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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모닝 닥터] 검버섯 놓치지 마세요

    “제 나이가 몇인데 벌써 검버섯이라뇨?” 얼마 전 30대 후반의 여성이 피부에 잡티가 많아 고민이라며 병원을 찾았다. 살펴보니 그녀가 잡티로 여겼던 것은 대부분 검버섯이었다. 환자는 당황스러워했다. 처음에는 크기도 작고 옅은 갈색이라 무심코 넘겼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으로 넓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흔히 ‘저승꽃’이라 불리는 검버섯은 주로 50세 이상 중·노년층에 많지만 최근에는 골프, 등산, 테니스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 사람에게도 검버섯이 부쩍 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유전적으로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피부 노화의 증표이기도 한 검버섯은 보통 타원형의 갈색이나 검은색 반점이 융기된 형태로 얼굴, 등, 손등, 팔다리 등 햇빛에 자주 노출되거나 피지선이 발달한 부위에 많이 생긴다. 처음에는 작은 물방울처럼 보여 기미로 오인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검버섯은 기미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고 색도 진해지는 특징이 있다. 또 자각 증상이 없으며 악성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나 아주 드물게 갑자기 가려움증을 동반한 검버섯이 많이 생겼다면 장기에 이상이 발생한 것일 수도 있으니 전문의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검버섯은 치료가 의외로 간단하다. 보통은 레이저로 치료하는데 색깔, 두께, 조직의 차이에 따라 경미한 상태라면 큐 스위치 레이저를, 이미 두꺼워진 경우라면 탄산가스 레이저를 사용하면 된다. 최근에는 검버섯뿐 아니라 노화로 인한 주름, 안색, 탄력까지 함께 개선해 주는 프락셀 레이저가 단연 인기다. 검버섯을 예방하려면 자외선 차단과 함께 외출 후 피부 노폐물을 잘 씻어줘야 한다. 평소 항산화제가 많은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다. 하지만 이미 생겼다면 일반적인 관리만으로는 개선이 어려우므로 전문의를 찾아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민해경 “35주년 콘서트때 말춤 출 것”

    민해경 “35주년 콘서트때 말춤 출 것”

