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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한국은 세계 11대 경제대국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칭송받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국민은 ‘헬(Hell) 조선’이라며 좌절감에 빠져 있다.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고 구성원의 행복 증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헤븐 코리아’(Heaven Korea)가 되는 데 필요한 건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과 함께 모바일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게 물어봤다. 이들의 바람이 하나둘 이뤄지고 쌓일 때 비로소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재벌이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자본을 독점하고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권력과 결탁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공(功)보다 과실(過失)이 많은 거죠.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선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해체해야 합니다.”(부산 58세 남성 ‘보리수’) 설문조사 결과 재벌과 대기업 개혁을 바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90.9%가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그중 50.2%가 ‘대기업에 편중된 사회구조’를 양극화의 이유로 손꼽았다. 복수응답(최대 3개)으로 물었을 때는 73.7%까지 높아졌다.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성토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닉네임 ‘지옥을 보았다’(서울·22)는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과 하청관계를 유지하며 생존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악용한 대기업이 청년들의 괜찮은 아이디어를 빼앗아 특허까지 취득했다”고 억울해했다. ‘옥포예비맘’(대구·30·여)은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비용 절감을 강요하면서 (회사) 임금과 복지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너무 교묘해 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아이를 어떻게 낳고 키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라쿠스’(경기·48)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거의 원가로 물건을 넘겨야 한다”며 “꼭 근절돼야 할 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벌과 대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해 반감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땅’(세종·31)은 “우리나라의 실제 빈부 격차는 체감보다는 낮을 것”이라며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 부재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관상 얼핏 보이는 한국의 양극화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지난해 지니계수는 0.3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16(2015년)에 비해 약간 낮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가계동향 조사 때 집계된 가처분소득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라 통계 착시라는 지적이다. 고소득층의 금융소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통계청은 오는 12월 국세청 소득자료를 반영한 신(新)지니계수를 발표한다. 신지니계수는 0.4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양극화의 원인을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에서 찾는 답변(23.2%)도 많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빠백곰’(세종·33)은 “정직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잘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가 됐으면 한다.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 법을 교묘히 이용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행복하자’(제주·27·여)는 “회사 내에서도 부패와 낡은 관습이 정말 많아 놀랐다. 부당한 채용이 스스럼없이 진행되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빽’이 있는 사람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다”고 한숨지었다. 4명 중 3명은 ‘포용적 성장’에 ‘헤븐 코리아’의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포용적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로는 ‘고용’(43.7%)을 지목했다. 취업난은 물론 임금 격차와 비정규직 차별 등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말린당근’(인천·37)은 “같은 사무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지만 서로 다른 회사 소속, 큰 임금 격차…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전했다. ‘은또’(경북·28)는 “비정규직 철폐로 안정된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대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mijin’(강원·36·여)은 “지역 소재 회사는 월급이 적고 근무시간은 길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누가 지역에 살려고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휘아민’(전남·25·여)은 “다들 공무원 시험만 준비한다. 고용에 불안을 가지고 있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은 것이다.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정된 소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저녁에 가족과 식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포용적 성장의 출발이며 행복한 대한민국의 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포용적 성장의 전제조건을 묻는 서울신문의 질문<7월 3일자 16면>에 이렇게 말했다. 많은 국민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OECD가 조사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2015년)으로 멕시코(2248시간), 코스타리카(2157시간)에 이어 3위다. OECD 34개국 평균 1766시간보다 무려 347시간 많다. 주말·공휴일·휴가를 제외한 연간 근무일이 230일 정도인 걸 감안하면 하루 평균 1시간 30분가량 더 일한다. ‘남편바라기’(대전·32·여)는 “오후 11시에 퇴근한다. 집은 잠만 자는 곳이다. 신혼부부인데 아기 얼굴 보는 건 고사하고 남편과도 함께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민트쟁이’(25·서울·여)는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Myheaven80’(37·전북·여)은 “근로시간이 너무 길고 탄력적인 조정도 불가능하다. (사회적) 능력이 있는데도 아이가 클 때까지는 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사회적 약자를 좀더 따뜻하게 보듬기를 희망했다. 장애인 딸을 키우는 ‘새봄’(인천·52·여)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를 인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꿈을 꾸며 사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좀더 나은 교육을 받기를 원했다. ‘채민대디’(경북·34)는 “합격과 불합격, 성적 순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제도는 이제 그만 사라졌으면 한다. 아이를 순위별로 줄 세워 창의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어져야 살기 좋은 세상이 온다”고 했다. 교육 분야에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로는 ‘공교육 정상화’(32.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지역·계층 간 교육 격차 완화’(25.7%), ‘대학 서열화 폐지’(18.8%), ‘입시제도 개선’(18.3%) 등이 뒤를 이었다. ‘하루종일’(충남·50·여)은 “아이 키우는 데 너무 많은 돈이 들어 젊은 사람들은 겁부터 먹는다. 선진국처럼 양육과 교육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나도 내 자녀들에게 아이 많이 낳기를 권하겠다”고 했다. ‘바보보배’(서울·31·여)는 “평생 내 집 한 채 갖지 못하고 은행 빚 갚다 죽는 사회다. 주거 문제가 해결될 때 결혼, 육아 나아가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강물처럼’(대구·50·남)은 “출생지나 부모의 능력이 신분이 되지 않고, 내가 낸 세금이 올바르게 돌아오는 나라”를 희망했다. 소수지만 포용적 성장이 ‘포퓰리즘’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응답자 5.8%가 포용적 성장에 반대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아직 포용적 성장을 추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48.3%)고 생각하거나 ‘노력한 자에게 결실을 주는 자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43.1%)고 우려했다. ‘와니’(서울·45·여)는 “복지 포퓰리즘은 필요한 게 아니다. 각각의 경제 수준에 맞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피’(경남·여·54)는 “이분법적으로 고소득자를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복지는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살기 좋은 한국이 되기 위해선 ‘세대 간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청년들이 ‘헬 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힘든 세대라는 걸 윗세대는 인정합시다. 반대로 청년세대도 윗세대가 경제 부흥을 일군 걸 존중하고 ‘꼰대’가 아닌 대화의 상대로 대합시다. 서로 이해를 통해 갈등이 해소된다면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세종 36세 남성 ‘지민아빠’)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의 ‘대교굴기’…재정 악화·부패 얼룩져 애물단지 위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의 ‘대교굴기’…재정 악화·부패 얼룩져 애물단지 위기

