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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여성이 방문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나라”

     한국 수사당국이 외국인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가해자 처벌에도 소극적이라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호주 채널9 방송은 22일 밤 시사고발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을 통해 한국에서 호주와 미국 여성 각 1명이 성범죄 피해자가 된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전하고 성범죄가 발생하면 오히려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문화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우선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클럽을 찾았다가 성폭행 피해를 본 20대 호주 여성 에이드리 매트너 사례를 전하면서 한국 경찰의 수사 태도를 비판했다.  매트너는 방송에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충격과 약물의 영향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대우와 검사,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옷차림에 관해 묻거나 자신이 술을 마신 사실을 누차 암시하면서 피해자인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고 말했다.  매트너는 직접 범인을 찾겠다며 모금사이트에 도움을 호소했고 네티즌들은 1만 8000 호주달러(1600만원)를 모아주며 격려했다.  매트너의 적극적인 태도가 알려지고 나서 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지만 성폭행보다는 성희롱(sexual harassment) 혐의로 처벌받을 지경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또 따른 사례로 미국인 30대 여성이 지난해 4월 성범죄에 노출돼 가해자인 미국인 남성으로부터 미화 5만 달러(6000만원)의 합의금까지 제시받았지만 가해자는 검찰의 기소를 피해 미국에서 버젓이 생활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 진행자인 앨리슨 랭든은 한국에는 성범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가 있다며 “피해자나 가해자가 한국인이 아니라면 경찰의 관심은 훨씬 덜하다”라고 말했다. 랭든은 한국에서는 성폭행 사건의 10% 미만이 신고되고 2% 미만이 재판을 받게 되며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약 10%만이 징역형에 직면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한국에서 외국인에 대한 성폭행 사례는 2008년 이후 40% 증가했으며 이웃 일본도 사정은 비슷하다며 한 미국 여성의 피해 사례를 전했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계열의 인터넷매체인 뉴스닷컴은 60분 프로그램의 내용을 전하며 한국은 살인과 강도라는 면에서는 안전한 나라일 수는 있지만 여성 방문자들에게는 믿기 힘들 정도로 위험하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3월 매트너가 “모욕적인 대우를 당했고 수사절차도 제대로 절차로 지키지 않았다”며 문제점을 지적하자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수사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며 해명한 바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현장 블로그] ‘형사 시험’ 경찰 몰리는데… 젊은 형사는 왜 부족할까

    [현장 블로그] ‘형사 시험’ 경찰 몰리는데… 젊은 형사는 왜 부족할까

    ‘경찰의 꽃’으로 불리던 형사가 기피 보직으로 밀린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근무 여건이 열악하고 위험한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일부 경찰서에서는 20대는커녕 30대 형사도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합니다. 서울의 한 형사과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사철만 되면 다른 경찰서에 있는 젊은 형사들을 빼오려고 치열한 경쟁이 붙습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는 좀 나은 편인데, 지방에는 형사들이 죄다 50대 이상인 곳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형사를 포함한 수사특기 경찰을 뽑는 ‘수사경과시험’(형사법 능력평가)의 경쟁률은 매년 오르고 있습니다. 경찰은 2013년부터 새롭게 수사 업무를 맡게 되는 신규 인력은 이 시험에 응시하도록 했습니다. 첫해인 2013년에는 1.28대1, 2014년에는 1.18대1이던 경쟁률은 지난해 1.48대1로 약간 올랐습니다. 그런데 다음달 4일에 치러질 올해 시험은 2500명 모집에 6197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2.47대1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이 수치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사정을 알면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올해 응시한 대다수가 순경, 경장 등 초임 경찰입니다. 일선서의 한 형사는 “대개 경찰이 된 초기에는 형사를 동경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연차가 쌓이면 형사를 기피하기 마련”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또 수사경과에는 형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능범죄, 경제범죄, 여성청소년, 교통, 외사 등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한 경찰은 “형사 당직팀의 인기는 바닥에 떨어졌고 경제팀이나 여성청소년팀 등 몸보다 머리를 쓰는 곳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약 11만명인 경찰 중 약 2만 5000명(약 22%)이 수사경과자입니다. 사명감만 앞세워 형사를 하라고 독려하는 것은 무리인 세상이 됐지만 가장 큰 우려는 치안 공백입니다. 50대의 한 형사가 말했습니다. “몸으로, 악으로, 깡으로 뛰는 형사들에게 승진이나 보수 면에서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인기가 있든 없든, 형사는 예나 지금이나 경찰의 기본적인 존재 이유 아닙니까.”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알쏭달쏭+] 해묵은 논란…살 빼려면 운동? 식이요법?

    [알쏭달쏭+] 해묵은 논란…살 빼려면 운동?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이 다이어트(식이요법)보다 비만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끈 연구팀이 미국인과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규칙적인 운동 실태에 관한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와 같은 결론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운동을 충분하게 하고 있는 사람은 20% 안팎(남성 23%, 여성 18%)에 불과하며, 약 64%에 이르는 이들은 어떤 운동도 하지 않았다. 유럽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단 33%만이 권장 수준에 해당하는 운동을 했으며, 42%는 어떤 운동도 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찰스 헤네켄스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이 만약 약이 된다고 한다면 아마 더 많은 사람이 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체중 증가는 물론 중년에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는 것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제2형 당뇨병, 골관절염과 같은 질환뿐만 아니라 대장암과 같이 흔하지만 치명적인 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규칙적인 운동이 체중 감량을 넘어 혈압과 콜레스테롤, 트리글리세리드(혈중 지방성분)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나 심장마비, 뇌졸중,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위험을 낮추고 관절염과 기분, 활력, 수면, 성생활을 개선하는 등 중요한 건강 효과를 준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규칙적인 운동이 위와 같이 중요한 모든 혜택을 갖고 있음에도 잘 하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해 연구팀은 규칙적인 운동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이점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 제한돼 있어 우리가 주로 앉아있는 생활 습관에 빠지도록 내버려둔다고 말했다. 이런 가설은 어떤 운동도 전혀 하지 않는 42%의 유럽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자료가 그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역시 공동저자로 참여한 스티븐 루이스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열량 섭취, 그리고 운동 시 열량 소모의 역할에 관한 많은 오해가 있다”면서 “그 결과로, 열량을 제한하는 다이어트가 일반적인 운동보다 체중 조절에 더 실용적인 것으로 추천되고 있는데 이는 커다란 문제”라고 설명했다. 많은 미국인과 유럽인은 30대 이후부터 매년 0.5~1.5kg의 체중이 늘며, 55세가 될 때까지 그중 많은 사람이 13.5~22.5kg의 체중이 더 불어 과체중이 된다고 한다. 이런 전형적인 체중 증가는 또 운동하지 않는 생활 습관을 동반해 지방조직 질량의 증가와 무지방 신체질량의 감소로 나타난다. 이에 대해 헤네켄스 교수는 “대부분 사람이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큰 노력으로 체중 감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오늘날 운동하지 않는 생활 습관은 최소한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운동은 다이어트만큼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하루에 20분만이라도 활기차게 걸으면 일주일에 약 700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고 관상동맥성 심장질환 위험을 30~40%까지 줄이며, 이런 효과는 심지어 노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팀은 심지어 노인과 심부전 환자들도 규칙적인 운동에 아령 들기와 같이 비교적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저항력 운동을 포함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저항력 운동을 통해 무지방 신체질량이 유지되거나 증가되면 체중 조절에 상당한 추가적인 기여를 더해 운동을 하지 않고 쉬는 시간에도 열량 소비의 증가를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루이스 교수는 “중년과 노년에게 저항력 운동이 갖는 일반적인 건강 혜택은 노화 관련 근육감소증을 예방하고 근육량 유지를 향상하며 골다공증과 관련한 골절이나 넘어짐, 신체장애, 사망 위험을 감소하는 등 많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운동 부족은 관상동맥성 심장질환과 대장암에서 각각 22%, 골다공증 관련 골절에서 18%, 당뇨병과 고혈압에서 각각 12%, 유방암에서 5%가 그 원인으로 여겨진다. 또한 운동은 미국에서 연간 약 240억 달러 또는 약 2.4%의 건강관리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를 갖는다. 헤네켄스 교수는 “임상의들과 그 환자들은 규칙적인 운동이 삶의 질과 양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활기차게 걷는 것과 같이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물론 그에 더해 유익한 보조 수단으로 저항력 운동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체중 조절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환자들을 교육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연구팀은 현재 심혈관계 질환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망 원인이 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들에서의 주된 인자는 비만 증가와 운동 감소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 저널(journal Card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혼 94.8%, “친한 친구 연애 소식 배 아파”, 20~30대 미혼남녀 설문

