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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 이식비·수면장애 새달부터 실손보험 보상

    장기 이식비·수면장애 새달부터 실손보험 보상

    내년부터 장기 이식을 할 때 발생하는 의료비를 이식 수혜자의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여성형 유방증을 앓는 남성이 지방흡입술을 받을 때 드는 비용,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 치료비도 실손보험 보상을 받는다.금융감독원은 최근 의료 수요가 늘어나는 장기 이식, 여성형 유방증, 수면장애에 대해 보험사와의 분쟁을 막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개정된 약관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표준약관이 제정된 2009년 10월 1일 이후 판매된 표준화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기존 계약자도 적용 대상이다. 우선 금감원은 장기 적출과 이식에 드는 비용을 장기 수혜자의 실손보험에서 보상하도록 약관에 명시했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에는 관련 비용을 이식을 받는 쪽에 부담하기로 규정돼 있지만, 표준약관상 의료비 부담 주체와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아 보험사별로 보상 기준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아울러 장기 공여 적합성 검사비, 장기 기증자 관리료(장기 이송비, 장기기증 상담비 등) 등도 보상하도록 명확히 규정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지난해 장기 이식 건수는 4382건, 이식 대기자는 3만 4187명이다. 여성형 유방증을 수술할 때 시행한 지방흡입술 보상은 증상이 ‘중증도’ 이상일 때만 이뤄진다. 현재는 일부 보험사가 여성형 유방증을 치료하기 위한 시술을 외모 개선 행위로 간주해 보상하지 않으면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감리국 오홍주 국장은 “유방암의 유방재건술을 성형 목적으로 보지 않는 것과 같이, 중등도 이상 여성형 유방증 수술과 관련된 지방흡입술도 원상 회복을 위한 통합치료 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발병자 수가 30만명을 넘긴 비기질성 수면장애도 실손보험으로 보상받는 길이 열렸다. 비기질성 수면장애란 신체적 원인이 아닌 몽유병 등 정신적인 수면장애를 말한다. 그동안 증상이 주관적이라는 이유로 보상에서 제외됐다. 신체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기질성 수면장애는 이미 실손보험에서 보상 중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중국 군인 300명 경찰버스에 올라탄 까닭

    중국 군인 300명 경찰버스에 올라탄 까닭

    퇴역군인 300여명이 중국 산둥성에서 이례적인 폭력 시위를 벌여 그 중 10명이 체포됐다. 홍콩 명보는 10일 중국 청도, 안후이, 허난 등 각 지방에서 모인 퇴역군인 300여명이 군인연금 등에 대한 불만을 품고 10월 4~7일 산둥성 핑두시에서 과격 시위를 벌였고 주동자 10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이들 가운데 일부는 경찰을 공격하여 경찰버스 창문을 부수고 경찰과 민간인 34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핑두시의 가게와 시장 등이 영업을 중단해 820만 위안(약 13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길이 1.2~1.8m의 곤봉 105개와 소화기 16개가 발견됐다. 이들은 위챗, 전화 등을 통해 연락해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중국의 국경절 동안 관광 명목으로 불법 상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퇴역군인 문제는 고질적인 것으로 지난해 초에는 수백 명의 퇴역군인들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15년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지시하며 30만명의 병력을 감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말까지 30만명의 군인이 강제 퇴역당함에 따라 처우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중국 전역에서 폭력 시위를 불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퇴역군인사무부란 정부 부처까지 설립해 문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지만 내놓는 대책은 재탕 삼탕 식이어서 퇴역군인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란 쉽지 않다. 중국퇴역군인의 위챗 공식계정은 지난 9일 “퇴역군인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불균형하고 불충분한 것은 전진 중의 모순이자 발전 중의 문제”라며 “경제 발전과 제대군인의 처우는 반드시 발전할 것이며 퇴역군인의 합법적 권익은 충분히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역군인사무부는 전국 퇴역군인실무청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관철하라는 통지문을 보내 퇴역 이후 재취업 애로 등 구체적 상황을 공익 일자리 개발, 퇴역군인 전문 채용회 등을 통해 해결하라고 밝혔다. 중국 퇴역군인 숫자는 5700만명에 이르며 이들이 한 달에 받는 연금은 우리 돈 30만원 수준에 불과해 불만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브랜뉴뮤직 나온 산이 “유튜브 구독자 30만 감사… 메갈·워마드·일베와 싸우겠다”

    브랜뉴뮤직 나온 산이 “유튜브 구독자 30만 감사… 메갈·워마드·일베와 싸우겠다”

    래퍼 산이(33·본명 정산)가 전 소속사인 브랜뉴뮤직과의 전속 계약 해지 후 올린 첫 영상에서 메갈·워마드·일베 등이 조장하는 혐오 프레임과 앞으로도 싸울 것임을 밝혔다. 산이는 7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유튜브 구독자 30만명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1분 남짓한 영상을 게시했다. 산이는 “유튜브 구독자 30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의 목소리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채널을 통해 소신 있게 사회적 문제들, 그리고 메갈·워마드·일베 그분들의 비도덕·비상식적인 문제들, 행동들, 사회악인 혐오를 일반화시키는 프레임을 부숴버리겠다”고 밝혔다. 산이는 “여러분이 이성적인 소통을 원하면 이 채널에 소신껏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시면 된다”면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겠다. 앞으로도 절대 댓글을 지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극단적 혐오는 결국 진다. 사랑과 존중만이 승리할 뿐”이라며 “많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끝맺었다.산이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이날 32만명을 넘어섰다. 20만명 구독자 돌파 감사 영상을 올린 지 불과 사흘만이다. 영상에는 “혐오는 평등이 될 수 없다”, “진짜 남녀평등을 원한다” 등 응원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지난 6일 브랜뉴뮤직은 지난 2일 ‘브랜뉴이어 2018’ 콘서트에서 산이의 발언 등과 관련해 사과문을 올리고 이어 산이와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산이가 지난달 16일 ‘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이어 ‘페미니스트’, ‘6.9cm’ 등 극단적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내용의 곡을 발표하면서 이것이 ‘여혐 논란’으로 번진 데 따른 것이다. 산이는 이날 올린 구독자 30만 돌파 감사 영상에서 브랜뉴뮤직과의 계약 해지 이후 향후 활동 등에 대한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영리병원, 송도 등 확대 가능성… “공공의료 뿌리째 흔들릴 것”

    영리병원, 송도 등 확대 가능성… “공공의료 뿌리째 흔들릴 것”

