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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한 아내 수장 사건’ 남편 다시 유죄?

    ‘임신한 아내 수장 사건’ 남편 다시 유죄?

    보험금을 노리고 임신한 아내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다시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6일 살인·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32)씨의 상고심에서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만 인정해 형량을 징역 10년으로 낮춘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씨는 2007년 2월 아내와 이혼하면서 15개월 된 딸을 홀로 키우게 되자 인터넷에 보모 구인 광고를 냈다. 보모의 조건은 ‘시설에 들어가기를 꺼리고 가족이 없고 경제적으로 힘든 미혼모’로 제한했다. 석 달 뒤 박씨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김모(당시 26·여)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고 곧이어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김씨는 직장 상사와의 불륜으로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었다. 배 속의 아이도 함께 키우자고 약속한 박씨는 운전이 서툰 김씨에게 중고차를 사주면서 운전자 사망 시 최대 4억 4000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조건으로 세 가지 보험에 연이어 가입했다. 혼인신고일은 5월 23일, 중고차를 사준 날과 보험에 가입한 날은 각각 같은 달 30일과 6월 1일이다. 김씨는 보험에 가입한 지 5일 만인 6월 6일 실종됐고 실종 13일 후 전남 나주의 한 강 속에서 차량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되면서 박씨가 보험금 1억 9800만원을 받는 선에서 끝나는 듯했으나 위장 교통사고를 의심한 다른 보험사가 경찰에 재수사를 의뢰하면서 박씨의 범죄 행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박씨는 사건 당일 운전 연습을 빌미로 김씨를 강가로 불러냈고, 김씨가 휴대전화를 마지막으로 사용했을 때도 함께 있었다. 이후 박씨는 친구에게 보험금 중 일부를 주겠다고 약속하며 차량이 수장된 정확한 위치 등을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박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숨진 김씨가 휴대전화로 어머니와 통화한 시간과 장소, 박씨가 김씨의 휴대전화로 다른 곳에 전화를 건 시간과 장소를 비교한 결과 박씨가 김씨를 살해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볼 수 있어 제3자가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이 박씨의 이동 경로를 휴대전화 기지국이라는 특정 장소로 전제해 추정한 것은 합리성이 없다”면서 “박씨가 수장된 위치를 정확히 알게 된 경위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김씨의 휴대전화를 박씨가 가지고 있는 점 등이 박씨가 살해 현장에 있었다는 간접 사실로 볼 수 있는지 심리했어야 했다”고 파기 환송 이유를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수목극 전성시대, 전쟁시대

    지상파 TV 수목드라마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1, 2회를 연속 편성하고 특선 영화로 맞대응하는 등 방송사 간 신경전이 도를 넘어섰다. 수목극 시장이 이렇게 전례 없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통상 방송사들이 밤 10시 미니시리즈로 가장 트렌디하고 경쟁력 있는 작품을 내보내는 데다 특히 이번에는 오랜만에 컴백한 배우, 감독들의 대형 드라마가 많아 자존심 경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에는 인터넷 다운로드가 늘어나 ‘본방 사수’를 하는 시청자들을 초반에 확보하기 위한 신경전이 더 치열해졌다. 방송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KBS ‘아이리스 2’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의 대결에서는 ‘아이리스 2’의 시청률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앞서 나갔다. 14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아이리스2’는 전국 기준 14.4%, SBS ‘그 겨울’ 1부는 11.3%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수목극 정상을 지키던 MBC ‘7급 공무원’은 지난주보다 1.6%포인트 하락하며 2위를 차지했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1, 2회를 연속 방송하는 파격적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그 겨울’의 2부는 12. 8%를 차지했고, 동시간대에 KBS가 방송한 영화 ‘고지전’은 4.5%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이날 SBS ‘짝’과 KBS ‘추적 60분’은 모두 결방됐다. 하지만 시청률이 1~3%포인트의 초박빙 승부여서 당분간 혼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리스 2’는 13일 첫방송에서 170억원을 쏟아부은 블록버스터답게 화끈한 액션과 자동차 추격 장면에다 주인공들의 극적인 사연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시청률 조사업체 TNms에 따르면 ‘아이리스 2’ 첫 회의 주 시청자는 남성 40대(10.5%), 여성 40대(12.3%), 여성 30대(10.1%)로 전작 ‘아이리스’의 주 시청자 층이 여성 40대(24.6%), 여성 30대(23.5%), 여성 50대(22.3%)였던 것과 달리 40대 남성의 시청률이 높았다. 조인성의 군 제대후 첫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그 겨울’은 주인공 오수(조인성)가 시각장애인 상속녀 오영(송혜교)의 오빠로 속이고 집에 들어가는 내용이 전개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두 주인공에 대한 클로즈업샷을 자주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반면 ‘7급 공무원’은 그동안 코미디 분량을 줄이고 주인공들의 삼각 관계가 본격화되면서 멜로 라인에 시동을 걸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에 제작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이리스 2’의 제작을 맡은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이창세 부사장은 “‘아이리스2’는 일찌감치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표방했고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면서 “SBS가 밤 10시 드라마를 72분씩 방송하는 ‘72분 룰’이 있는데도 5~10분 뒤에 2회를 연속 방송하는 다소 변칙적인 편성으로 과열 경쟁을 부추긴 것은 아쉽다”라고 말했다. 간발의 차이로 1위를 놓친 ‘7급 공무원’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7급 공무원’을 담당하고 있는 MBC 박홍균 CP는 “2회를 연속 방송하는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지만 지나친 과열 양상으로 장기적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이 더욱 가혹해질 수 있어 걱정된다”면서 “한참 방영 중인 드라마의 제작진으로서 당황스럽지만 작품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매회를 첫회처럼 만든다는 자세로 제작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경기침체 때 여성 일자리가 더 불안

    경기침체 시 여성이 남성보다 고용상황이 더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여성 고용보험 상실자는 255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증가율이 남성(3.1%)보다 높았다. 특히 비자발적 상실자 비중도 여성(43.4%)이 남성(37.0%)을 앞섰다. 비자발적 상실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 폐업·도산·계약기간 만료나 질병·부상 등으로 고용보험 자격을 잃은 경우다. 윤정혜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에 그치는 등 극심한 경기침체에 여성 일자리가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이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여성 고용보험 가입자 436만 7654명 가운데 48.1%가 서비스업에 종사했다. 남성(21.4%)보다 26.7% 포인트나 높다. 서비스업은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20.0%(지난해 11월 기준)로 광공업(5.3%), 건설업(4.8%) 등에 비해 훨씬 높았다. 반면 여성 고용보험 가입자 가운데 광공업 종사자 비중은 남성(36.9%)보다 크게 낮은 20.1%다. 여성의 결혼·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55.1%다. 20대 후반(25~29세) 고용률인 68.0%와 13% 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윤 연구원은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의 낮은 고용률은 전체 여성 고용률이 낮은 원인”이라며 “노동시장 이탈 방지책과 노동시장 재진입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15~64세 여성 고용률은 5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6.7%보다 낮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지방공무원들 “승진 주요인은 평판·정실”

