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4년 고민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약과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갈등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네이처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경력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508
  • 제대군인(장기복무 뒤 전역) 57% 갈 곳이 없다

    황모(32)씨는 8년간 육군 장교로 복무하다 지난 3월 대위로 제대했다. 사회인으로 할동하고 싶었지만 사회의 벽은 높기만 하다. 황씨는 “장교 출신을 우대한다는 건 옛말이다. 요즘은 우대는커녕 어디 한 곳 들어갈 만한 곳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른을 넘긴 나이로는 기업의 신입사원 모집에서 서류통과조차 쉽지 않았다. 경력직에는 더더욱 내세울 게 없었다. 6년간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지난해 말 중사로 제대한 한모(30)씨는 “제대군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씨는 “제대한 선배들 중 취업자의 대부분은 보험사나 제품 영업직에 종사한다.”면서 “기업들은 영업을 위해 군 인맥을 활용하려고 하지만 이로 인해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등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국군의 날(1일)을 맞는 제대군인들의 마음은 어둡기만 하다. 불황에 청년실업이 높다고 하지만 이들의 그늘은 더 짙다. 지난해 10월 서울 신림동에서 중사로 제대한 20대 남성이 잇따른 취업 실패와 사회 적응의 어려움을 호소하다 자살한 사건이 단적인 사례다. 30일 국가보훈처가 지난 7월 한 달 동안 제대 또는 제대를 앞둔 중장기 복무 군인 13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3%가 ‘취업시 정보 부족’을, 36.9%는 ‘전문기술 부족’을 호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가보훈처의 ‘전역자별 취업현황’에서도 잘 나타난다. 2006년 제대군인 5034명 가운데 2689명(53.4%)이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2008년에는 5414명 가운데 취업자가 2333명(43.1%)에 그치는 등 갈수록 취업난을 겪고 있다. 정부는 제대군인을 지원하기 위해 2004년 서울, 부산 등 5곳에 제대군인 지원센터를 열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이훈구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제대군인은 명령과 복종 중심의 군 문화에 익숙해 있다가 당장 사회로 내몰리게 되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서 “제대군인은 심리적 긴장 상태에서 취업 실패가 반복된다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국민 아버지’ 최불암 “배우 되기 전에 인간이 돼야… 너무 도덕적인가… 허허…”

    ‘국민 아버지’ 최불암 “배우 되기 전에 인간이 돼야… 너무 도덕적인가… 허허…”

    양복 윗도리의 왼쪽 소맷부리에 덧댄 천에 슬쩍 눈길이 간다. “이거 40년된 옷이야. 재가 떨어져서 덧댔지. 그냥 입고 나왔지만 전혀 못입을 것도 아니잖아? 모양도 나쁘지 않고…. 허허허” ‘국민 아버지’ 최불암(69)이 지난해 ‘식객’ 이후 1년 남짓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26일 시작한 SBS 특별기획 ‘그대 웃어요’(극본 문희정·연출 이태곤)를 통해서다. 우리 사회의 한창 어려웠던 시기를 겪으며 몸에 밴 탓에 평소 집에 있을 때 전기를 자꾸 끄다가 자녀들에게 한소리 듣는다고 빙긋 웃는 모습에 극중 강만복이라는 캐릭터가 겹쳐 보인다. 만복은 물 한방울 허투루 흘러도 난리를 치고, 신발짝 닳게 왔다갔다 하지 말고 그냥 집에 있으라고 호통을 치는 노인네다. 암을 앓고 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에겐 목청 큰 잔소리꾼일 수도 있다. 서울 목동에서 그를 만났다. ●철저한 코믹드라마속 돈에 집착하는 수전노役 “내 역할은 돈을 지키는 노예, 수전노야. 구두쇠나 노랑이라고도 할 수 있어. 물질에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이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역설적으로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 아끼며 사느냐, 그런 것이 잘 표현됐으면 하지. 경제가 좋아지려면 국민들에게 이런 면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어?” 만복은 이북 출신으로 고생 끝에 재벌 집안에 운전기사로 들어가 평생을 바친다. 회장이 세상을 뜬 뒤 재벌 집안이 몰락하자 그 식솔들을 자신의 집에 들어와 살게 한다. ‘그대 웃어요’는 한지붕 두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가치관의 충돌을 풍자적으로 다루게 된다. “만복을 대표하는 또 다른 성격은 바로 의리야. 모든 것을 아껴쓰자는 것 말고도 사람의 도리와 의리를 지키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잘 살펴보면 은혜를 갚아야 할 경우가 많아. 은혜를 모르면 짐승이라는 말도 있잖아. 은혜라고 하면 젊은 세대들에게는 촌스럽게 느껴질까? 허허허.” ‘그대 웃어요’는 철저하게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드라마다. 1990년대 본의 아니게 짧은 유머 ‘최불암 시리즈’의 주인공이 돼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코믹 연기는 1999년 시트콤 ‘좋은 걸 어떡해’, 2004년 영화 ‘까불지마’ 등에서 이따금 접해봤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막장이라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많다고 하더라고. 윤리적으로 성립이 안 되는 작품들도 있다고 하고. 이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고 해서 출연을 결심했지. 너무 웃기는 게 흠이야. 겉으로만 요란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해. 이유 있게 웃겨야지 엉터리로 웃기면 안 돼. 리얼하게 연기해서 진실이 진실을 찾아가는, 재미있으면서도 페이소스가 있는 웃음을 만들어야지. 힘든 시기에 안방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도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시대의 문제를 고쳐가는 것도 드라마의 역할이라는 게 그의 설명. 마냥 웃기고 새콤달콤함만 전해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즘 TV를 보면 걱정스러운 점이 많아. 나는 좋은 방송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고 생각해. 드라마도 유유한 우리 역사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인간상을 만드는 데 영향력을 보태야지. 시청률이 좋지 않더라도 그런 좋은 영향을 주면 결국 다 보게 돼 있어. 너무 도덕 교과서적이고 훈장 같은 소리인가? 허허허” 최근 들어 연기 활동이 예전만큼 왕성하지는 않다. “한번에 욕심을 내면 안 돼. 몸과 컨디션, 제작 여건도 맞아야 하지. 그런데 쉬고 싶어서 쉬었더니 한없이 게을러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 연기를 잠시 쉬는 순간이라고 해도 바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개인 운동부터 집안 대소사, 그리고 사회 활동까지. 워낙 우리 시대 아버지의 표상으로 여겨지는 까닭에 어린이재단 후원회장을 비롯해 각종 관광이나 문화 행사 등의 봉사, 홍보 활동이 이어진다. “쉬다보면 후배들에게 죽어도 내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남겨야 하는 정신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사명적으로 밀려와. 나이를 들다 보니 그런 생각이 생기는 것 같아. 마침 이 작품 제의가 들어왔지.” 그래서 오랜 만에 젊은 후배들과 만나고 있는 게 반갑단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이민정, 정경호, 이천희, 최윤정 등과 함께 하고 있다. 먼저 칭찬이 앞선다. “캐릭터 분석이야 당연히 하고 나오는 것이겠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 정말 능력이 있어. 잘해. 보기 싫은 모습은 없어. TV나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유연한 것 같아. 하지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숙달되면 안돼. 깊이 있게 심연의 연기가 나올 수 있도록 많은 작품에서 만나 가르치고 경험시켜 주고 싶어.” ●“후배들 정말 능력 있어… 사회 보는 눈은 키워야” 젊은 시절에 다른 사람의 연기를 많이 접하며 공부하고, 특히 사회를 보는 올바른 눈을 가지기 위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배우가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는 것이다. “연기자는 남의 집 안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가는 사람이야. 느낌이 나쁘면 시청자가 받아들이지 않지. 안방에서 대우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인격을 만들어야 해. 인기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는 나라를 걱정하고 역량껏 봉사하라고 말하지. 나라가 없는데 한류 스타가 나올 수 있겠냐는 거지. 국민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고.” 행복한 가을이다. 촬영을 하며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있기 때문이다. 들판에 나갔더니 누런 냄새가 나고, 밤송이가 열렸는데 아직 따지 않았더라며 웃는다. “(연기는) 워낙 하던 일이라…. 건강은 나쁘지 않아. 하지만 작품 초입이라 밤을 새고 그러면 다음날 휘청휘청하고 그래. 나이가 있어서 어렵구나 느껴요. 순발력과 기억력도 떨어지고…. 하지만 이러한 것을 극복해나가는 재미도 있지. 허허허”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SBS 제공
  • [열린세상] 개헌에 관한 미시적 접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에 관한 미시적 접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헌법 개정 논의가 자칫 거시 제도의 개편에만 초점을 두지 않나 염려된다. 모든 제도는 그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어서 제도를 평가할 때에는 제도 자체의 장단점은 물론 우리 실정에 어떤 제도가 가장 적합한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나아가 그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 즉 제도 운영의 방식은 더욱 중요하다. 같은 정치제도라 해도 운영방식에 따라 성패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헌법연구자문위원회는 권력구조 개편 방안으로 이원정부제와 대통령제를 복수로 제안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삼권분립을 강화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원정부제에서는 일반 행정에 관한 권한을 의회에서 선출된 국무총리에게 이양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한다. 대신 대통령은 내각 불신임과 국회 해산권을 가져 국회를 견제한다. 일견 대통령과 국회 간의 권력 분산과 견제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국회 사이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이원정부제는 성공할 수 없는 제도다. 이원정부제 하에서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며, 일반 행정은 국무총리의 몫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모든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대사회에서 외치와 내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다. 아무리 세세한 규칙을 정하더라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사이의 권한 다툼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문위원회는 또 다른 권력구조 개편방안으로 4년 중임제의 미국식 순수대통령제를 제안했다. 잦은 선거로 인한 사회갈등 심화와 경제적 낭비를 없애기 위해 4년 중임제로의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행정부에 속해 있는 예산편성권과 회계검사권을 국회로 이관하고,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을 삭제하는 순수대통령제로의 개편 역시 권력분립을 위해 옳은 방향이다. 다만 국회의 권한 강화와 함께 효율적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해야만 순수대통령제가 성공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국회는 예산 편성은커녕 고유권한인 예산 심의와 입법 기능조차 제대로 수행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정책 인프라를 지금과 같은 상태로 방치한 채 그 권한을 강화한다면 국정 운영의 비효율성만 높일 것이다.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려면 그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국회의원 보좌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하고 국회의 전문 인력 숫자도 지금보다 열 배 이상 증원해야 한다. 여야 간의 소모적 갈등을 없앨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함께 진행되고 있는 선거제도 개선에 있어서도 거시적 제도와 미시적 운영방식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의 소선거구를 대폭 줄이면서 권역별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가 거대정당에 유리한 데 비해 비례대표제는 유권자의 선택이 의석으로 정확히 반영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이 영남에서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져 지역주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현재와 같이 비례대표 명부작성의 권한이 당 지도부에 집중되어 있다면 정당운영의 비민주성과 정치부패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민주적 정당명부 작성 방식을 면밀히 준비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수백 년 된 대의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등 제도적 개편으로 우리 정치의 민주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마땅히 지속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 자체의 개편과 함께 그 같은 제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 또한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데스크 시각] 달아오른 야구열기 이어가려면/김민수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달아오른 야구열기 이어가려면/김민수 체육부장