    극단적 이익 추구하면 의료비 폭등 우려 의협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역행” 복지부 “영향 제한… 부작용 지켜볼 것” 일각선 “국내 의료 경쟁력 향상에 도움”제주도가 5일 중국 녹지그룹이 추진한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하면서 국내 의료제도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는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 과로 한정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영리병원의 물꼬를 튼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신청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제주도 이외에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도 영리병원인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이 가능하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외국 자본과 국내 의료자원을 합쳐 설립하는 영리병원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 비율이 출자총액의 50% 이상인 외국계 영리병원을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허용하고 있다. 지금은 전국에서 영리병원 설립을 신청한 곳이 제주 국제녹지병원 1곳에 불과했지만 다른 기관에서도 타당성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과 같은 해외 환자 유치형 영리병원은 해외 환자 30만명을 유치할 때 생산유발 효과가 1조 6000억~4조 800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1만 3000~3만 7000명으로 전망됐다. 내국인에게 고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설립하면 우리나라 인구 3%가 이용할 때 2조 7000억~3조 5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만 1081~2만 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봤다. 이런 점을 감안해 영리병원 설립이 잇따른다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존의 의료기관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은 비영리법인으로, 수익은 반드시 법인의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고 개인이 수익을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병원이 늘어나면 이 제도가 무력화되고 의료비가 폭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만 영리병원에서 고급 의료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는 이번 제주도의 결정을 비판했다.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녹지국제병원은 이익을 내려는 병원들 사이에 ‘뱀파이어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처음에는 경제자유구역, 다음엔 전국 곳곳에서 영리병원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의료계 최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도 반대 입장을 냈다. 의협은 “외국 투자자본으로 설립한 의료기관은 환자의 건강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수익 창출을 위한 의료기관 운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현재 녹지국제병원 외에는 영리병원 설립을 신청한 기관이나 개인이 없지만 향후 국내 의료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만 진료하도록 조건부로 허가한 데다 성형외과, 피부과, 외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만으로 설립되는 병원이어서 국내 의료제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병원을 운영하면서 부작용이 생기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가 의료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기택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투자를 통해 국내 의료 수준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길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영리병원, 송도 등 확대 가능성… “공공의료 뿌리째 흔들릴 것”

    영리병원, 송도 등 확대 가능성… “공공의료 뿌리째 흔들릴 것”

    제주도가 5일 중국 녹지그룹이 추진한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하면서 국내 의료제도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는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 과로 한정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영리병원의 물꼬를 튼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신청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제주도 이외에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도 영리병원인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이 가능하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외국 자본과 국내 의료자원을 합쳐 설립하는 영리병원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 비율이 출자총액의 50% 이상인 외국계 영리병원을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허용하고 있다. 지금은 전국에서 영리병원 설립을 신청한 곳이 제주 국제녹지병원 1곳에 불과했지만 다른 기관에서도 타당성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과 같은 해외 환자 유치형 영리병원은 해외 환자 30만명을 유치할 때 생산유발 효과가 1조 6000억~4조 800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1만 3000~3만 7000명으로 전망됐다. 내국인에게 고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설립하면 우리나라 인구 3%가 이용할 때 2조 7000억~3조 5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만 1081~2만 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봤다. 이런 점을 감안해 영리병원 설립이 잇따른다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존의 의료기관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은 비영리법인으로, 수익은 반드시 법인의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고 개인이 수익을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병원이 늘어나면 이 제도가 무력화되고 의료비가 폭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만 영리병원에서 고급 의료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는 이번 제주도의 결정을 비판했다.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녹지국제병원은 이익을 내려는 병원들 사이에 ‘뱀파이어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처음에는 경제자유구역, 다음엔 전국 곳곳에서 영리병원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의료계 최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도 반대 입장을 냈다. 의협은 “외국 투자자본으로 설립한 의료기관은 환자의 건강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수익 창출을 위한 의료기관 운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현재 녹지국제병원 외에는 영리병원 설립을 신청한 기관이나 개인이 없지만 향후 국내 의료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만 진료하도록 조건부로 허가한 데다 성형외과, 피부과, 외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만으로 설립되는 병원이어서 국내 의료제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병원을 운영하면서 부작용이 생기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가 의료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기택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투자를 통해 국내 의료 수준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길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미국과의 접경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의 국경장벽 너머로 미국 국경순찰대가 쏜 최루가스에 놀라 5살 쌍둥이 두 딸의 손을 잡고 겁에 질려 뛰어가는 온두라스 여성. 아이들은 티셔츠에 기저귀를 차고 있고 한 아이는 맨발이었다. 로이터통신의 한국인 사진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수천㎞를 걸어온 중미 이민자(캐러밴)들의 절박함을 담고 있다. 미·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도로를 가득 메우고 걸어가는 수천명의 모습과 함께 중미 캐러밴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이들 너머로 3년 전 유럽으로 향하던 1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등 중동 난민들 모습이 겹친다. 또 그 너머로 난민선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아기의 모습도.난민 문제가 지구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 급작스럽게 부상한 현안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불균형과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난민과 불법 이민이 정치쟁점화하면서 반(反)이민,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 제주에서 예멘 난민들의 망명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린 것에서 보듯 난민 문제는 더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난민 하면 흔히 정치적 망명을 떠올리는데 최근에는 빈곤을 피해 고국을 등지는 ‘경제적 난민’이 늘고 있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는 그나마 낫지만, 일자리 등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종교·인종·문화적 차이가 통합과 사회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편견이 부각돼 포용의 문화를 밀어내고 있다. ●생존 위해 ‘위험’ 선택한 중미 캐러밴 지난 10월 13일 온두라스의 산페드로술라를 출발한 중미 이주민은 한 달 만인 11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아 있는 멕시코의 티후아나에 도착했다. 4000여㎞를 걸어서 왔다. 출발할 때 160여명이던 대열은 6000~7000명으로 불어났다. 대다수는 중미의 온두라스 출신이고 일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출신도 포함돼 있다. 범죄조직과 마약조직으로부터의 살해 위협과 가난, 정치적 탄압 등을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다. 멕시코 당국과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티후아나 지역에 약 6200명, 그리고 멕시칼리에 3000명 등 1만여명이 모여 있다. 티후아나에 운집한 6200여명 중 1000여명이 어린이라고 유니세프는 밝혔다. 국경 근처 스포츠 단지에 대형 임시텐트를 치고 겨우 비만 피하고 있다. 수용 가능한 인원의 2배 이상이 몰려 노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어린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미 캐러밴의 목표는 미국에 가서 일자리를 잡고 보다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사는 것이다. 중미는 세계에서 살인사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현지 마약과 범죄조직에 협조하지 않으면 납치되거나 신체적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 상당수는 하루 5달러도 벌지 못해 생존을 위해 위험을 선택했다. 이들이 굳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캐러밴을 꾸려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의 주장처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안전이 가장 큰 이유다. 소규모로 이동하면 범죄조직의 납치 등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땅이 코앞이지만 이들이 걸어온 수천㎞보다 더 멀게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5800명의 군대와 방위군을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경선을 따라 세워진 6m 높이의 철제 울타리 주위에 가시철망을 설치하고 월경을 시도하는 이들을 향해 최루가스를 쏘며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토안보부 장관 등은 이들 중에 범죄자들이 섞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는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지만 심사를 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들 앞에 이미 3000여명의 신청서류가 쌓여 있고 미국 국경검문소에서는 하루에 100건 정도만 처리하는 실정이다. 정치적 망명심사 순서를 기다리기보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느는 이유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체포돼 추방된 사람도 수백명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치고 절망한 사람 중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450명이 고국으로 떠났고, 300여명이 추가로 돌아갈 의향을 밝혔다. 중미 이주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먼저 정치적 망명이 인정돼 미국에서 살게 되는 것인데,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음은 미국 대신 멕시코에 정착하는 방안이다. 멕시코에서는 이들에게 미국보다 훨씬 쉽게 망명 비자를 내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추방될 수 있고 갱단의 손질이 미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일부는 캐나다 이주도 희망하지만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불법 월경을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있다.●유럽 ‘관용적 난민정책’ 갈등 증폭 유럽은 2015년 7년째 내전을 겪는 시리아 등의 중동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난민 위기를 겪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630만명으로 가장 많다. 터키 등 육로와 지중해를 통한 대규모 중동 난민의 유입은 반난민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유럽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어 놓았다. 2015년 한 해에만 100만명 이상의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반난민,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하면서 극우정당들이 독일과 스웨덴,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난민과 불법 이민 증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촉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독일의 관용적 난민 정책은 보수층 이탈로 이어졌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3년 뒤 정계 퇴진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한 주요 이유가 됐다. 유럽에서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놓고 회원국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극우정당이 정권을 차지한 국가들, 특히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EU가 할당한 난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억 5000만명에 이르는 이주자 문제를 다루기 위해 오는 10~11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난민대책회의에 불참하거나 정식 채택될 예정인 유엔의 이주에 관한 국제협약에 불참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국제이주협약 초안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호주도 주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국인 스위스도 의회 결정을 따르겠다며 협약 가입을 유보했다. 이탈리아도 회의 불참을 발표했다. 국제협약은 체류 조건과 관계없는 이주자 권리의 보호, 노동 시장에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어 일부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연방하원 연설에서 “취업 이민과 난민을 위한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국가적 이익”이며 “글로벌 문제에 대한 해법을 여러 국가가 함께 찾아가는 시도”라고 유엔 국제이주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독일 정치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권국가로서 국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하다. 그렇다고 정치적·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지고 도움을 청하는 난민들을 내칠 수만도 없다. 난민들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사회적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난민이 발생한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늘려 자기 나라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낼 강력한 지도력이 절실한 지금, 메르켈 총리의 퇴진 예고는 그래서 더 안타깝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카카오뱅크 ‘2기 경영진’ 이달 출범