    미혼 94.8%, “친한 친구 연애 소식 배 아파”, 20~30대 미혼남녀 설문

    결혼정보회사 ‘듀오’(대표 박수경)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20~30대 미혼남녀 483명(남성 216명, 여성 267명)을 대상으로 ‘솔로의 마음을 울리는 커플’에 대해 설문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미혼 남녀 10명 중 9명(94.8%)은 친구의 연애 소식에 배 아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의 연애 소식이 가장 배 아플 때로 남성은 ‘친구 연인의 외모가 출중할 때’(28.7%)를 택했다. 이어 ‘친구 연인이 부자일 때’(19.9%), ‘친구 연인의 성격이 너무 좋을 때’(16.2%) 순이었다. 여성은 ‘친구 연인의 성격이 너무 좋을 때’(25.8%), ‘친구 연인의 외모가 출중할 때’(21.3%), ‘친구 연인이 사랑꾼일 때’(20.6%) 배 아프다고 답했다. 미혼남녀의 연애 욕구를 가장 자극하는 것 역시 남녀 공히 ‘가장 친한 친구의 연애 소식’(35.4%)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는 ‘헤어진 전 연인의 연애 소식’(25.5%), ‘좋아하던 연예인의 공개 연애’(17.8%), ‘드라마, 영화 속 사랑 이야기’(14.3%), ‘SNS 유명인의 연애 자랑 콘텐츠’(7.0%) 순이었다. 부러움을 자아내는 커플 유형으로 남성은 ‘외모가 출중한 커플’(36.1%)을 꼽았다. 이어 ‘재력 있는 커플’(29.2%), ‘두 사람 다 직업이 좋은 커플’(11.6%) 순이었다. 여성은 ‘취미가 잘 맞는 커플’(36.7%)이라 답했다. ‘재력 있는 커플’(19.9%), ‘외모가 출중한 커플’(15.4%)이 뒤를 이었다. 한편, 공개 열애중인 연예인 커플 중 미혼 남성이 꼽은 가장 부러운 커플은 누구일까? 1위는 ‘설리-최자 커플’(18.2%, 복수응답)이 차지했다. 이어 ‘이하늬-윤계상 커플’(14.8%), ‘구혜선-안재현 커플’(12.5%) 순이었다. 미혼 여성들은 ‘이하늬-윤계상 커플’(19.7%, 복수응답)을 부러운 연예인 커플로 택했다. 이어 ‘구혜선-안재현 커플’(15.9%), ‘거미-조정석 커플’(10.7%) 차례였다. 듀오 김승호 홍보팀장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의 연애 소식은 가까웠던 만큼 부러움이 클 수 있다”며 “친구에 대한 적당한 부러움이나 시기는 내 자신을 발전시키는 밑거름일 수 있으나, 과할 경우 친구 관계에도 자신에게도 독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키우기 힘들다고 장애인 딸 살해 징역 15년 구형

    잠자던 장애인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기현) 심리로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딸을 살해하는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러 죄가 중하다”며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8)씨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A씨는 지난 3월 2일 오전 4시쯤 대구 동구 집에서 잠을 자던 딸(11)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그는 전날 밤 술을 마시러 나갔다가 이날 오전 3시쯤 귀가해 범행했다. 숨진 딸은 지체장애 2급, 뇌병변장애 3급 등 선천성 복합장애를 앓았다. A씨는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해 범행을 은폐하려다가 수상히 여긴 구급대원 신고로 범행이 들통났다. 수년 전 이혼한 뒤 딸과 함께 살아온 그는 장애가 있는 딸을 키우는 게 힘들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중동 부부들의 사랑과 전쟁, 그리고 스마트폰

    중동 부부들의 사랑과 전쟁, 그리고 스마트폰

    중동에서는 최근 휴대폰 때문에 부부가 법원을 찾는 일이 늘어났다. 결혼식 후 첫날밤에 신랑 대신 휴대폰을 붙들고 놓지 않은 신부가 이혼 소송을 당하고, 남편의 휴대폰에서 불륜의 증거를 찾은 아내는 사이버범죄자로 전락해 심지어 추방까지 당하게 생겼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 부부가 결혼식이 끝나기 무섭게 이혼했다. 신부가 첫날밤을 보내기로 한 호텔에서 휴대폰으로 친구와 문자를 나누느라 신랑을 무시했기 때문. 신랑측 측근에 따르면 신랑이 신부에게 접근했지만 신부는 신랑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왜 무시하냐는 신랑의 말에 신부는 친구와 문자로 대화하느라 바쁘다고 대답했다. 신부는 결혼을 축하한다는 친구들의 메시지에 바로바로 응답했는데, 신랑이 나중에 대답하라고 하자 신부가 이를 거절하며 화를 냈다는 것. 이 측근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신랑이 친구들이 자기보다 더 중요하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했다더라”고 지역 매체 알 와탄과 인터뷰했다. 결국 신혼부부는 크게 싸웠고 신랑은 이혼하겠다고 말하며 신부를 두고 호텔을 떠났다. 신랑은 현재 법원에 이혼소송을 신청한 상태이며, 이혼조정위원회에서 이 신혼부부가 재결합할 여지가 있는지를 곧 판단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존심에 금이 간’ 신랑은 소송을 무를 생각이 없으며 이혼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같은 날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남편의 휴대폰을 훔쳐본 아내가 수천 만원의 벌금을 받은 데 이어 추방당할 위기에 놓였다. UAE의 아지만에서는 한 아랍여성이 남편의 허락 없이 그의 휴대폰을 살펴 봐 사생활 침해죄로 고소당했다. 이 30대 여성은 5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됐을 뿐 아니라 나라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남편의 휴대폰에서 불미스러운 사진을 자신의 폰으로 전송했다. 물증을 확보한 아내는 남편을 불륜으로 고소했다. 남편은 곧바로 아내가 자신의 허락도 없이 사진을 전송했다고 맞고소했다. 사이버범죄 관련법에 따르면 컴퓨터 네트워크, 전자정보시스템 등 정보기술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침해하면 징역6개월에 최소 15만 디르함(4800여만원)에서 최대 50만 디르함(1억6000여만원)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P2P 1억 모금에 28.7초면 충분했다

