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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님비현상에 발목잡힌 행정…주민소환제 개정 논의일 듯

    님비현상에 발목잡힌 행정…주민소환제 개정 논의일 듯

    전국에서 처음 실시된 경기 하남시의 주민소환 투표는 김황식 시장이 현직을 유지하는 선에서 봉합됐다. 그러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독단을 견제한다는 주민소환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지역 민심을 분열시키는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시행상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제도개선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또 이른바 ‘기피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이기심도 나타났다. ●14개월간 대립·갈등의 연속 김 시장은 지난해 10월 하남에 경기도의 광역화장장을 유치하고 대가로 2000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지역발전을 위한 종자돈으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주민의 동의없이 졸속으로 혐오 시설을 유치하려 한다.”며 반대 집회와 촛불집회, 소복시위, 항의방문, 시의회 예산통과 저지 활동 등을 격렬하게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구속되기도 하고 시장과 주민, 공무원 등이 번번이 충돌하면서 고소·고발이 난무했다. 주민들은 지난 5월 주민소환법이 발효되자 주민소환추진위원회를 결성했고, 김 시장은 법적 다툼으로 모두 38일동안 직무를 정지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소환추진위는 김 시장과 시의원 3명에 대해 주민소환투표 청구를 위한 서명에 착수,3만 2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하남시선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했다. 결국 주민들은 9억 2000만원의 투표 비용을 부담하면서 상황을 1년 2개월 전으로 되돌렸다. 이는 현재 주민소환이 진행 중인 다른 자치단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주민 충돌 후유증 물론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지방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투표실시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그러나 주민소환법은 소환청구사유 제한조항이 없어 이유를 불문하고 투표권자의 10∼20% 이상이 서명해 투표를 청구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청구기간 제한, 청구 각하 요건 등 여러 조항에서 허점을 노출하면서 행정소송이 줄을 잇도록 했다. 김 시장은 투표 직후 광역화장장의 설립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절차는 이번 주민소환 투표의 ‘승리’로 대신하겠는 뜻도 엿보였다. 이 때문에 제2의 주민 충돌이 예상된다. 주민소환추진위 김근래 공동대표는 “김 시장은 주민 31%가 불신임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주민소환을 다시 청구하지는 않겠지만 광역화장장 설립에 대한 반대 운동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경기도 한우펀드 내년 1월 출시

    경기도가 지난 4월 출시하려다 한우가격 하락 등으로 미뤘던 ‘한우펀드’를 내년초 선보일 전망이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한우펀드 주관사인 현대증권은 오는 20일까지 투자자들로부터 70억원을 공모,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내년 1월 초 한우펀드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한우펀드는 축산농가보호 등을 위해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한우 송아지를 구입, 농가에 위탁사육한 뒤 어미소를 판매해 수익금을 나누는 신종 펀드다. 도는 지난 2월 현대증권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한우펀드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한미FTA체결로 인한 소값 하락으로 그동안 출시를 미뤄왔다.이번에 조성된 펀드로 수송아지 1370마리를 구입,‘양평 개군한우’,‘경기북부 한우백년’,‘이천 임금님표한우’ 등 3개 한우브랜드 사업단에 24개월간 위탁 사육할 예정이다. 사육과정에서 송아지 구입비(마리당 240만원선)는 물론 사료값, 월 10만원 가량의 사육비(1마리당) 등이 농민에게 지급되고 한우 판매후 이익금은 투자자에게 돌아가지만 잔여 이익금이 발생할 경우 농민도 받게된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소값 파동 우려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펀드의 출시도 늦춰졌다.”며 “그러나 소값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이달 중으로 관련절차를 모두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이명박 운전기사도 위장취업”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두 자녀 외에 자신의 운전기사와 부인의 운전기사도 위장취업시켜 탈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20일 대통합민주신당 강기정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후보가 운전기사 신모씨를 서울시장 퇴임 뒤인 지난해 7월11일부터 현재까지 대명기업 직원으로 위장등록해 탈세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신씨가 14개월간 받은 월급 총액은 3120만원으로, 종합소득세율 35%를 감안할 경우 탈루금액은 1092만원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신씨는 이 후보의 시장 퇴임 이후에도 계속 운전기사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신씨가 대명기업 직원으로 등재돼 있는 동안은 위장취업한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와 함께 “이 후보 부인의 운전기사인 설모씨도 지난해 7월부터 대명통상에서 일한 것으로 등록돼, 월급을 16개월 동안 받은 것으로 돼 있다.”며 위장취업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사업자의 운전기사가 사업자를 따라다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 후보는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자금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seoul.co.kr
  • [여성&남성] ‘사내 연애’ 이래서 YES! 저래서 NO!

    [여성&남성] ‘사내 연애’ 이래서 YES! 저래서 NO!

