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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청노동자에 카톡으로 ‘툭’… 불법파견, 그 험한 일에 내몰았다

    하청노동자에 카톡으로 ‘툭’… 불법파견, 그 험한 일에 내몰았다

    원청→하청 직접 지시 금지됐지만… 용균씨 동료에게 ‘낙탄 제거’ 등 시켜 생전 열악한 작업장 담은 영상도 나와 광화문서 추모객 300여명 ‘행동의 날’ “더이상 청년 노동자를 죽이지 마라”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가 소속된 한국발전기술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된 정황이 공개됐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19일 이 같은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카톡에는 지난 9~11월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노동자 A씨가 태안화력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원청)의 관리자 B씨와 C씨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받은 내용이 담겼다. ‘파견 근로자 보호법’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것을 ‘불법 파견’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카톡 캡처 이미지에 따르면 지난 9월 11일 오전 8시 16분 B씨는 A씨에게 낙탄이 쌓여 있는 작업장 사진을 보내며 “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제거 부탁드린다”는 카톡을 보냈다. 1시간 뒤 A씨는 “지금 시작하겠다”고 답을 보냈다. B씨는 같은 달 16일과 10월 29일에도 업무 지시를 내렸다. C씨도 9월과 11월에 A씨에게 “평탄 작업 부탁한다” 등의 카톡을 보냈다. 대책위 관계자는 “발전소에서 일하는 모든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당장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또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열악한 노동 조건을 증명하는 동영상”이라며 용균씨가 생전에 작업장에서 찍은 영상 2개도 공개했다. 지난달 24일과 이달 6일 용균씨가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에 묻은 분진을 닦으며 찍은 각각 7초, 30초짜리 영상에는 낙탄이 튀는 컨베이어벨트와 컨베이어벨트 부품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저녁 용균씨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추모객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행동의 날’ 행사가 열렸다. 대책위와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주최한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너는 나다, 우리는 모두 김용균”, “더는 청년 노동자를 죽이지 마라”,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왜 죽어야 합니까”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용균씨의 직장 동료들과 어머니 김미숙씨도 함께했다. 김씨는 추모 발언을 한 아들의 동료들을 껴안고 위로하며 “오늘도 위험한 작업현장에서 용균이의 동료들이 일하고 있다. 용균이 동료들을 살리고 싶다. 사고가 난 9·10호기가 아닌 1∼8호기도 가동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말로 다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다른 부모들은 겪지 않기를 바란다”며 “돈만을 추구하지 말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행사를 마친 추모객들은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쳤다. 앞서 김씨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개최한 안전사회 토론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향해 “우리가 선출해 나라 살림을 맡긴 당신들은 진실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을 파악하고 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용균씨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노동자와 시민을 죽게 만든 기업은 망하게 만들자”

    용균씨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노동자와 시민을 죽게 만든 기업은 망하게 만들자”

    “가슴이 타 틀어가 터질듯한 느낌입니다. 다른 부모는 꼭 겪지 않길 바랍니다.”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19일 “오늘도 아연실색할 만큼 위험한 곳에서 우리 용균이 동료들이 일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 참사 특조위)가 중구 포스트타워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안전사회 토론회에 참석해 ‘제2의 용균씨’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이렇게 말했다.김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향해 “우리가 선출해 나라 살림을 맡긴 당신들은 진실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을 파악하고 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용균이의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 태안화력발전소 1∼8호기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의 공유정옥 활동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노동자 건강권’이라는 주제로 발언을 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사망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이민호(19)군과 2016년 5월 구의역에서 사망한 김모(19)군 등을 언급하며 “한국 사회 구성원 가운데 가장 튼튼한 이들의 목숨이 노동자의 삶을 시작하자마자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같은 우리 일터에서는 청년이든 고령 노동자든 죽고 다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제와 시혜, 노동력 관리로서의 안전 보건이 아니라 인권으로서 노동자의 건강권이 필요하다”면서 “노동자들에게 작업장의 유해·위험 요인들을 알권리, 위험한 작업을 회피하거나 안전 관련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치료하고 재활할 권리, 노동조합을 조직할 권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어머니 김씨는 이날 발제자와 토론자의 발언을 경청했다. 특히 “유엔 인권조사관이 삼성전자의 작업환경보고서와 관련해 정보를 내놓지 않고 일을 시키는 것은 사기, 기만, 착취, 강제노동이라고 했다”, “노동자와 시민을 죽게 만드는 중과실을 낸 기업은 망하게 만들자”, “인명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사고가 나도 괜찮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관리감독 기관은 노동자가 죽는 게 큰일이 아니라 기업이 멈추는 게 더 큰일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등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방탄소년단, 텀블러 최고 인기 케이팝 아티스트… 걸그룹 1위는 레드벨벳

