 접게 한 계기가 왔다.대학 3학년 때 취리히 스위스항공사에서의 6개월간 인턴생활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한 거울이었다. “스위스항공사가 블랙박스란 AIDS시스템을 개발했었죠.이륙과 착륙 등에 360개 변수가 들어가는 시스템인데 이때 처음 선진 기술과 기업을 봤습니다.또 이곳에서 독일 대학원생들이 4개 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걸 보고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이 두 가지가 그의 인생관을 바꾸게 한 단초 구실을 했다.윤 사장은 정신을 차리자고 마음을 먹고 죽기 살기로 영어 실력을 닦았다.그의 영어 실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졸업 후엔 당시 가장 인기있던 종합상사 대우실업의 문을 두드렸다.김우중 회장과의 직접 면담을 거쳐 77년부터 기계 수출분야에서 일했다.하지만 이것도 2년뿐이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정구부 후배인 부인과 결혼에 골인한 79년,그는 명문 미국 컬럼비아대로 유학길에 올랐다.노스웨스턴대에서는 박사학위 공부를 마치고 86∼87년 휴스턴 대학에서 교수로 있다가 외국 생활을 접고 귀국했다.이후 산업연구원에서 연구위원(교수)을 거쳐 89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입사했다.36살에 기획조정실장의 중책을 맡기도 했다. ●하나로통신,전권을 잡다 윤 사장은 14년간의 정보통신분야 연구를 접고 지난해 8월 하나로통신(현 하나로텔레콤)에서 경영자로서 새 둥지를 튼다.많은 지인들이 말렸지만 늘 언젠가는 한번 CEO를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어 왔던 터라 아무도 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2002년 말 주변에서 요청이 왔을 때 거절을 했다.이듬해 설때 신윤식 당시 회장이 “자신의 역할을 대신해 달라.”며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그해 3월말 하나로통신에 경영 공백이 왔다.LG,삼성,SK 등 주요 주주들이 모인 이사회에서 그를 다시 불렀다.당시 그에겐 대학 학장,대학원장,법무법인 고문 등의 요청이 잇따를 때였다. 연구원에게 대기업 경영을 부탁한 게 얼른 와닿지 않는다는 물음에 “정책연구원에서 200명의 연구원을 거느리며 경영 경험을 제대로 했다.”고 밝혔다. 예산 확보와 인사,연구 마케팅을 많이 해봤다고도 말했다.통신업계 바닥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정보기술(IT)산업의 흐름을 오랫동안 깊게 봤다는 말이다. ●전문 경영진을 누르다 지난해 LG와 하나로통신의 하나로통신 경영권 뺏기 싸움으로 말머리를 돌렸다.엎치락뒤치락하던 싸움을 고작 연구원장 출신 신참 CEO가 어떻게 이겼을까.“이돈 저돈 가릴 것 없습니다.돈에 색깔이 있습니까.”당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살아남는 쪽을 선택해야 했던 긴박감의 소회였다.그는 결국 ‘소액주주 위임장’이란 비장의 카드를 골랐다.당시 10.4%인 외국인의 소액지분을 우호세력으로 만들기 위한 은밀한 행보를 했다.이 싸움의 마침표를 찍은 소액주주를 포섭하기 위해 영국,미국,싱가포르 등을 두루 돌았다.9.1%의 외국인 위임장을 받아내 ‘골리앗 LG’와의 막판 싸움에서 이겼다.당시 LG측은 윤 사장의 이같은 ‘외국 행보’를 나중에야 알게 됐다. 하지만 윤 사장은 이 와중에도 하나로통신 사장으로 밀어준 1대 주주인 LG 등 대주주와 끊임없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하나로텔레콤은 AIG-뉴브리지로부터 유치한 11억달러로 현재 제2의 창업을 서두르고 있다. ●“변화는 기회” 입버릇 처럼 강조 하나로텔레콤은 지금 모든 게 변신 중이다.외자유치전과 소액주주 쟁탈전에서 승리해 조직이 뭉쳐 있다.대범한 사람보다는 꼼꼼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그의 지론이 담긴 전략이 만든 결집력이다. 그는 일부에서 술렁거리는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도 있다.묵은 하나로통신의 찌꺼기를 걸러내기 위한 작업이다.영입한 젊은 임원들은 전면에 포진돼 젊은 기업을 만드는 데 앞장 서 있다. 그는 “change(변화)에서 g를 c로 바꾸면 chance(기회)가 된다.”고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한다.변화를 넘어 기회로 만들자는 뜻이다.그가 처한 통신시장 현실은 KT와 하나로텔레콤의 격차만큼이나 어둡다.시내전화는 95대 5 정도다.하지만 ‘사고를 칠 테니’두고 보란다. 이런 현실에서 뭘 갖고 큰소리를 칠까.KT보다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초고속인터넷으로 승부를 걸겠단다.초고속인터넷은 24%를 점유하고 있다.이를 기반으로 KT가 당분간 신경을 쓰기 힘든 결합 서비스를 내놓아 시장을 넓혀 가겠다는 전략이다. 두루넷 인수,휴대인터넷 사업권 확보,케이블TV 업체들과의 협력 등을 통한 멀티미디어사업을 하나로텔레콤의 미래로 보고 있다.매각을 추진 중인 두루넷도 제값을 주고 꼭 인수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윤 사장은 “지금은 큰 기업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빠른 기업이 이긴다.”는 말로 숨겼던 비수를 끄집어 낸다. ■ 윤창번 사장은 윤창번 사장은 소탈하면서도 적극적이다.‘박학다식’하지만 상대방에게 머리를 숙일 줄 안다.생활에 감각과 멋을 갖췄다고나 할까.인터뷰 말미에 선술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자고 제안했다.“그것 좋죠.꼭 한번 해야죠.”그는 흔쾌히 응했다.만나는 사람마다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임·직원들과 스스럼없이 호프 자리와 노래방 모임을 갖기도 한다.그의 18번은 윤도현 밴드의 신곡들이다.젊은 가수인 김범수,왁스의 노래도 즐겨 부른다.젊은 감각이 관리 능력에 바탕이 되고 있다.운동을 아주 좋아한다.테니스,야구,축구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골프는 한때 1오버파를 기록했다고 한다.핸디는 12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일이 바빠 제대로 못한다.가족 관계는 원로 음악가인 윤용석 교수가 부친이고,원로 피아니스트이자 한양대 음대 교수를 지낸 정은모 여사가 모친이다.이 때문인지 클래식 음악을 즐기고 CD 수천장을 소장하고 있다.재즈도 무척 좋아한다.김신배 SK텔레콤 사장과는 처남 매부간이다.서울대 다닐 때 여동생을 김 사장에게 소개해 줬다.남동생도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레텍 상무로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푸틴, 체첸 딜레마

    체첸을 어떻게 할 것인가?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인질극을 통해 체첸의 분리독립을 내세우는 체첸 반군들의 무장 저항으로 푸틴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고민은 체첸사태의 해결 실패에도 불구,유지돼온 자신의 인기가 꺾일 수도 있다는 점.푸틴은 테러를 자행하는 체첸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반감에 힘입어 체첸의 분리독립 요구를 묵살하고 협상을 거부하는 정책을 취하면서도 높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난 1주일 사이 3건의 대형테러가 잇따르면서 치안 유지 실패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면서 푸틴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의 고유가 행진에 따른 석유 수출 수입 증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상당한 석유매장량을 안고 있는 체첸의 독립 요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게다가 비교적 온건했던 1990년대의 체첸반군 주도세력이 이슬람 교리로 무장한 젊은층으로 교체되면서 이번 인질극에서 알 수 있듯 여성이나 어린이까지 공격 목표로 삼는 등 테러의 강도와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다.푸틴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체첸반군들과의 협상을 거부한 채 체첸 상황은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의 독립 요구를 무시해왔다.푸틴의 이같은 전략은 호조를 보인 러시아 경제상황에 힘입어 국민들의 관심을 체첸으로부터 돌리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지난 1주일 새 발생한 3건의 연쇄테러는 최대의 정치위기를 던져주고 있다. 유세진기자 yuiin@seoul.co.kr