    중국은 대교(大橋)건설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장(最長)·최고(最高) 등 다리 부문의 모든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을 정도로 중국 정부가 교량 건설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100대 다리 가운데 중국에서 완공됐거나 공사 중인 대교는 무려 81개에 이른다. 중국은 전역에 고속도로를 깔면서 작년 한 해 동안 2만 6100개의 다리를 놨고 이중 363개는 길이가 1마일(약 1.6㎞)가량 되는 ‘대교(大橋)’에 해당된다며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시대 일었던 인프라 붐을 보는 것 같다고 NYT가 전했다. 세계 교량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에릭 사카우스키는 “전 세계에서 한 해에 다리를 10개 정도 완공한다고 하면 중국은 50개 정도 될 것”이라며 “중국은 한마디로 미친 듯이 다리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세계 최장 55㎞ 강주아오대교는 올 하반기 완공 중국이 자랑하는 가장 대표적인 다리는 홍콩과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 마카오를 잇는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港珠澳)대교’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리는 이 대교는 전체 길이가 55㎞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바다 위를 지나는 해상 교량이 35.6㎞이며, 해저터널 구간은 6.7㎞이다.건설비는 890억 홍콩달러(약 13조원)가 투입됐다. 다음달에 전체 교량이 연결되고 올해 말에는 완공돼 차량 통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해상대교가 완공되면 홍콩에서 주하이까지 육로로 3~4시간, 수로로 1시간 이상 걸리던 시간이 30분으로 단축된다. 광둥성·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키는 이른바 ‘웨강아오(?港澳) 발전계획’의 하나로 광둥성의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 경제를 통합하는 ‘메가 경제권’이 탄생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이들 지역의 총면적은 5만㎡, 인구는 6000만명이며, 전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8조 4400억 위안(약 1406조원, 2015년 말 기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월 1일 홍콩 중국 반환 20주년 기념식과 새 행정장관인 캐리 람의 취임식을 주관한 뒤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강주아오대교의 막바지 공사 현장을 방문해 격려할 예정이다. ●세계 最高 1, 2위 다리 中에… 3위 2021년 준공 중국은 앞서 2011년 동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와 황다오(黃道)를 연결하는 총길이 36.48㎞의 자오저우완(膠州灣)대교를 개통했다. 자오저우완대교는 칭다오 도심과 시내에서 제일 낙후한 황다오 지구를 잇는 다리로 14억 8000만 위안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했다. 4000여개의 교각 위에 설치된 이 대교는 폭 35m로 대교와 나란히 바다 밑에 길이 9.47㎞의 해저터널도 완공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도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쉬안웨이(宣威)와 구이저우(貴州)성 수이청(水城) 사이 협곡을 잇는 베이판장(北盤江)대교는 지상 565m 높이에 있어 고층 빌딩을 기준으로 200층에 해당한다. 기존 최고인 후베이(湖北)성 바둥(巴東)현에 있는 쓰두허(四渡河特·560m)대교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에 등재됐다. 총길이 1341.4m에 이르는 이 대교는 윈난성과 구이저우성이 각각 5억 3700만 위안, 4억 9100만 위안씩 10억 3000만 위안을 들여 3년여만에 완공했다. 베이판장대교의 완공으로 윈난성 쉬안웨이에서 구이저우성 류판수이(六盤水)까지 자동차로 5시간에서 1시간 남짓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세계 세 번째로 높은 다리도 2021년 완공 예정인 리장 타쿠진사강대교로 고도 512m에 건설될 예정이다. ●시진핑, 고용 창출·경제 효과 커 교량 건설 강조 ‘하늘 사다리’로 불리는 후난(湖南)성 샹시(湘西)의 아이자이(矮寨) 현수교는 길이 1176m, 높이 350m 왕복 4차선으로 아시아 최대, 세계 3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산을 넘기 위해 6㎞나 되는 가파른 산길을 차로 30분가량 오르내려야 했으나, 이 다리의 개통으로 운행 시간이 1분으로 단축됐다. 2013년 개통됐을 때 시진핑 주석은 “낙후된 지역이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인프라 건설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직접 인프라 건설을 강조하는 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4조 위안 규모의 돈을 쏟아부어 인프라 건설에 나섰다. 다리를 하나 만들 때마다 수백 개의 일자리가 생긴 덕분이다. 특히 저소득층이 많은 내륙 지역은 도시 접근성이 떨어져 빈곤이 가중되는데 다리가 생기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매킨지 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서 인프라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9%로 미국이나 서유럽(2.5% 수준)보다 훨씬 높다. ●유지·관리비 많아 지방 국유기업 빚더미 우려 그러나 중국에 인프라 투자 붐이 일면서 대륙 전역에 다리도 대거 건설되고 있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암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고 웅장한 규모의 다리 이면에는 산더미 같은 빚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저장(浙江)성의 중소도시인 원링(溫嶺)시가 항만 근처에 놓은 대형 교량을 포함해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12억 달러(약 1조 4050억원)나 투입된 이 사업의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원링시 정부는 중국은행과 팀을 이뤄 ‘산업펀드’를 설립했다. 시정부가 산업펀드의 20%인 1억 9000만 달러를 ‘시드머니’로 제공하고 나머지 부분은 중국은행이 조달했다. 중국은행은 연간 수익률 4%를 약속하며 그림자금융의 일종인 자산관리상품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인프라 건설로 예상되는 수익을 분배한다는 계획으로 일반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 조달방법은 채무를 위장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예상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원금을 잃어버릴 공산이 크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역에 놓인 다리는 수익성이 떨어져 ‘흰 코끼리’(돈만 많이 들고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다리는 주로 지방 국유기업이 국유은행에서 사업비를 조달해 건설한다. 때문에 다리가 개통되면 통행료로 빚을 갚아 나가야 하는데 다리는 유지·관리에 필요한 사후 비용도 들어 빚더미에 놓일 수 있다. 더욱이 다리 건설은 사업이 지연되기 일쑤여서 대다수 건설사들은 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뒤를 봐주는 ‘국유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파산이 거의 없어 결국 문제가 계속 곪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공무원 짜고 부실·날림공사 등 부정 만연 이에 따라 다리가 많은 중국 전역의 고속도로는 2015년 기준 전년보다 2배나 불어난 47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의 상당수 다리들이 빚더미에 앉은 셈이다. 통행료를 내리면 이익이 줄고, 통행료를 올리자니 이용자가 줄어들 수 있어 지방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다리 건설과 관련된 부정부패도 골칫거리다. 중국 기업들과 공무원들이 짜고 다리를 건설하면서 각종 불법 부정행위가 난무하고 있다. 날림공사, 안전기준 무시, 폐자재나 저질 자재 사용도 건설 사업장에서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NYT는 “다리 건설이 중국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며 다리를 ‘양날의 칼’이 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있었던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것도 국가 부채가 빨리 늘어 재무건전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hkim@seoul.co.kr
  • 대법 “JTBC 출구조사 무단사용, 지상파 3사에 총 6억 배상” 판결