    지방공무원들 “승진 주요인은 평판·정실”

    지방공무원 상당수가 승진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평판’과 ‘정실’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현행 승진제도 전반에 대해 “공정성이 의문시된다”고 생각하며, 승진 결정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는 근무성적평정(근평)에 대해서도 객관성 및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명지대 행정학과 박천오 교수와 김진용(박사과정)씨가 서울 S구(104명)와 경기 K시(92명) 공무원을 설문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S구의 경우 62명(59.6%), K시에선 37명(40.2%)이 현행 승진제도에 대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의문시된다고 답했다. 객관성과 공정성이 인정된다고 답한 사람은 각각 18명(17.3%), 38명(41.3%)이었다. 나머지는 ‘그저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승진 근거로 활용되는 근평에 대해서도 전체의 절반 이상이 공정성이 의문시된다고 답했으며, 공정성이 인정된다는 응답은 29.6%에 그쳤다. 실제 승진 요인에 대해 S구 공무원들은 평판이 가장 중요하며, 이어 정실, 능력, 사회적 자격 순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답변했다. 반면 K시 공무원들은 능력 범주와 능력 외적 요인 범주인 평판 간에 영향력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S구 공무원들과 차이를 보였다. 승진 요인의 영향력 인식에 대해 성(性)과 연령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 자치단체 모두 여성 공무원들이 성이 승진에 미치는 영향력을 남성공무원보다 크게 인식했다. 이는 여성 공무원들이 승진 인사에 있어서 성차별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평판, 정실 등 능력 외적 요인이 승진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20~30대 젊은 층이 40~50대 층에 비해 재직기간(연공)이 승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박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공무원 승진 인사가 능력 위주로 이루어지고, 여타 비실적 요인들의 개입을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함을 시사한다”면서 “근평 결과, 승진심사대상 명단, 승진심사 기준과 절차, 심사위원 등을 사전에 공개토록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밀린 월급 받아주세요”

    “밀린 월급 좀 받아 주세요~.” 설 연휴 즈음에는 체불임금을 받게 해 달라는 민원이 가장 많이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0~2012년 3년간 설 연휴 전후 15일 동안 범정부 국민소통 포털인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 916건을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민원 유형별로는 체불임금 지급요청이 310건(33.8%)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교통 민원 189건(20.6%), 물품배송 민원 90건(9.8%), 공공시설 이용 민원 65건(7.1%), 인터넷 판매사기 민원 51건(5.6%) 등이었다. 밀린 월급을 받게 해 달라고 호소한 이들은 주로 30∼40대 남성이었다. 교통 관련 민원은 버스나 열차 등 대중교통의 예매나 이용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10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재래시장 주변 주·정차 단속 요구(37건), 갓길주행·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 신고(29건), 버스전용차로 운영구간·시간 문의(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인터넷 사기를 당했다는 호소도 이 기간의 ‘단골’ 민원이었다. 권익위는 “설 선물용 물품대금 결제 사이트를 개설한 뒤 결제가 끝나면 폐쇄하는 방식 등의 인터넷 사기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원을 제기한 연령대는 30대(192건·21%), 40대(163건·17.8%), 20대(138건·15.1%)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237건·25.9%), 서울(190건·20.7%), 인천(66건·7.2%) 등으로 나타났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헐렁한 경찰

    헐렁한 경찰

    시민이 직접 체포해 경찰에 넘긴 차량 털이범이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폭행범 노영대(34)씨가 지난해 12월 20일 경기 고양 일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난 지 39일 만이다. 28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8분쯤 전주 완산경찰서 효자파출소에서 차량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강모(30·특수절도 등 전과 6범)씨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했다. 이날 경찰은 강씨가 “오른손에 찬 수갑이 조여 손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하자 수갑을 왼손 티셔츠 위에 옮겨 채우고 다른 한쪽은 파출소 대기의자 스테인리스 봉에 채웠다. 그러나 강씨는 옷 위에 채워진 수갑의 여유 공간을 이용해 손을 빼내 겉옷과 신발을 벗어 놓은 채 맨발로 쏜살같이 달아났다. 당시 파출소 안에 있던 경찰관 5명이 곧바로 뒤쫓았지만 강씨는 파출소 인근 서부시장으로 몸을 감춘 뒤였다. 이날 근무자 5명 가운데 2명은 청소 중이었고 1명은 참고인 조사 중이었으며 나머지 2명은 진술조사실에서 서류를 보고 있어 범인이 도망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경찰은 강씨가 도망친 후 파출소 문이 닫히는 소리에 뒤늦게 도주 사실을 알아차렸다. 강씨는 앞서 오전 3시 30분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이찌모 식당 앞에 세워둔 아반떼 승용차 문을 부수고 휴대전화와 남성용 손가방 등 81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치다가 경보음을 듣고 나온 차주 윤모(40·회사원)씨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강씨는 윤씨가 112에 신고하고 경찰 출동을 기다리는 사이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다가 순찰차가 오는 것을 보고 넘어져 뒤쫓아 온 윤씨와 경찰에 다시 붙잡혀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한편 경찰은 노영대 사건이 발생하자 ‘도주방지 매뉴얼’까지 만들어 현장 직원 교육에 나섰지만 같은 실수를 되풀이했다. 교육 내용에 따르면 살인·강도·강간·절도 등 강력범에 대해서는 이동할 때 수갑과 포승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수갑 사용 매뉴얼도 세분화해 손목 굵기에 따라 채워야 하는 수갑 톱날 수를 정해놨다. 손목 굵기에 비해 손이 작은 피의자가 수갑을 쉽게 풀지 못하도록 톱날의 수를 조정하고 수시로 수갑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도주 가능성이 큰 강력범은 수갑을 뒤로 채우도록 했다. 뒤로 채우면 앞으로 채우는 것보다 거동이 불편해 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교육내용을 무시하고 강씨의 왼손 셔츠 위에 수갑을 채웠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커버스토리-위기의 활자매체] 스마트폰·태블릿PC에 밀린 신문, 종이옷 벗고 디지털 장벽 넘어라

