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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벽 허물고 이웃도 돕고” 난치병 어린이 돕기 축제로

    “종교 벽 허물고 이웃도 돕고” 난치병 어린이 돕기 축제로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너무 많아요. 종교인들이 한마음으로 벽을 허물렵니다.”(대한불교조계종 화계사 수암스님) “위대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위대한 사랑을 실행하는 작은 것들이 있을 뿐입니다.”(한국기독교장로회 송암교회 김정곤 목사) “단순한 모금운동이 아니라 전국적인 정신운동으로 쭉 뻗어나갔으면 합니다.”(천주교 서울대교구 수유1동 성당 정무웅 신부) 단풍이 붉게 타던 지난 8일, 이른 아침부터 강북구 인수동 한신대학원 운동장엔 파란 가을 하늘을 닮은 천막들이 들어찼다. 강북구 기독교·천주교·불교 단체 사람들이 뒤섞여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종교연합바자회 준비로 달뜬 모습이었다. ●의류·특산품 등 어우러져 5일장 방불 신도들 정성이 그득한 기증품과 사업체 후원으로 마련된 의류, 식료품, 생활용품, 지역특산품, 먹을거리 장터가 한데 어우러졌다. 오전 9시 단풍 구경가던 등산객들, 강아지와 산책 나온 주민들도 발길을 멈추면서 바자회는 5일장을 방불케 했다. 김정애(52·수유1동)씨는 “7000원에 산 등산가방에다 1000원짜리 옷 한보따리를 채웠다.”며 “이웃도 돕고 싸고 질 좋은 물건도 구매해 일석이조”라고 기뻐했다. “경기 안성시 노곡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이 손수 만든 수제비누를 들고 나왔다.”는 이남희(34·한국기독교총회 소속)씨는 “한마음 된 종교인들을 보니 너무 좋다.”며 웃었다. ●12년간 어린이 201명에게 6억 전달 12회를 맞은 종교연합 바자회에서는 지난해까지 어린이 201명에게 6억 1600여만원을 전달했다. 매년 6000만원을 웃도는 금액을 모은 셈이다. 바자회 수익금 1000만~2000만원에 평소 신자들과 각계 후원금을 얹어서 만든 사랑이기도 하다. 자원봉사에 나선 서효순(53·수유1동 성당)씨는 “신도들끼리 제비뽑기를 해 장터 일을 돕는데 이번엔 음식나르기와 설거지를 맡았다.”며 흐뭇해했다. 아동복 매장을 운영하는 정복순(46·수유동)씨는 “300만원어치 기부할 생각에 신상품까지 바리바리 싸 왔다.”며 “사랑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사주면 더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사람을 사랑하고 종교의 벽을 뛰어넘는 순수한 축제인 만큼 조건 없는 사랑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며 “많이 팔아주는 것이야말로 바로 참사랑 실천”이라고 말했다. ●아동복 신상품 300만원어치 내놓기도 휘모리풍물단의 공연을 첫머리로 한 행사에는 2500여명이 찾아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오후 5시까지 쌓인 수익금 1500여만원에 후원금을 한데 모아 다음 달 병마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에게 건넨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日 원전 운영 전력회사 정치권에 조직적 로비”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일본 전력회사들이 조직적으로 정치권 로비를 벌여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의원 비서들과 전력회사 전직 간부 등에 따르면 오키나와 전력을 제외한 전력 9개사로 이뤄진 전기사업연합회는 2∼3개월에 한 차례씩 도쿄 시내 호텔에서 자민당 의원들과 조찬 모임을 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부 회사는 부정기적으로 점심 모임도 개최했다. 원전 담당 부처인 경제산업성과 관계가 있는 중견 의원들과 비서들이 주로 참석했다. 정치인이 호텔에 도착하면 이 의원을 담당하는 전력회사 간부가 따라붙었고, 선거철이 되면 전력회사 측에서 200만∼300만엔(약 3077만∼4616만원)의 현금을 주었다는 것이다. 1년에 한 차례 요정에서 의원들을 접대하는가 하면, 낚시를 좋아하는 의원에게는 발전소 부근 낚시터를 제공하고, 의원들의 지역구 스포츠 행사에 직원들을 파견하는 등 편의도 제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력회사와 관계사 노동조합과 정기 조찬 모임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유착 관계는 1990년대에 성행했다가 지난 3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중단됐지만, 한 의원 비서는 도쿄전력 사원에게 “몇 년 후에 다시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건Inside] (3)믿었던 여친이 불륜을…수상한 삼각관계가 만든 살인미수

