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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봉 숲속愛’ 민관 사랑으로 꽃피다

    ‘도봉 숲속愛’ 민관 사랑으로 꽃피다

    ‘방치된 공간이 마을공동체의 생태공간이 된 과정을 소개합니다.’ 서울 도봉구는 최근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5년 자치분권 정책박람회’에 참석해 ‘생태학습 및 주민 소통과 쉼터 공간으로 거듭난, 마을공동체 숲속愛’를 주제로 우수 사례 발표에 나섰다. 박람회가 열린 지난 15~16일 전국 49개 기초자치단체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이동진 구청장은 직접 발표자로 나서 구에서 진행해 온 마을 만들기 사업 경과를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결실을 맺은 마을카페, 마을기업 등을 예로 들며 민관 협력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복원한 성과를 소개했다. 본래 ‘숲속애’ 공간은 10년 넘게 방치돼 온 산 중턱 공터로 청소년의 비행장소이자 쓰레기 투기장소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2012년 뜻이 맞는 주민 24명이 출자금 1000만원을 모금해 땅 소유주인 종친회로부터 땅을 임차하고 매달 30만원의 임차료는 회원들이 함께 마련해 숲속 놀이터를 만들기로 했다. 이곳은 미국 컬럼비아대 혁신적 사고방식 연구대회 ‘프로젝트 이노베이션’에서 2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발표에서 공간재생 자체보다 공간재생을 통해 훌륭한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 민간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을활동가들의 관심과 논의, 민원인들에 대한 설득 과정, 구의 행정적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폐허로 방치됐던 공간이 마을학교, 공동체 텃밭 등으로 기능하게 된 성과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민관 협력은 처음엔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지만 관 주도 방식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민관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법원 “수사 기관에 개인정보 넘긴 이통사 위자료 줘야”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 김형두)는 임모씨 등 3명이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한 뒤 그 내역을 알리지 않았다”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에 자료를 제공하고도 그 내역을 밝히지 않았던 SK텔레콤은 원고 2명에게 30만원씩, 소송 도중에 자료 제공 내역을 밝힌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명과 2명에게 2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료제공 현황 공개는 헌법상 기본권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실현하는 것으로 수사 편의보다 보호 가치가 더 크다”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한 이용자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정보제공 현황은 공개하라면서도 이통사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임씨 등은 참여연대와 함께 각 통신사에 자신들의 자료를 수사기관 등에 제공한 내역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개통은 ‘광속’ 해지는 ‘불통’… LG유플러스 - KT ‘서비스 불량’

    개통은 ‘광속’ 해지는 ‘불통’… LG유플러스 - KT ‘서비스 불량’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2012년 6월 한 통신사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런데 최근 접속이 잘 되지 않아 장비를 바꿨다. 그런데도 계속 접속이 안 돼 해지 신청을 했다. 그랬더니 업체에서 30만원을 물어내라고 했다. 아직 약정 기간이 남아 있으니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황당한 통보였다. 40대 여성 박모씨는 지난해 6월 통장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A사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요금이 다달이 빠져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박씨는 재작년 4월 A사의 서비스를 해지하고 B사에 새로 가입했다. 서비스 약정 기간이 끝난 터라 A사는 순순히 기기를 회수해 갔다. 그런데 알고 보니 1년이 넘도록 해지가 안 돼 꼬박꼬박 돈을 물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집집마다 인터넷을 쓰면서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 취급을 당하는 피해 고객들이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1∼10월 접수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피해 구제가 205건이라고 20일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161건)보다 27.3% 늘었다. 이 가운데 시장점유율 상위 4개 사업자 관련 피해 170건을 분석한 결과 가입자 100만명당 피해 소비자가 가장 많은 사업자는 LG유플러스로 21.6건이었다. 그 뒤는 SK브로드밴드(13.1건), KT(7건), SK텔레콤(6건) 순이었다. 피해 유형별로는 해지 관련이 가장 많았다. 박씨 사례처럼 해지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요금이 계속 부과되는 등 해지와 관련된 분쟁이 29.4%를 차지했다. 약정 기간 안에 계약을 해지해 일어나는 위약금 분쟁도 17.1%였다. 계약 당시 설명과 다르게 요금이 청구돼 발생한 부당요금 청구 분쟁(14.1%)도 적지 않았다. 이런 피해가 끊이지 않는 것은 대형 통신사 간 고객 유치 경쟁으로 소비자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고 약정 기간 설정이나 TV·휴대전화와의 결합 등으로 상품 구조가 다양해져 계약 내용이 복잡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고속 인터넷 소비자 피해 170건 중 환급, 계약 해제, 배상 등 합의가 이뤄진 경우는 68.9%였다. 사업자별 피해 구제 합의율은 KT가 56.1%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곳은 LG유플러스로 79.7%였다. SK텔레콤은 75%, SK브로드밴드는 67.6%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측은 “서비스에 가입할 때 약정 기간과 위약금 등 주요 내용을 계약서에 반드시 명시하고 계약서 사본을 잘 보관해야 한다”며 “해지 신청 후에는 정상 처리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LG유플러스와 KT 측은 “전체 민원 발생 수준은 매우 미미하다”고 해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이유 자세히 살펴보니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이유 자세히 살펴보니

    연말정산 폭탄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이유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해 연말정산에서는 첫 자녀를 낳은 가정의 세금을 평균 71만원가량 깎아줬으나, 올해는 혜택이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녀 관련 소득공제가 폐지되고 세액공제로 통합됐기 때문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폐지된 6세 이하 자녀 공제는 1명당 100만원, 출생·입양 공제는 1명당 2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었다. 재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다면 두 가지 공제에 모두 해당돼 작년 연말정산에서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다.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세율 6%)는 18만원,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세율 15%)는 45만원,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세율 24%)는 72만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본 셈이다. 8800만원 초과 1억 5000만원 이하(세율 35%)와 1억 5000만원 초과(세율 38%) 구간은 세율이 높은만큼 세금 감면 혜택이 각각 105만원과 114만원에 달했다. 전체 구간 평균으로 보면 재작년 출산에는 70만 8000원의 세 혜택을 준 것이다. 연봉 9000만원이나 4900만원 등 과표구간 경계를 살짝 넘은 근로자는 소득공제 혜택으로 구간 자체가 이동하면서 전체 세율이 줄어 세금 감면 혜택을 이보다 더 크게 누렸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작년에 이런 자녀 관련 소득공제가 사라지고 자녀 세액공제로 통합되면서 올해 연말정산부터는 세금 감면액수가 확 줄어든다. 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다면 받을 수 있는 세금 혜택은 세액공제 15만원으로 재작년 출산의 경우보다 55만원 가량이 감소한다. 다만 총소득 4000만원 이하의 저소득 가구는 1인당 50만원을 주는 자녀장려세제(CTC)를 적용받을 수 있게 돼 작년보다 올해 세금 혜택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처럼 자녀 관련 공제 제도의 소득공제 세액공제 전환으로 혜택이 크게 줄면서 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던 직장인들의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기업 직원 김모(34)씨는 “작년에 아이를 낳아 부양가족도 늘었는데 연말정산 환급액은 13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줄었다”며 “출산을 장려한다면서 오히려 혜택은 줄이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반발 여론이 커지자 정부는 자녀 수 등에 따라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공제 제도를 다시 손 보겠다고 밝힌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사라진 출생 공제와 6세 이하 공제 등의 재도입이나 새로운 방식의 자녀 공제 도입, 공제 금액 상향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라 출생 공제 등이 다시 도입되더라도 소득공제가 아닌 세액공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부가 다시 공제 제도를 바꾸더라도 실제 적용은 빨라야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아이를 낳은 가정에서 형평성을 두고 불만을 토로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말정산 후폭풍] 연금저축·퇴직연금 세액공제 확대 땐 최대 105만원 환급

    [연말정산 후폭풍] 연금저축·퇴직연금 세액공제 확대 땐 최대 105만원 환급

    노후를 위해 차곡차곡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 돈을 넣은 직장인은 내년 연말정산에서 최대 105만원가량의 ‘13월의 세금’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연말정산부터 사라진 출생·입양 공제가 내년부터 부활하는 등 다자녀 가구에 대한 연말정산 혜택도 늘어난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한 대로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의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말정산에서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 대해 최대 400만원까지 세액공제(12%)를 적용받아 48만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내년 연말정산에서는 퇴직연금에 한해 300만원을 더 세액공제받아 세금 혜택이 84만원(700만원×12%)으로 늘어난다. 연금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재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등에 적용되는 15%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최대 105만원(700만원×15%)의 세금 혜택이 주어진다. 2013년 세법개정안에서 소득공제를 없애고 ‘자녀세액공제’로 합쳐진 출생·입양 공제, 6세 이하 자녀 양육비 공제, 다자녀 추가 공제 등에 대한 보완책도 검토 중이다. 소득공제로 되돌아가기보다는 출생·입양 세액공제 신설과 자녀세액공제 확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적용되는 자녀세액공제는 자녀 2명까지는 1인당 15만원씩, 셋째부터는 1인당 20만원씩 소득세에서 빼주는 방식이다. 자녀가 1명이면 15만원, 2명은 30만원, 3명은 50만원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하지만 기존 자녀소득공제보다 세금 혜택이 줄어든다. 아이를 낳거나 입양한 직장인에게 적용됐던 출생·입양 공제는 소득공제만 200만원이었다. 여기에 6세 이하 자녀 양육비 공제 1인당 100만원이 더해진다. 다자녀 추가 공제는 자녀 2명이면 100만원, 셋째부터는 1인당 200만원이었다. 소득공제는 공제액에 세율을 곱한 금액만큼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지난해 연말정산에서는 직전 해에 출생한 자녀 1명을 둔 직장인은 출생 공제 200만원, 6세 이하 자녀 양육비 공제 100만원 등 300만원을 소득공제받았다. 여기에 근로소득세율(6~38%)을 곱하면 세금 혜택이 18만~114만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들끓고 있는 직장인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연말정산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근로소득공제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해주고 있다”면서 “이를 줄이고 기초소득공제를 늘리는 방향으로 소득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초보자도 쉽게 만질 수 있어요” 카드복제기 버젓이 인터넷 거래

