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4년 고민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해병대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사랑이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AI 의료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맹정섭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24
  • [커버스토리-1983 과천 vs 2013 세종] 세종시 전세대란? 첫마을만 벗어나면 빈집 수두룩

    [커버스토리-1983 과천 vs 2013 세종] 세종시 전세대란? 첫마을만 벗어나면 빈집 수두룩

    올해 초 기획재정부 소속 공무원 A씨는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 단지 부동산을 돌아다니다 ‘횡재’를 했다. ‘씨가 말랐다’던 20평형대 아파트 전세를 구했기 때문이다. 가격은 1억 7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싸긴 했지만 고민하지 않고 바로 계약했다. A씨는 “‘첫마을에서 전세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야기까지 돌았지만 전세대란은 기우에 불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환경부의 이전으로 6개 부처의 정부세종청사 이사가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세종시대’가 열렸다. 정부세종청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64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정부가 ‘탈(脫)서울’을 한 사례다. 정부대전청사는 외청 등이 주로 자리 잡고 있고, 기존 정부과천청사는 서울과 사실상 한몸인 ‘범서울권’이었다. 그렇다 보니 정부세종청사를 둘러싼 온갖 루머가 이전 직전까지 이어졌다. ‘세종시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따져 봤다. 1. 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정답은 ‘지금은 아니다’이다. 세종청사 입주 직전인 지난해 11월에는 청사 부근의 유일한 아파트 단지인 첫마을에서 전세 품귀난이 실제 벌어졌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하더라도 20평형대는 1억 2000만원, 30평형대는 1억 4000만원 정도였던 아파트 전세가 11월에는 모두 1억 7000만~2억원대로 치솟았다. 그마저 11월 후반에는 20~30평형대 전세 물건은 찾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자취를 감추었던 20평형대 전세 물건이 시장에 조금씩 풀리고 있다.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 전세는 되레 구하기 쉬운 편이다. 40평형대는 일부 대출이 껴 있으면 1억 5000만원에도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세종시 첫마을 단지 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첫마을 아파트 소유주들이 가격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해 매물을 쥐고 있다가 조금씩 풀고 있어 지난해 말에 비해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첫마을 아파트로 집을 옮긴 한 과장급 공무원도 “밤에 나와 보면 옆동의 다섯 집 정도만 불이 켜져 있다”고 전했다. 2. 세종 인근도 전세난? 전혀 사실과 다르다. 세종시 첫마을을 벗어나면 빈집이 널려 있다. 충북 청원 오송읍이나 세종 조치원, 대전 반석·노은 등 인근 지역에서는 아파트나 신축 원룸, 오피스텔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충북 청원 오송역 주변은 요즘도 곳곳에서 오피스텔이나 원룸 공사가 한창이다. 지역 주민들이 은행 빚 등을 끌어모아 ‘나몰라 다가구 짓기’에 나선 탓이다. 심지어 입주민들이 새 입주민을 데려오면 ‘소개비로 100만원을 준다’는 오피스텔까지 등장했다. 오송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투기자금이 유입돼 지나치게 물량이 늘었다”면서 “대출을 많이 낀 건물도 상당수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3. 서울 출퇴근 불가능하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공무원 숫자는 대략 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대다수는 통근버스를 이용한다. 통근버스 운영 초기에는 문제도 많았다. 전체 수요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날짜마다 탑승객 숫자와 하차 지역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때 금요일에는 오후 5시 30분만 되면 ‘퇴근버스 탑승을 서둘러 달라’는 안내방송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통근버스 운영이 한 달 가까이 되면서 자리를 잡아 가는 양상이다. 통근버스 숫자도 초기 40여대에서 최근 50여대까지 늘어났다. 한 기획재정부 공무원은 “서울 잠실에서 출퇴근하는 데 하루 4시간 정도를 길에 버리지만 아직까지는 다닐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오후 5시 30분 이후에는 업무를 스스로 벌이기에도, 부하 직원들에게 업무를 시키기에도 불편한 분위기”라고 털어놓았다. 4. 차 없으면 못 다닌다? 맞는 얘기다. 세종시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간선급행버스체계(BRT)는 대중교통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못 하고 있다. 대전 반석역에서 오송역 사이를 하루 18번, 40분~1시간 주기로 한 번씩만 운행한다. 대전 반석역에서 출발하는 막차 시간은 오후 8시 40분이다. 일요일엔 더 막막하다. BRT는 아예 운행을 안 한다. 충북, 대전, 세종 등 3개 광역 지역에 얽혀 있는 복잡한 시내버스 노선은 현지인들도 잘 모른다.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도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대전 유성이나 오송역에서 세종청사까지의 택시비는 2만 5000원이다. 택시가 부족하다 보니 손님을 골라 태우는 배짱 영업이 성행한다. 대리기사를 부르면 유성에서 세종시 첫마을까지 3만원, 오송역까지는 5만~6만원을 받는다. 거리 등을 감안하면 서울 등 수도권보다 요금이 두 배 이상 비싸다. 5. 밥 먹을 곳이 없다? 세종청사에는 4개의 구내 식당이 있다. 하지만 5500여명의 공무원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은 사무실 층수별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순차적으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청사 밖 가장 가까운 식당은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첫마을이나 금남면 용포리에 있다. ‘가격은 강남, 서비스는 지방’ 수준이라는 우스갯말까지 나돈다. 회식을 하려면 30분 이상 거리인 대전 유성까지 나가야 한다. 이 때문에 청사 주변 공사장의 함바식당이 때아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신용카드를 받는 함바식당도 등장했다. 함바식당을 자주 이용한다는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공무원은 “공사장 인부들이 ‘공무원들 때문에 자리가 없다’고 눈총을 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6. 꽃뱀 천국? 세종시는 당초 학급당 학생 수를 선진국 수준인 25명으로 유지, 명품 교육을 펼치겠다고 강조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첫마을 아파트 단지 내 한솔초등학교의 교실당 학생 수는 30명에 육박한다. 대전 등 인근에서 이주한 세입자가 몰리는 바람에 교실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4년 9월 개교를 목표로 학교 증설을 추진 중이지만 다음 달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 대란’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꽃뱀 천국’이라는 말은 과장된 측면이 크다. 세종시 공무원의 절반 가까이가 서울 및 수도권으로 출퇴근하는 데다 이주한 공무원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옮겨 와서 ‘꽃뱀’들이 허탈해한다는 얘기가 있다. 다만 오송이나 금남면 등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노래방, 단란주점 등은 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공직복무지원관실 등에서 공직 감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출입’이 자유롭지는 않아 보인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연일 ‘눈 폭탄’에 제설제 바닥… 염화칼슘값 2배 급등 ‘발 동동’

    연일 ‘눈 폭탄’에 제설제 바닥… 염화칼슘값 2배 급등 ‘발 동동’

    잦은 폭설에 제설제가 바닥을 드러내자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제설제로 쓰이는 염화칼슘은 100% 중국산이지만 확보가 어려워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제설제 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한겨울이면 눈, 얼음과 전쟁을 치르는 강원도는 겨울 초입인데도 벌써 염화칼슘을 70% 이상 소진했다. 염화칼슘 3000t과 소금 8300t을 추가로 주문했지만 수입이 제때 이뤄질지 걱정이다. 3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는 18개 시·군과 함께 지난해 10~11월 염화칼슘 9706t과 소금 1만 4414t을 제설용으로 확보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눈이 잦아 염화칼슘 6829t, 소금 1만 1738t을 이미 살포했다. 하지만 강원도 눈은 1~2월이 피크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위기다. 김영길 강원도 도로철도교통과 담당은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서울도 비상이다. 이번 겨울 시와 구에서 확보한 제설제(염화칼슘, 소금) 5만 1000t 가운데 4만t을 소비했다. 예년 같은 기간엔 2만 8000t을 사용했다. 웬만한 강설량에는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던 서울시는 부랴부랴 1만t 추가 반입을 추진하는 등 당황해하는 눈치다. 인천은 염화칼슘 1000t 중 절반을 썼다. 지난해에는 500t으로 겨울을 났다. 경남도는 제설제 3522t 중 2034t을 소비했다. 이미 지난겨울 사용량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28일 폭설로 하루 만에 재고율이 70%에서 30%로 뚝 떨어진 게 결정타였다. 눈이 많이 내리는 전북 무주군은 비축한 300t이 바닥났다. 경북 김천시, 영천시, 군위군, 의성군, 칠곡군 등 대다수 시·군은 재고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달 중 추가 구매할 계획이지만 업자들이 납품을 기피하고 있다. 포대(25㎏짜리)당 2100원 비싼 9000원을 주고 시중에서 사려 해도 1주일 이상 걸린다. 고진희 경북도 치수방재과장은 “염화칼슘이 동난 곳에 눈이 내리면 인근 시·군 재고량을 빌려 주도록 조치를 취했으나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염화칼슘 가격이 치솟고 있다. 불과 석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물량이 달려 지자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고 있다. 경기 오산시는 지난해 10월 중국산 염화칼슘이 t당 17만 8000원, 12월 25일 26만 4000원에 이어 불과 6일 뒤인 같은 달 31일에 31만 4000원으로 올랐지만 잇단 폭설에 수입업체를 통해 구매에 나서야 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업체가 지자체 약점을 상술에 이용하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반면 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눈이 잘 안 오던 대구, 경남, 울산 지역에까지 폭설이 내려 중국에서도 물량이 부족하다”면서 “지난해 눈이 많지 않아 재고량이 쌓일 때는 비축에 손 놓고 있던 자치단체가 엉뚱하게 업체 탓을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제설제만 공급하는 조달청에 주문이 몰린다. 조달청은 중국산 염화칼슘이 도로 파손 및 차량 부식, 가로수 고사 등의 부작용을 낳자 올해부터는 친환경 제설제만 구매 대행해 준다. 홍순후 조달청 사무관은 “액상 친환경 제설제가 ㎏당 325~330원인데 염화칼슘이 350원까지 오르면서 주문이 빗발친다”면서 “올 들어 벌써 2만t이나 주문이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한편 제설담당 직원들은 격무에 파김치가 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보다 많은 14차례의 눈이 한달 만에 쏟아지자 담당 직원 2명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제설장비도 부족하지만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15t 덤프트럭에 살포기를 부착하려면 대당 1억 4000만원 안팎이 든다. 대전은 2004년 3월 5일 사상 최대 폭설을 기록했을 때 강원도의 지원을 받았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비싼 장비를 사놓고 내년 겨울부터 눈이 많이 안 오면 어떡하나 한참 고민하다 일단 용역업체에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부)양극화의 그늘 (1)개천에 용이 사라졌어요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부)양극화의 그늘 (1)개천에 용이 사라졌어요