    [사건Inside] (3)믿었던 여친이 불륜을…수상한 삼각관계가 만든 살인미수

    “어머~ 사장님. 지금 밖에서 친구 만나고 있어요. 내일 맛있는 것 사주실거죠?” 1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가 데이트 도중 다른 남자와 이런 내용의 통화를 하는 것을 듣는다면 과연 기분이 어떨까. 20대 여대생과 30대 회사원, 40대 중견 기업인의 수상한 삼각관계가 치정살인으로 이어질 뻔한 사건이 있었다. ●결혼까지 약속한 그녀가 알고보니 ‘불륜녀’ 회사원 A(35)씨는 지난해 소개를 받아 서울에 있는 예술대학원에 다니는 B(25)씨를 만났다. 그는 화려한 얼굴과 훤칠한 키 등 모델 못지않은 외모를 가진 B씨에 금방 빠져들었다. B씨 역시 그에게 쉽게 마음을 열었다. 그 이후 1년 남짓의 연애기간은 A씨에게 꿈 같은 나날이었다. 노총각 문턱에 접어들던 그로서는 B씨는 너무나도 소중한 피앙세였다.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던 A씨는 자기 월급의 대부분인 200만~300만원을 매월 데이트에 쏟아부었다.맹수열 기자의 <주간 사건 Inside> [사건 Inside](1) 믿었던 여친이 불륜을… 수상한 삼각관계가 만든 살인미수 [사건 Inside](2) 소개팅女와의 하룻밤이 지옥으로… 인천 ‘미성년자 꽃뱀 사건’ [사건 Inside](3) 생면부지 여중생에게 몹쓸 짓을… ‘전주 여중생 성추행 동영상 사건’ [사건 Inside](4) 밀폐공간에세 발견된 3구의 시신, 메모장에는… ‘울산 아파트 살인사건’의 전말 [사건 Inside](5) 어이없는 오해가 앗아간 가여운 생명… ‘구로 영아 폭행치사 사건’ [사건 Inside](6) 조강지처 베란다서 밀어 살해해 놓고… 태연히 음료수 마신 ‘엽기 남편’ [사건 Inside](7) 피해자 피의자 증인 모두 시신으로… ‘거창 40대 여성 실종사건’ [사건 Inside](8) “내 애인이 ‘꽃뱀’이라니”… 70대 재력가의 비극적 순정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들의 사랑이 파국으로 치달은 것은 올 여름에 접어들면서부터였다. A씨는 어느 순간 직감적으로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는 낌새가 느껴졌다. “항상 새벽마다 전화 통화를 했어요. 저와 같이 있을 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서…. 제가 밖에서 듣고 있는데 그 남자하고 소곤소곤 다정하게 이야기할 때의 그 심정 아세요?” A씨는 미칠 것만 같았다. 결국 지난 8월초 A씨는 B씨에게 헤어지자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은 그는 B씨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휴대전화 잠금 설정을 풀고 문자메시지 내용을 들여다봤다. 역시 B씨에게 다른 남자가 있었다. ●배신당한 남친의 복수…‘양다리’가 부른 대낮의 활극 B씨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남자는 20세나 연상인 사업가 C(45)씨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B씨가 A씨를 만나기 전인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B씨는 한 중견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었고, 그 회사의 대표가 바로 C씨였다. 유부남인 C씨는 사업을 하면서 동시에 대학교에 강의를 나가고 있었을 정도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가진 남자였다. B씨는 C씨와 불륜관계를 갖던 중 소개팅으로 만난 A씨와도 연인으로 지냈던 것이었다.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그것도 20살이나 연상인 유부남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분노에 몸서리를 쳤다. 결국 그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복수를 위해 A씨는 차근차근 준비에 나섰다. 서울 남대문시장과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둔기와 삼단봉, 수갑은 물론 가스총까지 구입했다. 그러던 중 8월 9일 오후 1시30분쯤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 B씨가 살고 있는 서울 대치동의 한 오피스텔 근처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A씨는 두 사람이 B씨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범행도구가 가득 담긴 배낭을 든 상태였다. “누구세요?”(B씨) “나야. 문 좀 열어봐.”(A씨) 예상치 못한 전 남자친구의 방문에 놀란 B씨는 안전걸쇠를 걸어둔 채 문을 열었다. C씨가 있는 상황에서 집 안으로 들일 수는 없었고 차갑게 거절하면 A씨가 돌아갈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이미 A씨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준비한 드라이버로 안전걸쇠를 부수고 집안으로 거칠게 들어갔다. A씨에게는 더 기막힌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던 B씨가 가벼운 옷을 걸친 채 C씨와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던 정황이 그대로 포착됐다. A씨에게 더 이상 이성은 남아있지 않았다. A씨는 두 사람을 향해 사정없이 둔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혼비백산한 두 사람이 집 밖 복도로 도망가기 시작하면서 쫒고 쫒기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자’ 구조의 좁은 복도에서 15분 가량 추격전을 벌이던 A씨는 급기야 B씨를 향해 가스총을 쐈다. 기절한 전 여자친구에게 수갑을 채운 A씨는 그녀를 끌고 가려고 했지만 연적인 C씨와 소동에 놀란 주민들이 합세해 달려들자 결국 도망쳤다. 대낮의 복수극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살인미수와 중상…수상한 삼각관계의 비극적 결말 그날로 직장까지 그만둔 A씨는 경찰의 눈을 피해 도주를 시작했다. 피해자인 B·C씨는 뇌진탕 및 안면부 다발성 좌상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의 도주는 그리 치밀하지 못했다. 수도권 일대의 PC방과 모텔 등을 전전하던 A씨는 수중에 돈이 떨어지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경찰의 수사망이 점점 좁혀지는 것까지 느껴지면서 겁도 났다. 경찰은 A씨가 어머니와 주기적으로 통화를 하는 것을 알고 자수를 종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검거보다는 자수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결국 어머니의 설득에 A씨는 3주간의 도주 생활을 정리하고 그달 28일 경찰서로 향했다. A씨는 현재 1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연인에 대한 배신감 때문에 시작된 A씨의 극단적인 선택은 살인미수라는 큰 죄로 돌아왔다. 하지만 자기 미모를 무기로 두 남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B씨, 재력과 지위를 이용해 불륜을 맺었던 C씨도 A씨가 범죄를 저지르도록 만드는데 일조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잘못된 연애가 만든 삼각관계가 세 사람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 셈이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사설] 솔선수범은커녕 건보료 떼먹은 공공기관

    건강보험료 떼먹는 데는 공공기관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엊그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까지 실시한 ‘사업장 지도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공무원 및 교직원 사업장 2495개 가운데 4분의3인 1874개 사업장이 소득을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건강보험료를 적게 납부해 123억 3300만원을 추징당했다. 특히 공공기관의 추징비율은 75%나 돼 44%인 민간사업장을 월등히 앞섰다. 건보료 성실납부로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사회에 건보료 떼먹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건보료 납부실태를 기관별로 보면 교육기관이 가장 비양심적이었다. 2156개 교육기관 가운데 1638개 기관이 건보료를 적게 내 불성실 납부율이 75.9%로 가장 높았으며, 지자체가 75.6%로 뒤를 이었다. 중앙정부가 그나마 64.7%로 가장 낮았지만 자료제출을 거부한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힘있는 기관을 포함했을 경우 그 수치가 얼마나 올라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건보 재정은 해마다 악화일로에 있다. 노인인구의 급증으로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의료비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조 2994억원에 이르렀던 건보 재정적자는 2015년 5조원으로 늘어난 뒤 불과 5년 뒤인 2020년에는 3배가 넘는 17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무원들이 건보료를 적게 내 개인 호주머니를 채운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모럴 해저드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공무원들은 연금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연간 1조원 이상의 보조를 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무원들은 정년이 보장돼 기업 등 민간에 비해 고용안정성도 뛰어나다. 처우도 개선돼 요즘 공무원 월급을 박봉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 만큼 공직사회는 건보료 성실납부에 앞장서야 한다. 다행히 소득 축소가 민간과 달리 의도적인 게 아니고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라고 하니 쉬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건강보험공단도 성실납부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 건보료 누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 공공기관 75% 건보료 떼먹어 123억원 추징

