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3000억
    2026-06-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631
  • 건설업 매출 증가율 외환위기 이후 최저

    건설업 매출 증가율 외환위기 이후 최저

    건설경기 악화로 지난해 건설업 매출액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았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8년 기준 건설업 조사 결과’(기업부문)를 보면 지난해 건설공사 매출액은 394조 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6%(2조 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1999년(-11.1%) 이후 최저였다. 이진석 통계청 산업통계과장은 “2016~2017년 건설공사 계약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그 여파가 지난해 매출액 둔화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 보면 종합건설업 매출액이 244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2015년(-0.4%) 이후 3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토목건설업 매출액(29조 5000억원)이 전년보다 20.7%(7조 7000억원)나 급감했다. 건설업계 내 양극화는 심화됐다. 상위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146조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지만 나머지 기업은 2.1% 줄었다. 이에 따라 상위 100대 기업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1%로 전년(35.3%)보다 1.8% 포인트 확대됐다. 건설업 부문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는 전년보다 4.7%(5조 6000억원) 증가한 125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업 종사자 수는 169만 8000명으로 전년보다 1.7%(2만 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임시·일용직이 전년보다 2.0% 늘어난 92만 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술직(43만 4000명), 사무직 및 기타(20만명), 기능직(14만 1000명) 등의 순이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당정, 균형발전 위해 20개 사업에 지역의무공동도급제 도입

    당정, 균형발전 위해 20개 사업에 지역의무공동도급제 도입

    광역교통망 7개 사업에 지역 업체 참여 20% 의무화이인영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 타이밍이 중요”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 중 20개 사업에 대해 ‘지역의무공동도급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서는 “시의적절하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정은 18일 국회원회관에서 ‘지역건설 경제 활력 대책 당정협의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 사업 중 연구·개발(R&D) 사업 3개(3조 1000억원)을 제외한 20개 사업(21조원)에 대해 지역의무공동도급제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도, 지방도, 도시철도, 산업단지, 보건환경시설, 공항 등 지역적 성격이 강한 13개 사업(9조 8000억원)은 지역 업체가 40% 이상 참여한 공동수급체에만 입찰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고속도로와 철도 등 전국적으로 사업효과를 미치는 광역교통망 7개 사업(11조 3000억원)에 대해서는 지역 업체 비율 20%의 참여를 의무화하고, 나머지 20%는 입찰 가산을 통해 최대 40%까지 지역 업체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난이도가 높은 기술 입찰에 대해서는 사업 유형에 관계없이 지역 업체가 20% 참여하는 공동수급체에 대해 입찰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이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수도권, 강남은 집값이 너무 올랐는데 지방 소도시는 하락과 미분양을 걱정한다”면서 “주택시장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면서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관련 부처가 노력을 하지만 속도감 있게 추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국가의 경제 활력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정책적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이 착수될 수 있도록 내년도 예산에 반영했다”고 언급했다.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역의무도급제는 건설 경기 조정 국면에서 대응력이 부족한 지방 건설 시장에 활력을 넣고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가 공사 단계에서부터 지역 경제에 기여해 균형 발전을 앞당기는 효과를 가진다”면서 “의무 도급제 도입을 위해 적극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날 당정 협의회에서는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을 것인가에 정책의 성패가 달렸다”면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 시내에 실수요자들이 접근 가능한 가격의 주택이 공급돼야 한다”면서 “서울시 추진 대책은 실수요자의 요구를 해소하기에 아직 거리가 있다. 정부가 이 점을 고려해 공급 차원에서 적극적인 실수요자 대책을 마련할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총리 후보 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례적으로 직접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는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 장관으로 수출 3000억불 달러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또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 왔다”고 강조했다. 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는 데 국민통합과 경제회생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런 문 대통령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후반기에 들어선 현 정부의 두 어깨에는 민생과 화합이라는 무거운 짐이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고스란히 신임 총리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경제를 챙기지 않는다는 불만이 고조됐고 자영업자, 청년구직자, 40~50대 등 계층·세대 구분할 것없이 다들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무엇보다도 서울 등의 집값 폭등으로 불만은 깊어만 가고 있다. 부동산대책이 나오면 오히려 집값이 뛰니 정부 정책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국론은 둘로 나뉜 지 오래다. 태극기부대는 광화문에서, 현 정부 지지층은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네 탓”이라며 목청을 돋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가 이런 시대적 난제를 풀어낼 적임자이길 대다수 국민이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6선 의원, 당대표, 국회의장을 역임한 정 후보자도 이 같은 국민적 바람을 항상 잊지 말고 국민통합과 경제안정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아 내각을 이끄는 데 그동안 쌓아 온 경륜과 식견을 아낌없이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모두에서 “주저함이 있었다”고 밝힌 것처럼 국회의장 출신을 총리로 지명한 점은 우려할 만한 대목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2인자로 옮겨 가는 것은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일이고, 좋지 않은 전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는 현 정부의 전반기에 국회를 이끌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3권 분립의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해 갈 수는 없다.
  • “5대 그룹 토지자산 23년간 6배 껑충… 61조 늘었다”

    “5대 그룹 토지자산 23년간 6배 껑충… 61조 늘었다”

    현대차그룹 22조 5000억으로 최대 증가 “투기행위 강력 규제·불로소득 환수해야” 현대차·롯데·삼성·SK·LG 등 국내 5대 그룹이 보유한 토지자산이 1995년 이후 23년간 61조원 이상 증가했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평균 2조 7000억원씩 땅 자산을 늘렸다는 얘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 기업이 사업보다 부동산 개발, 임대업, 토지자산 증식 등 비생산적 경제활동에 몰두하는데도 정부가 방치한다”고 주장했다.경실련이 5대 그룹 보유 토지 자료와 공시된 사업보고서, 정보공개 청구 자료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소유한 토지자산은 장부가액 기준 1995년 12조 3000억원에서 2018년 73조 2000억원으로 약 61조원 증가했다. 20여년 만에 6배로 뛰었다. 지난해 말 장부가액 기준 땅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차그룹(24조 7000억원)이었다. 이어 롯데그룹(17조 9000억원), 삼성그룹(14조원), SK그룹(10조 4000억원), LG그룹(6조 2000억원) 순이었다. 토지자산 증가 폭도 현대차가 23년간 22조 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롯데(16조 5000억원), 삼성(10조 3000억원), SK(8조 5000억원), LG(3조원)가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노태우와 김영삼 정부에서는 재벌 기업이 보유한 토지 자료를 조사해 공개했고,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에서도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따라 건설교통부에서 관련 자료를 냈다”며 “이명박 정부부터 이를 공개하지 않았고, 박근혜과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려면 공공재인 토지를 이윤 추구 수단으로 보고 투기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불로소득 환수가 필요하다”면서 “자산 5조원 이상 공시 대상 기업집단에 대해서는 보유 부동산 목록의 면적, 장부가액, 공시지가 등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문 대통령 “정세균,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적임자”