    2000년대 중반 지역균형선발(소외 지역 배려 선발)이나 기회균형선발(저소득 계층 자녀 배려 선발) 전형 등이 대입에 도입될 당시만 해도 교육계는 찬반으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시골 출신이거나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게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2005년 지역균형선발을 처음 도입한 서울대도 똑같은 고민을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만 해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 일반 학생들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기초교육 수강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지역균형선발과 농어촌 특별전형(오지 지역 학생 정원 외 선발) 등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 오히려 일반 학생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2005년 서울대에 지역균형선발로 입학한 학생들의 1학년 1학기 평균 학점은 3.21(4.3 만점)로 정시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평균 학점(3.12)보다 3%가량 높았다. 다만 농어촌 특별전형 학생들의 평균 학점은 2.72로 일반전형 학생들보다 0.4점 낮았다. 서울대 관계자는 “농어촌 특별전형의 경우 성적보다는 사회적 배려의 성격이 더욱 강하기 때문에 첫 학기 학점이 낮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년간의 학업 향상은 배려 대상 학생들이 더 높게 나타났다. 농어촌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4학년 2학기 성적은 3.26으로 1학년 1학기보다 0.54점이 높았다. 일반전형 학생들은 0.27점, 특기자 전형 학생들은 0.06점이 향상되는 데 그쳤다. 특히 지역균형선발 학생의 경우 선발 지역을 서울과 광역시, 시, 군으로 세분화해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서울 출신 학생들의 4년 평균 학점은 3.42, 광역시 3.36, 시 3.35, 군 3.27로 나타났다. 모든 출신 단위에서 일반전형 학생(3.21)들을 앞선 것이다. 서울대는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점차 사회적 배려 대상 계층을 위한 전형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도 2011년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의 자리에서 여러 차례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전형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2012학년도 전형에서도 기존에 190명이던 기회균형 특별선발을 208명으로 늘렸다. 서울대 관계자는 “특히 2009년부터 도입된 기회균형 특별선발은 잠재력을 가진 저소득층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를 입증하듯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자라나는 학생들의 성취도 격차는 능력의 차이보다는 기회의 차이에서 오는 게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부유층 자녀는 주변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영어유치원 등에서 첫 교육을 시작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은 집 주변의 저렴한 유치원을 찾아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부유층 자녀는 어려서부터 확실히 영어의 기반을 닦아 초·중·고교 과정을 이수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은 부실해진 공교육으로 인해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채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 둘은 형식적으로는 같은 교육과정을 거쳤지만 실제로 가난한 집 아이에게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질적인 격차가 존재해 ‘부익부 빈익빈’을 공고하게 만든다는 게 양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여러 종류의 사회적 배려 전형이 도입되는 등 ‘교육의 사다리’가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면서 “상류층은 세대를 거듭해도 상류층에, 저소득층은 영원히 저소득층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양 교수는 교육과정 전반에 걸친, 체계 없이 상황에 따라 지원되는 ‘주먹구구식 지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처럼 교육과 복지를 연계해 사회복지사 등이 학생을 10여년씩 추적하며 꼭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는 ‘현미경 지원’을 해 줘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저소득 계층 자녀에게는 연간 430만원까지 학비가 지원되는데 이는 서울 소재 사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밖에 안 돼 해당 학생은 지원을 받더라도 별도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면서 “학비뿐 아니라 기숙사비, 식비, 기초적인 생활비 등도 함께 지원해 진정한 의미의 기회 균등”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양 교수는 기회 균등의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성과를 후배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들에게 ‘지금 받는 혜택이 그저 부모가 가난하기 때문에 당연히 받는 것’이라고 여기게 해선 안 되며 ‘언젠가는 나도 다른 이들을 위해 돌려줘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켜 사회적 배려가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집값, 과거 정부초기 상승세 ‘골머리’… 이번엔 오르나 내리나

    집값, 과거 정부초기 상승세 ‘골머리’… 이번엔 오르나 내리나

    집값이 더 떨어질까 아니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설까. 빈사상태에 빠진 주택 거래시장에 숨통은 트일까.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 향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그동안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집값은 상승했고, 거래도 증가하는 양상을 띠었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개발공약 실천에 대한 기대감과 새 정권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책이 주택시장 활성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부족한 주택공급량과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수요자 심리 또한 부동산 활황을 불러왔다. 국내 소비, 투자도 활발한 데다 투자처를 잃은 여유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참여정부 기간에는 한 해를 빼고는 해마다 집값이 상승해 정권 유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서울,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국민은행 아파트값 시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에는 전년도 대비 전국 아파트값은 9.6% 상승했다.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10.2%나 올랐다. 국민의 정부시절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고 전국적으로 투기광풍이 불었다. 결국 참여정부는 각종 주택투기억제 대책을 내놓았고, 그로 인해 2004년 한 해는 전년 대비 집값이 0.6%(서울 1.0%) 하락했다. 하지만 다음 해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상승폭도 우리 경제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팔랐다. 2006년 전국 아파트값은 13.8%, 서울 아파트값은 24.1%나 폭등했다. 이로 인해 참여정부는 임기 내내 ‘주택투기와의 전쟁’을 벌일 정도로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 안정에는 실패했다. 현 정부도 출범 당시에는 집값 상승이 부담이었다. 정권 교체 첫해인 2008년에도 전국 아파트값은 2.3%,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3.2% 올랐다. 이듬해에도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1.6%, 2.6% 상승했다. 하지만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투자가 위축되면서 집값은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집권 3년차(2010년)부터는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서울 강남과 수도권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폭락하면서 급기야는 ‘하우스 푸어’ 등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문젯거리로 비화됐다. 시장 움직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집값 상승을 막는 정책부터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까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주택거래량도 급감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3년 167만건(일반거래, 상속 등 포함)에 이르던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03만 7000건으로 감소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일관되게 유지됐던 거래 억제대책이 낳은 부작용이다. 일반 주택거래 통계를 시작한 2006년과 비교해 전국에서 108만 2000건, 수도권에서는 69만 8000건이 거래됐지만 올해는 11월 말 현재 전국 62만 7000건, 수도권은 23만 3000건으로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은 어떻게 될까. 주택정책은 어떤 기조를 띨까. 국민은 시원한 답을 바라고 있지만, 전문가들조차 섣불리 전망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집값 흐름은 단순 주택 수급 논리만으로 풀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출범해도 과거 정부 출범 초기와 달리 집값은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주택시장을 움직일 만한 개발공약이 없고, 10년 전과 비교해 주택 공급량도 크게 증가해 구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한 것도 집값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주택 거래 침체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근거는 참여정부 때 양산된 투기억제 대책이 시장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택시장 전망을 흐리게 한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새해 주택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근거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가 지속되는 등 소비자의 구매력이 낮아지고 구매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연구원은 또 지속되는 유럽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의 문제,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같은 외부 불안요인으로 국내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고, 이로 인해 주택경기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새로 출범할 정부에 인위적인 집값 회복정책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일 것 같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집값 하락에 따른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섣부른 주택 활성화 대책을 꺼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껏해야 현 정부가 추진했던 활성화 대책을 연장하는 등의 소극적인 대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분간 집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위적인 집값 방어보다는 거래 활성화와 주택시장 연착륙 정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새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집값 하락의 원인이 정책문제인지, 심리문제인지, 아니면 금융권 방어 문제인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가격, 거래량 모두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주택시장 침체 지속으로 인한 경착륙 방지대책, 주택시장이 경제나 지방정부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주택 거래 활성화 대책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캐나다 국립공원 ‘밴프’ 겨울 레포츠의 천국

    캐나다 국립공원 ‘밴프’ 겨울 레포츠의 천국

    섭씨 영하 21도. 온천지가 눈밭이다. 출발. 쉬이이익~. 시속 30㎞. 의자엔 두 명이 구겨 앉아야 한다. 별다른 바람막이도 없다. 칼바람이 달려든다. 휘날리는 콧물은 곧장 고드름이 된다. 볼때기는 이미 얼어 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연신 환호가 쏟아진다. ‘오빠 달려.’가 아니라, ‘개님들아 달려.’라다. 어디까지? 로키산맥 끝까지. 이만하면 ‘고고씽~’ 할 만하다. 캐나다 국립공원의 ‘아이돌’ 밴프로 체험여행을 떠난다. 겨울 밴프에서 만난 개썰매(dog sledding)는 내 맘을 꽁꽁 붙들어맸다. 그 찬 돌바람 맞으며 개썰매 타는 게 혀를 내두를 일이라고? 맞다. 혀를 내두를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한 번 더 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말이다. 밴프에선 이처럼 다양한 겨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름하여 ‘해피해피한 개, Go, 生’이다. 꺄아아아~악, 출발. 북미 대륙의 로키산맥은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와 앨버타주에서 미국의 뉴멕시코주까지, 남북으로 약 4800㎞에 걸쳐 뻗어 있다. 그 가운데 캐나다 쪽의 로키를 ‘캐나디안 로키’라고 부른다. 밴프 국립공원은 재스퍼 국립공원과 함께 캐나디안 로키를 대표하는 국립공원이다. 겨울이면 스키와 스케이트는 물론, 스노 슈잉, 눈꽃 트레킹, 개썰매 등 겨울 레포츠의 천국으로 변한다.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밴프는 앨버타주의 산악도시 캘거리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쯤 떨어져 있다. 주민수는 약 5000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약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개썰매를 타기 위해서는 밴프 타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캔모어로 이동해야 한다. 1983년 시작된 개썰매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여전히 인기 상종가를 치는 겨울 여가 활동이다. 개썰매 투어는 BC주와 앨버타주를 가르는 관문인 컨티넨털 디바이드에서 출발한다. 전체 길이 16㎞를 1시간 30분 동안 내달린다. 최대한의 방한 장비가 준비물이라면 준비물. 고글을 껴야 빠른 속도가 주는 스릴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개썰매는 알래스카 허스키종의 개 7마리가 끈다. 주인의 ‘오케이 보이’ 출발음을 듣고 나면 정말 열심히, 묵묵히, 신나게 달린다. 반환점까지는 로키의 설경을 뱃놀이하듯 유유히 즐긴다. 거대한 침엽수림에 내려앉은 눈꽃과 고산 준봉들이 빚어내는 풍경은 일품이다. 반환점을 돌아 500여m를 지나고부터 분위기가 확 바뀐다. 길이 없을 것 같은 숲으로 방향을 튼 뒤,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는데, 도그 머싱(Dog Mushing)이라 불리는 개썰매 경주를 하는 듯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숲길 중간쯤에서 양 갈래로 이어지는 200여m의 코스에서는 마치 실제 경주를 하듯, 총알 같은 속도로 짜릿한 풍경 사이를 지난다. 밴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가 곤돌라 탑승이다. 해발 1123m의 설퍼산 중턱에서 출발해 2281m까지 솟구친다. 그 8분여 동안 지상 최고의 전경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캐스케이드산과 랜들산의 기기묘묘한 풍경이 펼쳐지고, ‘저주받은 자의 영혼’이라는 뜻의 미네완카 호수와 메릴린 먼로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1954년)의 촬영지였던 보 강(江) 등도 한눈에 담긴다. 설퍼산 여행의 절정은 노천 유황 온천이다. 정상의 바람에 덜덜 떤 여행객들이 추위와 여독을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섭씨 영하 10도의 찬바람이 쌩쌩 부는 곳에 야외 온천이라니…. 눈덮인 로키를 이마에 이고 유황 머금은 수분에 온몸을 마사지한다. 코끝을 스치는 ‘얼음 바람’에 맞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천혜의 절경과 함께 걷는 트레킹도 일품이다. 밴프 국립공원 내 트레킹 코스는 무려 1800㎞에 이른다. 그중 앞줄에 서는 건 존스턴 캐니언 트레킹이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꼭 해야 할 일 10가지’에 포함될 정도로 유명하다. 길이는 5.4㎞. 천천히 걸어도 4~5시간이면 충분하다. 빙하가 녹은 로 폭포와 어퍼 폭포가 만든 깎아지른 계곡과 그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하얀 눈꽃 치장을 한 ‘쭉쭉빵빵’ 미녀 침엽수들이 함께해 더욱 즐겁다. 아그네스 호수 트레킹에 도전해도 좋겠다. 가는 길에 ‘로키의 진주’ 루이스 호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코스 길이는 6.8㎞로 산정호수를 따라 걷는다. 코스 중간의 루이스 호수에서는 흥미진진한 놀이가 기다린다. 스노 슈즈를 신고 호수 중심부를 걷거나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캐나다엔 호수가 200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모두 합치면 한국의 96배에 맞먹는 면적이다. 그 가운데 미네완카 호수는 몇 안 되는 인공호수 가운데 하나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크며 길이 28㎞, 최고 수심이 142m에 이른다. 겨울 호수는 랜들산과 어우러지며 색다른 풍경을 빚어낸다. 크루즈 선박도 운행되는데, 아쉽게도 5~10월에만 탑승할 수 있다. 아울러 배를 타고 거대 송어를 낚는 맛도 각별하다고 현지 가이드는 말했다. 4인승 헬기로 로키를 돌아보는 카나나스키스 헬기 투어도 인기 만점의 프로그램이다. 비행 시간은 20분에서 50분까지 다양하다. 카나나스키스 헬기 투어를 즐기려면 밴프에서 캘거리 쪽으로 1시간가량 되짚어 나와야 한다. 헬기 위에서 로키를 굽어보고 있노라면 진정한 신의 선물을 만끽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쉬 볼 수 없는 풍경을 접하는 벅찬 감동도 그렇거니와, 바람이 많아 취소되기 일쑤일 만큼 자연의 허락을 얻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글 사진 밴프·캘거리(캐나다) 조두천 기자 cdc@seoul.co.kr ●여행수첩 레포츠 체험 뒤엔 온천으로 피로를 풀면 좋다. 여행사 상품에선 옵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곤돌라 40달러, 온천욕 20달러, 헬기 투어는 15분에 80달러, 개썰매는 90분에 200달러(이상 캐나다 달러) 선이다. 1캐나다 달러는 약 1100원. 하나투어(02-2127-1202), 모두투어(02-728-8616), 인터파크(02-3479-4221), 세계로여행사(02-2179-2518), 파로스트래블(02-737-3773) 등에서 로키 겨울 체험상품을 판매한다. 밴프 타운이나 캘거리 외곽의 대형 마트에서 쇼핑을 즐기기에 좋다. 아웃도어 용품이나 옷을 정가의 절반 또는 그 이하로 파는 경우가 많다. 전기 콘센트는 100V, 11자형 플러그를 사용하므로 멀티탭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 앨버타는 최고 등급의 소고기 ‘앵거스’로 유명한 지역이다. 오븐에서 ‘천천히’(aged) 익힌 앨버트 스테이크의 독특한 맛이 일품이다. 한국인에게는 10온스짜리가 적당하다. 가격은 약 30달러. 밴프에서는 사람보다 동물이 우선이다. 경적을 울리거나 내려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관광객에게도 벌금 약 17만원이 부과된다. 주한캐나다관광청 홈페이지(www.canada.travel) 참조. (02)733-7790.
  • 정선아리랑 세계 홍보 내년 ‘대축전’ 벌인다