    중앙정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 공공기관의 75%가 공무원들의 소득을 낮게 신고하고 건강보험료를 적게 납부하다 적발돼 강제 추징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사업장 지도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공공 및 민간 사업장 16만 2398개를 점검한 결과 보험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사업장이 44%인 7만 1377개에 달했다. 공단은 이들 사업장에 종사하는 71만 8492명에 대해 총 2028억 9200만원을 추징했다. 특히 공무원 및 교직원 사업장 2495개를 점검했는데, 이 가운데 75%인 1874개 사업장이 건강보험료를 적게 납부하다 덜미를 잡혀 123억 3300만원을 추징당했다. 공공기관의 추징 비율은 민간 사업장 추징 비율 44%보다 훨씬 높다. 이 때문에 국민건강권의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 재정을 튼튼하게 유지해야 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이 앞장서서 건강보험료를 떼어먹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공기관의 건보료 납부 실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앙정부기관(산하기관 포함)의 경우 점검 대상 173개 기관 중 64.7%인 112개 기관이 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않다가 적발됐다. 지방자치단체는 164개 기관 중 75.6%인 124개 기관이, 교육기관은 2156개 중 75.9%인 1638개 기관이 소득을 축소해 보험료를 적게 냈다. 이들이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보험료는 각각 20억 3000만원, 35억 8300만원, 67억 2000만원이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개봉 2주만에 300만 돌파… ‘우울한 영화’ 도가니의 흥행 사회학

    개봉 2주만에 300만 돌파… ‘우울한 영화’ 도가니의 흥행 사회학

    청각장애인학교인 광주 인화학교의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사회적 파장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지고 있다.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들은 “불편하고 찜찜하다.”고 말하지만 연일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개봉 2주 만에 관객 300만명을 넘어섰다. 영화 흥행의 일반적 요소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 스케일, 작품성, 배우의 명성 등이 좌우한다. 그러면서도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영화는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아동 성폭력을 주제로 한 도가니 역시 흥행의 악조건을 두루 갖춘 영화임에 틀림없다. 처음 제작 제안을 받았던 제작사도 투자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우울한 영화’ 도가니를 보려는 관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화 도가니가 “사회성을 가진 국내 영화 가운데 가장 큰 파장을 불러온 영화로 기록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가니가 불편한 영화임을 알면서도 계속 영화관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로 있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성폭력 사건을 폭로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물론 언론 매체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2006년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자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고, 재판부는 유감을 표명했으며, 결국 학교 폐쇄가 결정됐다. 이 같은 ‘현재진행형’ 사건이 잠재적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봐야 한다.”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도가니는 영화의 사회적 기능을 한껏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관객들은 사회 부조리에 분노하면서 마치 자신이 인권운동에 동참하는 것 같은 감정이입을 체험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영화가 종종 사회적 이슈를 제공해 왔지만 실제 현실을 바꿀 만큼 큰 파장을 부른 것은 도가니가 처음”이라며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느끼는 분노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도가니를 꼭 봐야 할 영화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정씨는 “물론 영화사의 마케팅적 의도가 작용했다는 점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도가니의 흥행을 한국 시민사회가 발전한 증거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과거에는 장애인 등 소외계층이나 주변인들의 인권에 대한 고민이 적었고, 암울한 사회현상을 외면하는 추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중들이 인터넷 등 정보매체를 통해 직접 사회적 병폐를 접하면서 덩달아 참여의식도 높아졌다는 것.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공식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부조리가 많은데, 그것이 영화를 통해 드러난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라면서 “시민들이 사회적 현상에 관심을 보이면서 시민으로서의 자세도 바뀌고 있는데, 이는 한국 시민사회가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추락한 우즈, 이름값은 ‘황제’

    성 추문에 휩싸인 뒤 추락의 길로 들어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여전히 가장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선수로 조사됐다고 미국 경제전문 포브스가 4일 보도했다. 포브스는 스포츠 선수와 팀, 대회, 사업 등 4개 분야에 걸쳐 브랜드 가치 톱10을 뽑았다. 스포츠 선수 부문에서 우즈는 5500만 달러(약 648억원)로 지난해(8200만 달러)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2위 테니스의 로저 페더러(스위스·26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이상 가치가 높았다. 여자 선수로는 테니스의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900만 달러로 유일하게 8위에 올랐다. 스포츠팀 부분에서는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가 3억 4000만 달러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억 6900만 달러)를 제쳤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가 2억 6400만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아 3위에 이름을 적었다. 국가대표 박주영(26)이 뛰는 아스널은 1억 5800만 달러로 8위. 사업 부문에서는 나이키가 150억 달러로 1위를 지켰다. 스포츠 대회로는 미국프로풋볼(NFL)의 슈퍼볼이 4억 25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하계올림픽이 2억 3000만 달러로 2위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동계올림픽은 1억 2300만 달러로 6위에 랭크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러면 사실래요?” 주택업체들 가을 유혹

