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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어디 갔당 이제 옵데강”… 번호 대신 이름 찾아 74년 만에 귀향했다

    [르포] “어디 갔당 이제 옵데강”… 번호 대신 이름 찾아 74년 만에 귀향했다

    #영정사진 대신 남편사진 든 며느리 부자 상봉시켜… ‘제2본 0023번’ 대신 ‘김한홍’ 이름 석자 찾아 5일 오전 10시 20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 검정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일렬로 줄 서 있고 그 앞에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도착장 출구 문을 응시하고 있었다. 사람들도 무슨 영문인지 의아해하며 덩달아 시선을 모았다. 이윽고 검정 상복을 입은 남자와 고령의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의 손엔 하얀 천에 감싸인 유해함이 들려 있었다. 이는 74년간 생사를 알수 없었던, 행방불명된 4·3희생자 고(故) 김한홍씨의 유해였다. 도외지역 대전 골령골에서 4·3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돼 74년 만에 고향 품으로 귀향하는 순간이었다. 유해함을 들고 있던 남자는 김씨의 손자 김준수씨였고 그 옆 고령의 여인은 고인 김한홍씨의 며느리 백여옥(친정아버지도 함께 행방불명)씨였다. 대전 골령골에 매년 찾아가 제를 지내며 신원이 확인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남편은 끝내 고인의 귀향을 보지 못한 채 2020년 세상을 떴다. 지금까지 발굴된 4·3희생자 유해들은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이름도 없이 ‘번호’로만 남아 봉안돼 있었다. 고인 김씨도 신원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제2본 0023번’으로 남아 있었다. 74년 만에 비로소 고향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이름 석자도 되찾게 됐다. ‘김·한·홍’. 백씨는 살아생전 남편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유해확인과 운구를 위해 전날인 4일 세종추모의집에 갈 때 영정사진(고인은 사진 한장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남편의 사진을 대신 들고 갔다. 고인의 아들인 남편이 너무나 보고 싶어했던 아버지를 사진으로나마 상봉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오영훈 지사 유해 들자마자 “어디갔당 이제 옵데강”이라며 눈물 흘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손자 김씨의 품에 안긴 유해함을 함께 들며 “어디갔당 이제 옵데강(어디에 계시다가 이제야 오셨어요)”이라고 말하자 며느리 백씨는 울음을 터뜨렸고 오 지사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유족과 유해봉환을 위해 나온 관계자들은 운구차로 향했다. 그리고 고향 북촌포구로 서둘러 공항을 빠져 나갔다. 고인의 고향은 제주시 조천면 북촌리. 4·3 당시 26세였던 고인은 4·3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마을에서 떨어진 밭에 숨어 지내다 1949년 1월 말 군에 와서 자수하면 자유롭게 해 주겠다는 소문에 속아 자수했다. 유족들은 자수한 김씨가 주정공장 수용소에 수용된 후 생사를 알 수 없게 됐다. 수형인 명부에는 희생자가 1949년 7월 4일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한 사실이 등재돼 있었다. 운구차가 50분여 달렸을까. 이미 포구 근처에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오는 고인을 맞이하기 위해 동네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유족들은 고인의 유해가 봉환식장으로 들어서자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대전 골령골 발굴유해 신원확인 4.3 희생자 봉환식을 거행했다. 이날 봉환식에는 오 지사와 고인의 유족들, 김창범 4·3유족회장,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 송재호 국회의원, 현길호 도의회 의원, 지역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고인에게 머리숙여 깊은 위로를 전한다. 부디 하늘에서 부자가 웃으며 만나셨기를 기대한다”면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던 평범한 북촌청년은 1949년 4·3당시 무장 군인들이 마을을 포위해 총과 칼을 겨누자 산으로 도망쳤을 뿐이다. 자수하면 살려준다는 말만 믿고 마을로 내려왔으나 주정공장으로 끌려갔고 74년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실종된 지 13년이 지난 후에야 어쩔수 없이 사망신고를 했고 돌아가신 날을 몰라 생신날을 제삿날로 모셔야 했다”면서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했다는 사실도 2002년 4·3행방불명인 신고때 돼서야 알게 됐으며 그 원통함은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고 위로했다. 또한 “아들인 고(故) 김문추 님은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온평생을 바쳤다. 4·3 수형인 명부를 근거로 군사재판 재심을 신청했고, 유해라도 찾으면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2018년에는 DNA도 채취했다”면서 “비록 아버지의 유해를 보지 못했지만, 그 뜻을 손자가 이어받아 통한의 한을 풀어냈다. 대를 이은 노력 끝에 지난 8월 군사재판 직권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했다. 늦었지만 고향에 모시는 것으로 그 먹먹했던 세월에 위로가 되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들아, 바람불 때마다 내가 부르는가 여기거라. 파도칠 때 내가 우는가 돌아보거라 이날 김수열 시인은 고인에게 ‘물에서 온 편지’란 시를 바쳤다. 이 헌시에 참석자들은 모두 숨을 죽여 귀를 쫑긋 세웠다. ‘…아들아, 나보다 훨씬 굽어버린 내 아들아, 젊은 아비 그리는 눈물일랑 이제 그만 접어라. /네가슴을 억누르는 천만근 돌덩이 이제 그만 내려놓아라./ 육신의 7할이 물이라 하지 않더냐./ 나머지 3할은 땀이며 눈물이라 여기거라. /…그러니 아들아. 바람불 때 마다 내가 부르는가 여기거라. /파도칠 때마다 내가 우는가 돌아보거라./ 물결따라 바람결따라 몇자 적어 보내거라./죽어서 내가 사는 여긴 번지가 없어도 살아서 네가 있는 거기 꽃소식, 사람소식/물결따라 바람결따라 너울너울 보내거라. 내 아들아.’ 봉환식이 거행된 뒤 인근 50m거리 골목 고인의 생가에서 노제를 지냈다. 모든 것이 허물어지고 돌집 흔적만 남아 그를 반겼다. 봉환식 이후에는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신원확인 보고회가 개최됐다. 신원확인 보고회를 끝으로 고인의 유해는 4.3평화공원 봉안관 유해함에 봉안됐다. 오 지사는 이날 “제주가 아닌 육지에서 희생자 유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강조한 뒤 “복역중 희생됐지만 행방을 알수 없는 수형인은 유해가 발견되지 않았을 뿐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4·3 수형인 명부를 통해 확인된 행방불명 수형인은 1700여 명 중 이제 한 분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제주도정은 대전 골령골을 비롯해 광주와 전주, 김천 등 4·3 수형인의 기록이 남아 있는 지역에 대한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4·3은 살아있는 세계인의 역사이다.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은 현재진행형인 과제”라며 “앞으로 4·3완전한 해결과 더불어 평화의 4·3정신이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후손된 자로서 소명을 다하겠다. 다시한번 4·3영령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끝을 맺었다.
  • 올해도 예산 불용처리?… 더딘 4·3 보상금 지급에 유족들 애탄다

    올해도 예산 불용처리?… 더딘 4·3 보상금 지급에 유족들 애탄다

    제주 4·3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당초 계획보다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갑)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비로 책정된 제주4·3 희생자 보상금 1810억원중 34.6% 수준인 626억원만 지급됐다. 올해 배정된 보상금은 1935억원으로, 지난달까지 집행된 금액은 1192억원(61.6%)에 머물고 있다. 또한 지급이 결정된 인원도 제주도청 산하 실무위원회에서 심사한 1875명의 72%인 1368명만 지급 결정을 해 당초 계획했던 2100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현재까지 지급이 결정된 인원은 1272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 올해 실무위원회에서 심사를 마친 1441명과 비교할 때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지난해 지급이 결정되지 못한 507명과 올해 심사를 시작하지 않은 169명을 포함하면 아직 676명이 지급 결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작년부터 지급 결정 대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다. 송 의원은 가장 큰 문제로 보상금심의분과위원회의 ‘격월 개최’ 를 꼽았다. 제주 4·3 실무위원회는 올 1월부터 9월까지 총 7차례의 회의를 소집했지만, 보상심의분과위원회는 4번만 개최했다. 격월로 개최하여 심의하다 보니 보상금 지급 결정 인원의 적체가 발생한 셈이다. 송 의원은 “보상금 집행을 위해 전권을 가지고 있는 보상분과심의위원회가 수시로 개최되어 75년을 기다린 유족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보상금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난해처럼 보상금 예산이 불용 처리 되지 않고, 보상금 지급 결정 계획에 차질이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0월 300여명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5년 동안 1만 447명에게 총 9361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 오늘도 ‘탕후루 타령’ 귀염둥이 막내… 통통하니 다 키로 가겠죠?

