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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기념회인가요 출마모금회인가요

    출판기념회인가요 출마모금회인가요

    결혼식처럼 악수로 눈도장 책값 명목 선거비 모으는셈 한권 받고 100만원 내기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다. 선거일 전 90일부터는 열 수 없다는 시기 제한만 있다 보니 책값 명목으로 선거자금을 모으고 세를 과시할 수 있어서다.지난 3일 오후 충북의 한 단체장선거 출마예정자의 북콘서트 행사장. 행사장 로비는 50개가 훌쩍 넘어 보이는화환과 일찍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로 어린이날 놀이공원처럼 혼잡했다. 한 여성은 “출마예정자의 처제와 아는 사이인데 사람이 많이 안 올까 걱정을 해서 일찍 왔다”며 “사람들과 화환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출마예정자와 가족들은 로비에서 손님들을 맞았다. 출마예정자와 악수하며 눈도장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순식간에 긴 줄이 만들어졌다. 출마예정자 바로 옆에서는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한 남자가 열심히 출마예정자의 명함을 나눠줬다. 책은 불티나게 팔렸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부럽지 않았다. 눈도장을 찍은 사람들은 바로 옆으로 몰려가 방명록을 작성한 뒤 네모난 상자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넣고 책을 받았다. 진행요원들은 봉투에 얼마를 넣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몇 권이 필요하시냐”고 물은 뒤 달라는 대로 책을 주었다. 10권을 받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전 시의원은 “출마예정자는 신랑이고 책값은 축의금으로 보면 된다”며 “초청장을 받고 어쩔 수 없이 가는 것까지도, 모든 게 결혼식과 유사하다”고 했다. 책 한 권 값은 1만 5000원이지만 이날 대부분 사람들은 5만원 이상을 봉투에 넣었다. 5명에게 물었더니 4명이 5만원, 1명이 10만원을 냈다고 답했다. 한 언론인은 “요즘 출판기념회 초청장이 여기저기서 날아와 부담이 크다”며 “고민하다가 결혼식 축의금으로 많이 하는 5만원만 했다”고 밝혔다. 한 공무원은 “예전에 상사로 모신 적이 있는데 초청장이 와서 오게 됐다”며 “5만원 내고 1권을 받았다”고 했다. 책값의 3배가 넘는 돈을 내고 1권만 받은 이유를 묻자 “내용이 뻔한 책을 누구에게 선물할 수도 없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바탕 책 사재기 전쟁을 치른 뒤 진행된 북콘서트는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주최 측은 2000여명이 참석하고 3500권이 팔렸다고 했다. 상당수가 책만 사고 자리를 떠난 듯 719명 규모의 행사장 객석에는 빈자리가 보였다. 안성호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책 한 권을 받아가며 100만원 내는 사람도 있다”며 “이런 경우 뇌물에 가깝다. 지불하는 책값을 제한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가 관련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국회의원들도 출판기념회를 하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북한 응원단, 명절 맞아 ‘축구공 안고 달리기’ 등 야외 체육대회

    북한 응원단, 명절 맞아 ‘축구공 안고 달리기’ 등 야외 체육대회

    북한 응원단이 설 명절을 맞아 자체 체육대회를 열고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북한 응원단은 음력설과 북한 국가적 명절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이 겹친 이날 일과를 잠시 멈추고 숙소인 인제스피디움에서 야외 체육대회를 열었다. 응원단은 흰색이 섞인 체육복과 빨간색 상·하의 체육복으로 팀을 나누고 준비한 여러 가지 경기를 즐겼다. 축구공 여러 개를 품에서 떨어뜨리지 않기, 줄넘기, 축구 드리블하기 등 각종 규칙을 부여한 30여m 왕복 달리기 시합이 뜨겁게 펼쳐졌다. 응원단과 함께 인제스피디움에서 생활하는 북한 기자단과 인솔자들도 저마다 역할을 맡고 체육대회에 참여했다.북한 기자단이 사용하는 사다리 들고 빨리 뛰기, 반환점에 선 인솔자 손을 잡고 결승점까지 달려오기 등 급하게 마련된 체육대회 치고 다양한 경기가 마련됐다. 자신이 속한 팀이 승리하자 뛰면서 기뻐하는 응원단의 모습이 남측의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땀을 흘릴 정도로 힘차게 1시간가량 이어진 체육대회는 “모두가 승자입니다”라는 사회자 선언 뒤 마무리됐다. 북한 응원단은 체육대회에 앞서 취주악단의 연주에 따라 30분가량 군중무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단원들은 20~30명이 무리를 지어 둘러선 채 두명씩 짝을 지어 춤을 췄다. 북한이 국가적인 명절에 광장에서 여는 경축 무도회와 비슷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포함한 국가적인 명절에 주민들이 모여 경축 무도회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이를 경축하는 의미도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응원단은 이날 외부 노출을 꺼린 듯 남측 당국에 취재진 등의 접근을 통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행사가 진행된 서킷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입구를 모두 통제했다. 응원단은 이날 오전에는 인제스피디움이 마련한 떡국 등으로 설 특식을 먹고 일부만 버스 2대를 이용해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경기가 열린 용평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 ‘박근혜 뇌물’ 이재용, 2심서 집행유예 4년…석방

    [속보] ‘박근혜 뇌물’ 이재용, 2심서 집행유예 4년…석방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지 약 1년 만에 풀려난다. 지난해 2월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된 이래 353일 만에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져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5일 오후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보다 대폭 감형된 형량이다. 사복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법원 종합청사 내 구치감에서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석방 절차 등을 거쳐야 해서 실제 밖으로 나오기까진 최소 30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北, 외부접촉 없는 숙소 원해… 산속 인제스피디움 집중 점검