    [커버스토리-위기의 활자매체] 스마트폰·태블릿PC에 밀린 신문, 종이옷 벗고 디지털 장벽 넘어라

    지난 17일 밤 서울 광화문의 한 신문가판대.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진 가운데 매대 앞은 한산했다. 퇴근길 직장인들은 간간이 캔커피나 초콜릿을 집어들 뿐 신문 가판대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30대 남성은 아예 태블릿PC를 꺼내 PDF 형태의 경제지를 읽고 있었다. 15년째 가판대를 운영해 온 주인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하루 100부씩 나가던 일간신문은 2004년 무료신문 발행이 봇물을 이루며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면서는 하루 1~2부 팔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우리나라 종이신문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유력 종합일간지는 물론이고 대다수 신문의 유료 부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신문산업 전체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신문사들은 기업회생절차, 부도, 매각 등에 시달리며 혹한기를 보냈다. 인천일보와 아시아경제는 극심한 누적 적자로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67년 역사의 제주일보는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일부 종합일간지는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경영정상화를 고심하고 있다. 18일 신문업계에 따르면 두 차례의 금융위기와 뉴미디어의 득세에 따른 지속적인 부수 감소, 종합편성채널의 등장으로 인한 광고 정체 등으로 신문의 위기는 급격히 가중되고 있다. 한국ABC협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1년 신문 부수 공사 보고’에 따르면 상위 20개 종합일간지의 유료부수는 614만 5087부로 전년보다 7.1% 줄었다. 발행부수도 868만 3135부로 1.8% 감소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지난달 내놓은 ‘2013년 광고경기 예측지수’에선 신문이 86.8인 반면 인터넷은 126.3, 케이블TV는 103 등으로 나타났다. 예측지수는 지출이 늘 것이라는 응답 수가 많으면 100이 넘고, 반대이면 100 미만이 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신문업계는 ‘녹다운’ 상태다. 2000년대 들어 신문업계는 구독률 급감(2001년 51.3%→2011년 24.8%)과 열독률 감소(2001년 69.0%→2011년 44.6%)에 시달렸다. 회귀분석을 통해 2020년 신문 구독률을 추정해 보니 0%에 가깝게 떨어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위기 타개를 위한 신문사들의 노력은 이전투구식 경쟁과 새로운 활로 모색으로 요약된다. 일부 대형 일간지의 보급소에선 1년 유료구독에 1년 무료구독, 스포츠지·경제지 끼워주기, 현금 제공 등의 행태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 신문보급소 관계자는 “지국장들이 급감하는 부수를 견디지 못해 매년 교체될 만큼 밑바닥 분위기는 심상찮다”고 전했다. “찍을수록 손해”라는 중소 규모 신문사들은 경영개선책의 일환으로 토요일자 휴간, 별쇄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새로운 활로 모색은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이다. 온라인과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강화다. 주요 신문들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놨고, 본격적인 콘텐츠 유료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애플스토어에 ‘가판대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한 일간지의 경우 하루 평균 무료 다운로드 횟수가 30만건이 넘고 유료인 PDF서비스 이용도 3만건에 이른다. 하지만 이 신문의 독자서비스팀 관계자는 “한국의 뉴스 소비자들은 해외에 비해 ‘뉴스 유료화’에 부정적”이라며 “신문독자의 앱 무료이용 정책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김위근 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신문산업의 위기는 신문산업 전체의 위기라기보다 종이신문에 한정된 위기”라며 “디지털 환경에서 변해 버린 뉴스, 신문, 저널리스트, 이용자 등의 개념에 대한 신문사 구성원들의 이해와 적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대안으로 우수한 편집기자 확보와 편집조직 통합,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기사 아카이브 구축 등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의 위상 회복과 여론 다양성 확보가 민주주의 구현에 필수적이라는 문제의식 아래 신문을 살리자는 제안도 잇따르고 있다. 언론노조 등이 추진하는 프랑스식 신문산업지원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신문산업지원법은 정부가 신문을 공동 인쇄하고 배달하는 시스템을 지원할 공적 펀드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용성 한서대 교수는 “신문산업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신문법 개정과 신문지원제도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중국통신] ‘참을 수 없다’ 며 버스에서 ‘큰 일’ 본 男

    [중국통신] ‘참을 수 없다’ 며 버스에서 ‘큰 일’ 본 男

    누구든 한번쯤은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신호’를 느끼고 ‘남모를 고통’을 참아봤을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 같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만원 버스 안에서 ‘큰 일’을 본 남성이 있어 웃음거리가 되었다. 시나닷컴 등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충칭(重慶)에 사는 왕(王)씨는 지난 12일 오후 현지 502번 버스를 타고 베이베이(北?)로 향하던 중 차마 눈뜨고는 못 볼 상황을 목격했다. 자신의 앞자리에 앉아있던 30대 청년이 자리에서 대변을 보는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본 것. 왕씨는 곧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트윗을 날렸다. 왕씨는 트윗에서 “앞자리에 앉은 청년의 행동이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도둑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똥을 싸고 있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옆자리의 여자 승객이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주위를 살펴보다 청년을 발견하고 “무슨 짓이냐!”고 꾸짖자 청년은 “너무 급해 어쩔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고. 왕씨는 그러면서 “창문도 열수 없는 버스 안에서 냄새가 퍼지면서 모든 승객들이 고통스러워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30대, 그 또래 남자들 아버지 되기 부족한 점 많지

    30대, 그 또래 남자들 아버지 되기 부족한 점 많지

    “그냥 벌어진 일이 어디 있어? 전부 비틀비틀 이어지는 거지.”(247쪽)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전문업체에서 일하는 ‘안’이 보험회사에서 보험금 지급하는 일을 하는 ‘영호’에게 하는 말이다. 영호는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안’을 불편해하지만, ‘안’은 영호에게 “나는 영호씨가 싫지 않소”라고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자살하지 않았으면 영호만 했을 아들 이야기를 덧붙인 뒤 이렇게 말했다. 2008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이영훈(35)에게 2관왕의 영광을 안겨준, 제18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체인지킹의 후예’는 ‘안’의 이 발언과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하늘에서 툭 떨어진 듯이 벌어지는 일이 어디 있는가, 모두 이어지지 않은 듯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른둘인 영호는 자신이 암보험금을 지급한 여덟 살 연상의 채연과 결혼했다. 영호에겐 초혼이었고 채연에게는 재혼이다. 채연은 자궁암 2기로 투병 중이다. 결혼 후 얼마 안 돼 채연은 미국에서 살고 있던 열세 살짜리 아들 ‘샘’을 불러들인다. 미국에 사는 채연의 전 남편이 마약 소지로 문제가 되자 소송으로 양육권을 되찾은 것이다. 의붓아버지와 의붓아들은 예상대로 대화가 안 된다. 영호는 어려서 부모를 모두 잃었다. 처음에는 보험금 수령자에게 예의를 차리기 위해 병원에 찾아가 채연과 대화를 시작했던 영호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어둠과 고독을 걷어내기 위해 채연과 결혼했다. 영호에겐 채연이 세상으로 통하는 열쇠인데, 샘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영호에게 고통이다. 여기까지가 할리퀸 로맨스의 남자 버전이다. 영호는 샘이 어린이용 TV 시리즈물 ‘변신왕 체인징킹’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샘과 말을 트기 위해 영호는 ‘특촬물’이라고 불리는 이 시리즈물의 피규어를 사려고 애를 쓰다가 특촬물 카페활동을 하는 ‘오타쿠’와 ‘히키코모리’ 같은 ‘민’과 ‘블루’ 등을 만나게 된다. 여기부터는 추리물처럼 바뀐다. 더구나 어려서 부모를 잃은 영호에게 보험금을 타기 위해 어린 아들의 팔을 고의로 부러뜨렸을지도 모른다는 혐의를 받는 서른두 살 프로그래머 ‘윤필’과 윤필의 과거는 소설을 더욱 추리수사극처럼 전개시킨다. 혼란에 빠져드는 영호를 보고 ‘안’은 “그 나이 또래의 남자란 아버지가 되기 부족한 점이 많지”(92쪽)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들 샘은 어느 날 학교에서 친구의 팔을 부러뜨리는 사고를 저지른다. 윤필은 자기 아들의 팔을 부러뜨렸을지도 모르고, 샘은 친구의 팔을 부러뜨린다. 소설은 이렇게 같은 소재를 돌려막는 방식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의 고리를 찾아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설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의붓 아들’이란 단어가 주는 정서적 저항과 헌병대 출신인 ‘안’의 찍어누르는 듯한 저돌성도 답답하다. 그렇다고 책을 아예 덮어버릴 만큼 답답하지도 않다. 소설적 분위기 속에서 세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의 배치가 정교하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386세대들과는 다른 대한민국의 30대 남성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소설이라고 편집자는 밝혔다. 하지만, 다소 무기력하고 체념한 듯한 영호나 ‘민’, 윤필의 방식이 정말 오늘날 30대 남성이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시대를 돌파하며 살아왔던 386세대로서는 후배들의 처지가 마음이 아프고 답답할 뿐이다. 이영훈은 8일 “96학번으로 선배들과 어울려 잘 놀러다니다 IMF사태가 터지고 막연한 공포가 전 사회에 확산될 때쯤 혼자 남았다는 것을 경험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2월 취임식에서 약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나라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당시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우리는 이제 끝장났구나’하는 공포에 휘둘렸다”면서 “그러나 상황은 굉장히 시시하게도 조금씩 나빠졌다. 형체가 없는 공포의 늪에 무릎이 빠지고 허리와 목까지 빠진 것이 현재 우리의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살아보니 우리가 추구했던 안정과 행복의 바닥이 단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절망할 것도 없었던 것이다. 사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다만 공포에 억눌려서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세대들이 생겨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화성男 - 금성女 진짜잖아~