    정선아리랑 세계 홍보 내년 ‘대축전’ 벌인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계기로 강원 정선군이 ‘정선 아리랑’ 알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선군은 24일 이를 위해 유네스코 등재를 전후해 아리랑 토론회와 공연을 펼친 데 이어 내년에는 아리랑 관련 민속 박물관 건립과 아리랑 대축전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리랑 붐을 조성해 문화유산으로 남기고 관광자원으로 활용, 국내뿐 아니라 세계 속에 정선을 알려 나가겠다는 취지에서다. 아리랑 민속 박물관과 대축전은 쉽게 아리랑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아리랑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한 특별 전시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군은 아리랑이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지난 6일 축하공연을 펼쳐 아리랑 발상지임을 밝혔다. 아리랑은 국내 3대 아리랑으로 손꼽히는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을 비롯해 한반도에만 60여종이 있지만 발상지가 정선지역임을 분명히 했다. 아리랑은 인류 무형유산 등재로 외연 확대와 세계화를 이뤄내겠지만 결국 아리랑 콘텐츠 개발은 정선, 진도, 밀양, 대구 등 관련 지자체의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유일하게 강원 무형문화재 1호로 문화적 가치를 보존한 정선아리랑이 콘텐츠 개발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재단법인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12일 정선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아리랑 인류 무형유산 등재를 축하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의 서울 국립국악원 초청 특별공연도 개최했다. ‘국악을 국민 속으로’라는 주제로 국악원 정악단·무용단·민속악단 등 40여명이 출연, 다양한 공연을 펼쳐 정선이 아리랑의 본 고장임을 다시 한번 알렸다. 이 자리에서 이종영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이사장은 “2009년 유네스코에 정선아리랑을 신청했던 게 계기가 돼 이번 유네스코 등재까지 이뤄졌다.”며 “지난 80여년간 정선아리랑 역사를 연구하고 자료를 축적한 게 빛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도 “이제는 아리랑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세계화해 나가야 한다.”며 “공연물과 영상물은 물론 아리랑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세계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지구촌의 문화유산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4일에는 강원도와 정선아리랑연구소가 공동으로 서울에서 아리랑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대표 아리랑 중 하나인 정선아리랑(아라리)은 자연과의 교감이 뛰어난 노래로 아라리는 자연을 숭배나 이용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간과 동등한 대상으로 인식한다.”며 “아라리의 특징을 감동적인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 도지사는 “아리랑이 최초의 한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면서 “아리랑의 세계화를 위해 (관련 콘텐츠를) 현대화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언급, 아리랑 발전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또 정선군은 아리랑의 세계화와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전문성을 위해 창극공연 연출단장과 전문 배우를 선발하고 1999년부터 정선5일장에 맞춰 공연되는 정선아리랑극 유료화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새해에 지역의 예술가와 단체를 대상으로 아리랑과 관련된 창작의욕을 불어넣고 우수 콘텐츠를 발굴·축적하기 위한 ‘아리랑 인큐베이팅 창작공작소 지원사업’ 시행을 비롯해 정선아리랑 콘텐츠화에 주력해 전문적인 문화창조 역량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군은 정선아리랑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곡으로 선정하는 등 올림픽 주제로 활용해 세계에 알리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에 한국적 정서가 깊은 정선아리랑을 접목한다면 문화관광상품으로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정선 가리왕산 중봉은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경기가 펼쳐지는 개최지역이어서 정선아리랑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정선아리랑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있을 차기 개최국 문화공연에 정선아리랑 공연을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제안한 상태”라며 “이를 계기로 개·폐회식 민속공연과 주제음악 선정, 한민족 아리랑 축전 개최 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 군수는 “단일 곡조로 8700수에 이르는 가사가 생성된 것은 정선아리랑이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해 기네스북 국제위원회 등재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2012 부동산 키워드 ‘뚝’

    2012 부동산 키워드 ‘뚝’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이 밝게 웃은 날은 없었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반짝 효과만 있었을 뿐 시장 상황을 바꾸지는 못했다.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하우스 푸어’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진 한 해였다. 특히 2000년대 중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버블 세븐’ 지역이 주택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버블 세븐 지역의 주택가격 총액은 27조원이나 떨어졌다. 동탄2신도시와 세종시가 그나마 차가운 주택시장에 군불 역할을 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오피스텔이 대안 시장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을 결산해봤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거래 꽁꽁 일단 거래시장은 춥다 못해 얼어붙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바닥이라고 평가되던 지난해보다 올해 주택거래 시장은 더 추웠다. 1~11월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42만 2358건으로 지난해 70만 5303건보다 약 40% 급감했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고, 실수요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관계자는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마저 바닥을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강하다.”면서 “거래시장이 묶이면서 전·월세 등 임대시장도 꼬였다.”고 설명했다. 거래 급감과 함께 과거 아파트값 급등의 대표 지역인 용인, 강남, 서초, 송파, 양천, 분당, 평촌 등 소위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값은 올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값 하락률은 6.23%로 수도권 평균 하락률 3.86%보다 2% 포인트 이상 더 떨어졌다. ■ 집=짐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하우스 푸어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480만 3000가구 중 12%인 56만 9000가구는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60%를 넘었다. 사실상 하우스푸어라는 얘기다. 정부와 금융권이 하우스푸어 구제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우리은행이 ‘하우스 푸어’를 위해 약 900억원 규모의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 and lease back·신탁 후 임대) 제도를 도입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자는 1명에 그쳤다.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은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5월 풍림산업을 시작으로 우림건설, 범양건영, 벽산건설, 삼환기업, 남광토건, 극동건설, 신일건업, 국제건설 등 올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건설사만 8곳이다. 문제는 이게 건설사 위기의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형 건설사는 해외 수주 물량을 확대하면서 살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국내 사업은 고사 직전이다. 심지어 내년 분양 계획을 잡지 못한 업체도 있을 정도다. ■ 미풍 대책 정부는 주택거래 시장 정상화를 위해 투기지역 해제와 취득세, 양도세 감면 등을 내놨지만 시장에 활기를 주지는 못했다. 취득세율 감면안은 1년 연장이 확실시되지만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취득세 감면 조치가 그렇게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일부 악성 매물과 미분양을 처리하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지만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업계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 통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오피스텔로 대표되는 수익형 부동산은 침체기의 투자 대안으로 꼽히며 전성기를 맞았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오피스텔은 3만 8342실로 조사를 시작한 2003년 2만 7732실 이후 가장 많았다. 하지만 공급과잉으로 수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서울의 오피스텔 연간 수익률은 5.5%, 경기는 5.99%로 4년래 최저수준이다. ■ 신도시 선방 이런 와중에 세종시와 동탄2신도시는 시장에 한줄기 희망이었다. 세종시에는 올해 1만 5463가구가 공급됐는데 대부분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실수요도 풍부해 집값과 전셋값 모두 상승했다. 최근 3개월간 세종시 아파트값은 평균 1.06% 올랐고 전셋값은 무려 10.12% 뛰었다. 반면 정부 부처가 떠난 과천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9.1% 하락해 전국에서 집값 하락폭이 가장 컸다. 과천은 작년에도 7.3% 떨어져 하락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의 분양시장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8월 시범단지 분양을 시작으로 올해 분양에 나선 아파트는 9개 단지 7559가구로 평균 3.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존 동탄신도시 아파트값(3.3㎡당 1100만원)보다 분양가가 저렴했고 구매력 있는 대기 수요자가 청약에 나서면서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선방했다. 내년에도 대우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아파트 6500여 가구 이상을 분양할 계획이다.
  • 보수연대, 교육정책 불협화음 줄어들까

