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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인터뷰] “총선은 친박·친문과의 대결… 수권 정당 위해 내 돈 쓴다”

    [안철수 인터뷰] “총선은 친박·친문과의 대결… 수권 정당 위해 내 돈 쓴다”

    일요일인 20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5층은 한적하고 어두컴컴했다. 4·13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들과 보좌진 전체가 공천 또는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어서 그런지 사무실들은 대부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사무실은 518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기세에 눌려 총선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었지만 안 대표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열정과 투지가 담겨 있었고 악수하는 손에도 힘이 남아 있었다. 안 대표와의 인터뷰는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결국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제 탈당한 지 석 달, 그리고 창당한 지 한 달 반 정도 됐다. 벌써 이 정도 속도로 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단은 인력 면이나 자금 면이나 조직 면에서 거대 양당의 몇백분의 일 수준 아닌가. 그동안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반성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신뢰를 얻고자 한다. →탈당을 한 뒤 만들려던 당의 모습이 현재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 같다. -우리들이 만들려고 했던 것은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 개혁 정당이었다. 중도라는 것도 이념에 갇힌 것이라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 개혁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합리적인 개혁 정당, 민생 문제를 정치의 중심에 두고 거기에 집중해서 먼저 문제를 풀어 가는 정당이 목표였다. 전국 정당, 수권 가능한 대안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역시 이념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인가. -우리나라 정치는 이념 논쟁 정도의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진보, 보수가 함께 합의할 수 있는 상식이란 게 있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는 그런 상식에 반하는 비상식이 너무나 횡행한다. 오히려 나는 순서로 따지자면 이념 논쟁 이전에 비상식적인 부분부터 없애고 어느 정도 상식적인 상황이 됐을 때 이념 논쟁이 가능하다고 본다. →총선 후에 국민의당은 어떤 모습이 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총선 이후에도 교섭단체를 유지하는 것이 최소한의 목표치다. 이번 총선에서 제3당이 교섭단체가 된다면 이는 20년 만에 일어나는 일이다. 하고 싶은 게 여러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제2의 과학기술 혁명이다. 두 번째는 양당 체제에 유리한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지금도 친박(친박근혜)의 당(새누리당)과 친문(친문재인)의 당(더민주)의 대결 아닌가. →국민의당은 친안(친안철수)의 당이 아닌가. -당내에 친안 인사들이 어디 있는지 한번 봐라. 이렇게 돼 버렸지 않은가(웃음). →당의 가장 큰 지지 기반은 호남이라는 데 동의하는가. -그렇다. 하지만 수도권에도 현재 양당 구도의 폐해에 크게 실망한 합리적인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는가. 28석 중 어느 정도는 국민의당이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나중에 종합적으로 말씀드리겠다. 공천이 끝나면 호남, 충청, 수도권, 영남, 비례까지 해서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기대하는지 말하겠다. →호남에 기반은 두고 있지만 호남당으로 인식되는 걸 바라지 않는 것 같다. -호남 민심도 우리들이 수권 가능한 대안 정당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계속 외연 확대에 애쓰고 있다. →탈당 의원들을 영입하지 말고 전국의 20대, 30대, 40대 신예들을 공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말들이 있다. -우리들이 (탈당 의원들을) 받고 받아도 20명이다. 나머지 공천자 230명은 신인으로 채울 수 있다. 비율로 따지면 우리들은 8%가 현역이고 92%가 신인이다(웃음). →당 자금 사정이 어려우면 안 대표가 돈을 내서 운영하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정당이 어떻게 운영된다고 보나. 누구 돈으로 운영된다고 보나(웃음). 나는 당비 받은 것도 없다. 의원들에게서 돈 받은 것도 없다. →당에 얼마 정도를 지원했는가. -어쨌든 당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내가 계속 채워 주고 있다. 내가 1000억원 이상을 기부했는데 짜다고 하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 1억원이라도 기부한 정치인들이라면 그런 말씀 하실 자격이 있겠다 싶다. →김한길 의원과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들을 함께 했다. 김 의원은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는가. -오랜 경륜이 있고 큰 선거를 치러 보면서 정권 교체도 직접 만들어 내신 분 아니신가. 우리 당이 정권 교체를 이뤄 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 →야권 통합 논란 등을 거치며 김 의원에게 실망한 적은 없는가. -(웃음) 부부도 생각이 다르지 않은가. 생각이 다른 부분이야 서로 이야기 나누고 조율하고 그러면서 일하는 거 아닌가. 앞으로도 여러 가지 지혜를 구하겠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어떤 분인가. -원칙이 있는 분이고,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이다. →그분들이 야권 연대 때 사실상 안 대표를 흔든 것이 아닌가. -나도 원칙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국민의당이 왜 만들어졌는가. 정강정책이나 창당 선언문에도 보면 기득권 양당 구조를 깨는 것이 당의 존재 의미다. 가장 중요한 원칙에 대해서는 나는 타협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안 대표가 내년 대선에 나가려고 당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치 공세다. 내가 대통령병 걸린 사람이면 어떻게 (2012년에) 대통령 후보직을 양보했겠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야당의 혁신을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나온 것이다. 내 머릿속에 대선은 없다. 이번 총선을 어떻게든 잘 치러서 3당 체제를 만들어 대한민국 정치 구조를 바꾸는 게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년 대선에 출마 안 할 수도 있는가. -그것은 국민들이 판단하실 몫이다. →안 대표나 국민의당이 집권해도 이 나라를 통치할 수가 있느냐 하는 우려가 있다. -그건 한 사람이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당은 자유롭게 여러 대선 후보가 경쟁을 하는 당이다. 영남, 충청, 수도권 후보들이 같이 경쟁하고 합리적인 진보와 중도 후보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하나의 장을 만들겠다. 그 과정에서 여러 역량들이 집결될 것이다. →김종인 대표의 공천은 문재인 전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고 보는가. -더민주는 뭘 정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친문의 당’이 된 것이다. 거기서 박원순 서울시장, 정세균 의원, 손학규 전 고문을 포함해 다른 대선 주자들은 사실상 해 볼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김종인 대표가 ‘당내에 대선 후보는 하나만 있어야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민주정당과 완전히 다른 말인데, 결국은 본인 신념대로 그렇게 만들어 간 것이다. 저기는 대선 후보가 이미 확정된 것이다. 이회창 전 후보의 경우 대선에 도전할 때 너무나 빨리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내부의 경쟁이 없다 보니 결국은 실패했었는데, 그런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공정하게 대선 후보 간 경쟁하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저러면 정권 교체 가능성은 멀어진다고 본다. →김종인 대표 본인도 선수로 뛸 수 있다고 하는데. -(웃음) 어떻게 알겠는가. →진영 의원이 더민주에 입당했다. 왜 국민의당은 인재 영입이 뜸한가. -아무래도 창당된 지 한 달 반 된 정당이다 보니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는 것 같다. 안정적인 선택을 원하는 분들은 양당 체제로 편입될 수밖에 없다. →지역구는 분위기가 괜찮은가.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의 도전이 거센데. -탈당할 때부터 현 지역구에서 재선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3년간의 의정 활동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평가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원구 상계동은 서울에서 매우 열악한 곳 중 하나다. 결국은 대한민국의 문제를 푸는 단초가 지역구에 있다고 봤다. 경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나이 어린 초선 의원이 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총선에서 지역구 더민주 후보와 연대할 생각은 없는가. -(단호하게) 없다. 3년 전에도 무소속으로 후보 단일화 연대 없이 혼자 돌파했다. →언제까지 정치를 할 것인가. -나는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동기로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를 바꿔 달라는 국민의 열망 때문에 시작했다. 물론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기대했던 많은 분들께 실망을 끼쳤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의 동기는 변함없다. 내게 정치는 큰 소명이다. 소명의식을 갖고 하고 있다. 정리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단독 인터뷰] 안철수 “생각 같은 분과 대선에서 연대”