    P2P 1억 모금에 28.7초면 충분했다

    대부업 아닌 통신판매업 시도 개인 외 문화·기업 등 영역확대 “공시 의무 등 투자자 보호 필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 간 대출 및 투자를 연결하는 P2P 금융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10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투자자 보호 등 관련 법규와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상위 20개 P2P 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1100억 765만원으로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까진 351억원에 그쳤으나 올 들어서만 749억원이 신규 대출되는 등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8퍼센트(216억 1200만원)가 가장 많은 대출을 중계했고, 테라펀딩(197억원)·빌리(138억 2700만원)·렌딧(133억원)·투게더(113억 18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부 상품은 출시와 동시에 투자자의 접속이 몰려 서버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의 인기를 끌었다. 테라펀딩이 지난달 출시한 8개 상품(총 32억 3000만원)은 15분27초 만에 모금이 완료됐다. 1억원을 모으는 데 평균 28.7초가 걸린 셈이다. 2억원을 모은 53회차 상품은 18초, 4억 5000만원을 펀딩한 54회차 상품은 43초 만에 마감됐다. P2P는 관련법과 제도가 없어 대부중개업으로 등록해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주고 투자를 받는 데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업체는 대부업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았다. 이달 말 출범하는 피플펀드는 전북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통신판매업으로 등록하고 영업을 한다. 개인신용 대출에 집중됐던 영역도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빌리는 최근 ‘슈퍼콘서트 토요일을 즐겨라!’ 서울 공연 제작비 6억 6000만원을 모금해 눈길을 끌었다. 연 15% 금리의 4개월 원금만기 일시상환 상품으로 28시간 만에 모금이 완료됐다. 8퍼센트는 태양광 에너지 전문기업에 대한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스타트업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P2P는 30대가 주로 이용하며 여성 비율도 상당하다. 렌딧이 최근 1년간 투자자를 분석한 결과 30대가 60.7%에 달했다. 어니스트펀드 조사에선 전체 투자자의 43%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또 P2P에선 20대80의 파레토법칙이 통한다. 빌리의 경우 투자금 상위 18%의 투자자가 전체 투자액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P2P에 대한 법적 규제 미비가 시장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으나 대출 사고, 도산, 사기 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다”며 “국내 P2P 업체도 공시와 투자금 예치 의무화, 대출 수요자 정보 확인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노출도 밤길도 여성이 조심하라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

    “노출도 밤길도 여성이 조심하라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

    “남녀 갈등이 요즘 들어 특히 심해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남성은 여성을 혐오하고, 여성은 남성을 혐오하는 것이 일반화된 것 같아요. 이번 강남역 살해 사건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19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만난 재수생 장민호(19)씨는 앞서 17일 새벽 인근의 한 공공화장실에서 숨진 23세 여성을 위해 고개 숙여 묵념을 했다. 장씨는 출구 유리돔에 피해 여성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을 붙였다. 이곳에 붙어 있는 수천장의 추모 메시지 중 절반 정도는 남성들의 여성 혐오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직장인 김모(30·여)씨는 “살인자의 의도가 성폭력이었든 묻지마 살인이었든 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여성에 대한 혐오가 바탕에 깔려 있을 것”이라며 “꽃다운 젊은 여성의 죽음을 보면서 야근 뒤 치한을 겁내며 조심조심 골목길을 걷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추모 공간에는 20~30대 여대생과 여성 직장인들의 방문이 특히 많았다. ‘이것은 분명한 여성 혐오에 의한 살인입니다’, ‘여성 혐오가 먼 이야기 같지요? 당신 옆에 있어요’, ‘여자는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남자의 화를 돋워서는 안 되며 항상 조신하게 행동해야 하며, 노출 있는 옷을 입어서도 안 되고, 밤늦게 돌아다녀도 안 되며, 이제는 혼자서 공공화장실도 가선 안 되는 사람입니다’ 등의 문구도 여성 혐오에 대한 우려와 분노를 나타냈다. 직장인 홍모(34·여)씨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피해자인 여성이 조심하지 않아서 그렇게 됐다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문제”라고 했다. 김복자(71·여)씨는 “꽃다운 나이에 저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다니 너무 불쌍하다”며 “여자든 남자든 피해자를 불쌍하게 느끼는 마음은 같지 않겠냐”고 말했다. 추모 메시지 밑에는 화환과 국화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오후 7시 30분에는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촛불 문화제도 열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지나치게 여성 혐오 문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44)씨는 “정신분열증 환자가 칼을 휘두른 건데 왜 갑자기 ‘남자 대 여자’의 구도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다”며 “여성 혐오는 일부 남성의 문제인데 그걸 일반화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모(34·여)씨는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여성 혐오를 느끼는 여성들이 많음을 방증한다”며 “남성들은 억울하게 욕을 먹는다고 하지만 그보다는 사회의 잘못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5·여)씨는 “남자들은 힘 쓰는 일만 하고 여자들은 칼퇴근만 한다거나 임신이나 육아휴직으로 다른 직원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남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별것 아닌 듯 툭 던지는 이런 일상적인 말도 여성들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고 전했다. 사실 여성 혐오 논란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3월 고려대 여성주의 교지 ‘석순’은 “여자들은 똑똑해질수록 눈이 너무 높아져 배우자 풀(pool)이 좁아지잖아” 등 강의실에서 있었던 여성 혐오적 발언을 소개했다. 지난주에는 한양대의 한 강의에서 ‘남자가 반지를 주면 다리를 꼬고 있던 여성이 다리를 벌린다’는 사진을 사용해 문제가 됐다. 지난해 7월에는 힙합 경연 방송프로그램에서 나온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 “넌 속사정하지만 또 콘돔 없이 때를 기다리고 있는 여자 난자같이” 등의 표현이 여성 혐오 논란을 공론화시켰다. 시민단체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여성 혐오는 여성에 대한 차별, 폭력, 성희롱과 같은 선상에 있다”며 “여성 혐오가 일반화되면서 외려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을 저지른 가해 남성의 성장 환경 등을 심리 분석을 통해 면밀히 들여다봐야겠지만 여성에 대한 콤플렉스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가 범람하는 환경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여성 혐오가 끔찍한 범죄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강남역 ‘묻지마 살인’ 여성 추모 물결