    “이러면 사실래요?” 주택업체들 가을 유혹

    ‘분양가 인하, 원가 보장, 홈쇼핑 판촉’ 가을 분양 시즌을 맞아 주택업체들이 수요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판촉전이 뜨겁다. 계절은 성수기지만 유럽발 세계 경제위기가 진정되지 않고 있고, 수요자들 역시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서 기존 분양가나 판매전략은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말까지 주택업체들이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모두 12만 2836가구에 달한다. 월별로는 10월 6만 7102가구, 11월 3만 6533가구, 12월 1만 9201가구 등이다. 이처럼 주택업체들이 아파트를 쏟아내는 것은 분양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분양을 마냥 미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업체마다 분양 성공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래미안전농’ 3.3㎡당 1300만~1400만원 뭐니 뭐니해도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의 마음을 잡는 즉효약은 낮은 분양가다. 삼성물산은 이달 말 일반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춘 ‘래미안전농크레시티’를 선보인다. 조합과 오랜 협의를 통해 3.3㎡당 분양가를 1300만~1400만원대로 책정했다. 이 과정에서 분양가 인하를 놓고 분담금이 늘어난 조합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12월부터 입주가 예정된 ‘응암 힐스테이트’의 일반 분양 일정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를 감안해 일반 분양가를 내리자는 시공사와 더 양보할 수 없다는 조합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이 공동 시공하는 왕십리뉴타운 2구역 ‘텐즈힐’은 이달 말 510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당초 2009년 일반 분양가를 3.3㎡당 2010만원 선으로 관리처분안을 통과시켰으나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시공사와 협의를 통해 1948만원으로 내렸다. ●관심끌기 아이디어 풍성 동부건설이 4일부터 청약접수를 받는 인천 계양구 ‘계양 센트레빌 2차’는 지난달 28일 저녁 9시 40분부터 CJ홈쇼핑을 통해 아파트 단지 홍보를 시작했다. 김경철 동부건설 주택영업본부장은 “다수 잠재 수요자에게 여러 가지 내용을 효율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홈쇼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일반 공산품 판매와는 달리 홈쇼핑 방송을 통해 곧바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원과 연결해 아파트 분양 안내를 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는 지난달 말부터 분양을 시작한 충남 당진 송산지구 엠코타운 아파트에 대해 분양대금 원가보장제를 적용한다. 분양대금 전액보장제란 계약자가 아파트 계약일로부터 준공 전 3개월에서 사전점검일까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없이 분양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제도다. 분양을 받았다가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떨어지면 해약할 수 있도록 했다. 2000년대 초 부동산 경기 침체 때 종종 있었던 것으로 수요자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방식이다. 당진 엠코타운은 송산지구 내 68만㎡ 부지에 지상 15~21층 11개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855가구 가운데 530가구를 이달 말부터 분양한다. 중소형인 84㎡ 단일형이다. 앞서 현대엠코는 상도 엠코타운, 진주 평거 엠코타운 아파트 분양 당시 ‘선계약자’(기존 계약자)들에게도 향후 변경되는 분양조건을 소급해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한 ‘계약조건보장제’를 실시해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지방의회, ‘재정난 눈감고’ 의정비 올리기

    전국 지방의회의 32%가 내년 의정비를 인상하기로 했다. 서울지역을 포함해 24%의 의회는 아직 의정비 규모를 결정하지 못했다. ●재정자립도 25% 양평도 강행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내년에도 열악한 지방재정을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의원 활동비만 올리려 한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반면 “지방의원은 전업직인데, 몇 년째 급여가 동결되는 고통을 감수하라는 것은 너무하다.”는 동정론도 새어나온다. 3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국 244개 지방의회 중 약 79곳(32.4%)이 내년에 의정비를 인상할 계획이다. 반면에 의정비 동결을 결정한 곳은 106곳(43.4%)이었고, 나머지 59곳(24.2%)은 아직 인상이나 동결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31개 시·군 가운데 양평군의회를 비롯한 양주·안성·의정부 등 12개 시·군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양평군의회는 재정자립도가 25%로 재정 상황이 지역에서 가장 열악하지만 현재 군의원 1인당 받고 있는 3102만원의 의정비를 약 500만원 이내에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50% 미만인 양주시의회(1인당 3731만원)와 안성시의회(3345만원), 의정부시의회(3865만원), 이천시의회(3640만원), 과천시의회(4048만원) 등도 의정비를 인상하기로 했다. 경전철과 공공청사 건립 등 대규모 사업으로 인해 재정난을 겪고 있는 용인시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의정비 인상을 둘러싸고, ‘인상해야 한다.’는 시의원들과 ‘동결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시민단체는 “1인당 의정비가 5900여만원으로 서울시를 포함한 6대 광역시 중 서울에 이어 2위에 달하는 높은 급여”라는 주장이지만, 시의원들은 “지난 3년간 동결된 의정비를 올릴 때가 됐다.”며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주요 구의회 일제 인상 계획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 준비와 지하철 2호선 건설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고, 부평구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올해 기준 27.7%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이로 인해 인천 부평구, 동구, 서구, 남구, 연수, 남동구 등 주요 구의회가 일제히 의정비 인상을 계획하자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최근 부평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해, 경전철 적자 불구 추진 이 밖에 경북도의회는 현재 4970만원인 의정비를 5300만원으로 6.8% 올려 달라고 집행부에 요청한 상태이며, 경남 김해시의회 역시 이달 개통한 부산∼김해경전철 운영 적자로 인해 향후 20년간 민간 사업자에게 연평균 700억원 이상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경남, 경북, 강원, 충남, 충북 등 광역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건의했고, 서울에서는 마포구·노원구·은평구 등이, 부산은 남구·북구·사하구·해운대구, 대구는 중구·동구·북구, 광주는 서구·북구, 대전은 동구·대덕구 등이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에서는 양구·인제·홍천·춘천이, 충남은 공주·계룡·천안·아산·연기가 전북에서는 정읍·순창이, 전남은 고흥·해남·영광·완도·목포·담양·강진·장성 등이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장충식기자·연합뉴스 jjang@seoul.co.kr
  • “담배 끊고 나랏빚 갚자”… 달구벌서 되살리는 선열의 얼

