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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 새 특검법 거부/검찰 ‘150억’ 본격 수사

    노무현(사진)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국회를 통과,정부로 넘어온 대북(對北)송금 새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다음 정권에서라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대북송금 사건은 특검에 의해 충분히 수사가 되어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다시 수사를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150억원 수수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특검법 수용의사를 밝혔지만,합의되는 듯하다가 뒤집혀 오로지 (한나라당의)정치적 목적에 의해 법안이 만들어진 만큼 거부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 1989년 초 지방자치법 중 개정법률안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한편 현대 150억원 비자금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착수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자금세탁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무기중개상 김영완(미국 도피)씨의 귀국 종용 작업은 물론,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등이 곧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곽태헌 전광삼기자 tiger@
  • 흑백 휴대전화 ‘아듀’/삼성전자 생산중단 결정

    ‘흑백 휴대전화는 이제 안녕!’ 삼성전자가 국내 판매용 흑백 휴대전화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다. 17일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경북 구미의 흑백 휴대전화 생산라인을 컬러 카메라폰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의 흑백 휴대전화는 지난 1989년 1세대 아날로그 휴대전화를 자체 개발하면서 선보인 뒤 14년만에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국내에서 휴대전화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9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삼성전자가 판매한 흑백 휴대전화는 무려 3000만대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휴대전화 시장에서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펼치면서 고가 제품 위주의 판촉을 고수해왔다.2·4분기 현재 삼성전자의 컬러 휴대전화 비중은 내수시장에서 94%,수출은 43%.올해는 특히 카메라폰 비중이 내수 97%,수출 60%에 이를 전망이다. 관계자는 “이제 브랜드 이미지가 확연히 굳어진 만큼 저가의 흑백 휴대전화는 생산을 중단하고,수출 제품의 비중도 크게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쉬어가기˙˙˙

    바둑명문 충암학원 출신 기사들의 총 단수가 300단을 넘었다.10일 충암학원 출신 프로기사 동문회장인 허장회(49) 9단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총 단수는 300단에 이르렀다고.또 최근 석달간 20단이 추가돼 현재는 320단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지난 1999년 200단을 돌파한지 불과 4년만에 100단이 추가된 것.전체 프로기사 191명 중 38%인 72명이 충암학원 출신이며,이창호 허장회 정수현 조대현 양재호 최규병 유창혁 등 9단만 7명에 이른다고.
  • “프로야구선수 200여명에 ‘맞춤형 배트’ 만들어줘요”방망이 제작 목수 공금석 씨

