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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토종자본] (上) 외국자본의 금융권 투자실태

    “칼라일이 아무리 장기 투자자라고 주장해도 결국 투자수익을 올리니까 뒤도 안 돌아보고 팔고 나가지 않습니까? 외국계 펀드들은 믿을 게 못됩니다.”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칼라일컨소시엄이 최근 미국 시티그룹에 지분을 팔기로 결정하자 국내 금융권 관계자들은 칼라일의 ‘본색’에 혀를 내둘렀다.칼라일이 한미은행 지분 36.55%를 시티측에 넘기면서 올릴 차익만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7000억원이 넘는다. 한미은행에 투자한 지 3년여만에 주가가 3배나 올랐고,배당금도 110억원 이상 챙기게 됐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 물밀듯이 들어온 외국계 자본에 의해 국내 금융권이 휘둘리고 있다. 시중은행 8곳 중 제일·외환·한미 등 3곳은 이미 외국계 펀드 등에 넘어갔다.외국계 자본은 증권·투신사 등에 대해서도 ‘먹고 빠지기’식 전략을 구사,3~4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등 ‘대박 잔치’를 벌이고 있다.때문에 외국자본에 대한 안전판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산업의 주도권마저 내주게 되면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잇따라 외국 손으로 2000년 11월 한미은행 지분 36.55%를 취득,최대주주가 된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컨소시엄은 3년째가 되자 국내외 금융기관들과 물밑접촉을 하면서 호시탐탐 지분을 매각하려 했다.당시 주당 6000원대이던 주가가 1만 5000원을 넘어섰고,배당금도 두둑히 챙겼기 때문에 차익실현의 적기였던 셈이다.칼라일은 ‘외국계 투자펀드는 적어도 5년 이상 간다.’는 시장의 묵시적인 원칙을 깨고 3년만에 2배 이상 차익을 올리면서 한국 시장에서 등을 돌렸다. 앞서 1999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미국 뉴브리지캐피털은 5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또 지난해 10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미국 론스타펀드도 주가상승으로 1조원의 차익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값싼 ‘매물’을 찾아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자본은 먼저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톡톡한 재미를 봤다.98년 굿모닝증권을 사들인 뒤 신한금융지주에 팔아 투자 4년만에 5배 이상의 차익을 올린 미국계 H&Q,99년 675억원에 서울증권을 사들인 뒤 3년 연속 높은 배당수익으로 인수대금을 충당한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계 펀드는 이후 증권뿐아니라 은행·카드·투신사 등으로 투자대상을 넓히고 있다. 독일계 알리안츠는 하나은행에 1263억원을 투자,차익만 2900억원 올렸다.국민은행 지분을 사들인 골드만삭스도 4년만에 1조원 가까운 차익을 챙겼다. ●외국인,자기 잇속만 챙겨 금융시장에 외국자본이 유입되면 금융기법 선진화는 물론,증시 및 기업 투명성 제고 등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투기성 자금의 대거 유입으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오히려 시장만 교란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외국계로 넘어간 제일·한미·외환은행은 기업금융을 대폭 줄이고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가계대출에만 치중,은행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특히 한미·외환은행은 최근 채권단 중심의 LG카드 유동성 지원 결정에서 막판에 지원을 거부하는 등 잇속만 챙기는 외국계 자본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눈총을 받았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국내 은행들은 금융시스템 붕괴를 어떻게든 막으려고 애를 쓰는데,외국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하는 행태를 보면 그런 모습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거꾸로 해석하면 국내은행이라고 거꾸로 차별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김창록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펀드들은 대체로 헤지펀드의 성격이 강해 길어야 7년,짧게는 5년 내외의 투자회임기간을 가졌다.”면서 “이들 펀드는 이 기간 안에 당초 설정했던 예상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미련없이 처분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민계식·양기곤·박윤소·주수중씨 2004 기술경영인 대상 수상자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기술경영인 대상 수상자로 민계식 현대중공업㈜ 사장,양기곤 ㈜벨웨이브 사장,박윤소 ㈜엔케이 사장,주수중 LG이노텍㈜ 시스템연구소 소장이 선정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2004년도 기술경영인 대상 수상자로 CTO(기술담당 임원),중소기업 최고경영자,연구소장 등 3개 부문별로 4명(중소기업 최고경영자 2명)을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술경영인 대상은 우리나라 산업기술 발전과 기술혁신 풍토 조성에 크게 기여한 기술경영인을 CTO·중소기업 최고경영자·연구소장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선정,포상하는 제도로 지난 97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CTO부문의 수상자인 민 사장은 1990년부터 기술자립과 혁신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국내 조선해양기술과 중공업 분야의 기술자립화,세계일류화를 주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 부문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박 사장은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압축천연가스 용기(CNG 용기)를 개발,상품화에 성공하고 선박 소화장치 분야에서 세계시장 40%를 점유했다. 