    사내 연애가 금기(禁忌)시되던 때가 있었다. 인사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내 커플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일이 다반사였고, 커플이 깨졌을 경우 후유증이 크다는 단점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사내 연애는 대학의 캠퍼스 커플처럼 한번쯤 경험해 보는 일이 됐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혼 남녀 3명중 1명은 ‘사내연애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할 만큼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 그러나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사내 연애에 대한 남과 여의 생각을 들어봤다. ■ 매일 얼굴보고 함께 일하니 공감대 쑥쑥 ●스릴 만점 ‘비밀´ 연애 회사원 윤모(24)씨는 몇 개월 전부터 사내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주위 동료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윤씨는 “가끔 내 남자 친구에게 장난을 거는 여자 동기나 회사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라면서도 “사내 연애는 비밀로 하는 게 좋다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현재 비밀 연애를 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스릴도 있고 재미있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올 초 신입사원 연수에서 지금의 남자 친구를 만났다. 연극과 토론을 하고 조별 활동을 하면서 성실하고 리더십 있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 연수기간 내내 호감을 느꼈지만 고백하지는 못했다. “본업에 배치되고 나서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매일 보는 사람들이 회사 사람인 데다 남자 친구가 더욱더 눈에 들어왔거든요. 결국 용기를 내서 고백했어요. 다행히 남자 친구도 나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있었던 상태라 사귀게 됐습니다.” 교사 이모(26)씨도 학교에 발령 받은 지 2년째 되던 해 지금의 남자 친구를 같은 학교에서 만났다. 젊은 선생님들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둘은 연애를 시작하면서 동료 교사들에게 알려지는 것도 부담이지만 특히 학생들이 이 사실을 알면 큰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교무실에서 서로 만나면 형식적인 인사만 해요. 학교에 계신 선생님이나 학생들은 우리가 사귀기는커녕 별로 친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씨는 사내 커플의 장점으로 일하는 중에도 서로를 만날 수 있다는 점과 몰래 사귀는 데서 오는 긴장감을 꼽았다. 반대로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이씨는 “한번은 남자 친구가 옆에 있는데 한 선생님이 내게 소개팅을 해보라며 권해 주셨던 적이 있었다.”면서 “남자 친구가 다 듣고 있는 걸 아는데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서로 이해해줘서 좋아요” 은행에서 일하는 이모(28)씨는 사내 연애에서 시작해 지난 5월 결혼했고, 지금은 임신 3개월째인 예비 엄마 아빠가 된 경우다. 두 사람은 은행 입사 동기. “신입사원 연수 때에는 서로 잘 몰랐어요. 은행은 신입 사원들이 길거리 행사 전단지 나눠주고 은행 홍보를 하는 행사가 있거든요. 그때 만나서 조금씩 친해졌고 서로 호감을 갖게 됐죠. 그러다가 ‘어평’이라 해서 1년에 한번씩 경영평가 하는 자리가 있는데 지난해 연말 춘천에서 열린 어평 때 남자 친구가 제게 정식으로 사귀자고 하더라고요.” 사내 연애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몰래’ 해야 했다는 점이다. 둘은 회식이나 체육대회처럼 직원들이 단체로 모이는 자리에선 서로 모른 척해야 했는데 이씨는 그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좋은 점도 있었다.“아무래도 같은 일을 하니까 공감대 형성이 되니까 얘기도 잘 통하고 상대방의 일을 잘 이해해 준다는 점도 참 좋았어요. 은행 업무는 돈을 만지고 여러 고객들을 만나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크거든요. 그런 애로 사항들을 서로 잘 이해해 주고 조언도 해주니까 서로에게 믿음이 많이 갑니다. 결혼을 해 현재 서로의 배우자이지만 일하는 같은 동료로서 배우자로서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지요.” ●“깨지면 여자만 힘들어” 사내 연애가 깨지면 손해는 주로 여자 몫이다. 사실 그것 때문에 사내 연애를 비밀로 하려는 여성이 적지 않다. 회사원 장모(30)씨는 입사 초기 키도 훤칠하고 얼굴도 잘생긴 선배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활달한 모습에 반해 한동안 사랑을 고백할 기회만 노렸던 장씨. 가끔 그 선배가 자신에게 친절한 말을 건네는 것에 나름대로 환상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알게 되면서 환상은 깨져 버렸다. “그 선배는 다른 여자 선배와 사귀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여자 후배들에게 유달리 친절했어요. 그런데 충격을 받은 건 이전 여자 친구도 사내 연애라는 거였죠. 지금 여자 친구는 이전 여자 친구와 입사 동기였고요.” 사정은 이랬다. 알고 보니 그 선배는 바람기가 농후한 사람이었던 것. 이전 여자 친구와 사귈 때도 여자 후배들에게 과잉친절을 베풀어 분위기를 묘하게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전 여자 친구와 헤어진 지 한달도 안돼 지금 여자 친구와 사귀기 시작했던 것. 직장 동료와 연달아 사내 연애를 하게 되니 이전 여자 친구는 버틸 재간이 없었고 결국 얼마 안가 사표를 내 버렸다고 한다. “솔직히 남자야 철판 깔고 다니면 그만이지만 여자는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겠어요. 사표를 쓰고 나간 그 선배 생각을 하면 그 남자와 사귀는 여자 선배가 얄밉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때론 이별 아픔도 모자라 이직 아픔까지 ●가시밭길 뚫고 결혼에 ‘골인´ 회사원 손모(30)씨는 3년 전 한 공기업에서 지금의 회사로 옮겼다. 사내 커플의 경우 한 사람을 지방으로 전근을 보내는 회사 방침 때문이었다. 손씨는 입사 동기인 ‘그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도도한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았던 손씨는 궁리 끝에 운전을 가르쳐 주겠다는 명목으로 접근했다. 가까스로 ‘몰래 연애’를 시작한 그들은 사내 규칙 때문에 쉬쉬했지만, 집요한 동료들의 눈길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회사 전체에 소문이 퍼졌고 손씨가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반년 정도의 백수 생활을 뒤로하고 새 회사로 옮긴 손씨는 그와 결혼에 골인했다. 설계업체에 다니는 최모(29)씨는 입사 4개월 만에 동기로부터 회사 감사실의 비서를 소개받았다. 처음부터 확 끌리지는 않았지만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에 빠져들었고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다. 최씨도 회사 사람들에게는 사귄다는 사실을 비밀로 했다. 하지만 회사 근처에서 만나 버스 타고 가는 장면이 자주 목격됐고, 동기들부터 하나 둘 사귀냐고 물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연애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꺼려졌지만 자연스럽게 알려지면서 나중엔 신경쓰지 않게 됐다. 최씨는 “막상 알려지니까 시간 제약없이 만날 수 있어 좋았죠. 가끔 계단에서 만나서 얘기하고 먹을 것도 챙겨주고요.”라고 말했다. 너무 자주 만나다 보니 자기만의 시간도 사라지고 성격차도 드러나 헤어진 적도 있지만 결국 결혼까지 했다. 회사원 유모(28)씨가 예비 신부를 처음 만난 것은 대학 때였다. 그저 얼굴만 아는 스쳐가는 후배였다. 운명은 둘을 묶어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회사에 취업해 각 부서를 돌며 인사를 하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후배가 앞서 같은 회사에 입사했던 것. 처음에는 반가움 정도였지만 함께 일할수록 ‘이 여자를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었다. 처음에는 후배가 사내 연애란 이유로 거절을 했다. 하지만 유씨는 후배의 대학 동기들의 도움을 얻어 그의 마음을 흔들었고, 적극적으로 대시해 사내 연애를 시작했다. 올 초 후배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할 때쯤 상견례를 하고 회사에도 연애 사실을 공개했다. 대부분 놀라워했지만 10명 중 2명은 ‘그럴 줄 알았어. 냄새가 나더라니까.’란 반응이었다.9개월의 짜릿한 ‘몰래 데이트’를 끝으로 내년 2월에 결혼한다. ●“도시락 싸들고 말리겠다” 언론 고시를 준비 중인 홍모(29)씨는 지난해 3월 이전 직장의 면접장에서 3살 연하의 여자 친구를 만났다. 아담하고 귀엽게 생겼고, 면접관들의 질문에 똑부러지게 답하던 그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홍씨는 7개월 만에 헤어졌고, 직후 회사마저 그만뒀다. 홍씨는 “대학때 캠퍼스 커플을 하다가 깨진 것보다 후유증이 컸어요. 여자 동료들로부터 쏟아지는 뒷말을 견딜 수 없었죠.”라고 말했다. 홍씨가 직장을 그만둔 이유가 그와 헤어졌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직을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놓았다. 홍씨는 “만일 친구가 사내 커플을 하려 한다면, 죽어도 헤어지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말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송모(29·회사원)씨도 사내 연애에 대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송씨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여자는 ‘사내 퀸카’였다. 모든 미혼 남성들이 그와 눈이라도 맞추려고 애쓸 정도.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 야유회를 갔다. 송씨는 술도 깰 겸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마침 그도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송씨가 따뜻한 캔커피를 건네자 의외로 그도 호의를 보였다. 이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급격하게 가까워졌고 커플로 발전했다. 문제는 ‘그놈의’ 인기였다. 그들이 사귀는 사실을 모르는 남자 동료들은 언제나 송씨 앞에서 여자 친구에 관한 말을 쏟아냈다.“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힘들었는데, 결국 다른 동료가 그녀에 대해 (성적으로) 심한 농담을 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싸움이 붙기도 했어요. 여자 친구는 신경쓰지 말라고 했지만 잘 안 되더군요.” 점점 짜증이 늘었고 회사에서 크게 소리치며 다툰 다음날 여자 친구가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4개월간의 연애 시대는 막을 내렸고, 어색함을 견디지 못한 여자 친구는 이직을 했다. 회사원 이모(32)씨는 요즘 ‘풋 사내연애’의 기로에 서 있다. 매너리즘에 빠질 무렵 신입 사원으로 들어온 후배는 ‘비타민’이나 다름없었다.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함께 밥도 먹고 영화도 봤다. 후배도 내심 싫지 않았던 모양. 공식적으로 ‘사귀자.’고 하진 않았지만 연인이나 다름없었다. 밤에는 회사 생활을 힘들어하는 후배에게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전화 통화도 했다. 하지만 최근 후배가 “도저히 안 되겠어요. 우리 그만해요.”라고 통고해 왔다. 후배는 “잘 되더라도 둘 중에 한 명이 결국 이직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더 정들기 전에 끝내자.”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간첩누명 씌운 정부 책임져야”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간첩누명 씌운 정부 책임져야”

