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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트럼프’ 르펜 돌풍… 4월 대선까지 삼키나

    ‘佛 트럼프’ 르펜 돌풍… 4월 대선까지 삼키나

    “2016년은 앵글로색슨 세계(영국과 미국)가 깨어난 해였습니다. 2017년은 유럽 대륙 국민이 깨어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6월 영국에서 실시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예상을 뒤엎고 탈퇴 쪽으로 가결됐다. 같은 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공직 경험이 전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9) 대표도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독일 코블렌츠에서 열린 유럽 극우 성향 정당들의 모임에서 자신이 트럼프의 뒤를 이을 이변의 주인공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대세론 피용 前총리, 비리 의혹에 ‘흔들’ 오는 4월 23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반(反)이민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주장하는 르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브렉시트에 이어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면 브렉시트로 상처를 입은 EU의 위상이 더욱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르펜은 세계화의 흐름에서 낙오되고 실업과 빈곤에 시달리는 소외계층에 호소하면서도 트럼프처럼 반감을 살 극우 포퓰리스트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전략을 통해 집권을 꿈꾸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63) 대통령이 이끄는 현 사회당 정부는 경기 침체와 10%에 달하는 평균 실업률(청년 실업률은 26%), 잇단 테러, 이민자 증가 등으로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대선 구도는 르펜과 우파 성향의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3) 전 총리, 무소속인 에마뉘엘 마크롱(40) 전 경제장관, 사회당 브누아 아몽(50) 전 교육장관의 4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프랑스 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르펜은 24%의 지지율로 1위, 피용은 21%로 2위, 마크롱은 20%로 3위를 기록했고 아몽은 18%에 그쳤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5월 7일 실시하게 되는 결선투표에서 르펜과 피용이 맞붙으면 피용이 60%의 득표율로 40%를 얻은 르펜을 이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오독사의 결선투표 예측 여론조사 결과가 피용 71%, 르펜 29%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히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피용은 지난해 12월까지 여론조사 1위를 달렸으나 최근 비리 의혹으로 일부 조사에선 마크롱에게도 뒤진 3위로 나타날 만큼 흔들리고 있다. 피용은 지방 하원의원 시절 자신의 아내를 보좌관으로 위장 취업시키고 80만 유로(약 10억원)를 급여로 지급한 의혹이 최근 불거져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표면상으로 중도 성향의 마크롱이 약진하는 모양새라 프랑스 대선은 예측 불허의 상황에 빠져들게 됐다. 에르베 모랭 전 프랑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25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마크롱에게 집중돼 르펜 후보에 대해서는 잊고 있다”면서 “(군소 정당이던) 국민전선이 2015년 지방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던 저력을 잊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원조 극우는 아버지 장마리 르펜 2015년부터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에서 잇달아 일으킨 테러는 르펜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호재가 됐다. 프랑스 국립통계청(INSEE)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프랑스인들이 가장 크게 불안을 느끼는 요소 1위는 실업(30.9%), 2위는 테러(30.4%)로 나타났다. 2015년 같은 조사에서 테러를 불안 요소로 꼽은 응답자가 17.7%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아진 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가 300만명이 넘고 지난 18개월간 테러 희생자가 230여명에 달하는 프랑스의 현 상황은 국가 안보를 강조하고 무슬림 이민자 유입에 부정적인 르펜이 표를 얻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르펜은 앞서 국민전선을 이끌던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89)의 딸이지만 2002년 대선에서 낙선한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트럼프와 같은 일방통행식 행보는 피하고 있다. 르펜은 지난달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가 EU를 완전히 떠날 수는 없지만 프랑스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EU와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통령이 되면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기존 주장에서 다소 후퇴한 발언이다. 르펜은 대신 EU에 불만을 품은 다른 회원국과 함께 유로존을 탈퇴하고 2002년 이전에 사용하던 프랑화를 부활시켜 궁극적으로는 프랑화가 유로화를 대신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EU의 긴축 프로그램을 이행하느라 진통을 겪은 그리스 등의 사례를 예로 들며 유로존이 유럽 각국을 옥죄는 도구로 사용됐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6월 프랑스 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 EU 탈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45%가 동의했고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견은 33%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프랑스가 EU로부터 더 많은 자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주장이 55%에 달했다. 르펜이 EU 탈퇴에는 불안해하지만 EU의 간섭에서는 벗어나고 싶다는 프랑스 국민의 이중적인 심리를 읽고 있다는 방증이다. ●소외된 민심 파고들며 무슬림까지 포용 르펜은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경제적으로 소외된 서민계층을 파고들며 프랑스 기성 주류 정치권을 비판해 왔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 총리를 지낸 피용은 공공부문 일자리를 50만명 감축하고 주 35시간 노동을 39시간으로 연장하겠다는 등 친기업적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다. 반면 르펜은 피용의 신자유주의 기조를 비판하고 주 35시간 노동, 공공부문 일자리를 사수하겠다고 강조해 전통적 사회당 지지층의 표심도 끌어들이고 있다. 가디언은 “국민전선이 노동계층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표심을 대거 흡수하고 있으며 경찰과 군인의 절반 이상이 국민전선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르펜은 2010년에는 프랑스 인구의 7.5%를 차지하는 무슬림을 ‘프랑스를 점령한 나치’에 비유해 비난받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과격한 발언은 하지 않는다. 미국 스탠퍼드대 세실 올두이 교수는 지난해 4월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과 딸 마린 르펜의 연설 500여건을 분석한 결과 “딸은 아버지가 즐겨 썼던 ‘인종’이나 ‘진정한 프랑스인’ 같은 자극적 단어를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르펜은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옹호했지만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프랑스는 EU 때문에 더이상 국경이 없으므로 바짝 경계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르펜은 지난해 11월 국민전선 좌담회에서 “파리에 집중된 투자를 이민자가 많이 사는 외곽으로 확대해야 한다. 프랑스인인 이민자 2세 어린이들이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맡겨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반이민 노선과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프랑스 국적을 가진 이민자 출신을 최대한 포용하겠다는 메시지다. 500만명이 넘는 프랑스 무슬림 사회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달 23일 무슬림이 많이 사는 파리 인근 도시 오베르빌리에의 주민을 인용해 “프랑스 무슬림들이 당연히 르펜을 반대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프랑스 좌파나 우파 정치인들은 모두 입에 발린 말만 하는 데 반해 르펜은 최소한 솔직하다”고 평가했다. 이 주민은 “르펜이 대통령이 돼도 이미 프랑스 국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무슬림들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간선택제 공무원 내년까지 3배 늘린다

