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30만명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니켈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백작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시아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순방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82
  • 히잡 쓴 1만여 소녀들 ‘떼창’… 터키의 청춘, K팝에 물들다

    히잡 쓴 1만여 소녀들 ‘떼창’… 터키의 청춘, K팝에 물들다

    “세니 세비요룸, K팝!”(사랑해요, K팝)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도시, 터키 이스탄불. 서울에서 8000㎞ 떨어진 이곳에도 K팝 열풍이 불어닥쳤다. 터키의 K팝 팬들은 한국어 노래 가사를 따라부르는 ‘떼창’을 연출했다. 각양각색의 히잡을 쓴 10대 소녀들은 한국 가수의 노래에 맞춰 방방 뛰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율케르 스포츠 아레나 공연장에서 열린 ‘KBS 뮤직뱅크 인 이스탄불’의 공연 현장 모습이다. 터키에서 한국 가수들이 대규모 공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장은 터키를 비롯해 불가리아, 그리스, 이란 등 유럽과 중동에서 몰려든 1만여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10~20대 중반의 젊은 여성팬이 대부분이었고, 5만~25만원짜리 티켓은 일찌감치 동났다. 이들은 엠블랙, FT아일랜드, 미쓰에이, 비스트, 에일리, 슈퍼주니어 등 6개 팀이 등장할 때마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를 보냈다. 그동안 유튜브와 SNS 같은 인터넷으로만 보던 K팝 스타들이 실제로 눈앞에서 공연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한국 가수들이 터키 전통춤과 터키 민요를 K팝에 접목한 무대를 선보이고 터키어로 인사말을 하자 더욱 뜨겁게 호응했다. 엠블랙의 힘찬 오프닝으로 시작한 공연은 FT아일랜드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이어 미쓰에이와 비스트, 슈퍼주니어의 연이은 출연으로 절정에 달했다. 3시간이 넘게 기립해 공연을 즐기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공연장 출구에 몰려들어 K팝 가수들이 탄 차량을 끝까지 배웅했다. 터키에서 처음 공연을 한 가수들도 예상 밖의 뜨거운 환호에 놀란 반응이었다. FT아일랜드의 이홍기는 “공항에서 우리 그룹을 상징하는 풍선과 깃발을 든 팬들이 몰려들어 깜짝 놀랐다. 유럽 공연이 처음인데 터키의 열정적인 팬문화가 놀라웠다”고 말했다. 엠블랙의 소속사인 제이튠의 구태원 이사는 “이번 공연으로 터키의 한류 공연 시장성을 확인해 유럽 월드투어 때 공연을 오는 K팝 가수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의 총 책임자인 박태호 KBS 예능국장은 “아티스트들과 팬들의 열정도 뜨거웠고 터키에서 K팝 및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인 것 같아 기쁘다”고 만족해했다. 터키에서 K팝이 인기가 있는 것은 ‘형제의 나라’라고 불리는 한국에 대한 호감에다 새로운 음악을 원하는 젊은층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한국전에 참전한 부모 세대는 한국을 ‘혈맹’이라고 여기고 있고, 젊은 층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에서 보여준 양국의 우애를 통해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터키 최대 국영 방송인 TRT 뮤직 채널장인 이스마일 균교르는 “K팝은 특색있는 음악과 역동적인 안무로 터키의 젊은층을 사로잡고 있으며, 터키에서도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모델로 삼아 따라가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 아버지도 한국전 참전 용사인데 터키와 한국은 60년 동안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젊은 층에도 이런 분위기가 전달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버지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베르나(15)양은 ”월드컵 한국전 이야기를 듣고 한국이 좋아졌고 K팝의 리듬감과 퍼포먼스, 노래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터키의 음악잡지 블루진의 오스게 오스폴랏 기자는 “4~5년 전부터 11~35세의 K팝 팬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터키의 팝 음악은 전통적인 것이 많지만 K팝은 미국팝 형식을 갖추면서도 멋진 퍼포먼스와 의상으로 호감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터키의 한류팬은 최대 30만명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류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은 사극을 필두로 한 한국의 드라마다. ‘해신’을 비롯해 ‘주몽’, ‘동이’ 등 역사 드라마가 초반 인기를 주도했고 최근에는 ‘꽃보다 남자’, ‘시크릿 가든’ 등 트렌디 드라마도 인기가 높다. 전태동 주이스탄불 총영사는 “터키의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에 전통과 역사를 소개하는 작품에 관심이 높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극적이고 터키 드라마에 비해 방영 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류팬인 메르베(24)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 사람이나 문화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로맨틱하고 깨끗하고 순정적인 사랑을 표현한 드라마 내용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터키가 유럽, 중동, 중앙아시아의 문화와 교통의 요지인 만큼 한류 전진 기지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태동 총영사는 “터키는 이슬람권이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뿌리내렸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있다”면서 “신선한 음악으로 무장한 한국 가수들이 터키에 진출하면 K팝이 더욱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롯데百 ‘부여 롯데아울렛’ 6일 오픈

    롯데百 ‘부여 롯데아울렛’ 6일 오픈

    롯데백화점은 6일 충남 부여 백제문화단지에 ‘부여 롯데아울렛’을 개장한다고 5일 밝혔다.롯데의 아홉 번째 아웃렛으로 연면적 2만 9000㎡, 영업면적은 1만 7000㎡에 달한다. 120여개 유명 브랜드가 입점했고, 향토 특산물관이 이례적으로 운영된다. 부여는 공주, 논산 등 충남지역과 군산, 익산 등 전북을 아우르는 광역 상권에다 연간 관광객 수만 530만명에 달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아웃렛이 들어선 ‘백제문화단지’는 부지면적 330만㎡의 대단지로, 리조트와 골프장이 이미 개장했고 왕궁촌도 조성됐다. 아웃렛 건물 역시 전통 한식 기와에 성곽, 배흘림기둥 등 백제 건축양식을 적용해 지어졌다. 롯데는 연말 경기 이천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개장하고, 2015년에는 동부산에도 프리미엄 아웃렛을 연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카드사 부가혜택 축소… 작년 1600만명 피해

