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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6] 신영전 “‘타미플루 트럭’ 내가 몰고서라도”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6] 신영전 “‘타미플루 트럭’ 내가 몰고서라도”

    “타미플루 20만명 분이라고 해봐야 1억원이면 될 겁니다. 제가 트럭을 몰고서라도, 유엔군사령부가 막으면 힘으로 뚫고라도 북쪽에 전달하려 합니다. 이건 양국 정상이 약속한 것이고,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가 주최한 2020 한반도 평화 심포지엄 도중 신영전(56) 한양대 의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마친 뒤 사회를 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이렇게 답했다. 한반도 문제 관련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결기 있게 말하는 전문 연구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남한과 북한,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하고 싶은 말을 상당한 분량으로 정리해 따로 발표하기도 했다. 7일 신 교수의 연구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그 결기 변치 않았느냐. 그 발언을 인터뷰 기사의 말머리로 잡아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식견 좁은 기자가 만나본 의사 가운데 키가 186㎝로 가장 큰 신 교수는 괜찮다고 했다. 여느 사람이야, 뭐 그런 일이 있었을까 싶을지 모른다. 지난해 1월 타미플루를 실은 트럭이 판문점까지 가긴 했지만 유엔사령부 방해로 돌아섰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유엔사령부는 월권이었고, 주한미군이 뒷배였다. 우리 정부는 용감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남쪽 정부가 민족 교류와 협력에 성의와 돌파력을 갖고 있지 못함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Q. 얼마나 북한을 많이 다녔나. A. 보통 셀 수 없다고 말들 한다. (10번은 안되지 않느냐고 하자) 넘을 것이다. 15년 동안 (북한 관련 일을) 했으니. 비공식적으로 만난 일은 없고, 대개 통일부나 보건복지부 자문 역을 했다. 남북교류를 전문으로 하는 시민단체에 속해 있지도 않는다. 주로 하는 일이 보건복지 의료 관련 부문을 평가하는 역할이었다. 비공식적으로 남북 교류를 하던 10년이 있었고, 6·15 이후 10년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시기였다. 단타로 이래선 안되겠다고 서로 반성들을 했고, 필요하고 효과도 있는 일을 하자고 했던 것이 지역개발이었다. 포괄적으로 5년 정도 계획도 세우고 정말 그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평가반성하던 무렵에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때 북한을 공부할 겸 용역을 맡아 영유아모자보건 지원사업 보고서를 냈는데 5000억원 예산이 책정되는 행운을 누렸다. 5·24 조치 때 모든 교류사업이 폐쇄됐는데 그 때도 영유아 사업은 예외로 한다고 돼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도 영유아 사업은 들어가 있다. 두 정부 때도 유일하게 살아있던 가느다란 남북의 연결 고리였던 셈이다. 제가 정치적 이유로 북한에 오는 것이 아니란 것을 북도 아니까, 평양이 아닌 곳을, 주민들의 집 안방에도 들어가 보는 등 볼 수 있었다. Q. 지역개발이란 개념은. A. 누구는 의료기구, 또 누구는 약 갖다 주고, 다른 누구는 연탄 주고 이렇게 하지 않고 지역 단위로 포괄적으로 계획을 갖고 돕자는 것이다. 의료와 도시 재건, 축산, 문화시설 등등을 남쪽의 여러 부문이나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돕는 것이다. 만약 남북이 다시 대화가 통하는 기회가 온다면 다시 단타식으로 시작할지, 아니면 지역 개발 식으로 포괄적으로 시작할지 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바람직한 건 후자인데 남쪽도 준비가 안돼 있다. 남쪽 단체들도 자기 단체 이름을 빛내고 싶어하지, 힘을 모아 해본 경험이 없어서다. Q. 언제부터 북한을 중심으로 연구하겠다고 결심했는지. A. 2003년과 이듬해 미국 보스턴에서 안식년을 하면서 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내가 어떤 기여를 해야 하겠나 돌아봤다. 마침 미국에서도 북한이 핵을 가졌다니까 신경을 쓰기 시작한 시기였다. 1990년대 말 북한의 대기근으로 30만명 넘게 사람들이 굶어 죽었는데, 취약계층 연구를 하는 의사로서 너무 무심했다고 반성했다. 2004년 돌아와 그 보고서를 썼는데 남북 관련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5000억원 프로젝트가 채택된 것이다. 운 좋게도 분단 이후 남북 사이가 가장 좋았던 때였다. 개성 들어가 자남성 여관에서 점심 때 회의를 하는데 북쪽 사람이 제 생일 케이크를 들고 오더라. 그런데 저녁에 서울에 돌아오니 통일부 사무관이 또 케이크를 주는 거였다. 남북 모두로부터 생일 날 케이크를 받은 유일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웃음). 그만큼 남북 사이가 좋아 대우도 받았고 입바른 소리도 할 수 있었다. Q. 북쪽과의 일을 처음 시작할 때 누구로부터 전수를 받거나 도움을 받았나. A. 북한 관련 전문가는 지금도 많지 않다. 앞에 말한 비공식적 교류하던 10년과 6·15 이후 10년 동안 열심히 일했던 시민단체 활동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유엔 제재 규정에 인도적 지원은 예외 자존심 안 다치려는 북한 속내 살펴야 Q. 북쪽 사람들과 얘기하면 어떻던가? A. 화법이 완전 다르다. 70여년 떨어져 살았으니 당연하다. 제가 15년 이상 일한 결산을 해보니 세 가지를 알게 됐다고 심포지엄에서 말씀드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고, 그래도 협력해야 하는 일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연을 하거나 하면 두 번째인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말하고 이해하는 대로 그쪽도 생각하고 말한다고 보면 안된다. 북쪽 사람들은 낙지를 오징어라 하고, 오징어를 낙지라고 한다. 그걸 알면 오해가 풀린다. 그렇게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세 번째 협력해야 하는 일은 재난이나 인도적 문제, 감염병 같은 것들이다. 중국 란저우에서 북한 외무성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평양에 류경병원이 들어선 시점이었다. 그가 어떻게 얘기하느냐면 “우리 필요한 건 다 있습네다. 그런데 다 없는 것 다 아시잖습니까” 한다. 절대로 도와달란 얘기를 안한다. 도와달라고 해야 돕겠다는 건 돕겠다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자존심이 상해 그러는 건데 국제 보건협력의 기본은 상대의 자존심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다. 더 섬세하게 그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북한이다. 우리 남쪽은 굴복을 바라는 것처럼 하는데 북쪽은 굶어죽더라도 체면을 손상 당하지 않고 싶어한다. 정권 인사만이 아니라 제가 만났던 일반 사람들도 그렇다. 고유한 문화다. Q. 북쪽 사람과 술 마시며 싸우기도 했다고요? A. 북쪽은 평양부터, 남쪽은 그보다 더 어려운 곳을 하고 싶어한다. 평양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이 굉장한 중요한 사회다. 국제협력의 중요한 원칙을 파리 원칙이라고 하는데 수혜국이 원하는 방식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지배계급을 존속시키는 방편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 왜 평양부터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그쪽 답이 “우선 형님이 잘 돼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다. 롤 모델을 하나 만들고 그걸 따라 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도 예전에 그랬다. 자원도 한정돼 있으니. 엘리트부터 교육하는 것은 사회주의에서 오히려 더 익숙한 방식이다. 전 자문 역이라 오히려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하자고 주장하다 말을 안 들어주자 “다 관둡시다”하고 문을 박차고 나온 적도 있다. 순안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직전에 약간의 조정이 이뤄지더라. Q.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북한 관련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A. 하버드 대학의 에드워드 베이커 교수가 ‘더 많은 민주화(more democracy)’와 ‘통일(unification)’을 위해 일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줬다. 소명 의식이라면 거창하겠지만, 난 연구비가 있던 없던, 논문이 되든 안되든 상관없이 꾸준히 했던 것 같다. 2018년 11월에 마지막으로 올라갔을 때 만찬장에서 영유아 사업이 중단됐으니 난 실패하고 무능한 사람이라면서 다시 올라오지 않겠다고 인삿말을 했다. 그랬더니 민화협 북쪽 인사가 “신 선생이 오셔야죠. 북한의 의료협력 분야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 말하더라. 그래서 ‘아 내가 북한에서도 인정받고 있구나’ 생각했다.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꾸준히 한 것이 그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보다 심각한 건 北 주민 기근인데 남북미 ‘괜찮다 담합’에 빠져 안타까워” Q. 타미플루 트럭 얘기가 알려지면 여러 얘기가 들려올텐데. A. 유엔 제재를 하는 이유는 북한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다. 인도적 지원을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모든 항목에 들어가 있다. 찍힐까봐, 다른 사업을 못할까봐, 결정 권한을 쥐고 있으면서 자신이 했던 약속을 스스로 뒤집는 사람들의 횡포에 인도적인 사업을 하는 시민단체나 사람들조차 너무 무기력하다. 무기도 아니고, 경제제재 대상도 아닌 인도적 약품인데 이걸 막겠다는 사람이 잘못이다. 보편적 상식으로도 그렇다. 당시가 하노이 회담 직전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다. 협상력을 높이려고 상대를 가장 압박하던 때였다. 그 의도에 압력을 받아 유엔사령부가 한 행위라고 이해한다. 결핵과 말라리아 약을 지원하던 기관들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중단을 선언한 것도 그 압력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해에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했는데 돌변했다. 물론 그 뒤 중단 조치 실행을 계속 유예하고 있지만 인도적 지원을 무기화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에 대해 나부터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A. 북한에 큰 돈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분을 중요시하는 사회니 명분을 살려주며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창구를 정부로 단일화한 것은 경제규모로나 공무원 조직의 규모로나 북쪽에 맞추자는 취지였다. 집중과 선택을 해야 하니 경제지원에 집중하고 민간단체는 다섯 군데만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여러 가지로 실기한 측면이 있다. 민간단체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줘야 한다. 북한에 유일하게 남은 원칙이 남북 대단결 원칙인데 우리마저 포기하면 결국 북한은 중국 것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 일만은 막아야 한다. Q. 마지막으로 할 말씀은. A. 실은 코로나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근이다. 북한이나 남쪽이나 미국 모두 ‘괜찮다 담합’에 빠져 있다. 북한은 “끄떡 없다”를 과시하려 괜찮다고 하고, 미국은 경제재재로 인해 굶어 죽는 사람이 생겨 비난받을까봐 괜찮다고 한다. 김영삼 정부 때도 조금만 더 굶어죽으면 정권 교체가 될 것이라고 믿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쳐 1990년대 말 30만 명이 굶어죽었다. 상황이 그때와 너무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공식 통계의 ‘평균’을 너무 믿는 경향이 있다. 시장 활성화는 구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밑바닥 수치를 보면 훨씬 더 좋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 북한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남한의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가 없다. 획기적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정부가 하는 방식으로는 안될 것 같다. 지난 2년이 앞으로의 10년이 돼선 안된다. 계기를 만들어내기엔 모두 ‘선비’들이다. 문제인식이나 속도나 일 저지르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봐 그렇다. 2년이 지나서야 이제 정치가로 조직 변모를 시도하고 있는데 만시지탄이 안되길 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北과 보건협력 절실… 내가 트럭 몰고서라도 돕고 싶다”