    임추위, 신임 대표이사 후보 7명 확정 이용우·윤호영 대표 포함… 21일 결정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2기 경영진’이 이달 중 공식 출범한다. 안으로는 공동대표 체제 지속 여부, 밖으로는 사업 영역 확장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주 7명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했다. 이 중에는 현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용우·윤호영 대표도 포함됐다. 이들은 2016년 말 선임돼 오는 22일로 임기가 끝난다. 새 대표는 오는 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카카오, KB국민은행,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넷마블, 이베이, 텐센트, 예스24 등 주주사들이 선임한다. 마찬가지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6명 중에서도 다수가 교체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금융권에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가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하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가 대주주로 올라서면 단독대표 체제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 4개월여 만에 가입 고객 730만명을 돌파했다. 다만 아직은 정착 단계인 만큼 금융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이라는 의미를 살려 공동대표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두 공동대표는 이날 모임통장 서비스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지만 모임통장을 소개하는 인사말 외에 향후 계획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카카오뱅크는 새 지도부가 결정되는 대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음달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시행에 따른 ‘은산 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 완화와 맞물려 개인사업자 대출(소호 대출) 출시, 2금융권 연계대출 출시, 해외송금 서비스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일곱살 소년 장난감 리뷰로 244억원, 장난 아닌 유튜브 수입 1위

    일곱살 소년 장난감 리뷰로 244억원, 장난 아닌 유튜브 수입 1위

    유튜브에서 많은 돈을 번 이들을 조사했더니 놀랍게도 일곱살 소년이 장난감 리뷰로 2200만 달러(약 244억 8600만원)를 벌어들여 1위를 차지했다.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라이언 토이스리뷰’를 운영하는 라이언으로 지난 6월까지 1년 동안 이만한 돈을 벌어들여 제이크 폴(2150만 달러)보다 50만 달러를 더 손에 쥐었다. ‘듀드 퍼펙트(Dude Perfect)’ 채널이 2000만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라이언의 수입에는 세금도 붙지 않았고 변호사나 대리인에게 떼주는 수수료도 전혀 없는 알짜 수입인데 전년보다 곱절로 늘었다고 영국 BBC는 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거의 매일 동영상 한 편씩 올리는데 지난 2일 올라온 자신의 얼굴을 담은 커다란 계란을 광고하는 동영상은 하루 만에 100만명 이상이 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NBC 기자가 왜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느냐고 묻자 라이언은 “내가 편안하고 재미있으니까”라고 답했다. 부모가 2015년 3월 채널을 만들어줬는데 그가 만든 동영상 조회 수가 260억건 가까이 됐고 팔로어만 1730만명에 이른다. 포브스는 라이언의 2200만 달러 수입 가운데 100만 달러만 동영상을 보기 전에 봐야 하는 광고 수입으로 나오고 나머지는 스폰서 포스트로 나온다고 전했다. 이런 점이 다른 상위 랭커들과 다른 점이었다. 지난 8월 월마트는 라이언스 월드란 이름의 장난감 및 의류 브랜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라이언과 부모들이 월마트 점포들에서 자신의 장난감을 찾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았는데 3개월 만에 1400만 뷰를 기록했다. 월마트 계약 금액까지 반영되면 내년 집계에서는 그의 수입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의 수입 15%는 무조건 은행 계좌로 입금됐다가 나중에 성인이 되면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다. 그의 쌍둥이 누나들도 라이언 가족 리뷰란 다른 채널을 갖고 있는데 라이언만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세 어린이가 모두 나오는 “집에서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10가지 과학실험” 동영상은 2600만명 이상이 구경했다.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금 채굴 게이머인 다니엘 미들턴은 1650만 달러로 4위로 추락했다. 대신 제이크 폴이 6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고, 그의 동생 로건은 1450만 달러로 10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보다 300만 달러가 늘었다. 로건은 지난 1월 일본에서 자살하는 듯한 동영상을 찍어 올렸다가 엄청난 비난을 듣고 사과했던 인물이다. 유튜브 모기업인 구글이 광고 매각 대금의 5%를 콘텐트 창안자에게 떼주는 추천 프로그램에서 삭제한 직격탄을 맞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구·경산·영천 내년 9월부터 대중교통 무료 환승

    경북 영천 시민도 내년 9월부터 대구·경산권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무료 환승 혜택을 누리게 된다. 대구시와 경산시, 영천시는 4일 영천시청에서 대중교통 광역 무료 환승 추진 협약을 한다고 3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최기문 영천시장과 최영조 경산시장,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버스운송조합, 경산버스, 대화교통, 영천교통, 대구은행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구~경산~영천 간 버스,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전면 무료환승 제도는 내년 7월 시범 운영을 거쳐 9월 전면 시행된다. 최초 이용 교통수단에서 하차한 뒤 30분 이내엔 횟수에 제한 없이 환승할 수 있다. 연간 30만명 정도가 무료 환승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위한 환승시스템 구축에는 대구·경산·영천 시내버스 시스템 4억 9100만원, 대구도시철도 시스템 4억 7900만원 등 모두 9억 7000만원이 든다. 대구∼경산은 2009년부터 무료 환승제를 시행하고 있다. 영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중장년 실업률도 美 추월… 외환위기 이후 처음

