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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기로 사랑 나누는 마장동 천사들

    “디딤돌에서 나왔습니다. 고기 부탁 드립니다.” 인사가 화사한데도 힐끗 돌아보곤 한마디 툭 던진다. “오늘이에요?” “네, 이번엔 추석 명절 전에 하려고요.” 아무 말 없이 지금 막 팔려고 손질하던 고기를 쓱쓱 봉지에 담는다. 표정과 말은 무뚝뚝한데 손에는 인심이 넘친다. 소감 한마디 청해도 “에이 뭐 대단한 일이라고요”라면서 가게로 쑥 들어가버린다. 고기를 받아든 정소라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간사는 “저래 봬도 언제나 흔쾌하게 많이 주시는 분이라 늘 감사하다”며 웃는다. 11일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은 ‘고기 나눔의 날’로 붐볐다. 디딤돌 행사를 맞아 구청, 지역복지사회협의체 직원들이 일일이 고기를 받아 아이스박스에 담느라 바쁘다. 디딤돌 사업은 저소득 가정의 아이,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에게 따뜻한 이웃의 정성을 나눠주기 위한 것이다. 마장축산물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골목 안으로 T자형 길이 길게 뻗어 있는데 촘촘하게 가게들이 박혀 있다. 국산 고기를 취급하는 곳이 1500여개, 수입 고기를 취급하는 곳이 700개를 웃돈다. 축산물시장 때문에 인근 가게들까지 합치면 3000여개를 넘어가고, 일하는 사람만도 1만 2000여명이나 된다. 아시아 최대 축산물 시장이라는 게 빈말이 아니다. 디딤돌 행사에 참여하는 가게는 230여개. 그 가게들을 찾아 직원 15명이 2~3개 팀으로 나눠 시장 구석구석을 누벼야 하니 보통 일은 아니다. 일일이 인사를 건네고 감사의 뜻을 표하고 받은 고기마다 어떤 고기인지 일일이 표시를 해둔다. 이민형 마장축산물시장 상점가조합 이사장은 “시장 환경이 깨끗해지고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가게가 마을기업 형식으로 들어서면서 최근 들어 젊은이들이 많이 유입된다”면서 “지역에서 발전한 만큼 지역에다 기부도 하자는 뜻에서 디딤돌 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딤돌 사업 참여 여부는 완전 자유다. 참여하는 가게 숫자도 무의미하게 보일 정도다. 구에서야 정해진 가게에다 한 번에 한 근 정도 달라고 하지만, 시장 인심이 어디 그런가. 무게를 달아볼 생각도 없이 손에 잡히는 비닐봉지 하나 벌리고선 꽉 차도록 담아주는 게 예사다. 아예 아침부터 따로 포장해두고서는 기다리는 사장님, 왜 우리 집 고기는 빠뜨리고 안 가져가냐는 사장님, 옆집에서 기부하는 걸 보고 즉석에서 고기 한 근 내놓는 사장님, 가지각색이다. 이 고기들은 구청, 사회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등에 나눠져 식사에 쓰인다. 임명희 성동구 복지자원팀장은 “한번에 모이는 고기의 양이 200~300㎏인데 오늘 모은 것은 추석 명절에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마장축산물시장에서 디딤돌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금남시장 등 주변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게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4시쯤 금남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성남보호관찰소 이전 후폭풍…학부모 1000여명, 직원 출근 저지 농성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가 분당으로 이전하면서 학부모를 비롯한 주민들의 반발이 매우 거세다. 성남보호관찰소가 분당으로 이전하자 8일 ‘성남보호관찰소 이전 반대를 위한 분당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가 분당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분당선 지하철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반대집회를 열어 이전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주로 분당구 서현동과 이매동의 학부모들이 참석했고, 참석자만 경찰 추산 1500명, 주최 측 추산 3000여명에 달한다. 이어 9일 오전에는 분당 지역 학부모들이 보호관찰소 직원들의 출근을 막았다.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서현동 성남보호관찰소 입주 건물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며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일반 업체의 직원들은 신분을 확인한 뒤 들여보냈다. 오전 연좌 농성에 참가한 인원은 1000명을 넘어섰다. 학부모들은 보호관찰소 입주 다음날인 5일부터 보호관찰소 앞에서 밤샘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참가 지역도 인근 서현동, 이매동 뿐 아니라 수내동, 정자동, 야탑동, 구미동, 백현동 등 점차 전역으로 확대됐고 50여개 학교의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호관찰소 직원 20여명은 사무실에 출근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4일 경남 수정구 수진2동에 있던 성남보호관찰소는 분당으로 이전했다. 주민들이 반발할 것을 예상해 4일 밤부터 5일 새벽에 이전작업을 진행해 ‘기습 이전’이라는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부영그룹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부영그룹

    창립 이후 22만 5000여 가구의 임대 및 분양 주택을 건설한 부영그룹은 베트남을 해외 사업의 주요 거점으로 삼고 주택 사업과 기증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 부근 하떠이성에서 부영 국제아파트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 아파트는 부지 4만 3200㎡에 3000여 가구 규모의 현대식 고층 아파트다.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하떠이성과 베트남의 경제, 정치, 사회 분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부영은 기대했다. 교육 지원 사업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베트남 꽝남성 땀끼시에 판쩌우찐중학교와 부대시설을 비롯해 4개 학교를 기증했다. 디지털피아노 1만대와 교육용 칠판 21만개를 기증하는 등 국가 교육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이중근 부영 회장은 베트남에 졸업식 행사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베트남 정부에 한국형 졸업식 행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2010년 5월 하노이 낌리엔초등학교와 2011년 5월 호찌민 응우옌타이썬초등학교에서 처음 졸업식이 치러졌다. 학생들은 한국의 졸업식 노래를 합창하고 송사, 답사를 했다. 정부 관계자도 대거 참석하는 등 또 하나의 한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 회장은 2007년 10월 베트남 우호훈장을 수상했으며 베트남인들에게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공공기관 비정규직 6만5700명 정규직 전환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교육기관 810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25만 1000여명 가운데 6만 5711명이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부는 5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2013~2015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 따라 올해 안에 비정규직 근무 기간이 2년이 넘는 근로자 3만 904명이 우선 정규직으로 바뀐다. 2014년에는 1만 9908명, 2015년에는 1만 4899명이 각각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다만 비정규직 가운데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 고령자, 박사 학위 취득자 등 전문가, 휴직·파견 대체자 등은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당 기관은 중앙행정기관 47곳, 자치단체 246곳, 공공기관 430곳, 교육기관 77곳 등 모두 810곳으로, 실제 대상 기관까지 합하면 1만여곳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학교 회계직원 3만 4000여명에 대해 계약 기간 1년이 되는 시점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인천시·동대문구·서울도시철도공사·서울메트로 등도 용역 업체 소속 근로자 3000여명을 직접 고용으로 전환했다. 정부는 정규직 전환을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달 중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무기계약직 관리규정 표준안’을 마련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기고] 내란음모 의혹은 선제대응이 핵심/여영무 남북전략연구소장