    “北과 보건협력 절실… 내가 트럭 몰고서라도 돕고 싶다”

    “유엔 제재 규정에 인도적 지원은 예외자존심 안 다치려는 북한 속내 살펴야코로나보다 심각한 건 北 주민 기근인데남북미 ‘괜찮다 담합’에 빠져 안타까워”“타미플루 20만명분이라고 해봐야 1억원이면 될 겁니다. 제가 트럭을 몰고서라도, 유엔군사령부가 막으면 힘으로 뚫고라도 북쪽에 전달하려 합니다. 이건 양국 정상이 약속한 것이고,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지난달 한 심포지엄에서 신영전(56) 한양대 의대 교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결기 있게 말하는 전문 연구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남한과 북한,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건네고 싶은 말을 따로 상당한 분량에 담아 발표하기도 했다. 7일 신 교수의 연구실에서 만나 “그 결기 변치 않았느냐. 그 발언을 인터뷰 기사의 말머리로 잡아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답했다. 2003년과 이듬해 안식년으로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하면서 북한 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2004년 귀국해 영유아 모자보건 지원사업 보고서를 썼는데 노무현 정부가 채택해 남북협력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5000억원 예산을 배정받았다.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자문 역으로 북한을 많이 찾았고, 중국 등에서 북쪽 인사들과 많이 만났다. 북쪽에서 잘 대해줘 평양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돌아보고 가정집 안방에도 들어가 보고 할 말 제대로 하면서 많이 싸우기도 했다고 했다. 신 교수는 “6·15 이후 10년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시기였다. 단타로 이래선 안 되겠다고 서로 반성하며 필요하고 효과도 있는 일을 하자고 했던 것이 지역개발이었다. 5년 정도 계획도 세우고 정말 그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뜻을 모으던 때 함께한 것이 행운이었다”고 돌아봤다. 생일 날 남북 모두로부터 생일 케이크를 받는 흔치 않은 경험도 했다. 15년 이상을 결산해보니 세 가지를 알게 됐다고 털어놓은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고, 그래도 협력해야 할 일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해를 푸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쪽은 낙지를 오징어라 하고, 오징어를 낙지라고 하는데 그걸 알면 오해가 풀린다”라고 말하며 북한 외무성 사람이 “우리 필요한 건 다 있습니다. 그런데 다 없는 것 다 아시잖습니까”라고 말하는 어법을, 자존심과 체면을 다치고 싶어 하지 않는 속내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국제 보건협력의 기본은 상대의 자존심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란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타미플루 트럭 얘기로 돌아와 “유엔 제재를 하는 이유는 북한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다. 인도적 지원을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모든 항목에 들어가 있다”면서 “북한에 큰돈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분을 중요시하는 사회니 명분을 살려주며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 때와 마찬가지로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그는 “실은 코로나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근이다. 북한이나 남쪽이나 미국 모두 ‘괜찮다 담합’에 빠져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좀 더 굶어죽으면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며 김영삼 정부가 실기하는 바람에 1990년대 말 30만명이 굶어 죽은 일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는 얘기였다. 신 교수는 “북한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남한의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가 없다. 지난 2년을 보면 문제인식이나 속도나 일 저지르는 사람이 없는 것 모두 문제였다. 획기적 방법을 찾아야 하는 데 뒤늦게 정치인으로 통일부 수장을 바꿨으니 만시지탄이 안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손정우 재판부 오만”… ‘대법관 후보 박탈’ 청원 하루 새 30만명