    방탄소년단, 텀블러 최고 인기 케이팝 아티스트… 걸그룹 1위는 레드벨벳

    방탄소년단(BTS)이 올해 SNS ‘텀블러’에서 태그로 가장 많이 사용된 케이팝 아티스트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는 29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 엑소, 스트레이 키즈가 2018년 텀블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케이팝 아티스트로 군림했다’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2018년 ‘텀블러’에서 가장 활발히 언급된 케이팝 아티스트 30팀을 소개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엑소(EXO),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갓세븐 등이 1위부터 5위까지의 순위에 차례로 올랐다. 전체 30위까지 중 남성그룹이 19팀 포함됐다. 레드벨벳(8위), 블랙핑크(10위), 트와이스(11위), 이달의 소녀(13위), 마마무(25위) 등 8개 걸그룹도 순위에 들었다. 솔로 가수로는 태민(17위)과 현아(24위)가 이름을 올렸다.빌보드는 “루키 그룹인 스트레이 키즈와 이달의 소녀가 이 리스트에서 가장 두드러졌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리스트에서의 순위 변동과 함께 30위까지의 순위를 공개했다. 1. 방탄소년단(BTS)2. 엑소(EXO)3. 스트레이 키즈 (new)4. 세븐틴5. 갓세븐(GOT7) (-2)6. 몬스타엑스 (-1)7. 샤이니 (-1)8. 레드벨벳 (+2)9. NCT 127 (-1)10. 블랙핑크 (-3)11. 트와이스 (-2)12. NCT Dream (+3)13. 이달의 소녀 (new)14. NCT U (new)15. 아이콘 (+4)16. 빅스 (-5)17. 태민 (new)18. 데이식스(DAY6) (-4)19. 종현 (new)20. 슈퍼주니어 (+4)21. 워너원 (-8)22. 빅뱅 (-5)23. B.A.P (-11)24. 현아 (new)25. 마마무 (-7)26. 여자친구 (-6)27. 소녀시대 (-11)28. 에이스(A.C.E) (new)29. EXID30. 비투비 (-3)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운세’까지 청와대에 보고한 경찰…공유한 기무사

    ‘박근혜 대통령 운세’까지 청와대에 보고한 경찰…공유한 기무사

    경찰청이 박근혜 정부시절 역술인들의 ‘대통령 운세’와 ‘국정 점괘’를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한겨레에 따르면 경찰청이 작성한 ‘역술인들의 향후 국정 전망 보고’를 기무사가 2014년 9월 입수해 당시 이재수 기무사령관에게 보고했다. 해당 역술인은 박 전 대통령의 당선과 세월호 참사를 예견했던 이들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이 작성한 이 보고 문건에는 “2014년 갑오년은 ‘청마의 해’로 큰 나무에 불이 붙은 격이어서 국운이 매우 좋거나 나쁠 수 있는 극단적 운세”라며 “음력 3월에는 백호살(불의의 재난)까지 들어 물과 불로 인한 사고가 잦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지의 기운을 타고난 VIP의 좋은 사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으며, 10월 이후에 국운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쓰여 있었다. 그해 4월16일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고, 이를 ‘백호살’ 탓으로 돌린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문건에는 또 역술인들의 정치·경제·사회 등의 분야 관련 훈수도 담겨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정치 분야는 차츰 안정 국면에 진입하고, 외교·안보는 북한 내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남 도발이 우려된다”, “경제 분야는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게 되며, 사회 분야는 추가 대형사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를 촉구한다”고 전망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VIP께서 작년부터 삼재에 드신 만큼, 위해·건강(간·신경계) 및 측근 비리 등에 더욱 유의하실 것도 당부”한다고 적었다. 경찰은 청와대에 이같은 역술인 전망을 올리고, 방첩기관인 기무사는 이를 ‘참고 정보’로서 사령관에게까지 보고한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편집된 팩트가 진실을 속인다

    편집된 팩트가 진실을 속인다

    한 여성이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인데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지난 14일 온라인에 올렸다. 이 글에는 남성들이 “말로만 듣던 ‘메갈X’ 실제로 본다. 얼굴 왜 그러냐” 등의 인신공격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수역 폭행사건’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2명이 남자 5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은 하루 만에 30만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15일 사건 당사자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이 옆 손님들에게 욕설과 남성 비하 발언을 하는 영상이 퍼지며 상황이 반전했다. 여기에 16일 경찰이 중간 브리핑을 발표하며 “여성이 남성 테이블로 가서 남성의 손을 먼저 쳤다”는 주점 내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를 내놓으며 논란은 확산됐다. 사건의 흐름은 글을 올린 이들이 고의로 어떤 진실을 생략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바뀌었다. 경찰 발표를 볼 때, 피해자가 주장한 진실마저 왜곡됐을 가능성도 나온다.●불리한 진실은 말하지 않는 ‘생략’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은 이야기하지 않고, 유리한 진실만 강조하는 ‘생략’ 기법은 흔히 사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예컨대 자산 관리사가 손해 본 일은 감추고 성공한 건만 강조한다든가, 높은 수술 성공률을 내세우는 병원이 의료사고 건수는 감추는 일이 그렇다. 신간 ‘만들어진 진실’은 진실을 편집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앞서 거론한 생략과 같은 방법부터 시작해 단어 비틀기, 통계 수치 선택적 활용, 부정적 별명 붙이기, 상상의 적 만들기 등 모두 31가지 방법을 담았다. 저자는 진실에 관해 ‘아흔아홉 가지의 얼굴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수많은 진실을 ‘경합하는 진실’이라 이름 붙이고, 진실을 어떻게 편집하는지 각종 사례로 풀었다. 진실 이외에 이미지, 맥락, 스토리를 활용하는 방식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예컨대 우리가 건강을 위해 ‘천연소금’을 사지만, 과학적으로 ‘천연’이든 ‘합성’이든 소금은 그저 염화나트륨일 뿐이어서 별 차이가 없다. 미국 보수층이 ‘반(反)낙태’(anti-abortion)란 용어를 ‘생명 옹호’(pro-life)로 바꿔 쓰는 것은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100여개 ‘진실의 편집’ 사례 보여줘 이처럼 책은 문화권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례를 내세우고 있어 누구나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일본의 편향적 역사 교육과 닮은 이스라엘의 교과서 논쟁, 수십년간 이어진 마약 묘사의 변천사, 페미니즘을 정의하는 방법 등도 흥미롭다. 학술적인 이론 대신 내세운 100여개의 사례는 그 자체로도 읽을 만하다. 저자는 진실을 편집하는 방법을 소개한 뒤 ‘경합하는 진실’ 가운데 선택한 진실이 호도한 것인지, 조작한 것인지 가려내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시각을 기르는 데에 ‘끊임없이 의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책은 우리가 모호하게 생각만 하던 진실을 나름 체계적으로 분류했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를 다룬 그저 그런 책보다 인상적이다. ‘부분적 진실’, ‘주관적 진실’, ‘인위적 진실’, ‘밝혀지지 않은 진실’ 등 4부로 나눈 뒤 각 부마다 진실을 편집하는 방법을 수록했다.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며 어설픈 대책을 발표하려다 대통령에게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관계자들이 읽는다면 좋을 터다. 다만 책을 읽은 뒤 ‘소개하기에 조금 위험한 책’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협잡꾼이 책에 나온 전략을 모두 익힌다면 사람들을 더 손쉽게 현혹할 수 있을 듯해서다. 어쨌거나 온갖 가짜뉴스, 오보가 떠도는 지금 상황에서 이 책이 진실을 정확히 바라보는 눈을 기르는 데 손색이 없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한국전쟁 땐 하루 6번 호외…그시절 실시간 뉴스의 역사