    시간선택제 공무원 내년까지 3배 늘린다

    일반직 정원의 3%로 늘려 대체인력 4500명 추가 채용 국세청은 시간선택제를 잘 운영해 공직 생산성을 높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육아휴직 대상자에게 “휴직 대신 시간선택제로 전환해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소속기관 전수조사를 통해 시간선택제 근무에 적합한 직무도 꼼꼼히 찾아냈다. 덕분에 지난해 1월 기준 230여명이 육아휴직을 하지 않고 시간선택제 근무를 하고 있다. 특히 세금 관련 민원이 몰리는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에 시간선택제 근무자를 집중배치하는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해 근무자와 민원인 모두가 만족스러워하고 있다.인사혁신처는 내년까지 이 같은 국가직 공무원의 시간선택제 비율을 지금의 3배인 정원의 3% 수준까지 늘리는 ‘시간선택제 전환 공무원 확대 계획’을 마련해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국세청 사례에서처럼 정부 각 부처는 시간선택제에 적합한 일자리를 발굴해 현재 일반직 정원의 1% 이상인 시간선택제 비율을 2018년 3%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내년까지 시간선택제로 전환할 공무원 전원을 대체 인력으로 뽑을 경우 일반직 정원(15만 1195명)의 3%인 4500명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인사처는 보고 있다. 인사처는 또 시간선택제를 택하는 공무원의 근무시간을 기존 주당 최대 25시간에서 35시간으로 늘려 전환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시간선택제의 경우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공무원 개인이 받는 급여도 줄다보니 전환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정규직 공무원이 육아휴직 대신 시간선택제로 전환할 때 지급받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수당도 인상한다. 지금까지는 정규직 공무원이 시간선택제로 바꾸면 시간선택제 전환으로 인한 급여 감소분의 30%(상한액 월 50만원)를 근로시간 단축수당으로 받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급여 감소분의 최대 60%(상한액 월 150만원)를 수당으로 지급해 전일제 공무원과의 급여 격차를 줄이기로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스마트폰은 당신의 범죄를 알고 있다

