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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예대금리차 27개월 만에 최대 ‘앉아서 이자 놀이’

    은행 예대금리차 27개월 만에 최대 ‘앉아서 이자 놀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2년 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손쉽게 이익을 챙겼다는 방증이다.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6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7% 포인트다. 이는 2015년 3월(2.27% 포인트) 이후 가장 큰 수준이며, 전달에 비해서도 0.01% 포인트 확대됐다. 6월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전달보다 0.01% 포인트 떨어진 반면 수신금리는 0.02% 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3.41%로 전월 대비 0.06% 포인트 낮아지며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0.04% 포인트 낮아진 연 3.22%로,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대기업 대출 금리는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0.03% 포인트 하락한 연 3.08%를 나타냈다. 반면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연 3.68%로, 전달에 비해 0.02% 포인트 상승했다. 중기 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한은은 또 이날 내놓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폭이 상반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분양 및 입주 물량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1분기 5조 9000억원에서 2분기 17조 1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 5조 5000억원에서 2분기 11조 3000억원으로, 집단대출은 같은 기간 1조 6000억원에서 3조 4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더욱이 올 상반기 14만 9000가구와 13만 7000가구였던 입주·분양 물량이 하반기에는 각각 22만 1000가구, 23만 1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정부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노력이 지속되면 대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WPT·5G이통산업…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은 경북이 선도”

    “WPT·5G이통산업…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은 경북이 선도”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은 정보기술(IT) 산업 최대 집적지인 경북도가 이끈다.’ 경북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산업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ICT와 인공지능(AI), 로봇, 생명과학 등이 결합된 혁신적 변화를 일컫는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IoT), 연결로 축적된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빅데이터), 이를 토대로 인간의 행동패턴을 예측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특성을 지녔다.도는 2023년까지 총사업비 3670억원을 투입하는 ICT 융합 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사업은 ▲무선전력전송 기술(WPT) 개발 ▲웨어러블 디바이스(기기, 장치, 도구) 핵심 부품 및 요소기술 개발 ▲스마트 기기 강소기업 육성 ▲5세대(5G) 미래이동통신산업 선도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뉜다. 모두 국책사업으로 진행된다. ●국내 첫 무선전력전송 산업 기반 구축 도는 이들 미래성장동력·산업엔진 분야를 선점해 새로운 먹거리 산업 창출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무선전력전송 기술 개발 사업은 도가 2020년까지 5년 동안 총 192억원(국비 100억원, 지방비 92억원)을 투입해 국내 처음으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무선전력전송 산업기술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경북테크노파크(경북TP)가 주관하고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전기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변환시켜 전파전송의 원리를 이용해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실용화되면 전선이 없어지기 때문에 가전기기를 아무 데나 놓고 사용할 수 있다. 가전은 물론 IT, 로봇, 자동차, 의료 등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혈액과 같은 핵심 기술로 인식, 세계적으로 기술 개발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다.●전자·철강·바이오와 융합 고부가 창출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향후 구미 전자산업, 포항 철강 및 소재, 경산 자동차, 영천 항공산업, 안동 바이오 등 도내 첨단 산업과 융합 또는 연계돼 제품의 부가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을 고도화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경북은 2020년까지 국내 WPT 시장의 30%를 점유해 연 3000억원의 매출과 300여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핵심 부품 및 요소기술 개발 사업은 2021년까지 5년간 추진된다. 경북도와 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진행한다. 사업비는 1278억원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신체에 착용·부착해 정보를 입력·출력·처리하는 스마트 기기’로 모바일, 의료, 건강, 의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 年 21% 급성장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연구개발을 전담하고,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 인프라를 구축한다. 경북도 등은 구미 금오테크노밸리에 168억원을 들여 사업화지원센터를 지은 뒤 인체 부착형 스마트기기 플랫폼 분야의 핵심 부품 개발 및 기업 지원을 한다. 현재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시장형성 초기 단계지만 연평균 21.5%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로 내년에는 연간 8500만대 출하량이 예측되며, 스마트폰 시장 규모의 약 28%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스마트기기 강소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2021년까지 국비 등 1000억원을 들여 관련 기반이 잘 갖춰진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스마트기기융합밸리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스마트밸리지원센터는 대기업 의존형 IT 기업 체질을 기술혁신 강소기업으로 개선하도록 적극 유도한다. 가상현실(VR)·loT·웨어러블, 의료·헬스케어, 전장부품 시험·인증 및 실증테스트베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제품화를 지원한다. ●VR·전장부품 인증 등 통해 제품화 지원 또 지능형 디바이스 핵심 요소 기술 개발과 공공분야 지능형 디바이스(사회안전, 약자보호 등) 확산 사업을 펼친다. 도는 이들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은 국내 스미트기기 대표적 집적지로 ICT 융합 하드웨어(HW) 기반이 잘 구축돼 있고 관련 연구인프라가 집적화돼 있다. 구미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도레이첨단소재, 도레이케미칼, 엘지이노텍, LS전선, 삼성전자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중견 협력업체들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디바이스 시장 규모는 8000억 달러 정도로, 2021년에는 1조 4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5G 미래이동통신산업 육성을 위해 2019~2023년 5년간 1200억원을 투입한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5G는 롱텀에벌루션(LTE)보다 세 가지(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측면에서 차별화한 성능을 제공한다. 20Gbps(초당 10억 비트) 이상 초고속 성능으로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시간을 기존의 수분 단위에서 수초 단위로 줄여 준다. 1㎳(1000분의 1초) 이하 저지연 성능을 통해 초고화질(UHD) 이상의 실시간 중계, 원격 제어, 자동차 자율주행의 조건이 된다. ㎢당 100만대 이상의 단말을 지원하는 초연결 성능으로 IoT 기기가 쏟아내는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5G는 단순한 이통 기술을 넘어 자동차, 공장, 에너지, 헬스 등 산업 인프라 기능까지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강원 평창에서 열릴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기술 시연에 성공하면 국제이동통신 시장에서 기술 표준화를 선도해 2020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따라서 경북이 정부 정책과 연계된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5G 미래이동통신산업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도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5G 관련 기업들의 제품 테스트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기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을 비롯해 5G 이동통신 융·복합 디바이스 개발, 전문인력 양성, 기술 공동연구 비즈니스 지원센터 운영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 연구용역을 올 하반기에 마무리한다. ●2~4G 테스트베드 갖춰 5G 상용화 유리 경북은 5G 조기 상용화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유일하게 2~4G에 이르는 모바일 테스트베드를 구축했고, 스마트 디바이스 수출에 필요한 ‘해외통신사업자 인증랩’ 기반도 갖췄기 때문이다. 인증랩은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loT 기기 등 스마트 디바이스를 수출하는 기업체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 지역에서 해외통신사업자 인증 획득이 가능한 서비스다. 기업체들은 제품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인증비용 절감, 기술·디자인 유출 방지 등 각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도는 이 밖에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한 신약 개발, 차세대 백신, 한의 신약 등 바이오 헬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포스텍에 인공지능연구센터를 구축해 스마트팩토리, 자동차, 스마트기기 등 산업과 연결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도록 지원한다. 도는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지난 5월 각계각층 전문가, 기업가 등 63명으로 ‘경북도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도청 간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비전 스쿨’을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 강병일 경북도 ICT융합산업과장은 “경북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전국에서 가장 발 빠르게 정부와 ICT 융합 산업 육성을 위한 협업체계를 구축했으며, 지역 산·학·연·관 협약을 통한 전략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다”면서 “IT 산업의 메카이자 과학기술의 산실인 경북이 4차 산업혁명을 명실상부하게 주도해 영광을 기필코 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T50훈련기 태국에 8대 추가 수출