    “손정우 재판부 오만”… ‘대법관 후보 박탈’ 청원 하루 새 30만명

    여성계 “손씨에 사실상 면죄부 줘” 규탄서지현 “처음부터 끝까지 틀린 결정문” 서울고법 부장판사 “여론 이겨 낸 결정”법조계도 재판부 판단에 엇갈린 시선 “손씨 인도 대법원서 다시 판단해야”송영길,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발의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씨의 미국 인도가 지난 6일 거절된 뒤 후폭풍이 거세다. 법원의 결정이 사실상 손씨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재판장을 대법관 후보자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30만명을 넘어섰고, 재판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도 줄을 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지적과 “법리적 판단을 내렸다”는 의견이 맞섰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전날 올라온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하루 만에 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았다. 강 부장판사(54·사법연수원 19기)는 지난달 대법원이 공개한 대법관 후보 30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0만명 이상이 동의함에 따라 청와대는 한 달 내로 답변을 내놓아야 하지만, 현직 법관의 인사에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계도 줄줄이 기자회견을 열며 재판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팀 ‘eNd’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사회가 수많은 성범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그들을 보호한 것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면서 “여성들은 더이상 속지 않을 것이며, 재판부의 기만과 오만한 판단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의 판단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47·33기) 검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재판부의 결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W2V 회원들에 대한 발본색원적인 수사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 “회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공식 종료됐고 추가 수사 계획도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W2V와 관련한 국제공조 수사에서 신원이 밝혀진 회원은 4000여명 중 346명(한국인 233명)으로 10% 남짓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경찰에 검거돼 법원 선고까지 이어진 건 손씨를 포함해 43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검찰이 범죄수익은닉죄로 손씨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 다른 회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수밖에 없다”면서 “재판부가 국가의 재판권과 형벌권을 고려한 법리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도 “손씨를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 오히려 재판부에는 손쉬운 결정이었을 수 있다. 여론을 이겨 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손씨 미국 인도 불허 결정을 대법원이 다시 판단할 수 있도록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단심제인 범죄인 인도 심사결정을 대법원에 재항고할 수 있게 하고, 손씨에 대한 결정도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일본 폭우 사망 50명·실종 14명…“‘특정비상재해’ 검토”(종합)

    일본 폭우 사망 50명·실종 14명…“‘특정비상재해’ 검토”(종합)

    일본 규슈에 기록적인 폭우가 지속되면서 하천 범람,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고 수십 명이 인명 피해를 입었다. 7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규슈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간헐적으로 폭우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파악한 인적 피해는 사망 50명, 심폐정지 2명, 실종 14명, 중상 1명, 경상 3명”이라고 밝혔다.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하천 범람과 산사태가 잇따랐던 규슈 중서부 구마모토현에 집중됐다. 스가 장관은 물적 피해와 관련해서는 정전 4100가구, 단수 2100가구 이상, 유선전화 약 3만9000회선 불통 등이라고 전했다. 그는 “재해 응급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특정비상재해’ 지정도 검토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재해지 복구·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번 폭우로 규슈와 주고쿠 지방에 있는 자동차 공장에서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한 생산 중단 움직임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공장에서 폭우 영향으로 침수 피해가 있으며, 종업원이 출근할 수 없다”면서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하고 있는 공장이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면서 “지금까지의 조업 중단 등은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아니라는 보고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당국은 전날 오후 8시 현재 규슈 각 현 주민 약 130만명에게 대피 지시를 발령했다. 구마모토현에서만 13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약 27만명에게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14명이 사망한 구마무라를 비롯한 구마모토현 내 수십 개 지역에선 주민들이 여전히 고립된 상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번 폭우로 하천 유역에서 주택 약 6100채가 물에 잠겼으며 침수 면적이 약 10.6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전날 잠정 집계했다. 아직도 기록적인 폭우가 예상되기 때문에 강 범람, 토사 재해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9일께 서일본에서 동북지방에 걸쳐 정체될 전망이다. 국지적으로 번개와 함께 폭우를 퍼부을 우려가 있다. 기상청은 방심하지 말고 지자체가 발표한 피난 권고 등을 따르고 계속 엄중한 경계를 계속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일본 규슈 기록적 폭우로 사망·실종 60명…‘거리 초토화’

    일본 규슈 기록적 폭우로 사망·실종 60명…‘거리 초토화’

    7일 일본 규슈에 기록적인 폭우가 지속되면서 하천 범람,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고 수십 명이 인명 피해를 입었다. 일본 NHK에 따르면 기록적 폭우로 하천 범람과 산사태가 잇따랐던 규슈 중서부 구마모토현에선 49명이 사망하고 1명이 위독한 상태며, 11명이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대원, 자위대 등은 실종자 수색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14명이 사망한 구마무라를 비롯한 구마모토현 내 수십 개 지역에선 주민들이 여전히 고립된 상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당국은 전날 오후 8시 현재 규슈 각 현 주민 약 130만명에게 대피 지시를 발령했다. 인명 피해가 집중된 구마모토현에서만 13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약 27만명에게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당국은 규슈 북부인 나가사키현, 사가현, 후쿠오카현에도 기록적 폭우가 내리자, 전날 오후 4시 30분께 이들 3개 현에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위험 지역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규슈 지역에선 집중 호우로 인한 침수와 정전 등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현재 구마모토현에서 3780가구, 오이타현에서 1990가구, 가고시마현에서 720가구가 정전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하천 유역에서 주택 약 6100채가 물에 잠겼으며 침수 면적이 약 10.6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전날 잠정 집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손정우 판결에 외신도 비판…“대법관 안된다” 청원 30만(종합)

    손정우 판결에 외신도 비판…“대법관 안된다” 청원 30만(종합)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씨에 대해 법원이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불허하면서 ‘성 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외신들도 비판에 나섰다. 또한 손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판사에 대한 비난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법원의 이런 결정에 대해 “손씨의 미국 인도가 성범죄 억제에 도움을 줄 거라고 기대했던 한국의 아동 포르노 반대 단체들에 커다란 실망감을 줬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웰컴 투 비디오’를 통해 아동 포르노를 내려받은 일부 미국인들이 징역 5~1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반면 손씨는 단 1년 반 만에 풀려났다. 로라 비커 영국 BBC 서울특파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에서 달걀 18개를 훔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는 기사 링크를 첨부하고 “한국 검사들은 배가 고파서 달걀 18개를 훔친 남성에게 18개월 형을 요구한다. 이것은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와 똑같은 형량”이라고 꼬집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는 6일 손씨에 대한 송환 불허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범죄인을 법정형이 더 높은 미국으로 보내 엄중한 형사처벌을 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하자는 비판과 주장에 공감한다”면서도 “범죄인 인도제도의 취지는 ‘범죄의 예방과 억제’이지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손씨는 6일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만약 인도가 이뤄졌다면 손씨는 미국에서 국제자금세탁 혐의와 관련해 범죄수익은닉죄 등 모두 3개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었다. 각각 혐의가 최대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여서 최고 60년형에 처해질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에 대해 “법원이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사법부도_공범’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퍼지는 중이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손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사건을 맡은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런 판결을 내린 자가 대법관이 된다면 대체 어떤 나라가 만들어질지 상상만 해도 두렵다. 아동 성 착취범들에게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은 나라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강 부장판사는 대법원이 지난달 18일 공개한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 30명 중 한 명이다. 청원인은 이어 “세계 온갖 나라의 아동의 성 착취를 부추기고 그것으로 돈벌이를 한 자가 고작 1년 6개월 형을 살고 이제 사회에 방생된다. 그것을 두고 당당하게 ‘한국 내에서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도 해결이 가능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판사 본인이 아동이 아니기에, 평생 성 착취를 당할 일 없는 기득권 중의 기득권이기에 할 수 있는 오만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7일 오전 9시 현재 29만 4000여명을 넘어 약 30만명에 육박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약 13시간 만인 7일 0시쯤 25만명이 동의하는 등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청원이 한 달간 20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나 부처 장관 등 당국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트럼프 “확진자의 99%는 무해”, CDC의 이 수치에 근거한 듯