    대법 “JTBC 출구조사 무단사용, 지상파 3사에 총 6억 배상” 판결

    대법원이 15일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도용했다며 종합편성채널 JTB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JTBC에게 3사에 2억원씩 배상하라고 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이날 이와 같은 내용으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JTBC는 2014년 6·4 지방선거 개표 방송 시작 시각인 오후 6시보다 30분가량 일찍 지상파의 출구조사 결과를 입수했다. JTBC는 오후 6시 정각에 자체 예측 결과를 보도한 뒤 6시 49초부터는 ‘지상파 출구조사’라는 표제 아래에 입수 자료를 방송했다. KBS와 SBS의 경우 일부 지역 출구조사 결과를 JTBC보다 늦게 공개하게 됐다. 이에 3사는 JTBC를 형사 고소하고 출구조사 비용 24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1심은 JTBC가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며 12억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2심은 “JTBC의 행위는 사회적 허용 한도를 넘은 것”이라면서도 “JTBC가 원고들과 계약을 맺었을 경우 매매대금이나 이용 대가로 6억 6000만원 정도를 지출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배상액을 6억원으로 낮췄다. 한편 검찰은 지상파 3사의 고소에 따라 JTBC 법인, 선거방송팀장 김모 PD, 팀원 이모 기자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선고는 이달 23일 내려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대 난동 봐주고 150만원 수수 경찰관 적발…경찰 뇌물죄 검토

    술에 취해 경찰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린 대학생을 봐주고 부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경찰관 3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은 부산진경찰서 모 지구대 김모(51) 경위와 하모(46) 경위, 신모(39) 경장에게 부정처사 후 수뢰죄를 적용해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14일 밝혔다. 김 경위 등은 지난달 22일 오전 9시쯤 근무하는 지구대 근처에서 모 대학교 1학년 A(19)씨의 공무집행방해 사건을 처벌하지 않는 조건으로 A씨 어머니로부터 1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22일 오전 4시 30분쯤 만취해 주차된 승용차를 훼손한 혐의로 체포돼 지구대로 연행됐다. A씨는 지구대에서 경찰관의 정강이를 발로 차고 제지하는 다른 경찰관에게 침을 뱉으며 고함을 지르는 등 1시간 30분가량 난동을 부렸다. 김 경위 등은 A씨를 입건하지 않고 지구대로 달려온 부모에게 세탁비 명목으로 150만원을 받았으며 직접 피해를 본 하 경위와 신 경장이 나눠 가졌다. A씨 부모는 합의금이 과하다고 생각해 지인에게 불만을 토로했고 지인이 지난 12일 경찰에 신고했다. 김 경위 등은 지난 13일 잇따라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경위 등을 대기 발령하고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국당, 오후 인사청문회 참석키로…“강도높은 청문할 것”

    한국당, 오후 인사청문회 참석키로…“강도높은 청문할 것”

    자유한국당은 14일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 3인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기로 했다.이날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던 인사청문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강행에 반발한 한국당의 불참으로 인해 모두 정회했지만 한국당의 참석 결정에 따라 오후 2시부터 정상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 임명 강행 이후 대응책을 논의한 결과, 일단 청문회에는 참석하자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예정된 3개 청문회는 참석하기로 했다”며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3명의 후보자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청문회가 이뤄지도록 독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된 청문회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썬 예정된 청문회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일반적 이야기였다”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까지 또 임명이 강행된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核 제재·대화 병행 공조”…한미 안보사령탑 원칙적 합의

    “北核 제재·대화 병행 공조”…한미 안보사령탑 원칙적 합의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백악관에서 1시간 30분가량 회동했다. 배석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대북 제재와 압박 공조를 이어 가면서 비핵화 대화의 통로를 마련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이와 관련해 대화와 제재·압박을 병행하면서 조속히 실마리를 찾자는 데 공감했다.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정상회담의 의제는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핵 해법, 무역 문제 등으로 정리했다. 정 실장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에 대한 조사 배경과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며 맥매스터 보좌관은 “설명해 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정상회담 시) 최대한 예우를 갖추겠다. 한·미 관계를 중시하고 한·미 관계에 최선을 두고 ‘풀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 실장은 미국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와 관련,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하게 하려면 우리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추가 사드 배치가 상당 부분 늦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딕 더빈 상원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사드 배치 철회가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문제의 사드 발사대 4기 반입 관련 대화 논란이 “뉘앙스 차이”로 빚어졌고, 큰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서는 “그 문제는 조사하고 있고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국민소통수석이 설명한 이상 말하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1개 포대가 발사대 6기로 구성돼 있는 만큼 나머지 4기도 당연히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연히 들어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6기가) 한 세트로 돼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나, 나를 포함한 국민 대부분은 6기 중 2기만 실전 배치되고 나머지 4기는 추후 반입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울 강남에 ‘손톱’ 크기 우박 낙하[영상]