    누군가 착실히 기록하고 있을 법한 한국프로야구 30년사 책 한 권. 우선 출범 이후 명멸한 스타의 활약상과 각종 기록이 흥미를 돋운다. 먼 기억들을 새록새록 되살려 준다. 이어지는 각종 사건·사고.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책장 넘기는 손길을 잡는 것도 있다. 이중 1995년 540만 6374명이 입장한 역대 시즌 최다관중 기록.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임을 자랑한다. 제2장은 이후 끝 모르고 추락하는 프로야구. 구름관중에 안주하던 프로야구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인기구단의 성적 부진과 박찬호를 비롯한 유망주들의 줄지은 메이저리그행을 주범으로 꼽는다. 하지만 야구인들의 안이한 사고와 행정의 구태는 간과됐다. 여기에 1998년 시커멓고 거대한 태풍처럼 엄습해 온 ‘외환 위기’. 구단들은 거듭된 적자에 비명을 질렀고 야구인들은 불가항력적인 외부 환경 탓이라고 강변했다. 결국 일부 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일부는 주인이 바뀌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했다. 제3장은 ‘위기 불감증’ 프로야구의 변화. 야구인들의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자율 총재가 수장에 오르는 등 생존의 몸부림이 감지된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깜짝 4강에 올랐다. 한국야구의 위상이 재인식되며 도약의 기폭제가 됐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의 쾌거를 기념해 8월23일을 ‘야구의 날’로 정했다. 여기에 2009년 벽두 맞수 일본과의 피말리는 연전 끝에 제2회 WBC 준우승을 차지한다. 국민들은 열광했고 야구 도약의 중대 전환점이 구축됐다. 그 후광에 힘입은 ‘2009년 9월9일’. 시즌 누적 관중 540만 7527명이 입장해 1995년 최다관중 기록을 14년 만에 갈아치웠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두가 힘겨웠던 해. 하지만 유독 프로야구는 사상 최고의 흥행을 연출해 ‘기적’으로 불렸다. 이날이 오히려 ‘야구의 날’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문제는 미완성 부문인 제4장. 이후 역사는 어떻게 씌어질까. 온전히 야구인들의 몫이다. 일단 내년은 비관론이 대세다. 온 국민의 이목을 사로잡을 ‘월드컵의 해’이기 때문이다. 피겨의 김연아가 사상 첫 금메달을 꿈꾸는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광저우 아시안게임도 야구 팬들의 관심을 분산시킬 악재이다. 그렇다면 2011년은 다시 상승세?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이 열리고 호재도 없어 이 역시 불투명하다. 야구인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2009년 흥행 대박의 요인은 어느 한 가지로 단정짓기 힘들다. 마치 자석에 끌리듯, 흥행 신기록을 향해 모든 요소가 일사불란하게 달려온 복합적인 결과여서다. 하지만 여성을 포함한 가족단위의 관중 급증을 주목해야 한다. 평소 야구를 모르던 이들이지만 WBC라는 이벤트를 통해 구장을 찾았다는 생각이다. 2002년 월드컵 이듬해 여성, 가족 팬들이 축구장을 메운 것과 같은 이치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잠재적 팬’에 불과하다. 4시간 남짓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불편하거나 불안함을 느낄 땐 언제든지 발길을 돌릴 냉엄한 시민들이다. 이들은 우선 쾌적하고 안전한 시설을 원한다.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는 그 다음이다. 야구장의 시설 개선이 절실한 이유다. 무엇보다 조만간 들어설 예정인 돔구장이 고무적이다. 문화와 레저, 쇼핑 등의 생활 공간이 함께 조성돼 관중 유입의 새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경기가 없는 아침시간대에 시민들의 운동장으로 돔구장을 개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 또한 팬 증가의 시너지효과를 내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제4장은 가족과 함께 성장하는 프로야구로 완성되길 기원한다. 김민수 체육부장 kimms@seoul.co.kr
  • [정운찬 청문회] “공무원 노조 정치활동 방치못해… 위장전입은 잘못”

    [정운찬 청문회] “공무원 노조 정치활동 방치못해… 위장전입은 잘못”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당초 예정보다 6일이나 늦게 지각 청문회를 치렀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과 대가성 후원금 수수, 부동산 양도세 탈루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임 후보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해 “공무원 노조가 정치활동에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 후보자는 “공무원 노조는 단체행동권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민주노총 강령에는 단체행동권을 명시하고 있다.”는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의 지적에 “상급단체에 가입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임 후보자는 군 복무 중이던 1984년과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87년 두 차례에 걸쳐 장인의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인 경남 산청에 위장전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야당은 불법 선거운동 의혹까지 보탰다. 이에 임 후보자는 “당시 장인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과정에서 성인 가족들의 경우 다 그 지역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하는 마당에 저만 빠지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결국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사회에서 위장전입은 어떤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나 학교를 위해 하는 게 관행인데, 제가 제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작은 잘못은 크게 봤다.”고 털어놨다. 대가성 후원금 의혹도 나왔다.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낙동강 사업을 평가하는 엔지니어링 회사와 대통령직인수위 시절 물의를 빚었던 부동산 전문가 고모씨에게 후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임 후보자는 “엔지니어링 회사 대표는 고교 동창생으로 친한 사이고 대가성은 없었다. 고씨는 부동산 전문가로 평소 정책적 조언을 듣는 관계인데 물의가 빚어진 뒤 되돌려 줬다.”고 주장했다. 공군 장교 복무 시절 서울대 대학원을 다니며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이 근무규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임 후보자는 “업무를 마치고 오산에서 서울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판교 분양권이 2007년 당시 시가가 4억원 정도인데 8000여만원에 매도한 것으로 신고했다.”며 세금을 탈루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임 후보자는 “당시 신도시 개발로 인해 받은 분양권은 7평 정도의 상가분양권으로 개인이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때문에 조합을 구성해 감정가보다 낮은 수준에 팔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글 홍성규 김지훈 사진 이언탁기자 kjh@seoul.co.kr
  • 개성 넘치는 9편의 다양한 죽음 이야기