    트럼프 “확진자의 99%는 무해”, CDC의 이 수치에 근거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연설을 통해 미국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99%는 완전히 무해(harmless)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스티븐 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5일(현지시간)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를 통해 진행자가 전날 트럼프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자 “우리는 국내에서 발병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우리는 모두 그것과 관련된 그래프를 봤다. 그리고 아직 너무 이르기 때문에 거기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3분의 1이 무증상자라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정치를 제시하며 대통령의 발언이 틀린 것 아니냐고 거듭 묻자 “나는 누가 옳고 그른지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어떤 근거로 99%는 무해하다는 용감한 발언을 했는지 궁금했다. 웹서핑을 했더니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팬데믹의 큰 미스터리-코로나바이러스는 얼마나 치명적인가?‘. 영어로 200자 원고지 40여장 분량의 장황한 기사 가운데 CDC가 “증상 사례 치명률(symptomatic case fatality ratio)”이란 새로운 개념을 지난 5월 말 제시해 산출했더니 미국은 0.4% 밖에 안 됐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이런 수치가 나왔는지, 어떻게 WHO 추정치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는지에 대해 NYT는 설명을 요청했지만 CDC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인구를 따지면 130만명이숨진다는 뜻이다. 지난 2일 전 세계 1300명의 과학자들과 이틀 동안의 온라인 회의를 마친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 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감염 치명률(IFR)이 0.6% 정도란 것에 콘센서스가 모인 상태라고 전했다. 세계 인구 가운데 4700만명이 죽고, 미국 인구 가운데 200만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뜻이 된다. 이에 반해 NYT가 확보한 사례 치명률(CFR)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5%, 미국은 4.6%로 1918년 스페인 독감 때 2.5%의 갑절 수준이다. 미국 인구 가운데 1600만명이 세상을 떠난다는 엄청난 숫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셋 중 작은 0.4%와 0.6%만을 보고 과학적 무지 탓에 99%가 무해하다고 큰소리를 친 것으로 보인다. 이 장황한 기사의 결론은 첫째 전 세계 치명률은 여전히 변할 것이며, 둘째 지금은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상대적으로 봉쇄 기간이 짧았고 병원 등 대처 자원이 빈약한 곳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셋째 가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이 실내에 모여 온기를 나누면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다시 확산할 것이란 것이다. 1763년 이후 미국을 강타한 여덟 차례 감염병 팬데믹은 상대적으로 따듯할 때 처음 찾아와 몇 개월 뒤 2차 파고가 덮쳤을 때 훨씬 치명적이었다고 마이클 외스터홈 미네소타 대학 감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지적했다. 1918년 3월부터 1920년 말까지 지속된 스페인 독감 사망자의 3분의 1 이상은 1918년 9월부터 12월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그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12~18개월 동안 훨씬 더 끔찍한 일이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가 지금 상대하는 것은 독감이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똑같은 패턴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독감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훨씬 효율적인 감염체”인 것은 분명해 보여 우려를 키운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탈북해 영국 망명한 이들, 요양원에 마스크 7000개 기증한 뜻

    탈북해 영국 망명한 이들, 요양원에 마스크 7000개 기증한 뜻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 망명해 살고 있는 이들이 잉글랜드 북부 요양원 일곱 곳에 마스크 7000개를 기증했다고 BBC가 6일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맨체스터에 살고 있는 박지현 씨와 맨체스터 근처 스톡포트에 거주하는 티모시 추(Chow) 씨로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 잘 아는 자신들이야말로 따듯하게 자신들을 받아준 영국을 위해 보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다른 북한 탈출 영국 거주민들과 뜻을 모았다고 했다. 박씨는 “북한을 두 차례나 탈출했다. 처음 탈출했을 때 중국으로 건너가 농부와 결혼했는데 실은 그의 노예가 된 것이었다. 나중에 북한으로 송환돼 산악 지대에 있는 강제 노동수용소에서 일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2008년 영국에 첫발을 내디뎠는데 영어를 전혀 할줄 몰랐다. “사람들이 매우 친절했고 환영해줬다. 북한에서는 환영받지 못했기 때문에 울고 또 울었다.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내 집처럼 느끼게 해줬다.”추씨도 30만명 정도가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진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어린 시절을 북녘에서 보냈다고 했다. 방송은 굶어죽은 이들이 100만~300만명 정도라고 했다. 길거리에서 몇년을 보냈다고 털어놓은 그는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이들이 길바닥에 나앉았다. 정부는 도움을 주지 않고 오히려 수감, 고문, 압제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상한 인생이었는데 그게 내 어린 시절이었다”고 돌아봤다. 그 역시 “친구도 가족도 없어 처음 왔을 때는 아주 힘겨웠지만 지역사회가 빠르게 환영해줬다. 북한에서는 늘상 사람들끼리 감시하고 서로를 믿지 못했는데 영국에서는 지역사회가 따듯이 안아줘 놀랍기만 했다”고 같은 얘기를 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가장 힘들었을 때 관대하게 품어준 영국이 코로나19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을 보고 돕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박씨는 “뉴스들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죽어가는데 내가 어떻게 하면 이들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했다. 북한에 있을 때 교사로 일했는데 학생들이 가끔 배가 고파 복통을 하소연하곤 했다. 그 때는 내가 아무것도 도울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리고 영국에 거주하는 700명의 북한 사람들이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마스크 7000개를 수입해 이들 요양원에 기증하게 됐다. 마스크를 전달받은 스톡포트의 그랜지 요양원을 부인과 함께 운영하는 존 야신은 “어느날 집사람이 전화를 받았는데 ‘탈북자들인데 기부를 하고 싶은데 받을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하더라. 20년 동안 요양원을 운영했지만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내는 ‘좋아요. 그러면 우리는 더할 나위 좋겠네요’라고 답했다. 얼마 안돼 마스크가 왔는데 양이 엄청 많았다. 몇 주 동안 마스크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다”고 말했다. 이 마스크 기증은 요양원에서 일하는 이들의 마음가짐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열악한 상황에 몰렸던 이들이 내민 도움의 손길에 가슴이 먹먹해졌던 것이다. 박씨와 추씨는 도울 수 있어 뿌듯했다고 입을 모았다. 추씨는 “이제 영국이 우리 집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이의 도움을 받기만 하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 몰린 다른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코로나19 봉쇄는 여러 갈래로 끔찍한데 하나 긍정적인 점은 사람들을 한 데 묶는다는 것”이라며 “지역사회에 고맙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을 나 뿐만아니라 여기 사는 모든 북한 이탈민들이 자랑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자치광장] 교통 불균등은 삶의 차별이다/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자치광장] 교통 불균등은 삶의 차별이다/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은평구에서도 유난히 길이 가파르고 좁은 신사동은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심한 동네다. 전철 한번 타려면 마을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한다. 때문에 신사동 주민에게 ‘역세권’은 멀기만 한 단어다.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땀이나 장맛비로 옷이 흠뻑 젖고 나서야 지하철을 탈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은평을 비롯한 서울 강북권은 역세권 동네가 별로 없다. 서울시 전체 424개동 중 걸어서 10분 안에 전철 이용이 불가능한 동 170개(40%) 대부분이 서북권(은평구?서대문구)에 있다. 반면 서초구는 전체 18개 가운데 12개동(67%)이, 강남구는 22개동 중 14개동이 전철역을 3개나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런 교통의 불균등이 삶의 차별을 낳고 있다. 지난해 8월 은평주민들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과 서부선 조기 착공, 고양선 신사고개역 신설을 위해 30만명이 서명한 서명지를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또 필자는 지난 6월 11일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신분당선 연장사업의 당위성과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제점 등을 지적한 공동성명서를 전달했다.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만나 서북부 지역의 열악한 교통환경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기재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4월 본 사업의 예비타당성 중간 점검에서 ‘경제적 타당성(B/C)이 극히 낮게 분석돼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는 근본적으로 지역균형발전,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을 경제성 평가라는 잣대로 무시한 것이다. 심지어 평가 방법도 문제가 있다. KDI는 조사 과정에서 은평성모병원, 국립한국문학관, 서북권 복합체육시설(빙상장?인라인롤러장), 한옥마을 등 새로 만들어진 교통수요를 포함하지 않았다. 특히 국립한국문학관은 정부가 건립 계획에서 연간 150만명의 방문객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를 교통수요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최근 새절역에서 시작해 16개 정거장을 잇는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KDI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2028년 개통을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여름 뙤약볕 아래 서명운동을 한 은평구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제 출발이다. 서북권의 교통 문제는 서부선처럼 하나씩 풀려 가야 한다. 그것이 균형발전의 시작이다.
  • 구보씨의 경성 한바퀴… 소외된 인생들의 도회 항구속으로