    [기고] 내란음모 의혹은 선제대응이 핵심/여영무 남북전략연구소장

    주권과 국민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안보의 핵심은 선제대응과 억지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비난을 무릅쓰고 자국 내는 물론 전 세계에 걸쳐 실시간 전방위 감청, 정보 수집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빅 브러더’ 정보망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에 따라 안보의 으뜸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헌법66조 2항, 69조, 74조).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침과 체제전복세력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사전에 보호하는 것이다. 알카에다의 9·11테러로 미국인들을 포함한 3000여명이 무고하게 생명을 잃었다. 대통령도 한번 잃은 생명을 복원할 순 없다. 21세기 무력충돌과 체제전복세력에는 국가 외 테러리스트들도 포함되기 때문에 국가는 이들의 비밀공작과 기습공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자원을 총동원, 국민생명을 지키는 데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3년 전부터 알카에다 테러식 내란음모에 선제대응한 것도 이런 안보추세와 일치한다. 그런 점에서 국정원이 ‘이석기 내란음모 의혹사건’을 사전 적발한 것은 남북 간 군사대치 속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남북은 법적으로 전쟁상태로서, 북한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일으켰다. 북한은 올봄 내내 휴전협정 무효화와 전면전 선언 등 반년 동안 전쟁위협을 절정으로 끌어올리며 우리의 굴복을 강요했다. ‘이석기 집회’가 북한의 이런 전쟁위협 시기와 일치했다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앞으로 국정원과 검찰이 이석기 내란음모 의혹사건을 더 수사해봐야겠지만 드러난 사실들만으로도 범죄혐의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은 비밀 회합 때마다 ‘적기가’(赤旗歌)와 ‘혁명동지가’ 등 북한 혁명가요를 합창했고 사용용어들도 북한식 일색이었다고 한다. 수사 관계자들이 입수한 5건의 녹취록엔 ‘RO 총책’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조직원들을 교육한 내용과 핵심 조직원들의 회의 및 대화 내용 등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국정원 수사에 대한 진보당의 ‘날조’ ‘공안탄압’ 등 주장, 이석기 의원의 잇따른 말바꾸기, 러시아 루블화도 섞인 1억 4000만원 현금다발 적발 등 수상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혐의점들이 그의 민혁당 전과와 함께 내란음모 의혹의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진보당은 ‘공안탄압’ 등 상투적 수사로 반발만 할 게 아니라 왜 조작인가를 국민 앞에 설득력 있게 조목조목 설명해야 한다. 이석기 의원은 떳떳하다면 왜 한때 잠적했으며, 진보당과 보좌진들이 무슨 권리로 법적 압수수색을 방해했는가. 선거 때 국고보조를 제외하고라도 혈세로 연간 32억원이란 막대한 국고보조를 받는 진보당은 대한민국 제도권 정당으로서 압수수색영장 수용을 솔선수범해야 할 기본적 책무가 있다. 민주주의의 근본은 법치주의며 법치주의는 준법정신이다. 진보당 자신들은 법 집행을 방해하면서 촛불시위로 ‘민주회복’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석기 사건은 각계각층의 종북세력망 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주장이 무성하다. 수사당국은 일부 불순세력에 휘둘리지 말고 공명정대하고 철두철미한 수사로 내란음모 의혹의 내용을 명백히 밝힐 뿐 아니라 이번 사건을 종북세력망을 파헤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주말여행 특별시’ 포천 1000만 관광객 노린다

    ‘주말여행 특별시’ 포천 1000만 관광객 노린다

    경기 포천시가 ‘주말여행특별시’로 부상하고 있다. 포천을 찾는 관광객이 3년 연속 400만명을 넘어설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포천에는 인공적으로 조성한 관광지가 거의 없는 가운데 나온 성과라 눈길을 끈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인 한탄강에 2015년까지 연차적으로 조성 중인 오토캠핑장과 트레킹 코스가 완공될 경우 관광객은 더 급증할 전망이다. 4일 시에 따르면 2010년 국립수목원과 산정호수 등 포천지역 주요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 수는 297만 3000여명이었지만 이듬해인 2011년 424만 5000명으로 처음 400만명대를 돌파했다. 경기 침체에 구제역 여파로 골프장 관광객이 급감한 지난해에도 412만 1770명이 찾을 정도로 포천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올해도 6월 현재 205만 5730명을 기록해 40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장원 포천시장은 “입장객 수를 파악할 수 없는 국망봉, 지장산, 운악산 등을 오르는 등산객과 백운계곡 등을 찾는 여름 피서객까지 포함하면 600만명이 넘을 것”이라면서 “2017년 구리~포천 간 민자고속도로가 개통하고 한탄강 개발사업 및 고양테마동물원 ‘쥬쥬’의 이전 사업이 완료되면 2018년에는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 시장은 “포천의 인구가 15만 6000명으로, 경기도 관광객 유치 순위 1~4위인 용인·고양·과천·파주보다 20만~80만명이 적다”면서 “에버랜드(용인), 일산호수공원(고양), 서울랜드 및 경마공원(과천), 임진각(파주)과 같은 인위적 유명 관광지가 전무한 상태에서 오직 자연환경 하나만으로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했다는 점에서 ‘주말여행특별시’로 불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포천을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각종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00선’으로 선정한 산정호수와 국립수목원, ‘2013년 경기도 최고 10선’으로 뽑힌 한탄강과 포천아트밸리를 허브아일랜드 등 다른 생태관광 명소와 연계해 관광객들의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오토캠핑 등 레저관광산업을 지원하고 먹거리촌을 활성화해 중장기적으로 지역경제 내수를 진작시킬 수 있는 융합관광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3월에는 포천아트밸리에서 포천탄생 600년을 맞은 올해를 ‘2013 포천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캠핑 열풍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여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서 시장은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관인면 사정리 일대 한탄강댐 홍수터에 2015년까지 231억원을 들여 80면 규모의 오토캠핑장을 연차적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그는 “포천에는 가평에 이어 전국적으로 두 번째로 많은 60여곳의 캠핑장이 있어 주말평균 1만명 이상 캠퍼들이 찾는다”면서 “이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과 정보를 제공해 포천을 ‘캠핑의 메카’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탄강에 2개 코스의 래프팅시설과 전망대, 농수산물판매장을 만들고 일주 자전거 트레킹 코스를 단계적으로 만들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애완동물 시장 2020년 6조 육박