    “초보자도 쉽게 만질 수 있어요” 카드복제기 버젓이 인터넷 거래

    “카드 복제기 팝니다. 초보자들도 쉽게 만질 수(복제) 있습니다.” 20일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에는 카드 복제기를 팔겠다는 글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직거래 방식을 통해 ‘설정 방법과 사용법도 상세히 알려주겠다’는 홍보 문구까지 붙어 있다. 복제가 쉬운 마그네틱 방식의 구형 카드는 물론 마그네틱과 집적회로(IC)칩이 동시에 탑재돼 있는 신형 카드도 복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요 인터넷 포털과 온라인 오픈마켓에서도 ‘신용카드 리더기’(스키머)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판매자들이 올려놓은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 이베이 등 해외 직구(직접구매) 사이트를 통해서도 20만~30만원에 카드 복제기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4~5년 전까지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70만원에 은밀히 거래됐던 신용카드 복제기가 온라인에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우리BC·기업BC 기프트카드가 대량으로 복제돼 불법 유통됐다고 보도<1월 12일자 1, 17면>한 이후 사기범 일당 중 4명이 최근 검거됐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인 이들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카드 복제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부천 원미경찰서의 정재욱 경제3팀장은 “마그네틱 방식의 기프트카드는 IC칩 카드와 달리 복제기만 있으면 누구나 복제할 수 있다”며 “복제기 거래를 단속하고 있지만 행정력이 다 못 미친다”고 털어놓았다. 부천 원미경찰서와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접수된 복제 피해 금액은 각각 2300만원, 1400만원이다. 범인들이 수도권과 전국을 돌며 기프트카드 복제 사기를 벌인 만큼 실제 피해 금액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의 허술한 대처가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기프트카드 복제 사기를 최초로 파악한 시점은 지난 2일이다. 피해자가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이후에도 기프트카드 판매처인 은행 영업 창구나 카드사 영업점에 별도 주의 지시를 내리지 않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부랴부랴 ‘뒷북’ 조치에 나섰다. 카드 복제기 거래 실태도 ‘깜깜이’다. 금감원 측은 “수사가 끝나면 보완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석진 법무법인 한얼 변호사는 “복제 가능성을 알면서도 감독 규정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은 금융 당국이 사실상 기프트카드 복제 사기를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단독] 옷무덤 쇼핑…1000원도 사치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貧]

    [단독] 옷무덤 쇼핑…1000원도 사치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貧]

    “골라 골라. 천원 천원!” 체감온도가 영하 6도까지 떨어진 지난 7일 서울 동묘앞 역 벼룩시장. 동묘 담벼락을 끼고 이어진 길가 곳곳에 돗자리가 깔려 있고 그 위에는 손때 묻은 티셔츠와 바지, 코트와 패딩 등 각양각색의 중고제품 옷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목도리에 모자까지 뒤집어쓴 손님 십여명이 이 ‘옷 무덤’들 중 한 곳에 웅크리고 앉아 입을 만한 것을 찾기 위해 바삐 옷들을 헤집는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입고 온 점퍼를 벗고 골라잡은 패딩 점퍼 하나를 그 자리에서 걸쳐 본다. 좀 더 값이 나가는 물건들은 길거리에 놓인 가판대나 이동식 옷걸이에 걸려 있다. 5000원짜리 바지에서 2만원짜리 점퍼, 5만 5000원짜리 패딩도 있다. 옷더미 속에서 1000원짜리 베이지색 바지를 구입한 박모(60)씨는 “남이 입었던 것이지만 집에 가서 빨면 새것이나 똑같다”면서 “운이 좋으면 예상 외로 좋은 물건을 건질 때가 있다”고 했다. 경기 하남시에서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왔다는 그는 입고 있던 검은색 패딩 점퍼도 이곳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비수급 빈곤층인 김모(44)씨는 1년에 대여섯 번 이곳에서 ‘쇼핑’을 한다. 이번 겨울에는 2만원짜리 ‘짝퉁’ 블랙야크 방한점퍼와 5000원짜리 바지를 구입했다. 한 달에 열흘 정도 막노동을 해 80만~90만원을 버는 김씨에겐 이 옷이 ‘생활복이자 작업복’이다. 막노동을 하러 갈 때도, 친구들을 만날 때도 이 옷을 입는다. 여름옷은 1만원이면 두 벌을 사는데 겨울옷은 가격이 더 비싸니 부담이 배가 된다. 김씨에게 패션을 통해 개성을 드러낸다는 것은 먼 나라 얘기다. 옷이란 몸을 가리고 추위와 더위를 막는 ‘원시적’ 기능을 할 뿐이다. 여름에 김씨는 서울역 앞에서 자원봉사단체들이 나눠 주는 옷과 자신의 옷을 교환해서 입고는 했다. 김씨가 입었던 옷을 단체에 주면 세탁된 옷을 내주고 김씨의 옷은 세탁해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방식이다.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구입한 15만원짜리 바지가 김씨가 가지고 있는 가장 ‘럭셔리’한 옷이다. 그는 지금보다 어렵게 살 때에는 남의 집 마당 빨랫줄에 널린 빨래를 훔쳐 입은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김씨의 또 다른 쇼핑 장소는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풍물시장이다. 이곳은 동묘 벼룩시장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2층짜리 건물 안에 있는 시장이었지만 추위 때문에 패딩 점퍼나 장갑을 끼고 있는 상인들이 많이 보였다. 곳곳에 전기 난로가 켜 있었지만 추위를 온전히 물리칠 수는 없었다. 짝퉁 가방을 파는 한 상인은 칠이 벗겨진 검은색 가방에 구두약을 바르고 있었다. 손때가 묻은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스피디 백과 구찌, 펜디 가방 등 짝퉁처럼 보이는 명품 백들이 뒤섞여 있었다. 물건 종류와 상관없이 상태가 좋으면 1만원, 좋지 않으면 7000원이라고 했다. 얼룩이 진 1만원짜리 짝퉁 버버리 트렌치코트와 4만 5000원짜리 에르메스 스웨터, 때가 탄 3만 5000원짜리 나이키 운동화도 보였다. 이곳에서 점퍼를 팔고 있는 이모씨는 “5000원짜리부터 100만원짜리까지 있다”면서 “요즘에는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찾는 사람이 줄었다”고 했다. 노원구 중계동에서 만난 기초생활수급자 김모(39)씨는 여름과 겨울에 한번씩 1년에 총 두 차례 쇼핑을 한다. 쇼핑이 ‘연례 행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주로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에서 옷을 구입한다. 싱글맘인 김씨는 “한번 살 때 윗옷 4벌, 바지나 치마 3벌 정도 사는데 한벌당 5000원이 넘으면 안 된다”고 했다. 디자인이나 질보다는 가격이 절대적 기준이 되다 보니 티셔츠와 같은 심플한 옷만 사게 된다고 말하는 김씨의 티셔츠는 목 부분이 늘어나 있었다. 김씨는 “나와 사정이 비슷한 엄마들도 가끔씩은 백화점을 가지만 나는 세일을 해도 백화점엔 가지 않는다”면서 “물건을 보면 솔직히 다 사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어 신경질이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8개월짜리 딸을 포함해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김씨가 아끼는 옷은 5년 전 G마켓에서 구입한 5만원짜리 원피스다. 예식장이나 돌잔치 등 중요한 행사 때만 가끔 입는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이모(26)씨도 최근 롯데닷컴에서 폴햄 패딩을 85% 세일로 6만원에 샀다. 온라인 쇼핑몰 외에는 유니클로 같은 패스트패션(SPA) 브랜드를 이용한다. 저렴하고 트렌드에 강한 옷들이 많기 때문이다. 계절별로 1년에 4회 쇼핑을 한다. 겨울옷은 조금 비싼 것을 감수하지만 여름 티셔츠는 무조건 2만원, 셔츠는 4만원 밑이어야만 산다. 의류학과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김씨는 ‘패션 중독자’라고 불릴 정도로 유행에 민감했다. 그러나 대학교 1학년 말 벤처 사업가였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빈곤층으로 전락한 이후엔 옷 한 벌도 선뜻 사기 어려운 신세가 됐다. 현재는 초등학생 2명과 고등학생 1명을 대상으로 과외를 해 월 90만원을 벌고 있지만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빠듯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안 사고 오래 입는 것’이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기 전 샀던 120만원짜리 코트를 8년째 입고 있다. 이씨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보면 기계는 마모될 때까지 쓴다고 전제하고 미래 마모 비용까지 계산하지만 옷은 그렇지 않다. 옷은 낡지 않아도 유행이 지나면 다들 다시 사 입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돈이 없으니까 진짜 옷이 마모될 때까지 입게 되더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입고 있던 캐러멜색 면바지의 가랑이 부분을 보여 줬다. 낡아서 터지기 직전이었다. 김씨는 “친구 중에는 수백만원짜리 몽클레어 패딩을 입거나 300만원짜리 시계를 찬 친구들도 있다”며 “나도 명품 좋아했지만 이제는 부모님 돈 받아서 명품 사는 건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얻어 입는 것’도 방법이다. 은평구에 사는 싱글맘 박모(30)씨는 “어머니가 주변의 아시는 분을 통해 아기 옷을 얻어 줬다”며 “그래도 신생아 때 입는 배냇저고리만큼은 내 돈으로 샀다”고 했다. 박씨는 43개월 된 딸 지은(가명)이의 옷을 사야 할 때는 주로 집 근처에 있는 이마트나 시장, 온라인을 이용한다. 그녀는 “올겨울 들어 아기가 계속 감기를 달고 살아서 이마트에서 내복을 사줬다”면서 “특가할 때 세트로 사는 게 싸다”고 했다. 남대문시장이 싸다고 하지만 차비를 생각하면 집 근처 시장이나 인터넷에서 사는 게 더 낫다는 게 박씨의 생각이다. 박씨는 “내 옷 사는 것보다 아기 옷 사는 게 더 좋아서 자꾸 그쪽에 눈길이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기 옷 원단이 어른 옷보다 훨씬 적게 드는데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가 학교에 갈 나이쯤 되면 얻어 입히는 것마저 쉽지 않다. 맞는 옷을 찾기 힘들뿐더러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남이 입었던 옷을 입는 것에 대해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아이 넷을 키우고 있는 간호조무사 김모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5, 6학년이었던 두 아들은 한 벌당 9만원이었던 태권도 학원 유니폼과 점퍼를 일상복처럼 학교 갈 때에도 입고 다녔다”면서 “지금까지는 부끄러운 줄 몰랐던 모양인데 중학교에 들어가면 걱정”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지인들에게 옷을 얻어 입혔는데 최근에는 아이들이 자고 나면 부쩍부쩍 크고 있어 어려워지고 있다고 김씨는 토로했다. 올겨울에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큰맘 먹고 ‘뱅뱅’에서 두 아들의 외투 두 벌을 10만원대에 구입했다. 경기 화성시 임대아파트에 사는 박모(42·여)씨의 딸 아름(14·가명)이는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올겨울 초 지난해 입던 외투를 꺼내 입었다가 깜짝 놀랐다. 1년 사이에 키가 5㎝ 이상 자라는 바람에 옷이 작아져 입을 수가 없었다. 박씨는 속상해 울고 있는 아름이를 겨우 달랜 뒤 할머니 외투를 입혀 등교시켰다. 박씨는 “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것을 아는 아이가 옷 사 달라는 말은 못하고 밤새 혼자 끙끙대고 있었다”면서 “크리스마스 직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삼성중공업의 후원으로 패딩을 선물 받고 아이가 너무 기뻐했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장모(42)씨도 최근 동네 아웃렛에서 고등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 13만원짜리 점퍼를 사줬다. 장씨는 “아이가 생전 브랜드 옷을 사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어렵게 얘기를 하기에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그것도 아이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에 보태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백화점에 가 보니 100만원이 넘는 옷들도 있던데 그 돈이면 우리 가족 한 달 생활비”라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이모(33)씨의 딸들은 일찍부터 가난을 깨달았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이씨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6학년, 5학년인 딸 셋을 키우고 있다.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 66만원 외에 장난감 자동차 부품 조립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 달에 20만~30만원씩 벌었으나 최근에는 허리가 아파 그마저도 그만뒀다. 이씨는 “집안 형편을 잘 아는 아이들이 일찍 철이 들어 옷 사 달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송수연 이두걸 유대근 기자 songsy@seoul.co.kr
  •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분노’ 도대체 왜?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분노’ 도대체 왜?