    청년에 이어 중장년층 실업률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국보다 높았다. 급격한 고령화로 중장년층 경제활동인구 비중이 빠르게 상승한 데다 최근의 고용난까지 겹친 영향이다. 2일 통계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우리나라의 55∼64세(중장년층)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4% 포인트 오른 2.9%였다. 같은 기간 미국(2.7%)의 실업률보다 0.2% 포인트 높다. 한국의 중장년층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은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3분기∼2001년 1분기 이후 17년여 만에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중장년층 실업률은 2011∼2012년 미국보다 3.0∼4.0% 포인트 낮았지만 이후 격차가 줄어들다가 올해 역전됐다. 한국과 미국의 실업률 역전은 2분기 연속 계속되고 있다. 올 3분기 한국의 중장년층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5% 포인트 오른 3.0%였다. 반면 미국은 0.3% 포인트 떨어져 우리보다 0.1% 포인트 낮은 2.9%다. 중장년층 실업률 악화는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수년째 계속되는 고용난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20만∼30만명이었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 1분기 18만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2분기 10만 1000명, 3분기 1만 7000명까지 쪼그라들었다. 고령화 영향으로 경제활동 의지가 있는 장년층이 많이 늘어난 점도 실업률 지표를 나쁘게 하는 요인이다.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수를 뜻하는 실업률 지표 속성상 경제활동인구가 빠르게 늘면 실업률이 오를 수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토목굴기’로 중국판 실리콘밸리 건설 야심

    [특파원 생생리포트] ‘토목굴기’로 중국판 실리콘밸리 건설 야심

    “강주아오대교가 건설 중일 때는 그저 큰 다리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개통되고 보니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져요.”광둥성에 사는 대학원생 황융린(黃永琳)은 2일 개통 한 달여를 맞은 강주아오대교는 중국인들에게 단순한 다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리 개통을 선언하고 다음날인 24일 정식 개통한 강주아오대교는 이제 운영 한 달여를 맞았다. 황은 다리의 개통 이후 수심 40m 깊이에 6.7㎞의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등의 지난한 건설 역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얼마나 어려운 공사 끝에 강주아오대교가 완공됐는지 알게 되면서 애국심이 절로 생겨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조만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다리를 일주하는 관광버스를 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주아오대교는 중국 본토의 광둥성 주하이, 홍콩, 마카오 세 개 지역을 잇는 총연장 55㎞의 다리다. 실제 주하이에서 홍콩까지 바다 위를 이은 메인 다리의 연장 길이는 22.9㎞다. 중국은 강주아오대교가 세계 최장의 해상다리 및 해저터널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메인 다리의 길이로만 따지면 미국 마이애미의 180여㎞ 해상도로보다 짧은 셈이다. 지난달 중국 교통부는 강주아오대교 한 달 운행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 달 동안 모두 1억 7900만명이 다리를 이용했으며 하루 평균 640만명이 강주아오대교를 통해 이동했다. 하루 최대 수송 규모는 1030만명에 이른다. 다리를 운행한 교통편으로는 버스가 97.5%를 차지했으며 화물트럭은 2.4%에 불과했다. 아직까지 강주아오대교가 물류 이동보다는 중국 본토인의 애국심을 고양하는 관광지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유동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서도 증명되는데 일요일인 지난달 18일 최대 운행량을 기록했다. 하루 중에는 오전 10시~낮 12시와 오후 5~7시에 이동이 집중된다. 지금까지 자동으로 통행료를 내고 강주아오대교를 오갈 수 있는 번호판을 발급받은 승용차는 1만 1000여대다. 강주아오대교는 주하이, 홍콩, 마카오 세 개 지방정부가 처음으로 함께 건설에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다리 건설을 통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기술 중심지로 세 개 지방정부를 통칭하는 해안지역인 대만구를 키우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야심이다. 위례(餘烈) 강주아오대교 관리국 부국장은 “강주아오대교 건설 비용은 지방 정부가 일부 감당하고 은행에서 30년 상환 예정으로 빌린 자금으로 이루어졌다”며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성과를 보여 주는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생각나눔]유엔 12월 ‘이주민 권리장전’ 채택, 한국 선택은

    [생각나눔]유엔 12월 ‘이주민 권리장전’ 채택, 한국 선택은

    12월 10일부터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 난민대책회의에서 ‘이주를 위한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 for Migration·유엔이주협정)’의 채택여부가 결정된다. 국제 이주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협정이다. 한국은 초안 작성에 참석한 193개국 중 하나로 줄곧 지지 입장을 보여왔다. 많은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무난한 채택이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연쇄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로 국내에서도 일부 반대 여론이 있다. 국제 이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인도주의적 입장’을 보이던 정부가 일각의 ‘현실적 반대 여론’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유엔이주협정이란=급증하는 이주자와 난민 등 국제적인 이주 문제를 다루기 위한 최초의 정부간 협약이다. 체류 조건에 관계 없이 이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시장의 차별 없는 접근을 허용하며 이주민의 복지제도를 보장한다. 모든 형태의 차별, 비난 및 반대 표현 등을 근절토록 돼 있다. 모든 이주자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좋은 거 아닌가=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분명히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지난해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민·난민 정책에 반대된다고 거부했다. 당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전 세계 이주자와 난민을 지원하는 데 관대함을 계속하겠지만, 우리 이민 정책은 미국인에 의해서만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멕시코 국경의 장막을 치고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 일명 캐러밴의 불법 입국을 막고 있다. 이후 오스트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 우파 정부가 들어선 유럽국들의 거부 의사도 잇따르고 있다. 주로 난민 문제로 홍역을 치른 국가들이다. #한국의 기존 입장은=한국은 유엔이주협정을 지지해왔다. 강경화 장관은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최고대표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전 세계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크게 확대해오고 있다”며 글로벌 난민 위기 대응에 있어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과 지속 협력해 나갈 의지를 표명했다. 최근 이탈 의사를 표명한 국가이 나타나고 있지만 10여개국 정도로 초안에 참여한 총 193개국 중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 어떻게 변했나=제주도에서 예멘 난민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달 17일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올해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481명 중 339명에 대해 국내 인도적 체류를 허가하고, 일부는 불인정하거나 보류했다. 예멘 난민과 이들을 반대하는 측 모두 반발 중이다. 반대 단체는 “가짜 난민에 대한 인도적 체류 허용을 철회하라”는 입장이고, 찬성 단체는 “난민 인정을 한 명도 안하다니 제도 자체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엔이주협약에 반대하는 난민대책 국민행동 관계자는 “외교부 앞에서 집회를 열자는 의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유엔이주협정 꼭 지켜야 하나=정부는 유엔이주협정에 대해 공식 조약이 아니어서 강제성이 없다고 본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는 수많은 국가가 협의를 통해 만든 협정문이라는 점에서 강제성이 있는 조약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국회에 사전보고를 하고 비준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안전문제, 고용시장의 경쟁 심화, 국민 세금으로 시행하는 외국인 교육·복지 지원 등을 문제로 지적한다. 국내 외국인 체류자가 230만명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한국 정부는 어떻게 할까=하지만 난민 문제를 침소봉대해서도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불법체류자는 33만 5433명으로 전체 체류자 중 14.5%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3D 업종의 경우 한국인이 원치 않는 일자리가 많아 외국인이 없으면 안 될 정도인 곳들도 있다”며 “세계 각국 일자리 시장의 교류가 점점 늘고, 우리 국민들도 많은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이주협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외교부 관계자는 “기존의 기조는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며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통신대란 후폭풍] 아직도 일부 먹통… KT 보상범위 산정 ‘산 넘어 산’