    서울 강남에 ‘손톱’ 크기 우박 낙하[영상]

    1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 일대에 우박이 쏟아졌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손톱만한 우박이 내리고 있다” “우산이 찢어질 것 같다” 등의 글과 함께 우박 영상이 빠르게 올라왔다.기상청은 이날 서울과 경기 동부, 강원도, 충북 북부 등 중부지방과 경상도에서 낮부터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5∼20㎜다. 특히 내륙을 중심으로 오후부터 밤사이에 우박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31일 오후 전남 담양군에선 탁구공 만한 우박이 30분가량 쏟아져 차량 파손 신고가 잇따랐다. 농경지 역시 작물과 재배시설 등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도 고강도 개혁 필요성 공감…국내 정보수집·수사 폐지 의지 확인”

    “단·중·장기 계획 세워 이행 주문…서훈 원장 후보가 직접 챙길 것”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가정보원이 업무보고에서 강도 높은 개혁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 외교·안보 분과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31일 오전 국정원의 업무보고 뒤 “단기 계획뿐 아니라 철저하고도 오랜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개혁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고, 국정원에서도 깊이 인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중기·장기별로 정할 개혁 과제들에 대해 “국회와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직접 챙기면서 이행 실적을 확인할 것이라면서 “원장 후보자가 오늘 보고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내용의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개혁 방안에 국정원 명칭 변경 포함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와 수사 기능을 전면 폐지하고, 국정원을 대북 및 해외·안보·테러·국제범죄를 전담하는 ‘해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대공수사권은 경찰에 안보수사국을 신설해 담당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런 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김 의원은 “그걸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는 (보고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늘 논의된 국정원 개혁 방안에 명칭 변경도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도 “당연하다. 대통령이 말한 것을 기본적으로 토대에 깔고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 개혁 공약 사항은 “최소한의 개혁 범위”이며 공약 이상의 개혁 과제도 발굴할 것을 국정원 측에 주문했다고 전했다. ●테러방지법 오·남용 제한 문제도 거론 이날 보고에서는 테러방지법의 오남용 제한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업무보고에 앞서 “오남용을 방지할수 있는 강력한 제재 방안을 둔다면 (테러방지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필리버스터까지 하면서 반대한 이유를 충분히 알기 때문에 그렇게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보고 뒤 이에 대해 “국정원의 의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이헌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국정원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정기획위는 국정원으로부터 향후 추가 보고를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새 영화] ‘킹 아서’

    [새 영화] ‘킹 아서’

    마법사와 기사, 괴물 등은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를 통해 익숙해진 판타지의 세계관이다.이러한 세계관의 원형은 상당 부분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전설에 기대고 있다. 아서왕은 중세 초반 영국의 전설적인 영웅이다. 바위에 꽂힌 검을 뽑아 왕의 혈통임을 인정받은 그가 원탁의 기사들과 함께 이상향 카멜롯을 건설하고, 또 원탁의 기사들이 성배를 찾아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는 중세 서양 문학의 근간을 이루기도 했다. 현대에서도 영화로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는데, 비극을 진하게 입힌 영국 출신 존 부어맨 감독의 ‘엑스칼리버’(1981)가 최고봉으로 평가받는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킹 아서: 제왕의 검’은 역시 영국 출신인 가이 리치 감독이 특유의 연출 방식으로 재해석한 ‘아서왕 비긴즈’나 다름없다. ‘반지의 제왕’ 같은 장대한 서사시라기보다는 화려한 판타지 액션물에 가깝다. 영화는 어둠의 마법사가 이끄는 악의 군대가 카멜롯을 향해 진격하고, 악과 결탁한 보티건이 형인 우서 팬드래건을 배신하고 왕좌를 차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도입부가 상당히 묵직하게 연출되어 가이 리치 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가이 리치 감독은 삼촌의 마수에서 벗어난 어린 아서가 옛 런던인 론디니움의 길거리에서 생존법을 몸으로 터득하며 왈짜패 우두머리로 성장하는 과정을 현란하게 압축하며 자신의 인장(印章)을 찍는다. 전형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을 비틀고 감각적인 촬영과 스피드 있는 편집으로 영화를 버무린다. 데뷔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에서부터 최근 ‘셜록 홈즈’ 시리즈까지에서 보여줬던 장기들이다. 아서와 보티건의 마지막 대결의 경우 컴퓨터 그래픽(CG)의 힘을 빌려 360도 각도에서 보여주는 변화무쌍한 3D 대전 격투 게임처럼 연출됐는데, 아닌 게 아니라 이 영화를 토대로 한 ‘아서왕’ 모바일 게임도 출시됐다. 등장인물의 관계를 새롭게 각색한 점도 눈에 띈다. 보티건과 아서왕을 혈육으로 연결하거나 아서왕의 부인인 기네비어를 대법사 멀린의 제자로 설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야기가 아서와 보티건, 엑스칼리버에 집중되다 보니 훗날 원탁의 기사가 될 주변 캐릭터들이 밋밋하게 그려진 게 아쉽다. 아서가 엑스칼리버만 손에 쥐면 천하무적이 되는 바람에 판타지를 더 판타지스럽게 만들어 버린 점도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바이크 갱단을 다룬 미드 ‘선스 오브 아나키’와 거대 로봇과 괴수의 한판 승부를 그린 SF ‘퍼시픽 림’의 주인공이었던 찰리 허냄이 엑스칼리버를 뽑는다. 중견 배우 주드 로와 에릭 바나가 각각 보티건과 우서 팬드래건을 맡아 영화의 급을 끌어올린다. 러닝타임 126분 중 30분가량이 CJ CGV에서 개발한, 극장 좌우 벽을 활용해 삼면으로 상영되는 ‘스크린X’ 버전으로 제작된 점도 특기할 만하다.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달 文-트럼프 정상회담 가능성… 이달 중 특사단 파견 추진

