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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세 첼리스트 한재민,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3위

    15세 첼리스트 한재민,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3위

    첼리스트 한재민(15)이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마친 제75회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 첼로 부문에서 한국인 연주자가 순위 1971년 첼리스트 정명화 이후 50년 만이다. 한재민은 이날 제네바 빅토리아홀에서 열린 결선무대에서 스위스 로망드 관현악단과 함께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며 3위와 로즈마리 위게닌 특별상을 수상했다. 1위는 일본의 우에노 미치아키(26), 2위는 캐나다의 브라이언 챙(24)이 올랐다. 한재민은 이번 대회 최연소 본선 진출자인 데다 첼로 부문 본선 진출자의 평균 나이가 24세인 가운데 눈에 띄는 실력을 선보였다. 한재민은 3위 상금 8000프랑(약 1018만원)을 받았고 콩쿠르 부상으로 2년간 해외 콘서트 투어와 제네바 프로무지카사와 2년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는 기회를 얻었다. 1939년부터 시작된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는 29세 이하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재능있는 젊은 음악가들을 발굴하고 국제 무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창설됐다. 피아노, 플루트, 클라리넷, 첼로, 비올라, 현악사중주, 성악, 타악기 부문을 매년 번갈아 가며 열고 2년마다 작곡 부문 대회를 개최한다.올해 대회는 첼로와 오보에 부문이 열렸다. 예선은 영상 심사로 진행됐고 본선 1차 경연은 온라인 영상 심사로 치른 뒤 준결선과 결선을 제네바 프란츠 리스트홀과 빅토리아홀에서 가졌다. 첼로 부문 준결선과 결선은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오보에 부문 준결선과 결선은 25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됐다. 첼로 부문에는 18개국 36명 연주자가 참가했고 3차에 걸친 본선 경연을 통해 한재민을 포함한 3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역대 수상자로 아르투로 베네데티미켈란젤리(1939년 피아노 1위), 게오르그 솔티(1942년 피아노 1위), 프리드리히 굴다(1946년 피아노 1위), 마르타 아르헤리치(1957년 피아노 1위), 하인츠 홀리거(1959년 오보에 1위), 타베아 치머만(1982년 비올라 1위), 넬슨 괴르네(199년 피아노 1위)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배출했다. 한국인 연주자 중에선 정명화(1971년 첼로 1위)를 비롯해 김다솔(2008년 피아노 3위), 이효주(2010년 피아노 공동 2위), 문지영(2014년 피아노 1위), 김홍기(2014년 피아노 3위), 김유빈(2014년 플루트 공동 2위), 김정미(2009년 성악 2위), 김승직(2016년 성악 3위), 박혜지(2019년 타악기 1위), 아벨 콰르텟(2016년 현악사중주 3위), 최재혁(2017년 작곡 1위) 등이 있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한재민은 5세에 첼로를 시작했다. 이후 3년 만인 8세 때 원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며 데뷔 무대를 가졌고 이화경향콩쿠르, 동아 주니어 음악 콩쿠르, 스트라드 콩쿠르, KCO 전국 음악 콩쿠르, CBS 전국 청소년 음악 콩쿠르, 음연 콩쿠르, 성정 음악 콩쿠르 등 국내 주요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오사카 국제 음악 콩쿠르, 헝가리 다비드 포퍼 국제 콩쿠르에서도 1위에 올랐고 2019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돗자우어 국제 콩쿠르에서도 1위와 특별상인 현대음악 작곡가상을 휩쓸었다. 올해 열린 2020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는 역대 최연소 1위라는 쾌거도 이뤘다. 금호 영재 출신으로 2018년 금호영재콘서트에서 연주했고 서울시향, 부산시향, 성남시향 등과도 협연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 더하우스콘서트, 2021년 금호영재오프닝콘서트 등의 무대에 올랐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서 정경화와 이강호를 사사했고, 올해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해 이강호를 사사하고 있다.
  • ‘5000명의 연인’ 前국왕에게 성욕 억제제 투여한 스페인

    ‘5000명의 연인’ 前국왕에게 성욕 억제제 투여한 스페인

    스페인 민주헌정을 수호했지만 부패 혐의와 사생활 논란으로 고국을 떠난 후안 카를로스 1세(83) 전 국왕. 스페인 정보기관이 그에게 성욕 차단제를 주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호세 마누엘 비야레호(70) 전 경찰청장은 최근 열린 청문회에서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국왕이 스페인 비밀요원으로부터 테스토스테론 차단제를 맞았다. 그의 성욕이 국가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성욕을 낮추기 위해 여성 호르몬이 포함된 약물을 주사했다”고 주장했다. 카를로스 1세의 전 의료 담당자도 보고서를 통해 “국왕에게서 테스토스테론 억제제의 흔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카를로스 1세가 성적으로 매우 활발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국가에 문제가 됐다”라고 했고, 이를 듣던 한 의원은 “최근 본 ‘제임스 본드’ 영화 줄거리와 비슷한 이야기”라고 비꼬았다. 2016년 출판된 ‘후안 카를로스: 5000명의 연인의 왕’이라는 책도 카를로스 전 국왕을 ‘섹스 중독자’로 표현했다. 그는 1962년 아내 소피아 여왕과 결혼한 후에도 수백 건의 외도를 했고 1976~1994년 사이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수는 무려 2154명에 이른다. 카를로스 전 국왕의 사생활은 2014년 퇴위 후 그가 친부라고 주장하는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나타나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서둘러 퇴위하고 양위한 이유가 친자 확인 소송 때문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는 지난해 6월 금융 비리와 연관돼 조사가 본격화하자 아들인 펠리페 6세 국왕에게 “왕실에 폐가 되지 않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떠났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사우디아라비아 측으로부터 8800만유로(약 1230억 원)의 자금을 건네받아 이를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해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우디 왕실이 2008년 메카와 메디나를 연결하는 67억 유로 규모의 고속철도 사업과 관련해 그에게 뒷돈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현 펠리페 국왕은 지난 3월 아버지의 유산 상속을 포기하고, 아버지에 대한 연금 지급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독재자 프란치스코 프랑코 장군이 사망한 이후 1975년부터 약 39년간 국왕으로 재임한 카를로스 전 국왕은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확립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2008년 경제위기로 스페인이 어려움에 빠지고 2011년 둘째 사위의 공금횡령 사건에 크리스티나 공주가 연루된 것, 2012년 호화 코끼리 여행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2014년 6월 왕세자 펠리페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퇴위했고, 그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 여친 살해 美 부동산 재벌 종신형 선고 이틀 만에 코로나19로 입원

    여친 살해 美 부동산 재벌 종신형 선고 이틀 만에 코로나19로 입원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사실을 경찰에게 털어놓을까봐 범죄작가인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미국의 78세 부동산 재벌이 선고 이틀 만에 코로나19로 입원했다. 9·11 테러 공격에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건물 등을 소유했던 뉴욕의 부동산 회사 ‘더스트 오가니제이션’ 설립자인 조지프 더스트의 손자인 로버트 더스트는 39년 동안 3개 주에서 아내와 친구 등 세 사람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공항 재판소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그런데 그의 법률 대리인 딕 드게린이 16일 LA 타임스에 “그렇잖아도 수많은 건강 문제를 안고 있던 그가 지금은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내가 그전에 봤을 때보다 훨씬 나빠진 것처럼 보였다”고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그가 어느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더스트는 2000년에 오랜 친구이며 범죄작가인 수전 버먼(당시 55세)을 살해한 혐의로 죽지 않는 한 감옥을 나오기 어렵게 됐다. 검찰은 이날 그를 가리켜 “자아도취형 사이코패스”라고 했다. 그는 두 가지 혐의가 더 남아 있다. 1982년 뉴욕에서 의대생 아내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당시 28세)가 실종된 것이 그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된다. 버먼을 살해한 것도 캐슬린 살해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버먼은 범죄작가로서 자신의 무죄를 변론했는데 LA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더스트가 캐슬린 살해 사건의 은폐를 도왔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았다는 이유로 버먼을 살해했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2001년 텍사스주에서 도피 생활 중 자신의 신원을 알아낸 이웃 모리스 블랙의 목숨까지 빼앗았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더스트는 블랙의 시신을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기소돼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몸싸움 중 벌어진 정당방위라는 사실이 법원에 받아들여져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내 캐슬린 살해 혐의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기소를 면했다. 이에 캐슬린의 유족들은 뉴욕 웨스트 체스터 카운티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더스트는 2015년 HBO에서 방영된 범죄 다큐멘터리 ‘더 징크스: 로버트 더스트의 삶과 죽음들’ 촬영을 마친 뒤 화장실에서 혼잣말로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물론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내뱉었다. 당시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몰랐던 탓이었다. 검찰은 이를 자백으로 봤다.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몇 시간 전에 그는 뉴올리언스의 호텔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
  • “다 죽여버렸지” 실토한 미 부동산 재벌 살아서 감옥 못 나온다