    스마트폰은 당신의 범죄를 알고 있다

    태블릿·음성파일 등 디지털 증거, 메타데이터 분석 땐 발뺌 어려워… 증거 없애려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도 최순실(61·구속 기소) 국정 농단의 실체를 드러낸 주역은 검찰과 특검이다. 그러나 일등공신은 따로 있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다. 최씨의 흔적이 묻은 태블릿PC에 담긴 대통령 연설문은 “터무니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던 박근혜 대통령으로 하여금 머리 숙여 사과하게 했다. 정호성(4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스마트폰에 담긴 박 대통령과 최씨, 정 전 비서관의 녹음 파일은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재미 삼아’ 손보는 차원을 넘어 국정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음을 보여 줬다. 35시간 분량의 이 방대한 녹음 파일의 ‘무게’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했던 한 검사의 한마디 말로 정리된다. “박 대통령을 최씨의 ‘공범’이라고 100% 확신하게 된 건 정 전 비서관의 스마트폰 녹음 파일을 확보해 들어 보고 나서였다.” 지난해 10월 25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 선 박 대통령은 짤막한 담화를 발표했다. 최씨에게 공식 연설문을 유출한 사실을 인정하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대다수 국민은 박 대통령이 사과하고서야 놀라고 충격을 받았지만 사실 최씨의 태블릿PC는 진작 연설문 유출을 알고(?) 있었다. 태블릿PC에 담긴 연설문 문서 파일 속 메타데이터(데이터를 설명하는 데이터)엔 최초 열람 시간에서부터 수정 시간, 최종 열람 시간에 이르기까지 최씨가 연설문을 만지작댄 기록이 박 대통령의 실제 연설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박 대통령의 2014년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의 경우 최씨가 원고를 확인한 것은 2014년 3월 27일 오후 7시 20분, 마지막 수정한 시간은 3월 27일 오후 6시 33분이었다. 이는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연설을 시작한 3월 28일 오후 6시 40분보다 하루 앞선 것이다. 실제 한글문서를 문서 편집기로 실행하고 문서 정보를 클릭하면 해당 문서가 생성되고 언제 수정됐는지 날짜와 시간 등 메타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문서 편집기에 사용자의 이름이나 프로필을 적어 놨다면, 작성자 이름까지도 메타데이터에 저장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유영하(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 작성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돕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변호인의견3(11.20)’이라는 제목의 한글 파일 속 메타데이터가 문제였다. 문서 지은이가 청와대 행정관인 주진우(31기) 검사로 돼 있어 유 변호사는 “노트북을 빌려 썼다”는 등의 모호한 해명을 내놓느라 진땀을 뺐다. 최씨 조카딸 장시호(38·구속 기소)가 제출한 최씨의 또 다른 태블릿PC는 삼성과 최씨의 자금 수수를 보여 주는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씨가 삼성 측과 이 태블릿PC 속 이메일 계정을 통해 거래를 시작한 건 2015년 7월 24일이다. 박 대통령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 단둘이 만난 것이 그 다음날이다. 특검은 이튿날로 예정된 독대를 최씨가 미리 알고 삼성과 접촉한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또 특검이 장씨를 상대로 태블릿PC의 존재를 자백받은 것도 최씨 집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장씨가 촬영된 것이 빌미가 됐다. 역시 똑똑한(스마트) 기기 역할이 컸던 대목이다. 검찰 간부급 검사는 “각종 수사에서 핵심 인물의 스마트폰을 확보하느냐가 수사 전체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에는 통화 내역뿐 아니라 카카오톡 등 SNS 대화, 모든 일정, 이메일, 사진 등이 저장돼 컴퓨터와 같다. 사진 등에는 위치 정보도 남아 있어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났는지에 대해 피의자가 거짓 진술을 했을 때 이를 깰 수 있는 근거”라면서 “사건에 연루된 범죄자 등이 스마트폰을 파기하려고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강에 빠뜨리는 것이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1년 7388건이었던 디지털 포렌식 건수는 2015년 2만 4295건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지속적으로 지방 검찰청에도 디지털 포렌식 수사팀을 확대하고 있는 검찰 역시 매년 디지털 압수수색 건수와 증거 분석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 기기 속 디지털 흔적이 범죄 증명의 도구로만 쓰이는 건 아니다. 억울한 누명을 벗겨 주기도 한다. 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피의자가 됐던 유우성(36)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씨는 검찰·국정원이 제출한 유씨의 사진 한 장 덕분에 풀려났다. 2012년 1월 23일 유씨가 북한에서 아이폰으로 찍었다는 이 사진에는 위치 정보가 저장돼 있었다. 수사기관은 이 사진을 디지털 원본 파일이 아닌 A4 용지에 출력해 제출하며, 재판부에 사진이 찍힌 날짜와 카메라 기종만 설명했다. 그러나 결국 이 사진은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에 의해 북한이 아니라 중국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정말 잊어버리고 싶은 뼈아픈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살인 등 강력 사건에서도 스마트 기기 속 디지털 증거 확보는 주요 변수가 된다. 2012년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 논란의 계기가 된 ‘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에서 범인인 산부인과 전문의 김모씨는 애초 “환자가 가끔 피로를 호소해 영양제를 놔 줬는데 적정량을 투여했지만 깨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숨진 여성과 내연 관계였으며 처방전 없이 약물을 투여한 사실이 차례로 드러났다. 그 결정적인 계기는 숨진 피해 여성이 숨지기 직전 스마트폰으로 베카론·리도카인·박타신 등 약물 이름을 검색한 기록이 나온 게 결정적 단서였다. 마취제 베카론은 숨 쉬는 근육까지 마비시킬 수 있는 위험한 약물이다. 범죄 흔적을 없애려고 검색을 했다가 덜미를 잡힌 사례도 있다. 2013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아령으로 아버지의 머리를 때려 살해하고 도주했던 조모씨는 경찰의 강도 높은 추궁에도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버텼지만 스마트폰에 자신이 남긴 ‘피가 지워지지 않아요’, ‘가족 살인’과 같은 검색어를 경찰이 찾아내자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스마트 기기 속 증거물들이 유무죄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자 변호인들은 종종 검찰 측에 맞서 해당 스마트 기기가 오염됐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증거물이 중간에 조작된 흔적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도 재판부가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다는 점을 파고드는 것이다. 검찰이 최씨 것으로 보고 있는 태블릿PC에 대해 최씨나 박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검찰이 모든 포렌식에 해시값을 생성을 하는 것도 이런 법정 논란을 예상하기 때문”이라면서 “예를 들어 휴대전화를 압수해 데이터를 획득했다고 하면, 그때 해시값을 생성한 뒤 법정에 제출을 할 때 동일한 해시값의 데이터를 제출한다. 한 글자라도 수정을 하면 해시값이 다 바뀌기 때문에 해시값이 동일하다는 것은 오염이 안 됐다는 결정적인 근거”라고 말했다. 해시값이란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파일 특성을 축약한 문자와 숫자의 조합으로, 수사 과정에서 ‘디지털 증거의 지문’으로 통한다. 따라서 해시값의 동일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재판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결정적 타격을 입는다. 실제로 2014년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1심 재판에서 국가정보원이 증거로 제출한 47개 녹취 파일 가운데 15개는 기술적 오류 등이 발견돼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일부 사본 파일의 해시값이 원본과 일치하지 않는 등 증거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브렉시트에서 트럼프 당선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브렉시트에서 트럼프 당선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국에 휩싸인 2016년의 대한민국.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국내 상황 못지 않게 올 한해는 유난히 굵직한 국제 이슈가 많았다. 세계 정치·경제계를 뒤흔들었던 국제 이슈를 돌아봤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 지난 6월 영국에서 진행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찬성 51.89%, 반대 48.11%로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의 일부 보수 세력은 EU에서 영국에 부과하는 거액의 재정 분담금, 금융·안전에 관한 EU의 각종 규제, 이민자 및 난민 유입 등에 불만을 품고 EU탈퇴를 주장해왔었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5년 총선에 앞서 수년 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브렉시트 찬성파 유권자의 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총선에 압승한 뒤 캐머런은 EU잔류로 노선을 변경했고, 브렉시트 논의가 다시 부상하자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요구조건을 EU 상임의장에 전달했다. 영국이 건넨 요구는 금융규제나 이민자 문제 등 영국내 브렉시트 EU에 가지는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EU는 이들 대부분을 수용했으나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요구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공약대로 진행된 투표는 잔류 측이 우세하리란 여러 예상을 뒤집고 탈퇴 쪽으로 기울었다. EU잔류에 노력하던 캐머런 총리는 이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새로 임명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2년에 걸쳐 EU측과 탈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탈퇴 이후 영국이 EU시장과 거래하기 위해선 기존과 달리 신규 무역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의 EU시장 접근성이 이렇듯 약화됨에 따라 EU출신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감소 또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영국 외 EU가입국들의 탈퇴여론이 형성돼 EU의 안정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재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다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 정계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숱한 도덕적·정치적 논란거리를 낳았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는 이를 뒤엎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 재벌이자 사업가인 도널드 트럼프는 경선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무지, 여성비하, 외국인 차별, 막말 등 무수한 스캔들로 비난을 받았으며 대중국 보호무역, 난민 추방 등 국제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강경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이러한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으며,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각지에서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당선 무효화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대선 이후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거나 아예 무효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듯했던 태도 또한 철회하고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핵무장 강화, TPP 폐기 등 다른 문제적 사안들에 있어서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의 검은 돈, 파나마 페이퍼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에 위치한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 & Company)의 기밀 문건을 공개한 폭로 프로젝트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uddeutscheZeitung)은 익명 제보자로부터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자료를 입수한 분석을 위해 이를 ICIJ측에 건넸고, 한국 뉴스타파, 프랑스 르몽드,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세계 80여 국가의 107개 언론사가 함께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 2016년 4월 3일(미국시간) 문서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 및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지에 설립한 역외 회사 및 주주 리스트가 공개돼있으며 여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세계 각국 지도자를 포함해 정치인, 스포츠·연예계 유명인사, 무기상, 기업가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충격파를 일으켰다. 역외회사 설립 자체가 항상 불법인 것은 아니며, ICIJ 측 역시 문서에 포함된 인물이 모두 절세나 탈세 등 비윤리적 행동에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등 일부 인사의 경우 명백한 자금 세탁의 정황이 포착됐으며 아이슬란드 귄뢰이그손 총리도 역외회사를 통해 은행채권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한편 해당 문서에서 ‘Korea’를 키워드로 검색된 파일은 총 1만 5000여 건이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 19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작극 논란’ 실패한 터키 쿠데타 7월 15일(현지시간) 밤 터키군 일부 세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발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약 6시간 시간 만에 실패한 사건. 터키 군부는 역사적으로 세속주의(정교 분리)를 중시해 정부가 이슬람주의 회귀 조짐을 보일 때마다 이를 막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켰던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쿠테타 또한 군부 내 세속주의 세력인 전(前)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육군 3군 사령관 등이 에르도안의 친 이슬람 정책에 반발해 일으킨 것이다. 7월 15일 밤 쿠데타군은 탱크와 헬기 등을 동원해 이스탄불 국제공항과 앙카라의 방송국을 장악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쿠데타군에 대항해줄 것을 요청했고 수적으로 열세인 쿠데타군은 결국 정권 장악에 실패했다.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총 265명이 사망, 14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담 군인 2839명이 체포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가 세속주의 옹호와는 관련이 없으며 터키 정치인 펫훌라흐 귈렌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학자이자 종교 지도자인 귈렌은 본래 에르도안의 동료였으나 에르도안과 대립 끝에 1999년 미국으로 망명한 정치인이다. 반면 귈렌은 당시 쿠데타를 반대파 숙청 및 통치권 강화를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했다. 귈렌은 쿠데타 발발 이후 영국 언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에 대해 제기하는 혐의를 세계가 믿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번 쿠데타가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나와 나의 추종자에 대한) 더 심한 탄압을 의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이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4만 5000여 명의 법조인, 교육계 인사, 공무원, 경찰들에게 반란군 누명을 씌워 투옥 및 해고시키는 등 무차별적 반대파 숙청에 나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6개월의 투쟁…프랑스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 넘게 진행됐다. 지난 3월 경 중도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기업의 해고 요건 완화 및 근무시간 35시간 근무제도를 주된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3월부터 프랑스 노동자 조합과 학생단체들은 전국적으로 반발 시위에 나섰으며 공무원들도 파업을 벌였다. 4월부터 폭력 시위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경찰이 물리적으로 대치했으며, 최루탄·물대포 등 강도 높은 진압 수단이 사용됐고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국적인 반대 시위에 더불어, 프랑스 하원의 야당의원들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 또한 개정에 반대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헌법 제 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발동, 노동법 개정안을 하원 표결 없이 상원에 넘기기에 이른다. 프랑스 헌법 제 49조 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의회 투표 없이 총리가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후 상원은 법안을 수정해 하원에 내려 보냈으나 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프랑스 정부는 상하원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7월에 다시 한 번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가결시켰다.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에 프랑스 국민들은 9월까지 시위를 이어나갔으나 결국 노동법 개정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브렉시트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브렉시트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국에 휩싸인 2016년의 대한민국.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국내 상황 못지 않게 올 한해는 유난히 굵직한 국제 이슈가 많았다. 세계 정치·경제계를 뒤흔들었던 국제 이슈를 돌아봤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 지난 6월 영국에서 진행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찬성 51.89%, 반대 48.11%로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의 일부 보수 세력은 EU에서 영국에 부과하는 거액의 재정 분담금, 금융·안전에 관한 EU의 각종 규제, 이민자 및 난민 유입 등에 불만을 품고 EU탈퇴를 주장해왔었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5년 총선에 앞서 수년 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브렉시트 찬성파 유권자의 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총선에 압승한 뒤 캐머런은 EU잔류로 노선을 변경했고, 브렉시트 논의가 다시 부상하자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요구조건을 EU 상임의장에 전달했다. 영국이 건넨 요구는 금융규제나 이민자 문제 등 영국내 브렉시트 EU에 가지는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EU는 이들 대부분을 수용했으나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요구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공약대로 진행된 투표는 잔류 측이 우세하리란 여러 예상을 뒤집고 탈퇴 쪽으로 기울었다. EU잔류에 노력하던 캐머런 총리는 이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새로 임명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2년에 걸쳐 EU측과 탈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탈퇴 이후 영국이 EU시장과 거래하기 위해선 기존과 달리 신규 무역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의 EU시장 접근성이 이렇듯 약화됨에 따라 EU출신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감소 또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영국 외 EU가입국들의 탈퇴여론이 형성돼 EU의 안정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재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다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 정계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숱한 도덕적·정치적 논란거리를 낳았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는 이를 뒤엎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 재벌이자 사업가인 도널드 트럼프는 경선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무지, 여성비하, 외국인 차별, 막말 등 무수한 스캔들로 비난을 받았으며 대중국 보호무역, 난민 추방 등 국제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강경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이러한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으며,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각지에서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당선 무효화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대선 이후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거나 아예 무효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듯했던 태도 또한 철회하고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핵무장 강화, TPP 폐기 등 다른 문제적 사안들에 있어서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파나마 페이퍼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에 위치한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 & Company)의 기밀 문건을 공개한 폭로 프로젝트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uddeutscheZeitung)은 익명 제보자로부터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자료를 입수한 분석을 위해 이를 ICIJ측에 건넸고, 한국 뉴스타파, 프랑스 르몽드,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세계 80여 국가의 107개 언론사가 함께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 2016년 4월 3일(미국시간) 문서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 및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지에 설립한 역외 회사 및 주주 리스트가 공개돼있으며 여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세계 각국 지도자를 포함해 정치인, 스포츠·연예계 유명인사, 무기상, 기업가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충격파를 일으켰다. 역외회사 설립 자체가 항상 불법인 것은 아니며, ICIJ 측 역시 문서에 포함된 인물이 모두 절세나 탈세 등 비윤리적 행동에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등 일부 인사의 경우 명백한 자금 세탁의 정황이 포착됐으며 아이슬란드 귄뢰이그손 총리도 역외회사를 통해 은행채권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한편 해당 문서에서 ‘Korea’를 키워드로 검색된 파일은 총 1만 5000여 건이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 19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터키 쿠데타 미수 7월 15일(현지시간) 밤 터키군 일부 세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발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약 6시간 시간 만에 실패한 사건. 터키 군부는 역사적으로 세속주의(정교 분리)를 중시해 정부가 이슬람주의 회귀 조짐을 보일 때마다 이를 막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켰던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쿠테타 또한 군부 내 세속주의 세력인 전(前)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육군 3군 사령관 등이 에르도안의 친 이슬람 정책에 반발해 일으킨 것이다. 7월 15일 밤 쿠데타군은 탱크와 헬기 등을 동원해 이스탄불 국제공항과 앙카라의 방송국을 장악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쿠데타군에 대항해줄 것을 요청했고 수적으로 열세인 쿠데타군은 결국 정권 장악에 실패했다.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총 265명이 사망, 14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담 군인 2839명이 체포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가 세속주의 옹호와는 관련이 없으며 터키 정치인 펫훌라흐 귈렌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학자이자 종교 지도자인 귈렌은 본래 에르도안의 동료였으나 에르도안과 대립 끝에 1999년 미국으로 망명한 정치인이다. 쿠데타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4만5000여 명의 법조인, 교육계 인사, 공무원, 경찰들에게 반란군 누명을 씌워 투옥 및 해고시키는 등 무차별적 반대파 숙청에 나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프랑스 노동법 시위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 넘게 진행됐다. 지난 3월 경 중도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기업의 해고 요건 완화 및 근무시간 35시간 근무제도를 주된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3월부터 프랑스 노동자 조합과 학생단체들은 전국적으로 반발 시위에 나섰으며 공무원들도 파업을 벌였다. 4월부터 폭력 시위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경찰이 물리적으로 대치했으며, 최루탄·물대포 등 강도 높은 진압 수단이 사용됐고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국적인 반대 시위에 더불어, 프랑스 하원의 야당의원들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 또한 개정에 반대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헌법 제 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발동, 노동법 개정안을 하원 표결 없이 상원에 넘기기에 이른다. 프랑스 헌법 제 49조 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의회 투표 없이 총리가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후 상원은 법안을 수정해 하원에 내려 보냈으나 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프랑스 정부는 상하원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7월에 다시 한 번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가결시켰다.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에 프랑스 국민들은 9월까지 시위를 이어나갔으나 결국 노동법 개정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특검팀 ‘최순실 태블릿PC·정호성 녹음파일’ 등 분석···새 증거 나올까