    10대 청소년 중 남자는 하루에 7시간 5분 공부하고 컴퓨터게임을 55분 한다. 반면 여자는 하루에 7시간 21분 공부하고 컴퓨터게임은 20분에 그친다. 20대가 되면 남녀의 ‘열공 모드’는 역전된다. 남자가 1시간 5분, 여자는 48분 공부한다. 남자가 여자보다 17분 더 공부하는 것이다. 컴퓨터 게임 등 여가활동도 여전히 더 한다. 통계청은 출생부터 사망까지 남녀 차이를 보여주는 ‘같은 듯 다른 듯 男과 女’ 서비스를 8일 선보였다. 누구나 성별과 나이 정보를 입력하면 자신과 같은 연령대의 주요 관심사, 기대여명, 생활시간 활용 현황 등을 알 수 있게 설계됐다. 다른 연령대의 남녀 차이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대 남자는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이 20.9%이지만 30대에서는 15.3%로 줄어든다. 여자는 20대 9%, 30대 7%로 남자의 절반 수준이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도 다르다. 미혼 남성은 성격(25.7%)과 경제력(15.6%)을 중시한다. 신체 조건(13.5%)도 중요하게 본다. 미혼 여성도 경제력(35.0%)과 성격(18.7%)을 중요하게 따지지만 1, 2위 순위가 다르다. 신체 조건(5.3%)을 신뢰와 사랑(9.2%)보다 뒤에 놓는 것도 남자와 다른 점이다 미혼 남녀가 가장 바라는 결혼정책은 ‘주택마련 지원’(남성 45.2%, 여성 41.0%)이다. 2위는 결혼비용 융자(남성 23.4%, 여성 25.6%)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렇듯 생활시간 조사와 청소년가치 조사 등 15가지 통계에서 뽑은 99개 통계지표를 가공해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이나 스마트폰 모바일 서비스(http://m.kosis.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본지-도쿄신문 공동 여론조사] 韓 “ICJ 통해 해결” 11%… 적지 않아

    [본지-도쿄신문 공동 여론조사] 韓 “ICJ 통해 해결” 11%… 적지 않아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 정부의 반목은 양국 국민 감정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한국이 일본의 식민 통치에서 해방된 지 67년이 지났고, 한·일 국교정상화가 이뤄진 지도 반 세기에 근접했지만 일본의 독도 분쟁화 수위는 격화되고 있다. 독도 해법에 있어서 양국 국민의 인식차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국인 조사에서는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대해 ‘일본이 양보해야 한다’는 응답이 77.1%로 가장 많았다. 한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응답은 0.8%에 그쳤다. 그러나 한국인 응답자 중에서도 일본 정부의 논리인 국제사법재판소(ICJ) 해결 방식을 제시한 응답이 11.1%, 양국 공동 지배를 해결책으로 답변한 비율도 11.0%로 적지 않았다. 한국인 조사에서는 일본 양보 여론의 경우 남성이 82.5%로, 여성 71.8%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두 나라의 젊은 세대 중 한국의 30대 이하는 유연한 입장을 드러낸 반면 일본의 20대는 강경 목소리가 더 많아 대비됐다. 한국의 30대 이하에서는 ICJ를 통한 독도 문제 해결 응답 비율이 타 연령대보다 높았다. 20대는 70.0%, 30대는 75.0%가 일본이 양보해야 한다고 답변했지만, ICJ를 해법으로 제시한 응답도 각각 15.6%, 12.1%로 한 자릿수 응답률에 그친 40대 이상과 대비됐다. 일본 국민은 2명 중 1명꼴로 ICJ를 통한 독도 분쟁 해결을 지지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일본인 47.0%는 일본 정부의 ICJ 제소를 통해 양국 분쟁을 종결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독도를 양국이 공동 지배하자는 의견도 37.4%나 됐다. 한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응답은 7.2%로 한 자릿수 응답률이었지만, 한국인 응답 결과보다는 훨씬 높았다. 일본의 경우 20대가 전체 연령대 중에서 유독 강경한 인식을 나타냈다. 20대의 10.9%는 한국이 독도를 양보해야 한다는 답변을, 58.1%는 공동 지배를 해결책으로 제시해 타 연령대보다 훨씬 높았다.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가 20대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인의 30대와 40대는 각각 56.8%, 57.8%가 독도 공동 지배보다는 ICJ 제소를 통한 분쟁 해결을 지지했다. 일본인 중 자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응답은 불과 2.5%에 머물러 한·일 양국 국민의 인식 속에도 독도는 뜨거운 논쟁 지대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본지-도쿄신문 공동 여론조사] “독도·과거사 최대 현안” 韓 84%·日 52%