    “다 죽여버렸지” 실토한 미 부동산 재벌 살아서 감옥 못 나온다

    미국 케이블 채널 HBO의 범죄 다큐멘터리 ‘징크스’ 촬영 중에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내가 다 죽여버렸지”라고 진실을 토로하는 바람에 재판을 받아온 부동산 재벌 로버트 더스트(78)에게 결국 종신형이 선고됐다. 더스트는 뉴욕의 부동산 회사인 ‘더스트 오가니제이션’ 설립자인 조지프 더스트의 손자이자 시모어 더스트의 아들이다. 9·11 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건물도 이 가문 소유였다. 그는 39년 동안 3개 주에서 아내와 친구 등 세 사람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하지만 운이 다했는지 촬영 중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지난달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잉글우드에 있는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2000년에 오랜 친구인 수전 버먼(당시 55세)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는 유죄 평결을 받고 말았다. 그는 14일(이하 현지시간) 같은 법원에서 진행된 선고 공판에 출두해 버먼을 살해한 혐의 만으로도 1급 살인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선고를 직접 들었다. 죽지 않는 한 감옥을 나오기 어렵게 됐다. 검찰은 이날 그를 가리켜 “자아도취형 사이코패스”라고 했다. 그는 두 가지 혐의가 더 남아 있다. 1982년 뉴욕에서 의대생 아내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당시 28세)가 실종된 것이 그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된다. 버먼을 살해한 것도 캐슬린 살해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버먼은 범죄작가로서 자신의 무죄를 변론했던 인물이었는데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검찰은 더스트가 캐슬린 살해 사건의 은폐를 도왔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았다는 이유로 버먼을 살해했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2001년 텍사스주에서 도피 생활 중 자신의 신원을 알아낸 이웃 모리스 블랙의 목숨까지 빼앗았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더스트는 블랙의 시신을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기소돼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몸싸움 중 벌어진 정당방위라는 사실이 법원에 받아들여져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내 캐슬린 살해 혐의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기소를 면했다. 이에 캐슬린의 유족들은 뉴욕 웨스트 체스터 카운티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더스트는 2015년 HBO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더 징크스: 로버트 더스트의 삶과 죽음들’ 촬영 중 인터뷰가 끝난 뒤 화장실에서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물론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는 당시 마이크가 켜진 상태인 것을 몰랐다. 검찰은 이를 자백으로 봤다.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몇 시간 전에 그는 뉴올리언스의 호텔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 지난달 배심원단 평결 전에 더스트의 변호인 딕 드게린은 2010년 라이언 고슬링과 커스틴 던스트가 호흡을 맞춘 영화 ‘올 굿 에브리씽스’ 장면들을 배심원들이 보면 안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영화의 감독이 바로 징크스를 제작한 앤드루 자레키였으며 더스트를 살인자로 묘사했기 때문이었다. 더스트는 가문에서도 따돌림을 당했다. 친형 더글러스는 법정에 나와 동생이 “나도 살해하고 싶어했다”고 증언했다.
  • [2030 세대] 마음에도 운동이 필요하다/박누리 스마트스터디 IR&기업전략 리더

    [2030 세대] 마음에도 운동이 필요하다/박누리 스마트스터디 IR&기업전략 리더

    닷새나 되는 긴 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 문득 지난 몇 년 동안 가깝게 지낸 이들의 면면을 떠올렸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경로로 여러 사람과 알게 돼 교류하는 사이에 가까워진 사람도, 멀어진 사람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한결같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도 많았다. 첫 번째와 세 번째 부류에 대해서는 늘 고마움을 느끼고, 살면서 어떻게든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그 고마움을 갚고 싶다는, 일관적이고도 간단한 결론에 매번 도달하는데. 오늘은 두 번째 부류, 즉 멀어진 이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여기서 ‘멀어진’이란 크게 싸우거나 어떤 갈등 상황이 있어서 연을 끊은 것이 아니라 영화 스크린에서 페이드아웃되듯이 서서히 희미하게 내 삶에서 사라져간 인연을 말한다. 결과적으로는 나와 무언가 결정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게 됐을 텐데, 그게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떠올랐다. 다들 ‘한 예민 하는’ 사람이더라는 것. 사소한, 주로 타인의 언행에 쉽게 신경이 거슬리고 더 나아가 내면에 화를 쌓는 사람들. 여기서 잠깐, 그러면 이런 말하는 나는 매우 둥글둥글한 사람이냐 하면 전혀 아니다. 나도 싫어하는 것 많고 무엇 하나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마음 한구석에서 가시가 일어나는 사람이다. 다만 마흔을 코앞에 두고 지난 몇 년간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지난 39년 동안 참 평탄하게 살아왔구나라고. 늘 운이 좋았고, 지금도 그렇다고. 그래서 항상 감사하자고 다짐한다. 운이 좋은 삶을 살아온 사람의 의무는, 나만큼 운이 좋지 못한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 예민한 사람이다”라는 기운을 거리낌없이 뿜어내는 사람들을 보면, 찬찬히 살펴본다. 그들의 그 ‘예민함’이 자신들만큼 운이 좋지 못한, 사회에서 더 차별받고 힘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크고 작은 폭력에 대한 예민함인지,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자기 기분을 거스르는 것은 아주 조그만 것도 참을 수 없을 뿐인 자기중심적 이기심인지 말이다. 30대도 후반쯤 되면 어느 순간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덜컥 느끼고, 갑자기 안 하던 운동에 관심이 높아진다. 그런데 몸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마음 건강이다. 그리고 마음 건강을 얻는 방법도 몸 건강을 얻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의식적으로 많이 움직여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관절이 굳지 않고 항시 유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스트레칭 자주 하는 것. 나 이렇게 예민한 사람이야, 늘 칼날같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신체로 따지면 거북목에 다리 꼬고 앉아서 온몸에 잔뜩 힘주고 있는 것과 똑같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누구나 다 알겠지만, 이렇게 마음 건강이 나빠지면 그 누구보다 본인이 제일 괴롭다. 벌써 9월도 며칠 안 남았지만 아직도 올해가 석 달이나 남아 있다. 규칙적인 몸 운동처럼 마음 운동으로 더 행복해지는 시간은 아직도 충분하다.
  • “내가 다 죽여버렸지” 혼잣말 실토한 미 78세 부동산 재벌 종신형 유력