아울러 양 사장은 지난 99년 무선통신기기 전문 개발업체를 설립한 후 4년만에 5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590억원의 순익을 내는 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연구소장 부문 수상자인 주 소장은 세계 정상급 함대함 유도무기와 휴대용 유도무기인 ‘신궁’을 개발하고 연구개발 효율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연구소의 체질 개선과 연구개발(R&D) 시너지 제고에 기여했다. 시상식은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안미현기자 hyun@˝
  • '독도’ 주요현안 급부상

    ‘독도 문제’가 올해 정부의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환경부의 독도 국립공원 지정작업 추진(서울신문 2월4일자 6면 참조)과 관련한 한·일 외교마찰이 예견되는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10일 관계부처회의를 열어 독도문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입장조율에 나선다.국회도 오는 12일 독도개발특별법 제정에 관한 공청회를 열기로 하는 등 최근 독도우표 발행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독도 문제’가 다시 이슈화될 조짐이다. 10일 열리는 NSC 주재 회의는 외교통상·환경·국방·해양수산·정보통신부와 문화재청·경찰청,경상북도 등 독도 관련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실무자들이 모두 참석한다.독도 관련 사업현황과 추진계획 등 자료를 각 부처에 요구했다.국가위기관리를 주 업무로 하는 NSC가 주재하는 회의라는 점에서 정부가 독도문제를 ‘민감 사안’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기류가 감지된다.한 관계자는 “폭발력이 큰 사안인 만큼 부처별 입장을 사전조율,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노무현 대통령이 과거 독도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견지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노 대통령은 해양부장관이던 2000년 국회에서 “독도는 (국제법적으로 영유권을 인정받는)유인도이며,바위가 아닌 섬”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1998년 체결된 한·일어업협정에서 정부가 영유권을 적극 주장하지 않아 독도 일대가 한·일 공동관리를 받는 ‘중간수역’에 포함돼 파문이 인 데 대한 입장정리였다.올 하반기 독도국립공원 지정 여부를 놓고 정부의 최종방침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국립공원 지정 등 ‘독도 보전’이 정부입장인 반면 국회는 ‘개발 입법’으로 영유권 논란을 종식시키자는 입장이다.2000년 한나라당 윤한도 의원 등 24명이 발의,총 110명의 의원이 찬성한 ‘독도개발특별법’ 제정안을 4년만에 다시 꺼내 12일 민·관합동 공청회를 연다.윤 의원측은 “특별법 제정은 독도종합개발계획을 수립,유인도로서의 기반을 확고히 해 영유권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농사를 짓기 위한 매립과 식수개발,정부출연금·관광요금 등으로 ‘독도기금’ 설치 등이 주요 골자다. 박은호기자 unopark@˝
  • [데스크 시각] 코엘류의 승부수 /오병남 체육부장

    지난달 19일 움베르투 코엘류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취임 9개월여만에 가장 단호한 어조로 “축구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라며 오는 18일 시작되는 2006독일월드컵 지역예선과 7월 아시안컵대회에서 “색깔있는 축구를 보여 주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한해동안 한국축구에 대한 파악을 끝낸 만큼 올해는 파악한 것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팀을 만드는 데 초석을 놓겠다는 다짐도 했다. 고국 포르투갈에서의 한달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지 꼭 1주일만에 내놓은 그의 청사진은 팬들에게는 참으로 오랫동안 듣고 싶었지만 듣지 못했던 말들로 가득했다. 지난해 3월1일 코엘류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앉던 날,많은 사람들이 그의 앞날을 걱정했다.2002한·일월드컵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감독의 그림자가 너무도 짙고 강하게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이다.반도를 뒤흔든 2002년 6월의 기적을 지키고,업그레이드하는 일을 그 누구인들 쉽게 감당할 것인가. 하지만 코엘류에 대한 실망은 너무도 빨리,너무도 크게 불거졌다.지난해 4월16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첫 한·일전에서 져 힘겨운 행보를 내딛더니,10월 아시안컵 2차예선 2차리그에서는 꿈에도 패배를 생각해보지 않은 약체 베트남과 오만에 연패를 당해 경질 위기로 내몰렸다. “좀 더 시간을 주자.”는 동정론에 힘입어 어렵게 재신임을 받았지만 11월18일 불가리아의 평가전에서 해외파를 총동원하고서도 0-1로 주저앉은 데 이어 12월 동아시아선수권에서는 10명이 뛴 일본과 무승부를 이뤄 또다시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팬들을 답답하게 한 것은 코엘류의 안이한 현실 인식이었다.어이없는 패배에 온국민이 낙담할 때마다 그는 늘 “시간이 더 필요하며,히딩크처럼 인적·물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항변을 되뇌었다.