    강남역 ‘묻지마 살인’ 여성 추모 물결

    지난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 한 주점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에게 살해당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살인 사건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로 “여자들에게 무시당했다”고 진술한 것이 알려지면서, 사건은 ‘묻지마 살인’이 아닌 ‘여성 혐오 범죄’라는 비판도 나온다. 사건 현장 인근인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에는 추모 메시지를 적은 쪽지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국화꽃을 놓고 가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내용부터 ‘여성 혐오는 사회적 문제다’, ‘남아 있는 여성들이 더 좋은 세상 만들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8일 사건 현장 인근인 강남역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은 포스트잇으로 가득했습니다”라며 자신의 방문 사실을 알렸다. 한편 피의자 김모(34)씨는 전날 오전 1시쯤 서초구의 주점 화장실에 들어가는 직장인 A(23)씨를 따라가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여성들에게 자주 무시를 당했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가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받은 전력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끔찍’ 강남역 묻지마 사건, 무슨 일 있었나?…용의자 “전혀 모르는 사이”

    ‘끔찍’ 강남역 묻지마 사건, 무슨 일 있었나?…용의자 “전혀 모르는 사이”

    서울 강남역 일대 공용화장실에서 끔찍한 변을 당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은 17일 오전 1시 20분쯤 강남역 인근 상가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A씨가 한 남성에 의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흉기로 왼쪽 가슴 부위를 2~4차례 찔렸고 피를 흘리며 변기 옆에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A씨의 지인들은 A씨가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화장실을 간 뒤 이같은 일을 당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부근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30대 남성 B씨를 용의자로 추정하고 검거했다. 인근 CCTV 화면에는 A씨가 화장실에 들어간 직후 B씨가 따라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B씨는 화장실에 들어간 지 약 3분 뒤 화장실을 나왔고, 이후 A씨가 오지 않아 찾으러 온 A씨의 남자친구가 사건 현장을 발견하고 주저앉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강남역 일대를 수색해 사건 발생 9시간 만에 B씨를 검거했다. B씨는 CCTV에 찍힌 모습과 같은 차림새였으며, 바지 오른쪽 주머니에 길이 32.5㎝의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A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하며 범행 동기에 대해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A씨를 강간하려고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또 오해영’ 서현진, 털털 매력↑ 라운지 웨어 패션 ‘사랑스러워’

    ‘또 오해영’ 서현진, 털털 매력↑ 라운지 웨어 패션 ‘사랑스러워’

    떠오르는 신흥 로코퀸 ‘또 오해영’ 서현진이 사랑스러운 라운지 웨어(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 입는 넉넉한 품의 의류) 패션을 선보이며 여심까지 자극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 에서 오해영 역을 맡은 서현진이 극중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20,30대 여성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가운데 극중에서 착용한 스타일 또한 오해영 룩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또 오해영’ 5회에서는 박도경(에릭)과 금 오해영(전혜빈), 흙 오해영(서현진)이 얽히는 모습과 더불어 박도경(에릭)을 좋아하는 마음을 깨닫는 오해영(서현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현진과 에릭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또 오해영’ 5회에서 선보인 서현진의 홈웨어 룩 또한 눈길을 끌었다. 또 오해영 서현진은 레터링이 가미된 티셔츠와 발목까지 떨어지는 캐주얼한 바지를 매치해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라운지 웨어 스타일을 선보였다. 거기에 포니테일 헤어 스타일로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서현진이 선택한 라운지 웨어 룩은 바나나크레이지(BANANA CRAZY) 제품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명이인의 오해영 사이에서 미래를 보기 시작한 남자 박도경(에릭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또 오해영’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성속옷만 보면 성적 흥분돼 훔쳤다 붙잡힌 30대 남성

    여성속옷만 보면 성적 흥분돼 훔쳤다 붙잡힌 30대 남성

    여성속옷만 보면 성적흥분을 느끼는 30대 남성이 여성속옷 절도죄로 집행유예를 받은 뒤 9년 만에 다시 속옷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18일 절도 혐의로 김모(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6일 오전 10시 45분쯤 부산 동구의 한 오피스텔 코인세탁실 세탁기에서 A(22·여)씨의 팬티, 브래지어 등 속옷 5점을 몰래 꺼내 가는 등 2차례에 걸쳐 여성속옷 9점시가 35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오피스텔에서 일하는 김씨는 세탁기 작동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빨랫감 가운데 여성 속옷을 훔쳤다. A씨 남편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 집에서 훔친 여성속옷을 발견했다. 김씨는 2009년에도 부산 서구의 한 주택 담장을 뛰어넘어 빨래 건조대에 있던 70대 할머니의 속옷을 훔쳐 집행유예를 받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여성속옷만 보면 흥분된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범행 이유를 진술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구스만 비밀 파티엔 고위직 즐비”…은둔의 멕시코 ‘마약 여왕’ 입열다

    “구스만 비밀 파티엔 고위직 즐비”…은둔의 멕시코 ‘마약 여왕’ 입열다

    “난 죄책감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 마약은 개인적 선택일 뿐이다. 100여년 전 밀주가 성행하고 담배가 합법화되기 이전에는 주조업자와 담배상도 모두 범법자였다.” 멕시코 최대 마약밀매조직 ‘시날로아’의 여두목이었던 아빌라 벨트란(56)이 7년여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처음으로 언론에 얼굴을 내밀었다. 2007년 9월 마약밀매와 돈세탁 혐의로 체포돼 7년간 복역한 그는 지난해 2월 석방됐다. 은둔을 이어오던 벨트란은 최근 멕시코 서부 도시 과달라하라의 은신처에서 돌연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했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트란은 속사포처럼 뒷얘기를 쏟아냈다. 13세 때 총격 살인을 처음 목격하고 17세 때 마약조직원에게 납치당해 ‘지하세계’에 몸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털어놨다. 지난해 여름 깜짝 탈옥과 재수감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세계 최대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58)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취재진이 수십명의 경호원을 뚫고 황금빛 자택에 들어서 처음 마주한 건 죽은 남편과 오빠를 기리기 위해 피워 놓은 촛불과 향 냄새였다. 이들은 모두 경쟁조직에 무참히 살해당했다. 벨트란의 목에는 228개의 다이아몬드와 189개의 사파이어로 장식된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그는 수감 전까지 ‘태평양의 여왕’으로 불렸다. 벨트란은 구스만 얘기부터 끄집어냈다. 구스만이 과달라하라 카르텔의 두목을 차량 30대를 동원해 살해한 뒤 왕좌에 올랐다면서 ‘특별한 파티’를 떠올렸다. “엘 차포가 초대한 비밀 파티에는 정·관계 인사가 즐비했어요. 군과 경찰의 고위직들이 타고 온 자가용 비행기와 헬기로 산속 공항이 붐볐고, 200여명의 경호원이 동원됐죠.” 벨트란은 구스만의 탈옥과 관련, “당시 멕시코의 장관급 인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 곳곳에 부패가 만연했다. 경쟁 조직이 멕시코 전 대통령에게 1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 ‘금수저’ 출신이다. 삼촌인 미구엘 앙겔 펠릭스 갈라르도는 과달라하라를 근거로 대규모 마약조직을 설립했고, 아버지와 오빠가 이 조직에 몸담았다. 어려서부터 주말마다 미국의 디즈니랜드를 드나들 만큼 유복했고, 함께 성장한 친구들도 크고 작은 마약조직의 두목이 됐다. 그는 17세 때 과달라하라 대학에 입학해 탐사저널리즘을 공부하며 기자를 꿈꿨다. 하지만 그를 짝사랑한 마약조직원에게 납치되면서 인생이 뒤틀렸다. 수개월 뒤 고향을 떠나 다른 조직에 가담했다. 21세 때는 당시 마약왕이던 아마도 카릴로 푸엔테스의 정부가 됐고, 10여년 만에 고위직에 올랐다. 7세 연하의 남자친구와 손잡고 마약조직들을 통합하기도 했다. 전설로 통하던 벨트란의 실체가 드러난 건 지난 2002년. 당시 15세 아들이 납치돼 거액의 몸값을 지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주의 인물이 됐다. 벨트란은 2007년 9월 멕시코시티에서 구속됐다. 당국이 구금 사실을 발표할 때 그는 카메라 앞에서 태연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후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미모의 마약밀매 여두목은 베스트셀러와 유명한 발라드 곡, 드라마의 소재가 됐다. 그러나 수감 이후 삶이 산산조각 났다. 외아들을 더이상 볼 수 없었고 가족과 친구, 조직원들이 모두 떠나갔다. 그는 현재 로펌을 통해 정부에 압류된 15채의 집 등 재산을 되찾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벨트란은 “나는 마약상이지만 절대 마약을 하지 않는다. 여성이 마약을 하는 순간 남성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노리개로 전락한다”면서 “돈을 좇아 마약조직에 가담하는 젊은이와 미국 시장의 수요가 있는 한 멕시코 마약산업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3040 ‘건강 생활 실천율’ 가장 낮다