    [본지-도쿄신문 공동 여론조사] “독도·과거사 최대 현안” 韓 84%·日 52%

    한국과 일본 국민들이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안은 최근 가장 불거진 ‘독도 문제 해결’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45.5%, 일본인의 32.1%가 이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 다음이 역사 문제(과거사)로 한국인의 38.5%, 일본인의 20.3%가 민감한 과거사 문제 해결을 선택했다. 양국 국민 모두 독도와 과거사 문제가 양국 관계를 꼬이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같았지만 비중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한국인의 84.0%, 일본인의 52.4%가 독도와 과거사 문제 해결을 지적한 점에서 한국인이 더욱 민감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독도와 과거사 이외에 한국인은 10.1%가 ‘경제관계’를, 3.3%가 ‘안전보장’ 문제를 꼽고 0.7%가 ‘스포츠 및 문화 교류’를 꼽았다. 일본인의 응답 비율은 ‘안전 보장’이 17.8%로 세 번째로 많았고, ‘경제 관계’가 16.8%, ‘스포츠·문화 교류’가 5.3%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인 여성의 54.4%가 독도 문제 해결을, 31.1%가 역사 문제 해결을 주요 문제로 인식한 반면 남성은 46%가 역사 문제를, 36.3%가 독도 문제 해결을 꼽아 성별로 우선 순위에 차이가 있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독도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로 꼽은 비율이 46.5%로 20대(44.8%)보다 높았으나 역사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20대가 42.8%로 60대(34.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행정구역상 독도를 관할하는 대구·경북에서 독도 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인식하는 비율이 53.6%로 가장 높았다. 같은 영남권인 부산·울산·경남에서는 53.4%로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광주·전북·전남에서는 39.8%로 가장 낮았다. 일본인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독도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 최근 한·일 간의 영토문제로 독도가 심각하게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30대가 38.9%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24.8%로 가장 낮았다. 일본인의 17.8%가 안전 보장을 주요 문제로 인식한 데 비해 한국인은 이에 대한 응답이 3.3%에 불과한 것과 관련.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일본인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올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본지-도쿄신문 공동 여론조사] 韓 “日 반성하고 있다” 4.7%뿐… 2005년보다 대폭 줄어

    [본지-도쿄신문 공동 여론조사] 韓 “日 반성하고 있다” 4.7%뿐… 2005년보다 대폭 줄어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2005년 7월 조사 때보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여론이 더 강해졌다. 반면 일본인의 63.4%는 한국인들의 과거사 사죄요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20대에서 이러한 입장이 두드러졌다.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민 인식의 간극이 더 벌어지고 있어 앞으로 한·일관계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이 볼 때 일본이 잘못된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다는 여론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62.0%)와 ‘별로 반성하고 있지 않다’(32.1%)를 합한 94.1%나 됐다. 2005년 7월 조사때의 84.3%보다 9.8% 포인트 높아졌다. 일본인이 반성하고 있다는 여론은 4.7%에 그쳐 2005년 7월의 12.4%에 비해 대폭 줄었다. 성별로는 남성의 93.2%, 여성의 94.9%가 일본이 반성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었다. 성별의 차이가 거의 없는 셈이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에서 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이 많았다. 종군 위안부 등 일본이 저지른 과거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이나 경험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0대의 96.2%는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60대 이상도 95.5%로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20대는 91.4%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대전·충북·충남 등 충청권이 96.8%로 가장 높았다. 강원·제주 지역의 응답률(86.6%)을 제외하고는 모두 90% 이상이 과거사 반성이 미흡하다고 평했다. 일본인들은 한국인의 이 같은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사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응답은 63.4%였다. ‘조금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33.1%,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30.3%다. 반면 ‘이해한다’(6.6%)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25.6%)를 합해 32.2%에 불과했다. 연령별로 보면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은 20대가 80.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50대는 66.8%, 60대는 64.1%, 70대 이상은 62.3%, 40대는 59.4%, 30대는 51.7%였다. 양국 국민 간의 의식 차이는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정부 간 과거사 문제 등을 놓고 불협화음을 일으키던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 송석원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5년에는 일본의 과거사 인식이 고이즈미라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경향이 강했다면 지금은 전체 일본 사회가 보수 우경화되면서 사회 인식으로 확대된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인 응답자 중 일본의 과거사 반성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전 세대에 걸쳐 90% 이상 나온 것은 앞으로의 한·일 갈등을 풀어가는 게 만만찮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과거사 사죄요구에 대한 일본 20대의 반발심리에 대해 “현재 일본의 20대는 거품경제 이후 사회 자체가 활기를 잃어버린 가운데 성장기를 보낸 세대”라며 “이들이 미래에 대한 타개책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한·일관계나 과거사 문제를 폭넓게 이해하지 못하고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에 대해 화풀이식 감정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교육나눔 캠페인] 수리 1·2등급 都農 격차 최대 4배… 어디 사느냐가 학력 좌우