    카드사 부가혜택 축소… 작년 1600만명 피해

    신용카드사의 부가 혜택 축소로 인한 피해 고객 수가 최근 2년 새 20배 이상 늘어났다. 카드사들이 부가 혜택을 미끼로 고객을 모으고는 슬그머니 줄여 버린 부가 혜택이 2010년 6개에서 지난해 63개로 10배 이상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신규 카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부가 혜택 의무 유지 기간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금융감독원이 2일 박대동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 부가혜택 의무 유지기간(1년)이 지나고 나서 2년 내 줄인 부가 혜택은 2010년 6개, 2011년 18개, 지난해 63개로 급증했다. 부가 혜택이 줄어들어 피해를 본 고객은 2010년 98만명, 2011년 1530만명, 지난해 1597만명으로 늘었다. 올 3월까지 축소된 부가 혜택만 25개, 피해 고객은 1874만명에 달했다. 특히 의무 유지 기간이 지난 뒤 1년도 안 돼 줄어든 부가 혜택은 2010년 2개에서 지난해는 30개로 크게 늘었다. 혜택 축소까지 기간이 너무 짧아 ‘먹튀’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부가 혜택을 줄인 대표적인 카드는 국민카드 ‘굿데이 카드’, 롯데카드 ‘VEEX’, 신한카드 ‘레이디 BEST’, 씨티은행 ‘씨티클리어 카드’, 하나SK카드 ‘터치1’ 등이다. 올해는 국민카드 ‘혜담카드’의 부가혜택이 크게 줄었다. 이들 카드는 부가 혜택 이용의 기준이 되는 전월 실적을 올리거나 할인, 포인트, 마일리지, 우대 서비스 등을 대폭 줄였다. 카드사의 이런 수법이 통하는 이유는 부가 혜택을 줄여도 고객이 카드를 해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발급받은 카드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고 부가 혜택이 줄었는지도 모르는 고객이 많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 부가혜택 축소 전 가입자는 1597만명이었으나 축소 후 해지자는 12.3%인 197만명에 머물렀다. 열에 아홉은 부가 혜택이 줄어든 카드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카드사의 꼼수를 막으려면 부가 혜택 유지 기간을 3년 이상으로 늘리고 가입자에 대한 부가 혜택 축소 고지 방식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카드사의 무분별한 부가 혜택 변경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카드사가 신청한 신규 카드 상품 약관 심사 시 향후 3년 내 수익성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심사하고 있다. 또 금융위원회와 부가혜택 의무 유지 기간을 3년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0)도심재개발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0)도심재개발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1월 22일 내무부 연두 순시를 마치고 장관실에서 (정일권) 국회의장, (김종필) 국무총리, (김현옥) 내무장관 등과 함께 점심을 했다. 식사를 마친 박 대통령은 정부청사 14층 장관실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도렴동·적선동·내자동·내수동·당주동·체부동으로 연결되는 일대에 빽빽하게 들어선 한옥 밀집 지대가 눈 아래 펼쳐져 있었다. 박 대통령은 한옥 지대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저런 곳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장차 무슨 큰일을 하겠느냐. 빨리 재개발을 추진해서 어떤 외국의 수도에도 손색이 없도록 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 약간 격한 어조였다고 한다. 지시는 그날로 (장예준) 건설부 장관과 (양택식) 서울시장에게 전달됐다.”(손정목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1970년대 초 서울 도심은 낮고 낡았다. 5층 이상의 드문드문 있을 정도였다. 제1차 서울 도심부 재개발이 촉발된 요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박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 꿈’이 실현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불호령이 떨어진 지 8개월 만인 1973년 9월 6일 소공동, 서대문, 무교·다동, 을지로1가, 장교동, 도렴동, 적선동, 동대문, 태평로2가, 남창동, 서린동 등이 재개발지구로 전격 고시됐다. 이후 80년대 중순까지 20층 안팎의 빌딩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올라 스카이라인을 올려놓게 된다. 재개발되기 전 무교동과 다동은 환락가였다. 1976년 무교동 일대에는 최고의 나이트클럽 코파카바나를 비롯한 230개의 유흥업소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무교동과 다동, 서린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청계천로를 20m에서 50m로 넓히는 과정에서 유흥업소 64개가 헐리고 대형 오피스빌딩이 신축되면서 차츰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한창 전성기 때에는 지금의 강남 유흥가를 방불케 했다. 소설가 이병주, 시인 구상 같은 문인들이 애용했던 서린여관은 1973년 20층짜리 서린호텔로 바뀌었다. 서린호텔도 재개발이라는 시대의 트렌드를 비켜 갈 수 없었고, 1992년 지금의 청계 11이라는 오피스빌딩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통기타 가수의 산실 세시봉이 있던 스타더스트호텔 자리에는 SK서린빌딩, 한국개발리스 등이 들어서 흥청망청하던 이 동네의 옛 영화를 짐작할 수도 없게 한다. 토지와 건물 소유자, 세입 상인의 격렬한 저항을 무릅쓰고 진행된 재개발에 따라 의주로 지구에 호암아트홀(JTBC), 삼도빌딩(에이스타워)이 들어섰고, 무교다동지구에는 프레스센터와 코오롱빌딩(더 익스체인지 서울), 을지로1가에는 삼성화재빌딩·두산빌딩(하나은행 본점)이 지어졌다. 을지로2가에는 내외빌딩·중소기업은행본점·한화본사, 도렴지구에는 변호사회관(광화문 변호사회관)·로얄빌딩이, 적선지구에는 적선현대빌딩·현대상선빌딩(노스게이트빌딩) 등이 자리 잡았다. 중소 상인들을 몰아내고 삼성, 현대, SK, 롯데, 두산, 한화 등 대기업에 도심을 상납하는 형태로 귀결됐다. 대통령의 머릿속에 도심 재개발의 필요성을 절감시킨 계기는 약간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10월 31일 미국 제36대 린던 존슨 대통령이 베트남전쟁 참전 7개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방한했다. 환영 행사에 학생 100만명, 시민 155만명, 공무원 20만명 등 모두 275만명을 동원한다는 어마어마한 계획이 세워졌다. 정부는 방한 당일 학교, 은행, 회사, 관공서의 임시 휴무를 결정했다. 서울 시민이 350만명이던 시대에 200만명 이상이 김포공항~한강대교~용산~시청 앞 연도에서 미국 대통령 일행을 환영한 것이다. 행사장인 시청 앞 광장에는 30만명의 시민, 학생이 대기했다. 한국전쟁을 치른 나라, 베트남전쟁으로 부흥의 기회를 잡은 나라 서울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실황중계는 35분간 이어졌는데 존슨 대통령의 연설 13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카메라는 시청 건너편 ‘추잡하기 이를 데 없는’ 화교촌(플라자호텔 자리)과 남창동·회현동의 판잣집과 창녀촌을 비췄다. 서울 도심의 슬럼가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방송을 본 재미교포 10만명이 난리가 났다. 부끄러워 못살겠다는 탄원서가 쏟아졌다. 박 대통령은 이때 도심 재개발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화교 집단촌인 소공동에서 도심 재개발의 막이 올랐다. 1882년부터 서울에 들어온 화교는 1894년 한반도의 주도권을 놓고 일본과 다툰 청일전쟁 이전까지 3000명 넘게 거주했다. 1910년 519가구 1828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조금씩 늘었다. 1970년에는 서울 거주 전체 외국인 1만 463명 중 8262명이 중국인이었다. 대부분 소공동에 모여 살았다. 화교회관 건립 등 아이디어가 속출했지만, 사업은 3년 이상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감정가 평당 30만원 정도의 땅을 현금 107만원을 주고 몽땅 사들인 것은 한국화약(한화) 창업주 김종희였다. 