    4월 사고 때 SKT 730만명 220억 보상 이번엔 소상공인·유선 전화 등 ‘광범위’ KB증권 “KT 보상금 317억 달해” 추정 KT는 26일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의 후속 복구 작업 및 경찰·소방당국의 합동 감식 협조에 주력했다. KT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무선회선 86%, 인터넷 98%, 유선전화 92%가 복구됐다고 밝혔다. 무선회선 2833개 기지국 중 2437개가 복구됐다. 회사 측은 전날 이번 화재로 통신장애 피해를 본 고객에게 1개월치 요금을 감면해 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일부 무선 가입자들의 사용 제한이 이어지는 등 피해가 광범위해 구체적 보상 범위가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이날 “화재 원인 감식과 별개로 실제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대해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범위 산정에 대해서는 “피해 내역이 입증돼야 하는 부분이 있어 기준·범위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T는 화재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고객상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피해접수·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소상공인 배상안은 별도 검토할 예정이다. KT 휴대전화·초고속인터넷 이용 약관에 따르면 고객이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할 경우 시간당 월정액, 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고객과의 협의를 거쳐 배상토록 돼 있다. KT 관계자는 “‘1개월치 요금 감면’은 장애 기간을 2일로 가정했을 때 이 약관보다 2.5배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150여분간 통신장애가 발생했던 SK텔레콤은 피해자 730만명에게 약관 외 자체 보상으로 총 22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1인당 보상액은 약 3014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무선 가입자만 해당됐고 이번 화재는 피해 시간이 긴 데다 무선은 물론 유선전화, 카드 결제 단말기 사용자 등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보상액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KB증권은 KT가 이번 사태로 부담해야 할 보상금이 3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KT는 이날 전국 네트워크시설 특별점검 및 상시점검을 강화하고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비의무지역인 ‘500m 미만 통신구’에 대해서도 스프링클러, 폐쇄회로(CC) TV 설치를 추진하는 등 종합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재해 발생 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통신 3사가 협력해 로밍 협력, 이동 기지국·무선인터넷(WiFi) 상호 지원 등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편집된 팩트가 진실을 속인다

    편집된 팩트가 진실을 속인다

    한 여성이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인데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지난 14일 온라인에 올렸다. 이 글에는 남성들이 “말로만 듣던 ‘메갈X’ 실제로 본다. 얼굴 왜 그러냐” 등의 인신공격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수역 폭행사건’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2명이 남자 5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은 하루 만에 30만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15일 사건 당사자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이 옆 손님들에게 욕설과 남성 비하 발언을 하는 영상이 퍼지며 상황이 반전했다. 여기에 16일 경찰이 중간 브리핑을 발표하며 “여성이 남성 테이블로 가서 남성의 손을 먼저 쳤다”는 주점 내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를 내놓으며 논란은 확산됐다. 사건의 흐름은 글을 올린 이들이 고의로 어떤 진실을 생략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바뀌었다. 경찰 발표를 볼 때, 피해자가 주장한 진실마저 왜곡됐을 가능성도 나온다.●불리한 진실은 말하지 않는 ‘생략’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은 이야기하지 않고, 유리한 진실만 강조하는 ‘생략’ 기법은 흔히 사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예컨대 자산 관리사가 손해 본 일은 감추고 성공한 건만 강조한다든가, 높은 수술 성공률을 내세우는 병원이 의료사고 건수는 감추는 일이 그렇다. 신간 ‘만들어진 진실’은 진실을 편집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앞서 거론한 생략과 같은 방법부터 시작해 단어 비틀기, 통계 수치 선택적 활용, 부정적 별명 붙이기, 상상의 적 만들기 등 모두 31가지 방법을 담았다. 저자는 진실에 관해 ‘아흔아홉 가지의 얼굴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수많은 진실을 ‘경합하는 진실’이라 이름 붙이고, 진실을 어떻게 편집하는지 각종 사례로 풀었다. 진실 이외에 이미지, 맥락, 스토리를 활용하는 방식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예컨대 우리가 건강을 위해 ‘천연소금’을 사지만, 과학적으로 ‘천연’이든 ‘합성’이든 소금은 그저 염화나트륨일 뿐이어서 별 차이가 없다. 미국 보수층이 ‘반(反)낙태’(anti-abortion)란 용어를 ‘생명 옹호’(pro-life)로 바꿔 쓰는 것은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100여개 ‘진실의 편집’ 사례 보여줘 이처럼 책은 문화권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례를 내세우고 있어 누구나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일본의 편향적 역사 교육과 닮은 이스라엘의 교과서 논쟁, 수십년간 이어진 마약 묘사의 변천사, 페미니즘을 정의하는 방법 등도 흥미롭다. 학술적인 이론 대신 내세운 100여개의 사례는 그 자체로도 읽을 만하다. 저자는 진실을 편집하는 방법을 소개한 뒤 ‘경합하는 진실’ 가운데 선택한 진실이 호도한 것인지, 조작한 것인지 가려내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시각을 기르는 데에 ‘끊임없이 의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책은 우리가 모호하게 생각만 하던 진실을 나름 체계적으로 분류했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를 다룬 그저 그런 책보다 인상적이다. ‘부분적 진실’, ‘주관적 진실’, ‘인위적 진실’, ‘밝혀지지 않은 진실’ 등 4부로 나눈 뒤 각 부마다 진실을 편집하는 방법을 수록했다.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며 어설픈 대책을 발표하려다 대통령에게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관계자들이 읽는다면 좋을 터다. 다만 책을 읽은 뒤 ‘소개하기에 조금 위험한 책’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협잡꾼이 책에 나온 전략을 모두 익힌다면 사람들을 더 손쉽게 현혹할 수 있을 듯해서다. 어쨌거나 온갖 가짜뉴스, 오보가 떠도는 지금 상황에서 이 책이 진실을 정확히 바라보는 눈을 기르는 데 손색이 없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금융 특집] 신한카드, 130만 소상공인에 마케팅 플랫폼 무료 개방

    [금융 특집] 신한카드, 130만 소상공인에 마케팅 플랫폼 무료 개방

    신한카드는 130만명에 이르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무료 마케팅 플랫폼인 ‘마이샵’을 선보였다. 대규모 마케팅을 하기 힘든 소상공인들이 부담 없이 홍보할 수 있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플랫폼을 개방한 것이다. 21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마이샵은 중소형 가맹점들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신한카드 고객 220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샵은 최근 방문 고객과 주변 방문 고객, 주변 거주 고객 등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고객이 가장 선호할 만한 제안을 추천한다. 또 가맹점주가 마이샵을 활용해 진행한 마케팅 효과에 대한 분석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매장의 시간대별, 성별, 연령별 이용 패턴 등 복잡한 매출 현황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정리해 준다. 여기에 주변 상권의 유형도 분석해 주고 지역별 평균 운영 기간, 가맹점 신설·폐업 현황 등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신한카드 가맹점주라면 ‘신한카드 마이샵 파트너’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된다. 앱을 통해 가맹점주가 직접 쿠폰을 발행하고 이벤트를 홍보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구성했다. 향후 금융, 세무, 법률 업무 대행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신한카드 앱과 신한카드 홈페이지 등과 연계해 가맹점주가 문자메시지나 푸시 알림을 통해 홍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마이샵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마케팅을 이용료 없이 진행할 수 있어 홍보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고객들에게도 혜택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소상공인의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역사기행] 우리 주변의 고대 이집트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역사기행] 우리 주변의 고대 이집트

