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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에스토니아에 일주일간 여행을 간다고요? 하루면 다 보는 곳 아닌가요?”라고 에스토니아를 여행해 본 사람들이 말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발트 3국 중 하나’라는 사실만 알아도 실은 에스토니아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에스토니아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당신의 다음 유럽 여행지로 꼽아두어도 에스토니아가 전혀 손색이 없는 이유를 소개한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에스토니아관광청 www.visitestonia.com 핀에어 02-730-0067 www.finnair.co.kr @Tallinn탈린 재래시장에서 발견한 에스토니아 “너희들은 왜 이렇게 영어를 잘하니?” “글쎄…. 우린 작은 나라니까.” 25살, 앳된 얼굴의 가이드 카티Kati의 짧은 대답에는 많은 뜻이 함축돼 있었다. 15세기 이후, 50년 이상 독립국가로 존재해 본 적 없는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 독일, 러시아 등 열강들에게 종속당해 온 시절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에스토니아 곳곳에는 혼재된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여행을 하면서 ‘대체 무엇이 에스토니아의 고유한 문화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사실 에스토니아는 운명적으로 고유의 것을 창조하기보단 받아들이고 재생성하는 데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지정학적으로 교역의 거점이었고, 강대국들의 텃밭이었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적은 인구가 사용하는 자신들만의 언어, 에스토니아어를 유지해 온 나라. 그 나라 사람들은 유달리 자존심이 강했다. ‘왕년을 회상하는’ 방식의 자존심이 아니라 지금을 소중히 여김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발트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문화적으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많이 다르며, 언어와 민족은 북녘의 핀란드와 유사하다. 젊은이들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것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다른 점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후, 가파르게 경제 성장을 구가해 온 에스토니아는 MSN 메신저와 스카이프Skype를 개발한 IT 강국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탈린은 물론 지방 소도시의 식당에서도 대부분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할 정도다. 발트 3국 중 유일한 유로 사용국가이기도 하다. 에스토니아의 혼재된 문화는 재래시장에서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발틱역Baltic Station 맞은편에는 러시아식 재래시장이 매일 열린다. 앤티크 제품부터 채소, 과일, 생필품까지 50여 개 상점이 문을 여는데 탈린 시내와는 전혀 다른 구소련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차가운 사람들의 표정마저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린 것만 같다. 발틱역에서 트램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자리한 옛 공장터 ‘키르부투르크Kirbuturg’에서는 매주 토요일이면 벼룩시장이 열린다. 누가 사 입을까 싶은 낡은 옷가지부터, 고장난 라디오까지 어딘가 익숙한 시장 풍경이 펼쳐진다. 여름철이면 구시가지의 시청광장에서는 민족 장터도 수시로 열린다. 탈린이 고대부터 교역의 중심지였음을 상징하듯 광장에는 주변 국가의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음식과 수공예품을 가지고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처럼 다채로운 전통 시장을 체험하려면 반드시 주말을 끼고 탈린을 여행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언덕에 올라 부엌을 들여다보아라” 탈, 린. 입에 감기는 발음마저 고혹적인 도시다. 어떤 합리적 연관성도 없지만 그 이름에선 묘한 여성성이 느껴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Old Town의 풍경 또한 그러하다. 덴마크인들이 11세기에 이주해 오면서 도시의 면모를 갖춘 탈린은 13세기에 한자동맹의 중심도시로 번영을 누렸다. 거친 장사꾼들이 드나들며 만들어진 도시가 지금 이처럼 매혹적인 모습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관광지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중세시대에 탈린은 상인과 일반인들이 거주하던 저지대와 영주나 귀족들이 거주하는 고지대로 나뉘었다. 저지대에는 과거 길드 상인들의 건물들이 식당, 카페, 기념품 상점들로 용도가 바뀌어 보존되고 있으며, 고지대에는 교회와 각국 대사관을 비롯해 부유층의 집들이 있으니 그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탈린은 도시 전체가 평평한 지형으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톰페아 언덕Tompeaa Hill이 해발 40m밖에 되지 않아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구시가지는 어느 입구로 들어서든 풍부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지만 비루 성문Viru gate에서 도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성문을 통과해 100m 즈음 들어가면 북유럽에서 유일하게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구시청사와 시청광장이 펼쳐진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광장 주변 노천카페에서 음식과 차를 즐기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청광장 부근에는 1422년에 문을 열고, 10대째 내려오는 약국이 있고, 카타리나Katariina 골목은 중세 분위기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부엌을 들여다보아라Kiek in de Koik’라는 엉뚱한 이름의 포수대에는 탈린 성곽의 역사를 알려주는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탈린 시내를 조망하기 좋은 톰페아 언덕에는 제정 러시아 시절의 역사를 반영하는 알렉산데르 네프스키 교회가 화려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돔 성당도 있다. 성당 내부에는 교회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장식품들이 가득해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데 현재는 중세시대의 유물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인들은 종교에 큰 관심이 없는 까닭에 교회를 드나드는 사람들은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혹자는 구시가지를 하루에 세 번, 둘러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가한 이른 아침, 이슬 낀 자갈길을 걸어 보고, 한낮에는 박물관, 교회 등을 들러보고, 저녁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물든 야경을 감상하고, 라이브 카페와 클럽에서 젊은 탈린을 만나 봐야 한다. 구시가지에는 살 만한 기념품도 많다. 먼저 발트 지역의 명물인 호박Amber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구시가지에는 인력거에서 중세 복장을 한 아리따운 여인들이 아몬드에 다양한 향신료를 첨가해 그 자리에서 직접 볶아서 판매하는 가게를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으니 선물용으로 훌륭하다. 1 탈린 구시가지 시청광장은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다. 13세기 한자 무역시대의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2 구시가지 곳곳에는 젊은 여인들이 중세 복장을 입고 에스토니아 전통 간식인 볶은 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 3 구시가지는 도보 여행에 좋다. 비루 게이트 입구에서 세그웨이Segway를 빌려 탈 수도 있다 4 탈린 구시가지에는 재치 넘치는 디자인의 간판들이 가득하다 5 구시가지는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 이슬에 젖은 자갈길을 걸으면 중세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Festival 전국민이 합창을 하는 나라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들은 많지만 노래를 통해 혁명을 이룬 역사를 가진 민족은 드물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소련이 붕괴되기 전인 1988년, 혁명 기간 중 약 30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소련의 통치에 반대하며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광장에 모여 노래를 불렀다. 당시 소련은 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를 진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1991년 결국 독립을 이뤄내기까지 에스토니아는 반폭력 독립운동으로 일관했으며, 소련을 해체시키는 기반을 이뤘다. 비폭력 저항운동의 역사는 발트 3국이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1989년 3국 국민들은 탈린에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까지 인간 띠를 만들어 소련 체제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렸고 자유를 외쳤다. 25만명이 만든 인간 띠는 ‘발트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 사건은 유네스코에도 유산으로 등재됐다. 에스토니아인들의 노래 사랑은 역사가 꽤 깊다. 탈린에서는 1869년부터 5년에 한번씩 송페스티벌Estonian Song Festival이 개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에스토니아인들은 합창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탈린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당신도 음악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물론이죠. 송페스티벌에 나간 적도 있답니다’라고 답했다.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 3만명이 합창을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대에 한번쯤 서 보지 않은 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구 소련 시절,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가 이제는 탈린관광안내사무소에서 일을 하는 티나Tiina씨는 “1988년, 우리는 결코 약하지 않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노래로 세계에 보여주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노래의 힘을 신봉하는 듯 느껴졌다. 올해의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9월 말, 우리보다 앞서 단풍으로 물든 탈린에서는 디자인 축제와 재즈 축제가 한창이었다. 에스토니아 재즈 밴드의 공연이 펼쳐진 한 클럽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맥주 잔을 들고 조용히 음악을 즐기던 중년의 남성에게 별 뜻 없이 말을 걸었다. “어디에서 오셨나요? 재즈를 좋아하시나 봐요”, “저는 독일에서 온 교사입니다. 탈린에만 3일째인데 재즈 축제 때문에 왔죠. 에스토니아의 수준 높은 음악문화에 매료됐답니다.” 