    문 대통령 “정세균,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적임자”

    차기 총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더불어민주당 6선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발탁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국회의장 출신 총리 후보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지명 이유를 국민에게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경제를 잘 아는 분으로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으로 수출 3000억달러 시대를 열었고, 6선 국회의원으로 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이라며 “무엇보다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 출신이 내각 2인자인 총리가 되는 것을 둘러싼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총리로 모시는데 주저함이 있었지만,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 통합·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환경이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후보자는 화합하고 협력하며 민생과 경제를 우선하도록 내각을 이끌고 국민들께 신뢰와 안정감을 드릴 것”이라며 “훌륭한 분을 지명하게 돼 감사드리며 ‘함께 잘사는 나라’를 이루는데 크게 기여해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이 정 전 의장을 지명한 것은 여권의 대표적 ‘경제통’이자 대야 관계가 무난한 그를 ‘협치 총리’로 내세워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얼굴’을 맡아야 한다는 여권의 요구까지 감안된 인선으로 보인다. 전북 진안 출신인 정 전 의장은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을 재직하는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췄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당의장(당대표)을 맡다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협치 실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가운데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직을 수행하며 협치를 모색한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 전 의장은 처음부터 청와대가 ‘플랜A’로 염두에 뒀던 후보다. 지역구(서울 종로)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데다 입법부 수장 출신이 내각 2인자로 들어가는 ‘명분’이 약하다고 판단한 정 전 의장이 고사하면서 추천했던 인물이 앞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다. 하지만 진보·개혁 진영의 반발 속에 김 의원이 고사하자 청와대는 다시 정 전 의장을 설득했다. 끝내 ‘김진표 카드’가 보류되자 정 전 의장도 결심을 굳혔고, 청와대는 지난 11일 검증에 착수했다. 당초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가닥이 잡힌 후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국회 상황이 불투명해지자 청와대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만큼 내각을 지휘할 총리가 교통정리가 돼야만 국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에 대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자리에 서든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시리라 믿는다”고도 했다.이 총리의 쓰임새에 대해 여권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권에서는 이 총리가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아 전국 유세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우세하지만, 한편으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에 출마한다면 맞불 카드로 써야 한다는 요구가 만만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 총리가 당초 예상보다 조금 일찍 여의도로 복귀함으로써 민주당 지도부도 총선 판을 짜면서 다양한 옵션을 가질수 있게 됐다. 입법부 수장 출신이 행정부의 ‘2인자’가 된다는 점에서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입법부 수장을 했던 정 전 의장을 행정부의 2인자로 삼겠다니, 3권분립 정신을 이렇게 짓밟아도 되나”라며 “유신독재 시절에나 있음 직한 발상이다. 이런 식이라면 인준 투표 때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은 비교적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정 전 의장의 국무총리 임명에 대한 찬반 여론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찬성 47.7%, 반대 35.7%로 집계됐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독일 기업에 매각된 ‘배달의 민족’의 가치

    [임정욱의 혁신경제] 독일 기업에 매각된 ‘배달의 민족’의 가치

    지금부터 약 6년 반 전인 2013년 5월 내가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때였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에게 행사 초대를 받았다. 그 자리에서 ‘배달의 민족’(배민)이라는 음식배달 앱을 만든다는 한국 스타트업 ‘우아한형제들’을 처음 만났다. 창업자인 김봉진 대표는 영어를 못 한다고 했다. 미국에도 처음 와 봤다고 했다. 이들이 실리콘밸리 투자자들 앞에서 과연 회사를 잘 소개할까 걱정됐다. 어설픈 발표로 망신당하는 것 아닐까. 음식배달 앱에 무슨 대단한 것이 있을까 싶기도 했다. 같이 온 이승민 실장이 영어로 발표했다. 너무 발표를 잘했다. 그깟 음식배달 하고 생각했다가 생각을 바꾸게 됐다. 음식배달에서 한국이 얼마나 큰 시장인지, 자신들이 얼마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깔끔하고 재치 넘치는 동영상으로 ‘우아’하게 설명했다. 질문도 많이 나왔는데 김 대표는 전혀 주눅 들지 않고 한국말로 잘 대답했다. 이 회사는 뭘까 호기심이 생겼다. 두 달 뒤 서울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을 때 잠실에 있는 배민 사무실에 가 봤다. 이렇게 개성 넘치는 사무실은 처음 봤다. 정확히 의미도 파악이 안 되는 영어 구호를 써붙인 겉멋 든 다른 스타트업 사무실과는 달랐다.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처럼 재치 넘치는 문구가 여기여기 붙어 있어 회사의 목표와 문화를 보여 주고 있었다. 이 회사 뭔가 일을 낼 것 같았다. 이후 외국 손님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에도 이런 멋진 문화와 성장성을 가진 스타트업이 있다고 자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민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우선 “그까짓 음식 배달해 주는 앱이 무슨 스타트업이냐”며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려운 자영업자들에게 통행세를 걷는 나쁜 회사라는 공격도 있었다. 또 많은 벤처캐피탈이 배민과 초기에 만났지만 투자하지 않고 지나쳤다. 음식배달 시장이 뭐 그렇게 커질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이 투자하지 못해 가장 후회하는 회사가 됐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도 사실 마찬가지였다. 음식배달시장에서 연간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고, 해외에 5조원의 가치로 매각되는 회사가 나올 줄은 그때는 꿈에도 몰랐다. 그저 좋은 회사라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꼭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같은 첨단기술을 만들어야 혁신 스타트업은 아니다. 일상의 문제를 잘 풀어 줘서 가치를 제공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고객, 즉 시장이 판단한다. 배민이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배민을 비롯해 한국에 1조원 이상 가치의 유니콘이 11곳이나 된다. 유니콘 강국이라고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저 가치는 과장됐으며 곧 거품이 터질 것이란 우려도 많다. 무엇보다 저 가치에 인수할 국내 대기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배민의 이번 해외 매각은 그런 우려를 날려 줬다. “국부 유출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에게는 그럼 해외 기업 대신 국내 스타트업을 제값을 주고 인수할 대기업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이번 딜로 인해 독일 회사가 한국의 음식배달시장을 다 먹어 버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독과점으로 자영업자들이 부담할 수수료만 올라간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와 대기업, 스타트업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 없다. 정부에서는 적절한 규제를 가할 것이고, 딜리버리히어로와 결합한 배민이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가만 놔두지 않고 더 낮은 수수료에 편리한 서비스로 배민을 공격해서 시장을 빼앗을 것이다. 2001년 옥션을 인수했던 미국의 이베이가 2009년 지마켓을 1조원에 인수했을 때도 비슷하게 오픈마켓에 대한 독과점 우려가 있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3년간 판매수수료율을 올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인수를 승인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3년 뒤에는 수수료율이 올라가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에 불공정 거래 행위가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이후 어떤 일이 생겼는가? 모바일과 소셜커머스붐이 일어나면서 쿠팡, 티몬, 위메프 중심으로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이 완전히 재편됐다. 오픈마켓 수수료는 더이상 화제가 안 된다. 활발한 경쟁이 나오도록 소비자 선택권과 편익을 높이고 가격담합을 잘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정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 방송가 지배한 ‘뉴트로’ 이보다 힙할 순 없었다