    같은 보수진영에서 대통령 당선자와 서울시교육감이 나오면서 교육분야 정책 추진에 있어 보수연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임 곽노현 서울교육감 시절 서울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을 놓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온 정부가 문용린 신임 교육감과 어떤 관계설정에 나설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문 교육감이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교육공약 가운데 겹치는 게 많다. 박 당선인과 문 교육감은 모두 ‘행복교육’을 내세우며 무상교육 혜택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하고 ‘온종일 돌봄학교’를 운영해 유아 및 초등학생에게는 교육뿐만 아니라 돌봄 기능도 함께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교육감의 ‘중학교 1학년 중간·기말고사 폐지’ 공약은 박 당선인의 ‘중학교 1학기 자유학기제’와 비슷하다. 중학교 시절 시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보는 시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교사들의 권위 회복과 교원복지 강화 등에서도 비슷한 관점을 보이고 있다. 내세운 공약이 비슷한 만큼 예산확보와 정책 동의 구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확대 등 각종 교육복지 사업에 있어 서울시 및 각 자치구의 예산지원과 서울시의회의 의결권한이 남아 있어 이들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난 1월 서울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킨 서울시의회는 현재 민주통합당 의원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 예산을 분담하고 있는 무상급식 확대에서도 갈등을 빚을 소지가 남아있다. 2014년까지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계획하고 있는 서울시와 달리 문 교육감은 “취지는 공감하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 통과 과정에서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으로 이어지는 보수연대가 형성되면서 보수 성향의 교육시민단체들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한국교직원총연합회(교총)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교육을 정치로부터 분리해 정상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교총은 문 교육감의 당선에 대해 “서울교육을 정치화시킨 곽노현 전 교육감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심판”이라고 환영하면서 “곽 전 교육감이 추진한 핵심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편견을 부수는 이름 D [detroit]

    편견을 부수는 이름 D [detroit]

    편견을 부수는 이름 D[detroit]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 소위 미국 자동차의 빅3라 불리는 자동차 메이커가 한데 모인 곳. 덕분에 굳어진 공업도시라는 딱딱한 이미지와 달리 디트로이트는 미국만의 문화, 음악, 스포츠, 음식까지 결합된 ‘스위트 아메리카’ 그 자체였다. ●City Scope 흐르는 낭만을 느끼다 처음에는 워낙 자동차가 유명하다 보니 디트로이트의 어디를 가도 공장 굴뚝의 연기가 보일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편견은 기분 좋게 망가졌다. 세련된 도시의 멋, 야구의 열기, 공연의 절정, 인기 뮤지션의 추억, 쇼핑의 흥분까지 담고 있어 심드렁했던 기분이 한껏 들떴으니. 분야별로 디트로이트의 자랑거리를 살펴봤다. baseball 펄떡이는 미국 야구의 진수 코메리카 파크 디트로이트에도 호랑이가 산다. 이 호랑이에게 지난 가을 전세계가 열광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를 맞아 4승 전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올 시즌 28년 만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강호들을 상대로 포효하던 위엄은 여전하다. 코메리카 파크Comerica Park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홈구장이다. 한 발을 들고 덮칠 듯 으르렁거리는 호랑이 상이 인상적인 코메리카 파크는 야구 외에도 미식축구, 콘서트 등의 여러 이벤트가 열리며, 경기가 있을 때면 주변 술집은 열성적인 야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좋아한다면, 아니 야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꼭 한 번 들러 보길 추천한다. 주소 2100 Woodward Avenue, Detroit, Michigan 4820 문의 313-471-2283 theater 10달러로 즐기는 공연 폭스 씨어터 폭스 씨어터Fox Theatre는 디트로이트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다. 내부로 들어가면 찬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화려한 부조, 금빛색채의 인테리어와 넓은 실내는 밖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 1928년 폭스 씨어터 체인 중에서도 최고의 시설로 완성된 이곳은 당시 영화관 중에서 가장 큰 규모였고 처음으로 유성영화를 위한 사운드시스템을 구비했다. 무대 주인공마저 압도할 듯한 내부 디자인은 중국, 인도, 페르시아 등 동양적인 색깔을 가미해 신비롭고 오묘한 분위기를 담았다. 모두 5,132개의 객석에 1년에 상영되는 공연만 250여 개에 달한다. 입장료는 공연과 좌석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최저 10달러부터 시작한다니 저렴한 비용으로도 고품격 문화생활을 맛볼 수 있는 셈. 특이한 점은 결혼식, 리셉션 등 개인적인 이벤트도 열 수 있다는 것. 당신이 폭스 씨어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소 2211 Woodward Avenue, Detroit, MI 48201 문의 313-471-6611 홈페이지 www.olympiaentertainment.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tudio 세계적인 뮤지션의 산실 모타운뮤지엄 마이클 잭슨, 마빈 게이, 스티비 원더, 다이애나 로스…. 너무나도 유명한 이들의 음악은 모두 모타운Motown이라는 이름으로 수렴된다. 모타운뮤지엄Motown Museum은 앞서 열거한 뮤지션들을 길러낸 모타운 레코드사가 만든 박물관으로 창립 초기의 사무실과 스튜디오를 그대로 사용했다. 1968년 12월28일 주에는 빌보드 Top10 중 1~3위를 포함해 5곡이 모타운레코드의 곡이었을 정도다. 이처럼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뮤지션들이 직접 녹음했던 녹음실, 옛날 앨범 커버, 사진, 레코드 등의 전시물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도 기쁘지만 곳곳에 담긴 옛 이야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다. 레코드에 찍힌 라벨은 모타운 외에도 고디, 타믈라, 소울 등의 이름이 사용됐는데 모타운의 인기를 시샘하는 다른 제작자의 견제를 피하고자 뮤지션별로 각기 다른 라벨을 사용했을 정도라니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10대 시절의 스티비 원더가 자주 이용하던 녹음실 앞의 자판기나, 마이클 잭슨이 기증한 검은색 모자와 보석이 박힌 장갑 등을 보노라면 아련한 기억의 흑백사진을 다시 꺼내는 기분이 들 것이다. 주소 2648 W. Grand Boulevard, Detroit, Michigan 48208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월·일요일 휴관, 7~8월에는 일요일만 휴관) 홈페이지 www.motownmuseum.com outlet 고민없이 지른다 그레이트레이크스 크로싱아웃렛 미국에서 쇼핑할 것이 있을까? 환율이나 A/S 등을 고려하면 큰 장점이 없어 보였던 것이 사실. 하지만 그레이트레이크스 크로싱아웃렛Great Lakes Crossing Outlets에 도착한 순간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른 매장 크기에 놀라고 너무나 다양한 브랜드가 갖춰진 것에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진다. 미시간주에서도 가장 큰 아웃렛 쇼핑몰이며 185개의 각종 브랜드 제품은 물론 식당, 1,000석 규모의 푸드코트, 25개 스크린의 극장 등이 들어서 있다. 코치, 폴로, 랄프 로렌, DKNY, 게스 등의 직영 매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가격 또한 국내에 비해 저렴한 것도 많다. 실제로 A브랜드의 경우 한국에서는 1개 구입할 금액으로 후드티와 스웨터 등 3가지 옷을 살 수 있었다. 평소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였던 제품을 마음껏 비교하고 입어 볼 수 있는 쇼핑의 천국이 바로 여기다. 홈페이지 www.greatlakescrossingoutlets.com 구름에 가까운 레스토랑 코치 인시그니아┃GM 글로벌 르네상스 센터의 72층에 자리한 코치 인시그니아Coach Insignia는 디트로이트와 강 건너 캐나다가 한눈에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눈이 시원한 곳에서 세계적인 와인을 즐기며 맛보는 요리는 최고의 궁합을 선사하며, 개인 맞춤 서비스로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이 레스토랑은 <디트로이트뉴스> 등의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전망을 가진 식당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평가도 매우 우수한 편. 주소 Renaissance Center 72nd Floor Detroit, MI 48243 가격대 스프 6달러, 샐러드 8달러부터, 스테이크 28달러부터, 와인 9달러부터(글래스) ●Classic Cars 디트로이트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가 모인 곳답게 흥미로운 자동차 박물관도 필수적인 방문코스다. 지금도 통할 것 같은 매력적인 디자인의 클래식 카부터 시대마다 혁신의 종을 울린 성능을 갖춘 제품까지 가득하다. 거대한 자동차 박물관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모델들을 모아 봤다. 시대별로 눈에 띄는 자동차를 만나 보자! 1986 헨리 포드의 첫 작품 Runabout 미국 자동차 역사의 중요한 획을 그은 자동차. 헨리 포드가 만든 첫 번째 자동차이며 단 13대만이 제작됐다. 시속 20km의 속도와 4마력의 힘을 가진 이 차의 변속기는 가죽벨트와 체인 드라이브의 조합. 원래 공기 냉각 방식이었지만 너무 뜨거운 관계로 실린더에 물 재킷을 추가하기도 했다. 1909 꼬마자동차가 아닙니다 Hudson Roadster 1909년 설립된 허드슨 모터카에서 제작한 차. 고전 레이싱카를 보는 듯한 이 자동차의 판매가격은 900달러였으며, 발매 첫해에만 4,000대가 판매되는 성공을 거두었다. 제작사인 허드슨 모터는 1954년에 내시Nash사와 아메리칸모터스로 합병했으며, 이 회사는 1987년에 크라이슬러에 인수됐다. 1915 영화 속 차가 그대로 Dodge Touring Car 최대의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였던 닷지 브라더스사는 1914년 11월 최초로 자신들의 자동차를 만들었다. 이 차는 1915년에만 4만5,000대가 판매됐고 그해에 3번째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잡았다. 정품 가죽 시트 장착, 전기 조명, 전기시동, 접이지붕, 속도계 등이 장착됐고 당시 판매가격은 785달러였다. 1924 크라이슬러 최초 자동차 Chrysler B70 Phaeton 1924년 뉴욕 자동차 쇼에서 공개된 이 차는 중급 수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6기통 엔진과 록히드사의 휠 유압 브레이크를 장착해 전례가 없다는 평가를 들었다. 판매가격은 1,350달러. 저렴하다고? 당시 미국 가정의 평균 연수입이 1,244달러 수준이었다. 1928 가난한 자의 벤틀리 Chrysler Model 72 Le Mans 1928년 실시된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참가했던 크라이슬러 자동차 중 하나. 크라이슬러는 당시 자사 자동차 4대를 시합에 내보냈는데 이 차는 3위를 기록했고 곧 유럽에 명성을 떨쳤다. 대량생산에 의한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지면서 영국에서는 ‘가난한 자의 벤틀리’라 불리기도 했다. 기본 판매가격은 1,500달러였다. 1934 이렇게나 스타일리시한 트럭이라니 Dodge Series KC 닷지 브라더사가 만든 트럭은 두 개의 시리즈로 분리돼 있었다. 표준 모델은 4기통이나 6기통 엔진을, 대형 모델은 6기통 엔진만 사용했다. 앞만 봐서는 도저히 트럭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인 이 차의 스타일링은 닷지의 승용차 라인에서 차용했으며, 일명 글래머러스 시리즈라고 명명됐다. 판매가격은 480달러. 1939 핫도그를 팔 것 같은 차 Dodge Airflow Tank Truck 언뜻 보기에 소방차나 놀이공원에 있는 핫도그 판매 트럭처럼 생긴 이 차는 사실 일종의 급유 탱크 역할을 했다. 1940년대 중후반에 등장했으며 미국 정유회사 TEXACO가 정제한 제품을 각 주유소에 공급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941 자동차에 나무를 더했다? Chrysler Town & Country Station Wagon 언밸런스하다는 느낌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차체에서 목조로 구성된 부분에는 이제는 벌목이 금지된 고급목 온두라스 마호가니 등이 쓰였는데, 비에 따른 뒤틀림을 방지하고자 니스를 발라 방수처리를 해 변형을 막았다. 웨건과 세단의 크로스오버 차량 중 하나. 판매가격은 1,500달러. 1953 이탈리아의 감성이 녹다 Chrysler Special 1940년대 후반에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의 피아트Fiat사의 초청을 받아 제조기술에 대한 조언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 자동차 메이커의 주문제작형 기술과 기타 여러 유용한 팁을 배웠고, 몇년 후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의 감성이 듬뿍 서린 이 자동차를 생산했다. 1955 오직 여성을 위해! La Femme 핑크빛과 크림색이 어우러진 차로 여성을 위해 설계됐다. 달콤한 외관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 이 차는 1차 대전 이후 여성 운전자의 급증에 따라 마케팅 측면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전통적 성 역할의 약화와 이혼률 상승 등의 변화에 따라 여성들이 직접 운전할 차가 필요해졌다는 것도 주요 등장 배경. 여성을 고려한 만큼 금장로고에 더해 내부도 핑크빛으로 칠했고 조수석 뒤에 특별한 칸을 만들어 가방을 넣을 수 있게 했다. 또한 핑크색 어깨 가방과 함께 우산, 라이터, 립스틱, 콤팩트, 담뱃갑 등을 함께 구매자에게 제공했다. 기본 판매가격은 2,600달러. 1961 슬픈 역사를 담은 차 Lincoln(Kennedy Car)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가 댈러스에서 암살당했던 1963년 11월22일 당시 타고 있던 리무진. 헨리 포드 뮤지엄에는 아이젠하워, 루즈벨트, 레이건 등 다른 대통령이 탔던 차가 전시돼 있으나 관람객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는 것은 케네디의 비극이 담긴 바로 이 리무진이다. 사람이 아닌 역사를 싣고 박제처럼 멈춘 그의 리무진은 그 시간의 아픔을 고스란히 품은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Motor Museum 앞서 소개한 독특한 디자인의 차들은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헨리 포드 뮤지엄과 크라이슬러 뮤지엄은 디트로이트의 대표적인 자동차 박물관으로 초기 모델부터 현재의 콘셉트카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포드의 열정을 한자리에 헨리 포드 뮤지엄 헨리 포드는 20세기의 자동차 시대를 이끈 혁신적인 인물 중 하나다. 1908년 헨리 포드는 새로 개발한 모델T를 선보였는데 저렴하고 효율적인 이 자동차는 50만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 모델의 성공으로 그는 엄청난 부와 영향력을 갖게 됐고 이후 역사, 독창성, 지혜, 혁신을 보여 주는 제품들을 수집했다. 헨리 포드 뮤지엄Henry Ford Museum은 이러한 포드의 열정으로 모은 수만점의 전시물로 채워져 있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옛날 자동차 외에 농기구, 발전기, 기관차, 비행기 등이 원형 그대로 전시돼 진귀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실제 움직이는 증기기관차를 이용해 주위의 그린필드빌리지를 한 바퀴 둘러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역사 테마파크라 할 만하다. 입장시간 매일 오전 9시30분~오후 5시 입장료 성인 17달러, 어린이 12.5달러(5~12세) 홈페이지 www.thehenryford.org 자동차 마니아라면 크라이슬러 뮤지엄 이름 그대로 자동차 메이커 크라이슬러가 만든 자동차 박물관. 헨리 포드 뮤지엄과 달리 자동차에만 집중해 전시한다는 점이 다르다. 1920년대 최초의 크라이슬러 자동차부터 미래지향적 콘셉트카까지 어느 하나 놓치기 힘든 모델들로 가득하고, 자동차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유혹할 만한 멋진 디자인의 차가 곳곳에 놓여 있다. 부작용이라면 신차를 구매하려던 이라도 방문 이후 옛날 클래식 카를 찾아 헤맬 수도 있다는 점. 입장시간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일요일 오후 12시~오후 5시(월요일은 휴무) 입장료 성인 8달러, 어린이 4달러(6~12세) 홈페이지 www.wpchryslermuseum.org 글·사진 김명상 기자 취재협조 디트로이트 메트로컨벤션www.detroit3point0.com 델타항공 www.delta.com ★포드의 최신 자동차는 어떨까? 올-뉴 이스케이프All-New 2013 Ford Escape 북미 베스트셀링 SUV 이스케이프가 새로운 기능들과 최고의 연비로 새롭게 탄생했다. 날렵한 외관, 동작 인식으로 열리는 핸즈프리 리프트게이트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한 올-뉴 이스케이프는 에코부스트 엔진(1.6L/2.0L)을 탑재해 연료 효율성도 보완했다. 2012년 9월 출시. ●Travel to Detroit ▶항공 디트로이트 하늘길, 델타항공으로 간다 델타항공이 매일 인천에서 출발하는 디트로이트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약 13시간이 소요되는 긴 여행길에서 델타항공이 제공하는 좌석은 비즈니스엘리트, 이코노미컴포트, 일반석(이코노미) 등 3개로 나뉜다. 보다 럭셔리하게 간다 비즈니스 엘리트Business Elite 비즈니스엘리트는 180도 완전 침대형 좌석이다. 모든 좌석은 통로와 바로 연결돼 다른 승객을 방해할 필요가 없고, 110볼트 범용 전기 콘센트, USB 포트, 개인용 LED 독서조명을 장착했다. 각 좌석에는 15.4인치 와이드 스크린 모니터가 설치됐고 1,0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제공으로 타 항공사들과 차별화했다. 긴 비행시간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는 말씀. 부담은 줄이고 편안함은 더하고 이코노미컴포트Economy Comfort 이코노미컴포트 좌석의 경우, 좌석간 거리가 기존 35인치에 최대 4인치가 추가되며 등받이는 50% 더 눕힐 수 있다. 비즈니스엘리트는 부담스럽고, 장시간 여행에서 일반 이코노미석은 다소 불편한 여행객이라면 적극 검토해 볼 만한 옵션인 셈이다. 아울러 이코노미컴포트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는 먼저 탑승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비행하는 동안 기본 서비스에 더해 다양한 주류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용을 원한다면 먼저 일반석 항공권을 구매하고 델타항공 홈페이지나 공항의 셀프 체크인 기기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 후 업그레이드를 하면 된다. 델타의 실버회원 이상은 할인이나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니 혜택을 확인해 볼 것! 나는야 합리적인 여행객 일반석Economy Class 현재 델타항공은 일반석 승객들에게 최대 2인치의 여유 공간을 추가 제공하는 좌석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완료시 넓고 편안한 비행의 혜택을 누구나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각 좌석에는 날개, 높이, 기울기가 조절되는 머리받침대, USB 파워, 9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장착, 비즈니스엘리트에서 제공되는 것과 같은 개인 주문형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 완전 침대형 좌석인 비즈니스엘리트석 2 비즈니스엘리트의 기내식 3 일반석에 비해 좌석 거리가 최대 4인치 긴 이코노미 컴포트 ▶날씨 디트로이트의 여름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덥다. 하지만 한국처럼 습한 더위가 아니라, 건조한 편이다. 10월부터 쌀쌀해지기 시작하는데 일교차가 심하다. 12월 최고 평균기온은 영상 1도, 최저는 영하 4도 정도이며 4월부터는 최고 12도, 최저 3도 정도로 온화해진다. ▶교통 미국은 자동차 없이 여행하기 힘든 나라다. 디트로이트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내 주요 지점은 경전철로 이동이 가능하다. 완전무인운전으로 움직이는 이 열차는 총 13개 정거장을 순환하며 최대 새벽 2시까지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단, 평일은 오전 6시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된다. 단, 헨리 포드 뮤지엄 등은 경전철이 닿지 않는 교외에 자리하고 있으니 유의할 것. www.thepeoplemove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호이~ 도봉구에 우리집 짓는거 아니”