    [그 책속 이미지] 한국전쟁 땐 하루 6번 호외…그시절 실시간 뉴스의 역사

    “호외요 호외!”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 도심에서 들을 수 있는 낯익은 소리였다. 대형 사건이 터지면 신문 배달 소년은 방울을 달고 뛰어다니며 호외를 뿌렸다. 호외는 대중화한 TV를 이기려는 신문의 치열한 노력이었다. 누가 먼저 호외를 뿌리느냐를 놓고 때론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루에 여러 차례 호외가 나오기도 했는데, 서울신문이 한국전쟁 당시 하루 여섯 차례 호외를 낸 기록이 남아 있다. 한국전쟁 발발 첫 호외를 국내 신문이 아니라 도쿄에 진주해 있던 미군 기관지 ‘스타스 앤드 스트라이프스’에서 낸 것도 이색적이다. 실시간으로 뉴스를 전하는 인터넷 덕에 이제는 거의 사라졌지만, 호외는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대형 사건을 가장 먼저 기록한 ‘역사의 역사’다. 이번 신간은 1997년 ‘호외, 백 년의 기억들’을 낸 신문기자 출신 저자가 20여년 세월 동안 새로 발행한 호외를 추가해 모두 86건의 호외를 묶어 새로 냈다. 강화도 조약부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까지, 150년 한국 근현대사를 딱딱한 역사서 대신 호외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드러난 세월호 민간사찰] 유가족들 “명백한 직권남용… 9명 중 4명 기소유예 납득되지 않는다”

    “8월 ‘세월호 인양 말고 수장’ 문건 발견 기무사에 고발했는데 수사 진척 없어 예견된 일… 국가에 조직적 배신 당해” 옛 국군기무사령부가 세월호 가족들에 대해서도 전방위 사찰을 감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6일, 유가족들은 ‘이미 예견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 노력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조사를 미루는 등 국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배신을 당했다는 느낌을 오래전부터 가져서다.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9명에 대한 수사 결과를 살펴보면 3명만 구속기소로 처리됐고 나머지 2명이 불구속기소, 4명이 기소유예됐는데 기소유예자가 이렇게 많은 건 초유의 일로 나타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명백한 직권남용인데 거의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기소조차 되지 않고 유예로 처리됐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여서 기무사 소식엔 놀라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소유예는 공범 중에 1명이나 있을까 말까인데 이들 계급을 보면 중장, 대령, 중령 등이다”며 “이 정도면 팀장 이상이고 책임자급인데도 책임을 지게 하지 않을 정도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불법 사찰 외에도 ‘세월호를 인양하지 말고 수장해’라고 지시한 문건이 발견돼 지난 8월 기무사 수사단에 고발했는데 전혀 수사하지 않았던 점도 아쉬움을 주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세월호 참사로 딸 예은(당시 단원고 2년)을 잃은 유경근(49)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에 “기무사의 유가족 사찰에 대해서도, 진상규명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이유에 대해서도, 오직 구조를 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수사·조사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통해 ‘세월호참사 전담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공조를 통해 구조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고 수장시킨 이유와 책임을 밝혀 달라”며 “이것이 세월호참사 최고의 진상규명 과제다”라고 거듭 촉구했다. 동생과 조카를 끝내 찾지 못한 권오복(64)씨는 “잘못된 건 분명히 똑바로 잡고 넘어가야 한다”며 “2014년 4월 사고 당시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 그 많은 가족들이 있을 때 경찰 정보과 직원뿐 아니라 기무사 요원들이 대화 하나하나에도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진화론은 인간을 하찮게 만들지 않는다