    방송가 지배한 ‘뉴트로’ 이보다 힙할 순 없었다

    올해 방송계는 ‘뉴트로’(Newtro·새로움과 복고의 합성어)로 시작해 ‘뉴트로’로 끝났다. 온라인에서 먼저 시작된 열풍은 TV로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이 직접 1990~2000년대 드라마와 예능, 가요를 찾아보면서 방송사들도 먼지 쌓인 테이프들을 다시 꺼냈다.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시청자들을 위한 ‘새로운 복고’는 방송가는 물론 사회적 현상으로 확장됐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 OTT(Over The Top)의 확장은 더욱 강력해졌다. 국내 OTT 업체들도 이에 맞서기 위한 합종연횡에 나섰다. 방송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는 가운데 콘텐츠 경쟁도 본격화됐다. 역동적인 변화를 겪은 2019년 방송계를 돌아봤다.●옛방·옛드·옛능 열풍…방송 간 경계도 허물어져 최근 몇 년간 계속돼 온 ‘뉴트로’의 유행은 올해 완전한 대세로 자리잡았다. 예전 방송을 새롭다고 느끼는 20대들과, 어린 시절 콘텐츠를 다시 즐기고 싶어 하는 30~40대들은 1990년대 콘텐츠를 정주행했다. 핑클, GOD 등 1세대 아이돌 가수들을 비롯한 ‘탑골가요’는 가장 ‘힙’한 것으로 공유됐다. 방송사들은 앞다퉈 옛 방송을 재가공했다. SBS TV ‘인기가요’와 KBS TV ‘가요톱10’ 등 90년대 가수들의 방송 출연 모습을 5~10분 길이로 편집해 요즘 트렌드에 맞췄다. 드라마와 시트콤도 소환됐다. ‘순풍산부인과’(1998~2000), ‘청춘의 덫’(1999) 등 디지털화를 거친 프로그램들은 조회수 수십만뷰를 기록했다. 방송사들은 옛 영상을 올리는 채널을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MBC의 유튜브 채널 ‘옛날 드라마’는 구독자가 195만명에 육박하고, SBS의 ‘스트로’도 구독자 19만명을 넘는 등 인기가 높다. 가수들은 물론 전지현, 송혜교, 심은하 등 배우들의 20대 초반 모습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종편도 이러한 흐름에 가세했다. 시즌1부터 옛 가수들을 소환한 JTBC ‘슈가맨’은 최근 시작한 시즌3에서 ‘탑골 GD’ 양준일, 가수 최연제, 그룹 태사자 등을 섭외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TV조선의 최대 히트작 ‘미스트롯’은 특유의 복고 감성으로 트로트가 중장년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깼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들이 예전 콘텐츠들을 공유하고 여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즐기고 있다”면서 “새로운 콘텐츠로 인식될 만한 자료들은 여전히 많기 때문에 내년에도 뉴트로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국 간 영역과 경계도 허물어졌다. 다른 방송사의 이름을 말하는 것도 꺼렸던 과거와 달리, 방송사 간 ‘선을 넘는’ 캐릭터들이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EBS의 펭귄 캐릭터 ‘펭수’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탄생한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이 대표적이다. MBC·JTBC·SBS 등 타 방송사의 문턱을 넘나든 펭수는 오는 29일 ‘2019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참석한다. ‘유산슬’도 KBS와 SBS에 잇따라 출연했다.●OTT 강세 속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 가속화 넷플릭스가 불을 댕긴 온라인 플랫폼 경쟁은 올해 본격화됐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해외에서 인정받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한국형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유료 가입자 200만명(추정)을 확보했다. 강력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예능 대세’ 박나래와 가수 아이유, 유재석 등 톱스타들을 내세워 만든 자체 콘텐츠는 큰 화제를 모았다.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킹덤’과 유재석이 출연한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등은 시즌2 제작으로도 이어졌다.‘토종 공룡’ 플랫폼도 OTT 경쟁에 가세했다.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은 ‘푹’(pooq)과 ‘옥수수’를 합쳐 ‘웨이브’라는 새 플랫폼을 내놨다. 올해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에 96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23년까지 콘텐츠 개발에만 총 3000억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디즈니와 애플이 만든 OTT도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의 등장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배달앱 독점이냐 신사업 유연성이냐…조성욱 공정위원장에 달렸다

    배달앱 독점이냐 신사업 유연성이냐…조성욱 공정위원장에 달렸다

    배달앱 1·2위 배민·요기요 합병 90% 점유 2014년 안경 렌즈 1·2위 업체 합병 불허 O2O서비스… 점유율로만 판단 안할수도 라이더유니온 “배달 노동자 피해 우려”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 운영사인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1위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간 4조 8000억원짜리 인수합병(M&A) 성공 여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에 달렸다.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의 90% 이상을 DH 홀로 거머쥐면서 독과점 우려가 나오지만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O2O) 서비스 신사업이라는 점에서 정책 유연성이 고려된다면 조건부 승인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H와 우아한형제들은 기업결합 심사 신고 기한인 2주 내로 공정위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M&A 때 자산·매출 기준으로 신고 회사는 3000억원, 상대 회사는 300억원 이상일 경우 자진 신고해야 한다. 심사에는 통상 수개월이 걸리며 승인과 조건부 승인, 불허 형태로 결론이 나온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공정거래 이슈만 따로 떼어 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법적 검토를 맡길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공정위의 ‘독과점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이 이미 90%를 넘는 데다 국내 배달앱 3위인 ‘배달통’마저 DH 소유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선 대형 M&A를 불허했다. 공정위는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신고를 7개월에 걸쳐 심사한 끝에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케이블산업 1위 사업자 간 기업결합이 케이블TV 요금 인상과 알뜰폰 시장 위축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2014년엔 안경렌즈 국내 1위 업체인 에실로와 2위 업체 대명광학에 대한 M&A도 불허했다. 공정위는 당시 “이미 에실로는 2002년 국내 1위 케미그라스를 인수했기 때문에 결합회사(에실로+대명광학)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유효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렌즈 가격 인상과 끼워팔기 등 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배달앱 시장에서도 독과점 폐해가 나올 우려가 적지 않다. 단순 시장점유율만 고려해도 배달앱 업체 1~3위를 모두 DH가 장악하는 만큼 배달수수료 인상, 할인정책 축소 등의 경쟁 제한으로 소비자 피해가 나타날 위험성이 높아 보인다. 자영업자 또한 DH가 운영하는 배달앱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도 M&A가 발표된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라이더들은 일방적인 근무조건 변경을 일삼는 두 회사의 통합이 라이더들에게 피해를 줄까 두려워한다”며 우아한형제들 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소비자와 자영업자, 배달 노동자 등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투자 이익 대부분을 외국계 회사가 가져간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공정위가 ‘불허’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시장과 달리 배달앱은 온라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두는 만큼 단순히 시장점유율만으로 독과점 여부를 판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김기현 한국외대 경영학과 교수는 “독과점 우려도 고려해야 하지만 이번 M&A로 신사업 시장의 마진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지를 포함해 전략적인 요인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도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 땐 단순히 시장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느냐보다는 시장의 ‘동태성’이 더 중요하다”며 “시장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느냐, 신규 사업자가 얼마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배민·요기요 4조원대 공룡 합병…공정위 ‘독과점 규제’ 허들 넘나