    北, 외부접촉 없는 숙소 원해… 산속 인제스피디움 집중 점검

    호텔·콘도 250실 갖춰 ‘최적’ 경기장·국제방송센터 등 점검 25일 윤용복 북한 체육성 부국장을 단장으로 한 8명의 북측 선발대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의 방남을 시작으로 다음달 7일까지 북측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이 차례로 내려온다. 북측 선발대는 이들의 숙소, 경기장, 보도편의시설 등을 점검하게 된다. 특히 북측은 외부 접촉이 없는 곳을 숙소로 선호해 이 부분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6월 남북이 구두 합의한 태권도 시범단의 합동공연이 현실화될지도 관심사다. 통일부에 따르면 다음달 1일에는 쇼트트랙·알파인스키·크로스컨트리스키·피겨스케이팅 출전 선수들이, 2월 6일에는 북한 예술단 140여명이 방남한다. 또 7일에는 응원단(230여명), 태권도 시범단(30여명), 기자단(21명) 등이 내려온다. 북측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숙소다. 이미 북측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의 숙소에 대해 외부 접촉이 없는 별도의 공간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측은 북측 선수단 46명(선수 22명·코치 및 임원 24명)에게 강릉 선수촌을 제공한다. 하지만 230여명의 응원단이 올림픽 기간에 묵을 만한 대형 숙소 중 인적이 드문 곳은 흔치 않다. 응원단 숙소로 거론되는 곳은 이날 북측 선발대가 짐을 푼 인제스피디움이다. 평창 및 강릉의 경기장까지 1시간 30분가량이 걸리지만 외부인 출입이 드문 위치다. 이미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 북한 대표단 숙소로 인제스피디움과 가계약했다. 호텔과 콘도 2개 동으로 250실을 갖추고 있으며 주변이 300~400m 높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인제 도심과도 20㎞가량 떨어져 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IC를 빠져나와 족히 20㎞는 굽이진 국도를 달려야 나오는 곳이다. 자동차경주장을 갖춘 곳이지만 겨울에는 자동차경기장 도로가 얼어 관광객이 적다. 북측 선수들이 참가하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아이스하키,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경기장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북측 선발대는 이날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피겨·쇼트트랙)와 관동대 내에 마련된 관동하키센터를 둘러보고, 이튿날인 26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와 용평 알파인을 둘러보게 된다. 관동하키센터의 경우 라커룸을 팀원 수인 23개에서 남북 단일팀(35명)에 맞춰 늘리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북측은 기자단 21명도 파견할 예정이기 때문에 선발대는 26일 평창 국제방송센터(IBC)를 살펴본다. 27일에는 서울로 이동해 태권도 시범단이 머무를 숙소와 MBC 상암홀을 점검한다. MBC 상암홀은 태권도 시범단 공연 장소로 거론되는 장소다. 태권도 시범단은 지난해 6월 방한 이후 8개월 만의 방남이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올 것으로 보인다. ITF 시범단은 지난해 무주에서 열린 ‘2017 무주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도 시범 공연을 했다. 남북 합동 공연 여부가 관건이다. 조정원 WTF 총재는 지난해 6월 “평창올림픽에서 남북 합동 공연을 하는 것에 대해 일단 구두 합의를 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울 수유사거리 교차로서 버스 충돌사고…21명 다쳐

    서울 수유사거리 교차로서 버스 충돌사고…21명 다쳐

    25일 오후 9시 3분 서울 강북구 수유사거리 교차로에서 시내버스 2대와 오토바이 1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직진하던 120번 버스가 좌회전하던 151번 버스 우측면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여기에 신호를 위반해 직진하던 오토바이가 충돌하는 두 버스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고로 버스 2대에 타고 있던 기사·승객 20명과 오토바이 운전자 등 모두 21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당초 오토바이 운전자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사고 원인을 분석한 경찰은 신호를 위반한 버스 기사와 오토바이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이날 사고로 수유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30분가량 차량 정체를 빚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1터미널과 15㎞ 떨어져 번지수 착각 땐 40분 지연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을 혼동해 잘못 찾아가면 자칫 항공편을 놓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제2여객터미널로 가야 하는 승객이 제때 내리지 못하고 15㎞ 더 떨어진 제1여객터미널로 가 버리면 제2터미널로 돌아오는 데에만 40분가량 더 걸리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제2터미널에서 내리지 못하면 제1터미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데 왕복 34분이 걸리고 버스를 환승하는 데 5분이 더 걸린다”며 “공항 도착 전 어느 터미널로 갈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승용차 이용자들은 영종대교를 지나 제2터미널 진입도로를 타면 된다. 공항입구 분기점을 지나쳤다면, 공항신도시 쪽에서 운서IC를 거쳐 제2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다. 2㎞ 정도를 우회하는 것이어서 2분 정도 더 걸릴 뿐이다. 공항신도시 분기점까지 지나쳤다면 제1터미널로 간 다음 제2터미널로 되돌아가야 한다. 승용차로는 17분 정도 더 걸린다. 따라서 승객들은 터미널을 잘못 찾아갈 가능성에 대비해 평소보다 30분가량 더 여유를 두고 공항에 도착해야 비행기를 놓치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편은 총 35개 노선 가운데 27개 노선이 제1터미널에 먼저 들른 후 제2터미널에 도착한다. 8개 노선은 제2터미널에 먼저 정차한 뒤 제1터미널로 이동한다. 제1터미널에서 제2터미널까지 버스 소요 시간은 15분이다. 제2터미널에서 제1터미널로 갈 때에는 국제업무지역을 거쳐야 해 18분이 걸린다. 각각 거리는 15㎞와 18㎞다. 공항철도 이용객들은 제1터미널을 경유해 제2터미널역에 하차할 수 있다. 6분 정도 더 걸리며 제1터미널에서 내렸을 때보다 600원의 요금을 더 내야 한다. KTX도 인천공항 제2터미널까지 이어진다. 터미널 간 직통 셔틀버스는 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비용은 무료이며 탑승은 제1터미널 3층 8번 출입문과 제2터미널 3층 4, 5번 출입문 사이에서 할 수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제주공항 오늘만 세 번째 활주로 폐쇄…폭설로 제설작업 돌입