    “2003년 7월 현재 프로야구 타격 10위안에 드는 선수 가운데 8명의 공통점은?” 국산 방망이인 ‘맥스’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일본에서 활약한 이종범(기아)도 맥스를 휘두르며 최다안타 2위를 달리고 있다.맥스는 국내산 방망이의 80%,외국산까지 포함하면 6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산 방망이가 득세하던 시장에 공금석(사진·41)씨가 들어온 지 4년만에 나온 성적표다.그는 3대째 목수 집안 출신이다.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어릴 때부터 여느 아이와는 다르게 끌질과 대패질을 놀이삼으며 자랐다. 그런 그가 야구 방망이를 만들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야구광이던 그가 지난 1999년에 TV를 보다가 방망이 대부분이 외국산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더욱이 당시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온국민이 장롱속에 숨겨둔 금붙이를 내놓던 시기.목공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그에겐 자존심까지 상하는 일이었다. 당시 그는 대대로 물려받은 목공기술을 살려 88년에 나무상자를 만드는 승진산업을 설립해 상당한 돈을벌었다.잘 나가는 사업을 한쪽으로 밀어놓고 무조건 방망이를 깎기 시작했다.당연히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시장이 크지 않은데다 국산 방망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목공예를 하면서 나무를 다루는 데는 자신이 있었습니다.좋은 나무를 구하기 위해 매년 외국에 나가 직접 골랐습니다.” 그는 99년 맥스를 설립해 1년동안 1500여개의 배트를 깎으며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야구 방망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하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국산 방망이를 보면 발로 걷어차버릴 정도로 푸대접을 했다. “내가 만든 방망이가 외국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 아닌지 회의가 들었습니다.선수들이 많이 찾는 일제 방망이인 미즈노와 사사키를 100자루 구입해 맥스상표를 붙여 프로선수들에게 시험을 해보았으나 전혀 차이점을 구별하지 못하더군요.인지도의 문제일 뿐 성능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에 자신감을 얻어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일일이 우리 선수들의 체중과 손에 맞게 밸런스를 맞춰주는 노력도 기울였다.땀흘린 결과는 금방 나타났다.두산이맥스를 사용한 2001년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국산 방망이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순식간에 시장 점유율이 50%로 치솟았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항상 추구한다.처음에는 물푸레나무로 방망이를 만들었다.어느날 미국 메이저리그를 보다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쓰는 방망이 재질이 단풍나무라는 것을 알게 됐다.당장 재질을 바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단풍나무로 방망이를 만들었고,반응은 선풍적이었다. 자동화 기계도 개발해 이종범 스타일을 입력하면 언제든지 그대로 깎을 수 있게 했다.그러나 최종 밸런스는 그만이 알고 있는 ‘노하우’로 직접 선수들의 특성에 맞춘다.현재 200여명의 선수에게 맞춤형 방망이를 만들어주고 있다.연간 생산량도 2만자루에 달한다. 그의 꿈은 방망이를 들고 세계로 나가는 것과,3대째 이어온 목공기술을 아들에게 전수하는 것. 이번 달부터 타이완에 공장을 세워 연간 1000자루가량을 생산할 계획이다.미국에서도 바이어가 오는 17일 쯤 방문할 예정이다. 아들 인식(22)씨는 대학을 휴학한 채 기술을 배우고 있지만 너무 힘들어 방황하고 있다.그는 피는 속일 수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가업을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름한 작업복 차림으로 나무 부스러기를 뒤집어쓴 채 야구 방망이를 다듬는 그는 사업가라기보다는 영락없는 이 시대의 장인이다. 글·사진 대전 김영중기자 jeunesse@
  • 세계투자자들 ‘증시로 이동중’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세계적으로 채권가격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미국과 일본,유럽 등 주요 금융시장에서 최근 3주간 뭉칫돈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 쪽으로 옮겨가면서 2000년 여름 이후 3년간 계속됐던 채권시장 상승세가 막을 내리고 ‘주식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장기금리 상승은 기업과 정부의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7일 보도했다. ●美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연말 3.85%까지 오를 수도 미국 재무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13일 45년만의 최저치인 3.1%를 기록한 뒤 최근에는 3.66%까지 급등하며 채권값이 4.2% 떨어졌다.지난 3일 수익률은 3.54%였다.이같은 채권 가격의 하락세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을 반영한다.투자자들은 불황기에 유리한 채권시장에 등돌리고 호황기에 반등이 예상되는 증시로 관심을돌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지표들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보다 희비가 엇갈린다.미국의 6월 실업률이 9년만의 최고치인 6.4%를 보인 반면 뒤이어 발표된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의 6월 서비스지수는 대폭 개선됐다.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브라이언 애드몬드는 “투자자들이 최악의 시기는 끝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주간 미국의 주식형 펀드로 116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반면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눈에 띄게 줄었다.6월 첫째 주 24억달러에서 6월 마지막 주 9억 2100만달러,7월 첫째 주에는 3억 9700만달러 순유입에 그쳤다.특히 일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도세가 두드러진다.리먼 브러더스 런던지사의 투자전략가 키에란 오헤이건은 일본인 투자자들이 최근 2주간 1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팔았다고 밝혔다.AWSJ의 최근 조사 결과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올 연말 3.8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日 국채가격 4년만에 최저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은 지난 6월12일 사상 최저치인 0.445%까지 떨어졌다가 7일 오전 11시 현재 1.0650%까지 급등했다.지난 4일 1.0450%보다 0.02%포인트 올랐다.반면 일본 닛케이지수는 7일 11개월만에 9700선을 돌파했다.일본의 투자자들이 최근 각종 경제지표들이 미 경제의 회복을 시사하면서 이에 편승해 일본 경제까지 동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미 국채를 대거 팔아 일본 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가격 상승,경기회복 발목잡을 수도 지난 3년간의 채권시장 상승세가 끝나가고 있다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은 거의 없다.다만 지금 같은 급락세가 지속될 경우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기업·주택대출을 위축시키고 기업 투자와 성장,소비를 둔화시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기에는 경제회복 신호가 미약해 채권시장의 약세 전환을 점치긴 이르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베어 스턴스 영국 지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브라운은 “실질적인 채권시장의 붕괴는 미국 경기 회복과 함께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김균미기자 kmkim@
  • 아파트 전셋값 매매가의 50% 이하로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4년만에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27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www.DrApt.com)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50%와 51%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지난 20일 현재 49%로 하락했다.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99년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송파구(37.1%)▲강동구(39.5%)▲강남구(39.6%)▲서초구(42%)▲용산구(48.7%) 등 5개구가 50%를 밑돌았다.이 지역들은 모두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아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63.8%를 기록한 노원구였다.그 다음은 ▲서대문구(63.4%)▲도봉구(63.2%)▲은평구(62.9%)▲중랑구(61.7%) 순이었다.닥터아파트 관계자는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은 상반기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전세시장 비수기인 7월 하순까지는 서울지역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기업 ‘생존자금’조달 껑충 / 1분기 54% 늘어난 34조… 4년만에 최고치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데도 은행차입 등 기업 자금조달 규모는 큰 폭으로 늘었다.회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운전자금 차입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반면 부동산 열기가 진정되고 가계대출 억제책이 시행되면서 개인부채의 증가세는 크게 누그러졌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기업들의 자금조달(은행차입,어음·회사채·주식 발행 등) 규모는 34조 2000억원으로 전분기(22조 2000억원)보다 54%나 늘었다.이 정도 증가폭은 1999년 1분기(40조 7000억원) 이후 가장 큰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 1분기 국내 제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5.8%)이 전년 동기보다 2.4%포인트나 떨어지는 등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게 주된 이유”라면서 “때문에 설비투자를 위한 차입보다는 당장 회사를 먹여살리는 데 필요한 운전자금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많이 대출됐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올 1분기 대기업의 은행차입은 1조 8000억원에 불과했으나,중소기업은 14조 6000억원에 달했다.부채는급등한 반면 매출부진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운용(예금·주식투자 등)은 14조 2000억원을 기록,전분기(15조 3000억원)보다 감소했다. 개인들의 자금운용은 10조 7000억원 규모로 전분기(32조 4000억원)의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98년 3분기(8조 9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경기침체로 가계 여유자금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부동산 투기붐 진정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 등으로 개인들의 자금조달도 줄었다.전분기(24조 1000억원)의 23% 수준인 5조 60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1분기말 현재 개인 금융부채 잔액은 462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사상 최대치이기는 하지만 전분기 대비 증가폭은 7조 2000억원(1.6%)으로 2000년 4분기(2조 9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지방이양추진위 4년만에 문 닫는다 / 지방분권 추진 디딤돌 마련