    배민·요기요 4조원대 공룡 합병…공정위 ‘독과점 규제’ 허들 넘나

    4조원대 M&A…‘독과점 규제’ 통과 관심배달앱 1·2위 합병으로 시장 90% 점유독일 DH사 독점으로 소비자 피해 우려공정위, SK-CJ헬로·안경렌즈 합병 불허“신사업 특성, 시장 동태성 등 고려해야”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 운영사인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1위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간 4조 8000억원짜리 인수합병(M&A) 성공 여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에 달렸다.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의 90% 이상을 DH 홀로 거머쥐면서 독과점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온라인 기반의 신사업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조건부 승인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H와 우아한형제들은 기업결합 심사 신고 기한인 2주 내로 공정위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M&A 때 자산·매출 기준으로 신고 회사는 3000억원, 상대 회사는 300억원 이상일 경우 자진 신고해야 한다. 심사에는 통상 수개월이 걸리며 승인과 조건부 승인, 불허 형태로 결론이 나온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공정거래 이슈만 따로 떼어 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법적 검토를 맡길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공정위의 ‘독과점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는 데다 국내 배달앱 3위인 ‘배달통’마저 DH 소유이기 때문이다.과거에도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선 대형 M&A를 불허했다. 공정위는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신고를 7개월에 걸쳐 심사한 끝에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케이블산업 1위 사업자 간 기업결합이 케이블TV 요금 인상과 알뜰폰 시장 위축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2014년엔 안경렌즈 국내 1위 업체인 에실로와 2위 업체 대명광학에 대한 M&A도 불허했다. 공정위는 당시 “이미 에실로는 2002년 국내 1위 케미그라스를 인수했기 때문에 결합회사(에실로+대명광학)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유효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렌즈 가격 인상과 끼워팔기 등 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배달앱 시장에서도 독과점 폐해가 나올 우려가 적지 않다. 단순 시장점유율만 고려해도 배달앱 업체 1~3위를 모두 DH가 장악하는 만큼 배달료 인상, 할인정책 축소 등의 경쟁 제한으로 소비자 피해가 나타날 위험성이 높아 보인다. 자영업자 또한 DH가 운영하는 배달앱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그러나 다른 시장과 달리 배달앱은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O2O) 서비스를 토대로 하는 신사업인 만큼 단순히 시장점유율만으로 독과점 여부를 판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김기현 한국외대 경영학과 교수는 “독과점 우려도 고려해야 하지만 이번 M&A로 신사업 시장의 마진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지를 포함해 전략적인 요인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도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 땐 단순히 시장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느냐보다는 시장의 ‘동태성’이 더 중요하다”며 “시장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느냐, 신규 사업자가 얼마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키코’ 배상에 11년…“금융당국 보신주의, 은행 이기주의에 중소기업 줄도산”

    ‘키코’ 배상에 11년…“금융당국 보신주의, 은행 이기주의에 중소기업 줄도산”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수출중소기업들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계약으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결정하는데 무려 11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지난해 7월 4개 피해 기업이 신청한 분쟁조정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13일 손해 배상 비율을 15~41%(평균 23%)로 결정했다. 분쟁조정 절차 돌입 이후 1년 5개월 만에 나올 수 있었던 결정이 지난 11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셈이다. 그 사이 키코로 손해를 본 수 많은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의 키코 손해 배상 결정이 늦어진 원인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외면해 온 금융당국의 보신주의와 고객보다는 회사 수익만 쫓았던 은행들의 이기주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키코 사태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2007년부터 약 900개 수출기업들이 14개 은행 등과 키코 계약을 체결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하면 이익을 내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파생상품이다. 주로 수출중소기업들이 환위험 회피 목적으로 가입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2008년 2월 달러당 937.3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같은 해 11월 1482.7원으로 뛰었고, 이에 따라 732개 업체가 약 3조 3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피해 기업들은 키코 상품을 사기라고 주장했다.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에 키코 계약이 불공정하다고 제소했고,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2010년에는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제일은행, 시티은행을 사기 혐의로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정위와 법원은 은행들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2008년 7월 키코 계약이 약관법상 불공정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2012년 5월 키코 판매 은행의 사기 혐의에 대해 최종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도 2013년 9월 불공정성과 사기성이 없었다고 판단했고, 일부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사실만 인정했다. 당시 23개 기업이 평균 26.4%의 배상 비율로 총 105억원의 배상금을 받은 게 전부였다. 이날 금감원은 은행들에 최대 41%의 손해 배상 비율을 적용했다. 이처럼 금감원 분쟁조정을 통해 배상을 받을 길이 있는데도 그동안 피해 기업들이 소송에만 집중하고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사실 2009년 수 십개의 피해 기업들이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금감원이 각하 처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피해 기업들이 공정위 제소와 법원 소송 위주로 보상을 받으려고 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 금감원 분쟁조정 신청은 각하 처리된다. 그래서 이 때부터 피해 기업들이 금감원 분쟁조정에서는 배상 받을 희망이 없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의문점은 2013년 대법원 판결에서 은행들의 일부 불완전 판매 행위가 인정돼 손해 배상을 받은 업체들이 있었는데 다른 피해 기업들이 추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점이다. 이유는 추가로 소송할 피해 기업들 중 대부분이 이미 부도가 났거나 회생 절차에 들어가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키코는 손실 규모가 굉장히 크다. 그런데 손실을 바로 정산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부도가 난다”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키코를 계약한 주거래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키코 손실을 정산한 기업들이 많았다. 피해 기업 입장에서는 대출해 준 주거래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사정이 어려워 대출을 계속 연장해야 했던 피해 기업들로서는 은행 협조가 필수인데 채권자 은행을 상대로 법정 싸움을 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소송을 제기하더라고도 은행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당시 은행들은 대형 법무법인들을 총동원해 소송전에 나섰다. 피해 기업들은 작은 변호사사무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문을 닫을 판인데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 기업들이 소송을 더 못하고 키코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법정 밖에서 피해구제 요청만 계속 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키코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는 2017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에서 키코 사태를 3대 금융 적폐로 규정하면서부터다. 같은 해 12월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금감원에 법원 판결을 받지 않은 키코 피해 기업에 대한 분쟁조정을 실시해 피해를 구제하라고 권고했다. 정치권이 움직이자 금융당국도 지난해 5월에서야 분쟁조정을 포함한 ‘키코 피해기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키코 공대위는 지난해 7월 4개 피해 업체를 선정해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결국 금융당국이 나서면 피해 기업들이 언제든 분쟁조정으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던 셈이다.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대법원에서 이미 판결이 난 사건을 굳이 다시 끄집어낼 필요가 있겠느냐’는 보신주의가 금융당국에 팽배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대순 키코 공대위 공동위원장은 “정치권에서 나서기 전까지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키코 사건을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면서 “그동안 피해 기업들이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았던 이유도 금감원에 대해 큰 기대를 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행들도 문제다. 2013년 대법원 판결로 일부 피해 기업에 105억원을 배상했는데 비슷한 이유로 피해를 본 다른 업체들에는 배상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즉시연금 사태의 경우 생명보험사들은 법원 판결이 나오면 소멸시효에 관계없이 전부 배상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키코 사태도 2013년 대법원 판결이 나왔을 때 은행들이 전체적인 배상 계획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와 같은 잘못을 인정했다.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013년 대법원 판결 당시 은행들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유사 피해 기업들의 구제에 고객 보호 의무를 다하는 데 미흡했다. 금감원도 소비자 피해 구제에 대해 면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지금이라도 피해 구제에 적극 나서는 것이야 말로 신뢰가 근본인 금융산업이 오래된 빚을 갚고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키코’ 손해배상 비율 최대 41%, 배상액 총 256억…은행들 “신중히 검토”(종합)