    구보씨의 경성 한바퀴… 소외된 인생들의 도회 항구속으로

    소설가 박태원(호 구보, 1909~1986)은 1934년 8~9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했다. 26세의 주인공 구보가 하루 동안 경성 중심부 곳곳을 배회하며 보고 겪은 일들을 묘사한 중편 소설이다. 작가가 곧 작품 속 주인공이 되어 일제강점기 서울의 모습, 그리고 식민지 지식인의 감성을 그린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의 절친 이상(본명 김해경, 1910~1937)은 ‘하융’이란 필명으로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박태원의 1934년 여름, 경성 주인공 구보는 경성의 명문 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유학을 갔다 귀국했으나 일정한 직업 없이 도시를 떠도는 룸펜 지식인이다. 유학 시절 실연의 아픔을 간직한 채, 귀국 후 아직 미혼으로 모친의 속을 썩이는 노총각이다. -당시 혼인 연령은 남자 평균 21세, 여자 17세였다. 구보의 집은 다옥정(현 중구 다동)에 있었으며, 어느 여름날 약속도 목적지도 없이 오전에 집을 나서 한밤중 귀가로 소설은 끝난다. 그 사이에 구보가 쏘다닌 경성부 내 주요 지점들을 당시 이름으로 열거해 본다. 화신상회 네거리, 경성운동장, 조선은행, 경성부청, 덕수궁 대한문, 경성역, 조선호텔, 황금정 등. 이 가운데 대한문은 위치가 변한 채로, 조선은행(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경성부청(서울시청 서울도서관), 경성역(옛 서울역사) 건물이 남아 소설을 기억시킨다.1930년대 서울은 거대 근대도시로 변화 중이었다. 1920년대 30만명이었던 인구가 1935년 65만명으로 늘어 일본에서도 7번째 규모가 되었다. 경복궁 앞에 조선총독부청사를, 덕수궁 앞에 경성부청사를 지어 식민도시의 통치 중심을 만들었다. 경성부민관(현 서울시의회)과 조선저축은행 본점(옛 제일은행 본점)이 1935년에 완공되니, 구보는 그 공사 중인 현장을 보았을 것이다. 구보가 즐겨 탔던 전차는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도입했으며 총 13개 노선을 운행했다. 1934년 시내에 전화 180개선을 증설하는데 1300여명이 신청했다는 통계도 있다. 일본인 인구가 28%로 일본 자본의 진출이 급속히 늘었는데 주로 소비 유흥시설에 집중되었다. 미쓰코시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관)과 조지야백화점(현 롯데영플라자 터) 등 5대 백화점이 식민지 수도의 소비를 부추겼다. 일본인들은 청계천 남쪽에 거주지를 꾸렸는데 다방 카페 요정 등 유흥시설도 조선인은 북쪽, 일본인은 남쪽을 장악하게 되었다. 김두한의 전설과 같이, 종로파 조선 건달들이 혼마치(本町, 현 명동)의 일본 야쿠자들과 대립했던 지리적 사정이었다. 화신백화점의 유통왕 박흥식, 전국 금광을 개발한 광산왕 최창학, 그리고 도시형 한옥 붐을 일으킨 건축왕 정세권 등 조선인 자본가도 등장했다. 유례없는 경제적 호황의 시대였다. 그러나 구보에게 경성은 소비 지향적이고 저급한 유흥에 휩싸인 속물의 도시였다. 안주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는 고독과 상실의 도시였다. 왜 그런지 박태원도 몰랐을 것이다. 1930년대 초 경성의 번영이란 지극히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세계 경제대공황을 겪은 일제는 1931년 만주사변 등 침략전쟁으로 경제부흥을 꾀했다. 일시적 호황에 중독되어 1937년 중일전쟁을, 1941년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소설 발표 불과 3년 후 연재했던 신문은 강제 폐간되었고 일제는 전시 체제에 돌입한다. 구보가 어렴풋하게 감지한 이유 모를 불안의 실체였다.●구보가 예외적으로 오래 머문 경성역 3등대합실 구보는 중요 건축물들의 외관만 바라보며 스쳐 지나갔다. 그의 관심은 건축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고현학(考現學, 현재를 다루는 고고학)적 풍경이기 때문이다. 거리를 읽고 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작업이다. 예외적으로 경성역 내부에 들어가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된다. 이곳의 3등대합실은 익명의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기에 가장 적절한 곳이었다. “경성역에는 마땅히 인생이 있을 게다. 이 낡은 서울의 호흡과 또 감정이 있을 게다. 도회의 소설가는 모름지기 이 도회의 항구와 친하여야 한다.” 1899년 최초로 개통된 경인선 철도는 노량진과 인천 구간이었다. 이듬해 서대문역까지 연장하면서 남대문 간이역을 세우는데, 바로 경성역의 전신이다. 현재의 구 서울역사는 1925년에 완공된다. 그 크기와 완성도가 동양 1,2위를 다투었다 할 정도로 수준 높은 건축물이다. 대륙 침략의 야심을 품은 일제는 극동 지역 철도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경성역은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의 기착점으로 각기 일본, 중국, 러시아로 통하는 중심 기지였다.도쿄대 교수인 쓰카모토 야스시가 설계자로 알려졌는데, 일본 건축계의 대부 다쓰노 긴고의 수제자였다. 긴고는 도쿄역사를 설계했고 이미 서울에 조선은행 본점(1912)을 설계한 실력자였다. 경성역의 전체 구성은 르네상스식이지만 중앙 돔은 비잔틴식, 양 옆 삼각형 박공벽은 신고전주의풍이다. 또한 붉은 벽돌(타일)과 화강암을 섞은 외벽 장식은 이미 암스테르담역과 도쿄역에서 사용했던 형식이다. 굳이 말하자면 여러 양식을 혼합한 절충식이라 할 수 있다. 인상적인 요소는 중앙 정문 위에 설치된 아치 창이다. 큰 반원 아치를 두 개의 기둥으로 나눈 디오크레티안 창이라 하는데, 고전주의 건축의 대가 안드레아 팔라디오가 즐겨 써서 팔라디오 아치라고도 부른다. 경성역사의 건축적 모델은 스위스 루체른의 옛 역사(1896)라고 한다. 지난 세기에 불타 없어지고 정면의 팔라디안 아치만 남았지만, 경성역과 쌍둥이로 불릴 정도로 유사했다. 내부 공간은 제국의 계급질서에 따라 구성했다. 크고 높은 중앙홀이 있고, 좌우로 3등대합실과 1,2등대합실이 나뉘어 자리했다. 1,2등대합실 옆에는 여성 고객을 위한 부인대합실, 그리고 귀빈대기실이 있었다. 이 구역들은 출입이 통제되고 역장이 직접 접대하게 배치되었다. 반면 3등대합실은 중앙홀뿐 아니라 외부 광장에서도 자유롭게 드나들게 개방되었다. 구보 역시 광장에서 바로 들어와 대기 중인 익명의 승객들을 읽어냈다. 그러다 동창을 만나 장소를 이동해 차를 마신다. 1,2등대합실 안에 있던 티룸으로 추측되는데 이상의 소설 ‘날개’에도 중요하게 등장하는 곳이다. 2층에는 조선 최초의 대형양식당이라는 ‘더 그릴’이 있었다. 40여명의 국내외 셰프와 웨이터가 은그릇에 ‘경양식’을 담아 서빙했던 이 식당은 근대 경성, 국제 경성의 상징공간이 되었다.●식민지 도시와 타자의 건축 현존하는 조선은행 본점은 르네상스식 몸체에 바로크 돔을 얹은 견고한 건축이다. 골조는 철골과 콘크리트 구조이며 외벽에 육중한 화강석을 붙여 발권은행의 권위를 과시했다. 좌우 대칭의 완벽한 비례, 5개의 탑이 만드는 장대함, 고대 신전용 기둥 등은 식민지 경제 통치의 만신전을 만들기에 충분한 요소들이다. 여기서 현재의 소공로를 지나면 곧 경성부청사를 만나게 된다. 조선총독부 건축과에서 설계 공사한 건물로 르네상스식 구성에 장식이 없는 근대적 외벽을 가진 건물이다. 부청사 앞에는 교통광장(로터리)을 만들었고, 그 옆에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이 있었다. 구보는 소설에서 경성부청사를 ‘정력가형 육체를 가진 위압적인 장년’으로, 덕수궁은 ‘자신을 외면하는 영락한 옛 동창’으로 은유했다.구보가 접한 경성의 근대건축들은 하나같이 서구 고전주의 양식이다. 세부적 형태가 르네상스식이던 바로크식이던 그리스식이던 크게 보면 그렇다. 대칭과 비례, 법칙과 질서를 강조했던 건축양식이다. 19세기 유럽을 풍미하고 서구 열강의 제국화를 통해 전 세계에 유포된 제국주의 양식이다. 후발 제국주의 일본은 구라파 따라잡기의 끝판으로 고전주의 건축들을 식민지 수도 곳곳에 세웠다. 사라진 조선총독부가 대표적인 건축이다. 경성의 근대화란 고전주의화, 제국주의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조선적 전통이란 덕수궁에 대한 묘사대로 “빈약한 너무나 빈약한” 것이었다. 현 한국관광공사 사옥 자리에 있던 박태원의 생가는 중문과 대문이 있는 전통 한옥이었다. 대문을 나서 청계천을 지나면 곧 화신백화점 등 일본풍 유럽풍 건축이 즐비한 시가지다. 조선적인 것은 과거고 일본적인 유럽풍은 현재였다. 상반된 시공간이 공존하는 경성은 구보를 유혹하는 동시에 소외시켰다. 일제 강점시대에 저항(독립투쟁)과 순응(친일매판)의 삶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다수 조선인들은 소시민적 욕망과 소외의 회색지대에서 살았다. 구보는 그런 분열된 삶 속에서 타자화된 도시와 건축을 떠돌았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옥광산 불법 채굴이 부른 미얀마 최악의 참사

