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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은 이미 숙소에서 시작됐다

    어색한 동거, 보이지 않는 신경전…. 축구 한·일전은 이미 숙소에서 시작됐다.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을 앞둔 올림픽대표팀은 9일 오전(한국시간) 4강 신화의 여운이 남아있는 카디프로 돌아왔다. 숙소는 영국과의 8강전 때 묵었던 메리어트호텔. 그런데 일본팀 역시 거의 같은 시간 이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서로 마주쳤지만 분위기는 미묘하다 못해 썰렁했다. 한국 선수들은 1층, 일본은 3층을 사용한다. ‘비무장지대’인 2층은 한국대표팀 관계자와 일본 관계자들이 나눠 쓰게 돼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조별리그 때 함께 뉴캐슬의 힐튼 호텔에 약간 시차를 두고 묵었을 때의 화기애애함은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은 ‘젓가락 우정’까지 섞어 일본을 대했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투숙하면서 첫 식사 때 젓가락이 많이 부족한 걸 보고는 곧 일본팀이 들어올 테니 젓가락을 넉넉히 준비해 달라고 호텔에 요청했다. 홍명보호가 코벤트리로 떠난 몇 시간 뒤 호텔에 도착한 일본 관계자는 예상 외로 젓가락이 많이 남은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한국 선수단이 미리 부탁한 것”이란 얘기를 들은 일본 관계자들은 한국 측에 전화를 걸어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확연히 달라졌다. 눈인사조차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호텔 주방에서는 곁눈질로 서로의 메뉴를 확인한다. 소소한 얘기조차 주위를 살핀다. 낮말은 새가 늦는다던가. 홍명보 감독은 물론,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언론담당인 차영일 대한축구협회 과장 등이 일본어에 능통하다. 더욱이 일본인 이케다 세이코 코치까지 있다. 차 과장은 “일본대표팀엔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우리는 편하게 다니지만 일본은 그게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홍명보와 아이들’ 첫 메달 도전은 계속된다

    ‘꿈의 극장’은 우리의 꿈을 이뤄주는 무대는 아니었다. ‘축구종가’ 영국을 꺾은 한국축구가 거침없는 질주를 4강에서 멈췄다. 8일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골과 다름없던 완벽한 기회를 여러 차례 날렸고, 브라질은 적은 슈팅을 착실히 골로 연결했다. 홍명보호는 2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에 0-1로 무릎을 꿇은 뒤 이어오던 무패행진(14승8무)을 22경기로 마감했다. 한국은 오는 11일 오전 3시 45분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동메달을 놓고 겨룬다. 역시 브라질이었다. 전반 38분 호물루(바스코다가마)가 포문을 열었고, 후반 12분과 19분 레안드루 다미앙(인테르나시오날)이 연속골로 쐐기를 박았다. 네이마르(산토스)는 3골 모두 관여하며 ‘차세대 황제’의 면모를 뽐냈다. 초반 분위기는 우리가 압도했다. 투톱으로 선발 출장한 지동원(선덜랜드)-김현성(서울)이 날카로운 장면을 거푸 만들었다. 골과 다름없는 기회도 두세 차례 나왔고, 페널티킥을 얻을 만한 순간도 있었다. 올드 트래퍼드를 가득 채운 7만여명은 한국의 선전에 파도타기를 하며 들썩였다. 하지만 하늘은 우리 편이 아니었다. ‘배터리’도 말썽이었다. 사흘 전 영국단일팀과 연장까지 가는120분 혈투에 승부차기까지 치른 뒤 카디프시티에서 맨체스터까지 고된 여정을 한 홍명보호는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홍명보호의 추동력인 압박이 헐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초반 좋은 리듬에 득점을 못하면서 몸놀림은 눈에 띄게 둔해졌다.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왼쪽 풀백 김창수(부산)가 부상으로 빠진 것도 수비를 흔들리게 했다. 홍명보 감독은 “아쉽다. 체력이 떨어졌고 집중력도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희망은 있다. 젊은 태극전사들은 브라질전 완패 후 그라운드에 둥글게 모여 결의를 다졌다. 맏형 박주영(아스널)이 “끝까지 뛰는 모습을 보여주자. 아직은 고개 숙이지 말자.”고 후배들을 다독였다. 라커룸에 들어가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아직 안 끝났다. 중요한 경기가 남았으니까 한 번 해보자.”고 의지를 다졌다. 8강 진출이 최고였던 한국의 올림픽축구 역사를 갈아엎은 이들은 첫 메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과의 올림픽팀 전적은 4승4무4패인데 본선 맞대결은 처음이다. 현재 전력은 A대표팀의 짜임새에 뒤지지 않는다. 2년 뒤 브라질월드컵을 목표로 발빠르게 세대교체를 감행한 이유도 있지만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출중해서다. 맨체스터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女배구 4강行… 36년만에 메달 사냥

    女배구 4강行… 36년만에 메달 사냥

    김연경(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런던 얼스 코트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런던올림픽 8강전에서 3-1로 역전승, 4강을 확정한 뒤 1976년 몬트리올대회 이후 36년 만의 메달 꿈을 부풀리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노르웨이, 4년 전 패배 갚아주마