    ‘키코’ 손해배상 비율 최대 41%, 배상액 총 256억…은행들 “신중히 검토”(종합)

    금융감독원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의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손해 배상 비율을 최대 41%로 결정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6개 은행이 분쟁조정을 신청한 4개 기업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총 256억원이다. 2008년 키코 사태가 발생한 지 11년 만, 지난해 7월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과 동시에 재조사에 착수한 뒤 1년 5개월 만에 나온 금융당국의 손해 배상 결정이지만, 피해 기업들이 배상액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들은 이미 키코 사건의 소멸시효가 지났고, 법원에서도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아 배상액을 지급할 경우 배임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입장이다. 13일 금감원은 전날 개최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서 일성하이스코, 남화통상, 원글로벌미디어, 재영솔루텍키코 등 키코로 손실을 본 4개 기업이 6개 은행을 대상으로 신청한 분쟁조정에 대해 은행들이 기업별 손실액의 15~41%(평균 23%)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하면 약정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파생상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주로 수출 기업들이 환위험 회피 목적으로 가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8년 3월까지 약 900개의 수출중소기업들이 국내 14개 은행 등과 키코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이다. 2008년 2월 달러당 937.3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같은 해 11월 1482.7원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732개 업체가 약 3조 3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키코는 상품 구조가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이 커진 파생결합펀드(DLF)와 상당히 닮았고 이미 2013년 9월 대법원에서 불완전 판매 사례도 인정했다. 다만 법원은 키코의 불공정성과 사기성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불완전판매 정도와 각 기업의 책임에 따라 배상 비율이 사안별로 다르겠지만 20~30%가 유력하다고 봤다. 금감원도 이날 결정에 대해 “대법원 판례에서 사례별로 인정된 키코 판매 과정의 불완전 판매 책임에 대해서만 심의했다”면서 “개별 기업과 은행별로 키코 계약 체결 당시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준수 여부를 살펴 불완전 판매 여부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경우 투자 전문 금융기관에 비해 국민들로부터 더 안전하다는 공신력을 갖고 있어 위험성이 큰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권유할 때 금융소비자 보호 의무를 더 잘 지켜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키코를 판 은행들은 4개 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때 예상되는 외화 유입액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거나, 타행의 환헤지 계약을 감안하지 않고 과도한 규모의 환헤지를 권유했다. 향후 예상되는 원금 손실 위험성을 기업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설명하지 않기도 했다. 금감원은 손해 배상 비율 결정 기준에 대해서는 기존 불완전 판매 분쟁조정 사례에 따라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기본 30%를 적용했다. 여기에 개별 기업들의 계약별로 배상 책임을 가감했다. 주거래은행이 외환 유입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경우, 만기를 과도하게 장기로 설정해 위험을 증가시킨 경우 등은 배상 비율을 높였다. 반면 기업의 규모가 크거나, 파생상품 거래 경험이 많거나, 장기간 수출 업무를 봐서 환율 변동성을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배상 비율을 낮췄다. 이에 따라 분쟁조정을 신청한 A기업은 102억원의 손실액 중 42억원(41%), B기업은 32억원 중 7억원(20%), C기업은 435억원 중 66억원(15%), D기업은 921억원 중 141억원(15%)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은행별 손해 배상액은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KEB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으로 결정됐다. 금감원은 4개 피해 기업과 6개 은행에 분쟁조정 결정 내용을 통지하고 수락을 권고할 예정이다. 기업들과 은행들이 조정안을 받은 뒤 20일 안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하지만 피해 기업들이 은행들로부터 손해 배상액을 받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키코 건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돼서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사건에 대한 배상금 지급은 법적 의무가 없다. 은행들이 손해 배상금을 지급할 경우 배임 소지가 제기될 수 있다. 은행들도 이 점을 들어 금감원의 배상 결정에 대해 내부 법률 검토 이후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감원이 최고 80%의 손배 배상 비율을 결정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직후 관련 은행들이 금감원의 결정을 즉각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소멸시효도 지났고, 배상을 해주면 배임 혐의가 될 수 있다는 점 등 내부적인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며 “20일 이내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만큼 이사회에서 관련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금융 분쟁 조정은 민사조정법에서 정한 절차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상호 양해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사건이라도 당사자의 임의 변제가 가능하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조정 결정을 권고할 수 있다”며 “배임 소지도 제기될 수 있지만 과거 키코 불완전 판매에 따라 줘야 했던 배상금을 뒤늦게 지급하는 것을 배임이라 보기 어렵다. 은행이 배상금 지급 여부에 따른 이해득실을 검토해 결국 은행에 이익이 된다는 경영진의 신중한 판단 아래 지급을 결정하면 경영진에게도 고의적인 배임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기업 외 나머지 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이번 분쟁조정 결정이 성립될 경우 은행과 협의해 피해배상 대상 기업의 범위를 확정하고, 자율 조정 방식으로 분쟁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금감원, ‘키코’ 손해 배상 비율 최대 41%로 결정…신한 등 6개 은행 256억 배상