    “죄없는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아 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었다면 (정신 이상이 생겨) 지금까지 살아 있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24일 ‘송씨 일가 간첩사건’은 정보기관의 반인권적 간첩조작사건이라는 결론을 내리자 피해자 송기복(74·여·서울 관악구 신림1동)씨는 “이제야 진실이 밝혀졌지만 지난 25년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 신광여중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그는 1982년 3월 아버지 송창섭씨에게 포섭당해 간첩활동을 했다며 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끌려가 4개월간 감금을 당한 채 모진 고문을 받았다. 그는 “당시 미술교사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안기부 직원이 수업 시간에 들이닥쳐 ‘아버지에 대해 물어볼 것이 있다.’며 끌고 갔다.”면서 “안기부에서 수사관이 손을 뒤로 묶은 뒤 욕을 하고 허리띠로 폭행하며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 석방된 뒤에도 한동안 자다가 일어나 ‘나는 아니다.’라고 외치는 등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치를 떨었다. 당시 안기부는 6·25때 충북도 인민위원회 상공부장으로 활동하다 월북한 후 남파된 그의 아버지 송창섭씨가 서울·충북을 거점으로 25년간 간첩 활동을 하며 기복씨와 그의 어머니 한경희씨, 동생 기수씨 등 자식까지 포섭해 간첩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안기부 밀실에서 4개월간 불법 구금돼 구타와 고문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주변 친구들도 ‘빨갱이’라며 등을 돌렸다. 공군 중령이었던 남편은 그 해 7월 강제 전역됐다. 남편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실 규명을 위해 뛰어 다니다 2002년 진실 규명을 보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남편이 숨을 거두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누구보다 건강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는데 이것이 유언이나 다름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제야 간첩 누명은 벗었지만 고문과 거짓 재판으로 우리 가족에게 간첩혐의를 씌웠던 장본인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충무로 ‘영화의 거리’ 시범조성 마무리

    오는 25일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개막을 앞두고 시범 조성한 ‘충무로 영화의 거리(지도)’가 첫선을 보인다. 중구는 지난 4개월간 모두 20억원을 투입해 ‘충무로 영화의 거리’ 시범 조성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18일 밝혔다. 영화의 거리로 탈바꿈한 곳은 중부경찰서 인근으로 충무로 3가길 180m 구간이다. 이 곳에 널려 있던 전기·전화선을 전부 지하에 묻고 전주 13본을 철거했다. 도로를 석재 판석으로 포장하고, 주변 이면도로에는 아스콘으로 깔았다. 보도블록도 새로 교체했다. 카메라 모양의 이색 조명등을 8개 설치해 영화의 거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범 사업에 이어 2011년까지 충무로 3가 일대의 낙후된 주변 가로환경을 개선해 한국 영화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담긴 ‘걷고싶은 거리’를 조성할 방침이다. 조성되는 영화의 거리는 동서로 매일경제신문∼영락교회, 남북으로 극동빌딩∼쌍용빌딩 구간인 13만㎡규모다. 우선 충무로 3가길을 시범적으로 전기·전화선 등을 지중화한 데 이어 무질서한 옥외 간판을 정비한다. 가로등도 석등 및 영화관련 장비 모양 등으로 꾸민다. 옛 스카라극장 부지에는 영화전용 상영관과 미디어센터, 뉴미디어 체험 및 전시공간 등을 갖춘 시네마 콤플렉스를 건립할 예정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펑 감독 “한국영화 ‘태극기… ’ 모델 삼아”

    펑 감독 “한국영화 ‘태극기… ’ 모델 삼아”

    부산국제영화제의 서막을 장식한 ‘집결호’의 펑 샤오강(49) 감독은 우리에게 배우로 더 친숙한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자신이 연출한 ‘야연’의 국내 상영으로 감독으로서도 확실히 존재를 알렸다.1997년 만든 ‘갑방을방’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중국에서 주로 코미디 영화로 사랑 받아온 감독이다. 4일 오후 펑 샤오강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는 주특기인 코미디영화가 아닌 전쟁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영화의 원작 소설을 읽고 너무 감동 받아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는 시작 후 10여분간 실감나는 전쟁 장면으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국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모델로 삼아 제작된 이 영화에는 ‘태극기’의 특수효과, 분장, 음향팀 등 한국 스태프 25명이 참여했다. 펑 감독은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전쟁영화를 만들고 싶지만 제작비 때문에 고민할 때 이 팀을 소개해준 사람이 강제규 감독”이라며 “지난겨울 중국에서 가장 추운 시기에 진행된 4개월간의 야외촬영 때 아무 불평없이 따라준 한국 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산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이주 외국인 이웃과 하나되기

    이주 외국인 이웃과 하나되기

    ■양천구-단계별 한글교육·문화적응 지원 양천구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가 인기다.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게 된 이유는 거주 외국인과의 행복한 동거를 위해서다. 국제결혼과 원어민 영어교육의 확산, 외국인 노동인력 유입 등 다양한 이유로 외국인 수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할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어 공부는 필수지만 주머니사정이 여의치 않은 외국인에겐 사설학원의 비싼 수강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이에 신정7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7월부터 매주 토요일 주말한국어 강좌를 운영중이다. 초급, 중급 2개반 과정으로 언어습득 과정을 5단계로 나눠 수준별 맞춤학습을 진행한다. 영어·중국어에 능통한 강사들이 28명의 수강생에게 한글교육을 진행한다. 지난 1년여간 5단계 과정을 마친 외국인은 220여명. 읽고 쓰는 등 웬만한 일상생활에는 불편이 없을 정도다. 수강생과 가족, 교사들이 함께 경복궁, 한옥마을, 청계천을 돌아보며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를 갖는 등 문화적응을 위한 다양한 기회도 제공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한국가정과 자매결연, 홈스테이, 김장김치 담그기 등 한국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다양한 기회를 늘려가기로 했다. 놀이방과 아이 돌보기를 지원하고 한국어 기초반을 추가로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지속적인 외국인들의 지역사회 적응과 생활편익을 돕기 위해 올해 초 거주 외국인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양천구에 사는 외국인은 전체 주민 50만명 중 0.85%인 4312명. 한국 거주 이유는 ‘취업을 위해서’가 1371명으로 가장 많고,‘한국인과의 결혼’ 994명,‘방문’ 536명,‘외국어 회화지도’가 195명 순이었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2715명)과 미국인(345명)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타이완, 일본, 필리핀 순이다. 허영수 신정7동장은 “특히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믿고 의지할 만한 한국인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용산구-결혼이민 가정 보육 사업 펼쳐 ‘아이 돌보미 사업, 육아휴게소,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용산구는 결혼이민자가족을 위해 언어·문화 교육, 육아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을 갖췄다. 이 업무는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몫이다. 이 지원센터는 여성가족부가 2004년 6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용산구를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출범했다. 그런 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질적으로도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운영은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위탁을 맡았다. 교육부문의 경우 한남동 여성가족지원센터 내에서 실시하는 정규교육 외에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 가정 가운데 0∼12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35가구를 골라 4개월간 외국인 주부나 자녀에게 매주 3회씩 수준별 언어교육을 실시한다. 이미 370회를 실시했다. 육아 대상 아이 돌보미 사업은 건강가정지원센터가 돌보미 사업에 참여할 인력을 뽑아 4주간 교육을 시켜 각 가정을 방문, 아이를 돌봐주는 서비스다. 시간당 5000원이지만 이 가운데 2500원은 용산구가 지원한다. 내국인과 외국인반을 따로 운영한다. 육아휴게소는 결혼 이민자 가정이나 일반 가정의 자녀를 통합해 운영한다. 또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지도자들이 결혼이민자 가정과 결연을 맺고 도움을 주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8일 용산구 건강가정지원센터 요리실습실에 모여 ‘추석문화 이해 및 송편만들기 행사’를 벌였다. 용산구에는 주민등록 인구(24만 3033명)의 4.5%인 1만 998명이 외국인이다. 서울에 사는 등록 외국인(17만 5036명)의 6.2%나 된다.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편이다. 김정애 주민생활지원과 여성팀장은 “용산구가 시범사업 대상으로 지정돼 다른 곳보다 결혼이민가정 지원에 앞서 있다.”면서 “결혼이민자들이 아이 돌보미 사업 등 각종 프로그램 이용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中여성 “한국 스튜어디스 하고싶다” 수천명 몰려