    제주공항 오늘만 세 번째 활주로 폐쇄…폭설로 제설작업 돌입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이날 오후 10시 55분부터 활주로 운영을 중단하고 제설작업에 돌입했다. 오늘만 세 번째 활주로 폐쇄로 오후 11시 51분 운영이 재개될 예정이다.공항 측은 활주로에 눈이 계속 쌓이는 데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내린 눈이 얼어붙어 미끄럼 측정 결과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고 밝혔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8시 33분에도 밤새 내린 눈을 치우려고 2시간 30분가량 활주로를 폐쇄됐다. 또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활주로를 폐쇄, 항공기 운항을 멈추게 하고 제설작업을 했다. 이날 오후 10시 10분 현재 출·도착 기준 항공편 177편이 결항했고, 13편이 회항했다. 201편은 지연 운항했다. 공항 여객터미널 내에는 4000명 내외의 체류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공항 체류객 해소를 위해 김포공항은 12일 새벽 3시까지 운항을 연장했고 김해공항도 당일 새벽 2시까지 운항을 연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공항 폭설로 활주로 다시 폐쇄 후 재개 “야간체류 4000명”

    제주공항 폭설로 활주로 다시 폐쇄 후 재개 “야간체류 4000명”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폭설로 활주로 운영을 중단하고 제설작업을 한 후 오후 7시 30분 운영을 재개했다.공항 측은 활주로에 눈이 계속 쌓이고 강한 눈보라도 휘몰아치자 정비가 필요하다는 관계기관 판단에 따라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8시 33분에도 밤새 내린 눈을 치우려고 2시간 30분가량 활주로를 폐쇄했고 오후 4시 기준 김포 및 김해공항 등을 오가는 항공편 140여 편이 결항했다. 연결편 지연과 항공기 안전 점검 등으로 온종일 혼잡이 빚어졌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오후 활주로 2차 폐쇄 등으로 추가 결항편이 발생, 야간 체류객이 최대 4000명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韓·UAE ‘미래 지향’ 동의… 의혹 봉합되나

    韓·UAE ‘미래 지향’ 동의… 의혹 봉합되나

    UAE, 이른 시일 내 文 방문 요청 임종석과 3시간 30분 회동 ‘훈훈’ 외교·국방 2+2 채널 전면 가동 비공개 군사협력 문제 등 논의 전망“두 나라는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 가톨릭식 결혼을 했습니다.”(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결혼을 했으니 뜨겁게 사랑합시다.”(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특사 UAE 방문 미스터리’를 풀어 줄 열쇠로 주목받던 칼둔 행정청장은 9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를 ‘결혼’에 빗대 “항상 좋을 순 없고, 때로는 안 좋을 때도 있지만 극복하고 화합해서 가는 게 결혼 생활 아니겠는가”라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달 임 실장의 UAE 특사 방문 이후 전임 정부 시절 비롯된 양국의 비공개 군사협력을 둘러싼 의혹이 쏟아졌지만, 과거에 발목 잡히지 말고 미래지향적 관계에 집중하자는 데 동의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바라카 원전을 수출하면서 비밀군사협정을 맺었고, UAE의 유사시 한국군이 자동개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협상 당사자인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에 의해 제기되는 등 의혹이 끊이지 않았지만, 일단 ‘봉합’된 셈이다. 보수 정권 집권기에 비롯된 외교 난제를 푸는 과정에서 정부 간 약속은 인정하되 잘못된 점은 시간을 두고 풀어 가는 ‘사드식 해법’이 또 적용된 셈이다. 한국과 UAE는 현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국방·외교 분야의 ‘2+2’(외교·국방) 채널을 전면 가동해 모든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UAE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칼둔 청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앞으로도 신의를 바탕으로 한국과 UAE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발전시켜 가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칼둔 청장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친서를 전달하고 문 대통령과 왕세제의 상호 방문이 이뤄지기를 희망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설명했다. UAE 측은 올해 말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 이전인 봄에라도 문 대통령의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다양한 분야의 협력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2+2 대화채널을 새로 형성하고 그 안에서 모든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차관급 정도에서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석 특사’ 방문의 원인이 된 이전 정부 간 비공개 군사협력 문제도 이 채널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한 보따리 풀었기 때문에 과거 문제가 해소됐다고 본다”며 “봉합 또는 해소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임 실장과 칼둔 청장의 오찬은 서울 종로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3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박 대변인은 “양자 간에 ‘친구’, ‘진실’ 같은 이야기들이 수십 차례 등장할 정도로 훈훈한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칼둔 청장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찬을 갖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원전사업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이날 밤 출국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우이신설선 타고 추억을 달린다… 역사를 만난다