    옥광산 불법 채굴이 부른 미얀마 최악의 참사

    지난 2일 미얀마 북부 카친주의 옥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사망자가 최소 172명에 이르면서 미얀마 역대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옥 채굴량을 자랑하는 미얀마는 역설적으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참사 이면에는 옥 광산을 장악한 군부와 일자리 없는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목숨 걸고 불법 채굴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이를 악용하는 지역 반군 등 속사정이 숨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AP 등에 따르면 카친주 흐파칸츠 지역의 와이카르 옥 광산에서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리며 산사태가 발생, 최소 172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50명이 넘었고 매몰자 구조·인양이 이어지고 있어 사망자는 200여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 11월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옥 광산 산사태 사망자 수인 113명을 이미 넘어섰다. 유사한 재난이 현지에서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는 없다. 전 세계 옥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미얀마는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지만 옥 광산은 군부와 재벌의 통제하에 비밀리에 운영된다. 매년 30만명의 광부가 전국에서 모여들지만 이들 중 3분의2는 불법 노동자다. 이들은 국영인 노천광 언저리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옥을 채취해 생계를 잇고 있지만, 카친 지역 독립 반군이 이들에게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광부는 “제일 비싸게 판 옥이 2200달러였는데 이 중 600달러 가까이를 반군에 바쳤다”고 말했다. 매년 소규모 산사태로 100여명의 광부가 사망하지만, 불법 채굴 인원이 많아 정확한 기록도 없다. 현지 주민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옥 거래가 막히면서 반군에 상납하지 않고선 생존이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미얀마는 지난 2011년 민선 정부가 모든 권한을 이양받았지만 군부가 주요 재벌기업 2곳을 소유하는 등 권한이 여전히 막강하다. 반부패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미얀마의 옥 산업은 2014년 기준 310억 달러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미얀마 1인당 GDP는 2018년 기준 1298달러(IMF 기준)에 불과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숨진 광부들 대부분이 허가를 받지 않고 광산 주변에서 옥 조각을 찾으려는 이들이었다”면서 “이는 미얀마 국민이 합법적인 직업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미얀마 정부는 천연자원·환경보전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고 조사에 나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옥광산 산사태 사망자 170명 넘은 최빈국 미얀마의 이면

    지난 2일 미얀마 북부 카친주의 옥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사망자가 최소 172명에 이르면서 미얀마 역대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옥 채굴량을 자랑하는 미얀마는 역설적으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참사 이면에는 옥 광산을 장악한 군부와 일자리 없는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목숨 걸고 불법 채굴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이를 악용하는 지역 반군 등 속사정이 숨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AP 등에 따르면 카친주 흐파칸츠 지역의 와이카르 옥 광산에서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리며 산사태가 발생, 최소 172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50명이 넘었고 매몰자 구조·인양이 이어지고 있어 사망자는 200여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 11월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옥 광산 산사태 사망자 수인 113명을 이미 넘어섰다.  유사한 재난이 현지에서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는 없다. 전 세계 옥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미얀마는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지만 옥 광산은 군부와 재벌의 통제하에 비밀리에 운영된다. 매년 30만명의 광부가 전국에서 모여들지만 이들 중 3분의2는 불법 노동자다. 이들은 국영인 노천광 언저리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옥을 채취해 생계를 잇고 있지만, 카친 지역 독립 반군이 이들에게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광부는 “제일 비싸게 판 옥이 2200달러였는데 이 중 600달러 가까이를 반군에 바쳤다”고 말했다.  매년 소규모 산사태로 100여명의 광부가 사망하지만, 불법 채굴 인원이 많아 정확한 기록도 없다. 현지 주민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옥 거래가 막히면서 군부에 상납하지 않고선 생존이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미얀마는 지난 2011년 민선 정부가 모든 권한을 이양받았지만 군부가 주요 재벌기업 2곳을 소유하는 등 권한이 여전히 막강하다. 반부패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미얀마의 옥 산업은 2014년 기준 310억 달러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미얀마 1인당 GDP는 2018년 기준 1298달러(IMF 기준)에 불과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숨진 광부들 대부분이 허가를 받지 않고 광산 주변에서 옥 조각을 찾으려는 이들이었다”면서 “이는 미얀마 국민이 합법적인 직업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미얀마 정부는 천연자원·환경보전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고 조사에 나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죽으면 내가 책임져” 구급차 막은 택시 靑청원, 하루 만에 43만 돌파