    지방이양추진위원회가 25일 열린 제22차 본회의를 끝으로 임무를 마쳤다.발족 이후 4년동안 나름대로 지방분권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추진위는 해체수순을 밟게 된다. ●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위원회는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양촉진법)이 제정됨에 따라 지난 99년 발족했다.발족 이후 지금까지 지방이양 대상으로 3802개 사무를 찾아냈다.이중 심의를 거친 3418개 사무 가운데 1127개 사무(33%)를 실제로 이양했다.나머지 2291개 사무(67%)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이양하기로 한 사무 가운데 법령개정 등을 통해 이양이 완료된 사무는 244개다. 위원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문을 닫는 것은 아니지만,지방분권법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활동을 중단하게 된다.”면서 “향후 국가사무의 지방이전 등 지방분권 추진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분권의 초석 마련 위원회의 가장 큰 성과는 지방분권 추진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특히 지난해 실시한 국가 및 지방사무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는 향후 지방분권 추진과정에서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조사결과에 따르면 모두 3353개 법령에 명시된 국가 및 지방사무는 4만 1603개.국가사무는 3만 240개(72.69%),지방사무는 1만 1363개(27.31%)다. 그러나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에 대한 중앙행정기관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중앙행정기관이 자체적으로 발굴해 위원회에 넘긴 지방이양 사무는 지금껏 단 한 건도 없었다.심지어 위원회 심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 재가까지 받은 사항도 이전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일쑤였다.지방이양 확정사무 중 지방이양 완료사무가 21.6%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장세훈기자 shjang@
  • ‘幻 여행’ 14년만에 종착역으로/ 김채원 새 소설집 ‘가을의 幻’