    특검팀 ‘최순실 태블릿PC·정호성 녹음파일’ 등 분석···새 증거 나올까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검찰 수사 기록을 분석 중인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정호성(47·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등의 물증 분석을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특검팀은 사무실이 설치된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 물증 분석을 위한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 장비를 들여놓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 장비는 휴대전화와 노트북, PC 등의 전자기기에 남아 있는 정보를 분석하는데 쓰인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수사에 대비해 디지털 장비의 데이터를 삭제해도 이 장비로 복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범인이 증거 인멸을 위해 디지털 장비를 물리적으로 파손하기도 한다. 특검팀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갖춘 것은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증거 자료들이 디지털 장비에 남아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인 물증이 최씨의 태블릿PC다. 검찰이 확보한 최씨의 태블릿PC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과 같은 데이터가 남아 있었다. 태블릿PC에 저장된 문서 파일의 최종 수정자 이름에 정 전 비서관이 사용하는 아이디(ID)가 있는 등 태블릿PC는 정 전 비서관의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됐다. 최씨와 정 전 비서관, 박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내용이 담긴 ‘정호성 녹음파일’도 정 전 비서관의 스마트폰과 폴더폰 등 디지털 장비에 남아 있었다. 이들 녹음파일은 특검 수사에서도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를 규명하는 핵심 자료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동원해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물증을 직접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검찰에서 발견되지 않거나 밝히지 않은 새로운 증거가 나올 수도 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2대에서 35시간 30분 분량의 녹음파일 236개를 복구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 전에 녹음된 파일 224개였는데, 박 대통령과 최씨, 정 전 비서관 등 세 사람이 모여 이야기한 대화 파일이 11개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왕수석’ 안종범에 전화로 수차례 지시…“쓰고 있냐” 닦달