    “내가 다 죽여버렸지” 혼잣말 실토한 미 78세 부동산 재벌 종신형 유력

    미국 케이블 방송 HBO의 범죄 다큐멘터리 ‘징크스’ 촬영하던 중에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내가 다 죽여버렸지”라고 혼잣말을 하는 바람에 기소된 부동산 재벌 로버트 더스트(78)가 결국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는 39년 동안 3개 주에서 아내와 친구 등 세 사람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갔는데 첫 유죄 평결만으로도 다음달 18일(이하 현지시간) 선고 공판에서 종신형이 언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감옥에서 여생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뉴욕의 부동산 회사인 ‘더스트 오가니제이션’ 설립자인 조지프 더스트의 손자이자 시모어 더스트의 아들이다. 9·11 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건물도 이 가문 소유였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잉글우드에 있는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더스트가 2000년에 오랜 친구인 수전 버먼(당시 55세)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지난 17일 평결했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그는 1982년 뉴욕에서 의대생 아내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당시 28세)가 실종된 사건에 대해 경찰에 증언할 계획이었던 버먼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왔다. 버먼은 범죄작가로서 자신의 무죄를 변론했던 인물이었는데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검찰은 더스트가 캐슬린 살해 사건의 은폐를 도왔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는 이유로 버먼을 살해했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2001년 텍사스주에서 도피 생활 중 자신의 신원을 알아낸 이웃 모리스 블랙까지 모두 셋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더스트는 2015년 HBO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더 징크스: 로버트 더스트의 삶과 죽음들’ 촬영 중 인터뷰가 끝난 뒤 화장실에서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물론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는 당시 마이크가 켜진 상태인 것을 몰랐다. 검찰은 이를 자백으로 봤다.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몇 시간 전에 그는 뉴올리언스의 호텔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 이날 평결 전에 더스트의 변호인 딕 드게린은 2010년 라이언 고슬링과 커스틴 던스트가 호흡을 맞춘 영화 ‘올 굿 에브리씽스’ 장면들을 배심원들이 보면 안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영화의 감독이 바로 징크스를 제작한 앤드루 자레키였으며 더스트를 살인자로 묘사했기 때문이었다. 더스트는 블랙의 시신을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기소돼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몸싸움 중 벌어진 정당방위라는 사실이 인정돼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내 캐슬린 살해 혐의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기소를 면했다. 이에 캐슬린의 유족들은 뉴욕 웨스트 체스터 카운티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더스트는 가문에서도 따돌림을 당했다. 친형 더글러스는 이날 법정에 나와 “나도 살해하고 싶어했다”고 증언했다.
  • 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내가 다 죽여버렸지”…美갑부의 살인 자백

    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내가 다 죽여버렸지”…美갑부의 살인 자백

    미국 부동산 재벌의 장남이자 39년간 3명을 살인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70대가 범행 21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배심원단은 미국 뉴욕의 부동산 재벌 상속자 로버트 더스트(78)가 2000년 12월 오랜 친구인 수전 버먼(여·당시 55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고 평결했다. 1982년 아내 캐슬린 더스트 실종 이후 39년간 3개 주에서 3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더스트가 법정에서 처음으로 받은 유죄 평결이다. 1982년 실종된 아내 살해 혐의를 받는 재벌 3세뉴욕의 대형 부동산 회사 ‘더스트 오가니제이션’ 설립자인 조지프 더스트의 손자이자 시모어 더스트의 아들인 더스트는 1982년 뉴욕에서 아내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가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18년 뒤 진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아왔다. 버먼은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머리 뒤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는데, 저항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수사기관은 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정한 바 있다. 버먼이 더스트의 아내 살해 사건 은폐를 도왔고, 이후 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했다는 이유로 더스트가 버먼을 살해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가짜 알리바이 제공한 동창 살해 뒤 도피 생활라스베이거스 마피아의 딸이자 작가인 버먼이 더스트의 아내가 사라진 후 대학 시절부터 친구였던 더스트를 위해 가짜 알리바이를 제공했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버먼에게 더스트가 5만 달러를 건넸고, 이후 버먼이 ‘경찰에 사실대로 털어놓겠다’며 더스트로부터 돈을 더 받아내려 했던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더스트는 버먼뿐만 아니라 실종 당시 의대생이었던 아내 캐슬린과 2001년 텍사스주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이웃이었던 모리스 블랙까지 3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더스트는 아내 캐슬린 살해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당시 친구 버먼의 도움으로 알리바이가 있었고, 캐슬린의 시신 또한 발견되지 않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 말 뉴욕 사법당국이 캐슬린 실종 사건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면서 기소 위기에 직면하자 더스트는 호화롭던 삶을 내팽개치고 텍사스주로 도피생활을 떠났다. ‘말 못하는 여성’으로 변장…정체 알아챈 이웃 살해 뒤 “정당방위”그는 가발을 쓰고 ‘도로시 시너’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신분을 위장했으며, 말을 못하는 장애인 행세를 하며 값싼 아파트에 세들어 살았다. 그러나 실수로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술집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다 가발에 불이 붙는 사고를 겪은 뒤 변장을 포기했다. 텍사스주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중 2001년 친구가 된 이웃 모리스 블랙(당시 71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그는 다툼 끝에 총기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블랙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의 정당방위 주장이 인정됐고, 더스트는 시신을 훼손해 버림으로써 증거를 인멸한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블랙이 더스트의 정체를 알아냈기 때문에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전적 영화에 다큐멘터리까지…인터뷰 뒤 혼잣말로 ‘자백’아내 살해 혐의와 이를 은폐하는 데 도움을 준 친구까지 살해한 혐의로 도피 행각을 벌인 더스트의 사연은 2010년 영화 ‘올 굿 에브리씽’(All Good Things)으로 만들어졌다. 라이언 고슬링이 더스트(‘데이빗 마크스’로 각색) 역을 맡았고, 커스틴 던스트가 실종된 아내 역을 연기했다.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 대해 더스트는 꽤 만족했다. 어린 시절에 대해 대체로 정확하고 자신을 온정적으로 묘사했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영화에서 자신이 개를 죽이는 것으로 나온 데 대해서만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대했을 뿐이었다. 영화를 통해 자신을 변호할 수단을 찾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더스트는 이번에 다큐멘터리로 눈을 돌렸다. 그는 영화 제작자를 통해 그의 삶과 범죄 행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제작진과 접촉했고, 심층 인터뷰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인터뷰가 그의 크나큰 자충수가 됐다. 인터뷰가 무척 만족스러웠던 걸까. 인터뷰 촬영이 끝난 뒤 그는 화장실에서 무심결에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했냐고? 그들을 다 죽여버린 거지, 물론.”그러나 그가 인터뷰 내내 차고 있던 마이크는 여전히 켜진 상태였고, 범행 자백이나 다름없는 혼잣말은 그대로 녹음됐다. 게다가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버먼 살인 용의자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와 더스트 간 연관성도 짚어냈다. 제작진은 더스트가 버먼의 죽음 1년 전에 보냈던 편지를 가져와 그에게 보여줬는데, 용의자가 보낸 메모와 더스트의 편지 모두 ‘비벌리 힐스’(Beverly Hills)의 철자를 ‘Beverley’로 적고 있었다. 필적 또한 동일했다. 다큐멘터리는 ‘더 징크스: 로버트 더스트의 삶과 죽음들’이라는 제목으로 2015년 HBO를 통해 방송됐다. 이 작품의 감독 역시 ‘올 굿 에브리씽’을 연출했던 앤드류 자레키였다. 더스트는 이 다큐멘터리의 마지막편이 방영되기 전날 뉴올리언스의 한 호텔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 이때도 더스트는 가명을 쓰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라텍스 마스크로 변장한 채였다. 검찰 “자아도취에 빠진 사이코패스”…가석방 없는 종신형 전망검찰은 더스트를 가리켜 “자아도취에 빠진 사이코패스”라고 표현했다. 재판 기간 수감 중이던 더스트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되면서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못했다. 이번 유죄 평결 직후 캐슬린의 친정 쪽 유족들은 더스트를 캐슬린 살해 혐의로도 기소하라고 뉴욕주 검찰에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1급 살인 유죄 평결에 따라 더스트는 내달 18일 선고 기일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사설]금융기관 ‘낙하산’이라면 전문성은 있어야

    2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펀드 운용을 담당할 한국성장금융의 투자 임원에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선임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황 전 행정관의 투자운용2본부장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어 발송한 주주서한에서 오는 16일 예정된 주주총회에 이 안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한국성장금융은 성장금융사모투자합자회사(59.2%)가 최대 주주이며, 한국증권금융(19.7%), 산업은행(8.7%), 기업은행(7.4%), 은행권청년창업재단(4.9%) 등이 주주다. 성장금융사모투자합자회사는 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가 펀드 형태로 참여한 회사다. 한국성장금융은 사실상 금융 분야 공공기관이다. 황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기획조정국장, 19대 대선 전략기획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약 2년간 조국 전 민정수석 밑에서 근무했다. 2019년 3월 국내 은행들이 출자해 설립된 구조조정 전문기업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로 임명됐다. 당시에도 관련 경력이 없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성장금융은 박근혜 정부 때 만들어진 성장사다리펀드가 전신으로 최근 투자운용본부를 2개로 나눠 뉴딜펀드 운용을 전담할 투자운용2본부를 신설했다. 보통 투자운용본부장은 고도의 전문성과 다양한 투자경험이 요구되는 자리다. 또한 소규모 펀드라도 운용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 등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황 전 행정관이 기업구조조정 관련 회사에 2년 반 동안 감사로 일했으니 관련 경력이 있다는 한국성장금융측 해명은 어불성설이다. 감사는 직접적인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후보 당시 금융노조와 낙하산 인사 근절 협약을 맺었으나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는 더하다는 평가다.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2018년 보험연수원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생명보험협회장에 취임한 정희수 회장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39년만의 정치인 출신 생명보험협회장이다. 기관장보다 주목은 덜 받지만 처우는 비슷한 감사는 정치권 출신이 차지한 지 오래다. 지난달에는 금융결제원 감사에 천경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임명됐다. 그래도 뉴딜펀드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운용될 펀드이고 운용본부장은 뛰어난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낙하산 인사라도 전문성을 인정받는 인사여야 뉴딜 관련 사업이 성공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39년째 미룬 케이블카… 산양 28마리에 양양 2만 8000명 울화통