    “오밀조밀한 세계,숨겨 있는 세계,비밀,축제…(37쪽)” 김채원(57)이 새로 낸 소설집 ‘가을의 환(幻)’(열림원)의 분위기는 기존의 자신의 소설 속에 잘 녹아 있다.‘환 연작 소설집’이란 부제가 말하듯 작품집 ‘가을의 환(幻)’은 그동안 발표했던 ‘겨울의 환’‘봄의 환’‘여름의 환’에 이은 것으로 지난 89년 시작한 ‘환’여행이 종점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네편의 ‘환’은 줄거리가 맞물리지는 않는다.각각의 ‘환’이 따로 움직이면서 더 큰 ‘환’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신작 ‘가을의 환’에 나오는 다음 대목은 이런 분위기를 시사한다.“문이 있고,그곳에 또 정원이 나오고,또다시 문이 있고 정원이 나올 것 같았다.그냥 하나의 정원일 수 있는 것을 문을 만들어 그곳을 지나 또 하나의 정원이 나오도록 만든 것이 무척 경이로웠다.”(37쪽). 작품집 가운데 유일한 신작인 ‘가을의 환’은 40대 초반에 소설가로 등단한 ‘나’(유진희)가 20살 연하의 남자 아이와 10여년 동안 전화로 대화를 나눈 과정을 소재로 한 것이다.야릇한 내용 같지만 작가가 이 스토리를 엮어가는 방식은 진중하다. 일상의 패배감에 젖어 있는 ‘나’에게 운명처럼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그 아이가 보여준 세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지만 ‘나’로 하여금 비루한 일상에서의 탈출 혹은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그것은 ‘내 밖의 세계’로 나가보았다는 기쁨을 담고 있다.전화선 저 너머의 ‘너’는 잇단 호기심과 열정으로 10여년 동안 ‘나’를 묶는다.그러다 “가면을 쓰고 한번만 얼굴을 보자.”는 제의로 해저물녘 해변에서 만난다.백야에 흰 시트가 펼쳐진 모래사장에서 짐승의 탈을 쓴 ‘너’와 사투를 벌인 뒤 두 사람 모두 황금폭포수를 쏟으며 쓰러지는 광경은 눈부시고 강렬하다.‘너’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거듭나고 ‘나’는 너로 인해 잃었던 꿈을 꿀 수 있게 됐음을 암시하면서 ‘가을의 환’은 사라진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일탈을 꿈꾸는 초로의 여성이 거듭나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고,채울 수 없는 존재의 상실감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그 주제를 희미하게 내버려둔게 작가 김채원의 ‘환’의 매력일 것이다. 이종수기자
  • 설비투자율 4년만에 최저 / 1분기 10.4%에 그쳐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통하는 설비투자가 4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제조업 생산능력증가율도 지난해 4·4분기 2.4%에 이어 올 1분기에도 2.6%를 기록,바닥권을 이어갔다.특히 1인당 국민소득(GNI)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가는 동안 일본은 설비투자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연 평균 28%에 달했지만 우리나라는 연 7.6%에 머무르고 있어 경제가 지나친 조로(早老)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설비투자율’(국내총생산액(GDP)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0.4%로 1999년 1분기(10.3%) 이후 가장 낮았다.2000년(12.7%)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다.국민소득 2만달러를 일찍이 달성한 일본의 10% 수준보다는 약간 높지만 홍콩(12.3%)이나 대만(11%)보다는 낮은 것이다. 한은은 “올들어 미국·이라크 전쟁,북핵문제 등 불확실성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거나 감축,또는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특히 그동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보화 투자가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6년 13%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2001년 35.6%로 정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올 1분기에는 25.4%로 하락했다.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율도 매우 낮았다.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도달한 95년부터 2002년까지 설비투자의 성장기여율은 고작 7.6%에 불과했다.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갈 때까지 일본이 27.8%,싱가포르가 20.5%,독일이 15.1%,미국이 8.9%를 기록했던 데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길섶에서] 종점 인생

    버스·지하철역 종점 부근의 사람들은 차를 탈 때마다 좌석의 특혜를 누린다.‘종점 인생’의 단맛 때문에 입석의 고달픔은 꿈도 꾸지 못한다. 며칠전 비오는 출근길,비슷한 시각인데도 역 구내가 이상하게 붐볐다.두리번 거리는데 “지하철이 고장으로 지연되니 바쁜 승객들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 달라.”는 방송이 나온다.아직 시간이 남아있어 느긋이 조간신문을 펼쳐들었다. 시간에 쫓기는 승객들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푸념들을 한마디씩 늘어놓거나 심하면 욕을 해대며 걸음을 되돌린다.손에 들린 우산에서는 매몰차게 빗물이 흘러 내린다. 한 20여분이 지났을까.정상운행 열차가 도착한다.종점이 한 정거장 전인데도 자리는 고사하고 많은 승객들이 서 있었다.‘출근길 지하철을 서서 탄다?’ 이사온 지 4년만에 처음 보는 생소한 모습이어서 차에 오르지를 못한다. 순간 “아….”하는 독백에 움찔한다.종점 근처에서 살다보니 편함이 몸에 밴 모양.노는 물을 탓할까,어느 덧 ‘양지’만 찾는 속물로 변해 있었다. 이건영 논설위원
  • NBA / 샌안토니오 ‘코트 평정’

    짜릿한 막판 역전극이었으며,최고 선수의 완벽한 플레이를 만끽할 수 있는 마지막 승부였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팀 던컨의 활약에 힘입어 4년만에 미프로농구(NBA) 정상에 복귀했다. 샌안토니오는 16일 홈 SBC센터에서 벌어진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4쿼터 대역전극을 펼치며 뉴저지 네츠를 88-77로 이겼다.챔프전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샌안토니오는 지난 99년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챔피언 반지를 끼었다. 21득점 2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한 던컨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챔프전 MVP도 거머쥐었다.던컨이 2개의 슛블록만 더 기록했더라면 챔프전 사상 첫 쿼드러플 더블(Quadruple-double)도 작성할 뻔했다. 경기는 줄곧 배수진을 치고 나온 뉴저지의 흐름으로 이어졌다.노련한 제이슨 키드(21점·9어시스트)의 경기운영과 케리 키틀스(16점),리처드 제퍼슨(13점)의 쌍포가 터지며 3쿼터 중반에는 점수차를 12점까지 벌려놓았다. 4쿼터 초반까지도 키드에서 제퍼슨으로 연결되는 속공이 이어지며챔프전이 7차전까지 가는 듯했다.외곽포가 터지지 않은 샌안토니오는 던컨과 데이비드 로빈슨(13점·17리바운드)의 골밑 슛에 의존해야만 했다. 그러나 종료 6분부터 믿기지 않는 샌안토니오의 반격이 시작됐다.케년 마틴의 슛을 블로킹한 던컨이 말릭 로즈에게 공을 뿌렸고,로즈가 레이업을 성공시켜 72-67,5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곧이어 스테픈 잭슨(17점)의 3점포 2개가 잇따라 불을 뿜었으며,샌안토니오는 73-72 첫 역전에 성공했다.로빈슨의 골밑슛에 이어 잭슨이 또 하나의 3점포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샌안토니오가 19점을 쏟아넣는 동안 혼이 빠진 듯한 뉴저지는 단 1점도 보태지 못하며 자멸했다.특히 독감에 걸려 컨디션 난조를 보인 파워포워드 마틴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日교도통신 서울지국장 히라이 히사시