    3040 ‘건강 생활 실천율’ 가장 낮다

    금연·절주·걷기 실천 26% ‘꼴찌’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30, 40대가 19세 이상 성인 중에서 금연, 절주, 걷기 등 ‘건강 생활 실천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시민이 건강관리를 가장 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5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서 지난해 금연, 절주, 걷기를 모두 실천한 40대는 26.2%, 30대는 26.4%로 30, 40대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19~29세는 37.6%로 30, 40대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다만 50대(31.1%), 60대(39.2%), 70대 이상(37.0%) 등으로 나이가 많아지면 건강 생활 실천율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로는 남성(23.6%)보다 여성(39.5%)의 건강 생활 실천율이 훨씬 높았다. 30, 40대는 또 흡연과 음주를 모두 하는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흡연과 음주를 모두 하는 30대 비율은 2008년 26.0%에서 지난해 22.5%, 40대는 23.3%에서 22.0%로 낮아졌다.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는 19세 이상 성인은 2008년 20.3%에서 지난해 17.0%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남성 3명 중 1명꼴인 32.1%가 여전히 흡연과 음주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2.2%에 그쳤다. 지난해 건강 생활 실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41.1%)이었고 제주(20.5%)가 가장 낮았다. 다른 지역의 건강 실천 비율은 대전(38.1%), 대구(34.1%), 광주(33.2%), 인천(32.6%), 전남(30.7%), 경기(29.6%), 충남(27.5%) 등의 순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살 빼려면 식이요법보다 운동 더 신경써야”(연구)

    “살 빼려면 식이요법보다 운동 더 신경써야”(연구)

    규칙적인 운동이 다이어트(식이요법)보다 비만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끈 연구팀이 미국인과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규칙적인 운동 실태에 관한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와 같은 결론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운동을 충분하게 하고 있는 사람은 20% 안팎(남성 23%, 여성 18%)에 불과하며, 약 64%에 이르는 이들은 어떤 운동도 하지 않았다. 유럽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단 33%만이 권장 수준에 해당하는 운동을 했으며, 42%는 어떤 운동도 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찰스 헤네켄스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이 만약 약이 된다고 한다면 아마 더 많은 사람이 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체중 증가는 물론 중년에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는 것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제2형 당뇨병, 골관절염과 같은 질환뿐만 아니라 대장암과 같이 흔하지만 치명적인 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규칙적인 운동이 체중 감량을 넘어 혈압과 콜레스테롤, 트리글리세리드(혈중 지방성분)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나 심장마비, 뇌졸중,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위험을 낮추고 관절염과 기분, 활력, 수면, 성생활을 개선하는 등 중요한 건강 효과를 준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규칙적인 운동이 위와 같이 중요한 모든 혜택을 갖고 있음에도 잘 하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해 연구팀은 규칙적인 운동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이점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 제한돼 있어 우리가 주로 앉아있는 생활 습관에 빠지도록 내버려둔다고 말했다. 이런 가설은 어떤 운동도 전혀 하지 않는 42%의 유럽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자료가 그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역시 공동저자로 참여한 스티븐 루이스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열량 섭취, 그리고 운동 시 열량 소모의 역할에 관한 많은 오해가 있다”면서 “그 결과로, 열량을 제한하는 다이어트가 일반적인 운동보다 체중 조절에 더 실용적인 것으로 추천되고 있는데 이는 커다란 문제”라고 설명했다. 많은 미국인과 유럽인은 30대 이후부터 매년 0.5~1.5kg의 체중이 늘며, 55세가 될 때까지 그중 많은 사람이 13.5~22.5kg의 체중이 더 불어 과체중이 된다고 한다. 이런 전형적인 체중 증가는 또 운동하지 않는 생활 습관을 동반해 지방조직 질량의 증가와 무지방 신체질량의 감소로 나타난다. 이에 대해 헤네켄스 교수는 “대부분 사람이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큰 노력으로 체중 감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오늘날 운동하지 않는 생활 습관은 최소한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운동은 다이어트만큼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하루에 20분만이라도 활기차게 걸으면 일주일에 약 700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고 관상동맥성 심장질환 위험을 30~40%까지 줄이며, 이런 효과는 심지어 노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팀은 심지어 노인과 심부전 환자들도 규칙적인 운동에 아령 들기와 같이 비교적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저항력 운동을 포함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저항력 운동을 통해 무지방 신체질량이 유지되거나 증가되면 체중 조절에 상당한 추가적인 기여를 더해 운동을 하지 않고 쉬는 시간에도 열량 소비의 증가를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루이스 교수는 “중년과 노년에게 저항력 운동이 갖는 일반적인 건강 혜택은 노화 관련 근육감소증을 예방하고 근육량 유지를 향상하며 골다공증과 관련한 골절이나 넘어짐, 신체장애, 사망 위험을 감소하는 등 많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운동 부족은 관상동맥성 심장질환과 대장암에서 각각 22%, 골다공증 관련 골절에서 18%, 당뇨병과 고혈압에서 각각 12%, 유방암에서 5%가 그 원인으로 여겨진다. 또한 운동은 미국에서 연간 약 240억 달러 또는 약 2.4%의 건강관리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를 갖는다. 헤네켄스 교수는 “임상의들과 그 환자들은 규칙적인 운동이 삶의 질과 양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활기차게 걷는 것과 같이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물론 그에 더해 유익한 보조 수단으로 저항력 운동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체중 조절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환자들을 교육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연구팀은 현재 심혈관계 질환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망 원인이 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들에서의 주된 인자는 비만 증가와 운동 감소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 저널(journal Card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또 오해영’ 여주인공 이름, 제목에 쓰면 대박? ‘김삼순’ ‘막영애’와 평행이론