    39년째 미룬 케이블카… 산양 28마리에 양양 2만 8000명 울화통

    ‘산양에 발목 잡힌 설악산 케이블카사업 성사시켜 주오.’ 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을 놓고 강원 양양의 주민들이 수십 년째 속앓이를 하고 있다. 침체된 설악권 활성화 등을 위해 케이블카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와 정부 인허가 지연 때문이다. 1982년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을 위해 정부에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한 지 39년, 2010년 정부의 케이블카 설치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 11년이 넘었지만 지지부진하다. 이후 국립공원 변경 심의를 3차례나 거쳐 2015년 내륙형 시범사업으로 오색~끝청(3.5㎞)까지의 노선이 최종 조건부 승인까지 났지만 여전히 진척이 없다. 2015년 이후 지금까지 6년에 걸쳐 정부나 환경단체와 벌인 소송전만 6차례다. 환경단체는 산양 28마리를 원고로 내세워 행정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지금도 환경영향평가를 놓고 원주지방환경청과 행정심판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2만 8000여명의 양양주민들은 수십 차례의 집회를 열며 정부에 사업 추진을 호소해 왔다. 수천 명의 주민들이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를 오르내리며 벌인 대규모 상경 삭발집회만 16차례에 이른다. 주민들은 행정소송과 심판에서 양양군이 번번이 승소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는 정부가 답답하기만 하다. 26일 김진하(60) 양양군수를 만나 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에서 승인한 사업이 더이상 지체 없이 빨리 추진될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김 군수는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이 소송전에서 벗어나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는 “침체된 설악권 경제를 살리고 산행이 어려운 노약자들을 위해, 탐방객들로 훼손되는 설악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설악산에는 친환경적인 케이블카 설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은 1982년 처음 시작됐다. 수학여행객 등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진 설악권을 살리겠다며 당시 오색~중청, 장사동~울산암, 용대리~백담사 등 3개 노선에 케이블카 설치를 정부에 신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2008년 정부에서 자연공원 삭도(케이블카)설치·운영 가이드라인 제정, 2010년 자연공원법 시행령과 규칙이 개정됐다. 같은 해 환경부 삭도 설치 시범사업이 결정되면서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시범사업은 공모를 거쳐 해상 케이블카는 경남 사천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정해졌다. 내륙은 제주도와 지리산 주변의 구례·산청·함안, 월출산 부근의 영암, 설악산 인근의 속초·인제·고성·양양이 경합한 끝에 오색그린야드 등 관광 인프라를 갖춘 양양군이 사업지로 결정됐다. 2012년 국립공원위원회에 공원계획 변경심의를 신청하며 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의 재추진이 본격화됐다. 김철래 양양군 삭도추진단장은 “국립공원으로 묶여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설악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사업을 위한 국립공원계획 변경 신청과 심의가 시작되면서 군민들은 새로운 관광시대가 올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원계획 변경 신청과 심의는 3차례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다. 1차 오색~대청봉(4.6㎞)까지의 노선에 대해 위원회는 상부정류장이 대청봉 정상과 인접하고 특별보호구역 내에 위치해 있다며 부결했다. 곧바로 노선을 오색~관모능선(4.5㎞)으로 변경해 2차 신청했지만 역시 산양 주요 서식지와 중첩되고 친환경 교통대책이 미흡하다며 부결됐다. 이후 2015년 친환경 요건을 갖춘 오색~끝청(3.5㎞) 노선을 신청, 같은 해 8월 국립공원 내륙형 삭도 설치 시범사업으로 조건부 최종 선정됐다.사업은 2015~2024년 10년간 국비 149억원과 강원도비 88억원, 양양군비 350억원 등 580억원을 들여 3.5㎞ 구간에 8인승 곤돌라 53대를 운영하겠다는 청사진도 마련했다. 케이블카 운행 노선에 설치할 6곳의 지주도 기존 송전탑과 같은 철탑 대신 친환경적인 원통형 튜브타입으로 세우기로 했다. 끝청 상부정류장 부근 산책로는 바닥형 데크 대신 산림훼손과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T자형 지주를 세우는 부상형 데크를 깔기로 했다. 공사 자재 운반·조립은 헬리콥터를 이용하기로 했다.하지만 순조롭던 사업 진행은 암초에 부딪혔다. 시범사업에 선정된 첫해부터 환경단체로부터 국립공원계획변경처분 무효확인과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취소 등 행정소송이 이어졌다. 환경단체가 제기한 3건의 행정소송은 4년 동안 이어졌다. 환경단체는 산양 28마리를 원고로 내세워 소송전에 나서기도 했다. ‘산양은 사람이 아니라 야생동물인 자연물이므로 당사자 능력과 원고 자격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각하 또는 기각되면서 양양군이 승소했다.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와 환경영향평가를 놓고도 긴 공방전이 이어졌다.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설악산에 대해 문화재위원회로부터 ‘부동의’ 처분된 뒤 행정심판을 거쳐 2017년 허가됐다. 환경영향평가는 지금까지 행정심판이 진행 중이다. 환경영향평가 본안과 보고서가 원주지방환경청에 제출된 지 5년이 넘었지만 보완과 재보완, 일부취소 행정심판으로 이어지며 지금까지 결론 나지 않고 있다. 3년 동안 산양의 이동경로와 서식지 조사, 상부정류장에 분포한 희귀식물 조사와 이식·보호 계획 등을 담아 보완했다. 하지만 환경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원주지방환경청에서 ‘부동의’ 통보를 해 오면서 공방은 이어졌다. 양양군은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통보 취소 행정심판으로 맞서, 부동의 통보는 위법·부당하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하지만 원주지방환경청은 또다시 재보완을 요구했고, 최근 양양군은 국민권익위 측에 집단 민원 신청과 함께 일부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해 놓고 있다. 조상원 강원도 환경과 설악산삭도추진팀 주무관은 “원주지방환경청이 요구하는 재보완 사항에는 산양에 위치추적기 부착, 시추조사 등 추가 조사 분석, 지주 및 건축물 최상단 높이의 풍속·풍향 실측, 소음 환경목표기준 설정 및 발전시설 영향 최소화, 식생보전 1등급·법정보호종·아고산성 식물 분포지 보호 방안 마련 등이 있다”며 “이 같은 재보완을 일부 취소해 달라며 양양군이 행정심판을 청구해 놓고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행정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년 정도가 소요된다.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끝나면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투자심사와 산림청의 백두대간·산지·국유림 허가, 국립공원공단의 공원사업시행허가, 양양군의 궤도사업 등 허가를 거쳐 입찰공고와 업체 선정에 들어가게 된다. 케이블카 공사는 15개월에 걸쳐 설치하고 1~2개월의 시운전을 거쳐 일반인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케이블카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민들의 실망도 크다. 정부와 환경단체의 소송이 이어질 때마다 주민들은 집회를 열며 분노했다. 군수와 주민들 수천 명이 청와대와 세종·과천 정부청사를 찾아 삭발 시위를 벌인 것만 16차례에 이른다. 6번 삭발하며 사업 추진에 앞장서고 있는 정준화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장은 “백두대간에 수천 개의 송전철탑이 있는 것은 묵인하면서 친환경적으로 설치하는 6개의 지주와 케이블카 설치만을 못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군수는 “양양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바 39년 만에 다음주 앨범 발매, 홀로그램 공연 계획 담은 홈피 개설