    연말정산 폭탄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분노’ 도대체 왜? 지난해 연말정산에서는 첫 자녀를 낳은 가정의 세금을 평균 71만원가량 깎아줬으나, 올해는 혜택이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녀 관련 소득공제가 폐지되고 세액공제로 통합됐기 때문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폐지된 6세 이하 자녀 공제는 1명당 100만원, 출생·입양 공제는 1명당 2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었다. 재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다면 두 가지 공제에 모두 해당돼 작년 연말정산에서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다.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세율 6%)는 18만원,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세율 15%)는 45만원,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세율 24%)는 72만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본 셈이다. 8800만원 초과 1억 5000만원 이하(세율 35%)와 1억 5000만원 초과(세율 38%) 구간은 세율이 높은만큼 세금 감면 혜택이 각각 105만원과 114만원에 달했다. 전체 구간 평균으로 보면 재작년 출산에는 70만 8000원의 세 혜택을 준 것이다. 연봉 9000만원이나 4900만원 등 과표구간 경계를 살짝 넘은 근로자는 소득공제 혜택으로 구간 자체가 이동하면서 전체 세율이 줄어 세금 감면 혜택을 이보다 더 크게 누렸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작년에 이런 자녀 관련 소득공제가 사라지고 자녀 세액공제로 통합되면서 올해 연말정산부터는 세금 감면액수가 확 줄어든다. 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다면 받을 수 있는 세금 혜택은 세액공제 15만원으로 재작년 출산의 경우보다 55만원 가량이 감소한다. 다만 총소득 4000만원 이하의 저소득 가구는 1인당 50만원을 주는 자녀장려세제(CTC)를 적용받을 수 있게 돼 작년보다 올해 세금 혜택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처럼 자녀 관련 공제 제도의 소득공제 세액공제 전환으로 혜택이 크게 줄면서 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던 직장인들의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기업 직원 김모(34)씨는 “작년에 아이를 낳아 부양가족도 늘었는데 연말정산 환급액은 13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줄었다”며 “출산을 장려한다면서 오히려 혜택은 줄이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반발 여론이 커지자 정부는 자녀 수 등에 따라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공제 제도를 다시 손 보겠다고 밝힌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사라진 출생 공제와 6세 이하 공제 등의 재도입이나 새로운 방식의 자녀 공제 도입, 공제 금액 상향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라 출생 공제 등이 다시 도입되더라도 소득공제가 아닌 세액공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부가 다시 공제 제도를 바꾸더라도 실제 적용은 빨라야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아이를 낳은 가정에서 형평성을 두고 불만을 토로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경악’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경악’

    연말정산 폭탄 연말정산 폭탄, 첫째 자녀 공제 71만원→15만원 ‘경악’ 지난해 연말정산에서는 첫 자녀를 낳은 가정의 세금을 평균 71만원가량 깎아줬으나, 올해는 혜택이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녀 관련 소득공제가 폐지되고 세액공제로 통합됐기 때문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폐지된 6세 이하 자녀 공제는 1명당 100만원, 출생·입양 공제는 1명당 2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었다. 재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다면 두 가지 공제에 모두 해당돼 작년 연말정산에서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다.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세율 6%)는 18만원,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세율 15%)는 45만원,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세율 24%)는 72만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본 셈이다. 8800만원 초과 1억 5000만원 이하(세율 35%)와 1억 5000만원 초과(세율 38%) 구간은 세율이 높은만큼 세금 감면 혜택이 각각 105만원과 114만원에 달했다. 전체 구간 평균으로 보면 재작년 출산에는 70만 8000원의 세 혜택을 준 것이다. 연봉 9000만원이나 4900만원 등 과표구간 경계를 살짝 넘은 근로자는 소득공제 혜택으로 구간 자체가 이동하면서 전체 세율이 줄어 세금 감면 혜택을 이보다 더 크게 누렸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작년에 이런 자녀 관련 소득공제가 사라지고 자녀 세액공제로 통합되면서 올해 연말정산부터는 세금 감면액수가 확 줄어든다. 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다면 받을 수 있는 세금 혜택은 세액공제 15만원으로 재작년 출산의 경우보다 55만원 가량이 감소한다. 다만 총소득 4000만원 이하의 저소득 가구는 1인당 50만원을 주는 자녀장려세제(CTC)를 적용받을 수 있게 돼 작년보다 올해 세금 혜택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처럼 자녀 관련 공제 제도의 소득공제 세액공제 전환으로 혜택이 크게 줄면서 작년에 첫 아이를 낳았던 직장인들의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기업 직원 김모(34)씨는 “작년에 아이를 낳아 부양가족도 늘었는데 연말정산 환급액은 13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줄었다”며 “출산을 장려한다면서 오히려 혜택은 줄이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반발 여론이 커지자 정부는 자녀 수 등에 따라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공제 제도를 다시 손 보겠다고 밝힌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사라진 출생 공제와 6세 이하 공제 등의 재도입이나 새로운 방식의 자녀 공제 도입, 공제 금액 상향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라 출생 공제 등이 다시 도입되더라도 소득공제가 아닌 세액공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부가 다시 공제 제도를 바꾸더라도 실제 적용은 빨라야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아이를 낳은 가정에서 형평성을 두고 불만을 토로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月10만원이라도 저축 쪽방의 재테크는 희망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 빈곤층의 재산 관리

    月10만원이라도 저축 쪽방의 재테크는 희망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 빈곤층의 재산 관리