    T50훈련기 태국에 8대 추가 수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태국에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8대를 추가 수출했다고 30일 밝혔다. 방산비리 혐의로 검찰의 고강도 수사를 받는 등 현재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KAI는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태국 정부와 2억 6000만 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T50TH 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T50TH는 T50의 태국 수출형 모델이다. 차이야쁘룩 딧야샤린 태국 획득위원장(대장)은 계약식에서 “T50TH는 효율성이 매우 뛰어난 항공기”라고 평가했다. 태국 공군은 2015년에도 같은 기종 4대를 구매한 바 있다. 이번 수출 계약에는 항공기는 물론 지상지원 장비 및 수리용 부속 등도 포함됐다. T50은 KAI의 효자상품이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16대, 이라크 24대, 필리핀 12대 등 총 64대의 T50을 수출했다. 수출액만 이미 29억 3000만 달러(약 3조 3000억원)에 달하지만 추가 수출을 위해 보츠와나, 페루, 아르헨티나 등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최근 T50을 개조한 공격기(FA50PH) 12대를 추가로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방산업계에선 올 연말 열리는 큰 장에 주목하고 있다. 미 공군이 고등훈련기를 교체하기 위해 사업자를 선정 중인데,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뤄 스웨덴의 사브와 ‘2파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차 350대 교체사업 규모만 최소 17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이다. KAI 관계자는 “쉽게 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국내 사정과는 상관없이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대출 중단 없다지만… ‘카뱅’ 과속 주의보

    대출 중단 없다지만… ‘카뱅’ 과속 주의보

    케이뱅크처럼 자금 유동성 우려 “금융사 대주주… 증자 문제 없어”인터넷 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는 초대형 태풍이었다. 출범 나흘째인 30일 계좌 개설 수가 80만건을 돌파했다. 대출액도 2000억원이 넘었다.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수와 대출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케이뱅크처럼 신용대출 중단 사태가 닥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뱅크 측은 “유동성 관련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 중”이라며 자신했다. 카카오뱅크는 30일 오후 3시 현재 신규 계좌 수가 82만 6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오전 7시 서비스 오픈 이후 주말에도 가입 행렬이 이어지면서 앱 다운로드는 148만건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앱은 출범 이틀째인 28일 오후 10시쯤 다운로드 100만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여수신도 상당하다. 예·적금 2750억원, 대출 2260억원을 돌파했다. 여수신 합해 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가 나흘째에 10만 계좌, 예·적금 730억원, 대출 41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계좌수는 8배, 예·적금은 약 4배, 대출은 약 5배를 넘는 놀라운 속도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클릭 폭주’에는 케이뱅크가 신용대출을 중단하자 대출자들이 카카오뱅크로 몰려 반사이익을 보았다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뱅크의 놀라운 성과가 쭉 계속되려면 가장 큰 걸림돌인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케이뱅크의 KT와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는 설립을 주도했지만, 지분을 각각 10%만 보유하고 있다. 대출이 늘어나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려면 증자가 불가피한데 은산분리 규제하에서는 KT나 카카오가 지분을 늘릴 수 없다. 카카오뱅크는 자본금이 3000억원으로 케이뱅크보다 500억밖에 많지 않다. 대출증가 속도 탓에 케이뱅크처럼 대출 중단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 물론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출범식에서 “은산분리가 개정되지 않아도 증자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지주 존재 자체가 자회사의 자금 확충이 기본 목적”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비금융사인 KT가 최대 주주인 케이뱅크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태풍 된 ‘카뱅의 돌풍’

    서버 문제로 대출 불편…코나아이·고려신용정보 수혜주로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돌풍이 거세다. 출범 이틀째 47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금융업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47만 계좌가 개설됐으며,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는 88만 6000회 이뤄졌다. 전날 오전 7시 일반인을 상대로 계좌 개설 업무를 시작한 지 32시간 만이다. 시간당 1만 5000계좌 가까이 신규 개설된 셈이다. 예·적금은 1350억원, 대출금액은 92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4월 3일 영업을 시작한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40만 계좌를 모으는 데 3개월 이상 걸린 걸 감안하면 놀라운 속도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편의성과 간편성을 바탕으로 금융계에 거센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산하 핀테크지원센터장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본금 3000억원인 카카오뱅크의 규모는 시중은행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서비스의 ‘질’은 전통 금융권을 위협한다”며 “결국 은행도 인터넷은행에 대항하기 위해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고 ‘디지털 금융’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카카오뱅크 돌풍에 힘입어 1.37% 오른 11만 1000원에 마감, 연중 최고가를 작성했다. 수혜주로 불리는 종목들도 연일 주가가 활짝 폈다. 카카오뱅크에 체크카드를 공급하는 코스닥 코나아이는 지난 27일 6.16% 상승한 데 이어 이날은 15.63%나 올랐다. 인터넷은행 등 핀테크 발달로 채권추심과 신용조사업무 증가가 예상되면서 고려신용정보는 7.38% 오른 3275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 한때 20% 넘게 치솟기도 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신용평가사의 서버 문제로 대출 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비대면 상담도 대기시간이 길어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美FOMC 한마디에… 원화환율 ‘연중 최저’

    美FOMC 한마디에… 원화환율 ‘연중 최저’

