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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경제자유구역 ‘성공 열쇠’ 외국인학교 설립 난항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을 위한 관건으로 여겨지는 외국인학교 설립이 현행법과 토지임대 등의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영종지구에 들어설 예정인 외국인학교 설립을 위해 설립 주체인 영국 노드앵글리아 그룹과 관계기관의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학교 설립은 원활한 투자유치를 위해 전략적인 목적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외국인학교가 있어야만 자녀교육을 우선시 하는 외국 기업인들의 장기 거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립학교 과세율도 할인해달라” 인천시는 지난 3월 영국의 학교법인 노드앵글리아 그룹과 중구 운북동 복합레저단지내 1만 5000평 부지에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포함된 영국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합의각서(MOU)를 체결했다.48개 학급에 학생수 1056명 규모로 오는 2008년 9월 개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드앵글리아 그룹측이 각종 무리한 요구를 해와 인천도개공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즉 부지사용료로 본계약 시점부터 10년까지 ㎡당 1달러를 지급하고 이후 10년까지는 ㎡당 10달러를 지급하는 등 20년간 싼 값에 부지를 임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건축비와 교육자재 등에 막대한 사업비가 투자되는 데 비해 일정기간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사업비 회수에 대한 법적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룹측은 외국인학교 설립 초기에는 학생수가 정원의 30%에 불과하고 3∼4년 뒤에는 70∼80%,5년이 지나야만 정원이 채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국 사립학교에 적용되는 과세비율에 대해서도 대폭 할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2008년 개교 계획 차질 불가피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제주국제자유도시 및 경제자유구역내 외국교육기관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비영리 법인이 교육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영종지구에 학교를 지으려는 노드앵글리아 그룹의 경우 영국에서 12개의 사립학교와 74개의 유아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데다, 중국 상하이를 비롯해 세계에 12개의 국제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영리법인이다. 이에 따라 노드앵글리아 그룹이 영종지구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할 경우 현행법을 어기는 결과를 낳을 뿐 아니라 전교조를 비롯해 시민단체들의 저항이 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도개공은 교육인적자원부·재정경제부 등 관련기관과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 도개공은 오는 11월말까지 현행법과 충돌되는 사항과 부지임대 방안 등 각종 문제 해소책을 마련하고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같은 난제가 해결된다 해도 외국인학교 설립이 당초 예정보다 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도개공 관계자는 “영종지구에 외국인학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면서 “원활한 학교 설립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명소 출입금지?

    “명소로 지정을 하면 뭐해 절반이 ‘그림의 떡’인데….” 충남 계룡시의 8개 명소 가운데 수용추, 암용추, 신도안 주초석, 통일탑 4개가 군사보호구역인 계룡대 안에 있어 시민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29일 계룡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들과 함께 계룡산 천황봉과 향적산 국사봉, 금암동 천마산, 사계 김장생 고택인 은농재를 명소로 지정했다. 수용추와 암용추는 폭포가 있는 계룡산 속의 연못으로 용 한쌍이 도를 닦아 승천했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신도안 주초석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을 도읍지로 정하고 1년여간 대궐건립 공사를 벌였던 흔적이 남아 있어 의미가 크지만 접근이 어렵다. 계룡시는 2003년 논산시에서 분리돼 특례시로 승격됐으나 3군본부가 있는 계룡대를 중심으로 시 전체 면적의 절반 가까이가 군사보호구역이다. 시 관계자는 “군사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조그만 시여서 홍보차원에서 명소로 지정했다.”면서 “이들 군사보호구역내 4개 명소를 묶어 주당 1∼2회쯤 ‘안보견학지’로 개방하는 방안을 계룡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쿠바는 지금] (하) 돈벌이에 뛰어든 혁명이후 세대들

    [쿠바는 지금] (하) 돈벌이에 뛰어든 혁명이후 세대들

    |아바나(쿠바) 최병규특파원|관광가이드 야세르 포르투온도(50)는 쿠바혁명 직전 태어난 세대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바티스타체제가 붕괴되기 3년 전인 지난 1956년 쿠바섬의 남동쪽 ‘올긴’에서 1녀1남의 둘째로 태어났다. 카스트로의 고향 ‘비란’과 멀지 않은 곳이다. 아버지가 소작농이었던 까닭에 집안은 몹시 궁핍했다. 혁명 직후 농지개혁법이 발표된 뒤 대지주의 토지와 미국계 기업의 대농원 등이 몰수됐다고는 하지만 ‘혁명의 혜택’은 수백㎞ 떨어진 시골구석에까지 미치지 못했다. 혁명과 거의 동갑내기에 가까운 그의 이후 삶은 혁명 47년에 걸친 굴곡의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수도 아바나로의 ‘상경 러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0년대 초반에 그는 홀로 유학길에 올랐다. 아바나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그는 1986년 졸업 뒤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과의 미사일 분쟁에 이어진 경제봉쇄조치로 경제가 곤두박질쳤지만 옛 소련과의 ‘경제적인 연대’는 남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가정을 꾸렸다. 살림은 비록 ‘배급 티켓’에 의존했지만 그들에겐 무상으로 제공받는 의료와 교육 혜택이 있었다. 그러나 1990년 소련 연방의 해체는 쿠바 경제는 물론, 그의 가정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질 좋은 설탕과 맞바꾸던 옛 소련의 석유 공급은 연방 해체와 동시에 끊겼다.“1993년은 쿠바 최악의 해였다.”고 그는 기억을 더듬는다. 소련이 사라지면서 휘발유도 사라졌다. 앞마당에 세워둔 54년식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녹은 더 두꺼워졌고, 국가 전력이 바닥나 하루에 16시간씩이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13년 뒤, 그는 현재 관광가이드로 일하면서 그런 대로 ‘사람다운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아내 역시 이제는 사탕수수를 대신해 국가 제1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두 자녀도 대학을 졸업한 뒤 돈벌이에 나섰다. 지난해 신층 주택가인 ‘베다도’ 지역으로 집을 옮기는 등 살림이 핀 건 외국관광객이 바꿔다 준 CUC(Cuban Conertible Peso·쿠바 태환화폐) 덕분이다. ●CUC, 쿠바경제의 인공심장 쿠바는 이중화폐 제도를 갖고 있다.CUC와 내국인용 페소(Peso)다. 그러나 현재 쿠바의 경제를 지탱하며 큰 틀을 잡고 있는 것은 CUC다. 지난 90년대 초반 미국의 기나긴 경제봉쇄조치에 대항해 탄생한 CUC는 당초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화폐’였다.“미국 달러화의 덕은 보지만 언젠간 그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이른바 ‘갱생과 저항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포스트 카스트로’의 윤곽을 점치게 할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CUC는 이후 약 10년간 미국 달러와 함께 쓰여졌지만 쿠바정부는 지난 2004년 아예 공식적으로 사용을 금지시켰다. 공항이나 시내의 ‘카데카(환전소)’에서 미국 달러는 CUC보다 10%가량 가치가 떨어진다. 여기에 약 8%의 환전수수료까지 뗄 경우 미국 달러의 화폐가치는 더 떨어진다. 비록 쿠바 밖에서는 인정해주지 않는 화폐로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지만 CUC는 분명 지구에서 5개밖에 남지 않은 사회주의국가 가운데 하나인 쿠바의 허약한 경제의 피를 돌게 하는 ‘인공심장’이다. 외국관광객을 상대로 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내국인용 화폐인 쿠바 페소보다 25배 가까이 가치가 높은 CUC를 벌어들이는 포르투온도는 “쿠바는 CUC 덕분에 지금의 나 만큼이나 나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한다.“그러나 CUC가 없다면 쿠바경제는 상당히 숨쉬기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실 CUC의 사용은 그와 같은 ‘특수 계층’뿐만 아니라 적어도 아바나시 절반 이상의 일반인들에까지 확산돼 가는 추세다. 생수나 신문, 하잘 것 없는 기념품 따위를 살 때에도 ‘페소’를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올드아바나의 명동격인 ‘오비스포’거리는 물론,‘베다도’ 구역 슈퍼마켓 물건의 가격표에도 모조리 CUC가 박혀 있다. 미국의 ‘자본무기’에 대항해 탄생한 CUC가 도리어 퇴색한 사회주의의 옷을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은 과장일까. ●더욱 벌어지는 계층간 격차 CUC 사용의 확산과 함께 변화하는 쿠바의 모습은 옛 시가지의 재건축 바람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의 아바나시는 20년전 일본 관광객이 처음 발을 들인 그 때의 모습이 아니다. 방파제를 차고 넘는 파도 아래로 달려가는 클래식 카의 뒷모습과 줄지어 선 낡은 식민지풍 건물들의 흑백사진 풍경은 앞으로는 흔하지 않을 듯싶다. 말레콘을 따라 줄지어 있는 센트로지역의 건물들은 요즘 새 단장이 한창이다. 물론 뼈대는 그대로 유지한 채 흉물스럽던 겉모습을 새 옷으로 갈아 입히는 일이다. 포르투온도는 “지난해부터 쿠바정부는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15만가구의 집을 더 짓도록 했고, 이와 함께 기존의 옛 건물들에 대한 리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바나의 진정한 변화는 더욱 벌어지는 계층간의 격차다. 생활 수준에 따라 4개 권역으로 뚜렷하게 나눠지는 아바나시는 자본없이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사회주의의 무력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표본이다. 빨랫물이 줄줄 떨어지는 올드아바나의 골목길에는 아직도 구걸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널려있다. 반면 베다도 구역의 나이트클럽에서는 젊은 ‘아바노’들이 쿵쿵거리는 80년대 팝송을 즐기고 일반 노동자 임금의 몇 배에 이르는 고급 럼주를 마시며 그들만의 삶을 즐긴다. 말끔한 ‘윤다이(현대)’차를 모는 귀족들이 있는가 하면, 시 외곽 정류장에선 2시간 만에 도착한 버스를 타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풍경이 다반사다. 공장에서 빼돌린 고급 시가를 권하는 남자 ‘삐끼´들과 유럽의 신랑감을 구하기 위해 끈적한 눈짓을 던지는 ‘히네테라(창녀)’들을 아바나 거리에서 만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모습은 가난에 묶인 쿠바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상징돼 왔다. 사회주의 혁명 47년째를 보내고 있는 쿠바. 그리고 또 다시 침묵에 들어간 피델 카스트로의 존재에 대한 불확실성, 지금 아바나는 언제나처럼 같은 모습이지만 관광가이드 포르투온도의 요동친 삶처럼 치열한 ‘삶의 투쟁’이, 그리고 변화에 대한 욕구가 속에서 꿈틀대는 것처럼 보인다. 말레콘 방파제 밖 카리브해는 지금은 잠잠하지만 언젠가 ‘변화의 태풍’이 휘몰아칠 것이 확실하다. 남은 질문은 과연 그때가 언제일까하는 것뿐이다. cbk91065@seoul.co.kr ■ 시장경제 활성화 가능성 한국제품 인기도 치솟아 라울 카스트로(75) 국방장관이 이끄는 쿠바 체제에서 한국과 쿠바간의 교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형 피델에 비해 실용주의 성향이 강한 그가 경제정책을 지휘할 경우 한국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지 우리 기업인들의 표정도 긍정적이다. 라울 체제가 확립되면 정치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겠지만 민간 부문에선 시장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도 한국 제품은 빠르게 쿠바 사회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삼성·LG 가전을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쿠바인의 평가는 후하다. 현지 신차의 20%가량이 한국산이며, 에어컨과 냉장고도 지난해 1억 5000만달러(약 1500억원)의 수출 및 수주액을 기록했다. 쿠바는 이웃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 속에서도 꾸준히 ‘개혁 정책’을 펴왔다. 게다가 피델 카스트로가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피력한 점도 쿠바 진출에는 보약이다. 그는 지난달 권력이양 직전 아바나의 현대중공업 공사장을 찾아 한국인의 부지런함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현대중공업이 7억 5000만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기 544대를 수주할 당시 일본을 제친 데는 오직 피델의 한마디,“한국인의 추진력을 믿는다.”였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북한보다 낫다는 지론이다. 코트라(KOTRA)가 지난해 9월 아바나에 무역관을 설치한 이후 쿠바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난 5월 쿠바 국영기업 20여곳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교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의 쿠바 수출은 4387만달러, 쿠바로부터의 수입은 100만달러였다. 제3국 생산 제품과 3국 경유 간접수출까지 합치면 쿠바 수출은 연간 1억달러에 이른다. 현대중공업 발전기의 쿠바 수출이 본격화하면 연간 4억달러는 훌쩍 넘어선다. 지금까지 수출된 품목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에어컨, 건설용 중장비, 의료용 살균기 등이다. 쿠바의 에너지혁명 정책에 따라 앞으로 각종 전력생산 설비와 절전용 기자재, 의료기기 수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쿠바의 한국 수출은 백신 및 생명공학 기술협력을 비롯해 럼주, 과일주스, 수산물 등이 가능성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쿠바는 지금] (상) ‘피델’ 없이도 차분한 아바나