  • [2004 美대선] 공화 뉴욕全大 셋째날

    |뉴욕 이도운특파원|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매디슨스퀘어 가든에서 계속된 공화당 전당대회의 사흘째 행사는 ‘기회의 땅’이라는 주제를 내걸었지만,그보다는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춘 날이었다.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한 딕 체니 부통령은 “케리 후보는 국가안보에 역행하는 표결을 해왔다.”면서 “상원의원은 20년 동안 실수를 해도 국가에 큰 영향이 없지만 대통령은 결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케리 후보를 부적격자로 몰아붙였다.대의원들은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람(Flip-flopper)’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케리 후보 비판에 동참했다. ●체니 부통령지명 수락 연설 민주당원으로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젤 밀러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케리 후보가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으로서 지금까지 해온 표결을 일일이 거론하며 “미국 총사령관으로서는 부적격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내 가족의 미래가 내 당의 미래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변신의 이유를 밝히면서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내 가족을 지켜줄 사람은 부시 대통령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전 행사서 10여명 반부시 시위 이에 앞서 이날 아침에 열린 청년 행사에서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이 연설하는 도중 무대 근처에 있던 10여명이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에이즈 근절’ 등의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며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항해 대의원들이 “4년 더” 등 부시 대통령 지지구호를 외치고 일부는 시위자들의 플래카드와 피켓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면서 무대 근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경찰은 현장에서 10명의 시위자를 체포해 수갑을 채운 뒤 연행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늦게 뉴욕에 도착해 소방관들과 만나 9·11을 회고한 뒤 숙박했다.한편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고 있는 케리 캠프에서는 핵심 참모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dawn@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23) 석유를 잡아라

    [차이나 리포트 2004] (23) 석유를 잡아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중국의 석유문제는 중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일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불안요인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석유수급 악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글로벌 경제,나아가 국제 정치에까지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친다.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경제는 물론 안보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중국의 석유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2위 석유소비국 부상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인한 석유수입의 급증으로 세계 석유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2003년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으로 부상했다.2003년 세계 원유소비 증가(1.9%)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31.2%이다.미국(21.1%)과 일본(6.9%)을 크게 상회했다. 중국은 지난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5대 석유(원유·석유제품 포함) 수입국이 됐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석유 사용량 중 중국 비중이 90년 3.5%에서 2000년 6.2%,2004년 7.6%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이 중국 때문이라는 국제여론에 대해 중국은 신경질적인 반응이지만 이라크 정세불안,OPEC의 감산 결정과 중국의 경제성장이 맞물려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석유문제는 빠르게 증가하는 석유 수요를 생산이 따라잡지 못하는데 있다.현재 중국의 석유 확인매장량은 183억 배럴이며 석유생산의 80%이상이 육상 유전에서 생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유전은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모두 노후화돼 원유생산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중국 총 원유생산량(하루 300만배럴)의 30%인 하루 100만배럴을 생산하는 다칭(大慶)유전의 경우 생산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최대의 석유공업단지 다롄 중국정부의 석유 안보정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도시가 다롄(大連)이다.랴오닝(遼寧)성 동쪽 반도 서남단에 위치한 이 도시는 최근 ‘대다롄건설(大大連建設)’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 최대의 석유 공업단지로 재건설한다는 입장이다.다롄시는 지난해 초 뤼순(旅順)시 솽다오만(雙島灣)에 위치한 석유화학 공업단지에 5억3000만위안(800억원)을 투자,중국 최대의 30만t급 원유 부두를 새로 건설했고 석유정제능력 확충과 송유관 건설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 개혁위원회는 금년초 4개의 국가전략석유 비축기지를 건설한다고 발표하고,다롄과 광둥지역을 우선 건설지역으로 선정하였다.왕청민(王承敏) 다롄 부시장은 “석유화학 관련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되면 다롄시는 중국석유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동북아 지역의 석유 제품교역 중심센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처럼 중국정부는 미약한 국내석유생산 능력을 보완하기 위하여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석유증산 대책으로 ‘서부대개발’ 프로젝트하에 내륙 유전의 신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등 서부지역은 방대한 에너지 가채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개발,수송,인력배치 등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이다. 