    노르웨이, 4년 전 패배 갚아주마

    다시 노르웨이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결승의 문턱에서 심판의 명백한 오심을 등에 업고 한국 여자 핸드볼에 통한의 패배를 안긴 그 노르웨이를 이번에는 런던으로 무대를 옮겨 만난다. 상황도 4년 전과 빼닮았다. 준결승전. 한국은 이번 올림픽 조별 예선전부터 매 게임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준결승 상대인 노르웨이와는 이미 지난 1일 한 차례 맞붙어 후반 종료 직전 골을 넣으며 27-27 무승부를 만들었고, 또 다른 유럽의 강호 덴마크와는 25-24로 1점 차 신승을 거뒀다. 8강전 상대는 한국보다 세계 랭킹이 6단계 높은 2위의 러시아였다. 선수 평균 신장이 179.8㎝로 한국보다 7㎝ 이상 큰 팀이다. 지난해 12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5골 차이로 완패한 쓰라린 기억 때문에 ‘트라우마’도 우려됐다. 8강전이 열린 8일 런던 올림픽파크 코퍼 복스. 우려한 대로 시작은 불안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후 7분이 다 되도록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한국의 변형 수비가 러시아의 공격을 흔들면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고, 전반을 14-11로 마쳤다. 후반까지 팽팽한 경기가 계속됐다. 종료 50여초를 남겨 둔 상황에서 러시아는 24-23으로 따라붙었고, 종료 신호음이 울리기 직전 한국의 반칙으로 ‘9m 프리드우’ 기회를 잡았다.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이후 골문을 통과한 노르웨이의 슛으로 억울한 패배를 당했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러시아 빅토리아 질린스카이테의 손을 떠난 공은 한국 수비벽에 막혔고, 동시에 경기도 끝났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이날 승리로 1984년 LA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뒤 올림픽 8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988년 서울대회와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는 2회 연속 결승전에서 노르웨이를 꺾으며 금메달을 차지했고, 1996년 애틀랜타와 2004년 시드니에선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오심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땄다. 한국이 메달권에 들지 못한 대회는 역시 노르웨이에 져 4위에 그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 유일하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조은지 기자의 런던 eye] 2년 전 ‘우생순’ 넘자며 울던 아이들 해냈다

    2년 전 크리스마스는 악몽이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나선 여자 핸드볼팀이 카자흐스탄에 져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트로피와 메달, 마스코트 인형을 받으면서도 선수들은 어색하게 웃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20년간 지켜 오던 챔피언 자리를 내준 지 두 달 뒤의 일이다. 설욕하리라 다짐했고, 정상을 되찾으리라 확신했지만 우승을 못 했다. 모두 착잡했다. 강재원 신임 감독이 사령탑에 앉은 지 막 3주가 지났을 때였고, ‘이모’에 가까운 언니들이 떠나고 새파란 젊은피가 ‘대세’로 자리 잡을 무렵이다. 시상식이 끝난 뒤엔 교민집에서 거나하게 저녁을 먹었다. 어차피 대회는 끝났고 회포를 푸는 자리라 분위기는 밝았다. 막내 조효비(인천시체육회)는 트로트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고, 정지해(삼척시청)는 경쾌한 리듬으로 피아노를 쳐 댔다. 선수들은 “다음엔 더 잘할게요. 죄송해요.”라고 눙을 치며 강 감독에게 러브샷을 권했다. 숙소로 돌아와 회의실에 모였다. 6시간 전까지 상대 분석에 열을 올렸던 곳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결과가 바뀔 수 있을까. 선수들은 갑자기 먹먹해졌다. 강 감독이 선수들 앞에 섰다. 진지하고 따뜻한 눈길로 “너희들 정말 잘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선수 구성도 제대로 못 했고 부상도 있었는데 열심히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했다. 하나둘 훌쩍이기 시작했다. 강 감독은 촉촉한 눈으로 “우생순이 뭐냐. 벌써 6년 전 아테네올림픽 때 얘기다. 이제 여기 그 사람들은 없다. 우리가 더 전설적인 팀이 돼 보자.”고 했다. 저녁 자리에서 애써 밝은 척했던 선수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 냈다.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우생순보다 더 전설적인 팀이 되자.”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마다 바짝 쫄았다. 낯선 상대 앞에선 바로 주눅이 들었다. 경험 부족이었다. 그러나 런던에서 만난 선수단은 2년 전 꼬맹이들이 아니었다. 크고 무거운 유럽 언니들을 상대로 부서져라 몸을 던진다. 그러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운다. 이렇게 잘하는 게 너무 신기하고, 서로가 정말 고마워서다. 그렇게 한 경기씩 끝내다 보니 어느새 8회 연속 4강이다. 2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흘린 눈물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강산이 한 번은 변할 동안 한국 여자 핸드볼이 박동 칠 윤활유다. ‘우생순’보다 더 전설적인 팀이 될 것 같냐고? 아시아에서도 벌벌 떨던 꼬맹이들은 이미 ‘전설’이다. zone4@seoul.co.kr
  • 병역 특례 ‘불편한 진실’

    올림픽축구 대표팀이 11일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할 이유로 두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라이벌전이란 점 말고도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이번 대회에 참여한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가 이 한 경기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병역법 시행령에는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선수는 4주 동안의 기초군사교육을 이수한 뒤 3년 동안 해당 종목의 선수나 코치로 활동하면 병역 의무를 끝낸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돼 있다. 브라질전 패배는 한국축구의 첫 올림픽 결승 진출 무산이란 아쉬움을 남겼지만 선수 개개인에게는 선수 생명의 지속성 유지와 해외 진출에 큰 걸림돌로 여겨지는 병역 문제를 해결할 첫 번째 기회를 놓친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11일 올림픽 첫 4강 신화를 일군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으로 돌아가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따내면 선수들은 병역 혜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기성용(셀틱)과 지동원(선덜랜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해외파 선수들은 런던올림픽 폐회와 맞물려 본격화될 여름 이적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한결 넓어질 수 있다. 특히 모나코에서 10년 장기 체류권을 받아 병역 기피 의도가 있었다는 의심을 받은 박주영(아스널)도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한꺼번에 털어버릴 수 있다. 물론, 일본에 지면 희망은 사라진다. 되돌아보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이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특히 현재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홍명보호의 아이들’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4강에서 탈락해 동메달에 그쳤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그 뒤 일각에서는 “병역 문제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 부담감 때문에 몸과 마음이 굳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심지어 “당근으로 내놓았던 병역 혜택이 오히려 독약이 됐다. 혜택에 대한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순수해야 할 스포츠에 병역 문제를 결부시키는 건 어쩌면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지금 런던의 상황은 광저우 때와 비슷하다. 선수들은 “광저우에서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그녀들 투혼, 우리를 울립니다