    [쿠바는 지금] (상) ‘피델’ 없이도 차분한 아바나

    중남미 사회혁명의 전초기지 쿠바는 어디로 가는가.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권력을 일시 이양한 지 20여일이 흘렀지만, 쿠바의 향배는 명확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민주화 프로그램을 작동한다고 공언하고 플로리다만의 망명객들은 카스트로 정권의 붕괴를 목하 기대하고 있지만, 쿠바는 여전히 정중동(靜中動)이다.‘포스트 카스트로’의 향배를 아바나 현지 르포로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아바나(쿠바) 최병규특파원|“피델은 매우 강한 사람이지요. 우린 사회주의자도 공산주의자도 아닌, 피델주의자입니다.” 지난 8월20일.6시간이나 출발이 지연된 ‘아에로 유로파’의 여객기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공항을 떠난 지 꼭 10시간만에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공항에 안착했다. 그렇지 않아도 좁다란 청사가 밤 12시를 넘겨 도착한 250여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공항 관리들은 매캐한 담배연기 속에 삼삼오오 TV 앞에 모여 위성으로 방영되는 미국의 쇼 프로그램을 보며 깔깔대기만 한다.“사회주의의 맹점은 자본과 물질보다는 시스템 부족에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새삼스럽게 와닿았다. “어디서 왔느냐.”는 확인 질문에 ”코레아 델 수르(Corea del sur·남한)라고 간단히 대답한 뒤 굳게 닫혀진 입국심사대 쪽문을 연다. 공항 도착 2시간만이다. ●쿠바와 피델주의자들, 지금은 ‘정중동’ 후텁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나선 청사 앞에서 마리아 로드리게스(48)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마드리드공항 탑승구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꽤 여러 차례 얼굴을 마주쳤지만 그와 얘기를 시작한 건 아바나 도착 30분 전쯤부터였다. 통로 건너편에 앉아 있던 그에게 넌지시 “피델(카스트로)은 괜찮은 것 같냐.”고 묻자 “피델은 매우 강한 사람”이라면서 “내 자신은 물론 주변의 사람들도 그가 곧 병실을 박차고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쿠바 사람들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피델주의자’”라고 강조했다. 서울을 떠나기 전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그의 신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미국 행정부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러 장의 신문 사진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사진 조작설’이 나돌자 이번엔 자신의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기념사진으로 ‘설’을 일축해 버렸다. 그러나 지금 카스트로의 동향 기사는 종적을 감췄다.‘카스트로 와병’ 이후 비교적 상세하게 그의 근황을 전하던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에 관련 기사는 더 이상 실리지 않는다. 아바나의 숙소에서 어렵게 받아든 ‘그란마’,‘후벤투드 레벨데’ 등 쿠바 공산당 기관지들도 그의 동정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리고 카스트로가 다시 침묵에 들어간 지금 쿠바의 모습은 여전히 지난 47년간의 철권통치에 길들여진 ‘평온함’과 미국의 경제봉쇄 조치 이후 계속된, 그리고 치열한 ‘생존 투쟁’이 뒤섞인 ‘정중동’의 상태다. ●불법, 더 이상 불법 아니다 비행기 안에서 만난 마리아는 쿠바 사회주의 혁명의 발원지인 ‘산티아고 데 쿠바’ 출신이다. 아바나국립대학을 졸업한 뒤 한동안 학교 교사를 했던 그는 지금은 아바나항구 주변 ‘아바나 비에하(올드 아바나)’ 구역에서 기념품 장사를 하고 있다. 의사와 교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임금은 많아야 625페소(약 25달러) 정도다. 그래서 차라리 외국 돈을 만질 수 있는 장사를 하기로 했다. 부업도 있다. 스페인 북부 빌바오에 살고 있는 외가쪽 먼 친척이 1년에 두 차례씩 초청장을 보내온다. 물론 돌아올 때는 짐이 한 보따리다. 극심한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쿠바에서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보따리 장사’다. 세관의 ‘입막음 장치’는 필수적이다. 사실 이같은 불법은 ‘쿠바노’들에겐 더 이상 불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50년 가까운 혁명과정에서 누적된 서민경제의 피곤함이 불러온,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아바나항 입구 ‘모로요새’에서 만난 루이스 알레한드로(44)는 불법택시를 몰고 있다.‘파나택시’와 ‘OK택시’ 이외에는 전부 불법이다. 그러나 칠이 다 벗겨진 그의 54년형 크라이슬러 지붕에는 버젓이 ‘TAXI’ 간판이 달려 있다. 그 역시 한때 정부 기관에서 통계 연구원으로 일하던 공무원이었지만 5년 전부터 ‘불법’에 뛰어들었다. 그는 “퇴직한 2001년 당시 쿠바 가정의 90% 이상이 한 달을 보내기 위해 불법에 의존하고 있었다.”면서 “‘불법의 일상화’는 요즘 사회 전체에 더 만연돼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과 딸을 포함해 돈을 버는 네 식구 가운데 고급 호텔에서 팁으로 외국 돈을 만지는 아내가 가장 고소득자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말레콘,‘아바노’들의 마음의 고향 새벽의 ‘말레콘’은 쿠바의 앞날과는 관계없다는 듯 평온하기만 하다. 말레콘은 인구 200만명의 아바나시 4개 구역을 연결하는 약 7㎞의 방파제 해안도로다. 서쪽 미국 특수이익대표부(SIEU)에서 시작, 동쪽의 아바나항구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는 관광객들에게는 한 번쯤은 걸어야 하는 명소다. 서민들에겐 일상의 피곤을 터는 휴식처이고, 혁명을 겪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겐 둘도 없는 데이트 장소다. 외교관저 밀집지역인 ‘미라마르’를 출발, 동쪽으로 내디딘 새벽 발걸음이 신흥 개발 구역인 ‘베다도’에 이르자 지난밤 흥겨움과 부산함에 들썩이던 ‘아바노’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쿠바 맥주 ‘부카네로’의 빈 깡통이 나뒹구는 널찍한 방파제 위에서는 아직도 젊은 남녀들이 몸을 비비고 있다.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카를로스(27)는 “쿠바가 분명 천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옥은 더더욱 아니다.”면서 “그건 우리에게 말레콘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내던진 뒤 구 소련제 소형차인 ‘라다’에 약혼녀를 태우고 떠나버린다. 떠오르는 해를 마주보며 동쪽으로 갈수록 아바노들의 지친 삶이 그대로 드러난다. 방파제를 따라 인구 밀집 지역인 ‘센트로’ 구역으로 들어서자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돌프 히틀러의 얼굴을 합성시킨 기괴한 모습의 간판 밑으로 출근 행렬이 이어진다. 건너편 방파제 밑 바닷가에서는 허름한 반바지 차림의 헤수스 파라(66)가 물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그는 지난 1959년 혁명군 소속으로 마에스트라 산맥에서의 게릴라 활동에 이어 아바나 입성까지 카스트로를 따라간 쿠바혁명의 산증인이다. 그는 “미국의 경제봉쇄가 아니었다면 쿠바는 지금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피델과 말레콘이 있는 이상 지금 별다른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cbk91065@seoul.co.kr ■ 카스트로 근황은 지난달 31일 장 출혈 증세로 수술을 받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근황은 베일에 가려 있다. 다만 그의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는 주변 인사들의 간접 증언이 있을 뿐이다. AP통신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형(兄)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동생 라울 국방장관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의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했다. 라울 장관은 “형이 점차 회복되고 있고 치료 과정도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14일 그란마 인터넷판에 공개된 두번째 병상 사진이 가장 최근의 모습이다. 전날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카스트로 의장을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라울 장관이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창백한 모습에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차베스 대통령과 웃음을 주고 받는 장면이었다. 국영TV도 같은 날 카스트로 의장이 차베스 대통령과 환담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앞서 13일 공개된 아디다스 운동복 차림의 카스트로 사진도 화제를 모았다. 주먹을 불끈 쥐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일상 생활이 드러나 있다. 카스트로를 방문했던 차베스 대통령이 그러나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표현하는 등 고령의 나이를 감안할 때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집권 47년 동안 “혁명가에게 은퇴란 없다.”며 원기를 자랑하던 카스트로의 만년 와병은 쿠바의 변화를 예고하는 전주곡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불광·상도·노량진동 2만 7700여평 주택재개발구역 지정

    서울 은평구 불광동 일대 1만 8000여평이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26일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불광동 292,331일대 1만 8819평에 대한 ‘불광 제7주택재개발구역 지정 안건’을 수정 가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구역은 재개발을 할 때 전체 면적의 87%(1만 6363평)는 택지로,13%(2148평)는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로 개발된다. 주거지역 구분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돼 용적률 211%, 평균 16층, 최고 19층 범위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다만 지대가 높은 불광근린공원 일대 아파트 4개 동은 1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불광 제7주택재개발구역에는 임대주택 1개 동 188가구를 포함, 아파트 16개 동 1082가구가 건립된다. 공동위는 또 동작구 상도동 363 및 노량진동 315 일대 8980평을 상도 제10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주차난 해소를 위해 성북구 장위동 64의 111일대 주차장 부지를 기존 210평에서 368.4평으로 확장했다. 위원회는 그러나 청계천 인근의 종로구 숭인동 숭인 제1종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은 “청계천변 녹지축 형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시켰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역세권 아파트 탐방] 응봉동 대림강변타운

    [역세권 아파트 탐방] 응봉동 대림강변타운

    ‘트리플 역세권+왕십리 민자역사·뉴타운+서울 숲+뚝섬 개발 후광효과´. 재개발·뉴타운 집중 개발에 따라 서울 성동구 응봉동 일대가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응봉동 북쪽에 있는 왕십리 뉴타운사업은 지난달 말 2구역 사업시행 인가를 계기로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된다.2만 811평(용적률 250% 이하)에 25층 이하 아파트 14개동 1182가구(임대 1개동 211가구 포함)가 들어선다. 왕십리뉴타운 위쪽은 청계천, 서쪽은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는 황학동 재개발 구역이 있다. 왕십리 민자역사도 내년 7월 완공된다. 왕십리역 일대는 왕십리뉴타운(1차)에 들어 있다. 지하철 1·2·5호선의 환승역으로 도심과 강남을 쉽게 오갈 수 있다.2만 6000여평(지하 3층∼지상 8층) 역사에 CGV극장 10개관, 이마트, 골프연습장 등이 들어선다. ●왕십리 뉴타운·재개발 등 후광효과 중랑천 건너편으로는 지난해 6월 개장한 서울숲이 있다. 서울숲 인근 뚝섬 상업용지 개발도 박차가 더해지고 있다. 상업용지에는 고급 주상복합, 극장 및 공연·전시장, 쇼핑센터 등 개발 계획이 많아 인접 지역 호재로도 작용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응봉동 15번지 일대에 몰려 있는 단지들이 이같은 개발 사업의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응봉동 대림강변타운은 대림산업이 공급한 아파트로 24∼43평형 1150가구로 이뤄졌다. 입주는 2001년 10월. 인근에 한신플러스(1569가구), 리버그린동아(375가구), 신동아(636가구), 대림1차(855가구), 대림2차(410가구), 금호현대(644가구) 등과 함께 매머드급 아파트 단지를 이루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응봉역과 지하철5호선 행당역이 걸어서 5분 거리,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성수대교를 두고 강남 압구정동과 마주하고 있어 강남 직장인에게도 인기다. 동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 등을 통해 강서·강북·강동 등 지역으로의 교통환경도 좋은 편이다. ●인근에 중량천·서울숲 위치 단지 바로 앞으로 중랑천이 흐르고 서울숲도 가까이에 있어 환경도 쾌적하다.LG마트,E마트, 한양대병원 등 편의시설과 행당초, 행당여중, 응봉초, 무학여중·고 등 교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동에서는 한강도 보인다. 단지 내 농구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곳곳에 마련된 녹지공간들이 쉼터를 제공하는 등 조경도 잘되어 있는 편이다. 인근 C부동산 관계자는 “현재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가격이 소강상태다.”면서 “한강을 볼 수 있는 역세권으로 서울숲이 가까운데다 왕십리 뉴타운과 왕십리 민자역사, 뚝섬 개발 등 주변 호재로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크다.”고 말했다. ■ 도움말 내집마련정보사 정태희 팀장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존스 홉킨스, 美 최고 병원에