    “담배 끊고 나랏빚 갚자”… 달구벌서 되살리는 선열의 얼

    한국 근대사에서 기부 문화의 효시로 꼽히는 국채보상운동이 기념관으로 다시 태어난다. 대구시는 옛 대한제국 국채보상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후세에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5일 문을 연다고 3일 밝혔다. 기념관은 대구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지하 2층, 지상 2층(연면적 1129㎡) 규모로 지어졌다. 여기에는 국비와 시비 각 20억 1000만원과 국민모금액 7억 8000여만원 등 모두 50억 1000여만원이 들어갔다. 전시관에는 일제 침략의 배경과 국채보상운동의 전개 과정에 대한 사료와 사진이 비치된다. 또 이 운동을 주도한 김광제, 서상돈, 양기탁, 베델 등 인물 코너도 마련됐다. 항일운동에 관한 도표와 모형도 전시된다. 국채보상운동의 발단은 일본이 한국을 경제식민지화하는 계략에서 비롯됐다. 한일합방(1910년) 3년 전에 일본은 러·일 전쟁의 승리와 을사늑약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정치·군사적 지배권을 확보했다. 일본은 불필요한 차관을 강요했고, 식민지건설 비용을 모두 한국 정부에 전가했다. 1905년부터 1908년 사이 일본에 빌린 부채는 1300만원으로, 이미 국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에 대구지역의 선각자들은 국권 회복을 위해선 국가채무부터 갚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김광제·서상돈 선생 등은 담배를 끊어 외채를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했다. 1907년 1월 대구 인쇄업체인 광문사(현 중구 수창공원)에서 발기인 대회를 가진데 이어 2월 21일 첫 집회인 대구군민대회를 북후정(대구시민회관)에서 열었다. 거사일 북후정에는 아이들까지 포함해 2000여명의 대구 시민들이 집결, 시위를 했고 경북도 경무부는 이를 무허가 집회로 규정하고 탄압했다. 이 운동은 대한매일신보 등 덕분에 전국 각지와 해외로 확산됐고, 고종황제까지 참여했다. 부녀자들은 은비녀와 가락지 등 패물을 내놓는가 하면 고관들도 비단옷과 가마를 버리고 밥 대신 죽으로 끼니를 때웠다. 그러나 국채보상운동은 1년 반만인 1908년 일제의 탄압과 방해로 막을 내렸고 목표액인 1300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16만원을 모금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국민의 피와 눈물이 섞인 국권 회복운동은 훗날 3·1만세운동과 물산장려운동 등 항일운동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준공되면서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로서 위상을 높이게 되었다. 당시의 흔적과 이를 기리는 상징물이 대구 시내 곳곳에 있다. 기념관이 자리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은 4만여㎡ 규모의 대형 도심 공원이다. 이 공원은 국채보상운동을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공원에는 우리 역사상 처음 일어난 여성운동을 기념하는 비석이 서있다. 김광제·서상돈 선생의 흉상도 세워져 있다. 기념관을 가로지르는 도로 이름은 ‘국채보상로’이다. 달구벌대로와 함께 대구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주 도로에 국채보상운동의 기운이 서려 있는 것이다. 북후정에는 기념비가 서 있고 광문사 자리와 진골목에 국채보상운동을 상징하는 표석이 설치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대구의 자랑인 국채보상운동을 자세히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日가나가와현, 지원금 받은 조선학교 역사왜곡교과서 개정 약속이행 조사

    일본 가나가와현이 3일 역사 교과서의 왜곡 기술을 바로잡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받은 조선학교의 약속 이행 실태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요코하마에 있는 조선학교의 경우 지난 5월 역사교과서의 문제되는 부분을 삭제, 개정한 페이지의 복사본을 가나가와현에 제출하고 6300만엔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개정된 교과서를 실제 쓰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학교의 고교 역사과목은 그동안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해 “일본 당국이 납치문제를 극대화해 반 조선인 소동을 키우고 있다.”고 기술했고, 1987년 북한이 자행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를 ‘한국의 날조’로 썼다. 일본내 단체인 ‘구출하자! 북한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의 조사 결과 서일본 지역에서 사용되는 조선학교(고교) 역사교과서 대부분에서 문제되는 기술이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선학교는 고교 무상화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으려고 이런 역사 교과서 기술을 바로잡기로 했으나 실제는 많은 학교가 개정되지 않은 교과서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학교 교과서는 북한의 검열과 함께 조총련 산하의 교과서편찬위원회가 편집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김영호 기념사업회장 “눈물겨운 최초의 시민운동… 대구의 자랑이죠”

    김영호 기념사업회장 “눈물겨운 최초의 시민운동… 대구의 자랑이죠”

    “대구가 우리나라 근대사의 중심지입니다. 대구에서 일어나 전 국민이 참여했던 국채보상운동이 그 증거지요.” 김영호(71·전 산업자원부 장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회장은 3일 국채보상기념관의 건립을 앞두고 “대구시민은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구한말의 국채보상운동을 평가한다면. -국채보상운동은 단순히 외채를 갚자는 운동이 아니었다. 정부가 빌린 돈 1300만원을 못 갚게 되자 국민이 스스로 술 안 마시고 담배를 끊어가며 갚겠다며 펼친 눈물겨운 운동이다.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를 ‘최초의 시민운동’이라고 했고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최초로 비정부기구(NGO)가 중심이 된 국민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성들도 나섰던 만큼 박용옥 전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 최초의 근대적 여성운동’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국민이 모금해 나라 빚을 갚자는 것이었으니 ‘경제주권회복운동’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또 오늘날 확산되는 기부 문화도 국채보상운동이 시발점이라고 보면 된다. 이 운동에 당시 지식인은 물론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난 기생까지 동참했다. →왜 대구에서 먼저 일어났나. -당시 너무 많은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들렸다. 이런 불씨에 불을 붙인 김광제·서상돈 선생 등 많은 선각자들이 대구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김 선생은 1905년 경찰 경무관으로 재임 중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이에 반대해 친일파 탄핵 및 부정부패 일소를 주장하는 사직 상소를 올렸다. 이로 인해 전북 고군산도로 유배됐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고 1906년 대구에서 서 선생과 함께 ‘광문사’라는 인쇄소 겸 출판사를 설립,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했다. 서 선생은 경북 김천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나 상업으로 큰 재산을 모았다. 독립협회가 창설되자 재무담당 간부로 활동하면서 1898년 만민공동회에 참여, 외세의 내정간섭을 규탄하며 국권수호와 민권신장에 힘썼다. 독립협회가 해산되자 대구로 돌아온 김광제·서상돈 선생은 광문사 사장과 부사장으로 각각 활동하면서 외국의 신학문과 실학 서적을 번역, 편찬해 근대사상을 전파했다. →운동은 어떻게 전개되나. -국채보상운동은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의 보도에 의해 전국적으로 번져나갔다. 발행부수 1만부를 자랑하던 최대 권위지 대한매일신보는 1907년 2월 21일자에 대구민의소가 발표한 ‘국채보상취지서’ 전문을 게재하고 모금운동에 불을 댕겼다. 그때 김 선생과 서 선생은 대한매일신보의 지사원을 겸하고 있었다. →어떻게 기념관 건립사업과 인연을 맺었나. -젊은 시절 부채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부터 국가채무에 관심이 많았다. 이후 일본에서 도쿄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6년 경북대에 복직했다. 대구지역 경제인들과 자주 만나면서 대구에서 발상된 국채보상운동이 100년이 되도록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을 알았다.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민족운동이 역사 속에 묻힌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당시 대구시장에게 국채보상운동 이슈화를 설득했고, 1997년 대구에서 ‘국채보상 90주년 기념행사’와 국제심포지엄를 열었다. →기념관 건립에 우여곡절이 많았다는데. -현재 기념관은 당초 계획(1557㎡)된 것보다 축소된 것이다. 기념관이 들어서는 곳이 국채보상기념공원인데 녹지공간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규모가 줄었고 준공도 늦어졌다. 기념사업회 입장에서는 기념관이 완공되면 전국에서 관람객이 몰릴 것이니, 원안대로 넉넉하게 짓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대구시의 입장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지금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데. -모두 국가채무가 많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감당하기 힘든 부채들이 남부 유럽은 물론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을 낭떠러지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계부채가 900조원에 이른다. 외국자본 비율도 너무 높다. 외환위기 때 우리 자산을 외국에 팔아서 빚을 갚았다. 개방을 하되 적어도 안방과 기둥뿌리는 지켜야 한다.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으로 경제적인 주권회복에 정부나 국민이 나서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정부·산업계 ‘온실가스 감축량’ 합의 난항