    경기 하남시에 사는 싱글맘 A(39)씨는 세 자녀 명의로 한 달에 총 10만원의 생명보험료를 내고 있다. 저축성 보험이라 비상시에 대비하면서도 돈까지 모을 수 있다. 여기에 가급적 매달 10만원씩 저축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팍팍한 살림 탓에 아직까지 100만원밖에 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A씨는 아라비아 숫자 ‘0’이 6개 일렬로 찍힌 통장 잔고를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보험료와 저축액을 합해 매달 많아야 20만원이 나가는 정도지만 A씨에게는 쥐꼬리만 한 수입의 6분의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돈이다. A씨의 한 달 수입은 월 130만여원의 기초생활보장수급비가 전부다. 이 중 지금 살고 있는 15평 빌라 월세로 41만원이 나간다. 여기에 생후 8개월인 막내딸이 쓰는 기저귀 등 육아용품으로 20만원, 본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쓰는 휴대전화 요금으로 10만원, 아들의 태권도 학원비 12만원, 큰딸(4살)의 어린이집 특별활동비 8만원 등이 더해진다. 식비로는 20만원 정도 쓴다. 수급권자로서 전기나 수도 등 각종 공과금 할인 혜택을 받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A씨는 “가족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저축을 하지만 ‘그 돈이면 큰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도 있는데’ 하는 고민이 떠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간호조무사 B(45·여)씨도 매달 15만원의 정기 적금을 붓는다. 간호조무사 월급 135만원에 주말 일본어 과외로 버는 24만원, 정부에서 극빈층 모자 가정의 초등학생 이하 자녀에게 한 명당 5만원씩 지급하는 지원금까지 합쳐 B씨의 한달 총수입은 174만원이다. B씨는 “고등학생을 포함한 자녀 4명과 함께 어떻게든 먹고살기 위해 매일 전쟁을 벌이지만 저축마저 안 하면 살아갈 의욕을 잃을 것 같다”고 했다. B씨의 간호조무사 업무 시간은 오전 7시 20분부터 오후 7시까지다.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 14시간 넘게 일에 쏟아붓고 있다. 토요일은 쉬지만 일요일에는 격주로 출근한다. 이렇게 해서 매달 30만원의 월세 외에도 전기비, 수도비 등으로 30만원을 낸다. 한창 크는 아이들은 무섭게 먹는다. 아무리 못해도 식비로 60만원은 써야 한다. 둘째와 셋째 태권도 학원비로 19만원, 막내 어린이집 독서교실 비용으로 5만원을 쓴다. 중계동의 판자촌 ‘백사마을’에서 부인과 함께 살고 있는 C(73)씨도 없는 살림 가운데서도 조금씩을 쪼개 저축하고 있다. 매달 부부가 받는 노령연금 40만원과 조금씩 나오는 국민연금이 수입의 전부다. 이 중 20만원을 매달 은행에 넣고 있다. 좀 더 괜찮은 곳으로 집을 옮기고 싶어서다. C씨는 “우리도 이제 제대로 된 전세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돈을 조금씩 비축하는 중”이라며 “서울을 벗어나면 전세가 좀 싸니까 꾸준히 모으면 이사를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여기 사는 사람들이 다 어렵게 살지만 그래도 좋은 곳으로 전세를 얻어갈 꿈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했다. C씨는 현재 살고 있는 판잣집에 1500만원의 보증금을 집주인한테 주고 들어왔다. 전세 보증금 격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보통의 전세 개념은 아니다. 비가 새고 무너질듯한 낡은 집에 집주인이 1500만원만 받고 사실상 무한정 살도록 한 것이다. 그러니 일반 전세와 달리 집 수리도 다 C씨의 돈으로 해야 한다. 그는 “그래도 다른 데 가면 못해도 7000만~8000만원은 줘야 전세를 얻는데 여기는 이렇게 (구호단체에서) 연탄도 날라 주고 하니 당장 어려운 사람들한테는 이런 데가 없다”고 했다. C씨는 매달 두 부부 휴대전화(폴더폰) 요금과 식비 등을 빼면 특별히 나가는 돈이 없어 저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 소개한 세 사람의 경우와 같이 하루하루 먹고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절대빈곤층 중에서도 없는 돈을 쪼개 저축하는 가구가 서울신문 취재 결과 아주 적게나마 있었다. 내일에 대한 희망마저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빈곤층 중에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저축을 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할머니들은 기초생활수급자라도 수급비를 통장에 알뜰하게 모아 두지만 할아버지들은 며칠 만에 다 써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서대문구에 사는 극빈층 남성 D(44)씨는 한때 지방 공사현장이나 양계장 등에서 일할 때는 한 달에 400만원을 벌기도 했다. 하지만 주머니에 일단 돈이 들어오면 남김 없이 쓰는 습성 탓에 돈을 모으지 못했다. 한 달 수입이 90만원에 불과한 요즘도 그는 주머니 사정이 좀 괜찮다 싶으면 한 그릇에 3만원이 넘는 ‘전복 삼계탕’을 사먹는다. 배우자가 없는 D씨는 돈을 관리해 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을 뿐 아니라 돈에 대한 개념도 익히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건강이 안 좋아져 일을 못할 때를 대비해 돈을 쌓아 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축 습관이 들지 않아 주머니에 일단 돈이 들어오면 쓰는 편”이라고 했다. D씨는 한 달 평균 10일 정도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한다. 날씨가 나쁘거나 일자리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 더 많은 날을 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일당 10만원에서 직업소개소 소개비로 1만원을 뗀 9만원이 그의 하루 수입이다. 매달 생활비는 40만~50만원 정도 들어간다. 현재 살고 있는 빌라 임대료는 월 17만원. 지난해 11월에 전기비 3만 1050원, 수도비 1만 2950원, 디지털TV 요금 3만 2890원, 도시가스 요금 3100원을 썼다. 이를 함께 사는 지인과 나눠 낸다. 식료품과 각종 용품 등을 사면 남는 돈은 매달 10만원 정도인데 이 돈은 PC방 요금 등 여가 비용으로 쓴다. 하지만 남녀를 막론하고 최저생계비 이하의 생활을 이어가느라 허덕이는 다수의 빈곤층에게 저축은 ‘사치’에 가깝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E(65·여)씨의 최근 한 달 수입은 50만원이 채 안 된다. 이 돈으로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인 손자 2명과 연명하는 처지다. 노령연금 20만원과 복지단체의 조손가정 지원금 24만원이 전부다. 노령연금이 나오기 전에는 한 달에 10만원으로 생활한 적도 있다. E씨는 한겨울에도 가스 난방을 하지 않는다. 대신 잘 때만 전기장판을 잠시 튼다. 가스비는 1000원 이하, 전기비와 수도비도 각각 1만원 남짓만 나온다. 식비는 아무리 안 먹어도 한 달에 20만원은 써야 한다. 동네 마트의 ‘떨이 상품’을 주로 산다. 그나마 주변의 도움이 있어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지역 복지관에서 밑반찬을 지원받고 10㎏에 2만 2900원 하는 정부미를 동사무소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증세를 보이는 큰손자는 초등학교 교사의 지원으로 매달 8만원을 내야 하는 태권도를 무료로 다닌다. 작은손자는 전에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이 철마다 옷을 사준다. E씨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2010년 이전에는 매달 20만원 정도 저축을 했지만 이젠 다 까먹고 남의 얘기가 돼 버렸다”고 했다. E씨의 현재 생활형편만 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가 되고도 남지만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에 땅이 조금 있기 때문이다. E씨는 “남편이 사망하면서 유산으로 나하고 두 아들한테 공동 명의로 땅이 상속됐다”며 “그러나 아들들이 사이가 안 좋은 데다 작은아들은 감옥에 들어가 있어 땅을 처분하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F(91·여)씨도 노령연금 20만원에 공장에 다니는 손녀딸이 보내주는 30만원 등 50만원으로 근근이 생활한다. 이 돈으로 인근에 사는 수양딸이 F씨를 봉양한다. 매달 각종 약값만 10만원이 나간다. F씨는 “젊었을 때 장사하러 돌아다니느라 하도 고생을 해서 골다공증에 걸려 파스 없이는 한시도 못 견딘다”면서 “여기에 우울증약과 우황청심환 등을 사면 남는 돈이 없다”고 했다. 빈곤층의 경우 상속은 꿈도 못 꾼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실은 이를 종종 배반한다. 부천에 사는 독거노인 G(82)씨는 자식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60대인 두 아들이 변변한 직업이 없는데도 매달 그에게 10만원씩 부쳐 준다. 음식은 주말마다 집에 들르는 둘째 며느리 몫이다. 의복 역시 복지관에서 얻어 입거나 며느리가 가져온 옷을 입는다. G씨의 한 달 수입은 노령연금 20만원과 아들들이 부쳐 주는 돈을 합해 30만원이 전부다. 한때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10여평의 집도 갖고 있었지만 부인 병치레 등으로 다 날렸다. G씨는 “노령연금으로 가스비 등 각종 공과금을 내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어렵게 사는 와중에 자식들로부터 부양은 못 받을망정 시달림을 받는 노인들도 보인다. 강남구 개포동의 판자촌 ‘구룡마을’에 사는 70대 후반의 H씨는 “가끔씩 자식들이 찾아와서 (그나마 있는 돈을) 싹 뒤져서 가져간다”면서 “그래봤자 워낙 가진 돈이 없으니 가져가는 돈도 별로 없다”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사는 300억원대 자산가 H(92)씨는 구순(九旬)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새벽 빠짐없이 일어나 외신을 꼼꼼히 챙겨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CNN 등 방송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경제 전문지도 태블릿PC로 살핀다. 속칭 ‘슈퍼 개미’인 그는 오전 9시 본인 소유의 강북 지역 빌딩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해 국내 금융시장을 꼼꼼히 체크한다. 오후 6시 퇴근 시간 전까지 투자 전략을 짜고 투자를 단행한다. 개미 투자자들이 속절없이 나가떨어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장기 투자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그의 성공가도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영어였다. 그는 그 나이 또래에 몇 안 되는 ‘미국 유학파’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미군을 상대로 사업을 벌여 큰돈을 벌었다. 영어를 통해 얻은 정보가 ‘일확천금’으로 이어지던 시절이었다. 이를 토대로 부동산과 주식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 본격적으로 재산을 축적했다. 그는 요즘 연 10억원 가까운 빌딩 임대료 수익을 얻지만 여전히 영어를 토대로 한 국제 감각을 활용해 돈을 번다. 그의 투자 대상은 우리나라를 벗어난다. 해외 금융시장뿐 아니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부동산 투자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종종 탄다. 체력 유지도 필수적이다. 매일 새벽 일어나 맨손 체조를 한 뒤 인근 야산을 오르내린다. 여간해서는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는다. 과다한 운동으로 얼마 전에는 발목 수술을 받았을 정도다. H씨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전 세계에서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각을 유지하니 돈이 수중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H씨의 경우 100% ‘개천에서 용 난’ 사례로 볼 수는 없지만 본인의 노력이 상당 부분 작용한 자수성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H씨 이후 세대 중에서는 부모로부터 직접적으로 받는 상속이 부를 형성하는 추세가 짙어지고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I(41)씨는 1년 전 부모로부터 시가 30여억원의 공장 부지를 물려받았다. 부모가 손주들 교육비에 보태 쓰라면서 증여를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증여는 고소득으로 이어졌다. 그는 부지 내 5곳의 공장으로부터 매달 750만원의 임대료를 받는다. 가만히 앉아서 올리는 임대 수입만 한 해 9000만원으로 웬만한 고액 연봉자 수준이다. 돈이 돈을 버는 ‘행운아’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의 부모는 공직 생활 도중 틈틈이 땅을 사 모은 덕에 100억원대의 재산을 모았다. 그가 부모의 도움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러 차례 사업 밑천을 대준 것은 물론 사업이 망했을 때 뒷감당도 부모 몫이었다. 일반인에게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패자부활전’을 그는 부모 덕에 여러 차례 치른 셈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J(38·여)씨는 최근 2년간 증여세만 2억원 넘게 냈다. 시댁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을 물려받았다. 주식과 토지, 현금 등 형태도 다양하다. 패션 업종 중견 업체를 경영하는 시댁은 앞으로도 틈틈이 증여해 줄 가능성이 높다. 지금 살고 있는 압구정동의 상가 건물 역시 J씨 부부의 소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는 한 꿈도 꿀 수 없는 금액이다. J씨는 증여받은 재산을 시댁에서 소개해 준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에게 맡겨 관리한다.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연 5% 정도다. 10%가 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불경기와 저금리 상황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적지 않다. 월급 말고도 연 5000만원은 통장에 꼬박꼬박 들어온다. J씨는 “시부모께서 과거에 세금 문제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자식들이 일찌감치 돈을 굴리는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재산을 미리 나눠 주고 있다”고 했다. 전직 대학교수인 K(68)씨는 3년 전 정년퇴직을 하면서 100억원대 재산 중 70억원 정도를 2남 1녀인 자식들에게 나눠 줬다. 서울 반포 특급호텔 헬스 회원권과 K씨 부부의 실버타운 생활비, 1년에 한 번 정도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비용 등 총 30억원이 그에게 남은 전부다. K씨는 “셋 중 형편이 좀 안 좋은 아들 한 명에게 증여를 더 하려고 했지만 딸이나 사위 눈치가 보여 똑같이 재산을 나눠 줬다”면서 “그래도 죽기 전에 ‘숙제’를 마친 것 같아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장인 L(44)씨의 사례는 부모의 재산과 개인의 능력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그의 연봉은 10억원이 넘는다. 미국 본사에 근무할 당시에는 성과급까지 합쳐 연 200만 달러를 넘게 번 적도 있다. 현재 그의 자산은 100억원대다. 그러나 이를 모두 연봉만으로 모은 건 아니다. 부모의 증여가 큰 뒷받침이 됐다. 그의 부친은 한때 국내 굴지의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관련 기업의 CEO로 재직 중이다. L씨의 부친은 아직까지 그에게 본격적인 상속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 예금과 보험 등을 활용해 20억원 가깝게 물려준 상태다. L씨는 자신의 연봉과 이를 종잣돈 삼아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한다. 미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의 금융시장이 주 무대다. 현재 거주 중인 서울 용산의 15억원대 아파트와 함께 싱가포르에 주상복합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그가 미국의 유명 사립고와 명문대를 졸업한 뒤 소위 ‘잘나갈 수’ 있었던 것도 부모의 막대한 교육비 투자가 ‘마중물’이 됐다. L씨는 “몇 년 전에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선물옵션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면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부친과 투자 정보를 교환한다”고 말했다. L씨의 경우처럼 단순히 돈을 주는 것뿐 아니라 ‘노하우’를 전수하는 부자도 보인다. ‘물고기’ 대신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부모 세대가 물려준 부를 효과적으로 늘리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소 제조업체 사장 M(64)씨는 아들이 미국에 유학 중일 때는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해 줬다. 그러나 방학 때 한국으로 들어오면 용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네 유흥비는 네가 벌어서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식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아들은 방학 기간에는 화장품 공장 등에서 틈틈이 일해 용돈을 벌었다. M씨는 “외환위기 직후 서울 강남이나 대전 등으로 땅을 보러 갈 때 당시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아들을 꼭 데리고 갔다”면서 “부동산뿐 아니라 좋은 ‘물건’을 어떻게 판별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알려준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재산 관리를 위해 ‘정치판’에 뛰어드는 부유층도 발견된다. 특히 ‘상위 0.1% 부자’들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는 사회적 영향력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500억원대 자산가인 N(44)씨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맨’이었다. 대학 졸업 뒤 15년 가까이 국내 대형 시중은행에서 근무했다. 본점에서 쭉 일할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초 직장을 제 발로 걸어나갔다. 부동산 관리업을 하던 부친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마침 당시 금융권의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요즘엔 수도권 지역의 여당 당원협의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명예직’에 가깝지만 산하 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맡았다. N씨는 “경제력을 갖췄으니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우리 집안의 부를 지키기 위한 ‘방패’를 얻는 게 정치 활동의 일차적 목표”라며 “재산이 일정 정도 넘어서면 정치적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의 대물림’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상위 1% 부자도 많다. 돈은 무엇보다 강력한 ‘권력’인 만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손에 쥐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부자들은 돈의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데다 자식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를 권하기도 쉽지 않아 미리 증여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증여 시점이 늦어질수록 그리고 분산하지 않고 한꺼번에 할수록 증여세 부담은 커진다. 그는 “고객 중 한 명이 얼마 전에 시가 130억원짜리 빌딩을 매각했지만 증여세 등을 떼고 나니 결국 자식에게는 50억원 정도밖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기부를 선택하는 자산가도 없지 않다. 명품 패션 브랜드 업체 대표인 O(59)씨는 얼마 전 두 명의 자식들에게 “재산의 20%만 상속하겠다”고 천명했다. 자식이 물려준 재산을 관리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자식을 망치는 일인 만큼 본인 스스로 돈 버는 재미를 느끼고 성공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 이상은 악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O씨는 “재산의 20% 정도면 20여년 전 8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나보다 훨씬 여유 있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단독] 이런다고 ‘벌벌 떠는 아이’ 없어집니까