    1100원 추락 땐 수출기업 쇼크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지자 27일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약세에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상반기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심리적 저지선인 11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수출기업은 ‘환율 쇼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0원 하락한(원화절상) 1112.8원에 마감해 지난 3월 27일 기록한 연중 최저점과 같아졌다. 이날 새벽 정례회의를 마친 미국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 하락한 93.50을 기록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게 형성됐다. 이날 FOMC는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의 아래에 있다”고 밝혔다. “‘약간’(somewhat) 아래에 있다”고 밝힌 지난달 성명에서 ‘약간’을 삭제해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해 우려했다. 미국의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4% 상승하는 데 그쳐 중앙은행인 연준이 금리 인상 조건으로 내세운 2%에 한참 못 미쳤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미국의 긴축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다. 달러가 당분간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을 위협받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이 긴축 국면에 들어갔으나 ‘점진적’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에서 보듯 온건한 긴축을 수행하고 있다”며 “연준의 조심스러운 행보로 달러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파른 원화절상은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삼성전자는 분기당 7000억원, 현대·기아차는 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한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구미 국가산업단지 수출기업들은 올해 적정 환율을 1138원, 손익분기점 환율은 1116원으로 제시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타격이 보통 6~8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걸 감안하면, 원화 강세는 내년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광장] 송영무, 軍 사조직 적폐부터 청산하라/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송영무, 軍 사조직 적폐부터 청산하라/오일만 논설위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 비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박근혜 정권에서 감사원과 검찰의 잇단 비리 보고서가 철저하게 무시됐다고 한다.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국가 권력으로 사익을 취했던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방산 비리는 단순한 적폐가 아니다.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이적 행위다. 폐쇄적 군 조직 문화와 복잡한 먹이사슬이 온상이다.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지는 무기 구입 과정에서 정보를 특정 계층이 독점하는 구조가 출발점이다. 무기 구매 인력의 전문성 부족과 군피아로 불리는 전관예우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종합비리 세트가 된 측면이 강하다. 박근혜 정권에서 결정된 KFX(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나 KF16 성능 개량, PAC3 등 대형 프로젝트 등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FX는 무려 18조 3000억원의 돈이 들어간다. 가격이나 기술이전 등 모든 조건에서 불리한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갑작스레 기종이 변경됐다.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정무적 판단에 의해 기종을 변경했다고 밝혔지만 누구도 ‘정무적’이란 의미를 모른다. 박근혜 정권에서 록히드마틴사가 한국의 무기시장을 석권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국제 무기시장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린다 김이 최소 6번 이상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를 들락거렸다. 언론에서 제기했던 ‘최순실-린다 김-박근혜 3각 의혹’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군부 내 사조직 문제도 심각하다. 최순실 게이트와 ‘사드 보고 누락’ 파동을 통해 그 일단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알자회와 독일 유학파(독사파)다. 알자회는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100명 안팎의 조직으로 김영삼 대통령 당시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군 핵심 보직을 독차지했다. 지난해 최순실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을 통해 조현천 육군 소장을 기무사령관 추천했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증 보고서에 적힌 ‘알자회 골수 인물’ 기록을 삭제, 지시한 정황이 있다. 조현천은 당연히 기무사령관으로 취임했다. 독사파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 정점이다. 1964년 입학한 육사 24기 생도부터 55명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 김관진·김태영 전 장관 등을 비롯해 유보선 차관, 하정열 전 3군 부사령관은 물론 사드 배치에 깊숙이 관여했던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 사조직을 중심으로 군 요직이 배분됐고 군의 비리가 조직적으로 은폐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군이 지나치게 육군 위주로 편제됐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권영근 한국국방개혁연구소장은 “1960년 이후 진행된 10여차례의 국방 개혁은 한국군의 파워 그룹인 육군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한다. 지난 60년간 해·공군의 파워가 지속적으로 약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공군이 현대전을 치르는 핵심 전략이라는 점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측면이 있다. 김대중 정권 당시 육군 1, 3군 사령부와 지구사령부를 통합하는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문제가 육군의 조직적 저항으로 무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성급 자리 감축 등 조직 축소에 반발한 것이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틸러리가 작전사령부 창설에 반대한다는 왜곡된 정보를 흘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 개혁은 이처럼 군부 내 온존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의 지난한 싸움이다. “단순한 국방 개혁 차원을 넘어 새로운 국군을 건설하겠다”는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거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청문회 과정에서 적지 않게 흠집이 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국방 개혁의 당위성을 훼손하는 데 악용해선 안 된다. 과거 10여 차례의 국방 개혁은 육군 출신의 장관들이 주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송 장관이 해군 출신이라는 점에서 과감하고 균형 잡힌 개혁을 실현할 적임자가 될 수 있다. 국가 수호에 혼신을 다하는 대다수 군인의 명예에 먹칠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국가 농단 사태는 결단코 막아야 한다. oilman@seoul.co.kr
  • [단독] 대리납부 땐 年 3700억 세수 늘 듯…사업자 “자금난 심화” 반발

    [단독] 대리납부 땐 年 3700억 세수 늘 듯…사업자 “자금난 심화” 반발

    부가세 체납비율 11.3%… 가장 높아정부, 실시간 징수·체납 원천 차단 기대 정부는 유흥주점의 부가가치세를 신용카드사가 원천징수하면 고질적인 탈세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의 신고에 의존하지 않고 실시간 징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체납이나 탈루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가세 대리납부 제도가 주유소나 학원, 대형마트 등으로 확대되면 적지 않은 세수(稅收)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카드사 모두 거세게 반발하는 점이 부담이다. 자영업자는 자금 융통이 어려워지는 데 따른 ‘돈맥경화’를, 카드사는 대리 징수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각각 걱정한다. 따라서 대리납부제가 안착하려면 이런 손해비용을 무마할 ‘당근’(인센티브)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8월부터 세법개정안을 통한 부가세 납부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아예 넣었다. 간접세인 부가세는 거둬야 할 징수결정액 대비 체납비율이 11.3%로 3대 세목 가운데 가장 높다. 소득세(9.0%)와 법인세(2.6%)를 크게 웃돈다. 그만큼 중간에 새는 세금이 많다는 얘기다. 조세재정연구원은 부가가치세 체납률을 낮출 경우 연 5조 3000억원에서 7조 10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여당 관계자는 “가공업체를 통한 부가세 탈루나 조세회피, 사업자가 폐업한 이후 부가세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리납부제도를 도입하면 체납액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당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유흥주점, 주유소 등을 대리납부제 시범 도입 대상으로 검토해 왔으나 우선적으로 세금 탈루 가능성이 가장 큰 유흥주점으로 대상을 한정했다. 국세청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부가세 탈루가 많은 유흥주점업과 주유소업에 카드사 대리납부제를 시행하면 연평균 3692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흥주점업주 등 자영업자들은 현금 흐름이 나빠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업자는 3~6개월마다 한 번씩 국세청에 부가세를 모아서 신고한다. 납부하기 전까지 최장 6개월 정도 해당 금액을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세금을 실시간으로 떼이게 되면 자금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정부가 당초 부가세율 10% 전액 원천징수를 검토했다가 4%로 낮춘 것은 이런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졸지에 국세 대리징수 의무자가 될 처지에 놓인 카드사들의 불만도 여전하다. 카드사들은 대리징수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담당 직원도 추가로 뽑아야 한다. 대리징수 의무를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받을 위험도 생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왜 국가가 할 일을 민간에 떠넘기느냐”며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라고 성토했다. 정부는 자영업자와 카드사의 반발을 달랠 인센티브를 고민하고 있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부가세 원천징수에 따른 사업자의 현금 유동성 문제를 완화하려면 단기적으로 조기환급 제도를 적용하고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2일 발표될 세법개정안에는 대기업과 대주주 등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고 중산·서민층에 대한 세제지원은 확대하는 투트랙 방안이 담긴다. 문 대통령이 공식화한 만큼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의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도 각각 인상된다. 대기업 대주주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현행 20%보다 많은 25%의 세율이 적용될 전망이다. 상속·증여 신고세액 공제한도는 현 7%에서 축소된다. 월세 세입자의 세액공제율은 현 10%에서 15%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기업·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 증가분의 일정률을 공제하는 근로소득증대세제는 확대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매일 밤 치맥파티의 민족이라지만… 그 뒤엔 66만 ‘을’의 눈물