    정부·산업계 ‘온실가스 감축량’ 합의 난항

    내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둘러싼 정부와 산업계의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목표치 할당 마감 시한인 지난달 30일을 넘기고도 정부와 개별 기업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에 보다 많은 온실가스 감축량을 제시하고, 기업은 온실가스 감축이 곧 비용이기 때문에 목표치를 낮추려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합의안이 나오면 내년 감축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기업은 시정 조치 기간을 거쳐 300만~10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된다. 또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이라는 도덕적 낙인까지 찍히게 돼 기업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2일 지식경제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량 할당 마감 시한이 이달 중순으로 연기된 가운데 정부의 목표관리협상팀과 471개 관리업체는 2012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산정을 위한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산업계 “터무니없는 감축량” 지경부는 내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0.8~2.4%로 정하고 28개 산업·발전 목표관리팀이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대상 기업 366곳을 일일이 방문해 타협점을 찾고 있다. 하지만 철강, 자동차, 전기·전자업계 등의 대기업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 내년 감축 목표는 2007~2009년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을 기준으로 내년 예상 성장률, 업종별 감축 계수 등을 더해서 산정된다. 산업계가 가장 반발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배출량 평균 산정 방식이다. 정부가 기준으로 삼는 2007~2009년에는 미국발 금융 위기로 우리 산업계 전반이 침체기였던 때이다. 당시는 매출 급감 등으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 온실가스 배출 등이 가장 적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 자체가 불합리하다. 2008년 12월은 세계 금융 위기로 산업계 전반이 어려움에 부닥쳤던 때라 온실가스 배출이 적었다.”면서 “이때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 감축 목표량이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보다 실제는 몇 배가 넘게 된다.”고 말했다. A 철강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제시안은 2% 내외 감축이라고 하지만 실제 감축량은 2008년 대비 5%가 넘는다.”면서 “이렇게 되면 내년에 온실가스 감축 비용으로만 400억원 이상이 들게 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목표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1년 단위 목표관리제도 불만 예상 성장률과 신·증설 시설을 배출량 목표 설정에 포함하는 것도 불만이다. 산업계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변하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면서 “하지만 기업의 내년 성장률이나 시설 투자 계획 등을 어떻게 미리 확정해 온실가스 감축과 연계할 수 있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첨단 정보기술(IT) 분야는 6개월 단위로 투자 계획 등을 세워야 하는데 어떻게 1년 단위로 하는 목표관리제에 맞출 수 있겠느냐.”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 경제 흐름에 뒤처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경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끼리 업종별 감축 계수에 대한 조율도 못 하고 있어 산업계는 더욱 혼란스럽다. 산업단체 관계자는 “감축 계수가 확정되지 않아 해당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면서 “부처 간 조율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목표치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정부 목표인 온실가스 1.6%를 감축하는 데는 1500여억원이 소용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에서 거래되고 있는 탄소배출권 가격(t당 3만원)으로 계산했을 경우다. 하지만 업종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일본의 경우 철강업종은 온실가스 1t을 줄이는 데 20여만원이 든다는 보고서도 있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추가 비용 지출이 업체당 200억~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9월 수입 456억달러 ‘역대 최대’

    9월 수입 456억달러 ‘역대 최대’

    지난달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대폭 늘어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수출도 늘었지만 증가세가 크게 둔화돼 연말 무역수지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2일 지식경제부의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0.5% 증가한 456억 8300만 달러, 수출은 19.6% 증가한 471억 18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무역수지 흑자는 14억 3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대외 환경 악화로 흑자 규모가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월 무역 흑자는 8월(4억 8000만 달러)보다는 약 9억 달러 늘었지만 작년 동월(44억 1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29억 7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지경부는 “수입이 30% 늘면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유로존 위기 확산, 미국 경기 회복세 둔화 등 대외적 불확실성에도 수출이 약 20% 증가하면서 두 자릿수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지난해 9월 35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올 3월 454억 9000만 달러에 육박하며 월 기준 최대치를 1차 경신한 데 이어 9월에는 3월 규모마저 갈아 치웠다. 하지만 수출은 7월 491억 8000만 달러, 8월 459억 4000만 달러, 9월 471억 18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가 주춤하거나 둔화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56.8%), 자동차(40.0%), 일반기계(40.2%), 철강제품(39.6%) 등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반도체(-4.2%), 액정디바이스(-5.1%), 무선통신기기(-7.5%), 선박(-32.7%)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의 경우 가격 상승, 도입 물량 확대 등으로 원유(56.7%), 가스(104.0%), 석탄(73.4%) 등의 원자재 수입이 24.8% 증가한 반면 반도체 장비 등 자본재 수입은 0.9% 감소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온실가스 감축량 강제할당제 앞두고 산업계 비상