화교가 서울 한복판 차이나타운에서 내쫓기는 세계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1978년 그 자리를 병풍처럼 가리는 프라자호텔이 준공됐다. 서울 도심 재개발사업 제1호였다. 오늘날 한화금융프라자 등 북창동 한화타운 형성의 기반이 됐다. 관망하던 대기업들이 뒤질세라 재개발 전선에 뛰어들었다. 삼성생명이 태평로2가 일대의 토지를 소리 나지 않게 사들였고, 1976년 지하 4층 지상 26층짜리 삼성 본관이 건립됐다. 이어 1984년 동방생명(삼성생명) 빌딩이 완공됐다. 광화문 교보빌딩이 1984년, 남대문시장 서쪽 입구 대한화재해상보험이 1980년 속속 들어섰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는 1980년대 초반 도심부 재개발에 또 한 번의 공간혁명을 몰고 왔다. 서울은 인구 900만명의 메트로폴리스답지 않게 시가지는 초라했다. 1982년 마포로, 태평로, 종로, 을지로, 한강로 등 주요 간선도로변 42개 지구와 종로·중구의 도심지구 등 모두 95개 지구가 재개발촉진지구로 지정돼 고도제한이 풀리고 호텔, 백화점, 극장 등 대규모 위락시설의 신축이 허용됐다. 김포공항~여의도~마포로~서소문~시청까지 속칭 ‘귀빈로’가 상전벽해를 이뤘다. 유행가 속 ‘마포종점’은 증권·금융오피스빌딩 벨트로 변했다. 서울시가 1989년 펴낸 ‘도심재개발사업 연혁지’에 따르면 당시 사업이 완료됐거나 추진 중인 126개 지구의 시행 주체는 80% 이상이 대기업이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삼성본관, 삼성생명, 종로타워, 중앙일보사, 삼성화재 등 6건이었다. 현대와 옛 대우, 코오롱, 롯데가 각 3건을 기록했다. 관철동 삼일빌딩에서 청계천 길 건너 을지로와 청계고가 3·1로에 접하는 을지로2가와 장교동·수하동 일대에는 180개의 건물에 인쇄소 519개, 식당 71개 등 모두 830개의 가게가 빼곡한 인쇄소 골목을 이루고 있었다. 1987년 프렝탕백화점, 한화그룹 본사, 중소기업은행 본점 등 3개 건물이 준공돼 정리됐다. 서울역 앞 양동 재개발은 옛 대우그룹의 몫이었다. 남산 서쪽 기슭에 자리 잡은 양동은 슬럼가의 대명사였다. 60년대 말 대우센터빌딩(서울 스퀘어)에 이어 1979년 힐튼호텔이 들어서면서 서울역 앞의 풍경을 바꿨다. 1994년 CJ빌딩 등의 신축으로 양동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제 3차 도심 재개발은 이명박 시장 때인 2004년 8월 도심 고도제한이 기존 고도제한선인 낙산(92m)보다 낮은 90m에서 20m 더 높은 최고 110m까지 풀리면서 지구별로 추진된 것이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세종로 서쪽 내수동과 사직동 일대에 풍림 스페이스본 등 4000여 가구의 주상복합이 쏟아졌고, 신문로에도 금호아시아나빌딩과 흥국생명빌딩 등이 우뚝 솟았다. 수하동 일대에서는 미래에셋의 센터원 쌍둥이빌딩이 교보빌딩보다 더 큰 덩치를 자랑하게 됐으며, 동국제강 사옥인 28층짜리 페럼빌딩도 이에 못지 않다. 2008년부터 100m가 넘는 25층 안팎의 대형 빌딩 신축 붐이 불붙은 곳은 청진·도렴지구·세종로 지구다. 교보빌딩 바로 뒤에 대림산업의 D타워, KT 광화문 사옥 뒤편에 KT 신사옥 올레 플렉스, 옛 한일관 자리에 GS 그랑 서울, 신문로 초입 옛 금강제화 자리에 미래에셋이 디럭스급 포시즌호텔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 도면을 보면 이들 빌딩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1호선 종각역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흙만 파면 유적과 유구가 쏟아지는 서울 600년의 핵심 지역인데도 그 누구도 훼손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옛 서울 보전이나 복원은 안중에도 없다. 서울시가 추진 중이던 청계천 지천 백운동천(白雲洞川)이나 중학천(中學川) 물줄기의 완전 복원도 물 건너간 셈이다. 이들 빌딩 아래를 흐르는 백운동천은 인왕산에서 청계천을 거쳐 한강으로, 중학천은 북악에서 발원해 청계천으로 모였다가 한강으로 흘러가는 한강의 35개 지천 중 하나다. 좋든 싫든 이들 빌딩이 완공되는 2014년 이후 서울 도심은 또 한 번 개벽할 전망이다. joo@seoul.co.kr
  • [기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서비스업이 답이다/이상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기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서비스업이 답이다/이상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경제의 당면 과제는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중산층의 붕괴, 청년실업 등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시발점은 양질의 고용창출을 통한 소득증대이다. 이것이 없는 해결 방안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다. 과거에는 경제성장률을 제고해 고용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현재 잠재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어 과거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제조업 및 수출이 경제를 견인하는 방식으로는 고용 증대를 이룩할 수 없다. 제조업이 발달해도 공장자동화 등으로 고용 증대가 과거처럼 높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창조경제로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벤처만을 위한 창조경제는 곤란하다. 벤처도 경제 활력을 위해 필요하지만 벤처에 한국경제를 맡길 수는 없다. 벤처 광풍의 부작용을 우리는 이미 목격했다. 고용 증대를 위해서는 내수 및 서비스업이 강조되는 경제로 바뀌어야 한다. 경제의 한 축이 수출 및 제조업이라면 다른 한 축은 내수 및 서비스업이다. 두 바퀴 사이에 균형이 맞아야 수레가 잘 굴러간다. 한쪽 바퀴는 크고 다른 쪽이 작은 수레가 작금의 한국경제이다. 서비스업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첫 번째 단추는 규제 혁파이다. 기계적 평등이라는 낡은 이념의 바윗덩어리가 서비스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좋은 예이다. 국내 의료기술은 매우 뛰어나지만 국내 외국인 환자 유치는 10만명 정도이다. 태국 150만명 및 싱가포르 130만명에 비하면 크게 떨어져 있다. 100만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면 18만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는 보고서가 있다. 한국인의 손재주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어 성형과 같은 의료관광의 잠재력도 무궁하다. 그러나 개방형병원에서 보듯이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이다. 금융도 마찬가지이다. 작금 논란이 된 관치금융 대신 고용 친화적 금융이 되어야 한다. 고용 창출이 큰 업종에 금융지원이 집중되어야 하고 금융업 자체도 성장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보험이 뒷받침되어야 하듯이 금융은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한다. 규제혁파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는 국회이다. 관련법이 통과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민생경제 대신 정치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정치권에 우리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은 국민을 상대로 직접 규제 혁파의 당위성을 설득하고 이러한 국민들이 나서서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 고용률 70%는 고도 경제성장기에도 달성하지 못한 수치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 고용이 촉진되어야 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를 돕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 탁아시설 등을 구비하기 위해 고용이 창출되고 또 좋은 탁아시설 때문에 여성 고용이 촉진되는 선순환구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지금 한국경제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일본경제의 뒤를 따라가느냐, 아니면 제2의 한강기적을 재현하느냐다. 고령화 사회라는 절벽이 우리 앞에 곧 다가오기 때문에 선택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 지금 선택을 잘해야 미래가 보장된다.
  • 건보공단, 담배회사 상대 소송 검토