    ‘또 오해영’ 여주인공 이름, 제목에 쓰면 대박? ‘김삼순’ ‘막영애’와 평행이론

    여주인공 이름이 드라마 제목에 쓰이면 대박난다? 여주인공 이름‘오해영’을 전면에 내세운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이 대한민국 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막돼먹은 영애씨’와의 평행이론으로 주목 받고 있다. 매주 월,화요일 밤 11시에 방송하는 tvN ‘또 오해영’은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분) 때문에 인생이 꼬인 여자 오해영(서현진 분)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 박도경(에릭 분)사이에서 벌어진 동명 오해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0일 방송된 ‘또 오해영’ 4화는 박도경(에릭 분)과 오해영(서현진 분)의 달달한 케미를 그려내며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4.2%, 최고4.6%를 기록했다. 특히 tvN 채널의 타깃 시청층인 남녀 20대부터 40대까지의 타깃 시청률은 평균 2.7%, 최고3%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전국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오해영’이란 여주인공의 이름을 제목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 ‘또 오해영’은 이름은 같은데 능력과 외모 면에서 한 참 차이가 나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평범한 30대 여자인 주인공 ‘오해영’은 “고등학교 때 해영이가 5명이었잖아. 심지어 오해영이 2명이야”라고 말할 정도로 동명이인들에게 치이며 살아온 인물. 해영은 그런 자신의 처지를 “그나마 다행이지 내 이름이 전지현이나 이영애였음 어쩔 뻔했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씩씩하게 살아간다. 같은 이름의 동명이인에게 비교 당하며 기 눌려 지내온 학창시절, 동기들 사이에서 홀로 승진에서 미끄러지며 고군분투하는 회사생활, 서른 넘어 결혼 전 날 약혼자에게 이별을 통보 받은 아픔 등 해영은 현실적이고 평범한 30대 여성을 대변하며 시청자들과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두 명의 오해영과 러브라인을 이루는 남자주인공 박도경은 이름으로 인한 오해로 두 여자와 엮이게 된 동명 오해 로맨스를 이끌어 가며 신선하고 색다른 로코(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매력을 배가 시키고 있다. 이름에서 비롯된 오해와 로맨스를 다루며 단 4회 만에 평균시청률 4%를 돌파한 ‘또 오해영’은 MBC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tvN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지난2005년 방송된‘내 이름은 김삼순’은 김삼순이라는 촌스러운 이름을 바꾸고 싶어하는 평범한 30대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큰 인기를 얻었다. 평범하고 통통한 30대 노처녀 김삼순(김선아 분) 파티시에인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서도,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남자주인공과의 로맨스 앞에서도 당당한 매력을 뽐내며 여성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 역시, 여배우 이영애와 같은 이름을 지닌 여주인공 이영애(김현숙 분)의 유쾌한 일상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선사했다. 대한민국 대표 노처녀 이영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직장인들의 애환과 30대 여성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담아, 지난 2007년 4월 첫 방송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케이블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 자리매김 했다. 이와 관련해 tvN ‘또 오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희PD는 “여주인공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로코 드라마들이 여주인공의 고민과 사랑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전했다”며 “‘또 오해영’ 역시‘내 이름은 김삼순’,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단순한 사랑이야기 보다는 이름에서 비롯된 오해를 다뤄 신선함을 주면서도 결혼, 직장, 가족 등 30대 여성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전개해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여주인공 ‘오해영’이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웃음과 가슴 찡한 사랑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tvN ‘또 오해영’은 매주 월,화요일 밤 11시에 만나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완벽한 몸에 대한 강박… 10대까지 위협한다