    가요계의 ‘원조 섹시 디바’ 민해경(51).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는 그가 17집 앨범을 들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 ‘보고 싶은 얼굴’, ‘그대 모습은 장미’ 등의 숱한 히트곡으로 1980~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그가 마지막 앨범을 낸 것은 지난 2002년 ‘로즈’이니 11년 만이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민해경은 군살 없는 몸매와 탄력 있는 피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20년 넘게 줄곧 일만 했고 10년은 가정생활에 충실했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더군요. 그동안 가수로서 받은 사랑을 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편에 있었어요. 인간적으로 더 성숙한 지금이 앨범을 낼 적기라고 생각했죠. ” 사실 공백기가 길었다지만 민해경은 늘 노래와 함께했다. ‘7080 콘서트’도 하고 미사리 카페촌에서 노래하며 꾸준히 팬들을 만났다. 아직도 그에게는 ‘언니’라고 부르는 팬들이 있고 인터넷에 팬 카페도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언제라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 35년간 연예인으로 살아왔고 늘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는 직업인 이상 자기 관리는 필수다. 평소에도 퍼지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고 말했다. 17세에 데뷔해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무대매너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그의 승부욕과 자존심은 여전했다. 그는 1983년 LA가요제, 1990년 ABU(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 가요제 등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11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은 그래서 더욱 고민이 깊었고 녹음하는 데만 1년 반이 걸렸다. “이제는 음악성이 있는 아티스트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사실 제가 가진 음악 세계를 배제하기도 어렵고 완전히 다른 것을 내세우기도 어려워 고민을 참 많이 했죠. 하지만, 젊은 프로듀서를 만나 다른 음악 세계에 도전하는 과정이 너무나 즐거웠어요.” 국내 여가수 가운데 댄스와 발라드를 동시에 소화하는 가수는 많지 않다. 민해경은 이번 35주년 기념 앨범에서 화려한 음악들 때문에 가려진 보컬리스트의 면모를 선보였다. 클래식한 편곡이 편안하게 다가오는 타이틀곡 ‘다시 바람으로’를 비롯해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보컬이 돋보이는 ‘참...’ 등이 대표적이다. ‘두비둡’에서는 브라스 음악이 곁들여진 한층 풍부해진 느낌의 댄스곡을 선보였다. 자리를 함께한 프로듀서 박종근(JACOB)은 “민해경 선배의 음색은 높지만 그렇다고 여성스럽지는 않다. 타이틀곡은 클래식한 무게감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시 바람으로’가 클래식하게 편곡된 것을 듣고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예전에 제가 부른 발라드와 색깔이 달라 좋았죠. 요새 댄스 음악에 일렉트로닉이 많은데 8090년대 그룹사운드 스타일의 빠른 음악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뼛속까지 ‘진짜 가수‘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민해경은 이번 앨범에 두 곡의 리메이크곡을 수록했다. 편곡과 모든 악기 녹음을 1982년 그대로 녹음한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와 2013년의 최신 댄스곡으로 편곡한 ‘사랑은 이제 그만’이다. 자신의 발라드와 댄스 대표곡을 실은 그는 “앞으로 발매될 앨범에도 계속 리메이크 한 곡들을 넣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시봉’, ‘나는 가수다’ 등을 통해 1970~90년대 가수들이 많이 부각된데 대한 소회는 어떨까. “우리 때 가수나 선배님들이 주목 받는 것을 보니까 내가 자랑스럽더군요. 저도 에코도 없는 마이크를 들고 모니터도 없이 매일 라이브로 불렀는데 그렇게 단련된 덕분에 지금도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 같아요. 만일 제가 립싱크를 했었다면 과연 지금 이 나이에 앨범을 낼 수 있는지 의문이네요.” 그는 이번 앨범 제목을 ‘밸런스’(균형)로 지은 것은 8090 음악에 대한 향수와 현재 음악과의 균형, 일과 가정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해경은 요즘 가수 데뷔 연령이 낮아지지만 롱런하는 여가수가 나오지 않는 가요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제 경험을 보면 너무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학창 시절이 없다는 것은 개인에게 슬프고 안쓰러운 일이거든요 30대가 지나야 원숙미도 나오고 제대로 노래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그 나이에 노래를 못하게 된다는 것은 큰 문제죠. 앞으로 후배들도 키우고 함께 작업도 하면서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후배 여가수 중에 눈여겨 보는 가수는 걸그룹 투애니원(2NE1). 자유분방하고 개성 있어 보여서다. 지난 35년 동안 여가수로 살면서 영광도 많았고, 어려운 순간도 많았다. 그는 “해외 가요제에 나가 1등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마음대로 술 한 잔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사생활이 제한돼 힘든 점도 많았다”면서 “그래도 다시 태어나도 가수라는 직업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6년 5세 연하의 남편과 결혼해 딸 하나를 둔 민해경은 가족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다. “남편 덕분에 모났던 제 성격이 많이 둥글둥글해졌어요. 남편은 즐겨야 좋은 성과가 나온다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즐기라는 조언을 해 줍니다.” 민해경은 35주년 기념 앨범을 시작으로 올해 10여 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연다. “무대에 서면 설수록 어렵고 노래를 부를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제가 가수를 천직으로 삼고 계속 노래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요즘 10년 만에 단독 콘서트 무대에 서기 위해 꾸준히 춤 연습을 합니다. 마지막에 ‘사랑은 이제 그만’에 맞춰 말춤을 추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었던 것 같아요. 낙태(落胎)를 하고 싶은 여자는 아무도 없어요.” 25명의 여성이 지난달 20일 출간된 ‘있잖아…나, 낙태했어’(한국여성민우회 지음)에서 마음 한구석에 숨겨놨던 쓰라린 기억을 끄집어냈다. 어렵게 용기를 낸 이유는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꾸밈없이 말하고 싶어서다. 한국에서 낙태는 객(客)들의 논란거리다. 사회가 강요한 ‘주홍글씨’ 탓에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윤리나 생명과 결부된 주제이기에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태아도 생명이냐, 그럼 몇 주째부터 인간이냐, 그렇다면 낙태는 살인이냐로 이어지는…. 하지만 여성들은 ‘낙태 찬반론’에만 매몰되지는 말아 달라고 외친다. 이들은 “낙태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으로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성에게 있어 출산에 대한 결정은 곧 인생에 대한 결정과 동등한 무게라는 얘기다. 낙태를 하고 싶어서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육체적 고통에 정서적 악영향까지 있어 모두들 수술을 망설였다. 그리고 그 기억은 여전히 여자들을 옥죄고 있다. 미영(4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낙태의 기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아기를 죽였다는 죄책감 있잖아요.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게 떠올라요. ‘내가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구나’ 하는 느낌? 아마 죽을 때까지 안 잊히겠죠.” 대학교 1학년 때 아이를 지운 윤정(20대 후반·사무직)씨도 고통 속에 산다. “기억이 없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아요. 수치심, 분노, 죄책감 같은 오만 감정이 합쳐진 채 계속 가는 것 같아요. 몸이 기억을 하고요. 시간이 약이란 말이 여기엔 안 통해요.” 그러나 여자들은 수술대에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가임기(15~44세)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11년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뜻하는 ‘임신중절률’은 2010년 15.8건이었다. 당시 가임기 여성 수(약 1071만명)를 고려하면 그해 약 17만명의 태아가 세상 빛을 못 보고 목숨을 잃은 셈이다. 낙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유전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 ▲강간, 준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인척 간 임신 ▲임신부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해 임신 24주까지만 낙태가 허용된다. 낙태를 하면 여성과 의료진 모두 처벌받는다. 그러나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낙태 수술을 안 한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더라”고 말했다. 낙태를 범죄화한다고 해서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비싼 값에 은밀하고 위험하게 수술받는다고도 했다. 은미(30대 후반·회사원)씨에게 그날 산부인과에서의 기억은 끔찍할 만큼 또렷하다. 떠올리지 않으려 발버둥칠수록 악몽 같은 기억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녀에게 꽂히는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의사의 사소한 손짓에도 위축됐다. “전신 마취 주사를 맞고 다리를 벌린 채 누워 있는 상황이 끔찍했어요. 혹시 마취가 깰까 봐 그랬는지 팔다리를 묶었는데, 무슨 개구리 해부하듯이…. 되게 치욕스러웠어요.” 낙태하는 여자는 철저히 ‘을’(乙)이다. 수현(30대 후반·번역가)씨는 “병원은 돈벌이로 생각하는지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귀찮은 일을 처리한다는 듯 티를 내는데 정말 그렇게 치욕적일 수가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혜진(40대 초반·운동선수)씨는 “의사가 ‘애가 잘 서는 몸이면 조심해야지’라는 거예요. 내가 무슨 섹스에 환장한 여자인 것처럼 야단을 쳤어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화가 나더라고요. 내가 공짜로 수술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라고 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낙태를 결심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낙태를 ‘성적 방종’의 결과물로 치부하지만 전체 낙태의 57%는 기혼자 차지다. 많은 기혼자가 양육에 들어가는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 수술을 결심했다. 희영(40대 중반·사무직)씨는 연년생 두 자녀에 이어 생긴 셋째 아이를 지웠다. “보육료, 기저귀, 분유 등에 매월 250만원이 들었어요. 일 때문에 아이들을 다른 사람 손에 맡겼는데 그것도 마음 아팠고요.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있어서 난감했죠.” 유진(30대 후반·주부)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버는데 애들 두 명도 감당하기 버거웠다”면서 “세 명까지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킬 자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혼 여성들은 아기를 가진 ‘처녀’에게 쏟아질 수군거림이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민정(3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저히 임신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결혼 전에도 섹스를 해요. 임신한 사람이 특별히 헤프거나 문란하게 산 건 아닌데 미혼이 임신을 하면 죄의식을 갖게 한단 말이죠. 성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고 변태적이다 보니까 임신했다고 하면 ‘그동안 얼마나 섹스를 한 거야?’ 이렇게 보잖아요.” ‘아비 없는 자식’으로 손가락질받으며 자랄 아이 걱정도 있었다. 혜란(40대 중반·공무원)씨는 “아기는 누구라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으면 누가 수술을 하겠어요. 우리 사회는 아이 부모가 누군지, 어떻게 임신했는지, 혼인 여부, 성적 취향, 학력 등등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차별을 하잖아요”라고 꼬집었다. 정민(40대 중반·사무직)씨도 “인프라도 없고 미혼모에 대한 의식 변화도 없이 무조건 낳으라고만 하면 어떡해요”라면서 “그건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무책임하고 잔인한 말”이라고 했다. 성에 대한 보수적인 사회 인식과 실체가 없는 성교육(피임법)이 낙태를 양산하기도 한다. 결혼 전 낙태를 했던 미영씨는 자연 피임을 했다가 임신했다. “콘돔을 끼라는 말을 하기가 민망했어요. 성관계를 염두에 두고 먼저 준비한 걸로 보일까 봐. 싸게 보인다거나 경험 많다고 생각할까 봐 남자한테 말을 못 했어요.” 현숙(40대 중반·공무원)씨도 비슷한 경우다. 학창 시절 1, 2차 성징과 남녀 생식기를 배우다 수정, 착상으로 건너뛰는 교과서적인 성교육만 받아 온 터라 성관계나 임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단다. 그는 “남편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어요. 콘돔은 느낌이 싫다면서. 배란 주기를 따져서 몸 밖에 사정을 하는 거였는데 결국 임신했죠”라고 했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낙태 시술자(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1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사익(私益)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공익(公益)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고,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가볍게 제재한다면 낙태가 만연하고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관련 활동가들은 “제대로 된 양육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미혼이라거나 장애아·여아를 낳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기에 앞서 낙태를 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정부 시책은 폭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낙태는 임신한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여자들이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대신 울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다거나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두렵다거나 직장에서 해고된다는 등 낙태의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고 꼬집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소장도 “우리나라는 ‘낙태가 살인이냐’라는 지엽적인 담론에만 갇혀 있다”면서 “자기 몸과 인생에 대해 결정하는 여성 인권의 문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가 생명이냐, 언제부터 인간이냐 하는 논쟁보다는 깊고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점에서는 낙태를 반대하는 쪽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정윤 낙태반대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생명 경시 풍조, 양육의 금전적 어려움, 미혼모·부에 대한 시선 등이 겹쳐 낙태를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를 낳아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기사 속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사연은 책을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 ‘완판녀’…박대통령 브로치·한복 ‘인기’