    건보공단, 담배회사 상대 소송 검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이 흡연과 암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인 흡연자와 비흡연자 130만명을 19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흡연자가 후두암과 폐암 등 각종 암에 걸릴 확률이 최대 6.5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건보공단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담배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추이가 주목된다. 건보공단은 27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흡연의 건강 영향 분석 및 의료비 부담’ 세미나에서 1992~1995년 일반 검진을 받은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과 피부양자(30세 이상) 130만명의 질병 정보를 최장 19년 동안 추적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흡연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한 역학연구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 흡연자는 후두암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의 6.5배, 폐암과 식도암 위험이 각각 4.6배, 3.6배나 됐다. 여성 흡연자 역시 후두암, 췌장암, 결장암 위험이 비흡연 여성의 각각 5.5배, 3.6배, 2.9배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2011년 기준으로 뇌혈관질환(3528억원), 허혈성 심질환(2365억원), 당뇨병(2108억원), 폐암(1824억원) 등 1조 6914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46조원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은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는 관리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소송을 포함한 모든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보공단이 실제로 담배 소송을 한다면 이는 국내 공공기관으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담배의 유해성을 입증한다 하더라도 실제 승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사실상 담배 전매제도를 유지하는 현실에서 공공기관이 국가정책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적 논쟁이 예상된다. 건보공단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당장 소송을 제기한다기보다는 다양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소송 가능성도 검토한다는 뜻”이라고 말을 아꼈다. 현재 국내 담배 소송은 대법원과 고등법원에 한 건씩 계류 중이다. 대법원에 계류된 사건은 1999년 흡연 피해자 6명과 그 가족 등 31명이 제기한 것으로 1심과 2심에서 피해자와 가족들이 모두 패소했다. 다만 건보공단은 평생 진료 기록이라는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제기한 소송과는 차원이 다른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현실적인 로드맵 장기간 추진하면 강소국”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현실적인 로드맵 장기간 추진하면 강소국”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세계 최고가 되자’처럼 못 지켜도 그만인 선언적 구호는 잘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들의 역량과 한계를 냉정하게 파악한 뒤 그 테두리에서 ‘무리하거나 요행에 기대지 않고도 해낼 수 있는’ 현실적 목표를 정해 10년 이상 꾸준히 정책을 시행합니다. 어찌 보면 그런 ‘단순함과 꾸준함’이 쌓여 오늘날의 싱가포르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윤희로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장은 싱가포르 성공의 원동력을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서 찾았다. 서울보다 약간 큰 면적에 인구 530만명에 불과한 소국이 세계적 경제 강국에 올라선 이면에는 전 세계 자본과 기술을 싱가포르로 불러 모으는 ‘허브 전략’이 있다. 이들 전략은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 계획을 수립해 ‘현실 가능한 로드맵’하에 10년 이상 추진해 온 것들이다. ‘하면 된다’는 식으로 다소 무리한 목표를 세워 단기간에 자본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성과를 보려는 우리와는 방식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싱가포르 정부의 정책들이 다 탁월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다 보니 결국에는 성과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아시아 금융허브’(서울 여의도, 부산 문현동) 전략이나 ‘수쿠크법’(이슬람 채권법)을 통한 이슬람 금융 허브 전략 등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목표가 큰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역량을 감안해 과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인지도 냉정히 따져 봐야 한다”면서 “우리보다 금융 강국인 싱가포르도 현재 ‘동남아 지역의 위안화 허브’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목표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우리도 현실적인 면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글 사진 싱가포르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주목받는 28일 오바마 연설

    [위클리 포커스] 주목받는 28일 오바마 연설

    여름이 막바지에 다다른 이번 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지난 반세기 만에 가장 뜨거운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흑인 인권 운동가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계단에서 수십만 명의 군중을 상대로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역사적 연설을 한 지 꼭 50년이 되는 28일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바로 그 계단에서 인종평등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 선언 100주년을 맞은 1963년 8월 28일. 당시 34세였던 킹 목사는 연설을 통해 인종평등을 부르짖은 뒤 25만∼30만명의 시위대와 함께 워싱턴 모뉴먼트까지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워싱턴 행진’을 벌였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권 시위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포고문을 통해 “50년 전 (행진이 벌어졌던) 내셔널몰에 족적을 남긴 사람들을 명예롭게 하기 위해 우리는 이 시대에 반드시 (인권의) 진보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에게 이날(28일)을 다양한 방법으로 기념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해 28일을 전국적인 기념일로 규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들을 의식해 인종 문제에 거리를 뒀던 임기 1기와 달리 재선 부담이 없어진 올해부터는 자신의 흑인 정체성을 거리낌없이 드러내고 있어 28일 얼마나 강도 높은 내용의 연설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 22일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9%가 “인종평등을 달성까지 많은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대답했을 만큼 미국 내 인종차별은 ‘현재진행형’이며, 특히 흑인들이 체감하는 차별은 백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크다. 28일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토요일인 지난 24일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모뉴먼트까지 50년 전의 ‘워싱턴 행진’이 재연됐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등이 주최한 이날 대행진에는 수만 명의 시민이 참가해 열기가 달아올랐다. 행진에 앞서 킹 목사가 섰던 링컨기념관 계단에서는 인권 운동가와 유명 인사 등이 잇따라 등단해 킹 목사의 정신을 기리는 연쇄 연설에 나섰다. 흑인 최초의 법무장관인 에릭 홀더는 연설에서 “50년 전 워싱턴 평화대행진에 참가했던 그들이 없었더라면 내가 법무장관이 되거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탄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인종평등을 위한) 투쟁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유아용품도 ‘한류’