해저 유전개발도 새로운 대안이다.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의 왕옌(王彦) 광구탐사 매니저는 “중국석유생산의 80%를 담당하는 육상유전의 생산량감소가 심각하기 때문에 향후 중국의 석유안보를 위해서는 해양유전에 전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중국은 현재 발해만,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유전개발을 추진중이지만 아직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2% 에 불과하다.향후 영유권 분쟁의 소지도 있어 쉽지만은 않다.현실적인 방안으로 중국은 해외석유개발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석유 순수입국으로 전락한 1993년부터 시작된 해외 석유개발은 초기 소규모 유전매입 방식에서 1997년 이후 대규모 투자로 전환했다. 2000년 이후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Sinopec),중국해양석유공사 등 3대 국영석유회사를 통해 공격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석유외교 97년 수단에서 확인 매장량 2억2000만 배럴규모의 유전을 60억달러에 매입했고,카자흐스탄에서는 매장량 8억배럴규모의 악튜빈스크 유전을 43억달러에 매입했다.현재 카스피해,아프리카,아시아,남미,중동 지역의 약 16개 국가에서 유전의 지분 및 석유개발권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유전 매입가격이 시세보다 상당히 높았다는 점에서 국제 석유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특히 아제르바이젠 유전 매입가격은 차점 입찰자보다 40%가 높다.중국이 석유안보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중국의 공격적 유전 매입은 중국수뇌부의 적극적인 ‘자원외교’가 뒷받침하고 있다.97년 리펑(李鵬) 당시 총리는 카자흐스탄을 방문,초대형 유전인 우젠유전을 확보하기 위해 6000km 파이프라인 건설계약에 서명했다.2001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동시베리아 앙가르스크 유전에서 중국까지 잇는 파이프라인 건설(17억달러 규모)에 합의했다. ●동북아 에너지 협력 강화해야 에너지 자급도가 낮은 동북아 지역이 ‘중국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주변 국가들간 상생의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우선 한국과 중국 등 에너지 소비국과 러시아 및 몽골 등 자원 보유국간 협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동북아에너지 협력체’의 신설에 역내국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대적이다.동북아 지역의 석유제품 교역 활성화는 물론 석유 이외에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원을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 추진도 확대되어야 한다. 중국의 석유안보 확보를 위한 노력이 불필요한 경쟁과 분쟁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중국과 주변국들 모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롄 김성진 중국 사회과학원 방문연구원 (산자부 서기관) sungjinkim15@hanmail.net ■ 원유수입 중동 의존도 커 미국과 충돌 가능성 상존 중국의 필사적인 석유확보 노력은 필연적으로 초강대국 미국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중동의 석유확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도 점차 불거지고 있다.중국의 심각한 고민은 원유 수입량의 50% 이상이 중동산이라는 점이다.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회원국 담당자인 노리오 에하라(Norio Ehara)는 “2010년 중국의 석유수입 중동 의존도는 70%를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은 미국이 걸프지역의 에너지 자원을 통제하기 위해 패권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것은 중국의 중동 석유시장 진출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미국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강행한 것도 궁극적으로는 잠재적 적대국인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은 최근 새로운 유전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카스피해와 아프리카를 석유안보를 위한 전략지역으로 설정,진출을 확대 중이다. 하지만 미국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미국은 카스피해에 대한 독자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군사 거점구축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이들 지역에서 아직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양국간 경쟁과 충돌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볼 수 있다.최근 미국의 국가에너지정책(NEP) 보고서가 “앞으로 국제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중국의 석유안보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미국과의 갈등 해결이다.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런하이핑(任海平) 국제전략연구실 주임이 “중국정부는 석유 확보 과정에서 미국과의 전략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중국의 고민이 읽혀진다. 중국의 해양석유개발도 주변국과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을 높여주고 있다.베트남과의 분쟁지역인 남사제도(南沙諸島)와 일본과의 분쟁지역인 조어대(釣魚臺)등이 대표적이다.한국과는 서해 및 남해 대륙붕 경계선을 놓고 분쟁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 최근 중국 군함이 군산 앞바다에서 작업중이던 우리 석유 탐사선에 접근,무력 시위를 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아시아 에너지 문제 전문가인 미국프린스턴 대학의 켄트 켈더 교수는 “중국이 석유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력에 의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김성진 중국 사회과학원 방문연구원 (산자부 서기관) sungjinkim15@hanmail.net
  • [열린세상]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회/이공주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