    “특종을 했을 때의 쾌감,그 맛 때문에 앞으로도 현장에 있고 싶다.” 히라이 히사시(平井久志·51) 교도통신 서울지국장의 소망이다. 교도통신 서울지국은 일본인 기자 2명,사진기자 2명,한국인 3명 등 총 9명이 근무한다.일본인 기자가 4명에서 2명으로 줄어 지국장의 일이 많이 늘어났다.인터뷰 도중에도 편하게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 일도 늘었지만 한국 사회도 변했다고 생각한다.가장 큰 변화는 세대교체였다.‘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 ‘육이오(62세까지 일하면 오적)’ 등에서 느껴지듯 50대가 설 곳이 없는 사회를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줄어든 반일감정·달라진 언론환경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과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세대가 사회의 주도권을 잡아 지역갈등이 많이 사라진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또 사회가 노화하고 있는 동시에 보수화 경향을 띠는 일본에 비해 활력은 느껴진다.하지만 40대 초반에 조직의 장(長)이 돼버리면 “나중에는 뭘 할 건가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며 급속한 세대교체를 경계했다. 일본어를 병기한 간판도 많이 늘어났다.“비난할 거리가 사라져 섭섭할 정도”로 반일감정이 사라졌다며 히라이 국장은 반가운 내색이다. 한국의 언론도 조금 변했다.4년전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가판을 보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 과거형으로쓰여 있었다.한번은 다른 언론사 보도를 보고 한·일 정상의 전화통화 기사를 송고한 적이 있었는데 본사에서 전화가 왔다.양국 정상이 아직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온 것이다.그제서야 사전 브리핑에 의한 기사였다는 것을 알았다. 히라이 지국장은 “더 우스운 건 통화 중 두 정상이 나눈 내용이 각료들이 어느 정도 사전 조율을 하기 때문에 브리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요즘은 이런 풍토는 많이 사라졌다.히라이 지국장도 청와대 브리핑룸 개방에 따라 이달 초 열린 대통령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노무현 정권의 언론정책에 대해 “방향은 옳지만 세부 내용에 있어서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그는 지나친 사무실 접근 제한을예로 들었다. ●73년 한국과 첫 인연… 기자로 10여년 보내 히라이 지국장은 기자생활 30년이지만 아직 평기자다.교도통신은 본사에서 근무하지 않으면 승진이 되지 않는다.히라이 지국장은 기자생활 대부분을 특파원으로 보냈다.히라이 지국장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유신 반대 투쟁이 한창이던 1973년 와세다 법대 4년생이던 그는 한국에 여행왔다가 한국의 민주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83년 한반도 담당기자로 한국어 연수 1년,89년부터 92년까지 특파원,95년부터 99년까지 지국장,그리고 지난 2월 다시 지국장으로 부임했다. 전문분야는 북한이다.지난해 7월 북한의 경제개혁을 처음으로 보도한 장본인이다.북한에 다녀온 사람들이 북한의 지하철 요금이 10배 올랐다고 전해왔다.당시 베이징 특파원이었던 그는 북한과 거래하는 사업가,북한 현지 소식통들에게 확인해 경제개혁 기사를 실었고 이후 전 세계 언론이 이를 크게 보도했다. 한국어 책도 두 권 냈다.한국인 아내와 겪는 갈등을 솔직담백하게 쓴 ‘얄미운 아내는 한국인(동아출판사·95년)’,한국의 다양한 사회현상을 소개한 ‘서울공화국 환타지아(청한·92년)’다.앞으로도 책을 쓰고 싶지만 한국에 4년만에 돌아와 보니 할 일이 산더미다. 전경하기자 lark3@
  • NBA / “굿바이 트윈타워”