    “호이~ 도봉구에 우리집 짓는거 아니”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캐릭터인 ‘아기공룡 둘리’에서 빙하 속에서 잠들어 있던 둘리는 빙하가 한강을 거쳐 우이천으로 흘러들어 오면서 우이천 옆 도봉구 쌍문동에 살던 길동이네 집에서 살게 되는 것으로 나온다. 둘리를 창작한 김수정 작가는 자신이 살던 쌍문동을 모델로 둘리와 희동이, 도우너, 또치 등 주인공들이 모여 사는 길동이네 집과 동네를 만화 속에 생생히 그려냈다. 둘리가 초능력을 부리고 마이콜이 라면을 끓이며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던 쌍문동에 둘리를 주제로 한 둘리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서울 도봉구는 둘리를 주제로 한 어린이도서관을 겸한 박물관, 테마거리, 포토존, 조형물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조만간 민간업체와 계약을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2014년 11월 완공할 예정이다. 둘리테마파크는 쌍문1동에 연면적 4132㎡ 규모로 사업비는 177억원이 투입된다. 구비 24억원을 비롯해 시비 15억원과 서울시 특별교부금 34억원, 국비(복권기금) 24억원을 이미 확보하고 추가재원 마련을 시와 협의 중이다. 특히 박물관은 구에서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문화와 휴식공간을 결합할 계획이다. 어린이 도서관과 놀이터도 들어선다. 구는 둘리 테마파크 건립을 알리기 위해 김수정 작가가 직접 심사한 둘리 그림 그리기 대회도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143명이 응모했고 최우수 4점, 우수상 8점 등 43점을 시상했으며, 수상작은 구청 1층에 24일까지 전시 중이다. 구에서는 둘리 이름에 숫자 2가 두 번 들어가는 것에 착안해 도봉구 쌍문동 2-2번지를 주소지로 하는 둘리 가족관계등록부도 지난해 2월 2일자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둘리가 우리 지역을 배경으로 했다는 게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일이다. 둘리를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만화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창작공간도 확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선물환포지션 추가 규제 ‘만지작’

    선물환포지션 추가 규제 ‘만지작’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이던 1080원이 무너졌다. 국내 ‘대장주’ 격인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150만원을 넘었다. 환율 하락으로 중소 수출기업의 부담이 늘어나자 정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추가 조치를 고민 중이다. 10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2.7원 떨어진 1079.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9일 1074.3원(종가)을 기록한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다. 올해 최고점인 1185.5원(5월 25일)보다 106.5원(9.0%)이나 빠졌다. 올해 중반 이후 빠르게 떨어지던 환율은 지난달 22일 외환당국이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1085원 내외에서 머물렀다. 1080원선을 지키려던 정부의 ‘약발’은 3주도 가지 못했다. 이날 환율 하락은 미국발 호재가 가장 큰 요인이다. 11월 미국 실업률이 7.7%로 4년 만에 최저라는 소식이 주말에 전해졌다. 11~12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4차 양적완화 등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 했다.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는 수출업체 움직임도 활발했다. 외국인 자금 역시 이날 국내 증시에 몰리면서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인 150만 4000원까지 올랐다. 140만원을 넘어선 지 12거래일 만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149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수출 중소기업은 환율 하락의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출 가격이 올라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원자재 수입 가격은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이날 380개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02원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가전 1127원 ▲섬유의류 1120원 ▲통신기기 1100원 등이었다. 대부분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수출할수록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에 이어 적용방식을 직전 1개월 평균에서 매 영업일 잔액 기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달 평균치 대신 매일 잔액 기준으로 조정하면 하루도 한도를 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선물환포지션 규제 추가 강화는 현재 검토 중인 여러 (규제)안 중 하나”라면서 “준비되는 대로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 논란이 계속되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대응 방안과 은행의 비예금성 외화부채에 부과하는 외환건전성 부담금 요율 인상 등도 검토 대상이다. 재정부의 다른 고위관계자는 “원화가치 상승 속도가 여전히 너무 빠르다.”며 “선물환포지션 규제 추가 강화는 시행하기 크게 어려운 카드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규제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우리 정부가 꾸준히 대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가파른 환율 하락세는 앞으로 완만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취업 한파에… 등 떠밀려 창업 ‘젊은 사장’ 는다