    금감원, ‘키코’ 손해 배상 비율 최대 41%로 결정…신한 등 6개 은행 256억 배상

    금융감독원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의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손해 배상 비율을 최대 41%로 결정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6개 은행이 분쟁조정을 신청한 4개 기업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총 256억원이다. 금감원은 13일 전날 열린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서 키코로 손실 피해를 입은 4개 기업이 지난해 7월 신청한 분쟁조정에 대해 은행들이 기업별 손실액의 15~41%(평균 23%)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하면 약정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파생상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주로 수출 기업들이 환위험 회피 목적으로 가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8년 3월까지 약 900개의 기업이 국내 14개 은행 등과 키코 계약을 체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732개 업체가 약 3조 3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키코는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이 커진 파생결합펀드(DLF)와 상품 구조가 상당히 닮았고 이미 법원에서 불완전판매 사례도 인정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불완전판매 정도와 각 기업의 책임에 따라 배상 비율이 사안별로 다르겠지만 20~30%가 유력하다고 봤다. 금감원은 이날 결정에 대해 “대법원 판례에서 사례별로 인정된 키코 판매 과정의 불완전 판매 책임에 대해서만 심의했다”면서 “개별 기업과 은행별로 키코 계약 체결 당시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준수 여부를 살펴 불완전 판매 여부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경우 투자 전문 금융기관에 비해 국민들로부터 더 안전하다는 공신력을 갖고 있어 위험성이 큰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권유할 때 금융소비자 보호 의무를 더 잘 지켜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키코를 판 은행들은 4개 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때 예상되는 외화 유입액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거나, 타행의 환헤지 계약을 감안하지 않고 과도한 규모의 환헤지를 권유했다. 향후 예상되는 원금 손실 위험성을 기업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설명하지 않기도 했다. 금감원은 손해 배상 비율 결정 기준에 대해서는 기존 불완전 판매 분쟁조정 사례에 따라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기본 30%를 적용했다. 여기에 개별 기업들의 계약별로 배상 책임을 가감했다. 주거래은행이 외환 유입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경우, 만기를 과도하게 장기로 설정해 위험을 증가시킨 경우 등은 배상 비율을 높였다. 반면 기업의 규모가 크거나, 파생상품 거래 경험이 많은 업체, 장기간 수출 업무를 봐서 환율 변동성을 알 수 있었던 업체 등의 경우 배상 비율을 낮췄다. 이에 따라 분쟁조정을 신청한 A기업은 102억원의 손실액 중 42억원(41%), B기업은 32억원 중 7억원(20%), C기업은 435억원 중 66억원(15%), D기업은 921억원 중 141억원(15%)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은행별 손해 배상액은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KEB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으로 결정됐다. 금감원은 4개 피해 기업과 6개 은행에 분쟁조정 결정 내용을 통지하고 수락을 권고할 예정이다. 기업들과 은행들이 조정안을 받은 뒤 20일 안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금감원은 이번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기업 외 나머지 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이번 분쟁조정 결정이 성립될 경우 은행과 협의해 피해배상 대상 기업의 범위를 확정하고, 자율 조정 방식으로 분쟁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새만금청 예산 최초로 3천억 돌파

    2020년 새만금개발청 예산이 개청 이후 최초로 3000억원을 돌파해 내부 개발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새만금개발청은 내년도 예산이 3310억원으로 확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올해 본예산 2562억원보다 748억원 29.2% 증가한 규모다. 주요 내용은 남북도로 1단계 1231억원, 남북도로 2단계 925억원, 동서도로 396억원 등이다. 기업의 수요가 많은 장기 임대용지는 100만㎡ 중 잔여 면적 34만㎡ 조성에 416억원을 투입한다. 또 2023년 개관할 새만금 간척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토지 보상비 21억원도 포함했다.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에 원활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상수도시설 설계비 1억 6000만원도 반영됐다. 신규 사업으로는 새만금 기본계획(MP) 재정비 14억원, 재생에너지산업 전문인력 양성센터 구축 시범사업 8억원 등이 확보됐다. 새만금 기본계획 재정비는 당초 기본계획이 수립됐던 2011년 이후 10년간 변화된 여건을 반영하기 위한 사업이다. 재생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맞춰 태양광 설비 운영 및 관련 기업지원 등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은 “지속적인 재정 투입으로 새만금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을 적기에 구축하고 임대용지 조성 등의 주요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예산안 강행·국회법 개정 시도, 국민은 안중에 없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전격적인 강행 처리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그제 밤 국회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합의한 512조 3000억원 규모의 수정 예산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내년도 예산안은 사상 최초로 500조원을 넘는 초슈퍼 규모였다. 꼼꼼한 심의를 통해 혈세 낭비를 막아야 했지만 예산 심의 과정은 ‘역대급 졸속’으로 기록될 것이다. 수정안 접수 2시간 만에 심사도 없이 강행 처리했다. ‘깜깜이 통과’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반발을 무시하고 강행 처리한 것은 다수를 앞세운 범여권의 횡포로 볼 수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0일에 이르는 정기국회 회기는 결코 짧지 않다. 선거법 개정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싼 대치로 삭발과 단식으로 이어지는 극한투쟁과 장외집회 등 대화 실종을 자초하면서 국회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 지도부의 선거공약이다. 소속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로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현재 60여명의 한국당 의원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됐다. 현행 국회선진화법 위반의 경우 5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자신들이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지니 아예 그 법 자체를 바꾸겠다는 황당한 발상이다. 입법권을 갖고 자신들의 보신책을 삼겠다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특권의식’의 발로다. 문제는 앞으로다. 어제부터 임시국회가 다시 시작됐다. 범여권은 4+1협의체를 가동해 선거법과 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강행할 태세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필리버스터와 함께 수정안을 대거 제출하며 시간 끌기 전략을 준비 중이다. 쪼개기 임시국회라는 편법도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국회는 극렬하게 대치할 게 뻔하다. 식물국회, 동물국회라는 국민적 비판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여야 모두 ‘국민의 뜻’을 운운하지만 정작 민생 정치는 실종된 상태다. 국회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실종되고 당리당략만이 판을 치는 것이 우리의 정치다. 이런 구태정치는 내년 4월 총선을 통해 국민들의 엄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악의 오명을 달고 정치 무대에서 사라지는 20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참으로 착잡하기만 할 것이다.
  • 공공·금융부문 차세대 SW 수주전 뜨거워진다