    그녀들 투혼, 우리를 울립니다

    맏언니 이숙자(31)와 정대영(31·이상 GS칼텍스)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김연경(24)과 한송이(28·GS칼텍스)는 펄쩍펄쩍 뛰며 어쩔 줄 몰랐다. 세계랭킹 15위의 한국 여자배구가 4위 이탈리아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8일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3-1(18-25 25-21 25-20 25-18)로 제압했다. 2004년 아테네대회 예선에서 3-2로 이긴 뒤 무려 8년 만에 거둔 승리다. 1976년 몬트리올대회 첫 메달(동) 이후 36년간 침묵해 온 한국 여자배구는 이로써 8년 만에 다시 밟은 올림픽무대에서 두 번째 메달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의 활약은 여전했고, 끈끈한 수비가 더해졌다. 1세트 후반 세터 김사니를 빼고 이숙자를 넣어 중앙 공격을 살리고 상대 눈을 어지럽힌 게 주효했다. 1세트를 18-25로 내주며 흔들린 대표팀은 2세트 후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시소게임을 벌이다 김연경이 연속 득점하고 상대 범실까지 묶어 2세트를 25-21로 가져왔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3세트 들어 한국을 괴롭히던 시모나 지올리의 이동공격을 김연경이 블로킹한 뒤 황연주(26·현대건설)가 서브 득점을 올려 17-12로 점수 차를 벌린 한국은 센터 양효진(23·현대건설)의 중앙 속공으로 24-20 세트포인트다 만든 뒤 역시 양효진의 속공으로 마침표를 찍어 3세트도 가져왔다. 이후부터는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가 됐다. 블로킹까지 살아났다. 4세트에선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당황한 이탈리아 선수들의 범실이 이어졌고, 한국은 25-18로 또 빼앗은 4세트를 마지막으로 이날 경기를 매조지했다. 김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무지개를 보려면 비를 봐야 한다. 메달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팀이다. 최선을 다하자’고 정신력 무장을 주문한 것이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주포 김연경은 “이탈리아와 8강에서 만난다는 얘기를 듣고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느낌이 좋았다.”면서 “지금 몸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고 준결승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은 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미국과 격돌한다. 김 감독은 “미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승 후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엔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다. 자신감을 갖고 한 번 대들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올림픽과 나 - 권석하] 한국도 영국도 응원하는 아들에게

    런던올림픽 덕분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거창하게는 국가의 정체성과 개인의 정체성 문제였다. 첫딸이 세 살 때 우리 가족은 영국으로 건너왔고, 둘째 아들은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우리말을 쓰고 한식을 먹어도 애들에겐 영국이 더 편하고 정겨운 곳이다. 아이들 대화 도중 ‘우리나라’란 말이 나오면 잘 새겨 들어야 한다. 한국일 수도 있고 영국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애들 마음속에는 두 나라가 같은 비중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둘째가 승승장구하는 한국 팀을 보고 “가슴이 막 뛰어요.”라고 말했을 때 안도와 함께 뿌듯함을 느꼈다. 해외에 살면서 자식에게 한민족의 정체성을 심어 주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둘째와 2년 전 남아공월드컵 중계를 보다가 “넌 한국과 영국이 대결하면 어느 쪽을 응원할래?”라고 물은 적이 있다. 궁금했다. 둘째는 씩 웃기만 했다. 이번 런던올림픽 축구 8강전을 둘째와 함께 지켜보지는 못했다. 해서 저녁에 귀가한 아들에게 다시 물었다. 그랬더니 “당연히 한국 응원했지.”라고 답했다. “넌 평소에 영국을 우리 팀이라고 했잖니.”라고 따지듯 말했더니 아들은 “영국에게 이 경기는 별 거 아닌데, 한국에겐 큰 의미가 있잖아.”라고 했다. “진짜 네 마음은 어떤데?”라고 재차 따지니 조금 생각하다 “아무래도 한국이 이긴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아비가 원하는 답을 해 줬다. 어쩌다 박태환 선수 부모와 누나의 런던 숙소를 주선하게 됐다. 박 선수가 실격한 뒤 판정이 번복되기까지 몇 시간 사이에 아들은 “한국 방송사의 런던 특파원이 박 선수 가족의 거처를 묻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 왔다. 당연히 안 된다고 했다. 그 상황에서는 인터뷰를 할 건지 묻는 것만으로도 결례라고 했다. 그러나 아들은 “그건 아버지 입장이고 난 주소를 알면 얘기를 해 줘야 한다.”며 “아버지는 아버지 입장이 있지만 난 나대로 직업적인 입장이 있다.”고 했다. 그러던 참에 다행히도 판정이 번복돼 부자 간의 의를 상할 일은 없게 됐다. 오늘 브라질과의 축구 4강전에서 울적했던 기분은 이탈리아와의 배구 8강전 극적인 승리에 눈 녹듯 사라졌다. 2세트부터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시원하게 이겨 줘서 우리 여자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한국 응원단이 보이지 않았다. BBC 카메라는 관중석에서 대형 태극기를 광적으로 흔드는 세 남녀를 포착했다. 낯익은 얼굴들이다. 일본인 남편을 둔 미국 국적의 교포 부인, 그리고 조선족 교포 여성. 국적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셋은 모두 열심히 한국을 응원하고 있었다. 도대체 올림픽은 뭐고, 또 거기에서 국가란 뭐란 말인가. 런던거주 컨설턴트 johankwon@gmail.com
  • “부담 크지만 日은 깬다”…‘金’못잖은 혈전

