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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G0 시대, 한국정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G0 시대, 한국정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지구촌 힘의 균형추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구촌 지배질서 유동화(流動化) 현상이다. 미국 중심 일극(一極)의 구체제가 사실상 무너졌지만 새로운 국제질서는 아직 막연한 ‘인터레그넘’(interregnum)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많다.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국제사회 권위의 일시적 부재다. 미국 1극(G1) 시대에 중국이 등장, 잠시 2극(G2)이 되는가 싶더니, 힘의 극이 사라진 G0(제로) 시대로 일컬어진다. 국제정치 상황이 이를 웅변한다.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합병 사태다.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합병을 강행했지만, 미국은 으름장만 놓고 사소한 경제제재를 가했을 뿐이다. 미국이 EU(유럽연합)에 러시아 제재 동조를 촉구했지만 안 먹혔다. 각 국 경제상황이 러시아 제재 동조를 방해했다. 독일은 6200개 기업이 러시아 사업에 진출, 관련기업 고용만도 30만명이다. 프랑스도 1조원대 해군 함정들을 러시아에 수출키로 하는 등 러시아에 연동돼 있다. 영국도 런던금융·부동산의 러시아자금 의존도가 높다. 냉전 종식 이후 가끔 미국의 패권이 흔들렸지만 즉각 복원됐다. 이번은 다른 분위기다. 2008년 금융위기 뒤 미국 재정난으로 지구촌 통제력이 약해졌다. 시리아 내전에서도 힘을 못썼다. 중국도 경기침체에 흔들리고 있다. 전임 왕이 죽은 뒤 후임 왕 취임 전까지 권위 부재 상태 같은 지구촌 인터레그넘이다. 이런 상태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신냉전 시대가 온다는 얘기가 있다. 이러한 때 외교의 좌표 설정은 중요하다. 세계경제가 하나의 시장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시대다. 국익을 앞세우는 냉혹한 세계화 시대에 국제외교 무대에서 관용은 사라지고 냉정한 계산만 작용하게 된다. 이런 흐름에 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미래의 지구촌 변화에 뒤처지지 않을 대응력이 요긴하다. 정치가 중심을 잡고, 폭풍우를 뚫고 나갈 미래지도력 확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한국의 미래정치권력 중심축은 흐릿하다. 확실한 미래지도자가 부각되지 않은 채 지도자가 난립하고 있다. 힘의 공백 상태에 빠져 있는 지구촌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한국에선 역동적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이 합당,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시키면서 야권부터 중심세력 교체가 시도되고 있다. 6·4지방선거도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독주 상황이 계속되다 여야가 예측불허의 경쟁을 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특히 안철수의 제1야당 진입은 10년 이상 꿈쩍하지 않던 야권의 정치지형에 심대한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친노무현계를 중심으로 한 세력의 위기감이 강하다. 당분간 긴장이 흐를 듯하다. 기성 세력과 새 세력의 밀고당기기가 정치판을 움직이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주도세력이 강고하게 분점하던 기성정치판이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1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다. 한국정치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구촌 새로운 질서 구축기, 한국정치가 시대 요구에 응답할지 주시하자. taein@seoul.co.k
  • 시진핑, 독일서 日과거사 작심비판 “일본군 난징서 중국인 30만명 살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독일 방문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국 난징(南京)을 점령했을 때 사망한 중국인 수가 30여만명에 달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일본의 과거사를 맹비난했다. 국제무대에서 일본 과거사와 관련한 중국 최고지도자의 유례없는 강경 발언에 일본 정부는 주일 중국대사관을 통해 강력히 항의하는 등 양국의 역사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시 주석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베를린 쾨르버재단 강연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중국 침략전쟁으로 중국 군·민 3500만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 같은 참극의 역사는 중국 인민에게 뼈에 새길 정도의 기억을 남겼다”면서 “중국은 발전하더라도 평화 노선을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신화망이 29일 보도했다. 과거사 반성을 통해 주변국의 신뢰를 확보한 독일에서 일본의 침략사를 재조명함으로써 자국과 영토·역사 문제로 갈등 중인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시 주석은 또 “귀국의 총리 빌리 브란트는 ‘역사를 망각하는 자는 영혼에 병이 든다’고 했는데 중국에는 ‘과거를 망각하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前事不忘, 後事之師)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표현은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난징기념관)에 걸려 있는 대표적인 문구로 사실상 일본의 반성을 강하게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의 강연에 유감을 표했다. 스가 장관은 “일본 정부도 난징에서 일본군의 실상과 약탈 등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피해자 숫자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나오는 와중에 중국의 지도자가 제3국에서 그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비생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무성 참사관을 통해 주일 중국대사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스페이스 공감 10주년 돌아보기… 가리온의 첫 무대

    스페이스 공감 10주년 돌아보기… 가리온의 첫 무대

    “그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 음악성 있는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는 EBS ‘스페이스 공감’이 방영 새달 1일 10주년을 맞는다. 프로그램이 처음 방송된 것은 2004년 4월 1일. 그날 ‘신영옥과 슈퍼밴드’의 공연으로 출발했던 무대가 10년 세월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30만명이 넘는 누적 관객을 불러 모았다. ‘스페이스 공감’이 10주년을 맞아 기획 시리즈 ‘리플레이’를 연속으로 내놓는다. 20일 밤 12시 5분 방송되는 시리즈 1편에서는 2004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다양한 뮤지션들을 선정해 1집의 수록곡들을 현재의 새로운 느낌으로 들어 본다. 대표 주자는 한국 힙합의 자존심이자 ‘큰형님’인 가리온이다. MC메타와 MC나찰이 의기투합한 ‘가리온’의 팀명은 털이 희고 갈기가 검은 말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이들은 한국어로만 랩을 하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신촌의 힙합 클럽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힙합 가수들이 메이저 시장으로 속속 진출하는 사이 이들은 1998년부터 16년째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지켜 오고 있다. 2004년 가리온이 발표한 1집 앨범 ‘가리온’은 독창적인 비트와 문학적인 가사로 주목받았다. 한국 힙합의 태동기에 등장해 새로운 장을 연 앨범으로 기록되며 한 매체가 꼽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81위에 오르기도 했다. 6년 뒤 발표한 2집 ‘가리온2’는 힙합 음반 최초로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상’을 받기도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가해자보다 더 가혹한 고통에 두번 우는 유가족