    [단독 인터뷰] 안철수 “생각 같은 분과 대선에서 연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20일 “내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생각이 같은 분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정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총선 이후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이런 분들께는 문호가 열려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생각을 같이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당과도 연대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아직 당까지는 생각을 못해 봤다”고 말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세력과의 대선 연대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개혁적인 분들이 기반으로 삼아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일종의 판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발언은 이번 4·13 총선에서의 야권 연대는 반대하지만 유력 대선주자로서 내년 대선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 직후 마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독재로의 회귀에 반대하고, 양당(새누리당·더민주) 패권정치에 반대하는 어떤 정치인과도 함께하고 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친박(친박근혜)의 당(새누리당)과 친문(친문재인)의 당(더민주) 대 국민의당의 대결”이라면서 “낡은 퇴행적 정치 구도를 깨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사명감을 가진 모든 세력의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포토] ‘4.13 총선’ 시민 유권자운동 출범 기자회견

    [서울포토] ‘4.13 총선’ 시민 유권자운동 출범 기자회견

    4.13 총선 좋은 후보 선정을 위한 시민 유권자 운동본부는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시민 유권자운동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여론조사 경선서 ‘비박’이 ‘진박’ 눌렀다

    김무성 등 지도부 모두 경선 통과 조윤선, 진영 지역구 용산 출마說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원외 정치 신인에게 밀려 낙마한 사례는 10명 중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향식 공천’을 명분으로 내세운 여론조사 경선 방식이 ‘현역 재공천’ 수단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주말인 지난 19일과 20일 다섯 차례에 걸쳐 총 97개 선거구에 대한 경선 및 우선 추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경선 결과가 확정된 현역 지역구 의원 54명 중 81.5%인 44명이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대로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은 10명이다. 이 중 선거구 조정에 따라 현역 의원 간 경선 대결이 벌어진 3곳(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경북 영주·문경·예천,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을 제외할 경우 원외 후보에게 공천권을 내준 현역 의원은 13.0%인 7명뿐이다. 97곳의 경선 결과 등에 따라 공천 탈락한 현역 의원은 정희수·장윤석(이상 3선), 김재원·정수성·한기호(이상 재선), 김제식·심윤조(초선), 민현주·이운룡·정윤숙·황인자(이상 비례대표) 등 11명이 추가됐다. 반면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모두 경선을 통과했다. 여당의 대표 텃밭이자 여성 대결로 관심이 집중됐던 서울 서초갑 경선에서는 이혜훈 전 의원이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누르고 공천을 받았다. 조 전 수석은 그러나 탈당 후 이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에서 출마가 유력하게 검토된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던 인천 연수을에서는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민현주 의원을 제쳤다. 성완종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충남 서산·태안에서는 성 전 의원의 동생인 성일종 후보가 현역 김제식 의원을 물리치고 공천됐다. 경찰 지방청장 출신이 맞붙었던 대구 달서을에서는 윤재옥 의원(전 경기경찰청장)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꺾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안철수 인터뷰] “총선은 친박·친문과의 대결… 수권 정당 위해 내 돈 쓴다”

    [안철수 인터뷰] “총선은 친박·친문과의 대결… 수권 정당 위해 내 돈 쓴다”

    일요일인 20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5층은 한적하고 어두컴컴했다. 4·13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들과 보좌진 전체가 공천 또는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어서 그런지 사무실들은 대부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사무실은 518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기세에 눌려 총선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었지만 안 대표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열정과 투지가 담겨 있었고 악수하는 손에도 힘이 남아 있었다. 안 대표와의 인터뷰는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결국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제 탈당한 지 석 달, 그리고 창당한 지 한 달 반 정도 됐다. 벌써 이 정도 속도로 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단은 인력 면이나 자금 면이나 조직 면에서 거대 양당의 몇백분의 일 수준 아닌가. 그동안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반성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신뢰를 얻고자 한다. →탈당을 한 뒤 만들려던 당의 모습이 현재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 같다. -우리들이 만들려고 했던 것은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 개혁 정당이었다. 중도라는 것도 이념에 갇힌 것이라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 개혁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합리적인 개혁 정당, 민생 문제를 정치의 중심에 두고 거기에 집중해서 먼저 문제를 풀어 가는 정당이 목표였다. 전국 정당, 수권 가능한 대안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역시 이념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인가. -우리나라 정치는 이념 논쟁 정도의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진보, 보수가 함께 합의할 수 있는 상식이란 게 있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는 그런 상식에 반하는 비상식이 너무나 횡행한다. 오히려 나는 순서로 따지자면 이념 논쟁 이전에 비상식적인 부분부터 없애고 어느 정도 상식적인 상황이 됐을 때 이념 논쟁이 가능하다고 본다. →총선 후에 국민의당은 어떤 모습이 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총선 이후에도 교섭단체를 유지하는 것이 최소한의 목표치다. 이번 총선에서 제3당이 교섭단체가 된다면 이는 20년 만에 일어나는 일이다. 하고 싶은 게 여러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제2의 과학기술 혁명이다. 두 번째는 양당 체제에 유리한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지금도 친박(친박근혜)의 당(새누리당)과 친문(친문재인)의 당(더민주)의 대결 아닌가. →국민의당은 친안(친안철수)의 당이 아닌가. -당내에 친안 인사들이 어디 있는지 한번 봐라. 이렇게 돼 버렸지 않은가(웃음). →당의 가장 큰 지지 기반은 호남이라는 데 동의하는가. -그렇다. 하지만 수도권에도 현재 양당 구도의 폐해에 크게 실망한 합리적인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는가. 28석 중 어느 정도는 국민의당이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나중에 종합적으로 말씀드리겠다. 공천이 끝나면 호남, 충청, 수도권, 영남, 비례까지 해서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기대하는지 말하겠다. →호남에 기반은 두고 있지만 호남당으로 인식되는 걸 바라지 않는 것 같다. -호남 민심도 우리들이 수권 가능한 대안 정당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계속 외연 확대에 애쓰고 있다. →탈당 의원들을 영입하지 말고 전국의 20대, 30대, 40대 신예들을 공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말들이 있다. -우리들이 (탈당 의원들을) 받고 받아도 20명이다. 나머지 공천자 230명은 신인으로 채울 수 있다. 비율로 따지면 우리들은 8%가 현역이고 92%가 신인이다(웃음). →당 자금 사정이 어려우면 안 대표가 돈을 내서 운영하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정당이 어떻게 운영된다고 보나. 누구 돈으로 운영된다고 보나(웃음). 나는 당비 받은 것도 없다. 의원들에게서 돈 받은 것도 없다. →당에 얼마 정도를 지원했는가. -어쨌든 당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내가 계속 채워 주고 있다. 내가 (동그라미재단에) 1000억원 이상을 기부했는데 짜다고 하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 1억원이라도 기부한 정치인들이라면 그런 말씀 하실 자격이 있겠다 싶다. →김한길 의원과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들을 함께 했다. 김 의원은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는가. -오랜 경륜이 있고 큰 선거를 치러 보면서 정권 교체도 직접 만들어 내신 분 아니신가. 우리 당이 정권 교체를 이뤄 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 →야권 통합 논란 등을 거치며 김 의원에게 실망한 적은 없는가. -(웃음) 부부도 생각이 다르지 않은가. 생각이 다른 부분이야 서로 이야기 나누고 조율하고 그러면서 일하는 거 아닌가. 앞으로도 여러 가지 지혜를 구하겠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어떤 분인가. -원칙이 있는 분이고,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이다. →그분들이 야권 연대 때 사실상 안 대표를 흔든 것이 아닌가. -나도 원칙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국민의당이 왜 만들어졌는가. 정강정책이나 창당 선언문에도 보면 기득권 양당 구조를 깨는 것이 당의 존재 의미다. 가장 중요한 원칙에 대해서는 나는 타협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안 대표가 내년 대선에 나가려고 당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치 공세다. 내가 대통령병 걸린 사람이면 어떻게 (2012년에) 대통령 후보직을 양보했겠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야당의 혁신을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나온 것이다. 내 머릿속에 대선은 없다. 이번 총선을 어떻게든 잘 치러서 3당 체제를 만들어 대한민국 정치 구조를 바꾸는 게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년 대선에 출마 안 할 수도 있는가. -그것은 국민들이 판단하실 몫이다. →안 대표나 국민의당이 집권해도 이 나라를 통치할 수가 있느냐 하는 우려가 있다. -그건 한 사람이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당은 자유롭게 여러 대선 후보가 경쟁을 하는 당이다. 영남, 충청, 수도권 후보들이 같이 경쟁하고 합리적인 진보와 중도 후보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하나의 장을 만들겠다. 그 과정에서 여러 역량들이 집결될 것이다. →김종인 대표의 공천은 문재인 전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고 보는가. -더민주는 뭘 정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친문의 당’이 된 것이다. 거기서 박원순 서울시장, 정세균 의원, 손학규 전 고문을 포함해 다른 대선 주자들은 사실상 해 볼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김종인 대표가 ‘당내에 대선 후보는 하나만 있어야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민주정당과 완전히 다른 말인데, 결국은 본인 신념대로 그렇게 만들어 간 것이다. 저기는 대선 후보가 이미 확정된 것이다. 이회창 전 후보의 경우 대선에 도전할 때 너무나 빨리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내부의 경쟁이 없다 보니 결국은 실패했었는데, 그런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공정하게 대선 후보 간 경쟁하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저러면 정권 교체 가능성은 멀어진다고 본다. →김종인 대표 본인도 선수로 뛸 수 있다고 하는데. -(웃음) 어떻게 알겠는가. →진영 의원이 더민주에 입당했다. 왜 국민의당은 인재 영입이 뜸한가. -아무래도 창당된 지 한 달 반 된 정당이다 보니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는 것 같다. 안정적인 선택을 원하는 분들은 양당 체제로 편입될 수밖에 없다. →지역구는 분위기가 괜찮은가.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의 도전이 거센데. -탈당할 때부터 현 지역구에서 재선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3년간의 의정 활동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평가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원구 상계동은 서울에서 매우 열악한 곳 중 하나다. 결국은 대한민국의 문제를 푸는 단초가 지역구에 있다고 봤다. 경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나이 어린 초선 의원이 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총선에서 지역구 더민주 후보와 연대할 생각은 없는가. -(단호하게) 없다. 3년 전에도 무소속으로 후보 단일화 연대 없이 혼자 돌파했다. →언제까지 정치를 할 것인가. -나는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동기로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를 바꿔 달라는 국민의 열망 때문에 시작했다. 물론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기대했던 많은 분들께 실망을 끼쳤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의 동기는 변함없다. 내게 정치는 큰 소명이다. 소명의식을 갖고 하고 있다. 정리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문제는 경제야”… 與도 野도 경제통이 총선 지휘