    고대 이집트 문명은 학문의 영역 밖에서도 항상 인기가 높다. 이집트 유물을 소장한 세계 각지의 박물관들은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비고, 피라미드나 스핑크스, 파라오, 오벨리스크 등과 같은 고대 이집트의 유산들은 계속해서 많은 대중 매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이집트 마니아’라는 개념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뜨거운 고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서구 사회에서는 이집트학이라는 학문의 발전 과정과 그 궤적을 함께해 온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상황은 특히 그 대중적 관심이 형성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나폴레옹은 1798년에서 1801년 사이에 프랑스혁명 전쟁의 일환으로 이집트로 원정을 떠났다. 그는 160여명에 이르는 학자들을 원정군과 동행하게끔 했고, 그 덕분에 학자들은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는 상태에서 당시 기준에서는 최고로 엄정한 방식으로 이집트 곳곳을 조사할 수 있었다. 이후 프랑스로 돌아온 학자들은 조사한 내용을 1809년에서 1829년에 걸쳐 총 5권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출간하는데, 그것이 ‘이집트지(誌)’(Description de l’Egypte)다. 아름다운 삽화가 가득한 이 문헌은 연구자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됐던 것뿐만이 아니라 연구자가 아닌 이들의 이목을 끌기에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이집트지’의 출간이 서구 지식인들의 이집트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고 한다면, 그보다 약 120년 후에 이루어진 한 발굴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의 저변을 조금 더 넓혔다고 할 수 있다. 1922년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도굴되지 않은 왕묘를 하나 발견했다. 투탕카멘의 무덤이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유물들이 가득 찬 도굴되지 않은 왕묘의 발굴은 그때까지 유래가 없던 일이었던지라 세계 유수의 언론들은 이 발굴 소식을 연일 특보로 보도했다. 더욱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발굴팀으로 파견된 전문 사진사 해리 버튼의 사진 덕분에 유럽과 북미의 시민들은 발굴 소식을 생생한 이미지와 함께 거의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투탕카멘의 저주’와 같은 괴담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그런 괴담들조차도 오히려 고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대 이집트에 관한 학문적 전통이 전혀 없는 한국에서도 고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상당히 뜨겁다. 그 실례로 2017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이집트 보물전’은 총관람객 숫자가 30만명이 넘었을 정도로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여러 테마파크나 워터파크에서도 고대 이집트를 테마로 만들어진 조형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형물들은 대부분 고증을 거치지 않은 채 피상적으로 이미지만 가져와서 만들어진 것이다. 예컨대 여신 이시스나 하토르에게 사용되는 암소 뿔과 태양으로 이루어진 머리 장식을 남성 모습의 조형물이 쓰고 있는 식이다. 조형물에 사용된 모티브들이 과거 어느 시점에서는 분명한 맥락을 갖고 사용되던 진짜 역사적 산물임을 감안할 때 사실성이 떨어지는 이런 재현이 갖는 의미는 제한적일뿐더러 어떤 대상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학문적 성취는 상호 의존적이라는 점에서 이런 고증이 생략된 재현은 조금 아쉽다. 그런 측면에서 2017년에 출시된 게임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고대 이집트 문화가 성공적으로 재현된 대중문화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게임의 제작 과정에는 전문 이집트학자가 직접 참여해 게임의 다양한 측면을 꼼꼼하게 고증했다. 언젠가는 엄정한 고증을 토대로 재현된 고대 이집트를 한국에서도 만나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국민청원 합니까 여론재판 합니까

    국민청원 합니까 여론재판 합니까

    문재인 정부의 ‘신문고’를 목표로 출범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각종 사건·사고를 둘러싼 논란과 이슈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국민이 정책을 제안하고 의견을 내는 직접민주주의의 효과도 있지만, 특정 사건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나 집단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의견 수렴 측면에서 필요하지만, 부정확한 사실이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지난 13일 발생한 이수역 폭행사건은 14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글이 올라온 뒤 사건 발생 6일째인 18일까지 진실 공방과 성대결의 재료로 변질됐다. 처음 청원글이 올라왔을 때에는 ‘여성 혐오 범죄’로 알려지며 “가해 남성을 엄벌하라”는 의견에 30만명 이상 동의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여성들이 먼저 남성의 신체를 건드린 사실이 공개돼 상황이 반전됐다. 이후 “피해자들이 틀린 정보로 여론전을 했다” “남녀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남성들 사이에 터져 나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청원 게시판의 역기능에 대한 지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부정확한 사실을 확산시키고 여론 재판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수역 폭행뿐 아니라 최근 청원게시판에는 살인, 폭행과 같은 범죄와 관련해 “피의자를 강하게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18일 현재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들을 살펴보면 강서 PC방 살인(119만명), 거제 50대 여성 폭행 살인(37만명), 이수역 폭행(35만명), 2013년 여성 상해치사(25만명), 조두순 출소 반대(24만명), 가수 이스트라이트 폭행(23만명), 등촌동 전처 살인(20만명), 17세 조카 자살 소년법 개정 촉구(20만) 등 10개 중의 8개가 범죄와 관련되어 있다. 지난해 8월 17일 게시판이 신설된 뒤 올라온 총 34만여건의 청원 중 국민들의 관심을 끈 것은 정책 제안보다 사건·사고가 많았다. 난민 등 소수자 혐오 발언이 담긴 청원은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공격의 수단으로 악용됐다. 평창올림픽과 러시아월드컵 당시 특정 선수에 대한 자격 박탈 요구나 일부 국회의원에 대한 파면 청원 등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도 나왔다. 이에 따라 “청원 사이트를 폐쇄하라”는 청와대 청원도 등장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으로는 우선 사법 체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꼽힌다. 수사와 재판 절차를 통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믿음보다는, 여론을 모으는 강한 수단을 통해야 빠르게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법 시스템에 만족하지 못하다 보니 청원으로 해결하려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면서 “사법 절차보다는 강력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에게 이야기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온라인 공간에서 단시간에 확산되는 점도 문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원 게시판은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로서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일차적 진실을 파악하기 전에 여론이 성급하게 움직이고, 인터넷 공간에서 여론 대리전이 벌어지는 것은 경계하고 팩트에 의한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긍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묻힐 뻔한 중요 사안이 청원게시판을 통해 사회적 어젠다로 부상하기도 했다. 음주운전 차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씨 사건, 자주포 폭발사고를 당한 이찬호 병장에 대한 보상 문제, 유기견 보호소 폐쇄 위기 등이 대표적이다. 낙태죄 폐지나 권역외상센터 지원 등이 사회적 의제가 되는 데에도 청원게시판의 역할이 컸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 청원게시판을 섣불리 폐쇄하기보다는 더욱 성숙한 운용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 교수는 “이수역 사건처럼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면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지만, 일방적 주장이 최종 결론으로까지 이어지는 일은 많지 않았다”면서 “허위 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은 무고로 처벌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청와대 내부에서 직접 답변하기보다는 관련 부처에서 실무자들이 검토하고 여론이나 청원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그 이유를 해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준혁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나 사회문제는 단순히 처벌 강화만으로 줄어들지 않는 만큼, 문제에 대한 보다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北김정은, 인민군 25% 건설사업에 전환배치 방침”…제재 해제 기대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1개월 정도 앞두고 국제사회의 재재 해제를 기대하며 병력 30만명을 건설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도쿄신문은 17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17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적극적인 외교로 제재 해제가 예상돼 해외로부터의 투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취지로 말하며 이런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건설 인력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병력 30만명의 신분을 군인으로 유지한 채 소속을 군총참모부에서 인민무력성으로 전환할 계획을 제시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2014년 건설을 담당하는 군단 2개를 인민무력성 산하에 설치했으며, 병력 규모는 8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 배치 대상인 30만명은 북한 전체 병력 120만명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실제 실행에 옮겨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확대회의 1개월 후에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비핵화에 합의했지만 절차와 방식 등에서의 이견은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행될 때까지는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기본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포트나이트’ 지스타 공습… 국내 게임계 “한판 붙자” 도전장