    [메디컬 인사이드] 완벽한 몸에 대한 강박… 10대까지 위협한다

    섭식장애 위험성 알려져도 환자 늘어 국내 80%가 여성…2030이 45% 육박 미(美)의 기준이라고 하면 ‘날씬함’을 꼽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여름이 다가오면 예쁜 몸매를 가꾸기 위해 땀을 흘리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적당한 운동과 다이어트는 분명 건강에도 이롭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 A씨도 처음부터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진 않았습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고 맛있는 음식 먹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서서히 강박적인 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집안 곳곳에 음식을 숨겨 놓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을 보면 먹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와 먹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계속 충돌했습니다. 그는 “내 주변에는 날씬한 여자만 보이는데 난 왜 이럴까”라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외출할 때는 핸드백에 늘 과자를 넣고 다녔습니다. 과자를 입에 넣었다가 화장지에 뱉고 버리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어느덧 체중이 30㎏대로 줄었지만, 체중계만 눈에 띄면 “무섭다”고 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참지 못하고 곧바로 설사약을 먹을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났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고 의사에게 토로했습니다. ●국내 여성 100명 중 1명 거식증… 남성도 0.3% 2010년 12월 거식증이 심해져 28세로 짧은 생을 마감한 프랑스 모델 이사벨 카로의 사례는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사망 직전 몸무게는 28㎏에 불과했습니다. 그의 죽음은 과도하게 마른 모델을 퇴출하자는 운동으로 확산됐고, 많은 이들이 거식증과 폭식증 등 섭식장애의 위험성에 주목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환자 수는 적지 않습니다. 학계는 오히려 환자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거식증 환자는 전체 인구의 0.6%, 여성의 0.9%와 남성의 0.3% 수준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성 100명 중 1명이 거식증 환자라는 것입니다. 폭식증은 전체 인구의 4%, 여성의 5%와 남성의 2.5%가 해당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환자는 빙산의 아랫부분처럼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병원을 찾는 환자는 일부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8~2012년 섭식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를 집계한 결과 2008년 1만 940명에서 2012년 1만 3002명으로 다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 환자가 약 80%를 차지했습니다. 여성 환자 중에서는 20대(26.9%), 30대(18.1%), 40대(13.0%), 10대(9.4%) 순으로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거식증은 어떤 사람에게 나타날 위험이 높을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완벽주의’를 거론했습니다. 지난달 아시아 최초 국제섭식장애학회 종신·석학회원이 된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5일 “자신감 부족과 완벽주의적 성향, 자신에 대한 엄격함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민경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거식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경직되거나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모든 면에서 성취도가 높은 사람이 병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업 중에서도 완벽함을 추구해야 하는 모델과 연예인의 위험이 큽니다. ●가족의 체형 지적·지나친 간섭, 10대에 영향 커 거식증은 이르면 10대 중반부터 발병 조짐을 보입니다. 자녀에게 지속적으로 바람직한 가치관을 심어 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 과목에서 최고 등급의 성적을 거둬도 부모가 성취를 인정해 주지 않을 경우 자녀는 강한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되고 이것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가족 불화나 가정 내 고립, 부모가 체중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는 행위, 체중이나 체형에 대해 놀림받았던 경험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김율리 교수는 “대중매체에서 끊임없이 날씬함과 다이어트를 부추기고, 사람들에게 만성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게 만든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가치관이 취약한 사람, 특히 청소년에게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3명 중 1명이 섭식장애를 경험하고, 이들 중에서 20~25%는 실제 환자가 됩니다. 거식증과 폭식증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합니다. 두 질환 모두 다이어트에서 시작하지만 거식증은 극단적인 체중감량, 즉 굶기로 진행됩니다. 반면 폭식증은 배고픔을 느낄 때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양을 먹었다가 체중이 느는 것을 막으려고 일부러 구토하거나 이뇨제, 설사약을 먹는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김민경 교수는 “폭식증 환자의 절반은 거식증을 미리 경험하기 때문에 두 질병의 관련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폭식증 환자는 행동을 보기 전에는 확인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체중이 정상인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폭식과 구토 행위를 매우 부끄럽게 여기고 이런 것들을 들키지 않으려고 몰래 행동합니다. 체형과 체중에 지나친 중요성을 부여하고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사고 방식이 나타납니다. 전문가들은 폭식증보다 거식증이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니다. 가족이 “살 뺀다는데 내가 간섭할 일은 아니지”라고 방치하거나 체중 감량을 독려하는 사례가 많아 증세가 악화됩니다. 김율리 교수는 “거식증 치사율은 10~20% 정도로 다른 질병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민경 교수는 “거식증, 폭식증 환자의 60~70%는 우울증, 20~30%는 불안장애나 강박증, 충동장애에 시달린다”며 “정신과적 증세가 심해지면 상황을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체중에 대한 집착·정서적 어려움 함께 고쳐야 거식증과 폭식증에서 벗어나려면 체중 회복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상담도 함께 받아야 합니다. 환자의 핵심 문제는 성장과정·감정조절·대인관계의 어려움입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 상담이 필수적입니다. 김율리 교수는 “환자 나이에 맞게 대처 방안을 익히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환자의 식사 행동을 조절해 배고픔과 배부름의 사이클을 제대로 회복하고, 생리주기가 정상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1차적 목표”라고 했습니다. 체중에 무신경해지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지만 집착을 어느 정도 줄여 생활에 방해가 되거나 행동 자체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성화가 되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해 환자는 물론 가족의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치료에 수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반면 만성화되기 전 초기에 병원을 찾으면 입원하지 않고도 짧게는 6개월의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로도 회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가족의 역할도 있습니다. 김민경 교수는 “가족들은 일반적인 다이어트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뚱뚱하다거나 너무 말랐다고 닦달해 환자를 위축되게 만드는 경향이 많다”며 “치료받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병이라는 사실을 전문가에게 교육받고 함께 치료 과정에 동참하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사춘기에 거식증 같은 섭식장애가 생기면 성인보다 신체적인 타격이 큽니다. 김율리 교수는 “섭식장애가 생긴 동안 손상된 키, 골밀도, 2차 성징은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사춘기는 지적·정신사회적 성장에도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제주 中여성 살해 뒤 시신 싣고 다니며 현금 인출

    서귀포경찰서는 15일 제주에 불법체류 중이던 중국여성 A씨(24)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중국인 남성 B씨(3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1시 10분쯤 A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제주시에서 성판악을 거쳐 애월 방면으로 드라이브를 하다 외도동 부근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인 ‘위챗’으로 대화하며 친분을 쌓았고, 구직상담을 하며 몇 차례 만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사건 당일 A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차량에 있던 과도로 위협하고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B씨의 목과 가슴을 6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옮겨 싣고 다니다가 지난 1월 2~3일 새벽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임야에 유기했다. B씨는 범행 다음날과 1월 1일과 3일, 세 차례에 걸쳐 새벽시간을 이용해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한 은행의 현금인출기(ATM)에서 A씨의 체크카드로 현금 619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지난달 13일 고사리를 채취하던 50대 남성이 시신을 발견하면서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B씨는 지난 14일 오후 경찰에 전화로 자수하고 삼양파출소에서 긴급체포됐다. B씨는 도주하지 않고 제주에 머물렀던 것에 대해 “가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나우! 지구촌] 23년간 친딸 성폭행 한 父…가석방 정당할까

    [나우! 지구촌] 23년간 친딸 성폭행 한 父…가석방 정당할까

    친딸을 대상으로 흉악한 성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남성이 재범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로날드 반 더 플랫(82)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자신의 친딸을 무려 23년 동안이나 성노예로 삼았다가 뒤늦게 이 사실이 적발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당시 ‘뉴질랜드 최악의 성범죄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로 비난이 거셌는데, 9살 때부터 30대가 될 때까지 아버지에게서 성적 학대를 받아왔으며, 12살 때에는 이로 인해 임신을 하거나 성병에 걸리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16살이 될 때까지 외부와의 접촉은 완전히 차단된 채 감금생활을 해야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로날드는 딸의 발목을 줄로 묶고 천정에 거꾸로 매달아 놓거나, 딸의 머리를 상자에 가두고 자물쇠로 잠근 뒤 성폭행 하는 등 반인륜적인 성적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지법원으로부터 15년 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2010년 가석방됐는데, 가석방 된지 불과 2년 만에 현지법을 어기고 오클랜드의 한 박물관에서 아시아계 소녀에게 접근했다가 재구속 됐다. 문제는 가석방 기간 중 법을 어겼고, 재범의 우려가 높다는 사실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법원이 그에게 또다시 가석방을 허가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의 석방에는 외출 시 반드시 위치가 추적되는 GPS팔찌를 착용해야 하고 16세 이하의 어린이가 있는 학교나 공원, 도서관 등지의 장소에는 접근이 불가하다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20여 년 간 친아버지에게 성적학대를 받아온 딸과 그의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질랜드 최악의 성범죄자가 가석방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정치권에서도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지의 한 하원의원은 “로날드 반 더 플랫이 출소한 뒤 돌아가는 집 주변 이웃들의 걱정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남성이 취약한 여성이나 아이에게 또 어떤 범죄를 저지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그의 주소지에서 불과 400m 떨어진 곳에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생이 있다. 학부모들의 불만과 불안이 증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석방이 허가된 것은 이미 80세를 넘은 나이 때문에 인지능력 및 성적 일탈행위에 대한 욕구 등이 감소해 또 한 번 유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낮다는 심리학자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현지 법원은 이에 대해 어떤 공식적인 입장이나 가석방 철회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혜자·혜리·백종원… 오늘 점심 누구랑 먹을까