리듬에 맞춰 잔뜩 흥에 취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진지하게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 2011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모두 노래부르길 좋아한다 2 재즈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구시가지의 유명한 극장 본 크롤Von Krahl에서 기타 트리오의 연주가 펼쳐졌다 3 1869년부터 시작된 에스토니아 송페스티벌은 3만명이 합창을 펼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에 대항해 노래를 부르며 저항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4, 5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에 선정된 현대미술관 쿠무KUMU는 중세 미술작품부터 최근의 미술 조류를 반영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고 있다 6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를 위해 선물한 여름 궁전, 카드리오르그 공원의 미술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Museum 표트르 대제가 아내에게 선사한 궁전 문화 수도 탈린에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미술관도 있다.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인 캐서린 1세를 위해 헌사했다는 카드리오르그 공원Kadriorg Park에는 화려한 궁전과 미술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올드타운에서 약 2km 떨어져 있는 공원 일대는 오크 나무와 라일락 나무로 울창한 숲과 호수가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안락한 쉼터로도 이용되고 있다. 목조로 된 바로크 양식의 궁전은 공원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궁전 내부에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러시아의 16~19세기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대형 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작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미술 애호가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공원 뒤켠에는 화려한 꽃들로 수놓여진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웨딩 촬영과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도 애용된다고 한다. 카드리오르그 공원에서 얕은 언덕을 따라 오르면 석회석으로 지어진 뾰족한 외관이 인상적인 현대 미술관 쿠무KUMU를 만날 수 있다. 2006년에 문을 연 에스토니아 최대의 미술관으로,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변의 자연 지형과 어우러진 디자인과 독특한 내부 설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할 만하다. 7개 층에 전시된 작품은 종류도 시대도 매우 다채롭게 구성된 것이 런던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을 연상시킨다. 상설 전시관에는 18세기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에스토니아 화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에스토니아 화풍의 변화와 함께 민중들의 삶의 궤적까지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차 독립(소련 붕괴) 때까지의 작품들도 별도로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관의 작품에는 소련 체제 하에 접어들면서 공산주의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가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60년대부터 모더니즘, 팝아트, 극사실주의 등 당시 유행하던 화풍이 에스토니아라는 특수한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읽어내는 것도 흥미롭다. 이외에도 매우 실험적인 장르의 미술, 조각, 설치 예술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어 한나절을 박물관에서 보내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다. 1 시청광장에서 아몬드를 볶고 있는 에스토니아 소녀의 모습 2 탈린 구시가지의 교회나 성벽의 첨탑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3 톰페아 언덕에서 내려다본 구시가지의 모습. 멀리 발틱해, 핀란드만으로 나아가기 위한 항구도 보인다 4 중세 분위기의 레스토랑 올데한자Olde Hansa는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다 @Lahemaa National Park 라헤마 국립공원 숲, 바다, 늪, 대저택 그리고 완벽한 자연 많은 이들이 에스토니아를 하루 혹은 이틀만 여행하는 것은 ‘탈린 너머의 에스토니아’를 발견하지 못한 까닭이다. 탈린에서 출발해 러시아 방향으로 향하는 1번 도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전혀 다른 세상에 다다를 수 있다. 때묻지 않은 늪지대와 울창한 삼림, 중세시대 영주들의 호화로운 저택들이 어우러져 있는 라헤마 국립공원은 1971년 구소련이 지정한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그 화려하던 소련이, 그것도 전성기인 70년대에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왠지 그럴싸하지 않은가.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늪지대에서 이색 하이킹을 즐겨 보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중세 영주의 집에서 스파를 즐기며 근사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Viru Bog Trekking 늪지대를 엉금엉금 걷는 재미 에스토니아의 6개 국립공원 중 라헤마 국립공원은 탈린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다.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중세 영주들의 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탈린과 함께 여행하면 최상의 궁합을 이룬다. 라헤마 국립공원은 대체로 평지에 가까워 가벼운 하이킹이나 자전거 타기, 바다에서의 카약이나 카누 등을 즐기기에 좋다. 하이킹의 경우,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잘 형성되어 있어 지도만 있으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해변에서부터 늪지대까지 다채로운 산책로가 있으며, 에스토니아에 서식하는 비버Beaver를 구경할 수도 있는 산책로도 있다. 국립공원에는 50여 종의 포유류가 있다고 하지만 산책 중 이들을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양한 산책로 중에서도 늪지대(혹은 습지) 산책로를 선택했다. 습지 하이킹으로 유명한 곳은 비루Viru Raba 지역이다. 공원에 이르자 침엽수림이 내뿜는 공기가 신선하면서도 묵직하게 폐 속으로 침투했다. 숲 속으로 몇 걸음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전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소의 밀도가 높았다. 그러나 비루 습지 산책로의 주인공은 침엽수림이 아니었다.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몇백 미터를 들어가자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고 일견 잔디처럼 보이는 평원이 훤하게 펼쳐졌다. 맨땅에 뿌리를 내린 침엽수가 20m는 족히 넘는 키를 자랑하는 데 반해 늪지대에 나 있는 나무들은 큰 것이 3m 수준이었다. 무릎 높이의 나무 한 그루도 실은 수십년을 자란 것이라고 하니, 흙과는 전혀 다른 습지의 생태가 신기하기만하다. 이곳에서는 습지 위로 걷다가 발이 잠기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식물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통나무를 깔아놓은 3.5km 산책로를 걸어야만 한다. 산책길 중간중간 만날 수 있는 작은 연못은 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을 정도로 맑아 수영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국립공원에는 840종에 달하는 식물군을 볼 수도 있으며, 찰스 다윈이 가장 좋아한 식물이었다는 식충식물도 곳곳에 있어 살아있는 과학교실로 활용되고 있다. Manor House 중세 독일 영주처럼 쉬어 볼까 라헤마 국립공원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재미는 중세 영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매너하우스Manor House를 구경하는 것. 개인적으로 지난 3월, 영국 코츠월드 지방의 매너하우스를 개조한 호텔에서 머문 경험이 있는 터라 매너하우스에 꽤나 매료가 된 상태였다. 유럽의 어느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적어도 하룻밤 정도는 지방의 매너하우스에서 머물러 봐야 한다는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만큼 높은 기대치를 갖고 찾아본 에스토니아의 매너하우스. 영국의 그것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는 화려한 정원과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특히 라헤마 국립공원의 3대 매너하우스로 불리는 팔름세Palmse, 사가디Sagadi, 비훌라Vihula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간직하고 있다. 팔름세 매너하우스는 노랑, 주황으로 채색된 바로크풍 건물이 9월의 낙엽과 어우러져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팔름세는 화려한 정원이 뒤뜰에 펼쳐져 있고, 박물관, 공방, 와인 판매점, 카페, 식당 등이 한 데 모여 있다. 특히 메인 건물에는 18세기 에스토니아 영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초상화, 낡은 피아노, 벽난로, 널찍한 테이블이 있는 살롱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1749년 독일 영주가 살던 사가디 매너하우스는 야생동물, 희귀식물 등 국립공원의 생태를 잘 보여주는 전시관Forest center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매너하우스는 비훌라. 16세기에 지어져 오랜 역사를 자랑함에도 골프코스를 갖추고 있고, 스파, 워터파크 등의 시설은 물론 인접한 해변에서 카야킹, 말타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스포츠가 가능하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누구나 로맨틱한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꿈꾼다고 한다. 결혼식을 마친 후, 남편이 참나무 한 그루를 매너하우스에 기증하며 아내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뿌리와 함께 묻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참나무가 변치 않는 사랑을 상징하는 까닭이다. 1 습지의 생태는 일반적인 숲과는 전혀 다르다. 특히 이끼류의 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2 라헤마 국립공원은 살아있는 과학교실이다.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을 좇아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국립공원은 바다를 면하고 있다. 북극 빙하를 타고 온 퇴적물과 암석들로 해변 지역의 생태 또한 독특하다 4 라헤마 국립공원에는 군데군데 호수가 형성되어 있다.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5, 6 비훌라 매너하우스Vihula Manor house는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중세 영주의 대저택이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 및 예식을 올리는 것을 동경한다고 전해진다 @Parnu패르누 여름 수도에서 잘 먹고 잘 쉬기 에스토니아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그저 춥기만한 나라’라는 것.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바로 아래 있고, 유라시아 대륙의 서북쪽 끄트머리에 있으니 그런 오해가 있을 법하다. 