    “문제는 경제야”… 與도 野도 경제통이 총선 지휘

    여야 3당 ‘민생’ 화두… 전진 배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새누리당의 4·13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사실상 확정되며, 여야 3당의 총선을 지휘하는 핵심인물들이 경제전문가들로 채워지게 됐다. 20일 새누리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은 오는 23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강 전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한 선대위 출범식을 가진다. ‘국민의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강 전 장관은 경제학 박사로, 앞서 청와대 경제수석도 경험했다. 새누리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한구 의원도 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정계 입문 전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냈고 4선을 하는 동안 주로 경제 분야에서 활동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독일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서강대 교수를 지냈다. 특히 ‘박근혜 경제교사’에서 야당 대표가 됐다는 점은, 야권 경제관료 출신 정치인에서 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될 강 전 장관과 대비된다. 국민의당의 전윤철 공관위원장 역시 전형적인 경제관료 출신이다.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이처럼 주요 정당의 선대위가 경제 전문가로 채워진 것은 각 당이 ‘민생’을 총선의 화두로 판단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특히 야당은 북한 핵·미사일 관련 뉴스가 연일 터지는 상황에서 안보 이슈를 대신해 ‘박근혜 정부 경제심판론’을 끌고 나갈 필요가 있다. 여당은 이런 심판론에 대응, 경제 이슈에서 밀리지 않고 민생을 챙기는 면모를 강조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지켜내겠다는 전략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고개 떨군 朴의 정무특보… 3인방 ‘아웃’

    靑 참모진도 줄낙마… 6명만 확정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 출신 현역 국회의원인 주호영·윤상현·김재원 3명 전원이 새누리당의 4·13총선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논란의 중심에 놓였던 청와대 참모진 출신들도 공천에서 대거 낙마해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만 실감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주말인 19~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경선 결과에 따르면 김재원 의원이 낙천됐다. 선거구 조정에 따라 기존 경북 상주(김종태 의원)와 군위·의성·청송(김재원 의원)을 합친 통합 선거구에서 펼쳐진 현역 의원 간 경선 대결에서 밀린 것이다. 공관위는 21일까지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남을에서 후보를 재공모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윤 의원은 남을에서 공천을 신청한 당내 유일한 예비후보였으나,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취중 막말’ 파문에 휘말리면서 지난 15일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지난 14일 발표된 컷오프 명단에 포함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당·청 갈등을 해소하고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친박계 핵심인 윤·김 의원과 비박계 주 의원을 정무특보로 공식 위촉했으며, 이들은 같은 해 10월까지 정무특보로 활동했다. 이번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청와대 참모진들이 받아든 성적표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또는 단수 추천돼 비교적 손쉽게 공천 티켓을 손에 쥔 청와대 참모는 한 명도 없다. 참모 전원이 당내 경선에 참여했으며, 공천 결과는 20일 현재 ‘반타작’에도 못 미치고 있다. 공천을 확정한 참모는 곽상도 전 민정수석(대구 중·남구)과 박종준 전 경호실 차장(세종), 김선동 전 정무비서관(서울 도봉을), 민경욱 전 대변인(인천 연수을), 이양수 전 행정관(강원 속초·양양·고성) 등 5명이다. 현역 의원 신분으로 박근혜 정부 초기 정무·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최고위원(전남 순천)을 포함해도 6명에 불과하다. 반면 조윤선 전 정무수석(서울 서초갑)과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구), 전광삼 전 춘추관장(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최상화 전 춘추관장(경남 사천·남해·하동), 최형두 전 홍보기획비서관(경기 의왕·과천), 남호균 전 행정관(대구 달서병), 김영섭 전 행정관(경남 진주을) 등 7명은 당내 경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다만 김행 전 대변인(서울 중·성동을), 주광덕 전 정무비서관(경기 남양주병) 등 2명은 공관위의 경선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4·13 총선과 동시에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도 있다