    ‘완판녀’…박대통령 브로치·한복 ‘인기’

    ‘박근혜 브로치’, ‘박근혜 한복’, ‘박근혜 진주목걸이’…. ‘워너비’를 꿈꾸는 여성 소비자들의 대통령 패션 따라하기 바람이 불면서 불황 속 패션업계에 활력이 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최근 착용했던 브로치와 한복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처음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하고 나왔던 진주가 박힌 은색 꽃 모양 브로치는 일명 박근혜 브로치로 온·오프라인에서 주문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수공예품을 제작·판매하는 김부옥씨는 “매일 4~5개씩 박근혜 브로치 주문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브로치를 직접 산 매장으로 알려진 남대문시장 점포는 한 달 새 매출이 100배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G마켓에서는 박근혜 브로치로 불리는 ‘진주꽃 브로치(2만 1000원)’가 지난달 판매 1위에 올랐다. 달, 진주 등 박 대통령이 하고 나왔던 다른 브로치들도 덩달아 주문량이 늘어 최근 2주간(2월 21일~3월 6일) 판매율이 전년 대비 244%나 뛰었다. 백화점도 30대 후반에서 50~60대 주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스와로브스키’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하고 나왔던 ‘잠자리’ 모양 브로치는 1월 입고된 뒤 2개월 만에 품절됐다”고 말했다. 옥 브랜드 ‘예진’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브로치 매출 비중이 2월 한 달간 20%를 넘겼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내 ‘골든듀’, ‘루첸리’ 등 국내 주얼리 브랜드에도 문의 고객이 늘면서 신상품 브로치 물량을 30% 늘렸다. 한복업계에는 취임식날 입었던 붉은색 계열 한복에 대한 문의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복점 관계자는 “일회성이 아니라 자주 입고 나오면 업계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성 대통령의 소장품은 저렴하면서도 격조가 있어 보여 여성 소비자들은 물론 관련업계에도 매출 상승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대 경제활동률도 ‘女風’… 여성이 남성 첫 추월

    20대 경제활동률도 ‘女風’… 여성이 남성 첫 추월

    지난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했다. 사회 각 분야의 ‘여풍’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 부담이 커지는 30대 이후부터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큰 폭으로 위축됐다. 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2.9%로 20대 남성(62.6%)을 앞질렀다. 10년 전인 2002년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1.1%로 20대 남성(70.9%)보다 9.8% 포인트 낮았다. 이후 20대 여성 참가율은 2005년 64.4%까지 오른 뒤 63% 안팎 수준을 유지해 오고 있다. 반면 또래 남성의 참가율은 계속 하락해 급기야 지난해 추월당했다.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남성보다 활발한 것은 여성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2009년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82.4%로 남성(81.6%)을 앞지른 뒤 4년 연속 앞서고 있다. 20대 여성의 자기계발 성향이 강해지고, 결혼·출산이 늦어진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그 이후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육아 부담이 커지는 30대에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뚝 떨어진다. 지난해에는 56.0%로 30대 남성(93.3%)보다 37.3% 포인트나 낮았다. 10년 전과 비교해도 30대 여성 참가율은 54.6%에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9%로 남성(73.3%)보다 23.4% 포인트 낮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기준으로도 여성 55.2%, 남성 77.6% 등으로 격차가 상당했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각하다”며 “근로시간 유연근무제, 남성 육아휴직제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30대 여성 경력단절 막을 보육대책 뭔가