    팀 던컨(사진)-데이비드 로빈슨이 구축해온 막강 ‘트윈 타워’가 4년만에 샌안토니오를 NBA 정상에 올려놓고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제독’으로 불린 로빈슨이 챔피언 반지를 끼고 은퇴했기 때문이다.로빈슨은 지난 89년 NBA에 입문한 뒤 14시즌 동안 샌안토니오의 골밑을 지켰다.로빈슨(37)은 이날 비록 13득점에 그쳤지만 10살이나 어린 던컨 못지않은 1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다. 정규리그 2년 연속 MVP에 빛나는 던컨은 지난 99년에 이어 두번째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했다.던컨은 또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석권한 13번째 선수가 됐다. 99년 팀을 창단 후 첫 NBA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을 당시 던컨-로빈슨 콤비는 46점 21리바운드를 합작해 뉴욕 닉스를 침몰 시켰다. 4년이 흐른 2003년에도 로빈슨과 던컨의 콤비 파워는 뉴저지 네츠의 코트를 휘젓기에 충분했다.두 선수의 리바운드(37개)와 블록슛(10개)만 합쳐도 뉴저지 전체 리바운드(35개)와 블록슛(5개)을 웃돈다. 로빈슨의 은퇴로 NBA를 풍미한 ‘트윈 타워’의 한 기둥이 뽑혔다.그러나 213㎝의 높이를 앞세워 화려하진 않지만 견실한 플레이로 승리를 담보해주는 6년차 던컨의 전성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이창구기자
  • 국제경제 플러스 / 아르헨, 4년만에 첫 ‘플러스’ 성장

    |멕시코시티 연합|아르헨티나가 4년간의 ‘마이너스 성장’시대를 마감하고 ‘플러스 성장’시대를 열었다.아르헨티나 정부는 최근 1·4분기 경제성장률이 5.3%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로 반전되기는 1998년 말이후 4년만이다. 아르헨 경제부는 2분기 성장률이 3.5%에 달해 상반기 성장률은 4.4%선을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1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 및 공공지출 부문의 신장세가 두드러진 반면 소비와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정부에서는 경제가 성장궤도에 올라섰다고 해석한 반면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추락했던 경제가 고개를 들고 있는데 불과하다며 ‘과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 강절도·살인범죄 60%의 원인 / 카드빚 ‘범죄의 서곡’

    신용카드 몇 장 때문에 가족을 죽이고 부녀자를 납치하는 사회.10대부터 노인까지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을 넘나드는 사회. ‘현금서비스’와 ‘돌려막기’의 덫에 빠진 수많은 신용불량자가 범죄의 유혹에 내몰리고 있다.그 폐해는 우리 사회의 미풍양속과 도의마저 무너뜨릴 정도로 심각하다.신용카드가 신용이 아닌 낭비벽과 물욕,패륜,흉악 범죄의 매개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은 강도와 절도,살인 등 최근 강력범죄의 60% 이상이 카드빚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빚 연루 강력범죄 증가세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살인,강·절도,강간,폭력 등 5대 강력범죄는 모두 19만 4431건이 발생했다.이는 2001년과 2002년의 21만여건,19만 5000여건과 비슷한 수치다. 특히 올들어 월별 5대 강력범죄는 1월 3만 3294건,2월 3만 3813건,3월 4만 1130건,4월 4만 1532건,5월 4만 4642건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살인과 강도 사건은 5월 들어 각각 89건,566건으로 지난 1월 65건,442건에 비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은 지난해 말부터 카드사들이 부채율을 낮추기 위해 현금서비스 한도를 대폭 낮추고,‘돌려막기’를 하는 회원을 퇴출시킨 뒤 카드빚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내에서는 카드빚에 의한 강도사건이 지난해 말 이후 종전보다 2배쯤 증가한 한달 평균 4∼5건씩 발생하고 있다.강남서 출신 한 간부는 “최근들어 카드빚은 거의 모든 강도사건의 공통분모”라고 밝혔다.강남지역에 비해 비교적 강·절도 사건이 많지 않은 서대문경찰서 관내에서도 강력사건의 30∼40%가 카드빚과 직접 관련돼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강력범죄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카드빚이 주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면서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 카드 연체자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10,20대 신용불량자는 대부분 카드빚이 원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카드 발급수는 지난 98년 4200여만장에서 지난해 1억 480여만장으로 4년만에 2.5배 늘었다.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1인당 4.7장의 카드를 보유한 셈이다.전체 인구로 따지면 1인당 2장을 웃돈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지난 98년 64조원에서 지난해 623조원으로 4년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국내에서 영업중인 64개 카드회사의 올해 1·4분기 실적은 159조원.이 가운데 대출액은 87조원에 이른다.은행연합회측은 “지난 3월 현재 전체 신용불량자 295만명 가운데 59.6%인 176만명이 카드빚 때문”이라면서 “신용불량자 가운데 10대 5428명과 20대 57만여명은 대부분 카드빚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정부·카드사·개인 모두 각성해야 문제 해결” 전문가들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카드사,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대책없이 카드를 이용한 사용자 모두 카드빚 대란에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때문에 해결책도 정부와 카드사,개인이 합심해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지난 80년대와 90년대 카드빚이 사회문제가 됐을 때 매년 3만∼10만명씩 신용불량자를 구제한 사례를 해결방안의 모델로 제시했다.개인회생절차법을 만들어 법원을 통한 강제 채무조정으로 신용불량자를 구제,조속히 경제활동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김남근 변호사는 “개인회생절차를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신용불량자를 부양해야 하는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에 직면,시련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신용카드사들이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고 무조건 카드를 발급해 이익을 챙긴 뒤 문제가 생기자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신용회복지원위원회 한복환 사무국장은 “경제능력에 비해 카드빚이 많다면 무조건 카드 사용을 중지하고 주변에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영표 이세영 박지연기자 tomcat@
  • 반전자 교환기 24년만에 퇴역 / 통신네트워크 100% 디지털화