    공공·금융부문 차세대 SW 수주전 뜨거워진다

    민원24·내부 결재 시스템 등 시장 확대 AI 등 적용 신사업 패권다툼 본격화공공·금융 분야 차세대 소프트웨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LG CNS가 주름잡던 공공·금융 분야에 삼성SDS가 6년 만에 다시 뛰어들면서 첨예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 복귀한 삼성SDS가 곧바로 3개의 굵직한 사업을 따내자 업계에서는 ‘왕의 귀환’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올 하반기 탐색전을 끝낸 두 회사는 새해에 대거 풀리는 신사업을 놓고 패권을 잡기 위한 ‘본 게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공공·금융 분야에 복귀한 것은 주로 삼성그룹사를 대상으로 했던 매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14%에 그쳤던 대외사업 비율을 올해 1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2013년에는 소프트웨어 진흥법이 개정되며 대기업의 사업 수주가 쉽지 않게 되자 내부사업에 몰두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합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민원24’나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다가 공공기관 내부의 결재 시스템까지 외부 용역을 주는 등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또한 2015년 11월부터 예외적으로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했던 신산업(클라우드·사물인터넷·빅데이터) 분야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진흥원이 함께 내놓은 ‘2020 공공부문 SW사업 수요 예보 결과’를 살펴보면 2016년 3조 6827억원 수준이던 공공 부문 소프트웨어 사업 예산은 매년 조금씩 상승해 올해는 4조 814억원에 이르렀다. 내년에는 4조 7890억원에 달한다. 이를 둘러싼 삼성SDS와 LG CNS의 전초전은 치열했다. 삼성SDS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정보시스템 1단계(약 170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디브레인사업(약 1200억원 규모), ABL생명 데이터센터 이전 사업(약 500억원 규모)을 가져갔다. LG CNS도 NH농협캐피탈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약 300억원 규모),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주한 스마트시티 컨설팅 용역(약 14억원 규모)을 차지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굵직한 사업들이 예고돼 있다.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3000억원 규모), 우체국금융 차세대 시스템(2000억원 규모),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정보기술(IT) 통합(1000억원 규모), 한화생명 차세대 시스템(1000억원 규모) 등을 놓고 수주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달아오른 삼성·LG 공공·금융 SW 수주 경쟁…‘내년이 더 뜨겁다’

    달아오른 삼성·LG 공공·금융 SW 수주 경쟁…‘내년이 더 뜨겁다’

    공공·금융 분야 차세대 소프트웨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LG CNS가 주름잡던 공공·금융 분야에 삼성SDS가 6년 만에 다시 뛰어들면서 첨예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 복귀한 삼성SDS가 곧바로 3개의 굵직한 사업을 따내자 업계에서는 ‘왕의 귀환’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올 하반기 탐색전을 끝낸 두 회사는 새해에 대거 풀리는 신사업을 놓고 패권을 잡기 위한 ‘본 게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공공·금융 분야에 복귀한 것은 주로 삼성그룹사를 대상으로 했던 매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14%에 그쳤던 대외사업 비율을 올해 1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2013년에는 소프트웨어 진흥법이 개정되며 대기업의 사업 수주가 쉽지 않게 되자 내부사업에 몰두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합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민원24’나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다가 공공기관 내부의 결재 시스템까지 외부 용역을 주는 등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또한 2015년 11월부터 예외적으로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했던 신산업(클라우드·사물인터넷·빅데이터) 분야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진흥원이 함께 내놓은 ‘2020 공공부문 SW사업 수요 예보 결과’를 살펴보면 2016년 3조 6827억원 수준이던 공공 부문 소프트웨어 사업 예산은 매년 조금씩 상승해 올해는 4조 814억원에 이르렀다. 내년에는 4조 7890억원에 달한다. 이를 둘러싼 삼성SDS와 LG CNS의 전초전은 치열했다. 삼성SDS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정보시스템 1단계(약 170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디브레인사업(약 1200억원 규모), ABL생명 데이터센터 이전 사업(약 500억원 규모)을 가져갔다. LG CNS도 NH농협캐피탈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약 300억원 규모),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주한 스마트시티 컨설팅 용역(약 14억원 규모)을 차지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굵직한 사업들이 예고돼 있다.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3000억원 규모), 우체국금융 차세대 시스템(2000억원 규모),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정보기술(IT) 통합(1000억원 규모), 한화생명 차세대 시스템(1000억원 규모) 등을 놓고 수주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시스템들이 많이 노후화됐다. 예전에는 수리·보수만 하면 됐는데 이젠 전면 리모델링이 필요한 지경”이라면서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높은 기술력이 적용된 소프트웨어 수요도 늘어나 앞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1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1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올해 연간 누적 주담대는 40조 1000억원, 3년 만에 최대 폭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다소 둔화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11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 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4조 9000억원이 증가한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올해 연간 누적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40조 1000억원으로, 2016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으로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늘면서 자금수요가 증가한 결과라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2017년과 2018년에는 대출 규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주택대출 대신 마이너스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로 수요가 옮겨갔었다”며 “올해는 주택대출이 지난해보다 늘어났지만, 기타대출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예·적금 담보대출 등 기타 대출은 11월 2조 1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누적으로는 13조 5000억원이 늘었다. 아울러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6조 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인 8조원, 올 10월 증가액인 8조 3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둔화했다. 11월까지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48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8조 5000억원)보다는 작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안정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얘네 이름값 1조 3000억… 오너 쌈짓돈

    얘네 이름값 1조 3000억… 오너 쌈짓돈

    LG와 SK 등 국내 주요 그룹이 계열사에 브랜드와 로고 등을 쓰게 하고 받은 상표권 사용료(로열티)가 연 1조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표권 사용료는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인 지주회사나 주력회사로 흘러들어 가는 경우가 많아 결국 계열사 돈으로 재벌 오너 호주머니를 채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5개 그룹서 확인… LG 2684억 ‘최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59개 그룹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5개 그룹이 총 1조 2854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계열사끼리 주고받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2017년 1조 1531억원(37개 그룹)에 비해 11.5% 늘었다. LG가 268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2332억원), 한화(1529억원), 롯데(1032억원), CJ(978억원) 등의 순이었다. LG의 경우 지주회사인 ㈜LG가 전체 75개 계열사 중 14곳(18.7%)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받았다.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에 0.2%의 요율을 곱한 산식으로 사용료를 매겼다. ㈜LG는 구광모 회장 등 오너 일가가 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도 SK㈜가 111개 계열사 중 64곳(57.7%)으로부터 비슷한 산식으로 사용료를 받았다. SK㈜는 최태원 회장 일가가 30.6%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공정위, 24개 회사 ‘간판 장사’ 확인 공정위는 ㈜LG나 SK㈜처럼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회사는 오너 개인의 이익을 취할 위험이 높다고 보고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감시하는데, 이번 조사에선 24개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가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게 확인됐다. 특히 CJ㈜(이재현 회장 일가 지분 39.2%)는 전체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 978억원(57.6%)을 상표권 사용료로 채웠다.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조양래 회장 일가 지분 73.9%)도 492억원을 상표권 사용료로 받았는데, 전체 매출액의 65.7%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회사들은 계열사를 상대로 ‘간판 장사’를 하는 게 주업인 셈이다. 민혜영 공정위 공시점검과장은 “상표권 사용료가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에 악용됐는지 확인하는 것은 각 그룹 공시 내용 분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좀더 면밀한 분석을 통해 부당한 부분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필요하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각 그룹의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비상장사 중요 사항 공시 ▲기업집단 현황 공시 등 3대 의무 공시 이행 여부도 점검했으며, 지난해 35개 그룹 121개 회사가 163건의 공시 의무를 어겨 9억 5000만원의 과태료를 냈다고 밝혔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영아반 급·간식비 22년 만에 인상… 스쿨존 사고 예방에 1100억