    “죽으면 내가 책임져” 구급차 막은 택시 靑청원, 하루 만에 43만 돌파

    “환자가 급한 거 아니잖아” 블랙박스 영상폐암 말기 환자 탄 구급차 10분간 저지골든타임 허비 후 환자 5시간 만에 사망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를 막아 환자 이송을 지체시켜 끝내 환자의 목숨을 잃게 한 택시 운전기사를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청원 게시 하루 만에 40만명 이상 동의를 얻어 정부 답변 요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청원은 이날 오후 10시 50분 현재 43만 3300명을 넘어섰다. 지난 3일 올라온 이 청원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분노 속에 반나절 만인 이날 오전 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30만명을 넘겼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 또는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청원인은 글에서 “지난 6월 8일 오후 3시 15분쯤 어머님의 호흡이 너무 옅고 통증이 심해 응급실로 가기 위해 사설 응급차를 불렀는데 영업용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어머니를 태운 응급차는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다 영업용 택시와 접촉사고가 났고 응급차 기사가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해결해드리겠다’고 하자 택시 기사는 ‘사고난 거 사건처리를 먼저 해야 한다’고 길을 막았다.“급한 거 아니잖아, 요양병원 가냐.죽으면 내가 책임질테니 119 불러” 영상 속 택시기사 환자 가족 애원 뿌리쳐 청원인은 “택시 기사가 반말로 ‘사건처리가 해결되기 전엔 못 간다’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질테니 이거 처리하고 가라, 119 부를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구급차에는 폐암 말기의 80대 환자가 타고 있었다. 실제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택시기사가 “환자가 급한 거 아니잖아. 지금 요양병원 가는 거죠? 내가 책임질테니까 119 부르라고. 내가 죽으면 책임진다고”라는 발언이 그대로 담겼다. 택시기사는 응급 환자의 가족들이 나와서 병원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하지만 “지금 죽는 거 아니잖아”라며 버텼다. 응급환자의 이송을 막는 택시기사의 저지 속에 분초를 다투는 골든 타임 10분이 흘러갔고 다른 119구급차가 도착한 뒤 환자는 응급실로 급히 이송됐지만 5시간 만에 숨졌다. 청원인은 “경찰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죄목은 업무방해죄밖에 없다고 한다”면서 “가벼운 처벌만 받고 풀려날 것을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고 택시 기사를 엄벌해달라고 했다. 청원엔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응급차의 블랙박스 영상도 첨부됐다.靑청원 40만 넘자 경찰 “강력팀 지원”당초 경찰 단순교통사고 처리서 선회 청와대 국민 청원이 40만명을 넘어서자 경찰의 대응도 시작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 강동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존 수사팀에 강력 1개팀을 더 지원했다고 밝혔다. 수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사건은 강동서 교통사고조사팀과 교통범죄수사팀에서 수사하고 있었으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외에도 과실치사 등 형사법 위반 여부도 살펴보기 위해 강력팀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택시기사, 죽으면 책임진다고 했으니 책임져라”, “구급차가 지나가는데 환자가 있든 없든 좀 비켜주면 무슨 손해가 나느냐”, “방송에서 억울하다고 하고 청와대 청원을 해야 제대로 수사를 하는 것이냐”, “구급차를 막은 건 비난 받아 마땅”, “과실치사가 아니라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택시기사의 행동과 경찰의 업무처리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고영환 “북한 간부 가족에도 쌀 배급 중단, 평양 동요 심상찮다”

    고영환 “북한 간부 가족에도 쌀 배급 중단, 평양 동요 심상찮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인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고위직 가족의 쌀 배급을 중단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2일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평양 중심부에 사는 조선노동당·정부·군의 간부 가족에 대한 쌀 배급이 2∼3월을 마지막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간부 본인에 대한 배급은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위해 전시 비축미 시설인 ‘2호 창고’를 일부 개방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고 전 부원장은 “북한은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체제의 내구력이 떨어지고 있다. 북중 국경 폐쇄가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 설탕, 화학조미료, 콩기름, 화장지, 밀가루가 부족하며 집단농장의 비료 공급량이 지난해의 3분의 1 정도라고 들었다며 “(1990년대 말 30만명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이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동요가 확산하고 있다”고 북녘 분위기를 전했다. 고 전 부원장은 코로나19의 두 번째 확산 물결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북중 국경 폐쇄가 길어지면서 “북한이 체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내부 불만이 높아지면 다시 도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최근 남한을 적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평양이 동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시민의 분노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고 전 부원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 2017년과 같은 군사적 긴장이 재연될 것이라며 “북한군에는 임전 태세를 취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가장 약한 상대인 한국을 때려 간접적으로 미국을 공격하려고 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전면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의 후계 구도를 고려해 김여정의 힘을 키우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고 전 부원장은 “10살 전후로 추정되는 (김정은의) 아들이 후계자가 될 때까지 적어도 10년은 걸린다. 그 때까지 자신의 몸에 뭔가가 있는 경우 수렴청정(垂簾聽政)을 김여정에게 맡기려고 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군사 행동을 보류한 것에 대해 “김여정을 키우면서도 그 권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짐작했다. 최고 권력자에 근접하는 이들에 대한 북한의 철저한 점검 태세를 고려하면 김정은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서울시, 외국인도 재난지원금 준다…예산 300억원 확보

    서울시, 외국인도 재난지원금 준다…예산 300억원 확보

    서울시가 외국인에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예산을 확보했다. 서울시는 30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외국인을 위한 재난긴급생활비 항목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시는 외국인 재난긴급생활비 관련 예산을 이번 추경으로 500억원을 증액한 재난관리기금 구호계정에서 확보할 계획이어서 이론상 최대 지원 가능 금액은 500억원이다. 다만 시에 따르면 시내 등록 외국인이 30만명 선이고, 가구당 평균 인원을 고려하면 약 10만 가구가 지원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재난긴급생활비는 가구 단위로 지급한다. 여기서 내국인과 같이 중위소득 100% 이하 기준을 적용해 예상할 때 외국인 재난긴급생활비 지원액은 약 300억원 전후가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액수를 특정해서 추경안에 넣지는 않았다”며 “내국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 대상 외국인은 외국인 등록을 하고 국내에서 소득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시는 “외국인 주민을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을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이주민 지원 단체와 외국인들의 진정을 접수한 뒤 이런 판단을 근거로 지난 11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관련 정책 개선을 권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합계출산율 1.1명 “세계 꼴찌”…피임 실천률 11위

    한국, 합계출산율 1.1명 “세계 꼴찌”…피임 실천률 11위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세계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발간한 ‘2020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 한국어판을 보면 올해 세계 총인구수는 77억950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8000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인구수는 중국이 14억393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13억8000만명), 미국(3억3100만명)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5130만명으로 작년과 동일하게 세계 28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2015년∼2020년 연평균 ‘인구 성장률’(증가율)은 0.2%로 세계 인구 성장률 1.1%보다 낮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1.1명으로 세계 꼴찌(198위)를 기록했다. 세계 평균은 2.4명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0∼14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2.5%로, 세계 평균(25.4%)의 절반에 그쳤다. 우리보다 0∼14세 비율이 낮은 국가는 일본(12.4%), 싱가포르(12.3%) 등 2곳뿐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5.8%로 세계 평균(9.3%)보다 훨씬 높았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28.4%)이었고 이탈리아(23.3%), 포르투갈(22.8%)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의 출생 시 평균 기대수명은 83세로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등과 함께 세계 9위 수준이었다. 기대 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과 홍콩(85세)이었고, 이탈리아·스페인·스위스 등이 84세로 나왔다. 태어난 아이 10만 명당 임신 중 혹은 출산 직후 임신과 관련된 병으로 사망하는 여성을 나타내는 ‘모성 사망 수’의 경우,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11명이었지만 세계 평균은 211명에 달했다. 15∼49세 여성의 피임 실천율은 전 세계 평균값이 63%였다. 피임 실천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86%)였고, 차드·남수단(각 7%)이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는 81%로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이번 보고서의 인구 동향 및 인구 관련 수치는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 세계인구 전망 등의 자료에 근거한 추정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취업자 2개월 연속 30만명대 감소