    ”한국항공사에서 스튜어디스 하고 싶어요.” 중국 일간지 ‘신콰이바오’(新快報)는 19일 “한국 항공사의 스튜어디스가 되기 위해 광동 지역에서만 수천명의 여성들이 이력서를 제출했다.” 며 “그 중 700여명의 지원자가 면접을 치렀다.”고 보도했다. 또 “합격을 위해서는 외모보다 능력이 우선”이라며 “면접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실력”이라는 한국 항공사의 채용기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 지원자는 “중국 항공사는 외모를 가장 중요시 해 일단 면접에 오면 면접장을 한바퀴 돌아야 한다.”고 말한 뒤 “그러나 이번 면접의 첫번째 관문은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지원자는 “반드시 예뻐야 할 필요는 없지만 편안한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며 “대한한공의 스튜어디스가 되면 매월 1만위안(한화 약 123만원)의 높은 월급에 6번의 휴무도 있다고 들었다.”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합격한 지원자들은 서울에서 3~4개월간 교육을 받은 후 정식 스튜어디스로서 5년간의 계약을 맺게 되며 광저우와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서울을 왕복하는 비행기를 타게 된다.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무원연금 사망자에도 줬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연금수급권자(퇴직연금 또는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의 사망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사망자에게 퇴직연금을 지급하다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11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기관운영 감사 결과 이같이 밝히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측에 연금수급권자의 사망 여부 확인을 위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단은 연금수급권자의 사망사실 확인을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표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해 왔다. 때문에 유족들이 사망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망 여부를 모른 채 연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감사원은 이에 대해 “매장·화장 신고서를 확인하면 실제 사망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이 실제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장묘사업소’ 등 전국 9개 주요 화장장에 신고된 자료와 공단의 연금지급 현황을 대조한 결과, 경기도 고양시 A씨는 2005년 3월 사망한 것으로 화장신고가 됐으나 2007년 4월까지도 유족들이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A씨 등 7명에게 퇴직연금과 유족연금 7700여만원을 지급했다. 또 2003년 5월에 사망한 B씨는 유족들이 사망신고를 늦게 해 이후로도 4개월간 연금을 받는 등 5명에게 총 2400만원이 부정하게 지급됐다. 감사원은 12명에게 부정 지급된 연금 약 1억여원을 환수하고 매장·화장 자료를 통해 사망 여부를 확인하도록 공단에 지시했다. 공단은 이밖에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형 이상을 받아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 공무원의 범죄경력을 제대로 조회하지 않아 모두 16명에게 4억원을 지급하다 적발됐다. 일반적으로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야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지만 공직선거법은 벌금 100만원형만 받아도 당연퇴직 사유가 되는데도 공직선거법 위반자는 따로 조회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데스크시각] 새우등 터지는 이랜드 사태/이동구 사회부 차장

    비정규직 근로자의 무더기 계약해지로 촉발된 이랜드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공권력이 투입된 이후 40일이 지났지만 노사양측은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온 국민의 가슴을 졸였던 탈레반 피랍 사태는 40여일 만에 해결됐다. 당사자간 끈질긴 협상의 결과였다. 그렇다면 인질협상보다 노사협상이 더 어려운 것일까. 비교 자체가 지나치게 비약되긴 했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협상과정을 이랜드 분규 당사자들이 되새겨 볼 만하다. 이랜드 사태는 31일로 분규 76일째를 맞고 있지만 노사양측의 타결 의지는 약했다. 두어 차례 교섭테이블이 마련되긴 했지만 극심한 대립 탓에 교섭다운 교섭은 없었다. 각기 다른 입장만을 주장해 왔을 뿐 교섭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진 못했다. 특히 이랜드 계열사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홈에버의 경우는 노사 양측이 서로에게 교섭의지가 없다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 왔다. 노조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그룹 3개사의 현안 공동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타 법인 현안은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이후 매일 주요 매장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노조원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지난 16일 ‘이랜드 타격투쟁 1000인 선봉대 출정식’을 갖고 지금까지 전국 주요 매장을 대상으로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은 지난 2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이랜드 투쟁계획을 마련했다. 이랜드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이랜드 조합원들의 생계지원을 위해 총 16억원의 투쟁기금을 조성키로 결정했다.1인당 월 50만원의 생계비를 이랜드 노조원 800명에게 연말까지 4개월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랜드는 분규 초기 비정규직보호법을 회피하기 위해 계약직 근로자를 무더기 계약해지했다는 비난을 샀다. 노동단체는 이랜드 조치를 대표적인 비정규직보호법 악용사례로 꼽았다. 민주노총 등 외부세력이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노동계가 이번 사태를 장기화시켜 비정규직 보호법의 문제점을 쟁점화해 법개정을 관철시키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영계도 ‘비정규직보호법으로 기업주들이 고용을 기피하지 않느냐?’는 사례로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이랜드 사태는 비정규직보호법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대리 전장(戰場)이 된 셈이다. 당사자들의 협상의지가 약한 것과 함께 이랜드 사태가 쉽게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랜드측은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비정규직법 개정을 위해 이랜드 노조를 이용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이랜드의 비정규직 문제는 전체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건이다.”라고 맞서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입주점주들과 단순 가담 노조원들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측은 “회사도 지금까지 1500억원대의 매출손실을 입고 있지만 노조원 600여명 정도가 석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뉴코아 입주 점주 3500여명과 홈에버 입주 점주 1500여명 등 5000여명의 입주 점주들은 매출이 2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각계에 조속한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뉴코아 강남점에 입주한 한 점주는 “월 매출이 6000만원에서 1500만원 수준으로 떨어져 판매원 1명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더 이상 사태가 장기화되면 파산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결국 고래 싸움에 새우등만 계속 터지고 있는 꼴이다. 이동구 사회부 차장 yidonggu@seoul.co.kr
  • 진실화해위 재심권고 ‘아람회 사건’ 피해자 김난수씨

    “딸 아람이가 벌써 스물일곱 살입니다. 지금 수의사로 일하고 있어요. 아람이도 소식을 들으면 기뻐할 겁니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약칭 진실화해위)는 5일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아람회’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피해자 김난수(54)씨는 이날 소식을 전해듣고 “취업이 안 돼 고통받은 지난 세월이 너무 억울하다.”면서 “재심을 통해 무죄를 인정받고 손해배상까지 받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단순 친목모임이 반국가단체로 ‘아람회’ 사건은 1981년 대전경찰서가 김난수씨와 박해전씨 등 12명을 불법감금 상태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한 뒤 법원에서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 등 중형을 선고한 사건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미국을 비판했다는 이유였다. 피해자들은 2년 4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아람’은 김씨의 딸 이름이다. 경찰은 81년 7월 아람씨의 백일잔치를 계기로 김씨 집에 모인 사람들이 단순 친목모임 명칭으로 거론한 ‘아람회’를 반국가단체로 몰았다. 진실화해위는 “국가는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재심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김씨는 당시 육군 대위로서 직업군인의 길을 걷고 있었다. 김씨는 “장교 선배들과 친구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딸아이 백일을 축하했을 뿐”이라면서 “사건 이후 집안은 거의 파탄이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보안부대 지하실서 한달간 고문 김씨는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81년 8월 혼자 제507보안부대로 이첩돼 조사를 받고 군 검찰에 송치됐다. 김씨는 “무릎 사이에 몽둥이를 끼운 채 군홧발에 밟히는가 하면 발가벗긴 상태로 구타당하는 등 보안부대 지하실에서 한 달간 고문을 받았다.”고 밝혔다.83년 12월 특사로 풀려났지만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출소 직후 3개 회사에 합격했지만 신원조회 과정에서 불합격처리됐고, 노태우 정권 때까지도 보안관찰 대상이라 취업이 안 됐습니다. 사면복권된 후엔 나이가 너무 들어 취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습니다.” 김씨는 식당과 독서실 등을 운영해 봤지만 모두 실패하고 지금은 10여년째 무직상태다. 김씨는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아람이도 아빠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경제적으로 무능한 아빠에 대한 불신이 컸을 것”이라며 가슴아파했다. 태어나자마자 반국가단체의 이름이 돼버린 딸 아람씨는 지금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 수의사로 일하고 있다. 5·18광주민주항쟁 유공자이기도 한 김씨는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에 따라 2004년 4월 재심을 청구했고 현재 대전지법에 계류 중이다. 박해전씨 등 다른 피해자들의 재심청구는 작년 7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이 개시됐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비하인드 뉴스] 공정위, 제약사 리베이트조사 속앓이