    아바 39년 만에 다음주 앨범 발매, 홀로그램 공연 계획 담은 홈피 개설

    다음달 2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의 전설적인 팝 밴드 아바(ABBA)가 39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다. 세계인들이 새 앨범을 고대하고 있는데 밴드가 26일 아침 새로운 홈페이지 ‘아바 보이지’(https://abbavoyage.com/)를 열어 팬들이 예약해 새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새 프로젝트란 2016년 아바가 처음으로 발표했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홀로그램 투어’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쇼에 발맞춰 다섯 곡의 신곡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아그네사 팔츠코그, 안나프리드 린그스타드, 뵈른 울바에우스, 베니 안데르손 등 네 멤버는 2018년 스튜디오에 돌아와 그해 말 두 곡의 신곡을 발매하겠다고 약속했다. 제목은 ‘아이 스틸 해브 페이스 인 유’와 ‘던 셧 미 다운’이었는데 계속 지연됐고, 이제 밴드는 참을성있게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맙다며 다섯 곡의 신곡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에 울바에우스는 일간 헤럴드 선에 그 노래들이 올해 “틀림없이” 나올 것이라면서 “더 이상은 아마도 생길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일어날 일”이라고 확인했다. 새 홈페이지는 네 별이 반짝거리며 9월 2일이란 날짜가 덩달아 반짝인다. 순간적으로 반짝이다 곧 사라진다. 상딩히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별들이 곧 사라지면 우주처럼 컴컴해진다. 더선에 따르면 쇼에는 ‘아바-타들(tars)’이 ‘워털루’와 ‘댄싱퀸’, ‘맘마미아’ 등도 함께 부른다. 공연 목적에 맞게 지어진 이스트런던 극장 무대 위에 홀로그램 조명이 비춰진다. 팬들은 밴드의 컴백에 대한 다큐멘터리 스타일 영화를 구경할 수 있게 된다. 쇼의 제작 초기 단계에 울바에우스는 스파이스 걸스의 매니저 사이먼 퓰러가 이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스톡홀름에 와서 우리의 디지털 아바타가 특정 연령대의 우리 모습을 따라하며 투어 공연을 하고 우리의 노래를 부른다. 다 알잖나, 립싱크 같은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반쯤 됐고 이미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지난해 런던의 일링 스튜디오에서 필름 촬영을 마쳤다.
  • 목숨 끊은 소방관 64명·돌연사 20명… 참혹한 현장 뒤 ‘가려진 죽음들’

    목숨 끊은 소방관 64명·돌연사 20명… 참혹한 현장 뒤 ‘가려진 죽음들’

    순직 심의 신청 117명 등 총 160명 사망현장 활동 중 ‘위험직무 순직’ 47명 인정급성심근경색 등 ‘그 밖의 죽음’ 더 많아극단선택 소방관 중 순직 인정은 11명뿐PTSD 고통에도 업무관련성 입증 어려워‘생명을 지켜 낸 영웅’, ‘헬멧을 쓴 신(神)’.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다 순직한 소방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시민들은 숭고한 희생에 대해 애도와 감사를 전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더 많은 소방관이 숨진다. 육체적·정신적 노동 강도가 높은 탓에 돌연사 확률이 높고, 참혹한 현장에서 겪은 트라우마로 극단적 선택을 한다. 이들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진 ‘빚’이 아닐 수 없다. ●인사처·소방청·공무원연금공단 흩어진 기록 서울신문이 16일 2011년부터 10년간 소방관들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결과 순직 심의를 신청한 소방관 117명과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관 64명 등 총 160명(중복 제외)을 확인했다. 한 해 평균 16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방방재청·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등록된 소방관들의 10년간 사망 기록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서울신문은 공무원연금공단과 인사혁신처로 흩어진 사망 정보를 입수해 분석했다. 자료 미비로 부족한 사망 정보는 순직소방관추모관 기록을 참고했다. 지난 10년간 순직 심의를 신청한 소방관 117명 중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활동 등으로 숨진 이는 47명이다. 이들은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됐다. 위험직무 순직은 고도의 생명 위험을 감수하고 직무 수행 중 사망한 경우다. 공무상 부상과 질병사를 인정하는 일반순직과 구별된다. 국내 위험직무 순직 소방관은 인명 구조 중 사망자가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재 진압 순직자 14명, 생활안전 신고 처리 중 숨진 소방관 6명, 교육훈련 사망자 3명이다. ●천재지변에, 구조 중 폭언에… 스러진 소방관 현장 출동 외 소방 업무와 관련해 숨진 소방관도 62명에 달했다. 특히 갑작스런 심근경색 발생으로 숨진 소방관이 20명(13명 순직 확인)이었는데, 전체의 17.1%로 가장 비중이 컸다. 화재 진압 중 숨진 소방관보다 많은 숫자다. 질병 사망자는 16명(9명),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이는 21명(11명)이다. 순직 신청을 하지 않은 소방관까지 포함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은 지난 10년간 64명으로 위험직무 순직자보다 많았다. 인명 구조, 화재 진압 중 순직자는 2019년 8월 경기 안성 종이박스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자를 찾던 중 2차 폭발로 목숨을 잃은 석원호(당시 45세) 소방장, 2017년 강원 강릉시 석란정 화재 때 순직한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 등이 있다. 태풍과 집중호우도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해 8월 충주소방서 송성한(29) 소방교가 집중호우 피해 현장으로 긴급 출동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2010년 10월에는 독도에서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김종필(46) 기장, 이종후(39) 부기장 등 소방대원 5명이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를 헬기로 긴급 이송하던 중 추락해 숨졌다. 구급활동 중 폭행, 폭언으로 숨진 안타까운 사례도 있다. 전북 익산소방서 119구급대원인 강연희(51) 소방경은 2018년 4월 도로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윤모씨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하다가 폭행과 폭언을 당한 후 뇌출혈로 숨졌다.●고강도 업무· 유해물질 노출에도 ‘순직’ 별 따기 돌연사 사례를 살펴보면 2018년 4월 박모 소방관은 야간 근무 중 안전센터 대기실에서 급성심장사로 숨졌다. 김인아 한양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는 “세계적으로 소방관은 심근경색 발생률이 높은 직업군”이라면서 “야근이 잦고,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가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팀이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빅데이터에 등록된 86만 221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직군별 질병위험도를 비교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소방관은 국가·지방직 일반공무원과 비교할 때 급성심근경색은 1.21배, 협심증은 1.0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사망자 16명 중 4명은 폐암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뇌졸중과 패혈증은 각각 2명이었다. 2019년 3월 폐암으로 숨진 정호근(61) 소방준감은 39년간 화재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다 연기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된 사실이 인정돼 공상요양승인 결정을 받았다. 포항남부소방서 소속 금모 소방관은 2016년 비인두강암으로 숨졌으나 업무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유족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끝에 지난해 순직 처분을 받았다. ●극단 선택한 45명, 순직 심의 신청조차 포기 지난 10년간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관 64명 가운데 11명이 순직을 인정받았다. 이 중 6명은 소방업무 과정에서 생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주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2016년 태풍 차바 때 동료를 잃고 PTSD로 고통받다 3년 뒤 목숨을 끊은 울산소방본부 정희국(39) 소방장은 국내 소방관 자살에 대한 첫 위험직무 순직 인정 사례다. 2013년 직장 상사로부터 반복적인 술자리 참석 요구 등 갑질을 당한 뒤 투신한 사례도 1명 있었다. 순직 심의 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이 45명이나 되는 것과 관련해 대한변협 소방관법률지원단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인 주어진 변호사는 “업무 관련성이 있지만 입증의 어려움으로 순직 신청을 포기한 소방관들이 상당수일 것”이라면서 “공상 신청이 적극 이뤄지고 인정받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순직을 신청한 소방관 117명 기준으로는 30대 소방관이 22명(18.8%)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40대가 18명(15.4%), 20대가 12명(10.3%)이었다. 연차별로는 5년차 이상~10년차 미만이 17.1%로 가장 많았다. 5년차 미만도 12.0%에 달했다. 이 가운데 46명의 연령이 기록 미비로 확인되지 않아 전체 통계 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쫓겨나느니 물러난다… 39년 꽃길 걷던 쿠오모 ‘내로남불’ 사퇴