    4·13 총선과 동시에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도 있다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동시에 경남 김해시장과 거창군수 선거를 비롯해 전국 8곳 기초자치단체장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지난해 8월 13일부터 지난 14일 사이에 당선무효나 사직·퇴직·사망 등으로 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된 곳이다. 이번 재·보궐선거 지역 가운데 대구 달서구는 곽대훈 전 구청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곽 전 구청장은 대구 달서갑 총선 새누리당 후보로 최근 확정됐다. 이밖에 광주 동구와 경기 양주시, 구리시, 충북 진천군, 전북 익산시, 경남 김해시와 거창군은 전 단체장이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당선무효돼 새로 단체장을 뽑는다. 경남 김해시장 재선거에는 새누리당 김성우(57), 더불어민주당 허성곤(61), 국민의당 이유갑(58), 정의당 허영조(45) 후보와 무소속 허점도(56), 이영철(48), 공윤권(46) 후보 등 모두 7명이 나섰다. 새누리당 김 후보는 옛 열린우리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옮긴 도의원 출신이다. 이번 결선 경선에서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정권 후보를 눌렀다. 더민주 허 후보는 공무원 출신으로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시장경선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이번에 더민주로 갈아탔다. 허 후보는 결선 경선에서 공윤권 후보에 뒤져 탈락해 다시 본선행이 좌절될 뻔했다가 이의제기를 통해 운 좋게 전략공천으로 살아났다. 더민주는 공 후보를 공천자로 확정했다가 후보결정을 취소하고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한 뒤 탈락했던 허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공 후보는 당의 결정을 받아 들일 수 없다며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했다. ▲ 김해시장 무소속 공윤권 후보김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더민주 중심의 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김맹곤 전 시장도 영남지역에서 유일한 더민주 소속 단체장이었다. 새누리당 김 후보와 더민주 허 후보의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야권 단일화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선 공 후보가 본선을 완주하면 더민주 지지층이 갈려 새누리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 거창군수 새누리 후보 박권범▲ 거창군수 무소속 변현성 후보거창군수 선거에는 새누리당 박권범(57) 후보와 무소속 양동인(63), 도의원 출신의 변현성(52) 후보 등 3명이 나섰다. 새누리당 박 후보는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을 지낸 공무원 출신으로 경선에서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의원의 동생인 김창호 후보를 이기고 공천을 받았다. 무소속 양 후보는 거창경찰서장을 거쳐 2008~20010년 제39대 거창군수를 지냈다. ▲ 김해시장 무소속 이영철 후보김해·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단독 인터뷰] 안철수 “생각 같은 분과 대선에서 연대”

    [단독 인터뷰] 안철수 “생각 같은 분과 대선에서 연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20일 “내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생각이 같은 분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정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총선 이후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이런 분들께는 문호가 열려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생각을 같이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당과도 연대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아직 당까지는 생각을 못해 봤다”고 말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세력과의 대선 연대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개혁적인 분들이 기반으로 삼아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일종의 판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발언은 이번 4·13 총선에서의 야권 연대는 반대하지만 유력 대선주자로서 내년 대선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 직후 마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독재로의 회귀에 반대하고, 양당(새누리당·더민주) 패권정치에 반대하는 어떤 정치인과도 함께하고 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친박(친박근혜)의 당(새누리당)과 친문(친문재인)의 당(더민주) 대 국민의당의 대결”이라면서 “낡은 퇴행적 정치 구도를 깨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사명감을 가진 모든 세력의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9] ‘신해철법’의 행방을 묻다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9] ‘신해철법’의 행방을 묻다