    소설가 구효서의 형식실험은 등단 22년째를 맞는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전작 ‘나가사키 파파’에서 과감한 문장 부호의 생략과 함께 가볍고 톡톡 튀는 대화 위주의 이야기를 보여 줬던 그는, 이번에 4년 만에 낸 소설집 ‘저녁이 아름다운 집’(랜덤하우스 펴냄)에서 그에 못지 않은 새로운 시도들을 다시 내놨다.표제작 ‘저녁이 아름다운 집’부터가 만만찮다. 기존에 보여준 바 있는 대화 위주의 서사 진행은 차치하고서라도, 소설과 시나리오의 작법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기지는 절로 감탄사를 뱉게 한다.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어느 순간 이어지는 시나리오 형태의 지문이나, ‘대사’라고 해야 할 소설 속 대화들은 장르의 경계를 거부하고 소설의 외연을 확장해간다.2006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인 ‘명두(明斗)’에서는 사람이 아닌 ‘죽은 굴참나무’가 화자로 등장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거기다 열두 살 지능을 가진 정신지체장애우(‘TV, 겹쳐’),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초등학생(‘막내고모’) 등 작품 면면이 이채로운 인물들은 서로 질세라 개성을 뽐낸다.하지만 9편 개성적인 작품들의 근저에는 공통적으로 레퀴엠이 흐른다. 모든 인물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죽음’이란 소재는 실험적 형식과 맞물려 교묘하게 개별 작품은 물론 소설집의 주제를 형성해 간다.새로 지을 전원주택 마당터에 무덤이 있다는 사실로 고민하는 중년 부부 이야기인 표제작은, 아내 몰래 약을 먹는 남편과 무덤이 있는 집을 번갈아 장면으로 제시하면서 ‘죽음은 늘 일상 가까이에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굴참나무의 이야기 ‘명두’도 동화나 우화라고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살아 150년, 죽어 20년을 한자리에 서있는 나무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그 마을 사람들의 어두운 역사와 집단적인 죽음에 대한 것들이다. ‘TV, 겹쳐’ 역시 산업화 시기 여공들을 따라 다니던 죽음의 그림자에 관한 이야기다.그러나 레퀴엠의 선율은 결코 무거운 검은색 한 가지뿐이 아니다. ‘저녁이 아름다운 집’에서 무덤에 대한 고민을 곁에 두고도 남편의 귀를 파고 건강보조제를 챙겨주며 나누는 중년 부부의 소소한 대화는 우리 일상이 가지는 죽음도 이길 수 없는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어른 일본’ 그리고 일왕의 방한/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른 일본’ 그리고 일왕의 방한/김성호 논설위원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정권이 엊그제 닻을 올렸다. 새 각료 17명의 진용을 갖춘 ‘하토야마호’는 복지, 탈(脫)관료, 동아시아공동체 실현의 3대 과제를 밀어붙일 태세다. 취임회견에서 하토야마 총리는 “역사의 전환점으로 정치와 행정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첫날”이라는 강한 일성을 남겼다. 54년 만의 정권교체, 보수에서 중도좌파로의 전향에 각국이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일본의 지각변동을 한국만큼 민감하게 보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하토야마가 선거 전부터 양국관계의 개선발언을 잇달아 낸 만큼 정권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각료 17명 중 10명이 지한파인 데다 친한 성격의 한·일의원연맹 소속 민주당 의원이 51명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관계를 겨눈 하토야마 발언들에 무게를 싣는 게 괜한 건 아닐 듯싶다. 가뜩이나 하토야마는 한국 중심의 외교를 강조해온 터다. 하토야마 발언들이 관심을 끄는 건 무엇보다 과거사 인식을 통한 청산의 구체적 실천제시에 있을 것이다. 야스쿠니를 대체할 추도시설 건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재일교포 지방참정권 부여에도 적극적이다. “총리 취임 후에도 야스쿠니에 참배할 생각이 없다.”며 각료들에게 자숙을 촉구하겠다던 하토야마다. 한·일 과거사와 관련, 극우보수 입장으로 일관했던 자민당 정권에 화살을 쏜 하토야마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 분명한 것이다. 우호적 분위기와는 달리 한·일 양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얽히고설킨 앙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지난달 일본에선 극우색채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제작한 두 종의 중학 교과서 출판을 법원이 모두 인정했다. 국내에선 사할린 징용 피해자들이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족 22명도 국가 상대의 첫 단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그런 점에서 ‘하토야마호’ 출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방한 제의는 모험적인 돌파구 찾기로 보인다. 한·일 강제합병 100년을 맞는 해에 일왕의 한국 방문은 양국 모두에 큰 의미를 갖는다. ‘일왕’의 상징적 의미를 볼 때 혹여 방한 중 일왕의 신변에 가해질 수 있는 불상사에 대한 일본의 우려가 클 것이다. 국내에서도 ‘과거사 청산 없는 일왕 방한’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일왕 방한이 자칫 양국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갖는다. 이 대통령의 제의에 당분간 일본 정부는 고심할 것이다. 한·일 관계의 전향적 개선을 외치는 민주당 정권은 내년 7월 참의원선거라는 심판대를 거쳐야 한다. 일본인 정서를 감안할 때 하토야마 정권이 과거사 청산과 그를 통한 관계개선에 일방적으로 박차를 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대통령의 제의는 하토야마 정권에 대한 강수의 정치 공세로까지 볼 수 있다. 공을 넘겨받은 일본으로선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왕 방한을 과거사 청산의 정점에 놓을지, 악화시킬지는 양국 정부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의 “일본이 드디어 어른이 됐다.”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인들은 정권교체로 그들의 삶이 향상될 것으로 믿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우리가 ‘어른 일본’에 대한 장밋빛 기대에만 머물게 아니라 무엇을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 청산과 망각은 분명히 다르다. 일왕의 한국 방문은 그래서 결코 간단히 넘길 수 없는 무거운 화두인 것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옛 스승 전창진 감독과 다시 한 팀된 프로농구 KT 맏형 신기성