    [교육나눔 캠페인] 수리 1·2등급 都農 격차 최대 4배… 어디 사느냐가 학력 좌우

    2012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결과를 도시 규모별로 분석한 결과 규모가 큰 도시일수록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생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에 사느냐가 학생들의 학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교육을 통한 사회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더 나은 삶을 기대하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태다. 수리영역의 경우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대도시, 즉 서울에 살고 있는 학생들 가운데 14.8%가 1·2등급을 받았다. 수능 1등급은 상위 4% 이내, 2등급은 상위 11% 이내다. 인구 300만명 이상에서는 12.1%가, 200만명 이상은 10.3%가 1·2등급을 받았다. 반면 인구 20만명 이상에서는 8.1%, 3만명 미만의 시골에서는 3.8%만이 수리영역에서 1·2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도시 크기는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소득 수준과도 관계가 깊다”면서 “서로 비슷한 학습 능력을 가졌더라도 어떤 교육 환경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성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 지역의 일반계 고교 사교육비(월 56만 8000원)는 읍·면 지역의 5배에 달한다. 수리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7만 771명 중 29.03%인 2만 548명이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대도시 학생이었다. 100만명 이상 대도시까지 포함시키면 수리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학생의 절반 이상이 된다. 고유경 참교육학부모회 상담실장은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부터 수능 공부를 시작한다고 할 정도로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이 만연해 있다”면서 “강남에서 한달에 200만~300만원의 사교육비는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외국어영역에서는 도농 간 격차가 더 컸다. 인구 1000만명 이상 도시에서 14.6%이던 1·2등급 학생 비율은 300만명 이상 도시에서 12.0%로 떨어지더니 인구 40만~50만명 도시에선 8.9%까지 하락했다. 도시 규모가 작아질수록 계속해서 감소해 인구 3만명 미만 도시에선 수능 1·2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4.9%로 나타났다. 언어영역의 경우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특이한 사실은 인구 7만~15만명 도시의 경우 수능 전 영역에서 1·2등급의 비율이 대도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교육 관계자는 “기숙사 형태의 자율형, 자립형 고등학교들이 이들 소도시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그냥 수능 1·2등급이라고 표기돼서 그렇지 최상위권 학생의 비율로 따지면 서울과 소도시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성적의 차이는 바로 대학 입시 결과로 드러났다. 지난해 서울대 입학생 2148명 중 서울 출신 학생은 37.1%인 797명이었다. 전체 신입생 대비 서울 출신 입학생 비율은 2010년 33.1%, 2011년 32.7%였다. 특히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등 이른바 ‘강남 3구’ 출신이 서울 출신 입학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7.6%인 380명에 달했다. 월평균 가계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 가구에 속한 신입생이 47.1%나 됐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월평균 가계소득이 500만원을 넘는 가구가 25.5%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부유층 자녀들이 서울대에 많이 진학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또 사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신입생이 87.4%나 됐다. 부모들의 학력도 높았다. 대한민국 남성과 여성의 대졸 이상 학력 비율은 각각 41.4%와 30.6%다. 하지만 서울대 신입생의 아버지, 어머니의 대졸 이상 학력 비율은 그 두 배를 웃도는 83.3%와 72.2%에 달했다. 고 상담실장은 “정부의 EBS의 출제 비율 확대만으로는 학력 차 해결에 한계가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과열된 사교육 시장을 바꾸고 시골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본인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2009년 41%에서 2011년 33%로 줄었다. 월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구 중 사회 경제적 지위가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9년 29.3%에서 2011년 25.0%로, 월소득 100만~200만원인 가구의 경우도 29.7%에서 23.5%로 줄었다. 또 자녀의 지위 변화에 대해서도 100만원 미만 가구에서 2009년 43%가 지위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지만 2011년에는 37.9%로 줄었으며 100만~200만원 가정도 43.9%에서 38.9%로 응답 비율이 낮아졌다. 특히 저소득 가구의 신분 변화 가능성은 항상 낮았다. 2011년 조사에서 본인 신분의 변화에 대해 월 소득 100만∼200만원 가구(23.5%)가 100만원 미만(25%) 가구에 비해 더 부정적으로 내다봤고 200만∼300만원 미만 가구 역시 26.5%만 신분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월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는 본인 신분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응답 52.5%, 자녀의 변화 50.7%로 긍정적으로 전망한 비율이 저소득 가구의 두 배가 넘었다. 고소득층 부모는 자녀가 자신보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와 소득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저소득층은 그렇지 못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상류층과 중산층 간 교육 격차가 늘면서 희망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절망감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가운데 자신이나 자녀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65.1%, 47.8%로 가장 높았다. 반면 60대는 48.9%, 34.3%였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30대가 신분 상승에 대한 절망감이 가장 큰 이유는 외환 위기를 겪은 후 양극화와 취업난 등을 겪었기 때문”이라면서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는 등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Weekend inside] 주류를 뒤흔드는 마이너 문화 열풍

    [Weekend inside] 주류를 뒤흔드는 마이너 문화 열풍

    TV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는 오늘도 잘 포장된 메이저 기획사의 가수들과 대기업이 투자한 ‘잘 빠진’ 상업영화의 면면을 소개하느라 바쁘다. 물론 잘 다듬어진 문화 상품은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다. 하지만 설명대로 잘 소비하고 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다소 투박하고 수수하지만 강한 울림을 주는 비주류의 마이너 문화가 소리 없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연계 불황 속 인디 밴드 콘서트 대약진 지난 22일 저녁 2인조 밴드 ‘페퍼톤스’의 공연이 열린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한 공연장. 영하의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라이브 음악을 들으려는 마니아 관객들로 1100석의 객석은 입추의 여지 없이 꽉 들어찼다. 홍대 인디밴드에서 출발해 밝고 긍정적인 음악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이들은 지난 6월 단독 공연, 8월 전국 클럽 투어 매진에 이어 이번 연말 콘서트까지 매진시켰다. TV에 자주 나오는 주류 가수는 아니지만 음악과 연주에 열광하는 객석의 열기는 그 어느 공연장보다 뜨거웠다. 혼자 와서 음악을 감상하는 관객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불황이라는 공연계에서 유명 가수들의 화려한 콘서트 대신 소규모의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가수들의 공연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집 안에서, 차 안에서 편안하고 감성적인 이지리스닝 계열의 음악을 즐기던 음악팬들이 콘서트장에 몰리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요즘 실력파 인디 혼성그룹 어반자카파가 공연계의 ‘신흥 강자’로 꼽힌다. 2009년 데뷔한 신인급으로 TV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나 예능 버라이어티쇼에 얼굴을 내민 적은 없지만 올해 4월 발표한 히트곡 ‘뷰티풀 데이’ 등을 비롯해 세련되고 따뜻한 감성을 강조한 음악이 입소문을 타면서 공연장에 팬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서울, 수원, 부산 등에서 6회에 걸쳐 열린 연말 대극장 콘서트를 모두 매진시키면서 1만여명의 팬들과 만났다. 일렉트로닉 팝 밴드 ‘글렌체크’나 모던 록 밴드 ‘몽니’도 대극장에서 잇따라 공연을 열었다. 과거 페스티벌이나 중극장에서 소규모로 공연을 펼친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이름과는 달리 자연스럽고 편안한 음악으로 인기를 모으는 4인조 인디 밴드 ‘소란’도 공연형 가수로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009년부터 홍대 클럽에서 수준급의 보컬과 연주 실력으로 인정받던 이들은 지난해 4월 인디 음반사인 해피로봇 레코드에 둥지를 틀었다. ‘소란’은 지난 4월 발표한 정규 1집 앨범이 일상성을 강조한 가사에 고급스러운 음악으로 주목을 받았고 확실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공연을 꾸준히 펼쳐 마니아팬층을 형성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연말 단독 콘서트를 3분 만에 매진시켰다. 한편 TV에 출연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음원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에피톤 프로젝트를 비롯해 짙은, 루시아, 재주소년, 캐스커, 헤르츠 아날로그 등이 소속된 대표적인 인디 음반사 파스텔 뮤직은 올해 창립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고 다음 달 10장짜리 기념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다. 가요계에서는 이처럼 비주류로 꼽혀온 인디 음악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자극적인 주류 아이돌 음악에 지친 이들이 감성적이고 새로운 음악을 찾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또한 사회적으로 젊은 층에도 ‘힐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서적으로 위안을 주는 이지리스닝 계열의 음악으로 소통하려는 음악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어반자카파의 소속사인 플럭서스뮤직의 류호원 이사는 “최근 아이돌 그룹이 포화 상태를 이루고 신인 가수가 나오지 않는 등 대중 음악이 침체를 보이면서 하반기부터 감성적이면서도 수준급의 음악을 하는 인디 뮤지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입소문으로 음악을 접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마니아층이 능동적으로 음악을 찾아 듣고 있고 10대 팬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화려한 아이돌 중심의 디지털 음악에 시선을 빼앗겼던 대중이 반작용으로 잔잔하고 덜 자극적인 힐링 음악으로 취향 및 코드가 변화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가요계 비주류 컬래버레이션 유행 이 같은 움직임에 주목한 가요계에서는 비주류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가수가 이승기다. 이승기는 지난달 실력파 인디 뮤지션 에피톤 프로젝트와 함께 작업한 5.5집 미니 앨범 ‘숲’을 발표했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이승기 앨범의 거의 모든 수록곡을 작곡했고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앨범의 타이틀곡인 ‘되돌리다’는 힐링 음악으로 각광받으며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롱런하고 있다. 앞서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 소유는 인디 남성 듀오 긱스와 발표한 신곡 ‘오피셜리 미싱 유, 투’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고 아이유가 소속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인디 가수와 아이돌이 듀엣을 하는 프로젝트 앨범을 정기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인디 힙합 가수들과 주로 작업해 온 프로듀서 프라이머리도 최근 케이윌의 새 앨범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가요계에서는 음악적 한계를 보인 아이돌 기획사들이 신선한 음악을 찾는 과정에서 인디 음악계와의 교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소속사인 파스텔 뮤직 신규사업팀 권혜진 이사는 “평소 비트가 빠른 음악을 하는 유명 아이돌 가수들도 실제로는 감성적인 인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정서적으로 위안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면서 “인디 밴드는 색깔이 뚜렷한 싱어송라이터가 많아 비슷한 유형의 아이돌 음악과 달리 신선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때문에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음악인들끼리의 교류가 늘고 있다. 메이저와 마이너 음악의 경계를 구분한다는 것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드라마도 마이너 열풍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업계에서도 비주류 문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올해 1000만 관객 영화가 두 편 나오는 등 호황을 보였지만 저예산·예술·독립 영화 등 다양성 영화도 선전한 한 해였다. 업계에서 이들 영화의 흥행 기준을 1만명으로 보는 가운데 올해 5만명 이상을 동원한 다양성 영화는 ‘미드나잇 인 파리’, ‘아티스트’ 등 총 6편이나 된다. 특히 캐나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는 불과 20개의 상영관에서 6만명의 관객을 넘었고 국내에서는 용산 참사를 다룬 영화 ‘두 개의 문’이 관객 7만명을 동원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광화문의 예술 영화 전용관인 씨네큐브에는 웰메이드 예술 영화를 찾는 중장년층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내년 1월 9일에는 강남 최초의 예술 영화 예술관인 아트나인 영화관이 문을 연다. 앳나인 필름 측은 “최고 수준의 영상 시스템과 차별화된 사운드로 예술 영화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씨네큐브는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수준 높은 예술 영화를 볼 수 있다는 브랜드 효과가 작용했다.”면서 “관객층이 한층 여유로워지고 영화적으로 지적인 호기심을 느끼는 마니아층이 늘면서 비주류 영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계에서도 기존의 지상파 방송이 아닌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들이 마니아층을 중심을 큰 사랑을 받으며 마이너 문화가 유행했다. tvN의 ‘응답하라 1997’, ‘인현왕후의 남자’, ‘로맨스가 필요해’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시청률이 아직 지상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케드’(케이블 드라마)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탄탄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올해 정치 풍자와 성인 개그를 유행시킨 ‘SNL 코리아’, ‘코미디 빅리그’ 등이 선전하며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의 지형도를 뒤흔들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과감하고 참신한 소재의 드라마와 B급 정서를 바탕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지상파 TV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마이너 문화 열풍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전문대 취업자, 대졸자보다 정규직으로 오래 못 버텨