     내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둘러싼 정부와 산업계의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목표치 할당 마감시한인 지난달 30일을 넘기고도 정부와 개별 기업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에게 보다 많은 온실가스 감축량을 제시하고, 기업은 온실가스 감축이 곧 비용이기 때문에 목표치를 낮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합의안이 나오면 내년 감축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기업은 시정조치 기간을 거쳐 300만~10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된다. 또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이라는 도덕적 낙인까지 찍히게 돼 기업으로써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2일 지식경제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량 할당 마감시한이 이번 달 중순으로 연기된 가운데 정부의 목표관리협상팀과 471개 관리업체는 2012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치 산정을 위한 막판협상을 벌이고 있다. 터무니없는 감축량에 산업계 반발  지경부는 내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0.8~2.4%로 정하고 28개 산업·발전 목표관리팀이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대상기업 366곳을 일일이 방문해 타협점을 찾고 있다. 하지만 철강, 자동차, 전기·전자업계 등의 대기업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  내년 감축목표는 2007~2009년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을 기준으로 내년 예상 성장률, 업종별 감축계수 등을 더해서 산정된다.  산업계가 가장 반발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배출량 평균 산정 방식이다. 정부가 기준으로 삼는 2007~2009년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우리 산업계 전반이 침체기였던 때이다. 당시는 매출급감 등으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 온실가스 배출 등이 가장 적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 자체가 불합리하다. 2008년 12월 세계 금융위기로 산업계 전반이 어려움에 부닥쳤던 때라 온실가스 배출이 적었다.”면서 “이때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 감축 목표량이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보다 실제는 몇 배가 넘게 된다.”고 말했다. A 철강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제시안은 2% 내외 감축이라고 하지만 실제 감축량은 2008년 대비 5%가 넘는다.”면서 “이렇게 되면 내년에 온실가스 감축비용으로만 400억원 이상이 들게 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목표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 업종별 감축계수 확정 못 하고 우왕좌왕  예상 성장률과 신·증설 시설을 배출량 목표설정에 포함하는 것도 불만이다. 산업계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변하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면서 “하지만 기업의 내년 성장률이나 시설 투자계획 등을 어떻게 미리 확정해 온실가스 감축과 연계할 수 있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첨단 정보기술(IT) 분야는 6개월 단위로 투자계획 등을 세워야 하는데 어떻게 1년 단위로 하는 목표관리제에 맞출 수 있겠느냐.”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 경제 흐름에 뒤처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경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끼리 업종별 감축계수에 대한 조율도 못하고 있어 산업계는 더욱 혼란스럽다. 산업단체 관계자는 “감축계수가 확정되지 않아 해당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면서 “부처 간 조율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목표치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정부 목표인 온실가스 1.6%를 감축하는데 1500여억원이 소용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에서 거래되고 있는 탄소배출권 가격(t당 3만원)으로 계산했을 경우다. 하지만 업종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일본의 경우 철강업종은 온실가스 1t을 줄이는데 20여만원이 든다는 보고서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철강기업들은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추가 비용지출이 업체당 200억~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Weekend inside] 빚쟁이 집주인 세입자 잡는다

    [Weekend inside] 빚쟁이 집주인 세입자 잡는다

    #사례1.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84㎡ 크기의 아파트를 임대 중인 윤모(53)씨는 내년 2월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월세와 전세를 섞은 형태인 ‘반(半)전세’로 집을 내놓을 생각이다. 집을 팔고 싶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고, 지금 받는 2억원 남짓한 전세 보증금을 굴려봤자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를 갚기도 벅차기 때문이다. 윤씨는 “보증금을 1억원대로 낮추더라도 월세가 한달에 90만~100만원 정도 들어오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례2.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모(44)씨는 집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이달 말 전세 계약이 끝나는데 집주인이 전셋값을 8000만원 올리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녀교육 때문에 2년 전 이사 왔는데 전셋값이 20% 가까이 올랐다.”면서 “은행에 추가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매매가 실종되면서 빚을 내 주택에 투자한 집주인들이 대출 이자 부담을 전셋값에 전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이 1년 새 160% 넘게 폭증하는 등 세입자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아래로 갈수록 빚 부담이 커지는 이른바 ‘가계 빚의 낙수효과’ 때문이다. 낙수효과(트리클다운 효과)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듯 대기업이 성장하면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게 된다는 긍정적인 의미의 경제용어다. 하지만 가계 빚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 관련 대출에 있어서는 집주인의 빚 부담이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현상을 뜻한다. 빚의 낙수효과가 커진 이유는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리가 연 5%인 주택담보대출로 3억원을 빌려 5억원짜리 아파트를 산 A씨는 연간 내야 할 이자가 1500만원이다. 보증금 3억원을 받고 전세를 주었더라도 이 돈을 연 4% 금리의 2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봤자 이자 소득이 1200만원에 불과하다. 대출 이자를 갚으려 해도 300만원이 모자란다. A씨가 주택 투자로 최소한 손실은 보지 않으려면 전세보증금을 3억 7500만원으로 올리거나, 반전세를 통해 300만원을 월세 수입으로 거둬들여야 한다. 결국 세입자 B씨는 추가 대출을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거나, 추가로 매달 월세를 내야 하는 등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은 1년 동안 폭증세를 보였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최근 1년간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잔액을 비교한 결과, 전세자금대출은 지난해 9월 말 1조 4717억원에서 지난 28일 현재 3조 8570억원으로 16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180조 6030억원에서 194조 1503억원으로 7.5%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줄어든 반면,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었고 대출신청 금액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도 강해졌다. 지난해 서울 전체 임대주택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43%로 10년 전인 2000년(28%)보다 15% 포인트 늘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의 월셋집은 지난해 말 기준 86만 2870가구로 2000년(36만 247가구)보다 72% 증가했다. 반면 전셋집은 11만 8616가구(9%)가 사라져 115만 2715가구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월세 비중이 커졌다.”면서 “전셋값 폭등과 집주인의 월세 선호가 맞물려 월세 가구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희경·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용량 두 배로 푸짐… ‘착한 화장품’

    용량 두 배로 푸짐… ‘착한 화장품’