    한 졸업생이 대학원을 마치고 회사에 취직한 뒤 전문지식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하여 마케팅 분야에서 활발하게 일을 했고,능력을 인정받아 헤드헌터에 의해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기도 하는 등 일을 아주 즐겨 했다.4년 정도 회사를 다니다가 작년에 결혼하더니,애를 하나 낳았고,부모님이 애를 돌봐주셔서 회사에 잘 다니고 있었다.그러나 최근 남편이 직장 일로 몇년 외국근무를 하여야 한다며 떠난다고 인사를 하러 왔다. 젊은 그 시절이 인생의 황금기이니 잘 지내라고 이야기하였더니,눈물 바다를 이루었다.자기가 좋아하고,잘 하던 일을 아이와 남편으로 인하여 그만둘 때의 그 안타까운 마음을 어찌 모르겠는가? 지금 마음은 그렇지만 지나고 나면 그때가 가장 좋을 때이니 새로운 일도 벌이고,재미있게 보내고 오라고 이야기는 하였으나 그 심정이 이해가 간다.자기를 잃어 버린다는 상실감으로 마음이 언짢아지는 것을 젊은 나이에 얼마나 다스리기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세상 사람들은 여자들에게는 좋은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애 낳는 일이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그러나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여성 당사자는 정작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이 사회적으로 큰 고민이다.귀여운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기는 하나,그 안에 들어있는 ‘엄마들의 감옥’은 어떻게 할까? 최근 들어 경제학자들은 출산율은 낮고,고령인구는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앞으로 얼마나 큰 문제가 생길지를 걱정한다.불과 20∼30년 전에는 가족계획을 강조하고,아이를 적게 낳는 것이 미덕이었다.그러나 10년 전에는 출산율이 1.7명,현재는 1.19명이라며,OECD국가 중에서도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라고 걱정들이 많다.출산장려법을 제정한다,재정적인 지원을 한다는 등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 설왕설래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의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고속성장을 하여 생겨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너무나 짧은 시간의 발전은 사회철학과 가치관의 혼선을 유발한다.아직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은 농경사회인데,현실은 한참 경쟁적인 산업사회와 정보사회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한편에서는 여자가 애를 낳아서 기르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당사자인 여자들은 자기성취를 가장 우선시하는 상반된 생각이 공존하는 사회가 지금의 현실이다.복지사회로 가야 하기 때문에 출산휴가를 3개월로 늘려 놓았으나,다른 한편에서는 3개월의 출산휴가를 줘야하는 여성을 채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어떤 방향으로 최선을 이루어갈 것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우선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은 여자만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아이를 낳아 좋은 인재로 키워야만 사회가 유지된다는 것이다.이를 토대로 다른 부분은 유연성있게 사회적인 발상의 전환을 하여야 한다. 아이를 낳는 것을 여성이 책임진다면,키우고 교육시키는 쪽에는 사회와 남성을 많이 참여시켜야 한다.아이를 낳은 여성에게는 사회가 이를 경력으로 인정하여 불이익을 줄여주고,출산휴가의 반은 남자가 택하여 아이를 보살피게 하고,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 집을 잘 운영한다면,상황은 반전될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더이상 한 가정의 문제는 아니다.어떻게 하면 좋은 인력을 키워내고,그 인력이 어떤 사회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를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 사회적인 차원에서 보아야 할 만큼 사회가 성장하였다. 우리는 살아가며 상황이 변한다는 것과 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디에선가 미리 배워야 한다.그러나 인생은 예습이 안 된다는 것이 큰 어려움이다.어려서부터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인류와 사회유지를 위하여 살아가는 동안 해야 할 일들,책임질 일들을 깨닫고,이를 즐겁게 할 수 있는 힘을 키워나가도록 우리 사회가 발전하였으면 좋겠다. 이공주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
  • [아테네 2004] 젊은 피로 도약하라

    ‘한국 스포츠,젊은 피를 수혈하라.’ 한국은 30일 끝난 아테네올림픽에서 종합 9위로 8년만에 ‘톱10’에 진입,절반의 성공을 거뒀다.하지만 4년 뒤 베이징올림픽을 생각하면 안도할 처지가 못된다.중국은 이미 안방 올림픽에 대비해 강도 높은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중국의 발빠른 행보는 각 종목마다 숙명적으로 마주쳐야 하는 한국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차기 대회에서 사상 첫 종합 우승을 노리는 중국은 자존심에 상처를 준 탁구와 배드민턴에서 설욕을 꾀할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텃밭인 양궁과 태권도에서도 ‘타도 한국’을 외쳐 한국은 자칫 중국 돌풍의 최대 피해국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따라서 한국 스포츠의 세대교체는 시급히 서둘러야 할 당면과제인 셈이다. 최강 덴마크와 2차 연장전까지 가는 눈물겨운 사투 끝에 아쉽게 패한 여자 핸드볼.국민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긴 이들의 한가운데 ‘아줌마 부대’가 있다.일본에서 활약 중인 임오경(33) 오성옥(32),그리고 골키퍼 오영란(32)이다.30대를 훌쩍 넘긴 이들은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후배들을 이끌었지만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게다가 주포인 이상은과 허순영(이상 29)도 차기 대회에 나서기에는 버거워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배드민턴 남자복식 금·은메달을 거머쥔 김동문-하태권(30)과 이동수-유용성(31)조도 나란히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아쉽게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나경민(29)도 태극마크를 반납한다.이들의 퇴진은 예고됐지만 현실을 감안할 때 중국과 맞설 차세대 재목감이 마땅치 않은 게 고민이다.여자배구도 올림픽을 겨냥해 노장 중심으로 팀이 급조됐다.최고참 구민정(31)과 최광희 장소연 강혜미(이상 30) 등은 사력을 다했지만 나이 탓에 8강에 만족해야 했다.여자 농구도 이종애(29)와 조혜진(31) 김영옥(30) 등 노장이 많아 수혈이 절실하다. 구기종목뿐만 아니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의 간판인 김인섭(31) 문의제(29),펜싱 에페의 이상엽(32) 김희정(29),마라톤의 이봉주(34) 등도 체력적 부담을 절감한다.성공적인 세대교체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사격,복싱 등과 대비된다. 큰 대회가 끝나면 종목마다 대표팀의 대폭 수술로 재도약을 꿈꾼다.그러나 저변이 약한 한국으로서는 걸출한 신예 탄생을 언제까지 기대할 수 없고,‘헝그리 정신’을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안정된 지원 속에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해법이다.배드민턴의 한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이 정상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수와 지도자의 노력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도심 재개발의 걸림돌 윤락가

    도심 재개발의 걸림돌 윤락가