    朴대통령 ‘왕수석’ 안종범에 전화로 수차례 지시…“쓰고 있냐” 닦달

    박근혜 대통령이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전화로 여러 지시를 하면서 “쓰고 있냐”, “깨알같이 쓰라”는 등의 말을 하며 자신의 지시 내용을 메모할 것을 닦달한 정황이 나왔다. 12일 <한겨레>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안 전 수석으로부터 이런 ‘전화통화 받아쓰기’를 통해 510쪽 분량의 수첩 17권을 남겼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시절인 2005년부터 경제 자문 역할을 했고 2007년부터는 경제 과외 교사로 일했다. 그러나 청와대 안팎에서 ‘왕수석’으로 통했던 안 전 수석도 대통령을 직접 마주한 상태에서 지시를 받는 자리를 극히 드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장막에 막힌 채 안 전 수석은 “깨알같이 쓰라”, “쓰고 있느냐”는 말을 들으면서 박 대통령의 두서없는 여러 지시를 정신없이 메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 수첩의 상당 부분은 급하게 휘갈겨 쓰느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인 반면 일부 내용은 또박또박 잘 적어놓았다. 안 전 수석은 “헐레벌떡 쓴 내용을 정리해서 다시 쓴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박근혜-최순실 공동정부’의 실상을 낱낱이 입증하게 된 정호성(47·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압수 과정도 극적이다.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이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을 예상하고 ‘내 휴대전화를 모두 버리라’고 아내한테 말한 뒤 집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0월 29일 검찰 수사관들이 그의 집에 들이닥쳤을 때 휴대전화들은 고스란히 집에 보관돼 있었다. 정 전 비서관의 아내가 버리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닷새 뒤 검찰에 체포된 뒤에도 어머어마한 진실들이 녹음된 휴대전화가 이미 검찰 손에 들어온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앞서 검찰은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2대에서 35시간 30분 분량의 녹음파일 236개를 복구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 전에 녹음된 파일 224개였는데, 박 대통령과 최순실(60·구속기소)씨, 정 전 비서관 등 세 사람이 모여 이야기한 대화 파일이 11개였다. 녹음 시간은 5시간 9분 39초로 주로 취임식과 취임사를 준비한 대화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호성·최순실 하루 평균 1.4회 통화… 朴·崔·鄭 3자대화 11개”

    “정호성·최순실 하루 평균 1.4회 통화… 朴·崔·鄭 3자대화 11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11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의 얼개도 처음으로 소개했다. 검찰 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한 정 전 비서관은 정부 초기인 2013년 2월부터 최씨와 1년 9개월간 하루 평균 1.4회의 전화를 하고 1.9건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은 최씨를 ‘최순실 선생님’이라 부르며 깍듯하게 예우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10월 29일 정 전 비서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8대와 태블릿PC 1대 등 총 9대의 모바일기기를 압수했다. 통화 내역을 복구해 분석한 결과 2013년 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정 전 비서관과 최씨는 총 895회 통화했다. 문자를 주고받은 건 1197회에 이른다. 또 스마트폰 1대와 폴더폰에서 녹음파일 총 236개를 복구했다. 박 대통령 취임 전 녹음파일이 224개(약 35시간), 취임 후 녹음파일이 12개(약 28분)였다. 취임 전 녹음파일 중 정 전 비서관과 최씨 간 대화 파일은 3개(47분 51초) 분량이다. 박 대통령과 최씨, 정 전 비서관의 ‘3자 대화’도 11개 발견됐다. 분량은 5시간 9분 30초 정도다. 대통령이 등장한 녹음파일은 주로 대통령 취임사를 준비하는 내용이었다. 취임 후 파일에선 정 전 비서관과 최씨 간 대화 파일이 8개(16분 10초), 정씨와 박 대통령의 대화가 담긴 것은 4개(12분 24초)였다. 또한 최씨에게 건네진 문건은 총 237건, 이 가운데 검찰이 내용을 확인한 건 180건이다. 이들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한 G메일을 이용해 문건을 주고받았다. 2013년에만 138건이 최씨에게 보내졌다. 조각이 확정되기 전 초대 장차관과 감사원장 등 인선 자료 등이 포함됐다. 외교안보상 기밀문건은 물론 대통령 업무보고서와 ‘말씀 자료’도 여럿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후 2014년 2건, 2015년 4건 등으로 건수가 줄었지만 올해에도 6건의 문건이 최씨에게 보내졌다. 검찰은 이 가운데 비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47건을 정 전 비서관의 범죄 사실에 포함시켜 구속 기소했다. 특히 JTBC가 확보한 태블릿PC에서는 드레스덴 연설문 등 50건의 유출 문건이 나왔지만 최씨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외장하드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119건이 발견된 것으로 새롭게 확인됐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업무용 포켓수첩 얼개도 공개했다. 이 수첩은 총 17권, 510쪽 분량이다. 검찰은 지난 10월 29일과 11월 16일 각각 안 전 수석의 주거지와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면서 이 수첩을 확보했다. 작성된 시기는 지난해 1월부터 올 10월까지였다. 특이한 것은 수첩 앞면부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등 회의 내용이 담겨 있는 반면, 수첩 뒷면은 역순으로 ‘VIP’(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적혀 있었다는 점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수첩 내용이 모두 본인 자필인 것을 안 전 수석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佛 여당 올랑드 대신 발스 총리 대선 출마 선언

    佛 여당 올랑드 대신 발스 총리 대선 출마 선언

    프랑스 집권 사회당의 마뉘엘 발스(54) 총리가 5일(현지시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대신해 차기 대통령직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스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파리 근교 에브리시 시청에서 내년 1월 실시될 사회당 대선 경선에 출마할 것을 공식 발표했다. 발스는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내년 4월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 후보를 제치고 결선에 진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분열된 좌파가 자신을 중심으로 통합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발스는 6일 선거 운동을 위해 총리직에서 물러났으며 올랑드는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을 후임 총리로 임명했다. 발스는 사회당 경선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기록하며 사회당 후보로 유력시되지만 대선 여론조사에서는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르펜에 이어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발스는 범죄와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하고 경제적으로는 시장친화적 태도를 보여 좌파 사회당 내 보수주의자로 통한다. 발스는 2014년 총리 취임 후 기업 감세와 상점 일요일 영업 허용, 35시간 근무제 완화 등 친시장적 정책을 추진했다. 또 그는 무슬림 여성복장인 부르카와 전신수영복 부르키니의 공공장소 착용을 금지하는 데 찬성해 보수 우파와 같은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佛대권 선두 피용 “완전한 변화 이룰 것”

    佛대권 선두 피용 “완전한 변화 이룰 것”