    오늘도 ‘탕후루 타령’ 귀염둥이 막내… 통통하니 다 키로 가겠죠?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확찐자’(갑자기 체중이 늘어남) 기로에 섰던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다. 번화가 골목마다 2~3개씩 판매 가게가 생긴 탕후루 열풍이 그것이다. 과일꼬치를 설탕과 물엿 등으로 코팅한 음식인 탕후루는 혈당을 빠르게 높여 당뇨와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돼 왔다. 오죽하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탕후루 프랜차이즈인 왕가탕후루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을 정도다. 이미 코로나19 기간 활동량이 떨어진 데다 그때 형성된 생활 습관이 이후로도 지속되면서 최근 10·20대의 비만율은 높아진 상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 제출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비만이 주상병인 10대 이하 진료비는 10억 1496만원으로 2018년의 2억 3381만원에 비해 4.3배 늘었다고 3일 전했다. 2019년 7억 974만원, 2020년 8억 8923만원이던 10대 이하 비만 진료비 총액은 2021년 12억 3505만원으로 급상승했다. 2020년의 등교 연기, 2021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0대 비만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학생 또한 사정은 비슷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건보공단에서 받은 ‘아동·청소년 비만 및 만성질환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으로 진료받은 중학생(13~15세)은 951명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304명에 비해 3배 넘게 중학생 비만 환자가 늘어난 셈이다. 그나마 ‘코로나 확찐자’가 증가한 2021년 1304명에 비해서는 많이 감소한 편이지만 최근 탕후루 유행이 청소년 비만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있다고 신 의원은 밝혔다. 소아청소년기 비만은 생애과정 중 한 시절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질병관리청 측은 “소아청소년기 비만은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신체적 질병뿐 아니라 심리적 문제를 동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외형상 뚱뚱해 보이거나 체중이 늘면 비만으로 규정하지만 실상 비만은 체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질병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어린아이나 소아 때 비만이면 지방세포 수 자체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고, 어른이 된 뒤엔 지방세포 수가 늘기보다 크기가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기 비만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질병관리청 측은 진단했다. 성인이 된 미래가 아니더라도 소아청소년 비만은 당장 여러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자존감을 낮출 수 있고 소화·호흡·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내분비계 호르몬을 교란할 경우 2형 당뇨병이나 성조숙증을 부를 수도 있다. 여학생의 성조숙증은 이른 초경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성인과 다르게 소아청소년 스스로 비만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가족을 비롯한 어른들이 도와줘야 하는 질환이 소아청소년 비만이란 얘기다. 그런데 소아청소년의 체질량지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키가 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살이 조금 찌더라도 “나중에 다 키로 갈 살”이라고 치부하거나 “커서 빼면 된다”는 식으로 에둘러 넘기다 비만 상태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고 제대로 질환을 판단하기 위해선 소아청소년 대상 체질량지수 계산법을 숙지해 두는 게 도움이 된다.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눠서 셈한다. 키 145㎝에 몸무게 37㎏인 여자아이라면 ‘37 나누기 1.45의 제곱’의 식을 세울 수 있다. 계산해서 나온 17.59가 체질량지수인데, 이를 성별·연령별 성장도표에 대입하면 42백분위수가 나온다. 성별·연령별 성장도표에 대입했을 때 체질량지수가 85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 위험군, 95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한다. 정기 건강검진 또는 질병관리청 소아청소년 성장도표 측정계산기를 통해 키와 몸무게로 비만 여부를 알 수 있다.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의 원칙은 성인과 같다. 운동과 신체활동을 늘리고 식사량을 줄이는 동시에 질 높은 식단을 선택하는 것이다. 여기에 비만 치료가 소아청소년의 정상 성장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극단적으로 음식의 양이나 열량을 무조건 제한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매 끼니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과 무기질이 균형을 맞춘 식단을 구성하게 해야 한다. 단순당과 포화지방이 많아 달고 기름지면서 짠맛이 나는 음식을 줄이고 식이섬유와 미세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나 잡곡 등에 익숙해지도록 식사 습관을 들여야 한다. 탕후루처럼 몸에 나쁘지만 유행인 데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먹긴 먹되 자제해서 먹는 훈련이 필요하다. 보건당국은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 눈높이에 맞춰 ‘신호등 식사요법’을 제시했다. 자유롭게 먹어도 좋은 ‘초록군’, 과식하지 말아야 하는 ‘노랑군’, 되도록 삼가야 하는 ‘빨강군’으로 음식을 분류하는 것이다. 초록군에는 녹황색 채소가 포함된다. 노랑군에는 과일과 육류, 생선, 흰 우유, 치즈, 밥, 빵 등이 들어간다. 마요네즈를 사용한 샐러드나 과일 통조림, 튀김, 아이스크림, 과자 등은 빨강군이다. 결국 소아청소년이 즐기는 간식들을 자제시키는 것이 신호등 식사요법의 골자다. 특이점은 현세대 부모들이 성장기 필수 식단으로 여기는 흰 우유·계란·두부, 밥과 빵을 대체할 다이어트 음식으로 여기는 고구마와 감자도 초록군이 아닌 노랑군에 속한다는 데 있다. 과거 필수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완전식품으로 불리던 식품뿐 아니라 지금의 성인들이 다이어트 음식으로 선호했던 구황작물조차 ‘단짠단짠’ 음식에 과다 노출된 소아청소년들에게는 주의해야 할 먹거리가 됐다.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를 위해 먹거리 말고도 부모가 신경쓸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있다. 수면이다. 아이들이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야식을 먹게 될 공산이 큰 데다 성장호르몬이 나올 만큼 질 좋은 잠을 자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질병관리청 측은 “충분한 수면은 아이들의 키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며 6~12세에게는 9시간 이상, 13세 이상에게는 8시간 이상의 숙면을 권했다.
  • “한 게 뭐가 있어 4·3을 벗어나려 하느냐”… 두번의 악몽끝에 쓴 ‘제주도우다’

    “한 게 뭐가 있어 4·3을 벗어나려 하느냐”… 두번의 악몽끝에 쓴 ‘제주도우다’