    우이신설선 타고 추억을 달린다… 역사를 만난다

    “지역 상인들이 체감할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늘었습니다.”(박겸수 강북구청장) 서울 강북구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우이신설 도시철도의 개통이 촉매제가 됐다. 1·2호선 환승역인 동대문구 신설동역에서 강북구 북한산우이역까지 11.4㎞를 약 23분 만에 주파하는 노선이다. 소요시간이 기존 50분대에서 30분가량 줄었다. 지하철이라고는 4호선밖에 없어 접근성이 떨어졌던 강북구에 ‘가뭄의 단비’였다. 박겸수 구청장은 “도시철도가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를 관통하면서 역사문화관광벨트와 북한산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문화·관광도시’ 강북구에 대한 매력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이신설 도시철도 개통 100여일을 맞이해 가볼 만한 강북구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소개한다.북한산우이역 ●봉황각·옛 천도교 중앙총부 건물 “이곳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10년 안에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고 결심하고 교육기관으로 세운 곳입니다.” 박충남 의창수도원 원장이 눈이 하얗게 쌓인 봉황각을 가리키며 기자에게 봉황각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했다. 봉황각 안에는 당시 독립투사들을 키워냈던 손병희 선생의 초상화가 벽 한쪽에 걸려 있어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강북구 우이동에서 북한산으로 오르는 길 초입에 자리한 봉황각은 1912년 손병희 선생이 천도교 지도자들을 양성할 목적으로 건립한 교육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독립정신 교육도 함께 이뤄졌고, 이때 교육을 받은 483명은 3·1만세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15인도 봉황각에서 배출됐다. 봉황각 맞은편에는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 서 있다. 이 건물은 원래 1921년 종로구 경운동에 지어졌던 천도교의 중앙총부 건물이다. 천도교는 150년 전 수운 최제우에 의해 동학(東學)이라는 이름으로 창도된 바 있다. 1960년대 도시계획이 시작되면서 중앙총부 건물은 구조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 우이동으로 옮겨졌다. 이 건물은 손병희 선생의 사위였던 소파 방정환에 의해 어린이 운동이 시작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도선사 도선사는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인 백운대와 만경봉, 인수봉을 배경으로 장엄하게 앉아 있다. 실제 신라 말의 승려인 도선국사가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다 산세가 절묘하고 풍광이 빼어나 ‘천년 후 말법시대(末法時代)에 불법을 다시 일으킬 곳’이라 예언하고 절을 세운 뒤, 손으로 큰 바위를 갈라 마애불입상을 새겼다고 전해질 정도다. 마애불입상이 있는 석불전은 기도영험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1년 내내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구 관계자는 “수능 때 특히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다”고 기자에게 귀엣말을 건넸다. 그 외에 목아미타·대세지 보살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91호), 석나반존자 독성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92호) 등의 문화재도 보유하고 있다. 솔밭공원역 ●솔밭근린공원 우이동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솔밭근린공원에 들어서면 기분까지 맑게 만드는 은은한 솔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100년 이상 된 소나무 1000여 그루가 내뿜는 향기다. 특히 솔밭근린공원은 사람이 계획해 꾸미거나 가꾼 것도 아닌 자연 그대로의 숲이라 가치가 더 크다. ‘도심 속의 산림욕장’으로 총면적만 3만 4955㎡에 이른다. ?이곳은 원래 사유지였다. 숲은 개발 붐이 불어닥친 1990년 아파트 개발지로 선정돼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과 강북구가 앞장서 보존운동을 벌였고, 1997년 서울시와 강북구가 땅을 매입해 2004년 솔밭근린공원으로 개장했다. 최근에는 공원 내에 반려동물 전용 산책로가 문을 열었다. 산책로는 총길이 800m로 일부 구간에는 나무 데크(난간)가 깔려 있어 반려동물과 주인이 함께 솔향을 맡으며 쾌적하게 산책할 수 있다. ●박을복 자수박물관 솔밭공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박을복 자수박물관이 나온다. 전통 자수와 근현대 회화를 접목시켜 현대 섬유 조형예술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박을복 선생의 자수 작품들을 전시한 곳이다. 이곳은 2010년 설립됐다. ?전시실 1층은 기획 전시실과 문화 체험 학습 공간, 2층은 박을복 선생의 자수 작품을 전시하는 상설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넓은 야외 마당에서는 각종 공연을 할 수 있다. 박물관은 평일 낮 12시~오후 5시까지만 문을 열고, 관람 전 전화로 예약한 후 방문해야 한다. 4·19민주묘지역●국립 4·19 민주묘지 북한산을 배경으로 순백의 화강암 기둥이 푸른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국립 4·19 민주묘지’ 앞쪽에 세워진 기념탑의 모습이다. 국립 4·19 민주묘지에는 1960년 4·19혁명 당시 이승만 정권에 항거하다가 목숨을 잃은 185명의 영혼이 고이 안장돼 있다. 구는 4·19혁명의 참된 의미와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념하고 이를 후세에 널리 알리고자 2013년부터 4·19 관련단체와 공동으로 ‘4·19 혁명 국민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4·19 혁명은 민중들의 희생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 및 법치국가의 토대 위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번영을 가져다 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근현대사기념관·초대길 국립 4·19 민주묘지를 나와 우이동 일대 카페거리를 걸어 올라가면 근현대사기념관이 나온다. 2016년5월 강북구는 구한말부터 정부 수립 전후, 4·19 혁명까지의 역사를 시대별·사건별로 정리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조망할 수 있는 근현대사기념관을 개관한 바 있다. 근현대사기념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관람 비용은 무료다. 근현대사기념관은 ‘초대(初代)길’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라는 상징성을 가진 선열들의 묘역만을 이은 역사탐방길이다. 코스는 근현대사기념관을 출발해 대한민국 초대 제헌국회 부의장과 2대 의장을 지낸 신익희 선생, 대한민국 제1호 검사가 된 이준 열사의 묘역을 지나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 선생,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의 국군인 광복군 합동묘소와 초대 부통령이었던 이시영 선생의 묘역을 돌아 다시 근현대사기념관으로 이어진다. ●윤극영 선생 가옥 기념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윤극영 선생 가옥 기념관에서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동요 ‘반달’이다. 작사·작곡가 윤극영 선생은 반달 외에도 ‘까치까치 설날’, ‘고기잡이’, ‘우산 셋이 나란히’ 등 100여편이 넘는 동요의 노랫말을 짓고 곡을 썼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는 소파 방정환 선생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어린이문화운동단체인 ‘색동회’를 만들어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안효경 윤극영 가옥 해설사는 “이곳은 윤극영 선생께서 타계하기 전인 1988년까지 거주하던 집으로 2014년 10월 서울시 미래유산 1호로 지정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구청장은 “우이신설선을 타면 북한산우이역까지 23분밖에 걸리지 않아 언제든 우이동으로 떠날 수 있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역사문화 유산과 관광지를 품고 있는 도시 강북구를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성남~이천 자동차 전용도로 전면 개통