겨울철에는 영하 20~30도는 예사이고, 오후 3시면 어두워지는 혹독한 겨울나라의 면모를 보이지만 6~8월은 영상 30도 가량의 온화한 날씨에 밤 11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나라로 변모한다. 고로 에스토니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철은 여름이며, 남쪽의 해변도시 패르누Parnu는 여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탈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패르누에 도착했다. 거리상 129km밖에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탈린에 비해 공기가 훨씬 온화한 느낌이다.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수식어처럼 널따란 백사장이 있는 해변을 끼고 있다. 9월 말, 해변에는 산책을 나온 몇몇 사람들만 눈에 띄었을 뿐 백사장은 하얗게 비어 있었다. 그렇다고 패르누의 여행 시즌이 마감된 것은 아니었다. 패르누에는 19세기부터 스파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해 자국민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와 동유럽 지역에서도 스파를 즐기기 위한 여행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스파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리조트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스파와 마사지,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으니 에스토니아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패르누에서는 건강을 위한 웰니스 스파Wellness Spa와 치료 목적의 메디컬 스파Medical Spa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스트랜드 호텔Strand Hotel & Conference에서 진흙팩 트리트먼트를 받았다. 75분 동안 사해 머드를 온 몸에 바르고 나니 피부가 수분을 단단히 머금었고, 노폐물과 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 듯했다. 유럽에서 이 정도의 서비스를 받고 39유로(약 6만2,000원)만 지불하면 된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오일 마사지 등도 30유로 선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스파 에스토니아Spa Estonia와 같은 메디컬 스파 호텔에서는 각종 질병 진단을 10유로 수준에서 받아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중국식 마사지, 태국식 마사지부터 벌꿀 마사지까지 취향대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 그로테스크한 호텔을 가득 채운 선율 패르누는 완벽한 휴양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음식도 단순히 먹고 배부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우리 몸에 유익한 오거닉 푸드가 어울린다. 형형색색의 목조 건물들이 아름다운 올드시티에는 문을 연 지 2년 만에 에스토니아 50대 식당으로 선정된 오가닉 카페 ‘마헤딕Mahedik’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어 찾아보았다. 탈린에서 수십년간 호텔에 종사했던 에비 큐식Evi Kuusik씨는 오가닉 푸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고향인 패르누로 돌아와 가게를 열었다. 직접 농부들로부터 채소와 육류를 구매하고, 어부들로부터 생선을 공급받아 신선한 재료와 빼어난 맛으로 순식간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연어 샐러드와 엘크 고기로 만든 파스타를 맛보았다. 과일주스부터 디저트로 먹은 파이까지 몸에도 좋은 것이 맛까지 훌륭했다. 큐식씨는 “사실 오가닉 푸드라는 게 대단할 게 없어요. 패르누에서 어릴 적부터 먹어 왔던 것을 되살리는 일을 한 것뿐이죠”라고 맛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이 식당의 사장은 큐식씨의 딸 에벌린Evelin Kuusik이다. 흥미롭게도 그녀는 한국에서 패션모델로 활동했다고 한다. 빼어난 미모의 모녀가 운영하는 마헤딕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피아노, 클라리넷 등의 소박한 공연도 열린다. 흥미롭게도 이 낯선 땅, 그것도 조그만 마을에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사람을 또 한 명 만났다는 사실을 그저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패르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럭셔리 호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에서 묵는 밤. 운이 좋게도 영국의 유명 기타리스트인 제이슨 카터Jason Carter의 공연을 보게 됐다. 그는 평양에서 공연을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음악으로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했는데, 공연이 끝나고는 ‘남한’에서 온 나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리곤 이메일을 보내 왔다.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더 소상하게 얘기해 주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결국 제이슨 카터 덕분에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을 뿐 아니라 패르누에서의 추억도 더욱 애틋하게 간직하게 됐다. 유명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도 큰 행운이었지만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대저택, 그러니까 무대 뒤편에는 뿔 달린 사슴 박제가 걸려 있고, 마룻바닥을 밟을 때마다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는 이방의 공간에서 멜랑꼴리한 음악을 듣는 기분이란 참 기묘했다. 공연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왔다. 널찍한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기고, 자작나무 향이 짙게 풍기는 핀란드식 사우나에서 피곤을 풀었다. 에스토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포근하고 로맨틱하게 저물었다. 1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명성에 걸맞게 잘 먹고, 잘 쉬기 위한 모든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 최근에는 오가닉 푸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2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스파를 체험할 수 있는 스트랜드 호텔 & 스파 3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안락한 분위기의 카페 4 여름철이면 패르누는 전국에서 모여든 휴가객과 북유럽 여행객들로 붐빈다. 고운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 해변에서는 여느 휴양지에 비해 상업적인 냄새가 덜 느껴진다 5 패르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아멘데 빌라. 1905년 독일인 부호가 딸의 결혼식을 위해 지었으며, 이제는 사우나 달린 객실,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이 펼쳐지는 럭셔리 호텔로 변모했다 6 도심 가운데에 자리한 작은 공원에는 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밀도 높은 산소를 내뿜고 있다 7 소박한 분위기의 카페 풍경 Travel to Estonia ▶에스토니아 여행팁 탈린 카드Tallinn Card 탈린 여행의 필수품이다. 6시간(12유로), 24시간(24유로), 48시간(32유로), 72시간용(40유로)이 있으며, 카드 한 장이면 대중교통, 박물관, 스파·사우나 입장은 물론 가이드 투어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탈린 호텔과 라헤마 국립공원 투어 등은 할인이 가능하다. 탈린관광청 웹사이트(www.tourism.tallinn.ee/fpage/tallinncard)에서 사전 구매도 가능하며, 주요 호텔 및 관광안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압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화폐 1유로는 약 1,601원(10월 기준). 크룬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기후 6~8월에는 최고기온 30도 정도로 따뜻하며, 11월부터 3월까지는 평균 기온이 영하로 매우 추운 편이다. 여행을 하기에는 5~9월 사이가 좋다. 무선인터넷 에스토니아는 EU 국가 중에서도 IT가 가장 발전된 나라다. 대부분의 호텔과 식당에서 WIFI를 무료로 제공한다. ▶Food 영부인이 재유행시킨 검은 빵 에스토니아는 열강들의 통치를 받은 역사가 긴 만큼 음식 문화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대통령 영부인이 흑빵을 굽는 모습이 TV에 노출되면서, 이 전통 빵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어느 식당을 가든 흑빵을 먹어 볼 수 있다. 탈린 시청광장에 자리한 올데 한자Olde Hansa는 15세기 한자 시대의 분위기로 에스토니아 전통식을 제공하는 가장 유명한 식당이다. 각종 곡물과 육류, 북유럽에서 즐겨 먹는 연어의 맛도 훌륭하지만 인테리어부터 음악, 점원들의 복장까지 완전히 중세풍으로 연출해 이색 체험 차원에서도 추천할 만하다. www.oldehansa.ee 라헤마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어부들의 마을 ‘알트야Altja’에 있는 에스토니아 전통식당 알트야 코르츠Altja Korts는 앞바다에서 잡힌 청어요리가 주를 이루며, 막걸리 맛과 흡사한 러시아식 전통음료인 크바스Kvass의 맛이 훌륭하다. www.altja.ee ▶Hotel 이왕이면 핀란드식 사우나 달린 호텔 탈린에서는 올드타운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에 호텔을 잡는 게 편리하다. 수영장, 사우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호텔이 많으니 예약 전 확인하는 게 좋다. 올드타운 비루 게이트 앞에 위치한 노르딕 호텔 포럼Nordic Hotel Forum이 가격, 접근성, 서비스 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www.nordichotes.eu 패르누에서도 사우나, 스파 시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으며, 도시의 역사를 대변하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는 아르누보풍의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www.ammende.ce FINNAIR 에스토니아로 가는 가장 빠른 길 우리나라에서 에스토니아로 가는 직항은 없지만 항공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핀에어를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항공사’인 핀에어는 서울과 헬싱키를 9시간 만에 연결하며, 헬싱키에서 탈린까지는 35분만에 연결된다(헬싱키에서 페리를 이용할 경우, 탈린까지 2~3시간이 소요된다). 핀에어는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안전 사고를 일으킨 적 없어 매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선정되고 있으며, 각종 매체로부터 ‘북유럽 최고 항공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항공사 TOP 5’에 꼽히기도 했다. 개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개인 노트북 연결 콘센트 및 USB 연결장치를 탑재하고 있고, 비즈니스석에는 180도 젖혀지는 침대형 좌석을 도입했다. 특히 한국 승무원 탑승,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 기내식 제공, 한국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한국 승객들을 배려한 기내 서비스는 한국 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헬싱키 반타 공항 역시 유럽 공항에서는 최초로 한국어 표지판을 설치해 환승 및 공항 이용의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www.finnair.co.kr 02-730-0067
  • 생산가능인구 2016년부터 줄어든다