    존스 홉킨스, 美 최고 병원에

    미국 최고의 병원은 존스 홉킨스 병원으로 조사됐다.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 최신호(17일자)가 선정한 올해의 병원 종합순위에서 존스 홉킨스가 16년째 1위를 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잡지는 1990년부터 매년 발표해 왔다. 올해는 미국 내 5189개 병원,16개 진료 분야를 대상으로 ▲2002∼2004년 중증질환 치료율 및 사망률 ▲간호사 대 환자 비율 ▲MRI·PET 의료장비 및 기술확보율 등을 조사했다. 이에 따라 종합순위에 든 14개 병원과 1개 분야라도 상위권에 든 176개의 우수 병원을 발표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 홉킨스 병원은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신장질환, 류머티즘, 비뇨기과에서 1위를 석권하는 등 재활의학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4위 안에 들었다. 재활의학은 17위를 나타냈다. 종합순위 2위는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있는 비영리 의료기관인 메이요 클리닉으로 소화기질환, 내분비내과, 정형외과, 신경과에서 1위에 올랐다. 심장질환 1위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종합순위가 지난해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뛰었다. 이 병원은 11개 진료 분야가 10위권 안에 포진하는 저력을 보였다. 종합 6위에 오른 뉴욕장로병원은 오는 2008년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될 국제병원 운영자로 선정돼 국내에도 알려져 있다. 컬럼비아 의대, 코넬 의대와 제휴하고 있는 병원이다. 암 분야의 1위는 뉴욕에 있는 메모리얼 슬로안-캐터링 암센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지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치료를 받았던 휴스턴의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는 2위를 지켰다. 암 분야의 ‘명성(reputation)’을 점수로 따지면 메모리얼 슬로안-캐터링이 69.6%,M.D. 앤더슨이 69.7%로 비슷한 반면 3위인 존스 홉킨스는 35.7%로 격차가 크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개항 ‘관문도시’들의 어제와 오늘

    개항 ‘관문도시’들의 어제와 오늘

    인천과 중국 상하이, 일본 요코하마는 공통점이 있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서구 근대문물을 받아들인 대표적인 관문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는 개항 후 어떻게 변했을까.1946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인천광역시립박물관이 2년4개월에 걸친 증개축 공사를 마치고 최근 재개관하면서 11일부터 9월1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관 60주년 기념 특별전 ‘도시기행-상하이, 요코하마 그리고 인천’을 개최한다. 인천시립박물관측은 지난해 상하이시 역사박물관과 요코하마 개항자료관, 요코하마 도시발전기념관과 협의해 개항 당시 각 도시와 관련된 유물과 각종 문서·지도 등을 대여하고, 자체 소장유물 등 모두 300여점을 파노라마식으로 전시한다. 주제별로 보면 개항 전 도시풍경을 시작으로 도시의 형성과 개항과정, 조계(租界·외국인 치외법권 구역)의 형성과 확대, 근대건축과 도시풍경, 도시기반시설, 상공업과 무역 발전, 외래 문물의 전래, 도시의 외국인, 도시의 위기와 부흥 등으로 이뤄진다. 특히 관람객이 이들 도시를 구경하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배를 타고 개항도시로 들어간 뒤 도시 모습을 살펴보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편소인 찍기, 인력거 등 체험코너와 사진 촬영 코너 등도 마련됐다. 동아시아 대표적인 개항도시인 이들 세 도시는 개항과정과 이후 변모하는 모습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동시에 서로 다른 도시별 특색도 보인다. 인천은 1883년, 상하이는 1843년, 요코하마는 1859년 서구 열강세력의 식민지 확대 경쟁에 의해 개항을 강요 당했다. 개항 시기는 다르지만 이들은 각국의 근대문물 수용의 창구이자 세계인이 공존하던 국제도시였다. 또 항만과 철도, 전기와 통신, 도로구획 등 도시기반시설과 영사관·은행·상사·외국인 주택·교회 등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발전과정을 밟았다. 제국주의 침탈의 교두보이자 식민도시라는 굴욕에다가 전쟁·지진 등도 겪었지만 동북아 중심도시로 도약했고 스스로 제2의 개항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성인 400원)는 8월 말까지 무료다.(032)440-6127.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시 조직개편… 국장급 교육기획관 첫 도입

    서울시 조직개편… 국장급 교육기획관 첫 도입

    서울시가 10일 마련한 조직 개편안은 민선4기 오세훈 시장의 핵심 공약 실행을 위한 태스크포스의 성격이 짙다. 눈길을 끄는 조직은 ‘맑은 서울 추진본부’,‘경쟁력 강화 기획본부’,‘균형발전 추진본부’ 등 3개 본부다. 임시기구로 본부장은 1급이나 2급 고위 공무원이 맡는다. 이밖에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국장급 교육기획관 제도가 신설됐다. 여기에는 교육지원반과 교육사업반 등 2개의 반이 업무를 지원한다. 오 시장의 핵심 공약인 대기질 개선을 맡는 맑은 서울 추진본부는 대기질개선총괄반 등 4개반으로 구성돼 ▲자동차배출가스 저감 및 친환경 에너지 보급 ▲승용차 요일제 정착 ▲매연 과다배출 경유차 도심진입 제한 등 교통수요 관리를 통한 대기질 개선 업무를 총괄한다. 경쟁력 강화 기획본부는 서울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직이다. 문화·관광 등 무형의 자산을 통해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뉴타운사업본부를 흡수한 균형발전 추진본부는 도심활성화추진단을 포함해 2단 7반으로 확대된다. 뉴타운 사업과 재래시장 개발 기능을 유지하면서, 세운·대림·낙원상가 등 도시 개발과 동대문운동장 종합공원 조성, 균형발전 촉진지구 개발 업무를 수행한다. 교육기획관은 외부 전문가가 맡을 전망이다. 강남북 교육불균형 해소를 위한 자립형사립고 등 우수학교 설립과 교육인적자원부와 서울시 교육청 등 창구역할도 맡게 된다. 서울시가 이달초 교육 격차 해소와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지원 조례 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내년부터 조성되는 480억원의 재원을 집행하게 된다. 이번 조직개편은 철저히 오 시장의 공약 이행을 위해 만들어진 태스크포스로, 다른 부서의 업무를 가져오거나 통폐합했다.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업무가 중복되거나 조직간 충돌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렇게 되면 효율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경쟁력 강화 기획본부는 기획부서이지만 업무영역이 방대해 자칫 부서간 경계가 흐려질 수도 있다. 또 도심활성화 사업 등에 있어서는 균형발전 추진본부와 문화산업기획은 문화국이나 산업국과 중복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시 안팎에서도 이런 점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공공기관 인력구조 서비스 위주로”

    오는 10월쯤부터 공공기관들의 일반 사무행정 인력이 줄어들고, 서비스 관련 종사자는 늘어나는 등 전국 224개 공공기관들의 인력구조가 서비스 중심으로 크게 바뀌는 대수술이 시작된다. 또 공공기관 임원이 재임 중에 쌓은 업적이나 처벌받은 내용 등은 인사카드에 자세히 기록되고, 중앙인사위원회 데이터베이스(DB)에 축적된다.●임원 인사카드에 공과내용 상세히 기록 기획예산처와 정부혁신위원회는 7일 정부중앙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노무현 대통령, 한명숙 국무총리,100여개 공공기관 대표 등 모두 1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 CEO 혁신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공공기관 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본사에 있는 일반행정 등 내부 지원인력을 줄여 국민들과 직접 만나는 사업소 등 현장에 재배치하고, 기술직 등 서비스를 창출하는 분야의 직원 채용과 간부 비중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또 수익 창출보다는 공공 서비스 확대라는 설립 목표에 맞춰 자회사의 역할·규모 등을 조정키로 했다.행정구역 중심의 기계적인 지사 설치를 지형이나 교통 여건에 따라 조정하고, 해외사무소는 공공기관들이 공동 운영토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런 서비스 중심의 구조변화 대상 기관은 정부투자기관 14개, 정부산하기관 92개, 정부출연연구기관 46개, 부처 자율선정 혁신기관 72개 등 모두 224개 기관이다. 배국환 기획처 공공혁신본부장은 “공공기관들이 주무부처와 협의해 자체계획을 9월까지 수립하면 정부는 이를 모아 10월 중에 종합적인 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각종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상임이사 및 감사 등 임원들이 정부 정책을 제대로 추진했는지, 감사 결과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혁신은 제대로 했는지 등의 공과를 인사카드에 자세히 기록하기로 했다.●비리·방만경영 막게 상시 감시체계 구축 아울러 감사원을 통해 공공기관의 비리와 방만 경영에 대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국가청렴위원회의 청렴도 평가대상 기관을 현재의 35개에서 94개로 늘리기로 했다. 공공기관들이 장애인, 여성, 국가유공자, 이공계, 지방출신을 관련 기준에 맞게 충분히 채용했는지를 매년 평가해 경영평가 및 부처업무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이런 평가에서 점수가 나쁘게 나오면 임직원들의 성과급이 줄어드는 등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왕십리 뉴타운 연내 착공

    서울시의 시범 뉴타운 가운데 하나인 왕십리 뉴타운 지구가 연내 착공된다. 서울시는 왕십리 뉴타운 2구역이 지난달 29일 성동구청장으로부터 사업시행 인가를 받음에 따라 하반기부터 왕십리뉴타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 4일 밝혔다. 2002년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왕십리 뉴타운 지구는 총 3개 구역으로 총면적 10만 2000평에 아파트 500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3개 구역 중 2구역이 가장 진척이 빨라 하반기 중 관리처분계획 인가 절차를 거쳐 연내 착공될 예정이다.2구역은 성동구 상왕십리동 12의 37일대 2만 811평으로 용적률 250% 이하를 적용해 25층 이하의 아파트 14개동 1182가구(임대 1개동 211가구 포함)가 들어서게 된다. 이 지역은 북쪽으로 시민 휴식처인 청계천, 서쪽으로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황학동 재개발 구역이 자리잡고 있다.단지 안에는 공공청사가 건립되고 왕십리 뉴타운 전체를 잇는 내부순환 보행통로와 공원, 청계천과 왕십리길을 연결하는 중앙보행몰이 조성될 예정이다. 아울러 1구역은 3월 정비구역 지정을 받아 올해 안에 조합설립 인가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며,3구역은 현재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지구내인 청계천변 지구단위계획구역에는 2007년 11월까지 25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짓기 위한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3) 양극화 암초에 부딪친 평준화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3) 양극화 암초에 부딪친 평준화