    경선 라이벌 쥐페의 2배 득표 동성애·낙태 반대 보수 가톨릭 공공부문 인력 50만 감축 공약 ‘대처리즘’ 지지 親시장주의자 내년 봄에 치러지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이민자 수용 상한 설정과 정부 역할 축소 등을 내세운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선출됐다고 르몽드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용 전 총리는 이날 치러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2차 결선 투표에서 66.5%(285만 1487표)의 득표율로 33.5%(143만 5667표)의 지지를 받은 알랭 쥐페(71) 전 총리를 눌렀다. 지난 2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피용과 쥐페는 각각 44.1%와 28.6%의 지지율로 결선 투표에 올랐다. 피용은 승리가 확정된 뒤 “좌파는 실패를, 극우파는 파산을 의미한다”면서 “프랑스 국민은 완전한 변화를 위한 행동을 원하며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든 이를 위한 후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쥐페는 “내년 대선에서 그가 승리할 수 있게 돕겠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인 피용은 정부지출 삭감, 이민자 수용 상한 설정, 가족과 사회 등 전통적 가치수호,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등의 공약을 내세워 공화당원 및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치 분석가들은 그가 법질서 준수와 작은 정부를 선호하는 보수 성향 노년층의 표심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피용은 공공부문에서 50만명을 줄이고 주당 노동시간도 35시간에서 39시간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하는 등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인 ‘대처리즘’을 지지하는 친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 그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65세인 정년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용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서 벌써부터 내년 4월 23일 열리는 1차 투표와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주일 뒤인 5월 7일 치러지는 2차 결선투표에서 누가 승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가디언은 피용과 결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 대표가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르펜은 반이민과 반유럽연합(EU)을 표방하며 극우주의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보수 가톨릭의 지지를 받는 피용은 반이민·친러시아 성향의 르펜과 유권자 층이 겹쳐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이날 6093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피용은 결선투표에서 67%의 지지를 얻어 33%를 얻은 르펜을 무난히 꺾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기관 ‘오독사’(ODOXA)도 지난 25일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피용이 71%의 지지를 받아 20%를 확보한 르펜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집권 사회당은 내부 분열과 인기 저하로 재집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1월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62) 대통령이 불출마하면 마뉘엘 발스(54) 총리가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완전한 변화 약속”…프랑스 공화당 대선후보 피용 前총리 선출

    “완전한 변화 약속”…프랑스 공화당 대선후보 피용 前총리 선출

    내년 4월에 치러질 프랑스 대선에 제1야당인 공화당의 후보로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출마하게 됐다. 피용 전 총리는 보수주의자이면서 경제정책 면에서는 친시장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피용 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중도 우파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2차 결선 투표에서 알랭 쥐페 전 총리를 이겼다. 피용은 결선 투표에서 76%를 개표한 시점에 67.5%의 득표율로 32.5%에 그친 쥐페에 대승을 거뒀다. 피용 전 총리는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 앞에 나서서 “프랑스 국민은 완전한 변화를 위한 행동을 원하고 있다”면서 “내게는 프랑스 국민에게 다시 자신감을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극우파와 국민에게 신임을 잃은 (집권) 좌파에 승리하기 위해 단결하자”고 말했다. 피용 지지자들은 “피용, 대통령”을 외치며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 피용에 앞서 쥐페 전 총리는 “피용이 결선 투표에서 승리했다”면서 “내년 대선에서 그가 승리하기를 바란다. 그를 돕겠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피용 전 총리는 일주일 전인 20일 치러진 경선 1차 투표에서 쥐페 전 총리에 16%포인트라는 큰 득표율 차이로 앞섰으며 1차 투표 3위로 탈락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피용 지지를 선언하면서 승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도 2유로(2500원)만 내면 투표할 수 있었다. 공화당 경선 1차 투표에 430만명, 2차 결선 투표에 450만 명이 각각 투표하는 등 비당원이 대거 참여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르코지 전 정부에서 2007∼2012년 총리를 지낸 피용은 경제 분야에서는 공공부문에서 50만명을 감축하고 주당 노동시간을 35시간에서 39시간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강력한 신자유주의적 정책인 ‘대처리즘’을 지지하는 친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사회 분야에서는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이다. 최근 시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는 내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좌파 집권 사회당이 내부 분열과 인기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피용 후보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대선 2차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0代´ 마크롱 前 佛경제장관 대선 출마 선언

    ´30代´ 마크롱 前 佛경제장관 대선 출마 선언

     에마뉘엘 마크롱(38) 전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16일(현지시간) 공식 선언했다. 당선되면 프랑스 공화정 역사상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마크롱 전 장관은 16일(현지시각) 파리 근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에 낙관주의와 자신감을 되찾을 민주 혁명을 약속한다”며 “나는 준비가 됐다. 그래서 대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고 현지 BFM TV 등이 보도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 4월 만든 중도 정당 ‘앙 마르슈’(en marche·프랑스어로 ‘움직이는’이라는 뜻) 후보로 대선에 나선다.  마크롱은 지구 온난화, 테러, 빈부 격차 심화, 서구 민주주의의 위기 등을 거론하며 “똑같은 인물과 생각으로는 이에 대응할 수 없다”고 기성 정치인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선거전략도 기존 정치에 실망한 중도 좌파 사회당과 중도 우파 공화당의 중도파 유권자의 표를 얻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 8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마크롱은 그동안 임명직인 장관을 지냈을 뿐 선출직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보수 우파 니콜라 사르토지 전 대통령과 알랭 쥐페 전 외무부 장관 등에 비해 신선하고 젊은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마크롱이 내년 5월 최종 결선투표까지 진출해 승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서 근무한 은행가 출신인 마크롱은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취임 후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궁)에 따라 들어갔으며 2014년 개각 때 만 36세의 나이로 경제산업부 장관에 임명됐다.  중도 좌파 사회당 정부 내에서 친기업 성향으로 유명했던 그는 지난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파리 샹젤리제와 같은 관광지구 내 상점의 일요일·심야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경제 개혁법을 통과시켰다. 마크롱은 또 사회당의 대표적인 노동정책인 주 35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프랑스의 높은 실업률과 잇단 테러로 최근 지지율이 4%까지 떨어진 올랑드 대통령은 연임을 위해 내년 대선에 나설지 여부를 다음 달쯤 밝힐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구 895곳 ‘에어컨 쉼터’… 경북 노인근로 月15시간 단축