    이 글은 가수 신해철씨의 사인이나 미처 몰랐던 사실을 들추는 탐사형 기사는 아닙니다. 그 보다는 그의 돌연한 사망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를 반추하고, 그래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으며, 또 무엇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 지를 확인하는 글이라고 하는 게 맞겠습니다. 그의 사망 직후 ‘신해철 사망 원인은 패혈증’이라는 기사를 게재해 특종상까지 받았던 필자로서는 이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조용하지만 관심 있게 ‘그날 이후’의 변화들을 지켜봐 왔고, 지금도 거기를 주시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신해철법’은 끝난 것인가 관심을 끌었던 신해철법이 사실상 물 건너 갔습니다. 이번 19대 국회의 임기는 5월까지이지만 당장 4·13총선이 있어 다시 법안을 처리할 기회는 가질 수가 없으니까요. 이는 법안의 폐기를 뜻합니다. 이 법의 공식 명칭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입니다. 2014년 4월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데 이어 이듬해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이 잇따라 발의했지요. 핵심 내용은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이나 의사의 동의가 없더라도 즉시 조정 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법안의 배경에는 졸지에 유명을 달리 한 가수 신해철과 초등학생 전예강 양의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사건이 있습니다. ‘신해철법’이라거나 ‘전예강법’이라고 한 건 이 때문입니다.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피해에 따른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법안을 두고 의료단체와 환자단체 간에 치열한 대립과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병원협회와 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는 “악용의 소지가 커서 되레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고 우려했고, 환자단체에서는 “선용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맞섰습니다. 이 법안의 처리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를 따지는 단체들이 각자 나름의 셈법으로 득실을 저울질하며 혹은 겉과 속이 다르게, 혹은 드러내놓고 견고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사안의 시비를 가리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무엇이 국민 다수의 이익에 부합한가, 그리고 어떤 선택이 사회 발전에 더 긍정적이냐를 따지면 되는 문제이니까요. ‘다수 국민의 이익’이라고 했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의료사고의 책임을 건건이 규명하려 하면 불가피하게 의료행위가 위축되는 문제, 또, 의료의 본령을 지키주려 하면 환자의 권리가 침해받는 이 대립적 상황에서 무엇이 국민 다수의 이익에 부합하는 지를 가리는 일은 쉽지 않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필자는 국회를 먼저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는 입법기관입니다. 많은 법이 국회에서 만들어지고 또 폐기됩니다. 그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라고 국민들이 큰 권한을 그들에게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많은 권한과 권력이 주어지고, 평균적으로 따져 일한 것보다 과도하게 많은 세비를 받습니다. 그런 국회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법안을 충실하게 심의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그 기관에 위임한 권한을 잘못 사용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신해철법도 그렇습니다. 어느 쪽도 편들거나 무시할 수 없는 ‘국민집단’이 팽팽하게 맞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인 만큼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회의원들의 선택의 폭이 좁을 것임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국회와 국회의원들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관점이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오로지 ‘법에 의해서만’ 유지되고 발전한다는 원론적 가치가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국회는 당연히 이 관점에서 노력하고, 고민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지금까지 그랬듯 항상 쉽게만 가려고 합니다. ●‘신해철법’의 논란 살피기 의사들의 관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계에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많은 의료사고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상당수 의료사고는 ‘사고’인 줄도 모르고 지나갑니다. 의료 주체인 의사들이야 대부분 사고 여부를 알겠지만, 드러내지 않으니까요. “사고로 보면 사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특정 치료술이 개발되어 의료인에 의해 시행될 때 이미 일정한 오류나 사고는 예견된 것이며, 따라서 이런 예상의 범주에 들어있는 검사나 치료상의 오류에 대해 일선 의사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필자가 아는 한 의사의 항변입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사람들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심지어는 동네 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를 두고 생각해 보자.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다고 해서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도록 한 그런 약제들도 임상에서는 수많은 부작용이 확인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약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따로 문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교한 전문 교육을 받은 의사들(사실 의사를 지망생 개개인이 그런 교육을 얼마나 충실하게 받았고,또 실천하는 지는 별개로 봐야 하지만)의 실수는 이상하게도 치료술의 오류나 한계로 보지 않고 의사 개개인의 실수나 무능력, 부주의로 보려고만 한다. 그런 점이 문제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의료사고가 합리적으로 이미 예견된 오류에 포함되는 불가피한 것인지, 아니면 의사의 부주의나 무능에 의해 발생한 ‘사고’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일단 문제가 생기면 환자 측은 의사와 병원을 향해 핏대를 올리고, 의사와 병원은 그런 항의를 애써 외면합니다. 신해철법이 결국 폐기된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양 진영의 이런 시각과 논리는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누군가가 병에 걸리고, 그 병을 의사가 치료해야 하는 이상 피해 갈 수 없는 난제라고 봐야지요. 그러니 의사단체가 이 법을 순순히 수용할 리가 없습니다. 냉정하게 보자면, 의료 단체의 거센 반발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등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졸속 입법의 결과로 의료인의 방어진료를 확산시키는 등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저해할 뿐 아니라 국민과 보건의료인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말인즉, 의료분쟁에 대한 의료기관의 조정 참여를 강제하면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은 ‘분쟁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소극적·방어적으로 진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환자들의 피해로 귀결된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풍토에서는 조정신청의 남용이 불 보듯 뻔해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환자 측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들의 주장도 거셉니다. “의료 자체가 가진 공공성을 감안하더라도 의료사고라고 의심될만 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환자는 당연히 의사와 의료기관에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물을 수 있어야 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목에서 신해철씨 사망과 관련해 불거진 문제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신해철씨 사망에는 해당 의료기관의 불법적인 의료행위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치료행위에 대한 환자의 동의 여부도 그렇고, 중대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했음에도 법과 규정이 정한 규칙이나 수칙을 정상적으로 준수,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명백한 의료사고에 해당하지만 지금의 법체계나 관행으로는 신해철씨의 사망에 관련된 원인 제공자에게 합당한 배상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신해철씨의 경우 사망 자체가 사회문제화하는 바람에 그나마 실체가 규명됐다지만 그렇지 않은 갑남을녀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기도 합니다. 의료사고로 사람이 죽었는데, 왜 죽었는지, 죽었으니 어떻게 하겠다느니 등의 인과성 규명과 사후 조치가 없다면 삼척동자도 의아해 할 일이지요. 이런 까닭에 백혈병환우회·선천성심장병환우회·신장암환우회·GIST환우회·다발성골수종환우회 등 환자단체들은 “신해철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고요. 환자 측 목소리를 조금만 더 들어볼까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의료사고 피해자 중에는 고액의 소송비를 부담할 능력이 되지 않아 의료사고 개연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 경우 상당수 피해자들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찾지만, 의료기관이 동의하지 않아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형사사건화 외에는 다른 방법을 취할 수가 없게 됩니다. ‘울화통이 터질 일’이라며 병원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업무방해죄 등으로 경찰서를 들락거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부는 2012년부터 의료분쟁조정제도를 도입·시행하고 있지만, 해당 의료기관이 조정을 거부하거나 일정 기간(14일) 내에 필요한 답변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안 자체가 각하되는 규정 때문에 사실상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환자 측 하소연입니다. 실제로, 분쟁조정이 시작된 2012년 4월부터 2015년 말까지 중재원에는 모두 5487건의 분쟁조정건이 접수됐지만 이 중 조정이 개시된 것은 43.2%인 2342건에 불과합니다. 조정이 개시되어 중재가 성립되는 비율이 94%로 비교적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떻게든 조정만 시작되면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조정의 불성립’이라는 ‘탈출구’를 만들어 시쳇말로 ‘죽도 밥도 아닌’ 제도가 되고 만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멀쩡한 사람이 치료를 받다가 죽었는데, 묻고 따질 수도 없습니다. 정부가 나서 명쾌한 규정을 만들거나 하다 못해 지침이라도 내놔야 하지만, 고작 한다는 게 어정쩡한 분쟁조정제도 정도니 환자 측은 그들대로 “정부는 무엇하고 있느냐”고 핏대를 올리고, 의료기관들은 “그럼 의료 포기하자는 것이냐”고 맞서 도대체 협상과 타협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끝이 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국회와 보건복지부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제 19대 국회가 오는 4월 폐회되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신해철법)도 자동 폐기됩니다. 환자단체에서는 “19대 국회가 다른 현안들은 총선 후에 차기 국회로 넘기더라도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만은 꼭 도입하는 입법적 결단”을 촉구했지만 이마저도 물 건너 가고 말았습니다. 환자단체들은 “의사단체의 주장처럼 의료분쟁 조정신청 남발이 우려된다면 최소한 법률적 판단이 가능한 ‘사망’이나 ‘중상해’의 경우로 그 범위를 제한해서라도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를 도입하라”고 절충적인 제안까지 했으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입법기관인 국회와 정부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직무를 태만히 한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감한 사회적 논쟁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관료주의의 속성입니다. 그런 속성 자체를 오로지 비난만 할 일은 아닌게, 이 경우 어떤 결정을 하든 상당한 분란의 여지가 없지 않고, 어떤 선택을 하든 책임이 따르니 누구라도 그 부담을 떠안으려고 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니까요. 하지만, 결론이 무엇이든 국회와 복지부는 조정 노력을 했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확고한 입장을 정하고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접근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설득하는 일이야말로 많은 권한을 위임하고,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국민에 대한 도리이니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환자든 의료인이든 모두 국민입니다. 그러니 편들 것 없이 성의껏 필요한 노력을 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결과가 어떻든 납득은 하지 않았겠습니까. ‘납득할 수 없는 불만’을 가진 것과 ‘불만이지만 납득은 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다른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국회나 복지부가 일하는 모양을 지켜보면 ‘납득할 수 없는 불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나, 국회에는 더 이상 기대를 걸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미 물리적인 시간도 없고, 차기 국회에서 이 법안을 발의하려면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니까요. 국회의원이라는 직분의 한계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선거를 거쳐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가능한 결속이 공고한 단체들과 대립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국회의원들에게 다시 법안 상정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됩니다. 그러니 보건복지부가 나서야 합니다. 복지부가 양측의 의견을 듣고 조정작업을 거쳐 개정안을 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입니다. 사안 자체가 복지부 소관이기도 하고, 이걸 국회에 맡길 경우 조정 절차를 소홀히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복지부는 양측의 주장이 너무 극단적으로 맞서 조정의 여지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더더욱 복지부가 팔을 걷어부쳐야 합니다. 그렇게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린 사안을 양측의 문제라며 불구경 하듯 멀찍이 떼어놓고 수수방관한다면 편함을 얻는 대신 신뢰를 잃을 게 뻔하니까요. 앞서 언급한 ‘조정’은 바꿔 말하자면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의 경우 조정이 쉽지 않겠지만, 양측의 주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면, 그래서 의사집단이 환영은 못해도 납득은 하고, 환자 측도 성에 차지는 않지만 수긍은 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하는 곳이 바로 보건복지부입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의사단체의 명패 뒤에 숨어 사특하게 돈만 긁어모으는 함량 미달의 불량 의사들이 의외로 많다는 거 의사들도 알지 않습니까. 또, 병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선후도 가리지 않고 목청부터 높이고, 그걸 빌미로 뭐 좀 얻어보겠다고 용을 쓰는 진상 환자들도 정말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 즉 어느 쪽이든 악용의 여지만 극소화한다면 양식있는 의사, 상식적인 환자들이 그걸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환자들 쪽에서도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일부라도 얻는 게 낫고, 그걸 마중물 삼아 장기적으로 보다 진전된 결과를 도모할 수도 있으니까요. 의사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변해 한번 봇물이 넘치기 시작했는데, 그걸 없는 일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진료행위가 크게 위축될 수준이 아니라면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게 세상의 변화에 조응하는 방법이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내놔야 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고, 또 원한다고 모두 가질 수는 없는 세상이니까요. 철옹성만 같은 불합리와 부조리라도 임계점에 다다르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변화의 양태를 돌이켜야 합니다. 신해철법은 이 지점에서 아직도 발화하고 있는 하나의 도화선입니다. 그런 점을 살펴서 열 걸음이 무리라고 판단되면, 두세 걸음이라도 내딛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특히나 의사든 환자든 국민을 상대로 ‘이기거나 아니면 지는 게임’을 한다는 생각을 갖지 말기 바랍니다. 거기에 승패는 없습니다. 다만, 설득을 했느냐, 못 했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입니다. 복지부가 뒷짐만 지고 있는 사이에 19대 국회가 은근슬쩍 유기해버린 신해철법, 그 분란의 심부를 들여다보면 승자는 없고, 상처만 남아 있습니다. 그 졸속한 대립의 흔적을 보면서 이 말을 상기합니다. ‘끝 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jeshim@seoul.co.kr[지난 기사 보러가기]
  • 고개 떨군 靑 정무특보 출신 3인방…윤두현 등 참모진도 줄낙마