    서울의 고교가 과연 평준화가 됐다고 할 수 있을까. 평준화가 30년을 맞은 시점에서 서울의 평준화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강남북간, 특목고와 일반고간 학력의 차이가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다른 시·도 지역과 비교해 볼 때 서울의 학교간 학력 격차는 심각하다. 경제력의 차이만큼이나 교육도 양극화되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강남의 일부 고교와 특목고는 비평준화 시절의 일류 고교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우수학생들 특목고로 빠져 나가 평준화의 보완책으로 시행된 특목고로 우수 학생들이 빠져 나가면서 교사들은 전체 학생들의 수준이 저하됐음을 실감하고 있다. 허탈감을 느끼는 교사들도 적지 않다. 평준화 초기에는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상위권에서 중위권까지 골고루 섞여 있었는데 요즈음은 최상위권은 비어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언남고 김학윤 교사는 “과고, 외고, 자사고 등이 생기면서 강남권 아이들이 많이 빠져 나갔다. 공부라는 게 서로 자극 받으며 하는 것인데 우수한 학생들이 빠져 나가면 아무래도 학습분위기는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교조 이현 정책기획국장은 “특목고가 들어선 이후 평준화 의미가 많이 퇴색된 측면이 있다.”면서 ‘상층학교·하층학교’란 표현을 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와 그렇지 못하는 일반 학생들이 가는 일반계 고교로 이원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90년대 들어 교육격차 벌어져 90년대 들어 벌어지기 시작한 서울의 고교간 학력격차는 서울대 합격자 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2005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특목고인 서울과학고는 50명, 대원외고는 49명, 강남에 있는 경기고는 34명의 합격자를 냈다. 그러나 강북에 있는 많은 고교에서는 한 자릿수, 그것도 한두 명의 합격자를 낸 곳이 많았다. 송파구 잠신고 김하균 교사는 강남의 경우, 서울대는 한 학교에서 10∼20명이, 연고대는 한 학급에서 2∼3명이 가는 반면 강북은 거꾸로 서울대에 한 학교에서 1∼2명 가고 연고대는 한 학교에서 10명 정도 간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이 과거 비평준화 시절, 이른바 일류고교에서 서울대에 수백명씩 진학시키던 것과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서울에서는 현재 고교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강남 8학군의 한 중학교에서 4년간 근무하다 강북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서모 교사는 강남·북 차이를 실감나게 전한다.“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강남 중학교는 모든 교실에 에어컨이 설치됐던 반면 강북 학교는 3분의1은 에어컨이 설치됐으나 나머지는 선풍기를 두고 있어요.” 교육여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강남의 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이 학원에서 논술에 대비해 제공한 도서목록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읽을 정도였으나 강북은 고교생들인데도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가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일반계 고등학생 1537명을 조사한 결과, 이른바 강남 8학군으로 불리는 강남지역의 사교육비는 월 79만원이었고 강북이나 영등포 지역은 월 41만원이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에 따라 학벌이 계승되고 이에 따라 빈곤과 차별이 대물림되는 결과를 낳는 심각한 사회양극화 현상이다. 잠신고의 김 교사는 “우수한 학생들이 특목고로 몰리는 현상을 해소하려면 동일계 전형을 실시해야 하고 학군도 광역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하면 우수한 학생들도 일반고교에 남을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했다. ●유학으로 한개반 사라지고, 직업반 1개반씩 늘어 서울 평준화의 기형적인 모습은 유학으로 일년에 한개반 정도가 고교에서 사라지는 반면 직업반은 오히려 1∼2반씩 늘어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중동고의 안광복 교사는 “유학가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면서 학기초에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 가운데 30명 안팎의 아이들은 연말이면 강북 등에서 오는 아이들로 채워진다.”고 말했다. 언남고 김 교사도 “인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직업교육을 위해 고교 2·3년이 되면 어느 학교에나 직업반이 1개씩 다 있다.”고 소개한 뒤 “그런데 강북지역의 경우 3학년이 되면 3개 반까지 직업반을 두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학생들의 능력개발 욕구와 하위권 학생들의 학습부진 누적에 따른 보완책을 동시에 마련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신경쟁에 큰 스트레스 특목고와 강남권 학교, 비강남권 학교의 학력 격차는 내신 경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2008학년도부터 내신 비중이 커지면서 내신 때문에 전학을 가는 현상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학력이 높은 학생들이 몰린 강남권에서는 내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사립고 2년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 자녀교육 문제 때문에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사왔다는 그는 “내신성적 비중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내신경쟁에 따른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영어·수학 등 주요 교과목 중심으로 전국 모의고사를 보면 한반에 절반 정도의 학생들이 1등급을 받을 실력인데 학교 내신에서는 1등급에서 4,5등급으로 격차가 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말고사 끝나면 해외유학을 가거나 내신관리에 유리한 다른 학군으로 전학가기도 한다고 했다. 내신 때문에 외국어고에서 일반고로 전학오는 학생들도 있다. 이 학부모는 “서울의 대표적인 외고에서 전교 200등을 하던 아이가 여기 와서는 전교 20등을 했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평준화지역 학생배정 어떻게 서울·부산 등 같은 평준화 적용 지역이라 하더라도 학생배정 방식은 제각각이다. 서울의 경우 공동학군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학군의 학생배정은 선지원이 허용되지 않는 강제 배정방식이다. 다만 지역내 재학생 숫자보다 학교정원이 많은 중부학군은 시내 일반계 고교진학 예정자들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행 학군을 학교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에는 공청회도 가졌다. 강북에 사는 학생도 강남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시교육청 방안에 대해 고교 서열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와 학교선택권을 허용하는 방안은 시대적 요청이라는 엇갈린 의견들이 제기됐다. 현재 초등학교 6년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0년부터 새로운 학군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평준화 지역은 학생들이 가고자 하는 학교를 우선순위를 두고 지망하고, 지망학교 순서대로 추첨배정하는 ‘선 지망 후 추첨배정’제를 채택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선지망에 의한 선복수지원 후추첨방식 및 학군별 컴퓨터에 의한 무작위 추첨배정을 하고 있다. 각 고교 정원의 40%는 제1선 지망자로 추첨배정하고 미달되면 제2선 지망자중에서 추첨 배정한다. 나머지 60%는 1·2선 지망 추첨배정에서 탈락한 학생을 대상으로 거주지를 감안, 가급적 학군내에서 추첨 배정한다. 2개 학군을 둔 대구의 경우, 해당 학군내에서 4개 희망학교를 지정하여 선지원 후 추첨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학교별 배정인원은 정원의 40%를 넘길 수 없다.4지망까지 배정이 이뤄진 이후 남는 정원은 선복수지원과 관계없이 무작위 추첨배정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강영혜 박사는 학군제개편에 대해 “학군단위 배정의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학교선택권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준화적용 지역이 될 포항의 경우, 행정구역으로는 남구·북구로 나뉘나 포항고·포항여고 등 이름있는 일반계 고교가 거의 북구에 몰려 있어 단일학군제로 출발하지 않으면 고교가 별로 없는 남구 지역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나올 것이라며 단일학군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박사는 특히 “평준화 지역 대부분이 40∼60% 정도 선지원을 허용하는데 서울은 그렇지 않다.”면서 “서울도 학군광역화 방안 등 학교선택권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외국에선 어떻게 미국 영국 등 외국은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거주지별 근거리 배정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자율권을 최대한 인정하고 있다. ●미국 공립학교는 거주지에 따른 근거리 배정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해 마그넷 학교(Magnet School)나 학교운영을 민간에 위탁하는 일종의 혁신학교인 차터학교(Charter School)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마그넷 학교는 자발적인 입학지원에 따라 학생을 학군에 관계없이 선발하는 학교다. 뛰어난 학교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통학거리나 인종구분 없이 다닐 수 있는 공립학교다. 차터 스쿨은 한국 교육부에서 도입하겠다고 밝힌 공영형 혁신학교의 모델로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만 위탁운영을 하는 민간(개인·법인)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다. 사립학교는 자유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전형자료는 내신성적, 학교별 고사, 추천서, 면접 논문 등 다양하다. ●일본 공립학교는 학생들이 거주하는 학군내 학교 지원이 원칙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입학시험을 치른다. 최근 들어서는 추천제, 면접 등 전형기준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 자체적으로 입학시험을 실시한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내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있고 나머지 일정비율의 입학생들만 외부지역에서 선발한다. 종교계 사립학교, 고교·대학 연계학교 등 사립고교에 완전한 자율성을 부여, 단위학교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공립중등학교나 사립공영학교는 별도의 선발시험 없이 거주지 근처의 학교중 자신이 선호하는 학교를 지망하나 학교는 교육과정 운영, 학생선발 등에 일정한 제약을 두고 있다. 완전한 사립학교는 거주지에 관계없이 학교별로 입학시험을 통해 입학한다. 정부 재정지원 없이 자율적 운영권을 갖고 있다. 교육과정은 물론 학생들의 행동을 규율·통제하는 교칙까지 학생선택에 맡기는 사립학교인 서머힐 학교가 특성화 학교의 한 사례다. ●중국 학교별로 엄격한 선발시험을 거친다. 학교내에서 보다 학교간 수준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평준화제도가 없다. 고등학교의 수준별 학교선택 입학으로 학교간 동질집단이 형성되고 있어 하향평준화니 학력저하니 하는 용어가 없다. 이밖에 타이완은 연합고사 성적에 따라 학교를 선택한다. 입학시험으로 인한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해친다는 비판이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감사원이 밝힌 사학비리 사례

    감사원이 22일 발표한 사립학교 감사 결과는 소문으로 떠돌던 비리가 상당 부분 사실임을 확인시켜 준다. 검찰에 고발된 22개교 가운데 16개교는 감사 이전부터 비리내용이 제보됐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감사를 받은 124개 사학 가운데 학교 운영에 문제가 없는 사학은 30곳에 불과할 정도로 상당수 사학이 크고 작은 비리에 연루돼 있었다. ●공금횡령·회계부정…피해는 ‘학생 몫’ 감사 결과 ‘종합선물세트’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비리 유형 가운데 이사장 등 사학 소유주가 교비를 주머닛돈처럼 주무르는 공금 횡령이나 회계 부정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교비로 개인빚을 갚거나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A대학 설립자는 학생들이 납부한 기숙사비 가운데 45억원을 개인 계좌로 옮긴 뒤 10억원을 부인 명의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B대학 설립자도 비자금 65억원을 조성한 뒤 자신의 채무변제 등에 썼다. 감사원은 이들을 포함한 11명에게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수익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학교 재산을 빼돌린 사례도 적발됐다.C사학재단 이사장은 개발제한구역에 있는 자신의 땅에 골프장을 짓는다고 속인 뒤 재단에 비싸게 팔아 14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서울 소재 D고교는 42억원짜리 운동장 2000평을 지방에 있는 3억원짜리 임야 30만평과 맞바꾸기도 했다. 학교측이 공사계약이나 물품구매 과정에서 업체와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인 사실도 드러났다.E사학재단은 설립자의 친인척 회사에 있지도 않은 캠퍼스 신축 공사를 발주하고, 공사비 65억원을 지급했다. F중학교는 학교 이전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발주하는 대가로 이사장 등이 해당 업체로부터 2억 3500만원을 받았다. ●내부통제 소홀로 인한 ‘고질적 비리’도 학생 편·입학이나 교직원 채용 등 허술한 학사관리 체계를 악용한 고질적 비리도 재연됐다. G대학 입학상담실장은 입학 대가로 학부모로부터 2000만원을 챙겼다. 일부 고교에서도 결원 등을 이유로 학생을 수시로 편·입학시키면서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적지않은 돈을 받았다. 이사장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을 교직원으로 변칙 채용하거나, 편·입학 요건에 미달하는데도 법인 임원 자녀를 부정 입학시킨 사례도 적발됐다. 직원들의 회계 부정도 심각했다.H고 회계담당자는 교비 6억 4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으며, 교직원 급여로 5300만원을 착복하기도 했다. 이밖에 비리 사학을 철저히 관리해야 할 관선이사의 도덕적 해이도 드러났다. 전임 학장이 교비 194억원을 횡령한 사건을 계기로 I대학에 파견된 임시 이사장은 사후조치를 소홀히 한 탓에 전임 학장이 횡령한 재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개인채무를 상환하는 데 쓰도록 방치하다 적발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마니아] 인천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 클럽’

    [마니아] 인천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 클럽’