    진화론은 인간을 하찮게 만들지 않는다

    1859년 출간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초판에서는 ‘진화’라는 단어를 찾을 수 없다. 당시 자신의 이론에 대한 반발을 우려한 다윈은 ‘진화’ 대신 ‘변형된 자손’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수차례 개정판을 내면서 진화론을 ‘진화’시켰고, 인류가 생명을 이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다윈이 살았던 당시만큼은 아니겠지만, 진화론에 대한 반감은 현재도 여전히 남아 있다. 사실 전자현미경으로 본 인간의 세포는 다른 포유류의 세포와 다를 바 없다. 우리가 결국 원숭이의 후손이거나, 동물과 같은 조상을 갖고 있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할 근거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진화론에 대한 거부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추적하고,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는 진화학 연구의 오해들을 소개하고 바로잡는다. 예컨대 일각에서는 남녀의 성역할, 심지어 성폭력 등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물학적 욕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진화가 남긴 잔해가 아닌 현대사회의 문화적 구성물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한다. 그 배경조차 의심되는 잘못된 연구들이 사실인 것처럼 진화심리학 등의 탈을 쓰고 대중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 다윈이 말한 얼기설기 얽혀 있는 강둑의 일부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그 강둑을 초월할 수 있는 생명체이기도 하다.”(50쪽) 저자는 책에서 진화론이 결코 인간을 우연이 만든 하찮은 존재로 격하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식하게 된 우주”라며 “그 의식이 생겨나는 자리, 우주의 자기인식이 일어나는 중심부는 다름 아닌 인간의 뇌”라고 말한다. 인류가 진화한 것이 과학적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최초로 인간이라는 생명 형태가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결과를 이해하고 현재의 방향이 맞는지도 판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이자 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인문주의적 방식으로 진화론을 고민해 왔다. 진화론은 ‘아담의 죽음’이 아닌 ‘아담의 승리’라고 믿고 있기에 ‘신을 믿는 진화학자’라는 그의 정체성도 결코 모순이 아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세월호 ‘마지막 수색’에도 미수습자 5명 흔적은 못 찾아

    세월호 ‘마지막 수색’에도 미수습자 5명 흔적은 못 찾아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을 찾기 위한 ‘마지막 수색’이 19일 최종적으로 종료됐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 현장수습본부는 이날 “올해 5월 세월호 직립 후 재개한 마지막 수색 작업을 이날 모두 마무리하고 이달 말까지 진흙 잔해가 쌓인 야적장 등 현장을 모두 정리한다”고 밝혔다. 수색 절차가 완료됐지만 미수습자로 남았던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의 흔적은 끝내 찾지 못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참사 3년 만인 지난해 4월 바다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를 인양, 목포 신항에 거치했다. 이후 3차례에 걸친 수색 작업을 통해 당시 미수습자였던 9명 중 4명의 유해를 수습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해수부는 1년간 벌인 수색 작업에도 세월호가 옆으로 누워 있어 바닥면을 향했던 좌현 협착 부분과 보조기관실 등을 제대로 수색하지 못했다. 수색 과정에서 작업자의 안전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난 5월 10일 세월호를 똑바로 세우는 직립에 성공한 뒤 진입로 확보 등 준비를 거쳐 6월 25일부터 미수습자 5명에 대한 ‘마지막 수색’을 벌였다. 현장수습본부는 8월 13일 객실부 협착 부분에서 사람의 뼈(치아) 1점을 수습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DNA) 분석 결과 이 뼈는 기존 수습자의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 수색’은 당초 8월 23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추가 수색을 원하는 유가족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날까지 연장했다. 현장수습본부는 추가 수색 기간 세월호 선수에 있는 갑판 창고와 닻 체인을 보관하는 체인룸,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연돌 등에 대한 수색까지 벌였지만 추가로 미수습자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현재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2기 특조위)의 조사를 위해 당분간 그 자리에 둘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세월호 직립 후 재개한 ‘마지막 수색’ 종료…미수습자 5명 흔적 못 찾아

    지난 5월 세월호 직립 이후 미수습자 5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재개했던 ‘마지막 수색’이 19일 마무리됐다. 끝내 미수습자 5명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 현장수습본부는 이날 “올해 5월 세월호 직립 후 재개한 마지막 수색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이달 말까지 진흙 잔해가 쌓인 야적장 등 현장을 모두 정리한다”고 밝혔다. 미수습자로 남았던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참사 3년 만인 지난해 4월 바다에 가라앉은 세월호를 인양해 목포 신항에 거치했다. 이후 3차례에 걸쳐 수색 작업을 하고 당시 미수습자로 남았던 9명 중 4명의 유해를 수습했다. 해수부는 1년간 벌인 수색 작업에도 세월호가 옆으로 누워 바닥면을 향했던 좌현 협착 부분, 보조기관실 등을 제대로 수색하지 못했다. 작업자 안전 우려 때문이다. 지난 5월 10일 세월호를 똑바로 세우는 직립에 성공한 이후 진입로 확보 등 준비 작업을 거쳐 6월 25일부터 미수습자 5명에 대한 ‘마지막 수색’에 들어갔다. 현장수습본부는 8월 13일 객실부 협착 부분에서 사람의 뼈(치아) 1점을 수습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DNA) 분석 결과 기존 수습자의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 수색’은 당초 8월 23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추가 수색을 원하는 유가족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날까지 연장했다. 현장수습본부는 추가 수색 기간 세월호 선수에 있는 갑판 창고와 닻 체인을 보관하는 체인 룸,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연돌 등에 대한 수색을 벌였지만 추가 수습은 하지 못했다. 현재 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2기 특조위) 조사를 위해 당분간 그 자리에 두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내 첫 반도체실험실 ETRI 30주년… “경제 파급 효과 63조원”