    고개 떨군 靑 정무특보 출신 3인방…윤두현 등 참모진도 줄낙마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 출신 현역 국회의원인 주호영·김재원·윤상현 3명 전원이 새누리당의 4·13총선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논란의 중심에 놓였던 청와대 참모진 출신들도 공천에서 대거 낙마해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만 실감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주말인 19~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경선 결과에 따르면 김재원 의원이 낙천됐다. 선거구 조정에 따라 기존 경북 상주(김종태 의원)와 군위·의성·청송(김재원 의원)을 합친 통합 선거구에서 펼쳐진 현역 의원 간 경선 대결에서 밀린 것이다. 공관위는 21일까지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남을에서 후보를 재공모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윤 의원은 남을에서 공천을 신청한 당내 유일한 예비후보였으나,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취중 막말’ 파문에 휘말리면서 지난 15일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지난 14일 발표된 컷오프 명단에 포함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당·청 갈등을 해소하고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친박계 핵심인 윤·김 의원과 비박계 주 의원을 정무특보로 공식 위촉했으며, 이들은 같은 해 10월까지 정무특보로 활동했다. 이번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청와대 참모진들이 받아든 성적표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또는 단수 추천돼 비교적 손쉽게 공천 티켓을 손에 쥔 청와대 참모는 한 명도 없다. 참모 전원이 당내 경선에 참여했으며, 공천 결과는 20일 현재 ‘반타작’에도 못 미치고 있다. 공천을 확정한 참모는 곽상도 전 민정수석(대구 중·남구)과 박종준 전 경호실 차장(세종), 김선동 전 정무비서관(서울 도봉을), 민경욱 전 대변인(인천 연수을), 이양수 전 행정관(강원 속초·양양·고성) 등 5명이다. 현역 의원 신분으로 박근혜 정부 초기 정무·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최고위원(전남 순천)을 포함해도 6명에 불과하다. 반면 조윤선 전 정무수석(서울 서초갑)과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구), 전광삼 전 춘추관장(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최상화 전 춘추관장(경남 사천·남해·하동), 최형두 전 홍보기획비서관(경기 의왕·과천), 남호균 전 행정관(대구 달서병), 김영섭 전 행정관(경남 진주을) 등 7명은 당내 경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다만 김행 전 대변인(서울 중·성동을), 주광덕 전 정무비서관(경기 남양주병) 등 2명은 공관위의 경선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與, 친박 핵심 김재원 등 현역 8명 공천 ‘탈락’…유승민 공천심사 또 불발(종합2보)

    與, 친박 핵심 김재원 등 현역 8명 공천 ‘탈락’…유승민 공천심사 또 불발(종합2보)

    장윤석·정희수·정수성·민현주·이운룡 등 탈락정갑윤 홍문종 조원진 공천 확정…유기준은 곽규택과 경선 19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이 4·13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됐다. 김 의원을 포함해 현역 의원 총 8명이 무더기로 탈락했다. 반면 역시 친박계 주류인 4선의 정갑윤(울산 중구), 3선의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재선의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받았다. 비박(비박근혜)계인 심재철, 정병국, 강석호, 김영우 의원과 김성동 전 의원은 공천이 확정됐다.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윤상현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인천남을 지역구의 경우 오는 21일 후보를 재공모한다. 특히 사흘 만에 정상화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는 유승민 의원의 공천 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64개 지역구의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두 차례로 나눠 발표했다. 49개 지역은 후보자가 확정됐고 15개 지역은 결선 여론조사를 다시 한다. 대통령 정무특보와 원내 수석부대표 등을 지낸 김재원 의원은 4파전으로 치러진 경선에서 친박 초선 김종태 의원에 밀렸다. 이곳은 합구된 지역구로 김재원 의원의 원래 지역구는 군위·의송·청송, 김종태 의원의 원래 지역구는 상주였다. 친박 핵심인 3선의 유기준 의원(부산 서·동구)은 경선에서 곽규택 변호사와 결선 여론조사를 벌인다. 옛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인 4선의 심재철(안양 동안을),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의원과 재선의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김영우(경기 포천·가평) 의원, 김성동(서울 마포을) 전 의원은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 티켓을 따냈다. 정병국 의원은 이규택·이범관 전 의원을, 강석호 의원은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각각 물리쳤다. 현역 의원은 김재원 의원 외에도 3선의 장윤석(경북 영주·문경·예천), 정희수(경북 영천·청도) 의원과 재선의 정수성(경주) 의원, 비례대표 민현주(인천 연수을), 이운룡(경기 고양병), 정윤숙(충북 청주 흥덕), 황인자(서울 마포을) 의원 등 모두 8명이 탈락했다. 민 의원은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에, 정수성 의원은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에, 정희수 의원은 이만희 전 경기경찰청장에, 장 의원은 이한성 의원에 각각 패했다. 관심을 모았던 대구는 김희국 의원이 컷오프된 중·남구에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배영식 전 의원을 경선에서 꺾었다. 경찰 간부끼리 대결한 달서을에서는 윤재옥 의원이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물리쳤고, 홍지만 의원이 컷오프된 달서갑에서는 곽대훈 후보자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권은희 의원이 컷오프된 북구갑은 이명규 전 의원과 정태옥 예비후보가 결선 여론조사를 한다. 부산은 부산진을에서 이헌승 의원이 이종혁 전 의원을, 사하갑에서 김척수 부산시 대외협력정책고문이 허남식 전 부산시장을, 해운대을에서 배덕광 의원이 이창진 예비후보를 각각 꺾었다. 기장은 친이계 출신 안경률 전 의원과 친박계로 분류되는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결선 여론조사를 벌인다. 진갑에서는 나성린 의원과 정근 예비후보가, 해운대갑에선 하태경 의원과 설동근 전 부산시 교육감이 결선에서 맞붙는다. 서울은 중·성동갑에서 김동성 의원이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경선에서 이겼다. 강남을에서는 김종훈 의원이 원희목 전 의원,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에 승리했다. 중구는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과 지상욱 당협위원장이 결선 여론조사를 한다. 서초을은 강석훈 의원과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이 결선에서 맞대결한다. 친이계 출신인 정옥임 전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은 탈락했다. 송파갑은 박인숙 의원과 안형환 전 의원이, 양천갑은 신의진 의원과 이기재 예비후보가, 동작갑은 이상휘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김숙향 예비후보가 결선을 한다. 대전 유성갑에서는 비례대표 민병주 의원과 진동규 예비후보가 결선에서 승패를 가린다. 경기도는 용인정에서 당 대변인 출신인 이상일 의원이 이춘식 전 의원과 김관종 예비후보를 물리쳤다. 김용남(수원병), 김동식(김포갑), 이우현(용인갑) 의원, 김영선 전 의원(고양정), 백성운 전 의원(고양병), 정성근 전 아리랑TV 사장(파주갑), 심규철 전 의원(군포갑)도 경선 승리로 공천을 확정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는 정진석 전 의원이 여론조사 경선에서 다른 두 예비후보를 제치고 공천을 확정했다. 충북 청주 흥덕은 송태영·신용한 예비후보가 결선 여론조사를 한다. 경남은 사천·남해·하동에서 여상규 의원이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차장을 모두 꺾었고, 양산갑에서는 윤영석 의원이 승리했다. 산청·함양·거창·합천은 신성범 의원이 강석진 전 거창군수와 결선 여론조사를 한다. 또 새누리당은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이 낙천한 인천 남구을 지역에 대해서도 21일 하루에 한해 재공모를 받기로 했다. 윤 의원이 무소속 출마할 것을 대비해 후보를 내지 않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완전히 불식시키려는 차원도 있어 보인다. 공관위는 그러나 지역구 압축 심사에서 유일하게 남은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대구 동을)에 대해서는 이날도 심사하지 못했다. 김무성 대표가 의결을 보류한 이재오·주호영 의원 등의 낙천 결과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았다. 공관위 관계자는 “오늘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심사하기에도 바빴던 데다 황진하 사무총장 등이 지역구 일정으로 일찍 나가면서 유승민 의원 문제 등은 논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레 최고위원회의가 있으니 내일 유 의원 문제를 심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핫뉴스] [단독]머리박고 발로 밟기도…살벌한 의전원 ▶[핫뉴스] “대소변 못가린다고”…4살 딸 암매장 ‘충격’
  • 안상수·조해진 이어 이재오 탈당 가닥… 현역 최대 10명 될 듯