    # 신간 소설 ‘제주도우다’펴낸 현기영 작가에게 4·3을 듣다 “4·3을 벗어나려고 했는데 벗어날 수 없었어요. 악몽도 꿨다. 고문을 당하는데 보안사(기무사)에서 ‘순이삼촌’ 쓴 것 때문에 고문을 3일동안 당했었는데 그와 똑같은 고문을 당하는 악몽을 두번이나 꿨어요. 고문 주체가 보안사가 아니고 4.3영령들이었어요. 네가 4·3에서 뭐 한게 있어 4·3에서 벗어나려고 하냐며 고문했어요. 그때부터 4·3의 심방(원혼 달래주는, 진혼해주는 역할 무당)이 되려고 했어요. 원혼들이 저승에 가 있는 영혼, 영신들이 하는 말을 지상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무당 역할을 하기로 했어요.” # 4·3은 역사가 돼 본 적이 없다. 왜곡되고 부정되는 4·3은 제주의 역사이고 대한민국의 역사다 ‘순이삼촌’의 현기영(82) 작가가 긴 호흡으로 쓴 ‘제주도우다’라는 필생의 역작을 낸 후 추석을 일주일여 앞두고 지난달 21~22일 제주4·3평화기념관 1층 대강당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북토크쇼에 앞서 제주4·3연구소에서 잠깐 선생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그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이같이 전했다. 이날 선생은 팔순의 나이답지 않게 ‘나이만 조금 더 든’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피부도 사오십대보다 더 고왔다. 눈동자는 노작가 답게 너그러움과 강렬함이 동시에 깃들어 있었다. 인터뷰하는 것도 잊고 염치를 불문하고 작가를 만나기 전 사전예약해 구매한 책에 사인을 부탁했다. 그는 “기자들은 직접 책을 구매하지 않는데 사 줘서 고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선생은 이날 독자와의 만남을 갖기 전부터 자신을 찾아와 준 애독자들에게 일일이 친필 사인하며 흔쾌히 사진 찍어주고 질문에 진정성을 담아 대답했다. 특히 이날 선생은 “제주 4·3은 역사가 돼 본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왈가왈부하고 왜곡하고 부정하는 4·3은 제주의 역사이고 대한민국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대담을 진행한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은 “선생님은 4·3에서 벗어나려고,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나지 못해 4·3은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라고 했다”면서 “나의 삶에 어쩔수 없는, 일생을 같이 할 악연의 벗이면서 자꾸 멀리하려고 해도 끝내는 안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이 책을 쓰는데 4년 정도 걸렸다고 하지만, 가숨에서 녹여내고 그 안에서 발효시키기 까지 10년, 20년이 아닌, 모든 세월을 바쳤다고 생각한다”면서 “필생의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선생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또한 “선생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4·3이 걸어온다’고 할 정도인데 ‘순이삼촌’의 강렬함 때문에 그걸 뛰어넘는 장편이 언제 나올까 항상 궁금했다”면서 “이 책은 마치 10권의 책이 3권의 책으로 4·3을 응축했다 싶을 정도로 큰 울림을 줬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 선생은 “이 책을 쓰는 동안은 단 한번도 악몽을 꾸지 않았다”면서 “그 만큼 즐겁게 썼다. 아마도 책 속의 등장인물들인 젊은 청년들과 혼연일체가 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날 이끌어가는 것 같았다. 그들 속에 들어가 4·3을 살았다”고 글을 쓰던 때의 느낌을 회상했다. #선생의 친필 사인 속엔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수급불류월’이 적혀 있었다 이날 독자들이 평소 감동적이었던 부분, 밑줄 친 문장들을 읽는, 공유의 시간도 눈길을 끌었다. 등장인물들을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독자에 대해 현 선생은 “실상은 많은 사람이 죽었다. ‘따알리아’(등장인물)가 아름답다고 무조건 살릴 수는 없는 거다. 사랑하는 등장인물이 죽어야 하는게 가슴 아팠지만, 현실에선 소설보다 더 아름답고 착한 청춘들이 죽어갔다. 그렇게 죽은 게 4·3의 역사였다”고 진정성을 담아 설명했다. 한 독자는 “제주도민 30만을 죽어도 좋다. 그들이 없어도 우리나라는 돌아간다는 문장이 나올 때 너무 울컥했다”며 “책을 읽으며 진정시키느라 애먹었다”는 얘기도 전했다. 그만큼 독자들은 선생의 신간에 열광했고, 책을 읽는 동안 4·3을 살았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소설의 배경이 된 새콧알할망당 인근에서 태어났다는 독자는 “가족끼리 책을 돌려보면서 80대 후반 노모인 어머니도 하루에 몇쪽씩 읽으며 감동했다”며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작가의 말이 왜 맨 뒤에 나왔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선생은 “책 나온 지 두어달 됐는데 독자들이 뒷부분을 못 읽겠다고 할 정도였다. 너무도 많은 참혹한 유혈에서 그 핏빛의 생생한 묘사를 될 수 있으면 자제하려 했고, 옅게 했는데도 그런 반응이었다”면서 “먼 길을 느리게 걸어갈테니 독자도 그 느린 행보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읽어주기를 바란다”고 권했다. 이날 집에 돌아와 뒤늦게 본 선생의 친필 사인에는 ‘수급불류월(水急不流月)’이란 문장이 적혀 있었다. 강물이 아무리 급히 흐른다 한들 수면에 비친 달의 그림자는 흐르지 않는다는 의미다.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작가가 기자에게 하는 덕담인 동시에 선생 역시 그러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것 같아 가슴이 ‘심쿵’하고 말았다.
  • 서울 중간값 집 사려면 소득 41% 부담…아직 비싸다

    서울 중간값 집 사려면 소득 41% 부담…아직 비싸다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살 때 소득의 40% 이상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면서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도 3분기째 내렸지만 여전히 서울의 집을 사는 것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2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분기 165.2로, 1분기(175.5)보다 10.3포인트 하락했다.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214.6) 이후 세 분기 연속 내림세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사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낮을수록 주택구매 부담이 완화됐음을 뜻한다. 주담대 상환에 가구소득 25%를 부담하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0이 된다. 2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165.2)는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지역의 중간가격 주택을 살 때 소득의 41% 정도를 주담대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으로 여전히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인 40%를 넘는다. 통상 서울의 경우 주택구입부담지수 130~140(소득 대비 상환 비중 33~35%)선을 주택구매가 가능한 적정 수준으로 간주한다. 지난 2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68.0으로 직전분기(71.9) 대비 3.9포인트 떨어지며 2021년 1분기(63.6)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주담대 대출 금리가 4.3%로 전 분기(4.4%)보다 0.1%포인트 떨어졌지만, 가계소득은 같은 기간 585만 4000원에서 598만 5000원으로 2.2%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 정책을 내놓고 대출 금리도 정점을 찍고 내림세로 접어들자 지난해 4분기(81.4) 들어서는 주택구입부담지수 상승세가 꺾였다. 이후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내림세를 지속했지만, 가계대출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내림세가 3분기에도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 21년 만의 AG 금메달 도전 女 탁구 ‘남북 대결’ 펼친다

    21년 만의 AG 금메달 도전 女 탁구 ‘남북 대결’ 펼친다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에 도전하는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레에셋증권)가 결승에서 남북대결을 펼친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 조를 4-1(9-11 11-8 11-8 11-7 11-7)로 제압했다. 1게임을 내주고 시작한 두 사람은 2게임 초반도 끌려갔지만 7-7에서 역전에 성공해 승리하더니 내리 게임을 따내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 승리로 한국은 2002년 부산 대회 남자복식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 이은실-석은미 조에 이어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됐다. 앞서 여자 단식, 혼합 복식, 여자 단체전에서 모두 동메달을 땄던 신유빈이 “이번에는 메달 색깔을 바꾸고 싶다”고 했던 바람이 이뤄지게 됐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북한 차수영-박수경 조가 인도의 수티르타 무케르니-아이히카 무케르지 조를 4-3(7-11 11-8 7-11 11-8 11-9 5-11 11-2)로 꺾으며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이번 대회에서 남북이 결승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전 종목을 통틀어 처음이다. 아시안게임 탁구 결승 맞대결은 1990년 베이징 대회 남자 단체전 이후 33년 만이다. 당시에는 한국이 북한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신유빈은 아직 상대가 결정되지 않았을 때 “(북한이 올라오면) 데이터가 없다 보니 경기를 들어가서 상대가 어떤 스타일인지를 파악해야 해서 그건 좀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누가 올라오는지는 상관 없다. 상대가 누구든 우리 것을 잘하면 경기 내용은 좋게 흘러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북한 선수들은 현지 취재진에 말을 아꼈다. 차수영은 “1등 한 다음에 말하겠습니다”라고, 박수경은 “이긴 다음에 말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역사적인 남북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오후 7시 30분 시작한다.
  • 최원호 감독 “페디 이길 줄 알았나… 8위 사수하겠다”

    최원호 감독 “페디 이길 줄 알았나… 8위 사수하겠다”