    국내 첫 반도체실험실 ETRI 30주년… “경제 파급 효과 63조원”

    독자·원천 기술 확보 노력, 4M D램개발“반도체 실험실은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문을 열었습니다. 올림픽 열기가 식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당시 연구원들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금메달을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결과도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대한민국=ICT 강국’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했으니까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재부품원천연구본부장 이진호(61) 박사는 반도체 실험실이 만들어진 1988년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박사는 1982년 ETRI 전신인 한국전자기술연구소 입사 때부터 반도체 관련 연구를 해 1987년 반도체 실험실 설립 작업에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혈기 넘치는 청년 연구원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30년 동안 반도체 연구라는 외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실험실은 연구 특성상 기존 실험실들과 다를 수밖에 없었지만 당시 기준으로 보면 파격적이었다. 이 박사는 “기존 대학의 실험실이나 기업의 실험실들 구조와는 완전히 다르게 한곳에서 모든 실험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됐다”며 “청정 상태가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업에서도 갖지 못한 규모의 실험실을 국가연구소가 갖췄다는 것에 많이들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출범 당시 전체 인원이 100명 정도였는데 국가연구소 안에 만들어진 실험실 규모로는 지금 기준으로도 큰 편”이라며 “삼성에서 반도체 실험실로 2명만 연구교육 파견을 보내는 등 당시 대기업들은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ETRI 반도체 실험실은 삼성, 금성(현 LG), 현대라는 국내 전자기업들을 끌어들여 반도체 관련 독자기술 및 원천기술 확보에 총력전을 벌였다. 그 첫 결과가 바로 4M D램 개발이었고 이후 16M D램, 64M D램 개발이라는 성과로 연결됐다. 이 박사는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센서 기술을 태동시킨 것은 반도체 실험실에서 개발된 원천기술 덕분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렇듯 ‘ICT 강국’의 기틀을 마련한 반도체 실험실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이곳에서 탄생한 국내 최초 4, 16, 64M D램 등 반도체, 광통신용 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전돼 상용화되면서 한국 경제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TRI 자체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기술들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직간접적으로 63조원에 이른다. ETRI는 실험실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7일 대전 본원에서 기술워크숍을 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국당 “기재부 2차관 고발” vs 민주당 “심재철 국회 윤리위 제소”

    한국당 “기재부 2차관 고발” vs 민주당 “심재철 국회 윤리위 제소”

    기획재정부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 자료를 불법 유출한 혐의로 고발하자 자유한국당도 기재부의 김용진 2차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발의 가능성도 거론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심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피감기관 기관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감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를 가지고 국회의원을 고발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기재부 2차관(김용진)을 검찰에 고발하고, 반의회주의 폭거를 자행한 김동연 장관, 박상기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를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감을 앞두고 야당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기재부의 오만방자함과 기재부를 뒤에서 조정하는 문재인 정권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재부는 심 의원의 보좌진들을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기재부는 “보좌진들이 이달 초부터 상당 기간 대통령비서실, 국무총리실, 기재부,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등 30여개 정부기관의 47만건에 이르는 행정정보를 무단으로 열람 및 다운로드했다”고 고발 사유를 밝혔다. 이후 기재부는 심 의원이 해당 자료를 반환하지 않고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청와대 업무추진비 등을 계속 공개한 점을 심각하게 보고 심 의원을 전날 검찰에 고발했다.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 기재부, 국세청 등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기관뿐만 아니라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무총리실, 법무부, 헌재·대법원 등 헌법기관뿐만 아니라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도 포함한 37개 기관의 지난해 5월 이후 자료가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료가 유출되면 통일·외교·치안 활동 관련 정보가 노출되고 국가안보 전략이 유출될 우려가 있으며, 주요 고위직 인사의 일정·동선 등 신변 안전에도 위해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자료 유출도 모자라 기초적인 검증도 없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한 건 또 다른 범죄”라면서 “민주당은 오늘 심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인가 자료에 접속하려면 5단계 이상의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서 “클릭 몇 번 했더니 (접속이) 됐다는 심 의원실의 해명은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또 “심 의원과 한국당은 ‘정상적 의정활동이다, 야당 탄압이다’라는 궤변을 그만둬야 한다”면서 “명백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걸 두둔하는 건 공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진수)는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심 의원실과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재정정보원 사옥을 찾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심재철 “청와대, 심야에 업추비 2억 4000만원 사용 부적절”

    심재철 “청와대, 심야에 업추비 2억 4000만원 사용 부적절”