    “부담 크지만 日은 깬다”…‘金’못잖은 혈전

    축구 경기가 원래 비장하기 마련인데 일본전은 더더욱 그렇다. 첫 메달을 향한 투지 만큼이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향한 승부욕이 들끓고 있다. 향후 10여년 두 나라의 축구를 짊어질 젊은 선수들이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자존심을 건다. 홍명보 감독은 8일 브라질과의 준결승을 마친 올드트래퍼드에서 “(동메달 결정전은) 좋은 마음으로 후회 없이 하고 싶다.”는 담백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전통적으로 패싱게임을 한다. 미드필드 싸움이 중요한데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 감독은 또 “런던올림픽 본선 처음으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 기성용(셀틱)과 발을 맞추게 했는데 많이 삐걱거렸다.”면서“(원래 멤버인) 박종우(부산)가 돌아오면 중원 수비에서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 감독이 꼼꼼하게 전술을 얘기하는 사이 김태영 코치는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고 알 듯 모를 듯한 웃음을 흘렸다. 선수들과는 살짝 온도 차가 있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젊은 태극전사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타도 일본”을 외쳤다. 주장 구자철은 “아무리 강한 각오를 내뱉는다 해도 말로 표현이 안 될 것 같다. 더 강하게 정신 무장을 해서 반드시 일본을 꺾겠다.”고 했다. 골키퍼 이범영(부산)은 “일본에는 못 진다.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기필코 막아내 승리한다.”고 눈을 빛냈다. 특히 기성용은 한·일전에 쏟아지는 관심과 긴장을 즐기는 눈치였다. 그는 “일본전은 항상 부담이 크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겠나. 이럴 때 이긴다면 금메달 딴 것 못지않게 기쁠 것 같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한·일전에서 지면 4강까지 올라온 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전·현 J리거들의 분석(?)도 이어졌다. 정우영(교토 상가)은 “일본은 점유율이 높지만 한 방이 없다. 우리 조직력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장담했고,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은 “일본은 짧은 패스 위주의 조직적인 팀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이긴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오미야에서 활약했던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일본은 브라질, 영국 정도로 강한 팀은 아니다. 멘탈이 약하다.”고 지적했고, 세레소 오사카에서 뛴 김보경(카디프시티)은 “세레소의 기요다케를 조심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맨체스터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한국팀 페널티킥 찬스 두번 심판들이 그만…

    한국팀 페널티킥 찬스 두번 심판들이 그만…

    “한국의 페널티킥을 선언할 만한 찬스가 두 번이나 있었다.” 외신들은 7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축구 4강 브라질전서 0-3 완패한 한국 축구팀에 대해 페널티킥 찬스에서 심판의 휘슬이 울리지 않은 것은 불운한 일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주앙의 발이 지동원의 얼굴에 닿았지만 페널티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발을 높이 들어 지동원의 헤딩 슈팅을 저지한 브라질 수비수의 위험한 플레이를 지적했다. BBC는 후반 3분 김보경이 넘어진 데 대해서 “산드로가 김보경을 방해했지만 한국이 페널티킥을 받지 못한 것은 불운한 일”이라고 했고, 축구 전문 사이트 ‘골닷컴’은 “김보경이 산드로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 판정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심판 판정의 불운 외에 초반 기회를 못살린 것이 최강 브라질 벽을 넘지 못한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 방송은 7일(현지시간) “홍명보 감독의 팀이 올드 트래퍼드에 모인 6만9389명의 관중으로부터 격려를 받았다.”면서 “시작 단계에서 게임을 지배했지만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고 보도했다. 지동원과 김현성이 초반부터 좋은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잡았지만 선제골을 넣지 못해 경기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고 BBC는 분석했다. AP통신은 “브라질이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이른 시간에 가장 인상적인 득점 기회를 잡은 팀은 바로 한국이었다.”라며 브라질이 한국의 공격을 막느라 애를 먹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국은 초반 브라질에 전혀 압도되지 않고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나갔다.”며 지동원과 김현성의 움직임이 브라질 수비진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브라질이 한국의 강한 압박을 견뎌낸 이후 완벽하게 주도권을 빼앗아오자 한국의 기세가 시들해졌다.”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축구,한국전 공격 루트 찾아보니

    日축구,한국전 공격 루트 찾아보니

    한국 축구의 맞수인 일본은 사상 두번째로 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에 도전한다. 4강에서 만난 멕시코에 1-3으로 패배해 브라질에 0-3으로 진 한국과 11일 새벽 3시45분(한국 시간)3·4위전에서 만나게 됐다.  일본은 올림픽 축구에서 3위 성적을 올린 적이 있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축구 남자 3·4위전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일본과 많은 대회에서 마주치며 ‘미운정’을 쌓아 왔지만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마주친 것은 처음이다. 같은 아시아 지역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하면 올림픽 조별리그에서는 다른 조에 배정되는 것이 보통이고 올림픽에서 동시에 8강 이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페인을 1-0으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던 일본은 결국 D조 1위(2승1무)로 8강에 진출해 일약 이번 대회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8강에서는 이집트를 3-0으로 완파했다. 일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는 단 2골밖에 터뜨리지 못했지만 이집트와의 8강전에서는 3골을 쏟아 부었다.  5경기 모두에 출전해 3골을 터뜨린 오츠 유키(보루시아)와 2골을 만들어낸 나가이 켄스케(나고야)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오츠 유키의 중거리포는 위협적이다.  일본은 견고한 수비벽으로 골문을 잠갔다가 기습적인 역습을 노리는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한다. 이 전략으로 조별 리그 3경기와 8강전까지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최강의 우승 후보였던 ‘스페인 함대’의 공격 역시 일본의 골문을 뚫지 못했다. 골 결정력이 부족한 한국은 일본의 수비벽을 뚫을 ‘특단의 대책’을 구상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일본은 빈틈도 보였다. 준결승에서 멕시코에 3골이나 내주며 완패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스 연결이 원할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런던 her story] 인어자매, 아름다운 기적