    [스포츠 라운지] 옛 스승 전창진 감독과 다시 한 팀된 프로농구 KT 맏형 신기성

    │도쿄 임일영특파원│“송도중 1학년 때 할아버지를 만났다. 할아버지는 농구 때문에 혼을 낸 적은 없었다. 수업을 다 받아야 공을 만지게 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혼찌검을 냈다. 칭찬에도 인색했다. ‘천재와 비범한 사람, 보통 사람, 모자란 사람의 네 부류가 있다. 넌 그냥 보통이다. 잘난 친구들 이상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못 이긴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전규삼 할아버지와 첫 만남 21년 전 전규삼(2003년 작고)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눈가가 촉촉해진 주인공은 프로농구 KT의 맏형 신기성(34). 전규삼 옹은 유희영·김동광·이충희·강동희·김승현을 길러낸 ‘송도의 대부’. 천재적인 재능은 없었지만 할아버지의 가르침대로 한눈 팔지 않고 달려왔다. 덕분에 TG삼보 시절인 2004~05시즌 최우수선수와 우승 등 꿈을 일찌감치 이뤘다. KTF(KT의 전신)로 옮긴 뒤에도 챔피언결정전까지 팀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총알탄 사나이’란 별명처럼 질주하던 그에게 지난 두 시즌은 악몽이다. 걸맞지 않은 기록을 냈고, 팀성적(8→10위)도 바닥을 쳤다. 데뷔 이후 10번째 시즌 개막을 앞둔 지금 다시 이를 악 무는 까닭이다. 언제나처럼 그의 밑천은 노력이다.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곁에서 지켜준 아내에게 보답하기 위해 오늘도 농구화 끈을 바짝 조인다. 지난 4월24일 신기성은 회사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창진 감독이 새 사령탑이 됐다. 기자회견장에 나와달라.”는 것. 만감이 교차했다. 전 감독과의 인연은 2003년 TG삼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이 사제의 연을 맺은 첫 시즌(2003~04)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준우승을, 2004~05시즌에는 통합우승의 대망을 이뤘다. 그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신기성은 고민에 빠졌다. 당시만 해도 TG삼보는 모기업의 경영 악화로 존폐의 기로에 섰다. ●“몸관리 잘해 3~4년 거뜬할 것” “감독님한테 정말 미안했죠. 하지만 한 번일지도 모르는 FA인데 쉽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었어요. (김)주성이와의 샐러리캡 문제도 있었고 여러 생각을 했죠.” 결국 신기성은 KTF로 옮겼다. “일부에선 아직도 껄끄러운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대표팀에서 만나 다 털어버렸죠. 감독님이 꿍하는 스타일이 아니잖아요.” 전 감독과의 재회는 동갑내기 아내가 더 반겼다. TG삼보 때부터 각별했던 데다 두 시즌 긴 슬럼프를 겪은 남편에게 그만한 ‘채찍질’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취임하시던 날 그러시던데요. ‘너 때문에 왔으니까 잘해야 한다. 이렇게 농구인생 끝낼래? 팀에 대해 모르는 건 네가 얘기해주고 선수들과 다리 역할도 해줘.’” 올시즌이 끝나면 또 FA가 된다. 생각이 많을 때다. “FA 대박 같은 건 생각도 안 해요. 양희승과 현주엽이 은퇴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행히 기회가 다시 주어지는 것 같아 복이 많다는 생각뿐이죠. 농구할 수 있는 게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양희승의 은퇴로 팀 내 최고참이 됐다. KBL을 통틀어 열 손가락 안. 미래를 생각할 때다. “얼마나 더 뛸 수 있을까요(웃음). 아이도 둘이고 전혀 생각 안 할 수는 없죠. 그런데 아내랑 약속했어요. 일단 이번 시즌에는 농구에만 올인하고,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나서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하자고….” 태백과 원주에 이어 일본으로 이어진 혹독한 훈련을 신기성은 후배들보다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전 감독은 “워낙 몸관리를 잘 했다. 3~4년은 거뜬할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신기성은 “마음가짐이 달라졌죠. 어렸을 때처럼 야간운동을 따로 더 하지는 못 해요(웃음).”라면서 “우리를 7~8위 전력으로 본다지만 농구는 다섯 명이 하는 겁니다. 어차피 종이 한장 차이잖아요.”라며 웃었다. 글 사진 argus@seoul.co.kr ■ 신기성은 누구 ▲출생 1975년 4월30일 인천생 ▲학력 인천 산곡북초-송도중·고-고려대 ▲체격 180㎝, 78㎏ ▲별명 신교주, 총알탄사나이 ▲취미 골프 ▲주량 소주는 많이 못 마심. 섞어서는 좀(?) 먹는 편 ▲경력 1998~99시즌 신인왕, 3점슛성공률 1위. 1999~2000시즌 스틸 1위, 2004~05시즌 3점슛성공률 1위, 베스트5, 최우수선수(MVP)
  • [오늘의 눈] 참여연대 15주년, 앞으로의 15년/이재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참여연대 15주년, 앞으로의 15년/이재연 사회부 기자

    15년이라는 햇수는 강산이 한 번하고도 절반이 변하는 시간이다. 조직 중간평가를 하기에도 맞춤한 때이다. ‘권력감시와 대안 제시’를 내걸고 1994년 첫발을 디딘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15일로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그간 참여연대가 손에 쥔 중간 성적표는 화려하다. 회원 1만 461명, 11년째 정부 보조금 거부, 소액주주운동, 낙선·낙천운동, 부패방지법 입법청원에 여러 공익소송까지. 참여연대 창립 멤버인 박원순 변호사는 “법이 시민들을 억압하는 ‘권력의 흉기’ 같은 존재였던 시절 참여연대 활동을 통해 법이 시민적 권리를 신장시키는 수단으로 변모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지난 15년간 참여연대는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교본을 만들어 왔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15년은 더욱 중요하다. 시민단체가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명제에 부응해야 한다. 하지만 내부 고민도 적지 않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몸이 가벼워질 필요가 있다.”고 돌아봤다. 국가와 시장 곳곳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고치려는 데 치중하다 보니 피부에 와닿는 민생문제는 다소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자체평가다. 새 정부 들어 기업들의 지원금도 거의 사라져 재정 압박도 녹록지 않다. 참여연대는 최근 전세대란, 기업형 슈퍼마켓, 사교육비 문제 등 생활밀착형 이슈들을 차근차근 짚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촛불시위를 겪으며 권력감시 운동 못지않게 자발적인 시민 참여운동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참여연대는 15주년을 맞아 ‘권력감시운동 2기’를 선포하며 재도약을 선언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국가권력을 남용하는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고 소외계층의 삶은 각박하기만 하다. 시민단체 운동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이들에게 기댈 수 있는 존재임에는 분명하다. 시민들은 15년 뒤에도 참여연대와 함께 시민 민주주의가 비상할 날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 이재연 사회부 기자 oscal@seoul.co.kr
  • [주말 데이트] ‘열혈강호’ 단행본 50권째 낸 전극진·양재현 작가

    [주말 데이트] ‘열혈강호’ 단행본 50권째 낸 전극진·양재현 작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저희 스스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무협 만화 ‘열혈강호’의 50권째 단행본이 발간됐다. 국내에서 단일작품으로 50권 이상 나온 경우는 흔치 않다. 조운학 작가의 ‘니나 잘해’나 임재원 작가의 ‘짱’ 정도에 불과하다. 1994년 세상에 나온 ‘열혈강호’가 더욱 대단하게 다가오는 것은 국내 최장기 연재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 그만큼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 일본 작품이 활개치는 국내 만화 시장에서 49권까지 400만권 가까이 팔려나가며 토종의 자존심을 세웠다. 역시 단일작품으로 국내 최다 판매부수 기록이다. ●판매 400만권 육박… 국내최다 기록 최근 서울 응암동 화실에서 만난 ‘열혈강호’의 콤비 전극진(41)·양재현(39) 작가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은 역시 작품이 언제까지 계속되는지였다. 양 작가는 “요즘에는 한 3년 정도 더 연재해서 60권 정도로 마무리할 생각인데 형이 연재 20년을 채우자고 하네요.”라고 말했다. 전 작가가 “퍼질러 놓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장담할 순 없어요.”라고 덧붙이자 양 작가는 “형! 나도 다른 작품 해보고 싶어!”라며 눈을 크게 떴다. 처음에 하려고 했던 것은 ‘열혈강호’가 아니었다. SF무협물인 ‘천부신검 무사귀’라는 작품이었다. 잡지 8회 연재분까지 원고를 준비했는데 발표하지 못했다. 출판사에서 퇴짜를 놨기 때문. 오기가 발동했다. 피맛골에서 술잔을 나누며 앉은 자리에서 ‘열혈강호’를 기획했다고 한다. 전 작가는 “6개월 정도 연재하다가 접고, 원래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했는데 예상 외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죠. 코믹 무협 장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었는데 저희 작품이 시기적으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욕심을 내다보니 내용이 늘어나고 설정도 커져서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라고 돌이켰다. 기계설계를 전공한 양 작가는 “만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던 터라 만화를 어떻게 그리는지도 몰랐어요. 제가 푹 빠졌던 일본 만화 ‘시티헌터’의 쓰카사 호조 작가가 정신적인 스승이에요. 그래서 작품의 기본 코드가 비슷하죠. ‘열혈강호’를 연재하며 하나하나 배워갔죠. 나중에 문하생이 생기자 문하생에게도 배웠어요.”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15년 동안 마감과 싸우며, 20, 30대의 청춘을 바치며 작품을 이어오기가 쉽지 않았을 터. 언제나 긴장하고 위기를 느낀다고 한다. 전 작가는 도시무협물 ‘더 브레이커’의 이야기를 쓰며 분위기 전환을 했지만, ‘멀티’가 안 된다는 양 작가는 오로지 ‘열혈강호’만 그리고 있다. 건강이 나빠졌다는 양 작가는 “제가 재미를 느껴야 독자들이 더 큰 재미를 느끼는데 요즘 들어 제가 처지다보니 큰 재미를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해요.”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으로도 만들어져 ‘대박’ 양 작가는 만화 동아리인 아트워크(AW)에, 전 작가는 애니메이션아트(AA)에 몸담고 있었는데 1989년 두 동아리가 AAW로 합쳐지며 처음 만났다. 두 명 모두 김용의 무협소설과 ‘시티헌터’를 좋아해 쉽게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스토리를 가지고 의견을 나눌 때는 험한 소리도 오고 가지만 이들은 없으면 허전하고, 있으면 티격태격하는 피붙이나 다름 없다. ‘열혈강호’는 온라인 게임으로도 만들어져 대박을 거뒀다. 2004년 등장한 ‘열혈강호 온라인’은 현재 8개국 1억명이 즐기는 인기 게임이 됐다. 조만간 ‘열혈강호 온라인2’가 나온다고 한다. 전작이 귀여운 SD캐릭터를 활용했다면 신작은 사실적인 캐릭터를 그대로 옮겼다. 더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 한비광과 담화린의 아들, 딸이 등장하는 등 만화 ‘열혈강호’의 30년 뒤 이야기가 바탕이라는 것. 전 작가는 “아직 연재 중인 만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열혈강호’의 설정으로 펼쳐지는 또 다른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1990년대 이후 가장 성공한 작품을 만들어낸 입장이지만 열악한 국내 시장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열혈강호’가 연재되고 있는 만화잡지 ‘영챔프’가 얼마전 오프라인 출판을 접고, 온라인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이들은 “마감하는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라면서도 차기작은 일본에서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 작가는 “언제부터인가 문화 콘텐츠가 각광받았지만, 씨앗보다는 열매를 더 중요시하는 풍토였던 것 같아요. 창작자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만화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생각 나눔 NEWS] ‘행정조직의 실핏줄’ 통반장 임기제한 논란 확산