    애완동물 시장 2020년 6조 육박

    서울 용산구 문배동에 사는 황인만(43)씨는 아이가 셋이다. 아들 둘을 낳은 뒤 지난 3월 딸 하은이를 입양했다. 하은이는 시베리안허스키다. 황씨는 “우리 막내는 단순한 강아지가 아니라 가족”이라면서 “사람들 먹는 것처럼 건강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주려고 노력한다. 돈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외로움을 타는 현대인이 증가하면서 애완동물(pet)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개와 고양이를 자식을 대신할 존재로 여기고, 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중시하는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고 반려동물을 끔찍하게 위하는 소비자 덕분에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4일 농협경제연구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2003만 가구 가운데 17.9%인 359만 가구가 개와 고양이 556만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이 있는 집은 평균 1.55마리를 키우는 셈이다. 반려동물에 쓰는 돈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가구당 반려동물 관련 지출액은 4만 4664원으로, 1990년(6576원)의 6.8배로 성장했다. 업계는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지난해 9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6조원으로 커진다고 보고 있다. 황명철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장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고려해 고품질 사료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취향이 고급화되고 실내에서 기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액세서리, 케이지 등 용품 시장도 발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려동물 산업은 선진국형이다. 미국과 일본의 시장 규모는 각각 57조원과 1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3%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0.07% 정도에 그친다. 업계는 국민소득 1만 달러가 넘어서면 반려동물 문화가 시작되고, 3만 달러가 되면 반려동물을 인격화하는 수준으로 발전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2만 2700달러인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향에 맞춰 풀무원은 반려동물 건강 먹거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반려견을 위해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쌀겨, 닭간 등 부산물도 뺐다. 대신 사람이 먹어도 되는 원육과 통곡물, 견과류를 넣어 프리미엄 사료를 지향했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천연원료도 70~95%가량 넣었다. 가격은 1.4㎏ 기준 2만 3000원으로 일반 사료의 2배 이상이며 수입산 프리미엄 사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풀무원은 사업을 키워 3년 안에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5년 내 연간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천연 재료를 쓴 프리미엄 반려동물 식품브랜드 ‘오프레시’를 출시했다. 두 달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늘어 올해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대형마트도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인터넷쇼핑몰에 애견용품 전문관인 ‘펫플러스’를 열고 3000여 가지 제품을 팔고 있다. 이마트는 올 들어 반려동물 멀티숍 ‘몰리스 펫샵’ 매장을 17개로 늘렸다. 연내 10개 이상 추가로 연다는 목표다. 롯데마트도 올해 10개의 반려동물 관련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잔치 잔치 열렸네~ 전국 곳곳 ‘책 잔치’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책 잔치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도서관, 학교 등이 연대해 전국 각지에서 6700여건의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풀뿌리 독서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독서활동가가 170여개 독서 활동에 참여하며, 인문학자와 함께 관련 지역을 탐방하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전국 120여개 도서관에서 11월까지 진행된다. 지역주민이 관심을 둔 주제를 바탕으로 지역 대학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서아카데미 강좌’가 11월까지 운영되며, 취약지역 주민을 위한 ‘문학 작가 파견 사업’도 전국 70개 도서관에서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압록강은 흐른다’의 작가 이미륵 전시회를 비롯해 디지털북페스티벌, 장애인 독서한마당 등 풍성한 행사를 마련했다. 13일부터 10월 27일까지 본관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이미륵:독일이 사랑한 동양의 현인’ 전시회에는 도서관이 소장한 이미륵 개인 문고 자료를 중심으로 미공개 서신, 친필 원고, 유품, 친필 서예 작품 등 80여점이 전시된다. ‘디지털북 페스티벌 2013’(24~26일)은 최신 기술을 활용한 전자책 전시 및 체험을 통해 디지털 출판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30일에는 제3회 장애인 독서 한마당이 열린다. 각 지역에서는 ‘책 읽는 학교, 책 읽는 직장, 책 읽는 마을’(서울 성북), ‘보수동 책방 골목 책의 소리를 듣자’(부산 중구), ‘찾아가는 북콘서트 책 마실 가자’(경기 화성) 등의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오는 25일 서울 서대문 구립 이진아도서관에서는 독서문화진흥에 기여한 유공자를 발굴해 포상하는 ‘제19회 독서문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파주 북소리(9월 28일~10월 6일, 파주출판도시 일대), 와우북페스티벌(9월 18~23일, 마포 홍대주차장 주변) 등의 대형 행사도 이어진다. 다음 달 23일에는 도서관, 출판, 독서 관계자 3000여명이 참여하는 제50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경비서고…가을 농산물 절도에 잠 못드는 농촌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경비서고…가을 농산물 절도에 잠 못드는 농촌

    가을철 수확기를 맞은 농촌마을들이 농산물 전문 절도범들로 골치를 앓고 있다. 농산물은 쉽게 현금화할 수 있고 방범이 취약하다 보니 도둑들의 표적이 되곤 한다. 2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강원지역에서만 올 들어 지금까지 10여건의 농산물 절도사건이 발생하는 등 수확철을 맞아 전국적으로 농산물 절도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16일 고성에서는 농가를 돌며 개똥쑥 등 농산물을 훔친 혐의로 박모(50)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농민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해 탁모(50·여)씨 등 4명의 농가에서 150여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훔쳐 달아났다. 지난 6월에는 횡성지역에서 농산물이 실린 차량을 통째로 훔친 김모(70)씨가 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이런 수법으로 모두 50회에 걸쳐 4억 3000여만원의 농산물을 훔친 전문 절도범이었다. 농산물 절도사건이 잇따르자 농가들도 자체 방범조를 편성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6600㎡ 규모의 고추농사를 짓는 김창섭(60·춘천 서면)씨는 잠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을 ‘고추 지키기’에 전력하고 있다. 김씨는 “잃어버린 후에는 보상도 어려운 만큼 자체적으로 농산물을 지키는 게 최선이다”고 말했다. 양구 안대리에서 50여만 뿌리의 장뇌삼을 재배하는 최경찬(57)씨도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주민들과 함께 자체 방범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절도범이 언제 닥칠지 몰라 밤잠까지 설쳐가며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제주에서는 건조를 위해 밭에 보관한 마늘이 도둑맞는 사례가 해마다 20~30건씩 발생하자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주민 700여명은 수확기였던 지난 5월부터 한달 동안 매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 마늘밭을 돌며 경비에 나서 효과를 봤다. 그러나 주민들은 “낮에는 밭에서 일해야 하고 밤에는 농작물 때문에 야간 경비를 서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마당과 집안에 널어 놓은 고추를 통째로 도둑맞는 절도사건을 경험한 순천농협은 순천경찰서와 공동으로 도난 방지를 위해 적외선 경보기 150대를 설치했다. 충북 제천시는 빈번한 농작물과 빈집 도난 방지를 위해 읍·면 농촌지역 취약지 16곳을 선정해 2억 1000만원을 들여 고화질 방범용 CCTV를 설치했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년 동안 땀 흘려 가꾼 농산물을 훔쳐가는 수법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면서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 절도가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민들이 요구하면 순찰 횟수를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슈&이슈] 문체부-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갈등