    경기 성남~광주~이천시를 잇는 국도 3호선 47km가 수도권 동남부 지역 새 자동차 전용도로로 지난 31일 오후 2시 완전 개통됐다. 따라서 성남~이천 구간을 기준으로 기존 60분에서 30분으로 30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비 1조 5735억원이 투입되어 전체 47km 구간을 4~6차선으로 건설된 이 도로는 지난 2002년부터 순차적으로 착공한 후 기존국도의 만성적인 정체구간 해소와 광주~원주, 안양~성남 간 민자고속도로 교통망 연계를 위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중 25km를 우선 개통됐다. 이번에 잔여 구간인 광주시~이천시 구간 22km를 완전 개통함으로써 광주·이천 시내를 통과하는 기존 국도 3호선 교통량의 상당부분이 신설 도로로 전환되면서 수도권 동남부 지역의 상습적인 교통난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성남~장호원 자동차 전용 도로망 완성을 위해 내년에 이천~장호원 6.1km 구간의 신규 설계를 착수 하겠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간선 도로망 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겨울철 낮은 온도로 쉽게 방전되는 자동차 배터리, 관리법 익혀 방전 예방해야

    겨울철 낮은 온도로 쉽게 방전되는 자동차 배터리, 관리법 익혀 방전 예방해야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겨울철 배터리 방전을 경험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예고 없이 발생하는 방전 사고는 재충전을 하기까지 추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사자는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가 방전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가 주요 원인이다. 영하의 온도에서는 배터리 출력량이 낮아지고 시동을 걸기 위해 엔진에 주어야 하는 힘은 증가하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쉽게 시동이 안 걸릴 수 있다. 또한, 네비게이션, 블랙박스, 히터 및 열선 등 배터리가 소모하는 전력량이 많아질수록 방전이 빨라지며, 이러한 사용 기기를 켠 채로 시동을 끄게 되면 대기전력 소모량이 늘어나 차량 방전이 일어나는 원인이 된다. 겨울철 배터리를 보호하고, 갑작스러운 방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몇 가지 관리 상식을 소개한다. 먼저 겨울철 차량 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늘진 곳에 주차를 피하고 지하주차장이나 따뜻한 곳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되도록이면 CCTV가 위치한 곳에 주차를 하고 블랙박스 상시 전원을 OFF 하는 것이 좋다. 평소의 운전 습관도 중요하다. 시동을 끄기 전 정차 상태에서 정차 상태에서 전장품 등을 확인 후에 끄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장기간 차량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주 2회 가량 시동을 걸어 30분가량 주행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블랙박스를 사용할 경우 최저 전압을 12.1V 이상으로 설정해 두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배터리 양극 단자를 확인하고 화학반응으로 인한 하얀 가루 등이 있으면 물걸레나 칫솔 등으로 닦아주고 윤활유를 발라주면 배터리 접촉 불량을 방지할 수 있다. 이에 대표 배터리 브랜드인 로케트 배터리에서는 소비자들의 겨울철 배터리 관리 인식을 높이기 위한 온라인 이벤트에 나서 눈길을 끈다. 이번 이벤트는 세방전지 공식 홈페이지 또는 세방전지 공식 블로그에서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총 10일간 퀴즈 형식으로 진행되며 보다 자세한 겨울철 배터리 관리 상식도 제공한다. 정답자 중 내달 10일 추첨을 통해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비롯한 소정의 선물을 제공할 계획이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겨울철 배터리 방전을 예방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 앞으로도 대표 자동차 배터리 브랜드로써 소비자들에게 더욱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배터리는 차량 운행에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치로 잦은 방전은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습관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구매 후 2년 이상 된 배터리는 전문가에게 검사를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며 자동차 배터리 관리에 대해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숨진 아내, 지문 없어질 정도로 발버둥쳤는데…유리창 왜 안깼나”

    “숨진 아내, 지문 없어질 정도로 발버둥쳤는데…유리창 왜 안깼나”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특히 사건 현장 주변에서 “불이 난 지 1시간 넘게 건물 안에 갇혔던 사람이 외부와 전화 통화를 했으나 결국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화재는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쯤 신고가 접수됐고,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7분여 뒤인 오후 4시였다. 그러나 소방·구조 인력이 현장에 도착한 지 30∼40분 뒤에야 2층 여성 사우나에 진입했다. 이때는 이미 20명이 화마에 휩싸여 숨진 뒤였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는 1층의 차량이 불타고, 주변의 LP가스가 폭발할 위험이 있는 데다 연기 등으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2층의 유리를 깨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20명이 숨진 2층 사우나의 유리를 출동직후 곧바로 깼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구조했을 것이라고 현장을 지켰던 목격자들은 안타까워했다. 유족 류모(59)씨는 “숨진 아내의 시신을 확인해 보니 지문이 사라져 있었다. 아마 사우나 안에서 유리창을 깨려고 애를 쓰면서 손이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씨는 “사우나 안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유리창을 깨기 위해서 필사의 몸부림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는 물만 뿌리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굴절 소방차와 고가 사다리 소방차로 고층에 있던 사람들을 구조한 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한 때 굴절 소방차가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방당국은 기계 고장이 아니라 사고 현장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굴절 소방차를 설치하는 데 30분가량의 시간이 지체됐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소방당국이 고층에서 구조한 사람은 1명에 불과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고층으로 피신했다가 목숨을 건진 사람은 모두 5명이다. 굴절 소방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 업체의 스카이 차가 출동해 8층에서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3명을 구조했다. 만일 이 업체가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면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간 업체가 구조한 뒤 뒤늦게 굴절 소방차가 8층에 있던 1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또 다른 1명은 고층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소방서가 설치한 에어 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침 지하철 사고 방송이 내 아들이었다니…”