    우리나라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했다. 취직을 했거나 구직을 위해 이리저리 뛰는 여성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대학진학률에서 지난 2009년부터 4년 연속 남성을 앞지르는 등 여성의 경쟁력이 높아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여성인력을 국가발전의 확실한 원동력으로 활용하려면 여성의 생애주기에 맞춰 촘촘한 출산·보육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의 여성의 왕성한 사회 활동이 30대로 들어서면 크게 위축된다는 사실이다.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62.9%로 62.6%인 남성보다 높았지만, 30대는 여성이 56.0%로 93.3%인 남성에 비해 37.3% 포인트나 낮았다. 여성 경력 단절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통계 수치다. 직장 생활이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은 출산과 육아 문제일 것이다. 여성 직장인의 88.1%가 출산 이후 재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맞벌이는 시대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직장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위한 근본적인 보육대책이 요구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10년 동안 50% 안팎에서 정체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하위권이다. 여성의 재취업을 위한 정책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밀 분석하기 바란다. 지난달 열린 ‘2013 경제학술대회’에서 공개된 김정호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여성근로자가 출산한 뒤 일터로 돌아오는 비율은 직장어린이집이 있는 곳이 없는 곳보다 4.3% 포인트 높았다. 어린이집이 있으면 애사심이 높아져 생산성 향상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보다 강력하게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지난해 9월 현재 의무 설치대상 919곳의 25.7%에 해당하는 236곳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지 않은가. 정원이 50명을 넘으면 1인당 3.5㎡의 옥외놀이터를 설치해야 하는 규정이 외려 소규모 어린이집으로 전락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통신업체는 육아휴직을 법정 기준의 2배인 최장 2년으로 늘리고, 자녀 취학 전까지 주3일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이 전범으로 삼을 만한 사례다. 스마트워크도 적극 활용하는 등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확산돼야 할 것이다.
  • 순간 욕정? 계획범죄로 치닫는 성폭행

    순간 욕정? 계획범죄로 치닫는 성폭행

    동물 마취제로 성폭행 신고를 막으려 한 20대 가구배달원, 수면제 칵테일로 의식을 잃게 하고 집단 성폭행한 30대 의사들, 회사 직원을 성폭행한 60대 헤어디자이너, 친딸을 성폭행한 50대 이혼남…. 자신의 지위나 전문지식 등을 이용한 계획적인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이 성범죄 척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강력한 처벌만큼이나 왜곡된 성의식을 바꾸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안미영)는 4일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폭행한 성형외과 의사 김모(35)씨를 특수 준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군의관 임모(32)씨도 같은 혐의로 군 검찰에 구속됐다. 고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클럽에서 만난 A(33)씨를 김씨 집에서 수면제를 섞은 칵테일을 먹인 뒤 번갈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와 알코올, 카페인을 함께 마실 경우 사리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한 달 뒤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B(33)씨도 김씨 집으로 불러 와인에 수면제를 타서 먹이고 성폭행했다. 성폭행 직후 신고를 막기 위해 동물 마취제를 주사한 남자도 있었다. 정모(29)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쯤 서울 광진구 화양동 A(24)씨의 원룸에 가스검침을 나왔다고 속이고 들어가 A씨를 성폭행했다. 광진경찰서는 이날 정씨를 성폭행 혐의로 구속했다. 정씨는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신분증을 빼앗고 강간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은 것도 모자라 동물 마취제 ‘럼푼’까지 주사했다. 정씨는 “인터넷을 보고 럼푼을 알게 됐으며 지난해 10월 동물병원에서 직접 샀다. 사람에게도 (마취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해 A씨에게 투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유명 헤어디자이너이자 미용실 가맹점 대표인 박준(62)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이 신청돼 5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여직원 A씨는 지난해부터 미용실에서 박씨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1월 고소장을 제출했고 다른 직원 3명도 박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15년 전 아내와 이혼한 최모(56)씨는 딸과 아들을 양육하다 아들이 가출하자, 친딸을 4년 가까이 성폭행해 이날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전문가들은 비뚤어진 성의식을 개선하는 게 필수라고 지적했다. 최영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남성 중심 문화에서 성폭력을 대하기 때문에 ‘여성이 처신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처벌을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공교육부터 성폭력이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을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경찰이나 보호관찰소 등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예방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사회·학교·군대 등 각 기관이 공조체계를 마련해 사전 예방교육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신종 보이스피싱 합동 주의경보 발령

    30대 여성 공무원인 이모씨는 지난달 N은행의 계좌에서 5000만원이 빠져나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5000만원을 다른 은행에 이체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은행에 신고하고서야 자신이 ‘파밍’에 걸려들었음을 알았다. 인터넷에 ‘즐겨찾기’로 설정해 놓은 N은행 홈페이지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피싱사이트로 연결됐던 것이다. 사기범은 이씨가 입력한 개인 정보와 금융거래 정보를 이용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는 수법으로 돈을 빼갔다. 최근 이 같은 유형의 신종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하자 금융위원회·경찰청·금융감독원이 3일 합동 주의경보를 발령했다. 세 기관이 지난해 12월 ‘합동경보제’ 시행에 합의한 뒤 실제 주의보를 내리기는 처음이다. 파밍은 일반 PC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이용자가 금융회사의 정상 홈페이지에 접속해도 피싱사이트로 넘어가도록 유도해 금융거래 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넉 달간 323건(20억 6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피해만 177건(11억원)이다. 당국은 파밍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를 절대로 남에게 알려 줘서는 안 된다고 환기시켰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개인 정보와 금융거래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보안카드 일련번호 및 코드 번호 전체를 알려 달라거나 인터넷 입력을 요구하면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계 당국의 조언이다. 전자금융사기 예방 서비스에 가입해 다른 사람이 공인인증서를 무단 재발급받는 행위를 사전 감지하는 것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동일본 대지진 2년] 15만명 아직도 피난생활…방사능 공포 속 재건 몸부림