    ●“실체파악 안돼 과징금 산정 애먹어” 공정위의 제약업계 리베이트 조사가 마지막 단계에서 속도가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는 후문. 제약업체들의 불공정 거래 혐의는 충분히 포착했지만, 조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병원에 대한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지급 규모와 기간 등의 실체가 정확히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공정위 관계자는 “병원이 한 제약업체만 놓고 봐도 홍보팀, 의약팀, 영업팀 등 각기 다른 직원들로부터 문어발 식으로 리베이트를 받아 불공정 행위 규모와 기간, 그에 따른 과징금 규모 산정 등에 애를 먹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발표 시기가 자꾸 늦춰지면서 7월도 넘길지 모른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주공 간부 복직 뒷말 무성 비축용 임대주택 반대 및 로비 파문으로 대기발령됐던 대한주택공사 간부 2명이 슬그머니 복직됐다. 대한주택공사는 지난 27일 대기발령 중이던 이윤재 경영지원본부장과 김성균 기획조정실장을 원직 복귀시켰다. 하지만 이들의 복직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주공 안팎에서는 “당시 인사권이 잘못 행사됐다는 뜻인지, 아니면 이들이 충분히 자숙했다는 뜻인지, 복직 배경이 알쏭달쏭하다.”고 한마디씩 했다. 이들은 정부가 비축용 임대주택을 한국토지공사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임대주택법안을 개정하자 격렬히 반대했다. 또 국회의원을 상대로 토지공사의 주택건설 진출을 저지하는 로비 활동을 펼쳤다는 지적을 받아 지난 2월 대기발령 조치됐다. 한편 지난 3월 취임한 박세흠 사장은 그동안 경영지원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자리를 4개월간 공석으로 뒀다.●금감원 팀장 과로로 쓰러져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소속의 신탁감독팀장이 과로로 또 쓰러져 금감원이 마치 초상집 같은 분위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팀장이 지난 25일 야근을 마치고 귀가한 직후에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아주 위독한 상태”라면서 “은행감독국이나 증권감독국은 만성적인 야근부서라서 매년 불상사가 일어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금감원은 원이 구성된 1998년부터 팀장급, 수석조사역 등 중간 간부들이 매년 1명꼴로 과로로 쓰러져 운명을 달리하고 있다. 때문에 금감원은 ‘자기개발 및 가정생활 충실’을 명분으로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매일 오후 6시30분이면 컴퓨터를 강제로 종료했었다. 이런 와중에 또다시 동료가 쓰러진 것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오후 6시30분에 컴퓨터가 강제 종료되기 때문에 인사부에 야근을 1시간만 신청한 뒤 밤 10시,11시까지 야근하는 일이 태반”이라면서 “상시야근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너는 다르더라.” 서울 종로구 종로구청 옆에 위치한 금융기업 코리안리가 정문앞 화단을 손질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금융계에서 작은 화제가 되고 있다. 화단 정리 작업은 코리안리 최대 주주인 원혁희 명예회장의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원 회장은 코리안리 건물이 다른 건물들보다 도로에서 들어가 있어 건물찾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건물 주위를 살펴봤다고 한다. 원 회장이 내린 결론은 정문 앞 화단에 심은 소나무들이 자라면서 건물 정면을 가려 건물을 찾는 손님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 이 말을 전해들은 박종원 사장도 동의, 화단 정리를 시작했다. 박 사장은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는 것을 보고 역시 소유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경제·산업부
  • 주가로 본 최고경영자 성적표

    주가로 본 최고경영자 성적표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돌파하는 등 요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가와 실적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실적과 관계없이 해당 업종의 부침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등 운도 작용하지만 주가는 경제의 성적표라는 말도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신문은 11일 주가를 통해본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성적표를 분석했다. 시가총액 기준 50대기업 중 금융회사를 제외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40대기업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40대기업 중 CEO의 취임이 6개월이 지나지 않은 한국전력 LG전자 LG필립스LCD 롯데쇼핑 하이닉스반도체 등 5곳은 제외했다. 취임일의 종가와 지난 8일의 종가를 분석해 이를 전체 코스피지수(NHN은 코스닥)의 등락률과 비교했다. 대표이사가 복수인 기업은 선임 CEO를 대상으로 했다. ●SK네트웍스 주가 20배 가까이 상승 대체로 회사가 어려운 시절에 취임했거나 오랜 기간 장수하고 있는 CEO들이 높은 성적표를 받았다. 실제 분석기업 35개기업의 CEO 중 재임기간 동안 자사 주가를 증시 전체 평균보다 더 높이 띄운 사람은 26명이었다. 이 중 수치상으로 가장 높은 실적은 낸 CEO는 SK네트웍스 정만원 사장이었다. 정 사장은 2003년 9월 취임 당시 주가는 1385원이었지만 8일에는 2만 6600원으로 1821%나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증가율 125%를 14.6배나 앞질렀다. 관료 출신인 정 사장은 회사의 전신 SK글로벌에서 비롯된 ‘SK사태’ 때 취임, 회사를 안정시킨 덕에 현재 주가가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반등효과를 봤다. 두번째는 신세계의 대표 경영인 구학서 부회장이다.1999년 12월 취임때 7만 3200원이던 주가를 64만 8000원으로 785% 띄우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73%)의 10.8배를 기록했다. 주가로만 볼 때에는 정만원 사장과 구학서 부회장의 성적은 A+인 셈이다. 회사가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던 2002년 9월에 취임한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은 주가를 당시의 13배인 4만원으로 키워 대상기업 중 세번째로 높은 코스피지수 대비 8.6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1997년 1월부터 10년 6개월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국의 대표 전문경영인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주가를 취임 때 3만 9894원에서 57만 3000원으로 1336% 키웠다. 코스피지수 대비 8.1배다. 시가총액 40대 기업 중 유일한 코스닥 상장회사인 NHN의 최휘영 사장은 2005년 4월 취임 이후 주가를 3만원(당시 종가는 9만 2600원이지만 3배수 무상증자 반영)에서 17만 3400원으로 478% 끌어올렸다.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 64.3%(463.1→760.6) 대비 7.4배를 기록했다. ●건설·중공업 CEO 높은 성적 개별기업 주가가 전체 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26개 기업을 업종별(거래소 등록기준)로는 건설업(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GS건설)과 운수장비업(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모비스,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이 각각 5개사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도매-자동차판매(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SK네트웍스)로 3개사씩이었다.1차금속·기계장비·화학은 각각 2개사, 소매·운송서비스·음식료품·전자-통신기기·정유-석유 1개사였다. 지주회사로는 ㈜LG가 포함됐다. CEO가 취임한 뒤 해당기업의 주가가 코스피주가 등락률을 밑돈 기업은 9개사였다. 현대자동차,LG화학,GS홀딩스, 강원랜드,KTF,KT 등 6개사는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코스피 상승폭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에쓰오일, 기아자동차 등 2개사는 CEO 취임 이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KT 남중수 사장,SK텔레콤 김신배 사장,KTF 조영주 사장 등 통신서비스 3개사의 CEO들도 주가로만 볼 때에는 성적은 그리 좋지않았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정부의 통제, 높은 시설투자 비용, 마케팅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내놓았다. 기아차는 2005년 12월 조남홍 사장 취임 이후 주가가 2만 6000원에서 1만 3450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은 2001년 7월부터 경영을 맡아 주가를 3.1배 수준(2만 3050원→7만 1800원)으로 키웠지만 전체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3.3배로 상승, 간발의 차로 ‘평균 미달’ 평가를 받았다. 범(汎) LG 계열 지주회사인 ㈜LG 강유식 부회장과 GS홀딩스 서경석 사장은 현재 주가는 각각 4만 4100원과 4만 6800원으로 비슷하지만 등락률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주가가 6980원일 때 취임한 강 부회장은 재임 51개월동안 532%가 뛰었지만 2만 3000원에 시작한 서 사장은 104% 상승에 그쳐 전체 코스피지수보다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CEO에 포함됐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월 2만8000원씩 상승 단위기간 동안 주가 상승률이 가장 컸던 기업의 CEO도 SK네트웍스 정 사장이었다. 정 사장 취임 이후 SK네트웍스의 주가는 44개월간 다달이 41.4%씩 올랐다. 이어 현대상선 노 사장이 월간 21.0%, 현대중공업 민계식 부회장 14.4%, 현대미포조선 송재병 사장 14.3%로 옛 현대그룹 계열 3사가 나란히 2∼4위를 했다. 단위기간 주가 상승금액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사장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6월 상장 때 38만 5000원에서 현재 70만원으로 11개월동안 31만 5000원이 뛰어 월 평균 2만 8636원씩 오른 것으로 계산됐다.KCC 정몽익 사장도 15개월간 주가를 20만 9000원(19만 2500원→40만 1500원) 띄워 두번째로 많은 월 1만 3933원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안미현 김태균 김효섭기자 windsea@seoul.co.kr
  • “70여가구중 환갑 때까지 생존자 드물어”