    기재부, 비인가 정보 무단 공개한 심 의원 고발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심야·주말 업무추진비로 2억 4000여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했고, 주막과 이자카야 등 술집에서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비인가 행정정보를 토대로 최소한의 확인도 거치지 않은 추측성 주장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심 의원은 재정정보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청와대가 오후 11시 이후 심야시간대에 업무추진비로 총 4132만 8690원(231건)을 썼다고 주장했다. 법정공휴일이나 주말에 지출한 액수는 2억 461만 8390원(1611건)이었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는 오후 11시 이후 심야시간대를 ‘비정상시간대’로 규정하고, 법정공휴일과 주말에는 원칙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심 의원은 말했다. 심 의원은 또 ‘비어’, ‘호프’, ‘주막’, ‘막걸리’, ‘이자카야’, ‘와인바’, ‘포차’, ‘바’(bar) 등 술집으로 추정되는 곳에서도 3132만여원(236건)이 사용됐고, 업무추진비 사용 업종이 누락된 내역도 총 3033건, 4억 1469만여에 이른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녁 기본 메뉴가 1인당 10만원 내외인 음식점에서 총 1197만 3800원(70건)이 지출됐고, 스시집에서는 473건, 총 6887만 7960원(평균 14만 5619원)이 지출됐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업무추진비 관련 자료는 국가안보나 기밀에 해당하지 않으며, 국민의 세금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국민이 알아야 할 사항”이라며 “사적용도로 사용하거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사용에 대해서는 대국민 사과를 비롯한 환수조치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365일 24시간 다수의 직원이 긴급 현안 및 재난상황 관리 등을 위해 관련 업무를 긴박하게 추진하며, 외교·안보·통상 등의 업무는 심야 긴급상황과 국제시차 등으로 통상의 근무시간대를 벗어난 업무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불가피한 경우에도 기재부의 ‘예산집행지침’에 따라 사유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받고 있으며, 총무비서관실에서 일일 점검 체계를 운영하면서 부적절한 사용을 방지하는 등 집행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적지출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의 업무추진비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전수조사결과 실제 결제된 사례도 없다”며 “다만, 불가피한 사유로 늦은 시간 간담회 개최 시 상호가 주점으로 된 곳에서 사용된 사례가 일부 있으나, 이는 일반식당이 영업을 종료해 기타 일반음식점에서 부득이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허가받지 않은 행정정보를 계속 공개하고 있는 심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 의원실 보좌진이 비정상적인 접근방식으로 비인가 자료를 불법 열람, 취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의원실 보좌진은 이같은 방식으로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법무부, 헌법재판소, 대법원,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을 포함한 37개 기관의 지난해 5월 이후 자료를 불법 취득했다고 김 차관은 설명했다. 기재부가 현직 의원을 고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17일 정부 부처의 예산 편성·집행·결산과 관련한 자료를 권한을 넘어 내려받고 돌려주지 않는다며 심 의원실 보좌진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1일 심 의원 보좌진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한국재정정보원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에 심 의원은 18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해당 자료 입수 과정을 시연하며 해킹과 같은 불법성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기재부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릴레이 청문회 첫날… 헌법재판관 후보자 정치 편향·위장 전입 공방

    릴레이 청문회 첫날… 헌법재판관 후보자 정치 편향·위장 전입 공방

    이석태 “동성혼,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 김기영 “사법농단 영장기각, 판사 옳은 판단”헌법재판관과 장관 후보자 11명에 대한 릴레이 청문회 첫날인 10일 이석태(왼쪽)·김기영(오른쪽)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정치 편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주를 이뤘다. 위장 전입 등 도덕적 흠결도 지적됐다. 자유한국당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후보자인 이석태 변호사가 노무현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하던 당시 상관이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사법부 장악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과 4·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분이 재판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와대 비서관, 민변 회장 등으로 활동해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동성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당장은 어렵지만 앞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에 대해서도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대법원 판례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자인 김기영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 경력이 도마에 올랐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많은 판사가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거쳐서 사법부 요직에 앉았다”며 “코드인사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모친 회사에 이사로 취업해 최근 5년간 3억 45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위장 취업이라는 지적에 김 후보자는 “상근한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비서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김동철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배우자의) 출장 횟수를 고려하면 한 달에 6일 정도 일을 하고 500만원 이상의 고액의 급여를 받았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위장 전입 의혹에 대해선 김 후보자는 “잘 살피지 못한 잘못이 있다”며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두 자녀의 사립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2001년과 2005년 위장 전입을 하고 2006년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경기 고양 일산신도시에 전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 배제 7대 원칙 중 ‘2005년 7월 이후 2건 이상 부동산 투기나 자녀 학교 배정 관련으로 위장 전입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사법농단 수사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잇달아 기각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해당 판사가 정당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종석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추천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석태 청문회···“특정단체 출신 사법 십상시”VS“엄혹한 시절 맡은 사건 존경받을 일”

    이석태 청문회···“특정단체 출신 사법 십상시”VS“엄혹한 시절 맡은 사건 존경받을 일”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이석태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나타전을 벌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석태 후보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고, 노무현정부에서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도 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 후보자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다. 당시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인데, 정작 후보자 지명은 대법원장이 했다”면서 인사거래 의혹을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가석방을 주장하며 (탄원서에) 서명했다”며 “이 전 의원이 내란선동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내란선동 혐의도 가석방 대상인가. 이 전 의원이 양심수인가”라고 비판했다.정갑윤 의원은 “이 후보자는 이적단체인 한총련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국가보안법 폐지 시국 농성을 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를 했고, 천안함 폭침 재조사 요구를 했다”며 “헌법재판관이 아니라 국민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주광덕 의원은 조국 민정수석·김형연 법무비서관·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김명수 대법원장·박정화 대법관·김선수 대법관·노정희 대법관·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사법 권력 십상시’로 지목하며 “특정 단체 출신으로 사법기관을 채우는 것은 인사 전횡”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각종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르겠다”고 답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역대급 유체이탈”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분이 재판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와대 비서관, 민변 회장 등으로 활동해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인사거래 의혹에 대해 “대법원에서 헌법재판관 추천위원회를 꾸린 뒤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방어했고, 김종민 의원 역시 “과거 정부 내에서 특정 업무에 종사했거나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고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고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옹호했다.이춘석 의원은 “후보자 이력을 보면 엄혹한 시절 아무도 안 맡는 사건을 맡았다”며 “평생 소수자를 위해 살아왔는데 이것은 존경받을 일이지 조롱받을 일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 후보자가 소신을 굽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마음을 아프게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우려가 기우로 끝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사정을 잘 아는 만큼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만 바라보고 권력에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 질서를 확보하며,헌법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세월호 ‘반쪽 결론’ 평가 아쉽지만… 침몰 원인 큰 가닥 잡아”