    가해자보다 더 가혹한 고통에 두번 우는 유가족

    2012년 11월 김모(51)씨는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았다. 시각장애인인 딸(당시 12세)이 맹아원 기숙학교에서 숨졌다는 것이다. 부리나케 가보니 시신은 시퍼렇고 까만 멍으로 얼룩져 있었고 알 수 없는 상처가 나 있었다. 해당 학교는 4시간 동안 담당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일어났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사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충격에 휩싸인 김씨의 부인은 두 차례 자살을 기도했다. 다른 자녀들 역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외출을 하지 못하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김씨는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가혹한 형벌을 받는 것 같다”면서 “사건 발생 이후 지역 자살예방센터 사람들이 한 번 찾아왔을 뿐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묻지마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 피해자 가족에 대한 국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족구조금은 최대 6650만원까지, 장해구조금과 중상해구조금은 최대 5542만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 데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받을 수 있다. 전국에 4곳뿐인 강력범죄 피해자와 가족의 정신적 상처를 돌보기 위한 법무부의 치유시설 확충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2008년 155건에 14억 1100만원이 지급됐던 범죄피해구조금은 지난해 312건에 79억 1227만원으로 5년 사이 464% 늘어났다. 지난해 배정된 예산은 고작 73억여원이었지만, 구조금을 제때 못 받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예산액보다 많은 79억여원이 지급된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타격은 물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강력범죄 피해 당사자와 가족을 돌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은 “해마다 강력범죄 피해자 수가 30만명에 달하는데 현 수준의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구조금이 신청을 하는 사람에게 주는 시스템인 데다 일시금이기 때문에 피해자 가족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피해자 가족을 위해 심리 상담 코디네이터를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범죄 피해로 인한 가족들의 심리적 후유증이 가볍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법무부는 2010년 7월 강력범죄의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 시설 ‘스마일센터’를 설립했다.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인력이 상담과 치료, 재활교육 등을 제공하지만, 서울·부산·인천·광주 등 단 4곳뿐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국은 범죄 피해자들이 만든 민간단체들이 변호사, 의사, 심리학자 등 각계 전문가와 연계해 법인을 만든다”면서 “피해자 가족 지원을 정부가 전담하는 것보다 민간에 업무를 이양하고 보조금을 지원하면 사건 발생 직후 이들을 빠르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얼음과 불의 땅’ 아이슬란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얼음과 불의 땅’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에 대한 오해 풀기 “아이슬란드에 간다”고 했더니 다들 혀를 찼다. “다녀왔다”고 했더니 머리를 흔든다. 왜 그럴까. 그런 험한 곳엘 왜 가느냐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아이슬란드는 전체 면적의 20% 정도가 빙하지대일 뿐인데 ‘얼음의 땅’이라는 나라 이름 탓에 적잖은 불이익을 받는다. 진짜 얼음에 뒤덮인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섬이자 이웃인 그린란드의 국명은 ‘녹색의 땅’인 데 비하면 억울하기 그지없다. 언제부터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는 아이슬란드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 보자. “춥지 않을까?” 대부분 아이슬란드는 북극권에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지도를 보면 남한 면적의 아이슬란드에서 북극권(북위 66도32분선)에 속하는 지역은 펭귄을 닳은 귀여운 새 퍼핀이 사는 최북단의 작은 섬 그림세이가 유일하다. 멕시코만류의 영향으로 오히려 따뜻하다. 지난 2월 중순 아이슬란드의 평균 기온은 영상 3~5도였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한다면 추위 걱정은 붙들어 매도 좋다. “멀지 않을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아이슬란드는 스코틀랜드의 머리 위에 있고, 노르웨이와 그린란드의 사이에 있다. 유라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중간쯤이다. 수도 레이캬비크는 양 대륙의 웬만한 도시와 거미줄같이 연결돼 2~3시간이면 닿는 허브도시다. 다양한 저가항공이 연중 운항 중이다. 다만 국내에는 직항이 없어 코펜하겐이나 헬싱키, 런던 등에서 갈아타야 한다. “볼 게 있을까?” 겉은 빙하로 뒤덮여 있지만 속은 펄펄 끓는 얼음과 불의 제전이 만들어 낸 대장엄의 세계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나무가 없는 툰드라 지형이 빚은 벌거숭이 민둥 바위산은 신기원의 뷰를 제공할 것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암흑의 모르도르 같은 분위기다. 30여개의 활화산과 780여곳의 온천, 헤아릴 수 없는 폭포가 오감을 만족하게 한다. 빙하를 체험하거나 영화 ‘프리 월리’의 범고래 케이코의 고향을 탐조할 수 있다. 애완견 같은 아이슬란드 토종 말 타기와 밀크블루의 노천온천이나 오로라 구경은 덤이다. 서구에서는 아이슬란드를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가 지키는 지옥의 문으로 여긴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쓴 쥘 베른의 또 다른 작품 ‘지구 속 여행’의 무대이며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란 제목으로 2008년 영화화됐다. 영국 BBC 방송이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여행지 50곳’을 선정했는데 유럽 6곳 중에서 아이슬란드(44위)는 베네치아(18위), 파리(27위), 로마(35위), 바르셀로나(37위)에 이어 다섯 번째였고, 마터호른(46위)이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케이블TV에서 방영 중인 ‘왕좌의 게임’의 원작도 아이슬란드에서 모티브를 얻은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다. 레이캬비크 시내에서는 서울 못잖은 문화 예술의 향연과 쇼핑과 외식이 기다리고 있다. 바이킹의 피를 타고난 남자들은 멋지고, 금발 북구 여인의 미소와 물가는 살인적이다. 극야의 밤은 깊고 푸르다. 인구는 30만명에 불과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겪기 전 한때 세계 최고의 국민소득을 자랑하던 선진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행복지수 1위다. 영어 사용이 자유롭다. 링 로드(해안일주도로)를 벗어나면 거친 오프로드가 기다리는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천국이기도 하지만, 온천의 휴식과 장엄한 자연경관 보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의 여행지로 더 적격일 수도 있다. ●레이캬비크 시내와 ‘골든 서클’ 둘러보기 ‘골든 서클’이란 아이슬란드의 역사와 대자연을 음미할 수 있는 핵심 여행지 3곳을 이른다. 성지(聖地) 싱벨리어 국립공원, 지하의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지표면을 뚫고 최고 60m 높이로 솟아오르는 게이시르와 환상의 3단 폭포 굴포스 등이다.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한나절이면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수도에서 동쪽으로 23km 떨어진 싱벨리어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AD 930년 아이슬란드인의 조상인 바이킹이 의회의 효시 ‘알싱’을 세웠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지질학적으로 유라시아판과 아메리카 대륙판이 갈라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가이시르는 간헐천(Geyser)이라는 영어 단어를 낳은 ‘원조 간헐천’이다. 굴포스는 빙하 녹은 물이 32m 아래로 떨어지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와는 또 다른 차원의 장관을 연출한다. ‘세상 끝의 수도’ 레이캬비크는 아이슬란드 인구의 4분의3이 모여 사는 메트로폴리스다. 백미는 용암분출로 만들어진 검은 폭포를 형상화한 할그리무르교회다. 시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으며 콜럼버스보다 500년 앞서 미 대륙을 발견한 ‘전설의 바이킹’ 잉골푸르 아르나르손의 동상이 교회 앞을 지키고 있다. 언덕을 내려가면 동화 같은 상점과 카페가 번화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정부청사와 시청사는 우리나라 구청이나 동사무소 같은 작은 규모지만 시청 옆 호수에는 백조가 노닐고 2월의 햇살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항구에 정박한 푸른색 유리 배처럼 보이는 하르파 콘서트홀은 빌바오의 구겐하임 박물관에 비견되는 걸작이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고 공사비는 더 많이 들어갔지만 외양이나 효율성의 격이 떨어지는 서울시청사를 가진 한국인 관광객을 부끄럽게 만든다. 바이킹 배를 형상화한 ‘태양원정대’ 조형물과 함께 도시를 북구의 예술 중심지로 떠오르게 했다. 1986년 10월 11일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옛 소련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만나 지긋지긋한 동서냉전에 종언을 고하는 역사적 담판을 벌인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장도 피오르가 그림같이 펼쳐진 항구를 배경으로 서 있다. 케플라비크 국제공항 쪽으로 40분쯤 달리다 보면 그린다빅이 나온다. 이 나라에서 쓰는 에너지의 60% 이상을 만들어 내는 지열발전소의 굴뚝과 거무튀튀한 현무암 석호 무더기에서 뿜어 나오는 자욱한 수증기가 말해 주듯 세계 5대 온천으로 꼽히는 거대한 노천 해수온천 블루라군이다. 펄펄 끓는 지하수를 끌어다 발전에 쓰고 물을 식혀 온천수로 제공한다. 형광 빛을 띤 우윳빛 온천수는 흡사 물아래에서 푸른 조명을 쏘는 듯하다. 몸이 물에 뜰 정도로 미네랄이 풍부하고 발바닥에 밟히는 하얀 진흙은 피부 미용에 최고다. ●활화산과 빙하의 조우 설원의 여명을 뚫고 떠오른 오렌지색 태양은 해탈의 경지 그 자체다. 인간의 흔적이라곤 실 가락 같은 왕복 이차선 도로와 전기를 머리에 인 전신주 세 가닥뿐이다. 남쪽 해안으로 난 링 로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의 형상을 한 헤클라화산이 나타난다. 8세기에 처음 불을 뿜은 이후 1104년 바이킹촌락을 사라지게 했고, 1970년 이후 10년 단위로 모두 15번 폭발한 아이슬란드의 심장이다. 중간 기착지 비크로 가는 길에 헤클라화산 남쪽의 나지막한 빙하가 석양에 물들어 신비한 자태를 보인다. 2010년 4월 14일 폭발해 전 유럽 공항을 2주일가량 마비시킨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이다. IMF 금융위기와 함께 아이슬란드를 유명하게 한 장본인이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평화롭기만 하다. 비크는 100여 가구가 사는 그림엽서 같은 마을이다. 화산암이 풍화된 ‘블랙비치’가 거대한 아스팔트 활주로처럼 펼쳐졌고, 거대한 오르간 같은 바위와 외돌괴가 바다 위에 떠 있다. 미국의 한 여행잡지에 의해 세계 10대 해변으로 선정된 절경이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서 요쿨사를론까지 100km는 빙하드라이브 길이다. 바트나요쿨의 촉수가 바다를 향해 뻗어 있다. 아이슬란드어로 ‘바트나’는 물, ‘요쿨’은 빙하를 뜻하는데 빙하가 바다로 떠내려가는 장소라고 이해하면 된다. 요쿨사를론은 빙하호수인데 손을 씻을 수도, 발을 담글 수도 있다. 바다로 떠밀려 가다 해변으로 조난당한 빙하의 정박지다. 빙하를 뚫고 나온 용암이 흐른 길을 따라 걷는 빙하 트레킹이나, 빙봉 턱밑까지 모터 스키를 타고 가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아이슬란드에는 역사도 종교도 뛰어넘는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있다. 무엇을 보든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런저런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거나, 세상사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떠나라. 그 앞에 서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손때 타지 않는 자연과의 조우를 통해 내면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지상 최후의 유의미한 여행이 될 것이다. 글 사진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문의 유로타임 02-778-3933 eurotime@eurotime.co.kr
  • [기고] 교황 방한 또 하나의 기적/백영옥 명지대 초빙교수