    쫓겨나느니 물러난다… 39년 꽃길 걷던 쿠오모 ‘내로남불’ 사퇴

    저돌적인 위기 대처 스타일로 ‘정치 상어’라고 불리던 앤드루 쿠오모(64) 뉴욕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간) 여성 11명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결국 사퇴했다. 뉴욕주지사 3선(1983~1995년)을 한 마리오 쿠오모의 아들이란 ‘아빠 찬스’를 등에 업고 케네디가 사위 출신으로 승승장구하던 그의 정치생명은 39년 만에 파국을 맞았다. 끝까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쿠오모의 사퇴를 두고 108년 만의 주의회 탄핵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뉴욕주 검찰이 성추행 보고서를 공개한 지 일주일 만인 이날 쿠오모는 TV 생중계 연설에서 “지금 (뉴욕주를) 도울 최선의 방법은 내가 물러나 주정부가 다시 기능하는 것”이라면서 “14일 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너무 가깝게 생각해 불쾌한 마음이 들게 했다”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세 딸을 향해 “고의가 아니었다는 진심을 알아달라”고 토로하는 등 위선적인 행태를 보였다. 또한 “(검찰 수사가) 정치적 동기를 가진 조사이며 내 본능은 끝까지 싸우라고 한다”며 혐의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코로나19를 경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팬데믹 영웅’이자 대선주자급으로 떠올랐던 쿠오모는 1년 만에 날개 없이 추락을 목도하고 있다. 부친의 3선 기록을 넘어 4선 주지사가 되겠다는 야심 찬 꿈도 깨졌다. 1982년 로스쿨을 졸업한 쿠오모는 20대에 아버지의 주지사 선거캠프에 합류한 이후 뉴욕주 정책보좌관, 검사를 지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차관을 거쳐 장관을 지냈고, 2006년 뉴욕주 검찰총장에 당선된 뒤 월가의 부정부패 수사로 명성을 얻어 2010년부터 주지사 3선을 내리 했다. 그는 1990년 로버트 케네디의 딸인 케리와 결혼했다가 2005년 이혼했지만 한때 케네디가 일원으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성공적인 주지사라는 세평과 달리 그는 주지사 시절 보인 ‘내로남불’의 행태로 종종 도마에 올랐다. 특히 2013년 주정부와 정치권 부패를 뿌리뽑겠다며 특검 성격의 ‘모어랜드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이 위원회가 자신의 후원금 내역까지 수사 대상으로 삼자 1년도 안 돼 위원회를 해체시켜 비판을 받았다. 이번 성추행 수사 과정에서도 그의 뻔뻔한 방해 공작이 드러났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쿠오모 측이) 수사 약화를 시도하며 음해성 공격을 했다”고 폭로했고, 성추행 혐의로 쿠오모를 처음 고소한 린지 보일런(37) 전 특별고문은 “(쿠오모 측의) 보복 위협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최대 업적으로 꼽혔던 방역 지휘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 요양시설의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고의로 축소했다는 폭로가 나왔고, 코로나19 검사와 관련해 가족과 측근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보도도 나왔다. 또한 지난해 500만 달러(약 57억 7000만원)짜리 회고록 출판에 주정부 직원들을 타이핑 및 편집에 동원한 혐의로 윤리강령 위반 조사도 받고 있다. 쿠오모의 사퇴가 면죄부가 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뉴욕 내 각 지방검찰청은 그의 성추행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기소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주의회도 탄핵 조사를 이어 갈 것이라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망했다. 사퇴한 주지사를 탄핵한 전례가 없긴 하지만, 주의회는 탄핵 대상을 일단 조사하고 기소할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 골프치며 안 가던 광주…쇠약해진 전두환, 사과는 없었다

    골프치며 안 가던 광주…쇠약해진 전두환, 사과는 없었다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90)씨가 재판에 참석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서야 9일 광주지방법원 항소심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해 11월 1심 선고 후 9개월 만의 광주행이다. 네 번째 광주를 찾은 전두환, 끝내 사과는 없었다. 2019년 3월 11일 39년 만에 광주로 간 전두환은 “5·18 당시 발포 명령을 했느냐”,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할 건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두환은 1심 당시 출석을 피하려 발버둥치다 강제 구인장 발부 소식을 듣고 재판정에 섰다. 죗값을 치르겠다는 모습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골프장 나들이와 12·12 오찬을 하며 혐의를 부인하기 바빴다. 지난해 11월 30일 재판에 가기 전 전두환은 “대국민 사과하라”는 시위대를 향해 ‘시끄럽다 이놈아’라고 소리만 질렀다.이번에도 그랬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25분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해 낮 12시 43분 광주지법 법정동에 도착했다. 전씨는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 “광주시민과 유족에게 사과할 마음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카메라에 담긴 전씨의 외모는 못 알아 볼 정도로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이전과 확연히 다른 얼굴에 대역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 본인임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으로 시작됐다. 김 부장판사가 직업을 묻자 전씨는 느릿느릿하게 “현재는 직업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무직이고, 전직 대통령이셨죠”라는 판사의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주소와 본적을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 답하기 어려운 듯 이 여사가 옆에서 말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말하기도 했다. 인정신문이 끝나자 전씨는 자리에 앉은 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판 시작 25분 만에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경호원의 부축을 받고 퇴정했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법정 밖에서 휴식을 취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지켜본 한 방청객은 “기가 막힌다!” “XX를 하고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다 퇴정 조치됐다.전두환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1980년 5월 21일과 27일 헬기의 광주 도심 사격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명예훼손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정 주변에서는 광주시민들과 5·18 유가족들이 전씨의 사죄를 촉구했다. 전씨의 다음 재판기일은 오는 30일 오후 2시다.
  • [사설] 내년 최저임금 9160원, 영세자영업자 지원책 필요하다

    내년 최저임금이 최저임금위원회 의결대로 시간당 9160원으로 확정, 고시됐다. 올해 최저임금 8720원에서 440원(5.1%)이 올라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월 노동시간 209시간을 적용한 한 달 최저임금은 191만 4440원으로 올해보다 9만 1960원 상승한다. 고용노동부 고시에 앞서 소상공인연합회 등 사용자단체가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론 주거비용 급등과 심상치 않은 물가 인상 추세에 비춰 볼 때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 및 거리두기 장기화로 한계에 내몰린 영세상인들로서는 월 9만여원의 최저임금 인상액조차 감당하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영세상인들이 직원들을 어쩔 수 없이 내보낼 수밖에 없다면 이는 취약계층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게 된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영세상인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고용을 유지하는 영세상인들에게 직원들의 최저임금 인상액만큼을 보전한다든가 세제 혜택 등을 폭넓게 제공하는 방안 등이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자영업 몰락은 통계로도 입증되고 있다. 1년 사이 호프집 3600곳, 노래방 1500곳이 문을 닫았고,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 또한 20.1%로 39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2019년쯤과 비교해도 5~6% 포인트가 사라졌다. 더 우려되는 것은 직원을 고용한 자영업자 숫자가 31개월 연속 감소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영세상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과 그곳에 취업하고 있는 취약계층을 사지(死地)로 내모는 직격탄이 되는 셈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은 이처럼 이미 한계에 다다른 영세상인과 취약계층 모두에게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국가경제에도 큰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 종말시계 9시 56분… “툰베리 혼자선 안 돼” 10대들의 환경 연대