    “70여가구중 환갑 때까지 생존자 드물어”

    지난 4일 서해안 고속도로를 두 시간쯤 달려 도착한 충남 홍성군 덕정마을은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이었다.40세 이하 젊은이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뜰에는 간간이 노인들의 모습만 보였다. 나지막한 뒷산이 마을을 넉넉하게 끌어안았고, 논에는 푸릇푸릇한 모가 종아리 높이로 자랐다. 이방인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인들은 저마다 ‘석면의 공포’에 짓눌려 있었다. 지금은 70여가구밖에 남지 않은 덕정마을이 일제시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석면광산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을 포함해 1000여명의 노동자가 석면 원석을 캐고 나르던 기억은 이제 몇몇 주민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그들이 전하는 석면광산의 기억은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었다. 3대째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이정석(79)씨는 광천석면광산의 50여년 역사를 두 눈으로 지켜봤다. 자신도 열두살 때부터 30년간 광산에서 일했다는 이씨는 “눈꽃이 핀 것처럼 돌가루와 석면가루가 소나무에 하얗게 쌓여 있었다.”고 회상했다.“석면 원석을 보면 가느다란 흰 줄이 있어. 그게 석면이거든. 그걸 뽑아 내려고 돌을 빻았지. 그땐 마스크 같은 게 있나. 그냥 먼지를 다 마시는 거야.” 건강검진은커녕 변변한 보신책(保身策)도 없었다.“수당받는 날 돼지고기 몇 점 사먹는 거지. 목에 쌓인 먼지 씻는다고….” ●일제시대 아시아 최대 석면 광산… 1000여명 일해 광복 이후 광산이 외지인에게 팔리면서 광천석면광산의 규모는 쪼그라들기 시작했다.1983년 폐광 직전엔 근로자 수가 1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출 후 잠복기가 긴 석면의 특성 탓에 광산과 주민 피해의 상관관계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온 가족이 광산에서 일했다는 홍순표(48)씨는 가족의 대부분이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했다. 홍씨의 아버지 3형제가 모두 광산에서 일했는데, 아버지 홍종수씨는 1970년 51세에 사망했고, 큰아버지 홍갑수씨는 10년 뒤 66세에 세상을 떴다. 작은아버지 홍수복(74)씨는 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있지만 관절염이 심하다. 홍씨의 고모와 고모부 역시 광산에서 일하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요절했다. 홍씨의 형은 17세 때 굴이 무너지며 목숨을 잃었다. 홍씨는 “그땐 병원도 가지 못한 어르신들 대부분이 병명도 모르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기침이 잦고 오랫동안 앓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마스크 없이 석면가루 먼지 그대로 들이마셔”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장 이조민(64)씨는 마을 출신 피해자를 거의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장의 입에선 사람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가장(家長)이 죽고 나머지 가족들이 외지로 간 사람도 많고…다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 신○○ 형제도 둘 다 폐병으로 죽고, 강○○씨 아버지, 김○○씨 아버지…죄다 환갑잔치도 못 치르고 죽었으니 악상(惡喪)이 많았지.”이장 자신도 어머니(사망 당시 57세)를 폐암으로 잃었다. 지금은 서울에 사는 이석동(66)씨의 아버지도 광산 생활 15년이 죽음으로 돌아온 경우다.1967년 이씨의 아버지는 5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당시 진단은 폐결핵이었지만, 이씨는 석면으로 인한 폐암일 것으로 믿고 있다.“담배도 피우셨지만 워낙 석면 먼지를 많이 드셨어요. 돌아가시기 3∼4년 전까지 광산에서 일하셨으니까요. 정확한 병명을 모르니, 애꿎은 결핵약만 드셨지요.”아버지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주위에 환갑을 못 넘기고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요. 옛날엔 폐결핵이 흔했다지만, 덕정마을은 주변 마을에 비해 훨씬 심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다 석면 때문이지요.” ●인근 담산리 주민 중 폐질환 사망자 없어 대조적 국립 홍성의료원 진료기록에서도 덕정마을의 심각함은 드러난다. 내원자의 병명 기록이 남아 있는 2000년 이래 폐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상정리(덕정마을 포함) 주민은 41명이었고,7명이 폐암 판정을 받았으며,3명이 사망했다. 인구가 비슷한 인근 담산리 주민 중 같은 기간 폐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한때 수만평에 이르는 3개 광구를 갖췄던 덕정마을의 석면광산은 녹화작업으로 풀숲이 우거졌다. 지금은 석면 원석을 캐내 천길 낭떠러지가 된 절벽과 발에 차일 정도로 흔한 흰색 석면줄을 품은 돌멩이들이 당시의 엄청난 작업량을 짐작케 할 뿐이다. 광산은 과거가 됐지만, 광산이 남기고 간 석면의 상처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홍성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앞으로 40년간 늘어날 환자 유럽 25만·일본 10만3000명 석면 사용량은 산업화에 비례한다. 건축 자재나 자동차 부품에 주로 쓰이기 때문에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사용량도 폭증했다. 부작용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산업화가 먼저 진행된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대규모 피해가 먼저 나타났고, 한국 등의 후발 산업국가에서 피해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산업화 단계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위험성을 따질 겨를도 없이 석면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50∼60년대 보일러공에게서 먼저 악성 중피종이 집단 발병했다. 보일러를 단열성이 뛰어난 석면으로 감쌌던 탓이다. 영국에선 1970년대 글래스고·버밍엄 등 공업지역을 중심으로 중피종이 확산됐다. 미국은 1972년부터 석면 규제를 시작했으나 세계적인 공감대는 1980년대에 이르러서 형성됐다. 일본은 1983년부터 일부 석면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1999년에는 유럽연합(EU) 13개국이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2002년 1월엔 프랑스가 독일·이탈리아에 이어 8번째로 석면의 생산·수입·판매를 불법화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서야 청석면·갈석면의 사용을 금지했고, 모든 석면의 사용 금지는 내년에야 실현될 전망이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도 아직 석면 공포는 끝나지 않았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권위있는 보건잡지 ‘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따르면 2004년에 환자수가 정점을 지난 나라는 미국 뿐이다. 유럽은 2015∼2020년, 일본은 2025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40년간 늘어날 환자의 수도 유럽 25만명, 일본 10만 3000명, 미국 7만 2000명, 호주 3만명 등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매년 10만명이 석면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가톨릭대 의대 김형렬 교수는 “최근 일본에서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향후 25년간 석면 피해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국제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급증하는 아시아의 석면 사용을 막는 일이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정책국장은 “현재 건설공사가 활발한 중국·인도·태국 등에서 석면 사용량이 늘고 있다.”면서 “비극을 답습하지 않도록 모든 석면 사용을 하루빨리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석면은 허가된 살인도구… 통제 못한 정부 책임 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 앞에 놓인 심정을 아십니까. 우리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노동·환경단체들은 지난달 18∼19일 서울대병원에서 ‘석면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석면 전문가, 환경 운동가, 직업병 전문의, 사망자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이들은 악성 중피종과 싸우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두 피해자였다. ●“폐렴인 줄만 알았는데…” 창밖에는 비가 내렸다. 하이숙(54·여)씨는 “날이 궂으면 기침이 더 심해져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하씨는 국내 최대 석면공장이었던 부산 연산동의 제일화학에 1971년 5월부터 2년 4개월간 다녔다. 최근 집단 피해 조짐이 보이고 있는 바로 그 공장이었다. 현재는 ‘제일E&S’로 이름이 바뀌었고, 공장도 양산으로 옮겨졌다.1992년부터는 석면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하씨와 동료들은 천으로 된 일반 마스크만 쓴 채 석면 가루가 풀풀 날리는 공장에서 일했다. 석면 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5000분의1 정도여서 공기중 분진을 99.97% 이상 걸러내는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5년 전 하씨는 갑자기 기침이 심해져 보건소를 찾았다. 보건소에서는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어 큰 병원으로 갔으나 의사는 “왜 자꾸 폐가 굳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씨는 1995년에 석면폐(진폐증)로 사망한 동생을 떠올렸다. 동생 역시 같은 공장에 다녔다. 하씨는 의사에게 “석면 공장에 다녀서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당신이 뭘 아느냐.”는 면박만 돌아왔다. 폐병 환자라는 주변의 멸시를 참고 견뎌온 하씨는 결국 2005년에 악성 중피종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직업병으로 인정돼 산재 처리를 받았다. 그러나 완치가 안 된다는 사실에 하루하루 좌절하며 살아간다. 같은 공장에 다녔던 하씨의 남편도 걱정이다. 남편 하재복(56)씨는 “죽어가는 아내를 보는 것도 괴롭고, 내가 언제 이 몹쓸 병에 걸릴지 몰라 괴롭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국은 심각성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38년 동안 건축 현장에서 일한 나카무라 사네히로(59) 역시 가쁜 숨을 내쉬었다. 목수로, 현장 감독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던 나카무라는 2003년 2월 ‘사형선고’를 받았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더니 흉막에 악성 중피종이 생겼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기껏해야 2개월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했다. 나카무라는 죽을 각오로 그해 5월 수술대에 올라 오른쪽 흉막을 들어냈다.15시간의 긴 수술이 다행히 성공적이어서 생명을 지금까지 연장할 수 있었다. 나카무라는 “수술이 아무리 잘 됐어도 완치가 안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절망했다.”면서 “죽을 때까지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나카무라는 요즘 석면피해자 가족 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계단을 제대로 오르내리지 못할 정도로 심장이 약해졌다. 나카무라는 “일본은 석면 때문에 큰 홍역을 치러 위험을 잘 알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허가된 살인도구인 석면 제품을 무책임하게 생산한 업자나, 그 위험성을 통제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처럼 큰 피해를 당하기 전에 한국은 미리 석면이 함유된 건축물과 제품을 잘 처리해 대재앙을 피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용어클릭 ●석면 단열성, 내화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건설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솜 같은 물질로 슬레이트,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석고보드, 단열재 등에 널리 사용됐다. 몸 속에 들어가면 폐에 박혀 사라지지 않고 석면폐, 폐암, 악성 중피종 등을 유발한다. 청석면, 갈석면, 백석면, 악티노라이트, 안소필라이트, 트레모라이트 등으로 나뉜다. ●악성 중피종 석면에 의해서만 유발되는 암으로 흉막(폐막), 복막 등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사망한다. 석면 노출 후 20년 이상 경과한 뒤 발병하며, 치사율은 100%다. ●구보타 사태 석면을 함유한 외벽재와 파이프를 생산해 온 일본의 대형 석면공장인 구보타의 근로자와 주민에서 중피종 환자가 발견됐다고 1995년 발표돼 일본 사회를 큰 혼란에 빠트렸던 사건.1978∼2004년 사이에 근무한 전·현직 종업원 79명이 중피종 등으로 숨졌고,18명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공장 주변 주민 3명에게도 중피종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구보타 피해자는 15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회에는 지하철 등 생활 주변의 석면 문제를 다룹니다.
  • 親盧·非盧 ‘빅뱅’ 가속화