    한국산 유아용품이 안전성과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육아용품 전시회 ‘베페’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읽을 수 있었다. 이날부터 4일간 열리는 베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육아용품 전시회다. 1997년 7월 1회를 시작으로 24회째 열리고 있다. 141개 업체 956개 부스가 참여한다. 지난 2월 열린 23회에는 8만 4000여명이 다녀갔고, 14년간 누적 관람객이 130만명에 이른다. 초창기 베페는 국내 소비자에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유아용품을 소개하는 성격이 강했다. 1회에 참가한 60개 업체 대부분이 수입브랜드였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국산 브랜드 비중이 점차 증가해 이번 행사에 참여한 업체의 절반가량이 국산이다. 이번에 처음 참가한 22개 업체의 73%가 토종 브랜드다. 이근표 베페 대표는 “초기에는 부가부, 스토케 등 유럽산 유모차를 수입하는 업체가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까다로운 우리나라 엄마들의 입맛에 맞춘 쁘레베베의 페도라, 마더스베이비 등 국산 브랜드의 강세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람객과 바이어의 숫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 2월에는 300여명의 외국인이 다녀갔다. 주로 중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인들이다. 이 대표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서 웨딩촬영 등 결혼을 준비하고, 서울의 산후조리원에서 관리를 받는 젊은 중국인이 늘면서 한국산 육아용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면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서는 겉포장에 한글이 쓰여 있는 한국산 이유식기, 분유, 유아의류 등이 비싼 가격임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전했다. 베페는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육아박람회인 중국 상하이 ‘CBME차이나’에 내년 7월 50~100부스 규모의 한국관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이 박람회는 13만 8000㎡의 면적에 5000개의 부스가 설치돼 베페의 7배 규모와 맞먹는다. 육아 소비시장이 큰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진출도 협의 중이라고 베페 측은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신문이 망한다고?/이종락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신문이 망한다고?/이종락 국제부장

    서울 소재 한 대학원의 신문방송학과는 요즘 신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신문은 어차피 사라질 매체여서 온통 온라인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는 게 이 학교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얘기다. 최근 미국이나 영국 등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하는 교수 지망생들의 전공도 온라인 매체에 대한 연구 일색이다. 저널리즘 대학원에서마저 외면받는 신문은 과연 망할 것인가. 이런 풍조는 어느 정도 근거를 갖고 있다. 미국 권위지 워싱턴 포스트마저 최근 경영난으로 아마존 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저스에게 매각됐다. 전 세계적으로 신문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물론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신문 발행 부수 감소와 광고 수입이 격감하는 추세다. 파산하는 언론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신문 강국인 일본도 최근 몇년간 주요 신문사의 발행부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때 발행부수 1200만부를 자랑하던 요미우리신문이 800만부대, 아사히신문이 700만부대로 떨어졌다는 풍문만 들릴 뿐이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종이신문 발행을 금지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정말 신문업계로서는 ‘굴욕’인 셈이다. 그럼 진짜로 신문은 사라질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단언코 ‘노’(NO)다. 이런 문제가 제기될수록 기자는 지난 2004년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연수를 했던 경험을 떠올린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인 ‘의제 설정 가설’(Agenda Setting Theory)을 주창해 유명해진 도널드 쇼 교수는 인쇄매체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했다. 미 서부 로키산맥 인근에 사는 주민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미 동부 뉴욕에서 발행되는 뉴욕타임스를 당일에 절대로 볼 수 없다. 배달료가 포함된 구독료도 동부 주민들보다 몇 배 더 지불해야 한다. 지역 장벽으로 뉴욕타임스는 호황기 때도 발행부수 200만부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서부 시골에 사는 주민들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뉴욕타임스를 볼 수 있다. 아프리카·아시아의 독자들도 똑같은 혜택을 누린다. 온라인 시대가 발달할수록 권위 있는 종이 매체의 영향력도 늘어난다. 다만 매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게 그 교수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올드미디어들은 적극적으로 뉴미디어를 받아들이고 있다. 종이신문과 인터넷, 모바일, 동영상을 아우르기 위한 통합뉴스룸을 서둘러 갖춘다. 업무공간과 조직의 통합을 통해 효율적인 ‘원 소스 멀티 유스’ 체제를 갖춰 나가고 있는 중이다. 오프라인 포기와 온라인 강화 형태의 발행 전략도 두드러진다. 영국 가디언, 벨기에의 르 수아르 등 각국의 대표적 일간지들이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종이 신문 발행 중단은 온라인판 유료화와 맞물려 추진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더타임스는 온라인판 유료화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3년 만에 매달 4만원 이상 내는 온라인 유료독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영어로 신문을 뜻하는 ‘Newspaper’는 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신문(新聞)’은 뉴스를 담는 그릇인 매개(Media)를 달리할 뿐 영속할 것이라는 믿음은 이래서 설득력 있게 들린다. jrlee@seoul.co.kr
  • 24시간 피서객 안전 지키는 경포대 해수욕장의 ‘숨은 일꾼’들

    24시간 피서객 안전 지키는 경포대 해수욕장의 ‘숨은 일꾼’들

    피서철 하루 평균 방문객 30만명을 기록하며 동해안의 대표 해변으로 자리를 굳힌 경포대 해수욕장. 그런데 피서객들의 즐거운 하루를 위해 자신들은 휴가도 반납한 채 24시간 묵묵히 땀 흘리는 이들이 있다. 해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를 책임지는 해양경찰에서부터 해변의 안전을 지키는 인명구조 요원,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사람들까지. 21일 밤 10시 45분 EBS에서 방송되는 ‘극한 직업’에서는 여름 피서철에 어느 누구보다 더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경포대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나라 3대 해수욕장 중 하나인 경포대에는 지난 7월 개장한 이후 수많은 이들이 찾는다. 하지만 피서객이 머물다 간 자리는 밤이면 쓰레기장으로 돌변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 백사장을 청소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때부터 하루가 시작된다.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량은 무려 15t. 늦은 밤 시작된 쓰레기 수거는 아침까지 계속된다. 음식물과 재활용 쓰레기가 뒤섞여 뿜어내는 지독한 악취를 견뎌 내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한낮의 해변. 해수욕장이 개장한 두 달간 해양 경찰과 인명구조 요원들은 24시간 해변을 지켜 왔다. 물놀이 안전사고를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 바닷물에 들어가는 인명구조대. 경포대에서 올해 발족된 성범죄 특별수사대는 기승을 부리는 ‘몰래 카메라’를 단속하느라 한시도 쉴 틈이 없다. 해수욕장에서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 그런데 중앙 망루에 있던 해양경찰이 급히 어디론가 향한다. 도대체 해변에서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일까. 해수욕이 금지된 시간의 백사장은 광란의 유흥 천국으로 바뀐다. 해양경찰대는 밤이면 더욱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술을 마시고 바다로 들어가는 사람들에서부터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백사장에 쓰러져 자는 이들까지. 취객으로 변한 피서객들은 점점 통제불능 상태가 되고 한여름 밤의 전쟁은 아침까지 이어진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SK텔레콤, 하반기에도 ‘행복동행’ 계속된다