    생산가능인구 2016년부터 줄어든다

    5년 뒤인 2016년부터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가 줄어들고 2017년에는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10~2060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인구의 72.9%인 3704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 2060년 인구의 49.7%인 2187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는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 인구로 진입하는 2020~2028년쯤 연평균 30만명씩 급속히 감소하다 이후 감소세가 둔화된다. 현재 생산가능인구는 전체 인구의 72.8%인 3598만명이다. 합계출산율이 2010년 1.23명에서 2045년 1.42명까지 늘어나고 2060년 기대수명이 남자 86.6세, 여자 90.3세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국제이동에 의한 사회적 증가는 2010년 8만명(인구 1000명당 1.7명)에서 2020년 4만명, 2060년 2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0년 현재 545만명(전체 인구의 11%)에서 2030년 1269만명(24.3%), 2060년 1762만명(40.1%)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0~14세인 유소년인구는 2010년 현재 798만명(16.1%)에서 2030년 658만명(12.6%), 2060년 447만명(10.2%)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인구 규모는 2017년 유소년인구를 추월한 뒤 2030년 유소년 인구의 2배, 2060년 4배까지 늘어난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총부양인구(유소년인구+고령인구)는 내년에 36.8명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늘면서 2040년 77명, 2060년 101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0명이 노인 8명과 어린이 2명 등 10명을 부양해야 한다. 총부양비는 우리나라가 지금은 일본, 프랑스, 미국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2060년이 되면 일본과 함께 부양비가 가장 높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총인구는 2030년 521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2060년 4396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인구성장률이 1970년 2.21%에서 지난해 0.46%로 꾸준히 감소한 뒤 2031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때문이다. 2060년 예상되는 인구성장률은 -1.0%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과학기술계 “과기부·정통부 부활” 공개요구

    과학기술계가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통폐합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의 부활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과학기술계 몫으로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 20%도 요구하기로 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과학기술 관련 단체들이 본격적인 정치조직화에 나섰다. 회원수가 130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연합체를 결성해 과학기술계의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등 17개 과학기술단체 대표들은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오는 13일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련)을 결성해 홀대받고 있는 과학기술계의 위상 재정립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대과련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공학한림원·한국엔지니어클럽·한국기술사회·대한변리사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벤처기업협회 등 과학기술 관련 단체가 총망라됐다. 이들 단체의 회원은 현재 128만명을 넘는다. 이들은 과학기술을 등한시하는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조직체 연합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이승구 한국엔지니어클럽 부회장은 “이공계 출신들이 현장에서 연구에 골몰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공계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라며 “정치권에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 지분을 정당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목 과총 사무총장은 “현재 의사·약사를 포함해 9.7%에 불과한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을 다음 총선에서 최소한 20% 이상으로 높여 달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들은 대과련을 통해 선거 과정에서 ‘반(反)과학기술계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참석자는 “과학계 예산 증액이나 이공계 출신의 취업 대책 등에 반대하는 의원이나 정당에 대해서는 분명히 문제를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원로 과학자들은 회견 중에 “이명박 정권이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망쳐 놓았다.”는 발언까지 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과학계의 움직임에 우려감을 표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연구와 실무에 몰두해야 할 과학자와 기술인들이 단체의 힘을 빌려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단체의 부회장은 “국회에 진출한 이공계 출신들조차 과학계의 이해관계와 상충하는 행보를 보일 때가 적지 않다.”면서 “그럴 바에야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치활동에 나설 수 있는 젊은 이공계 인재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후 춘천 지역 업종별 희비

    서울~춘천 간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이후 강원 춘천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업종별 희비도 엇갈렸다. 춘천시는 경춘선과 고속도로의 잇따른 개통으로 춘천의 상권이 변하고 관광객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교통망 발전으로 당초 우려했던 상권의 수도권 유출이라는 역기능은 없었지만 업종별 매출에서는 희비가 엇갈려 매출액이 음식·택시업종은 증가하고 의류·숙박업종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점 7.5%↑·숙박업 17.8%↓ 음식점은 올 3분기까지의 월평균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택시업종도 같은 기간 월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음식업 다음인 6.5%를 기록했고 마트는 1.1% 증가했다. 하지만 의류업소의 경우 전반기는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고 3분기(6~9월) 들어 소폭(1.7%) 감소했다. 숙박업도 전반기 대비 3.9% 하락에 그쳤으나 3분기만으로는 17.8% 감소했다. 모텔급의 중소형 숙박업소는 변동이 없었으나 긴 장마 등의 날씨 탓에 레저, 휴양 숙박예약이 줄면서 호텔, 콘도 등 대형 숙박업소의 매출 감소가 하락 폭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외국 관광객 10년간 20배 증가 한편 관광객은 10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고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2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까지 관광객 수는 646만명으로 4분기까지 포함하면 900만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01년 230만명에 비해 2.9배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를 기준(737만명)으로 2000년(259만명)에 견줘 2.8배 늘어났다. 춘천을 찾는 관광객은 지난 2003년 300만명(360만명)을 넘어선 이후 2005년 465만명, 2006년 551만명으로 1년에 100만명가량씩 늘어났다. 외국인 관광객은 2000년 1만 7000명에서 2010년 39만 3000명으로 22배가 늘어났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한류 붐을 일으키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몰려 온 2003년에 10만명대(12만명)를 처음 넘어선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 외국인 관광객 수는 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밥상 차리기 힘들고… 4% 성장도 어렵고…