    “세월호 ‘반쪽 결론’ 평가 아쉽지만… 침몰 원인 큰 가닥 잡아”

    내인·외력설 대립처럼 비쳐진 것 아쉬움 풀리지 않은 의혹 있다면 추가 조사 동의 모형실험 은폐 의혹에 사의 표명 ‘고비’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니기에 완주 결심“‘반쪽 결론’이라는 평가가 아쉽지만 무사히 보고서를 확정한 데 대해 감사합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를 이끈 김창준 전 선조위원장은 3일 “선조위 활동이 힘든 과정이었지만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내서 다행”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출범한 선조위는 지난달 진상 조사 결과를 담은 종합보고서를 의결하며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김 전 위원장은 “결론이 가장 아쉽다”면서도 “논란은 있지만 선조위가 침몰 원인의 큰 가닥은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가 3년 동안 물속에 잠겨 있어 대부분 부식돼 블랙박스, 수밀문 등을 제외하고는 핵심 증거로 할 만한 부분이 거의 없었다”며 “현실적으로 상당히 높은 개연성을 증명하는 과정이었다”고 돌이켰다. 선조위는 선체 자체의 문제로 침몰했다는 ‘내인설’과 외력을 포함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열린 안’이라는 두 가지 안을 내놓았다. 두 안을 지지하는 위원 수는 3대3으로 갈렸다. 그는 “(열린 안을 지지했던) 장범선 전 위원이 사실상 선체 자체의 원인에 주목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의결 당시 입장을 명확히 했다면 다수결 원칙 아래 결론이 명쾌하게 났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마치 내인설 대 외력설의 대립처럼 비쳐진 것과 ‘반쪽 결론’이라는 평가가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나 역시 내인설을 주장하지만 풀리지 않은 의혹이 있다면 추가 조사를 하는 데 대해서도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선조위원 일부가 4년 전 실시한 세월호 사고 모형항적실험 은폐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사의를 표명했을 때가 최대 고비였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나 역시 사표를 낼 뻔했다”며 “하지만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완주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또 “더불어민주당도 변호사로서 객관적 증거에 의한 사실 판단을 30년 이상 직업으로 삼아 왔다는 이유로 나를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선조위가 선체 거치 장소를 정하지 못한 것과 관련, “안산과 목포를 놓고 내부 의견이 갈렸다”며 “저를 포함한 3명은 갈등 방지 등을 이유로 목포를 지지한 반면 나머지는 교육적 효과 등을 이유로 안산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선조위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2기 특조위)를 향해서는 “자신을 추천한 기관에 구애받지 말고 중립적이고 독립적이며 객관적인 활동을 펼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경찰 ‘세월호 집회 피해 배상’ 안 받는다

    집회·시위 피해 금전배상 없는 최초 사례 경찰이 “세월호 추모 집회 때 인적·물적 피해를 입었다”다며 주최 측에 냈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법원의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경찰도 최근 위헌 결정을 받은 ‘혼합살수’(물에 최루액을 섞어 뿌리는 방식)의 책임이 있는 만큼 금전 배상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국가가 집회·시위 때 경찰이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며 국민을 상대로 낸 손배소에서 금전 배상을 받지 않는 쪽으로 끝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3일 경찰과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황혜민 판사가 낸 조정 결정에 이날까지 이의신청을 내지 않았다. 법원의 조정 결정에 재판 당사자가 2주간 이의제기하지 않으면 조정은 ‘재판상 화해’로 확정판결에 준하는 효력을 갖고 재판이 종결된다. 황 판사가 낸 조정안은 원고인 국가와 피고인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원회·4월16일의 약속국민연대 등이 민사상 청구를 제기하지 않고, 서로 입은 피해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는 피고들이 이 집회를 열게 된 근본적 원인에, 피고는 집회 때 경찰관들이 입은 피해에 각각 유감을 표하라는 것이다. 금전 배상은 조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2015년 4월 18일 열린 세월호 추모 집회 진압 과정에서 물적·인적 피해를 입었다며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포함된 시민단체를 상대로 778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시위대 해산 때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어 참가자에 뿌리도록 한 경찰 지침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위헌 결정의 영향 등으로) 서로 책임을 주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정이 현재 진행 중인 국가의 다른 집회·시위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집회 참가자에 인적·물적 피해의 책임을 묻지 않을지) 각기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기억할게” “늦어서 미안해”… 노란 리본, 마지막 인사