    2010년 대학을 졸업한 박철(30·가명)씨는 2년이 넘도록 취업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마케팅회사에서 인턴까지 마쳐 이른바 ‘스펙’도 괜찮은 편이지만 입사 경쟁률이 치열해 낙방을 거듭했다. 낙담하던 박씨는 내년 1월 카페 개업을 목표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과정을 밟고 있다. 박씨는 “어차피 월급쟁이를 하더라도 50세에 나와 치킨집들 차리는데 차라리 잘 됐다.”고 씁쓸하게 위안했다. 대학졸업 후 지난 1년을 백수로 생활한 주영린(28·여·가명)씨도 지난 8월 친구와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다. 4년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일본어도 유창했지만 좀처럼 호텔·리조트 분야 일자리가 나오지 않아 결국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300만원짜리 중고차를 산 주씨는 새벽마다 동대문·이태원 등지를 누비며 물건을 고른다. 장 본 물건을 예쁘게 사진 찍고 포토샵으로 보정한 뒤 사이트에 올리는 작업만 해도 시간이 빠듯하다. 주씨는 “아직은 적자지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돈을 쓸어담을 것”이라고 애써 낙관했다.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등 떠밀려 창업하는 젊은 사장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은 흔히 퇴직한 중년층이 뛰어드는 분야로 여겨졌지만 20~30대의 비중도 지난 8월 통계청 기준 17.8%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집계한 30세 미만이 만든 신설법인 수는 2823개로 전체 신설법인(6만 5110개)의 4.34%다.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대학공시자료를 봐도, 2010년 8월과 지난해 2월 일반대·전문대·산업대·기능대 등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한 취업대상자 49만 7178명 중 2만 1191명(4.25%)이 1인 사업자·프리랜서로 등록했다. 문제는 ‘젊은 사장님’이 비자발적으로 양산된다는 사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25~29세 실업자 수는 16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2000명(7.9%) 증가했다. 직장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선배를 보며 창업을 고민하는 대학생도 많다. 지난달 한국고용정보원이 전국 남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창업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63.3%에 달했다. 실제 창업을 준비 중인 학생도 4.9%였다. 창업 분야로는 커피숍·식당 등 손쉬운 요식업이 35.7%로 가장 높았고, 문화·예술·스포츠 관련분야(12.6%)와 IT관련분야(10.4%)가 뒤를 이었다. 박진수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취업난이 가중됨에 따라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고 구체적인 시도도 늘었다.”면서 “막연히 생각하고 접근했다가는 더 어려워지는 현실인 만큼 무분별한 창업열풍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3년내 입대할 다문화 자녀 4000명”

    “3년내 입대할 다문화 자녀 4000명”

    “3년 내 다문화가정 자녀 4000명이 우리 군에 입대합니다. 이들이 건강한 정체성을 세우도록 돕는게 필요하죠.” 4년째 다문화자녀를 위한 교육 봉사단을 운영해온 김상덕(68) 국제한인경제인총연합(국경연) 이사장은 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사회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현재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국경연은 겨울방학을 맞아 오는 7일 서울 중구 동국대에서 ‘다문화가정자녀 학생 교육봉사단’ 발대식을 갖는다. 봉사단 소속인 전국 대학생 50명은 앞으로 2개월간 전국 100개 가정을 방문해 다문화 아동·청소년의 교과 학습을 도울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언어·영어·수학 등도 가르치지만 가장 중요한 과목은 국사”라고 강조했다. 다문화 자녀 중 어머니의 나라와 아버지의 나라 사이에 낀 ‘경계인’으로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역사만 제대로 가르쳐도 아이들이 한국인으로 자긍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김 이사장은 믿는다. 이번 겨울방학 교육봉사에서는 국경연의 국제미래지도자과정(GYLP)을 14주간 다니며 현대사 교육 등을 받은 대학생들이 다문화 아동·청소년의 가정 교사로 나서 멘토 역할까지 맡을 예정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1% 메달리스트·99% 들러리… 은퇴후엔 모두 부적응자”

    “1% 메달리스트·99% 들러리… 은퇴후엔 모두 부적응자”

    “한국 스포츠가 잘나간다고요? 우리는 울분을 토합니다.”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스포츠복지포럼이 주최한 국내 최초의 스포츠 정책 토크쇼가 열렸다. 스피드스케이팅 제갈성렬, 핸드볼 임오경, 테니스 박성희, 인라인스케이트 궉채이 등 세계를 주름잡았던 은퇴 엘리트 선수들이 ‘스포츠를 흥(興)하라’는 주제로 쓴소리를 토했다. 1%의 메달리스트 육성에 주력해 온 기형적인 구조, 엘리트 선수의 은퇴 쇼크, 권력에 휘둘리는 체육계 풍토 등 한국 스포츠의 곪은 속살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제갈성렬 전 춘천시청 감독은 “지자체 내부 문제로 지난해 11월 팀 해체를 통보받고 3월에 갑자기 백수가 됐다.”면서 “선수 생활 16년, 대표 감독 4년을 하고 세계 1등도 했는데 막상 사회에서 할 일은 하나도 없더라.”고 회상했다. 제갈 전 감독은 “친구가 하는 세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 벌이를 했다.”면서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땄는데 선수들 처우나 엘리트·학교스포츠 환경은 나날이 열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도 “지자체·기업의 예산삭감 1순위는 운동부”라면서 “20년간 국가대표를 하고 다섯 번 올림픽에 나갔지만 메달을 못 따면 천대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운동과 육아를 병행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여성 선수들의 임신·육아 정책도 건드렸다. 임 감독은 “2000년에 태릉선수촌 입촌을 한 달 앞두고 임신한 걸 알았다. 올림픽을 포기하고 한 달 내내 울며 방황했다.”면서 “여자 선수들은 임신은 꿈도 못 꾸고 혹시 하면 바로 은퇴”라고 꼬집었다. 출산 후 2주일 만에 코트에 복귀했고, 운동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자살 시도를 두 번이나 했던 기억도 털어놨다. 한국테니스 최초로 투어 대회에 도전했던 박성희씨는 “한국은 어렸을 때 운동만 하니까 선수로서의 정체성만 너무 강하다.”면서 “대부분 20~30대에 은퇴해 새 길을 찾는데 운동기계로 살던 선수들이 그때 사춘기처럼 자아 고민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스코틀랜드에서 ‘은퇴 선수의 방황’에 관한 박사 논문을 쓰고 지난 7월 귀국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만 좇지 말고 선수들 삶의 질을 높이고 전인적으로 발달한 선수를 배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복지포럼은 이날 나온 내용을 정리해 ▲국가스포츠 전담부서 설치 ▲한국형 스포츠 골든플랜 수립 ▲유아·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스포츠복지 ▲초·중·고 매일 체육 실시 ▲체육인 복지증진 및 처우개선 등 ‘차기정부 체육정책 10대과제’를 발표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확증 못 잡아 허구란 옷 입혔지만 한국 경제에 있을 법한 이야기죠”

    “확증 못 잡아 허구란 옷 입혔지만 한국 경제에 있을 법한 이야기죠”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가 느닷없이 장편소설을 썼다. 영화사 타이거픽처스 자문을 맡고 있는 성공회대 우석훈(44) 외래교수 얘기다. ‘88만원 세대’ ‘촌놈들의 제국주의’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등을 통해 진보의 시각에서 자본주의와 한국 사회의 치부를 지적해 온 경제학자가 소설을, 그것도 ‘007시리즈’에나 나올 법한 서사구조로 펴냈다기에 궁금증이 동했다. 우 교수의 첫 장편소설 ‘모피아-돈과 마음의 전쟁’(김영사 펴냄)은 카리브해의 조세 회피처인 케이맨 제도를 배경으로 한국은행의 엘리트 팀장인 주인공 오지환이 ‘모피아’(기획재정부와 마피아의 합성어·금융 관료의 폐쇄성을 일컫는 말)의 대부인 이현도와 그의 추종 세력을 상대로 펼치는 대결이 주축을 이룬다. 다소 이상한 것은 오지환을 청와대 경제특보로 추천한 사람이 ‘모피아의 대부’를 상징하는 이현도라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외환은행 매각 사태 보면서 구상 소설의 배경은 2014년,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출범한 ‘시민의 정부’ 집권 2년차다. 모피아는 ‘경제 쿠데타’로 시민 정부의 권력을 빼앗으려고 한다. 모피아는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정책에 불만을 품고 비밀리에 한국 공기업의 달러·엔화 표시 채권을 매집했다. 매집한 채권을 적기에 투매해 한국을 부도 직전으로 내몬 뒤 막후 협상을 통해 대통령의 정책 결정권을 회수하려는 음모다. 모피아의 뒤에는 미국 펜타곤을 정점으로 한 국제적 네트워크가 도사리고 있다. 진부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빠른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줄거리가 강점이다. 1970~1980년대 경제 관료인 남덕우나 외환위기(IMF) 때의 이헌재 등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 간간이 있다. ●DJ·노무현 정권 시절 인물 다수 인터뷰 소설에서 모피아는 권력을 뛰어넘는 ‘그림자 정부’를 떠올리게 한다. 정권은 계속 바뀌지만 관료들은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최고 통치권자의 경제정책에 대한 허점을 파고든다. 우 교수는 “지난해 10월 외환은행 매각 사태를 보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파헤친 미국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잡’과 같은 영화를 구상했다.”면서 “하지만 경제 다큐 시나리오와 방송용 대본을 동시에 집필하면서 소설이야말로 대중에게 가장 효과적인 ‘매체’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소설을 발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그에겐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만한 경제력도 없고 한국 관객에게 경제 다큐멘터리가 통할지 자신도 없었다. 그는 “‘론스타 포’라는 가제로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공무원 얘기로 출발했다. 그런데 딱딱한 법정 드라마나 리얼 다큐 형식으로 흐를 위험이 커 중도에 소설로 방향을 틀었지만 완전한 허구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소설 ‘모피아’를 단순한 소설로만 치부하지는 말아 달라고 했다. “확증을 잡지 못해 허구라는 옷을 입혔지만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들을 다뤘다. 모피아와 한국의 경제 현실에 대한 과거 이야기를 미래형으로 바꾸고 과거 실존 인물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성향 등을 충실하게 소설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태동, 유종일, 정태인 교수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특보·비서관 등을 지낸 인물들을 다수 인터뷰했다. ●교육마피아·토건족 소재로 후속작 계획 우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등 두 차례나 민주정부를 거쳤지만 경제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원인으로 모피아를 꼽았다. “고위 경제 관료와 퇴임 관료가 저마다 자신들의 성을 차려놓고 영주 노릇을 하니 그들에게 머리를 숙이면 개인의 삶은 편안해지겠지만 나라가 좋아질 수 없다. 단적으로 노무현 정부가 이명박 정부에 넘겨줬던 달러당 900원대의 환율은 순식간에 1200원대로 치솟았고, 그런 탓에 한 해에만 재벌들은 70조원 이상의 이익을 보았다. 그만큼의 돈이 국민의 주머니에서 사라진다는 얘기다.” 소설에서 그는 엘리트들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했다. “한 사회의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삶과 권력을 지탱해주는 대다수 구성원에 대한 고민을 잃어버릴 때 그 사회는 내부로부터 붕괴하게 된다. 그리고 경제학자들이 그 나라의 경제 현상에 대한 관심을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경제적 삶의 가치만 추구하려 할 때, 부패는 필연적이다.”라고. 최근 한국 사회의 엘리트인 검사들이 ‘떡검’과 ‘성검’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지적한 것 같아 입이 쓰다. 작가는 앞으로 ‘교육마피아’ ‘토건족’을 소재로 후속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데이지 걸/진경호 논설위원