    매일 밤 치맥파티의 민족이라지만… 그 뒤엔 66만 ‘을’의 눈물

    이른 아침 출근길엔 집 앞 김밥가게에서 김밥 한 줄 포장하고, 점심 식사 후에는 거리에 차고 넘치는 커피 매장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한다. 잠들기 전 출출한 밤 시간 혹은 약속 없는 금요일 저녁에는 치킨을 배달 주문해 맥주를 마시며 프로야구나 케이블 채널의 영화를 본다. ●프랜차이즈 공화국 대한민국2017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직장인 혹은 청년들의 흔한 일상이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세계 최고의 배달 문화에 감탄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한 모바일 배달 업체는 “(우리는) 밤마다 치킨파티 여는 민족”이라며 유혹한다.이런 편의와 매일 밤의 ‘파티’는 곧 그만큼 한국 경제의 기저에 자영업자가 넘쳐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자영업자 절대 다수는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를 ‘갑’으로 두는 가맹계약 형태로 종속된다. 가맹점 수 18만 1000개, 종사자 66만명, 전체 매출액 50조 3000억원.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5년 말 기준 전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주요 현황이다. 2012년 기준 통계보다 가맹점 수는 22.9%, 종사자는 35.9%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0.3%포인트 오른 9.9%에 그쳤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와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들이 대거 프랜차이즈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과당경쟁으로 실익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비큐 치킨 먹고, 이디야서 커피 마시고…실제 거리로 나가보면 커피숍 지나 치킨가게, 그 옆에 피자가게의 반복이 펼쳐지기도 한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주요 15개 치킨 가맹사업자만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4년 말 기준 전국에 1만 1553개의 치킨 가맹점이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브랜드별로는 비비큐가 1684개로 가장 많았고 페리카나(1235개), 네네치킨(1128개), 교촌치킨(965개), 처갓집양념치킨(888개) 순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브랜드 중에서는 지코바양념치킨(363개)이 점포 수가 가장 적었다.피자 업종은 103개 프랜차이즈 업체가 전국에 총 6015개 가맹점을 두고 영업 중이다. 브랜드별로는 2015년 말 기준 피자스쿨이 822개로 가맹점이 가장 많고, 오구피자(621개), 피자마루(619개), 미스터피자(392개), 피자헛(338개), 도미노피자(319개), 피자에땅(304개) 순이다. 이 밖에 커피 업종에서는 2015년 말 기준 이디야커피가 전국 1577개 가맹점을 뒀고, 카페베네(821개), 엔제리너스(813개), 요거프레소(768개), 투썸플레이스(633개), 커피베이(415개), 빽다방(412개) 순으로 가맹점이 많았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세계의 모든 매장을 직영 운영하고 있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가맹점주 죽음까지 부른 본사의 갑질프랜차이즈 시장의 양적 팽창으로 소비자 편익은 증대됐지만, 동시에 동종 업계 과당 경쟁에 따른 피해는 영세 가맹점주들에게 눈덩이로 불어나 돌아가는 불공정 구조가 고착화됐다. 가맹 계약상 ‘갑’의 위치에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이를 보전하기 위해 그 부담을 ‘을’인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68·구속) 전 MP그룹 회장은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횡포 정점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지난 6일 정 전 회장을 업무방해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피자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면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업체만 이용하게 강요해 50억원대의 ‘치즈 통행세’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본사의 불공정 관행에 반발하며 탈퇴한 업주들이 ‘피자연합’이라는 독자 상호로 새 가게를 열자 이들이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인근에 미스터피자 직영점을 내 저가 공세를 펼쳐 영업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정 전 회장 측의 보복 영업에 시달리던 탈퇴 점주 한명은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갑질’ 논란 수면위로 올린 남양유업 사태와 반복정 전 MP그룹 회장 사태에 앞서 가맹점과 대리점 등을 상대로 한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를 수면 위로 올린 것은 2013년 ‘남양유업 밀어내기’ 파문이다. 그해 5월 인터넷에 공개된 남양유업 본사 30대 영업사원과 50대 대리점주와의 통화 내용은 남양유업 불매운동으로 번지며 누구도 드러내지 못했던 ‘갑의 횡포’를 공론화 시켰다. 당시 통화 내용에는 “죽기 싫으면 (제품) 받아요. 죽기 싫으면 받으라고요. XXX아, 뭐 하셨어요? 당신 얼굴 보이면 죽여 버릴 것 같으니까” “그렇게 대우 받으려고 네가 그렇게 하잖아 OO아! 네가. 자신 있으면 XX 들어오든가 XXX야! 맞짱 뜨게 그러면...” 등 대리점주를 향한 본사 영업사원의 폭언이 담겨있었다.이 녹음 파일을 계기로 남양유업 본사 경영 전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고, 남양유업은 전산을 조작해 대리점주가 주문하지 않은 물량을 배송한 뒤 강제로 판매하고 이에 항의하는 대리점주들에게는 계약해지 등을 거론하며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에 넘겨진 김웅(62) 전 남양유업 대표는 지난 2일 2심 재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해마다 오르는 분쟁 조정 신청...‘허위·과장 정보 제공’ 최다갑의 횡포에 그저 당하기만 하던 ‘을’들도 구조적 폐단이 드러나면서 조금씩 제 목소리를 내며 저항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조정원에 접수된 분쟁 조정 건수는 모두 1377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157건)보다 19% 늘었다. 크게 일반 불공정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243건에서 올해 393건으로 62% 늘었고, 가맹사업 분야는 282건에서 356건으로 26% 늘었다.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에서는 대기업이나 대리점 본사의 일방적인 대금 지급 거절, 사업 활동 방해 유형의 사건이 많았다. 가맹사업거래 분야에서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열려는 사람에게 평균 매출액을 부풀려 고지하는 등 ‘허위·과장 정보제공행위’가 73건(20.6%)으로 가장 많았고, 가맹점 개점에 필요한 중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정보공개서 제공의무 위반’이 66건(18.5%)이었다. 이 밖에 ‘부당한 계약해지’와 ‘영업지역 침해’ 등에 따른 분쟁 조정 신청도 많았다. 조정원 측은 최근 분쟁조정 신청 증가 추세에 대해 “경제사회적 약자보호가 강조되는 사회분위기에서 가맹점주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갑-을 간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착화된 갑질에 칼 빼든 공정위검찰이 정우현 전 MP그룹회장을 구속하고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최호식(63)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도 프랜차이즈 본사 횡포 근절에 나섰다. 해마다 늘어나는 분쟁조정 신청에 최근 주요 프랜차이즈 대표들의 범법행위까지 드러나자 업계 전반의 문제를 손보겠다는 의지다.공정위가 지난 18일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은 크게 ▲필수구입물품 공급가격 등 정보 공개 확대 ▲가맹본부 오너리스크 배상책임 도입 ▲최저임금 인상 시 가맹금 조정 ▲가맹본부 보복조치 시 징벌적 손해배상 ▲판촉행사 시 가맹점주 사전 동의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이런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맹사업은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 경제력 격차 때문에 불공정행위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면서 “고질적인 갑을 관계를 해소하고자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우선 미스터피자의 ‘치즈 통행세’와 같은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가맹거래 업체들의 마진 등 세부 정보 공개를 의무화했다. 또 미스터피자와 호식이 두마리치킨처럼 가맹본부 대표가 잘못을 저질러 가맹점주들에게 손해가 생기면 가맹본부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명 ‘호식이 배상법’도 추진한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호식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소비자 불매운동이 번지면서 가맹점 하루 매출이 전보다 최대 40%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이 밖에 올해 하반기 중 피자·치킨·분식·빵 등 50개 외식 브랜드를 골라 이 업체들이 가맹점주들에게 물품을 강제로 사게 했는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현재 BHC·굽네치킨·롯데리아(롯데지알에스) 등의 불공정행위 정황을 포착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 기세 올라탄 ‘을’, 반격 시작하다 검찰과 공정위 등 국가 기관이 불공정 관행 바로잡기에 나서자 그간 거대 갑의 횡포에 짓눌렸던 을들도 반격을 시작했다.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와 참여연대는 지난 20일 ‘피자에땅’을 운영하는 ㈜에땅의 공동 대표인 공재기·공동관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두 대표의 지시로 본사가 가맹점주들을 사찰하고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가맹점주단체 활동을 방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피자에땅 가맹본사 부장 등 직원 5명도 함께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들은 “2015~16년 본사 직원들이 피자에땅 가맹점주협의회 모임을 따라다니며 사찰하고 모임에 참석한 가맹점주들의 사진을 무단 촬영하는가 하면 점포명과 이름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면서 “또 협의회 활동을 활발히 한 회장과 부회장에 대한 보복조치로 가맹계약을 해지했다”고 폭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WP 실적 호조… 포스코 2분기 영업익 9791억원