    대구 895곳 ‘에어컨 쉼터’… 경북 노인근로 月15시간 단축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폭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수은주가 최고 37.8도까지 치솟아 노약자들이 생명에 위협을 당하는 탓이다. 8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무더위 쉼터 운영, 도로 위에 물뿌리기, 재난 도우미 운영 등 묘안을 짜내고 있다. 대구·부산·전주 등 대도시들은 도심 열섬현상 완화를 위해 살수차로 주요 간선도로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있다. ‘도로 쿨(cool)’ 사업이다. 서울시는 올해 시내 5곳 쪽방촌 주민들에게 선풍기를 나눠 주고 출입문을 열어둘 수 있도록 모기장을 설치했다. 폭염특보나 열대야 특보가 있는 날이면 쪽방 상담소 직원과 마을직원들이 순찰하면서 얼음물을 나눠 준다. 특히 폭염특보가 있는 날이면 소방서에서 쪽방촌 전 지역에 물을 뿌려 동네 온도를 낮춘다. 환기창도 없이 혼자 사는 쪽방촌 주민은 서울에 720명이나 된다.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인 대구시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폭염 대비 행동요령을 재난문자 등으로 신속하게 알린다. 에어컨이 설치된 경로당과 금융기관 등 895곳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고 있다. 도시철도 1·2호선 역사 59곳에는 선풍기·정수기 등을 비치했다. 도심 분수 등도 연장 가동한다. 무더위 신기록을 수립한 전북도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자율방재단, 이·통장이 담당공무원과 함께 취약 시간대인 낮 12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순찰한다. 마을 방송과 거리 방송으로 ‘무더위 쉼터’로 이동하라고 재촉한다. 도내 14개 시군 무더위 쉼터 3814곳에는 쿨매트. 아이스 수건, 부채 등을 비치했다. 농·축·수산물 피해 예방을 위해 시군 농업기술원과 합동으로 현장기술지원단도 가동하고 있다. 전주시는 전주역, 버스 터미널, 한옥마을 등 보행자가 많은 22곳에 얼음을 비치해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경남도는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 취약계층에게 매일 안부전화를 한다. 부산시는 살수차로 지난달 25일부터 낮 12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시내 주요도로 아스팔트에 물을 뿌려 지열을 식힌다. 이 살수 작업은 고온현상 최소화와 폭염피해 예방은 물론 노면 변형도 방지할 수 있다. 제주시는 컨테이너 등에 사는 취약계층 가정 21곳을 집중 관리한다. 차광막이 필요한 8가구에는 지난 5~6일 후원자의 지정기탁금 250만원으로 차광막 그늘을 설치했다. 노숙인에게는 ‘희망나눔 노숙인 쉼터’를 운영해 응급 잠자리 제공과 샤워 시설을 이용토록 했다. 경북도는 노인의 혹서기 근로시간을 대폭 줄였다. 노인 일자리 66개 사업장 2만 5000여명의 근로시간을 월 30~35시간에서 20시간 이내로 축소했다. 또 야외 근로 시간대를 이른 아침(오전 5~7시)과 저녁 시간대로 탄력 운영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전국종합
  • 현직 변호사 로스쿨 재학 시 F학점 정정 소송 승소

    현직 변호사가 제주대 로스쿨 재학 시절 자신이 받은 ‘F학점’ 성적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제주지방법원 행정부(부장 변민선)는 제주대 로스쿨 졸업생 A(31)씨가 제주대 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성적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2학기 민법 관련 특정 과목을 수강하는 과정에서 1.5시간이 배정된 하루 수업을 결석하고 나머지 수업은 모두 출석했다. 또 시험도 정상적으로 응시해 B+학점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과목은 3학점 과목으로 2학기 기간 45시간 강의가 진행돼야 하나, 담당교수 B씨는 9월 1일부터 11월 6일까지 30시간을 강의하고, 5시간의 기말고사를 진행했으며, 11월 21일부터 12월 22일까지는 자습 또는 첨삭지도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재학생 C씨가 이런 강의 방식에 대해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고, 교육부는 현장조사를 통해 11월 21일부터 12월 22일까지 이뤄진 자습 및 첨삭지도를 수업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9월 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이뤄진 강의와 기말고사 시간의 합계인 35시간 가운데 결석한 1.5시간을 제외한 33.5시간을 출석시간으로 인정받았고, 제주대는 A씨의 출석이 원래 수업시수인 45시간의 75%인 33.75시간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성적을 F학점으로 정정 처분했다.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가 된 A씨는 제주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학점인정 필요수업시간에 미달한 시간이 15분에 불과하며, 이는 정규 수업 중 얼마든지 초과될 수 있는 시간이고, 기록되지 않은 수업시간 외의 질문시간으로 충족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성적정정은 제주대가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민원에 따른 상급기관의 지시에 따라 불가피하게 행한 것으로 보여 성적을 F학점으로 처분한 것은 적법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국정원 여직원 감금’ 이종걸 등 1심 무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연루된 여직원 김모씨를 감금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야당 의원들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심담)는 6일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59) 의원과 같은 당 강기정(52)·김현(51) 전 의원, 국민의당 문병호(57) 전 의원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이던 이 의원 등은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 직원들이 대선과 관련해 인터넷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올리는 불법행위를 한다는 제보를 받고 김씨의 오피스텔을 찾아가 35시간 동안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의원 등은 김씨의 집 앞에서 노트북 내용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틀 뒤 김씨는 노트북을 경찰에 임의 제출하며 집 밖으로 나왔다. 그동안 김씨는 노트북의 파일 중 일부를 삭제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 등과 당시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은 김씨를 오피스텔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려 한 것이 아니라 국정원 대선개입 증거로 김씨의 컴퓨터를 확인해 달라고 김씨나 경찰에 요구한 것”이라며 “이 의원 등에게 감금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빅3 뺀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회생 노력 없이 파업뿐… 정부 ‘괘씸죄’ 빅3에 경고 메시지

    [빅3 뺀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회생 노력 없이 파업뿐… 정부 ‘괘씸죄’ 빅3에 경고 메시지

    정부가 30일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함에 따라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원 대책이 추진된다. 향후 노·사·정 관계 회복, 노사 고통 분담 여부가 조선업 위기 극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 지원 대책의 핵심은 고용유지지원금이다.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업 조치를 취하면 근로자 휴업수당(기존 임금의 70%)의 일부를 최대 1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으로 중소기업 고용유지지원금을 휴업수당의 3분의2에서 ‘4분의3’으로 상향 조정한다. 대기업 지원금은 2분의1에서 ‘3분의2’로 올린다. 지원 한도액은 1일 1인당 4만 3000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한다.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한 직업훈련비 지원 한도는 납부한 고용보험료의 240%에서 300%로 상향 조정한다. 대기업은 100%에서 130%로 인상한다. 해당 훈련을 유급휴가훈련으로 실시할 경우 종업원 1000명 미만 기업에는 훈련비 단가의 100%, 1000명 이상 기업은 70%를 지원한다.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 등은 4대 보험료,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 국세, 지방세 등의 납부 기한을 연장하거나 체납 처분을 유예한다. 물량팀(일용직 중심의 외부 하청업체) 등 단기 근로자의 ‘체당금’ 지원도 강화한다. 체당금은 사업주가 도산 등으로 근로자에게 임금·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정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사업을 6개월 이상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을 완화해 여러 작업장을 옮겨 다니며 일했을 경우 작업 중단 기간이 1년을 넘지 않고 각 작업장 근무 기간을 합쳐 6개월 이상이면 체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구직급여 수급자가 국민연금보험료를 계속 납부하기를 희망하면 보험료의 75%를 최대 1년간 지원한다. 실직자도 최대 2년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핵심 대책으로 거론됐던 ‘특별연장급여’는 이번 지원 내용에서 빠졌다. 특별연장급여는 최대 6개월까지 추가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수급 기간을 연장해 주는 제도다. 현재 조선업 구직급여 수급자의 67.7%는 9월까지 급여를 받을 수 있어 1~2개월간 실직자 규모와 재취업률을 모니터링해 지원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조선업이 밀집한 울산, 경남 거제, 전남 영암, 경남 진해에는 ‘조선업 희망센터’를 설치해 재취업을 지원한다.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방고용관서, 지역 노사단체 등이 참여하는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 위원회’도 구성한다. 지방국토청 등 주요 공공발주기관과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해서는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에 조선업 실직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유도한다. 울산·포항 복선전철화 600명, 부산·울산 동해남부선 600명, 신고리 원전 300명을 비롯해 4000개의 일자리 수요가 있을 것으로 고용부는 추정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으로 소요되는 예산 7500억원은 대부분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조달한다. 노동계는 대기업 3사가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데 반발하며 파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영 한국노총 대변인은 “대형 조선사 노조가 쟁의행위를 예고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뺐다면 잘못된 판단”이라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받아들여야만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독일 폭스바겐 사례 등에 비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조도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993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폭스바겐은 10만여명의 종업원을 7만여명으로 줄이고 독일 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반발하던 노조는 결국 35시간이던 주당 노동시간을 28.8시간으로 줄이고 대신 임금을 10% 삭감하는 것에 동의했다. 사측도 화답해 해외 이전 계획을 철회했고, 구조조정 대상 3만명 가운데 2만명이 실직 위기를 벗어났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현재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고용을 모두 유지할 능력이 없다는 엄혹한 사실을 노조는 직시해야 한다”며 “노조도 임금 삭감과 일자리 나누기 등 자구노력에 협력할 때만 회생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男, 女보다 직장 노동시간 더 길다 (美 조사)