    9일 KT 광화문지점의 반전자교환기가 철거돼 우리나라 기간 정보통신 네트워크가 100% 디지털화됐다. 반전자교환기는 1979년 사고 팔 수 있던 속칭 백색,청색 전화가 집값과 맞먹을 정도로 수요가 폭증할 때 만성 전화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86년 국산 TDX 전자교환기가 개발되면서 반전자교환기는 시외전화 사전선택제,발신번호 표시,착신전환,번호이동성 등을 수용하기에는 용량이 부족한 ‘구형’이 됐다. KT 네트워크의 완전 디지털화로 내년 4월 예정인 통화연결음 서비스가 가능해졌으며 통화중대기 등 부가서비스 용량도 확대됐다. 우리나라 전화교환기는 1896년 자석식 수동교환기를 시작으로 1935년 기계식 자동교환기 ST,60년 EMD가 도입되면서 전화교환원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82년 전전자교환기가 도입됐다. KT 관계자는 “반전자교환기의 역사적 소명을 기리기 위해 주요 관련 자료를 타임 캡슐에 넣어 영구 보존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이날 음성통화,인터넷 트래픽,동영상 등 다양한 정보통신을 서비스하는 NGN(차세대 네트워크) 서비스 시연을 가졌다.NGN 구축작업은 2010년에 끝난다. 윤창수기자
  • 아파트브랜드 수명은 3년?

    ‘아파트 브랜드도 3년만 지나면 고물 취급받아요.’ 주택업체들의 아파트 브랜드 교체바람이 거세다.3년도 안된 브랜드를 버리고 새 브랜드를 도입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최근에만 금호건설,LG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등 굵직굵직한 업체들이 새 브랜드를 도입했다. 국내 아파트의 대명사인 현대건설의 ‘홈타운’도 변경을 검토중이다.일각에서는 아파트 품질향상보다는 무늬 바꾸는데 더 신경을 쓴다는 지적도 나온다. ●LG·대우·포스코·금호는 이미 바꿔 금호건설은 지난 99년 ‘베스트빌’이라는 일반아파트 브랜드를 도입한지 4년만에 (ullim]이라는 새 브랜드를 도입했다.LG건설은 지난해말 LG빌리지라는 브랜드를 ‘LG자이’로 바꿨다. 대우건설도 올해초 기존 ‘그랜드 월드’와 ‘드림월드’ 대신 ‘푸르지오’라는 브랜드로 옷을 갈아 입었다.포스코건설도 ‘the #(더샾)’이라는 브랜드로 변경했다. ●삼성은 로고색깔 3가지로 늘려 이지송 사장 체제로 새 출발한 현대건설은 기존 ‘홈타운’을 버리고 새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안을검토중이다.현대건설은 지난 2001년 5월 출자전환직후 사명과 아파트 브랜드를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고집스레 이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나 옛 현대건설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는 주택부문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이 사장의 제의에 따라 조만간 타당성 검토를 거쳐 브랜드 교체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브랜드 교체바람이 불면서 ‘래미안’ 대신 다른 브랜드 도입을 검토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에 따라 바꾸지 않기로 했다.대신 래미안 로고의 컬러를 2가지 색상에서 3가지로 늘렸다. ●왜 바꾸나 판촉전략의 일환이다.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수주시 새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 유리하기 때문이다.소비자들의 의식 변화도 한몫을 했다.시대가 변하면서 아파트도 이제는 가전제품처럼 ‘오래된 브랜드=구식’이라는 등식이 이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을 전후해 LG빌리지로 용인에서 인기를 모았던 LG건설은 지난해 말 ‘자이’를 새 브랜드로 채택,최근 경기도 양주에서 분양에서 새 로고덕을 톡톡히 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브랜드도 가전제품처럼 주기적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브랜드에 걸맞는 품질 확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분단이 빚어낸 민중의 고통 슬픈 그림자 아직 어른어른”/ 14년만에 소설집 ‘들국화 송이송이’ 출간 송기숙