    20승에 도전하는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의 대기록을 막은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이 남은 시즌 8위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는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20승과 200탈삼진에 도전하는 페디를 막고 4-3 승리를 거뒀다. 1986년 선동열(당시 해태 타이거즈) 이후 처음으로 나올 대기록의 희생양이 될 수 있었지만 1회부터 페디를 흔들며 삼성 라이온즈를 밀어내고 8위를 탈환했다. 2일 NC전을 앞두고 만난 최 감독은 “우리가 페디를 이길 줄 알았겠느냐”고 웃으며 “선수들이 1회부터 먼저 점수를 내고 페디 투구수를 늘리고 이태양이 잘 버텨준 게 맞물렸다”고 전날 경기를 복기했다. 최 감독의 말대로 페디는 1회에만 24구를 던지며 초반을 어렵게 출발했고 한화에 2점을 먼저 내줬다. NC가 따라붙으며 5회초 3-3까지 만들었지만 페디가 6이닝만 소화하고 동점 상황에서 교체되면서 20승 달성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탈삼진 수도 198개에서 그쳐 다음 경기에서 20승과 200탈삼진을 달성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승리로 한화는 삼성과의 치열한 8위 싸움에서 한발 앞서게 됐다.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생각하면 낮은 순위가 더 좋을 수 있지만 최 감독은 “현장에서는 한 계단이라도 올라가기를 원한다”면서 막판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최 감독은 “순위가 100% 확정될 때까지 저희가 짜낼 수 있는 베스트 전력으로 하겠다”면서 “7위와는 격차가 벌어졌지만 최하위(키움 히어로즈)와 삼성이랑은 순위가 결정된 게 아니다. 최하위는 하면 안 되겠고 현재 순위에서 현실적으로 8등을 사수할 수 있게끔 최대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날 포함 마지막 11경기만 남겨뒀다. 최인호-문현빈-채은성-윌리엄스-최재훈-이명기-박정현-이도윤-이진영이 출격하고 선발은 펠릭스 페냐가 나선다.
  • “두뇌가 멈출 때까지 싸우고 싶다”…아시안게임 e스포츠 한국 첫 금메달 스트리트파이터V 79년생 김관우…“이런 날 올 줄 몰랐다. 40대라도 즐기면서 열심히 연습하면 고수 될 것”

    “두뇌가 멈출 때까지 싸우고 싶다”…아시안게임 e스포츠 한국 첫 금메달 스트리트파이터V 79년생 김관우…“이런 날 올 줄 몰랐다. 40대라도 즐기면서 열심히 연습하면 고수 될 것”

    초등학교 때 학용품 산다고 받은 돈을 동네 오락실 스트리트파이터에 탕진해 부모님께 뚜드려 맞아본 경험이 없는 40대 남성은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 스트리트파이터가 너무 좋아서 30년 넘게 꾸준히 즐기면서 실력을 연마한 40대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e스포츠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연히 이번 대회 한국의 최고령 금메달리스트. 주인공은 1979년생 격투게임계의 ‘고인물’ 김관우(44).김관우는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스트리트파이터V 결승전에서 대만의 동갑내기 라이벌 샹여우린을 세트 점수 4-3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36년 동안 격투게임을 즐겨온 김관우는 이번 대회에 처음 e스포츠 종목의 하나로 채택된 스트리트파이터V의 첫 챔피언에 등극했다. 동시에 한국 대표팀 사상 첫 e스포츠 금메달리스트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김관우는 이날 7년 가까이 고집해 온 캐릭터인 베가를 선택했고 샹대는 루시아 모건으로 맞섰다. 1세트 김관우가 첫 라운드를 내줬지만 2, 3 라운드를 연달아 가져오며 먼저 웃었다. 상대는 루시아로 패한 뒤 2세트에 루크 설리반을 꺼내들었고, 한 번의 라운드도 내주지 않고 2세트를 가져가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김관우는 3세트에서 첫 라운드를 내주고 2라운드를 가져왔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패하며 3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공격적인 플레이로 4세트를 가져오며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샹여우린은 다시 루크에서 루시아로 캐릭터를 교체했다. 심기일전한 김관우는 5세트 첫 라운드부터 공격적으로 밀어 붙였고 3-2 역전에 성공했다. 상대는 6세트 다시 루크를 선택했고, 또 한번 동점을 만들었다. 3-3. 마지막 7세트 김관우는 초반 공격적 플레이로 첫 라운드를 가져온데 이어 두 번째 라운드마저 가져가며 사실 상 세계챔피언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경기 뒤 김관우는 “즐거워서 시작한 게임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게 될 줄 몰랐다”며 “강성훈 감독과 한국 e스포츠협회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관우는 초등학교 시절 동네 오락실에서 50원,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시작했던 격투 게임을 성인이 되어서까지 즐기는 자신이 못마땅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일이면 마음껏 즐기라며 무언의 응원을 해 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가면 (가족들이)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며 “두뇌가 멈출 때까지 게속 격투게임으로 싸워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오락실에서 ‘조그만 게 붙으면 다 이긴다’고 동네 중학생 형들에게 끌려가 혼났을 때가 기억난다”며 “나이 마흔을 넘어도 즐거운 일을 즐기면서 열심히 하면 더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훈 감독은 “김관우가 대회를 준비하면서 전국의 스트리트파이터 고수들이 자원해서 스파링 파트너로 도왔다. 지역에 계셔서 못 오시는 분들은 온라인으로 지원해주셨다”면서 “이번 대회는 한국의 스트리트파이터 애호가들이 모아준 ‘원기옥’을 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FC 온라인 종목의 곽준혁(23·KT 롤스터)이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e스포츠에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선사했다.
  • 금! 금! 금!…체조·펜싱·수영·게임서 환하게 웃은 대한민국

    금! 금! 금!…체조·펜싱·수영·게임서 환하게 웃은 대한민국

    우리나라가 추석 연휴 첫날에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남자 체조의 베테랑 김한솔(서울시청)은 28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기계체조 남자 마루운동 결승에서 14.90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나란히 14.333점을 얻은 장보헝, 린샤오판(이상 중국)이 차지했다. 이로써 김한솔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을 2회 연속 제패했다. 한국 체조 사상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은 1998년 방콕 대회 여홍철, 2010년 광저우 대회 김수면에 이어 이번 김한솔이 세 번째다.김한솔은 출전자 중 가장 먼저 뛰는 약점을 극복하고 대회 2연패를 이뤄냈다. 체조 경기에서는 연기 순서가 무척 중요한 편이다. 심판이 채점하는 종목 특성상 첫 순서 선수에겐 엄격하고, 나중에 연기하는 선수에겐 좀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짙어서다. 김한솔은 “김대은 감독님과 첫 번째 연기부터 경쟁자들을 확실하게 제압하자는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며 “국내 대회에서도 출전자 중 첫 번째로 뛰면 대부분 결과가 안 좋았는데 오늘은 정말 경쟁 선수들의 기를 꺾은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펜싱에서는 세계 최강인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오상욱(대전시청), 구본길, 김정환(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45-33으로 눌렀다.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이로써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 이어 3회 연속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 멤버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2021년 도쿄 올림픽,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단체전 우승을 만들어낸 황금조다. 구본길은 아시안게임 통산 6번째 금메달을 획득,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서정균(승마), 양창훈(양궁), 류서연(볼링)과 함께 한국 선수 하계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 개인전 우승 오상욱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12개의 금메달이 걸린 펜싱에서 6번째 금메달을 따내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4회 연속 이 종목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여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31-34로 져 준우승했다.수영 남자 접영 50m에서는 백인철(부산중구청)이 한국 선수 최초로 이 부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백인철은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접영 50m 결승에서 23초 29의 한국신기록이자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남자 접영 50m는 2006년 도하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됐으며 종전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은 2014년 인천 양정두의 동메달이었다.이어 열린 남자 자유형 800m에서는 김우민(강원도청)이 7분 46초 03의 대회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더했다. 김우민은 이번 대회 계영 800m에 이어 대회 2관왕이 됐다. 또 백인철, 김우민의 우승으로 한국 수영 경영은 역대 아시안게임 단일 대회 최다인 5개 금메달을 수확했다. e스포츠와 바둑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4강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2-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우리나라는 29일 대만과 결승전을 치르는데 중국전이 금메달 획득의 최대 고비로 예상됐던 만큼 금메달 가능성이 크다.e스포츠에서는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도 나왔다. 44세 베테랑 김관우는 스트리트 파이터 V 결승에서 샹여우린(대만)과 숨 막히는 접전 끝에 상대를 4-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부터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가운데, 한국 대표팀이 해당 종목에서 따낸 역사적인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반면 바둑에서 금메달 후보로 꼽힌 신진서 9단은 4강에서 쉬하오훙(대만) 9단에 278수 만에 흑 불계패해 탈락했다. 신진서가 중국 국적이 아닌 외국 프로 기사에게 진 것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예상 밖의 결과였다. 신진서는 3-4위전에서 이치키리 료(일본) 9단에 135수 만에 흑 불계승해 동메달을 따냈다. 신진서를 꺾은 쉬하오훙은 결승에서 커제(중국)까지 따돌리고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북한은 이날 기계체조 도마와 이단평행봉을 휩쓴 안창옥이 금메달 2개를 혼자 따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사격 여자 10m 러닝타깃 단체전에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내는 등 북한은 이날 하루에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우리나라는 28일까지 금메달 24개, 은메달 23개, 동메달 39개로 메달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금메달 90개의 중국이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 3위 일본은 금메달 18개, 은메달과 동메달 30개씩 가져갔다. 북한은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4개로 전날 종합 순위 19위에서 10위로 올라섰다.
  • ‘직장인 병행’ 김관우, 스트리트파이터V로 금메달 영광