심지어는 선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도 마다하지 않았고,“11명을 기본으로 전술을 짜기 때문에 10명과 싸우는 게 더 어렵다.”는 궤변을 쏟아내기도 했다. 1960년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날린 한 축구인이 “코엘류는 언제까지 변명과 불평만 할 것인가.”라고 탄식한데서 보듯 그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결국 팬들의 짜증 가득한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해 한 결혼정보사의 ‘국민에게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사람’ 설문 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52.3%) 박찬호(11.0%)에 이어 세번째(9.0%)에 그의 이름이 오른 데서도 팬들의 안타까운 분노를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그가 마침내 승부수를 던졌다.아직도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까지는 느껴지지 않지만 그로서는 최선의 선택인 것 같다.문제는 실천이다.코엘류는 그동안 행동보다 말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자신의 축구색깔을 말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한국 대표팀에 구현하지는 못했다.목표의식이 뚜렷한 전술과 용병술보다는 눈앞의 승패에 연연한 모습을 노출했다. 이제는 보여줘야 한다.자신만의 색깔을 제대로,확실하게 실천해 신명나는 축구를 팬들에게 확인시켜 줘야만 한다.“44년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올라 2006독일월드컵대표팀도 이끌겠다.”는 승부수가 적중해야만 코엘류도 살고 한국축구도 산다. 오병남 체육부장 obnbkt@˝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시사회를 다녀와서

    전쟁만큼 진부한 영화소재도 없다.그러나 또 그만큼 변함없이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보편적인 소재도 없다.계산 빠른 할리우드에서 끊임없이 전쟁액션을 재생해온 건 그래서다.그러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신 레드라인’‘블랙호크 다운’까지 다 본 마당에 전쟁영화가 더이상의 어떤 자극을 줄 수 있을까.그것도 한국산(産)이? 순수제작비 147억 5000만원이라는 외형만으로도 충무로를 긴장시켜온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제작 강제규필름·5일 개봉)는 그런 우려를 가볍게 털어냈다.지난 3일 월드프리미어(각국의 언론·배급관계자 등을 초청한 첫 시사회) 행사에서 공개된 영화는 할리우드산을 능가하는 극사실주의 화면에 러닝시간 2시간28분이 어떻게 갔는지 몰랐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강 감독이 ‘쉬리’ 이후 4년만에 찍은 작품.감독은 기왕 꺼낸 전쟁 이야기를 정공법으로 구사해 보기로 작정했다.낡고 닳은,눈곱만큼도 더 새로울 게 없을 듯한 6·25전쟁의 포염 속으로 렌즈를 들이밀었다. ●‘전우’가 돼버린 형제 전쟁의 극악함을 웅변하는 데 가족애를 부각시키는 것만큼 효과적인 장치가 또 있을까. 구두닦이로 어렵게 집안생계를 책임지는 형 진태(장동건)와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자란 명석한 고교졸업반 진석(원빈).형제의 우애는 유별나다.시장에서 국수를 말아파는 홀어머니는 언어장애를 앓지만 든든한 두 아들이 있어 미덥고,부모없이 어린 동생 셋을 거느린 영신(이은주)은 몇달 뒤 진태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어 행복하다.영화는 이렇게 1950년대 시대물들에서 수없이 대면해온,남루하되 친숙해서 아련한 설정들로 물꼬를 튼다.그러나 안온한 화면은 10여분에 지나지 않는다.전쟁이 터지고 피란길에 나선 형제는 전쟁터로 강제징집돼 간다. ●할리우드산 뺨치는 극사실적 화면 훈련받을 겨를도 없이 국군 최후의 보루인 낙동강 방어선으로 형제를 밀어넣은 영화는 노골적인 화법으로 전쟁의 비극을 고발해 간다.포탄에 맞아 뚝뚝 잘려 나가는 팔다리,불길에 휩싸여 미친 듯 날뛰는 병사의 실루엣,무심히 한켠에서 소각되는 시체더미,포성과 비명의 아비규환 속에서 유서를 긁적이는 무명의 병사들….전쟁다큐멘터리처럼 극사실적으로 묘사되는 화면에 관객들은 한동안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한다. 잘 다듬어진 화면기술에 국산영화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전례없이 화려하고 사실적인 물량공세를 펼쳤다.액션블록버스터들의 맹점은,대개 지나치게 외형에 기댄 나머지 서사의 짜임새가 헐렁해지고 자칫 1인 영웅주의에 빠지기 쉽다는 것. 이를 무리없이 극복했다는 점도 ‘태극기…’의 강점으로 꼽힐 만하다.형제애·가족애라는 일관된 주제어에 맞춰 긴장의 볼륨을 높여가면서도 전장에서의 중심인물인 진태가 영웅으로 그려지는 적은 없다.무공훈장을 타서 동생을 싸움터에서 빼내겠다는 일념으로 진태는 전쟁광으로 돌변해 가고,그런 형을 지켜보며 진석은 절망한다.형제의 모습에서는 좌우의 이념을 따지는 것조차 한낱 허망한 말장난으로 비쳐질 뿐이다. ●장동건의 연기,“이보다 더 아찔할 순 없다” 세계 배급을 염두에 둔 감독은 “공감대를 폭넓게 이끌어낼 보편적인 소재로 전쟁을 택했다.”고 했다.그럼에도 이 영화는 한국인 정서에 호소해야 기대치 이상의 감동을 길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아버지 같은 형’이 동생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설정은 가부장적 전통에 익숙지 않은 서양관객들에겐 100% 동의를 얻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눈에 띄는 반전이나 음모가 없는 것은 단점이자 장점이다.예상가능한 이야기 틀거리가 비극을 향해 일렬횡대로 덤덤히 늘어선 듯해서 오락성은 떨어진다. 반면,그런 기교없는 드라마가 오히려 메시지의 진정성을 더하는 데 주효했다고 호평할 이도 있겠다.국방군과 인민군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가족을 지키려는 장동건의 연기는 아찔할 만큼 완벽하다. 황수정기자 sjh@˝
  • “음악 즐기며 사랑 속삭여요”