    김혜자·혜리·백종원… 오늘 점심 누구랑 먹을까

    싸구려 공식 깨고 어엿한 한 끼 식사 혼밥족 늘면서 새로운 식문화 정착 “횐님(회원님)들 오늘 금성상회(GS25를 지칭하는 네티즌들만의 별칭)에 들러 신상(새로운) 도시락 좀 털어봤습니다.” 네티즌 용어로 가득하지만 최근 인터텟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글이다. 급식이 없던 학창시절, 집에서 싸온 코끼리 보온도시락에 따끈하게 담긴 음식 혹은 소풍날 특식 정도가 과거 도시락이었다면, 요즘 도시락은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잡았다. 편의점은 현재 도시락의 부흥기를 일으킨 1등 공신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13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매출 순위에서 도시락이 처음으로 주류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2014년 CU 매출 1~3위는 카스 1.6ℓ 패트병, 참이슬 360㎖병, 바나나우유 순이었다. 지난해 매출 1~3위는 참이슬 360㎖병, 카스 1.6ℓ패트병, 바나나우유였다. 올해 1분기에는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올해 1분기 매출 1위는 백종원한판도시락, 2위는 참이슬 360㎖병, 3위는 백종원매콤불고기정식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편의점 매출 지도까지 바꾼 도시락의 힘은 생활습관 변화, 1인 가구의 증가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훈 BGF리테일 간편식품팀장은 “요즘 ‘혼술’(혼자 술 마시는 일)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혼자 빨리 도시락을 먹은 뒤 자기계발을 위한 강의를 듣거나 운동하는 일이 많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편의점 도시락이 입소문을 타면서 편의점 도시락이 주목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도시락이 인기를 얻게 된 데는 과거와 달리 고급화됐기 때문이다. 편의점에 도시락이 등장한 2009년 당시 2000원 초중반 가격대에 소불고기, 제육볶음, 한입돈가스 등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단품 메뉴 위주 상품들이 판매됐다. 인지도도 낮아 도시락은 간편식품 전체 매출에서 약 10% 비중을 차지할 뿐이었다. ‘편의점 도시락=싸구려’라는 공식이 깨지기 시작한 시점은 2012년 8월 CU에서 ‘더블빅(BIG)도시락’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가격인 3600원에 판매하면서부터다. 제육볶음, 소시지 등 7가지 반찬이 들어간 이 제품은 편의점 도시락이 3000원대를 넘을 수 없다는 상식을 깬 상품이다. 이를 기점으로 편의점 도시락의 무한 경쟁이 시작됐다. 부흥기를 이끈 건 연예인의 이름을 딴 도시락이다. GS25에서는 일찌감치 2010년 배우 김혜자의 이름을 딴 ‘김혜자 도시락’을 출시했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GS리테일은 2013년 1월 식품연구소 조직을 구성하고 먹거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김혜자 도시락이 업그레이드됐다. 또 네티즌들이 저렴한 가격에 양이 많다는 이유로 ‘마더 혜레사’라는 별명을 붙이면서 편의점 도시락이 유명세를 얻게 됐다. 이어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3월 아이돌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를 모델로 한 ‘혜리 7찬 도시락’을 출시하며 편의점 도시락 경쟁에 가세했다. 혜리 도시락은 출시 후 1년간 1200만개나 팔렸다. CU에서는 지난해 12월 요리연구가 백종원과의 협업으로 ‘백종원도시락’을 출시했다. 현재 편의점 도시락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 상상하기 어려웠던 국물이 들어간 도시락이 요즘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세븐일레븐이 김치찌개 도시락을 첫 출시한 데 이어 GS25는 김혜자부대찌개정식도시락, CU는 순대국밥 정식을 각각 출시했다. 또 CU는 ‘건강도시락’과 함께 집에서 약간의 조리가 필요한 도시락도 준비 중이다. 예컨대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닭가슴살이나 야채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도시락이다. 김 팀장은 “연구 중이긴 한데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소비자의 몸 상태가 다양하다 보니 이런 요구 조건을 맞춘 도시락을 만들기가 까다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GS25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도시락 개발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양호승 GS리테일 편의점도시락 MD(상품기획자)는 “지난해 여름 인기를 끌었던 통장어 덮밥을 올여름에도 출시하고 프리미엄 도시락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프리미엄 장어덮밥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편의점 도시락이 고급화되자 도시락과 거리가 멀었던 중장년층도 편의점 도시락을 찾고 있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락 연령별 구매 비중은 20대 31.1%, 30대 27.5%로 절반 이상을 20~30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대 이상 비중도 12.5%로 늘어나는 등 중장년층의 구매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또 편의점 도시락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어엿한 한 끼 식사라는 인식도 자리잡았다. 지난해 CU 도시락 시간대별 구매 비중을 보면 점심시간대(오전 10시~오후 1시)의 비중이 24.1%로 가장 높다. 이어 야간시간대(오후 10시~오전 1시)와 저녁시간대(오후 6시~9시) 매출 비중이 각각 19.8%, 18.6%로 점심시간대 다음으로 높았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저녁을 때우면서도 한 끼 식사로 영양이 충분한 편의점 도시락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편의점 도시락의 성장 가능성은 앞으로도 크다. 지난해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3000억원 정도로 올해는 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편의점과 도시락이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일본에서 편의점 전체 매출의 37%는 도시락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그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김 팀장은 “일본과 비교해볼 때 도시락 매출 비중이 20% 포인트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편의점 도시락의 인기는 기존 도시락업체에 자극을 주고 있다. 도시락 프랜차이즈업체 1위 한솥도시락은 식재료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의 원산지 실명제처럼 도시락에 들어간 재료가 어느 지역의 어느 생산자가 만든 것인지 표기하는 ‘식자재 실명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또 한솥도시락은 즉석에서 만드는 따끈한 도시락이라는 특징을 계속 유지해 현재 점포 수를 670여개에서 2020년 100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프리미엄급 도시락도 고가 도시락 영역에서 위치를 다져가고 있다. 2010년 6월 사업을 시작한 프리미엄 한식 도시락 브랜드인 본도시락은 2013년 매장 수 160개, 매출 215억원에서 지난해 194개, 247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고 향토 조리법을 도입해 고가의 집밥을 구현하는 게 강점이다. 본도시락의 대표 메뉴인 ‘명품 한정식 도시락’은 곤드레밥, 삼채샐러드, 갈비구이, 궁중잡채, 국, 한식 반찬, 아이스 홍시 등이 들어갔다. 가격은 1만 9900원으로 식당에서 사먹는 한 끼 식사보다도 비싸지만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는 게 본도시락 측의 설명이다. 대형 유통업체도 도시락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지난달 13일 제품 생산 후 최대 1년까지 유통 가능한 ‘냉동 도시락’을 새롭게 선보였다. 함박스테이크 야채볶음밥, 치킨가라아게 야채볶음밥, 새우튀김 소불고기볶음밥 3종으로 판매 가격은 각각 2990원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8일 미아점에 반찬·도시락 카페 ‘마스터키친’을 개점했다. 마스터키친은 고객이 반찬을 구매한 뒤 도시락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가격은 6000원대다. 세계 도시락 시장의 중심인 일본의 최대 도시락 브랜드 호토모토 도시락은 최근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점 사업을 시작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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