    SK텔레콤, 하반기에도 ‘행복동행’ 계속된다

    SK텔레콤은 ‘고객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고 사회와 동행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복동행’ 경영이 시행 100일을 맞아 성과를 내면서 하반기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15일 밝혔다. SK텔레콤은 베이비붐 세대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창업을 지원하는 ‘브라보! 리스타트’ 프로그램과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7월 ‘행복창업지원센터’를 오픈, 선발된 10개 팀이 인큐베이팅 과정을 밟고 있다. 사내에서도 4300명의 계약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워킹맘을 위한 4시간 근무제도 도입했다. 아울러 350여명의 경력 단절 여성을 신규 채용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하반기에도 ‘행복동행’을 경영활동의 핵심 가치로 삼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기로 했다. 3분기 중 ‘빅데이터 허브’를 열어 창의적인 신규 사업의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50~60세 중·장년층 가입자의 실질적인 혜택을 강화한 프로그램, 롱텀에볼루션(LTE)과 LTE어드밴스트(LTE-A)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 패턴에 부합하는 서비스도 3분기에 출시한다. SK텔레콤은 ‘T끼리 요금제’와 ‘전 국민 무한 요금제’의 이용자 수를 공개하고, 현재 두 요금제의 가입자는 약 45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기 변경 프로그램인 ‘착한기변’ 이용자는 150만명, 데이터와 음성 리필 이용자는 160만명에 달한다. 장기이용 혜택을 입는 사람도 약 310만명에 이른다. SK텔레콤은 연말에 착한기변과 데이터 음성 리필 이용자 수가 각각 250만명, 53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7월 취업자 36만 7000명 늘었다

    7월 취업자 36만 7000명 늘었다

    7월 취업자수가 두 달 연속 30만명 이상 늘어났다. 50대 고용률은 1992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다. 통계청은 7월 취업자가 2547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만 7000명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증가 폭이 지난해 10월(39만 6000명)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크다. 취업자 증가 폭은 20만~30만명대를 오르내리다 6월 36만명으로 늘어났다. 정부의 연간 목표치는 평균 30만명이다. 실업률은 3.1%로 지난해 같은 달과 같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3%로 1년 전(7.3%)보다 1.0% 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0.4%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의 15~64세 고용률은 65.1%로 0.2% 포인트 올랐다. 연령별로는 20대 취업자가 작년 7월보다 8만명 감소해 1년 3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30대(4만 9000명) 취업자도 줄어 청년층 취업난은 여전했다. 반면 50대는 28만 5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의 77.7%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50대 고용률은 73.8%로 7월 기준으로 1992년 7월 74.2% 이후 가장 높다. 장년층의 구직 수요가 커지면서 고용시장에서 영향력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60세 이상 취업자도 20만 1000명 증가했다. 자영업자는 7개월째 줄어들었다. 비임금근로자가 13만 6000명 줄었고 그중 자영업자가 11만 3000명이다. 반면 임금근로자는 50만 3000명 늘었다. 임금근로자가 50만명 이상 증가한 것은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바마, 50년전 킹 목사처럼

    오바마, 50년전 킹 목사처럼

    “내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1963년 8월 28일. 미국 흑인 인권 운동가 고(故) 마틴 루서 킹(왼쪽) 목사가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계단에서 수십만명의 군중을 상대로 한 역사적 연설의 유명한 대목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 선언 100주년을 맞은 그날 25만∼30만명의 시위대가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워싱턴 행진’을 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인권 시위였다. 킹 목사가 연설한 지 50주년이 되는 오는 28일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오른쪽)가 킹 목사가 사자후를 토했던 바로 그 계단에서 흑인 등 소수 인종의 인권을 주제로 연설한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링컨기념관에서 킹센터 주최로 열리는 ‘자유의 종을 울려라’ 행사에 참석해 미 국민에게 메시지를 밝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킹 목사의 연설은) 우리 세대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킹 목사에 대한 모방을 서슴지 않는 것은 지난해 말 재선 성공으로 선거 부담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인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흑인 대통령으로서 할 말을 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재선 전만 해도 오바마 대통령은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들을 의식해 흑인 이슈에 거리를 둬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흑인 소년을 사살한 조지 지머먼이 무죄 평결을 받았을 때 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킹 목사를 능가하는 인종 평등 메시지를 설파할지 주목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설국열차’·‘더 테러… ’ 흥행 1·2위 질주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5일 만에 330만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흥행 질주하고 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설국열차’는 지난 2~4일 각각 62만 8989명, 84만 4588명, 78만 6612명을 모아 3일간 총 226만 189명을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329만 7566명이다. 개봉 첫날 848개였던 상영관 수는 4일 1127개로 늘었다.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는 3일간 전국 742개 관에서 119만 5345명을 모아 ‘설국열차’의 뒤를 이었다. 개봉 5일간 누적관객수는 183만 6450명으로,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방학을 맞아 애니메이션도 강세를 보였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터보’가 515개 관에서 35만 5861명을 모아 3위에 올랐다. 지난 1일 개봉한 ‘개구쟁이 스머프 2’도 478개 관에서 29만 3892명을 모아 4위에 올랐다. 이어 이병헌 주연의 ‘레드:더 레전드’가 19만 4454명(누적 관객수 275만 6415명)을 모아 5위, 한국영화 ‘감시자들’이 5만 4784명(545만 8567명)을 모아 6위를 차지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한국GM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한국GM

    우리나라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5000여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30만명을 훌쩍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한국은 ‘교통안전 최하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통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여전해 사건·사고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GM은 자동차 생산과 사후 서비스에서 무엇보다 ‘운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국내외 평가에서 한국GM의 모델들이 안전한 차로 잇따라 선정되면서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국내에서 아베오, 올란도, 알페온 등이 한국 신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최고 수준인 1등급을 기록했으며, 안전성 평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2012 가장 안전한 차’에 알페온을 비롯해 쉐보레 아베오, 크루즈, 말리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안전한 차량 유지 및 관리가 가능하도록 창의적인 고객서비스 프로그램인 ‘쉐비 케어 3.5.7’ 도입으로 반향을 일으킨 한국GM은 이보다 업그레이드된 ‘쉐비 케어 3.5.7 어슈어런스’를 추가로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3년간 차대차 파손사고 시 신차교환 ▲5년 또는 10만㎞ 차체 및 일반부품 보증기간 적용 ▲7년간 24시간 무상 긴급출동 서비스로 구성된다. 3년 이내에 사고가 발생하면 신차로 바꿔준다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초보 운전자 등 사고위험이 높은 첫 차 구입 고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상)민간인 학살 경산코발트광산 르포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상)민간인 학살 경산코발트광산 르포