    ‘행정조직의 실핏줄’로 평가되는 통반장들의 임기 문제가 전국 자치단체의 새 고민거리로 확산되고 있다. ‘많은 주민의 참여’를 이유로 통반장의 임기를 제한하고 있는 상당수 자치단체에 대해 현직 통반장들이 ‘행정의 연속성 저해’를 이유로 임기제한의 폐지 또는 임기 연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 전주시 통장연합회는 최근 행정청원을 통해 ‘2년의 임기를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는 현행 조례를 ‘2년의 임기를 2회로 연장’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요구했다. 통반장들은 “맡은 지역의 주소를 익히는 데만 1년 이상이 걸리고 주민 현황 파악과 여론 청취, 행정시책 홍보 등의 업무를 원활하게 하려면 임기가 6년은 돼야 한다.”며 임기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청원이 받아들여질 경우 통반장 임기는 4년에서 최대 6년으로 늘게 된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통장연합회의 주장에 수긍하면서도 임기를 연장하면 더 많은 시민에게 시정에 참여할 기회를 주자는 현행 조례의 취지와 충돌한다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통반장의 임기 연장을 위한 조례개정안은 2004년과 2007년에도 시의회에 상정됐으나 결국 논란 끝에 부결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의 통반장 임기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라면서 “주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해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충북 청주시에서도 지난 8월 관내 통장 946명 가운데 860명이 임기제한 폐지 건의서를 시와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임기제한 규정이 오는 10월 적용될 경우 통장 321명이 무더기로 물러나게 됨에 따라 집단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구에서도 달서구 등 5개 구 통장 2000여명이 서명받아 지난 7월 관할 구청에 제출했다. 박경규 전국 이·통장연합회 대구지부장은 “통장 연임을 제한하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을 저해한다.”며 “임기제한보다는 나이제한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통장들은 매월 급여 20여만원, 회의수당 1회 2만원, 명절 상여금, 자녀 장학금 등으로 연간 320만~420만원의 혜택을 받고 있고 사회활동 폭도 넓어져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전주시가 전국 101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통장 임기제한 여부를 조사한 결과 ▲2년 임기에 1회 연임이 15곳 ▲2년 임기에 2회 연임 15곳 ▲무제한 35곳 ▲3년 임기에 1회 연임 8곳 ▲3년 임기에 2회 연임 8곳 ▲기타(4년 임기 1회 연임 등) 10곳으로 나타났다. 전국종합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안병훈·대니 리 국내서 샷 대결

    지난 US아마추어 골프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17세11개월)로 우승한 안병훈이 한국오픈에 출전한다. 코오롱은 4일 “오는 10일부터 천안 우정힐스골프장에서 열리는 코오롱 하나은행 한국오픈에 안병훈의 출전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주말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주니어대회에 출전하는 안병훈은 7일 경기를 마친 뒤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8일 오후 입국할 예정이다. 안병훈의 아버지 안재형 전 대한항공 탁구단 감독은 “병훈이가 학교 수업을 많이 빠져 고민했는데 한국 최고 권위의 대회라서 포기하기 어려웠다.”면서 “뛰어난 선수들에게 배울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총상금 10억원이 걸린 올해 한국오픈은 ‘영건’들의 샷 대결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게 됐다. 이미 출전하기로 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이진명·19·캘러웨이), 이시카와 료(18·일본), 로리 매킬로이(20·북아일랜드), 노승열(18·타이틀리스트) 등에 한국프로골프(KPGA) 상금 1위 배상문(23·키움증권)까지 가세해 우승을 다툰다. 특히 지난해 US아마추어 정상에 오르며 종전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4년 세운 최연소 우승기록(18세7개월)을 6개월 이상 앞당긴 대니 리와 그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고쳐 쓴 안병훈의 자존심 싸움이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Made in world’ 청바지…그 꿈과 눈물

    ‘Made in world’ 청바지…그 꿈과 눈물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자신의 옷장에 블루진(청바지)이 몇 벌이나 되는지 셈부터 해보자. 서울 사는 C양은 “13벌”이라면서 “연한 색부터 검푸른 블루진까지, 스키니에서 판탈롱까지, 반바지에서 오버롤까지 다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L양은 1벌이다. 2004년 미국목화재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어린 소녀가 가진 청바지 숫자가 13벌이고, 미국 여성의 평균은 8벌이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단 1벌의 청바지를 소유했다. 미국 내 연간 의류 판매액은 3950억달러인데, 이중 블루진의 연간 판매액이 약 8분의1 수준인 550억달러였다. ●선진국서 디자인하고 3세계서 생산 자연소재라는 이유로 면속옷에 면셔츠까지 즐기는 사람은 이런 통계에도 주목해 보자. 목화는 지구상 농지의 3%를 차지할 뿐이지만 전 세계 살충제의 4분의1을 소비하며, 살충제에 드는 비용만 260억달러에 이른다. 또 전 세계 제초제의 10%를 사용한다. 그로 인해 청바지 한 벌에는 평균 0.75파운드의 화학물질이 포함된다고 하는데, 나머지 면소재 옷들에 화학물질은 남아 있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미국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가 쓴 ‘블루진, 세계 경제를 입다’(최지향 옮김, 부키 펴냄)는 청바지 한 벌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자본과 노동의 세계화’가 전 세계 개별 국가의 경제에 미친 영향을 추적한 독특한 책이다. 이미 충분한 블루진과 면제품을 소유했음에도 끊임없이 옷을 사들이는 사람들의 욕망을 은근히 비판도 한다. 미국의 유기농 데님 브랜드 ‘룸스테이트’의 디자이너인 로건과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는 의기투합해 패션산업을 통해 아프리카 등 각국의 빈곤을 퇴치하자는 목표를 세운다. 로건은 저임금으로 착취받고 있는 제3세계 국가에 비교적 높은 임금을 제시하고, 그 결과 높아진 청바지 가격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원가절감이 대세인 상황에서 이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같은 결정을 지켜본 뒤 저자는 목화밭을 경작하는 아제르바이잔과 이 목화로 청바지 원단을 만드는 이탈리아, 이 원단에 실과 각종 부자재를 수입해 청바지를 생산하는 캄보디아를 돌아 다시 뉴욕의 룸스테이트 디자인룸으로 되돌아온다. 이 책의 부제가 ‘당신의 청바지에 감춰진 세계 패션 산업과 무역이야기’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제 청바지의 라벨에 ‘메이드 인 차이나’ ‘메이드 인 이탈리아’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가 찍혀 있더라도 청바지 디자인은 뉴욕에서, 그 청바지에 쓰인 목화는 아제르바이잔이나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에서, 데님 생산은 패션의 첨단인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 바느질은 동남아시아나 남미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완성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농부들은 솜털과 살충제 등 화학약품을 호흡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목화를 수확하면서 면폐증으로 생물학적 나이보다 훨씬 늙고 병으로 고통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곳 병든 농부와 자손들의 꿈은 목화 재배밭이 아니라 이 목화로 실을 짜고 원단을 만들 수 있는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다. G7국가인 이탈리아도 세계화되고 있는 경제가 편안하지 않다. 구치나 베네통 등 자국의 세계적 브랜드들이 이탈리아에서 만든 원단 대신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산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섬유산업 의존도가 높은 이탈리아로서는 제조업의 붕괴를 고민하고 있다. 세계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는 현재의 과정은 가난한 나라뿐만 아니라 부자나라도 걱정거리인 셈이다. ●부자의 ‘좋은 의지’가 ‘노동착취’ 완화도 물론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먼 경제학과 교수가 ‘불황의 경제학’(세종서적 펴냄)에서 ‘세계화로 제3세계 국가들이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해도 한정적이지만 이전보다 더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중산층이 생겨나고 있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선진국의 정부나 돈 많은 사람들이 제3세계 정부나 사람들에게 ‘좋은 의지’를 가지고 있으면 더 좋은 일을 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미 클린턴 정부가 캄보디아 정부에 압력을 넣어 노동환경을 개선한 일도 이 책의 사례다. 물론 이같은 행위는 미국산 나이키나 갭이 제3세계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오명을 벗기 위한 일이지만 말이다. 1만 4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LG 후배체벌 서승화 파문… 구단 차원 쇄신책 마련 시급