    “기억할게” “늦어서 미안해”… 노란 리본, 마지막 인사

    설치 3년 7개월 만에 기억 속으로 마지막 날까지 추모객 발길 이어져 건물 철거한 후 상징물 남기기로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해 온 전남 진도 팽목항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3일 철거됐다. 팽목항 분향소 철거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4년 5개월, 분향소가 설치된 지 3년 7개월, 세월호가 인양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세월호 참사 초기 수습의 거점이자 아품의 상징인 이곳 분향소에는 전국에서 오는 추모객의 발길이 뜸해지긴 했어도 아직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팽목항 합동분향소가 이날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미뤘던 걸음을 옮긴 추모객의 방문도 종일 이어졌다. 경남 하동에서 팽목항을 찾은 한 추모객(55)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사진 앞에서 “바쁜 일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찾아왔습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라고 추모했다. ‘별이 되어 빛나라’, ‘항상 잊지 않을게’ 등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담은 추모의 글귀를 방명록에 남긴 또 다른 추모객은 빛바랜 노란 리본을 어루만지며 팽목항 분향소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는 선체 인양과 해저 수색이 끝나면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하겠다는 진도군민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유가족 30여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팽목항 분향소에서 마지막 헌화와 분향, 묵념을 한 후 희생자의 사진을 하나씩 내렸다. 유가족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말없이 손으로 훔쳐 내며 멍한 표정으로 비어 가는 분향소를 지켰다. 사진과 유품은 안산 4·16 기억저장소로 옮기고, 분향소 내·외부 추모 조형물은 2021년 팽목항 인근에 문을 여는 국민해양안전체험관에 보존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두 동을 이어 붙인 분향소 건물은 이달 말까지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상징물을 남길 예정이다. 유가족은 팽목항 분향소 정리에 앞서 선체 인양 과정을 지켜봤던 동거차도 초소도 지난 주말 철거했다. 팽목항에 자리한 합동분향소는 진도군과 시민의 도움으로 2015년 1월 14일 문을 열었다. 기다림의 등대가 서 있는 팽목항 방파제와 함께 오랜 시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보듬고 추모객을 맞이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민간인 사찰’ 기무사 고발…특별수사단 설치 촉구

    세월호 유가족, ‘민간인 사찰’ 기무사 고발…특별수사단 설치 촉구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자신들을 사찰한 기무사 군인들을 고발하면서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했다. 안순호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공동대표 등 14명은 22일 이름을 알 수 없는 기무사 소속 군인들과 관련자를 직권남용죄와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은 이달 2일 기무사 계엄령 문건 의혹을 수사 중인 국방부 기무사령부 의혹 특별수사단이 수사 경과 보고를 통해 “기무사가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사찰 내용 중에는 유가족의 성향, 사진, 학력,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까지 포함돼 있었다.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기무사 고발과 더불어 세월호 참사를 전담할 특별수사단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고발은 압수수색과 디지털 기기에 대한 포렌식 등 강제 수사를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이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동시에 세월호 실소유주 논란의 주인공인 국정원 역시 세월호 참사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전담 특별수사단을 설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소속 서채완 변호사는 “오늘 고발장의 내용은 최소한으로, 지금까지만으로도 직권남용과 업무방해는 충분히 성립한다”면서 “국정원, 기무사 두 기관에 대해 세월호 참사 시작 때부터 문제점을 지적해왔는데도 이들에 대한 수사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오늘 고발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기무사는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미명 아래 싸구려 흥신소보다 못한 짓을 했다”면서 “세월호 민간인 사찰에 관련된 기무 요원들이 원대 복귀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들은 범법자인 만큼 군대가 아니라 감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새 헌법재판관 후보, 이석태…세월호와 인연 깊은 ‘평생 인권변호사’

    새 헌법재판관 후보, 이석태…세월호와 인연 깊은 ‘평생 인권변호사’

    저명한 인권변호사이자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석태 변호사가 새 헌법재판관으로 내정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일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의 후임 재판관으로 이석태 변호사를 지명 내정했다. 김창종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석태 변호사가 임명되면 법원이나 검찰 출신이 아닌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의 헌법재판관이 사상 처음으로 탄생하게 된다.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석태 변호사는 검찰이나 법원에 몸 담지 않고 현재까지 약 33년간 재야의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이석태 변호사는 변호사의 길을 걷는 동안 내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대변해왔다. 경찰의 고문 등으로 사망한 고 박종철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사건을 맡아 국가 배상 책임을 이끌어내면서 시민에 대한 국가 폭력의 부당함을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매향리 미군 공군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음 피해 손해배상 사건도 맡아 피해 주민들의 권리를 되찾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강기훈씨 유서 대필 사건 재심 사건을 맡아 진실을 밝히고 강기훈씨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줬다. 헌법 재판 사건도 다수 맡아 국민의 기본권 신장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민법상의 동성동본 금혼 규정과 호주제에 대한 위헌 소송을 대리해 헌법상의 평등권과 혼인에 대한 기본권 확장에도 힘을 보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부작위 위헌’ 확인 사건도 맡았다. 긴급조치 위헌 소송 사건을 맡아 과거 긴급조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람들이 재심을 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기도 했다. 2000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2004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2011년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는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사회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2015년에는 세월호특조위 위원장을 맡아 진상 규명을 지휘했다. ▲충남 서산 ▲경복고 ▲서울대 법대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 ▲한겨레신문 사외이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 ▲민변 회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참여연대 공동대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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