    “그동안 (민주화)운동하느라 소설쓰는 데 게을렀습니다.해서 6년전 글만 쓰려고 광주에서 화순으로 내려왔지만 여기저기 불려다니다 보니 장편 ‘오월의 미소’와 이번 소설집 쓴 게 전부네요.그것도 재작년부터 어느 정도 일이 정리됐기에 가능했죠.” 14년만에 작품집 ‘들국화 송이송이’(문학과경계사)를 낸 소설가 송기숙(68)은,작가로서는 불행한 사람일지 모른다.그의 말대로 “작가에겐 금쪽 같은 시간”을 글쓰는 데 바친 게 아니라 민주화에 고스란히 바쳤으니 말이다.게다가 소설쓰는 데 비교적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가형이어서,아쉬움이 더 클 것이다. ●이데올로기의 폭력성 적나라하게 그가 모처럼 낸 소설집은 표제작 등 9편이 들어있다.그 가운데 5편은 분단을 소재로 한 것이다.이제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기층 민중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을 분단체제 아래서 펼치고 있다. “민중과 분단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분단 상태로 50여년이 지나면서 ‘분단체제’가 됐습니다.지배계층이 기득권을 유지하려 분단을 악용한 탓입니다.광복이후 우리 민중이 탄압받은 원인 중 하나는 분단인 셈이죠.” 남북한 정상이 만나고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어도 작가에겐 여전히 분단으로 인한 민중의 슬픈 그림자가 어른거렸다.“민중이 자기 권리를 쟁취하는 과정”을 평생 화두로 삼은 그다.당연히 분단으로 인한 현재의 생채기를 다룰 수밖에 없었다. 고향을 찾아가는 노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은,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이 어떻게 민초의 가정을 파괴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기막힌 반전을 감춰둔 ‘길 아래서’와,한국전쟁때 빨치산으로 입산한 시누이의 영혼을 달래려 묏자리를 마련한 할머니 이야기를 그린 ‘성묘’등도 분단으로 인한 민중의 고통을 묘사한다 .한편 작가는 이윤 창출에 혈안이 된 자본주의의 모습(‘꿈의 궁전’)을 묘사하거나,농어촌의 생활을 통해 공동체의 소중함(‘돗돔이 오는 계절’‘고향 사람들’)을 이야기하면서 민중의 멍든 속내를 달래준다. 65년 문학평론으로,66년 소설가로 잇따라 등단한 그는 스스로에게 진 ‘글 빚’이 무겁다고 한다.“돌아보니 운동한답시고 교수와 소설가라는 두 가지 일에 모두 태만했던 것 같습니다.후회는 하지 않지만 작가로서 마감에 쫓겨 허겁지겁 글을 내놓았던 지난 날을 돌아보니 민망하네요.” 말은 그렇지만,그가 빚어낸 작품은 녹록지 않다.80년대 대학생 농촌활동의 교과서로 읽혔던 ‘자랏골의 비가’‘암태도’를 비롯, 대하소설 ‘녹두장군(1989∼1994)등 걸작을 남겼다.또 독재정권과 맞서 80년 살육의 현장에서 무참히 고문당하고,강단에서 7년동안 쫓겨나기도 했다. 작가의 이런 진정성은 이번 작품집에 잘 스며있다.작가 특유의 구수한 입담을 바탕으로,분단이 어떻게 현실의 질곡을 낳았는지를 들려준다. ●우리 설화 정리작업 몰두할 계획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쩡쩡 울린다.“작고한 이문구와 저는 시골정서를 살릴 수 있는 대표적 작가입니다.그 점을 살려 우리 설화를 본격적으로 정리해볼 생각입니다.‘입말’로 남아 있는 설화나 풍속을 본격적으로 정리해 민족의 정체성 확립에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가동률 4년만에최저… 이달 체감경기 흐림 / 中企 ‘바닥없는 불황’

    최근의 경기침체로 중소제조업체가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공장가동률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6월의 기업 체감경기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공장가동률 6개월째 하락 2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4월중 평균 공장 가동률은 69.5%로 IMF때인 1999년 5월(69.3%)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평균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11월(71.5%)부터 6개월 동안 내리 떨어져 불황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특히 섬유업종(63.4%)과 50명 미만 소기업(67.2%)이 공장가동에 애로를 겪고 있다.업계는 원인으로 ▲만성적인 자금난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내수부진 ▲소비 감소로 인한 판매부진과 재고량 증가 ▲사스에 따른 해외수요 위축 등을 꼽았다. ●부도업체 한달새 50% 증가 중기협이 지원하고 있는 올 1∼5월 부도어음(공제기금 1호) 대출금은 9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33% 증가했다.4월 부도법인 수는 240개사로 3월 160개사에 비해 50%나 증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기업을 포함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물은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96.4로 전월에 비해 11.7포인트 하락했다.5월의 실적 BSI 역시 84.7로,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추가 정책자금으로도 역부족 중소기업청은 2일 정책자금 5500억원을 추가로 조성,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를 통해 자금 신청을 받기로 했다.공단측도 지난해보다 500억원이 늘어난 1800억원을 협동화자금(기업간 공장입지·생산설비의 공동해결에 필요한 자금)으로 편성했다. 그러나 중기협 관계자는 “정책자금이 풀려도 이를 집행할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예전보다 더욱 높여 효과가 없다.”면서 “은행대출이 아닌 정부의 직접 금융대출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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