    9일 앞으로 다가온 밸런타인데이.달콤한 초콜릿도 좋지만 마음을 녹이는 음악이라도 있다면 사랑 고백이 더 쉽지 않을까.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망설이는 연인들을 맺어주기 위해 ‘밸런타인데이 콘서트’를 앞다투어 마련한다. 사랑의 세레나데뿐 아니라 마음을 전해줄 다채로운 이벤트도 곁들여져 연인들이 오붓한 시간을 함께 나누기에는 제격인 행사들이다. ‘사랑의 시’로 가요차트 1위를 독주해온 MC The Max가 8일 ‘미리 만나는 밸런타인’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연인들을 위한 첫 테이프를 끊는다. 호암아트홀에서 오후 2시·5시 2차례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불우청소년과 소아암환자를 돕는 뜻깊은 의미의 공연인 만큼 이웃도 돕고 사랑도 키우는 ‘일거양득’이다.(02)751-9606. 주말인 14일은 고민 좀 해야 될 것 같다.워낙 많은 가수들이 사랑의 연가(戀歌)를 부르겠다고 하니 말이다.이승철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러브 러브 러브’ 콘서트를 연다.이름에서 알 수 있듯 노골적으로 연인들을 타깃으로 삼은 히트 발라드를 작정하고 부른다니 솔로들은 ‘참을 인’을 되새기며 공연을 봐야 할 듯.(02)565-4463. 공연 기획사 ‘피엠지코리아’가 마련한 세 번째 밸런타인콘서트 ‘더 모스트 로맨틱(The Most Romantic)’은 사랑의 감정을 3배로 증폭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김현철·박기영·조규찬 등 실력파들이 한꺼번에 무대에 오르는 데다 자신들의 러브스토리까지 털어놓는다.특별게스트로 출연하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레인’이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로 오프닝을 장식,초반부터 분위기를 다잡는다. 색다른 느낌을 갖고 싶다면 일본 카운터테너 요시카즈 메라의 청아한 목소리와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피아노 선율에 기대봄이 어떨지.일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의 주제가를 부른 요시카즈의 공연은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4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요시카즈는 이번 공연에서 ‘원령공주’의 주제가를 무대 위에서 직접 부른다.(02)525-6929. 이루마는 일본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와 함께 12∼14일 울산,서울,제주 3곳을 돌며 ‘러브 에피소드 콘서트’를 펼친다.이사오의 음악은 국내 여러 CF에 쓰였으며 영화 ‘봄날은 간다’와 드라마 ‘비단향꽃무’에 삽입돼 널리 알려져 있다.(02)3487-7800. 이밖에 방송 출연 안하기로 유명한 남성 트리오 바이브가 13·14일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팬들과 만나고 최근 9집 앨범을 낸 신승훈은 14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또한 이승환,조관우,윤도현밴드,유리상자 등이 같은 날 서울과 제주,대구에서 각각 콘서트를 열고 만능 연예인 남궁연도 청담동 하드록카페에서 연인은 물론 위기에 빠진 솔로들을 위한 ‘기적의 파티’를 준비해 놓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배우 사고로 중단 ‘에쿠우스’ 이승호씨 투입 10일부터 재개

    주연배우 김흥기씨의 뇌출혈로 잠정 중단됐던 연극 ‘에쿠우스’(연출 김광보)가 10일부터 공연을 재개한다. 극단 실험극장과 동숭아트센터측은 2일 “연장공연을 위해 연습 중이던 배우 이승호씨를 긴급 투입해 공연을 속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씨는 지난 1975년 이후 수차례 공연에서 김씨가 맡은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역을 연기한 경험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배우 조재현이 14년만에 주연 앨런으로 출연하는 ‘에쿠우스’는 개막전 티켓 예매만 4000여장에 이르는 등 올해 가장 주목받는 연극으로 꼽혀왔다. 이순녀기자
  • ‘DJ 내란음모’ 24년만에 “무죄”

    “법에 의해 신군부를 단죄하고 저의 무죄를 밝혀줘서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 서울고법 303호 법정에서 열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재심 공판에서 내란음모와 계엄법 위반에 대해 각각 무죄를 선고받은 뒤 서초동 법원 청사를 나서면서 이같이 소회를 털어놓았다.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신영철)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이 80년 광주민주항쟁을 배후 조종했다는 내란음모 및 계엄법 위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국가보안법 위반과 반공법 위반,외국환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는 각각 면소판결을 내렸다.면소란 기소된 형사사건에서 공소권이 없어져 기소를 면제하는 것으로 공소 시효의 완성,사면,법령 개폐 등 경우에 내려지는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79년 12·12사태와 80년 5·18을 전후해 발생한 신군부의 헌정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함으로써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행한 정당한 행위이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 설 화폐공급 4년만에 최저