    도전은 즐겁다… 날자! 날아보자!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은 비행기를 만들어 냈다. 아득한 우주공간을 탐사하는 시대지만 우리는 여전히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 꿈은 도전하는 자에게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초경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비행장에 가면 초경량비행기에 마음을 빼앗긴 마니아들을 만날 수 있다. 보는 사람은 아찔해도 타는 사람은 편안하다. 그렇지만 초경량비행기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아직까지 여성 회원은 없다.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행운전 면허시험에 응시해 보자.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말로만 듣던 초경량 비행기를 가까이서 보는 순간 과연 이것이 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게 225㎏에 길이 7m, 마치 장난감 비행기를 확대시켜 놓은 것 같다. 전체 폭이 9m라고는 하지만 날개를 빼면 비행기 동체 폭은 50㎝에 불과하다. 더구나 비행기 좌석 옆은 아무런 차단막없이 오픈돼 하늘에 오르니 조금만 움직여도 밑으로 떨어질 것 같다. 자연히 의자를 움켜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도 비행기는 잘도 날아간다. 활주로 400m중에 불과 50m만 달려 가볍게 하늘로 오르더니 인천 송도국제도시 300m 상공에서 시속 110㎞로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다. 매립이 진행중인 송도국제도시 6·8공구와 첨단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1∼4공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서쪽으로 다소 떨어진 곳에서는 최근 상량식을 가진 인천대교(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연륙교)가 건설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창공에 오른지 5분 정도 지나니 어느새 공포감도 없어졌다. 착륙할 때는 활주로가 비포장임에도 새처럼 가볍게 내려 앉았다. ●비행·정비 모두 스스로 해야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해안도로 옆에 자리잡은 송도비행장에는 초경량 비행기(ULP)를 매개삼아 ‘하늘을 나는 꿈’을 실현하는 마니아들이 있다. 누구나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마니아들이기에 클럽 이름도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로 지었다.2002년 10월 생겨난 이 클럽은 회원수가 50명으로 비행 실력이 모두 수준급이다. 이들 가운데 자가용 비행기를 보유한 사람은 11명에 불과하지만 회원들끼리 비행과 정비 등을 함께 하며 파트너십을 익힌다. 회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어찌보면 같이 동호인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목숨이 걸린 비행을 함께한다는 동지애가 나이를 떠나 이들을 하나로 묶는다. 직업도 신부 교사 대학생 자영업자 등 천차만별이다. 다만 초경량 비행기는 위험하다는 인식 탓인지 아직까지 여자 회원은 없다. 회원들은 정기모임 없이 시간이 날 때마다 팀을 이뤄 비행을 함께한다. 초경량 비행기는 정비사가 따로 없기 때문에 정비도 스스로 해야 한다. ●2인승 제작비 3000만원선… 연료는 일반 휘발유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기종은 대개 2인승 ‘드리프터(Drifter)’로 클럽 회장인 김은회(44)씨가 직접 만든 것이다. 비행경력 20여년의 김 회장은 “엔진만 들여오면 나머지는 조립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제작과정이 생각만큼 복잡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계기도 고도계 속도계 상승계 온도계 등 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기만을 갖춰 단출하다. 연료는 일반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를 쓴다.1대 제작하는 데 3∼4개월 걸리며 3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외국에서 수입하면 가격이 월등히 비쌀 뿐 아니라 수입하는 데 6∼8개월이 걸린다. ●14세 이상이면 비행운전 면허 응시 자격 비행기를 제작한 뒤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감항 검사를 받으면 등록 자격이 주어진다. 서울지방항공청이 관할하는 대전 이북에서는 비행기 넘버가 S로 시작되며, 부산지방항공청 관내인 대전 이남에서는 B로 시작된다. 비행운전 면허증은 14세 이상이면 응시자격이 주어지며,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실시하는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거쳐야 한다. 실기는 본인이 배운 비행기로 하며 시험관이 출장나와 판정을 한다. 합격률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개인면허 취득과정이 까다롭고 정비사와 정식공항 등을 갖춰야 하는 경비행기(GA)에 비하면 규제가 적은 편이다. 별도의 복장조차 없어 헬멧만 갖추면 된다. 회원들이 비행할 수 있는 구역은 ‘UFA-16’이다. 이른바 별도의 신고없이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는 구역으로 ‘비행공역’으로 불린다. 송도비행장에서 반경 3마일 이내로 북으로 월미도, 남으로는 시화방조제까지다. 여기에는 송도국제도시, 소래포구, 인천대공원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인천시 전경도 볼 수 있다. ●한달 유지비 30만원 정도 비행공역을 벗어난 지역에 가려면 비행 1주일 전에 서울지방항공청에 비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초경량 비행기로 화성 제부도까지 15분, 대천 1시간20분, 안면도 1시간40분가량 걸린다. 초경량 비행기는 고급 레포츠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유지비가 별로 안 든다. 비행장 계류비 월 15만원 외에 연료비, 부품교체비, 연회비(50만원) 등을 합쳐도 월 30만원을 넘지 않는다. 연료탱크(38ℓ)를 가득 채우면 3시간30분∼4시간가량 운항할 수 있다. 비행기 동체 자체가 워낙 간단하다 보니 정비도 어렵지 않다. 기계에 대한 특별한 안목이 없어도 매뉴얼대로 하면 출항 전 10여분이면 정비를 마칠 수 있다. 엔진 등에 대한 정밀점검은 2∼3개월마다 실시한다. 게다가 비행기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엔진만 비행시간 800시간을 넘겨 교체해주면 40∼50년을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엔진 꺼져도 바람 타고 활공토록 설계 ‘마니아 플라잉 아워스’클럽 회원들은 대체로 김은회 회장이 운영하는 ‘송도비행스쿨’출신이다. 초경량 비행기를 운전하려면 30시간 이상의 비행교육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는 교관과 함께 타는 20시간의 교육비행과 5시간의 단독비행이 포함돼 있다. 이를 마치는 데는 대체로 3∼4개월이 걸리며, 교육비는 시간당 14만원이다. 초경량 비행기의 최대 관건은 안전성이다.1988년 국내 처음으로 초경량 비행기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0여명. 초경량 비행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1000여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명피해다. 그러나 초경량 비행기는 생각보다 안전하다. 공중에서 엔진이 꺼져도 행글라이더처럼 바람의 힘으로 글라이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이론상 추락이 불가능하다. 송도비행스쿨의 경우 응급대처 요령으로 엔진을 끈 상태에서 글라이딩하는 방법까지 가르치고 있다. 또 불시착을 시도하다 충돌하더라도 동체와 랜딩기어가 충격을 흡수하도록 돼 있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면 왜 사고가 날까? 김 회장은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곡예비행을 하거나 돌풍 등 기상상황이 악화될 경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어느 골수 마니아에 들어보니… “비가 온 뒤 맑게 갠 날 비행을 하다가 무지개를 보게 되면 황홀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초경량 비행기 경력 4년째인 배기화(41)씨는 벌써 비행시간이 400시간을 넘어섰다. 1회 비행이 10∼20분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매일 탄 셈이다. 건설회사 간부인 배씨는 날씨가 나쁜 날을 제외하고는 퇴근하기가 무섭게 송도비행장으로 달려간다. 배씨는 “학창 시절 파일럿이 꿈이었는데 그것을 뒤늦게 비슷하게나마 이뤄 기쁘다.”면서 “힘들고 짜증날 때 하늘에 오르면 세상의 모든 것이 내 발 아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배씨가 타는 기종은 ‘MXL-1’로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1200만원을 들여 각종 부품을 사들인 뒤 동체, 날개, 바퀴 등을 조립했다. 동호인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리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자전거를 조립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업고등학교와 공업전문대를 나와 손재주가 남다른 배씨이기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 같다. 배씨의 기종은 시속 70㎞ 안팎으로 90∼120㎞인 ‘드리프터’에 비해 느리지만 폭이 넓어 안정감이 있다. 배씨의 또 다른 취미는 자신의 비행기에 지인들을 태워 하늘을 나는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다.9살 배기 딸을 비롯해 칠순을 넘긴 모친, 형(50) 등 가족은 물론 지인들도 거의 배씨의 비행기를 한번쯤 타봤다. 심지어는 비행장에 놀러온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이면 주저없이 자신의 비행기에 태운다. 특이한 것은 초경량 비행기를 탔을 때 여자보다 남자가 더 겁을 낸다고 한다. 노모와 딸은 30분을 거뜬히 탄 반면 형은 하늘에 오르자마자 사색이 돼 1분만에 내려왔다. 비행시간이 많다 보니 아찔했던 경험도 있다. 지난해 10월 송도앞바다 상공을 돌다 착륙하려는데 바퀴 하나가 나오질 않았다. 결국 외발로 비상착륙을 했는데, 무사히 착륙할 때까지 동승자는 위급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배씨는 “동승자가 놀랄까봐 당시 상황을 얘기하지 않았지만 만약 얘기했으면 오히려 안전에 지장을 초래했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World cup] 99% 압박과 1% 골결정력

    [World cup] 99% 압박과 1% 골결정력

    ‘스위스 잡고 스페인 피해 8강까지 간다.’ 한국축구대표팀이 19일 새벽 프랑스와 기적 같은 무승부를 이룬 기세를 몰아 오는 24일 스위스를 꺾고 조 1위를 노릴 각오다. 한국은 프랑스전에서 90분 동안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압박 축구’를 선보이며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때의 모습을 되찾아 ‘알프스 산맥’을 넘는 데도 한껏 자신감을 갖췄다. 한국은 이날 개인기를 빼면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강한 압박으로 최강 프랑스 미드필드와의 중원 쟁탈전에서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 스포츠전문 유로스포츠가 낸 기록 통계에서도 한국의 선전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은 프랑스와 같은 16차례의 태클을 성공했고 공도 33차례나 따냈다. 프랑스는 55차례 따냈다. 수비에서 걷어낸 헤딩 숫자도 27차례로 프랑스의 32차례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공격에서도 크로스 숫자가 7개로 프랑스의 9개와 대등했다. 벌칙구역 내 슈팅이 4개로 10개의 프랑스에 절반에도 못 미친 점이 아쉬웠지만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프랑스전을 통해 스위스전에 강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날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프랑스전 자신감을 바탕으로 스위스전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은 스위스를 정면으로 돌파, 조 1위로 16강에 오를 각오다. 한국이 16강에 오르면 상대 조는 이번 대회에서 최강 전력을 뽐내는 스페인이 속한 H조다. 한국은 조 2위에 그칠 경우 H조 1위가 유력한 스페인을 만나지만 조 1위를 차지하면 우크라이나와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비교적 쉬운 상대를 만나 8강까지 노려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스위스를 꺾기 위해서는 낮고 빠른 패스워크를 갖출 것을 주문한다. 한국은 프랑스전에서 긴 패스를 49차례나 기록했다. 프랑스는 26차례. 프랑스가 짧은 패스로 효율적인 공격을 전개했다는 증거다. 게다가 스위스는 중앙 수비라인이 필리페 센데로스(192㎝·아스널)를 중심으로 모두 장신이기 때문에 길고 높은 패스는 잘리기 쉽다. 이용수 KBS해설위원은 “우리와 비슷한 조직 축구를 구사하는 스위스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프랑스전에서 보여준 강력한 압박과 몸싸움에 뒤지지 않는 적극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서울숲 개장1년] 인간·자연·동식물 3색어울림

    [서울숲 개장1년] 인간·자연·동식물 3색어울림

    서울숲이 18일로 개장 1주년을 맞는다. 성동구 성수동 뚝섬 35만평 위에 만들어진 서울숲은 숲과 나무 사이로 넓은 잔디밭과 쉼터, 놀이시설 등이 갖춰진 친환경 웰빙공간이다. 개장 후 하루평균 평일 2만~3만명, 주말 5만~6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등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았다. 개장 1주년을 앞두고 지난 일요일(11일) 서울숲을 둘러봤다. ●싱그러운 웃음 가득한 서울숲 “까르르∼. 깔깔깔….” 방문자센터에서 안내지도를 받은 뒤 다가선 광장 앞 ‘바닥분수’에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넘쳤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가로·세로 13m의 바닥분수 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온몸에 물을 흠뻑 뒤집어 쓰고도 연신 웃음을 쏟아냈다. 자전거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던 아이들도 자전거와 인라인을 탄 채 분수 속에 몸을 던졌다. “감기들겠다.”는 부모님들의 걱정스러운 만류에 겨우 물놀이를 끝냈지만 아이들의 눈빛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인근 ‘거울연못’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이 가득했다. 공원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연못이 신기할 따름이다. 길이 50m에 수심 약 3㎝의 얕은 물이 잔잔하게 흐르는 연못은 바닥에 검은색 타일이 깔려 연못 주변의 나무와 멀리 응봉산을 그대로 담고 있다. 넓게 펼쳐진 ‘가족마당’ 잔디밭은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의 피크닉 장소. 푸른 잔디밭을 뛰노는 아이들과 잔디밭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연인들의 풍경이 교차한다. 개울 옆으로 난 산책로는 상큼한 공기가 가슴을 시원스레 만든다. 인근에는 테니스장과 축구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등 각종 체육시설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에게 수변 쉼터와 물놀이터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 뱃놀이와 모래놀이는 물론 경사 미끄럼틀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네살난 딸아이와 놀러온 김은진(34·용산구 한남동)씨는 “무엇보다 넓은 잔디밭에서 아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어 좋다.”면서 “서울숲은 산책로와 자연학습장, 놀이시설을 갖춘 최고의 공원”이라고 만족해했다. ●테마별로 구성된 4개의 공원 서울숲은 숲을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2개의 도로에 의해 A∼D까지 4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A구역은 공원 탐방을 시작하는 방문자센터가 있어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다.‘문화예술 공원’인 이곳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닥분수와 거울연못, 숲속놀이터, 수변휴게실 등이 있다. B구역은 생태숲으로 시민의 숲과 보행가교, 바람의 언덕이 있다. 바람의 언덕은 서울숲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한강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산책로가 있다. 생태숲을 공중으로 가로질러 설치된 보행가교를 통해 바람의 언덕에서 한강 수변공원쪽으로 갈 수 있으며, 서울숲에서 방사된 고라니, 꽃사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뚝도 정수장이 있는 C구역은 자연 체험학습원으로 갤러리정원과 곤충식물원, 이벤트마당, 지킴이 숲이 있다. 곤충식물원의 1층에는 테마식물원과 표본 전시실, 전시장이 있고,2층에는 열대식물원과 나비 생태관이 있다. 식물원에는 관엽식물, 열대식물 등 수목 200종 2233주와 나비 곤충류 106종 297주, 초본 81종 1만 2472본이 있다. D구역은 방문자센터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생태학습장과 환경놀이터, 야외자연교실, 조류관찰대, 습지초화원, 정수식물원, 한강수변공원 등이 있다. 서울숲에는 모두 488종의 어류와 조류, 곤충류, 식물류가 살고 있다. 조류는 천연기념물 323호로 지정된 새매를 비롯해 직바구리·왜가리·딱새·논병아리 등 31종, 어류는 비단잉어·붕어·금붕어·향어·밀어 등 어류 8종, 곤충류는 칠성무당벌레, 남방부전나비·베짱이·말매미충 등 95종, 식물류는 물억새·금낭화·가래나무 등 355종이 서식하고 있다.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지난해 5월 결성한 ‘서울숲사랑모임’에서 추천하는 어린이코스는 A·C구역을 도는 1.2㎞로 40분이 소요된다. 일반코스는 A·B구역의 1.9㎞코스로 60분이 걸리며,A∼D를 모두 돌아보는 서울숲 탐방코스는 3.1㎞로 100분이 소요된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달마다 철따라 연중 문화이벤트 서울숲에는 1년 내내 월별·계절별로 풍성한 문화 이벤트가 펼쳐진다. 특히 개장 1주년인 17∼18일에는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17일 오후 1시 ‘숲속 작은 도서관’ 개관을 시작으로 동화나라 음악과의 만남, 책수레 퍼레이드, 북 벼룩시장 등의 행사가 열리며, 오후 8시부터는 ‘똥의 힘’,‘나는 할 수 있어’,‘환’ 등 단편영화 3개 작품이 상영된다. 18일 오후 2시부터는 ‘서울의 푸른꿈을 그리자’는 행사가 열려 서울 숲을 상징하는 그림이 그려진 천 위에 시민들이 사랑의 메시지를 담는다. 상설 프로그램도 풍성하다.‘서울숲 탐방’ 교실은 서울숲의 역사와 주요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매주 화·수·금·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열리며 초등학생 이상 단체로 전화(462-0253)로 예약하면 된다. 또 5∼7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숲에서 놀자’는 매주 화요일 열리며, 주말가족 생태나들이는 둘째·넷째주 토요일 열린다. 24∼30일 ‘아마추어 곤충사진전’과 화·목·토·일요일 ‘꽃사슴 먹이주기 체험’, 매주 목요일 ‘습지미생물관찰교실’, 매주 금요일 ‘열대 식물관찰교실’ 등이 열린다. 탐방교실은 모두 방문자센터에서 모여 출발하며, 프로그램 안내 및 문의는 서울숲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seoulforest)나 서울숲사랑모임(www.seoulforest.or.kr)에서 볼 수 있다. 문의 서울숲사랑모임(462-0253). ■ 주차장 최소화… 대중교통 이용해야 편리 서울숲은 자연친화적 생태공간으로 주차시설을 최소화했다.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지하철은 2호선 뚝섬역 8번출구와 국철(1호선) 응봉역 2번 출구로 나오면 걸어서 8∼10분쯤 걸린다. 버스는 파란색 간선버스 141·145·148·410번, 지선버스는 2014·2224·2412·2413번이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서울숲∼응봉삼거리∼금남시장∼옥수동 금호아파트를 오가는 맞춤버스가 운행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강남에서 성수대교를 건넌 후 북단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오른쪽에 주차장이 보인다. 주차장은 159면으로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0분당 300원의 주차요금을 받는다. 운영시간 외에는 무료다. 편의점의 방문자센터와 곤충식물원 두 곳이 있는데 방문자센터는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곤충식물원은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 자전거대여소에서는 자전거와 유모차, 휠체어를 대여받을 수 있다. 자전거는 시간당 1인용 3000원,2인용 6000원이다. 유모차는 시간당 2000원, 휠체어는 시간당 1000원이다.
  • 통합교과형 강화·문제유형 다양화