    [기고] 교황 방한 또 하나의 기적/백영옥 명지대 초빙교수

    180여년 전 로마의 카펠라리 추기경은 은둔의 나라 조선에서 온 눈물겹고 감동스러운 사연을 접한다. 외부 선교사를 통해 신앙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천주교 신앙을 이해하고 엄청난 박해 속에서도 신앙공동체를 형성한 조선 교인들의 이야기다. 세계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성직자 없이 신앙생활을 하던 조선의 교인들은 교황청에 선교사 파견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들의 사연에 감동된 카펠라리 추기경은 1831년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로 선출되면서 그해 9월 조선교구를 독립 교구로 설정한다. 교인은 1만명도 안 되며, 성당도 하나 없고, 성직자도 한 명이 없는 조선의 교구 설정은 로마교황에 의해 조선의 독립적 지위가 인정된 것이며, 서구에도 독립적 지위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레고리오 16세는 조선교구의 사목활동을 파리외방전교회에 위임하고 브뤼기에르 주교를 천주교 조선교구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브뤼기에르 주교는 조선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던 중 병에 걸려 조선입국에 실패하고, 앵베르 주교가 그 뒤를 이었다. 가톨릭 사제에게 순교의 땅으로 알려진 조선으로 떠나는 친구인 앵베르 주교를 위해 기도하던 구노는 앵베르 주교의 순교소식을 듣고 성모송에 곡을 붙여 그 유명한 ‘아베 마리아’를 작곡한다. 선조들의 신앙과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교구가 설립된 지 183년이 된 오늘의 한국교회는 가톨릭 신자수 530만명, 인구 1만명당 사제 1명으로 놀라운 성장을 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통계에 의하면 77개국에 899명의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남수단에서 고 이태석 신부가 했던 것처럼 가장 낮은 곳에서 믿음 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박해 시절을 보내고, 민족의 역사적 수난을 겪으면서 해외에서 도움을 받았던 우리는 받는 사람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지구촌 곳곳에서 이들의 마음을 배려한 도움을 주며 함께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을 사랑한다는 말씀에는 이 모든 것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받는 사람의 마음을 배려한 도움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과 더 나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주민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남한주민이 북한 이탈주민에 대해 포용적이고 남한주민이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북한 이탈주민일수록 통일 이후 남북한 주민들이 화합해서 잘살 것이라 기대한다고 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만들고, 차별과 편견보다는 다양성을 포용하며 함께 살아간다면 통일은 보다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은둔, 박해, 가난에서 벗어나 로마에 한국신학원을 설립하고 그 성당에서 수백 명의 한국인 수도자, 유학생, 교민들이 함께 모여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인 염수정 추기경의 서임을 축하하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을 겸임한 염 추기경은 일상의 언어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간절한 기도로 화해와 사랑을 강조했다. 화해와 사랑으로 우리 사회의 통합뿐 아니라 통일시대를 열어 나갔으면 한다. 오는 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기다리며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꿈꾸어 본다.
  • 육군 2022년까지 11만명 감축

    육군 2022년까지 11만명 감축

    국방부는 현재 63만 3000여명의 상비병력을 2022년까지 52만 2000여명으로 감축하고 육군 작전의 중심을 항공·방공 기능을 보완한 ‘미니 야전군사령부’ 체제로 개편한다. 한반도에서의 전면전 징후가 임박하면 북한에 선제적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능동적 억제’ 전략도 도입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방개혁 기본계획’(2014~2030)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해 재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병력구조를 정예화하기 위해 현재 야전군사령부(15만~20만명 규모) 위주의 육군 작전을 5년 이내에 전방 군단(4만~5만명 규모)들이 주도하도록 지휘체계를 개편한다. 이를 위해 기존 야전군사령부가 맡았던 인사, 군수, 전투근무지원과 작전지휘 기능을 군단에 대폭 이양해 군단이 사실상 ‘미니 야전군사령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군단과 사단, 기갑여단 등의 부대 개편작업을 2026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다만 군은 기존 국방개혁에서 2015년까지 1야전군사령부과 3야전군사령부를 통합해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개혁안에서는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현재 미국과 논의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고려해 5년가량 늦춰질 전망이다. 군 당국은 2022년까지 육군은 49만 8000여명에서 38만 7000여명으로 11만 1000명 감축하는 대신 해군(4만 1000여명)과 해병대(2만 9000여명), 공군(6만 5000여명)은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그 대신 2025년까지 간부(장교+부사관) 비율을 현재 29.5%에서 42.5%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병사는 44만 6000명에서 30만명으로, 장교는 7만 1000명에서 7만명으로 줄어들고 부사관은 11만 6000명에서 15만 2000명으로 늘어난다. 국방부는 개혁과제의 추진을 위해 올해부터 2018년까지 5년간 214조 5000억원의 국방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군 관계자는 “강도 높은 국방개혁 추진을 위해서는 5년간 연평균 증가율 7.2% 수준의 국방비가 확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천국을 누비다…‘설국의 고장’ 日도호쿠 3현을 가다