    내수부진 등 영향으로 설 연휴용 현금수요가 4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또 1만원권 지폐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5000원과 1000원권은 늘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설 연휴 직전 10일간(영업일 기준·1월 7∼20일)의 화폐 순공급액은 3조 54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4조 1049억원)보다 13.7%가 줄었다. 2000년(3조 2809억원)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순공급액은 한은이 금융기관에 방출한 금액에서 환수한 금액을 뺀 것이다. 한은은 “설 연휴 기간이 지난해 3일에서 올해 5일(토요일 포함)로 늘어났는데도 화폐수요가 줄어든 것은 민간소비가 부진한데다 지난해 연말 공급된 자금 중 일부가 아직 시중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용카드의 확산도 현금수요가 줄어든 이유로 지적됐다. 전체 순공급액 중 1만원권의 비중은 89.7%로 지난해 91.7%보다 2.0%포인트 낮아진 반면 5000원권은 4.8%에서 5.8%로,1000원권은 3.4%에서 4.3%로 각각 높아졌다. 김태균기자
  • 600대기업 올 56조 투자

    올해 국내 600대 기업들은 56조원을 웃도는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의 올해 투자액은 56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전년 대비 증가율로는 2000년(24.3%) 이후 4년만에 가장 높다. 기업투자가 17.1% 증가하면 신규고용이 12만 7000명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올해 주요 20대 기업집단은 지난해의 4만 4000명보다 3.3% 늘어난 4만 5000명의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600대 기업의 산업별 투자계획은 중화학공업(31.0%)과 제조업(30.2%)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반면 통신을 비롯한 서비스업(2.6%)은 상대적으로 저조할 전망이다. 투자내용별로는 기존시설 확장 투자(35.7%)와 연구개발 투자(31.5%)는 높은 증가세가 점쳐지지만 타업종 진출 관련 투자(-0.9%)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600대 기업 투자계획에서 30대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80.5%이다.5대 기업집단은 반도체,LCD 등 첨단업종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지난해보다 22.8% 늘릴 것으로 집계됐다.종업원 1000명을 초과하는 기업들의 올해 투자증가율은 17.6%로 500명 이하인 기업(9.1%)보다 2배가량 높다. 그러나 95∼2002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은 3.1%로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성장할 당시의 투자증가율에 견줘 크게 미진했다.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이행할 때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미국 4.8%(78→88년),영국 4.5%(87→96년),독일 4.1%(79→90년),일본 8.8%(81→87년),싱가포르 10.8%(89→94년)였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위해서는 대선자금 수사를 조기종결하는 등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고 가계부채 및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는 등 내수진작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자원부가 200대 기업의 투자계획 규모를 조사한 결과에선 22.8% 증가할 것으로 조사돼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투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박건승 김경운기자 ksp@
  • [사설] 정년 연장 취지는 좋으나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전되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2008년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우리나라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는 2010년이면 청소년 인구는 지금보다 170만명이 줄어드는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310만명이나 늘어난다.그때가 되면 산업현장에서도 극심한 인력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대비하자는 취지인 것 같다.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복지 부담을 덜기 위해 정년 규정을 폐지하는 등 고령층의 근로를 적극 유도해온 점에 비춰보면 정부의 조치는 때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프로그램이 시급한 과제이기는 하나 3∼4년만에 기업이 이를 소화하기에는 너무 벅차다고 본다.정년 연장 취지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먼저 생산성에 근거한 임금 및 인사제도가 정착돼야 한다.연공서열형의 임금 및 인력구조가 선진국형 실적주의로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퇴로만 차단할 경우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고용시장만 경직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또 노조가 강한 일부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에만 혜택이 집중되고 나머지 부문은 소외되는 ‘빈익빈 부익부’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정년 연장과 더불어 정부가 내놓은 출산장려 제도도 실효성이 의문시된다.지난 2002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1.17명으로 떨어진 출산율이 출산 축하금 20만원이나 5년 동안 5만∼7만원의 아동수당 지급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본다.여성들이 육아와 노동을 병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을 촉구한다.