    “어떻게 하면 용의 눈에 눈동자를 그려 넣을수 있을까.” 청량리 588,미아리·천호동 텍사스촌,용산역·영등포역 사창가 등 서울의 ‘5대 윤락가’를 끼고 있는 자치구들이 이들 지역 재개발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 대규모 윤락가 정비는 지역발전의 ‘걸림돌’을 제거하고,불법적인 성매매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이같은 매력 탓에 윤락가 재개발 추진계획은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단골 메뉴’지만,실제 성과는 많지 않아 행정당국을 ‘양치기 소년’으로 만들기 일쑤다.윤락가를 중심으로 뒤엉켜 있는 이해관계를 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재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일선 자치구의 수면하 움직임을 짚어본다. ■ 대규모 윤락가 개발 상황 서울시내 대규모 윤락가에 대한 정비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데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를 효과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재개발은 철저히 수익성이라는 경제 논리를 따르지만,개발계획에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를 근거로 ‘청사진은 있지만,실천이 없다.’는 냉소적인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 ‘청량리 588’은 과거 10년을 ‘허송 세월’로 보낸 실패를 거울 삼아,‘미아리 텍사스촌’과 ‘용산역 사창가’는 ‘청량리 588’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각각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청량리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속칭 ‘청량리 588’로 널리 알려져 있는 동대문구 전농동 588 일대 윤락가에 대한 재개발 움직임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이곳 6200평(2만 466㎡)을 포함한 2만 3600평(7만 7920㎡)이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뒤 1997년에 구체적인 사업계획까지 나왔지만,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계획 수립 당시 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용적률을 800%까지 허용해 줬지만,지하 4층까지 용적률에 반영토록 해 실질적으로는 600%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즉 재개발사업은 토지 소유자 등 지역주민이 개발 주체가 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이들이 발벗고 나설 리 만무하다는 사실만 재확인해 준 셈이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계획을 세운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난 만큼 지역여건 등을 반영해 다음달 중 개발기본구상안을 다시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산 “청량리를 타산지석으로” 용산구 한강로2가 396의 3 일대 3455평(1만 1400㎡)의 부지에 자리잡고 있는 ‘용산역 사창가’는 현재 용산구가 도심재개발구역 지정을 위한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올해 말까지 이 일대 1만 9000평(6만 2500㎡)에 대한 구역 지정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 구역 지정을 완료하겠다는 당초 계획보다 1년여 늦춰진 것이지만 구측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이는 재개발 방식이 유사한 청량리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용산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못하면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더라도 개발이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주민의견을 우선적으로 조율한다면 구역 지정 여부에 관계없이 재개발 추진을 위한 걸림돌은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용산구와 주민들은 사업의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950% 수준에서 상한 용적률을 정하기로 하는 등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다만 고도제한을 현행 150m에서 200m로,업무용 시설만 지을 수 있는 이곳에 주거용 시설을 포함시켜 달라는 등의 주민 요구와 타협점을 찾는 일이 남아 있다. ●미아리 “다음달쯤 개발방식 윤곽” 성북구는 하월곡동 88 일대 ‘미아리 텍사스’에 대한 재개발 방식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이 지역 3600평(1만 2000㎡)을 포함한 9만 5500평(31만 5000㎡)이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구체적인 사업 추진계획만 내놓으면 된다. 그러나 현실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섣불리 개발방식과 방향을 제시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때문에 사업 추진을 위해 조합을 설립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토지 소유자가 주체가 되는 도심재개발방식과 건설회사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도시개발방식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또 이곳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취지가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상 동북권역의 중심지라는 점을 감안,주변지역을 우선적으로 개발해 개발 압력을 높이는 식의 우회적인 수단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중 서울시에서 도시기반시설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도시개발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성북구 관계자는 “소유와 이권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주민들을 설득하기 쉬운 사업방식을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다음달쯤 개발방식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일본이 부산·원산·인천에 처음 설치 전국에 69곳… 2007년부터 단계 폐쇄 우리나라에 ‘창기(娼妓)’가 등장한 것은 1876년 개항 직후이다.일본이 부산·원산·인천 등 개항지에 매춘을 전업으로 하는 창기들의 집창촌(사창가)인 유곽을 설치한 데 이어 1916년에는 매춘을 공식화,창기들로부터 세금을 걷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창제’가 도입됐다. 공창제는 1947년 미군정청에 의해 폐지됐지만 미군을 상대로 한 매춘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간주돼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양공주’들이 진을 쳤다.1961년 ‘윤락행위방지법’이 제정되고,1968년에는 당시 국내 최대 윤락가인 서울의 ‘종3’ 소탕을 위한 ‘나비작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매매춘 행위를 없애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80년대 이후 윤락 행위가 활개를 치면서 여성에 대한 납치·감금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까지 했다.전국에 형성돼 있는 대형 사창가들의 ‘전성기’였다. 최근 ‘필요악’처럼 인식되던 대형 사창가들이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다.