    천국을 누비다…‘설국의 고장’ 日도호쿠 3현을 가다

    아오모리, 아키타, 이와테 등 일본의 3개 현은 혼슈의 동북 끝에 있다. 이 지역은 외진 곳인 데다 농업 외에 특별히 내세울 게 없어 해마다 인구가 줄고 있다. 그러나 일본 내 변방이라는 지리적 불리함은 한적함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고 있다. 맑은 계곡과 울창한 수림, 쾌적한 환경, 잘 다듬어진 아늑한 시골 풍광은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국토교통성 동북운수국 국제관광과의 기무라 다카히로 전문관은 “이곳은 도시인들이 마음을 치유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겨울왕국] 핫코다 설산서 5월까지 눈꽃 스키… 아오모리 시내선 벚꽃 만끽 겨울을 달궜던 설원(雪原)이 봄기운에 하루가 다르게 힘을 잃고 있다. 스키 마니아들은 못내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아오모리시 핫코다(1584m) 산은 아직도 눈의 세계다. 아오모리는 연간 강설량이 426㎝에 이를 정도로 일본에서도 눈이 많은 지역이다. 하루 최대 적설량은 82㎝다. 여기에 낮과 밤의 기온차가 4~5도에 불과해 오랫동안 눈이 녹지 않는다. 일본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핫코다 산 자락에 자리한 스키장은 5월 중순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아오모리현 관광국제전략국 관광교류추진과의 사카모토 슈헤이는 “스키장은 아오모리시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여서 4월이 되면 시내에서 벚꽃을 구경한 뒤 산에서 눈꽃을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멀리 바다가 보이고 정상부에서는 수빙(樹氷)이 반긴다. 수빙은 빙점 이하로 냉각된 짙은 안개가 나무에 달라붙어 형성된 하얀 얼음층으로 일명 ‘스노 몬스터’로 불린다. 말 그대로 기괴한 괴물이 이색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설질(雪質)은 수분이 적은 데다 입자가 고운 스노 파우더여서 최상이다. 슬로프를 타고 내려올 수도 있고 상급자의 경우 신고를 하면 수빙과 숲 속을 자유롭게 활강할 수도 있다. 인근에는 1954년 국민보양온천 1호로 지정된 스카유 온천이 있어 스키어들의 피로를 풀어 준다. 센닌부로(千人風呂)라는 혼욕 대욕탕이 유명하다. 아키타현 모리요시 산에 있는 아니 스키장은 슬로프가 삼나무와 너도밤나무 군락지 사이에 형성돼 있다. 눈을 이고 있는 삼나무의 푸른 잎과 알몸으로 겨울을 나고 있는 너도밤나무의 앙상한 가지가 대비된다. 스키장 정상에서도 수빙을 구경할 수 있다. [설국열차] 스토브열차 속 난로에 손 녹이고… 내륙열차 창밖 설경 보며 맘 녹이고 아오모리현의 스토브열차와 아키타현의 내륙열차는 완행열차다. 나카사토와 고쇼가와라 역을 왕복 운행하는 스토브열차에 오르면 객실과 승무원 모두 1950~60년대 모습 그대로여서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다. 객실 가운데에는 석탄 난로가 설치돼 있어 오징어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종종 들려오는 신호등 소리도 한가하게 울린다. 내륙열차는 기타아키타시 다카노스역과 센보쿠시 가쿠노다테를 잇는 협궤 전철이다. 차창 사이로 아키타의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쉴 새 없이 다가왔다 사라진다. 열차는 연간 2억엔(20억원)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광객이 찾아 명백을 잇고 있다. 두 열차가 고속철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빠름이 아닌 느림 때문이다. 빠름과 느림이 공존하는 풍토와 여유가 부럽다. 이와테현에 있는 히라이즈미는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불교 유적지다. 홋카이도·도후쿠 지방에서는 처음이고 일본 전체로는 16번째다. 히라이즈미 문화유산은 주손지 절(中尊寺), 모쓰지 절(毛越寺), 무료코인 유적지(觀自在王院跡) 등으로 이뤄져 있다. 주손지에는 일본 국보 1호인 곤지키도(色堂)가 보관돼 있다. 곤지키도는 아미타불, 관음보살 등 48개 불상을 금으로 장식한 것으로 이곳을 통치했던 후지와라가의 1대손 기요하라가 1124년 만들었다. 불상에다 변하지 않는 금을 입혔으니 영원불멸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읽을 수 있다. 모쓰지는 2대손 모토히라가 건립한 사원으로 ‘정토의 세계’를 표현한 정원이 복원, 정비돼 있다. 무료코인 유적지는 3대손 히데히라가 교토의 뵤도인 사찰을 본떠 만든 사원으로 현재는 연못 터와 초석이 남아 있을 뿐이다. 불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쯤 둘러볼 만하다. [페스티벌] 메밀국수 먹기 대회선 추억 쌓고… 가마쿠라 축제선 소원빌며 情 쌓고 겨울은 관광 비수기다. 추워서 야외 활동을 하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동북 3개 현은 아기자기한 축제로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이와테현 하나마키시에서는 매년 완코소바(메밀국수) 대회가 개최된다. 56회째를 맞는 올해 대회는 지난 11일 열렸다. 하나마키의 메밀국수는 에도시대 도쿄로 가던 영주 남부토시나오가 완(椀)이라는 작은 그릇에 대접받은 메밀국수가 너무 맛있어 여러 차례 더 먹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대회는 소년부, 일반부, 여자부 등으로 나뉘어 완에 담긴 메밀국수를 누가 얼마나 먹는가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많이 먹는 것을 자랑하는 것보다 미련한 짓이 없다지만 친구, 부모들이 북과 함성을 울리며 열띤 응원전을 펼치자 대회는 달아올랐다. 보통 여자는 50그릇, 성인 남자는 70그릇을 먹는데 역대 최고 기록은 254그릇이라고 한다. 승패를 떠나 참가자들에겐 즐거운 추억거리가 되고 시에서는 메밀을 홍보하고 비수기 특수를 창출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남는 장사다. 아키타현 요코테시는 인구 10만의 소도시지만 가마쿠라 축제가 열리면 이틀 동안 3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다. 가마쿠라는 눈으로 만든 눈집으로, 안에 물신(水神)을 모시고 집안의 평화와 안녕, 한 해의 풍작을 기원한다. 축제는 400년이 넘었으며 관광객들은 시내 곳곳에 설치된 가마쿠라를 순회하며 저마다의 소원을 빈다. 아오모리 고쇼가와라시에서는 해마다 8월 다치네푸타 축제가 열려 지난해에는 13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높이 24m, 무게 19t에 이르는 대형 무사 인형 3개를 앞세우고 춤과 노래를 추며 시내를 행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축제는 여름에만 반짝하지 않고 사시사철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시내에 다치네푸타 상설 전시관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까이서 다치네푸타를 볼 수 있으며 제작 과정을 견학할 수도 있다. 글 사진 이와테·아오모리·아키타(일본)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동북 3현을 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비행기로 센다이로 간 뒤 기차를 이용하거나 아오모리와 아키타 국제 공항으로 바로 갈 수도 있다. 센다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월·수·금·일요일 주 4회 운항한다. 센다이공항에서 JR센다이역까지는 지하철로 25분 걸리며 센다이역에서 신칸센을 타면 이와테현 모리오카까지 44분 걸린다. 아오모리는 수·금·일요일, 아키다는 월·목·토요일 각각 주 3회 대한항공이 뜬다. 항공편수는 항공사 사정에 따라 조정되며 비행 시간은 두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주변 볼거리 아키타현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 기슭에 있는 유토온천은 역사가 3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온천이다. 온천이 여러 개 있지만 학이 내려와 상처를 치유했다는 뽀얀 우유 빛깔의 쓰르노유 온천이 유명하다. 아오모리현의 오이라세 계곡은 울창한 수림에 맑은 물이 풍부하게 흘러 봄부터 가을까지 트레킹하기에 좋다. 도와다 호수의 겨울 축제도 볼 만하다. 눈 조각상을 구경할 수 있으며 눈으로 만든 얼음집에서 술과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 ‘선착순’ 문화누리카드 홈피 먹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취약계층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린다며 마련한 ‘문화누리카드’(통합문화이용권) 발급이 홈페이지 마비로 차질을 빚었다.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현장 접수가 함께 이뤄지면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 지원대상자 일부가 선착순 카드 발급에서 제외되는 등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9시 발급 신청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25일 오전에도 잠시 문을 열었지만 곧바로 다시 접속이 막히는 등 이틀째 마비 사태를 겪었다. 문체부는 해명 자료를 통해 “기존 홈페이지의 접속 회선을 지난해에 비해 30배 이상 확대했다”며 “(신청 대상이 아닌) 일반인들까지 사이트에 동시에 접속해 수급대상자 여부를 확인하면서 접근이 원활치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비 규모(730억원)가 제한된 데다 선착순 방식으로 카드 발급을 접수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자치 시·군·구는 배당된 예산이 소진되면 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이럴 경우 지원 대상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330만명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144만명만 혜택을 입게 된다. 문체부는 지난해 문화이용권 1분기 발급률이 60.5%에 그칠 만큼 호응이 높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이뤄진 현장 접수에선 발급률이 이미 30%를 훌쩍 넘겼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연아 서명운동 130만명 육박!…연아야 고마워 힘 어디까지 갈까