    통합교과형 강화·문제유형 다양화

    15일 서울대가 발표한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 2차 예시문항은 다양한 형태의 통합교과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교과서를 최대한 활용하고, 필요한 개념과 정보를 모두 준 상태에서 비판적·창의적·합리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를 출제해 본고사 논란도 비켜갔다. ●인문계-깊이있는 사고력 측정 인문계의 경우 지문의 난이도는 다소 쉬워졌지만, 보다 깊이 있는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문항1에서는 신형 냉장고와 비행기 개발 사업에서 투자할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과 새만금 간척사업, 동강댐 건설에서 찬반양론 등 4개의 지문을 제시했다. 선택의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가치 판단을 할 것인가를 묻는 문제이다. 눈앞에 닥친 상황을 중장기적으로 해석하는 관점도 요구된다.1차 예시문항과 달리 수리 논술은 직접 드러나지 않았으나 논제1은 수리논리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문항 2에서는 미술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은 같지만, 형태의 표현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펴고 있는 권헌의 ‘묵매기’와 이익의 ‘논화형사’ 중 일부를 지문으로 줬다. 이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진경 산수화인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상상도인 안견의 ‘몽유도원도’사진을 제시한 뒤 차이점을 비교감상하라는 논제가 출제됐다. 문항 3에서는 조선후기와 일제시대 때의 유통과 물자 운송형태의 변화에 대한 지문과 함께 경부선 철도 구간이 표시된 김정호의 ‘동여도’ 남한강 부분을 자료로 줬다. 조선 후기의 조세금납화나 행정구역 개편, 일제에 의한 수탈 등 역사적·지리적 지식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문제이다. 문항 4에서는 인간의 고민을 표현한 문학작품들을 지문으로 주고 그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을 묻는 논제가 출제됐다.6700여자에 이르는 제시문을 300자로 요약하라는 문제도 나왔다. ●자연계-과학적 기본원리 설명요구 자연계 논술은 과학적 기본 원리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현상을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가 주를 이뤘다. 문항 1은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쌍곡선과 포물선의 기본 개념에 대한 지문을 주고 유사점과 차이점을 설명하라고 했다. 지문에서는 아르키메데스가 포에니 전쟁에서 포물면 거울로 햇빛을 모아 나무배에 불을 질렀다는 일화를 소개, 학생들이 보다 쉽게 접근하게 했다. 문항2에서는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연구에서 비롯된 미적분법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구체적으로 미적분이 움직이는 것의 구조를 밝히는 데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물었다. 문항3에서는 자기 자신에 비례해 증가 혹은 감소하는 지수와 로그의 개념을 주고 이를 신체 감각기관과 연관시켜 설명하라는 논제가 나왔다. 문항4는 사람과 자동차의 에너지 변환과정을 설명하고, 이를 다이어트와 연관시켰다. 운동에너지로 변환되지 않은 에너지가 자동차에서는 모두 열로 방출되지만, 생물체에서는 다른 형태로 변환되는 차이점을 이해하고 있는지 물었다. 문항5에서는 달팽이관에 있는 유모세포의 길이에 따라 감지할 수 있는 파장의 소리가 다르다는 점을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고, 코끼리와 쥐, 사람이 감지하는 주파수의 소리가 다른 이유를 물었다. 생물체가 소리의 물리적 특성을 어떻게 인지, 구별해 내는지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기 위한 논제이다.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연구위원은 “학생들이 입시 준비를 할 때 교과서를 중심으로 그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사고를 해보고 독서를 통해 도움을 받으면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들”이라고 설명했다. ●교과서 지문활용이 특징 한편 입시전문가들은 서울대의 2차 논술 예시문항에 대해 교과 전반을 아우르는 문제가 많고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이사는 “인문계열의 경우,1차 예시문항에서는 언어적 사고력과 수리적 사고력을 ‘통합’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번에는 사회, 역사, 예술, 문학 등 문과 교과 내의 ‘통합’으로 변한 것과 고등학교 교과서 지문과 주제를 적극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그림자료가 지문으로 나오는 등 언어 독해뿐 아니라 다양한 자료에 대한 해석능력을 통해 사고력을 평가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이에 따라 입시전문가들은 여러 영역의 사회문제를 다양한 방식의 텍스트와 연관하여 이해하는 연습을 할 것을 권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월드컵 D-3] 축구축제 앞둔 서민들 두모습

    [월드컵 D-3] 축구축제 앞둔 서민들 두모습

    냉랭한 서민 체감경기는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도무지 풀릴 기미가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실질국민소득은 전분기보다 오히려 줄었다. 미미하나마 월드컵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 무관심을 넘어 냉소를 보내는 사람들. 서민들에게 월드컵은 무엇일까. ■ “장사 도움 되려나” “토고한테는 꼭 이겨야죠. 최소한 1차전은 이겨야 흥이 나서 그 다음 새벽 4시 경기들도 열심히 응원할 것 아닙니까. 그래야 우리 같은 서민들도 조금이나마 득을 볼 거고요.” 2006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것은 대기업만이 아니다.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들도 월드컵이 뭔가 가져다 줄 것이란 기대감에선 별반 다르지 않다. 몇년째인지도 모를 불황에 주름의 골이 깊이 패인 터라 서민들의 희망은 더욱 부풀어 오른다. 경기도 남양주 청학동에서 W맥주전문점을 운영하는 서동식(38)씨는 얼마 전 24개월간 사용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가게에 42인치 벽걸이(PDP)TV를 들여놨다. 승리를 가정한 서비스 안주와 할인 이벤트도 준비했다. 지난 4일 밤 가나와의 평가전 때 손님은 평소 주말 수준인 30명 정도. 경기 결과만큼이나 영업도 ‘졸전’을 한 셈이다.“지금이야 그렇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2002년처럼 새벽까지 사람들이 모일 걸로 기대해요. 우리 같은 서민을 위해 대표팀이 혼신의 힘을 다 해야 하는 이유지요.”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서 치킨과 바비큐 배달업을 하는 김대섭(36)씨는 요즘 매일 인근 아파트단지에 광고전단을 뿌리고 있다. 앞면에는 경기시간표를, 뒷면엔 닭·바비큐·맥주 등 메뉴를 적었다.1만원 이상 주문하면 불빛이 나오는 나팔을,3만원 이상이면 붉은악마 티셔츠도 준다. 대표팀의 새벽경기가 열리는 13,19,24일엔 밤샘 영업을 할 생각이다. 경기를 보면서 야식을 주문하려는 사람들이 타깃이다.“큰돈은 기대하지 않지만 주문전화 한 통이 아쉬운 요즘 아닙니까. 이번에 처음 시키면 나중에 또 우리 가게를 찾을 것도 같고요.” 하지만 서울 연신내역 인근에서 20여평짜리 주점을 하는 유모(40)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인근 술집들은 대형 벽걸이 TV를 새로 설치하고, 응원 이벤트도 벌인다는데 뭐 하나 할 수 있는 게 없다. 유씨는 “300만원 이상 하는 TV를 사면 매상이 두 배가 늘어도 본전이 안 될 것”이라면서 “우리같이 작은 집들은 비용 안 들이고 손님 모셔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별 해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시끄럽고 짜증나” “4000만이 붉은악마라고? 새벽 4시에 거리응원 나오라고?” ‘월드컵 6월’이 붉은 색으로 물들면 물들수록 살기 힘든 서민들의 어깨는 더욱 아래로 처진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내 코가 석자임을 뚜렷하게 각인시키는 배부른 사람들의 함성일 뿐이다. 외환위기 때 회사부도로 해직된 뒤 작은 회사를 차렸다가 실패하고 현재 직장을 구하고 있는 박모(42)씨는 “2002년 월드컵 때엔 그나마 TV시청이라도 했지만 지금은 만사가 귀찮을 뿐”이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판에 전국이 월드컵 광풍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보면 나나 저 사람들이나 다들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의류업체 사장 김모(58)씨는 얼마전 공연히 아이들에게 화를 냈다.TV로 월드컵 특집공연을 시청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은근히 부아가 나서 “나라가 엉망인데 아가씨들이 벗고 나와 춤추고 노래하다니, 저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자기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동종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죽니 사니 하는데 언론에서 너무하는 것 같아요. 중소기업들 다 쓰러져 문닫고 한숨 쉬는데 온 나라가 월드컵만 생각하고 있으니. 좀 자중하고 스포츠는 스포츠로 끝내고 적당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5년째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김준화(30)씨도 정말이지 빨리 6월이 지나갔으면 싶다. 비디오방·식당 등 곳곳에서 축구중계를 해 준다는데 잘못하면 인생이 걸린 시험을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다.“6월 말 2차 시험 준비 때문에 저는 너무나도 절박한데 세상이 어수선해 짜증스럽네요.” 강안나(가명·23)씨는 가나와의 평가전이 있던 지난 4일 축구경기가 시작되기 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강씨는 “며칠 전 가고 싶던 회사의 면접시험에서 떨어져 가뜩이나 마음이 상했는데 응원할 기분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경기는 11시부터인데 몇시간 전부터 방송3사가 월드컵 특집 방송을 하더군요. 월드컵을 이용한 광고나 마케팅도 이젠 식상하고요. 언론이나 대기업들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닌가요.”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안티 월드컵 “나에게 월드컵을 싫어할 자유를 달라.” 독일월드컵 개막을 불과 나흘 앞두고 전 세계가 축구열기에 들끓고 있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드높다.‘안티 월드컵파’의 외침이다. 진앙지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개최국 독일이지만 월드컵의 이상 열기를 경계하는 ‘반 월드컵’ 분위기는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은 물론 국내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냥 축구가 싫다? 대표주자는 독일의 반축구단체 ‘풋볼프리존(www.fussballfreiezone.de)’이다. 이들은 ‘축구 청정 구역’을 표방하며 축구를 보지도, 경기 결과에 대해 말하지도 않고 싶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아예 TV를 치워버리고 ‘풋볼프리존’의 스티커를 붙인 식당이나 카페가 등장한 건 물론, 해당 문구가 인쇄된 티셔츠와 속옷까지 쏟아내면서 ‘축구로부터의 해방’을 외친다. 특정 ‘신드롬’에 상업주의가 달라붙는 건 당연지사. 스위스관광청은 ‘월드컵 과부’를 겨냥해 평화로운 산자락에서 휴가를 보낼 것을 종용하는 광고까지 만들었다. 이른바 ‘월드컵 회피 상품’.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4강 신화’를 일군 2002년 국내에도 ‘안티’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해 6월 광주와 인천월드컵경기장 앞에서는 ‘공공문화표현’을 주창하는 한 퍼포먼스 단체가 붉은색으로 물들인 태극기를 휘날리며 “스포츠 마케팅이 대중을 자본주의의 창녀로 만들고 있다.”는 섬뜩한 메시지까지 남기기도 했다. 물론,4강의 뜨거운 열기에 금세 녹아버리긴 했지만 ‘안티’의 싹은 죽지 않고 4년 만에 또 텄다. 지난 4일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상업주의에 종속된 월드컵 열풍이 시급한 사회문제를 덮어버리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낸 데 이어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특정 기업의 홍보공간으로 전락한 시청앞을 돌려 달라.’는 서명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1) 아랍인 영혼의 고향 바그다드