    [단독] 이런다고 ‘벌벌 떠는 아이’ 없어집니까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다고 아이들이 일부 부적격 교사들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믿지 못한다면 소용없는 것 아닐까요?” ‘인천 어린이집 여아 폭행’ 사건과 관련해 16일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포함한 아동 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보육 현장에서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신뢰를 쌓기 위한 근본 대책들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복지부가 밝힌 보육교사 자격 요건 강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다. 보육교사 김모(37·여)씨는 “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면에는 1년 반만 공부해도 보육교사가 될 수 있도록 자격증을 남발한 탓도 크다”며 공감했다. 평생교육원에서 온라인 강좌를 이수해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한모(35·여)씨는 “현장 실습(160시간)을 친구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3일에 한 번꼴로 나가 이수했다”며 “이렇게 허술하니 인천 어린이집 폭행 교사처럼 인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걸러낼 수단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CCTV 설치 의무화가 학부모를 안심시킬 수는 있겠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경력 15년 보육교사 김모(37·여)씨는 “보육시설 CCTV는 교사 감시용이 아니라 행동 발달이 늦은 아이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을 관찰하기 위한 교육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관악구의 어린이집 원장 김모(42·여)씨는 “현재 CCTV는 학부모, 원장, 교사로 이뤄진 운영위원회가 합의해야 설치할 수 있는데 우리는 학부모들이 CCTV로 인해 신뢰가 깨질 수 있다고 반대해 설치하지 않았다”며 “CCTV 설치가 의무화돼 보육교사들이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비친다면 결국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인증에 부모 참여를 강화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대표인 김영명(53) 서강어린이집 원장은 “현재의 평가인증 시스템은 시험공부하듯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방치되는 문제를 낳기도 한다”며 “평가인증을 강화한다면 서류 작업 부담을 더는 등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운영을 정지, 폐쇄시키고 보육교사 자격을 영구 정지하는 안에 대해서는 ‘학대’ 정황을 면밀하게 조사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인근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몸이 좋지 않아 화장실에 간 사이 아이들끼리 다투다 한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난 일이 있었는데 민원이 들어가 ‘방임 학대’로 판명 났다”며 “이럴 때도 시설을 폐쇄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보조교사 확대안은 환영받았다. 경남 김해의 한 어린이집 원장 고모(56·여)씨는 “아이들 사진을 찍거나 일지를 작성하는 등 부수적인 업무를 해 주면 담임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는 데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봉에 시달리는 보육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초임은 월 147만원, 10년차가 199만원을 받는다. 민간 어린이집은 통상 30만원을 적게 받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문 닫으면 애들은…” 걱정만 키운 어린이집 대책