    [동일본 대지진 2년] 15만명 아직도 피난생활…방사능 공포 속 재건 몸부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오는 11일로 만 2년이 되지만 후쿠시마는 아직도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의 아픔으로 얼룩져 있다. 후쿠시마현을 비롯해 미야기현·이와테현 피해 지역의 이재민들은 지금도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등 고달픈 피난 생활에 지쳐 가고 있다. 대지진과 원전 사고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이다. 후쿠시마현 주민 가운데 아직까지 피난 생활을 하는 이는 15만명을 넘는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부들은 끊임없이 후쿠시마현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후쿠시마현은 이 같은 추세로 유출이 계속되면 2011년 10월 198만 9000명이던 주민이 2040년에는 122만 5000명으로 최대 3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북쪽으로 25㎞ 정도 떨어진 미나미소마시는 원전 사고 2주년을 10여일 앞둔 지난 2일 그나마 활기를 띠고 있었다. 원전 방향을 막아선 높은 산 덕분에 피폭 방사선량이 서울 평균치의 3배 수준인 시간당 0.32마이크로시버트(μ㏜)로 다른 지역보다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오염 제거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도 시내 곳곳을 누비며 방사능의 상흔을 지워 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봄 이후 이 지역 초등학생 약 220명, 중학생 약 70명이 복귀했다. 조금만 바람이 심하게 불면 마스크부터 찾아 쓰는 불안한 생활이지만 서서히 원전 사고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 듯했다. 원전 남서쪽 지역인 가와우치무라는 피난 지시를 받은 원전 주변 12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먼저 귀향을 선언한 마을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덕에 공장을 유치했고, 근로자들을 위해 마을 역사상 처음으로 아파트도 지었다. 하지만 엔도 유코 촌장을 따라서 복귀한 주민은 3000명 중 400명뿐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귀환을 꺼려 복귀한 주민의 80%는 50세 이상의 장·노년층이다. 원전에서 60여㎞ 떨어진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 등 대도시 역시 겉으로는 대지진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하다. 재건과 이재민을 위한 의료 구호 활동도 한창이다. 고리야마시에서 8대째 쌀 농사를 이어 가고 있는 후지카 히로시(32)는 후쿠시마산 농림수산물에 대한 방사성물질 검사 결과를 매일 웹사이트인 ‘후쿠시마 신발매’에 올리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 농산물 출하를 조절하고 있다”며 “원전 근처 이외의 후쿠시마산 농작물은 믿고 먹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그는 또 “원전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다”며 “하지만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후쿠시마의 농업을 다시 일으키는 데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고리야마시에서 45㎞쯤 북쪽에 위치한 현청 소재지 후쿠시마시. 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곳인 만큼 원전 사고 이후 이재민들을 위한 각종 구호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적십자병원도 이재민들을 돕는 주요 거점 가운데 한 곳이다. 적십자사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일본에 전달된 재해구원금은 지난 1월 31일 현재 597억엔(약 6669억원)에 이른다. 이 기금 대부분은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의 건강 관리와 방사능 내부 피폭을 측정하는 ‘홀 보디 카운터’를 도입하는 등의 여러 사업에 사용된다. 후쿠시마시내 방사능 피폭 검사 대상자 29만 2240명의 11.6%인 3만 3897명에 대한 검사를 지난해 11월까지 마친 상태다. 이들 중 6635명을 정밀 측정한 결과 건강이 의심되는 200~300밀리베크렐(m㏃) 이상은 4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에서 피폭 검사를 받고 나오던 한 고교생(15)은 “방사능에 피폭된 산모로부터 백형별 아이가 태어난다는 괴담이 있어 걱정된다”며 “원전 사고 당시 도망치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부모님에게 부담을 드리는 게 싫어 후쿠시마를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로 다시 돌아온 젊은이들도 있다. 후쿠시마현 출신의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설립된 ‘피치 하트’를 이끌고 있는 가마타 지에미(27)가 대표적이다. 방사능 공포로 위축된 젊은 여성들이 요가, 필라테스, 재봉, 요리 등을 함께 배우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출신인 가마타는 “대지진 직후 고향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직장을 그만두고 도쿄에서 후쿠시마로 돌아왔다”며 “앞으로 이곳에서 결혼해 아이를 키울 생각이고, 냉혹한 현실에 맞서 다른 용기 있는 여성들과 서로 의지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후쿠시마·고리야마·미나미소마(후쿠시마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온라인 음란물 감시단 떴다

    온라인 음란물 감시단 떴다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인터넷 시민 감시단 발대식에서 감시단원 대표들이 임명장을 들고 박원순(오른쪽 여섯 번째) 서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 대학생 등 20~30대가 주축인 1253명의 시민 감시단은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채팅 사이트 등 온라인 상의 성매매 알선과 광고, 불법 음란물을 모니터링하고 고발하는 활동을 한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3수 만에…국대 출신 첫 체육대통령

    3수 만에…국대 출신 첫 체육대통령

    “소통으로 체육회를 이끌겠다.” 김정행(70) 용인대 총장이 2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8대 대한체육회(KOC) 회장을 뽑는 대의원 총회에서 참석 대의원 54명 가운데 28표를 얻어 체육회장으로 선출됐다. 사상 첫 여성 체육회장을 꿈꿨던 이에리사(59) 새누리당 의원은 아쉽게 25표에 그쳤다. 무효표는 1표였다. 1차 투표에서 정확히 과반을 획득한 김 회장은 2017년 2월까지 4년 동안 한국 스포츠를 이끈다. 34대(2002년)와 36대(2009년) 체육회장 선거에서 쓴잔을 들었던 그는 세 번째 도전 끝에 꿈을 이뤘다. 출범 이래 31명의 회장이 거쳐 간 대한체육회에서 경기인 출신이 회장에 오른 것은 30대(1989∼1993년·럭비) 김종열 회장 이후 두 번째다.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첫 회장이다. 김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공약으로 내건 엘리트 체육의 저변 확대와 체육인 교육센터 건립, 남북체육교류 정례화, 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 자율성 확보 등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과거 두 차례 실패 때문에 끝까지 마음을 졸였다”며 “주변에서 여러 얘기가 많았지만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져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에리사 의원을 지지한 분들과 함께 화합하면서 체육회를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소치 동계올림픽과 인천 아시안게임 등 내년 국제대회와 관련해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훈련밖에 없다”며 “외국에서 지도자를 영입해 새 기술을 전수받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목마다 국제대회를 유치해 서로 교류하고 종목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체육회가 적극 돕겠다고도 했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1960년대 유도 국가대표를 지낸 김 회장은 1995년부터 6회 연속 대한유도회 회장을 연임한 ‘유도계 대부’다. 16년 동안 체육회 부회장을 맡아 국내외 체육계에 두꺼운 인맥을 자랑한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선수단장을 맡아 태극전사들을 이끌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김정행의 한판승이냐, 이에리사의 역전 스매싱이냐