    종말시계 9시 56분… “툰베리 혼자선 안 돼” 10대들의 환경 연대

    기상이변 아닌 현실이 된 ‘지구의 경고’ “왜 시위를 하고 있니? 학교에 가야지.”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앞.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열다섯 살 그레타 툰베리에게 어른들은 이런 말을 던졌다. 환경에 무심한 기성세대의 단면이다. 그러나 곧 이 아이로 인해 이들은 변화했다. 그해 12월 270여개 도시에서 2만여명이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에 동참하면서 툰베리의 환경운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국에도 행동하는 젊은 환경지킴이들이 있다. 어릴 때부터 환경 문제로 디스토피아가 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보며 자라온 이들은, 변화를 일으켜 보려고 일상에서 주변으로, 정치권으로 역할을 확장해 가고 있다. 창간 117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환경 위기에서 벗어난 100년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들의 활약을 조명해 봤다.지구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올 2월, 겨울철 평균 기온이 10도 안팎이던 미국 텍사스주에 영하 18도 한파가 불어닥쳤다.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는 지난달 내내 최고 기온 40~50도를 기록하며 그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시베리아도 연일 30도가 넘는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린다.우리 역시 기상이변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54일 동안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졌다. 지난 5월에는 평년을 훌쩍 뛰어넘는 많은 비가 내렸고, 7월엔 39년 만에 가장 늦은 장마가 시작됐다. 기상이변은 더이상 이변이 아닌,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이변의 주범으로 꼽히는 지구온난화는 점점 심해지고 빨라진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은 이를 기록하기 시작한 1888년부터 2016년까지 1도 이상 상승했다. 북극 빙하코어(얼음기둥)를 시추해 수만 년 전 기후를 재구성해 보니, 온실가스 농도도 지난 80만년 동안 나타났던 수치보다 현재가 훨씬 높다. 200년 전까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기상이변은 결국 인간이 만든 거다. 기상학자들마저 현재 상황을 “미쳤다”고 단언한다. 즉각적인 대책이 없으면 종말에 내몰릴 것으로 예측한다. 래리 오닐 오리건주립대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의 폭염에 대해 NBC와 한 인터뷰에서 “자료상으로는 이미 기후변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마 이번 세기 중반까지는 정말 중대하고 영향력 있는 사건들이 목격되기 시작할 것”이라 경고했다.5년 전,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며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했다. 7개국만 빠지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참여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도 아래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걸 목표로 설정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45% 줄여야만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약 6.8t이었지만 2018년에는 14.1t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배출량 역시 2억 9000t에서 7억 2000t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라는 쓴소리를 듣는 이유다. 한국은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24.4%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유엔은 이 비율을 50%로 높이라고 권고했다. 그만큼 한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한국의 환경위기시계는 9시 56분을 가리키고 있다. 일본 아사히글라스재단이 세계 환경 전문가들의 설문으로 만든 이 시계의 끝은 12시다. 세계의 시각은 9시 47분으로, 우리가 무려 9분이나 빠르다. 이 시계를 멈추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국가적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대비해야 한다. 여기에 기업과 개인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 아들 찾으려다 함께 ‘지옥’에 갇힌 아버지의 붉은 눈시울[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아들 찾으려다 함께 ‘지옥’에 갇힌 아버지의 붉은 눈시울[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7>1982~1987년, 형제원 강제수용된 정용태씨 진술서동네 형과 영문도 모른채 순경한테 끌려가곡괭이 자루·연탄 집게 빳다에 성폭행까지아들 찾아 나선 아버지까지 형제원에 감금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동네 형과 부산역 앞에 갔다 붙들려…순경이 태운 탑차에 갇힌채 형제원으로 39년 전 어느 날, 친구를 마중하러 간다던 동네 형을 따라 집을 나섰던 정용태(49·가명)씨는 그날의 가벼운 발걸음이 자신을 지옥으로 향하게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집으로 다시 보내 준다던 파출소 순경의 말은 새빨간 거짓이었다. 탑차를 타고 형제원에 도착함과 동시에 시작된 구타와 학대는 10살짜리 어린 아이였던 정씨에게 맞설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했다. 도대체 왜, 누가 자신을 형제원으로 보냈는지 모른채 시작된 형제원 생활은 고문에 가까웠다고 정씨는 말한다. 강제 노역은 일상이었다. 각종 작업에 동원돼 시간 안에 작업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매질을 당해야 했다. 작은 체구로 몸집만한 돌덩이를 등에 지고 옮겨 나르는 일은 예사였다. 매일 밤 음악 선생이라는 명분으로 자신을 불러낸 30대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도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소리를 지르거나 하면 기절할 정도로 맞았다. 30년 넘는 세월이 지났어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고 고통스러운 기억들이다. 정씨가 형제원을 나온 뒤에도 평범한 인생을 되찾을 수 없었던 이유다. 정씨에게 더 큰 충격은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파출소에 항의한 아버지까지 형제원에 끌려온 것이었다. 아버지는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형제원 생활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씨는 형제원을 나왔지만, 그의 삶은 여전히 형제원에 갇혀 있다. 피해자들은 국가를 향해 이제 그만 자신의 삶이 형제원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며 힘겨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래는 김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정용태 진술내용: 1982년 9월23일 목요일 저녁 9시쯤 부산 초량동 부산역 앞 화단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옆집에 사는 형과 함께 광주에서 오는 형의 지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파출소 순경 두명이 우리를 보고 다짜고짜 파출소로 끌고갔습니다. 파출소에서 ‘우리는 지금 누굴 마중 나왔으니 빨리 보내달라’고 하니 순경 한사람이 ‘곧 보내 줄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탑차 한 대가 파출소 앞으로 왔습니다. 알고보니 형제복지원 차였습니다. 건장한 남성 두 명이 우리를 인계받아 강제로 탑차 뒤 칸에 실고 밖에서 문을 잠궜습니다. 얼마후 철문을 여는 큰 소리가 났고, 우리는 형제원 안으로 잡혀 왔습니다.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나는 아버지와 누나가 너무나 보고 싶었고 창고같은 건물안에서 옷도 입지 않은채 얼차려를 받고 있으니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났습니다. 같이 잡혀온 일행이 집에 연락해달라고 항의하자, 형제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몽둥이와 발길질로 마구 때렸습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어서 시키는대로 고무신과 형제원 마크가 박힌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그때부터 수형번호 82-2167 번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작업속도 쫓겨 피 흘려도 방치···밤마다 불러내 성폭행 한 음악선생, 소리 지르면 샌드백 치듯 때려 형제원에서는 인권이라는 것은 없이 짐승같은 대우를 받으며 지냈습니다. 눈뜨면 낚시 공장에서 낚시바늘 포장작업을 했습니다. 낚시 바늘을 낚시줄에 감아서 네모난 종이에 곱게 감는 작업인데, 10분 안에 10개 이상을 포장하지 못하면 곡괭이 자루와 연탄 집게로 못채운 갯수만큼 빳다(몽둥이)를 맞았다. 어느 날은 낚시 바늘이 손톱 뒤쪽에 박혀 뺄수가 없는데 그 바늘을 생으로 뽑아서 손톱이 반쯤 빠지고 또 낚시 바늘이 볼 뒤쪽 귀밑에 박혔는데 그것도 그냥 뽑아서 피가 철철 흘렀습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치료 해주지 않았습니다. 장난감 공장에서는 장난감 권총을 포장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포장 도구인 아크릴에 호치케스를 찍는 일이었는데, 이 작업도 시간 안에 못하면 맞으니까 빨리 하려고 하다보니 손등과 손가락에 호치케스를 박는 일이 하루에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또 형제원 안에 있는 교회 확장 작업을 한다고 열두살 어린애가 등에 20㎏이 넘는 돌을 지고 형제원에서 제일 높은곳에 위치한 교회까지 200미터 남짓한 거리를 매일 몇 개월 동안 날랐습니다. 이모든 일들이 지금은 글로 표현하려니 한계가 있지만 격어보지 않고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고통이었습니다. 13소대. 13소대는 음악소대였습니다. 70명이 한방에서 생활하는데 음악 선생은 밤만 되면 나를 자기 침대로 불러서 성폭행을 했습니다. 자기 성기를 내 항문에 찌르고 아파서 참다 못해 소리를 지르면 거의 기절할 만큼 폭력을 가했습니다. 아직도 치가 떨리고 그때가 생생합니다. 너무나 수치스럽고 입에 담기도 그렇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당했습니다. 30대의 건장한 남성의 힘으로 그 어린 나를 샌드백 치듯 때렸으니 죽고 싶었습니다. ‘아들 찾아달라’고 항의하다 끌려온 아버지…형제원 생활 후유증으로 3년 만에 세상 떠나 1984년 10월 정확히는 며칠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점심인지 저녁인지 밥을 먹으려고 줄을 맞춰 식당으로 이동 중 이었다. 저쪽에서 14소대 소대원들도 식당으로 이동중 이었습니다. 그런데 14소대 소대원중에 저의 아버지를 보았다. 눈이 마주치지는 않았지만 우리 아버지였습니다. 부친께서는 저를 찾아 달라고 파출소에 항의하다 저처럼 형제원에 끌려와 감금되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부친께서는 저를 보고 당신이 무능해 부자가 함께 갇혀있는 게 속상하신지 가끔 스쳐 지나치실 때 마다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속상하고 힘드셨을지. 제 아버지는 1년에 한번 명절 날이면 1인당 하나씩 나눠주는 노란 시루떡을 당신은 드시지 않고 가슴 안쪽에 감추고 계시다가 식당 앞쪽에서 마주칠 때면 몰래 손에 쥐어주고 가시곤 하셨습니다. 지금도 시루떡만 보면 화가 치밀고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는 1987년 4월 사건이 터지고 사회로 나와서 형제원의 폭력과 작업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그해 1987년 10월 14일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1982년 9월 형제복지원이 국가의 ‘내무부훈령410호’로 강제노동·강금·폭행 등 인권유린을 당하고, 가족도 잃었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설곳이 없습니다. 부모와 자식을 한 곳에 가둬두는 이런 일이 세상에 있을 수 있습니까. 형제복지원을 나와 혼자서 안해본 일이 없습니다. 신문팔이, 중국집 배달원, 김 양식, 구두닦이 등 직업을 전전했습니다. 그 때의 고문같은 생활로 인해 올바른 직업 한 번 갖지 못하고 악몽과 트라우마로 점철된 30년을 살았습니다. 지금도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해 있어야 할 이 나라, 이 국가가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이 억울함과 분노·고통을 국가가 보상해야 함이 마땅하지 않을까요. 형제복지원 피해자 정용태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제주 3일부터 장마 시작,예년보다 보름 늦어