    [이슈&이슈] 문체부-광주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갈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정부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광주시) “특수법인을 통해 위탁 운영하겠다.”(문화체육관광부) 광주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5년 개관을 앞둔 문화전당 운영 방식을 놓고 딴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의회 등도 위탁 운영 반대에 가세하면서, 이 문제가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문체부가 지난 6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표면화됐다. 이 개정안은 9월 정기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문체부는 2008~2012년 수차례의 자체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문화전당의 공공성과 재정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판단, 직접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체부는 그러나 지난 6월 11일 “문화전당의 운영 및 사업의 일부는 아시아문화원 등 단체·법인에 위탁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광주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법인 위탁의 경우 경영의 효율성이 우선시되는 만큼 전당의 본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문체부 소속 기관이 아닐 경우 매년 500여억원으로 추정되는 운영비를 마련하기 힘들고, 그에 따른 위상 약화로 대외 협력과 국제 교류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며 개정안을 재검토할 것을 건의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기 이전에 이런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문체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에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의회 등이 법인 위탁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시의회는 최근 열린 정례회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특수법인 변경계획안 철회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문화전당은 문체부 소속기관으로 둘 것 ▲전당 5개 원별로 예술·전시감독 등 전당 콘텐츠 개발 책임자를 선임할 것 ▲콘텐츠 계획 수립과정에 시민 의견을 수렴할 것 등을 촉구했다. 시의회 임동호 문화수도특별위원장은 “공공성이 강한 시설인 문화전당의 특수법인화 계획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이번 건의안을 청와대와 국회, 각 정당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통령소속 정책자문위원회인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는 지난 8월 13일 광주에서 문화계 인사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융성 실현 및 지역문화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갖고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기훈 지역문화교류재단 상임이사는 토론회에서 “정부가 문화전당 운영을 법인에 맡기고, 아예 손을 떼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은 “집행기관의 책임자가 아닌 자문기관의 장으로서 지역의 의견을 충실하고 정확히 수렴해 정부기관에 전달하겠다”며 “문화전당의 운영과 관련된 문제는 광주시민과 정부가 충분히 의견을 모은다면 합리적 결론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예술의전당도 정부기관이 아니라 법인으로 돼 있다”며 “기획공연을 많이 늘리느냐, 자체 공연을 하느냐에 따라 자립비율이 달라지지만 60∼70%의 독립채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공무원노조와 광주미협, 지역문화호남교류재단, 광주예술인회 등 각급기관과 단체들은 잇따라 반대 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성명 등을 통해 “아시아문화전당의 성공적 개관과 운영을 위해 문체부가 마련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철회하고, 당초대로 정부 조직에 의한 문체부 소속기관으로 전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과 광주전남문화연대, 광주민족예술인총연합 등은 앞서 지난 7월 18일 ‘개정안 입법예고안’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의 반대 의견서를 문체부에 제출했다. 금기형 문체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문화도시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전당시설은 국가시설이지만 공무원보다는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법인화를 추진한 것”이라며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독일 세계 문화의 집도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등 문화시설의 법인화는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와 지역예술계는 문화전당 운영 초기에는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시는 이미 법제처 심의에 들어간 관련 법안 개정안이 그대로 상정될 것으로 보고 국회 통과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강운태 시장은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과의 정책협의회에서 그동안 지역에서 제기됐던 이 같은 개정안 반대 목소리를 설명하고, 법안 통과 저지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문체부가 해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기 이전에 우리 시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문화전당이 재정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정부 소속 기관으로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15년 개관을 목표로 옛 전남도청 자리에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며, 현 공정률은 58%에 이른다. 부지 12만 8000여㎡에 연면적 17만 3000여㎡ 규모이다. 전당에는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아시아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 5개 원이 들어선다. 아시아 문화의 원형을 찾고 각종 콘텐츠를 개발하는 인프라로 활용된다. 광주시내 전역에서 이뤄지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2004~2023년 국비와 민자 등 5조 3000여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문화전당 건립 운영과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예술 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 문화교류도시역량 강화 사업 등을 포함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에덴동산의 바비큐 존/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열린세상] 에덴동산의 바비큐 존/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야외에 쓰레기가 쌓이는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추석연휴가 온다. 가을에도 전국 지자체들의 볼거리, 먹거리 프로그램은 풍성해 여가소비행태로 인한 환경오염이 지레 걱정된다. 정부는 지난 7월 ‘서비스산업 정책 추진방향’ 브리핑에서 도시공원 내 바비큐 허용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레저산업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국토교통부 관할 도시공원법 시행규칙을 통해 휴양시설에 바비큐 설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는 지자체의 결정에 따라 설치가 적합한 근린·체육공원 등에 바비큐 시설이 허용된다. 올여름 서울시는 도심 속 피서 프로그램인 ‘한강행복 몽땅 프로젝트’로 여의도와 뚝섬한강공원에 400동 규모의 간이 캠프장을 마련했다. 저비용의 가족 중심 한강 캠핑장을 총 4만 3000여명이 이용했고, 취사금지 공간인 한강공원에서 바비큐 존 이용도 가능했다. 강변영화제 등 좋은 뜻에서 기획된 행사도 야간소음, 쓰레기 배출, 음주 등 무질서로 야영 및 취사 허용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올 6~7월 한강공원 11곳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892t으로, 1월에서 7월까지 쓰레기의 44%에 달한다 하니, 정부의 공원 내 바비큐 허용방침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가 친환경성을 절대조건으로 삼는 ‘생태관광’과 ‘책임여행’을 강조하는 마당에, 한국 지자체들의 야외 프로그램 기획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프랑스 파리시는 2002년부터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센 강변에 ‘파리해변’(Paris Plage)을 조성해 오고 있다. 파리해변은 프렌치 블루의 파라솔이 설치된 모래사장과 체육 및 놀이공간, 식수시설, 정보 및 안전시설 등 행정서비스 공간만으로 구성된다. 설치된 시설 외에는 개인이 가져온 텐트나 장비를 일절 허용하지 않고, 음식가판대, 바비큐 존도 불허한다. 소방법이 엄격한 프랑스는 공공장소는 물론, 일부 도심에서는 개인 정원에서조차 화기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 파리해변 이용자들은 바게트, 샌드위치로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주변 식당을 이용한다. 취사 및 야영 금지로 시민들은 냄새 없는 쾌적한 휴식과 놀이를 즐긴다. 수년에 걸쳐 진화해온 이 프로그램은 결과적으로 지역상권을 활성화시켰고, 관광객까지 끌어들여 세계 도시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풍성한 먹거리보다 자연 속 ‘단순한 즐기기’가 바로 파리시의 기획력이자 비법인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전국의 행락객, 야영객, 축제 참가자들이 버린 쓰레기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19개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쓰레기만도 1520t에 이른다. 시민사회의 행락수칙이 정립돼야 할 판이다. 쓰레기 되가져가기를 의무화하고 일회용품 반입 자체를 원천 차단하자. 바비큐 존 허용에 앞서 ‘옥외취사 화재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소화시설을 구비하며, 취사 허용 장소·시간·규모·유형, 오폐물 처리 등 관련 규정을 더 정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계절과 화재 빈도가 높은 공원, 유원지, 캠핑장은 옥외용 화기를 금지해야 한다. 금지구역이 아닌 곳은 ‘취사 사전실명예약제도’를 도입하여 발생 가능한 사고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친환경 세척용제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환경보호의 실행력을 높이자. 등산, 캠핑, 야외행락 수요가 많아지면서 아웃도어 패션 열풍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아웃도어 푸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생분해되는 도시락 디자인과 친환경 포장 개발을 서두르고, 화기를 전혀 쓰지 않고 바비큐하는 기술을 개발하자. 아무리 많은 제도와 시설을 구비해도 시민의식의 변화 없이는 무용하다. 공원도 이제는 먹거리 행락에서 벗어나 풋풋한 건강공간으로 새롭게 디자인돼야 한다. 풍광 좋은 곳에 먹거리까지 있다면 더욱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지상낙원 에덴동산에서도 인간의 금기된 욕망을 먹거리로 상징하고 있지 않은가? 오늘날은 먹거리가 넘쳐나 문제되는 세상이다. 음식이 풍족하지 않던 옛 시절, 자연을 벗하며 음풍농월하던 선조들의 격(格)이 새삼 떠오른다. 단풍 행락 철을 앞둔 지금 음식물쓰레기로 얼룩질 전국의 공원을 떠올리며, 우리의 여가소비행태를 함께 생각해 보자.
  • [경제 브리핑]