    지하철 선로에서 작업 중이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외주업체 소속 30대 일용직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9분쯤 서울 구로구 지하철 1호선 온수역에서 오류동역 방향으로 약 200m 떨어진 선로에서 작업하던 전모(35)씨가 승강장에서 출발해 나가는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사고 당시 전씨는 동료 2명과 함께 배수로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 사고로 뒤따르던 1호선 상행선 전동차 운행이 10여분씩 지연됐다. 전씨는 1호선을 운영하는 코레일 소속 직원이 아니라 공사를 담당한 외주업체 소속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인력사무소에서 파견된 일용직 노동자로 현장에서 일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 측은 “작업 예정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였는데, 30분가량 일찍 현장에 투입됐다”면서 “작업에 투입되기 전 현장 감독자가 역으로 와 역장과 협의를 하고 ‘작업을 시작해도 된다’는 승인을 받은 뒤 들어갔어야 했는데, 이런 과정 없이 먼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레일 측은 평소에도 이런 절차를 지켰는지, 전씨가 작업 준비를 하러 들어간 것인지, 역장 승인 없이 선로에 나가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등에 대해선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서울 구로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씨 빈소에서 어머니 이모(63)씨는 “매일 일을 하면서 받은 돈 일부를 엄마 화장대에 꽂아 놓고 가던 착한 아들이었다”면서 “아침에 지하철에 탔을 때 사고로 운행이 늦어진다는 방송이 나왔는데 그게 우리 아들이었다니…”라며 오열했다. 경찰은 코레일과 전씨와 작업하던 동료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 대책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온수역 사고’ 노동자, 출근 3일 만에 사망…유족 “착한 아들이” 눈물

    ‘온수역 사고’ 노동자, 출근 3일 만에 사망…유족 “착한 아들이” 눈물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하철 1호선 온수역 선로에서 작업 중이던 30대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들은 “오늘이 출근한 지 3일째인데, 선로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고 했으면 무조건 못하게 말렸을 것”이라면서 오열했다. 고인은 인력사무소에서 파견된 일용직 노동자로, 불과 3일 전부터 사고가 발생한 철도 작업장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9분쯤 온수역에서 오류동역 방향으로 약 200m 떨어진 지점의 선로에서 작업하던 전모(35)씨가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전씨는 당시 동료 2명과 함께 배수로 칸막이 작업을 하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숨진 전씨가 1호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가 아니라 공사를 담당한 외주업체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또 애초 작업이 예정된 시간은 오전 8시 30분쯤이었지만 전씨 등이 30분가량 일찍 현장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레일은 전씨 등이 왜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전씨의 빈소가 마련된 구로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그이 유족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전씨의 어머니인 이모(63)씨는 “매일 공사 일을 하면서 받은 돈의 일부를 엄마 화장대에 꽂아놓고 가던 착한 아들이었다”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아침에 출근할 때 사고가 나서 지하철이 늦어진다고 방송이 나왔는데, 그게 우리 아들, 우리 막내였다···.” 이씨는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다. 지하철 선로 작업을 하다가 노동자가 숨진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6월 노량진역에서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기 전 보수작업 공사 표지판을 설치하기 위해 선로 위를 걸어가던 김모(57) 씨가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박성수 철도노조 서울본부장은 “전반적으로 선로 변에서 작업하는 근로자에 대한 안전 조치가 미흡하고 위험이 항시 존재한다”면서 “현장 인원을 충원하고 작업자의 안전을 우선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재 경찰에서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철도공사 관계자와 함께 현장 감식을 하는 한편, 전씨와 작업하던 동료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해 美개기일식은 역대 최고의 우주쇼”

    “올해 美개기일식은 역대 최고의 우주쇼”

    2017년 ‘정유년’도 2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한 해가 끝날 무렵이 되면 항상 언급되는 단어는 ‘다사다난’이다. 과학과 의학·보건 분야에서도 많은 연구 성과와 이벤트들로 올 한 해는 ‘다사다난’했다. 많은 분야에서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가장 주목받았던 소식들을 꼽아 발표하는데 과학 분야에서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가장 먼저 ‘2017년 눈길을 끌었던 과학적 성과와 이벤트’를 정리해 소개했다. 가장 먼저 선정된 것은 지난 8월 21일 오전 9시 6분(미국 태평양시간)부터 오전 11시 41분까지 약 2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역대 최고의 우주쇼’로 주목받았던 ‘그레이트 아메리칸 이클립스’였다.태양과 달, 지구가 나란히 놓여 달이 태양면을 가리며 생기는 일식은 월식보다 더 자주 일어나는 천체현상이지만 대부분 바다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번 개기일식은 미국 오리건주를 시작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까지 미대륙 14개 주를 관통하며 펼쳐졌다. 이번 일식과 정확히 같은 위치로 지나가며 발생하는 개기일식은 375년 만의 일이다. 이 때문에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우주선 11대, 관측비행기 3대, 풍선형 관측기 50여대를 비롯해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동원해 관측하고 생중계하기도 했다. 또 지난 9월 15일 임무를 종료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마지막 ‘유작’으로 보내온 토성 사진도 올해 주목해야 할 과학적 이벤트로 꼽혔다. 1997년 발사된 카시니호는 약 35억㎞의 거리를 7년 동안 날아가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해 토성은 물론 타이탄과 엔셀라두스 등 위성을 정밀탐험해 다양한 데이터와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카시니호는 13년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지난 9월 15일 토성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산화’했다. NASA 관계자는 “카시니호의 탐험은 태양계에 대한 통찰력을 준 동시에 과학자들에게 다양한 연구거리를 던져 줬다”고 평가했다. ●중력·전자기파 동시 관측도 주목받아 지난 2월 미국, 벨기에, 영국, 스위스, 프랑스, 남아공,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등 8개국 국제공동연구진이 지구로부터 39광년 떨어져 있는 ‘트라피스트1’이라는 왜성을 공전하는 지구형 행성 7개를 발견한 것도 선정됐다. 연구진은 관련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하고 워싱턴에 있는 NAS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별도로 갖는 등 외계생명체 발견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자외선과 태양풍의 직접적인 영향 때문에 생명체가 존재하기는 매우 힘들다는 후속 분석 결과가 나와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 업적인 중력파 발견에 지대한 공헌을 한 라이고·비르고 중력파 관측단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중성자별끼리 충돌하는 것을 처음으로 중력파와 전자기파로 동시에 관측해 주목받았다. 중성자별 충돌의 증거로 예측돼 온 킬로노바라는 현상을 처음으로 관측한 것이다. 이 발견을 통해 중력파뿐만 아니라 전자기파 등 다른 관측수단을 함께 이용해 천체 현상을 연구하는 ‘다중신호 천문학’이라는 학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학 및 보건 분야는 물론 생물학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이벤트와 연구 성과들이 많았다. 숲모기에 의해 전파되면서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가 소두증을 갖고 태어난다고 해서 2015년 말부터 올 초까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지카바이러스’가 확산 가능성이 낮아졌다. 지카바이러스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다양한 연구 덕분인데 보건의학계에서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소두증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치료와 관리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늑대, 애완동물로 못 키운다 ’도 관심 또 최근 다양한 동물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와 미국, 헝가리 연구진이 개의 친척인 늑대도 애완용으로 키울 수 있는가를 실험해 어린 늑대는 가능하지만 성장하면서 늑대의 본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애완용으로 키울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실제로 약 1만 5000년 전후로 늑대와 개는 유전학적으로도 분리돼 진화해 왔기 때문에 늑대는 애완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비만의 확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성적 접촉 이외의 방식으로 확산되는 매독, 유전자 가위기술을 비롯한 유전자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아기 탄생 가능성도 관심이 집중되는 올해 과학적 성과로 꼽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여행의 목적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여행의 목적