    새달 文-트럼프 정상회담 가능성… 이달 중 특사단 파견 추진

    한·미 북핵 등 현안 조기협의 공감 회담의제 사드 비용·FTA 등 꼽혀 이해관계 엇갈려 접점 쉽지 않을것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밤 첫 전화통화에서 정상회담 조기 개최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르면 다음달 문 대통령의 방미와 첫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7월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짧게나마 두 정상의 만남이 있겠지만, 다자회의의 속성상 깊이 있는 협의는 어렵다는 점에서 그 전에 정식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시급한 현안과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위기에 따른 국민 불안, 보수진영의 의구심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1일 “G20 정상회의가 7월에 있다. 이때 자연스럽게 만날지, 그 전에 볼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미 외교 당국은 이달 중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한국의 방미 특사단 파견, 미국의 고위급 자문단 방한 등을 각각 추진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 인선이 이뤄지는 대로 정상회담 세부 협의를 위한 방미 특사단 파견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 나라 정상은 전날 밤 10시 30분부터 30분가량 이어진 통화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방미를 공식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 특사를 보내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성사된 한·미 정상 간 첫 접촉의 분위기는 우호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배석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감한)사드 관련 언급은 양측 모두 없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해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평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관계”(not just good ally but great ally)라고 규정했다. 또한 두 정상은 정상회담 이전이라도 현안이 있을 경우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고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정상회담 의제로는 북핵·북한 문제에 대한 대응 공조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각시킨 사드 배치 비용의 한국 부담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이 꼽힌다.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인 만큼,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미 특사로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앞서 홍 전 회장은 대선 이전 언론인터뷰에서 “만약 (문재인 후보가 당선돼)평양 특사나 미국 특사 제안이 온다면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금쪽같은 자식 다쳐 피 난다면…

    나들이 도중 아이가 갑자기 다치면 침착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다. 특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바깥 나들이가 늘어나는 요즘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에 처할 때가 많다. 따라서 각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상처 부위 심장보다 높게 해야 아이가 다쳐 피가 나면 거즈나 솜, 깨끗한 수건, 화장지 등을 이용해 손가락 또는 손으로 압박을 시도한다. 출혈 양이 많고 5~10분 지혈 뒤에도 출혈이 멈추지 않으면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상처 부위는 심장보다 높게 하고 거즈나 깨끗한 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강하게 눌러준다. 다만 출혈이 멈췄는지 너무 자주 확인하면 피딱지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있다면 집에 약국에서 파는 소독 거즈와 소독용 생리식염수를 갖춰 놓는 것이 좋다. 찰과상이 생기면 생리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씻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식염수가 없다면 흐르는 수돗물을 이용해도 된다. 이때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문지르지 말고 물로 이물질을 씻어내야 한다. 최영웅 인제대 상계백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7일 “‘베타딘’이나 ‘클로르헥시딘’ 같은 소독약이 있으면 소독을 해주고 항생제 연고나 습윤드레싱 제품을 붙여서 마무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화상 땐 30분가량 찬물로 식혀야 진피층 이상의 깊이로 열상이 있고 상처가 벌어지면 봉합이 필요하다. 따라서 열상 부위를 침착하게 생리식염수 등으로 씻어 주고 거즈 등으로 덮어 봉합이 가능한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이때 지혈제를 무리하게 뿌리거나 손가락 등을 고무줄이나 붕대로 세게 압박해서 감으면 괴사가 생길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손가락, 발가락이 절단되거나 살점이 떨어져 나가면 생리식염수로 적신 거즈에 싸서 병원으로 갖고 가면 된다. 아이가 화상을 입으면 20~30분 정도 흐르는 찬물에 화상 부위를 대 식혀 준다.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피한다.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나면 성형외과 진료가 가능한 의원이나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터지거나 베인 상처가 아닌 쓸리거나 벗겨진 상처, 맑은 진물이 나오는 깨끗하고 작은 상처는 ‘상처 치유 밴드’를 사용하면 된다. 이 밴드는 진물을 흡수하고 딱지의 역할을 해 아래에 새살이 나는 것을 돕는다. 삼출물이 많아 밖으로 넘치면 보다 두꺼운 제품을 사용하거나 일반 거즈 드레싱을 활용해야 한다.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 교수는 “상처 부위가 외부와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세균감염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호선 고장으로 지연 운행…1시간 3분 만에 복구

    2호선 고장으로 지연 운행…1시간 3분 만에 복구

    28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이 1시간 넘게 지연 운행돼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0분쯤 2호선 합정∼신도림 구간과 신도림∼까치산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자동신호 연동장치 고장으로 20∼30분가량 지연됐다. 메트로는 긴급복구반을 투입해 1시간 3분 만에 자동신호 연동장치를 복구했다.신호기 고장으로 관제소에서 지령을 내려 차량 운행을 통제하게 되면서 열차가 서행 운행했고, 신도림역 등 2호선 역 대부분 승강장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출근시간대 열차 운행 지연으로 직장인들의 ‘지각 사태’가 속출했다. 메트로 관계자는 “불편을 겪은 시민에게 지연증명서와 미승차 확인증을 발급했다”며 “메트로 홈페이지에서도 증명서를 제공하니 출력해 증빙서류로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용 재판, 박근혜 기소 후 첫 진행…이번 주부터 주 3회 열려