    ‘직장인 병행’ 김관우, 스트리트파이터V로 금메달 영광

    격투게임 전문 게이머 김관우(44)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김관우는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스트리트 파이터 V 결승전에서 대만의 샹여우린을 세트 점수 4-3으로 누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아시안게임부터 e스포츠가 정식 종목이 된 가운데, 한국 대표팀이 따낸 역사적인 첫 금메달이다. 앞서 FC 온라인 종목의 곽준혁(23·KT 롤스터)이 동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e스포츠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기록했다. 김관우는 10·20대가 대부분인 e스포츠 선수단에서 유일한 40대이자 최고참 선수다. 김관우는 1990년대 말부터 대전 격투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국내외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는 이른바 ‘고인물’(오래된 고수를 일컫는 게임계 은어) 선수다. 김관우는 2000년대부터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로 주 종목을 바꿨고, 미국에서 열리는 격투게임 종합 국제대회 에볼루션 챔피언십 시리즈(EVO)에 여러 차례 출전했다. 올해 초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종목사인 캡콤이 개최하는 ‘캡콤 컵 IX’ 대회에서 16강에 들었고, ‘2022 캡콤 프로 투어 월드워리어’ 대회에서는 한국 지역 우승 타이틀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카자흐스탄과의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승자조에 편입된 김관우는 싱가포르·일본에 이어 대만의 샹여우린, 린리웨이를 연달아 꺾으며 ‘무패행진’으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e스포츠 전문 게임단에 소속된 프로게이머들이 출전한 다른 종목과 달리, 김관우는 평소 직장생활과 프로게이머 생활을 병행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에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게임 스트리머로 활동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대전 격투 게임은 다양한 캐릭터를 조작해 상대방의 체력을 먼저 0으로 만들면 승리하는 장르의 게임이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올해로 36주년을 맞은 대표적인 대전 격투 게임 브랜드다. 일본 게임사 캡콤이 1987년 처음 출시한 ‘스트리트 파이터’가 원조로, 한국에서는 1990년대 오락실을 풍미한 ‘스트리트 파이터 2’를 통해 잘 알려졌다. 최신 작품은 지난 6월 출시된 ‘스트리트 파이터 6’이지만, 이번 AG는 2016년 나온 전작 ‘스트리트 파이터 V’로 치러졌다. 김관우와 샹여우린은 이날 팽팽한 접전으로 물고 물리는 경기를 펼쳤다. 1세트에서 김관우는 베가, 샹여우린은 루시아를 골랐다. 김관우는 첫 경기를 내줬으나, 남은 두 경기에서 연달아 필살기를 적중시키면서 첫 세트를 따냈다. 샹여우린은 2세트에서 루크로 캐릭터를 변경, 원거리에서 김관우의 베가를 상대로 연달아 견제 기술을 날리고 접근을 막으며 세트 스코어를 1:1로 되돌렸고, 이어진 3세트까지 가져갔다. 김관우는 집중력을 발휘해 다시 4세트를 가져가며 다시 게임을 원점으로 돌려놨다. 5세트는 캐릭터를 다시 루시아로 바꾼 대만을 상대로 콤보 기술을 퍼부으며 승리하며 스퍼트를 올렸다. 하지만 대만은 또다시 6세트를 2경기 연속 승리하며 세트 스코어를 3:3 원점으로 만들었다. 금메달이 걸린 결전의 7세트 경기에서 김관우는 1경기에서 일방적으로 기술을 적중시키며 대만의 기선을 제압했다. 샹여우린은 2경기에서 반격을 노렸지만, 김관우는 침착하게 방어에 성공했고, 지속적으로 상대의 체력을 깎아내며 2경기까지 승리, 최종 금메달을 따냈다.
  • 추석 교통비 급등…1만원으로 휴게소서 돈가스 못 사먹어

    추석 교통비 급등…1만원으로 휴게소서 돈가스 못 사먹어

    최근 무섭게 치솟는 물가 상황에 따라 교통비용도 크게 오르며 올 추석 귀성·귀경길 예상 교통비는 24만 8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만 8000원 증가했다. 휴게소에선 1만원으로 돈가스 1인분도 사먹지 못할 정도로 휴게소 음식값 역시 급등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 귀성·귀경길에 사용되는 예상 교통비용은 약 24만 8000원이다. 물가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연휴기간(22만원)보다 예상 교통비용이 크게 올랐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추석 귀성·귀경길 중 휴게소에 들렀다가 크게 오른 음식값에 놀라 자칫하면 화장실만 들렀다가 휴게소를 빠져나올지도 모른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휴게소 매출 상위 10종 평균 판매가는 6304원으로 2년 전보다 11.2% 증가했다.상승률이 가장 높은 휴게소 음식은 떡꼬치로 3550원에서 4208원으로 18.5% 올랐다. 핫도그도 3804원에서 4443원으로 16.8%나 상승했다. 돈가스는 8984원에서 1만 319원으로 14.9% 증가해 이제 1만원으로는 돈가스 1인분을 먹기 힘들어졌다. 이 외에 우동 11.4%(5884원→6553원), 호두과자 11.1%(4391원→4877원), 비빔밥 10.5%(8504원→9397원), 라면 9.9%(4467원→4911원) 등 휴게소에서 인기 있는 주요 메뉴들의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추석 연휴에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인기 간식을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대상 품목은 호두과자, 떡꼬치(소떡소떡), 핫도그, 어묵바 등이다. 전국 고속도로 184개 휴게소에서 이런 인기간식을 2000~3000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다행히 추석 연휴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는 면제된다. 이날 0시부터 다음 달 1일 자정까지 추석 전·후 4일간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은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임시공휴일(10월 2일)과 개천절(10월 3일)엔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야 한다.국토부는 전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7일간 ‘추석연휴 특별교통대책’을 시행한다. 이 기간 총 4022만명(전년 대비 27% 증가)이 이동할 것으로 관측되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1일 평균 차량대수는 531만대(전년 대비 4.3% 감소)로 예상된다. 귀성은 추석 전날인 이날 오전 10~11시를 가장 선호하므로 귀성길에 나서려면 서둘러야 한다. 귀경은 추석 다음날(9월 30일) 오후 2~3시와 추석 다다음날(10월 1일) 오후 3~4시를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석 연휴기간 92%가 승용차를 이용할 전망이다. 고속도로로 나오는 차량이 늘면서 교통혼잡은 귀성, 여행, 귀경 출발일이 집중되는 추석 당일(9월 29일)과 추석 다음날(9월 30일)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고속도로는 경부선(24.6%), 서해안선(12.1%), 호남선(9.8%) 순이다.도로공사는 이번 추석 연휴기간이 6일로 길어 귀성·귀경객뿐 아니라 나들이객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장거리 운전 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로 인한 졸음운전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당부했다. 실제 최근 5년간 설·추석 연휴 교통사고 사망자 13명 중에 졸음·주시태만으로 인한 사고 사망자가 6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후속차량 운전자가 졸음·주시태만으로 전방의 정차 차량을 추돌하는 2차사고 위험 또한 평상시보다 1.5배 높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사고 또는 고장으로 차량이 정차했다면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개방해 후속차량에 주의를 준 뒤 신속히 가드레일 밖 등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야 2차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추석때 아버지께 무죄 전하겠다”… 군사재판 아닌 일반재판 직권재심 첫 무죄판결