    이재오, MB 찾아 거취 문제 논의 조진형·임태희 등 원외 후보도 줄탈당 4·13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새누리당 현역 국회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최대 10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탈당자끼리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18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8년 전 당시 박근혜 대표는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절규했는데 오늘 나는 ‘안상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이한구 위원장에게 절규한다”면서 “국민의 분함을 달래기 위해 잠시 당을 떠나 국민들의 성원을 받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조 의원도 “무엇이 옳은 것인지 표로서 확인시켜 줄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제부터 한 달 동안 당을 떠난다. 새누리당 당적을 내놓고 뛴다”며 무소속 출마와 당선 후 당 복귀의 뜻을 밝혔다. 이로써 탈당을 선언한 현역 의원은 김태환(경북 구미을), 진영(서울 용산)에 이어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탈당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현역 의원들도 쏟아졌다. 대구 지역 비박(비박근혜)계인 주호영(수성을), 류성걸(동갑), 김희국(중·남구) 의원은 이날 일제히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배제 결정 취소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들은 당 지도부나 공관위에 재심을 요구했지만 현재로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도 사실상 탈당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일쯤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강길부(울산 울주), 박대동(울산 북구) 의원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직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당을 떠나기로 결심할 경우 유 의원과 가까운 이종훈(경기 분당갑) 의원 등의 동반 탈당 가능성도 있다. 원외 후보들의 탈당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강승규(서울 마포갑), 조진형(인천 부평갑), 임태희(경기 분당을), 류화선(경기 파주을), 김진선(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이철규(강원 동해·삼척) 후보 등이 당의 공천 결정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4·13 총선 핫클릭] 서울에서 무소속 출마는 자살행위?… 16년간 당선자 0명

    [4·13 총선 핫클릭] 서울에서 무소속 출마는 자살행위?… 16년간 당선자 0명

    “무소속 출마를 생각했지만 지역의 지지자들과 구의원들이 입당을 강하게 권유했다.” 18일 군소정당인 민주당 입당을 공식화한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당의 변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이후 무소속으로 지역을 훑었으나 춥고 황량한 ‘광야’에 홀로 서 있는 게 녹록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병헌(동작갑) 더민주 의원도 재심 신청이 기각된 지난 16일부터 무소속 출마 등 향후 거취를 놓고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르면 20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무소속 출마의 어려움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대 총선 서울 개표 현황을 보면 16대 선거가 치러진 2000년부터 16년간 무소속 당선자는 한 명도 없었다. 출마자는 16대 22명, 17대 34명, 18대 14명, 19대 27명 등 100명에 달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던 셈이다. 반대로 영호남은 16대 무소속 당선자 5명(강운태 광주 남구, 정몽준 울산 동구, 이강래 전북 남원·순창, 박주선 전남 보성·화순, 이정일 전남 해남·진도) 전원을 배출하며 서울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16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선자가 없었던 건 아니다. 13대 총선에서 서울 성북갑에 출사표를 던진 이철 무소속 후보가 31.15%를 얻어 민주정의당 김정례 후보를 7.70% 포인트 차로 따돌린 게 대표적이다. 당시 초선의원이었던 이 후보는 1987년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김대중’ 야권후보 단일화를 주장했지만 관철되지 않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서울 서초갑에서도 박찬종 후보가 민주정의당 이종률 후보를 꺾었다. 15대 선거에서는 신한국당 정성철 후보를 이긴 홍사덕(강남을) 후보가 유일했다. 무소속으로 13대 선거에서 낙선한 뒤 두 번째 도전 만에 얻은 결과였다. 이에 대해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교수는 “호남, 영남권은 다른 지역과 달리 사실상 일당 체제로 오랫동안 유지돼 다른 정당에 표를 줄 일이 없다 보니 무소속 후보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반대로 서울 등 수도권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지지도가 팽팽해 A가 아니면 B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라 영호남과 지역적인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서울은 정당 정책 등 총선을 관통하는 이슈가 투표 요인으로 작용하는 일이 많아 인물 경쟁력을 보는 지방보다 당선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도의도 원칙도 내팽개친 與 패권정치

    4·13 총선 후보 등록일(24~25일)을 일주일 앞두고 새누리당 지도부가 내홍에 휩싸여 있다.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의 대거 공천 탈락에 따른 계파 간 갈등이 극한 대결로 치달으면서 그제에 이어 어제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가 취소됐다. 공천관리위 공전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수뇌부들은 연일 편을 갈라 서로 잘못을 지적하면서 당무 자체가 마비 수준에 이르렀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유승민 의원 공천 문제는 아직 미해결로 남겨 놓은 채 계파 간에 첨예한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을 보게 되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당의 모습은 아니다. 공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친박과 비박계 간 다툼에 국민들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하는 공천은 시종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전횡과 독단’의 연속이다. 김무성 대표 역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한 채 최고위원회 추인을 거부하는 등 뒷북만 치고 있다. 북한은 어제도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한반도 안보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보란 듯이 위반하고 5차 핵실험을 공언해도 정치권은 대응조차 못 하고 있다. 집권당이 계파의 이익에 골몰하면서 서로에게 막말을 쏟아 내고 시정잡배 수준의 멱살잡이 정치로 날을 지새우고 있는 셈이다. 집권당의 위상이 이 지경으로 떨어진 것은 주지하다시피 ‘패권 공천’이 계기가 됐다. 공천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반발과 잡음이 불가피하지만 이처럼 특정 계파가 독식하는 구도의 공천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공정성 자체를 훼손하는 행위다. 비박계 학살로 불리는 새누리당 공천은 유권자는 물론 당원들 사이에서도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는 오간 데 없고 권력자의 신임 정도에 따라 공천이 좌우됐고 밉보인 인사는 예외 없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였던 2008년의 제18대 총선 당시의 ‘친박 학살’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비상 당권’을 잡았던 2012년의 19대 총선 당시 ‘친이 학살’이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 안팎은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보복 공천’이니, ‘친박의,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사천(私薦)’이니 하는 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유권자들이 승복하지 못하는 공천은 과거에도 표의 심판을 받았다. 여권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힘으로 밀어붙이는 패권정치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최근 새누리당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낙천한 의원들의 탈당 선언 등 불복 확산이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치고 총선 이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감정 대결로까지 치닫는 친박·비박 대치가 국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전도 가치도 찾기 어려운 집권당의 권력투쟁성 파벌 싸움은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를 구성하는 4·13 총선은 정치 개혁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 국민의 열망이 반영되지 않은 공천은 준엄한 표의 심판에 직면한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 국민의당, 광주 북갑에 김경진 공천…첫 숙의배심원단 경선

     국민의당이 18일 4·13총선 광주 북갑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숙의배심원단 경선에서 김경진 예비후보 공천을 확정했다.  국민의당 김종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오후 7시부터 4시간여 동안 진행된 숙의배심원단 경선 끝에 김 후보가 68.8%의 득표율을 기록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와 함께 경선을 치른 김유정 예비후보는 23.3%, 국성근 예비후보는 12.2%를 얻어 각각 2, 3위에 그쳤다. 김 후보는 공천 확정 직후 “10년을 기다려 왔는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더민주가 전략공천한 정준호 후보 등과 본선을 치른다.  숙의배심원단 경선은 배심원단으로 선정된 유권자, 학계·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등이 후보자들의 정책토론 과정을 지켜본 뒤 조별 숙의를 통해 투표하는 방식이다. 이날 배심원단에는 일반 유권자 46명, 전문가 그룹 49명 등 모두 95명이 참여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19~20일 이틀에 걸쳐 광주의 남은 5개 선거구에 대해서도 숙의배심원단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與, 싸우느라 아직 103곳 ‘공천 깜깜’