    장맛비가 퍼붓던 지난 4일, 경북 경산시 평산동의 폐(廢)코발트광산. 일제가 군사용 코발트를 확보하려고 1930년대 채광을 시작해 1942년 폐광된 동굴 입구는 냉동 창고 문이라도 열어 놓은 듯 한기를 쏟아냈다. 안전모를 쓴 채 몸을 잔뜩 웅크리고 들어선 갱도 바닥에는 광산 내부에서 흘러나온 물이 고여 있었다. 조심스럽게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고 침침한 전구 불빛에 언뜻언뜻 드러나는 붉은색의 갱도 옆 벽면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꼭 온도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100여m를 더 들어가자 수직으로 뚫린 또 하나의 굴과 연결됐다. 동행한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 박의원 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수직 동굴 저 위쪽에서 6·25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들이 사람들을 줄줄이 묶은 채 총으로 쏴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수직 동굴 높이가 50m 정도인데 시체로 가득 차 더는 못 떨어뜨리게 되니까 나중에는 골짜기 이곳저곳에 시체들을 묻었다고 해요. 동굴에서 기관총 탄피나 수류탄 흔적도 발견됐어요. 산 채로 떨어진 사람들을 확실하게 처리했던 모양이에요.” 1950년 7~8월, 이곳에서 민간인 3500명이 군경에 의해 집단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희생자들은 경산, 청도 등지의 국민보도연맹원 1000여명, 대구형무소 수감자 2500여명 등이다. 앞서 1949년 이승만 정부는 좌익에 전향 기회를 주겠다는 명분으로 보도연맹을 만들었다. 1년 만에 보도연맹원 숫자는 30만명을 웃돌았다. 지역 할당제가 떨어지자 빨치산의 짐을 날라 주고 밥을 해 주고 심부름을 해 줬던 이들까지 보도연맹원으로 엮어 넣은 탓이다. 하지만 전쟁이 터지자 이승만 정부는 보도연맹원이 인민군과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동시다발적으로 집단 학살에 나섰다. 1950년 여름, 남한 전역 수십여 곳에서 벌어진 학살 중 대전 산내 골령골과 더불어 가장 희생자가 많은 곳이 바로 경산이다. 1990년대부터 경산코발트광산 사건 규명에 천착해 온 최승호 경산신문 대표는 “정말 논매고 밭매다 붙들려 간 억울한 분들도 있겠지만 희생자 대부분이 보도연맹원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살아남으려고 어쩔 수 없이 단순 부역을 했던 분들이다. 전쟁 중이라고 해도 법적 근거 없이 죽임을 당할 죄는 결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1960년 4·19혁명 이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회는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듬해 5·16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유족들은 군사정권의 서슬에 ‘빨갱이’로 몰릴까 봐 숨을 죽였다. 2000년대 들어 유족회와 시민단체 등이 유해 발굴에 나섰지만 정부와 경산시는 뒷짐만 졌다. 2005년 비로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이 제정되면서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굴에 나서 420여구를 수습했다. 이전까지 유족회가 발굴한 유골이 80여구다. 그동안 이곳에는 골프장과 노인요양병원이 들어섰다. 하지만 수십~수백m 떨어진 폐광과 골짜기에는 여전히 3000여구의 유골이 방치된 상황이다. 2010년 특별법 종료와 함께 발굴은 중단됐고, 그나마 유족들이 발굴한 80여구마저 임시 컨테이너에서 조금씩 부식되고 있다. 2010년 진실화해위 보고서는 ‘5·16 이후 유족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받으며 현재까지 사회적 약자로 살아오고 있으며, 특히 연좌제로 인한 사회적 차별로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유가족 300여명은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121억여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국가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남편을 잃은 10여명의 부인들을 비롯한 유족들은 정전 6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의 비극을 겪고 있다. 나정태 유족회 부회장은 “3000여구의 유골도 수습해야겠지만 시급한 건 컨테이너에 보관된 탓에 빠르게 훼손되고 있는 80여구를 처리하는 문제”라면서 “충북대에 보관 중인 420여구도 내년까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군 유해 발굴 사업처럼 하기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우리도 똑같은 국민”이라면서 “유골을 모아 합동 화장을 하고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장소와 작은 기념관 정도는 세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KT, 국내 첫 유럽 LTE 데이터로밍 서비스

    KT는 국내 최초로 스위스에서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로밍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KT가 시작하는 유럽지역 LTE 데이터로밍 서비스는 스위스 이동통신사업자인 스위스콤과의 협력을 통해 제공된다. 이에 따라 KT 고객은 스위스를 방문할 때 본인의 LTE 폰으로 쉽게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스위스콤은 630만명의 이동전화가입자와 170만명의 인터넷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아시아 최대 모바일 사업자 협력체인 커넥서스(CONEXUS)와의 협력을 통해 홍콩, 싱가포르에서 LTE 데이터로밍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LTE 데이터로밍 이용 요금은 3G 데이터로밍과 동일하게 통신사 중 가장 저렴한 패킷당 3.5원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이징 대졸예정 22만명 중 취업 33%뿐… 경기 둔화 中의 ‘또 다른 고민’

    [주말 인사이드] 베이징 대졸예정 22만명 중 취업 33%뿐… 경기 둔화 中의 ‘또 다른 고민’