    김정행의 한판승이냐, 이에리사의 역전 스매싱이냐

    체육회장 선거의 날이 밝았다. 대한체육회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정기 대의원 총회를 열고 4년 동안 한국 스포츠를 이끌 제38대 대한체육회장을 선출한다. 체육회 대의원은 모두 58명. 관리단체인 복싱, 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스키와 택견 등 세 단체는 투표권이 없다.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지난 15일 선임된 김영채 선수위원장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건희 IOC 위원은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54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참석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사상 처음 경기인 출신끼리 맞붙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유도인 출신 김정행(왼쪽·70) 용인대 총장과 탁구인 출신 이에리사(오른쪽·59) 새누리당 의원이 김운용·신동욱 후보가 격돌한 1993년 제31대 회장 선거 이후 20년 만에 맞대결을 펼친다. 누가 당선되든 제30대 김종열(럭비·1989∼93년) 회장 이후 두 번째 경기인 출신 회장이 된다. 두 후보의 ‘물밑 경쟁’이 막판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면서 과열되고 있다. 김 후보 측근은 “김 총장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당일 결과를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압승을 장담했다. 이 후보 측은 “열세로 출발했지만 막판 백중세로 치달았다”며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후보 등록이 임박해서야 출마했다. 김 후보는 박용성 현 회장이 갑작스럽게 출마를 포기하자 대신 나섰고 이 후보는 초반 “오직 열정 하나로 아무 준비 없이 나선다”고 몸을 낮출 정도였다. 따라서 초반 흐름은 박 회장의 ‘후광’에 ‘조직표’를 업은 김 후보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김 후보를 지지하는 쪽 인사가 선수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조용했던 선거판이 달아올랐다. 선거 개입 시비를 낳은 박 회장은 21일 예정됐던 고별 기자간담도 아침에 부랴부랴 취소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막판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이 후보와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그와 독대를 자주 한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만약 박 당선인의 ‘입김’이 작용한다면 판세는 단숨에 뒤집힐 것이라는 게 체육계의 중론이다. 투표에 참가하는 52명의 단체장 중 9명은 정치인이고 34명은 정치권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인들이란 점 때문이다. 더욱이 전임 체육회장까지 이 후보를 돕고 있다는 풍문도 있다. 체육회 고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박 당선인과 종종 독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박 당선인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선거를 감안하면 지금쯤 대의원들의 표심은 정해졌을 것”이라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누가 당선되든지 결과에 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 모두 경기인 출신의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김 총장은 20년 동안 대한유도회를 운영했고 체육회 부회장 등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선수단장 등으로 일하며 외교력도 다졌다.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이 의원은 첫 여성 체육회장 후보란 점을 내세운다. 상대적으로 개혁 성향이 강해 체육회에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 지원을 끌어오는 데 유리하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다. 김민수 기자 kimms@seoul.co.kr
  • “美부대서 성폭행 당했다” 30대 여성 경찰에 신고

    30대 한국 여성이 미군부대 안에서 미군 병사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19일 오전 4시쯤 동두천 시내 미군부대 안 숙소에서 한국 여성인 A(32)씨가 술을 함께 마신 미군 병사(상병)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신고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전날 오후 8시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미군 병사 한 명과 부대 안으로 들어가 이 미군의 동료인 B(21) 상병과 함께 숙소에서 술을 마셨으며, 술자리는 19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A씨는 경찰에서 “친한 미군이 잠든 사이 B상병이 만취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를 부대 밖으로 데리고 나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나 B상병은 미군 자체 조사에서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수목극 전성시대, 전쟁시대