  • 제일銀 4년만에 ‘脫 꼴찌’

    제일은행이 은행대출 시장에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탈(脫) 꼴찌’를 했다. 공격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가계와 중소기업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한때 국내 최대은행으로 군림하다 외환위기와 뉴브리지캐피털(미국계 펀드)의 인수 등으로 ‘미니은행’으로 쪼그라든 지 4년여 만이다. 기회가 오면 언제라도 제일은행을 팔 생각인 뉴브리지캐피털이 은행의 가치를 높이려고 애쓴 결과이기도 하다. 16일 국내 8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대출실적(가계·기업)을 분석한 결과 제일은행은 전년보다 43.7% 늘어난 23조 300억원의 대출잔액을 기록,한미은행(22조 7796억원)을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8개 은행의 대출잔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시장점유율)도 4.7%에서 6%로 급등했다.가계대출은 전년 말 10조 6000억원에서 15조 8900억원으로,중소기업 대출은 3조 4900억원에서 5조 3010억원으로 늘었다.총수신 잔액 역시 23조 2656억원에서 26조 8668억원으로 15.5% 증가,업계 최고의 신장세를 보였다. 한미은행도 활발한 영업을 통해 시중은행 전체 평균(12.7%)을크게 웃도는 21.1%의 대출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워낙 가파른 제일은행의 증가세에 눌렸다.제일은행 관계자는 “당초 로버트 코헨 행장이 2004년까지 자산 40조원을 돌파하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은행들의 보수적인 경영행태 등과 맞물리면서 지난해 말에 목표가 달성됐다.”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속성상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 매각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은행 외형을 서둘러 부풀려야 한다는 생각이 지난해 영업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한미 외에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지난해 각각 4위와 5위 자리를 맞바꿨다.신한은행은 전년보다 16.1% 증가한 37조 356억원의 대출을 기록한 데 반해 조흥은행은 신한지주 인수반대 파업에 따른 영업력 훼손 등으로 고작 1.7% 늘어난 33조 3449억원에 그쳤다. 전년에는 조흥이 32조 7819억원,신한이 31조 8951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별 대출규모는 국민은행이 125조 1095억원(전년 대비 증가율 6.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리은행 59조 9286억원(24.0%),하나은행 54조 1292억원(9.0%),신한은행,조흥은행,외환은행 31조 3238억원(8.1%),제일은행,한미은행 순이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코엘류호 요르단과 첫 경기/한국, 아시안컵본선 B조 편성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축구대회 본선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9위 요르단과 첫 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15일 중국 충칭에서 실시된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에서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요르단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44년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은 오는 7월 19일 지난에서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3일 UAE,27일 쿠웨이트와 8강 진입을 위한 조별리그를 펼친다. 이미 한국과 함께 톱시드를 배정받은 지난 대회 챔피언 일본은 이란 태국 오만과 D조에 편성됐고,A조의 톱시드이자 개최국인 중국은 바레인 인도네시아 카타르와 한 조를 이뤘다.C조 톱시드를 얻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조별리그를 펼치게 됐다. 오는 7월 17일부터 8월 7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비롯,청두 충칭 지난 등 4개 도시에서 아시아 정상을 놓고 벌이는 아시안컵축구대회는 16개팀이 4개조 조별리그를 통해 각각 상위 2개팀을 가린 뒤 8강전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컵을 다투게 된다. 한편 코엘류 감독은 이날 “16개팀이 전력상 모두 균형있게 나눠졌다.”고 평가하고 “요르단의 경우 정보가 없지만 UAE와 쿠웨이트는 잘 아는 상대이므로 조 1위로 8강 진출을 자신한다.”면서 “상대 전력을 충분히 분석한 뒤 다득점보다는 이기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씨줄날줄] 인생유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피지 출신으로 지난해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비제이 싱(41)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인생을 살았다.어린 시절 부친한테서 배운 골프를 밑천삼아 17세때 호주 투어에 입문했으나 참담한 실패만 거듭했다.21세때 마침내 말레이시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기반을 잡는 듯했으나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스코어 조작사건으로 투어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대회 출전 길이 막힌 그는 클럽 프로,떠돌이 프로로 전전하다가 4년만에 유럽 투어에 데뷔한 뒤 1993년 마침내 대망의 미국 PGA에 합류했다.데뷔 첫해 신인왕에 오르는 등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에게도 암울했던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축구 스타의 어머니 안모씨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 미혼모,식당·다방 종업원,끝내는 도박과 사채의 수렁에 빠졌다가 쇠고랑을 차고서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얼마 전에는 23번에 걸쳐 31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75세 노인이 또다시 소매치기를 하다가 붙잡혔다.비제이 싱이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온 경우라면,안씨는 천당에서 지옥으로,노인은 평생 지옥의 주변을 맴돈 경우라고 하겠다. 그래서 인생은 돌고 돈다고 했는지 모르겠다.어떤 이는 인생유전(人生流轉)의 원인을 오욕칠정에서 찾기도 하고,팔자소관이라고도 한다.인생유전이 소설과 영화의 주요 테마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인생유전에는 진한 감동과 코 끝을 찡하게 하는 아픔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한결같이 ‘기구한’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는 것을 보면 성공하는 인생유전보다 실패하는 인생유전이 훨씬 많다는 뜻이리라. 촉망받던 증시 분석가에서 강도·강간범으로 전락한 한모씨의 사례도 여기에 해당된다.11년 옥살이한 뒤 주식투자로 20억원을 모으고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이름까지 날렸지만 불과 3년만에 10억원의 빚만 지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기회가 찾아왔을 때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후 전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향하더니 새해 들어서는 금배지들이 무더기로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이들의 운명은 인생유전이라기보다는 자업자득에 가깝다.감동이나 아픔 대신 탐욕의 악취만 풍길 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올 설 현금수요 4조원/전년대비 3000억원 줄어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 여파로 설 현금 수요가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설 관련 현금통화 수요(10영업일 전 기준)는 4조원에 그쳐 지난해에 비해 30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설 자금 수요는 외환위기 이후 2000년 3조 300억원을 바닥으로 2001년 3조 8500억원,2002년 4조 2400억원,2003년 4조 3000억원 등으로 증가하다 올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설 연휴가 주말과 이어지면서 사실상 5일간 휴무하는 사업장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의 내수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현금 수요는 지난해 수준을 다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설 현금 수요는 경제규모의 확대에 따라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경기상황,소비심리 등 실물경제 여건과 설 시기와 연휴 일수 등에 영향 받는다. 김태균기자
  • 하프타임/올림픽대표팀, 호주에 무릎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7일 호주 퍼스의 멤버스에쿼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호주올림픽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막판 뼈아픈 헤딩골을 허용해 0-1로 졌다.지난 5일 호주 서부클럽선발팀을 4-0으로 대파,아테네올림픽을 향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한국은 지난 2000년 1월 호주4개국대회 이후 4년만에 가진 호주대표팀과의 맞대결에서 사상 첫 패배를 기록했고,지난해 2월 네덜란드대표팀과의 친선경기 이후 이어온 무패행진(6승2무)에도 마침표를 찍었다.그러나 호주와의 역대 전적에서는 여전히 우위(5승1무1패)를 지켰다.조재진 최태욱 최성국 등 정예멤버를 선발 투입한 한국은 호주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며 전반을 득점없이 끝냈지만 후반 18분 수비수 조성환이 퇴장당한 뒤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기 종료 직전인 45분 홀만에게 결승 헤딩골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호주에서 펼쳐진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12일 개막하는 카타르 10개국올림픽팀초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8일 도하로 출발,13일 이라크와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가진다.