    [런던 her story] 인어자매, 아름다운 기적

    6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이하 싱크로) 듀엣 예선 자유종목(프리 루틴)이 끝난 순간, 대표팀 관계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박현선(24)-현하(23·이상 수자원공사) 자매가 87.460점을 얻어 전날 규정종목(테크니컬 루틴) 점수 86.700점을 합해 174.160점, 전체 24개조 중 12위에 오른 것. ●등록선수 80명뿐인데… 등록선수가 80명에 불과한 한국 싱크로가 12개 팀이 겨루는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것은 작은 기적이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장윤경(현 싱크로 대표팀 코치)-유나미 조 이후 12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 한국 싱크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 1, 2위를 다퉜다. 하지만 2005년 대표 선발 결과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선수의 이탈로 촉발된 학부모와 대한수영연맹의 힘겨루기와 파벌 싸움으로 침체에 빠졌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베이징올림픽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자매에 대한 기대가 각별하다. 언니가 일곱 살이 됐을 무렵 어머니의 권유로 먼저 시작했고, 곧 동생이 뒤를 따랐다. 둘 다 곧 두각을 드러냈다. 하나부터 열까지 ‘동기화’(synchronized)돼야 하는 종목 특성상 ‘DNA’를 공유한 친자매만큼 좋은 구성도 없었다. 언니가 2003년, 동생은 이듬해 솔로 부문 대표로 뽑혔다. 그리고 2009년 초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재수를 하느라 2년의 공백도 있었다. 둘은 그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2009년 1월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2009년 일본오픈 5위, 이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장윤경-김민정 조가 동메달을 딴 이후 8년 만의 대회 메달이었다. ●4년동안 공부도 미룬 열혈 자매 자매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2009년 14위, 지난해 15위를 기록했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룬 것. 둘 다 런던올림픽 때문에 4년 동안 학업을 접은 상황이라 대회가 끝나면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다. 결국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인어자매’의 어릴 적 꿈을 이룬 것.12년 전에는 선수로, 이번에는 지도자로 결선 진출을 이끈 장윤경 코치는 “싱크로 종목에서는 순위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규정종목에서 13위를 해 같은 등수로 예선을 마칠 줄 알았다.”며 “결선까지 올라 너무 기쁘다.”고 했다. 김경선 수영연맹 이사는 “지난 4년 동안 올림픽을 위해 올인해 준 것만으로 고맙다.”며 “싱크로는 나이가 들수록 표현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아기를 낳고도, 30대에도 현역으로 뛰는데 국내 저변이 척박하다 보니 일찍 은퇴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자 하키는 4강 좌절 한편 남자하키 대표팀은 7일 오전 런던 리버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B조 예선 5차전에서 강호 네덜란드에 2-4로 지며 2승3패(승점 6)로 조별리그를 마감,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육상 남자 세단뛰기에 출전한 김덕현(27·광주시청)은 16.22m의 기록으로 11위에 그치며 탈락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홍명보호 브라질 꺾고 은메달 확보한다면 포상금이 무려…

    홍명보호 브라질 꺾고 은메달 확보한다면 포상금이 무려…

    홍명보호가 런던올림픽 축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포상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7일 대한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축구협회의 포상금 규정에 따라 4강에 오른 축구대표팀은 총 8억 5000만원을 확보했다. 4강에 진출해 감독은 6000만원, 선수들은 활약 여부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누어 최소 25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을 받게 된다. 메달을 따면 포상금은 크게 늘어난다. 동메달을 따면 4강 진출때의 두배에 가까운 15억 2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은메달을 따면 동메달보다 6억원이 많은 21억 4000만원, 대망의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에는 31억 3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A등급에 해당하는 선수들은 7000만~1억 5000만원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 감독 등 코칭 스태프도 최소 7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원정 첫 16강을 이룬 국가대표팀에 감독 3억원을 비롯해 선수단 전원에게 45억원 규모의 포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우리 선수들이 푸짐한 포상금과 병역면제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8일 새벽 3시 45분 런던 올드 트래퍼트 경기장에서 열릴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 온 국민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브라질 잔혹사’ 이번엔 끝내나

    ‘브라질 잔혹사’ 이번엔 끝내나

    8일(한국시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에서 한국과 맞붙는 브라질은 지금껏 넘볼 수 없는 성역이었다. A대표팀(성인대표팀) 간 역대 전적 1승4패,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선 1승9패로 밀렸다. 한국과 브라질의 역사적인 첫 만남은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이뤄졌다. 요코하마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경기에서 0-4로 완패했다. 한국은 김정남(현 프로축구연맹 부회장)을 비롯해 정식 국가대표팀을 출전시켰지만, 브라질은 아마추어로 팀을 구성했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간 역대 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당시 두 번째로 올림픽 축구 본선을 밟은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20골을 내줄 만큼 최약체였다. 전지훈련이나 정보수집, 전력분석 등은 사치스럽게만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그 뒤 두 나라 A대표팀은 친선경기에서만 만났다. 그리고 한국이 딱 한 번 이겼다. 1999년 3월 28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후반 45분 김도훈(현 성남 코치)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했다. 당시 브라질대표팀에는 히바우두, 카푸, 콘세이상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했던 터라 한국의 승리에 외신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U20 세계청소년대회에서는 6차례 맞붙었다. 1983년 멕시코대회 4강 신화를 달성한 박종환 사단의 준결승 상대가 브라질이었다. 1-2로 무릎을 꿇었다. 남북 단일팀이 출격한 1991년 포르투갈대회의 8강전 상대도 브라질이었다. 역시나 1-5로 졌다. 박주영(아스널)이 나선 2005년 네덜란드대회에선 0-2로, 기성용(셀틱)과 이청용(볼턴) 등이 출전한 2007년 캐나다대회에선 2-3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또한 징크스는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8강에서 7만여 관중의 광적인 응원과 심판 판정의 이점을 등에 업은 개최국 영국을 짓밟은 한국축구 대표팀에 새 역사를 기대하는 이유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삼바축구 잡고 ‘맨체스터의 기적’ 쓴다