    “원~, 투~, 스리~,…세븐~, 음…식스~” 네 살 쯤 돼 보이는 금발 주근깨 소녀가 햇살 가득한 들판에서 데이지 꽃잎을 따내며 숫자를 센다. 마지막 꽃잎을 떼며 ‘텐’을 세는 순간 어디선가 금속성 음성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카메라는 아이의 해맑은 검은 눈동자 속으로 한 걸음씩 들어선다. 텐, 나인, 에잇, 세븐’ 마지막 카운트 ‘제로~!’가 불리는 순간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화면은 핵폭탄이 만들어낸 거대한 구름으로 뒤덮인다. 미국 대선 역사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선거광고의 전설’로 남은 TV선거광고 ‘데이지 걸’의 줄거리다. 이 광고로 민주당 린든 존슨 대통령은 소련에 대한 핵 공격을 지지하던 배리 골드워터 공화당 후보를 잠재우고 1964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미지 정치를 선도하는 미국에선 이런 유의 선거광고 무용담이 차고 넘친다. 1987년 대선 때 조지 H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윌리 호튼 광고’, 이른바 죄수 광고도 그 예다. 살인 혐의로 복역 중인 윌리 호튼이 주말 휴가를 얻어 교도소를 나와서는 백인 커플을 납치, 남성을 살해하고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을 다룬 이 광고로 부시 공화당 후보는 ‘죄수 주말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매사추세츠주 지사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후보를 공격했고, 결국 17% 포인트의 지지율 격차를 따라잡았다.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60초 전쟁’이 시작됐다. 첫 TV광고에서 박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 때 일어난 면도칼 테러를, 문 후보는 자택에서 가족과 보내는 일상을 소재로 삼았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미 대선 광고에 비해 너무나 ‘착한’ 광고들이다. 버락 오바마가 4억 달러, 밋 롬니가 5억 달러를 이번 대선 선거광고에 쏟아부은 미국과 비용 100억원, 횟수 30회로 엄격히 제한돼 있는 우리의 선거광고 위력이 같을 수는 없다. 다만 미국은 선거광고를 직접 유권자들에게 들이대는 반면 우리는 선거광고를 뉴스화해 인터넷으로 퍼뜨리고, 이를 통해 다수 유권자들을 파고드는 방식을 쓴다는 점에서 그 간극은 비용차보다는 훨씬 작을 듯하다. 어차피 유권자란 복잡한 현상을 어떻게든 간단하게 정리하는 인지 균형의 심리기제를 타고난 존재다. 이리저리 재다가도 결국 ‘노무현의 눈물’, ‘이명박의 국밥’ 하나로 고민을 끝내는 존재이기도 하다. ‘감성적 결단’이 1%의 지지율 차이를 만들어 낸다면 박빙의 선거는 판이 바뀐다. 좋은 광고가 좋은 대통령을 만드는 건 아니다. 미 대선사가 말해준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대선 정책 검증] (1) 정치쇄신

    [대선 정책 검증] (1) 정치쇄신

    18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발표한 정치개혁안은 정치권 스스로 낡은 정치체제의 종식을 선언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민정치 참여 확대, 행정부 권력 견제, 의회제도 개혁, 선거제도 개편 등 정치개혁의 핵심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정치공약을 적합성, 참신성, 실현가능성으로 세부화해 평가했을 때 전문가들은 박·문 후보에게 항목별로 비슷한 점수를 줬다. 일찌감치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와 새정치공동선언 작성에 들어간 문 후보나, 뒤늦게 정치쇄신에 당력을 쏟고 있는 박 후보나 내용 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참신성에서 10점 만점에 5점을, 문 후보는 5.3점을 받았고, 적합성에서는 박 후보가 6.3점, 문 후보가 6점을 받았다. 실현가능성은 두 후보의 공약이 4.6점으로 같았다. ●적합성 정치 개혁의 지렛대로 삼기에 박·문 후보의 공약이 얼마나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10점 만점에 6점 정도를 줬다. 두 후보 모두 그동안 정치권 안에서 논의돼 왔던 과제들을 집대성했기 때문에 공약 하나하나를 살펴봤을 때 적합성 측면에서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미 제출된 공약 이외의 내용, 특히 정치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 참여 방안이 부족해 ‘그들만의 리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박 후보의 공약은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해 논의한 것에 비해 정치개혁의 포괄적인 내용을 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27일 “정치쇄신에 대한 넓고 깊은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행정부 권력을 통제해야 할 의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보기 어렵고, ‘투표시간 연장’ 등 국민 참정권 보장 방안은 아예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 후보의 공약은 의회기능 강화, 정당혁신에서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제도개혁에 치중한 나머지 국민의 정치 참여 확대 방안에 대한 다양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례대표 의원 조정을 정치개혁에 적합한 공약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선거제도 개혁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늘리는 것이 과연 정치쇄신에 필요한가라는 의문도 든다. 공천투명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나눠 먹기식의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윤철 교수는 “정당의 취약한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비례대표 의원 확대에 후한 점수를 줬다. ●실현가능성 전문가들은 정책의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낮게 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두 후보에게 최하 점수인 1점을 주며 “책임총리제 등 대통령권한 분산 공약은 실제로 개헌이 전제되지 않으면 이뤄지지 못하는 것으로, 나머지 공약도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교수는 박 후보의 공약에 대해 “현실성이 없고 단지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급조했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이내영 교수는 특히 집권 후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박 후보의 공약에 대해 “어느 정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국민참여경선 법제화에 대해선 “정당이 합의하면 가능하겠지만, 모든 정당이 똑같은 형태로 후보를 선출하려고 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윤철 교수는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 “정치학자가 주장하는 제도적 쇄신 방안을 대부분 담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의원연금 폐지,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 선거구 획정 독립기구에 일임, 국회의원 영리목적의 겸직 금지, 국회윤리특위 강화 등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을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들었다. 김용호 인하대 교수는 여기에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공약을 포함했다. 다만 가장 실현 가능성 높은 공약을 꼽으라는 주문에는 예결위 강화 또는 상설화를 꼽았다. ●참신성 기존에 거론된 내용을 재탕, 삼탕하지 않고, 얼마나 새로운 공약을 담고 있는지를 묻는 참신성 질문에는 대다수가 낮은 점수를 줬다. “상당수가 재탕인 공약”(신율), “특색없는 내용(김윤철)”이란 평이 줄을 이었다. 신 교수는 “실제 두 후보의 주장은 과거부터 나왔던 것을 집대성한 것에 불과하다.”며 “실천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구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철희 소장은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보장을 그나마 “참신하다.”고 얘기했고, 김윤철 교수는 지금까지 제시된 바 없는 정당 모형이란 점에서 문 후보의 ‘네트워크 정당’을 참신한 공약으로 들었다. 김용호 교수는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인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 기능 강화에 참신성 점수를 줬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두 후보에게 더 넓은 의미의 정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선거법을 전면 개정해 유권자의 일상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하고,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하향 조정해 참정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정치개혁 8대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교사와 공무원의 정당 및 후원회 가입을 확대해 정치적 기본권을 확대하는 한편 정치자금 정보 공개 대상인 고액기부자의 기준액을 연간 120만원으로 낮춰 구체적으로 신고하고, 정치자금은 모든 수입·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시선집중] (5)윈윈 전략 찾는 노원·도봉