    밥상 차리기 힘들고… 4% 성장도 어렵고…

    ■저소득층, 엥겔계수 7년만에 최고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엥겔계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값이 올라도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없는 것이 식료품인 까닭에 저소득층이 고물가로 받은 충격을 그대로 보여 준 것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22.8%로 2004년 3분기(24.4%)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엥겔계수란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1분위의 전체 소비지출은 122만 3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5.7% 늘었으나 식료품·비주류음료를 사는 데 쓴 비용은 27만 9000원으로 7.2% 늘었다. 전체 가구의 엥겔계수도 15.0%로 고유가로 물가가 급등했던 2008년 3분기(15.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3분기 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었으나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가격 상승에 따라 7.0%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곡물 지출이 12.5% 늘었고 고추와 소금 등 가격이 폭등한 조미식품 지출이 65.1%나 늘었다.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 기준으로 소비지출은 2.1% 증가했으나 식료품·비주류음료는 1.9% 감소했다. 물가가 올라서 먹거리를 사는 데 쓴 돈은 늘었지만 실제 먹는 양은 줄어든 것이다.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 3분기(5.5%)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4분기에도 물가 상승은 여전하다. 10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0% 올라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KDI 내년 전망치 4.3%→3.8%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4.3%에서 3.8%로 0.5% 포인트 내렸다. 유럽 재정위기가 경제위기로 심화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하에서다. KDI는 20일 발표한 올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3.6%와 3.8%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상반기 4.2%에서 0.6% 포인트 내린 것이다. 정부의 전망은 올해가 4.5%, 내년이 4% 후반으로 민간 연구기관에 비해 1% 포인트가량 높고 새해 예산안도 내년 4.5% 경제성장을 전제로 짜여진 것이다. 정부는 다음달 13일쯤 내년도 전망치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오석 KDI 원장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우리 경제가 상당 부분 하향하고 있다.”며 “경기 사이클 상 하향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며 이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에 발효되면 성장률이 3.9~4.1%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세계 경제성장률은 2% 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5% 포인트 떨어진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 악화로 세계 경제가 위축될 경우 내년 우리나라는 1~2%의 저성장이 불가피한 셈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4.4%, 내년 3.3%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올해 3.5%에 이어 내년에도 3.5%로 취업자 수가 연평균 30만명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방향에 대해 KDI는 경기가 급락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재정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금리를 올릴 시점도, 내릴 시점도 아니라며 기준금리의 유지를 조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與 혁신파 ‘MB정책’ 쇄신 박차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던 한나라당 혁신파 의원들이 이번 주초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 요구를 담은 ‘정책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음 달 2일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기 전에 내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하고 관련 법을 바꾸는 등 후속 조치도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혁신파 김성식 의원은 13일 “실무 차원의 당정협의로는 정책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번 주 안으로 민생 정책을 강화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만든 뒤 청와대와 담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혁신파가 이달 초 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747(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강국) 공약’ 폐기 등을 요구했으나 청와대와 정부가 정책기조 전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자체 혁신안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기국회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확 바뀐 정책을 선보일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감도 깔려 있다. 혁신파 의원들은 ▲보육 ▲교육 ▲비정규직 ▲대기업 개혁 등을 ‘4대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대책과 대기업 개혁은 지난 9일 의원총회를 계기로 정책위부의장에서 물러난 김성식·정태근 의원이 각각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83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과감한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고, 정 의원은 대기업의 중소시장 침해를 차단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손질 중이다. 또 교육 문제는 외국어고 개혁 문제 등을 주도해 온 정두언 의원이, 보육 정책은 현재 당의 정책위부의장인 임해규 의원이 각각 맡고 있다. 정 의원은 보육·교육 국가책임제, 학급당 학생 수 20명 감축, 입학사정관제 축소 등을 담은 ‘교육 정상화를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임 의원은 무상보육 확대 등 당 차원의 보육 정책 혁신 작업을 이끌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대대적인 ‘칼질’도 예상된다. 한 혁신파 의원은 “과도하게 책정된 예산을 민생 예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무적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16개 상임위별로 5000억~1조원가량의 예산을 줄여 민생 정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혁신파의 정책 쇄신 추진과 별개로 당 일각에선 신진 인사 수혈론도 제기되고 있다. 2040세대와 소통할 경쟁력 있는 인사들을 적극 영입하자는 것이다. 에세이집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주역으로 이름을 알린 나승연 평창올림픽유치위 대변인, 막노동꾼 출신으로 서울법대에 수석 입학한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신화의 주인공 장승수씨, 씨름 선수를 하다 예능인으로 우뚝 선 강호동씨 등이 거명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광양시 인구 15만 첫 돌파

    전남 광양시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15만명을 돌파했다. 광양시는 9일 현재 광양시의 주민등록상 인구가 15만 27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8년 3월 14만명을 넘어선 이후 3년 8개월여 만이다. 광양시는 14만명에서 15만명으로 인구가 늘면서 지방교부세, 지방세, 정부재정보전금 등 약 150억원의 세수 확대가 이뤄지고 행정조직도 2국 체제에서 3국 체제로 1국이 늘면서 최고 100여명의 공무원 증원도 가능하게 됐다. 이 같은 인구 증가에 대해 시는 기업체, 공공기관, 대학 등을 대상으로 벌인 광양살기운동, 광양시주소갖기운동 등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광양에 거주하면서도 광양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않은 3200여 가구의 아파트, 4000여 가구의 원룸과 대학 기숙사 등에 대한 전입 유도 운동이 실효를 거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광양시는 이 여세를 몰아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함께 교육·주택·의료·문화 등 정주권 확보에 박차를 가해 2013년 17만, 2015년 20만, 2020년 30만명의 인구를 기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광양시의 한 관계자는 “2014년까지 5조 5000억원의 투자 사업 유치, 철강·항만·조선산업의 활발한 기업 유치, 산업 평화, 교육 환경 개선 노력 등 다양한 시책 추진에 힘입어 2008년부터 매년 2000여명 안팎의 인구 증가를 보여왔다.”고 그동안의 인구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광양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기고] 사행산업체 분담금 증액 마땅하다/김규호 목사 사행산업통합감독위 위원

    [기고] 사행산업체 분담금 증액 마땅하다/김규호 목사 사행산업통합감독위 위원

    우리나라의 합법 사행산업은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카지노, 복권, 소싸움 등 모두 일곱 가지다. 경북 청도 소싸움을 제외한 6대 사행산업은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감독을 받고 있으며 2010년 기준으로 총매출 17조 3270억원, 환급금을 제외한 순매출 7조 3629억원에 이르는 거대 산업이다. 그러나 사행산업의 성장만큼 우리 사회에는 도박 중독자들이 증가하고 그로 말미암은 가정파탄과 자살, 횡령, 절도, 강도 살인 등 강력 범죄와 불법 도박의 확산과 같은 부작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국민이 도박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은 사행산업을 허가해 준 정부와 사행산업을 운영하는 공기업 모두의 의무 사항이다. 그럼에도 사행산업 진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것에 비해 그 부작용인 도박 중독을 줄이는 일에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 유병률은 선진국의 2~3배인 약 6.1%로, 230만명이 상담과 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감위법은 중독예방치유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50%, 사행산업체가 50%를 분담하도록 하고 있다. 1년에 사행산업체들이 분담하는 비용은 고작 26억원 정도로, 업체 자체의 예방 치유사업 예산을 포함해도 순매출의 0.2%에 불과하다. 순매출의 2~3%를 분담하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너무 적다. 시민단체들은 우리나라의 도박 유병률 수준을 참작해 순매출의 3~5% 분담금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소관 국회 문광위 의원 발의로 최소 1%를 부담하도록 하는 사감위법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그러나 사행산업체들의 반발과 로비 때문인지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4월 국회 종료로 자동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다.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한편 사행산업체들은 도박 중독을 줄이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인 완전한 전자카드제를 자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는 모든 고객에게 의무적으로 신분 확인, 베팅 횟수, 베팅 금액 등 세 가지 사항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전자카드를 소지하고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행산업체들이 매출 감소를 이유로 이를 반대해 충전형 교통카드 수준의 불완전한 제도를 시범적으로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공기업인 사행산업체들이 진정으로 도박 중독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옳다. 국민에게 얻은 수익을 국민에게 돌리는 것은 공기업으로서 마땅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익이 창출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이들을 전적으로 돌보고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참다운 공기업의 자세다. 그러므로 사감위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오히려 모든 사행산업체들이 통과촉구 성명을 발표하거나 자발적으로 분담금제를 실시하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진정성 확보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박 중독의 예방, 중독자들의 치유와 자활은 더 미룰 수 없는 매우 시급한 국가 과제다. 사행산업체들의 긍정적인 정책 전환을 기대하며 사행산업체들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진정한 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 경비원 최저임금 또 3년 연기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단속적 근로자(감단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시간당 4320원) 100% 적용 시점이 2015년으로 3년간 유예됐다. 대신 현재 최저임금의 80%를 적용받고 있는 감단근로자의 임금을 내년부터 90% 이상 적용키로 했다. 감단근로자는 감시 업무를 하거나 간헐적으로 근로가 이뤄져 휴게시간 또는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고용노동부는 아파트경비원, 물품 감시원, 보일러기사 등 감단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을 내년부터 90% 이상 적용하고, 2015년부터는 100%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당초 정부는 2007년부터는 최저임금의 70%, 2008년부터는 80%, 내년부터는 100%를 지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내년 최저임금 100% 적용을 앞두고 감단근로자들의 인건비가 일시적으로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내년에 감단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100% 이상을 지급하면 올해보다 내년 최저임금이 32.5% 인상되기 때문에 대량해고 사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11월 인천대학교 김동배 교수의 ‘감시·단속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합리적 적용방안’에 따르면, 2007년 최저임금 70% 이상을 적용한 이후 2010년까지 고용인원은 7.7% 감소했고 CCTV는 35.1% 증가했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 8월 전국 15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 1234곳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입주자 대표들은 내년부터 아파트 경비원에게 최저임금의 100% 이상을 지급할 경우 전체 경비원의 12.0%를 감원하겠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의 90% 이상을 지급할 경우에는 전체 경비원의 5.6%를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결국 고용부는 감단근로자에 대해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100%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하에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감단근로자는 전체 3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내년부터 최저임금 100% 이상에서 90% 이상 지급으로 변경하면 고용인원이 3만 6000명에서 1만7000명으로 약 1만 9000명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또 월 인건비는 153만 4000원에서 138만 1000원으로 15만 3000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고용부는 아울러 60세 이상 고령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일정액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경비 근로자 등에 대한 휴게 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토록 하는 등 처우 개선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런 정부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2007년 감단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이후 정부는 5년이라는 유예기간 동안 최저임금 전면 적용을 위한 계도활동을 제대로 벌인 적이 있느냐.”며 “최저임금 전액 적용 유예 방침을 당장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박원순 시장 “서울시민생활 최저기준선 만들라”