    삼바축구 잡고 ‘맨체스터의 기적’ 쓴다

    “내친 김에 브라질까지 잡고 첫 올림픽무대 결승에 오르겠다.”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에서 ‘종주국’ 영국을 제물로 사상 첫 4강 진출을 일궈낸 홍명보호가 이번엔 월드컵 5회 우승의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맨체스터의 기적’에 도전한다. 8일 새벽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올림픽축구대표팀은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브라질과 대회 결승행을 다툰다. 앞서 대표팀은 카디프를 떠나 3시간 40여분의 버스 이동 끝에 6일 새벽 숙소인 맨체스터 매리어트 워슬레이파크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브라질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남미를 대표하는 전통의 축구 강국. A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1승4패로 열세다. 올림픽에선 1964년 도쿄대회에서 딱 한 번 만난 조별리그 2차전에서 0-4로 크게 졌다. 그러나 홍 감독은 “몸은 비록 지쳤지만 정신력만큼은 새 나갈 틈이 없다.”며 당당히 맞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홍 감독은 조별리그부터 써온 4-2-3-1 전술을 그대로 가동할 예정이다. ‘베스트 11’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브라질의 측면 공격이 워낙 강해 영국전 선발 투입으로 짭짤하게 재미를 본 지동원(선덜랜드) 대신 수비력과 기동력이 좋은 김보경(카디프시티)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골키퍼는 정성룡의 부상 상태에 따라 영국전 승부차기의 ‘영웅’ 이범영(부산)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은 선수들 이름값만으로도 부담스럽다. ‘제2의 펠레’로 칭송받는 네이마르(산투스)를 비롯해 하파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티아구 시우바(파리 생제르맹),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최전방 공격수인 디아망(인테르나시오날)은 올림픽 본선 4경기에서 4골을, 네이마르는 페널티킥 1개를 포함해 3골을 꽂을 만큼 화력이 무시무시하다. 그러나 4-2-1-3의 변형 포메이션으로 공격력을 극대화한 브라질에도 약점은 있다. 개인플레이는 뛰어나지만 팀의 조직력이 떨어지면 포백라인에 구멍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4경기 연속 3골을 쏟아내면서도 5실점한 게 그 방증이다. ‘최고의 공격력에 최악의 수비력’이라는 브라질 취재진의 조롱 섞인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풀백자원은 공격과 수비 능력을 겸비했지만 상대적으로 중앙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들은 우리와 겨뤄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결국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달렸다. 기성용(셀틱),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박종우(부산) 등 중원 자원에게 잔뜩 기대를 거는 이유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홍명보 “빈틈 없는 정신력으로 불리함 극복”, 메네제스 “90분내내 역동적… 한국, 준비 잘된 팀”

    홍명보 “빈틈 없는 정신력으로 불리함 극복”, 메네제스 “90분내내 역동적… 한국, 준비 잘된 팀”

    “관건은 컨디션이다.”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4강 결전을 이틀 앞둔 6일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홍명보 한국 감독과 마누 메네제스 브라질 감독은 모두 90분 내내 뛸 수 있는 체력과 컨디션 회복을 강조했다. 다음은 두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를 앞둔 소감은. -홍명보(이하 홍) 선수 개개인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다. 남은 기간 (상대 공격을) 잘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메네제스 한국은 굉장히 준비가 잘 된 팀이다. 90분 내내 역동적인 경기를 펼치는 팀이다. 결승으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매우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이다. →네이마르는 어느 정도 급의 선수라고 보는가. -홍 영상밖에 못 봤다. 좋은 선수인 것은 사실이다. 그 선수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크해야 한다. 적절하게 밸런스를 맞춰서 수비적인 형태를 취할 것이다. →한국팀의 장단점은. -메네제스 전술에 관한 것이어서 상대팀의 장단점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국처럼 강한 팀이 올라오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은 팀 전체가 열심히 뛴다. →선수 컨디션은. -홍 브라질 선수들보다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몸은 피곤하지만 다른 에너지는 높은 상태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과 자신감, 그리고 겸손함으로 브라질전을 준비하겠다. -메네제스:조별리그와 8강전을 치르면서 100%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우리도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이젠 15-5 도전…한국 金 10·종합10위 달성

    한국이 초반 부진을 씻고 쾌조의 메달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개막 첫날 기대를 모았던 수영 박태환과 남자 양궁 단체, 펜싱 남현희 등이 ‘금 사냥’에 실패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대회 반환점에 이른 6일 현재 전통의 효자 종목인 유도(2개)와 양궁(3개)은 물론 신흥 강세 종목인 사격(3개)과 펜싱(2개)의 눈부신 선전으로 금맥을 이었다. 펜싱 남자 사브르 팀은 동·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을, 50m 권총의 진종오는 대회 10번째 금을 선사했다. 한국은 당초 기대치인 ‘10(금 10개 이상)-10(종합순위 10위 이상)’을 일찌감치 달성했다. 7일 0시(한국시간) 현재 은 5개, 동 6개도 보태 개최국 영국(금 16, 은 11, 동 10)에 이어 종합순위 4위다. 한국의 금빛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회가 엿새나 남은 데다 절대 강세 종목인 태권도 등이 버티고 있어 기대를 더한다. 일부에서는 역대 최다 금(13개)을 쓸어 담은 4년 전 베이징대회를 넘어 14~15개의 금으로 ‘톱 5’에 드는 최상의 시나리오까지 그리고 있다. 태권도가 8일부터 ‘황금 발차기’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운다. 이대훈(58㎏급), 차동민(80㎏ 이상급)과 여자 황경선(67㎏급), 이인종(67㎏ 이상급) 등 4체급 출전 선수 모두가 금 후보다. 남녀 4체급씩 모두 8개의 메달이 걸려 있지만 특정 국가로의 메달 쏠림을 막으려고 국가당 남녀 2체급씩 4체급만 출전하도록 했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에서 금 3개(은 1), 2004년 아테네에서 금 2개(동 2)를 땄다. 베이징에서는 출전 선수 4명이 모두 금을 챙겨 왔다. 이대훈이 맨 먼저 시동을 건다. 대표팀 막내인 그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제패하고 이번 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황경선은 10일 한국 선수 처음으로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올라 2연패를 노린다. 11일에는 차동민과 이인종이 최중량급에 나란히 출격한다. 차동민도 2회 연속 금메달을 꿈꾼다. 베테랑 이인종은 4번의 도전 끝에 처음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고 ‘한풀이’에 나선다. 여자핸드볼은 8강에서 큰 걸림돌을 만난다. 6일 스웨덴을 32-28로 꺾고 조 2위를 차지한 한국은 7일 8강전에서 A조 3위 러시아와 격돌한다. 러시아는 ‘장신군단’이어서 한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팀. 지난해 12월 브라질 세계선수권에서 24-39로 크게 졌다. 이 고비만 넘으면 브라질-노르웨이 승리팀과 4강전에서 만나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다. 레슬링 금 기대주 김현우(24·삼성생명)는 7일 그레코로만형 66㎏급에 출전한다. 올림픽 경험이 없는 게 흠이지만 최근 기량이 급성장해 주목된다. 2009년과 지난해 세계선수권,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이란의 아브드발리가 강력한 맞수로 꼽힌다. ‘홍명보호’도 금 레이스에 한몫할 기세다. 올림픽 사상 첫 4강을 일군 남자축구가 8일 브라질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브라질은 대회 최강으로 꼽히나 결코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브라질을 잡으면 일본-멕시코전 승리팀과 결승을 치르게 돼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 한편 레슬링 간판 정지현(삼성생명)은 6일 열린 그레코로만형 60㎏급 8강전에서 비디오 판독 끝에 하산 알리에프(아제르바이잔)에게 0-2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열린 84㎏급 이세열(조폐공사)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육상의 정혜림도 여자 100m 허들 예선에서 13초 48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런던올림픽 오심을 바라보는 자세/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런던올림픽 오심을 바라보는 자세/문소영 문화부 차장