    MBC건축박람회 새달 1일까지 개최 동아전람이 주관하는 ‘제33회 MBC건축박람회’가 29일부터 9월 1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동아전람·사이버 건축 박람회’와 동시에 개최되는 박람회에는 건축 관련 400여개 업체가 참여하며 건축자재, 인테리어, 전원주택, 냉·난방기기, 건축 설비 등 3000여개의 건축 관련 아이템이 전시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세한 문의는 동아전람(02-780-0366)에서 받는다. 가맹점 정보 제공 ‘비씨콕’ 앱 출시 비씨카드는 고객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주변 가맹점 정보를 제공하거나 쿠폰을 발급하는 ‘비씨콕’ 애플리케이션(앱)을 29일 출시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제휴가맹점에 대한 정보와 혜택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 [기고] 국가통계를 만드는 숨은 공로자들/박형수 통계청장

    [기고] 국가통계를 만드는 숨은 공로자들/박형수 통계청장

    세종대왕의 업적이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세종이 대규모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내용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은 1430년 당시 조세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 전세(田稅)를 전답의 등급과 풍흉의 정도에 따라 공평하게 과세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이에 대한 백성의 가부 여론을 조사해 올릴 것을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집현전에 보관되어 있던 옛날 법들을 두루 참조하고 연구해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과세가 가능할 것인지에 관한 수많은 논의를 거쳐 새로운 공법(貢法)의 초안이 만들어졌다. 마지막 단계로 5개월 동안 대신 및 백성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총 17만 2806명이 참여했다. 1432년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된 당시 조선의 인구가 69만 2477명이었으므로 전 인구의 4분의1가량이 조사에 참여한 셈이다. 세계 최초의 여론조사로 알려진, 1824년 미국 해리스버그의 한 신문에서 당시 대통령 선거 출마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모의 투표조사보다도 400여년이나 앞선다. 찬성이 57%로 우세했지만 세종은 바로 시행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감안해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게 했다. 이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쳐 어명이 내려진 지 14년 만인 1444년에 마침내 새로운 공법이 제정되어 시행되었다. 정부의 정책이 정확한 통계에 기반해서 기획되고 집행되어야만 애초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통계는 모든 정부 정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국가통계라는 정책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통계의 정확성을 바탕으로 한 신뢰도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가통계에 대한 체감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공공재라고 할 수 있는 통계정보를 과감하게 기업과 국민들에게 개방하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통계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늘어나면서 애정 어린 비판과 함께 새로운 통계에 대한 주문도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생산된 통계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통계를 만들어 내기 위해 쏟아야 할 노력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정책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통계작성 과정에도 많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한다. 현재 통계청에는 3000여명의 직원이 있다. 이 중 80%가 현장조사 요원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을 현장에서 보내고 있다. 특히, 가계동향 조사 담당 직원의 경우 한달 평균 대상가구와 10차례 이상 접촉하고, 약 285㎞를 이동하면서 조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옛말에 ‘음수사원(飮水思源) 굴정지인(掘井之人)’이란 말이 있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면 그 갈증을 해소한 것에 만족하지 말고, 그 근본인 우물을 판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오는 9월 1일은 19번째 맞는 ‘통계의 날’이다. 정책의 뿌리인 국가통계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최일선에서 땀 흘려가며 통계 조사활동을 하는, 통계청을 비롯한 많은 통계작성기관과 민간조사업체의 조사원들 그리고 성실히 통계조사에 협조를 아끼지 않는 기업과 국민들을 한 번쯤은 생각하는 통계의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서울 다산콜센터 “市 안 나서면 30일 전면파업”

    서울 다산콜센터 “市 안 나서면 30일 전면파업”

    서울시 통합 민원 안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120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이 오는 30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26일 선언했다.민주노총 희망연대 노조 다산콜센터지부는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위탁업체와의 임금 및 단체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기본급 20% 인상을 요구했던 노조는 전날 협상에서 5% 인상을 수정안으로 내놓았으나 사측은 물가인상률 수준인 1.7% 인상안으로 맞섰다. 노조는 서울시의 공무직(무기계약직) 직접 고용과 최소한의 노조 활동 보장, 경조사비 인상 등도 요구했다. 윤진영 희망연대 노조 사무국장은 “수정안을 제시했는데도 사측이 단체협상 체결을 2014년으로 미뤄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며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시가 나서지 않는다면 30일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했다. 올해 출범 6년째를 맞은 다산콜센터는 365일 근무 체제로 운영되며 하루 평균 3만 5000여건의 민원 전화를 처리하고 있다. 상담원 490여명은 효성ITX, ktcs, MPC 등 3곳 소속이다. 서울시는 시 소속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다산콜센터 상담원의 직접 고용에 대해선 고민이 깊다. 다산콜센터처럼 시가 민간에 위탁한 업무의 종사자가 1만 3000여명에 달해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파업 시 노조 미가입 팀장급 직원 50명을 대체인력으로 우선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업무 차질이 있으면 시와 사업소, 자치구 소속 공무원이 민원 전화 응대 업무를 직접 맡을 예정이다. 최원석 시 시민봉사담당관은 “직고용 문제는 오는 10월 용역 결과가 나와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노조도 알고 있다”며 “임금 협상의 경우 빨리 합의할 수 있도록 시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커버스토리] 귀농귀촌 2.0시대

    [커버스토리] 귀농귀촌 2.0시대

    700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귀농귀촌 2.0 시대’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있다. 2001년 한 해 동안 귀농귀촌 인구는 정부의 공식 집계로 880가구에 불과했다. 2010년에도 연간 4067가구로 9년 전보다 3000여 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2011년에는 귀농 인구가 1만 503가구로 6400여 가구 늘더니 지난해에는 2만 7008가구로 전년보다 1만 6500여 가구 증가했다. 불과 2년 사이 귀농귀촌 인구가 6.6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힐링’(치유)과 ‘무욕’(無慾)으로 요약된다. 농촌진흥청이 귀농귀촌 인구 52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명 중 1명꼴(48.3%)로 ‘농촌 생활이 좋아서’ 농촌행을 택했다고 대답했다. ‘도시생활 실패’가 이유가 된 사람은 8.4%로 10명 중 1명이 안 됐다. 10명 중 4명(40.1%)의 학력은 대졸 이상이었다. 1억원 이상 재산을 가진 사람이 절반(55.5%)을 넘었다. 2년 전부터 충남 서천군 마성면 옥산리에서 본격적으로 유기농 농사를 짓기 시작한 최광진(59)씨는 교육공무원 출신이다. 3억원가량의 재산을 갖고 가서 이 중 1억원으로 집과 밭 1000평을 구입했다. 80년 된 주택은 새롭게 단장했다. 최씨의 고향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논밭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어릴 때 기억을 밑천 삼아 귀농을 선택했다. 봄과 여름에는 콩을 심고, 가을이면 배추, 겨울에는 마늘과 양파 농사를 짓는다. 월 소득은 100만원 선. 최씨는 “돈을 벌려는 마음은 처음부터 전혀 없었다”면서 “자연을 즐기며 남은 생을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그의 별명은 배가 불뚝하다고 해서 ‘금복주’였다. 이제는 여름이면 에어컨 대신 산들바람을 맞고, 기름진 저녁 회식 대신 야채와 과일을 먹는다. 배는 쑥 들어갔고, 얼굴에 화색이 돈다. 처음에는 영화관·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는 “지내다 보니 시골 생활은 대자연이 곧 영화관”이라면서 “텃밭에 화초를 키우면서 겨울 눈꽃까지 포함해 사철 내내 좋은 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귀농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선 갑작스러운 농사는 몸에 큰 무리를 준다. 시골 생활의 고요함을 외로움으로 받아들여 도시로 돌아가는 ‘역(逆)귀농’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원주택에서 여유롭게 산다는 상상만으로는 농촌 생활에 적응할 수 없다”면서 “생계 곤란이나 지역민과의 갈등으로 역귀성을 하는 경우가 전체 귀농귀촌 인구의 20~30%에 이른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또 노크 귀순… 이번엔 민가서 “북에서 왔다”