    에너지 등 非철강 실적 개선 포스코는 올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4조 9444억원에 영업이익 9791억원을 달성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2% 늘었고 영업이익은 44.3%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6%였다. 당기순이익은 5301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10.7% 포인트 상승한 56%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며 “이에 더해 트레이딩, 건설, 에너지 등 비철강 부문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것이 전체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과 선진국 경제회복세 등으로 철강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재무건전성 확보, 원가절감, WP 제품 판매 확대 등 수익 창출 노력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연결과 별도 기준 매출을 각각 연초 계획대비 4조 5000억원, 2조 8000억원 늘어난 59조 3000억원과 28조 4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창간 113주년 기획] 화력·신재생·원자력 등 36개 사업 24개국서 ‘에너지 제국’ 영토 확장

    [창간 113주년 기획] 화력·신재생·원자력 등 36개 사업 24개국서 ‘에너지 제국’ 영토 확장

    지난 4월 18일 한국전력은 해외시장 개척사에 커다란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콜로라도주 앨러모사카운티에서 30㎿급 태양광발전소의 가동을 시작한 것이다. 세계 최대 전력시장 미국에서 이뤄진 최초의 전기 생산이었다. 1995년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해 처음 해외에 나간 이후 23년 만의 미국 상륙이었다.그로부터 두 달 정도가 지난 6월 15일 한전은 일본 홋카이도 지토세시에서 해외에 최초로 건설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융복합형 태양광 발전소의 시운전을 시작했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총 1100억여원을 들여 신지토세 국제공항 인근 약 33만평 부지에 12만 3480장의 태양광 모듈(28㎿)과 13.7㎿h의 ESS 설비를 구축했다. 한전은 앞으로 25년에 걸쳐 3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타바메시 630㎿ 화력사업을 수주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아프리카 대륙 발전시장에 처음으로 독자 진출하기도 했다. 한전은 전 세계 24개국에서 화력, 원자력, 신재생, 자원개발 등 36개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아시아가 13개 나라로 가장 많고 아프리카 5개국(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미주 5개국(미국, 멕시코, 페루 등), 오세아니아 1개국(호주) 등 유럽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1995년 필리핀 말라야 중유화력 성능개선·운영 사업으로 해외 발전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한전은 2000년대 중반부터 급속히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화력(석탄·중유·가스), 원자력, 신재생 등을 통한 한전의 해외 발전설비 용량은 지난해 말 기준 2만 3644㎿로 국내 총설비용량(10만 5865㎿)의 22%에 달한다. 필리핀 세부 석탄화력(200㎿)을 비롯해 필리핀 SPC합자(243㎿), 요르단 알카트라나 복합화력(373㎿)과 암만아시아 디젤(573㎿), 사우디 라빅 중유화력(1204㎿), 멕시코 노르테 가스복합(433㎿), UAE 슈웨이핫 가스복합(1600㎿) 등이 대표적이다. 2009년에는 정부 및 건설업계와 연합해 5600㎿ 규모의 UAE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따냈다. 또 해외 자원개발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아다로·바얀리소스), 호주(코카투·물라벤·바이롱)에서 유연탄 개발 및 생산을 하고 있으며 캐나다(크리이스트·데니슨·워터베리) 등 북미에서의 우라늄 탐사 및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 신산업 관련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이 이렇게 다양하고 공격적인 해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높은 파이낸싱(자금 조달) 능력이 자리한다. 한전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높은 신용등급(무디스 Aa2, 피치 AA-, S&P AA)을 받고 있다. 한전의 해외사업은 국내 관련 기업의 동반 진출과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액면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요르단 암만아시아의 경우 설계·시공을 담당한 롯데건설과 한전 KPS, 국내 여러 중소기업 기자재 공급만으로도 발전 사업 이외에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효과를 거뒀다. 김태균 산업부장 windsea@seoul.co.kr
  • [4차 산업혁명] 농심, 생산 시스템 혁신… 신라면 매출 11조