    김연아 서명운동 130만명 육박!…연아야 고마워 힘 어디까지 갈까

    김연아 서명운동 130만명 육박!…연아야 고마워 힘 어디까지 갈까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피겨 여왕’김연아가 석연치 않은 점수로 은메달에 머무르자 네티즌들이 재심사를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과 예술점수(PCS) 74.50점 등 144.19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더한 219.11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차지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무려 224.59점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정확한 에지(스케이트 날) 사용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는데도 가산점을 1.7점이나 받았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이었다. 동메달은 총 합계 216.73점을 받은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에게 돌아갔다. 김연아의 은메달 소식이 전해진 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세계적인 인권 회복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소치 동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심판 판정에 대한 조사와 재심사를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21일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경기 결과에 정식 항의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국제빙상연맹에 제출하는 재심사 요청서를 기재하기 위해서는 라스트 네임(Last name)에 성, 퍼스트 네임(First name)에 이름을 적고 본인의 메일을 기재해 가입한다. 가령 홍길동이 서명을 한다고 했을 때, First Name에 ‘Gil-Dong’ (길동), Last Name에 ‘Hong(홍)’을 적으면 된다. 이 서명의 전체 목표는 100만 명이었지만 오후 6시 40분 현재 130만명에 육박했다. 김연아 서명운동에 네티즌들은 “연아야 고마워, 서명운동 나도 해야지”, “연아야 고마워, 김연아 인터뷰 감동이었어요”, “김연아 서명운동 벌써 이만큼 모였다니 대박이다” “김연아 서명운동 first name-last name 헷갈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도 소싸움 경기 운영 차질 불가피

    경북 청도 소싸움 경기의 운영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소싸움 경기를 시행하는 청도공영사업공사와 수탁사업자인 ㈜한국우사회 간의 경기장 사용료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파행 장기화마저 우려되고 있다. 경기장을 건립해 청도군에 기부채납한 우사회는 경기장 개장일인 2011년 9월부터 31년 9개월간 경기장 무상 사용권을 갖고 있다. 경기장을 임대해 경기를 여는 공영사업공사는 올해부터 경기장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17일 공영사업공사와 우사회에 따르면 소싸움장 사용료 첫 정산을 앞두고 최근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로 예정됐던 소싸움장 개장은 무기한 연기됐다. 당장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개장까지는 최소 2개월이 걸린다. 소싸움 경기를 시작하려면 60일 전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상당해 소싸움장 개장이 수개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우사회는 경기장 연간 사용료로 84억원(부가세 별도)을 요구하는 반면 공사는 총매출액의 5.5% 지급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우사회는 직원 15명의 연간 인건비 6억 5000만원 지원 및 3년간 경기장 운영 적자분 40억원 상당에 대한 2년간 지급유예 요구 등 부대 협상 조건을 공사가 수용하면 사용료 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우사회의 과도한 요구로 협상이 결렬됐다. 조속한 개장을 위해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사회 관계자는 “경기장 건립에 참여한 주주들이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1년 소싸움장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총매출액은 327억원을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2011년 16억 4000만원, 2012년 115억 6000만원, 지난해 195억원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899경기를 진행한 결과 총관람객은 102만명으로 하루 평균 관람객이 1만 1000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총관람객 30만명, 일일 평균 4000명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청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우익은 동색… 日산케이신문도 “난징 대학살 없었다”

    보수 성향의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16일 난징(南京) 학살이 없었다는 햐쿠타 나오키 NHK 경영위원의 발언을 감싸는 시론을 실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산케이는 이날 “‘대학살이 없었다’는 것은 정론”이라는 이시카와 미즈호 논설위원의 글을 실었다. 이시카와는 글에서 “인구 20만명의 난징에서 30만명을 학살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햐쿠타의 발언은 거의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난징대학살은 옛 일본군이 당시 중국의 수도인 난징을 점유한 1937년 12월부터 1938년 초에 걸쳐 많은 중국군 포로나 시민을 학살했다고 선언된 사건”이라며 “그 숫자에 관해 중국 당국은 30만명이라고 주장하고 전후 도쿄재판(극동군사재판)에서는 20만명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이시카와는 1938년 2월 국제연맹(유엔의 전신) 이사회에서 중국정부 대표가 난징에서 2만명이 학살당하고 여성 수천 명이 폭행당했다고 연설하며 행동을 촉구했지만, 일본이 탈퇴한 상황에서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 위안부는 전쟁을 한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는 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의 발언도 ‘대체로 틀리지 않았다’고 옹호했다. 시론은 “그간 역사문제에 관한 각료의 언급에 한국이나 중국, 일본의 일부 언론이 반발하면 이들이 발언을 철회하거나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있었다”고 거론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케이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발표에 앞서 이뤄진 일본 정부의 피해자 조사가 허술하다며 사실상 수정·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시론은 햐쿠타 위원이나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관한 비판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들을 경질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分區 19년 만에 ‘성동소방서’ 2017년 출동한다

    드디어 성동소방서가 생긴다. 성동구는 5일 올해 설계공모 뒤 내년 착공, 2017년 6월 완공한다고 밝혔다. 부지는 서울시와 다양하게 논의한 끝에 행당도시개발지구(행당동 87-4)로 결정됐다. 주민 30만명이나 되는데 소방서가 없다면 이상할 수도 있는데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이런 곳은 성동과 금천 2곳이었다. 1995년 성동·광진구로 분구된 뒤에도 광진소방서가 성동지역을 계속 맡았다. 이러다 보니 성동, 광진 두 지역 모두 문제가 생겼다. 성동은 공장 밀집지대여서 화재에 늘 신경써야 하는 성수동 지역과 고지대여서 화재 취약지역으로 분류되는 금호동 등에서 대응이 늦을 수 있다는 위험을 떠안았다. 화재는 재빠른 출동으로 초기에 진압하는 게 핵심인데 광진소방서에서 출동하다 보니 ‘5분 내 출동’의 원칙이 지켜지기 어려웠다. 광진소방서 역시 성동 지역까지 담당하느라 큰 부담을 안고 있었다. 다른 소방서에 비해 연평균 화재 출동이 62%, 구조·구급 출동이 33%나 많았다. 여기다 왕십리뉴타운 아파트에 5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었고 성수동 첨단사업단지 개발 등 지역 개발 사업이 진행됐다. 이대로 가다간 업무 부담이 더 늘어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때문에 성동은 소방서 유치에 온 몸을 던졌다. 김희전 시의원은 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 중기재정계획안에 소방서 신설을 반영했다. 올해 예산으로는 37억원이 확보됐다. 김 의원은 “행정당국은 물론 주민들 사이에서도 조그만 불이 큰 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제기됐었다”며 “앞으로도 건립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재득 구청장은 “재난의 경우 터진 뒤 이겨내는 것보다 평상시 미리 준비하고 예방하는 유비무환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런 만큼 3년 뒤 들어설 성동소방서가 유비무환의 구심점으로 구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박홍환의 시시콜콜] 소녀들의 절망과 동아시아의 비극