  • “이란 - 埃 외교관계 24년만에 곧 재개”

    |테헤란 AFP 연합|이란과 이집트는 완전한 외교관계를 복원하기로 결정했으며 4반세기 가깝게 단절됐던 양국간 외교관계가 수일 내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모하마드 알리 압타히 이란 부통령이 6일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TV와 회견에서 밝혔다.압타히 부통령은 이같은 결정이 지난달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기술정상회의에 참석한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간 회담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축출된 팔레비 전 이란 국왕에게 망명처를 제공한데 반발해 지난 1980년 이집트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했었다. 양국관계는 특히 이집트가 1980∼1988년의 이란-이라크전쟁에서 이라크를 지지하자 더욱 악화됐다가 1990년대부터 무역 등 일부 부문에서 제한적인 관계 개선이 이뤄졌다. 앞서 테헤란 시의회는 이란 외무부의 요청에 따라 이집트측이 그동안 관계 정상화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워온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 암살범인 칼리드 이슬람불리의 이름을 딴 도로명칭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 강남길, 4년만에 안방 복귀

    탤런트 강남길(45)이 내년 1월 MBC 일요드라마 ‘물꽃 마을 사람들’(극본 이해수,연출 박복만)로 4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다. 강남길은 2000년 3월 가정불화에 건강 문제가 겹쳐 영국으로 떠났다가 지난 7월 돌아왔다.‘물꽃마을 사람들’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서울 근교 전원마을을 배경으로 서민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가족 드라마이다. 강남길은 회사 중견간부로 일하다 명예퇴직한 뒤 고향에 내려가 분식집을 운영하는 40대 후반의 남자역을 맡았다.탤런트 임예진이 그의 아내로 출연한다.
  • 쌍용차 매각 급물살/자동차업계 지각변동 신호탄

    쌍용자동차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쌍용차가 워크아웃 4년만에 중국 란싱(藍星)그룹에 팔리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우선 ‘토종’기업인 현대·기아차와 미국(GM대우),프랑스(르노삼성),중국(쌍용차) 등 4자구도로 재편된다.수입차 업계의 공략도 거세지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격전장으로 변할 전망이다. 특히 GM대우와 르노삼성이 대형차와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 내수 시장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지게 된다.특히 란싱이 입찰 제안서에 밝힌대로 10억달러를 쏟아붓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경우 고급차와 레저용 차량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게다가 내년 혼다·닛산 등 일본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내수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로선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물론 현대·기아차는 중국업체가 쌍용차 인수후보로 선정된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기술력에서 열세이므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선 다르다.현대·기아차는 대대적인 중국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쌍용차가 경쟁 상대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박사는 “내수에만 의존했던 쌍용차의 판로가 넓어지게 됐다.”면서 “현대·기아차의 중국 진출에 장애요인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란싱그룹은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196개 중점 국유기업 가운데 매출액,자산 등 종합평가 기준으로 60위 규모다.화학 신소재와 통신설비 수처리 등 12개 계열그룹을 통해 10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지프 생산 및 자동차 정비사업을 담당하는 그룹 산하의 ‘중차(中車)그룹’을 통해 지프를 군에 납품해왔다.중국의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5호의 로켓용 추진체를 만들어 유명해졌다.수잔 조 란싱그룹 부회장은 “쌍용차를 세계적인 SUV 전문업체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 [스포츠 라운지]K­리그 득점왕 김도훈