    [4차 산업혁명] 농심, 생산 시스템 혁신… 신라면 매출 11조

    흔히 제조업의 경쟁력은 기술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요즘, 기업의 고도화된 생산 시스템은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튼튼한 기반이 된다.농심이 만드는 한국 대표 식품 ‘신라면’의 성공도 이러한 생산 체계의 변화에서 출발했다. 농심은 2001년, 세계 최첨단 라면 생산공장 ‘구미공장’을 가동하며 신라면의 고속 생산과 품질 표준화를 이뤄냈다. 한 해 국내외 7000억원어치가 판매되며 한국 식품의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신라면의 이면에는 이러한 생산과 품질의 혁신이 있다. 농심은 시장 1위에 오르면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 진출을 구상했다. 그중 첫 번째가 생산의 혁신이었다. 농심은 앞으로의 시대는 생산기술의 첨단화에 있다고 내다봤다. 농심은 구미공장에 처음 ‘스마트 팩토리’라는 개념을 적용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생산과정 전반에 구현한 미래형 공장이다. 생산에서부터 물류에 이르기까지 컴퓨터를 이용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공장으로 생산효율과 품질관리, 작업효율 등에서 세계 어떤 식품기업과도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의 공장이라는 것이다. 제조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가 컴퓨터 시스템으로 관리되며, 생산성 및 품질관련 정보도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앙관제실은 물론 각 부문의 현장에서 동시에 실시간으로 컨트롤된다. 구미공장을 대표하는 것은 ‘신라면’ 생산라인이다. 농심 구미공장은 신라면 고속생산 라인을 갖춰 ‘신라면 생산기지’라고도 불린다. 현재 신라면은 구미공장 하나의 고속라인에서 1분에 최대 600개가 생산된다. 분당 600개에 달하는 신라면 생산이력과 이물관리이력은 전부 데이터화돼 컴퓨터에 저장되어 관리된다. 농심은 이러한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구미공장과 본사 생산관련 부서와 공유하고 있다. 농심의 투자와 혁신으로 일궈낸 신라면의 세계화는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매운맛을 무기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는 신라면은 현재 10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며 식품한류를 선도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신라면의 누적매출은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까지 국내외 누적매출은 약 11조 3000억원에 달하며, 누적판매량은 약 290억개다. 신라면의 누적매출은 상위 5개의 국내 식품기업 연매출(2014년 기준, 11조 6000억원) 합에 육박한다. 신라면의 국내 매출은 연간 4500억원 수준으로, 약 2조원인 국내 라면시장의 4분의1을 차지한다. 김예슬 인턴기자
  • [사설] 비 새는 수리온 헬기, 철저히 수사해 책임 물어야

    1조 3000억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된 한국형 기동 헬기 수리온이 적지 않은 결함을 지니고 있는데도 관계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엔진 공기흡입구 결빙 방지장치 불량과 같은 치명적 결함도 적지 않은 데다 빗물이 기체 안으로 새 들어오는 결함까지 지니고 있다니 1대에 150억원이나 하는 헬기가 맞는지 말문마저 막힌다. 육군의 노후한 UH1H, 500MD 헬기 등을 대체하고자 개발된 수리온은 유로콥터사의 헬기 ‘AS532 쿠거’를 모델 삼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헬기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개발과 함께 우리 방위산업의 자랑이었다. 4년 남짓한 짧은 개발 기간을 거쳐 2013년 5월부터 실전에 배치된 신형 헬기라는 점에서 이런저런 문제점이 없을 수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감사원의 지적처럼 실전 배치 이후 4년간 크고 작은 결함으로 인해 비상착륙과 추락 사고가 잇따랐는데도 후속 조치가 왜 뒤따르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2018년 6월까지 보완하겠다’는 KAI의 약속만 믿고 중단했던 수리온 납품을 재개하도록 한 방위사업청의 조치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감사원이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등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요청한 만큼 졸속 개발 여부와 보완조치 지연 배경 등에 대해 검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가려야 한다. 장 청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학 동기동창이었다는 점에서 방사청과 개발업체 등의 유착 여부는 물론 권력형 비리 가능성까지도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탄핵 사태로 박 전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시기에 방사청이 서둘러 전력화 재개를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 과정에 방사청과 KAI의 유착이나 외부 인사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가 대대적으로 벌여 온 방산비리 척결 작업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은 아닌지도 점검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지시처럼 관계기관 합동으로 방산비리 근절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감사원 발표를 놓고 일각에선 정권 교체에 따른 표적 감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차세대 헬기 개발이 시급했고 이 과정에서 다소간의 결함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수리온을 ‘부실 덩어리’로 규정하며 비리로 모는 것은 성급하다는 주장이다. 검찰 수사가 철저해야 할 또 다른 이유다. 그 어떤 의혹도 남기지 말기 바란다.
  • 靑 지휘, 檢·警·국세청 동원… 부패 사정 신호탄

    靑 지휘, 檢·警·국세청 동원… 부패 사정 신호탄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복원과 ‘방산 비리 근절 유관기관협의회’ 설치 등으로 대선 후보 시절부터 벼렀던 반부패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부터 첫 번째 공약으로 강조해 왔던 것으로 당시 “반부패 개혁으로 국가 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반부패 컨트롤타워를 복원하는 것은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이 국민과 한 최우선순위의 약속이었다”면서 “국민들의 여망이므로 정부 출범 초기에 강력한 의지 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겨냥한 반부패의 초점은 ‘방산 비리’에 맞춰져 있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첫 한국형 헬기 사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조 3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수리온 헬기가 기체 내부에 빗물이 유입되는 결함이 있을 정도로 방산 비리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방산 비리 척결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애국과 비(非)애국의 문제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적폐 청산 과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해외 무기 도입과 관련해 거물 브로커가 개입하는 등의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으려면 현재의 사정기관별 단편적인 활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방산 비리를 개별 사건 처리로 끝내지 말고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 결과를 제도 개선과 연결하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반부패 개혁 의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에 대한 권력형 비리 사정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4대강 사업에 대한 4번째 감사 결정을 내렸고 최근 박근혜 정부 시절 면세점 선정 비리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청와대에서는 최근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박근혜 정부를 넘어 이명박 정부 시절의 민감한 문건까지 찾아 공개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결국 지난 정부의 적폐를 완전히 털고 가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4대강·자원 외교·방산 비리 등 이른바 ‘사자방’ 비리를 조사해 부정 축재 재산을 모두 환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설치를 지시한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가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이 거의 참여하는 만큼 이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반부패 개혁의 정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최근 시간당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상승하도록 결정한 데 대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로 가는 청신호”라며 환영을 표했다. 다만 소상공인의 반발에 따라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최저임금 인상과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반드시 함께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에 더 각별한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모두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절반 쓰는 연차 다 쓰면 29조원 경제 효과 본다