    “힘없는 나라의 백성은 어디 가도 서러움을 받는다.” 충남 부여군의 한 음식점에서 머리카락이 하얀 노인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보던 신문을 옆으로 밀어놓았다. 그는 이제 주방에서 막 가져온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콩나물 국밥을 먹을 참이다. 아마도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수영 자유형 400m 예선에서 1등을 하고도 심판의 오심으로 실격처리됐다는 기사와 유도 남자 66㎏급 조준호가 8강에 올랐지만,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판정패해 억울하다는 식의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을 것이다. 아침 시간이라 식당에는 식사 팀이 두 팀밖에 없었고 그 노인의 발언은 귀에 쏙~ 들어왔다. 귀에 쏙 들어온 이유는 맞장구를 치려는 마음이 생겨서가 아니었다. 뭔가 어색하다고 느껴진 탓이다. 88서울올림픽 때 미국의 로이 존스 주니어가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한국의 박시헌에게 판정패당했던 것은 미국이 힘없는 나라였기 때문이었나? 뭐 이런 생각이 느닷없이 튀어올랐다. 여름 휴가지에서 TV 생방송을 더 열심히 챙기고, 박태환의 실격 동영상이 스마트폰으로 무제한 반복 제공되면서 왜 ‘실격’ 판정이 내려진 것이냐며 의아해했지만, 오심의 이유를 힘없는 나라의 백성 탓이라고는 떠올려보지 않았다. 또 10대인 청소년 여행 동반자는 박태환에게 실격을 선언한 심판이 중국계라는 루머가 카카오톡으로 물밀 듯이 쏟아지자, 중국을 비난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고질적인 불화를 재현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을 못했다. 70세 안팎으로 보이는 그 노인과의 나이 차이를 가늠해 보고, 서로 살아온 세상이 다르고, 경험이 다른 만큼 생각도 다르겠구나 했다. 40대인 소설가 김연수는 최근 펴낸 에세이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70대인 그의 아버지가 국가대항 축구경기를 결연한 표정으로 보다가 우리나라가 선제골을 먹으면, 보던 TV를 끄고 결과를 더 돌아보지도 않은 채 돌아누워 힘없는 목소리로 “졌다, 졌어.”라고 했다고 써놓지 않았던가. 다른 한편으로 언론들이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라는 트라우마를 불필요하게 자극한 것은 아닐까 하는 분석을 해봤다. 휴가지에서 돌아와 여러 신문을 펼쳐놓고 비교해 보니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들은 한국이 세계 15위 수준의 교역국가이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로 국격이 높아졌다는 식의 불편한 자랑을 늘어놓다가도, 스포츠에서 과도하게 피해의식을 조장하곤 한다. 일제강점기나 1950년 한국전쟁 직후부터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어야 하던 1960대, 아니 최근까지도 국가대항 스포츠는 그저 스포츠가 아니라 전쟁에 가까운 것이고, 그렇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인들은 달라졌다. 언론이 찌질하게 100년 전 사고로 뒷북을 때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모태범·이승훈·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우리는 올림픽 금메달에 대해 제법 쿨해졌다. 권투니 레슬링이니 하는 격투기 종목만이 아니라, 이른바 선진국형 금메달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먹고살 만해진 결과가 스포츠에도 반영됐다고 흐뭇해했다. 금메달에만 환호하지 않고, 은·동메달에도 환호했다. 2~3년 전처럼 스포츠를 스포츠로 즐기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가 경기의 승패나 금메달에 집착할 때는 주로 정치적으로 핍박을 받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스포츠를 통해 위로받고자 하는 강력한 욕구가 생길 때였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 불황이니, 애그플레이션 우려니, 깡통 아파트 속출, 자녀 진학 등의 고통과 불안이 금메달이 추가될 때마다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다행인 것은 올림픽 축구팀이 런던올림픽의 주최국인 영국의 텃세를 극복하고 최초로 4강에 올라갔고, 6일 현재 한국은 목표 금메달 10개를 획득했다. 이제 나머지는 덤이니 편히 즐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생선을 뼈만 남기고 다 먹어 치울텐가/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생선을 뼈만 남기고 다 먹어 치울텐가/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시대적 소명의식이란 자기 시대를 살면서 현실을 바르게 보고 내면의 성찰을 통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를 짚어 나가는, 일련의 깨어 있는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각자의 삶 속에서 부딪히는 안팎의 현상들에 대한 일종의 주관적 소신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소명의식의 발현은 주어진 역할 속에서 자기 몫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마음자세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자칫 능력 등 우월적 차별의식을 정당화하는 데 집착할 경우, 사회는 집단적 이기주의로 흘러 극심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그래서 소명의식은 무엇이 모두에게 가장 이로운 공약수인지를 분별하는 마음가짐에서 출발돼야 한다. 소명의식의 필요성은 주변상황을 살펴 현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고 생존문제를 해결하며 미래의 자신과 후손들까지 아우르는 데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역량을 물질적 풍요의 극대화에 전력투구해야 했기 때문에 소명의식을 잊고 살았다. 경제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물질이 객관적 판단기준이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많은 물질을 구하는 데 목숨을 걸고 있다. 마치 물질의 도움 없이는 더 이상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중증환자의 병색이 완연하다. 썩어가는 환부를 도려내고 다시 건강한 소명의식으로 이식시키는 것이 시급해졌다. 어떤 소명의식이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것일까? 국민들 각자의 내면을 보면, 과거와 달리 무한적이고 무차별적인 복지를 주문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누구도 일시에 폭발하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방법은 찾기 어렵다.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평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공평한 마음이야말로 작고 적음에도 만족하며 타인을 이롭게 배려하려는 아름다운 미덕이다. 마찬가지로 위정자는 국민이 나라의 근본임을 명심하여 자기의 몸과 같이 돌보겠다는 의지로, 관료들은 다스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본분을 다하는 공복으로, 재벌들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다 같이 고민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간다면 더 이상 바람직한 소명의식은 따로 없을 것이다. ‘무식반어’는 생선을 뒤집어 먹지 말라는 의미로 안자춘추 내편잡상에 나오는 이야기다. 제나라의 경공이 기나라 땅을 여행하다 우연히 얻은 금항아리 속에 무식반어(無食反魚), 물승노마(勿乘駑馬)라고 쓰여진 종이를 보고, 생선은 비린내가 나니 뒤집어 먹지 말라는 것이요, 느린 말은 멀리 가기에 적합하지 않으니 타지 말라는 뜻이니 훌륭한 글귀라고 칭찬하자, 안자는 “그 글귀는 백성의 기운이 다할 때까지 부려 먹지 말며 어리석고 무능한 벼슬아치를 등용시키지 말라는 뜻으로 풀어야 합니다.”라고 답한 데서 연유한다. 아랫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생선을 뒤집어 뼈만 남도록 먹어치우면 백성의 고혈을 착취해서 근본을 갉아먹는 것과 같고, 혈연과 지연 등으로 능력 없는 관료들을 측근에 둘 경우, 위정자의 눈과 귀가 막혀 나라는 썩고 부패하여 멀리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는다는 말이다.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어떤 소명의식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일화다. 요즘 런던 올림픽 승전보에 열대야 속에서도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작은 나라가 당당하게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축구종목에서는 영국이란 종주국을 꺾고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우리의 국력과 국민들의 저력이 여기까지 다가와 있다는 가슴 벅찬 사실에 모두가 놀라워 말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들의 얼굴에서 확연히 묻어나고 있다. 선수마다 메달에 도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확고한 소명의식을 갖고 있음이다. 이렇게 우리의 거대한 역량과 기운을 확인한 만큼, 더 이상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조화롭게 사는 사회를 모색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 모두 올바른 소명의식으로 새롭게 무장하여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작금의 수많은 다툼과 혼란을 용광로처럼 녹여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자.
  • 英언론 “똘똘 뭉친 한국, 경기주도 당연”