    “문 닫으면 애들은…” 걱정만 키운 어린이집 대책

    “보육교사도 사람인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누구한테 풀겠어요. 바로 우리 아이들이에요. 일시적인 개선책 말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학부모 최여주씨) “어떻게 민간시설에서 1년 교육받아 보육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죠? 자격 검증부터 해야죠.”(학부모 최미연씨) ●학부모 “당장 아이들 보낼 데 없는데”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국공립 드림어린이집에서 열린 당정 현장 점검 및 정책간담회 현장을 방문한 학부모들은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부 측에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침통한 표정으로 성난 학부모들의 항의를 묵묵히 경청했다. 정부가 이날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대책으로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즉시 폐쇄,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학대 교사 및 원장 영구 퇴출 등 7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학부모들은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양천구 부모모니터링단의 권태연씨는 “자칫 선한 교사에 대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있는 CCTV 의무화가 우선이 아니라 교사들의 스트레스부터 줄여야 한다”며 “주변에 아이 맡길 곳도 마땅치 않은데 대안 없이 어린이집부터 폐쇄해 버리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부모와 아이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만난 다른 학부모들은 CCTV도 완벽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두살배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려다 이번 일로 포기했다는 손모(38·여)씨는 “카메라를 등지거나 사각지대에서 아이를 때리면 CCTV도 소용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교사 “화장실 못 가… 근무환경 바꿔야” 3년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김모(24·여)씨는 “국공립시설처럼 제대로 교육받은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보육교사도 정신상담을 받았으면 한다”며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 달라”고 요구했다. 어떤 대책도 너무 지나쳐 아이와 교사, 학부모 간 신뢰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최모(37·여)씨는 “일하는 엄마는 불안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신뢰가 깨지면 그 피해는 아이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학부모-교사 신뢰 회복부터” 지적도 한편 당정 현장 점검에 참여한 보육교사 대표 임혜선씨는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일이 많아 아이들을 활기차게 맞이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부끄럽고 마음 아프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이러면 ‘아동학대 교사’ 사라집니까 고강도 아동학대징벌대책 내놓은 정부 한달에 한번꼴로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해도 대책 마련에 미적거리던 정부가 인천 송도 K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을 계기로 16일 유례없이 강한 징벌적 대책을 내놓았다. 아동 학대 발생 시 해당 어린이집을 즉시 폐쇄하고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어린이집 아동 학대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신중론을 내세우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 오다가 사회적 공분이 확산되자 사건 보도(13일)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속전속결이 가능했던 대책을 수년간 끌어 온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편으로는 성급한 결정으로 또 다른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는 교사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4만 3000곳에 이르는 어린이집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교사 인권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아동의 권리가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부모가 요구하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원장이 영상을 임의로 삭제하지 못하게 영상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새로 짓는 어린이집 시설에 대해서는 CCTV를 무조건 달게 하되 기존 시설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발효 후 1개월 내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21%(9081곳)에 불과하다. 아동 학대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 단 한 번이라도 학대 행위가 발생하면 해당 어린이집을 폐쇄하고 가해 교사나 원장은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지역에 어린이집이 1곳밖에 없으면 그 피해가 아동의 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또 부모가 직접 어린이집 운영에 참여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집 평가 인증 현장 관찰도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대책에는 처벌 강화 방안만 비중 있게 담겼을 뿐 교사 양성 및 업무 피로 경감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상세 내용은 빠졌다. 1월 중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포함한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세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간어린이집연합회 서상범 정책국장은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는데도 급여는 월 120만~140만원 정도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처우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런다고 ‘벌벌 떠는 아이’ 없어집니까 현장 원장·교사가 말하는 근본 대책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단다고 해서 아이들이 폭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까요?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감시를 하든 소용없는 것 아닐까요?” ‘인천 어린이집 여아 폭행’ 사건과 관련해 16일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포함한 아동 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보육 현장에서는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신뢰를 쌓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들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복지부가 밝힌 보육교사 자격 요건 강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다. 보육교사 김모(37·여)씨는 “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면에는 1년 반만 공부해도 자격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탓도 크다”며 공감했다. 평생교육원에서 온라인 강좌를 이수해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한모(34·여)씨는 “솔직히 현장 실습(160시간)을 친구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3일에 한번꼴로 나가 하기도 했다”며 “인천 어린이집 폭행 교사처럼 인성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걸러낼 수단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원장과 교사들은 CCTV 설치 의무화가 학부모들을 안심시킬 수는 있겠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경력 15년 보육교사 김모(37·여)씨는 “보육시설의 CCTV는 본래 교사 감시용이 아니라 행동 발달이 늦은 아이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을 관찰하기 위한 교육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김모(42·여)씨는 “CCTV는 학부모, 원장, 교사로 이뤄진 운영위원회에서 합의해야 설치할 수 있는데 우리는 학부모들이 CCTV로 외려 신뢰가 깨질 수 있다고 반대해 설치하지 않았다”며 “보육교사들이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비친다면 결국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인증에 부모 참여를 강화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대표인 김영명(53) 서강어린이집 원장은 “현재 평가인증 시스템은 보육교사들이 일지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돼 있어 시험공부하듯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방치되는 문제를 낳기도 한다”며 “평가인증을 강화한다면 서류 작업의 부담을 더는 등 단점들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천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임모 원장은 “평가인증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96가지”라며 “준비하느라 한 달을 집에 못 가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운영을 정지, 폐쇄시키고 보육교사 자격을 영구 정지하는 안에 대해서는 ‘학대’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인근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몸이 좋지 않아 화장실에 간 사이 아이들끼리 다투다 한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난 일이 있었는데 민원이 들어가 ‘방임 학대’로 판명 났다”며 “이런 경우 시설을 폐쇄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정부의 보조교사 확대안도 환영을 받았다. 경남 김해의 한 어린이집 원장 고모(56·여)씨는 “아이들 사진을 찍거나 일지를 작성하는 등 부수적인 업무를 해주면 담임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는데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12시간 근무하면서도 박봉에 시달리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초임은 월 147만원이며 10년차가 199만원을 받는다. 이에 비해 민간 어린이집은 통상 30만원 정도 적게 받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너도나도 인증샷 들썩이는 시장통 대박난 지역경제

    [단독] [커버스토리] 너도나도 인증샷 들썩이는 시장통 대박난 지역경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영화의 힘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자 촬영장소인 부산 중구 신창동 국제시장 상인들의 흥분된 목소리다. 지난 14일 오후 겨울비가 오락가락하는 짓궂은 날씨에도 국제시장은 인파로 넘쳐났다. 도매상들이 많은 국제시장은 평소 오후엔 손님들이 거의 없는 편이지만, 최근 영화 ‘국제시장’ 상영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름 동안 영화를 촬영한 가게 ‘꽃분이네’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잡화류를 판매하는 이 가게는 6.61157㎡(2평) 남짓한 작은 매대에 액세서리와 양말, 시계·지갑·벨트 등이 가득 진열돼 있다. 영화 상영 이후 가게 이름도 아예 바꿨다. 원래 이름은 ‘영신’이었으나 영화에서처럼 ‘꽃분이네’로 간판을 바꿔단 것이다. 국제시장에서 3년째 ‘꽃분이네’를 운영하고 있는 신미란(37·여)씨는 “평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골목인데 영화 상영 이후 손님들로 대박이 났다”며 “인접한 다른 가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꽃분이네’가 입점한 골목은 포목과 이불, 도배·장판지 같은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점포들이 대부분이라 찾는 고객이 한정돼 있다. 신씨는 하루 평균 10만~15만원이던 매출이 영화 ‘국제시장’ 상영 이후 30만원까지 늘었다고 했다. 주말이나 휴일에 찾는 가족동반 관광객들이 하나씩 물건을 사면서 수입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신씨는 “요즘은 장사보다 사람들 줄 세우는 것이 더 큰 일과”라면서도 “멀리서 영화를 보고 일부러 찾아온 고마운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을 관할하는 중구는 며칠 전 이 가게 앞 골목에 ‘포토존’까지 설치했다. 인증샷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인근 가게 주인들이 영업에 방해된다며 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상인들 간 마찰이 빚어지자 구청이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그렇다고 국제시장에서 영업하는 모든 상인들이 영화 흥행의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흥행으로 ‘꽃분이네’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지만, 이곳을 벗어나면 한산하기까지 하다. 신씨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진을 찍기 위해 골목과 다른 점포를 막아서는 바람에 이웃 상인들과의 불화가 심하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건물주인이 가게 세를 올려달라고 해서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은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를 직접 둘러보고 마치 자신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영화의 한 장면에 녹아들고 싶어 찾는다고 한다. 경남 마산에서 왔다는 김영숙(62·여)씨는 “사람들이 국제시장 얘기를 많이 해서 친구와 함께 찾아왔다”며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이번 주말에 가족과 함께 꼭 영화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영화를 보고 국제시장을 직접 보고 싶었다는 서영희(43·여)씨는 “영화에 나온 ‘꽃분이네’는 포목점이었는데, 지금 이곳은 잡화점이고 판매하는 제품도 가게 분위기도 달라 약간 실망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상인도 영화 흥행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제시장에서 8년째 레코드점을 운영한다는 김영애(48·여)씨는 “원래 국제시장은 먹자골목과 일부 소매점포를 제외하면 도매점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오후 7시 반이면 거의 문을 닫는다”며 “영화 ‘국제시장’ 상영 이후 오후 늦게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은데 곳곳에 먹자골목을 만들어 시장을 좀 더 활성화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은 광복 이후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돌아온 동포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노점을 차리면서 시작됐다. 부산항과 가까워 일본 등지에서 들여온 물건들을 거래하면서 시장의 모습을 하나씩 갖춰갔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부산항에서 하역된 군수품과 생활용품 등이 국제시장으로 들어와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전국에서 몰려든 상인들이 도매로 물건을 뗀다고 해서 ‘도떼기시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용운(68) 국제시장 번영회장은 “영화 국제시장 상영 이후 하루 수만 명이던 방문객 수가 10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이 사람들이 모두 물건을 사는 고객은 아니지만, 분명히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은 1969년 1월 시장번영회가 설립되었고 1977년 정식으로 시장개설 허가를 받았다. 현재 1500여개의 점포에 900여명의 상인들이 하루 평균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며, 종업원까지 포함하면 3000여명에 달한다. 인근 부평동 깡통야시장과 자갈치시장, 47년 만에 도개를 시작한 영도다리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걷는 부산 중구 원도심의 상권을 살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 회장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힘을 등에 업은 국제시장이 침체한 남포동과 광복동의 상권을 살려 화려했던 중구의 옛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국제시장의 앞날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시설이 오래되고 낡아 화재와 보안 등 재난에 취약해 시설 현대화사업이 시급하다. 실제로 국제시장은 1953년과 1956년, 2009년 등 3번에 걸친 대형화재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다. 김 회장은 “국제시장의 시설 현대화사업을 위해 정부와 부산시에 지원을 요청해 놓았다”면서 “비록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밀리고 있지만, 한때 한국경제와 부산경제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국제시장이 영화로 다시 꿈틀대고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글 사진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열정페이’ 논란 이상봉 디자이너 “이번 일들 반성하며 자숙…문제 개선·대안 마련 노력”