    지상파 TV 수목드라마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1, 2회를 연속 편성하고 특선 영화로 맞대응하는 등 방송사 간 신경전이 도를 넘어섰다. 수목극 시장이 이렇게 전례 없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통상 방송사들이 밤 10시 미니시리즈로 가장 트렌디하고 경쟁력 있는 작품을 내보내는 데다 특히 이번에는 오랜만에 컴백한 배우, 감독들의 대형 드라마가 많아 자존심 경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에는 인터넷 다운로드가 늘어나 ‘본방 사수’를 하는 시청자들을 초반에 확보하기 위한 신경전이 더 치열해졌다. 방송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KBS ‘아이리스 2’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의 대결에서는 ‘아이리스 2’의 시청률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앞서 나갔다. 14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아이리스2’는 전국 기준 14.4%, SBS ‘그 겨울’ 1부는 11.3%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수목극 정상을 지키던 MBC ‘7급 공무원’은 지난주보다 1.6%포인트 하락하며 2위를 차지했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1, 2회를 연속 방송하는 파격적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그 겨울’의 2부는 12. 8%를 차지했고, 동시간대에 KBS가 방송한 영화 ‘고지전’은 4.5%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이날 SBS ‘짝’과 KBS ‘추적 60분’은 모두 결방됐다. 하지만 시청률이 1~3%포인트의 초박빙 승부여서 당분간 혼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리스 2’는 13일 첫방송에서 170억원을 쏟아부은 블록버스터답게 화끈한 액션과 자동차 추격 장면에다 주인공들의 극적인 사연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시청률 조사업체 TNms에 따르면 ‘아이리스 2’ 첫 회의 주 시청자는 남성 40대(10.5%), 여성 40대(12.3%), 여성 30대(10.1%)로 전작 ‘아이리스’의 주 시청자 층이 여성 40대(24.6%), 여성 30대(23.5%), 여성 50대(22.3%)였던 것과 달리 40대 남성의 시청률이 높았다. 조인성의 군 제대후 첫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그 겨울’은 주인공 오수(조인성)가 시각장애인 상속녀 오영(송혜교)의 오빠로 속이고 집에 들어가는 내용이 전개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두 주인공에 대한 클로즈업샷을 자주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반면 ‘7급 공무원’은 그동안 코미디 분량을 줄이고 주인공들의 삼각 관계가 본격화되면서 멜로 라인에 시동을 걸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에 제작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이리스 2’의 제작을 맡은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이창세 부사장은 “‘아이리스2’는 일찌감치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표방했고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면서 “SBS가 밤 10시 드라마를 72분씩 방송하는 ‘72분 룰’이 있는데도 5~10분 뒤에 2회를 연속 방송하는 다소 변칙적인 편성으로 과열 경쟁을 부추긴 것은 아쉽다”라고 말했다. 간발의 차이로 1위를 놓친 ‘7급 공무원’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7급 공무원’을 담당하고 있는 MBC 박홍균 CP는 “2회를 연속 방송하는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지만 지나친 과열 양상으로 장기적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이 더욱 가혹해질 수 있어 걱정된다”면서 “한참 방영 중인 드라마의 제작진으로서 당황스럽지만 작품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매회를 첫회처럼 만든다는 자세로 제작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10대와 성관계’ 숨기려 암환자 행세한 30대女

    ‘10대와 성관계’ 숨기려 암환자 행세한 30대女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감추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암환자라고 속인 간 큰 여성이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 CBS 등 현지 언론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사는 제니퍼 뎀세이(35)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6세 소녀의 사진을 올린 뒤 10대 소년들에게 접근해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녀는 최근 14세, 16세 소년들에게 온라인에서 가짜 신분으로 접근한 뒤 실제로 만나 관계를 맺었다가 소년의 부모가 이를 알고 신고하면서 꼬리를 잡혔다. 뎀세이는 초기 진술에서 “나는 지난 5년 간 암을 앓아왔다. 가족과 이웃들도 모두 알고 있다.”면서 “항암치료 등으로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미성년자를 유혹할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실제로 그녀는 수 년 간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가 빠진 것처럼 짧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며 가발을 써 왔으며, 몸에 특수 장치를 부착해 자신이 환자임을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그녀는 암에 걸리지 않았으며, 10대와 관계를 맺은 뒤 임신했다고 속여 소년과 가족을 당황하게 한 사실까지 밝혔다. 경찰 측은 “현재 뎀세이는 16세와의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14세와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 주장한다.”면서 “이들 소년 외에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사진을 공개하고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기침체 때 여성 일자리가 더 불안

    경기침체 시 여성이 남성보다 고용상황이 더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여성 고용보험 상실자는 255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증가율이 남성(3.1%)보다 높았다. 특히 비자발적 상실자 비중도 여성(43.4%)이 남성(37.0%)을 앞섰다. 비자발적 상실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 폐업·도산·계약기간 만료나 질병·부상 등으로 고용보험 자격을 잃은 경우다. 윤정혜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에 그치는 등 극심한 경기침체에 여성 일자리가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이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여성 고용보험 가입자 436만 7654명 가운데 48.1%가 서비스업에 종사했다. 남성(21.4%)보다 26.7% 포인트나 높다. 서비스업은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20.0%(지난해 11월 기준)로 광공업(5.3%), 건설업(4.8%) 등에 비해 훨씬 높았다. 반면 여성 고용보험 가입자 가운데 광공업 종사자 비중은 남성(36.9%)보다 크게 낮은 20.1%다. 여성의 결혼·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55.1%다. 20대 후반(25~29세) 고용률인 68.0%와 13% 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윤 연구원은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의 낮은 고용률은 전체 여성 고용률이 낮은 원인”이라며 “노동시장 이탈 방지책과 노동시장 재진입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15~64세 여성 고용률은 5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6.7%보다 낮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생활의 발견, 개그콘서트에만 있는 걸까/안혜련 주부

    [옴부즈맨 칼럼] 생활의 발견, 개그콘서트에만 있는 걸까/안혜련 주부

    나는 여성가족부 장관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기도 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기도 하며,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겸하고 있다. 이름만이 아닌 실세 장관이다. 우리 집에서 모든 직을 맡고 있으나 비서관도 없고 근무지는 우리집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말 그대로 나 홀로 장관이다. 나는 주부다. 겸직하는 분야가 많으니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챙겨야 할 일도 많은데, 비서관이 없으니 직접 손품과 발품, 눈품을 팔아 정보를 얻어야 한다. 눈품이라 함은 주로 인터넷 서핑이나 신문, 각종 정보지를 훑어보는 것이다.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신문을 놓지 못하는 까닭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싶고 믿을 만한 정보를 얻고 싶기 때문이다. 교과부 장관인 까닭에 신문을 펼칠 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이 교육 관련 기사다. 아이들의 정서적·육체적 건강관리, 진학과 입시와 관련된 기사는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입전형을 단순화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하는데 어떤 방법이 나올지….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교육에 길을 물을 수 있기는커녕 그 교육이 길을 잃고 있는 오늘의 시점에서 2월 6일자 ‘마이스터고 스토리’와 7일자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은 교육의 현주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는 적절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성적에만 집착하는 교육, 대학 진학에만 올인하는 교육이 아닌,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잘 자라주는 것은 가정의 행복을 넘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와 국가를 만드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가정 경제와 리빙 관련 기사도 관심을 끄는 항목이다. 여성가족부가 또한 나의 주 부처이다 보니 개인마다 가정마다 시기별, 연령별로 해결해야 할 생활 문제들이 눈에 들어온다. 20대는 등록금과 취업, 30대는 결혼과 육아, 50대부터는 건강과 노후 준비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연말정산에 대한 구체적 사례와 유의사항도 확인해야겠고, 누군가 여러 은행의 금융상품들을 소개하고 비교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현재 가계 지출이 적정한지, 연금과 보험 가입은 잘되어 있는지, 노후 대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부분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 몸과 기억력이 나를 배신할 가능성이 커지는 걸 느끼니 이중삼중 안전장치를 점검하는 것이리라. 서울신문에서도 관련 기사를 제공하고는 있으나, 고정적인 지면 할애로 이러한 부분을 더 보강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연인 사이인 두 남녀 개그맨이 음식점에서 심각하게 이별을 이야기할 때 툭툭 끼어드는 생활의 언어들, “여기 김치 좀 더 주세요.”, “가위로 이것 좀 잘라 주세요.”…. 이별 상황에서도 생활은 바로 곁에 있고, 이러한 생활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뜬금없어 보이는 대사에 웃음을 터뜨리기는 하지만 우리의 삶이 이 같은 일상의 연속이니 어쩌겠는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과 같은 국가적 사안이 식탁에 ‘소고기’ 반찬이 오르는 횟수를 결정하는 것이 현실인 이상, 우리 집의 각 부처를 총괄하는 나, 주부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믿을 만한 조언자와 정보를 늘 찾고 있다.
  • 지방공무원들 “승진 주요인은 평판·정실”