    프로야구 LG에 ‘8월은 잔인한 달’이다. 지난 6일 잠실 KIA전에서 포수 조인성-투수 심수창이 경기 도중 서로를 탓하며 말다툼을 벌인 지 불과 이틀 만에 2군에서 폭행 사건이 터진 것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LG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일 구리구장에서 코칭스태프가 주관한 2군 미팅이 있었다. 느슨해진 기강을 바로잡자는 의도. 고참선수들이 후배들을 재소집한 미팅 때 자세가 좋지 않은 선수들을 지적하면서 서승화(30)가 이병규(26)를 배트로 툭 쳤다. 이병규가 피하면서 빚겨 맞아 이마가 3바늘이 찢어졌다는 것이 LG측의 설명이다.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게시판과 LG 트윈스 홈페이지 ‘쌍둥이마당’은 시끄러웠다. 의견이 크게 두 갈래다. “타자 머리에 볼 던지고 후배 선수 방망이로 때리고…. 조폭인지 야구선수인지 알 수 없다.”며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조금 많았다. 물론 2003년 이승엽(당시 삼성)과 주먹다짐을 벌이고, 2004년 4차례 퇴장으로 한 시즌 최다 퇴장 기록을 세우는 등 ‘문제아’로 낙인찍힌 전력 탓에 서승화가 가혹한 뭇매를 맞고 있다는 동정론도 있었다.폭행도 문제지만 프런트의 대응도 매끄럽지 못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2주가 지난 23일 롯데전 선발로 내정됐던 서승화를 경기 몇 시간을 앞두고 부랴부랴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킨 것. 관리 소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LG 관계자는 “서승화는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선수 한명 징계하는 걸 떠나 쇄신방안을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팀이 안고 있는 빙산의 일각이 터진 걸로 볼 수도 있다. 내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팬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용균 감독 “미혼이면 수애에게 프러포즈 했을 것”

    김용균 감독 “미혼이면 수애에게 프러포즈 했을 것”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김용균 감독이 수애의 매력에 흠뻑 빠진 사연을 공개했다.25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불꽃처럼 나비처럼’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용균 감독은 “아마 제가 결혼을 안했으면 수애에게 프러포즈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그는 “4년 전 시나리오 작업시 KBS2TV 드라마 ‘해신’에 출연한 수애를 보고는 매우 예쁘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세월이 흘렀지만 훨씬 더 성숙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다.또한 김용균 감독은 “집에 가서도 수애의 매력을 너무 많이 이야기했더니 와이프가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이러한 수애의 매력을 영화 속에 녹여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음도 설명했다.김용균 감독은 “수애의 차분하고 우아한 매력을 영화 속 명성황후의 여성스러움으로 어떻게 잘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기존의 강인한 명성황후의 모습과는 다른 순수하고 여성적인 매력의 ‘민자영’ 역할을 수애가 잘 살려주었다.”고 말했다.한편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명성황후 ‘민자영’(수애 분)과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호위무사 ‘무명’(조승우)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오는 9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DJ이후 한국사회’ 각계 인사의 제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각계에서는 고인이 평생을 두고 노력해온 민주화, 국민 대통합과 화해, 지역주의 극복, 남북통일 등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각계에서 듣는다.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 화해정신 담을 헌법개정 필요 민주주의의 선봉과 지식인들 사이에 반복된 반목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문병과 조문을 통해 대승적 차원에서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전두환 전 대통령, 영원한 경쟁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문은 그 자체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화합과 화해의 정신을 국민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이 평생 몸바쳤던 민주화가 후퇴하고 있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국민적 대통합과 화해의 정신을 담은 헌법 개정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본다. 특히 대통령이 우리사회의 ‘큰 어른’이자 ‘지식인의 본보기’로서 권위를 세우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고민할 때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국가발전에 온 국민이 힘써야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국가적으로 힘든 시기에 원로를 잃게 됐다는 점에서 큰 불행이자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정착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고 외환위기 때 우리의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업적을 남기셨다. 이제 고인이 남긴 큰 뜻과 업적을 기리면서 국가 발전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고인이 그토록 강조하셨던 지역주의 극복이 이뤄지고 국민통합의 새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 온 국민이 새 마음 새 뜻으로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제 막 어둠의 터널을 지나기 시작한 경제가 완전히 회복돼 많은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것을 고인이 가장 바랄 것이다. ●김창국 초대 국가인권위원장·현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장 보복 않는 화합정신 계승을 김 전 대통령의 가장 큰 공은 ‘보복을 하지 않는 화합의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 또 이같은 사회통합 정신을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철학으로 계승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취임할 때 김 전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탄압을 극복하고 보복 대신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승인한 점에서 우리가 키울 자산을 찾아야 한다. 남북화합, 동서화합도 자산이다. 이를 위해 김 전 대통령이 싹틔운 ‘과거사 창산’을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역사 인식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결코 우리 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 미완의 과제 노사선진화를 김 전 대통령은 수출증대정책을 통해 무역수지 흑자를 늘려갔고, 외국인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빠르게 유입된 달러화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상환해 갔다.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으로 유수의 기업과 은행이 문을 닫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뼈를 깎는 고통을 주었지만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우리 기업과 금융회사가 버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4대 부문 개혁 중 특히 노동부문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선진경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 기업, 정부 모두가 지혜를 모아 노사관계의 선진화에 나서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 한국문화의 비전 숙제로 평생 추구했던 민주화와 통일, 세계 평화의 뜻을 채 이루지 못해 가시는 마음도 편치 않으셨을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 역대 대통령 중 문화에 대한 식견과 애정이 대단하신 분이었다. 문화 산업 정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셨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철저히 지켜내셨다. ‘문화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분이었기에 문화인으로서 더욱 아쉬움이 느껴진다. 김 전 대통령이 남긴 한국 문화의 비전에 대한 숙제는 이제 우리에게 남아 있고, 나 개인에게도 남겨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나라의 큰 어른들을 연이어 보내는 슬픔이 남아 있다. 이것이 슬픔으로만 그치지 않고 그분들의 뜻을 이어받아 모두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천석 울산동구청장 해묵은 지역감정 뿌리뽑자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망국적인 지역감정 해소와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만큼 고인의 큰 뜻을 받들어 이제 해묵은 지역감정을 완전히 뿌리뽑을 때가 왔다. 영호남 지역감정은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노력과 대통령직 당선으로 상당히 해소됐지만 여전히 선거철만 되면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영호남은 다양한 교류와 공동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벌이면서 지역감정 해소에 노력해 왔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자칫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되살아나지 않도록 국민들의 성숙한 견제 의식이 필요하고 정치권도 선거제도 개선 등을 통해 지역감정의 불씨를 사전에 잡아야 한다. ●소설가 공지영 민주화의 후퇴 없었으면… 원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어 뭐라고 말하기는 딱히 그렇지만 소설을 쓰면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업적을 알게 됐다. 2004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쓰기 위해 취재에 들어가면서 사형수들을 많이 만났다. 이때 구치소와 교도소 등의 시설과 상황을 새삼 보게 됐는데 일본보다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변화는 김 전 대통령 재임시절 대부분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사회가 대체적으로 약자와 소외자, 장애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을 평소 가졌는데 김 전 대통령은 이런 곳에 많은 관심을 가졌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더 있어야 하고 또 민주화의 후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장현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역사의 계승 발전 동기 찾을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게 사회통합이다. 남북문제든 내부문제든 간에 사회통합이 절실하다. 현 정부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폄하하는 지난 역사도 겸손하게 평가하고 계승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파도 속에 휘말린 나머지 정치·경제·사회·계층적으로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단절시키고 새로 쓰는 게 역사가 아니다. 남북 문제나 민주주의 문제 등 역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할 동기와 전환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사회통합은 통합위원회 등 기구나 제도의 차원이 아니다. 용산참사나 비정규직, 노사문제 등 우리가 당면한 각종 현실에 진정성을 갖고 함께 아우르는 자세로 나아갈 때 이것들은 비로소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 백용호式 개혁 닻 올랐다