    [박홍환의 시시콜콜] 소녀들의 절망과 동아시아의 비극

    그녀의 일생이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어진 건 그녀 나이 13살 때였다. 함경남도 영흥의 집 앞에서 일본 순사에게 납치된 그녀는 3년간 유리공장에서 강제노역을 당한 뒤 간도로 끌려갔다. 꽃다운 어린 소녀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군에게 청춘을 짓밟힌 그녀는 절망감으로 가득했을 10대 이후 암흑의 삶을 가슴속에 담아놓은 채 어제 경기 파주의 삼각지성당 하늘묘원에 지친 몸을 눕혔다. 그렇게 떠난 그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가 폐지와 빈병을 주워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얼마나 사무쳤는지 “위안부 문제를 잘 공부해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평생을 대인공포증과 일본 순사의 환상과 환청에 시달렸던 그녀는 왜 아픈 역사를 후대에 기억시키려 했던 것일까. 또 다른 그녀, 샤수친(夏淑琴)의 시계는 유난히 추웠던 난징(南京)의 1937년 12월에 멈춰져 있다. 그녀 나이 8살 때다. 흘러내린 피로 강을 이뤘던 난징대학살 당시 그녀는 눈앞에서 온 가족을 잃었다. 자신도 일본군 칼에 3곳이나 찔려 사경을 헤매다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당시 난징에서는 일본군 병사들의 ‘살인경쟁’으로 한 달 동안 30만명이 무참히 학살됐다. 여성들의 경우 ‘선간후살’(先姦後殺·먼저 성폭행하고 나중에 죽임)하거나 위안부로 데려갔다. 그런 ‘야만의 시대’를 직접 경험하고 목격한 그녀는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는 일에 평생을 매달려 왔다. 그녀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날은 언제쯤일까. 제3의 그녀,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 역시 깊은 절망감에 빠진 어린 시절을 겪었다. 군림하던 ‘황국 신민’에서 졸지에 지탄받는 ‘패전국 쓰레기’로 전락한 건 그녀 나이 12살 때다. 당시 절망과 공포 속에 함경북도 나남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귀국하는 과정이 몇 해 전 일부 내용이 논란이 됐던 ‘요코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그녀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황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는 55명만 남았다. 황 할머니가 한을 못 풀고 눈을 감기 직전 일본 공영방송 NHK의 모미이 가쓰토 신임 회장은 “전쟁 지역에는 모두 위안부가 있었다. 한국이 일본만 (위안부를)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한다”는 망언을 했다. 극우주의자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모미이 회장의 위안부 발언은 정론”이라고 맞장구쳤다. 일본의 우익 지식인들은 난징대학살을 여전히 ‘난징사건’으로 축소 규정한 채 학살 전모를 부정하고 있다. 패전의 기억을 담은 ‘요코 이야기’는 일본에서 출간조차 되지 못했다. 이렇듯 20세기 초·중반 동아시아의 비극을 초래한 일본은 여전히 ‘소녀들의 절망’을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는 우익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본이 과거사를 부정하는 한 동아시아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아베 보란 듯… 中 난징대학살 기념관 2배 키운다

    중국 당국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반역사적 행보에 대한 대외 비난전의 연장선으로 ‘난징(南京)대학살 기념관’을 두 배 이상 규모로 확충하기로 했다. 최근 하얼빈역에 ‘안중근 기념관’을 개관한 데 이어 일본 군국주의 실상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난징시는 난징대학살 기념관 옆에 항일전쟁 승리를 주제로 하는 ‘중국전구(戰區)승리 기념관’을 짓기로 했다고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가 27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전구승리 기념관은 현재의 난징대학살 기념관의 총면적(3만㎡)과 비슷한 크기인 2만 5000㎡이며, 내부에 8000㎡ 규모의 전시관을 비롯해 승리광장, 승리공원 등이 조성된다. 최근 공사에 착수했으며 내년 7월 문을 연다. 난징대학살 기념관은 이를 위해 최근 해외 교포 및 시민들로부터 관련 문물과 사료를 기증받았다. 이 중에는 국민당정부 충칭(重慶)통일전선부 상무인쇄소가 발간한 ‘중국군대가 사살한 일본군 장교’ 명단도 있다. 명단에는 일본군 오오스미 미네오 해군대장 소속 장교 62명이 수록돼있다. 중국 학계는 일본군이 1937년 12월 난징대학살 과정에서 최대 30만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관동군이 만주에서 산둥(山東)성을 거쳐 난징으로 진격 중에 약 30만 명을 죽이고 난징 점령 뒤에 약 4만 2000명을 살해했다는 설도 있다. 반면 일본 학계는 피해자 규모를 2만∼2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난징대학살 기념관 주청산(朱成山) 관장은 “국제적인 반(反)군국주의 전쟁에서 중국의 승리를 기념하는 ‘중국전구승리 기념관’은 아베 등 일본 우익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공기업 탐방-교통안전공단] “부채 감소·과잉 복지 축소·정보 공개… 3대 개혁 시동”

    [공기업 탐방-교통안전공단] “부채 감소·과잉 복지 축소·정보 공개… 3대 개혁 시동”