    ‘이런 여행보다는 차라리 놀이터에서 아빠와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함께 공을 주고받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초등학생인 아이의 예전 일기장을 열었다가 지난 8월에 강행했던 경북 경주 여행에 대한 총평을 읽고 할 말을 잃었다. 족히 2주는 조사하고 준비한 여행이었다. 불국사, 석굴암, 대릉원, 첨성대,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 등은 물론이고 전기를 만드는 원리를 체험시키겠다고 보문단지에서 버스로 30분가량 더 들어가는 한국수력원자력 홍보관까지 찾아갔다. ‘알찬 스케줄’로 2박3일을 가득 채웠다고 자부하던 터였다. 그런 여행이 외려 아이에게는 버거웠던 모양이다. 핑계를 대자면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본떴을 뿐이다. 빨리 보고 빨리 먹고 빨리 자야 내일 새벽에 서둘러 일어나 다음 코스로 이동할 수 있는 여행 말이다. 사실 몇 가지가 걸리긴 했다. 비가 꽤 많이 오는 상황에서 일정을 강행하다 옷이 흠뻑 젖은 채로 돌아다녔고, 숙소 수영장에서 놀자는 아이의 제안은 들은 체 만 체 장황하게 문화재 설명을 늘어놓았다. “잘 봐라”, “다 봤지”, “다음”, “가자” 같은 말도 꽤나 해댔다. 없는 시간을 투자했으니 보다 많은 체험을 시키겠다는 욕심이 앞섰다. 아이는 ‘벼락치기 여행’보다 ‘그냥 하고 싶은 거나 하는 여행’이 좋다고 했다. 정확히 옮기자면 “스케줄 없이 막 하는 여행이 더 좋다”였다. 쓰지 신이치 교수가 저서 ‘슬로라이프’에서 소개했던 ‘산책’(散策)의 의미가 떠올랐다. 흩을 산(散), 지팡이 책(策). 정처 없이, 목표 없이 지팡이를 짚은 듯 천천히 걸으라는 의미다. 미국 여행 때 들렀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가 딱 그랬다. 낚싯대는 홀로 고기를 낚고, 노랑 머리의 강태공들은 맥주 한 캔을 손에 들고 멍하니 낙조나 바라보고 있었다. 배 고프면 그릴 위에 던져 두었던 소시지를 빵에 넣어 해치우곤 또다시 먼 산을 바라봤다. ‘멍때리기 대회’에라도 나온 듯했다. 내가 무거운 업무에서 벗어나려고 여행을 택하듯 아이도 부모가 짜 놓은 환경에서 여행지로 잠시나마 탈출을 하고 싶었나 보다. 그러고 보면 여행은 나를 점령한 세상으로부터 잠시나마 떠날 수 있는 기회다. 여행 가방 하나면 더 필요한 것이 없으니 무소유를 실천해 볼 수 있고, 내 시간을 마음대로 다스리며, 어떤 간섭도 거부할 권리가 생긴다. 예전에 한 산악인에게 “등반가를 안내하는 셰르파도 히말라야 정상에 몇 번은 올랐을 텐데 왜 이름을 함께 남기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셰르파는 정상 정복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보다 수미산 둘레를 108바퀴 돌아 해탈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정복하듯 문화재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바쁜 일정보다 느긋하게 아빠와 공을 던지며 평안함을 느꼈나 보다. 1990년대 수학여행과 결별할 때가 됐다. 이번 겨울에는 ‘목적 없는 여행’을 가볼까 한다. 그저 뒷산 한 바퀴 휘익 돌아오듯 마음이나 비우고 오는 여행 말이다. 하지만 불현듯 이것저것 걱정되고 세세한 일정을 짜고픈 욕구도 치밀어 올라 애써 주문을 외며 억누르고 있다. “가 보면 알겠지.” kdlrudwn@seoul.co.kr
  • 농축수산물 선물비 한도 상향 ‘급제동’