    취업자 2개월 연속 30만명대 감소

    ‘300인 이상 사업장’은 1만 3000명 증가 300인 미만 업체 32만 3000명 줄어들어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으로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2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감소했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5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830만 9000명으로, 2019년 5월(1862만명)보다 31만 1000명(-1.7%)이 줄었다. 지난 4월에도 전년 같은 달보다 36만 5000명 줄었는데, 두 달 연속 30만명대 감소가 이어진 것이다. 사업체 종사자는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올해 3월(-22만 5000명)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이 받은 고용 충격이 더 컸다. 300인 이상 사업장 종사자는 292만 4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만 3000명(+0.4%) 늘었다. 종사자 증가율이 지난 4월 0.5%, 5월 0.4%로 계속 둔화하고는 있지만, 최소한 마이너스는 면한 셈이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는 1538만 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32만 3000명(-2.1%) 감소했다.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고용 충격 여파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숙박·음식점의 종사자가 1년 전보다 15만 5000명(-12.1%) 감소했고, 학원을 포함한 교육서비스업은 6만 9000명(-4.2%) 줄었다. 제조업 종사자는 366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 9000명(-1.8%) 감소했다. 3월(-1만 1000명)과 4월(-5만 6000명)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한편 상용직 평균 임금은 351만 7000원으로 1만 3000원(0.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임시·일용직 평균 임금은 168만 1000원으로 16만 6000원(11.0%) 늘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미’ 10명 중 4명 원금손실

    ‘개미’ 10명 중 4명 원금손실

    투자자 절반은 연 수익 1000만원 이하 양도세 기본공제 2000만원 적정 논란 여야 이중과세 논란 ‘거래세 폐지’ 주장 최근 시장에 풀린 유동성(돈)이 대거 주식 시장으로 유입된 가운데 개인 투자자 10명 중 4명은 주식 투자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022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3년간 이월공제(손실 금액을 이월해 투자수익에서 뺀 뒤 과세하는 제도) 대상이 된다. 28일 정부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 600만명 가운데 40%인 240만명이 연간 기준으로 원금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11년간 11개 금융투자사가 보유한 개인 증권계좌의 손익을 분석한 뒤 평균화해 얻은 결과다. 또 주식으로 1년 동안 1000만원 이하의 수익을 낸 투자자는 300만명가량으로 투자자의 절반이었다. 개인 투자자 10명 중 9명은 주식을 했다가 돈을 잃거나 1000만원 이하만 벌었다는 얘기다. 또 1000만~2000만원의 수익을 낸 개인 투자자는 30만명(5%)였다. 2000만원 넘게 돈을 번 개인은 30만명(5%)이었다.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방안에 따르면 2022년부터 개인이 투자한 각종 금융투자 상품을 모아 손익을 더하고 뺀 뒤 순이익에 대해서만 ‘금융투자소득세’를 물린다. 또 2023년부터 상장 주식에 투자해 2000만원 넘게 번 개인 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를 징수한다. 반면 주식을 팔 때마다 내는 증권거래세율은 현행 0.25%에서 2023년 0.15%로 낮아진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금융투자 수익 과세 대상이 되는 투자자는 5%뿐이고, 다수 투자자는 세제 개편으로 세 부담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도세와 증권거래세를 동시에 부담하는 이중과세 논란이 뜨겁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외국인 국내주식 매매에 대해 과세를 전혀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이자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증권거래세는 이중과세 문제가 있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에 위배되는 세금으로, 양도세 전면 확대 시행 이전에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주식 양도세의 기본공제액을 2000만원으로 설정한 것을 두고도 적정성 논쟁이 일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7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금융세제 개편 절차에 착수한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0.1% 포인트로 정한 거래세 인하폭과 2000만원으로 잡은 양도세 과세 기준선 등이 조정될지 주목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주식 양도소득세 신설, 증시 활성화 방안 필요하다

    정부가 2023년부터 대주주에게 적용하던 양도소득세를 개인투자자에게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어제 주식으로 올린 수익 중 2000만원을 제외한 수익에 대해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 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주식형 펀드와 채권, 장외파생상품 등의 수익에도 2022년부터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대신 증권거래세는 현행 0.25%에서 2023년 0.15%로 낮춘다. 기재부는 개인투자자의 상위 5%인 30만명을 제외한 570만명 정도의 개인투자자가 거래세 인하 덕분에 세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정책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조세기본원칙에 부합하는 조치이다. 그래서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의 주식시장은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대신 증권거래세는 없다. 양도소득세를 신설한다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것이 맞다. 그동안 국내 주식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가 없다는 것은 해외 증시에 비해 장점이었다. 문제는 이 장점이 사라지면 국내 증시에 투자할 매력이 크게 사라진다. 현재도 미국 등의 해외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데, 양도세가 도입되면 국내 증시에서 더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또 한국 증시는 외국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 등에 의해 좌우되기 쉬운 시장인데, 이번 과세 대상에서 기관투자자가 제외된 것이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다. 한국 증시는 저평가돼 있다. 그 주된 이유가 기업지배구조의 낙후성과 함께 소액주주 등에 대한 형편없는 배당, 부동산 시장에서 초과수익 추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들이 있다. 1가구가 9억원 이하 1주택만 소유했을 때 2년 이상 거주하면 양도세를 전면 면제한 부동산 시장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나마 다행은 정부가 보유한 금융투자상품의 손익을 합산해 세금을 매기는 ‘순익통산제’와 손실을 3년 안에 빼주는 ‘이월공제’를 함께 허용한 점이다. 정부는 한국증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기본공제 2000만원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정교한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 주식으로 2000만원 넘게 벌면 세금 물린다

    주식으로 2000만원 넘게 벌면 세금 물린다

    채권·파생상품 250만원 초과수익 과세 年 단위 합산… 손실은 3년간 이월 가능2023년부터 국내 상장 주식으로 2000만원 넘게 번 사람은 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낸다. 채권을 팔거나 파생상품으로 250만원 이상 수익을 올려도 같은 세율의 세금을 문다. 주식이나 투자 금융상품이 여러 개일 땐 연간 단위로 합산해 세금이 부과된다.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는 2022년 0.23%, 2023년 0.15%로 인하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제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의 ‘금융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금은 지분율이 일정 기준(코스피 1%, 코스닥 2%) 이상이거나 종목별 보유 총액이 10억원(내년 3억원) 이상 대주주에게만 부과하는 주식 거래 양도소득세를 2023년부터 모든 거래자로 확대한다. 단 수익이 2000만원 이하일 땐 비과세를 하고, 2000만~3억원 수익에 대해선 20%, 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율을 적용한다. 정부는 현재 비과세인 채권과 주가지수와 연계한 선물·옵션 같은 파생상품 등에서 난 수익 중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선 2022년부터 세율 20%(3억원 초과는 25%)를 적용한다. 주식 등에 투자한 게 여러 개라면 연간(1월 1일~12월 31일) 단위로 합산해 과세한다. 예를 들어 A주식에서 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B주식에서 1000만원 손실을 봤다면 총수익은 2000만원이라 과세를 안 한다. 또 손실이 발생하면 3년간 이월시킬 수 있다. 2023년 2000만원 손실을 봤다면 2026년까지 발생한 수익에서 공제를 신청해 세금 감면이나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은 “20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이번 제도 개편으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는 사람은 전체 투자자 600만명 중 5%인 30만명 내외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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