지난 3월 여성부와 법무부,경찰청 등은 2007년부터 전국에 산재해 있는 69개 집창촌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성매매를 알선한 업주에게는 성매매로 인한 이익을 전액 몰수·추징한다는 내용의 ‘성매매방지 종합대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창가 폐쇄가 성매매 근절로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특히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출장마사지·전화방·휴게텔과 같은 신종 윤락업태와 인터넷 성매매같은 음성적인 윤락 행위가 번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성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은 모두 33만여명.거래되는 화대만 연간 24조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이 중 사창가 여성 종사자 수와 화대는 각각 1만여명,1조 8000억여원에 불과하다. 여성계 등에서는 성매매 직업 여성 수를 80만∼120만명,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 여성까지 합치면 2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형사정책연구원 김성언 박사는 “과거에는 여성들이 납치 등 물리적 압력에 의해 성매매에 종사했다면,지금은 카드빚 등 경제적 압력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참여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 행위를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영등포’도 폐쇄 수순…접점찾기 묘수풀이 서울의 대표적 윤락가 중 하나인 이른바 ‘영등포 사창가’를 없애고 그 자리에 패션전문단지를 세우려는 개발계획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영등포구는 내년부터 사창가 폐쇄를 위한 수순을 밟아 늦어도 2008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영등포 부도심권에 대한 개발 압력이 차츰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중심에 ‘외딴섬’처럼 놓여 있는 사창가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제2의 전성기’를 위해 1970년대까지 종로·명동과 함께 서울의 3대 번화가로 꼽히던 영등포는 30년 가까이 개발의 뒷전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 개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같은 ‘개발 붐’은 방림방적(6만평)과 대선제분(6000평),경성방직(1만 8500평) 등 영등포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던 공장들이 이전하면서 부지 개발이 진행된 것이 촉매제가 됐다. 또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으로 문을 닫은 영일·조광시장 일대 1만 9000평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수립,연말부터 착공에 들어가는 영등포역∼영등포시장∼영등포시장역 지하공간 연결사업 등이 거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노후·불량주택과 재래시장,공구상가 등이 무질서하게 얽혀 있는 영등포동 2·5·7가 일대 7만 8700평에 대한 도심형 뉴타운 개발구상안이 발표되면서 개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형수 구청장은 “공장부지는 2008년,지하공간은 2010년,영등포뉴타운은 2012년까지 각각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라면서 “다만 영등포 부도심권의 종합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윤락업소 및 공구상가 밀집지역에 대한 정비가 선결과제”라고 설명했다.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추진 개발 예정지를 사방으로 마주하고 있는 윤락가는 영등포 부도심권의 ‘요충지’라 할 수 있다.따라서 사창가에 대한 정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는 영등포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명균 구 도시관리과장은 “60∼70년대에 지어진 2∼3층짜리 목조건물에 들어선 윤락업소와 공구상가 등은 부도심에 맞지 않는 부적격 시설”이라면서 “사창가를 강제로 폐쇄하긴 어렵지만,주변여건을 조성해 개발 압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는 2002년 이 일대를 노선상업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한 데 이어 개발계획을 탄력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특별계획구역으로도 지정했다. 이 과장은 “연말쯤 사창가와 공구상가 등이 몰려 있는 영등포동·문래동·당산동 일대를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토록 서울시에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지정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주변지역과 연계한 정비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사창가 정비는 이웃해 있는 경성방직 부지 개발과 맞물려 이뤄질 전망이다.경성방직 부지는 내년 상반기부터 공사에 착수,호텔·백화점·쇼핑몰·컨벤션센터 등을 갖춘 복합시설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착공시기에 맞춰 사실상 사창가를 단계적으로 폐쇄토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천호동’식 개발될 듯 60년대 후반에 형성되기 시작한 사창가는 현재 200여m 도로 양쪽에 50여 곳의 업소만이 영업을 하는 등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된 모습이다.그러나 그 면적이 5000여평(1만 6890㎡)이고,공구상가를 포함하면 1만평(3만 365㎡)에 육박하는 등 무시할 수 없는 넓은 지역이다. 반면 다른 윤락가처럼 도심재개발구역 등으로 지정하려 해도 대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사실상 개발방식을 놓고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때문에 이곳에 대한 개발방식은 ‘천호동 텍사스촌’에서 이뤄지고 있는 형태와 유사하게 전개될 전망이다.이 과장은 “강제적인 개발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주민들이 개발을 주도하고,행정당국이 측면지원하는 천호동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까닭에 영등포구는 이곳을 균형발전촉진지구내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어 세금 감면과 공공시설 유치 등 개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또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려 개발이 지지부진할 경우 경성방직이나 신세계백화점 등 대지주가 개발을 주도토록 하거나,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관련규정 완화를 요청하는 등의 대안도 세우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이 일대를 패션 중심의 전문상가 특화단지로 바꿀 계획”이라면서 “부도심으로서의 기능 회복이 급선무지만,난개발이 이뤄지지 않도록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천호동 개발 절반의 성공 서울 강동구 천호동 423 일대 ‘천호동 텍사스촌’은 주민들이 먼저 개발안을 제시한 뒤 이를 자치구가 수용하는 형태의 ‘주민제안형 개발방식’을 취하고 있다.