    이재용 재판, 박근혜 기소 후 첫 진행…이번 주부터 주 3회 열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에게 뇌물을 줬는지를 밝힐 4번째 공판이 19일에 진행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첫 재판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이번 주부터 이 부회장 재판을 매주 수·목·금요일에 여는 등 ‘강행군’에 들어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날 이 부회장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고위 임원 5명의 속행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앞선 재판과 마찬가지로 서류증거(서증)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재판에서 특검은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한 정황이 담긴 관계자들의 진술조서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 임원들은 검찰·특검 조사에서 ‘이 부회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관련해 야단을 맞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대통령을 30분가량 만났는데 15분을 승마 이야기만 하더라’라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씨와 정씨에 대한 지원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진술조서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삼성이 최씨를 지원한 대가로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도록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맞서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내용을 특검 측이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조사·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혐의 사실로 구성해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변호인과 특검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삼성그룹 합병과 관련한 재판도 이어진다.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공판을 연다.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기로 의결한 2015년 당시 준법감시인이던 유현숙씨와 의결권 전문위원이던 박창균 국민연금 자문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블랙리스트’와 ‘학사비리’ 재판도 증인신문에 박차를 가한다.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공판을 열고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명단’(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송수근 문체부 1차관과 우재준 청와대 행정관을 증인으로 부른다.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 심리로 열리는 최씨와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 등 재판에는 정유라씨가 속한 체육과학부의 박모 교수가 증인으로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미수습자 선내수색 개시, 4시간여 만에 종료…가방 등 유류품 18점 발견

    세월호 미수습자 선내수색 개시, 4시간여 만에 종료…가방 등 유류품 18점 발견

    세월호 선내수색이 18일 4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날 18점의 유류품이 나왔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세월호 A 데크(4층) 선수 좌현 수색 작업을 마치고 19일 재개한다고 밝혔다. 현장수습본부는 안전과 수색 효율성 등을 고려해 야간작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선내수색에서는 슬리퍼(8족)와 운동화(1족) 등 신발 9점, 캐리어(2개)와 백팩(2개) 등 가방 4개가 수거됐다. 청바지, 트레이닝 바지, 학생용 넥타이, 세면도구가 들어있는 손가방, 구명조끼도 1점씩 나왔다. 선체 내부에서는 15∼20㎏ 포대 80개 분량의 진흙, 선체 내장재 등 지장물도 수거됐다. 그동안 인양 과정에서 나온 108점을 더하면 유류품은 모두 126점으로 늘었다. 인양 중에는 동물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도 37점 나온 바 있다. 진도 침몰해역에서는 수중수색이 진행됐지만,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지점에 설치된 철제 펜스 안 40개 구역 가운데 11곳에서 수중수색이 진행된 동안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현장수습본부와 선체정리업체 코리아쌀베지는 19일에도 A 데크 좌현 선수 부분 등에서 이틀째 선내수색과 수중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영선 “통합의지 확인” 文 선대위로

    박영선 “통합의지 확인” 文 선대위로

    김종인계 진영 공동선대위원장 상도동계 인사들도 文후보 지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당을 떠나느냐 남느냐를 놓고 관심을 받았던 비문재인계 박영선(오른쪽)·변재일(왼쪽) 의원이 16일 문재인 후보의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에 전격 합류하면서 ‘용광로 선대위’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그동안 케렌시아(스페인어로 피난처를 의미)로 피정(가톨릭 신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곳에서 묵상 등을 하는 것)을 다녀왔다”면서 “오늘부터 문 후보의 압도적 승리와 국민 통합을 위해 후보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누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의 의원멘토단장을 맡아 문 후보 공격에 앞장선 당내 대표적 비문 인사다. 그는 문 후보의 일부 지지자들이 박 의원 등에게 보낸 문자폭탄이 ‘양념’이라고 문 후보가 발언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지난 14일 박 의원과 2시간 30분가량 만찬을 함께 하며 선대위 합류를 적극 설득했고 그 자리에는 변 의원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15일 충남지사공관에서 안 지사와 안 지사를 도왔던 의원들을 만나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박 의원은 17일 광주에서 첫 지원 유세를 단독으로 시작한 뒤 대전 유세에서 문 후보와 합류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문 후보의 양념 발언과 관련해 “우리 인간은 자체 복원력이 있다. 상처가 나도 아물 듯이 제가 케렌시아에 머무는 동안 자체적으로 상처가 아물었다”고 밝혔다. 한편 문 후보는 김종인 전 의원과 가까운 진영 의원에게 요청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겼다. 정청래 전 의원도 국민참여본부 공동본부장에 임명됐다. 또 안 지사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지냈던 기동민 의원이 문 후보의 수행실장을 맡기로 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인사들도 문 후보 지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부터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받았던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함께 YS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도 곧 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내일 세월호 3주기] 예방 투자보다 재난복구 치중… 3년간 ‘제자리걸음’만