    “입법 취지 흔들리고 형평성 어긋” 참석 12명 중 6명 찬성 과반 미달 농축수산물에 대한 선물액 한도를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개정에 급제동이 걸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오후 전원위원회를 열어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격론 끝에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회의에 참여한 민간 위원들이 입법 취지를 흔들 수 있고,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위원회는 박은정 권익위원장을 포함한 정부위원 7명과 비상임위원 8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참석 등 외부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사무처장은 현재 공석이며, 비상임위원 1명이 불참해 전원위원회에는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고, 화훼 농가의 어려움이 계속 제기된 만큼 화환과 꽃바구니 등에 대해서도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올리는 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또 공무원의 경조사비만 5만원으로 한도를 낮추는 안도 함께 검토했다. 논의 끝에 안건을 거수 투표에 붙였으나 위원 6명만이 개정안에 찬성하고, 5명이 반대, 1명이 기권하면서 과반이 안 돼 부결됐다. 개정에 반대를 한 5명은 모두 비상임위원들로 알려졌다. 비상임위원들은 시행 1년밖에 안 된 청탁금지법을 개정할 경우 각계의 개정 요구가 우후죽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보통 전원회의가 1시간 30분가량 걸리지만 이번엔 3시간이 걸렸다”며 “기존에 준비했던 시행령 개정안이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권익위가 당정협의를 거쳐 29일 대국민보고를 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안철수, 손가락질하며 싸가지 없다고…” 막말 논란

    “안철수, 손가락질하며 싸가지 없다고…” 막말 논란

    김기옥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회장, 간담회에서 종이 흔들며 “통합하시라” 비꼰 데 安 발끈안철수 측 “김 회장이 예의를 벗어난 행동을 했다“ 반박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3일 원외위원장과의 간담회 직후 같은 당 원외위원장에게 ”싸가지 없다“는 취지의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기옥 국민의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에 참석해 안 대표에게 ”(저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반말로 싸가지 없다고 하셨는데 입장을 밝혀달라“라고 요구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이야기하자“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전날 오후 3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안 대표와 원외위원장 간담회에서 비롯됐다. 안 대표의 통합행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은 당시 안 대표를 향해 ”의총이랑 여기(간담회)랑 전혀 분위기가 달라 대표님 에너지를 좀 받으셨겠다“라면서 ”통합하시라“라고 다소 비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22일 의총에서는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게 쏟아진 반면 원외위원장 간담회에서는 ‘3대 1’ 정도로 통합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김 회장은 당시 본인이 들고 있던 종이 몇 장을 안 대표를 향해 흔들면서 이런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고, 이에 다른 지역위원장들이 김 회장을 제지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사회를 보던 김관영 사무총장이 김 회장의 발언을 제지하고 나서야 소동은 마무리됐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 김 회장은 행사장 앞쪽에 있던 안 대표에게 다가가 ”죄송하다“고 말했고, 이에 안 대표는 ”왜 싸가지 없이 말하는데…“라는 말을 두 차례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김 회장에게 ”내가 지난해 4·13 총선 때 처음과 마지막에 두 번이나 유세도 가줬는데 왜 그러느냐“라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회장은 이날 안 대표와 지역위원장들이 참여하는 바이버 방에 글을 올려 ”대표에게 다가가 ‘대표님 죄송합니다’라고 하자 놀랍게도 손가락질을 하며 ‘왜 싸가지 없이 말하는데, 왜 싸가지 없이 말하는데’ 하셨다“면서 ”너무 당황스러웠고 이 모습이 안 대표라고는 누구도 생각도, 상상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당 대표가 ‘싸가지가 없다’는 등의 여성 비하적인 폭언과 망발로 모욕을 준 언행에 대해 문자로 답을 구했으나 응답이 없었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로 발언했으나 응답이 없었다“면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달라“라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이날 ‘싸가지’ 발언 여부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이 오전 최고위에서 안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소란스러워서 잘 못 들었다”며 “의총 시간이 지나서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하고 저는 빨리 왔다“고만 말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공식 석상은 아니었고 사적인 대화로 볼 수 있다“면서 ”김 회장이 어느 정도 예의를 벗어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합법적 존엄사’ 사전의향서 1600명…계획서는 7명

    ‘합법적 존엄사’ 사전의향서 1600명…계획서는 7명

    환자·가족 대부분 작성 거부 “美처럼 가족 대리 결정 인정해야” 내년 2월 환자나 가족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정부가 시행한 연명의료 시범사업에서 첫 존엄사 사례가 나왔지만 제도 활성화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도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는 1600명을 넘었지만 말기·임종기 환자만 작성할 수 있는 ‘연명의료계획서’는 시범사업 이후 작성자가 7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환자 가족과 의료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본사업 도입 전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22일 보건복지부와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각 병원 등에 따르면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자는 7명으로 알려졌다. 한 해 병원에서 사망하는 환자가 2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연명의료계획서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임종기 환자가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항암제 투여, 혈액투석 등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문서다. 50대 남성 암 환자 1명은 최근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밝히고 연명의료계획서에 서명한 뒤 사망했다. 나머지 6명 중 1명은 의사 출신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환자와 가족은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거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사표현이 가능한 환자는 연명의료계획서에 반드시 본인이 사인해야 하는데, 가족 정서상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고 비윤리적이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권위자인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 제정 전인 2013년 병원의 말기 환자 114명에게 연명의료 의향을 물어봤는데, 9명만 면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시범사업 뒤 서울대병원 환자 가운데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환자는 1명도 없었다. 30분가량 환자 음성을 녹취하고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막상 시도해 보니 환자들의 거부감이 컸다. 허 교수는 “어느 나라도 가족이 보는 앞에서 본인에게 연명치료 중단 결정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미국조차 가족의 대리 결정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어 우리도 가족 대리 결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복지부와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 등은 가족의 대리 결정을 허용할 경우 법 취지에 모순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임종기나 말기 이전에도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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