    박원순 시장 “서울시민생활 최저기준선 만들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생활 최저기준선’ 마련을 지시하고 서둘러 예산 편성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예산도 3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민생활 최저기준선이란 서울시민이 최소한의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준으로, 박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모든 시민이 일정 정도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한 공약에 따른 것이다. 박 시장은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재정이 취약한 자치구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지난 5일 복지 분야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현재 기초생활수급권자 지원 기준은 농촌과 지방 등을 다 포함해 획일적”이라면서 “서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맞추라.”고 주문했다고 시 관계자가 전했다. 대상은 기초생활수급권자 수준의 열악한 형편이지만 부양의무자 등의 문제로 수급권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 저소득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30만명가량이 신청해 10만명 정도가 탈락하는데, 예를 들어 시민생활 최저기준선을 기초생활 수급권자 생활 수준의 120%로 정한다면 3000억원이 더 필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생활 최저기준선에 대한 여론의 수렴이 필요하고, 또 기초생활수급권자와 비교해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을 어느 수준까지 할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원 수준의 규모에 따라 복지 예산은 3000억원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다. 서울시는 연구용역비 3억원을 들여 시민생활 최저기준선 마련에 착수했다. 6개월 후 결과가 나오면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즉시 반영할 방침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환경플러스]

    ●8일 올림픽공원서 환경콘서트 개최 한국환경공단(이사장 박승환)은 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환경콘서트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행사에는 문화소외 계층인 경기 부천 ‘새소망의 집’ 청소년과 ‘1사 1촌 자매결연’ 한 강원 영월 들골마을 농민 등 100여명이 초대된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국회 김성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해 국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콘서트와 함께 재활용의 의미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정크아트 공모전’ 입상자 시상식과 전시회도 열린다. 환경공단 박승환 이사장은 “이번 콘서트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한편, 환경보전 사진전과 음악을 통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평가기준 강화 환경부는 ‘건설폐기물 처리용역 적격 업체 평가기준’을 개정·고시했다고 6일 밝혔다. 개정된 내용에는 폐기물 장거리 이동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운반거리 평가항목이 신설됐다. 운반거리 100km 이내를 기준으로 하여 매 50km 증가할 때마다 배점을 감소하도록 했다. 또한 신기술을 ‘검증기술’과 ‘인증기술’로 구분하고 현장 적용성이 인정된 ‘검증기술’에 가점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현장평가를 강화시킨 검증기술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순환골재 품질 인증 시 ‘콘크리트용’과 ‘도로공사용’을 모두 갖춘 업체에 점수가 추가로 부여된다. 이는 건설폐기물의 고품질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그린카드 3개월 만에 30만장 넘어 환경부는 친환경 녹색생활문화 정착을 위해 출시한 ‘그린카드’가 3개월(10월 말 현재) 만에 가입자 수 30만명을 넘어섰다고 6일 밝혔다. 누적 가입자 수는 30만 1783명으로 매월 지속적으로 발급이 확대되고 있다. 그린카드제는 온실가스의 실질적 감축을 위하여 녹색생활을 실천했을 때 정부와 기업에서 친환경 포인트(에코머니)를 적립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가정에서 전기·수도·가스 사용을 절약하면 연간 최대 7~10만원이 적립되고, 대중교통 이용 금액에 대해 월 5000원~1만원까지 적립된다. 또한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유통매장에서 녹색제품(환경마크, 탄소라벨이 부착된 제품)을 구매할 때 최대 5%의 포인트가 적립된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그린카드제 참여 기업과 제휴상품, 할인혜택 범위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 원주시 인구 강원 지자체 첫 32만명 돌파… 내년 총선 전 분구 가능할까

    강원 원주시 인구가 강원도 내 지자체 중 처음으로 32만명을 넘어섰다. 원주시는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을 제외한 주민등록상 인구가 남자 15만 9477명, 여자 16만 852명 등 모두 32만 329명을 기록해 지난 2008년 30만명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32만명을 넘어섰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31만 4678명보다 5600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지난 연말부터 원주시와 시의회가 중점 추진한 대학생 주소이전 캠페인이 인구 증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 인구가 제18대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 기준이었던 31만 2000명 보다 8000명 이상 늘어나면서 내년 4월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논의되고 있는 원주시 선거구 분구에 힘이 실리게 됐다. 앞서 원주시의회와 21개 지역사회단체가 참여한 ‘원주시 국회의원 2명 선출 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서명활동을 펼쳤으며 6만 4012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국회와 한나라당, 민주당 등에 서명부를 전달해 선거구 분구에 대한 지역의 목소리를 전했다. 현재 선거구 분할 대상은 원주를 비롯해 경기 파주, 여주·이천, 용인 수지, 용인 기흥, 충남 천안 서북구 등 6곳이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인구유입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내년 총선에 앞서 선거구 분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광고 보면 서비스 무료”… 모바일 시장의 ‘공짜 경제학’

    “광고 보면 서비스 무료”… 모바일 시장의 ‘공짜 경제학’

    ‘불황 시대, 공짜는 소비자 마음을 훔치는 마술을 부린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 모바일 광고와 연동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짜 경제학’ 바람이 거세다. 국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 업계에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앱에 광고를 넣는 대신 무료화하는 ‘인앱(In App)마케팅’뿐 아니라 통신업계의 공룡 기업들인 이동통신사마저 모바일 광고 수익을 노리며 통신 인프라 빗장을 푸는 ‘공짜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와이파이·문자’ 유료 빗장 오픈 LG유플러스는 이달 안에 SK텔레콤과 KT 고객에게도 전국 6만여개의 와이파이(Wi-Fi)망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1일 밝혔다. 정확히 말하면 공짜는 아니다. 타사 가입자가 스폰서 기업의 모바일 광고를 볼 경우 Wi-Fi 접속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Wi-Fi 접속 반경에 있는 고객의 위치에 따라 주변 업체나 맞춤형 광고를 노출한다는 전략이다. 와이파이 접속 비용은 기업이 광고료로 대신 지불한다. KT는 광고를 보면 최대 300건의 문자를 무료로 보낼 수 있는 앱인 ‘프리즘’을 운영하고 있다. 이 앱은 위치기반서비스와 결합해 제휴사 광고나 할인쿠폰 정보를 보면 휴대전화의 문자 시스템으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전용인데도 출시 3개월 만에 30만명이 내려받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온세텔레콤도 광고를 보면 해외에서도 무료로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아이폰 앱인 ‘문자아띠2’를 선보였다. 광고를 확인할 때마다 건당 3~7개의 무료 문자가 충전된다. 모바일 광고와 공짜 상품을 결합한 앱 비즈니스도 성행이다. 모바일 광고업체인 랙션은 매주 세 차례 모바일 광고를 보면 선착순으로 100등까지 상품을 준다. ●모바일 광고 주도권 노린 포석도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2000만명 돌파로 대중화 시대를 연 스마트폰 앱 시장은 공짜 경제학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달 SK플래닛의 T스토어에 신규 등록된 무료 앱 2400건 중 260건이 인앱 광고를 활용하는 등 매달 늘어나는 추세이다. 스마트폰 게임의 경우 상당수가 인앱 방식으로 무료로 제공된다. 국내 인기가 높은 야구 게임인 CJ E&M의 ´마구마구´는 온라인과 모바일 버전을 모두 출시해 무료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짜이지만 게임 속 야구경기장의 광고판을 통해 기업 광고를 노출하고 매출을 얻는 구조이다. 무료 스마트폰 메신저로 국내외 2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독주하는 카카오톡도 수익 창출을 위해 광고 플랫폼을 결합한 ‘플러스 친구’ 모델을 선보였다. 제휴사의 광고성 정보 메시지를 전송하는 수익 구조이지만 수집한 회원 정보를 광고 마케팅에 사용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 침해’ 판정을 받았다. IT 기업들이 공짜 서비스에 몰입하는 것은 모바일 광고 시장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판단 때문이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은 지난해 3360억원에서 올해 4350억원, 내년에는 5600억원, 2015년에는 1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토종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카울리’의 일일 앱 광고 노출수(APV)는 지난 9월 1억건을 돌파했고 월 30억건 이상의 APV를 기록하고 있다. APV는 스마트폰 앱에 탑재된 광고 노출수를 의미한다. 내년에는 하루 3억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롱테일 경제학’의 저자인 크리스 앤더슨은 디지털 기술의 공짜 경제학에 대해 정보처리 기술 등의 발달로 무제한 자기복제가 이루어지고 한계 생산 비용이 제로(0)에 도달하면서 가능해졌다고 분석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유럽내 K팝 열풍