    또 노크 귀순… 이번엔 민가서 “북에서 왔다”

    40대 북한 남성이 23일 오전 인천 강화군 교동도 해안으로 귀순했다. 해당 지역에서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에도 군 당국은 주민 신고 전까지 북한 주민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해 또다시 ‘노크 귀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미 합동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진행 중인 터라 군 경계 태세에 빈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 주민 1명이 오늘 새벽 교동도 동남쪽 해안으로 귀순해 왔다”면서 “오전 3시 40분쯤 40대 주민이 해병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귀순자는 46세로 군과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이 정확한 신분과 귀순 경위, 귀순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귀순한 북한주민은 교동도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민가로 달려가 문을 두드려 집주인 조모씨를 깨운 뒤 “북에서 왔다”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인근 해병대에 알렸고,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신병을 확보했다. 그는 해병대 조사 과정에서 귀순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자가 들어온 교동도 동남쪽 해안은 주민 어업지역이기 때문에 섬의 북측 해안과 달리 철책이 설치돼 있지 않다. 고정된 군의 경계초소도 없다. 지난해 9월에는 북한 남성 1명이 통나무를 붙잡고 헤엄쳐 교동도에 들어온 뒤 엿새간 숨어 지내다가 주민 신고로 발각되면서 군 경계 태세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귀순 사건 이후 병력을 중대 규모에서 보강했고, 감시 장비도 늘렸다”면서 “섬 전체에 철책을 설치하는 건 주민들이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 동남쪽 해안까지 고정초소를 운영하기에는 병력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귀순이 이뤄진 새벽에 천둥과 번개 등으로 시계가 제한된 탓에 해안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장비 운영에도 제한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김포와 강화 인근 도서 지역의 방어를 맡고 있는 해병 2사단의 경계구역이 과도하게 넓다는 지적도 나온다. 1개 해병여단(3000여명)이 주둔하는 백령도(50.98㎢)보다 면적이 조금 작은 교동도(43.32㎢)를 증강된 중대 규모(200~300명)의 병력으로 물샐 틈 없는 경계를 펼치기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한편, 1972년 납북된 오대양 61, 62호의 선원 전욱표(68)씨가 이달 초 탈북, 곧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탈북을 도운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이날 “전씨가 지난 11일 탈북, 제3국으로 넘어왔다”면서 “정부 측에 신병이 인계돼 보호받고 있으며 조만간 입국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씨는 당초 오대양호 납북 선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가 2005년 최 대표가 오대양호 선원 등 납북어부 37명이 1974년 북한 묘향산에서 찍은 단체사진을 공개하면서 2010년 납북자로 인정됐다.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호, 62호의 선원 25명은 1972년 12월 28일 서해에서 홍어잡이를 하던 중 납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新 대한민국 24시] 대학도시 경북 경산시