    전문대 취업자, 대졸자보다 정규직으로 오래 못 버텨

    전문대 졸업생이 4년제 일반대 졸업자에 비해 정규직 일자리를 유지하는 비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청년 실업률 증가에 따라 전문대의 학생 취업역량 강화 교육이 중시되고 있지만, 실제 전문대 졸업자의 안정적인 취업 풍토가 정착되기까지는 멀었다는 지적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은 27일 전문대 및 일반대 졸업자의 경력경로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내고 “일반대 졸업 남성의 정규직 유지 비율이 70%를 넘는 반면, 전문대 졸업자들은 50%대에 그친다.”면서 “최종학력에 따라 경력 안정성과 종사하는 직종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직능원은 1960년대에 태어난 전문대 졸업자 197명, 일반대 졸업자 283명 등 480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직업 경력 상태를 1년 단위로 조사한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문대졸 남성의 정규직 유지 비율은 58.3%로 일반대 졸업 남성의 73.5%보다 15.2%포인트 낮았다. 30대 중반 이후 자영업으로 직업을 전환한 비율은 전문대졸 남성(약 41%)이 일반대졸 남성(약 26%)보다 높아 전문대 졸업생의 경우 직업 변동이 잦았다. 자영업으로 전환한 전문대 졸업생 가운데는 판매 종사자가 43.9%로 가장 많았고, 단순노무 종사자도 20.2%에 달했다. 일반대졸 여성(39.4%) 역시 전문대졸 여성(24.7%)보다 정규직 유지 비율이 높았다. 다만 여성의 경우 최종학력에 관계없이 30대~40대 초반에 결혼·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 현상(전문대졸 75.3%, 일반대졸 60.6%)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최수정 직능원 연구위원은 “전문대가 직장에서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데도 더 불안정한 직업 경로를 보인 점은 우려할 만하다.”면서 “취업률에만 의존해 전문대의 교육 성과를 판단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단순 취업률뿐 아니라 취업 유지 비율을 살펴 전문대 졸업생들의 취업 질이 향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성탄 뒤흔든 총성…또 울어버린 미국

    미국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참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잇달아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범죄 전과자인 윌리엄 스펭글러(62)가 뉴욕주 웹스터에 있는 자신의 집과 자동차에 불을 지른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총을 발사해 2명이 숨지고 다른 소방관 2명, 행인 1명이 다쳤다. 스펭글러 역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현장에서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펭글러는 1980년 92세의 조모를 망치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7년간 복역하다 1998년 가석방된 이후 어머니, 누나와 함께 꽤 조용하게 살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의 어머니는 10년 전 사망했으며 누나 셰릴 스펭글러(67)는 현재 행방불명 상태다. 경찰은 이날 화재로 가옥 7채가 불에 탔으며, 아직 무너진 건물 내부를 확인하지 못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무장 차량을 이용해 인근 주민 33명을 대피시킨 경찰은 현장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경찰은 스펭글러가 소방관을 유인하기 위해 “미리 함정을 마련하고 숨어서 기다린 뒤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찾지 못했다. 제럴드 피커링 웹스터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의 지난 기록을 살펴봤을 때 정신적 건강 문제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16㎞ 떨어진 벨뷰 시내의 한 대형 술집에서도 총격이 발생해 3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다쳤다. 벨뷰 경찰 대변인은 용의자가 당시 600여명이 모여 있던 술집에서 총 다섯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술집에 대규모의 인원이 모인 탓에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술집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범인을 체포하지 못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관련해 “총격이 일어나기 전에 언쟁 같은 것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 용의자인 자마리 알렉산더 알란 존스(19)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뒤를 쫓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존스는 2008년 시애틀 거리에서 연주를 하던 53세 남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性범죄자와 사회봉사하던 여고생 성폭행당해