    [문화계 블로그] 유럽내 K팝 열풍

    그룹 JYJ의 유럽 공연 취재를 떠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과연 유럽에 K팝 열풍이 실재하느냐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재했다. 다만,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크고 넓지는 않았다. 아직은 작지만 단단한 팬층을 다져가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망가 페스티벌’이 열리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건물 앞에는 유럽의 한류 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JYJ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스페인은 물론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에서 온 10~20대의 소녀팬들은 단 2곡을 부르는 JYJ의 짧은 공연을 보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자국 국기를 들고 길게 줄 지어 있었다. 행사 성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럽의 K팝 인기는 J팝에서부터 시작됐다. 십수년 전 이미 유럽에 진출한 J팝의 마니아들이 K팝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사라고사에서 왔다는 학생 미리암은 “동방신기가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삽입곡을 부른 뒤부터 K팝에 관심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이렇듯 K팝 인기는 J팝에서부터 시작됐지만, 마니아층은 상당히 단단하다. ‘쉐어링유천’이라는 JYJ 팬클럽 스페인 지부를 운영하고 있는 사라는 “30~50명씩 모여 함께 춤추거나 K팝 클럽에 간다.”고 전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K팝이 J팝에 비해 템포도 빠르고 춤 추기에 좋기 때문에 유럽 젊은이들에게 특히 어필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유럽의 K팝 열기는 아시아에는 못 미쳤다. 스페인의 대중음악 앨범 판매 체인인 ‘프낙’에서 K팝 앨범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일본, 태국 등지에 K팝 코너가 따로 만들어져 한국 가수들의 CD와 잡지를 판매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해외문화홍보원에 따르면 해외 20개 지역에 182개의 한류 팬클럽이 결성돼 330만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진상 주 스페인 한국문화원장은 “유럽은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존중하는 풍토가 강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처럼 K팝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서구 중심 문화에 한계를 느낀 유럽의 나이 든 지식인들이 아시아 문화에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K팝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내다봤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유럽내 한류 어디까지 왔나

    [문화계 블로그] 유럽내 한류 어디까지 왔나

     그룹 JYJ의 유럽 공연 취재를 떠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과연 유럽에 K팝 열풍이 실재하느냐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재했다. 다만,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크고 넓지는 않았다. 아직은 작지만 단단한 팬층을 다져가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망가 페스티벌’이 열리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건물 앞에는 유럽의 한류 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JYJ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스페인은 물론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에서 온 10~20대의 소녀팬들은 단 2곡을 부르는 JYJ의 짧은 공연을 보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자국 국기를 들고 길게 줄 지어 있었다.  행사 성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럽의 K팝 인기는 J팝에서부터 시작됐다. 십수년 전 이미 유럽에 진출한 J팝의 마니아들이 K팝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사라고사에서 왔다는 학생 미리암은 “동방신기가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삽입곡을 부른 뒤부터 K팝에 관심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스페인에서 ‘영원히 sub’라는 한류 관련 동영상 번역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라우라도 “우연히 일본 드라마에 잠깐 나온 K팝을 접한 뒤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렇듯 K팝 인기는 J팝에서부터 시작됐지만, 마니아층은 상당히 단단하다. ‘쉐어링유천’이라는 JYJ 팬클럽 스페인 지부를 운영하고 있는 사라는 “30~50명씩 모여 함께 춤추거나 K팝 클럽에 간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 그랑비아 거리에는 ‘클럽 아레나’ 등 K팝만 틀어주는 클럽이 문전성시였다. 현지 관계자들은 K팝이 J팝에 비해 템포도 빠르고 춤 추기에 좋기 때문에 유럽 젊은이들에게 특히 어필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유럽의 K팝 열기는 아시아에는 못 미쳤다. 스페인의 대중음악 앨범 판매 체인인 ‘프낙’에서 K팝 앨범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일본, 태국 등지에 K팝 코너가 따로 만들어져 한국 가수들의 CD와 잡지를 판매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해외문화홍보원에 따르면 해외 20개 지역에 182개의 한류 팬클럽이 결성돼 330만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일본·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8개 지역에 231만명, 워싱턴·뉴욕·아르헨티나 등 미주 4개 지역에 50만명, 영국·프랑스·터키 등 유럽 7개 지역에 46만명이다.  장진상 주 스페인 한국문화원장은 “유럽은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존중하는 풍토가 강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처럼 K팝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서구 중심 문화에 한계를 느낀 유럽의 나이 든 지식인들이 아시아 문화에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K팝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내다봤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명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 2009년 11월 국내 첫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애플 아이폰이 도입된 지 2년 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지난 28일 기준으로 2000만명을 넘었다. SK텔레콤 1000만명, KT 680만명, LG유플러스 330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 규모는 5200만명으로 10명 중 4명이, 경제활동인구 2500만명 기준으로는 전체의 80%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이상학 방통위 통신정책기획과장은 “현재 추세라면 내년 4~5월이면 3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스마트폰 확산 속도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보급됐던 미국과 서유럽을 추월했다. 국내 스마트폰 비율은 2009년 12월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중 1.7%에 그쳤지만 1년 후 14.2%로 8.4배 늘었고, 올해 말 42%에 도달하게 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및 인포마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가입자 비율은 2009년 12월 21%에서 1년 후 31%, 올 7월 40%에 도달했다. 서유럽의 스마트폰 가입자 비중도 2009년 12월 25%, 2010년 12월 32.6%, 올해 말 42.9%로 전망되고 있다. 방통위는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내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中 봉제공장 ‘재봉틀 세금’ 인상… 민심 폭발