    백용호式 개혁 닻 올랐다

    앞으로 대기업은 4년 주기로 세무조사를 받게 된다. 납세자들은 부당한 세무조사로 권리가 침해됐다고 판단되면 세무조사 일시 중지 등 권리 보호를 요청할 수 있다. 신설되는 납세자보호관 등 국세청 핵심 세 자리는 외부에 개방된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14일 서울 수송동 청사에서 6개 지방국세청 청장과 107개 세무서 서장, 해외주재관 등 2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세행정 변화방안’을 발표했다. 일각에서 거론됐던 지방청 폐지나 조사청 신설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쇄신안은 지난달 16일 취임한 백 청장이 한달 간의 잠행(潛行) 끝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청와대와의 교감을 거친 합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외부 출신이라는 점,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이라는 점, 전직 청장들의 잇단 비리 연루로 조직의 위기감이 극에 달해 있다는 점 등에서 국세청 개혁은 일찌감치 예고돼 있었다. 관심사는 ‘어떻게’와 ‘수위’였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백 청장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조직을 완전히 뒤흔드는 수준의 초고강도는 아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의 고백대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손보기 세무조사를 발붙이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점이 눈에 띈다. 들쭉날쭉한 세무조사의 주기와 원칙부터 정했다. 매출액 50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해서는 4년마다 정기 세무조사를 벌인다. 지금도 통상 5년 주기로 정기조사를 하지만 원칙이 아니어서 앞당겨지거나 늦춰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5000억원 미만 중기업은 신고 성실도를 따져 조사 대상을 정한다. 신고 성실도는 얼마나 정직하게 세금을 신고했는지를 따지는 것으로 등급측정 프로그램이 전산화돼 있다. 매출액 50억원 미만 소기업은 성실도 등급에 따라 조사 대상을 정하되, 하위 등급은 무작위 추출 방식도 병행한다. 납세자 권리보호 요청제도 새로 도입했다. 납세자가 세무당국의 조사권 남용으로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당했다고 생각되면 권리 보호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정치적 배경이나 괘씸죄 등을 적용해 표적 세무조사를 하거나 기업 길들이기 차원의 세무조사를 남용했다가는 낭패볼 수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납세자보호관을 신설했다. 납세자보호관은 권리보호 요청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세무조사를 일시 중단하고 시정을 지시한다. 조사반 교체와 해당 직원 징계도 요구할 수 있다. 지방청과 일선 세무서의 납세보호관도 기관장이 아닌 납세자보호관의 지휘를 받게 된다. 성공 여부는 독립성과 객관성에 달려 있다. 국세청 직원들은 지방청 폐지라는 극약처방이 채택되지 않은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신 본청 국장 자리의 30%를 내놓는 ‘대가’를 치르게 됐다. 권한이 막강해진 납세자보호관과 수뢰 등 내부비리를 추적 감시하는 감사관, 전산정보관리관이 외부인사(공모)로 채워진다. 국세청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 국세청 간부는 “폐쇄적인 과거 풍토에 비춰보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백 청장은 “만약 우리 스스로 변화가 없다면 국세청은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에 처할 것”이라면서 “지금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고 역설했다. 이어 “고위직 관리자들이 신뢰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결자해지(結者解之) 자세로 고위직부터 뼈를 깎는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오바마에게 ‘피폭’만 들이대는 일본/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오바마에게 ‘피폭’만 들이대는 일본/박홍기 도쿄특파원

    일본의 8월은 무덥다. 날씨 탓만이 아니다. 해마다 그렇듯 태평양전쟁의 연장선상에 있는 까닭에서다. 6일 히로시마, 9일 나가사키 원폭의 날 그리고 15일 종전기념일이 한데 몰려 있다. 64년 전 8월의 역사다. 곳곳에서 원폭 피해자들의 처절한 삶과 전쟁의 처참한 상흔을 되새기는 크고 작은 행사가 치러졌다. 또 치러질 것이다. 올해는 여느 해와 다르다. 뜨겁다. 정권 선택이라는 초유의 총선거를 향한 열기와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프라하에서 주창한 ‘핵 없는 세계’ 때문이다. 특히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인 미국은 핵 없는 세계를 위해 행동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큰 반향을 낳았다. 일본엔 신선한 충격이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원폭 투하를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차원에서다. 미국의 반성처럼 받아들였다. 나아가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의 기념비에 새겨진 ‘편히 잠드소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테니.’라는 문구에서 빠진 주어(主語)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듯한 분위기마저 연출됐다. 아키바 다다토시 히로시마 시장은 6일 원폭의 날 행사에서 “예스, 위 캔(Yes, We can)”을 외쳤다. 유일한 피폭국으로서 ‘핵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한 책무를 지고 있다고 했다. 아소 다로 총리도 핵무기 폐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핵폐기를 추구하는 오바마와 다수파를 합친 신조어 ‘오바마리저티(Obamajority)’까지 들고 나왔다. 단적인 사례지만 오바마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도 찾았다. 1967년 소년 오바마가 3일간 일본에 체류했던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서전 ‘나의 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로 가던 중 일본에 들러’라고 쓰고 있다. 짧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본을 새삼 각인시키시는 데 부족함이 없는 재료로 여기는 듯싶다. 일본은 어느 나라보다 핵에 민감하다. 오바마 대통령 이전부터 핵폐기를 줄곧 제창해 왔다. 물론 북한의 핵실험, 중국의 군비증강과 맞물려 핵보유론에다 적기지 공격론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을 재확인 받으려는 움직임도 한층 커졌다. 그렇지만 ‘핵을 갖지도, 만들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소위 ‘비핵 3원칙’은 잡음 속에서도 현실적으론 고수되고 있다. 피폭 현장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핵 폐기의 당위성을 알리는 교재다. 지난해 9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미국의 최고위층 인사로는 처음 히로시마를 찾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피폭지 방문 제안에 대해 “흥미롭다.”고 밝혔지만 실천하지는 않았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시는 오바마 대통령의 오는 11월 방일을 기해 피폭지 방문을 요청했다. 핵 없는 세계의 추진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 달라는 주문이나 마찬가지다. 간단찮다. 피폭지의 방문은 원자폭탄을 사용한 것 자체, 나아가 가해자로서의 ‘책임’을 지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정치적 의미를 띨 수밖에 없다. 일본의 핵폐기와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제3의 피폭지가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 일본만이 아닌 인류의 바람이다. 그러나 일본에 진정성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은 비참하다.”, “세계에서 유일한 피폭국”이라는 점만 부각시킬 뿐 침략전쟁을 일으킨 당사국으로서의 사죄는커녕 염치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너무 삐뚤어져 있다. 종전기념일을 맞아 “64년 전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를 진지하게 고민, 히로시마 기념비의 문구에서도 ‘누가’, ‘왜’라는 답을 간명하게 얻도록 했으면 한다. 그래야 핵 폐기를 위해 뛰는 일본의 호소력이 확실하게 힘을 얻을 수 있다. 내년엔 마음이 뜨거운 8월이 됐으면 좋겠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10분) 1년에 한 번은 고향땅인 중국 용정 땅을 찾는 윤혜원 여사. 오빠 윤동주 시인의 묘 앞에 설 때마다 그녀는 오빠의 사망 소식을 접하던 64년 전 그 날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일본 땅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죽어간 비극의 시인 윤동주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해 그 진실을 밝혀본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8시30분) 인구 9만명의 소도시 아비뇽은 축제기간 동안 다른 도시가 된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도시는 언제나 북적거리고 거리는 각종 퍼포먼스와 공연들로 넘쳐난다. 해가 늦게 지는 여름이라 공연은 밤 늦게까지 계속되고 새벽이 올 때까지 사람들은 축제를 즐긴다. 올해로 63회를 맞은 프랑스 아비뇽 축제현장으로 떠나본다.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사표를 써놓고 고민하던 대풍은 사표를 찢어 버리고, 현우의 존재를 확인한다. 묘한 위기감을 느낀 대풍은 복실이를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가 저녁을 사 주는데 복실은 최선을 다해서 사랑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리하고 싶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한편, 진풍은 수진의 차가워진 태도에 당황한다.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15분) 목종은 급기야 대신들 앞에서도 자신의 동성애 사실을 밝히고 황위에서 물러날 것임을 공표한다. 다급해진 김치양은 직접 천추태후를 찾아가 대량원군 대신 자신의 아들인 황주소군을 황제로 세워줄 것을 애원해 보지만 천추태후는 완강히 외면할 뿐이다. 결국 김치양은 거병을 하게 되는데…. ●찾아라! 맛있는 TV(MBC 오전 10시50분) 대한민국 누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민남동생 유승호가 ‘스타 맛집으로’에 떴다. ‘음식대격돌 맛수’에서는 여름철 최고의 별미 국수 요리의 대결이 펼쳐지고, 푸드 로드 쇼 ‘미식원정대 황금밥상’에서는 엉뚱 미녀 브로닌과 김한석, 꽃미남 외국인 조리장 미카엘이 우리나라 최고의 횡성 한우를 찾아 나선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지난 5월 화재로 집과 지체1급 장애인 큰아들을 잃은 김복순 할머니. 모든 것을 집어삼킨 화재로 방 안에 누워 있던 큰아들을 떠나보내야 했고, 남은 두 아들은 지적장애와 정신장애로 형의 죽음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기에 할머니의 슬픔은 더더욱 크기만 하다. 김복순 할머니의 사연을 만나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인생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중요한 잠. 제대로 못자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 불면증,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 관련 질환만 해도 100여 가지에 이르며 국민 2명 중 1명이 수면장애를 앓고 있다. 너무 많이 자도 문제, 너무 못 자도 문제가 되는 잠. 상쾌한 아침을 만들기 위한 최적의 쾌면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 “탄탄한 내러티브·무서운 이야기가 가장 큰 관심사”