    교통안전공단은 도로·철도·항공 등의 교통안전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교통안전전문기관이다. 공단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00억원가량을 기록하며 경영 쇄신에 성공했다. 최근 들어 노사 간 협력을 통한 상생 경영의 행보를 걷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직원 승진 과정에서 인사 청탁에 연루돼 전·현직 고위 간부와 노조위원장 등이 경찰의 수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수사로 비리 정황이 드러나자, 공단은 뒤늦게 썩은 살 도려내기에 나섰다. 변화의 중심에 선 사람은 2011년 8월 취임한 정일영 이사장이었다. 전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을 역임한 그는 취임 후 인사 ‘비위 행위 근절 대책’을 시행하고, 비리 직원을 엄중 처단하며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인사제도의 투명성을 높였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준정부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직원들의 전문성을 기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쇄신의 결과 공단은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 반부패경쟁력평가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또 지난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012년 C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한 B등급을 받았다. 정 이사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워낙 공단의 성과가 좋아 올해에는 A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22일 정 이사장을 직접 만나 공단의 개혁 비결과 미래를 들어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A등급을 받을 줄 알았는데 좀 아쉬웠다. 올해 경영평가에선 지난해 실적이 좋아 A등급을 받을 것 같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7% 정도 줄었고,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경영 성과도 좋았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계량과 비계량 평가로 나뉘는데 계량적 측면에선 우리 공단이 최우수 기관이 될 것이다. 처음 취임했을 때에는 노조의 인사 개입 및 비리 청탁 등의 문제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인사 비리 문제 등을 모두 정리하고 시스템을 바꿔 가면서 지난해 성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한번 최고의 평가를 노려보려고 한다. →교통안전공단의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꾸준히 교통사고를 줄여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 또 지난해 국민이 ‘교통안전공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도록 브랜드 캐치프레이즈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오천만 안심 프로젝트’ 브랜드 이름을 만들었고, 올해는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려고 한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자동차 검사의 효율성 및 검사 방법 등을 한 단계 더 올리고, 택시 전국 통합 콜센터, 자동차 공제, 철도 안전승인제도, 디지털 운행기록계 등 IT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빠르면 2020년, 늦어도 2024년까지 현재 교통사고 사상자의 수준을 절반까지 줄이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복안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중점적으로 사업용 자동차인 버스와 택시 등에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부착할 계획이다. 블랙박스와 비슷한 것인데 디지털 운행기록계는 실시간으로 공단 측에 운행 속도 및 정보 등을 전송하기 때문에 컨트롤이 가능하다. 또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스마트 하이웨이(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통제시스템과 통신하며 주행 중인 도로의 정보를 주고받는 스마트한 고속도로를 일컫는 말)는 길과 차량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이다. 졸음운전을 한다거나 도로 위에 낙하물이 있다거나 교통사고 상황 등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 주는 자동돌발감지시스템 등이 활용되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 국민들의 교통문화 수준도 올라가면서 현재 교통사고로 연 5000명 사망, 30만명이 부상하는 전쟁 수준의 사상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SOC 등 건설 부문의 일은 점점 줄어들지만 교통안전 관련 일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공단에선 전국 대중교통시책 평가, 전국 교통문화지수 등을 다룬다. 공단의 일은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교통안전공단의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 인력의 수요도 그만큼 커지겠다. -인력, 물론 많이 필요하다. 공단이 요구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30명에서 50명, 지난해 70명을 증원했다. 공단 이사장 입장에선 인원이 많이 늘면 좋긴 하지만 인력을 무조건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늘리긴 늘리되 업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 전국에 공단에서 관리하는 자동차검사소는 총 57개다. 차량이 늘어나면서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기계시스템 등을 도입하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교통안전공단은 몇 년 전 노조의 인사 청탁 문제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조직의 질서도 어지러워지고, 비효율적인 면이 상당했던 같다.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노사 관계가 상당히 좋다. 이전에도 노사 관계가 나쁘진 않았다. 노조가 요구하는 걸 사측이 적당히 잘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사장과 노조위원장이 같이 해외 출장도 가고 파업도 없고 했으니 외부에서 볼 때 좋아 보였겠지만, 이런 게 진짜 건전한 노사 관계는 아니다. 취임 후 노조에 경영과 인사에는 절대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후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탄생했고, 이들도 전임 노조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분기마다 지역 본부별로 100~200명의 직원과 산행을 하면서 막걸리를 마시는 행사를 가졌다.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얼마 전 시무식에서 노조위원장이 노사가 하나가 돼 공단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며 앞으로 투쟁이란 단어는 노조에서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건전한 노사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자동차검사소는 현재 민간에서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어떤가. -먼저 민간과 경쟁적인 관계에 있는 것 자체는 서비스 개선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현재 자동차검사소는 민간에서 30%, 공단이 70% 정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민간에서 간혹 사업체들과 계약을 맺으면서 구조 변경 등을 할 때 편의를 봐주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된 바 있다. 언론에도 몇 번 보도됐는데 이에 대해 검찰에서 수사에 나선 적도 있다. →공기업 개혁이 화두다. 민간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주려면 공단이 어떤 개혁을 해야 하나. -공기업의 개혁은 크게 3가지로 본다. 첫째, 부채 감소다. 현재 공단의 부채비율은 20% 정도다. 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건전한 재정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방만 경영이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됐던 게 노조의 경영 개입으로 인한 과다한 복지제도다. 취임 이후 노조와의 관계를 건전하게 바꾸고 불필요한 복지제도를 개선했다. 셋째, 정보의 공개다. 국민에게 공단의 정보를 최대한 알려야 한다.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해야 한다. 자동차가 제작되려면 안전기준을 만드는 것부터 제작 결함 검사, 급발진 검사 등을 한다. 자동차 이력관리 포털시스템과 자동차 등록 등 자동차의 전 사이클 업무를 우리가 맡고 있는데 국민에게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대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금을 줄이는 등 강한 주문을 많이 했더라. -2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 인상을 보류하고 사외이사들의 수당도 3000만원 이하로 줄였다. 복지 혜택도 많이 줄였다. 기존에 늘 받았던 혜택을 줄여 버리는 거라 직원들이 반발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전 직원에게 이해와 양해를 구했다. 여러분이 많이 양보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차세대 먹거리는 무엇인가.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교통안전예보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현재 시범운영 중인데 방송매체 등을 통해 일기예보처럼 지역별 사고 위험 수치 및 교통안전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려고 한다. 또 전국의 자동차 운행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 자동차 등록시스템을 개선해 현재 일부는 온라인에서, 일부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것을 전국 어디서나 온라인시스템으로 등록 및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바꾸고 자동차 등록관리 수수료 등으로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려고 한다. 이외에도 몽골은 우리나라 중고 자동차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인데 이들 국가에 수출되는 중고 자동차를 검사해 검사료 수익을 올리는 것 등의 부대사업을 준비 중이다. 대담 최용규 산업부장 정리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정일영 이사장은 ▲1957년 충남 보령 출생 ▲용산고· 연세대 경영학과·리즈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행시 23회 ▲건설교통부 홍보관리관 ▲국토해양부 항공철도국장, 교통정책실장, 항공정책실장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불황 따른 고용 부진… 비자발적 시간제 양산 ‘악순환’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불황 따른 고용 부진… 비자발적 시간제 양산 ‘악순환’

    프랑스 파리의 한 꽃집에서 일하는 크리스텔 솔롱(25·여)은 매주 22시간을 일하고 한 달에 800유로(약 115만원)를 받는다.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인근에 위치한 이 꽃집에 근무하는 직원은 모두 4명. 이 중 세 명은 정규직이고 솔롱만 시간제 근로자다. 정규직들은 초과근무를 포함해 주당 42시간 정도를 일하고 솔롱의 두 배 수준인 1500유로(약 216만원)를 가져간다. 솔롱의 소망은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정규직 전일제가 돼서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는 “같은 에콜(직업학교)을 졸업한 친구들 중에서 정규직이 된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대부분 정규직 전일제 일자리를 원하지만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시간제로 일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때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면에서 유럽의 맹주를 자처했던 프랑스의 경제와 대외적 위상은 지속적인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웃 독일과 네덜란드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인 데 비해 농업과 서비스업 중심인 프랑스는 터키, 중국 등의 성장으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일자리·복지 개혁에도 실패하면서 사회 전반이 침체된 분위기다. 경기침체는 고용시장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시간제 근로자를 지난해 말 현재 420만여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1997유로인 데 비해 시간제 근로자 평균은 996유로, 이 중 50% 이상은 월수입 850유로 미만이다. 시간제 근로자 중 32%는 생계가 곤란해 당장 정규직 전일제 전환이 시급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근로 의사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업률 역시 10%(2010년 기준)로 유럽연합 평균(9.6%)보다 높고 25세 이하 청년층의 경우에는 22.4%에 육박한다. 특히 전체 시간제 근로자 중 77.8%가 정규직 전일제 전환에 대한 기약이 없는 무기시간제 근로인데,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간제 근로자의 고용전환 보장제도 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시간제 근로가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독일이나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내 다른 나라들이 시간제 근로를 사회통합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설계해 육성한 것과 달리,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 대신 시간제 근로자가 어쩔 수 없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982년 전체 근로자의 8.2% 수준이던 프랑스 시간제 근로자는 2005년 17.9%로 급증했고, 현재는 20% 수준이다. 노동 전문가들은 프랑스 시간제 근로 문제의 가장 핵심 원인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고용보호 제도에서 찾고 있다. 민간고용서비스회사인 아데코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프랑스의 경직적인 고용보호법제는 청년층 비정규계약의 급증을 가져왔고,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도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시간제 또는 비정규직이 정규직 전일제로 전환되는 데는 10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이는 유럽 내에서 가장 긴 시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7년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시간제 근로자는 20~24세가 가장 많고, 나이가 들수록 완만하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청년들이 이 같은 일자리 상황을 피해 여건이 좋은 다른 나라로 대량 이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40세 이상 프랑스 청년층 중 현재 런던에만 3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고, 인구수로만 따지면 런던은 프랑스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다. 프랑스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김혜진씨는 “아주 오랜기간 동안 프랑스에서 ‘역동성’이라는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됐다”면서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니 전반적으로 사회가 지쳐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프랑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프랑스에서는 시간제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새 고용법이 발효됐다. 고용주 또는 기업은 주 24시간 이상으로 근로계약을 맺어야 하는 ‘법정최저노동시간’이 도입됐다. 지난해 전체 시간제 근로자들의 주 평균 노동시간은 23시간 20분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한국대표부 측은 “시간제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24시간으로 상향조정해 법으로 규정한 것은 저소득층에 대한 보호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정최저노동시간제 역시 합의를 거치고 반대 진영의 논리를 반영하면서 수많은 예외조항을 가진 누더기가 됐다. 베이비시터, 가사도우미, 26세 미만의 학생 시간제 근로자, 여러 고용주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프리랜서 등은 최저노동시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 ‘근로자 측이 요구할 경우’에는 모든 업종에서 법정최저노동시간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파리에서 플로리스트로 일하는 장유진(33·여)씨는 “일자리가 절실한 사람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고용주의 요구대로 최저노동시간 예외를 원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반대로 중소기업이나 상점들 같은 경우에는 최저노동시간 규정이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파리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오바마 28일 국정연설 키워드는 ‘경제’