    영아반 급·간식비 22년 만에 인상… 스쿨존 사고 예방에 1100억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여드레나 넘긴 10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총지출 512조 3000억원)은 당초 정부안(513조 5000억원)보다 1조 2000억원이나 줄어든 규모다. 이날 여야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통해 정부안에서 6조원을 삭감하고 4조 8000억원을 증액했다. 정부안이 지난해보다 9.3% 늘어난 ‘슈퍼 예산안’이었던 걸 감안해도 상당한 규모의 삭감이다. 그간 국회 삭감액은 많아야 5000억~6000억원 규모였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올해 예산안의 경우 순감액은 9000억원이었지만 막판 세법 개정안 합의에 따라 감액된 예산이 8000억원이라 실질적인 삭감액은 1000억원 정도였다. 2018년도와 2017년도 예산도 각각 1000억원대 삭감에 그쳤고, 2016년도와 2015년도에는 3000억원과 6000억원 깎였다. 보건·복지·고용 관련 예산이 정부안(181조 6000억원)에 비해 1조원 삭감됐고, 일반·지방행정 예산은 1조 5000억원이나 칼질을 당했다. 농림·수산·식품 분야가 5000억원 늘어난 반면 산업·중소·에너지는 2000억원 감액됐다. 관심을 모았던 유아교육비·보육료 지원은 정부안보다 2470억원 늘었다.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단가가 22만원에서 24만원으로 7년 만에 인상됐기 때문이다. 영아반 급·간식비 기준 단가도 1745원에서 1900원으로 155원 인상되면서 정부안보다 106억원 증액됐다. 급·간식비 단가 인상은 1997년 이후 무려 22년 만이다. 담임교사 지원비 역시 22만원에서 24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정부안보다 2417억원 많은 예산이 배정됐다. 또 이날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예산 1100억원(교육교부금 140억원 포함)이 신규 투입된다. 단속카메라(1500대)와 신호등(2200대) 설치 등에 쓰인다. ‘어린이보호구역 개선 사업’ 대상지역 130곳을 추가한다. 올해(351곳)에 비해 50% 이상 확대되는 것이다. 최근 소방 대형헬기 사고에 따른 공백 최소화를 위해 대체 헬기 도입을 즉시 추진하기 위해 144억원을 배정했고, 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에 23억원의 신규 예산이 투입된다.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변화에 대비해 쌀 변동직불제 등 기존 7개 직불제를 공익형 직불제로 개편하고, 지원 규모도 2000억원 증액했다. 농어업 재해보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국가 재보험금 지원을 기존 정부안 200억원에서 1193억원으로 늘리고, 어촌 뉴딜 확대, 가축전염병 예방 등을 통해 농어업 경쟁력을 키우기로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와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 강화를 위해 524억원 확충했다. 고령화 대응을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875억원이 늘었다. 이밖에 참전·무공수당 등 인상에 460억원, 하수관로 등 수질개선 시설 확충에 706억원의 예산이 각각 증액됐다. 전기버스·전기화물차 구매보조금에 620억원, 규제 자유특구·강소특구 지원에도 707억원 늘었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469조 6000억원)와 비교하면 9.1%(42조 7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총수입은 정부안(482조원)보다 2000억원 감소한 481조 8000억원으로 잡았다. 내년 국가채무는 정부안(805조 5000억원) 대비 4000억원 감소한 805조 2000억원으로, 국가채무비율은 당초 39.8%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내년에 전체 세출예산의 70% 이상을 상반기에 배정해 경제활력 조기 회복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실세들의 쪽지예산… 민원 챙기기 ‘삽질 경제’

    실세들의 쪽지예산… 민원 챙기기 ‘삽질 경제’

    이해찬·전해철·정동영 지역구 대거 편성내년 총선을 다섯 달 앞두고 실세 국회의원들이 나랏돈을 내 돈처럼 쓰는 ‘쪽지 예산’을 밀어넣는 구태가 이번에도 나타났다. 특히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철도·도로 건설 등 민원성 예산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늘리면서 내년 ‘토건 예산’은 3년 만에 20조원을 넘었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권처럼 토건으로 경기 부양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경기가 바닥을 기면서 결국 손쉬운 경기 부양책인 ‘삽질 경제’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 중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3조 2000억원으로 당초 정부안(22조 3000억원)보다 9000억원 늘었다. SOC 예산은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인 2017년 22조 7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9조원, 올해 19조 8000억원 등 20조원 미만으로 편성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 등 대형 토목사업을 반대해 온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SOC 예산이 급감했다”면서 “내년에는 생활형 SOC 예산과 철도 예산 등이 증액되면서 SOC 예산이 급증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예산이 대거 반영되는 구태는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역구인 세종시에서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사업에 정부안 9억 5000만원에서 5억 1200만원을 증액했다. 같은 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역구 경기 구리시에서 정부안에 없던 구리시 아천빗물펌프장 정비비로 4억원을 확보했다. 구리 하수처리장 악취개선에 쓰일 예산은 정부안 12억 4000만원에서 10억원이 더 늘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신안산선복선전철사업에 정부안 908억원에서 50억원을 추가로 따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지역구인 전북 전주(병)에서 전주역사 개량에 정부안 14억원보다 10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이밖에 안성~구리(2501억원→2961억원)와 함양~울산(3240억원→3690억원), 새만금~전주(1985억원→2185억원) 고속도로 등이 의원들의 민원으로 예산이 늘었고, 호남고속철도 광주~목포(420억원→900억원), 도담~영천 복선전철(4980억원→5460억원) 등도 예산이 대폭 확대됐다. 반면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융자 관련 예산은 감액됐다. 내년 SOC 예산이 올해 예산 대비 3조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경기 상황을 반등시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토목사업에 의존해서다.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을 통해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제하는 시점에서 결국 공공 부문에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건설투자의 연간 성장기여도는 -0.65% 포인트로 예상됐다. 2016년과 2017년 건설투자가 성장에 도움을 줬던 것과는 대비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이라 재정을 통한 공공영역에서 건설 투자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정부는 올 초 이른바 ‘김경수 KTX’로 불리는 남부내륙고속철도(사업비 4조 7000억원)를 포함해 24조원대 23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해 줬다. 예타 면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2021년부터 SOC 예산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민간 건설 투자 감소가 성장률을 깎아먹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고용과 성장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도움이 되는 토건 사업이 정부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