    英언론 “똘똘 뭉친 한국, 경기주도 당연”

    “한국은 견고한 응집력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축구 종가 영국의 언론을 비롯한 주요 외신도 한국의 올림픽 첫 4강 진출과 영국 단일팀의 패배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한국 대표팀에는 탄탄한 조직력에 대한 찬사가, 7만 5000여 관중의 응원과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도 진 영국에는 비난이 쏟아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 “오늘의 축구 뉴스는 높이 평가해도 ‘기타 뉴스’ 정도에 실릴 만한 소식”이라고 자국 팀의 4강 진출 실패를 비꼬면서도 “한국은 견고한 응집력으로 경기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이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지붕을 닫은 경기장에서 뛴 것을 고려하면 한국으로서는 시작부터 몹시 어려운 경기였음이 분명하다.”고 한국의 승리에 의미를 더했다. 특히 영국이 2개의 페널티킥 찬스를 잡고도 하나만 성공시킨 데 대해 “콜롬비아인 주심이 영국에 두 개의 페널티킥을 연속 줬는데도 한국은 경기를 차분히 이끌었다.”며 자국에 유리한 판정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영국 최고의 날이 됐을 뻔한(육상 등에서 하루 6개의 메달을 따냄) 이날 너무도 슬프지만 새삼스럽지 않은 4강 진출 무산이란 걸 겪어야 했다.”며 “점유율 면이나 경기 장악력에서 볼 때 한국이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는 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또 “홈 팀에 4분간 두 개의 페널티킥을 선사한 주심의 극적인 개입도 결국 별 소용이 없게 됐다.”며 “첫 번째 핸드볼 파울은 명백했지만, 두 번째 스터리지가 얻어 낸 파울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일은 “영국 스포츠 사상 가장 위대한 날이 축구의 승부차기 패배로 슬프게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승부차기에 능한 홍명보 감독과 그렇지 못한 스튜어트 피어스 영국 감독을 비교하면서 “이번 경기에 앞서 승부차기 연습을 무척 많이 했다. 자신 있다.”는 피어스 감독의 말을 전하며 “그렇게 자신해도 결국은 홍명보 감독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주장 라이언 긱스(맨유)는 AP통신 인터뷰에서 “한국은 18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 이는 우리 팀에 견줘 한국이 준비를 잘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4강에서 맞붙게 된 브라질 대표팀도 긴장하고 있다. 브라질의 주장 티아고 실바는 브라질축구협회(BCF)에 오른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표팀은 엄청나게 뛰며,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체력적으로만 뛰어난 게 아니라 공을 잘 다루고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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