    제주 3일부터 장마 시작,예년보다 보름 늦어

    제주에 3일부터 장마가 시작될 전망이다. 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는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하는 저기압 영향으로 오는 3일 새벽부터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해 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50∼100㎜, 산지 등 많은 곳은 150㎜ 이상이다. 특히 3일 아침부터 낮 사이, 4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고온의 수증기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에서는 평균적으로 6월 19일에 장마가 시작돼 7월 20일에 종료됐다. 올해는 평년보다 보름가량 장마가 늦게 시작되는 셈이다. 제주에서 6월이 아닌 7월에 장마가 시작되는 건 1982년(7월 5일) 이후 39년 만이다. 1961년 이후로 7월에 장마가 시작된 건 1962년(7월 1일)과 1982년 등 2차례에 불과하다. 장맛비와 함께 바람도 초속 10∼16m, 최대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 전망이다. 해상에도 바람이 초속 10∼16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2∼4m 높이로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은 주의해야 한다. 강풍과 호우 예보에 3일 아침을 기해 제주도 산지에 호우 예비특보, 3일 오후를 기해 제주도 육상 전역에 강풍 예비특보와 전 해상에 풍랑 예비특보가 각각 내려진 상태다.
  • [씨줄날줄] 열돔 현상과 늦은 장마/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열돔 현상과 늦은 장마/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요즘 ‘열돔(Heat Dome) 현상’이라는 기상 용어가 회자된다.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거나 아주 서서히 움직이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더위가 심해지는 현상이다. 뜨거운 공기가 마치 돔(반구형 지붕)에 갇힌 듯 지면을 둘러싸기 때문에 열돔이라고 부른다. 열돔 현상은 미국과 아시아 등 중위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이 현상이 생기면 예년보다 5∼10도 이상 고온이 계속되면서 ‘폭염’을 불러온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압력솥 같은 효과를 내는 기후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여름철마다 접하는 가마솥더위의 가마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 캐나다와 미국 서부에는 열돔 현상으로 최고기온이 42~50도에 이르는 날이 이어진다. 병원 응급실을 찾는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망자도 하루 수십 명씩 발생하고 있다. AP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이후 닷새 동안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486명의 사망자 가운데 300여명은 폭염 탓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더구나 캐나다 서부 밴쿠버와 미국 오리건, 워싱턴주 일대는 평소 폭염이 흔치 않은 곳이라 미처 대비하지 못한 주민들의 희생이 컸다고 분석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지구적인 폭염으로 대규모 참사가 초래될 수 있다는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가 최근 알려지기도 해 두려움마저 자아낸다. 내일이나 모레쯤 제주도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전역이 장마권에 접어든다는 게 기상청의 예보다. 평년보다 열흘에서 2주가량 늦었다. 7월에 시작된 장마는 1982년 이후 39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주말 동안 중부지방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다고 예상되는 데다 최근 산발적인 요란한 소나기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장마의 강도나 전체 강수량은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더군다나 열돔 현상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캐나다, 미국의 서부 지역과 우리나라가 위도 또한 비슷해 폭염까지 동반되는 게 아닌지 괜스레 걱정이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이 겹치면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46명 사망, 1조 3000억원 피해 추정)가 발생했다. 당시 유실된 산림 등 시설물의 상당수는 아직 복구를 끝내지 못했다. 태양광 시설물로 인해 발생한 산사태 지역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어쩌면 늦게 온 장마가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열돔 현상으로 인한 폭염이든, 장마 때 내리는 폭우이든 모두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우리의 대비책을 요구하고 있다.
  • [길섶에서] 불청객 장마/오일만 논설위원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비 손님, 장마다. ‘장마’라는 표현은 16세기 문헌에 처음 등장했고 이전에는 ‘오래 내리는 비’라는 뜻의 ‘오란비’라고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비가 길게 온다고 해서 ‘길 장(長)’의 한자에 물의 옛 우리말인 ‘마’가 더해져 장마가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장마를 ‘매실이 익을 무렵 내리는 비’라고 해서 ‘매우’(梅雨)라고 부른다. 이런 장마가 요즘 심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의 경우 39년 만에 가장 늦은 시기인, ‘7월 장마’를 맞이할 듯하다. 작년에는 매우 이른 6월에 와서 역대 최장인 54일간이나 비를 뿌렸다.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럽다. ‘변이 코로나’처럼 변덕이 죽 끓듯 한다. 장마의 개념도 바뀌는 중이다. 보통 장마전선으로 많은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지만 지금은 다르다. 장마 도중에 한동안 비가 멈추거나, 갑자기 열대성 호우가 쏟아져 내려 곤욕을 치렀던 기억이 새롭다. 조만간 들이닥칠 불청객은 좀 ‘순한 놈’이 오면 좋겠다. 여름 한철 피서지 상인들 마음 상하지 않고 알알이 영그는 농작물에 피해가 없도록 조용하게 왔다 바람처럼 사라지길 기대한다.
  • 이번주 금요일 제주부터 늦은 장마 시작…다음주 후반 서울도 장마권

    이번주 금요일 제주부터 늦은 장마 시작…다음주 후반 서울도 장마권

    이번주 금요일인 7월 2일 제주도에서 예년보다 늦은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과 경기 수도권은 내주 후반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한반도를 덮고 있던 차가운 공기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점차 북상해 다음달 2일은 제주도 부근, 3~4일은 남부지방, 7~9일에는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에 걸쳐 위치하면서 영향을 줄 것”이라고 29일 예보했다. 지금까지 장마는 1982년이 7월 5일 시작돼 가장 늦었는데 그 이후 39년 만에 7월 지각장마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 주말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내리는 비는 장마전선 북상 정도와 저기압의 발달 여부에 따라 장맛비가 중부지방까지 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다음주 화요일인 7월 6일 전남권을 시작으로 7~8일은 충청권과 남부지방에, 8~9일에는 수도권과 강원영서에도 비가 내리겠다. 한편 한반도 상층 고도 5㎞ 부근에 머물고 있는 찬 공기와 낮 동안 지상에는 기온이 올라 대기불안정 상태가 유지되면서 30일 수요일까지 중부내륙과 전라권 내륙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오는 곳이 많겠다. 30일 전국 곳곳에 내리는 소나기의 양은 5~50㎜이 되겠으며 7월 1일에도 경기동부, 강원내륙과 산지에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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