    [이슬람 문명과 도시] (11) 아랍인 영혼의 고향 바그다드

    바그다드에 들어서니 만감이 교차한다. 인류 문명의 시원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였고, 중세에 세계를 호령했던 아랍이슬람 제국의 수도였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천일야화’의 탄생지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한편으로는 옛 영광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가난과 공포와 절망에 찌들린 시민들의 눈동자에서 서글픔을 느낀다. 유유히 흐르는 티그리스강은 바그다드가 겪은 영욕의 세월을 가슴에 묻은 채 바그다드인들의 눈물과 한을 싣고서 때로는 검푸른 물결을, 때로는 황금 물결을 이룬다. #‘신의 축복´ 받은 바그다드 바그다드는 신의 축복을 듬뿍 받은 도시다.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의 풍부한 수자원, 비옥한 토양, 동서무역의 요충지, 전략적 요새 등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춘 도시다. 게다가 현대에 들어서는 세계 제2의 석유매장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바그다드는 불행한 땅이 되어버렸다. 신의 축복이 보이지 않는 시샘을 불러온 것일까? 바그다드의 슬픈 운명은 1258년 몽골의 침략으로 도시가 초토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1958년에 주권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꼬박 700년이 걸렸다. 잃어버렸던 700년의 대가는 너무 혹독해서 이라크의 재기는 몸부림에 그칠 때가 많았다. 바그다드의 잃어버린 세월은 아랍인들이 잃어버린 세월이다. 바그다드는 중세 아랍이슬람 제국의 수도로서 아랍 문화의 기틀을 확립하여 발전시킨 곳이다. 아랍이슬람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누렸던 바그다드는 아랍인들에게 긍지의 원천이며 영혼의 고향이다. 바그다드에는 찬란했던 과거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적들이 많다. 이들의 면모를 곰곰이 살펴보면 고대와 현대가 서로 맞닿은 느낌이 든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숨결, 지구라트 기원전 3000년경 인류 최초의 도시국가를 세웠던 수메르 왕국의 유적을 비롯해서 바빌론 왕국과 아시리아 왕국, 신바빌로니아 왕국의 유적들이 당시의 숨결을 들려준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남긴 대표적 문화유산은 신전탑인 지구라트(Ziggurat)와 설형문자, 다양한 인장들, 대형 석상과 부조 등이다. 지구라트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다신숭배 사상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유적이다. 피라미드 형태로서 흙벽돌이나 석회석으로 지어진 이 신전탑은 3층으로 구성됐고 전면 중앙에 계단이 있다. 이라크에는 약 30개의 지구라트가 있는데, 바그다드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지점인 아가르고우프에 가면 대형 지구라트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기원전 1500년쯤 바빌론 왕국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자연 석회석으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지구라트 주변에는 신전, 왕궁, 마을, 시장 등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생활의 구심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수니파 모스크, 시아파 모스크 이라크는 수니파 국가이지만 실제로는 시아파 인구가 훨씬 많다. 시아파의 주요 성지들이 이라크에 있기 때문이다. 바그다드에는 어디를 가든 수니파 모스크와 시아파 모스크를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수니파 모스크는 알 아드함 모스크이다. 바그다드 서쪽 알 아드하미야 구역에 위치한 이 모스크는 이맘 아부 하니파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됐다. 이맘 아부 하니파는 이슬람 4대 법학파 중 하나인 하나피 학파의 창시자로서 766년에 타계했다. 그로부터 300년 뒤인 1066년에 그의 묘소를 안치하는 모스크가 지어졌는데 이것이 알 아드함 모스크이다.1000년에 가까운 세월의 풍상 속에서 이 모스크는 파괴와 보수의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수니파 무슬림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한편 대표적인 시아파 모스크로는 카디마인 모스크를 꼽을 수 있다. 바그다드 북부 교외의 카디미야 구역에 위치한 이 모스크는 2개의 황금색 돔과 4개의 황금색 미나렛이 화려함과 신비를 자아내며 장엄한 위용을 떨치고 있다. 이 모스크는 시아파의 이맘이었던 무사 알 카딤과 무하마드 알 자와드의 묘소를 안치한 곳으로 사파위조 페르시아가 이라크를 통치하던 시기인 1515년에 건립됐다. 카디마인 모스크는 2005년 2월에 발생했던 폭탄 테러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당시의 폭탄 테러는 시아파의 최대 종교기념일인 아슈라 전야에 발생하여 사건의 배후로 수니파가 지목됐다. #‘천일야화’ 추억 깃든 아부 누와스 바그다드 시내를 걷다 보면 마치 ‘천일야화’의 한 장면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인류가 탄생시킨 이야기 문학의 보고(寶庫)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낭만과 신비를 선사한 ‘천일야화’의 고향이 바로 바그다드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신밧드의 모험’,‘알라딘과 요술램프’,‘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카라카데 거리에 즐비한 카펫 상점들 앞을 지날 때는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알라딘이 당장이라도 나타날 것 같다. 티그리스강을 따라 조성된 아부 누와스 거리에는 ‘천일야화’의 두 주인공 샤흐리야르 왕과 샤흐라자드 왕비의 대화 장면이 조각상으로 재현되어 있고, 알리바바 광장에 가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이야기에서 지혜로운 여종이 도둑들이 숨은 항아리에 기름을 붓는 장면이 재현되어 있다. ‘천일야화’의 추억은 아부 누와스 거리에서 특히 새록새록 묻어난다. 아부 누와스는 이 작품에서 수없이 아름다운 노래를 읊었던 시인이 아니던가! 술과 여인과 사랑을 주제로 시를 읊으며 당대를 풍미했던 그는 아랍 세계의 이태백이었다. 아부 누와스 거리는 옛 시인의 체취를 간직한 채 오랜 독재와 전쟁, 가난에 지친 이라크인들에게 한 가닥의 여유를 선사하고 싶어한다. 또한 아부 누와스 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전통요리 마스쿠프다. 마스쿠프는 티그리스 강에서 잡아올린 민물고기 등을 갈라 편 후 내장을 제거하고 장작불에 구워 갖은 양념으로 조미한 요리다. 귀한 손님 접대 음식으로 많이 쓰이는 이 요리는 투르시(절인 고추 또는 오이)와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이라크 주권회복 상징 ‘자유 기념비´ 바그다드에는 정치적 사건을 기념하거나 정치 이념을 강조하는 조형물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1958년 혁명을 기념하는 ‘자유기념비’다. 알 타흐리르 광장 중앙에 위치한 ‘자유기념비’는 1958년 7월14일 혁명을 기념한다. 이 기념일은 수십년간 영국의 대리자 역할을 해온 왕정을 붕괴시키고 이라크인들이 주권을 찾은 날로 높이 평가된다.14개의 동판주조물로 이루어진 대형 부조에는 혁명을 유발한 사건들, 혁명장면, 혁명 후의 평화로운 삶 등이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시간적 순서에 따라 묘사되어 있다. 이라크는 근대에 서구 식민지배로부터 가장 먼저 독립한 아랍 국가로서 일찍이 현대화와 산업화를 추진했고, 교육·과학·문화 등의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수차례 전쟁은 이라크를 아랍 국가 중 최하위 후진국으로 전락시켰다. 많은 역사가들은 바그다드를 ‘불사조의 도시’라고 칭한다. 혹독한 전란과 자연재해로 잿더미가 된 후에 어김없이 회생 했기 때문이다. 평화의 도시 바그다드에 하루빨리 평화가 정착되어 ‘불사조´의 역사를 다시 한번 기록하길 염원한다.
  • 도심하천 생명과 희망이