    “추석때 아버지께 무죄 전하겠다”… 군사재판 아닌 일반재판 직권재심 첫 무죄판결

    제주 4·3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으로 첫 무죄판결이 선고돼 20명의 명예가 회복됐다. 제주지방법원 제4-1형사부(재판장 강건 부장판사)는 26일 제주4·3 일반재판 수형인 희생자 20명에 대한 재심사건 선고공판을 열고 전원 무죄 판결을 내렸다. 군사재판이 아닌 일반재판 수형인 희생자들에 대한 직권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영훈 도지사는 이날 제주4·3 일반재판 수형인 직권재심 무죄판결 환영 메시지를 통해 “군법회의 수형인들의 직권재심과 달리, 일반재판 수형인 유가족들은 개별적으로 재심소송을 진행해야 함에 따라 명예회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진실규명을 위해 오랜 시간 최선을 다해오신 유가족에게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억울한 누명으로 형이 확정되어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일반재판 수형인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됐고, 제주는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법무부는 직권재심 청구 대상을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확대했고, 지난 7월 국회에서 일반재판 직권재심 청구를 명문화하는 ‘4·3특별법’개정안이 통과되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일반재판 직권재심 청구대상은 1800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명예가 회복된 일반재판 피해자 20명의 경우 1947년 3월1일 관덕정 앞에서 이뤄진 3·1절 기념행사에 참여했다는 이유 등으로 국가보안법과 법령 제19호, 포고 제2호 위반 등 혐의를 뒤집어썼다. 서귀포시 대정읍 출신인 고(故) 김두규씨는 1948년 남로당 제주도당에 가입한 뒤 대남전단을 부착하고, 폭동 행위를 방조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1949년 8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목포형무소에서 복역 중 행방불명됐다. 제주시 삼양동 출신인 고 황후길씨는 다른 교사와 함께 고학년 아이들을 3.1절 기념행사에 인솔했다는 이유로 1947년 4월 징역 6월, 집해유예 3년에 처해졌으며, 1948년 행방불명됐다. 유족은 “아버지는 자식들이 연좌제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살아왔다. 추석 차례를 지낼 때 아버지 어머니에게 무죄받았다고 전하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종합해 20명 모두 국방경비법 위반죄 등을 저질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고 형사소송법에 따라 20명 전원에게 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 될지 모르나 이 재심 판결로 잘못을 바로잡으면서 형언할 수 없는 고초 끝에 가족과 단절된 채 억울하게 망인이 된 피고인들의 영혼이 안식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4·3직권재심 합동수행단과 제주지검은 지난 2월 22일 회의를 통해 그동안 분리돼 있던 군사재판 직권재심과 일반재판 직권재심을 합동수행단에서 모두 담당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합동수행단은 지난 5월부터 일반재판 직권재심 업무까지 이관받아 진행하고 있다.
  • 대한민국 청년들 입대하면…이런 ‘재래식’ 화장실 씁니다

    대한민국 청년들 입대하면…이런 ‘재래식’ 화장실 씁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입대하면 가장 먼저 가게 되는 육군훈련소의 처참한 화장실 모습이 공개됐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서 훈련소 시설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안에도 신축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다. 지난 2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육군훈련소의 화장실 상태는 2023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노후되고 낙후돼 있었다. 시멘트 바닥에 구멍만 뚫린 이른바 재래식 화장실에 화장지도 그냥 바닥에 놓여 있었다. 물 내리는 설비조차 없어 변기 주변에 남은 오물의 흔적들에서 악취가 올라오는 상태였다. 훈련소 내 다른 시설 역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병사들이 중간에 쉴 공간도 마땅치 않고, 식사는 맨바닥에서 먹기도 한다. 이 때문에 훈련 중에는 화장실을 참고 있다가 생활관에 복귀해서 화장실에 간다는 훈련병들도 많았다. 육군도 구형 생활관과 샤워 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시설을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인구 감소에 따른 신병 교육 수요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며 사업이 취소됐다. 결국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육군훈련소 시설 개선 관련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다. 병역 자원 감소 문제를 무시할 순 없다지만 당장 훈련을 받아야 할 훈련병들의 기본적인 처우가 뒷전이 되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육군은 “사업타당성조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고, 생활관 신축을 위한 예산이 반영되도록 협조 중”이라며 “화장실·세면시설 보수를 내년까지 마치는 등 노후 시설 개선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인권위 “훈련병 인권상황 개선 필요” 육군과 해병대 신병훈련소를 방문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는 낡고 노후화된 훈련소 환경 및 훈련병 처우 전반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육군훈련소와 해병대교육훈련단 방문조사를 실시해 시설 환경과 훈련 지원, 훈련병 처우 등을 두루 살폈다. 조사 결과 육군과 해병대 모두 생활실이 여전히 침상형이고, 1인당 수용면적도 4.3㎡에 불과해 국방부 기준(6.3㎡)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과밀수용 문제가 컸다. 주한미군(10.1㎡), 일본 자위대(10㎡)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공통 개선사항으로는 ▲훈련병 생활실은 국방부 시설기준에 따라 1인당 수용면적 10㎡ 이상 규모의 생활공간 확보 ▲생활관 필수시설 교체주기는 사용빈도를 고려한 노후도를 반영하도록 훈령 규정 보완 ▲수통 개별 지급 ▲군인 등의 진정권 보장을 위한 인권위의 ‘군인권보호관’ 제도 홍보 등이다. 육군 훈련소는 생활 필수시설인 온수·난방 보일러 등 고정설비를 25년 이상 썼지만, 훈령상 교체주기가 30년이란 이유로 한 번도 교체되지 않은 상태였다. 해병대교육훈련단의 화장실 일부 소변기 화장실은 칸막이가 전혀 없는 개방 형태였다. 인권위는 육군과 해병대에 각각 시설물 노후도를 고려해 고정설비를 교체하도록 규정을 개정하고, 소변기 사이 칸막이 설치 등을 개별 권고했다. 인권위는 육군훈련소 훈련장의 열악한 시설 문제도 지적했다. 훈련병에게 지급되는 수통은 30년 이상 교체되지 않았고, 재래식 화장실은 훈련병들도 사용을 꺼렸다. 인권위는 “혹서기와 우천에 대비할 실내 교육장이 없어 한여름에도 땡볕에서 흙먼지를 마셔가며 뜨거운 식판을 무릎 위에 얹은 채 식사를 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훈련장 화장실 전면 교체 및 전천후 실내 교육장 마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 제주 원정서 ‘멀티골’ 서울 이승모, 31라운드 MVP 선정

    제주 원정서 ‘멀티골’ 서울 이승모, 31라운드 MVP 선정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 이승모가 2023 3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서울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어 서울의 3-1 승리를 이끈 이승모를 31라운드 MVP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승모는 전반 40분 박수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첫 골을 넣었고 후반 4분 윌리안의 스루패스를 받아 추가 골을 넣었다. 이승모는 루빅손(울산), 주세종(대전), 윌리안과 함께 베스트 11 미드필더에도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 11 공격수에는 일류첸코(서울)와 이동경(울산)이 포함됐고, 수비수에는 이명재(울산), 조유민(대전), 정승현(울산), 안현범(전북)이 뽑혔다. 베스트 11 골키퍼는 이창근(대전)에게 돌아갔다. 31라운드 베스트 매치는 지난 2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울산 현대의 경기다. 울산이 이동경과 아타루의 득점으로 2-0으로 앞서 가자 수원FC는 오인표와 바우테르손의 연속 골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치열한 공방 끝에 울산 주민규가 결승 골을 넣어 울산의 3-2 승리로 끝났다. 31라운드 베스트 팀은 대전하나시티즌이다. 대전은 지난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김인균, 유강현, 티아고의 득점포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K리그2 33라운드 MVP는 FC안양과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천상무의 정치인이다. 김천은 정치인의 활약으로 4-1로 이겼다. 이 라운드 베스트 매치는 지난 24일 서울 이랜드와 안산 그리너스의 경기다. 후반 종료 직전 윤주태의 결승 골로 짜릿한 대역전극(4-3 승)을 펼친 안산은 베스트 팀에 선정됐다.
  • 74년 전 행방 끊긴 제주 4·3 희생자, 대전 골령골서 찾았다