    [내일 세월호 3주기] 예방 투자보다 재난복구 치중… 3년간 ‘제자리걸음’만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만에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 당시 많은 국민들은 재난 대응에 우왕좌왕했던 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고, 정부는 이 같은 참사가 다시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국민들의 바람을 담아 그해 11월 국가적 재난을 총괄관리하는 국민안전처를 설립했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서울신문은 14일 재난안전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지난 3년간 우리나라 재난 안전에 대한 정부 대응을 돌아봤다.●달라지지 않은 재난 대응 ‘패러다임’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경주 대규모 지진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지만 정부 대응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재난 대응 패러다임에서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이다. 박동균(전 국가위기관리학회장)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위기학습이 이뤄지지 않아 이후 발생한 메르스, 조류독감(AI), 구제역, 경주 대지진 등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면서 “소방, 해경, 안전 등이 소방안전처에 한 지붕 세 가족처럼 모여 제대로 된 시스템이 이뤄지지 않았고, 위기관리 전문가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일본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재난 복구에만 치중하고 예방 투자가 부족하다 보니 결국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재난 인력을 양성하고, 유치원 때부터 재난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안전처는 그동안 ‘안전’이라는 대의에 갇혀 시너지가 나지 않는 조직을 무리하게 합쳐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재난 대응에 있어 정부가 지방에 요구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현장 중심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호 세한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안전처 신설이라는 외형적 변화가 있었지만 짧은 논의를 거쳐 만들면서 소속 담당자의 위기관리 능력과 전문성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정책설계 과정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국민안전처에 대한 기관운영감사에서 국민안전처의 위법 부당 사항 33건을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5~2016년 기상청의 기상특보에 따라 송출된 재난문자 161건 중 92%인 148건은 기상특보 발령 이후 송출됐고, 34%인 54건은 10~30분가량 늦게 보내졌다.●지난 2년간 안전분야 사망자 감소 성과도 있었다. 재난 안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2년간 교통사고와 화재, 산업재해, 해양 사고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교통사고, 산업재해, 해양사고, 화재, 연안사고, 수난사고 등 6대 분야 사망자 수는 2014년 7286명에서 지난해 6376명으로 910명 감소했다. 정부 재난관련 예산도 2014년 12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 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안전예산 사전협의권 대상사업이 2015년 263개 사업 7조 6000억원에서 지난해 348개 사업 13조 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또 2014년부터 소방안전교부세 8996억원을 투입해 노후 소방장비를 교체해 개인장비 노후율, 구조장비 노후율, 소방차 노후율이 크게 개선됐다. 위금숙 위기관리연구소장은 “과거 해경에 심해장비도 없었는데 경비정 예산 등이 많이 확보됐고, 소방장비 노후화도 특별교부세로 해결하는 등 일부 개선이 됐다”면서 “하지만 아직 긴급 재난 대응 체계가 미흡하고,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처럼 비상사태에 대비해 훈련하는 기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안전 정책 집행력 높여야 국가위기관리학회 2018년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양기근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초·중학교에서의 재난안전교육 실시, 전국재난안전체험관 방문객 증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및 관련 법·제도 개선 등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양 교수는 “국민안전처를 위기관리부로 승격시켜야 하며, 1차적 재난관리 책임을 수행할 지방정부와 소방, 해경에 대한 지휘가 아닌 지원, 조정기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와 김대건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재난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민안전처를 국민안전부로 승격시키고, 해경과 소방을 외청화해 집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라정일 일본 돗토리대학 공학연구과 교수는 “대형 재난의 경우 행정력의 한계가 있는 만큼 개인의 안전을 스스로 챙기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 분석도구 ‘소셜메트릭스’에는 지난 한 달간(3월 14일~4월 14일) 세월호와 관련된 연관어 탐색건수가 179만 2981건에 달했다. 이 중 세월호 인양(24만 9046건)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고,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17만 462건), 리본(16만 6634건), 유가족(14만 9160건), 세월호 참사(12만 7834건),미수습자(11만 7299건) 등의 순이었다. 긍정·부정어 연관어는 침몰(3만 9366건), 떠오르다(3만 6582건), 기억하다(3만 2930건), 기다리다(2만 4588건), 노랗다(2만 1514건)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박근혜 4차 옥중조사 12시간 만에 종료…구속 후 최장시간

    박근혜 4차 옥중조사 12시간 만에 종료…구속 후 최장시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4차 ‘옥중조사’가 12시간 끝에 종료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 의왕시의 서울구치소에 수사팀을 보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20분까지 12시간 20분가량 조사했다. 지난달 31일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이래 진행된 옥중조사 가운데 최장시간이다. 1차 조사(이달 4일)는 10시간 40분, 2차(6일)는 9시간, 3차(8일)는 8시간 30분가량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는 특수본 내 핵심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이원석(48·사법연수원 27기) 부장검사가 첫 투입됐다. 1∼3차 조사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관련 의혹에 무게를 뒀다면 4차 조사에선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간 대가성 거래 쪽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61)씨와 공모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돕는 대가로 삼성에서 298억원(약속액 433억원)을 지원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측이 총수 사면이나 면세점 사업권 취득 등을 희망하던 SK·롯데에게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금을 요구한 게 뇌물죄에 해당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12일쯤 5차 조사를 끝으로 모든 수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주 후반 또는 다음 주 초쯤에는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혐의와 범죄 사실은 이번 주 중 대략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췌해진 이재용 재판 내내 ‘차분’… 朴특검 향해 목례하기도

    초췌해진 이재용 재판 내내 ‘차분’… 朴특검 향해 목례하기도

    직업 묻자 또렷하게 “삼성전자 부회장” 수의 대신 회색 정장… 법정도 둘러봐 박영수 “최순실 사태 핵심은 삼성 의혹” 박상진 “박 前대통령에 질책 당한 이재용 레이저빔 같다는 눈빛 이해된다 말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형사재판이 첫 기일부터 뜨거웠다. “(최순실) 사태의 핵심은 삼성 관련 뇌물 사건”이라고 역설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말처럼 특검팀과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주장했고, 이 부회장 측은 “특검의 공소장은 추측과 논리적 비약이 가득하다”고 맞섰다.이 부회장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본인의 형사재판 1회 공판에 출석했다. 그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월 26일 특검팀의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40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수의 대신 흰색 와이셔츠에 회색 양복 차림으로 호송차에서 내렸다. 포승줄에 묶인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법정에 도착해서는 차분한 표정으로 법정을 둘러봤다. 곧이어 재판장이 인정신문을 위해 직업을 묻자 또렷한 목소리로 ‘삼성전자 부회장’이라고 답했다. 재판 도중 간간이 물을 먹거나 립밤을 바르기도 했다. 오전 재판이 끝나고는 박 특검을 향해 묵례를 했고, 오후 재판 시작 전에는 재판부를 향해 꾸벅 인사를 했다. 박 특검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재판으로서는 이날 처음 재판정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 기소)씨에게 298억원을 건넨 혐의가 인정되는지가 이번 사태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직접 총대를 멘 것이다. 박 특검은 “두 명의 전직 대통령과 수많은 공직자·기업인들이 처벌을 받았지만 이번 수사를 통해 아직도 정경유착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은 우리나라 역사에 뼈아픈 상처지만 한편으로 국민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역설했다. 이 부회장은 박 특검이 말하는 도중 간간이 한숨을 쉬었다. 특검팀은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의 진술조서도 공개했다. 특검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직후 안색이 무척 좋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했다. 박 전 사장은 “대통령이 승마협회 운영에 대해 크게 질책을 했다. 대통령과 30분가량 만났는데 15분을 승마 얘기만 했다더라”며 “이 부회장이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빔 같을 때가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사장의 진술조서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딸 정유라(21)씨를 친딸처럼 아끼고 있어 300억원을 정씨의 승마 훈련에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요구를 거절할 경우 삼성이 추진하는 일에 고춧가루를 뿌릴까 걱정돼 이를 들어줬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삼성의 지원에는 대가성이 없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사는 “특검 측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3차례 독대에서 대가 관계를 합의했다고 하지만 이 부회장은 특검의 이런 주장을 부정하고, 대통령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를 들은 다른 사람이나 녹취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생각을 특검이 자의적으로 해석한 건 증거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며 “특검은 삼성이 최씨의 존재를 미리 알고 경영권 승계를 위해 뇌물을 주었을 것이라는 예단을 갖고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문재인, 안희정·이재명 만나 “가치·정책 이어받겠다”