    ‘포트나이트’ 지스타 공습… 국내 게임계 “한판 붙자” 도전장

    “‘포트나이트’가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영어 버전으로 게임을 해왔어요. 친구들에게 ‘포트나이트’를 열심히 알렸지만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은 친구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고등학교 2학년 이준혁(17)군은 15일 친구들과 함께 부산 벡스코(BEXCO)를 찾았다. 이날 개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8’에서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군과 친구들은 이날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에픽게임즈 부스를 찾아 게임 체험존에 줄을 섰다. 이군은 “‘배틀로얄’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보다 쉽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스타 2018을 계기로 포트나이트가 한국에 많이 알려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주최로 이날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은 ‘포트나이트 한국 상륙작전’이라 할 만했다.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로 유명한 미국 에픽게임즈의 글로벌 히트작 ‘포트나이트’는 지스타를 앞둔 지난 8일 PC방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스타에서 본격적으로 대대적인 신고식을 펼쳤다. 에픽게임즈는 한국에서의 마케팅을 본격화하기 위해 외국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에픽게임즈가 지난해 출시한 3인칭 슈팅(TPS)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킨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으로 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개인 간 대결(PVP)을 그린 ‘배틀로얄’ 모드는 출시 5개월 만에 동시접속자 수 340만명을 기록하며 배틀그라운드가 세웠던 기록(320만명)을 갈아 치웠다. 이달 초에는 동시접속자 수가 83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1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가 선점한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생소한 게임이었다. 총 100부스 규모의 에픽게임즈 부스는 ‘포트나이트 놀이공원’을 보는 듯했다. 관람객들은 게임을 시작할 때 탑승하는 파란색의 ‘배틀버스’ 앞에서 사진을 찍고, 게임에 등장하는 ‘라마’ 모양의 로데오를 타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시연 공간에서는 PC와 플레이스테이션 4, 닌텐도,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각기 다른 기기로 함께 게임을 즐기며 포트나이트의 강점인 ‘멀티 플랫폼’을 체험할 수 있었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유명 게임방송 진행자와 프로 게이머들이 참여하는 게임 대결과 게임에 등장하는 댄스 공연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지스타’를 계기로 전 세계 2억명이 즐기는 포트나이트를 한국에 제대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포트나이트의 습격에 국내 게임업계도 방어에 나섰다. 특히 포트나이트라는 ‘맞수’를 만난 배틀그라운드가 전열을 정비했다. 지스타에서는 개발사인 펍지주식회사와 유통사인 카카오게임즈가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모바일 e스포츠 대회 등 풍성한 이벤트로 배틀그라운드의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포트나이트는 한국에 처음 출시되는 게임이라 가장 주목을 받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도 기존의 이용자들이 여전하다”면서 “두 게임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흥행 신작이 없어 실적 부진에 빠졌던 국내 게임업계는 넥슨과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모처럼 신작을 들고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넥슨은 올해 참가한 게임사 중 최대 규모인 300개 부스에서 신작 14종을 공개했다. 1996년 출시해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바람의나라’를 모바일에서 되살린 ‘바람의나라:연’을 비롯해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등 인기 온라인게임들을 모바일로 옮겨와 선보였다. 넥슨의 야심작인 대형 모바일 MMORPG ‘트라하’도 베일을 벗었다. 넷마블도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 2’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등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과 모바일 최초의 배틀로얄 MMORPG인 ‘A3:스틸 얼라이브’가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받았다. 중국과 대만, 일본, 베트남 등의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지스타를 찾아 한국 게임사들의 신작을 살펴봤다. 특히 중국에서는 2년 가까이 한국 게임의 판호(유통 허가권)가 발급되지 않아 한국 게임의 출시가 원천 차단된 상황임에도 텐센트와 알리바바게임즈 등 중국 게임사 및 게임 유통사 관계자들이 한국 게임사들의 부스를 유심히 둘러봤다. 한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의 게임 교류가 오랫동안 이어져 와서 한국의 게임 신작에 대한 중국 업계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면서 “한국 게임의 트렌드와 신작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스타 2018의 전장은 게임을 넘어 클라우드로 확장됐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게임사들의 수요를 잡기 위해 대거 지스타를 찾았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클라우드 통합 솔루션인 ‘토스트’를 앞세웠다. 토스트의 서비스 중 하나로 이날 처음 공개된 게임 플랫폼 ‘게임베이스 2.0’은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게임센터 등 글로벌 마켓의 표준 인증 및 결제, 운영, 분석 도구 등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은 게임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상품 ‘게임팟’을 내놓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텐센트의 ‘텐센트 클라우드’, SK㈜ C&C의 ‘클라우드제트(Z)’ 등도 국내 게임업계와의 접점 넓히기에 나섰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게임 이용자가 폭증했을 때 서버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매출 분석과 소비패턴 분석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안정적인 게임 운영에 필수”라면서 “대형 게임사를 넘어 중소 및 인디개발사들 사이에서도 점차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었다…해방촌, 찬미와 절망의 동거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었다…해방촌, 찬미와 절망의 동거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8회 서울의 영화1(유현목의 오발탄) 편이 지난 10일 용산구 용산2가동 해방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영화인이 뽑은 ‘한국영화 100선’ 중 당당히 1위로 뽑힌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의 무대를 누볐다. 영화의 원작인 이범선의 1959년작 단편소설 ‘오발탄’과 1961년작 영화 두 편 모두 서울미래유산 무형유산이다. 