    도심하천 생명과 희망이

    안양천에서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습니다.60대 중반의 이 할아버지는 개천물을 양손에 담아 냄새를 맡아 보시더니 빙긋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어린 시절 이곳에서 친구들과 멱 감고 물고기를 잡으며 놀았다는 할아버지는 “악취를 풍기고 구정물이 흐르던 이곳이 점차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이곳에 오면 그 옛날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합니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떠밀려 방치됐던 서울의 하천들이 속속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36곳에 이르는 서울의 하천들이 복원사업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생태 하천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청계천과 양재천, 안양천, 중랑천, 탄천, 불광천, 성내천, 홍제천 등은 이미 안락한 주민쉼터로 탈바꿈했습니다. 둔치에는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농구장, 피크닉장 등 멋진 운동시설들이 생겨나고, 개천에는 물이 맑아지면서 각종 동·식물들도 돌아오고 있습니다. 주말에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가까운 하천을 찾아 가족과 함께 건강을 챙기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kdaily.com ■ 202개 시설 ‘레포츠 만물상’ 일요일인 지난 21일 오후 3시 서남권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안양천을 찾았다. 오랜만에 찾은 안양천은 ‘상전벽해’를 실감할 만큼 크게 달라졌다. 안양천 좌우 양측을 따라 깔끔하게 정돈된 자전거도로가 길게 나 있고, 둔치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축구장, 야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등 스포츠시설과 함께 그늘막과 피크닉장 등 주민 쉼터가 마련돼 시민들을 반겼다. ●자연이 살아있는 도심 속 쉼터 목동교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안양천 탐방에 나섰다. 가슴이 시원하다. 아파트 촌을 벗어나 시원스레 흐르는 물길을 보자 답답함이 사라진다. 도심 속에 복원된 청계천과 비교해 이곳에는 무엇보다 자연미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한강으로 흘러가는 물길 사이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왜가리 한 마리가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고,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도 물가에 나와 한층 여유있는 모습으로 휴일을 즐겼다. 자연 그대로의 잡풀이 오히려 단정한 도심의 꽃길보다 정겹게 다가온다. 토끼풀(클로버) 잎 사이로 둥그렇고 하얀 꽃이 활짝 피어 둔치에 하얀 융단이 깔린 듯했다.‘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 클로버를 찾느라 분주한 아이의 모습도 정겹다. 꽃 반지를 만들기에 안성맞춤인 토끼풀 꽃 향기는 라일락 향기를 닮았다. 목동교와 양평교 사이에 있는 인라인스케이트장에는 인라이너들이 코스를 돌고, 코스 가운데에는 가족끼리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이어 자전거도로에는 멋스러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다리 밑에는 때아닌 무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누워 담소를 나누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도 많았다. 개천 너머 뚝방길 역시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이어 목동교와 오목교 사이에 있는 궁도장과 양궁장이 눈길을 끈다. 인근 그늘막에는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오목교를 지나자 넓은 축구장과 농구장, 피크닉 광장이 나타났다. 신정교와 오금교 사이에도 인라인 스케이트장, 축구장, 그늘막, 족구장 등의 풍경이 펼쳐졌다. 하이킹을 즐기던 김은성(41·회사원·금천구 시흥동)씨는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안양천 변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나면 쌓인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풀린다.”고 즐거워했다. ●금천·구로·영등포·양천구 주민들 주로 이용 안양천은 삼성산과 백운산 등에서 흘러 나온 물이 안양시 석수동에서 만나 북쪽으로 흐르는 개천이다. 물길은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양천구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든다. 삼성산의 안양사에서 발원했다고 해서 ‘안양천’으로 불린다. 조선시대에는 대천·기탄이라 불렸다. 길이가 34.8㎞에 이르는 국가하천이다. 안양천 둔치에는 각 자치구에서 마련한 체육공원과 쉼터가 많아 휴일이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한다. 안양천에는 야구장과 축구장 15곳, 농구장 29곳, 인라인광장 30곳, 배드민턴장 50곳, 게이트볼장 22곳, 자연학습장·초지 5곳, 휴식공간 51곳 등 모두 202곳에 휴식공간 및 운동시설이 마련돼 있다. 서남권 최대의 휴식처인 셈이다. 특히 둔치에는 국제규격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설치돼 인라이너들의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안양천 좌우 양측에 58㎞가량의 자전거도로가 나 있어 주말이면 하이킹이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로 크게 붐빈다. 안양천에는 540여종의 식물과 18종의 어류,94종의 텃새와 철새, 족제비와 두더쥐 등 12종의 포유류가 살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꽃물결·자전거길·철새 ‘삼합’ 노란 물결이 중랑천을 뒤덮었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자전거와 인라인을 타며 늦봄을 만끽하고 있다. 장평교∼월릉교 사이 5.15㎞구간에는 노란 유채꽃이 절경을 이뤄 황금 물결을 이루고 있다. 중랑천은 한강, 안양천과 함께 서울의 3대 하천으로 꼽힌다. 길이 20㎞, 강폭은 최대 150m. 경기도 양주에서 시작해 의정부시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든다. 이곳은 자전거도로가 일품이다. 노원교에서 용비교까지 전 구간에서 동부간선도로와 나란히 이어진다. 적갈색 아스팔트에서 자동차와 경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탄천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이 없어 초보자가 타기도 편하다. 서울 한강의 지류 가운데 가장 긴 하천인 중랑천은 모두 8개구를 감싸고 흐른다. 도봉·노원·성북·동대문·중랑·광진·성동구 등이다. 덕분에 체육·휴게시설과 꽃길이 경쟁적으로 조성돼 볼거리가 많다. ●개나리꽃 제방길 중랑천의 시작점은 노원교 부근. 생활체육 공간이 마련돼 가족끼리 느긋하게 나들이하기 좋다. 윗몸일으키기, 허리돌리기, 오금펴기 등 간단한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다. 소나무 그늘 아래 놓인 정자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겨보자. 도봉산 아래 석양이 드리워진 중랑천을 바라보는 것도 일품이다. 왜가리, 오리, 갈매기 등 철새를 만날 수도 있다. 자전거도로 옆에 조, 수수, 메밀 등 곡식류와 코스모스, 영산홍, 봉숭아, 황아 등 화초가 심어져 자연학습장으로 이용된다.4월에는 노란 개나리꽃을 물리도록 감상할 수 있다. ●유채꽃 물결이 넘실넘실 장평교∼월릉교 구간에선 유채꽃이 장관을 이룬다. 강바람을 시원하게 가르며 꽃향기에 취한다. 자전거에서 잠시 내려 연인과 다정히 꽃길을 걸어보자. 가을에는 갈대와 코스모스가 유채꽃을 대신한다. 직장인 박승미(27)씨는 “꽃내음을 맡으며 자전거길을 달리니까 일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공원이 곳곳에 자리해 쉬어가기 편하다. 중랑교 부근엔 면목체육공원이, 이화교 부근엔 중화체육공원이 있다. 동대문구 쪽에도 공원 5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초봄에는 중랑교∼군자교 구간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여의도만큼이나 아름다운 벚꽃터널을 만든다. 낚시꾼이 자주 눈에 띈다. 악취를 풍기던 물이 3급수로 바뀌면서 이화·중랑·장안교 주변에서 붕어, 잉어, 밀어가 잡히고 있다. 살곶이다리 주변에선 청둥오리, 백로, 논병아리가 노닌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도모(35)씨는 “청계천과 이어지는 중랑천 초입에 가로등이 없어 밤에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자전거 대여료는 1시간당 2000원. ●중랑천 가는 길 유채꽃이 만발한 중랑천을 둘러보려면 면목동이나 중화동, 묵동으로 진입하면 편리하다. 주변 주차장이 대부분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면목5동 까르푸 맞은편(동이로) 중간집하장 통로로 차량통행이 가능하다. 장안교와 면목 2동 한신아파트 뒤편 면목체육공원, 중화동 이화철교 남단을 통해서도 들어갈 수 있다. 묵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옆 중화체육공원에 중랑천을 잇는 보도 육교가 놓여 있고, 월릉교 부근 제방 계단으로도 진입할 수 있다. 최근 동대문구 이문3동 이화교와 휘경1동 중랑교, 장안2동 장평교 부근에도 진입육교가 생겨 중랑천 이용이 한결 편리해졌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송사리 벗삼아… ‘물놀이 천국’ 양재천에 가면 시골에 온 느낌을 받는다. 지난 21일 잉어떼가 출현해 화제를 모은 양재천을 찾았다. 양재천에 발을 처음 디딘 순간 첫 느낌은 도심 속의 전원이라는 것이었다. 이날 방문한 ‘영동 6교∼대치교’. 주위 5∼10분 거리에 미도와 은마, 대치 등 고층아파트가 있다. 낮 기온 28.3도. 올해 들어 최고 기온을 기록한 이날 양재천에 오는 동안 속옷에 땀이 배었다. 하지만 계단에 진입해 양재천에 내려온 순간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아들과 함께 찾은 양순선(37)씨는 “아∼시원하다.”를 연발했다. 아들 이민수(6)군은 “엄마 나 물에 빠뜨려줘.”라고 하자, 양씨가 민수를 안고 물가에 다가갔다. 민수군이 “싫어∼싫어∼”라고 외치며 활짝 웃었다. ●몇 분만 발담그면 전신이 시원 이날 오후 영동대교 다리 아래. 가족과 연인, 나홀로 산책나온 사람이 70여명이나 됐다. 한 남자는 여자친구의 무릎에 머리를 괴고 누워 있다. 징검다리 위엔 5∼6살 정도 된 아이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이들은 ‘가위 바위 보’를 해 이긴 사람이 징검다리를 하나씩 건너는 게임을 했다. 징검다리에서 신을 벗고 직접 물 속에 들어간다. 먼저 물 속에 들어간 김지희(15)양은 “여름이 다가오는 느낌이에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냇물이 종아리까지 차 오르는 순간 속옷에 젖었던 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모래를 밟고 서니 폭신폭신한 느낌이 전해져 ‘해수욕장에 온 건 아닐까.’하는 착각이 일어났다. 다시 징검다리에 올라 ‘가위 바위 보’를 하는 꼬마들을 보는 사이 5분도 안돼 물기가 말랐다. 선선한 바람 덕택이다. 함께 발을 말렸던 김형선(40)씨는 “쉬는 날 여기 오면 삶이 재충전되고, 누구보다 아들 수민이가 즐거워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잉어떼를 볼 수 있는 학여울로 가자.”면서 일어섰다. 학여울로 가는 길에 갈대와 억새 군락이 펼쳐졌다. 드문드문 물 속에 종이컵을 담아 송사리와 올챙이를 잡는 아이들이 보였다. 문득 유치원 여름방학 때 시골 외할머니댁 냇가에서 개구리 잡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변은 아파트 촌이지만 폭이 20m쯤 되는 양재천변은 그야말로 시골이다. 가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 일정에 막혀 시골에 못 가는 회사원 친구가 있다. 다음엔 그 친구와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 양재천과 탄천이 만나는, 잉어떼를 볼 수 있다는 학여울에 이르렀다. 다리 밑에 잉어 새끼들이 떼를 지어 나타났다. 꼬마들이 숨을 죽인 채 잉어떼를 내려다보았다. 잉어 등에는 옅은 황금빛이 감돌았다. 저 멀리엔 팔뚝만한 잉어떼가 돌아다녔고 오리 떼와 고니도 보였다. 학여울엔 잉어 외에도 두꺼비 산란장소인 저습지도 있다. 비가 내린 22일 저습지에서 두꺼비 수만 마리가 뛰쳐나와 주변 숲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수질 정화시설등 자연학습장 즐비 학여울 외에 양재천엔 여기저기 볼 거리가 많다.‘영동2교∼영동3교’엔 하천 수질을 정화하는 수질정화시설과 아이들 놀이천국인 물놀이장이,‘영동3교∼영동4교’엔 원두막이,‘영동4교∼영동5교’엔 계류시설과 벼농사학습장이,‘영동5교∼영동6교’엔 곤충과 어류가 사는 생태관찰원 등이 있어 그야말로 자연학습장이다. 해당 구청인 강남구청은 양재천에 이어 양재천과 이어지는 탄천도 지난해 10월 복원 작업을 시작, 올 8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또 하나의 자연하천인 탄천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악취 가셔내고 자연을 되살린다 서울시 하천들이 복원 및 공원화 사업을 통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악취가 풍기던 하천들이 지역주민들의 휴식처와 레포츠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탄천 옥황상제의 사자가 동방삭을 잡기 위해 숯을 물에다 씻었다는 전설이 숨어 있는 탄천이 오는 8월 복원돼 시민의 곁으로 돌아온다. 양재천 복원에 성공한 강남구가 106억원의 예산을 들여 수서동 광평교에서 한강 합류부에 이르는 5.4㎞를 생태하천으로 바꾸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 시작하는 탄천의 총연장 35.2㎞ 중 하류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상류에 고도하수처리시설을 가동해 5등급인 수질등급도 2등급까지 만들 계획이다. 잡목이 무성했던 제방로에는 산책로 및 자전거 길을 만들고, 양 옆에는 ‘벚꽃 십리길’을 만들 예정이다. ●불광천 최근 마포구 월드컵 경기장 부근 불광천에 잉어떼가 나타나면서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불광천이 2002년 오수 방지시설 설치와 수초 조성 등 정비사업을 통해 자연하천으로 탈바꿈하면서 길이 40㎝가량의 잉어 10여마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불광천에는 현재 8곳의 체력단련시설과 2곳의 전망 관찰대, 분수대 1곳이 설치돼 있다. 아울러 은평구는 현재 하루 1만t 정도의 지하수가 흐르는 불광천에 추가로 2만t의 유수량 확보를 위해 신흥상가교 상류에 라바댐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원이 설치되면 사시사철 물이 흐르게 된다. 천변에는 추가로 프로그램분수와 저협수로, 저수호안 자연석 쌓기, 관람석계단, 수생식물식재 등을 만들어 구민의 휴식공간과 여가공간의 창출 등 친수하천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성내천 청량산에서 시작해 송파구 마천동과 오금동, 풍남동을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총 연장 8.82㎞의 성내천은 지난해 6월 준공됐다. 성내천은 축구장 2곳, 테니스장 2곳, 물놀이장 1곳, 휴게광장 2곳, 분수대 4곳, 화장실 2곳, 편의시설 2곳 등의 시설을 갖춘 종합 레저시설로 거듭났다. 하천에는 수생식물을 심고, 어도와 여울을 만들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 역할을 하게 했고, 하천 길을 따라 한강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우레탄 조깅로 조성과 항아리 풀장, 불빛 분수 등을 설치했다. 성내 4교 주변 ‘벽천분수대’와 지하수를 활용한 어린이용 ‘항아리 풀장’은 구민들의 인기시설로 자리잡았다. ●홍제천 내부순환로 설치로 건천화가 심화되고 있는 홍제천 복원공사가 지난 3월 시작됐다. 공사는 한강 합류부부터 홍지문까지 8.52㎞구간으로 2007년 12월까지 자연 생태하천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현재 3㎞가량의 송수관로가 부설됐다. 홍제천에는 자연 초지와 함께 보행동선, 체육시설, 휴게시설, 수경시설 등 주민이용시설을 신설·보완하며, 제방은 전망휴게시설과 진입로가 만들어진다. 사천교∼연가교 구간은 수변휴게데크, 휴게광장, 다목적운동장, 연가교∼홍남교 구간은 하천분수, 보도, 전망데크, 물놀이장, 얼음 썰매장이, 홍연교∼백련교 구간은 안산의 기암절벽과 하천의 굴곡부가 만나는 절경구간으로 인공폭포, 특화벽면, 카페테라스, 친수데크, 야간 경관조명이 설치된다. 상류구간인 포방교∼옥천2교 구간은 제방에 녹지대가 조성되고, 하천 내에는 자전거 도로와 자연석 식생호안을 조성한다. 현재 홍제천에는 농구장 5곳과 배드민턴장 5곳, 체력단련시설 6곳이 마련돼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36개 ‘실핏줄’… 모두 잇대면 230㎞ 서울시내에 36개의 하천이 실핏줄처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당수의 하천이 일부 또는 전부 복개돼 주차장이나 도로 등으로 쓰여 사실상 이름만 남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과 함께 시내 하천들이 시와 자치구들의 하천 복원사업을 통해 속속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상당수가 이름뿐인 하천 서울에는 한강과 중랑천, 안양천 등 3개의 국가하천을 포함해 ‘법정하천’만 36개나 된다. 길이로 따지면 모두 230㎞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60% 이상 복개된 13개 하천을 포함해 24개의 하천이 복개돼 있다. 대부분 이름뿐인 하천이다. 서울 동북지역 하천으로는 중랑천이 큰 내를 이루며 지천으로 우이천과 방학천, 도봉천, 수락천, 당현천이 있다. 청계천과 만나는 하천으로는 정릉천과 월곡천, 성북천 등이 있다. 또 월곡천 위로는 대동천과 가오천, 화계천 등이 흐른다. 서북지역에는 홍제천과 봉원천 등이 있다. 동남지역에는 고덕천과 성내천, 탄천, 세곡천, 여의천, 양재천 등이 있고, 서남쪽에는 안양천을 중심으로 도림천과 삼성천, 오류천, 목감천 등이 흐른다. 이 가운데 전농천과 면목천, 월곡천 등 11곳은 완전 복개돼 있고, 우이천과 방학천, 도봉천 등 13곳은 부분적으로 복개돼 있는 상태다. ●2012년까지 매년 800억원 하천 복원에 투자 서울시는 올해 362억원을 자연친화적인 하천 정비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는 등 2012년까지 매년 800억원 이상을 하천 복원에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에 복개하천 복원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마쳤다. 내년까지 성북천과 정릉천, 홍제천 등은 부분적으로 나마 복원돼 시민의 품에 안긴다. 도림천의 경우 내년 6월까지 실시설계를 끝낸 뒤 2008년 하천이 복원된다. 녹번·불광·봉원천은 차로 축소시 주변 도로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세부교통영향 평가 등을 분석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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