    문재인, 안희정·이재명 만나 “가치·정책 이어받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7일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잇따라 만나며 화합을 도모했다. 이들에게 향했던 표심을 흡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도청에서 안희정 지사와 회동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전날 밤에 이은 연이틀 만남이다. 문 후보는 회동에서 “가치나 정책 중 좋은 부분을 이어받고 싶은데 자치분권 철학이나 정책은 저와 맥락을 거의 같이한다”며 “시도지사들이 함께하는 제2 국무회의 신설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탁견이다. 제 공약으로 동의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안 지사의 국방개혁 공약을 수용해 군대 내 폭력문제를 한번이라도 방치·묵인하면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는 ‘원-스트라이크 책임제’를 도입하고 군 입대와 보직의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후보님께서 저의 자치분권에 대한 핵심공약을 수용해주시니 아주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직 단체장의 선거운동 금지 규정을 거론하며 “도정에 복귀하면서 경선 참여 후보의 한사람으로 힘을 모으고 제 의무를 다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발언도 사실 단체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드리지 못하는 점에 대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문 후보는 이어 오후 성남시청을 방문했다. 이 시장을 만난 문 후보는 “기본소득은 재정 형편 때문에 전반적으로 다 시행하기 어렵지만 그 기본정신의 취지는 살려 나가야 한다”면서 “기초연금도 인상하고, 아동수당도 도입하고, 청년 구직촉진수당도 도입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취지를 최대한 살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나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시장의 가치나 정책으로 (외연을) 많이 넓혔기 때문에 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함께 정권교체를 하고 국정에 성공하자”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원래 내부 경선이라는 게 가끔은 전쟁으로 비화해 심한 상처도 나는데 이번 경선 과정은 정말 아름다웠다”면서 “(문 후보는) 집안의 큰 형님 같으시다. 삶이 바뀌는 진짜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를 잘 충족하면 좋겠다”라고 화답했다. 이 시장은 단체장 신분으로 공식지지가 금지된 것과 관련해 “제가 답답하다”며 “말을 잘못하면 큰일 날 수가 있다. 법도 좀 고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함께 노력했던 우리 선대위, 왜소하긴 하지만 많이 챙겨달라”면서 “저희 지지자들이 혹여라도 상처받는 부분에 마음을 써주시면 큰 무리 없이 대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와 이 시장은 이날 차담에 앞서 성남시청 야외뜰의 세월호 상징 조형물과 위안부 소녀상을 함께 둘러봤고, 1시간 30분가량 저녁 식사를 했다. 문 후보는 식사 자리에서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당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달라”고 이 시장에 요청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이 시장이 “같은 민주당원으로서 좋은 경쟁을 했다. 현행법상 자치단체장으로서 한계가 있으나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전 대통령 조서 검토만 7시간 총 21시간 30분(종합)

    박근혜 전 대통령 조서 검토만 7시간 총 21시간 30분(종합)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 30분가량 검찰 조사를 마치고 22일 오전 7시6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했다. 전날 오전 9시15분 집을 나서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향한 지 21시간51분만의 귀가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차고 앞까지 차를 타고 와 경호원이 열어주는 문으로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은 자택 앞에서 기다리던 측근 정치인에게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서 “왜 나오셨나. 안 오셔도 되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자택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역시 미소를 띤 채로 자신을 응원하던 지지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날 자택 앞에는 최경환·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서청원 의원의 부인 등이 박 전 대통령 도착 시간에 맞춰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중앙지검 청사에 들어가고 나온 시간 기준으로는 전날 오전 9시24분부터 이날 오전 6시54분까지 장장 21시간30분에 걸쳐 조사와 조서 검토를 마쳤다. 조사는 전날 오후 11시40분쯤 끝났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조서를 거듭 검토하느라 귀가 시간이 늦어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에 올 때 사용한 검은색 에쿠스,박 전 대통령이 타는 에쿠스 리무진, 베라크루즈 외에 카니발을 더해 차량 4대로 행렬을 만들었다. 여기에 경찰 오토바이 10여대와 경찰차가 후미를 감쌌고 방송사 취재 차들이 뒤따랐다. 검은색 에쿠스 리무진에 탄 박 전 대통령이 중앙지검 청사를 떠날 때 밤을 새우며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서문 앞 인도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대통령을 풀어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박 전 대통령 차량 일행은 청사 서문으로 나와 곧장 우회전해 반포대로를 타고 이미 통제가 이뤄져 있던 올림픽대로로 올라온 다음 영동대교 남단에서 빠져나와 청담로터리와 삼성중앙역을 거치는 약 11㎞ 거리를 달려 11분 만에 자택에 도착했다. 청와대 경호실은 전날처럼 테헤란로를 통과하는 대신 교통신호 통제를 줄일 수 있는 올림픽대로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이동 중 짙게 코팅된 오른쪽 뒷자리에 앉아 손을 흔드는 모습이 포착됐지만,이날은 차창을 가림막으로 가린 듯 실내가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9시24분 중앙지검 건물 앞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귀갓길에는 “국민들께 한말씀 해달라”, “뇌물혐의 인정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도 않고 포토라인에 멈추지도 않은 채 승용차에 올랐다. 총 21시간 30분 동안 검찰에 머문 박 전 대통령은 소환된 전직 대통령 중 최장시간 조사자로 남게 됐다.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조서 검토를 포함해 16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9년 4월 30일 오후 1시 20분 대검청사에 도착해 다음날 새벽 2시 10분까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조사 검토에 약 3시간이 걸렸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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