    중국의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이번엔 당국의 과도한 세금징수에 항의하는 ‘조세저항 시위’까지 발생했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연초부터 강도 높게 ‘사회관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저장성 북부 후저우(湖州)에서 28일까지 연 사흘째 대규모 폭력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 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현지에는 중무장한 진압병력이 대거 배치됐다. 경찰과 방범대원 등 4명이 부상당하고 경찰 차량 1대가 전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주민들과 진압경찰의 충돌로 8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당했으며 시위대가 경찰차량을 포함한 수천여대의 승용차를 부쉈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확인되지는 않는다. 이번 시위는 지난 26일 오후 후저우시 우싱(吳興)구 즈리(織里)진의 아동복 생산공장 밀집지대에서 시작됐다. ‘아동복세’를 징수하려던 지역 세무공무원과 안후이(安徽)성 출신 업주 간에 다툼이 발생하자 순식간에 같은 고향 출신의 주변 업주들이 몰려들었다. 즈리진에는 5000여개의 중·소규모 아동복 공장이 밀집해 있다. 당국은 재봉기 1대당 343위안(약 6만 1000원)씩 부과하던 세금을 올 들어 620위안으로 대폭 올려 업주들의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안후이성 출신인 시위대 600여명은 같은 날 밤 늦게까지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지인들의 차량을 부수고, 진 정부 청사까지 몰려가 돌을 던지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어 27일에도 밤 늦게까지 수십명씩 진압 경찰들과 숨바꼭질을 벌이며 차량들을 때려 부쉈다. 인구 30만명인 즈리진에는 주로 안후이성 출신의 외지인이 20여만명에 이른다. 경영난을 겪는 중소업자들의 조세저항에서 비롯됐지만 지역갈등 양상까지 띠는 점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중국에서는 올 들어 대규모 시위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 5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몽골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데 이어 6월에는 광둥성 쩡청(增城)시에서 쓰촨성 출신 농민공들이 사흘 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8월에는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1만여명의 주민들이 유독성 화학물질 생산공장의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당국의 ‘항복’을 받아내기도 했다. 칭화대 사회학과 쑨리핑(孫立平) 교수는 “빈부격차 확대와 당국의 과도한 행정조치에 이어 인플레이션까지 시위발생 조건과 원인이 구조적이고 다양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 위기 출구가 안 보인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위기 출구가 안 보인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아네트 베른하르트 전미노동법연구프로젝트 정책본부장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국에서는 87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2009년 6월 위기 종료 선언 이후 약간의 회복세를 보였다지만 새로 생겨난 일자리는 190만개에 불과하다. 사라진 일자리를 메우기는커녕 새로 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된 430만명을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 결과, 1390만명이 여전히 실업상태다. 그중 절반은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다. 840만명은 고용형태가 불안한 시간제 근로자다. 특히 노동시장의 끝자락에 서 있는 청년층은 사회 첫발을 내딛기 위해 5대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일자리의 질 측면에서는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 금융위기 이후 2년 동안 저임금직 일자리는 3.4%, 중간임금직은 9.5%, 고임금직은 2.9%가 줄었다. 2010년 1분기 이후 저임금직과 중간임금직은 각각 3.2%, 1.2% 늘었으나 고임금직은 여전히 1.2% 감소세다. 위기의 충격파가 저임금과 중간임금직에 집중된 반면 회복기에는 저임금직 중심으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감소세다. 금융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저임금직과 중간임금직의 실질임금은 각각 2.3%, 0.9% 줄었다고 한다. 일자리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고임금직만 0.9% 올랐을 뿐이다. 동시에 임시직 증가, 고용 불안, 복지 혜택 축소 등과 같은 고용의 질 악화는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월가를 겨냥한 ‘탐욕 규탄’, ‘가진 자 1%’를 향한 99%의 분노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면에서 이 같은 일자리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지표로 보면 전체 실업률이 3.0%, 청년 실업률은 6.3%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 마디로 속 빈 강정이다. 특히 국가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청년층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교육, 훈련, 일 가운데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청년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수는 올 2월 사상 최고인 128만명을 기록했다. 15~34세 인구의 9.5%에 해당한다. 이들의 주된 활동상태를 보면 ‘그냥 쉬고 있다’가 34.9%, ‘취업 준비’ 31.1%, ‘진학 준비’ 18.8%, ‘군 입대 대기’ 5.5%, ‘심신장애’ 5.1% 등의 순이다. ‘그냥 쉬고 있다’는 비중은 2003년의 16.2%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가장 활동적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할 청년들이 아무런 희망과 목표도 없이 놀고 있는 것이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이 지난해 말 현재 63.3%로 일본(70.1%)이나 미국(66.7%) 등에 비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소득분배의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0.313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치 수준이다. 하지만 임금 상위 10%와 하위 10%의 임금격차로 따지자면 우리나라는 4.51배(2005년 기준)로 OECD 주요국 중 3위다. 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에는 5.4배로 확대됐다. OECD는 최근 발간한 ‘웰빙 측정’ 관련보고서에서 한국의 저소득층 평균임금은 빈곤선보다 47.1%나 낮다고 지적했다. OECD 34개 회원국 평균 격차인 27.4%에 비해 20% 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양극화가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다. 이는 일자리 부족과 더불어 대기업 정규직과 공공부문 위주로 짜여진 폐쇄적인 임금 및 고용구조가 낳은 결과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청년들은 사교육과 스펙쌓기에 매달려야 하고, 노인층은 생계를 위해 70세가 다 되도록 노동시장에 머물러야 한다. 미국의 반자본 시위가 우리나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모양이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사태 당시의 ‘희망버스’, 제주도 강정마을,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값투쟁 등에서 싹이 움트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정치권과 기득권층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djwootk@seoul.co.kr
  • 日 中企·고용창출 2조엔 투입

    기록적인 엔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21일 2조엔(약 29조 7550억원)을 투입해 중소기업 자금 지원과 고용창출기금을 마련하는 등의 엔고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내각회의에서 기업의 국내 입지 보조금에 5000억엔을 투입하는 등 중소기업의 자금 지원과 고용 창출 기금을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엔 시세가 급상승했을 때는 “모든 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명기해 엔 매도·달러 매수에 적극 개입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일본은행에도 ‘적절하고 과감한 금융정책 운영’을 요청했다. 내각부는 엔고 대책이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0.5% 늘려 30만명의 고용 창출·유지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엔고 대책중에는 일본 정책 금융 금고나 일본 정책 투자 은행의 중소기업을 위한 저리융자의 금리를 인하하고 고용 창출기금을 2000억엔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내수 확대를 위해 리튬이온 축전지와 주택용 태양광발전시스템 등의 도입을 지원하는 ‘절전에코 보조금’제도도 만든다. 주택 에코 포인트 제도는 재개한다. 엔화 강세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해외기업 매수와 자원 에너지 획득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 협력 은행의 자금융자범위를 현재의 약 7조 7000억엔에서 10조엔(약 148조 775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산업 혁신 기구의 정부 보증범위를 1조엔 증가해 해외 M&A를 추진하는 일본 기업을 적극 도울 예정이다. 일본 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해 기업을 위한 저리의 융자금리를 더 낮추는 한편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유지를 업계에 요청키로 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요금 10원 오르는 게 무섭다”

    “요금 10원 오르는 게 무섭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한 쪽방에서 사는 강순열(78·여)씨는 찬바람이 스며드는 문틈에 문풍지를 덕지덕지 붙이고 있었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다. 6~7㎡(약 2평) 크기에서 생활하는 강씨의 한달 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연금을 합해 43만원이 전부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날이 추워지면 종일 전기장판을 켜야 한다. 그러다보니 지난 겨울 전기요금이 많을 때는 6만원을 넘기도 했다. 강씨는 “수급액은 정해져 있는데 전기요금이 계속 올라 한겨울이 아니면 전기장판도 쓸 엄두를 내지 못할 판”이라고 말했다. 인근 동자동 쪽방촌의 하용호(66)씨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배변주머니를 달고 사는 하씨는 한달 수입 61만원 가운데 15만원을 약값으로 쓴다. 방에는 다행히 도시가스가 들어오지만 가스비가 많이 나와 겨울에는 전기장판를 사용한다. 겨울철 한달 전기요금이 2만 5000원가량 됐지만 식비와 약값을 빼면 부담이 만만찮아서다. 하씨는 “나라에서 (전기요금을) 올린다니 어쩔 수 없지만 나 같은 사람은 10원 오르는 게 무섭다.”며 한숨지었다. 추위는 주거환경이 열악한 저소득층에게 먼저 닥친다. 쪽방이나 판잣집, 낡은 단칸방은 단열이 잘되지 않는 탓에 같은 면적이라도 일반 주택보다 난방비가 2~3배는 더 들기 때문이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달동네나 판자촌에서는 LPG나 기름보일러, 연탄 등으로 난방문제를 해결하지만 유가가 끝없이 오르는 상황인 까닭에 보일러를 돌리기가 겁난다고 했다. ●120만~130만명 추정 이른바 ‘에너지빈곤층’의 월동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빈곤층이란 소득이 낮아 생활에 필수적인 전기 등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는 계층이다. 통계학에서는 가구 소득의 10% 이상을 광열비(난방비와 전기요금의 합계)로 지출하는 가구다. 국내의 에너지빈곤층은 120만~130만명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잇따라 인상하면서 에너지빈곤층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딱히 잡히는 대책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정부는 지난 8월에 전기요금을 4.9% 올렸다. 아울러 저소득층의 전기요금 할인폭은 기존 2~21.6%에서 월 2000~8000원의 정액할인제로 바꿨다. 전기요금을 더 많이 깎아주기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실에 맞지 않았다.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가구수나 집의 면적 등 가구마다 다른 에너지 수요를 고려하지 않아 기존 대책보다 오히려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복지법 1년만에 백지화 에너지빈곤층을 지원할 법안 정비도 겉돌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저소득층의 전기요금을 정부가 지원하는 쿠폰으로 내도록 하는 ‘에너지복지법’을 발의했지만 부처 간 이견으로 무산됐다. 이호동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대표는 “에너지는 돈을 주고 소비하는 상품이 아니라 기본적인 복지 항목”이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거쳐 에너지복지법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신진호·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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