    경기 부천의 한 노인복지시설에서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사회봉사를 이행 중이던 30대 남성이 같은 시설에서 사회봉사 징계를 받고 있던 여고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이 여고생 성폭행범은 성범죄 전력이 있던 것으로 드러나 현행 사회봉사명령제도의 허점을 드러냈다. 24일 부천원미경찰서와 해당 학교 측에 따르면 부천 원미구 모 고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16)양은 교사지도 불응 등 누적 벌점이 초과돼 학교로부터 ‘교외 사회봉사 5일’이라는 징계 처분을 받고 지난달 26일 부천시내 노인복지관에서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최양은 복지시설 노인들에게 식사를 배급하는 일을 했으며, 이곳에서 사회봉사명령을 이행 중이던 이모(30)씨와 함께 활동하게 됐다. 성매매 등 전과 10범인 이씨는 공갈사건에 대한 벌금 200만원을 내지 못해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이씨는 이후 3일째 되던 날인 지난달 28일 오후 4시쯤 사회봉사가 끝난 뒤 “집까지 바래다 주겠다.”며 최양을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인한 뒤 성폭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성범죄 전과가 2건이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씨는 “성폭행이 아니다.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보호관찰소는 사회봉사명령 대상을 범죄 전력·적성·특기·출퇴근 거리 등을 고려해 부천시 산하 29곳의 노인복지, 장애인 재활시설 등 봉사협력기관에 배정하고 있다. 부천 지역에서 한 해 평균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은 300명 내외다. 하지만 부천보호관찰소가 성범죄 전과가 있는 범법자를 단순히 교칙을 위반한 여고생과 같은 시설에 배정해 함께 활동하게 함으로써 교정행정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과 사회단체들은 “성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을 어떻게 여고생과 함께 사회봉사활동을 하도록 할 수 있느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부천보호관찰소 관계자는 “이씨의 전과 10범은 대부분 사기나 폭력 등이었고, 성범죄는 10년 전 청소년기에 저질렀던 사건이어서 경미하게 봤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양의 학교에서는 올해 최양을 비롯해 모두 22명의 학생을 4개 사회복지시설에 보내 봉사활동을 하게 했다. 학교 관계자는 “부천시로부터 봉사기관을 추천받아 교칙을 어긴 학생들을 보냈다.”며 “그런 곳에서 아이들이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들하고 같이 일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고학력·부자 “세금 낼때 빼앗기는 기분” 저학력·저소득층 “의무니까 잘 내야죠”

    새 정부가 ‘부자 증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조세 제도를 잘 아는 고학력·고소득층일수록 세금 내는 것을 아까워하고 법망을 피해가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소득이 낮고 못 배울수록 세금을 잘 내려 했다. ●중졸 82점·대졸 72점… 학력과 반비례 조세연구원이 24일 공개한 ‘2012 납세의식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는 올 7월 25~65세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과 학력에 따른 납세 의향 차이가 뚜렷했다. 연소득 1000만원 미만일 때 성실납세 의향이 77.6점(10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1000만원이 넘어가면 납세 의향은 오히려 낮아졌다. 1000만~4000만원은 72.6점, 4000만~8000만원은 68.7점, 8000만원 초과는 71.3점이었다. 저소득층은 ‘아깝지만 의무니까 (세금을) 낸다’는 응답이 많은 반면, 부자들은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거나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 내고 싶지 않다’ 등의 응답이 많았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82.4점)가 납세 의향이 가장 높았다. 고졸 76.1점, 대졸 72.2점, 대학원졸 이상이 68.3점으로 학력과 반비례했다. 이혜원 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조세 제도 이해도가 높은데 이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 탈세하려고 연구하는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소득 1000만원 미만과 중졸 이하 계층의 조세 제도 이해도는 각각 38.3점, 34.0점으로 매우 낮았다. 이에 비해 연소득 8000만원 이상(60.2점)과 대학원졸(51.0점) 등은 이해도가 훨씬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69.8점)가 성실 납세 의향이 가장 낮았고, 60대(79.8점)가 가장 높았다. 여성(76.2점)이 남성(72.3점)보다, 비종교인(74.6점)이 종교인(74.4점)보다, 집이 없는 사람(74.6점)이 집이 있는 사람(74.3점)보다 성실 납세 의향이 높았다. ●“학력 높을수록 법망 피하려는 경향” 소득 수준에 따라 세금을 공정하게 부담하는지를 측정하는 ‘수직적 형평성’ 지표는 10.7점으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수평적 형평성(비슷한 소득수준 간의 공정한 조세부담) 지표는 73.9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현행 조세 제도가 잘사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된다는 인식이 사회에 팽배해 있다는 의미다. 이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비율이나 벌과금 수준이 매우 낮아 성실납세를 유도하기 어렵다.”면서 “탈세에 대한 미약한 처벌은 사회 전반에 탈세가 만연해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新지역주의’ 조짐?

    지역주의의 부활일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승리하면서 신지역주의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인물론으로 고질적인 지역주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것이다. 영남과 호남으로 갈라진 지역주의 투표 성향은 올 대선에서도 여전했다. 오히려 더 강해진 측면도 있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는 “문 전 후보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지지를 덜 받은 것”이라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도 “지역주의는 상수로 존재하는 것으로 올 대선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이른바 인물론으로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지역주의가 만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박 당선인이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함으로써 신지역주의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른바 ‘영남+충청’의 지역구도가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충청 지역 정당인 선진통일당과 합당을 하고 박 당선인도 충청에 연고를 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면서 이른바 ‘영남+충청’의 지역구도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또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김경재 전 의원 등을 영입하는 등 호남에도 공을 들여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지역주의보다는 세대별, 연령별 투표가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2030세대와 5060세대가 각각 진보와 보수로 갈라졌다는 것이다. 세대별로 지지후보가 나뉜 가운데 2030세대에 비해 투표적극성이 높은 5060세대가 당락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2002년 16대 대선에 비해 2030세대의 투표율이 5~8% 포인트 올랐지만 5060세대도 이전보다 많게는 6% 포인트까지 투표율이 올라간 데다 인구수도 많아지면서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조사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이번 대선은 세대별, 연령별 투표가 지역주의를 넘어 제1의 사회적 균열 구도로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2030세대는 진보, 5060세대는 보수로 구분하는 것은 세대별 성향을 너무 단순화했다는 것이다. 개혁에 대한 욕구가 높았던 386세대가 40대와 50대 초반을 차지하고 있어 50대를 단순히 보수로 분류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반대로 20대도 보수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박 교수는 “20대, 특히 남성의 경우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인 성향이 30대에 비해 더 강한 측면도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태도에서는 60대에 비해 20대가 더 강경할 정도로 꼭 세대별로 보수 진보가 구분됐다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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