    피부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요즘 화장품 브랜드들이 인기 제품들의 대용량 사이즈를 앞다퉈 한정판으로 내놓고 있다. 용량은 두 배나 푸짐해졌고 가격은 여전히 착하니 매력적이 아닐 수 없다. 키엘의 대표적 베스트셀러는 ‘울트라 훼이셜 크림(오른쪽)’. 가벼운 질감에 뛰어난 보습효과로 마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2005년에는 그린란드 원정대가 매서운 추위와 따가운 태양의 그린란드에서 사용해 짱짱한 보습력을 다시 한번 입증시켜 화제가 됐었다. 출시 5주년을 맞이해 나온 ‘2011 울트라 훼이셜 크림 점보 사이즈 한정판’은 일반 제품에 비해 2.5배 커졌다. 50㎖가 3만 8000원인데 이번에 나온 125㎖ 한정판은 6만 9000원이다. 저렴할 뿐 아니라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우리나라의 오래된 나무를 살리고 보호하는 단체에 기부한다니 의미도 있다. 스킨푸드는 2004년 출시 이래 300만개 이상 팔린 히트 상품 ‘블랙슈가 마스크(왼쪽)’를 기존보다 2배 늘려 내놨다. 200g의 가격이 1만 1700원으로 용량 대비 상당히 저렴하다. 블랙슈가 마스크는 흑설탕이 함유돼 묵은 각질 제거와 피부 보습에 효과적인 스크럽제로 ‘국민 마스크’로 불리고 있다. 스킨푸드 또한 이 제품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결식아동돕기 후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비오템은 ‘아쿠아수르스 3.0’ 수분크림의 용량을 2.5배 키워 10월 한달 동안만 판매한다. 48시간 촉촉한 피부를 유지시켜 줘 ‘1박2일 수분크림’으로도 불리는 제품이다. 125㎖, 8만 1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지방대 출신 두번 울리는 ‘취업 물가’

    지방대 출신 두번 울리는 ‘취업 물가’

    지난 2월 부산대를 졸업한 최나경(23·여·부산 동래구)씨는 지난 28일 입사 지원한 기업으로부터 “서류전형에 합격했으니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이내 걱정이 앞섰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이른바 ‘상경 면접’을 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최씨는 지난 6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서울에서 입사 면접을 보느라 300만원가량 쓴 경험이 있어서다. 최씨는 “몇몇 대기업은 지방에서 면접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울에서 면접을 실시한다.”면서 “올 들어 교통비, 식비, 숙박비 등 물가가 많이 뛰었고 여성 취업 준비생의 경우 옷값, 미용비 등 지출 규모가 더 크다.”고 말했다. 취업 시즌을 맞아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이 깊다. 가파른 물가 탓에 면접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대 출신의 경우 서울서 면접을 치르는 데 소요되는 교통비와 숙박비 등이 크게 올라 부담이 만만찮다. 대체로 한 번 상경해 면접을 보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20만~30만원이다. 최씨가 한번 올라올 때마다 지출한 비용은 27만 9000원이다. 교통비 10만 4000원(서울~부산 KTX 왕복), 숙박비 5만 5000원, 식비 3만원, 미용실 5만원, 기타 잡비 4만원이다. 최씨는 “올 초 졸업 후 첫 면접에서는 비즈니스 호텔을 이용했는데 너무 비쌌다.”면서 “다음 면접 때는 저렴한 가격의 모텔이나 찜질방에서 잘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실무면접에 합격해 경영진 면접을 보게 되면 40만~50만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최씨는 앞으로 치를 면접을 위해 72만원짜리 정장(원피스 29만원, 재킷 35만원, 바지 8만원)과 14만원짜리 구두를 장만했다. 여성 지원자는 면접에서 외모와 첫인상이 중요시되는 게 현실이라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남성 취업준비생도 사정은 다를 게 없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4학년 김두영(26)씨는 최근 서울서 가진 기업 면접에 20만원 가까이 썼다. 교통비 10만원, 숙박비 3만 5000원, 미용실 1만원, 식비 2만~3만원이 들었다. 김씨는 “지난 1학기 때 6군데 면접을 보고 200만원 정도를 썼다.”면서 “일부 대기업의 경우 교통비를 보전해 주기도 하지만 2만~3만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의류비, 미용비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서울 이화여대 앞에서 여성 정장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현재 취업 면접용 정장 가격은 50만원 안팎으로 불과 1~2년 사이에 10만~15만원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는 비용도 지난해보다 대략 5000~1만원 정도 인상됐다. 취업 준비생 김모씨는 “실무면접이라도 지역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실시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前YTN 노조위원장 2심도 벌금형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이은애)는 29일 노조 인터넷 게시판에 허위 글을 올려 회사 간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노종면(44) 전 YTN 노조위원장에게 1심과 같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노씨가 게시판에 올린 글에 사실관계를 왜곡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의혹 제기 수준이 아닌 단정적인 표현을 썼고, 1심 판결 후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린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방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어 원심의 형은 적절하다.”고 밝혔다. 2008년 10월 해임된 노씨는 지난해 3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류모 국장이 보도국장 후보로 거론되자 노조사이트에 “류씨 때문에 YTN이 한 단체의 홍보매체로 전락한 적이 있고 그 일로 류씨는 보직박탈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류 국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같은 해 8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고령화사회 2제] 백화점 경품에 연금 등장

    시대를 비출 수 있는 거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제 백화점 경품도 이 반열에 오른 듯하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서 최초로 ‘연금’이 경품으로 등장해 화제다. 롯데백화점은 가을 정기세일을 맞아 30일~다음 달 30일 ‘연금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백화점 측은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경제난으로 노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음을 최근 출시된 연금복권의 인기에서 볼 수 있었다.”며 “이에 착안해 향후 안정적인 삶을 도모할 수 있는 연금을 경품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백화점은 아파트, 소원성취, 우주여행 등을 경품으로 내건 바 있다. 연금은 총 3억 6000만원짜리로 당첨자 1명은 원하는 시기부터 10년 동안 매월 300만원씩 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전국 36개점(영플라자, 아웃렛 포함) 사은 행사장에서 진행되며, 구매 여부에 관계없이 롯데카드나 롯데멤버스카드를 소지한 방문 고객에 한해 하루 한번 응모할 수 있다. 총 100만장의 응모권은 점포별로 한정 수량으로 배분되고 수량이 소진되면 행사는 자동으로 마감된다. 당첨자는 11월 3일 오전 11시 본점 1층 정문 앞에서 추첨하며 이튿날 롯데백화점 홈페이지(www.lotteshopping.com/)에도 고지한다. 롯데백화점 마케팅 부문장 정승인 상무는 “최근 경기불안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고객들의 큰 호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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