    親盧·非盧 ‘빅뱅’ 가속화

    이해득실이 미만(彌滿)한 정치판에서 자발적인 당 해체를 통한 신당 창당이 얼마나 어려운지 열린우리당의 현주소가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30일 일부 의원이 기어이 2차 집단탈당을 공식 결의한 것은, 지난 4개월간 지도부가 외쳐온 ‘질서 있는 통합’이란 구호를 무색하게 한다. 이로써 ‘한 사람만 반대해도 당 해체는 불가능하다.’는 정치권 속설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2003년 민주당 분당 때도,1995년 국민회의 창당 때도, 결국은 탈당의 피비린내를 맛봐야 했던 게 정치판의 소사(小史)다. 김덕규 의원을 비롯한 추가탈당파는 이날 모임을 갖고 당 지도부의 통합추진 시한 다음날인 다음달 15일 탈당과 동시에 대통합신당창당추진위원회(창준위)를 발족하기로 결의했다. 모임에는 김 의원 외에 문학진·채수찬·박명광·강창일·이원영·한광원·신학용·정봉주 의원과 정대철·이호웅 전 의원, 그리고 이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태홍(민생정치모임)·전병헌·노웅래 의원 등 14명이 참석, 창준위 가입 원서에 서명했다. 이 중 김덕규·문학진·강창일·이원영·한광원·신학용·정봉주 의원은 탈당계에도 서명, 제출 여부를 김덕규 의원 등에 일임했다. 이들은 다음달 15일 발족하는 창준위에 이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한길·천정배 의원 등이 이끄는 세력과 김효석·이낙연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 시민사회세력 등을 두루 참여시킨다는 구상 아래 전방위적인 접촉에 들어갔다. 허허벌판을 두려워 하는 의원들을 위해 ‘당적 유지’를 허용하는 유인책도 마련했다. 이들은 또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15일 최소 20명 이상이 선도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정동영 전 의장 등 대선주자와 김원기·문희상·유인태 의원 등 친노(親盧)성향 중진까지 순차적으로 가세할 경우 중간지대에서 서성이던 다수의 관망파가 탈당쪽으로 기울면서 탈당자는 최대 80∼90명을 넘을 것이라고 정대철 고문 등은 장담한다. 이들의 기대가 현실화한다면 현재 107석 규모의 열린우리당은 친노직계 위주의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당이 분당 차원을 넘어 형해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문희상 의원은 이날 “제3지대를 형성하는데 있어 내가 필요하다면 탈당도 못할 게 없다.”고 말해,‘대세’를 짐작케 했다. 이에 정세균 의장은 “위기에 처한 당을 박차고 나가는 게 환영받을 일이냐.”고 비판했지만, 대세가 기울면 현 지도부도 탈당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얘기도 나도는 지경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연아 “새로운 모습 기대하세요”

    “부족한 점을 보완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피겨 요정’ 김연아(17·군포수리고)가 오는 9월 초까지 4개월간의 장기 전지훈련을 위해 9일 인천공항을 통해 캐나다 토론토로 떠났다. 어머니 박미희씨와 새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관계자가 함께했다. 시니어무대 데뷔 첫 시즌에 세계피겨선수권 동메달의 쾌거를 일궈낸 김연아는 출국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에 좋은 성과를 올린 만큼 이번 시즌에는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지난 시즌에는 허리부상으로 훈련량이 적었다.”면서 “이번에는 체력훈련 위주로 몸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점프 성공률과 스핀, 스파이럴 연기에서 점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그동안 사용했던 ‘록산느의 탱고’와 ‘종달새의 비상’ 등 서정적인 분위기를 털고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브라이언 오셔 코치,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함께 빠르고 경쾌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바꿀 계획. 이번 전지훈련에서 허리 물리치료와 함께 하루 5∼6시간 이상 체력 및 빙판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인 김연아는 “기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트리플악셀(공중 3회전반) 연마에 대해선 “완전한 몸 상태가 되기 전까지 시도할 생각이 없다. 현재로선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정말 필요할 때 시작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강남·송파·서초 등 아파트값 심리적 지지선 붕괴