    [新 대한민국 24시] 대학도시 경북 경산시

    ‘삼성현(원효·설총·일연)의 고장’ 경북 경산. 한때 대구 능금과 대추의 고장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지금은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도시를 자랑한다.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는 하나도 없는 대학이 무려 12개(4년제 8개, 2년제 4개)나 몰려 있다. 대학 부설 연구소도 140여개에 이른다. 학생과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만도 13만여명이나 된다. 세계 10여개국 유학생 3000여명도 그 일원이다. 경산시 인구 25만여명의 절반을 웃돈다. 대학도시로 알려진 충남 천안시의 경우 학교 수는 분교 3곳을 포함해 11개이지만 학생 수는 7만여명으로 경산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대학가에는 3만여명의 상인까지 운집해 하나의 거대한 대학촌을 이루고 있다. 경산은 평균 연령 36.7세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의 한 곳으로 꼽힌다. 그래서 도시는 언제나 활력이 넘쳐 난다. 대구의 변방에 불과했던 경산이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도시로 이름을 떨치게 된 계기는 1972년 영남대가 대구 대명동에서 경산으로 캠퍼스를 이전하면서부터다. 이후 대구지역 대학들이 경산으로 대이동했다. 대구대가 79년 진량읍 내리에, 대구미래대가 81년 평산동에, 대구가톨릭대가 84년 하양읍 금락리에 터를 잡았다. 이어 대구한의대(90년), 경일대(94년), 영남신학대(94)와 대신대, 대경대, 경산1대학, 경북외국어테크노대, 대구외국어대 등이 뒤를 따랐다. 당시 전국 3대 도시로 군림했던 대구에 비해 훨씬 싼 땅값과 사통팔달의 교통망, 대학 인력의 공급원인 중·대도시들과 인접한 이점 등이 작용했다. 경산의 대학촌은 잠들지 않는다. 대학 연구소들이 밤낮없이 불을 밝히고, 도서관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학생들로 만원이다. 학교 인근에는 새벽 1시에도 낮 1시처럼 먹고 즐길 수 있는 상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늘어서 있다.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들은 아예 24시간 영업을 하는 매장이 많다. 그래서 거리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홍대, 강남 등 서울 번화가를 뺨칠 정도다. 대학촌의 하루는 ‘통학(근) 전쟁’으로 시작된다. 매일 대구 등 외지에서 7만여명이 힘겨운 통학을 하고 있다. 통학이 시작되는 이른 새벽부터 대구~경산 간 교통편은 만원이고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경산지역 1700여 중소업체 근로자들의 통근과 맞물린다. 23일 오전 8시 대구지하철 2호선 경산 연장 노선의 임당역 입구. 방학인데도 지하철역 밖으로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연신 쏟아져 나왔다.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학생들이 학교로 가는 시내버스로 환승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동행한 안병묵(55) 시 도로철도담당은 “영남대 인근인 이곳 임당역은 대구대와 대구가톨릭대 등과 가까운 대구지하철 1호선 안심역과 함께 대학생들의 주통학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기 중엔 대학 셔틀버스들이 지하철에서 내린 학생들을 5~10분 간격으로 학교까지 실어 나른다. 대구한의대, 대경대 등 상당수 대학은 셔틀버스를 대구는 물론 부산, 영천, 포항, 울산 등까지 운행한다. 지역 대학 중 가장 많은 통학버스를 운행 중인 대구대 총무팀 박원형씨는 “매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 20분까지 모두 210회 운행에 연간 30억원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 담당은 “12개 대학들의 연간 셔틀버스 운영비만도 100억원이 훨씬 넘는다”면서 “학생들의 자가용 등교도 많아 1000대 수용 규모의 영남대는 물론 각급 대학 학생주차장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강의가 있는 낮 시간대에 비교적 한산하던 대학촌은 해질 무렵이면 다시 시끌벅적해진다. 학생들이 학교를 빠져나오면서 거리와 인근 상가들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불야성을 이루는 밤이면 젊은이들은 흥청망청 비틀거린다. 고성방가를 하는 무리들, 어깨를 감싸고 입맞춤을 하며 원룸으로 향하는 커플들, 게임으로 날밤을 지새우기 위해 PC방으로 들어가는 ‘올빼미족’ 등 천태만상이다. 대학촌 최대 번화가인 영남대 주변에서 28년째 장사를 하는 김영자(56)씨는 “학생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과소비와 향락에 쉽게 휩쓸린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는 술집과 당구장, 90년대는 오락실, 2000년대는 PC방, 최근에는 커피 전문점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된 원룸단지도 호황이다. 영남대 인근 1200여채를 비롯해 대구대 주변 300여채 등 모두 2000여채(동당 13가구 기준)의 원룸들로 빼곡하다. 원룸이 캠퍼스들을 포위할 정도다. 원룸 거주자는 모두 2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원룸을 이용하는 일부 대학생은 생활비를 줄이고 생활 편익을 위해 동거 커플을 이루기도 한다. 일부 학교는 주변 원룸단지 몇 동씩을 임대해 교외 기숙사로 활용한다. 영남대 인근 명가부동산 윤주만(55)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허허벌판에 원룸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거대한 단지로 변모했다”면서 “23~26㎡ 원룸의 월세는 25만~40만원으로 학교 기숙사(2인실 기준)보다 두세 배 비싸지만 개인주의 성향과 사생활이 철저히 보호된다는 점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룸 거주자들은 정작 주민등록은 옮기지 않고 있다. 오상호(52) 시정담당은 “원룸 거주자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 거의 대부분이 주민등록을 외지에 두고 있다”면서 “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쓰레기 처리와 상·하수도료 등의 비용은 많지만 중앙정부로부터 교부세 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원룸단지 주변은 무질서와 불법, 각종 범죄가 판을 친다. 월세로 이용하는 원룸 특성상 주민등록이 현지에 없는 입주자들과 많은 유동인구, 밀집된 유흥점 등이 뒤섞인 탓이다. 영남대 앞 원룸단지에서 매일 쓰레기를 수거하는 천정복(52) 환경미화원은 “하루 쏟아지는 4t 정도의 쓰레기 중 절반은 불법 투기”라며 “수거를 하는 중에도 원룸에서 쓰레기 봉투를 거리로 집어던지는 게 다반사”라고 혀를 내둘렀다. 경산시는 대학 주변 원룸단지에서 하루 10여t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임당동 노병우(62) 통장은 “원룸 일대는 하루 종일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통행 불편은 물론 화재 발생 시 119 소방차 통행을 가로막아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죄 발생도 잦다.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대학촌을 관할하는 중앙·하양파출소에서 발생한 살인·강도·강간·절도·성폭력 등 5대 범죄는 모두 1090건이다. 이는 같은 기간 지역 8개 전체 파출소에서 발생한 3050건의 36%를 차지한다. 특히 원룸 최대 밀집지역인 조영동·대동 인근의 중앙파출소는 810건으로, 전체 1곳당 평균 318건의 2.5배가 넘는다. 중앙파출소 권기홍(58) 순찰1팀장(경위)은 “전체 신고 건수의 80% 이상이 술 취한 젊은 층의 폭력, 도난, 성 관련 범죄”라며 “신학기와 축제 때는 치안수요가 급증해 눈코 뜰 새 없다”고 말했다. 경산시는 원룸단지 일대에서 절도와 폭력 사건이 끓이지 않자 주요 지점 33곳에 폐쇄회로(CC)TV 57대를 설치,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대학과 구성원들은 경산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들이다. 이재규(54) 시 기획예산담당관은 “대규모 대학 유입에 따른 도시의 급속한 팽창으로 교통, 쓰레기, 상·하수도, 치안 등이 새로운 도시문제로 등장해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도 낳았지만 도로망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련, 대학 구성원들이 한 달에 50만원씩을 쓴다고 가정할 때 산술적으로 연간 7800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경산에 뿌려지는 셈이다. 그는 “지역 대학 출신 대학생들에 의한 경산 홍보와 지역 기업체의 원활한 인력 수급, 대학 연구소의 지역 기업체 지원 활동 등 간접적 효과도 엄청나다”고 했다. 경산 주민들은 “지역민들이 대학의 박물관과 아트센터, 운동장, 도서관 등 문화·예술·체육공간을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데다 교양강좌 및 축제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해 대학으로부터 많은 특전을 받고 있다”면서 “대학들이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고 자랑했다. 글 사진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현장 행정] 유종필 관악구청장 인문학 강연

    [현장 행정] 유종필 관악구청장 인문학 강연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집무실에는 스페인 중남부 고원지대인 라만차에 있는 돈키호테 동상을 담은 커다란 사진이 걸려 있다. 그가 직접 찍은 이 사진 속에서 돈키호테는 저멀리 하늘에 떠 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다. ‘뜬구름 잡을 궁리하는 돈키호테’라고 제목을 붙였다. 처음엔 ‘틀’이 있는 평범한 액자에 담아 놓았는데 갇혀 있는 느낌이 난다며 틀이 없는 액자로 바꿔 달았다. 이 돈키호테는 유 구청장 집 거실에서도 뜬구름 잡을 궁리를 하고 있다.지난 20일 저녁 그는 인문학 아카데미 특강을 이 사진으로 시작했다. 주민과 구청 직원 500여명이 대상이다. 유 구청장은 “우리나라에선 행동만 앞서는 사람이라고 부정적으로 여기기 일쑤이지만 나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꿈을 좇아 도전하는 모습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 사람들은 셰익스피어를 세계 최고 문호로 여기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을 보인 셰익스피어와 달리 돈키호테를 통해 꿈과 도전을 이야기한 세르반테스를 한 수 위로 여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돈키호테 사진을 하루에 몇 번씩 볼 때마다 꿈과 도전을 떠올린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특강에서 던진 핵심 화두는 엉뚱함이다. 흔히 엉뚱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세상은 지나갔다는 게 지론이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도, 정보기술(IT) 혁명을 이끈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도 엉뚱했기 때문에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고 유 구청장은 말했다. 특히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조 가수와 모창 가수의 대결을 보여 주며 인기를 끌었던 방송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해서 누구나 스타가 되지는 않으며, 개성이 있어야 대중을 열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강 말미에 청중으로부터 관악을 어떻게 색다르게 변화시켰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너도나도 하는 물질 복지에서 벗어나 지식복지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며 “도서관 확충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쳐 관악을 지식복지 도시로 만들었다”고 답했다. 책 저자들이 나서는 이번 특강은 상반기 서울대와 함께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서양 고전, 인간을 말하다’의 후속 프로젝트로 마련됐다. 스테디셀러 ‘세계 도서관 기행’의 저자이자 최근 인생 지침서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를 펴낸 유 구청장이 여섯 번째 순서. 특강엔 이날까지 모두 3000여명이 찾아왔다. 다른 지역까지 소문이 났다. 광진구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세상을 살다 보면 어려움을 겪는 시기가 있는데 그럴 때 도움 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하정우·구혜선 볼까… 극장 말고 청주비엔날레서