    절반 쓰는 연차 다 쓰면 29조원 경제 효과 본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연차휴가 가운데 소진되는 비율은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모두 사용할 경우 국내 생산 유발효과는 29조 3000억원, 신규고용 유발효과는 21만 8000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휴가 사용 촉진방안 및 휴가 확산의 기대효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연차 부여 15일·실제 사용 7.9일 이번 근로자 휴가실태 조사 결과(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임금근로자의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평균 15.1일, 사용일수는 평균 7.9일로 52.3%의 사용률을 보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평균 휴가일수가 20.6일, 휴가사용률은 70% 이상인 것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휴가사용일이 5일 미만이라는 응답이 33.5%로 가장 높았으며,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도 11.3%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늘어났지만, 사용일수는 20대와 50대 모두 평균 7.7일로 차이가 없었다. ●45% “직장 분위기 때문에 못 써”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장애 요인으로는 ▲직장 내 분위기가 4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업무 과다 또는 대체 인력 부족(43.1%), ▲연차휴가 보상금 획득(28.7%) 등의 순이었다.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를 시행하는 직장 근로자의 경우 평균 9.9일을 휴가로 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평균 6.8일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를 도입한 기업 역시 3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 근로자 1400만명(고용노동부 고용노동통계포털 2016 상용근로자 기준)이 부여된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할 경우 ▲여가소비 지출액은 16조 8000억원 증가하고 ▲생산유발액은 29조 30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3조 1000억원 ▲고용유발인원 21만 8000명 등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관광 증가로 인한 생산유발액은 전체의 81%에 해당하는 23조 7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민간기업, 공공기관 근로자 중 재직기간이 1년 이상인 임금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4~30일 설문조사 형식으로 이뤄졌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공무원 증원 80억원 절대 안 돼”…3野, 11조 추경에 칼질

    “공무원 증원 80억원 절대 안 돼”…3野, 11조 추경에 칼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휴일인 16일에도 예산안 조정소위원회를 가동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나섰지만 여야는 ‘공무원 증원’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이날 열린 예산안 조정소위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용어 표현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폈다. 이날 조정소위는 여야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회의가 한 차례 정회되는 등 시작부터 순탄하지 못했다.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은 “타이틀을 일자리 추경이라고 하니까 야당이 일자리 창출을 발목 잡는 것처럼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도 “일자리 11만개 중 직접 일자리 창출이 8만 6000개인데 이 중 4만 7000개가 어르신들 단기성 지원금을 조금 올려 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국민을 호도해서 되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일자리 여건을 개선하는 민생 추경”이라고 맞섰다. 여야의 충돌 지점은 공무원 1만 2000명 증원과 관련한 예산 80억원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청년실업 사태가 심각하다며 공무원 증원이 민간 일자리 확대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 3당은 장기 재정 부담을 지적하며 공무원 증원 예산 편성 자체를 반대했다. 다만 민주당은 민생을 위해 시급한 예산은 추가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야 3당이 공통으로 요구하는 가뭄대책 예산은 추가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가뭄 예산에 3000억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1051억원, 620억원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지원 예산(한국당 660억원, 국민의당 100억원),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예산(국민의당 677억원, 바른정당 430억원)도 야권의 요구 사항이다. 각 당의 개별 요구 사항도 조정소위에서 반영될지 주목된다. 한국당은 ▲참전명예·무공영예 수당 각 20만원 인상(1500억원) ▲규제프리존 사업(2000억원) ▲국채 상환(1조 2000억원) ▲보육교사(누리과정) 사학연금 가입 추진(556억원) ▲한국형 ‘프라운호퍼’ 연구단 조성(1500억원)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중소기업 취업 청년 임금 지원(1250억원) ▲손주돌봄 양육수당(700억원) ▲모성보호 일반회계 전출금(1033억원) 등의 사업을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예산 (20억원) 등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정소위는 이날 밤늦게까지 법무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가보훈처·통계청 소관 사업의 추경 예산과 관련한 삭감 여부를 논의했다. 여야는 공공기관 발광다이오드(LED) 교체사업의 예산(466억 1300억원)을 삭감하는 데 어느 정도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LED 사업은 여당 쪽에서도 전액 삭감 혹은 수정하겠다는 의견이 있다”면서 “부처별 논의로 들어가지 말고 보류시키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中企·소상공인 추가 부담 수십조…“실망… 정부 대책 실효성도 의문”

    재계와 기업들은 최저임금의 역대 최고 수준 인상에 대해 너나없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영세기업 등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6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내년도 중소기업 인건비 부담이 15조 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욱조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최저임금의 16.4% 인상은 새 정부 공약을 감안하더라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급 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면서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대선 공약이 이행되면 중소기업의 인건비 추가 부담액이 2020년부터 매년 81조 5259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기중앙회 측은 이날 발표된 정부의 지원 방안에 대해 “대책이 구체적이지 않고 실행 절차에 대한 세부안도 없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발표만 되고 시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현재로서는 조속한 시행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는 “현재로선 4대 보험을 통한 지원이 유력하지만, 신용 취약계층 및 자발적 보험 회피 근로자가 40%에 이르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며 “내년에 소상공인이 11조 3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중견기업은 최저임금 외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어 초과분에 대해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면서 “정부가 최저임금에 어떤 것을 넣고 어떤 것을 제외할지 등의 기준을 좀더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1조 3000억 수리온 빗물까지 샜다

    1조 3000억 수리온 빗물까지 샜다

    감사원, 방사청장 등 수사 의뢰 약 6년간 1조 2950억여원을 투입해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비행 안전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튼튼해야 할 윈드실드(전방유리)가 쉽게 깨지는 데다 기체 내부에는 빗물이 샜다. 또 두 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엔진 결함 등에 대한 후속 조치가 태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은 방위사업청과 육군본부, 국방과학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수리온 개발·운용에 대해 두 차례 감사를 벌여 위법·부당 사항 40건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아울러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사실도 공개했다. 주요 감사 결과를 보면 수리온 헬기의 기체와 엔진, 결빙 환경에서의 비행 안전성, 낙뢰 보호 기능 등에 모두 문제가 있었다. 1차 감사에선 2015년 4호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육군군수사령부, 육군항공학교 등이 엔진 결함에 대한 후속 조치를 소홀히 한 점이 드러났다. 2차 감사에선 결빙 현상에 관한 안전 성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수리온은 2006년 6월부터 1조 2950억여원을 투입해 2012년 7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개발이 완료됐다. 2015년 1월과 2월에 수리온 2대(12·2호기)가 엔진 과속 후 정지돼 비상착륙했으며, 같은 해 12월엔 수리온 4호기가 동일한 결함으로 추락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우리나라 근로자 연차휴가 절반 밖에 못 쓴다