때문에 주민 갈등이라는 사업 초창기의 난관을 일정부분 극복,현재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다만 세부시행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이견을 어떻게 좁혀나가느냐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 1990년대 후반 이 일대 130여명의 토지 소유주들은 이곳에 주상복합건물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이에 발맞춰 강동구는 이 지역을 덩어리째 개발하기 위해 서울시에 지구단위계획상 특별계획구역 지정을 건의,지난해 3월 확답을 얻어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4000평(1만 2930㎡) 중 2600평(8684㎡)은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됐으며,나머지 1200평(4246㎡)은 1·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세분화됐다.용적률도 최고 400%까지 상향 조정,1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그러나 텍사스촌이 지난해 11월 강동뉴타운에 포함되면서 주민들은 개발 방식을 놓고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뉴타운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면 도로나 공원용지 등 도시기반시설의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 반면 뉴타운 세부계획은 내년 4월 이후에나 드러나 사업 시기가 늦춰져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고,다른 지역과 연계한 개발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토지 소유주들의 요구를 100%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최근에는 정부가 개발이익환수 방식으로 재건축시 용적률 증가분의 25%를 임대아파트로 짓도록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주목하고 있다.천호동 423번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만일 임대아파트를 분양하면 사업성에 치명적”이라면서 “임대아파트의 불똥이 주상복합건물까지 튀지 않는다면 현재 계획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호재와 악재가 겹치면서 재건축조합에 대한 설립등기가 미뤄지고 있어 세부시행계획에 대한 가닥을 잡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이든 뉴타운방식이든 소유권이 잘게 나눠져 있는 땅을 모아 주상복합건물을 세운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면서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뉴타운 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사업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거나,뉴타운 계획에 맞춰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 토지·소유주들은 뉴타운 세부계획이 수립되기 전까지 개발방식을 놓고 지구단위계획과 뉴타운 사이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여대생들 취업전략 캠프 “아자 아자!” 함성

    여대생들 취업전략 캠프 “아자 아자!” 함성

    “휴학은 필수”“여학생이 거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니까 어느 교수님이 ‘이러다가 전 국민이 공무원 되겠다.’고 하더라.”“남자는 취업에 방해꾼” 취업을 코앞에 둔 여대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다.천안시 목천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여대생 취업전략 캠프’에 참가한 한양대·아주대·충남대·전북대·신라대 등 5개 대학의 여대생 100여명은 캠프 첫날인 26일 밤 ‘취업전략 세우기’ 시간을 통해 각자의 고민을 털어놨다. ●여대생 취직은 바늘구멍 “선배 중에 외국계 회사에 취직해 32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뭐냐.’는 오기가 생겨 웬만한 회사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이은주(22·한양대 정외과 3년)씨가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선현정(22·신라대 무역학과 4년)씨는 “연봉을 3200만원 받는 우리 학교 졸업생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받아쳤다.이씨는 “연봉이 2500만원은 넘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고,박소연(22·충남대 영문학과 4년)씨는 “월 150만원이면 되지 않느냐.”고 되받았다.하지만 취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하소연은 한결같았다. 이씨는 “서울 취직을 고집하다 ‘지방에라도 내려가겠다.’고 하는 여대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기업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 비율을 아예 8대2로 정해 학교에 추천서를 보낸다.”며 “여학생 50명 가운데 3∼4명만 취직을 한다.”고 볼멘소리도 나왔다.선씨는 “월 30만원짜리 인턴사원도 자리가 없어 못들어간다.”면서 “중국에 인턴사원으로 들어간 여학생도 15명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박씨는 “지금까지 취직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남학생보다 4∼5배 더 노력해야 이씨는 “기업이 경영학 전공을 선호해 복수전공으로 신청하는 학생이 많다.”며 “경영학 수강신청이 너무 많아 학교에서 ‘경영학과 학생이 우선이니 다른 학과생은 나중에 신청하라.’고 제한하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도서관이 개강 전인데도 미어터지고 모두가 토익을 공부하며 대입 때보다 더 공부한다.안타깝다”고 말했다.그는 “동아리도 취업에 방해된다며 회원이 줄고 있다.”면서 “한 친구는 ‘남자는 취업에 훼방꾼’이라면서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취업에 유리한 경력관리를 위해 한달째 백신개발연구원을 다니고 영어 말고도 중국어를 별도로 배우고 있다는 이씨는 “이번 캠프참여는 취업전선의 현실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박씨는 “중등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우리 학교 교육대학원에 가고 싶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다른 직종 취업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캠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7일에는 12명이 한 조가 돼 철판을 줄에 매달아 공을 튀기며 옮기기,산악 훈련 등 조직 적응력과 자신감을 키우는 훈련에 구슬땀을 흘렸다. ●휴학은 필수 박씨는 “어학연수를 위해 1학기 때 미국을 6개월간 다녀왔다.”고 말했다.이씨와 선씨도 1년간 휴학을 했다가 복학한 경험이 있다.이씨는 “여대생의 상당수는 휴학한다.”며 “취직을 준비하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졸업하면 백수라는 두려움도 있어서”라고 밝혔다.선씨는 “휴학하는 여대생이 많아 ‘5년제 대학생’이라는 자조적 말도 나돈다.”고 웃었다. 여성부는 지난해 이들 5개대에 ‘여대생 커리어개발센터’를 설치하고 학교당 연간 8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취업 관련활동 사업을 돕고 있다. 황순용 여성부 인력개발담당관실 직원은 “전국 14개 대학에 커리어개발센터가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권역별로 5개대밖에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30%인 한국의 여성취업률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달성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아테네 2004] 美 게이틀린 남100m 9초85 금메달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23일 새벽 5시10분(이하 한국시간) 메인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8만여 관중들의 숨소리가 멎었다.