    다음 달 11일 개막하는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최민수, 하정우, 유준상, 임혁필, 박은혜 등 국내 유명 연예인 20명이 손수 만든 공예품을 출품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설명회를 열어 배우 최민수와 박은혜가 직접 바느질하고 빚은 가죽 공예품과 도자 공예품을 각각 출품하는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별 전시 부문인 ‘스타 크라프트’전에 참여한다. 최민수는 7년간 공들여 만든 지갑, 벨트 등 가죽 공예 오브제를 내놓는다. 앞서 몇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으나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배우 하정우는 나무로 만든 테이블에 그림을 넣은 작품을 선보이고 배우 구혜선은 그림을 새긴 거울을 출품했다. 가수 조영남·남궁옥분·유열·이상은, 배우 리사, 개그맨 임혁필 등도 입체적인 그림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스타 크라프트전을 기획한 김종근 홍익대 교수는 “연예인들의 작품을 통해 청주비엔날레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작품은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불우 이웃 돕기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70억원이 투입되는 청주비엔날레는 오는 10월 20일까지 40일간 충북 청주시의 옛 연초제조창에서 이어진다. 1999년부터 시작된 행사의 올해 주제는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 2013베니스비엔날레 참여 작가인 조아나 바스콘셀로스를 비롯해 영국 왕립미술학교 출신의 깃털공예가 케이트 맥과이어, 미국 최초의 살아있는 인간문화재 데일 치훌리, 도예가인 신상호 홍익대 명예교수 등 60개국의 작가 3000여명이 참여한다. 전시 감독은 박남희 서울과학기술대 외래교수와 가네코 겐지 미노도자기박물관장이 함께 맡았다. (043)277-2501~3.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모래찜질·해수욕 뜨거운 낮… 늑대와 여우 탐색전 뜨거운 밤

    [주말 인사이드] 모래찜질·해수욕 뜨거운 낮… 늑대와 여우 탐색전 뜨거운 밤

    찜통더위에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 인파도 끊이지 않는다. 태양이 내리쬐는 드넓은 백사장과 탁 트인 바다가 손짓한다. 역동적이다. 델 듯한 뙤약볕과 해 질 녘 낙조, 바다가 만들어 내는 시원한 해조음은 여름철 바닷가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특권이다. 해수욕장의 낮과 밤 풍경 역시 사뭇 다르다. 뜨겁게 달구어졌던 백사장은 밤이면 젊음의 열기로 꽉 찬다. 줄 잇는 축제와 공연은 피서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전국 최대 자연 물놀이장인 부산 해운대구 우1동 해운대해수욕장의 속살을 살짝 들춰 봤다. 광복절 휴일인 지난 15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선 환경미화원들이 힘차게 하루를 열었다. 어둠이 어스레히 묻어나오는 동트기 직전의 오전 4시. 이들은 밤새 백사장에 묻혀 있다가 반쯤 얼굴을 내민 컵라면 용기, 담배꽁초, 페트병, 맥주병, 비닐봉지 등을 치우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비치 클리너 차량도 백사장을 고르고 쓰레기를 치우는 데 힘을 보탰다. 청소에는 평일 100여명, 주말과 휴일 150여명이 투입된다. 하루 수거량은 3~5t에 이른다. 이수섭 해운대구 청소계장은 “늦어도 오전 7시까지 새벽 청소를 끝낸다”며 “좋아진 기초질서 의식 덕택으로 배출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들은 4교대로 24시간 해수욕장을 지킨다. 작업이 끝날 무렵 ‘원반의 불기둥’이 저만치 바다밑을 박차고 솟구친다. 날이 훤해지자 아침 운동과 산책에 나선 간편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댄다. 인근 식당들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 업주는 “피서철엔 아침 식사 손님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빨강·노랑·파랑 등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해변을 가득 덮으면서 본격적인 손님맞이 채비에 나선다. 3000여개가 일제히 들어선다. 진짜(?) 물놀이가 시작되는 정오부터 햇볕에 달궈진 백사장은 모래만큼이나 많은 인파로 빼곡해진다. 이날 해운대 백사장을 찾은 인파는 50만명을 웃돌았다. 임해행정봉사센터 관계자는 “이어진 무더위에 휴일이라 평소보다 많다”고 말했다. 물살을 가르며 신바람을 일으키는 제트스키는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저만치 날려 보낼 만했다. 모래찜질을 하는 아저씨·아줌마, 비키니 차림의 여성, 곁눈질하는 청년, 물놀이가 마냥 즐겁기만 한 아이들…. 일부 젊은이들은 열심히 가꾼 구릿빛 몸을 한껏 뽐내며 이리저리 백사장을 왔다 갔다 한다. 검게 탄 피서객들은 짠물을 뒤집어써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상인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연방 흐르는 이마의 땀을 훔쳐 내면서도 잔뜩 웃음을 머금고 있다. 한 파라솔 대여업자는 “최근 매출이 껑충 뛰었다”며 웃었다. 동네 사람도 눈에 띈다. 이도인(37·해운대구 우동)씨는 “가까이 살아 도시락과 과일, 음료수 등 먹을거리를 챙겨 왔다”고 말했다. 어스름 어둠이 찾아들면 해수욕장은 밤의 열기 속으로 빠져든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몸을 맡긴 피서객들은 한낮의 열기에 복수라도 하듯 밤을 한껏 즐긴다. 백사장 곳곳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한다. 가족, 친구, 연인, 대학 동아리 등 다양하다. 젊은 남자들은 부나방처럼 짝을 찾아 나선다. 오가는 여성들을 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늑대와 여우’들의 탐색전이 치열하다. 동그랗게 모여 앉은 여성들 주변에는 항상 두세 무리의 ‘늑대’들이 어슬렁거린다. 한 늑대는 “적금도 넣고 보험도 들고 있습니다”라는 멘트를 날리며 건전한 직장인임을 강조하며 접근했다. 살포시 웃는 여우 또한 호감을 보이면서 즉석 만남이 이뤄졌다. 김모(25·회사원)씨는 “해운대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한다”며 지나가는 여성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인근 호텔과 호프집, 노래주점과 클럽 등에서도 바깥 못잖은 질펀한 놀이가 이어진다. 더러는 추태로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백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인 이들은 술에 취해 고성방가를 일삼는가 하면 바닷물에 뛰어들기도 해 안전사고 우려도 키웠다. 술병, 안주, 포장지 같은 쓰레기도 이곳저곳에 나뒹굴었다. 노점상 등도 해수욕장의 무질서를 부추긴다. 술, 젊음이 어우러지다 보니 갖가지 충돌도 발생한다. 해운대 바다경찰서 관계자는 “술에 취해 싸움을 하다 연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운대해수욕장에 무질서와 혼란만 난무하는 건 아니다. 백사장 곳곳에서는 음악 동아리들이 연주와 마술 공연 등으로 피서객들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한다. 입추를 한창 넘겼지만 아직 한여름인 해운대해수욕장은 낭만과 젊음, 열망과 환희뿐만 아니라 무질서와 추태도 따뜻하게 감싸며 어루만지고 있다. 인고의 세월을 겪어 온 넉넉한 어머니 같은 바다에게 못난 자식이나 잘난 자식이나 소중하기는 다 마찬가지다. 많은 것을 감춰 주고 새로운 것을 잉태한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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