    강남·송파·서초 등 아파트값 심리적 지지선 붕괴

    이모(38·회사원)씨는 요즘 떨어지는 집값 때문에 편두통까지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신당동의 아파트를 팔고 은행 대출을 더해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34평형을 13억원에 장만했다. 주변 환경이 좋아 앞으로 강남의 중심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다소 무리를 하고 이사를 했다. 중심축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높을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현재로서는 ‘상투’를 잡은 셈이다. 재건축 추진 전망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8일 현재 집값은 10억 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잠실주공5단지 34평형 13억서 10억2000만원으로 올들어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강동 등 종전의 인기 지역에서는 싼 값에 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6월1일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 전에 처분을 바라는 매물들이 속출하지만 사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지난해 빚을 내 ‘상투’를 잡고 집을 샀거나 집 늘리기를 감행한 사람들은 특히 좌불안석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아파트 값은 최근 10억 8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1억원대가 무너졌다. 이번주 들어서는 10억 2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추석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말 거래된 최고가는 13억 5300만원이었다. 인근 주변 단지들은 재건축을 끝내고 입주하고 있지만 이 단지는 지난해 3월 안전진단에서 ‘유지 보수’ 판정을 받은 뒤 사실상 재건축을 포기한 상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아파트 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16억원을 호가하던 36평형도 지난주 13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8일 현재 급매물은 8억 5000만원에 나와 있다. 지난해 10월 말 ‘인천 검단 신도시’ 발표와 함께 집값이 10억원대로 올랐지만 그 전 수준으로 안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만 해도 12억원을 넘었던 34평형의 경우 현재 10억 5000만원부터 매물을 고를 수 있다. ●세금 중과·금리인상 이중고 목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양모(41)씨는 지난해 12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27평형을 내놓고 광화문 K아파트 50평형을 은행 대출 등을 받아 12억원에 장만했다. 그러나 로열층인 양씨의 목동 아파트는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8억 2000만원이던 이 아파트의 호가를 6억 7000만원으로 낮췄지만 찾는 이가 없다. 그는 조금 더 깎아주더라도 반드시 팔아야 한다. 올해 연말까지 팔지 못하면 ‘1가구 2주택 세금 중과(重課)’를 적용받는데다 내년부터 돌아오는 원금 상환에 대한 압박까지 받기 때문이다. 맞벌이인 양씨 부부가 매달 갚는 대출 이자는 소득의 50% 수준인 월 300여만원.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모(39·회사원)씨는 6년간 보유했던 일산 아파트(20평형)를 최근 1억 6000만원에 겨우 팔았다. 지난해 11월 말 집을 늘려가기 위해 2억 1000만원을 대출받아 4억 5000만원에 산 일산 K아파트(31평형)에 대한 이자 부담(월 120만원)도 문제였지만 연초부터 내놓은 집이 4개월이 넘도록 팔리지 않아 여간 마음 고생을 한 게 아니다. 최근 간신히 매수자를 만나 한시름 놓았지만 지난해 말 구입한 K아파트는 그때보다 1000만원가량 빠진데다 앞으로 집값이 더 빠진다는 전망이 우세해 여전히 뒤통수가 얼얼한 기분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강북으로 집값 하락세 확산 최근 서울 집값 하락폭이 커지는 가운데 기존에 하향세이던 강남 등 인기지역뿐 아니라 강북과 경기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최근 한 주(4월28일∼5월4일)간 양천(-0.46%), 송파(-0.42%), 강동(-0.30%), 강남(-0.23%), 서초(-0.11%) 등 기존에 빠지던 강남과 인기권역은 물론 광진(-0.11%), 중구(-0.08%), 강서(-0.04%) 등 비(非) 강남권도 떨어지는 곳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들어 집값이 빠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부실을 우려할 정도는 아직 아니라고 말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양천 등 버블 4구의 지난 한 해 집값은 35.53% 오른 반면 올들어 지난 4개월간 집값은 0.95% 내렸다. 양천구(-2.22%)가 가장 많이 빠졌고, 이어 송파구(-1.51%), 강남구(-0.74) 등 순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집값은 당분간 전반적인 하향세를 면하기 어렵겠지만 현재의 집값은 모든 정책이 동원됐을 때의 결과여서 최저점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투자상품인 재건축은 호가 위주여서 낙폭이 크지만 일반 중소형 아파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지역명품의 재발견] 거창 포도

    ‘거창 포도’가 ‘아이스와인(ice wine)’으로 거듭났다. 7일 거창군에 따르면 거창농업기술센터와 포도재배농가 이원재(62·거창읍 정장리)씨가 3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아이스와인 ‘진토’생산에 성공했다. 아이스와인은 여러 가지 과일향이 나면서 부드럽고, 맛이 달콤하기 때문에 스위트와인의 여왕이라고 불린다.1700년대 중반 독일 프란코니아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도 수확 전에 강추위가 몰아쳐 포도알이 모두 얼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이 포도로 와인을 생산했는데 의외로 기가 막힌 맛이 나왔던 것이다. 아이스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 포도알이 얼어야 수확한다. 포도알이 녹지 않도록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에 수확한다. 그래서 아이스와인이다. 진토는 냉동공법으로 양조된다. 거창에서 생산된 포도 ‘캠벨얼리’를 냉동건조실에서 급랭, 영하 15도 이하를 유지하며 당도 22∼24BX가 될 때까지 건조시킨다. 그후 포도알을 으깨어 30일간 발효시킨 후 즙을 짜서 스테인리스통에 넣어 4개월간 숙성시켰다. 이때 2회 이상 여과해 캠벨얼리가 가진 특유의 느끼한 맛을 제거했다. 내년초 출시를 목표로 지난 3월 주류제조 면허를 신청하고, 상표 및 로고에 대한 의장등록도 출원했다. 지난달 14일 마산대학에서 열린 경남 향토음료 경연대회 주류부문에서 장려상을 받아 맛과 품질을 인증받았다. 내년에 우선 2만병(375㎖)을 생산하고 반응을 보면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판매가는 1만 5000원선으로 수입산보다 훨씬 싸다. 수입산은 3만∼10만원선이다. 거창군 관계자는 “내년 초에 선보일 진토는 우리 입맛에 맞는 한국형 아이스와인”이라며 “거창의 명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창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대기업 내비게이션 ‘길’ 잘못 잡았나?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출시했으나 시판 성적표는 변변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지난해 11월 DMB 기능을 갖춘 내비게이션(모델명 LAN-SD460)을 출시했다.이어 삼성전자도 지난 1월 블루투스를 통해 휴대전화와 연동이 가능한 내비게이션(모델명 STT-D370)을 출시했다. 그러나 4월말 현재 LG전자의 내비게이션 판매량은 500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도 4개월간 총 판매량이 5000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차기 모델 출시 계획은 아직까지 없으며,LG전자 역시 하반기에야 신모델을 선보이기로 하는 등 추가 라인 업 확보도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이 월 5000∼2만 5000대 수준을 판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차이가 큰 편이다. 업계에서는 기능 대비 비싼 가격, 기술 장벽,70여개 업체가 난립하는 시장 상황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내비게이션이 60만원대,LG전자는 40만원대인 데 반해 비슷한 기능을 가진 중소기업의 내비게이션은 일반적으로 30만원대 이하에서 판매된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유통 및 마케팅, 신모델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시장 진입 초기부터 발빠르게 대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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