    ‘열정페이’ 논란 이상봉 디자이너 “이번 일들 반성하며 자숙…문제 개선·대안 마련 노력”

    저임금 혹은 무급 인턴을 뜻하는 ‘열정페이’ 논란으로 비판을 받은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공개 사과했다. 이씨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디자이너로서 삶에만 집중하다 보니 회사 경영자로서 본분에 충실하지 못했다”며 “이 모든 상황은 저의 부족함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들을 통해 정말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자숙하겠다”며 “패션업계의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점을 개선하고 현실적인 대안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의류업체 인턴과 패션디자이너 지망생 등으로 꾸려진 패션노조와 청년유니온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이씨를 ‘2014년 청년착취대상’ 수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씨가 운영하는 디자인실은 야근수당을 포함해 견습에게 10만원, 인턴에게 30만원, 정직원에게 110만원의 급여를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열정페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처럼 수습, 인턴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에게 턱없이 낮은 임금을 주는 관행이 만연한 의류·패션 디자인 업체 등을 상대로 광역 단위의 특별 근로감독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LG유플러스 ‘위약금 상한제’ 시행

    LG유플러스가 15일 통신요금의 부담을 줄여 주는 ‘위약금 상한제’를 다음달 업계 최초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위약금 상한제는 출시한 지 15개월이 지난 휴대전화를 구매한 고객이 약정기간 내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해지할 때 약정 해지 시점과 관계없이 위약금을 휴대전화 출고가의 50%까지만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출고가가 60만원 이상이면 출고가의 50%를 위약금 상한으로 적용하고 출고가가 60만원 미만이면 30만원을 위약금으로 상한한다. 아무리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위약금은 상한액 이상 부과되지 않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열정페이’ 논란 이상봉 디자이너 “이번 일들 반성하며 자숙…문제 개선·대안 마련 노력”

    ‘열정페이’ 논란 이상봉 디자이너 “이번 일들 반성하며 자숙…문제 개선·대안 마련 노력”

    저임금 혹은 무급 인턴을 뜻하는 ‘열정페이’ 논란으로 비판을 받은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공개 사과했다. 이씨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디자이너로서 삶에만 집중하다 보니 회사 경영자로서 본분에 충실하지 못했다”며 “이 모든 상황은 저의 부족함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들을 통해 정말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자숙하겠다”며 “패션업계의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점을 개선하고 현실적인 대안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의류업체 인턴과 패션디자이너 지망생 등으로 꾸려진 패션노조와 청년유니온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이씨를 ‘2014년 청년착취대상’ 수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씨가 운영하는 디자인실은 야근수당을 포함해 견습에게 10만원, 인턴에게 30만원, 정직원에게 110만원의 급여를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열정페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처럼 수습, 인턴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에게 턱없이 낮은 임금을 주는 관행이 만연한 의류·패션 디자인 업체 등을 상대로 광역 단위의 특별 근로감독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강동구 취약계층 아동 심리검사 및 치료 지원

    강동구 취약계층 아동 심리검사 및 치료 지원

    강동구가 심리·정서 문제를 겪고 있는 취약계층 아동 돕기에 나섰다. 구는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해 심리 검사 및 치료를 지원한다고 14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취약계층 아동 상당수가 부모의 이혼, 가출 등을 경험해 심리·정서적 불안을 겪고 있다. 이들의 문제를 조기에 치료해 정서 안정과 건강한 성장 발달을 도우려는 것이다. 우선 구는 가족과 외부 대인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아동 가운데 정서·행동 부문에 위기가 온 대상자를 선정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의사 면담을 거쳐 아동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심리, 지능검사 등 종합심리검사를 한다. 지속적인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아동은 병원, 민간상담센터와 연계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지원비는 아동당 종합심리검사비 최대 30만원, 치료비는 최대 월 4회 16만원이다. 단 병원 진료 시 의사 진료나 약물 비용은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구 관계자는 “사례 관리 대상 아동 중 평균 25%가 상담 및 종합심리검사가 필요하고 이 중 10%는 치료가 시급하다”면서 “사례 관리자는 아동의 치료 과정이나 치료 후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서·행동 위기 아동을 찾아내 건강한 성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1평 쪽방 인생… 영구임대가 로또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빈곤층의 주거