    오는 2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주제는 ‘경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외교’ 이슈는 짧게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 고문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연설에는 더 많은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경제 활동에 종사하는 국민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경제 안전망을 제공하는 행동 계획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게 바로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이 끝나면 곧바로 전국을 돌며 ‘일자리 세일즈’에 나서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자신이 국정연설에서 제시할 의제를 강조하기 위해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 카운티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위스콘신주 밀워키, 테네시주 내슈빌 등을 순회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사건건 대립각을 보이는 의회가 도와주지 않더라도 장기 실업자에 대한 지원 등 빈부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국정연설을 통해 지난해 말 지원이 끊긴 130만명의 장기 실업자에 대한 실업수당 연장 지급 법안 처리 등을 다시 촉구하고 의회가 응하지 않으면 이에 대처하기 위한 행정 명령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최저임금 인상, 아동 조기 교육 확대, 포괄적 이민 개혁 등도 의회를 압박할 카드로 국정연설에 등장할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공무원연금, 이대론 안된다] 2017년 수정 앞둔 핀란드 연금개혁

    [공무원연금, 이대론 안된다] 2017년 수정 앞둔 핀란드 연금개혁

    자작나무가 가로수로 쓰이고 우리가 축구를 즐기듯 아이스하키를 하는 나라 핀란드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국민연금 수급자가 동시에 공무원연금 수급자일 수도 있다. 핀란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무원연금을 우리보다 20% 덜 받지만 공무원들의 연금 부담 수준은 우리의 두 배나 된다. 그럼에도 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득에 비례한 연금 제도를 만들기 위해 개혁을 단행했고 2017년에 다시 연금제도 수정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근로자가 낸 보험료로 은퇴한 고령자에게 연금을 주는 부과 방식(페이고·pay as you go)으로 운영되는 핀란드 공무원연금 개혁의 근간은 은퇴 연령을 높여 연금을 적립할 수 있는 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일하지 않으면 연금도 없다’는 논리다. 핀란드 공무원연금의 중요한 운영 철학은 평등과 지속 가능성이다. 이를 위해 연금을 적립하는 인구를 늘리고자 은퇴 연령을 꾸준히 높였다. 미래 세대도 연금을 계속 받게 하기 위해서는 연금의 규모를 적절하게 조정하고 일을 더 할 수 있을 때까지 조금이라도 더 하자는 취지다. 핀란드 연금의 기본 구조는 일본처럼 ‘3층 연금’으로 1층은 기초보장 국민연금, 2층은 공무원연금을 포함한 직역별 소득비례연금, 3층은 개인연금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가입자가 겹치지 않는 우리와는 다른 구조다. 물론 개인연금은 선택 사항이다. 핀란드의 국민연금은 3년 이상 핀란드에서 산 65세 이상의 전 국민이 받을 수 있으며 평균 수급액은 월 800유로(약 118만원)다. 65세 이상이라도 월 소득이 550유로(79만원) 이하일 때만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고 월 소득이 1302유로(187만원)가 넘으면 연금을 못 받는다. 국민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을 합해 퇴직 공무원이 받는 평균 연금액은 1500유로(216만원)다. 연금 수급액은 중앙직 공무원과 지방직이 약간 다른데 국가공무원은 1850유로(266만원), 지방공무원은 1500유로다. 핀란드의 공무원은 점차 그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민간직과 공직 간의 이동이 자유로워 일반 직장에 다니다 공무원이 되는 것도, 그 반대 상황도 흔한 일이다. 민간직의 평균 연봉은 3만 9816유로(5730만원)로 공무원 연봉 4만 4148유로(6353만원)보다 적다. 공무원의 평균 보수가 민간의 84.5%에 그치는 우리와는 정반대다. 핀란드의 공무원들이 민간보다 더 특별한 직업윤리를 요구받지 않는 것은 재직 중에 교도소에 갔다 오더라도 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우리나라 공무원과 달리 고위직을 제외하면 노조 가입과 노동 삼권이 모두 보장된다. 또 공무원의 영리 행위는 금지되지만 겸직 및 재취업도 자유롭다. 전통적으로 핀란드 공무원연금은 다른 직역의 연금보다 혜택이 더 좋은 편이었지만 1995년부터 꾸준히 평등해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2005년 연금 개혁으로 군인연금을 제외한 자영업자 연금, 근로자 연금, 국가공무원 연금, 지방공무원 연금, 목회자 연금 등이 모두 똑같아졌다. 연금 개혁을 단행할 당시 새로운 제도가 젊은 세대에만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핀란드 ‘공무원연금공단’(KEVA)의 로만 괴벨은 “고령화로 노동 기간이 늘어난 데다 연금 개혁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전체적으로 ‘이렇다’ 하고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0년 동안 국가공무원 연금을 적립하는 인구는 30만명에서 15만명으로 절반이나 감소했다. 철도, 우편, 건설 등의 부문에서 이뤄진 민영화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장기재무전략 담당인 알란 팔다니우스는 “핀란드의 민영화는 15~20년간 진행됐고 해고가 거의 없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며 “월급이나 근로 환경이 민영화 전이나 후에 변함이 없어서 그에 따른 갈등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핀란드 공무원들이 매달 월급에서 연금으로 적립하는 보험료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1993년쯤에는 3%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53살 미만의 경우 5.55%, 53살 이상은 7.05%다. 우리나라 공무원연금의 보험료율은 월급의 7%, 국민연금은 4.5%다. 공무원연금은 63~68세가 되면 받을 수 있는데 68세 이후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더 높일 예정이다. 63세가 본격적인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지만 특별히 조기 지급을 신청하면 나이에 따라 낮은 연금지급률을 적용받는다. 연령별 연금지급률은 18~52세의 경우 연봉의 1.5%, 53~62세는 1.9%, 63~68세는 4.5%다. 연봉을 기준으로 따지다 보니 상당히 적은 것처럼 느껴진다. 핀란드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63~68세의 지급률 4.5%에 대해 ‘당근’이라고 표현했다. 이 연령대에 연금을 받지 않고 5년 정도 더 일한다면 연금 액수가 껑충 뛰기 때문이다. 그는 “일할 의사가 있다면 어서 윗사람과 상의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헬싱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영화 ‘변호인’ 33일만에 1000만 돌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이 개봉 33일 만에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로는 아홉 번째, 외화인 ‘아바타’(1362만명·2009)까지 포함하면 열 번째다. ‘변호인’은 1981년 발생한 ‘부림사건’을 소재로 속물 변호사가 인권변호사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투자배급사인 ‘NEW’는 1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근거로 오전 1시쯤 1000만 27명을 모아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국영화계는 이로써 3년 연속 ‘1000만 영화’를 배출했다. 2012년에는 ‘도둑들’(1298만명)과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명), 지난해에는 ‘7번방의 선물’(1281만명)이 각각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변호사 송우석 역을 맡은 주연 배우 송강호는 한국영화 최고 기록을 보유한 ‘괴물’(1301만명·2006)에 이어 8년 만에 ‘1000만 영화’를 이끌었다. 두 편의 1000만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한 건 ‘실미도’(1108만명·2003), ‘해운대’(1145만명·2009)의 설경구 이후 두 번째다. 웹툰작가 출신의 양우석 감독도 데뷔작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1000만 클럽’에 가입한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비롯해 ‘도둑들’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1230만명·2005),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2004), ‘해운대’ ‘실미도’ 순이다. 외화로는 ‘아바타’가 유일하다. 투자배급사인 NEW는 ‘7번방의 선물’ 이후 1년 만에 1000만 영화를 배출했다. 2년 연속 1000만 영화를 내놓은 것은 NEW가 처음이다. ‘변호인’은 순제작비 45억원, P&A(프린트+광고) 비용까지 포함한 총제작비는 75억 원에 불과했으나 지금까지 728억 원을 벌어들여 제작비의 10배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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