    지방공무원들 “승진 주요인은 평판·정실”

    지방공무원 상당수가 승진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평판’과 ‘정실’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현행 승진제도 전반에 대해 “공정성이 의문시된다”고 생각하며, 승진 결정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는 근무성적평정(근평)에 대해서도 객관성 및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명지대 행정학과 박천오 교수와 김진용(박사과정)씨가 서울 S구(104명)와 경기 K시(92명) 공무원을 설문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S구의 경우 62명(59.6%), K시에선 37명(40.2%)이 현행 승진제도에 대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의문시된다고 답했다. 객관성과 공정성이 인정된다고 답한 사람은 각각 18명(17.3%), 38명(41.3%)이었다. 나머지는 ‘그저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승진 근거로 활용되는 근평에 대해서도 전체의 절반 이상이 공정성이 의문시된다고 답했으며, 공정성이 인정된다는 응답은 29.6%에 그쳤다. 실제 승진 요인에 대해 S구 공무원들은 평판이 가장 중요하며, 이어 정실, 능력, 사회적 자격 순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답변했다. 반면 K시 공무원들은 능력 범주와 능력 외적 요인 범주인 평판 간에 영향력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S구 공무원들과 차이를 보였다. 승진 요인의 영향력 인식에 대해 성(性)과 연령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 자치단체 모두 여성 공무원들이 성이 승진에 미치는 영향력을 남성공무원보다 크게 인식했다. 이는 여성 공무원들이 승진 인사에 있어서 성차별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평판, 정실 등 능력 외적 요인이 승진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20~30대 젊은 층이 40~50대 층에 비해 재직기간(연공)이 승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박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공무원 승진 인사가 능력 위주로 이루어지고, 여타 비실적 요인들의 개입을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함을 시사한다”면서 “근평 결과, 승진심사대상 명단, 승진심사 기준과 절차, 심사위원 등을 사전에 공개토록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성폭행 들통날까… 직장동료 죽이고, 이별통보 두려워… 애인까지 목졸라

    광주 북부경찰서는 5일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2명을 목 졸라 숨지게 한 김모(33·무직)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 4일 오후 5~6시 광주 북구 삼각동 모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A(20·여)씨를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날 오후 10시30분쯤 여자 친구인 B(39)씨도 목 졸라 살해했다. 경찰은 김씨와 숨진 두 여성이 2011~2012년 같은 회사를 다니며 서로 알게 된 사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성폭행에 반항하는 A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아파트 베란다 옷걸이에 보자기로 A씨의 목 부분을 감싸 세워 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 같은 사실이 탄로날 경우 B씨와 헤어져야 할 것을 우려, 동반자살을 결심한 뒤 B씨를 자신의 승합차로 불러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차안에서 미리 준비한 노끈으로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트렁크에 싣고 광주에서 담양쪽으로 향하다가 5일 오전 9시쯤 위치 추적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김씨는 강도 살인죄 등으로 12년간 복역하다가 2011년 7월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20대의 슬픈 아침인사 “굶모닝”

    20대의 슬픈 아침인사 “굶모닝”

    우리나라 20대 젊은이들이 매달 4끼를 굶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도한 다이어트와 생활비 부족 등이 ‘밥 굶는 20대’를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통계청의 ‘2012 양곡소비량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후반(25~29세)은 한 달 평균 3.8끼를 굶어 모든 연령층 중 결식 횟수가 가장 많았다. 20대 초반(20~24세)은 월 3.7끼를 걸렀다. 여기에서의 결식은 끼니는 물론 어떤 음식도 섭취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우유 한 컵이나 과일 한 쪽만 먹어도 식사로 집계된다. 부모가 밥을 챙겨 먹이는 10세 미만에서는 결식 횟수가 월 1회에 못 미쳤지만 10대 후반(2.0회)에 높아진 뒤 20대 후반(3.8회)에 정점을 찍었다. 이어 생활이 안정되는 30대 초반(3.2회)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30대 후반 2.8회 ▲40대 초반 1.8회 등 나이가 들수록 밥 굶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70대 이상은 0.3회에 불과했다. 성별로 세분화하면 20대 후반 여성이 월 4.5회 굶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결식 횟수가 가장 많았다. 그 원인을 다이어트와 바쁜 일상 등에서 찾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20대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김미숙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직활동 중이거나 계약직이 대다수인 20대가 제한된 소득에서 주거비와 교통비 등을 빼면 남는 돈이 없어 식비를 줄이는 것”이라면서 “20대가 다이어트 때문에 일부러 밥을 먹지 않는다는 해석은 원인의 일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8만 5000명 줄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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