    우리나라 근로자 연차휴가 절반 밖에 못 쓴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연차휴가 중 소진되는 비율은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모두 사용할 경우 국내 생산 유발효과는 29조 3000억 원, 신규고용 유발효과는 21만 8000 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휴가 사용 촉진방안 및 휴가 확산의 기대효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근로자 휴가실태 조사 결과(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임금근로자의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평균 15.1일, 사용일수는 평균 7.9일로 52.3%의 사용률을 보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평균 휴가일수가 20.6일, 휴가사용률은 70% 이상인 것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휴가사용일이 5일 미만이라는 응답이 33.5%로 가장 높았으며, 연차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도 11.3%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늘어났지만, 사용일수는 20대와 50대 모두 평균 7.7일로 차이가 없었으며, 공공기관의 연차휴가사용률(44.7%)이 민간기업의 사용률(55.1%)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 장애요인으로는 직장 내 분위기가 4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업무 과다 또는 대체 인력 부족(43.1%) 연차휴가 보상금 획득(28.7%) 등의 순이었다. 휴가사용의 경제적 기대효과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사용근로자 1400만 명(고용노동부 고용노동통계포털 2016 상용근로자 기준)이 부여된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할 경우 여가소비 지출액은 16조 8000억 원 증가하고 생산유발액은 29조 3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3조 1000억 원, 고용유발인원 21만 8000명 등 경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관광 증가로 인한 생산유발액은 전체의 81%에 해당하는 23조 7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만 20세~59세의 민간기업, 공공기관 근로자 중 재직기간이 1년 이상인 임금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4일~30일 설문조사 형식으로 이뤄졌고, 인사·복지 담당 관리자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이 추가됐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너무 비싸닭 욕 먹는 ‘치느님’

    너무 비싸닭 욕 먹는 ‘치느님’

    치킨은 단순한 영어 단어가 아니라 한국 음식문화에 뿌리내리며 고유 언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인기만큼 논란도 많다. 수입산을 제외해도 연간 도계(머리와 내장 등을 제거한 닭) 규모는 2007년 6억 3772만 마리에서 지난해 9억 92512만 마리로 10년 새 55.6% 폭증했다. 하지만 최근 프랜차이즈 치킨업체의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면서 늘어난 소비량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치킨값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해부해 본다.●20년간 2배 오른 치킨값 1997년 평균 8500원이던 치킨값은 2007년 1만 3000원, 올해 현재 1만 7000원 등으로 최근 20년 동안 2배 인상됐다. 소비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인 최저임금은 같은 기간 4.4배(1485원→3480원→6470원), 1인당 국민소득은 2.8배(1147만원→2136만원→지난해 기준 3198만원) 각각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치킨값 인상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실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20년 전에는 5~6시간 일해야 치킨 한 마리를 살 수 있었다면 지금은 2~3시간만 일해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최근 10년 동안 치킨값 인상률(30.8%)과 물가 상승률(연평균 2.3%)을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최근 치킨값 인상 문제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데는 ‘불편한 진실’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육계협회 등에 따르면 양계장에서 길러진 닭의 올해 평균 판매 가격은 ㎏당 2018원이다. 1997년 1151원에서 20년 동안 75.3% 오르는 데 그쳤다. 또 닭고기 생산업체가 도계 가공업체에 넘기는 마리당 가격은 2560원이다. 이어 도계 가공업체와 프랜차이즈 본사, 개별 가맹점 등을 거치면서 갖가지 비용이 추가되고 유통 단계별 이윤이 덧붙여져 치킨 판매 원가는 1만 431원이 된다. 여기에 가맹점의 인건비와 이윤 등이 추가돼 최종 소비자 판매가는 평균 1만 7000원이다. 치킨 판매가에서 생닭 공급가의 비중은 15% 안팎에 불과한 탓에 중간 유통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닭고기 생산·유통 단계별 거래 가격 공시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이유로 해석된다.●피를 끓게 하는 ‘갑을 관계’ ‘갑을 관계’는 치킨 산업에서도 형성돼 있다. 도계 가공업체와 프랜차이즈 본사라는 ‘양대 포식자’에게 각각 생산자와 소비자는 ‘먹잇감’이 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이들 기업이 ‘갑’ 역할을 하면서 치킨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화돼 초과 공급 상황에서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대신 인상 요인이 생기면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부터 육계 산업 선진화를 위해 수직 계열화 사업이 추진됐다. 도계 가공업체가 병아리와 사료 등을 농가에 제공하면 해당 농가는 닭을 키운 뒤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하림과 이지바이오, 동우, 체리부로 등 이른바 4대 계열화 업체가 전체 육계 시장의 65%가량을 점유하고, 닭고기 유통 물량의 85% 정도를 계열화 업체가 담당한다. 또 한국공정거래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는 2015년 기준 392개, 가맹점은 2만 4678개에 달한다. 이들 업체가 주도하는 치킨 시장 규모는 2002년 3000억원, 2007년 1조 1000억원, 2011년 3조 1000억원으로 10년 동안 10배 이상 커졌다. 지금은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가맹점은 출혈경쟁에 내몰렸음에도 일부 본사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올리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양에 대한 불만 ‘단위 판매의 함정’ 가격 못지않게 양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년 전 도계장에서 일할 때 가장 작은 닭은 8호(중량 751~850g)였지만 요즘은 6호(551~650g) 닭도 등장했다”며 “10호(951~1050g) 닭으로는 부분육의 맛을 즐길 수 없다. 10호 아래로 내려가면 그건 중병아리”라고 일침했다. 해외에서는 더 많은 살코기를 얻기 위해 ‘슈퍼닭’ 사육에 초점이 맞춰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적 추세에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과거에 많이 썼던 14호(1351~1450g) 닭을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전무하다. 업체들은 통상 10호 닭을 사용한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더 작은 호수의 닭이 유통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온다. 닭의 크기는 생산자나 판매자 입장에서는 생산 비용,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의 가치와 직결된 문제다. 치킨 판매가 ‘중량’이 아닌 ‘마리’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거지는 논란이다. 중량 관련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나라마다 상품마다 가격 책정 전략에는 차이가 있고, 구체적인 판매 금액이 소비자의 구매 행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가격대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른바 ‘99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상품 가격을 1만원으로 매기기보다는 9900원으로 붙이는 식이다. 단돈 100원의 차이지만 판매량에서는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같은 맥락에서 1만원대 치킨과 2만원대 치킨은 가격 단위가 바뀐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강한 저항감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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