    “내년 봄 쯤엔 장가 가야죠.” 지난 16일 막을 내린 프로축구 K-리그에서 짜릿한 막판 뒤집기로 3년만에 토종 득점왕을 되찾으며 올해를 최고의 해로 장식한 김도훈은 여전히 바빴다. ●“내년 봄에 늦장가 갑니다” K-리그를 마친 뒤 48시간 만에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18일 불가리아와의 A매치에 출전했고,21일 개막한 FA컵대회에 대비해 다시 경기도 용인의 구단 합숙소에서 훈련중이다.좀체 짬을 내기 어려운 빡빡한 일정의 그를 만난 건 연습 시작 30분전이었다. 구단 합숙소에서 어렵사리 만난 그에게 구구절절이 얘기를 풀어 헤치는 것이 번거로울 것만 같아 대뜸 언제쯤 국수를 먹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사실 지금까지 축구만 생각하고 뛰느라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할 시간이 없었지만 이제는 서서히 인연 보따리를 풀 생각”이라며 “내년 봄쯤엔 결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다는 뜻이었다.“물론 있죠.하지만 밝힐 수는 없어요.그 때 가면 알게 될 것”이라며 입을 꾹 다문다. “연습시간 5분 지각에 100만원 벌금”이라는 그의 ‘협박성 재촉’에 시간을 재면서도 물을 건 물어야 했다. 축구 말고도 다른 운동에도 관심이 있을 것 같았다.경기가 없는 날엔 골프를 친다는 그는 8년 전에 입문했으며,지금은 80대 초반 정도 친단다.“싱글까지는 아직 멀었어요.”라면서도 컨디션이 좋으면 드라이버 샷이 300야드는 훌쩍 넘는다고 자랑한다.한때는 당구도 즐겨 쳤는데 한참 쉰 탓에 요즘엔 200점 놓는 것도 무리란다. 물론 골프 동반자는 선배인 신태용 등 주로 팀 동료들이다.“예전엔 대부분 이겼는데 요즘은 지는 날이 더 많아요.내기로 돈 많이 퍼 줬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화제를 돌려 극적으로 득점왕을 확정한 시즌 마지막 경기 때의 심정을 묻자 “전반에 1골을 보탠 뒤 하프타임 때 경쟁자인 마그노(전북)가 골을 넣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생겼다.후반 추가골 때는 (득점왕을)굳혔다는 확신이 생겼다.살얼음판 걷는 기분이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결과였다.”고 말했다.일부에서 ‘용병과 토종의 자존심 대결’이라며 의미를 부여한데 대해서는 “어차피 그것도 하나의 이벤트다.심리적으로 부담도 됐지만 한편으론 도움도 됐다.”고 토로했다.그리곤 “국내리그에서 외국인선수에게 타이틀을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 33세면 은퇴를 생각할 나이다.그는 “올해 같기만 한다면 은퇴는 아직 이른 것 아닌가.팀이 우승했고,별다른 부상없이 정규리그를 마쳤으니 내년 시즌을 치르고 난 다음 생각해 보겠다.”면서도 “하지만 그럴 일은 조만간은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은퇴 뒤엔 유럽서 지도자 연수 “은퇴 뒤에는 지도자의 길로 접어드는 게 순서라고 본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그러기 위해선 공부를 더 해야 겠지만 미국보다는 유럽쪽에서 축구 관련 분야를 두루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양아버지가 있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슬쩍 건드려 봤다.하지만 그는 “고향 통영에 계신 부모님 외에 양아버지처럼 모시는 분이 있다.”면서도 “고교 시절부터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인데 그 이상은 말 못한다.밝히지 말아 달라.”며 오히려 간곡히 부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해는 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해다.득점왕은 마지막 순간까지 성원해준 팬들 덕에 가능했다.”며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토종­용병 득점왕 경쟁사 지난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에서 토종과 용병이 득점왕을 놓고 혈전을 치른 것은 3∼4년 전부터다. 원년의 박윤기(유공·9골)와 이듬해 백종철(현대·6골) 등 토종들의 몫이던 득점왕 타이틀은 85년 태국 출신의 피아퐁(럭키금성)에게 돌아간다. 피아퐁은 21경기에서 12골을 넣어 이흥실(포철·10골),정해원(대우·7골) 등을 제치고 용병으로서는 최초로 타이틀을 움켜쥔다.피아퐁은 도움왕(6개)까지 거머쥐어 토종들을 주눅들게 했다. 하지만 이후 98년까지는 국내선수들의 독무대.94년 윤상철(LG)이 역대 최다인 24골로 생애 두번째(90년 포함) 영광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최상국(87년) 이기근(88·91년) 조긍연(89년·이상 포철) 임근재(92년·LG) 차상해(93년·포철) 노상래(95년·전남) 신태용(96년·천안) 김현석(97년) 유상철(98년·이상 울산) 등이 토종의 자존심을 지켰다. 99년 샤샤(수원)가 안정환(부산)에 2골 앞선 23골로 용병으로서는 14년만에 최고 골잡이에 오르며 토종과의 맞대결에 불을 지폈고,이후 대거 몰려든 브라질 출신들이 위세를 떨쳤다. 2000년 김도훈(15골)이 최용수(안양)를 1골차로 따돌리고 반격했지만 그것도 잠깐.이듬해에는 산드로(전북·17골)가 우성용(포항)의 추격을 뿌리치며 ‘삼바 특급’을 뽐냈고,지난해에는 에드밀손(전북·14골)이 뒤를 이었다.김도훈은 올 시즌 내내 마그노(전북)와 시소를 벌이다 마지막날 27·28호골을 터뜨려 1골차의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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