    74년 전 행방 끊긴 제주 4·3 희생자, 대전 골령골서 찾았다

    제주 4·3 사건으로 인해 행방불명 처리된 희생자의 신원이 74년 만에 대전 골령골에서 확인됐다. 제주도 이외 지역에서 4·3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역인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한 유해에 대해 4·3 희생자 유전자 감식 시범사업을 실시하던 중 처음으로 1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제주시 조천면 북촌리 출신의 김한홍씨다. 김씨는 4·3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마을에서 떨어진 밭에 숨어 지내다 1949년 1월 말 군에 와서 자수하면 자유롭게 해 주겠다는 소문에 속아 자수했다. 유족들은 자수한 김씨가 주정공장 수용소에 수용된 후 아무런 소식을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양정심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은 “고인의 아들은 2018년 채혈했으나 끝내 아버지의 귀향을 못 본 채 2020년 세상을 떠났다”면서 “올해 손자가 다시 채혈해 신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전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 사이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4·3 당시 형무소가 없던 제주에서는 형을 선고받은 이들이 전국의 형무소로 뿔뿔이 흩어져 수감됐는데, 대전형무소에도 300여명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민 재소자 역시 골령골 학살 당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희생자의 유해는 오는 10월 4일 유족회 주관으로 세종 은하수공원에서 제례를 진행한 후 화장해 5일 항공기를 통해 제주로 봉환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이날 고향으로 돌아온 유해에 대한 봉환식을 거행하고, 희생자를 위령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신원 확인 보고회도 개최한다. 제주도 외 지역 유해 1구의 신원이 확인됨에 따라 도내·외에서 신원이 확인된 행방불명 4·3 희생자는 모두 142명이 됐다.
  • 도외지역서 첫 신원 확인… 행불 4·3희생자, 대전 골령골서 74년 만에 귀향

    도외지역서 첫 신원 확인… 행불 4·3희생자, 대전 골령골서 74년 만에 귀향

    제주도외지역에서 행방불명 4·3희생자의 신원이 74년 만에 첫 확인돼 새달 5일 제주로 봉환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생사를 알 수 없던 행방불명 4·3희생자의 신원을 74년 만에 대전 골령골에서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도외지역 발굴유해 4·3희생자 유전자 감식 시범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신원을 확인한 최초 사례다. 대전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 사이에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이번 유해는 2023년까지 발굴된 1441구의 유해 중 1구로 확인됐다. 특히 2021년 A구역에서 962구가 발굴돼 이 가운데 200구가 시료 채취됐으며 지금까지 70구의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한홍(26)씨는 제주시 조천면 북촌리 출신으로 4·3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마을에서 떨어진 밭에서 숨어 지내다 1949년 1월 말 군에 와서 자수하면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소문에 자수하고 주정공장수용소에 수용된 후 아무런 소식을 알 수 없게 됐다고 유족들은 밝혔다. 다만 수형인 명부에는 희생자가 1949년 7월 4일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한 사실이 등재돼 있다. 양정심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은 “유해 상태가 많이 안 좋은데다 부분만 남아있어 매우 안타깝다”면서 “대전으로 끌려간 희생자의 유가족 채혈은 아직도 50%에 불과해 많은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인 아들 김모씨는 2018년 채혈했으나 2020년 사망하자 손자가 다시 채혈한 결과 이달초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됐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영문도 모른 채 타지에서 74년 간 잠들어 있던 희생자를 최고의 예우로 고향으로 맞이할 계획이다.민간인 유해가 임시 봉안된 세종추모의집에 안치된 유해는 새달 4일 유가족, 제주4·3희생자유족회, 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이 배석한 가운데 인계 절차를 거쳐 유족회 주관으로 제례를 진행한 후 화장해 이튿날 5일 항공기를 통해 제주에 온다. 청주공항에서 오전 9시 5분쯤 출발한 유해는 제주공항에 오전 10시 15분쯤 도착하며 고향인 북촌에 귀향해 노제를 지낸 뒤 제주4·3평화공원 봉안관에 안치될 예정이다. 오영훈 도지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대전 골령골 발굴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과 제주4·3 유해 발굴 및 유전자 감식사업과의 연계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면서 “이번에 도외지역에서 행방불명 4·3희생자의 신원을 처음으로 확인하게 돼 무척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도내지역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뿐만 아니라 광주, 전주, 김천 등 도외 행방불명인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사업도 타 지자체 등과 협업을 통해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도외지역 유해 1구의 신원이 확인됨에 따라 신원이 확인된 행방불명 4·3희생자는 총 142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유해발굴은 지난 2006년 제주시 화북천을 시작으로 2007~2009년 제주국제공항, 2021년 표선면 가시리, 서귀포시 상예동 등 도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발굴된 총 413구의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141명이었다.
  • [세종로의 아침] 경제 전쟁과 기업가 정신/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경제 전쟁과 기업가 정신/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한국 경제에 포연이 자욱하다.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다니고 곳곳에서 포탄이 터지는 형국이다. 한창 가열된 글로벌 경제 전쟁의 포성이 요란하다. 물가는 너무 오르고 기업을 경영하기는 갈수록 어렵다는 아우성이 넘쳐 난다. 경제 전쟁의 부상이 속출한다. 이를테면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째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엊그제 밝힌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기업 2만 2962개사의 올 2분기 평균 매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4.3%로, 1분기(0.4%)보다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3.6%로, 전년 동기(7.1%)와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외감기업의 성장성은 악화됐고 수익성은 둔화됐다는 얘기다. 올해 세수는 60조원가량 펑크가 예상된다고 한다. 실적 부진으로 기업이 내는 법인세가 예상만큼 걷히지 않는 까닭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7월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4%로 낮아졌다. 세계 경제는 3.0%다. 한국 성장률이 글로벌 성장률에 한참 못 미친다. 장기화된 경제 전쟁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6년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9월 통화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주택가격배율은 올해 기준 26배로, 주요 80개국 중위값 11.9배를 웃돈다. 집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 보니 결혼도, 출산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78명으로 세계 최저다. 2050년 인구 4000만명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외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중국의 애국적 소비주의 등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경제 전쟁은 한층 격렬해졌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기 쉬운 때가 있었으랴. 오늘날 국제 경쟁력을 가진 우리 기업 대다수는 일제강점기에 창업했다. 식민지 수탈경제를 기반으로 한 일제시대는 한국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억압하고 통제했다. 특정 산업에서는 한국 기업이 아예 발도 내딛지 못하게 틀어막았던 당시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독립 투쟁에 투신하는 것 못지않게” 여겼을까.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이기는 길은 결국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인에게 달려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투자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 “숫자는 모르겠고 그냥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절박함을 표했다.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3대 자동차로 도약시킨 정의선 회장이 로보틱스 등 신사업 분야에 수십조원을 쏟아붓는 것도 기업가 정신의 발로다. 기업가 정신은 기업의 발전을 위해 기회가 보이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정신이다. 그 과정에서 창의성이 나오고 혁신도 따른다. 그 결과 나라에는 세금을, 국민에겐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배 만드는 도크도 없이 ‘미포만 사진과 500원짜리 지폐’로 선박을 수주한 현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일화도 이런 기업가 정신을 상징한다. 기업가 정신이 오늘날 한국이 안은 온갖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완화는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기업가 정신이 최근 쇠퇴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을 옥죄는 규제는 풀리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분위기가 만연한 탓이리라. 그래도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기댈 것은 기업가뿐이다. 경제 전쟁에 패하면 기업뿐 아니라 국가의 장래도 암울해진다. 기업가 정신을 역동적으로 고취하는 건 돈을 쓰지 않고 하는 투자다.
  • 홈에서 맨유 꺾은 바이에른 뮌헨…‘풀타임’ 김민재 평점 6.7