영화를 주제로 삼은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는 처음이다. 1950~60년대 한국전쟁 전후 오발탄의 무대인 해방촌이란 지명은 동네의 이미지일 뿐 행정지명이 아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외국인 거주자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HBC(해방촌의 영문 이니셜)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한때 서울에만 20만채 판잣집 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에 집결한 투어단은 해방촌 입구의 명물 한신옹기를 지나 보성여고~해방촌 성당~해방촌교회~해방5거리~신흥시장~108계단~용산중·고교 간을 2시간여 동안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해방과 한국전쟁 전후 시기의 삭막한 풍경을 상상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처음 시도한 영화투어에 현장감을 불어넣으려고 안간힘을 쏟았다. 설문응답자들은 “해설 없이 걸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감상에 빠졌다”, “몰라보게 변해버린 서울의 과거사를 떠올린 시간”, “불후의 소설과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소감을 남겼다.서울은 초거대 도시이다. 1000만명이 606㎢ 안에 살고 있다. 1㎢에 1만 7000명꼴이다. 국토의 0.6%에 인구의 20%가 몰려 있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생활권역에 묶여 있다. 서울은 메가시티(Mega City)이면서 인접 대도시와 띠로 연결된 메갈로폴리스(Megalopolice)이기도 하다. 1935년까지 30만명 선에 머물던 서울인구는 일제강점기 대륙침략을 위한 거점도시화하면서 1942년 100만명까지 늘었다. 불과 반세기 만에 10배로 팽창했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100만명이 넘는 월남피난민, 중국과 일본으로 떠났던 해외동포의 귀환, 학교와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농민들이 마구잡이로 유입됐다. 1959년 수용한도를 초과해 200만명이 몰려들면서 도심과 남산, 인왕산, 북한산, 관악산 아래와 한강 주변에 난민이 대거 자리잡았다. 서울 인구는 1972년 600만명을 돌파한 뒤 1988년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들 때까지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 마냥 마구 몸집을 불렸다. 판자촌은 북한에서 내려온 월남민들이 미군이 가져온 나왕, 미송 등 목재와 루핑, 깡통 등을 이용해 임시거처를 지은 데서 유래했다. 한때 20만채의 판잣집이 서울 곳곳에 달동네를 이루고 있었다. 한 맺힌 디아스포라의 절규이며 우리가 겪은 주거의 사회사이다. ●영화 속 판잣집 소통 불가의 현실 “해방촌 고개를 추어 오르기에는 뱃속이 너무 허전했다. 산비탈을 도려내고 무질서하게 주워 붙인 판잣집들이었다. 철호는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레이션 곽을 뜯어 덮은 처마가 어깨를 스칠 만치 비좁은 골목이었다. 부엌에서들 아무 데나 마구 버린 뜨물이, 미끄러운 길에는 구공탄 재가 군데군데 헌데 더뎅이 모양 깔렸다. 저만치 골목 막다른 곳에, 누런 시멘트 부대 종이를 흰 실로 얼기설기 문살에 얽어맨 철호네 집 방문이 보였다.…비틀어진 문틈으로 그의 어머니의 소리가 새어 나왔다. ‘가자! 가자!’” 원작 소설 속 해방촌 묘사이다. 그러나 백 마디 글보다 영화 한 컷이 더 웅변적이다. 영화에서 보여 주는 철호의 판잣집은 소통 불가의 현실이며, 안식처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공간이다. 로케이션 장면이 많은 영화는 근대적인 거리와 판자촌의 구불구불한 골목길, 공동수도 터, 푸세식 공동변소 등 당시의 모습을 생생히 눈앞에 펼쳐 보인다. 유현목 감독의 리얼리즘은 필설로 설명하기 어려운 해방촌의 가난과 절망을 영상으로 보여 준다. 영화는 군사혁명 당국으로부터 ‘상영 불가’ 판정을 받았다.●해방 후 이북·해외서 온 동포들 용산으로 당시 용산은 일본인의,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도시였다. 한양도성 남산구간 바깥에서 한강까지 용산 전체의 20% 가까이 일본군영이 자리잡았고 나머지 지역은 철도부지와 일본인 거주지였다. 해방 이후 이북과 해외에서 들어온 동포와 월남민을 구제하기 위해 이 구역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남산 서쪽 기슭인 용산2가동 일대의 국유림에 정착지를 조성했다. 이때 38선 이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을 ‘삼팔따라지’라고 냉대했다. ‘3·8’은 화투 도박에서 끗발이 가장 낮은 한 끗이므로 이를 비하해 한 끗짜리 인생이라는 뜻에서 따라지라고 한 것이다. 이들은 해방촌을 비롯해 이촌동, 용두동, 마장동 등지의 피난민촌에 모여 살았다. 해방촌이 자리잡은 남산 서쪽기슭은 인적이 없는 고요한 목장이었다. 김정호의 ‘경조 5부도’에 기록된 것처럼 갑오개혁 때까지 왕실 제사에 사용할 소와 양, 돼지를 키우던 전생서(典牲署) 터였다. 왕이 기우제를 지내던 남단(南壇)이 지척이었다. 이후 일제강점기 일본군 20사단의 사격장으로 변했다. 해방촌의 기원은 해방 직후 용산동 4가 일본군 관사에 무단 거주하던 월남 피난민 50여 가구가 서울에 진주한 미군에게 관사를 비워주고 미군 트럭에 실려 이곳에 내리면서 시작됐다. 1947년 평안북도 선천군 군민 400여 가구도 집단이주, 일본군이 관리하던 경성호국신사를 중심으로 피난살이가 본격화됐다.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인 1943년 대륙침략전쟁 당시 전쟁전사자를 추모하고 승전 분위기를 고취시키고자 마지막 발악처럼 건설한 신사가 바로 108계단으로 남은 경성호국신사다. 판잣집은 호국신사 간판과 건물을 떼어다가 지었다고 한다.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호국신사 자리에 대형 천막을 세워놓고 천막 1개에 5~6가구씩 들어가 생활하다가 한 가구당 5~6평씩 불하를 받았다.●서북청년단·영락교회 영향력으로 탄생 1949년 주민들은 용산동이라는 동명을 해방동으로 바꿨다. 반공으로 똘똘 뭉친 서북청년단의 기세가 해방촌 건설에 한몫했다. 서북청년단의 비호 아래 해방촌은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해방구가 됐다. 해방촌 형성과정에 영락교회의 영향력이 컸다. 영락교회는 분단과 전쟁 과정에서 월남민들 사이에서 ‘이북5도청’이나 마찬가지였다. “산등성이를 악착스레 깎아 내고 거기에다 게딱지 같은 판잣집을 다닥다닥 붙여 놓은 이 해방촌이 이름 그대로 해방촌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멀리 고향 쪽을 바라보며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는 철호 가족의 절망이 안타까운 영화에서 해방과 해방촌에 대한 역설이 등장한다. 당시 서울 인구의 반이 정부로부터 극소량의 식량을 배급받아야 하는 절대 빈민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해방촌이라는 지명은 해방을 맞아 몰려든 사람들이 만든 마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주민들 스스로 이곳에서 벗어나는 걸 해방됐다고 표현할 정도로 터부시 됐던 마을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로 쓰였다. 해방촌은 디아스포라의 섬이다.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눈에는 차를 타고 풍경을 요약하는 사람들에게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들어온다.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는 도시의 만보객은 현대문명에 반하는 오래된 것들을 찬미함과 동시에 도시 근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낙오된 것들에 대해서도 절망감도 느낀다. 해방촌은 찬미와 절망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걸으면서 그 시간 속으로 걸어서 들어갔다가 나왔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가리봉동(구로공단의 신화) ●일시 : 11월 17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장소 : 1호선,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7번 출구 ●신청·안내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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