스타팅블록에 잔뜩 웅크린 8명의 사내들은 탄창에 장착된 총알이었다.어깨 근육을 움찔거리며,숨을 한껏 들이마신다.그리고 마침내 ‘탕-’.눈을 깜빡하기도 전에,들이마신 숨을 내쉬기도 전에 바람처럼 트랙을 날았다.9초85.무려 4년을 기다린 승부가 갈린 데는 10초도 채 안 걸렸다. 미국의 신예 저스틴 게이틀린(22)이 ‘인간 탄환’을 가리는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30m 지점부터 치고 나간 뒤 막판 가슴을 들이밀며 결승선을 통과,프란시스 아비크웰루(포르투갈·9초86) 모리스 그린(미국·9초87)을 사진판독 끝에 따돌리고 금메달을 움켜 쥐는 파란을 연출했다. 사진판독 끝에 메달 색깔을 가린 것은 지난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앨런 웰스(영국)와 실베오 레오나르드(쿠바)가 10초25의 같은 기록으로 골인한 이후 24년 만이다. 팀 몽고메리(미국)의 세계기록(9초78)에는 못 미치지만 숀 크로퍼드(미국)의 올 시즌 최고기록(9초88)을 0.03초 앞당긴 게이틀린은 “지상 최고의 레이스였다.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감할 수 없다.내 생애 가장 흥분된 경주였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게이틀린은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기 전까지 그저 ‘복병’일 뿐이었다.지난해 세계실내선수권 60m와 올해 체코 그랑프리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디펜딩챔피언 그린의 그늘에 가려 있었고,준결승도 조 2위로 통과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그러나 30m지점부터 옆 레인의 경쟁자들을 반발짝 앞서는 총알 질주를 했고,골인 순간 가슴을 쭉 들이미는 짜릿한 마무리로 아테네의 최고영웅이 됐다. 스프린터의 산실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뉴욕 출신으로 한 때 매리언 존스와 팀 몽고메리(이상 미국)를 지도한 명코치 트레버 그레이엄의 조련을 받은 그는 185㎝,83㎏의 빼어난 체격에 순발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유망주로 세 차례나 미국 주니어챔피언을 지냈다.그레이엄은 미국 육상계를 뒤흔든 최대 약물 스캔들의 ‘휘슬 블로워(내부 고발자)’로 밝혀져 화제다.그레이엄은 23일 “지난해 6월 한 코치에게서 합성 스테이로드(THG) 주사제를 받은 다음 고민 끝에 반도핑기구(USADA)에 이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전미대학선수권 100·200m를 석권하면서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게이틀린은 2001년 금지약물 암페타민 양성 반응으로 1년 간 트랙에 서지 못했고,지난해에는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그러나 지난해 9월21일 모스크바챌린지대회(총상금 240만달러)에서 100만(11억6000만원)달러가 걸린 남자 100m에서 10초05로 우승,상금 50만달러를 움켜쥐면서 ‘빅매치에 강한 선수’로 주목 받았다.당시 세계기록(9초78) 보유자 몽고메리는 10초19로 3위에 그쳤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의 최고이자 시즌 4위인 9초92를 기록해 ‘아테네의 주역’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美·中 패권주의는 닮은꼴/이영호 인하대 한국사 교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계속되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우리의 몸을 괴롭히는데 더하여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소식은 속으로부터 열불나게 한다.집단적 스트레스를 받는 중에 한국 역사학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북한과 중국이 신청한 고구려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동반등재됨으로써 지난 1년여 동안 격렬한 역사분쟁을 초래한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문제가 가닥을 잡는가 했다.중국이 역사문제를 정치문제화하지 않겠다고 학계에서도,외교가에서도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의 신청을 보류시킨 뒤 뒤늦게 신청하여 동반등재시킨 중국의 공세적 자세 앞에,우리는 심리적 피해의식을 숨기며 다행으로 여겼다.우리 입장에서는 중국이 고구려사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문제가 학술차원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했다.고구려연구재단이 출범하여 학술방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동반등재 결정 이후 우리의 순진한 자세를 비웃듯이 중국은 고구려의 중국지방정권설을 대중적으로 기정사실화하고 내년에는 교과서에까지 실을 태세다. 중국이 고구려를 지방정권으로 규정하는 데서 멈출지는 알 수 없다.1894년 청일전쟁 당시 중국의 청은 ‘조선속방론’을 내세워 조선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출병하였고,일본은 강화도조약 이후 조선은 자주독립국임을 선언하면서 청의 조선지배 의도를 깨뜨리고자 출병하였다. 중국이나 일본이나 모두 조선의 영토와 국권을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적 야욕을 드러냈다. 청일전쟁에서 패전한 뒤 중국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섬나라 일본의 공격을 받아 영토를 유린당하고 피의 학살을 체험하였다. 오늘날 중국의 패권주의는 사회주의적 실험의 성과를 포기하고,이제 수천년 이어온 중화주의,대국주의로 돌아가,청일전쟁 이후 빼앗긴 그것을 되찾으려는 의식으로 팽배해 있다.동북아의 상황 변동에 따라서는 우리의 역사를 송두리째 중국의 것으로 여기는 공세적 자세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1세기를 맞으면서 지구촌 사람들은 피의 전쟁으로 점철된 지난 세기의 대립과 갈등을 벗어나 평화와 공존의 문화시대가 도래할 것을 소망하였다. 그러나 석유의 확보를 배경으로 이라크침공을 감행한 미국의 신제국주의적 패권전략은 인류의 소망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여기에 중국의 애국주의는 미국의 그것과 닮은 꼴로 향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담론의 창출과 확장이 필요할 것이다.그러나 이 지점에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우리가 민족의 찬란한 문화와 자주적 역사를 강조하면서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에 격분하고,‘역사주권’을 찾기 위해 다방면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마땅한 일이다.그러나 역사주권만을 부르짖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미동맹의 경제적,군사적,국제관계적 현실을 고려한다 하더라도,국민의 ‘격렬한’ 반대를 외면하고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여 신제국주의적 이라크침략전쟁에 파병함으로써,주권국가의 자존에 손상을 입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의 고구려 역사주권을 지키려 하면서 남의 나라 주권을 빼앗는 침략전쟁에 가담하는 것의 모순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역사주권 회복의 당위성은 현실적으로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을 세우는 일과 맞닿아 있다.인간존중,평화추구,민족자주성의 의연한 자세로 이라크 파병을 재고해야 한다. 이영호 인하대 한국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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