    1평 쪽방 인생… 영구임대가 로또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빈곤층의 주거

    “없는 사람들에게 행복의 첫째 조건은 집이에요” 김모(44)씨는 자신이 사는 서울 서대문구의 C빌라 401호가 호텔 같다며 흡족해했다. 16평짜리(방 2칸과 거실) 좁은 빌라 안을 채운 낡은 소파, 고장 난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그리고 담배와 홀아비 냄새가 찌든 방안 공기까지 그 어떤 것도 호텔의 고급스러움을 닮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는 “거리 돌바닥에서 잠을 자 본 사람은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안다”고 했다. 막노동으로 월 90만원을 버는 김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저소득 독신자나 장애인, 미혼모 등에게 염가로 임대한 이 임대주택에 2009년 입주했다. 그는 이 집에서 또 다른 독신자 이모(48)씨와 함께 산다. 두 사람이 매달 모아 내는 월세는 17만 4200원. 벌이에 비하면 큰 액수지만 풍찬노숙을 피할 수 있기에 불만은 없다. 과거 10년 넘게 남산 인근 등에서 노숙했던 그는 “밖에서 자면 이불을 5개 덮어도 춥고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아프다”고 회고했다. 고물 수집 등으로 매달 20만~30만원이라도 벌 때는 월 17만원을 주고 서울역, 영등포 등지의 쪽방촌에서 생활한 적도 있었는데 1평 남짓한 쪽방은 관(棺)에 갇힌 듯한 갑갑함을 줬다. 그는 “잠을 자다가 잠버릇처럼 입을 오물거렸는데 ‘우드득’ 하며 뭔가 씹히는 느낌이 나더라”면서 “급히 일어나 뱉었더니 바퀴벌레였다”고 했다. 그는 “먹을 것, 입을 것은 나눠 주는 곳이 많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이 살 곳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복권에 당첨돼 1억원이 생긴다면 당장 월세를 전세로 돌리고 싶다”고 했다. 사실 저소득층의 대표적 주거시설로 알려진 장기공공임대주택(영구임대아파트, 장기전세주택 등)은 극빈층에게는 초특급 주거시설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빈곤층 사이에서는 ‘영구임대아파트에 당첨되면 로또 맞는 것과 같다’고 얘기할 정도”라고 전했다. 13살과 6살배기 딸을 둔 박모(42·여)씨는 3년 전 경기 화성시의 방 2칸(18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첫발을 들일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5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거리에 나앉았던 박씨는 두 딸과 동네 교회, 지인의 원룸 등에 얹혀살았다. 교회 기도방에서 1년간 살 때는 나무 벽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겨울 칼바람 탓에 돌 지난 막내딸을 밤새 안고 체온으로 ‘보일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교회 사람으로부터 “벌이가 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 166만원) 이하이니 영구임대아파트를 임대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당장 입주 신청서를 썼다. 그리고 7개월 만에 입주에 성공했다. 남편과 별거해 저소득 한부모가정을 꾸린 까닭에 입주 1순위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월세 15만원과 공과금 25만원 등 매달 40만원이 주거비로 들어간다. 새벽 신문배달 등으로 버는 월 80만원의 수입 중 50%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래도 그는 “큰딸은 방이 갖고 싶다고 했고 작은딸은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고 했는데 아파트에 입주해 둘 다 얻었다”면서 “따뜻한 물로 씻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박씨처럼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할 확률’의 행운을 잡지 못하는 빈곤층은 일반 주택 시장에서 가장 싼 집을 찾아야 한다. 이들을 기다리는 건 전세 2000만~3000만원의 허름한 반지하 셋방이나 옥탑방 정도다. 그나마 돈이 없어 몇 달씩 방세를 밀리거나 집수리를 요구하다가 쫓겨나는 일이 흔하다. 초등학생 손주 2명과 함께 사는 장모(64·여·경기 부천시)씨는 최근 30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주인으로부터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장씨는 “10년 넘은 보일러가 터져 주인에게 통사정해 수리를 받았는데 그 일 때문에 감정이 상했는지 갑자기 ‘내년 3월 전세 만기 때 집을 비우라’고 말하더라”고 했다. 빈곤층들은 겨울에 난방비를 아끼려 보일러를 오랫동안 틀지 않다가 고장 나는 경우가 있는데, 장씨의 경우처럼 집주인에게 밉보일까봐 수리를 요구하지 못하는 세입자가 적지 않다. 주거비 지출 비율이 워낙 높다 보니 꼭 필요한 세간 살림조차 사지 못하는 극빈층이 많다. 독거 노인 곽모(79·여)씨는 세탁기가 없어 아직도 손빨래를 한다. 8평짜리 집 안을 채운 살림이라고는 철 지난 브라운관 TV와 낡은 침대, 1단 목재 옷장과 서랍장이 고작이다. 대부분 남에게 얻거나 주운 것들이다.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는 홍모(45·여)씨가 사는 경기도의 한 임대아파트 거실에는 형편에 맞지 않는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다. 피아노가 없어 복음성가 가수를 꿈꾸는 첫째딸(15)이 공책에 흑백 건반을 그려 놓고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본 홍씨가 우유 배달을 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버려진 피아노를 발견해 집으로 들인 것이다. 건반 몇 개가 망가진 고물 피아노지만 딸에게는 ‘보물 1호’다. 서울의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독신 남성 정모(42)씨의 집에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게 없다. 그는 “전자레인지는 지난해 겨울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윗집 남성의 유품을 건네받은 건데 몇 달 썼더니 고장 나더라”라고 했다. 저소득층 밀집촌은 치안도 열악하다. 독거 노인 한모(91)씨가 사는 경기 부천 다세대주택에는 입구에 가로등 하나 설치돼 있지 않아 성인 남성인 기자가 걸어가기에도 위험해 보였다. 서울 구로구의 단독주택 반지하 셋방에서 3살배기 딸을 키우는 한부모가정의 박모(29·여)씨는 새벽에 자다가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인기척이 들려 눈을 떠보니 누군가 골목길로 난 방 창문을 열고 들어오려 한 것이다. 박씨는 “‘누구냐’고 소리쳐서 실제 침입하지는 않았다”며 “집주인에게 방범창을 설치해 달라고 여러 번 말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라”고 했다. ‘달동네’도 도시 극빈층의 오랜 보금자리다. 서울의 달동네·판자촌은 서대문구의 개미마을과 노원구의 백사마을, 강남구 구룡마을 등 몇 곳 남지 않았다. 10만~20만원짜리 월세방을 구할 수 있는 개미마을은 1960~1970년대 배경의 시대극 세트장을 옮겨 놓은 듯 남루하다. 주민 김모(56·여)씨는 “30년 전 결혼해 이곳에 들어올 때 ‘주거환경이 열악해 1년 뒤면 재개발된다’던 마을이 지금까지 그대로 있다”고 했다. 지은 지 40~50년 된 집들이 몰려 있지만 재개발 논의가 더디다. 전체 140여 가구(주민 250여명) 중 집 안에 화장실이 없어 마을 공용 화장실을 쓰는 이들도 많고 ‘푸세식’으로 불리는 재래식 화장실이 있는 집도 20여곳 된다. 2년 전에는 당뇨를 앓던 50대 남성이 구식 변기를 쓰다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똥 구덩이로 빠졌고, 며칠 지나 숨진 채 발견된 충격적인 일도 있었다. 사정이 좀 나은 나머지 가구 대부분도 ‘쪼그려 앉기’식 수세식 화장실이다. 마을을 오르는 교통수단이라고는 ‘07번’ 마을버스가 유일한데 눈이 내리거나 빙판길이 되면 이마저 운행을 멈춘다. 하씨는 “등유 보일러가 있지만 씻을 때만 잠시 켜고 평소에는 장당 500원 하는 연탄 난로로 버틴다”면서 “아궁이에 불을 때 난방하는 집들도 아직 마을에 남아 있다”고 했다”고 했다. 용케 겨울을 버틴다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왕산 기슭의 가파른 비탈길을 사이에 두고 낡은 집들이 붙어 있다 보니 기온이 풀리는 봄에는 축대 붕괴사고 등이 가끔 발생한다. 김씨는 “몇 해 전 축대가 무너지면서 토사가 창문을 깨고 들어와 딸의 방을 덮쳤다”고 했다. 더운 여름에는 방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천장에서는 비가 줄줄 새기도 한다. 주민들은 2009년 대학생들이 미화사업차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준 이후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반갑지 않다. 이모(45·여)씨는 “사람들이 마당에 들어와 빨래 넌 것까지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밤에는 플래시를 터뜨려 노인들이 무서워한다”면서 “주민 중에는 ‘우리가 마치 벽화 속에 갇힌 동물원 원숭이가 된 것 같다’고 푸념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쪽방과 고시원은 가족 없이 혼자 사는 빈민층의 몫이다. 기자가 찾은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겨울 풍경은 참혹했다. 마을 어귀의 3층짜리 쪽방 건물에 들어서니 녹슨 난간과 돌바닥이 쩍쩍 갈라진 복도가 나타났다. 공용 세탁 공간의 낡은 세탁기 아래로 낯선 이의 접근에 급히 숨은 쥐의 꼬리 부분이 보였다. 나무로 된 우편함에는 ‘서부지방법원 재산과’와 ‘OO신용정보’ 등에서 온 독촉 편지 10여통이 쌓여 있었다. 주민 이모(54)씨는 “이곳 주민의 70%는 신용불량자일 것”이라고 했다. 3층 이씨의 방은 2.5평 남짓했다. 그는 “이 쪽방촌은 과거 유곽(집창촌)으로 방마다 성매매가 이뤄졌는데 내 방은 관리실이었던 곳이라 넓은 편”이라고 했다. 김씨 말처럼 다른 쪽방들은 1평이 채 되지 않는다. 이곳의 한 달 임대료는 15만~30만원 수준. 고시원은 옆방 숨소리까지 들리는 2평 공간이지만 싼 곳은 20만원으로 한 달을 날 수 있다. 서울 외곽이나 농촌 지역에는 쪽방 대신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에 거주하는 사람도 많다.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軍 대령 평균 연봉 1억… 연금개혁 논의 재점화되나

    軍 대령 평균 연봉 1억… 연금개혁 논의 재점화되나

    우리 군 장교의 핵심 실무자인 대령 연봉이 평균 1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를 지키고 오지 근무가 잦은 업무 특성을 반영한 예우로 풀이된다. 하지만 군 간부들이 20년 이상 복무한 뒤 받게 될 군인 연금 기금의 국가부담률이 80%를 웃돌아 연금개혁 논의가 재점화될지 주목된다. 국방부가 13일 공개한 ‘2014 국방통계연보’에 따르면 대령의 평균 연봉(세전)은 근무 연수 29년 기준 약 9781만원, 중령 8636만원(24년), 소령 6646만원(16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본 급여를 비롯해 상여금, 각종 수당, 교통비 등을 포함한 수치다. 대장과 중장을 제외한 군 간부의 연봉은 호봉과 근무 연수에 따라 달라진다. 440여명에 달하는 군 장성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을 웃돌았다. 군 전체에 8명만 있는 대장은 약 1억 2843만원, 중장은 1억 2174만원, 소장 1억 771만원(근무 연수 33년 기준), 준장 9807만원(29년)이다. 위관급 장교의 경우 대위 4570만원(근무 연수 7년 기준), 중위 2786만원(2년), 소위 2549만원(1년)으로 나타났다. 부사관은 원사 약 6975만원(근무 연수 27년 기준), 상사 5525만원(19년), 중사 3928만원(9년), 하사 2178만원(2년)이다. 지난해 병사 연봉은 병장 179만원, 상병 162만원, 일병 146만원, 이병 135만원 수준이다. 이병과 대장의 평균 연봉 차이는 95배에 달했다. 한편 2013년 기준 군인연금 수입은 2조 7117억원, 지출액은 2조 5763억원으로 나타났다. 수급자 전체 평균 연금 지급액수는 매달 약 247만원이었다. 대령은 약 330만원, 중령은 265만원가량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인연금 수입액 중 군인이 내는 기여금이 4482억원에 그친 반면 국가부담금(8888억원)과 국가보전금(1조 3692억원)으로 지원되는 세금은 2조 2580억원에 달했다. 수입액 기준 수급자 부담 비율이 16.5%에 그치고 국가 부담 비율이 83.3%인 셈이다. 일각에서 군인 연금의 본인 부담률을 높이고 국가 부담률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나라를 위해 평생 봉사하는 직업 군인의 노후를 보장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몽구 회장 父子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추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 1460주(43.39%) 가운데 502만 2170주(13.39%)를 매각하기로 하고 씨티그룹을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라는 공지를 보냈다. 매각이 성사되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로 낮아진다. 이번에 나오는 현대글로비스 물량은 1조 5000억원가량으로 예상 매각 가격은 12일 현대글로비스 종가(30만원)보다 7.5~12.0% 할인된 26만 4000~27만 7500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 매각을 놓고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현대글로비스 주식 가치를 높여 정 부회장에게 실탄을 마련해 준 다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와 지분 교환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지난해 초 21만 8000원에서 최근 30만 5000원까지 오른 반면 현대모비스는 28만 7000원에서 23만 8000원 수준으로 떨어져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매각이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 거래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취지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그룹 가운데 대주주 일가 지분이 상장 3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 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이를 규제하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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