    홈에서 맨유 꺾은 바이에른 뮌헨…‘풀타임’ 김민재 평점 6.7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꿈의 무대’인 UCL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두 시즌 연속 출전했다. 뮌헨은 2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UCL 조별리그 A조 1차전 홈 경기에서 맨유를 4-3으로 이겼다.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경기 초반부터 빌드업의 중심에 섰다. 공을 몰고 상대 진영으로 달려 나가며 뮌헨의 공격 속도를 끌어 올리기도 했다. 전반 8분 상대의 롱 패스가 떨어지는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 미리 헤더로 쳐냈고 전반 13분 맨유가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연결하자 다시 한 번 머리로 걷어 냈다. 김민재는 후반 3분 맨유의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뒷공간으로 침투하자 빠른 스피드로 따라 붙어 공을 라인 밖으로 밀어 내는 등 ‘철벽 수비’를 했다.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6.7점을 줬다. 선발 출전한 4명의 수비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이다.뮌헨은 홈에서 맨유를 상대로 주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전반 28분 레로이 자네가 해리 케인이 뒤로 내준 공을 페널티 라인 부근에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한 게 골망을 가르면서 0-0 균형이 깨졌다. 전반 32분 저말 무시알라가 왼쪽 측면을 뚫고 내준 컷백을 세르주 그나브리가 왼발로 밀어 넣어 뮌헨은 순식간에 2점 차로 벌렸다. 맨유는 후반 4분 만회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맨유 라스무스 회이룬이 페널티 지역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김민재의 다리를 맞고 굴절된 게 골로 연결됐다. 하지만 4분 뒤 맨유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페널티 지역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케인이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뮌헨이 3-1로 달아났다.후반 43분 맨유 카제미루가 문전에서 공을 밟고 넘어진 상황에서도 왼발로 공을 밀어 넣어 한 골 차로 추격했다. 후반 추가 시간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뮌헨의 마티스 텔이 추가 골을 넣자 카제미루는 경기 종료 직전 헤더로 한 골을 더 넣었다. 맨유는 지난 시즌 UCL 출전에 실패해 두 시즌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승 3패로 13위에 그치고 있는 맨유는 UCL 첫 경기에서 ‘전차군단’ 뮌헨을 상대로 끝까지 싸웠지만 난타전 끝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뮌헨은 이날 승리로 대회 조별리그 3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A조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가 2-2로 비기면서 뮌헨이 조 선두로 올라섰다.
  • “국내산 밤꿀 먹으면 면역력이 쑥쑥”… 농진청,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국내산 밤꿀 먹으면 면역력이 쑥쑥”… 농진청,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농진청-한국한의학연구원 공동 연구밤꿀 먹은 쥐, 면역세포 4배 이상 증가밤꿀 속 ‘키누렌산‘ 성분 덕…특허출원국제학술지에 게재…치료식 개발 기반“밤꿀 소비 늘어 양봉 농가에 도움 기대” ‘국내산 밤꿀’이 선천적인 면역력을 높여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 연구로 확인됐다. 향후 치료식 등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과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밤꿀이 인플루엔자 A(독감을 일으키는 유형) 바이러스 감염을 62.6%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밝혔다. 면역 담당 단백질·백혈구 4.3배 이상↑ 농진청에 따르면 사람에게 독감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A에 감염된 일반 쥐는 6일 만에 모두 죽었으나 2주간 매일 국내산 밤꿀(600㎎/㎏)을 먹은 쥐는 60%가 생존했다. 이어 밤꿀(600㎎/㎏)을 먹은 쥐의 혈청과 비장(면역세포 생성 조직)에서 각각 인터페론 베타(바이러스 방어 선천 면역 단백질)와 엔케이 세포(선천 면역을 담당하는 혈액 속 백혈구)의 활성화도를 평가했는데, 그 결과 인터페론 베타는 4.3배, 엔케이 세포 활성은 4.6배 증가했다. 밤꿀이 이처럼 면역력을 높이는 것은 밤꿀에 있는 ‘키누렌산’ 성분 덕분임을 농진청 연구진은 밝혀냈다. 키누렌산은 항산화, 항염, 신경보호 등에 효과적인 신경조정물질로 외부에서 섭취하면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된다. 키누렌산은 밤꿀 ㎏당 1168㎎이 들어있는데 이는 다른 꿀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첨단 면역학’(Frontiers in Immunology)에 게재됐고 농진청은 특허출원을 끝냈다.60㎏ 성인, 티스푼 한 푼이면 면역 효과 국내산 밤꿀이 과학적으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향후 건강기능식품과 치료식 등 국내산 밤꿀의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사람의 경우 면역 효과를 볼 수 있는 밤꿀 복용량은 동물모델에서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었던 양을 60㎏ 성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티 스푼으로 한 스푼(2.9g) 정도라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이상재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밤꿀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검증하고 유효 성분을 밝혀 다양한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밤꿀 소비가 늘어나 양봉 농가의 소득 증대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밤꿀은 꿀벌이 밤나무꽃에서 꿀을 모아 저장해 숙성시킨 꿀로 6월 중순 생산되며 진한 향과 쓴맛이 있어 예로부터 민간에서 피로 해소, 기관지 질환 등에 약처럼 쓰여 왔다. 한국양봉농협에 따르면 국내 밤꿀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2004t 정도로 전체 벌꿀 생산량의 8.6%로 추정된다. 국내 벌꿀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까시아꿀은 아까시꽃에서 유래된 꿀로 맛과 향이 부드러워 감미료로 주로 활용된다.
  • LG 문보경은 맹타, kt 강백호는 부활…AG 명품 내야진 출격 준비 완료

    LG 문보경은 맹타, kt 강백호는 부활…AG 명품 내야진 출격 준비 완료

    LG 트윈스의 문보경과 kt wiz의 간판타자 강백호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면서 강백호-김혜성(키움 히어로즈)-박성한(SSG 랜더스)-문보경으로 이어지는 명품 내야진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문보경이 대투수 양현종을 무너트렸다.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터트린 문보경은 혼자 4타점 쓸어 담으며 LG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5연승을 달린 LG는 2위 kt wiz와의 격차를 6경기 반까지 벌렸다. 2회 초 2사, 문보경은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던 양현종의 직구를 당겨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1점 선제 홈런을 터트렸다. 4회엔 신민재와 오스틴 딘이 안타로 만든 2사 1, 3루 기회에서 다시 양현종을 상대로 승기를 잡는 3점 아치를 쏘아 올렸다. 지난 6일 kt전에서 실책성 수비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눈물을 삼킨 문보경은 이후 10경기 12득점 10타점 타율 0.513으로 절치부심 반전을 만들었다. 이에 LG도 1강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염경염 LG 감독은 전날 경기를 마치고 “타격감이 좋은 문보경이 공격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공격을 주도했다”며 “계속해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강백호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회 말 상대 황동재를 상대로 결승 1점 홈런을 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강백호는 지난 17일 한화전에서도 1회 결승 적시타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지난 6월 몸살, 피로 누적 등 심신이 지쳤다는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한 달 만에 복귀한 강백호는 7월 8경기에서 타율 0.136으로 부진해 다시 휴식기를 가졌다. 이달 5일부터 대타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최근 5경기에선 선발 명단에 복귀해 타율 0.381로 제 모습을 되찾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전날 삼성전에 앞서 “강백호가 타석에서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 대표팀 합류 이전까지 지명타자로 꾸준히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리그 꼴찌 키움 히어로즈에서 9월 타율 0.412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2루수 김혜성, 5경기 연속 안타로 SSG의 공수 중심을 잡는 유격수 박성한도 쾌조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 이정후가 발목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직전까지 내야수들이 리그를 호령하면서 항저우에서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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