    與, 싸우느라 아직 103곳 ‘공천 깜깜’

    심야 최고위도 ‘劉 공천’ 결론 못 내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18일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 등에 대한 4·13총선 공천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공천관리위원회도 외부 위원들의 ‘회의 보이콧’에 따라 이틀째 파행을 겪었다. 총선 후보 등록(24~25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내홍이 깊어지면서 전체 253개 선거구 중 40.7%에 달하는 103곳에서 후보를 확정 짓지 못한 실정이다. 최고위는 이날 오전 2시간 30여분 동안 비공개회의를 했으나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이날 밤 재소집된 심야 회의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오전 회의 도중에는 회의장 밖으로 “유승민 문제는 더이상 끌고 가면 안 된다”(김무성 대표), “공천은 공관위에서 하는 게 맞다”(원유철 원내대표) 등의 발언이 흘러나왔다. 이 과정에서 고성도 오갔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유 의원 공천 여부에) 뚜렷한 온도 차가 있고 진통이 굉장히 높은 단계”라고 전했다. 원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상 공천 권한은 공관위에 있고 최고위는 공관위 결정을 의결하든 재심의를 요구하든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관위가 ‘여론 수렴’을 이유로 유 의원의 거취 문제를 최고위에 넘겼지만 최고위 역시 공관위에 다시 공을 넘기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유 의원 본인이 (결정)하는 게 가장 좋고, 최고위에서 방법을 찾아내도 좋고, 이것도 저것도 안 되면 우리가 결론 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에 대한 자진 불출마 요구로 해석된다. 사실상 최고위와 공관위, 유 의원이 ‘핑퐁 게임’을 하는 양상이다. 최고위는 또 공천 배제된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등 공관위가 단수·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한 3~4곳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 대표가 이날 ‘공관위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외부 공관위원들이 제기한 사과 요구에 대해 거듭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초 오후에 예정됐던 공관위 회의도 취소됐다. 한 외부 공관위원은 “김 대표의 사과가 있기 전에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당초 공관위는 30여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도 보류됐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與 공관위 외부위원 ‘보이콧’… 공천작업 또 중단

    與 공관위 외부위원 ‘보이콧’… 공천작업 또 중단

    선대위원장에 강봉균 영입 결정 새누리당 4·13총선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외부 위원 6명 중 5명이 17일 전격적으로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공천 작업이 중단됐다. 비박(비박근혜)계 내부 위원과의 갈등이 단초가 됐다. 공천을 둘러싼 당 지도부 간 내홍, 낙천 의원들의 집단 반발까지 겹치면서 집권여당이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사분오열하는 양상이다. 공관위 외부 위원들은 이날 오후 회의 시작 30여분 만에 집단 퇴장했다. 퇴장 과정에서 최공재 위원은 “고자질쟁이 때문에 화난다”고, 김순희 위원은 “위에 일러바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비박계 주호영 의원이 ‘공천 배제’(컷오프)된 대구 수성을에 대해 김무성 대표가 전날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날 외부 위원과 김 대표 측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간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은 “주 의원의 공천 탈락 결정은 100% 합의해 통과시킨 것인데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이 합의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면서 “(김 대표가) 공관위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깼다. 김 대표의 사과가 있지 않는 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 파행은 지난 11일 김 대표에 대한 공천 유보 결정에 따른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의 회의 보이콧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 서청원·이인제·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김 대표가 이날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를 전날 밤 취소 통보한 데 따른 반발 성격이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가 불참한 상황에서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장에 야권 인사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영입하기로 했다는 결정도 공개했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전날 8개 선거구에 대한 공천안 ‘보류’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과 관련, “당 대표께서 (최고위) 정회 중에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면서 “사과하셔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김 대표는 즉각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공천에서 배제된 비박계 진영(서울 용산) 의원은 이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 여부와 관련해 “주민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4·13 총선 핫클릭] 서대문갑 이성헌·우상호 숙적 대결… 수성갑은 김문수·김부겸 ‘호각지세’

    [4·13 총선 핫클릭] 서대문갑 이성헌·우상호 숙적 대결… 수성갑은 김문수·김부겸 ‘호각지세’

    20대 총선 관심 선거구의 대진표가 17일 사실상 확정됐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의 승부가 가장 관심을 끈다. 새누리당에서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공천을 확정 짓고 링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5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정세균 의원이 종로에서 ‘재선’을 노린다. 오 전 시장은 당선 시 여권의 명실상부한 대권 주자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패배하면 대권 행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정 의원은 ‘정세균계’가 대거 공천 탈락한 가운데 선거 승리로 명예회복을 시도한다. 국민의당 박태순 국민소통기획위원장과 녹색당 하승수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도 이곳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서울 노원병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대권행 여부뿐만 아니라 국민의당의 존폐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준석 전 혁신위원장이 ‘안철수 대항마’로 나섰다. 안 대표가 인지도 측면에선 우위에 있지만 더민주에서 이동학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과 황창하 전 국회도서관장 중 1명이 출격해 ‘3자 구도’가 형성되면 대결은 혼전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갑은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과 우상호 더민주 의원 간 ‘숙명의 라이벌 매치’가 흥미롭다. 2000년 16대 총선부터 19대 현재까지 ‘2승 2패’를 기록해 이번 선거가 결승전 성격이 되고 있다. 두 사람은 연세대 81학번 동기이자 총학생회장을 번갈아 한 인연도 있다. 마포갑에서는 안대희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노웅래 더민주 의원의 ‘2강 구도’ 속에 홍성문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다크호스를 노린다.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경기 ‘수원무’ 지역구를 누가 먼저 쟁취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야도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웠다. 새누리당에선 수원을에서 출마지를 옮긴 정미경 의원이, 더민주에서는 2014년 6·4 경기지사 선거 출마로 수원정을 내려놓은 김진표 전 의원이 나선다. 국민의당에서는 김용석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여야 경합지이다 보니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대구 수성갑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여겨진다. 현재 새누리당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더민주의 김부겸 전 의원이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다. 김 의원이 대구에 야당의 깃발을 꽂을 경우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면서 생긴 영호남 지역주의의 균열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패배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수성갑 ‘수성’에 총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전 지사의 정치적 생명도 이번 선거에 달려 있다. 광주 서을에는 더민주 ‘전략공천 1호’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맞붙는다. 백전노장인 천 대표와 정치 신인인 양 전 상무의 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이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는 호남의 심장인 만큼 천 대표가 이기느냐 지느냐에 따라 국민의당의 운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연욱 전 청와대 행정관이 출마한다. 경남 김해을에서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팀장을 지낸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의 생환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새누리당에서는 씨름 선수 출신인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출격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與 선대위원장 강봉균 카드는 김종인 맞불작전

    與 선대위원장 강봉균 카드는 김종인 맞불작전

    새누리당이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4·13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야권의 거물급 인사인 강 전 장관 영입은 여권에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겨냥한 ‘맞불 카드’로 풀이된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경제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고 위기이니까 경제 전문가를 영입해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모시자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면서 강 전 장관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다. 원 원내대표는 전날 강 전 장관과 비공개 회동을 한 뒤 이날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제안 내용을 보고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요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조만간 (수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군산 출신인 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다. 2002년 군산 보궐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야권 분열 과정에서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후 17, 18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된 3선 의원 출신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 때는 안철수 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이 수락할 경우 총선에서 김대표의 역할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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