    男, 女보다 직장 노동시간 더 길다 (美 조사)

    남성 직장인은 여성 직장인에 비해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욱 긴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으로 성별에 따른 역할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지난해 1만900명을 대상으로 한 ‘2015년 미국인 시간 사용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보다 하루 평균 42분을 더 직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남성은 일주일에 35시간 이상, 하루 평균 8.2시간을 일하는 반면 여성의 하루 평균 직장 노동 시간은 7.8시간이었다. 이에 반해 매일 청소와 요리를 한다고 답한 여성은 절반에 달했지만, 이에 해당되는 남성은 22%에 불과했다. 또 정원을 돌보는 남성은 전체의 12%인데 반해 여성 중에서는 단 8%만이 직접 정원을 가꾼다고 답했다. 2003년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성별에 따른 역할 차이가 다소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도 있다. 예컨대 요리를 하는 남성의 비율은 2003년에 비해 8% 상승한 반면, 집안일을 한다고 답한 여성은 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이 여전히 요리를 포함한 집안일을 주로 하며, 가사일에 시간을 더 많이 쓰는 사람 역시 여성인 것은 사실이다. 이와는 별개로 가사와 노동이 아닌 운동이나 여가시간의 성별 비율을 살펴보면 하루 동안 스포츠활동에 쓰는 평균 시간은 여성의 경우 1.2시간이었지만 남성의 경우 이보다 약간 높은 1.7시간이었다. 조사를 이끈 노동통계국 측은 “이번 조사는 청소와 요리 등은 여성의 역할, 직장에서의 노동과 정원을 돌보는 일 등은 남성의 역할로 구분돼 있으며, 이 같은 경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다 여전히 관념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사진=ⓒpeshkova/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기고] 제4차 산업혁명, 노동개혁으로 돌파하자/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기고] 제4차 산업혁명, 노동개혁으로 돌파하자/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프랑스가 시끄럽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학생과 근로자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의 눈으로 보자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 4년 전에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75%로 올린다고 약속하며 집권했는데, 이제 와서 좌파가 신성시하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손보고 기업의 직원 해고 요건을 단순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사실 노선 변화는 보다 일찍 감지됐다. 집권 2년 만에 75% 세율을 폐기했고 일요일 상점 영업을 허가하는 ‘마크롱법’을 긴급명령으로 통과시켰다. 또 좌파 성향의 각료들을 내쫓고 중도 인사로 대체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왜 지지층을 배신할 수밖에 없었을까. 실업률을 낮추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유세 기간 중 기업의 근로자 해고를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집권 첫해에 PSA 푸조-시트로앵이 대규모 감원계획을 발표하고 이듬해 파리 근교의 소도시 올네 수 부아의 공장 문을 닫는 것을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프랑스의 실업률은 10%를 넘어섰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웃 독일처럼 노동개혁이 불가피함을 인식한 것이다. 1990년대부터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구한 독일은 산별협약에서 벗어나 기업별로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고, 파견근로 규제를 완화했으며, 미니잡 등 다양한 근로 형태를 확산시켰다. 기업들이 ‘저비용’을 찾아 동구권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려 한 데 따른 조치였다. 2000년대 초의 하르츠 개혁은 이런 추세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산업 구조조정의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조선·해운 등 중요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일시적 경기침체와 더불어 중국의 추격과 같은 구조적 상황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이미 1990년대에 우리는 의류·신발 등 경공업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어 고부가가치인 중화학공업으로 산업의 축을 옮긴 적이 있다. 이번 위기도 우리는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황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유연한 적응능력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경제환경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지식을 계속 습득해야 하고 기업 차원에서는 끊임없이 사업구조 재편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각 부문의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이처럼 우리 경제의 적응력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사람들은 청년들이다. 노동개혁을 비판하는 노동계 등 일부는 환경변화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30년 전 민주화 시대의 구호를 반복하면서, 노동시장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뿐이다. 노동시장 규제 강화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나라는 지구 어디에도 없었다. 감성에 호소하는 대중영합적 정책은 후안 페론(1895~1974) 치하의 아르헨티나에서 보듯이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듯 개인의 의식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믿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중영합적 정책이 명백한 실패임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에서 최근까지 반복됐고 칠레, 브라질, 페루 등 다른 중남미 국가로 확산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쉽게도 19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가 노동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지난주에 끝났다. 그러나 노동개혁은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키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 가운데 특히 5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파견 허용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방출되는 고령 근로자를 노동시장이 다시 흡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근로시간 단축과 신축성 증대, 실직자를 위한 구직급여 확대, 출퇴근 재해에 대한 보호 강화 역시 중요하다. 다음 국회에서는 노동·자본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실리 중심의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 시위대에 곤봉 휘두르는 佛 경찰

    시위대에 곤봉 휘두르는 佛 경찰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주 35시간 근로제 폐지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골자로 한 노동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실업과의 전쟁에서 아직 승리하지 못했다”며 노동시장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르도 AFP 연합뉴스
  • [사설] 정규직 고용보호 완화 권고한 OECD

    프랑스 사회당을 이끄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최근 핵심 지지 세력인 노동조합의 격렬한 반대에도 노동개혁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의회의 표결을 거치지 않고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각료회의에서 직권으로 통과시킨 것이다. 개정안은 기존의 주 35시간 근로제를 폐기하는 것은 물론 기업이 경영난에 처하면 근로자를 좀더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근로자의 임금과 출산·결혼 휴가마저 줄일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한다. 좌파 정부가 정체성 훼손을 감수하면서도 노동개혁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은 고(高)실업 저(低)성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반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벽에 부딪혀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프랑스보다 좋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이미 24%를 넘어서 명목상 실업률의 두 배에 이르고, 실업자 역시 실제로는 명목상 실업자 52만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20만명을 뛰어넘었다. 생산 활동이 가능한 청년 4명 가운데 1명꼴로 사실상 직업이 없는 상태이니 경제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엊그제 ‘2016년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에 그칠 것이라고 목표치를 수정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3.1%에서 0.4% 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6%에서 3.0%로 0.6% 포인트나 낮추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노동개혁 법안은 악법”이라며 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야당인 국민의당도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금은 민생 경제의 위기 국면이다. 청년 취업의 위기이자 성장 정체의 위기다. OECD는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면서 “정규직 고용 보호를 완화하고 비정규직 보호를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이른바 ‘노동귀족’은 고용 세습까지 일삼는데도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상적이지 못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OECD가 근로자는 물론 사용자에게도 일종의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노·사·정은 이번 기회에 노동 분야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경쟁력이 떨어진 제도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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