    “탄탄한 내러티브·무서운 이야기가 가장 큰 관심사”

    12일 개봉한 ‘불신지옥’(감독 이용주)은 한국 공포영화에 대한 ‘불신’을 일거에 날리는 영화다. 올해 등장한 같은 장르 영화들 가운데 만듦새와 주제의식이 가장 뛰어나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이래 최고의 공포영화라는 말도 나온다. 평단에서도 호평 일색이다. 특히, 신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란 점에서 지난해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에게 그랬던 것처럼 놀라움과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최근 만난 이용주 감독은 “좋은 반응이 고스란히 스코어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감추지 않았다. →영화가 종교나 믿음의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처음에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흔히 ‘과도한 믿음’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굉장히 역설적인 말이다. ‘믿음’ 자체가 과도함을 내포하는 단어이지 않나. 하지만 과도한 믿음은 한편으론 지탄받는다. 믿음이 다르면, 이미 믿음 자체가 타인에게는 과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게 공포스럽고 역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영화화하고 싶었다. 또 한 가지는 영매, 다시 말해 인간과 신 사이 중간자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이 두 가지 플롯의 대결이 영화의 시작점이 됐다. →제목 때문에 특정 종교와 관련됐거나 혹은 고발하는 영화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란 말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자꾸만 그런 오해를 하는 것 같다. 개신교든 무속신앙이든 기존 교단을 고발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그냥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는 뜻이 이야기에 맞는다고 생각해서 붙였을 뿐이다. 상업 공포영화인데 영화를 떠난 그런 담론에 영화가 매몰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종교 비판적 내용을 담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 -타인의 종교 비판은 애초에 내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다만, 믿음이란 현상 자체에 관심이 있었을 뿐이다. 개인적 차원에서 믿음의 생성과정, 자기가 믿고 있다고 믿는 것의 오류 혹은 그 동기부여, 절실함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그럼에도 혹시 비판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우리나라 사회의 믿음은 기복신앙으로 많이 흐른다. 종교는 어떤 측면에서 세계관인데, 종교 자체를 단순히 기복의 도구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복은 바라는 것이 이뤄지길 비는 것인데, 뒤집으면 협박이 되기도 한다. “이걸 안 믿으면 안 좋아질 것이다.”라고. 기복적인 측면이 너무 강화돼 믿음으로 치환됐을 때 타인에게는 충분히 공포가 될 수 있다. →주인공 희진(남상미)의 바쁜 일상을 보여주는 도입부가 인상적이다. -희진은 스스로 사는 것이 지옥이라고 생각하는 일상을 산다. 믿음이 없는 인물, 아니 상식을 믿고 있는 인물이다. 종교가 없는 사람은 신자의 입장에서 보면 역설적이게도 상식의 광신도일 수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장르성이 약해진다는 비판도 있더라. -공포 영화의 장르성이 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무서움 그 자체라면, 옥상 위 엄마의 눈빛, 상황 자체가 나는 무섭다. 귀신이 등장하지 않는 등 익숙해진 플롯이 안 나와서 느낀 배신감이라면 충분히 감수하겠다. 난 그게 클리셰(진부한 표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공포를 지향하려 했다. 단, 너무 새로워서 낯설지는 않게 말이다. 공포영화 장르성에 대해서 강박을 갖지 않았다. 탄탄한 내러티브와 무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게 가장 큰 관심사였다. →대학 전공이 건축학이라 들었다. 어떻게 영화를 시작하게 됐나. -고등학교 때부터 꿈이 건축이었고, 재수한 끝에 건축학과에 합격했다. 대학 때는 서클인 사진부 활동을 더 열심히 했다. 졸업하고 나서 설계사무소에 4년 정도 다녔다. 그 와중에 한겨레연출학교를 1999년 중순부터 다녔는데, 단편을 한 편 찍어보니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또 당시 IMF 외환위기 때문에 동료들이 많이 잘렸다. 회사생활에 환멸이 느껴져서 그해 연말 그만뒀다. 이듬해 단편을 하나 더 찍었다. →이후에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연출부를 했다고 들었다. -‘플란더스의 개’를 보고 너무 좋아서 ‘저 사람 밑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운좋게 들어갔다. 지금까지 본 테스트 중 가장 힘들게 통과한 게 ‘살인의 추억’ 연출부가 되는 것이었다. 나중에 조감독님께 ‘왜 나를 뽑았냐?’고 물었더니, 컴퓨터에 능하고 스틱(수동) 운전을 할 수 있어서였다고 했다(웃음). →장편 데뷔작이다. 쉽지는 않았을 듯하다. -2003년부터 준비를 했는데, 멜로영화 두 편이 연이어 엎어졌다. 2007년 초부터 ‘불신지옥’ 시나리오를 썼고, 그해 11월 투자가 확정돼 프리 프로덕션을 시작했다. 촬영은 올해 3월부터 들어갔고. →지난 5월 별세하신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의 유작이 됐다. -영화판에서 엄청난 어른이었다. 나한텐 은인이시다. 영화촬영 중간에 돌아가셔서 너무 놀랐고 충격적이었다. 상태가 안 좋은 걸 일부러 안 알렸다. 너무 가슴 아프다. 요즘도 술 마시면 밤에 혼자 울고 그런다. →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 바람은 두 번째 영화도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웃음).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