    “이제 졸업까지 보름 남짓 남았는데 앞길이 막막합니다.” 9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중국 대학에선 6월쯤이면 사실상 취업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황옌페이(黃燕飛·여)는 이달 말 졸업을 코앞에 두고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했다. 그는 당초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취업난으로 대학원 응시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시험에 낙방한 뒤 지난 4월부터 뒤늦게 구직 행렬에 합류했다. 70여곳 넘는 회사에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을 보라고 연락 온 곳은 10곳도 채 안 된다. 당장 오는 30일 학교 기숙사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취직을 못 하면 집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주변 친구들도 취업이 안 돼 사정이 딱하긴 마찬가지다. 전공과 상관없이 요즘 졸업 예정자들은 해삼 판촉직에도 지원할 만큼 처지가 절박하다. 5월 현재 베이징 소재 대학 졸업 예정자 22만 9000명 가운데 일자리가 확정된 학생은 33.6%다. 10년 전인 2003년 동기 취업률(89.7%)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취업난으로 올해 대학원 석사 과정에 응시한 학생은 전체 대졸자의 25.8% 수준인 18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60년 만의 최대 취업난’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취업난의 일차적 원인은 수요 공급의 문제다. 대졸자는 증가한 반면 경제성장은 둔화돼 일자리가 줄었다. 중국 교육부가 밝힌 올해 대졸자는 699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9만명 늘었다. 중국 대졸자 수는 2010년 630만명, 2011년 660만명, 2012년 680만명으로 매년 20만~3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해외 유학파들이 국내 취업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중국 국내 대졸자들의 취업 문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귀국한 해외파 대졸자는 총 27만 2900명으로 전년보다 9만명 늘었다. 반면 경제성장 둔화로 일자리는 줄고 있다. 올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7%로 지난해 4분기 7.9%보다 0.2% 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500대 기업과 공공기관의 대졸자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15% 포인트 줄어들었지만 대졸자들이 느끼는 체감 수준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졸 취업난은 한국과 비교할 때 사회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베이징이공(北京理工)대 경제학과 후싱더우(胡星斗) 교수는 “중국의 실질적인 대학 진학률이 20%란 점을 감안하면 대졸자는 이 사회의 준엘리트 계층”이라면서 “이들이 7%대 경제성장률 속에서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상당히 많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민간 기업은 문을 닫는 사례가 많고, 정부 투자 중심으로 성장률을 지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의 경제체제 개혁이 더딘 데다 향후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대졸자 취업난은 사회 불안의 전조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관영 언론들은 취업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대졸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꼽는다. 올해부터 취업시장에 나오는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자들)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을 내세우는 성격이라거나 재능에 비해 좋은 일자리만 원한다는 식의 비판도 자주 한다. 중국의 지도층도 예비 대졸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9일 허베이(河北) 사범대학에서 취업난을 호소하는 예비 졸업생들과 만나 대학생들이 눈높이를 낮춰 농촌을 포함한 ‘기층’으로 눈을 돌릴 것을 요청했다. 리 총리는 당시 농촌인 고향으로 돌아가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한 여학생을 칭찬한 뒤 “아래로 내려가야 다시 올라올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달 톈진(天津)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장에서 예비 대졸자들에게 “고생스럽지만 용기를 내어 지방이나 사회 밑바닥에서 한 걸음씩 성실하게 인생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두 지도자 모두 예비 대졸자들에게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국영기업 자리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중서부 지역이나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라고 충고한 셈이다. 그러나 젊은이들 입장에서 이 같은 지적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대졸자들은 불경기란 점을 감안해 이미 눈높이를 상당히 낮춘 실정이다. 베이징 청년스트레스관리서비스센터가 최근 1만 6000명의 대졸 예정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대졸자들의 기대 초봉 금액이 2011년 5537위안에서 올해 3683위안으로 33.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자리에 상관없이 취업을 하겠다는 대졸자들의 의지를 대변하는 것이다. 더욱이 월 3000위안대 수준의 급여는 베이징에서 살기 위한 최소한의 생계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는 아무리 싼 곳을 찾아도 한 달에 2000위안(36만원) 미만인 방을 구하기 어렵다. 베이징 외곽에 싼 월세 집들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창핑(昌平)구의 톈퉁위안(天通苑)에 둥지를 틀려 해도 방 한칸에 1000위안 안팎의 돈이 필요하다. 대졸자들이 집세를 아끼기 위해 비좁은 방에 여럿이 모여 사는 일명 ‘개미족’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이유다. 최근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취업을 준비 중인 대졸자 40여명이 베이징 시내와 가까운 충원먼(崇文門)의 방 3칸짜리 50평대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사회과학원이 최근 펴낸 ‘2013 중국청년발전보고’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약 16만명의 개미족이 있다. 상하이(上海) 등 다른 대도시까지 합하면 전국적으로 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개미족 중 67.8% 정도는 10㎡ 이하의 주거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의 전체 평균 주거 공간은 6.4㎡, 월 임대료는 518위안(약 9만 5300원)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도자들의 조언에 따라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야 경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베이징 이외 지역 대졸자들까지 기를 쓰고 상경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헤이룽장(黑龍江)성 치치하얼(齊齊哈爾)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까지 딴 닝보원(寧博文)은 “베이징 변호사 사무실에서 실습 자리를 얻었는데 보너스까지 합해도 월 급여는 2000위안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서 “집세로 월 800위안가량을 내고 이런저런 생활비를 쓰고 나면 오히려 적자 인생이지만 헤이룽장으로 돌아가더라도 베이징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을 수 있으니 베이징에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도시와 농촌 간 격차, 동부와 서부 간 격차가 중국 최대 사회문제인 점을 감안하면 고된 생활도 마다하지 않고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디려고 몸부림치는 졸업자들의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도농 격차,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정대세를 ‘종북’이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겠나?

    [문소영의 시시콜콜] 정대세를 ‘종북’이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겠나?

    1950년 전쟁고아 사진에서 뛰쳐나온 것 같은, 광대뼈가 불쑥 나오고 눈이 위로 쭉 올라간 정대세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처음 보고 ‘토종 한국인’ 같아 웃었다. ‘못난이 인형’ 같은 그는 요즘 한국의 20대 남자들과 너무 다르게 생기지 않았나! 찾아 보니 정대세는 재일교포 3세. 국적은 한국 국적인데, 2006년 일본 프로축구선수로 뛰었고, 2007년부터 북한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하고 있었다. 이력이 특이했다. 게다가 남아공에서는 명색이 ‘국대’ 스트라이커인데 골대를 향해 축구공 한번 제대로 차 보지 못하는 모습에 마음이 짠했다. 그때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스코어가 7대0이었던가? 기자는 당시 이렇게 물었다. 정대세는 한국 국적인데 왜 북한 선수로 뛰는 거야? 할아버지는 경북 의성이 고향이고 따라서 정대세의 아버지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로 한국 국적이다. 다만, 어머니는 ‘조선적’(朝鮮籍)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조선적? 북조선인민공화국 국적으로 오해하지 마라. 조선적이란 단어에는 한반도의 뼈아픈 100년의 근현대사가 녹아 있다. 1910년 한·일 강제병합이 되자 대한제국은 ‘조선’으로 격하됐고, 일본국적의 조선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내지(內地)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국적의 조선인 정체성은 ‘조선인’이었다. 이쓰키 히로유키의 대하소설 ‘청춘의 문’에 탄광에서 강제노역하는 비참한 조선인들의 삶이 나오듯, 조선인들은 주로 탄광이나 광산, 도시의 공장에서 일했다. 조선인의 본격적인 강제적 일본 이주는 1930년대 태평양전쟁 시기에 이뤄졌는데, 일본의 노동력 부족을 채우는 대체재였다. 조선인구 10명당 한 명꼴로 1945년까지 230만명이 이주했다. 1945년 일본의 패망과 함께 곧바로 재일 조선인들은 국적을 회복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해방된 조국은 건국이 미뤄졌고, 분단됐다. 일본은 1947년 외국인등록제를 실시해 일본 국적이던 재일 조선인들에게 ‘조선적’을 부여했다. ‘조선적’ 탄생의 기원이다. 다시 말해 조선적은 ‘조선의 민족’ 기호, 코드값이자 일본 국적이 아니면서 일본에 사는 조선족, 재일(在日) 조선인 ‘자이니치’ 60만명의 역사다. 한국국적 취득은 1965년에야 한·일 국교 정상화로 가능해졌다. 최근 재일교포 3세인 정대세를 ‘종북’ ‘빨갱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수원 삼성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느니, 국가보안법을 적용해야 한다느니 하는 발언들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반도의 역사에 무지한 탓인지 발언들이 용감하다. 자이니치의 존재를 개인의 선택으로 몰아가는 협소함이 답답하다. 증오와 분노에 기초해 왜곡된 눈으로, 역사에 대한 이해도 없이 색깔을 입히려고 손가락질하는 그 모습을 거울로 들여다보라. 무지와 분노에 가득한 당신을 향한 손가락질이다. 논설위원 sym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