    [시선집중] (5)윈윈 전략 찾는 노원·도봉

    창동역 일대 개발을 두고 노원구와 도봉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윈윈 전략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창동역 환승주차장, 차량기지, 도봉면허시험장 등의 이전에 따른 개발 방향에 대해 두 자치구가 지역과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개발 청사진을 찾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의 최종 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대규모 아레나공연장의 창동 일대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과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지난 21일 노원구청장실에서 만나 1 시간가량 그들이 바라는 개발 방향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창동’이 노원과 도봉의 신개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동진(이하 이) 도봉구청장 창동역 환승주차장이 생긴 게 18년 전이다. 당시엔 창동역이 종점이었기 때문에 8만 3068㎡나 되는 주차장이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존재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다. 서울시에서 이곳을 오래전에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지껏 그것도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주차장으로 쓰는 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든 이 지역에 변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 끝에 나온 게 아레나공연장 건립 계획이다. 김성환(이하 김) 노원구청장 주민들에게 별 도움도 없는 차량기지와 면허시험장이 노원구의 가장 중심지에 24만㎡나 차지하고 있다. 이전 요구가 나온 지 20년 가까이 된다. 최근 차량기지를 경기도 남양주시로 이전하고 차량기지 부지는 개발 승인을 받았다. 노원구 처지에서 보면 최대 숙원이 이제야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이곳에 무엇을 할지 중론이 완전히 모아진 건 아니지만 노원의 백년을 좌우한다는 마음으로 신중히 결정하려 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은. 김 구청장 창동역 차량기지는 개발 승인을 받았지만 도봉면허시험장의 문제가 남아 있다. 창동역 차량기지를 이전하더라도 면허시험장을 그대로 두면 기형적 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 면허시험장을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한 종합적인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구청장 얄궂은 일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장 골치다(웃음).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부 고시 사업으로 아레나공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부는 최근 선정 기준을 바꿔서 해당 자치단체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절차를 추가하고 입지 선정도 12월 말로 연기했다. 정부 얘기로는 민간이 아레나공연장을 지으면 국비 250억원을 들여 부대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투자위험분담제도에 따라 사업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정부가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최근 문화부 고위 간부를 만나 이 사업을 민간 제안 사업으로 방식을 변경하고 사업 예정지도 타당성 있는 여러 곳을 선정해 민간에서 나서도록 제안했다. →아레나공연장의 사업 방식은. 이 구청장 최근 몇 년간 민자사업의 폐해가 많았다. 특히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다음 정부로부터 적자를 보전받는 식으로 특혜를 누리는 게 가장 큰 비판 대상이었다. 우리는 민간 제안 사업 방식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수익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민간 사업자에게 있다. 도봉구에선 서울시에 아레나공연장 건립 제안서를 이미 제출했다. 민자사업 문제를 풀기 위해 박원순 시장 지시로 설립된 공공투자지원센터에서 아레나공연장 건립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는. 이 구청장 아레나공연장을 창동에 유치한다면 파급효과가 동북 4개구 전체에 미친다. 실업률 15%를 상회하던 폐탄광 도시인 영국 세이지게이츠헤드는 아레나공연장이 들어선 뒤 일자리 3만 7000개가 생기고 대학 졸업생 정착률이 46%로 영국 도시 중 최상위를 차지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차량기지나 면허시험장, 환승주차장 모두 포함한 ‘창동’ 일대는 동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규모 부지다. 과거 같은 개발논리로 접근하자는 게 아니다. 자치구 경계를 놓고 생각하기보다는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어떻게 연계하고 어떻게 협력할지 끊임없이 함께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김 구청장 최근 도시계획은 인구 10만~20만 자족도시를 지향한다. 일자리와 주거를 조화시킨다는 관점에서 보면 노원·도봉구는 서울에서 가장 출퇴근 거리가 길다. 주거 여건은 좋지만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환승주차장, 차량기지, 면허시험장은 서울의 동북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품격 높은 문화를 즐기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함께 조화롭게 발전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서울 동북의 업무문화 중심이 되면서 일자리 창출, 주거·일자리 조화, 문화 발전 등 지역 발전에 비약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노원구의 ‘제2 코엑스몰’ 계획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 김 구청장 일자리 관점에서 볼 때 서울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 동북 4개구다. 인구가 180만명가량이지만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4호선을 타 보면 당고개역에서 동대문역까지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거주지와 일자리 거리를 줄여야 한다. 그래서 ‘제2의 코엑스몰’이라는 상징적 표현으로 종합개발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걸 두고 오해가 있는데 핵심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시설 유치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교통인프라는 거의 완성이 돼 있기 때문에 추가 설비투자가 거의 필요없는 데다 동북 4개구에 자리한 4년제 종합대학이 14곳이나 되는 걸 잘 활용한다면 업무와 문화 중심지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떠올려 본다. 63살의 세일즈맨은 오늘도 장거리 출장을 갔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밤늦게 귀가한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들과 만나지만 계속 사소한 언쟁을 벌인다.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 그 다음 날 세일즈맨은 평소 꿈이었던 자동차를 과속으로 몰아 죽음의 길을 택한다. 24시간의 일을 포착해 다룬 이 연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20세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아버지의 역할, 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의미를 담아내 언제 봐도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 하면 생각나는 연기자가 있다. 전무송(71)씨. 1983년 이 연극에 처음 출연한 이후 지금까지 수십 차례 출연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지난 4월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이 ‘세일즈맨의 죽음’을 한국식으로 각색한 ‘아버지’와 지난달 대구시립극단에서 올린 원작 무대 등 올해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23일에는 ‘아버지’로 속초 무대에 선다. 이처럼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씨의 대표작이나 다름없다. 이외에도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해럴드 핀터의 ‘생일파티’ 등도 전무송과 함께 걸어온 작품들이다. 연극에서는 고뇌하는 캐릭터를,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같은 인자한 역할을 자주 맡았다. 전씨는 최근 연기 인생 50년을 맞아 자녀들이 헌정한 무대 ‘보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또 한번 명품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딸 전현아가 극본을 쓰고 사위 김진만이 연출했으며 아들 전진우는 아버지와 함께 배우로 무대에 올라 훈훈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연기 인생 50주년에 이보다 더 뜻깊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인생에서 새로운 ‘보물’을 얻은 전씨를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연극 ‘보물’을 마치고 난 하루 뒤여서 자연스럽게 뒤풀이 얘기가 나왔다. 예술의전당 인근 식당에서 삼겹살로 ‘쫑파티’를 했는데 동료 배우와 소설가, 불교계 인사 등 여러 사람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줘 기분이 좋았다며 웃는다. 특히 외국에서 소식을 들은 팬들까지 찾아와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연 기간 내내 좌석을 채워주신 관객들에게 더없이 감사하죠. 딸과 사위, 아들에게 50년 기념이다 뭐다 하지 말고 그냥 차분하게 해 나가자고 했지요. 우리네 인생살이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잖아요. 객석과 함께 웃고, 울고, 호흡하며 인생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해주는 울림이 있는 시간을 갖자고 했지요. 그런데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고 관객들로부터 예상밖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그동안의 대표작들로 50주년 무대를 꾸미라고 했지만 내놓을 만한 뭐가 없어 안 하려고 했는데 자녀가 후배 입장에서 만들어 준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기념공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오랜만에 동료인 오영수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자신의 연극인생에서 ‘보물’처럼 뜻깊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언론과 많은 인터뷰를 한 터여서 전씨에게 되도록 같은 질문을 안 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고민이 됐다. 문득 신문배달원 때의 일을 꺼냈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시절, 그는 인천에 있는 서울신문 보급소에서 1년 남짓 근무했던 적이 있다. 그 생각이 나서 반갑게 “서울신문 전직 사우가 되는 셈이네요.”라고 했다. 전씨는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웃으면서 말한다. “당시 보급소 사장님이 시조작가이자 인천시 역사를 연구하는 분이셨죠. 제가 결혼할 때 주례까지 봐 주시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그 사장님이 남산 드라마센터의 개관작인 연극 ‘햄릿’ 티켓을 주셨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동경했고 ‘햄릿’을 꼭 보고 싶어 했거든요.” ‘햄릿’ 출연진은 장민호, 김동원, 황정순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어서 더욱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을 축소한 것 같은 무대를 보며 놀라고 사람들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연기를 펼치는 광경에 감탄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나서 팸플릿을 몇 번 들여다봤다. 이때 뒷면에 쓰여 있는 공고가 눈에 번쩍 들어왔다.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서울예술대학 전신)에서 학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본 다음 아카데미 1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희곡작가 동랑 유치진은 연중무휴 공연하는 극장을 목표로 드라마센터를 세웠고 배우를 제때 구하기 어렵자 배우 양성소로 연극 아카데미를 만들었던 것. 이때가 1962년으로 신구, 반효정, 이호재, 민지환씨 등이 동기생이었다. 극작·연출로는 윤대성, 오태석, 노경식씨 등 많은 인물이 1기생으로 출발했다. 전씨의 연기인생도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유치진 선생님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지요. 아마 처음에는 겉멋으로 연극을 하려 했던 것 같았나 봐요. 유치진 선생님이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인간이 돼라’고 하셨지요. 배우는 무대에서 말하는 데 10년, 연기하는 데 10년 걸린다고 하셨지요. 저에게는 큰 숙제였고 그 숙제를 풀려고 하다 보니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잠시 생각하고 나서)선생님은 지금도 어려운 연중무휴 공연을 내걸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1964년 동랑 레퍼토리 극단에 입단해 유치진의 ‘춘향전’에서 이몽룡역을 맡아 프로 무대에 데뷔,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걸어오게 된다. 그동안 후회는 없었을까. 몇 번 고비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연극인이라고 하면 춥고 배고픈 직업으로 인식됐다. 딸을 낳았을 때 우윳값도 없어 연극을 때려치우고 풀빵 장수나 하겠다고 하자 부인이 “연극배우 전무송과 결혼했지 풀빵 장수랑 결혼했느냐.”고 하면서 적극 말렸다. 또한 부인이 이 장사 저 장사를 하면서 전씨가 연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왔다. 그의 아들과 딸이 연극계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부인이 일을 나가면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어 연습실에 자주 데리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경찰도 되는 사람, 의사도 되는 사람으로 비쳤다. 전씨는 그런 고마운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것일까. 1977년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햄릿을 번안해 무대에 올린 ‘하멸태자’를 떠올린다. 연극 역사상 첫 해외 나들이로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는 물론 ‘브라보’를 외쳤다. 언론에 ‘뉴욕 하늘에 샛별이 떴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가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여권이나 비자 받기도 어려운 시절에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순회공연까지 했다. ‘하멸태자’는 지난해 똑같은 극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돼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마 오늘날의 한국 연극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됐을 것”이라고 술회한다. 그가 간직한 ‘연기자의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외가 쪽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릴 때 어머니가 태어나고 자란 충남 서산에서 자주 놀았다고 추억한다. 인천에서 통통배를 타고 7시간 만에 도착하면 외삼촌이 늘 반겼다. 함께 논두렁에서 물을 푸기도 하고 저녁이면 외삼촌한테 옛날이야기와 구전민요를 들었던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단다. “삼촌은 이야기꾼처럼 재미있게 잘 풀어나갔고 소리 또한 아주 잘했다.”고 회고한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우리 사우끼리 만났으니 소주 딱 한 잔 어떤가.”라며 정겹게 웃는다. 그의 법명은 다정(茶亭)이다. 영화 ‘만다라’와 TV드라마 ‘원효대사’등에 출연하면서 지관스님과 인연을 맺어 법명을 받았다. 비록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일지라도 올곧게 연기자로서 반백 년 살아온 인생. 다정처럼 여유가 담긴 행복한 미소에서 그동안 연극과 가족이라는 큰 ‘보물’을 얻었다는 것을 문득 느낄 수 있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전무송은 남산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1기·1964년 ‘춘향전’ 데뷔 194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황해도 해주, 어머니는 충남 서산 출신이다. 인천중과 인천공고를 나왔다. 중학교 때는 야구부,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 등에서 활동했다. 1962년 남산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현 서울예술대) 1기생으로 입학해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프로 무대 데뷔작은 1964년 유치진의 ‘춘향전’이다. 이후 ‘하멸태자’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 ‘생일파티’ 등의 연극, ‘만다라’ ‘길소뜸’ ‘아부지’, ‘원효대사’, ‘왕과 비’ 등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1977년 연극 사상 첫 해외공연인 뉴욕 라마마 극장을 시작으로 유럽 순회공연을 가졌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회 연극비평가상 연기상(1978), 백상예술대상 연기상(1986년), 이해랑 연극상(2005), 동아연극상 연기상(2006) 등이 있다. 딸과 아들, 사위가 모두 연극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새의자] 황동성 서울 노원구의회 의장 “100개 넘는 區 위원회부터 줄여야”

    [새의자] 황동성 서울 노원구의회 의장 “100개 넘는 區 위원회부터 줄여야”

    “100개를 웃도는 갖가지 위원회를 줄여야 한다. 일반 운영비 삭감에 집행부가 앞장선 것은 환영할 만하다.” 21일 만난 황동성 서울 노원구의회 의장은 집행부를 꿰뚫고 있는 듯 보였다. 30여년간 공직 생활을 하고 특히 1988년부터 2004년까지 노원구에서 근무하며 정년퇴직한 그는 “구 의회의 취지가 집행부 견제라는 점에서 공직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행정사무감사를 하더라도 업무를 훤히 꿰고 있어 공무원들이 더 어려워한다.”며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개선해야 하는 게 의원의 본분이라 후배 공무원이라고 해서 결코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의정 활동에서 개선하고 싶은 것이 심각한 재정난”이라면서 “요즘 세금 체납자가 많은데 이를 해결하는 것도 세입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관련 부서에 체납 정리를 위한 차량 지원이나 업무추진비 등을 확대해 사기를 진작시킴으로써 체납 세금 징수에 상당한 효과를 보기도 했다. 황 의장은 “즐비한 위원회엔 교통비도 줘야 하고 업무추진비도 줘야 하는데 꼭 필요한 게 아니면 과감히 없애는 게 옳다.”고 소신을 밝혔다. 구 예산 가운데 “일반운영비를 10% 줄이자고 제안했는데 20% 줄이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면서 집행부의 예산 절감 노력에 고마움도 표시했다. 나아가 황 의장은 “집행부에서 구민들을 위해 뭔가 하려고 해도 재원 자체가 부족하다.”며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초의회나 기초자치단체를 유지하려면 그만한 재정을 배분해 줘야 하는데 그것도 없이 어쩌라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혀를 찼다. 예컨대 영유아 보육사업만 해도 국가 정책인데 자치단체에 다 떠넘겨 재정난을 가중시킨다고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황 의장은 또 “구의원 22명이 힘을 모으면 구민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분들, 차상위 계층을 돕는 방법을 항상 고민한다. 필요하다면 모금운동이라도 벌일까 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